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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자산운용 수수료 파격 인하...그런데 삼성자산운용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12.27 13:46

▲미래에셋 센터원빌딩(사진 왼쪽)과 삼성 서초사옥.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ETF 총보수를 꾸준히 인하하며 시장점유율을 올리는 가운데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보수 인하 정책에 소극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수료 경쟁이 투자자들을 ETF 시장으로 유인하는 효과가 있는 만큼 국내 ETF 시장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총보수 인하 등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 미래에셋자산운용, ‘저보수’ 정책에 점유율도 껑충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ETF 총보수를 파격적으로 인하하며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TIGER200 ETF’의 경우 2010년 연 0.46%에서 0.34%로 처음으로 인하한 이후 2011년에는 0.15%, 2012년 0.09%까지 낮췄다. 지난 3월에는 이를 0.05%까지 낮춰 자산운용사 가운데 최저 보수를 기록하고 있다.

보수 인하 정책은 다른 상품들까지 확대 적용하고 있다. TIGER레버리지 ETF와 TIGER인버스 ETF 총보수를 각각 0.59%에서 0.09%로 내렸고, TIGER코스닥 150 ETF는 연 0.3%에서 0.19%로, TIGER코스닥 150 레버리지 ETF와 인버스 ETF는 연 0.59%에서 0.32%로 각각 인하했다. 

이같은 저보수 정책에 힘입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TIGER ETF의 경우 작년에만 순자산액만 무려 1조5228억원이 불어 업계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약 6200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2014년 말 대비 60% 성장한 수치다. 이에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초 18%에서 현재 23%로 성장한 상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저보수는 중요한 투자 요소"라며 "특히 레버리지/인버스 등 특정상품의 경우 한 종목을 매도하고 다른 종목을 매수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보수를 연속적으로 지불하는 만큼 저보수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삼성자산운용, 총보수 인하 소극적...당분간 계획 無


그러나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ETF 총보수 인하에 소극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KODEX200 ETF 상품에 한해서만 보수를 낮추고 있다. 게다가 지난 2월 이후에는 총보수를 한 차례도 인하하지 않았다. 삼성자산운용은 KODEX200 ETF 총보수를 2002년 0.67%에서 2월 5일 0.15%로 내렸지만, 동일 상품인 미래에셋의 ‘TIGER200 ETF’(0.05%)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치다.

삼성자산운용은 ETF 보수를 인하한다고 해도 실제 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미미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당분간 총보수 인하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1년간 총보수 10bp를 인하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를 365일로 나누면 하루에 적용되는 보수 인하율은 미미하다"며 "특히 레버리지나 인버스 같은 단기 상품에는 별 효과가 없다"고 밝혔다.

삼성자산운용은 ETF 총보수 인하보다는 유동성 공급에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아무리 보수가 저렴해도 거래량이 적으면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의미가 없기 때문에 유동성 공급에 초점을 맞추고, 투자자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전문가들 "ETF 도약 위해선 총보수 인하 필수...미국 사례 본받아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ETF 시장이 커지기 위해서는 총보수 인하 같은 수수료 경쟁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TF가 저렴한 비용으로 주식처럼 자유롭게 거래하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 있는 만큼 마케팅 경쟁을 통해 이를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인덱스펀드 운용사인 뱅가드의 경우 ‘Dividend Appreciation ETF’와 ‘Growth ETF’, ‘High Dividend Yield ETF’ 등 주요 ETF 상품 총보수가 0.09%~0.08%로 훨씬 저렴한 편이다. 블랙록의 S&P500 ETF도 총보수가 0.04%에 불과하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이 굉장히 활성화되어 있는 미국 같은 경우 총보수가 상당히 저렴하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라며 "ETF 시장이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수수료 경쟁이 필수"라고 밝혔다.

ETF 총보수 인하를 레버리지, 인버스가 아닌 다양한 상품군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ETF 시장이 레버리지나 인버스 등 단타용 매매에 쏠려있는데, 이는 ETF 활성화를 저해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ETF를 장기투자용으로 인식할 수 있게끔 바람직한 수수료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총보수가 몇 bp 인하됐는지를 따지는 건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며 "그러나 그간 ETF 수익률을 보면 똑같은 상품이라도 보수가 저렴한 ETF가 수익률도 더 높은 경향이 있기 때문에 총보수 인하 정책은 투자자 입장에서도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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