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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의 결단’ 3년···더 큰 도약 꿈꾸는 LG그룹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7.30 14:48

‘선택과 집중’ 스마트폰 사업 철수···AI·전장 등 핵심역량 강화

“고객이 최우선” 확실한 방향 설정···주력사 ‘깜짝 실적’ 성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로봇 개발 스타트업 '피규어 AI(Figure AI)'에 방문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로봇 개발 스타트업 '피규어 AI(Figure AI)'에 방문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고객에게 감동을 주고 전에 없던 새로운 생활 문화를 열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가치들이 만들어지고 쌓여갈 때 LG가 대체불가능한 'Only One'의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한 말이다. 지속적으로 '고객 중심 경영'을 강조해온 그는 비전 없는 사업에서 과감하게 손을 떼고 성장 분야를 육성하는 결단도 여러차례 내렸다. 3년 전인 2021년 7월31일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한 게 대표적이다.


구 회장 진두지휘 아래 '선택과 집중'을 지속해온 LG그룹이 더 큰 도약을 꿈꾸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전장 등 신사업 역량이 점차 강화되고 있는데다 내실을 다진 기존 사업 분야도 호실적을 내고 있다.


LG그룹 본사 전경.

▲LG그룹 본사 전경.

30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날 서울시청에서 서울시와 '이용하기 편리한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국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양적 확대뿐 아니라 급속 충전·교통 약자 도움형 등 다양한 수요에 최적화된 맞춤형 충전 솔루션을 공급한다는 생각이다.


전기차 충전은 LG전자가 힘주는 전장 중에서도 새 먹거리로 주목받는 분야다. LG전자는 지난 3월 열린 '전기차(EV) 트렌드 코리아 2024'에 참가해 주택, 상업 공간, 충전소 등 다양한 공간에 최적화한 전기차 충전 솔루션을 선보여 이목을 잡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최근 선보인 기업 광고를 봐도 회사의 변화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회사는 24년만에 개별 제품이 아닌 기업 광고를 '공간과 미래를 연결하다'를 공개했다. 미래 비전인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소개하고, 혁신 기업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서다.


LG전자는 지난해 7월 미래 비전 선포를 통해 사업 체질을 바꾸고 사업 영역을 모빌리티, 비즈니스 공간 등으로 확장해 혁신과 성장을 이뤄가겠다고 밝혔다.


체질을 개선한 LG전자는 성과도 내고 있다. 2분기 매출(21조6944억원)과 영업이익(1조1962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5%, 61.2% 증가한 것이다. 이는 역대 2분기 중 최대 기록이기도 하다. LG전자는 기업간거래(B2B) 사업 등 미래 지향적 사업구조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며 기존 사업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그룹 신성장 동력인 이차전지 분야에서는 기술력을 쌓으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실적이 떨어지긴 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정근창 LG엔솔 부사장은 지난 23일 열린 'SNE 배터리데이 2024'에서 “(전고체 등) 차세대 전지의 출시 시점을 밝히긴 어렵지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모든 일은 2030년 전에 이뤄진다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기술 역량을 강화해온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 등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4694억원에 달했던 영업적자 폭을 2분기에는 937억원까지 줄였다. LG이노텍은 지난 3~6월 역대 2분기 최대인 4조555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LG그룹 전계열사가 집중하는 분야는 AI다. LG AI연구원은 올해 3분기로 예정됐던 '엑사원(EXAONE) 2.0'의 새 버전 공개를 다음달로 앞당길 방침이다. 엑사원은 신소재, 신물질, 신약 등의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초거대 AI다.


배경훈 LG AI연구원 원장은 지난11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7회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에 참석해 “AI가 상업적으로 이용되기까지는 큰 비용이 소모되지만 LG그룹은 AI에 대한 투자를 줄이지 않고 있다"며 “이런 투자의 하나로 엑사원 2.0 후속 버전을 앞당겨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미국 보스턴의 다나파버 암 센터를 방문한 구광모 LG그룹 회장(가운데)이 세포치료제 생산 시 항암 기능을 강화시킨 세포를 선별하는 과정

▲지난해 8월 미국 보스턴의 다나파버 암 센터를 방문한 구광모 LG그룹 회장(가운데)이 세포치료제 생산 시 항암 기능을 강화시킨 세포를 선별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구 회장은 현장 경영 빈도도 높이고 있다. 그는 지난달 미국 테네시와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북미 현지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미래준비 현황을 살폈다. LG전자 테네시 생산법인, LG에너지솔루션·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 등을 방문하고 스타트업 투자 허브 LG테크놀로지벤처스와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 등을 찾았다.


구 회장은 작년 8월에도 미국 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 방문해 바이오, AI 분야 미래준비 현황과 육성 전략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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