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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사진=AP/연합) |
연합뉴스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MF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93개국에 총 2580억 달러(약 369조원)의 대출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추가로 16개국에 900억달러(약 129조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그 결과, 지난달 말 기준으로 IMF가 실제 집행한 대출 총액은 1350억 달러(약 193조원)로 불어났는데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45%, 2017년보다 두 배 이상 급증한 규모다.
세계은행의 대출 총액도 역시 지난달 말 기준으로 2019년보다 53% 늘어난 1040억 달러(약 149조원)로 집계됐다.
WSJ는 양 기관의 대출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신흥국들은 주요국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 등으로 국채 발행이 크게 줄어들면서 자금 조달에 한층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세계 신흥국의 국채 발행 규모는 작년 동기의 절반을 조금 넘는 880억달러(약 126조원)에 그쳤다. 이는 또한 2015년 이후 최저치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통화 긴축과 강달러로 인한 자금 조달 비용 증가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WSJ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식량 가격 급등이 빈국들에는 큰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민간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마저 어려워지자 IMF와 세계은행에 대한 자금지원 요청이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IMF는 국제 채무유예 프로그램의 적용 대상인 저소득국가 가운데 60% 이상이 채무 이행 능력이 없거나 그럴 위험성이 큰 상태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15년보다 약 2배로 늘어난 것이다.
73개 빈국의 경우는 올해 해외채무 원리금 상환 금액이 440억 달러(약 63조원)에 달해 이들 국가가 받은 원조 금액보다 많은 상태라고 WSJ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세계적 추가 악재가 터지고 경제 위기가 심화하면 IMF와 세계은행의 대출 재원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학 교수는 지금은 신흥시장의 큰 위기도 없고 자금 여력도 있지만, 중국이나 영국과 같은 큰 나라가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도 발생한다면 IMF와 세계은행이 부담스러운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IMF는 그러나 지난 2년간에 걸친 대출 확대에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대출 능력을 확보한 상태라는 입장이다.
IMF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6500억 달러(약 929조원) 규모의 특별인출권(SDR)을 발행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SDR 발행으로 IMF의 대출 능력이 1조 달러(약 1429조원) 정도로 늘어난 상태라면서 IMF와 다자 개발은행들이 대출 능력을 늘려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