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육상태양광 1구역. 새만금개발청 |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30년 동안 조용했던 새만금이 이제는 경제활동도 원활해지고 사람들도 북적거리는 도시로 거듭 나길 희망합니다. 이달부터 20년 동안 육상 태양광 1구역 발전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해 새만금이 명실상부한 ‘그린뉴딜 1번지’로 자리잡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새만금개발청 관계자)
방조제 착공 이후 30년 동안 잠잠했던 새만금이 육상 태양광 1구역 상업 운전을 시작으로 본격 재생에너지 생산에 시동을 건다. 대규모 태양광 발전으로 사실상 새만금 재생에너지 첫 생산이다. 새만금엔 앞으로 태양광을 비롯해 재생에너지 생산 기지가 줄줄이 들어선다. 육상 태양광 1구역이 새만금 재생에너지 메카 도약의 첫 테이프를 끊는 것이다. 임기를 5개월 정도 앞둔 문재인 정부가 출범 초인 3년 여 전 한 약속의 첫 결실이다. 새만금이 재생에너지 중심지로 확정된 건 지난 2018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을 열고 새만금에 3000㎿ 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 최대 간척지인 새만금은 그동안 농지에서 국제공항과 도로, 철도, 항만 등 무역 거점지로 개발 계획이 바뀌면서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제 새만금은 육상태양광 1구역 발전사업 준공식을 열고 상업운전을 개시할 예정인 등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중심지로 거듭날 준비를 마쳐가고 있다.
새만금개발청은 "육상태양광 1구역 발전사업 준공식이 오는 20일 열릴 예정이며 중순부터 상업운전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새만금에서는 태양광·풍력·그린수소 등 재생에너지 단지 조성사업이 3단계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전체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1단계에 포함되는 육상 태양광 사업 추진 속도가 가장 빠르다. 육상태양광 발전 단지는 396만482㎡ 부지에 마련된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1.3배다.
새만금 육상 태양광 발전소의 전체 발전용량 규모는 300MW. 총 3구역으로 나뉘어 한 구역 당 99MW씩 조성된다. 이 가운데 1구역 발전소가 첫 삽을 뜬 지 1년만에 가동 준비를 마치고 이달 중순 이후 상업 운전을 시작한다. 연간 생산할 전력량은 131GWh로 약 3만6000가구가 1년 간 사용할 수 있다. 전북 김제시 혹은 강원 동해시 전체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육상 태양광 1구역 발전소는 오는 2041년까지 운영될 계획이다.
▲새만금 육상태양광 1구역 발전사업. 새만금개발청 |
◇ 새만금 육상태양광 1구역, 친환경에너지 보급·지역경제 활성화 이뤄
새만금개발청은 육상 태양광 1구역 발전사업으로 친환경에너지 보급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가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백준호 새만금개발청 신재생에너지기반과 사무관은 "육상 태양광 1구역 발전사업으로 연간 약 5만t 규모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이는 30령급 소나무를 약 750만 그루 심은 것과 같아 정부의 2050 탄소중립 과제 달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새만금 내 최초 주민참여형 사업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지역 주민들이 직접 육상 태양광 1구역 발전사업에 투자하고 발전사업으로 나오는 이익을 공유하는 형식이다.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규모는 총 사업비 1575억원의 10%인 157억원이다.
새만금 육상 태양광 1구역 사업자인 ‘새만금희망태양광’은 지난달 8일부터 주민참여채권을 모집했다. 공모일(2019년 5월 2일)부터 1년 이상 사업부지 반경 1km 이내인 소룡동·오식도동·내초동에 거주하는 만 20세 이상 주민이라면 지원할 수 있다. 채권 투자 기간은 20년 만기이며 수익률은 세전 7%다.
백 사무관은 "지역 수익환원이 총 544억6000만원 정도 걷힐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가운데 주민참여 수익환원이 259억2000만원, 새만금공유화기여금이 285억4000만원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건설기간에는 새만금산업단지 내 선조립 철근공장과 태양광 구조물 공장 등 투자유치가 이뤄졌다. 지역대학 취업박람회와 저소득층 주거 지원 프로그램인 ‘기프트 하우스’ 등 지역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도 진행됐다.
