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정연진 기자] 진도 울돌목 조류발전소가 연내에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
해양연구원의 이광수 박사는 4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11월에 최종 결정을 내려 늦어도 연내에 발전소를 철거할 계획”이라며 “가능한 빨리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돌목 조류발전은 국토해양부의 연구개발사업으로 지난 2005년 착공에 들어가 2009년에 완공됐다.
국토부는 발전소 준공 당시 “설비용량 1MW규모로 연간 2.4GWh의 전기를 생산해 430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으나 실제 발전량은 극히 소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연구원 관계자는 “시설 유지비를 감당하기도 어려울 만큼의 전기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초에 정부는 울돌목 조류발전소 완공을 기점으로 인근 맹골수도 등지로 2013년까지 현재의 90MW까지 용량을 증설할 계획이었지만,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울돌목 조류발전소에는 총 125억원이 들어갔으며, 국토부와 사업자인 동서발전이 각각 반씩 댔다.
동서발전은 그러나 최근 울돌목 조류발전소의 사업성 검토 결과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주관기관인 해양연구원에 발전소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현제도 하에서는 상업발전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동서발전 신재생에너지팀 관계자는 “국토부의 조류수차 등 기술개발사업은 결과는 좋게 나타났다”면서도 “기존의 시설 투자비에 기술 인수료 180억원을 내고 나면 도저히 경제성을 맞출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조류발전에 RPS(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의 REC(공급인증서) 가중치를 적용하면 상황은 달라 질 수 있을 것”이라며 “REC 공급 가중치가 최소한 4∼5 수준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REC 최대 가중치는 2.0으로 연료전지와 해상풍력, 방조제가 없는 조력발전에 적용되고 있다. 조류발전이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REC 가중치를 지금의 최고치 보다 높게 책정하는 방법밖에는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경부는 현재 상황으로는 조류발전에 REC를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경부 신재생에너지과 관계자는 “RPS 가중치 산정을 위해서는 전력 생산량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데 울돌목 조류발전소는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여서 데이터로 활용할 수 없다”며 “투자비 대비 전력 생산량을 검증할 수 없는 상업가동중인 조류발전소가 없는 상황에서 RPS 가중치를 책정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세계적으로도 RPS를 적용하는 조류발전소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류발전과 태양열발전사업을 추진중인 발전사들은 다른 에너지원과 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조력발전과 IGCC(석탄가스화발전)의 경우도 REC 적용대상을 고시할 때는 국내 사례가 없었다”며 “특히 IGCC의 경우 2015년에 완공된다”고 말했다.
해양연구원은 동서발전이 사업을 포기함에 따라 다른 사업자를 물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어려워 보인다. 해양연구원 관계자는 “몇 곳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수준”이라며 “구체적인 협의를 오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동서발전 외에는 조류발전소를 인수할만한 사업자가 없다는 설명이다.
해양연구원은 현재 발전소 유지관리비를 대기도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연구원 관계자는 “조류발전은 전례가 없는 해양구조물로 관련 보험료도 비싸고, 시설 유지관리비를 감당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에서 더 이상 지원금도 안나오고 RPS제도 또한 뒷받침 되지 않고 있다. 진도군은 울돌목 조류발전소를 혐오시설로 분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부는 해양에너지기술개발사업에 2020년까지 총 1096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조력 조류 파력에너지기술 개발에 각각 269억, 495억, 332억원을 배정하고 있다. 국토부 해양영토개발과 관계자는 “지난 3월 5년간의 울돌목 조류발전기술개발사업이 성공적으로 종료됐다”며 “조류발전 상용화 및 용량 증설 여부는 사업자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신재생에너지 보급 주무부처인 지경부가 RPS제도 운영에 융통성을 발휘해야 하는 등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상업용 조류발전은 해외에도 사례가 없기 때문에 시장선점을 위해서라도 포기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에너지 전문가들은 울돌목 조류발전소가 존폐 위기에 놓임에 따라 조력발전과 함께 해양에너지 보급사업의 양대 축으로 인식돼 오던 조류발전보급사업이 큰 타격을 입게 됐다고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