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문경영인을 공동대표로 선임한 엔씨소프트(NC))가 공동대표 체제 전환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했다. 내실을 다지는 역할은 새 공동대표가 맡고, 창업주인 김택진 대표는 글로벌 게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 최전선에서 뛰겠다는 게 엔씨(NC)의 구상이다.
김택진 대표는 20일 오전 열린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체제 미디어 설명회'에서 “'글로벌 게임사업 강화'와 '경영 내실 다지기'의 양 축을 함께 가져가기 위한 차원으로 봐 달라"며 “제가 회사의 코어인 게임 경쟁력 강화에 더 집중하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김택진 “엔씨 경쟁력은 MMO…글로벌 눈높이 맞는 게임 만들 것"
이날 김 대표는 글로벌 게임 시장 공략을 위해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는 신작을 빠르게 개발하고, 해외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게임 개발 혁신에도 나설 예정이다.
김 대표는 “기존의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스핀오프 형식의 게임을 개발하고자 한다"며 “회사의 강점인 대규모 멀티플레이형 게임(MMO)을 살리면서, 디자인 능력을 확장해 역할수행게임(RPG)외에 MMO샌드박스, MMO실시간전략(RTS)게임 등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협력관계 구축에도 힘을 쏟는다. 앞서 NC는 '쓰론앤리버티(TL)'의 글로벌 퍼블리싱을 위해 아마존과 손을 잡았고, '블레이드&소울 2' 역시 중국 출시를 위해 현지 퍼블리셔와 협력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 소니(SONY)와도 IP 및 기술력을 교류하며 협력 중이다. 김 대표는 “이번 주 해외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새로운 방식의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신작 개발 과정에 AI 기술도 적극 도입한다. 제작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단축하고, 직원들의 창의성 발현에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지금 게임 산업계는 엄청난 제작비와 너무 긴 제작시간으로, 게임 개발에 따르는 위험을 감내하기 힘든 실정"이라며 “NC는 AI 기술을 게임 제작에 적극 도입해 비용의 효율성과 제작 기간 단축을 통한 창작 집중성을 만들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많은 인원에 의한 제작보다는 창의성이 뛰어난 작은 팀들의 역량이 훨씬 큰 시대가 올 것"이라며 “이런 흐름에 맞는 새 인재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병무 “비용 효율화 지속 추진…인내심 갖고 지켜봐 달라"
박병무 대표 내정자는 NC의 지속 성장을 위한 내부 역량 결집에 주력한다. 비용효율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3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활용해 인수합병(M&A)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 내정자는 “비용 효율화를 위한 노력은 이미 시작됐고, 더 효과적인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다만 재무적 측면만 강조해 기업의 장기적 경쟁력이 훼손되지는 않도록 회사의 핵심역량을 강화해 빠르고 날렵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각에서 불거진 야구단 사업 매각과 관련해서는 “여러 주주들이 야구단에 관련해 우려 표하고 있는 것은 알지만, 신규 게임의 마케팅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며 “내부적으로 신중히 검토했고, 매각보다는 야구단을 비용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엔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적 부진을 인정하면서도 현 주가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엔씨소프트 시가총액이 4조1000억~4조2000억원인데, 엔씨의 순 자산은 작년 말 기준 3조3000억원"이라며 “보유 부동산을 시가로 환산해도 자산가치가 4조원이 넘는데, 그렇다면 엔씨가 보유한 영업가치가 1000억원밖에 안 된다는 말인가. 극히 저평가되어 있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엔씨(NC)에 부족한 장르의 IP를 확보하기 위한 국내외 게임사 투자를 최우선 과제로 생각한다"며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사업적 시너지', '미래 성장 동력', '재무적 도움'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 부합하는 M&A 역시 치열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