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설립된 종합화공약품 기업 SIC이노베이션이 '미래화학의 초석을 다지는 스마트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최근 그 변화의 중심에 선 임종혁 신임 대표를 만났다.
임 대표는 “신뢰를 강조하셨던 회장님(임창규 전 대표)의 철학과 회사를 성장시킨 도전정신을 이어받아 고객사·임직원의 신뢰를 받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2세 경영에 대한 질문에는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자신있냐'는 회장님의 말씀에 '네'라고 답했고, 많은 분들이 기대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힘이 된다"고 답변했다.
SIC이노베이션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소재 에스아이씨이노베이션과 충북 음성에 자리잡은 서울아이씨로 구성됐고, 총 8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매출은 최근 몇 년간 400억원, 영업이익은 16억원 전후로 형성되고 있다. 기초화학 부문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 △반도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인쇄회로기판(PCB) △수처리 등에 쓰이는 약품 OEM(주문자가 요구하는 제품과 상표명으로 완제품을 생산하는 것)도 40% 가량이다. 나머지 20%는 식품·화장품 등의 첨가물 수출입 사업으로 이뤄져 있다.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과 위험물관리법을 포함한 법적 규제를 충족하는 시설을 갖췄고, 매입부터 엔드유저에게 제품을 전달하는 과정이 원스톱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자체 설비와 차량을 비롯한 장비로 제조 및 물류 등을 수행하는 것도 강점이다.
임 대표는 반도체 분야에 적용되는 약품의 개발·생산을 위한 클린룸 구축 등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길어지는것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OEM의 경우 규제와 인건비 부담을 느끼는 국내외 기업들의 니즈를 발굴하고 생산 확대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토대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 성장에 나선다는 목표로, 독일과 중국을 비롯한 지역을 다니며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해외 전시회에서 얻은 영감을 실험실 인테리어에 적용하고, 워크숍 때 노를 저으며 조정을 하는 등 새로운 시도도 이어가고 있다. 구성원들이 '일단 해보자'라는 마인드를 지닌 것도 이같은 분위기에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다.
임 대표는 안전하고 깨끗한 제조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생산직 종사자들도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엄격한 관리 기준에 의한 공정안전보고서(PSM)도 작성하고 있다.
황산을 비롯한 물질이 부식을 야기하기 때문에 쉽지 않으나, 설비 자동화를 향해 나아가는 것도 근로자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에스아이씨이노베이션은 자동화 소포장기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아이씨는 내년부터 팔레타이징을 비롯한 분야에 새 기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그는 “회사와 동갑이고, 어렸을적부터 알고 지낸 분들이 아직도 함께하는 만큼 여러가지 부분에 마음을 쓰고 있다"며 “지금까지 그랬던것처럼 앞으로도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대와 60대를 아우르는 임직원들과의 소통 및 복리후생 정책 마련에는 미국에서 전공한 심리학 및 영업팀 등 현장에서 직접 동료들과 느낀점 등을 녹여내고 있다. 최근 셋째아이의 아빠가 된 것도 육아 문제로 고심하는 직장인들의 고충을 체감하는 이벤트가 됐다.
임 대표는 내부 의견이 엇갈렸음에도 대외 홍보에 나서기로 결정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30여년의 업력과 10개 이상의 특허를 등록하면서 축적한 기술력에 맞는 인지도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