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따뜻한 라니냐 현상이 한반도에 태풍 위험 정도를 더 키울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아열대고기압을 키우는 라니냐면 열대저기압인 태풍이 약해질 수 있다는 공식과는 어긋나는 주장이다.
최근 온난화로 태평양 수온이 더 올라가면서 강력한 태풍이 발생할 수 있어 태풍 전망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남영 경북대 지리학과 기후과학연구실 교수는 19일 기상청 위험기상대비 기상강좌에서 라니냐와 온난화로 예상하기 힘든 비체계적인 태풍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라니냐라고 안심할 수 없다. 우리나라 인근, 중국 동부, 동중국해, 남중국해 등에서 태풍 위험도가 더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라니냐는 열대 대기순환의 변화에 따라 중부 및 동부 적도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내려가고 서태평양 기온은 올라가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 태풍은 엘니뇨 때 강하고 라니냐 때는 상대적으로 태풍 개수와 강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니냐로 서태평양 기온이 올라가면서 아열대고기압이 확장되면 열대저기압인 태풍은 상대적으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라니냐 때는 보통 일본 남부 지역에서 태풍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강 교수는 라니냐가 발생하는 기간에는 그만큼 태풍 위험이 엘니뇨보다 적다는 공식은 꼭 들어맞지는 않는다고 이번 기상강좌에서 강조했다.
기상청과 강 교수는 수온이 높은 여름철을 엘니뇨와 라니냐가 미치는 기상현상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가을철같이 수온이 낮을 때 엘니뇨와 라니냐 영향이 크고 여름철은 비교적 덜하다는 의미다.
여기에 라니냐에다 온난화로 더 뜨거워진 수온으로 대기에 수증기가 많아지고 그만큼 대기가 더 불안해질 수 있다. 태풍의 위력이 커질 수도 있는 것이다.
강 교수에 따르면 10~30도 기온 영역에서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수증기 보유량이 6~7% 증가한다.
수증기가 많아지는 환경에서 수증기의 불안정하고 돌발적인 형태로 기상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게다가 아열대고기압이 약해진 틈으로 열대저기압인 태풍이 들어오는 변수도 있다. 고온의 라니냐로 태풍이 발달하는 시간이 짧는 등 평균적인 패턴을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강 교수는 “지역민이 실제로 태풍 빈도를 더 많이 체감하는 등 라니냐와 같은 기상현상이 절대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