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대해 원자력 일변도 정책으로 탄소중립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정책을 신속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 주관, 민주당 기후행동모임 '비상'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주요 문제점과 개선 방향 분석을 위한 긴급 토론회'가 21일 개최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11차 전기본 실무안은 국가 전력수요 예상치와 이에 맞춘 발전소 및 송전망 건설 계획을 포함한다.
11차 전기본 실무안은 2030년까지 전체 발전량 중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1.6%까지 늘리는 목표를 정했다. 현재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은 약 10% 정도다.
민주당과 기후행동모임은 11차 전기본 실무안이 발표되자마자 재검토를 요구하는 입장문을 냈다. 지난 문재인 정부 때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30.2%를 늘릴 계획을 세운 바 있다.
박 의원은 이날 전해진 토론회 축사문을 통해 “기후변화는 폭염·폭우·산불 등 기후 재난으로 이어져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 경제적 피해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정부에서 발표한 제11차 전기본 실무안을 보면 탄소중립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특히, 2030년 발전원 중 재생에너지 비중을 기존 30.2%에서 21.6%로 하향 조정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재생에너지 비중 최하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더욱이 건설에만 14년이 걸리는 원자력발전과 실증되지 않은 소형모듈원전(SMR)을 확대하는 원전 일변도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세계적 추세에 맞춰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신속하게 전환해야 한다"며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의정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이날 토론회 발제는 정동욱 11차 전기본 총괄위원장(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와 권경락 플랜 1.5도 정책활동가가 맡았다.
토론회에서는 정부가 11차 전기본 수립 과정에서 국민들과 적극 소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됐다.
권 정책활동가는 “건설기간이 긴 원전, 석탄발전을 계획하는 구시대적인 전기본 수립 방식은 급변하는 전력수요 및 재생에너지 확대 모델에 적합하지 않다"며 “학계 및 전문가 시민사회와 함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전기본 수립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 참석자들도 정부가 11차 전기본 수립 과정에서 더 많은 정책 토론을 이어가야 한다고 공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산업부 부서 담당자들에게 발제자든 토론자든 참여해달라고 했는데 끝까지 못 오겠다고 버텼다"며 “부정적인 평가에 대해서도 경청하고 귀담아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