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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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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 명가’ 제일약품, 신약명가 반열 올라서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22 19:00

식약처 승인 위장병 신약 ‘자큐보’ 해외서도 인정
하반기 국내 출시로 하반기 실적만회 모멘텀 기대
범정부 AI 신약개발사업도 참여 “신약경쟁력 강화”

제일약품

▲성석제 제일약품 대표가 지난 12~13일 개최된 자큐보 마케팅 전략회의 '자큐보 플랜 오브 액션' 행사에서 영업마케팅 임직원에게 발표하는 모습. 사진=제일약품

'파스 명가' 제일약품이 신약 명가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한다.


22일 제일약품에 따르면 국산 37호 신약이자 제일약품의 첫 국산 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의 임상 3상 결과가 세계 최고 권위의 소화기 학술지인 미국 'AJG(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 논문에서 자큐보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결과 대조군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에소메프라졸'(제품명 넥시움)에 비해 4주 투여시 치료율은 7.4%P(자큐보 95.1%, 넥시움 87.7%) 높고 8주 투여시 치료율은 3.0%P(자큐보 97.9%, 넥시움 94.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여 초기 치료 효과가 기존 치료제에 비해 우수한 점이 눈길을 끈다. 반면 부작용은 자큐보와 넥시움 간에 통계적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지난 30여년간 '프로톤 펌프 저해제(PPI)' 계열의 치료제가 주류를 이뤄 왔으며 PPI 계열 중에서도 넥시움은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제품이다. 반면 자큐보는 PPI 계열을 대체할 차세대 계열로 불리는 '칼륨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의 치료제다.




업계에 따르면 PPI 계열 치료제는 느린 작용시간과 공복에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 야간 산분비 억제 미흡 등이 단점인 반면 P-CAB 계열 치료제는 복용 즉시 효과,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 긴 반감기로 야간에도 효과 지속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업계는 현재 PPI 계열 치료제가 시장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추후 P-CAB 계열이 주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에서 P-CAB 계열 치료제는 2019년 출시된 국산 30호 신약인 HK이노엔 '케이캡'이 연매출 1600억원 안팎으로 1위를 달리고 있고 대웅제약 '펙수클루'가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


제일약품은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자큐보를 올해 중 출시, 케이캡·펙수클루와의 경쟁보다는 PPI 계열 중심의 시장 판도를 P-CAB 중심으로 전환해 '파이'를 키우는데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제일약품은 실적개선과 함께 신약개발 투자를 위한 '실탄' 확보도 기대하고 있다.


제일약품은 올해 상반기 매출 343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0% 줄었고 영업손실은 17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그룹 지주사인 제일파마홀딩스가 맡고 있는 케펜텍, 제일파프 등 파스 제품군이 올해 상반기 120억원 안팎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력사인 제일약품은 외부도입상품 매출비중이 올해 상반기 기준 70.2%에 달해 고수익 신약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 7264억원으로 국내 10대 제약사에 올라 있는 제일약품은 매출의 6~7%를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10개 안팎의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당뇨병 치료제 'JP-2266'과 난소암 치료제 'JPI-547', 뇌졸중 치료제 'JPI-289'은 각각 임상 2상을 진행 중이고 고형암, 염증성장질환 등 신약도 개발 중이다.


특히 제일약품은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이 공동 추진하는 범정부 인공지능(AI) 신약개발 프로젝트 'K-멜로디(K-MELLODDY) 프로젝트'에 유한양행, 카이스트(KAIST), 서울대학교병원 등과 함께 참여, 오는 2028년까지 실제 신약개발에 활용할 AI 모델 개발에 나선다.


제일약품은 K-멜로디 프로젝트로 구축될 AI 신약개발 모델이 후보물질 발굴 등 신약개발 초기단계의 비용·시간을 대폭 줄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5년간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는 동시에 개발 후 구축될 모델을 신약개발에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앞으로 자큐보의 국내외 빠른 상용화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위식도역류질환 외에 위궤양, 진통제(NSAID) 유도성 소화성 궤양 예방 등 적응증 확대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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