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이 올해 상반기 상위 10대 제약사 중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매출 1조원 클럽' 가입에 한발 더 다가섰다.
다만 올해 초 시작한 HK이노엔과의 '카나브'·'케이캡' 공동판매 시너지 효과와 의료파업 장기화에 따른 매출 감소 효과 중 어느 변수가 더 크게 작용할지가 '1조 클럽' 가입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15일 증권가와 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올해 상반기 매출 4880억원, 영업이익 371억원을 올린 것을 추정된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6.2%, 영업이익은 6.0% 증가한 수치다.
이 추정대로면 보령은 올해 상반기 상위 10대 제약사 중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보령은 지난 1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2336억원, 영업이익 163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4.6%, 영업이익은 2.1% 늘었다. 올해 2분기에도 17% 이상 성장한 2540억원대 매출을 올린 셈이다.
보령이 상반기에 올린 16%대의 성장률을 하반기에도 유지한다면 산술적으로 올해 전체 매출은 9978억원이 된다. 앞서 일부 증권가는 보령의 올해 매출을 1조 500억~700억원대로 전망했고, 보령은 올해 실적 목표로 매출 1조원, 영업이익 850억원으로 제시했다.
1조 클럽 가입을 좌우할 가장 큰 원동력은 올해 1월 시작한 HK이노엔과의 대표제품 공동판매 계약이 꼽힌다.
지난 1월 보령과 HK이노엔은 각각 자사 간판 제품인 보령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와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을 상호 공동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해 공동 판매하고 있다.
카나브와 케이캡 모두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제품들로 두 회사는 상호 보완적인 유통망을 통해 단독 판매보다 더 큰 매출 확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카나브는 보령이 자체개발한 국산 15호 신약으로 출시 10주년인 지난 2021년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이래 지난해 매출 1551억을 기록하며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보령은 카나브 패밀리 신규 복합제 4종에 대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보령은 전체 매출의 16%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매출 품목인 카나브 패밀리 외에도 '온베브지' 등 항암제, 겔포스·용각산 등 일반의약품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또 다른 1조 클럽 변수는 의료파업 장기화에 따른 매출 감소 우려다.
제약업계는 당초 우려와 달리 만성질환 환자들이 대형병원 대신 중소종합병원, 동네 병의원으로 몰리면서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치료제 매출 감소 우려는 크지 않다고 안도하면서도 의료파업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경우 미칠 영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는 '대형 제약사'의 기준으로 불리는 매출 1조원 제약사가 최근 수년째 나오지 않은 만큼 보령, HK이노엔, 동국제약, JW중외제약 등 '1조 클럽' 후보와 탄생 시기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업계는 보령이 최근 백신개발 자회사 보령바이오파마와 서울 종로구 사옥을 잇따라 매각해 총 45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최근 다국적제약사 일라이릴리로부터 항암제 국내 판권 인수, '오너 3세' 김정균 보령 대표의 우주 헬스케어 사업 등 향후 사업방향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