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역대 최대 실적을 향해 쌩쌩 달리고 있다. 6년 연속 파업 없이 임금협상을 마무리하며 노사간 상생을 도모한 게 밑거름이 됐다는 분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임금을 최대수준으로 올리는 대신 '정년 연장' 등 쟁점에서 양측이 조금씩 양보하는 방향으로 올해 교섭을 마무리했다.
노조는 최근 전체 조합원(4만3285명)을 대상으로 올해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를 벌였다. 그 결과 투표자 3만6588명(투표율 84.53%) 중 2만1563명(58.93%)이 찬성해 가결됐다.
올해 합의안 주요 내용은 △기본급 11만2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금 500%+1800만원 △주식 25주 지급 등이다. 기술직 총 800명 추가 채용(내년부터 2026년까지 총 1100명 채용), 특별사회공헌기금 15억원 조성, 퇴직 후 계약직으로 다시 일할 수 있는 숙련 재고용 제도(촉탁계약직)를 기존 1년에서 총 2년으로 확장 등에도 합의했다.
현대차 노사는 2019년 이후 파업 없이 단체교섭을 타결했다. 1987년 노조 창립 이후 무파업 타결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노사는 오는 15일 올해 임협 조인식을 열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협상을 바라보는 고객과 협력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걱정과 관심 속에서 노사가 사회문제 해소와 지역사회 상생 방안을 담은 6년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며 “고객들의 끊임없는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만들 수 있도록 노사가 함께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사업 측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전세계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이어가고 있고 미국·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등에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는 점도 업계 이목을 끄는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올 2분기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4조원 초·중반대를 예상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5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매출의 경우 지난 1분기에도 역대 최대치를 달성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환율 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 올 2분기 달러-원 평균 환율은 1370원선이다. 지난해 2분기에는 1314원 수준이었다. 또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친환경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 위주로 판매를 늘려가고 있어 매출·영업이익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글로벌 수요 자체가 둔화되고 있는 와중에 현대차가 좋은 모습을 보이는 데 주목하고 있다. 핵심 미래 사업인 전기차의 경우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우려가 계속 커지고 있고 주요 선진 시장도 고금리 등 수요 위축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현대차 제품 경쟁력 자체가 올라간 것이 호실적을 내는 바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리스크도 남았다. 미국 대선 등 굵직한 정치적 이슈가 있어 친환경차 정책 등에 변화가 생길 여지가 있다. 전쟁이 지속되며 사실상 러시아 시장을 잃었고 중국 시장 내 존재감이 계속해서 작아지고 있다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음달 28일 예정된 'CEO 인베스터 데이'와 하반기 진행되는 인도 시장 기업공개(IPO) 양상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