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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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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하락, 몸값은 6조→8조 올라… HMM 민영화 올해도 표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08 14:49

업황 회복과 보통주 전환 겹쳐 더 거대해진 HMM

매난 난이도 급증··· 지분 늘어난 산은·해진공 고심

작년 하림도 ‘두손’… “재계 10위권 이내나 가능”

HMM

▲HMM 컨테이너선

지난해 좌초됐던 HMM의 민영화 작업이 올해도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보다 주가는 떨어졌으나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영구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적정 몸값이 지난해 6조원대 수준에서 올해 8조원으로 높아진 탓이다.


지난해 다소 주춤했던 해운 업황이 올해 개선되고 있는 것도 매각 작업에서는 반갑지 않다. 기업가치가 개선되면 매각 금액이 더욱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8일 해운 업계에 따르면 올해 HMM의 민영화를 놓고 산은과 해진공이 고심하고 있다. 올해 HMM의 민영화를 시도하더라도 성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 때문이다.


매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HMM의 주가는 최근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지난 7일 종가 기준 HMM의 주가는 1만7160원으로 지난해 8월 7일 1만7410원 대비 250원(1.44%) 줄었다.


그러나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HMM의 주식 수가 훨씬 더 늘어나면서 적정 몸값의 규모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산은·해진공이 보유한 HMM 지분은 1억9879만주(합산 지분율 40.65%)에 그쳤다.




그러나 현재 산은·해진공이 보유한 HMM 지분 합계는 4억5889만주(61.07%)에 달한다. 1년여 만에 지분율이 20%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주가를 단순 반영해 적정 몸값을 추산하더라도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는 3조4609억원에 그쳤으나 현재 7조8746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치솟게 됐다.


지난해 11월 매각 본입찰 시기와 비교하더라도 올해 HMM의 적정 몸값이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인수적격후보자인 하림은 6조원대 매각가를 적어냈으나 적정가에 미달한다는 논란 끝에 최종 인수에 실패했다. 당시 산은·해진공의 HMM 합산 지분율이 57.9%로 당시 HMM의 시가총액이 11조2500억원 가량이었음을 감안하면 6조원 수준의 매각가가 나쁘지 않다는 시각도 있었으나 결국 인수에 불발한 것이다.


올해 HMM의 시가총액이 12조9000억원 수준으로 늘었고 지분율도 60% 이상으로 상향 조정됐다는 점을 미뤄보면 적정 몸값이 8조원을 넘어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재계순위 29위의 하림그룹이 실패한 상황에서 적정 매입가 기준이 더 높아져 그야말로 재계 10위권 이내서에서만 HMM 인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보다 산은·해진공의 HMM 보유 지분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은 이 기간 CB·BW 물량을 전부 보통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HMM은 지난 2017~2020년 대규모 CB·BW를 산은과 해진공을 상대로 발행했다. 해당 CB·BW는 대부분 6년차부터 이자율이 크게 높아지도록 설정돼 있다.


HMM은 이자율 급등을 피하기 위해 조기 상환(콜옵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같은 조기 상환 요청이 행사됐을 때 산은·해진공은 해당 CB·BW를 HMM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주식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산은·해진공은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주식 전환권을 매번 행사해오고 있다.


산은·해진공 내부에서 HMM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경우 민영화가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해운 운임이 반등하면서 HMM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HMM의 영업이익은 지난 2022년 9조949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연간 5848억원으로 급락했다. 그러나 올해는 1분기 영업이익 4070억원을 기록하면서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대표적인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니너운임지수(SCFI)가 연초 2400 수준에서 최근 3300 이상으로 반등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올해 2분기와 3분기에는 1분기보다 더욱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증권사 리서치 센터에서도 2분기 HMM의 영업이익을 7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는 해운 업황이 매우 좋지 않았지만 올해는 해운 업황마저 개선되고 있어 향후 HMM의 몸값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남은 CB·BW에 대해서도 산은·해진공이 주식 전환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 주식 규모 자체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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