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에 사는 뱀거미불가사리가 멍게를 다 잡아먹고 있어요. 전북, 소라, 성게는 폐사하거나 전보다 크기가 작아지고 있습니다."
거제해녀아카데미 소속 활동가 해녀들은 해녀 물품인 '태왁'으로 직접 수중 쓰레기를 수거하면서 바다에서 느낀 경험을 환경단체인 환경재단을 통해 27일 전달했다.
올해부터 바다에서 쓰레기를 줍는 '바다쓰담' 캠페인에 참여한 '거제해녀아카데미' 소속 활동가 해녀들은 바다 깊숙이 잠수하면서 기후변화를 제대로 실감하고 있다. 수온 상승으로 평소에 보기 어려운 열대 생물들이 등장해 생태계를 파괴하는 현장을 목격했다.
특히, 최근 등장한 만타(거대가오리)는 해녀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와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해녀들은 수온 상승으로 작업 중 체온을 조절하기 어려운 데다 해양오염이 건강에 악영향을 줄까 우려한다.
평소에 수확하던 해산물들은 폐사하고 크기가 줄면서 수확하기 시원치 않다. 해녀들이 주로 채취하는 미역, 다시마는 고온에 민감해 생육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해녀들은 바다에 직접 잠수해 들어가면서 엄청난 쓰레기들을 목격하고 있고 차마 이를 외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들이 바다쓰담에 참여하게 된 동기 중 하나다.
거제해녀아카데미 활동가인 신영 씨는 해양오염을 체감하느냐는 질문에 “일단 잡을 게 많이 없다. 어부들도 그렇고 해녀 어머님들도 많이 심란하실 거다"며 “바다 수온이 올라가서 폐사한다거나 잡을 게 많이 없어지는 게 현실이다. 요즘 제주도에서 만타(거대가오리)도 나온다던데 확실한 변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다 쓰레기 문제에 대해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 따로 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다. 인식변화가 제일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게 일단 제일 좋다. 지나가는 관광객분들도 쓰레기를 치우는 걸 보고 같이 도와주곤 한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거제해녀아카데미를 소속 활동가 박체은 씨는 “요즘 수온이 너무 따뜻해서 해조류 개체 수가 줄었다. 뱀거미불가사리가 멍게를 다 먹고 있다. 돌 멍게, 꽃 멍게 다 먹고 있다"며 “생태계가 많이 파괴가 있는 상황이 딱 눈에 보인다"고 밝혔다.
박 씨는 쓰레기 문제에 대해 “캠핑족도 너무 많이 늘어났고, 낚시 인구 1000만 시대라고 한다. 그분들이 바닷가에 와서 잘 놀고 쓰레기를 다 가지고 집에 가시면 되는데 그렇치 못한다. 바닷가 근처에 쓰레기가 딱 모여져 있는 곳이면 거기가 쓰레기 배출하는 데라고 착각을 하고 다 버린다"며 “바닷가는 바람이 세게 불어 쓰레기가 육지에 모여 있어도 바다로 흘러 들어갈 수 있어 처리하기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인근 바다의 수온은 상승하고 있고 어업 생산량에도 영향을 끼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올해 여름철 수온이 평년보다 1도 내외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연안 및 내만 해역에서는 평년 대비 1~1.5도 정도 높은 표층 수온이 나타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했다.
연근해 어업생산량은 1980년대 151만톤에서 계속 감소해 2020년대는 평균 92만톤으로 조사됐다.
환경재단은 더 많은 사람들이 바다쓰담 캠페인에 참여해주기를 희망했다.
한국 코카-콜라와 함께하는 환경재단의 '바다쓰담'은 지난 2020년 시작해 올해로 5년째 진행 중인 해양정화 캠페인이다. 지난해 12월까지 총 44개 팀(단체)이 지원했고, 8084명과 268개 협력기관이 388회 활동에 참여해 약 104톤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환경재단 관계자는 “바다쓰담 캠페인을 통해 지역 공동체 활성화와 성장을 기여하는 단체들을 지원해 '그린임팩트'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체계화된 쓰레기 모니터링과 분석으로 해양 쓰레기 문제를 개선하고 일반 대중에게 쓰레기 문제 인식을 제고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신 씨는 “바다에서 나는 거 우리가 먹고 어차피 우리도 다시 바다로 돌아간다. 바다가 살아야 사람이 삽니다"라고 바다를 지켜주기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