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발전사들이 현물시장에서 사들이는 신재생에너지 전력인 REC(Renewable Energy Certificate)의 총 구매비용이 2년 만에 2.9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총 구매비용은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정부는 REC 비용이 늘어나면 이는 전기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국민 부담을 키운다고 보고 가격을 낮출 계획이다.
1일 '신재생 원스톱 사업정보 통합포털'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거래 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REC 현물시장의 총거래비용은 1조621억2189만원으로 집계된다.
이는 2년 전인 지난 2021년 3601억8987만원보다 2.9배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에는 7810억4463만원어치의 REC가 현물시장에서 거래됐다.
발전사들이 1REC를 구매하면 신재생에너지 전력 1000킬로와트시(kWh)를 확보했다는 것을 인정받을 수 있다.
설비용량 500메가와트(MW) 이상 발전설비를 보유한 대규모 발전사들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에 따라 생산 전력량의 일정 수준 이상을 신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채워야 한다.
RPS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시행됐다. 대규모 발전사들은 다른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REC를 현물시장 등을 통해 구매해서 RPS를 충족한다.
올해 RPS 의무비율은 13.5%이다. 발전사들은 생산 전력의 13.5%를 신재생에너지로 채워야 한다는 의미다. RPS 의무비율은 해마다 오르는 구조다. 지난 2021에는 9%였다.
발전사들의 RPS 구매 비용은 한국전력이 보전해 주는데, 한전은 그 비용을 전기요금의 기후환경 비용으로 충당한다. 기후환경 요금은 지난해 kWh당 9원으로 적용됐다. 4인 가구가 한 달에 전기를 300kWh를 썼다고 하면 2700원을 내야 한다.
REC 구매비용은 거래물량이 늘면서 동반 증가하고 있다. RPS 의무비율 상승으로 재생에너지 전력에 대한 수요가 늘었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REC 현물시장 총거래량은 총 1446만720REC로 지난 2021년 1018만7788REC보다 41.9%(427만2932REC) 늘었다.
REC 현물시장 가격은 지난 2021년 1월 기준 1REC당 3만9031원에서 지난해 1월에는 6만1081원으로 56.5% 올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같이 현물시장의 REC 구매 비용이 늘자 지난달 31일 발표한 '2024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에 REC 현물시장 가격을 낮추겠다는 계획을 포함했다.
산업부는 주요업무 추진계획에 “적정 발전원가를 초과하는 수익으로 국민 부담으로 귀결되는 현물 REC 가격 안정화 추진"이라고 명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