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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중앙회,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부실채권(NPL)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익성과 건전성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를 마무리하고 재도약을 위한 정비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19일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새로 설립되는 '새마을금고 자산관리회사(가칭)'가 이르면 오는 6월부터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새마을금고 자산관리회사(AMC)는 중앙회와 새마을금고가 가지고 있는 부실채권을 매입하고 추심하는 역할을 전담한다. 중앙회는 손자회사로 MCI대부를 가지고 있는데, MCI대부는 자산 한도에 제약이 있어 채권 매입 여력이 넉넉하지 않다.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대부업법)'에 따르면 대부업자의 총자산은 자기자본의 10배로 제한돼 있다. 이에 따라 MCI대부의 자산 한도를 늘리기 위해 중앙회는 추가 출자를 진행해 왔는데, 자산관리회사는 이같은 제한이 없어 채권 매입에 여유가 있다. 중앙회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자산관리회사의 자본금 납입 방안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자산관리회사를 설립할 수 있는 것은 법적 근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중앙회가 새마을금고 자산관리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새마을금고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당시 의원들은 “현재 금고 부실자산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보증보험 대부를 통해 매입하고 있으나 자체 예산과 기금 조달 제약 등으로 금고 부실채권을 대규모로 인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산관리회사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앙회는 자산관리회사를 운영해 건전성과 수익성에 문제가 되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정리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김인 중앙회장은 신년사에서 “새마을금고와 중앙회는 부실채권 정리를 위한 자산관리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여신 사후 관리와 내부통제 체제 강화는 물론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리스크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며 건전성 제고에 심혈을 기울이겠다"며 건전성 제고를 올해의 주요 과제로 꼽았다.
실제 중앙회는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과 부실채권 매각을 통해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중앙회는 작년 상반기 새마을금고 대상으로 부동산 PF 부실 대응을 위해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을 실시했고 상반기에만 1조4000억원(누적 6조8000억원)의 충당금을 추가 적립했다. 대규모 충당금에 새마을금고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201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1236억원)대비 적자 규모가 10배 가까이 확대됐지만, 부실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 차원에서 대규모 충당금 적립이 이뤄진 만큼 건전성 제고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부실채권은 지난해 3분기까지 4조5000억원 규모를 매각했고, 연간 6조원 규모의 부실을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올해도 상황은 비슷할 것이란 예상이다. 올해까지 PF 사업장의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충당금 추가 적립은 불가피하다. 단 PF 부실 정리에 속도를 내면서 대출 안정화가 이뤄지면 점차적으로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올해도 PF 실사업장 관리에 매진할 예정이라 어려움이 계속되겠지만 이후에는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