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시장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눈길을 잡는 초대형 프리미엄 TV를 선보이는가 하면 보급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을 선보이는 등 라인업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TCL 등 중국 업체들의 공세를 원천 차단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국내 최대 크기인 114형 마이크로 LED를 공개하고 '초프리미엄 TV'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초대형 디스플레이를 선호하는 시장 트렌드가 확산하자 마이크로 LED 라인업을 기존 89·101형에 이어 114형으로 확대한 것이다. 출고가는 1억8000만원이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LED가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내 최상의 화질을 구현하는 게 특징이다. 어떠한 환경에서도 몰입감 있는 시청 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미국에서 보급형 OLED TV를 선보이는 등 현지 판매 라인업도 확대했다. OLED TV가 액정표시장치(LCD) 모델 대비 가격대가 높은 만큼 수요 확대를 위한 조치로 보인다.
LG전자의 공세도 강력하다. LG는 지난 3월 2024년형 LG 올레드 TV와 LG QNED TV를 국내 출시했다. LG전자는 2024년형 TV를 업계 최다 라인업으로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선명한 화질의 올레드 에보(시리즈명: M4·G4·C4) △일반형 올레드 TV(B4) △라이프스타일 올레드 TV 포제와 플렉스 등을 선보였다. 무선 올레드 TV(M4) 선택지도 97·83·77형 이외에 65형을 추가했다.
LG전자는 QNED TV 제품군도 늘렸다. 초대형·프리미엄 LCD TV를 원하는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98형 제품을 더해 중소형부터 초대형에 이르는 QNED TV 풀 라인업(43·50·55·65·75·86·98형)을 운영할 방침이다.
양사의 TV 경쟁은 인공지능(AI) 기술 분야에서도 치열하다. 신제품의 특징으로 '강력한 새 프로세서 탑재를 통한 AI 성능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4년형 네오(Neo) QLED TV와 OLED TV 신제품을 소개하며 'AI TV 시대'를 선언했다. 실제 네오 QLED 8K TV에는 역대 삼성 TV 프로세서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갖춘 3세대 AI 8K 프로세서가 들어갔다.
LG전자는 신제품 중 LG 올레드 에보(M4·G4) 시리즈에 알파11 프로세서를 적용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기존 알파9 대비 4배 강력해진 AI 성능을 갖췄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그래픽 성능과 프로세싱 속도는 각각 70%, 30% 향상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시장에서 기술·라인업 경쟁을 벌이는 것은 중국 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다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단순히 '저가 공세'를 벌이기엔 중국 업체들이 최근 들어 기술력을 끌어올리며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TCL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163인치 마이크로 LED TV를 전면에 내세웠다. TCL은 국내 주요 거점에서 플래그십 스토어 등을 운영하며 한국 시장 공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TV 시장은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급·대형화 트렌드가 더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세계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출하량 기준 점유율 16%로 1위를 유지했다. 매출액 기준으로도 1위다. LG전자(9%)는 출하량 기준으로 중국 하이센스(10%)와 TCL(10%)에 이어 4위를 달렸다.
화면 크기별로 보면 70인치 이상 대형 TV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8% 급성장했다. 삼성전자는 70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에서 22%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고사양 프리미엄 TV 출하량도 전년 동기 대비 15% 커졌다. 특히 미니 LED LCD TV 출하량이 24% 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