기업들의 지역 투자 유치금은 479억원에 육박한다. △새만금산단 선조립 철근공장 유치(참여기업) 300억원 △새만금 내 태양광 구조물 공장 유치(신설법인) 150억원 △새만금 뮤직 페스티벌 11억원 △기프트 하우스 2억원 △지역대학취업박람회 3억2000만원 등이다. 이 구역 사업자인 ‘새만금희망태양광’은 지역 투자 유치금으로 발전사업 운영기간 동안 저소득층 에너지지원사업과 에너지꿈나무 체험 등 다양한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육상 태양광 1구역 발전사업 공사 과정에서 전북 지역업체가 40%에 달하는 시공업무를 수행했다. 조달 부문에서도 50% 이상 지역 기자재가 쓰였다. 제조·시공·운영 기간 동안 직접 채용되는 노동자는 110명이다. 구조물이나 전기 공사 등 건설 분야에서는 연간 6만3000명에 달하는 일자리가 창출됐다. 기자재 제조사 고용창출효과는 약 430명에 달한다.
백 사무관은 "지역기자재를 최대한 활용했으며 설계·시공·조달(EPC) 가운데 시공의 경우 100% 지역업체가 수행했다"며 "상업운전 이후 실제 운영기간 동안에도 모듈각도 조절과 제초작업 등에 지역 저소득층 일자리가 별도로 창출된다"고 말했다.
▲새만금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현황. 새만금개발청 |
◇ 새만금, 육상태양광 시작으로 수상태양광·그린수소 등 재생에너지 메카로
새만금은 육상 태양광 1구역 발전사업을 시작으로 친환경 에너지 메카로 거듭날 계획이다. 새만금개발청 주도로 새만금에 들어설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는 △육상태양광 300MW △수상태양광 2100MW △풍력 100MW △연료전지 100MW 등 총 2600MW 규모다.
새만금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3단계 가운데 새만금개발청이 주도하는 사업은 2단계까지다. 1단계 사업은 △육상태양광 300MW △수상태양광 1200MW △풍력 100MW △연료전지 100MW 등 총 1700MW 규모이며 내년부터 사업이 추진된다. 2단계는 수상태양광 900MW로 오는 2025년 이후 사업이 추진된다.
육상 태양광의 경우 1구역 발전단지 옆 2구역과 3구역 발전단지 공사도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지난 4월 착공을 시작한 2구역과 3구역 모두 현재까지 공정률은 80∼90%다.
2구역 사업자는 ‘군산육상태양광’이며 서부발전과 지역업체인 군산시민발전, 군장종합건설, 성전건설이 참여하고 있다. 총 사업비는 1267억원, 부지 규모는 총 1.20만k㎡다. 3구역 발전단지는 새만금세빛발전소가 사업자이며 중부발전과 새만금개발공사, 현대건설 등이 사업에 참여한다. 총 사업비는 1451억원이며 부지 규모는 1.18만k㎡다.
총 시설 규모 2100MW인 수상 태양광의 경우 한국수력원자력이 전체 기본설계와 발전사업 허가, 해역이용 등 인·허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기관별로 사업자 공모를 추진하고 있다.
수상 태양광 가운데 500MW 규모 부지의 경우 지난해 11월 새만금개발청과 SK가 데이터센터 등에 2조원이 넘는 비용을 투자하겠다는 협약을 맺었다. 복합산업단지와 해양광관단지 등 개발투자형 사업자 선정은 내년 상반기 추진될 예정이다.
전북도와 군산, 김제, 부안 등 지자체가 맡은 400MW 규모 부지 사업자 선정은 내년 상반기 진행될 계획이다. 한수원이 맡은 300MW 규모 발전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는 한화솔루션이다. 현재 송·변전설비 사업자 선정을 진행하고 있다.
수상 태양광 2단계 사업은 공용전력망 여건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새만금 권역 북쪽에는 그린수소 생산 클러스터도 마련된다. 오는 2023년부터 2027년까지 대규모 수전해 시설과 연관기업 집적단지를 꾸려 그린산업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연 1만5000t 규모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설비와 기업 집적단지, 통합지원센터가 만들어 질 예정이다. 또 현대차·LG전자 등 민간기업과 함께 기술력과 경제성을 검증하고 제도 개선사항을 마련하기 위한 그린수소 사업화 공동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기술이 도입된 스마트그린 수변도시로 새만금 권역 내에 생긴다. 건축물을 활용해 재생에너지 발전 인프라와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claudia@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