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 시대를 맞아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소형아파트가 주목받고 있다. 수요, 공급 모두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인구 구조보다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 있어 섣불리 투자하기엔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소형평형, 1인가구 증가·분양가 압박 덜 받아 관심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시장에서 '소형아파트' 공급과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소형평형은 보통 60㎡ 이하(약 25평)를 말한다. 국민평형이라고 하는 84㎡(33평)는 중형, 그 이상을 대형으로 분류한다.
최근 1인가구가 1000만을 돌파하면서 소형 평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부동산R114가 최근 자료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청약을 받은 전국 소형 아파트(60㎡ 이하) 경쟁률은 17.94대 1로 나타났다. 인기평형인 중소형(60~85㎡ 이하) 5.08대 1보다 3배 이상 경쟁률이 높다. 대형(85㎡ 초과) 경쟁률은 8.27대 1이었는데 소형평형이 이보다 2배 이상 높은 성적이다.
분양가 상승세가 덜한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전국 평균 분양가가 지난해 4월 대비 전용면적 60㎡초과 85㎡이하는 18.66%(평균 1852만원), 85㎡초과 102㎡ 이하는 23.40%나 올랐는데 60㎡이하는 8.08%(1749만원)만 올라 가격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최근 이러다보니 소형 평형 분양도 잇따르고 있다. 곧 분양에 나서는 경기도 광명시 광명9R구역 주택재개발 단지(광명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일반 분양 물량에선 소형평형인 39~59㎡만 공급한다.
◇ 경기 안 좋을 때 소형, 활황일 땐 국민평형…트렌드 주의보
전문가는 소형평형이 최근 대세라고 해서 소형 위주의 집중 투자는 권하지 않는다. 인구구조가 변화하고 있다지만, 소형주택의 수요 증가는 경기 상황과 가격에 더 밀접히 연관돼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았던 지난 10년 전에도 '소형' 열풍이 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전환되자 국토교통부는 소형 위주로 인허가 비중을 늘렸다. 중소형 주택 인허가 비중은 2007년 63%에서 2010년 73%로 3년새 10% 포인트(p) 증가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부동산 활황기인 2020년엔 국민평형인 84㎡ 1순위 경쟁률은 16.53대 1에 달하지만 59㎡는 평균 8.7대 1로 2배 차이가 났다. 소형을 결정하는 것이 결국 경기상황과 직결됨을 단적으로 보여준 지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아파트가격이 절대적으로 올라간 상태에서 84㎡는 자금마련에 부담을 느껴 어쩔 수 없이 59㎡ 이하를 선호하게 되는 것이 최근 추세"라며 “다만 인구가 아무리 감소하고 소형평형을 선호한다고 해도 59㎡까지만 추천하고 그 이하는 추천하지 않는다. 59㎡ 정도는 돼야 불경기에도 가격이 버티고 환금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을 투자할 때는 트렌드보다는 변하지 않는 '진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1인가구가 늘어나고 있다고 해서 15평, 20평 등에 투자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누구나 큰 집에 살고 싶은 욕구가 있고, 가격만 합당하다면 누구나 국민평형에 살고 싶어할 것이기에 소형과 중형 모두 주의깊게 검토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