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업계가 오는 6일(현지시각)까지 나흘간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리는 '폴란드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 2024)'에 참가한다. K-방산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견제가 심해지는 것을 정면돌파한다는 구상이다.
MSPO는 매년 개최되는 행사로, 올해로 32회째를 맞았다. 유럽 지역에서 열리는 방산전시회 중 3번째로 큰 규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FA-50 다목적전투기 △KF-21 보라매 △KUH-1 수리온 △소형무장헬기(LAH) 등을 선보인다. FA-50은 폴란드와 48대(약 3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이 체결된 바 있다.
장기체공이 뛰어난 차기군단무인기(NCUAV) 블록2와 임무장비 모듈 교체를 특징으로 하는 소형다기능모듈화비행체(CMMAV)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한 미래형 무인기 플랫폼 2종도 공개한다.
KF-21과 FA-50에 무인전투기(UCAV)와 다목적무인기(AAP)를 연동하고, 수리온·LAH에 공중발사무인기(ALE)를 적용한 유무인복합체계(MUM-T)도 소개했다. MUM-T는 미래 전장에서 탐지·화력·생존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KAI는 현지에서 후속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슬로바키아와 불가리아를 비롯해 전투기 교체 수요가 있는 국가를 중심으로 신규 사업을 발굴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7월 폴란드 민스크 공군기지에 사무소도 오픈했다.
현대로템은 이번 전시회에서 K-2 전차 등을 전시한다. K-2는 올 상반기까지 총 46대가 폴란드에 납품됐고, 하반기와 내년에도 각각 38·96대가 인도될 예정이다. 방호력과 생존력 증강에 초점을 맞춰 개발 중인 30t급 차륜형장갑차(N-WAV)와 구난 전차도 선보인다.
해외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다목적 무인차량(UGV)인 4세대 셰르파 모형도 배치한다. 이는 현대로템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인공지능(AI)·자율주행·무인화·전동화 분야에서 협업해 만든 무인화 차량이다. 다양한 무기 장비를 탑재한 3세대 모형도 볼 수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 7월 폴란드 국영방산그룹 PGZ와 K-2PL 생산·납품 사업 진행을 위한 신규 컨소시엄 합의서도 체결했다.
한화그룹 방산계열사들도 참가했다. 한화오션은 3000t급 장보고-Ⅲ 잠수함을 중심으로 전시공간을 구성했다. 장보고-Ⅲ는 중어뢰와 대함·순항미사일 및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등을 쏠 수 있다.
잠수함용 리튬이온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공기불요체계(AIP)에 힘입어 최대 3주간 잠항 가능한 것도 강점이다.
한화시스템은 잠수함 운용 효율과 전투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함정 통합전투체계를 소개한다. 미래 지상전투체계에 최적화된 지휘통제통신 통합 솔루션 'MOSS 플랫폼'도 선보인다. 이는 전차를 비롯한 기동 플랫폼에 탑재 가능한 이동형 5G 전술통신 기지국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 실물을 전시한다. 아리온스멧은 AI 기반의 원격·자율운행 뿐 아니라 물자·탄약·부상병을 옮길 수 있다. 수색정찰과 근접전투 등의 임무도 수행 가능하다.
기아도 중형표준차(KMTV) '캡샤시'와 소형전술차(KLTV) '베어샤시'를 전시한다. 기아가 유럽에서 KMTV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MTV는 1m 깊이의 하천을 도하할 수 있고 최대 22명 탑승이 가능하다.
베어샤시는 방탄유리·대인지뢰 방호플로어를 비롯해 생존성 향상을 위한 사양이 적용됐다. 캡샤시는 베어샤시에 캐빈룸(운전자·승객을 위한 공간)이 추가됐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양국 방산협력이 강화되고 있다"며 “이번 전시회는 수출길 확대 등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