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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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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그룹 지배구조보고서] ②‘ESG 전도사’ 최태원 회장 있는데도 SK그룹 지배구조 혁신은 미흡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21 14:41

최태원 SK그룹 회장, 일찍부터 ESG 강조

SK그룹, 환경·사회 부문서 경영 성과 탁월

지배구조 부문만 다른 10대 그룹에 열위

핵심지표 이행 64.89%… 평균에 못미쳐

계열사 최고경영자 일탈 방지 정책 등 미비

[편집자주] 국내 대기업들은 올해부터 개정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새로운 지배구조보고서는 최근 정부의 제도 개선 사항과 G20·OECD 원칙 등 국내외 지배구조에 대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에서 새로운 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국내 10대그룹의 지배구조의 현황을 살펴봤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시작한 대기업그룹으로 꼽힌다. 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지난 2010년대부터 관련 조직을 만들고 이에 대한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ESG가 사회적 화두로 자리매김한 것에 최 회장의 영향력을 부정하기 어렵다. 재계에서 최 회장이 'ESG 전도사'로 불리는 이유다.


다만 ESG 한축인 G(지배구조) 면에서는 SK그룹의 혁신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환경)과 S(사회)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반면 G에서는 다른 10대 그룹에 비해서도 결점이 많다는 시각이다. 특히 SK그룹 계열사들은 최고경영자 승계 절차 확립과 기업·주주가치를 훼손한 자를 임원으로 선임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탈자 방지 정책이 미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환경·사회 부문서 성과 뚜렷···2022년 1조9368억원 가치 창출

SK그룹은 재생 에너지와 수소 산업으로 진출 등으로 친환경 경영에 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SK㈜,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등 SK그룹 8개 계열사는 지난 2019년 국내 최초로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에 가입했다.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2050년까지 사용전력량의 100%를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하겠다는 목표 달성을 위한 친환경 켐페인이다.


탄소 배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정유 사업을 영위하는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21년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성장 전략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현재의 탄소 배출 중심 사업에서 친환경 사업으로 성장 동력을 혁신하겠다는 내용이다. 이후 SK이노베이션 등은 해당 성장 전략을 진정성 있게 추진해 나가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가치 부문에서도 SK그룹이 돋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 2016년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며 '더블 보텀 라인' 경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SK그룹은 고객, 주주, 사회 및 비즈니스 파트너로 이해관계자 범위를 확장하며, 함께 추구해야 할 이해관계자 행복을 '사회적 가치(SV)'로 개념화했다.


SK그룹은 지난 2017년부터 외부 전문가 공동 연구, 관계사 협의 등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독자적인 시스템을 개발·진화해 나가고 있다. SK 주요 관계사들이 2022년 창출한 사회적 가치 총액이 전년 대비 1조6000억원(8.6%) 증가한 20조5566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환경과 사회 분야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으로 해당 영역에서 총 1조9368억원의 사회적 가치가 창출한 것으로 밝혔다. SK그룹의 사회 분야 제품·서비스 영역의 사회적 가치는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5년 전인 2018년 1900억원 대비 5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지배구조 부문서 혁신 흐릿···다른 10대 그룹에 비해 열위 지적도

그러나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환경·사회 분야만큼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다른 10대 그룹에 비해서 뒤처지고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실제 10대 그룹 계열사 중 최근 2년 동안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개한 79개 상장사의 지배구조핵심지표 준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화그룹을 제외하면 SK그룹이 가장 미흡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상장사의 지배구조에 대한 정보를 주주 등 관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도입됐다. 지난 2019년부터는 자산 총액 1조원 이상, 올해부터는 5000억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에 한해 공개가 의무화됐다.


SK그룹의 15개 상장 계열사가 지배구조핵심지표로 제시된 15개 질문에 대해 제대로 이행하고 있다고 답변한 것을 비율화하면 64.89%에 불과했다. 이는 10대 그룹 상장사의 평균치인 70.8%에 비해 5.91%포인트(p) 낮은 수준이다. 환경·사회 부문에서는 다른 10대 그룹에 비해서 최상위권이나 지배구조 분야에서는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SK그룹 상장 계열사들은 최고경영자(CEO) 승계 절차를 제대로 운영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EO가 주요 의사결정을 책임지고 결정하는 현재 기업 구조에서 자칫 사고 등으로 CEO가 업무를 이행하기 어려울 경우에 대비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승계 절차를 마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국내 10대 그룹 79개 상장 계열사 중 과반수가 넘는 56개사가 이 같은 승계 절차를 마련·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SK그룹 15개 상장 계열사 중에서는 SKC, 이노베이션, 하이닉스 3개사만 이행하는데 그쳤다.


기업·주주가치를 훼손한 자를 임원으로 선임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탈자 방지 정책도 미비한 것으로 진단된다. 이는 국내 10대 그룹 79개 상장 계열사 중 64개사가 이행하고 있지만 SK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5개사만 이행하는데 그쳤다.


특히 SK그룹 계열사는 지배구조핵심지표 이행에서도 편차가 큰 것이 눈에 띈다. SKC와 텔레콤의 준수율은 각각 86.67%로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바이오사이언스와 오션플랜트의 준수율은 46.67%로 개별 회사 중에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상장 계열사 사이에서도 40%p 격차가 나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도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다른 10대 그룹보다 특출나게 나은 점이 없는 것 같다"며 “최근 분사와 합병 등으로 쪼개고 합치는 일이 많아 지배구조 개선에만 집중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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