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30일 송파구청으로부터 부터 E등급(44.73점)을 통보 받으면서 재건축을 확정지은 올림픽훼밀리타운 단지 입구. 사진=김다니엘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재건축이 확정됐다고요? 가락시장, 문정 법조단지 등 주변여건이 좋아 재건축이 되고나면 그때는 진짜 ‘강남권’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50대 남성 올림픽훼밀리타운 주민 A씨)
지난 31일 방문한 서울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아파트 주민들은 재건축이 확정된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아서인지 대부분 놀라면서도 이내 기뻐하는 눈치였다.
지난 30일 올림픽훼밀리타운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 26일까지 진행된 재건축 ‘정밀안전진단’ 용역 결과에서 송파구청으로부터 ‘E등급’(44.73점)을 통보 받으면서 재건축을 확정지었다.
평일 오전에 방문한 탓인지 단지 내 분위기는 조용했지만 상가에 즐비한 공인중개소들은 활기찬 모습을 띄었다.
올림픽훼밀리타운 내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발표가 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입주민들 일부만이 정밀안전진단 최종 통과에 대해 알고 있으며 대부분 다음 주를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결과가 빠르게 나왔다"며 "통과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달 5일부터 시행된 재건축 합리화 방안이 이번 결과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이번 주말까지는 봐야겠지만 집주인 대부분이 높은 기대심리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
▲대지면적 30만4375㎡·56개동·총 4494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재건축 이후 가락동 ‘헬리오시티’ 이상의 송파구 랜드마크 아파트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림픽훼밀리타운 단지 전경. 사진=김다니엘 기자 |
◇ 정부 규제완화가 재건축 통과에 ‘결정적’ 역할
정부는 지난 5일부터 재건축 합리화 방안을 실행해 재건축 첫 관문인 안전진단의 문턱을 크게 낮췄다. 안전진단 평가항목 중 구조안정성 점수의 비중을 기존 50%에서 30%로 낮췄으며 주거환경 점수 비중과 설비노후도 비중은 각각 15%에서 30%·25%에서 30%로 높였다. 특히 조건부 재건축 판정 점수 범위를 기존 30~55점 이하에서 45~55점 이하로 완화해 45점 이하는 즉시 재건축이 가능하도록 기준을 조정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재건축 합리화 방안이 이번 결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한 달도 안 되는 기간 안에 재건축이 확정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 |
▲가락시장·문정 법조단지·대형마트 등이 인근에 위치해 재건축 후 집값상승 기대감이 높은 올림픽훼밀리타운. 사진=김다니엘 기자 |
◇ 집주인 관심과 사전준비가 빠른 통과에 주요
익명을 요구한 한 올림픽훼밀리타운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2021년 6월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를 정식으로 설립했고 같은 해 11월부터 재건축을 위한 모금을 시작해 약 5달 만에 5억원 이상이 모였다. 이 과정에서 재건축 통과를 향한 집주인들의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어 지난해 4월5일 송파구청에 정밀안전진단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세대 표본 등을 조사하고 실사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빠른 재건축 허가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올림픽훼밀리타운은 대지면적 30만4375㎡·56개동·총 4494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재건축된다면 인근 가락동 ‘헬리오시티’ 이상의 송파구 랜드마크 아파트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림픽훼밀리타운 내 B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달 13억4000만원에 전용면적 84㎡가 거래됐지만 이제는 그러한 매물이 없다"며 "재건축 통과로 기대감이 올라가 관망세가 짙어졌으며 향후 가치는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재건축 확정이 사업성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점을 시사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질적인 변화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재건축 합리화 방안 실행 이후 오히려 재건축 통과가 우후죽순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재건축 사업의 희소성을 잃어가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송 대표는 이어 "금리 및 경제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가치와는 별개로 거래량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5단지의 가격이 심의 통과 이후 하락한 것에 비춰봤을 때 개발속도가 사업성과 직결적으로 연관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