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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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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복합위기 시대’ 정부 ‘지원사격’ 절실해진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7.08 16:00

‘리더십 교체’ 전세계 지각변동···외교 ‘새 판짜기’ 가능

CPTPP 가입 등 ‘결단’ 기대···“무역 영토 넓힐 필요”

자료사진.

▲자료사진. 선적 대기 중인 자동차 이미지.

재계 주요 기업들이 우리 정부의 외교 행보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경영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와중에 전세계적으로 리더십 교체 열풍이 부는 등 '지원사격'이 절실해져서다. 외교라인 점검 수준을 넘어 직접 수혜를 볼 수 있는 '글로벌 동맹'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기대하고 있다.


8일 정재계에 따르면 최근 전세계 주요국에서 정권교체 바람이 심상치 않게 불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7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총선 결선 투표 결과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예상을 뒤엎고 극우 정당을 누르고 1당 자리를 차지했다. 결선에서 마린 르펜의 국민연합(RN)이 3위로 주저앉는 '대이변'이 연출되자 현지 매체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한동안 과반 정당 없는 안갯속 정국이 지속될 것을 보인다.


영국에서는 4일(이하 현지시간) 펼쳐진 조기 총선에서 제1야당 노동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다. 14년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영국 정치 지형은 급변할 전망이다. 앞으로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외부와 가까워지는 '실리 외교'를 펼치며 고물가 등 경제 위기를 탈출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갑작스런 사고로 치러진 이란 대선에서는 이변이 일어났다. 온건 개혁파 마수드 페제시키안 후보가 6일 선거에서 최종 승리하며 정권이 바뀐 것이다. 3년만에 다시 개혁 성향 행정부가 들어서게 되며 중동을 중심으로 정세가 급변할 가능성이 생겼다. 이란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가자지구 전쟁, 이스라엘과 충돌 등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미국이 파기한 핵합의를 복원할 경우 우리나라와 이란의 관계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 역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리한 고지를 점해나가는 모습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TV 토론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고령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독일의 경우 지난달 선거에서 극우 정당이 유럽의회에 진출하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속한 중도 좌파 성향 사회민주당(SPD)은 참패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역대 최저 수준까지 곤두박질치며 퇴진 압박을 받고 있다.




'베팅'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이임한 것도 주목할 사건이다. 관계를 개선시키지 못하고 껄끄럽게 유지돼온 한중 관계에 반전을 도모할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중국 특유의 '전랑(늑대전사) 외교' 노선을 따랐던 그는 주재국 정서를 고려하지 않는 거침없는 언사로 비판을 받아왔다.


주요국 리더십 교체는 우리 기업들의 수출전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미국과 EU에서 정책의 방향을 바꾸면 우크라이나 전선 지원이나 대중국 견제 움직임 등이 달라질 수 있다. 각국 정부의 '자국우선주의' 기조 속 수요처에 공장을 직접 짓거나 현지 기업들과 합종연횡을 추진하는 식으로 돌파구를 찾아온 재계 입장에는 불확실성이 또 생긴 셈이다.


기업들은 우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사격'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중국대사 교체를 계기로 한중관계를 개선하거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통해 수출 활로를 여는 식이다. 현재 우리 정부가 협상을 하고 있는 FTA 대상국은 중국, 일본, 태국,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말레이시아 등이다. 필리핀, 에콰도르, 아랍에미리트(UAE), 걸프협력회의(GCC) 등과는 발효 직전 마지막 절차를 밟고 있다.


재계에서는 정부가 포괄·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같은 결단을 내려달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실효성 논란이 일긴 하지만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 공급망 안정화 등을 위해서 필요한 협정이라는 게 기업들의 주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D.C. 에서 열리는 '2024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8일 출국했다. 주요국과 안보 분야 협력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이지만 에너지 분야 등을 주요 안건으로 삼아 대화를 나눌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한미 또는 한미일 정상회담을 열 가능성도 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가 75%에 이르러 독일에 이어 세계 최상위권이고 전기 소비량도 가장 많은 편"이라며 “최대한 많은 다자 또는 양자간 무역협정에 가입해 무역 영토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CPTPP의 경우 일본이 주도한 다자무역협정인데 우리가 이미 '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알셉·RCEP)에 가입한 만큼 (CPTPP 협상에도) 적극적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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