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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 뉴로마케팅, 그 속살을 보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10.20 17:00

▲반기성 조선대 대학원 겸임교수

[아침햇살] 뉴로마케팅, 그 속살을 보라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겼을까? 이세돌이 이겼을까?" 세기의 바둑대결에서 알파고가 4승 1패로 승리했다. 그런데 이 대국이 소비자의 뇌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분석해 봤다. 비엔알아이(브레인앤리서치)가 센스태그(senseTag.net)라는 소비자 감성 분석 시스템을 이용했다. 구글은 인공지능 알파고를 통해 경제적 효과와 더불어 앞선 기술력과 기업의 가치를 어필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구글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와 행복감성은 줄어들고 부정적인 감성점수를 받았다. 반면 이세돌은 졌으나 끈기와 극적인 1승으로 스마트하고 강한 이미지로 높은 감성점수를 받았다. 둘 다 득과 실이 있었지만 구글에게 실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그럼 소비자의 뇌는 무엇에 가장 열광할까? 우리가 바라보는 이 세상은 진짜 세상일까? 답은 NO!이다. 우리의 눈과 뇌가 해석한 세상일 뿐이다. 우리의 의사결정의 95%는 무의식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뇌과학자들은 95%의 열쇠를 찾기 위해 뇌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성공적인 마케팅에 응용하려고 한다. 이를 뉴로마케팅이라고 한다. 뉴로마케팅이란 뇌 속의 정보를 전달하는 뉴런(neuron)과 마케팅(marketing)이 합쳐져 만들어진 신조어다.

뇌 분석을 활용하는 마케팅의 선구자인 ‘뉴로포커스’ 창업자인 A.K. 프라딥은 "마케팅을 할 때 공통적인 접근법은 소비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기분이 어떻습니까?’ 하고 묻는다면 좋은 질문이 아니다. 감정은 말로 표현하기에 한계가 있다. 무엇이든 감정에 대한 것은 뇌를 들여야 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마케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팁을 소개한다. 먼저 요구르트를 먹을 때 소비자의 뇌는 무엇에 가장 열광할까? 용기 윗부분 은박지를 벗겨 내는 행위에서 가장 열광한다고 한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은박지를 벗기면서 직접 제품에 접근하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포장지 안의 서체가 소비자의 뇌에 큰 역할을 한다고 한다. 브랜드를 연상시키는 서체는 제품의 경쟁력으로 작용한다고 한다. 그리고 포장지가 클수록 반응이 좋단다.

세 번째로는 날카로운 모서리의 진열대는 가급적 지양하라고 한다. 날카로운 모서리는 위험으로 인식해 무의식적으로 피한다는 것이다. 모서리를 둥글게 교체한 뒤 매장 매출이 15% 증가했다고 한다. 한 가지 더 소개한다. 성균관대 이은주 교수팀의 연구다, 소비자가 친환경 텀블러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제품을 바라볼 때 뇌 반응이 훨씬 더 호의적이라고 한다.

삼국지의 유비가 뉴로마케팅을 알았을 리는 없다. 그러나 앞의 사례와 비교해 보면 상당히 유사한 경우를 본다. 요구르트 윗부분 은박지를 벗겨 내는 행위는 민중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던 것과 비슷하다. 소비자 관심을 끌어내는 포장지는 비주얼한 부분이다. 긴 수염의 관우, 털복숭이 장비, 꽃미남 조운, 백마기사 마초 등 민중에게 어필하는 비주얼이다. 소비자는 모서리가 둥근 진열대를 선호한다는 것과 유비의 둥근 품성은 그야말로 딱이다, 친환경 제품을 무의식적으로 선호하는 것도 유비의 친자연적인 특징과 닮았다. 유비는 민중의 무의식적인 뇌 마케팅에 성공했기에 황제까지 올랐을 것이다.

왜 일본의 혼다는 오토바이 전면부의 디자인을 화난 얼굴의 이미지로 만들었을까? 왜 백화점 여성 매장 내 피팅룸 거울은 문 밖에 있을까? 왜 아모레는 기초화장품 영역에서 색조화장품으로 확대하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을까? 왜 기아자동차는 카 네임을 K7로 했을까? 이런 질문의 답은 바로 ‘인간의 뇌’에 있다. 소비자의 뇌, 무의식을 공략하는 뉴로마케팅을 활용한 결과다. 우리네 CEO들도 뉴로마케팅 세계에 흠뻑 빠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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