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게 '비지떡' 이란 사실을 아시나요?
[에너지경제 송창범 기자]
사용자 단속에 최첨단 품질관리 기술이 도입되고 있어도 유사석유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유사석유제품을 제조·판매하는 업주들의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기 때문. 최근엔 시험분석에 적출되지 않도록 정상적인 연료유 성분과 흡사하게 제조하는 등 시대에 맞게 제조·판매가 지능적으로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뛰는 품질검사에 나는 유사석유 제조’란 표현을 듣지 않기 위해선 어떤 방법이 있을까? 유통 근절대책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수요가 없어야 한다. 하지만 ‘싼 가격’이란 유혹이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고 있는 것이 문제다.
따라서 본지는 ‘악마의 유혹 유‘死’석유’란 테마로 특별기획을 마련, 유사석유 출현에서부터 소비자와 국가에 주는 피해, 그리고 전국민이 나서야만 퇴출시킬 수 있다는 점을 주제로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지난 첫번째 기획에서 유사석유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판매되는지를 알아봤다면, 이번호 두번째 기획에선 ‘악마 유혹에 넘어간 소비자의 피해란’ 주제로 유사석유가 어떤 악영향을 주는지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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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싼값에 주유한 대가1- 車 수명단축, 수리비로
가장 첫번째 피해는 국민들이 몰고 다니는 자동차에서 나타난다. 일부 유사석유제품을 사용해 본 적이 있다고 한 소비자들은 당장 별다른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말 그대로 당장일 뿐이라는 것. 시간이 지나면 어딘가 말썽이 생기게 된다는 점이다. 싼 값에 주유한 제품이 결국 자동차 수리비에 투자하는 꼴이 되고 마는 것이다. 결국 더 많은 손해를 보게 된다는 얘기다.
실제 한국석유관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유사석유를 주유한 자동차의 경우 엔진수명과 연비, 출력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 엔진부품의 부식으로 연료의 누유 및 부식된 불순물에 의한 연료계통, 인젝터 등이 손상된다는 것. 유사석유를 사용한 인젝터의 경우를 보면 산소 접촉면 감소, 불완전연소 발생과 일산화탄소, 총탄화수소를 증가시키고 엔진출력의 감소 및 차량의 연료소비율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로 인한 주행 중 차량정지, 차량화재 및 폭발 등 대형사고 상존하고 있어 위험성도 크다. 유사석유 사용으로 인한 화재 폭발사고를 보면 2004년 20건, 2006년 21건 등 2003~2008년까지 6년간 총 57건이 발생된 상태다. 또 최근엔 유사석유 판매자들도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올 여름 밀폐된 탑차 내에서 유사휘발유를 다른 통에 나눠 담다가 폭발사고가 발생,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 싼값에 주유한 대가2- 인체 치명적, 병원비로
소비자에 대한 직접 피해는 더욱 크다. 유사휘발유는 인체 치명적이라는 것. 유해물질인 톨루엔과 메탄올을 다량 함유해 현기증, 마비, 구토 등을 야기할 수 있다. 이외 중독현상으론 백뇨현상, 황달, 간·콩팥 손상, 복통, 시각장애, 그리고 심하면 혼수 사망까지 이른다.
이는 또 대기오염 악화의 원인이 된다. 석유관리원 자료에 따르면 알코올함유 유사휘발유는 정품휘발유에 비해 알데히드가 약 62% 증가하고, 배출가스는 정품휘발유에 비해 일산화탄소 2.5배, 벤젠 5배, 톨루엔 12배의 유해가스가 다량 배출되고 있다.
소비자 피해는 자동차 연비에서도 나타난다. 정품제품에 비해 연비와 출력이 현저히 감소하고 있는 것. 유사휘발유 공인연비는 약 7%, 실주행연비는 약 1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유사경유 역시 정상경유 대비 2~5% 출력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2003년 연구한 세녹스에 대한 환경·성능평가 결과가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2003년형 아반테 XD 차량을 보면 유사휘발유를 사용했을 경우 연비 면에서 4.1% 감소했고, 발암물질인 알데히드는 무려 62.1%나 높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절기 시동성 시험(영하 25도)에선 휘발유는 3.43초, 세녹스는 24초로 큰 차이를 보였다. 싼 가격에 주유한 것이 결국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온 것은 물론 그 이상의 손해를 보게 되다는 얘기다.
● 싼값에 주유한 대가3- 국가적 손실, 탈세1조
소비자 피해와 자동차 수명단축에 이은 국가적인 피해까지 이어진다. 바로 세금 문제다. 유사석유제품 유통은 석유유통질서의 문란 초래 뿐 아니라 공평과세의 형평성 침해와 세수탈루란 국가적인 손실 문제로 나타난다. 이는 납세의무란 국민의 4대 의무를 지키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국가재정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2006년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조사한 ‘유사석유제품 유통규모 및 탈루세액 추정보고서’에 따르면 탈세액은 연간 약 1조원으로 추정된다. 탈루세액은 유사석유제품 유통량 추정방식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유통량은 2005년 기준 최고 127만4619㎘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유사석유 유통물량은 용제실수요 분석, 차량대수와 휘발유 판매량 증가율 분석, 윤활유 판매량과 휘발유 소비량 비교분석법, 그리고 한국석유관리원 유사경유 적발 비율법을 이용해 추정한 양이다.
이를 토대로 유사휘발유는 2005년 기준 최소 71만4387㎘에서 최고 94만4619㎘가 유통됐다는 것. 여기에 휘발유세(874원)를 반영할 경우 유사휘발유 탈루세액은 최소 6243억원에서 최고 8255억원으로 추정된다. 유사경유 역시 33만㎘가 유통됐을 것으로 추정되며, 경유세(518원)를 기준으로 혼합유종과 적발유형을 고려한 복합비율로 산정할 경우 486억원의 탈세가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난 2005년 기준이며 현재는 탈세액이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에경연은 올해 다시 연구용역 중으로 연말에 완료될 예정이다.
● 싼값에 주유한 대가4- 범죄자로 처벌, 과태료까지
하지만 정부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여러 가지 방안으로 단속에 나선 것이다. 그 중심에 선 한국석유관리원은 용제 수급상황보고 자료 분석을 통한 유관기관과의 합동단속을 실시했다. 이는 제조 원료 불법공급 방지를 위한 방안이다. 이를 통해 2007년 12개 업체 366억원을 추징했다.
유사석유제품 신고포상제도도 운영 중이다. 2004년부터 실시된 이 방안을 통해 2009년 12월까지 총 5716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이어 2007년 7월부터는 사용자 과태료 처벌 방안도 실시됐다. 이는 전 국민이 동참해야 유사석유를 퇴출할 수 있다는 목적아래 실시된 것이다. 이를 통해 724건의 사용자 처벌이 이뤄졌다.
또 석유관리원이 실시한 유사석유제품 제조장·길거리판매소 등의 비석유사업자에 대한 단속실적을 보면 2006년 8506건을, 2007년 5665건을, 2008년 3715건을, 2009년 4631건을 기록했다. 또 주유소 등 석유사업의 경우 2006년 835건, 2007년 634건, 2008년 836건, 2009년 772건의 유사석유 판매가 적발됐다. 특히 최근 3년간의 유사석유 유통적발 건수 중 41.8%가 대구·경북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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