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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수입산 자동차, 반도체와 의약품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공개하면서 글로벌 관세 전쟁을 확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기자회견에서 자동차 관세 계획을 묻는 질문에 “4월 2일 얘기할텐데 25% 정도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모든 국가로부터 수입되는 자동차인지, 그리고 종류 상관없이 모든 수입산 자동차에 관세가 부과되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는 미국 자동차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승용차와 경트럭 중 절반 가량인 800만대가 수입산이다. 특히 독일계 폭스바겐과 한국 현대자동차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의약품과 반도체 관세에 대한 질문에는 “25%가 될 것인데 더 높아질 것이고 1년에 걸쳐 (관세율이) 훨씬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에게 약간의 기회를 주고 싶다"며 “그들이 미국으로 와서 공장을 지으면 관세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관세를 4월 2일이나 발표 이후 즉각 부과하는 것보다 관세 발효까지 일정 시간을 둬 기업들이 생산거점을 미국으로 옮길 수 있는 시간을 어느 정도 허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들 일부"가 자신에게 연락해왔다면서 “그들은 우리가 관세와 세금, 인센티브를 통해 경제적으로 하는 일 때문에 미국으로 돌아오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유럽연합(EU)이 상호 관세를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냐는 질문에는 “내가 이해하기로 EU는 이미 자동차 관세를 우리와 같은 수준으로 낮췄다"면서 “EU는 자동차에 10% 관세가 있었는데 이제 우리와 똑같은 2.5% 관세가 있다. 그러니 우리는 이미 엄청난 돈을 절약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난 EU가 이렇게 한 것을 환영하지만 알다시피 EU는 우리한테 매우 불공정했다. 우리는 (EU와 교역에서) 3500억달러 적자를 보고 있고, 그들은 우리 자동차와 농산물을 수입하지 않는다. 그들은 거의 수입하지 않고 매우 조금만 수입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EU측 고위 무역 관리가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해 상호관세를 피하기 위해 막판 협상을 벌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로 글로벌 관세전쟁이 한층 더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일 캐나다·멕시코에는 25%관세를, 중국에는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는 한 달 유예됐지만 중국에는 그대로 시행됐고 중국도 10일부터 미국에 보복 조처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내달 12일부터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4월부터 국가별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제재 대상인 베네수엘라가 셰브런과 같은 미국 석유회사를 통해 석유를 계속 수출하는 것과 관련해 “상황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정유회사 셰브런 등 에너지기업이 베네수엘라에서 원유를 생산할 수 있도록 제재를 일부 완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