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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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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 강자 K-제약, 의료파업에 ‘신규임상 차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7.23 16:16

글로벌보고서 “한국, 美·中·日 등 9개국과 임상시험 톱티어”

상반기 국내 임상승인 애드파마·휴온스·종근당·대웅제약 두각

의료파업 장기화로 국내임상 감소 가속화, 신약개발에 악영향

대웅제약

▲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신약 연구를 하는 모습. 사진=대웅제약

우리나라가 글로벌 톱 티어 수준의 임상시험 운영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글로벌 투자위축에 더해 의료파업 장기화로 임상시험이 차질을 빚고 있어 신약개발 경쟁력 약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23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헬스케어 컨설팅기업 아이큐비아는 최근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영국, 독일, 스페인,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등 9개국을 '임상시험 톱 티어 그룹'으로 분류했다.


이는 임상시험 환자모집, 임상운영 준비상태 등을 기준으로 분류한 것으로, 2위그룹 격인 '넥스트 티어 그룹'에는 덴마크 등 19개국, 3위그룹 격인 '기회 티어 그룹'에는 인도 등 11개국이 포함됐다.


또한 이 보고서는 미국, 중국 등 상위 10개국이 전체 임상시험 파이프라인의 58%를 차지하고 있다며 최근 5년간 서유럽은 점유율이 32%에서 25%로 감소한 반면 북미지역은 19%에서 23%로 증가했고 중국도 10%에서 15%로 늘었다고 소개했다. 우리나라 역시 글로벌 임상시험 점유율이 소폭 증가했다고 이 보고서는 소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임상시험 승인 건수(국내에서만 임상 및 국내를 포함한 다국가 임상 모두 포함)는 총 499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외국계 제약사 임상은 169건, 국내 제약사 임상은 170건으로, 국내 제약사 중에는 유한양행의 신약개발 자회사 애드파마가 총 15건으로 최다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중견 제약사 제뉴파마가 10건으로 2위, 휴온스가 8건으로 3위를 차지했다.


상위 10대 제약사 중에서는 종근당이 6건으로 가장 많고 이어 대웅제약 5건, 유한양행·한미약품·JW중외제약 각 4건, 보령·제일약품 각 3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종근당은 3건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임상 1상을 승인 받아 당뇨병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국산 36호 신약인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의 임상 3상 승인을 획득, 신장질환을 동반한 2형 당뇨병 환자에서 엔블로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해 향후 엔블로의 적응증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올해 들어 국내 임상시험 승인건수 전체는 물론 개별 제약사의 임상시험 승인건수도 줄고 있어 업계 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전체 임상시험 승인건수는 전년동기 556건에 비해 10.3% 줄었다.


주요 제약사들 역시 종근당은 16건에서 6건으로, 대웅제약은 10건에서 5건으로, 보령은 11건에서 3건으로 대폭 줄었다.


특히 의료파업 직후인 지난 3월 1일부터 지난 22일까지 약 5개월간 국내 임상시험 승인건수를 보면 총 380건으로 전년동기 473건보다 19.7% 줄었다. 올해 들어 갈수록 임상시험 승인건수 감소폭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고금리에 따른 투자위축과 러-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정세 불안, 백신·치료제 개발 감소 등으로 국내외 임상시험이 둔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실제로 국내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도 임상시험 승인건수가 전년동기 대비 3% 가량 감소했었다.


그러나 의료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연구자 임상시험(의료진이 제약사 의뢰 없이 독자 수행하는 임상시험)은 물론 제약사가 의료기관에 의뢰해 수행하는 임상시험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는 분석이다.


익명의 제약사 관계자는 “제약사가 의료기관에 의뢰해 진행하는 임상시험은 실질적으로 전공의가 큰 역할을 한다"며 “기존에 진행 중이던 임상시험은 계속 유지되는 편이지만 신규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개시는 차질이 현실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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