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은퇴자마을, 노인용 임대아파트로만 보면 안된다③

지난 3월 제정된 '은퇴자마을 조성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은퇴자마을법)이 내년 시행을 앞두고 후속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만드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주거시설뿐 아니라 의료·문화·체육·공원녹지 등을 함께 조성하는 대규모 복합단지인 은퇴자마을을 단순히 노인용 공공임대주택 공급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반 조성에 공공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되 민간의 자본과 운영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위규범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17일 에너지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은퇴자마을은 은퇴자에게 주거시설과 노후의 안정적인 생활을 제공하기 위해 각종 생활편의시설을 집단적으로 설치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단지다. 은퇴자주택은 임대 또는 분양 형태로 공급할 수 있으며, 구체적인 임대·분양 비율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법은 은퇴자마을 사업자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한국토지주택공사(LH)·주택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지방공사·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기관과 공공이 총지분의 50%를 초과해 출자·설립한 법인 등을 규정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의 '선시티(Sun City)'는 법안의 모델이 되는 사례다. 선시티는 1978년부터 19년에 걸쳐 건설된 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이다. CCRC는 미국에서 시작된 은퇴자 커뮤니티로 건강할 때부터 간병이 필요해지는 시기까지 거주지를 옮기지 않고 같은 장소에서 살아갈 수 있는 모델이다. 선시티의 경우 민간 개발사가 대규모 편의시설이 풍부한 골프 코스 커뮤니티로 건설하고 발전시켰다. 주택 입주자는 단독주택 또는 연립형, 콘도미니엄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입주는 분양방식으로 은행으로부터 장기 융자도 가능하다. 주택 가격은 약 1억7000만원부터 13억6000만원 선이다. 생활비는 2인기준 관리비 포함 월평균 150~200만원 수준이다. 주거단지의 기능은 주거공간·의료·식사·오락·운동·커뮤니티 시설로 구성된다. 건강이 나빠져 전적인 돌봄이 필요해지면 단지 내에 요양원으로 거주 형태를 바꿀 수도 있다. 중심부에 종합병원이 위치해 단지 내 입주자에게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고, 노인요양시설과 치매센터 등 관련 의료시설 10개소도 같이 운영하고 있다. 규모도 크다. 1960년대 조성된 선시티에는 4만명에 육박하는 은퇴자들이 거주한다. 은퇴자마을의 경우, 법안 발의를 주도한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체적인 규모는 법령에 명시되지 않았으나, 최소 1만가구, 2만명 이상이 모여 사는 규모로 조성되어야 실질적인 도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문제는 막대한 사업비다. 주거시설뿐 아니라 의료·교통·문화·체육·복지시설까지 함께 조성하려면 일반적인 임대주택 사업보다 훨씬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 실제 강원 춘천시가 추진하는 은퇴자마을은 약 50만㎡ 규모로, 주거와 의료·문화·교육·체육·복지 기능을 결합한 도심 근교형 복합단지를 구상하고 있다. 시는 기본계획 및 타당성 검토용역을 통해 입지 선정·주거 유형·생활 인프라 기능 등을 구체화하고 있다. 시는 국비 지원이 필요한 규모의 사업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법안 심사 과정에서 국토부는 은퇴자마을을 우선 공공 주도로 추진해 안정화한 뒤 민간 참여를 유도하는 단계적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은 사업자를 공공 위주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과거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에서 나타났던 부작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안전장치로 볼 수 있다. 1998년 도입된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은 2015년 사실상 폐지됐다. 당시 정부는 민간 자본을 통해 고령자 주거시설 공급을 활성화 시키려 했지만 노인복지주택은 복지시설이 아니라 사실상 부동산 분양 상품으로 변질됐다. 60세 이하를 대상으로 불법 전매·양도를 비롯해 의료·식사·돌봄·커뮤니티 운영 등 장기 서비스가 핵심인 시설임에도 상당수 사업장이 분양 후 방치 수순을 밟았다. 시행령이 구체화되는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사업자를 공공으로 한정하면서도 민간의 참여를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가다. 과거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이 실패한 것은 '민간 참여' 자체의 문제였던 것은 아니다. 입주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운영구조와 책임주체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공이 주거단지 개발과 운영을 모두 떠안는 방식도 지속 가능한 구조라고 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공공이 기반 조성을 맡고 민간이 운영을 담당하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주거 커뮤니티 위탁 운영사 관계자는 “공공이 기반시설 조성을 맡고, 민간 자본은 커뮤니티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여는 것을 고민해봐야 한다"며 “직접 매입임대를 하기에 자금사정이 넉넉치 않은 회사들에게 이런 사업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은퇴자마을 성패는 공공이 조성한 기반 위에 민간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사업자 자격만 좁게 규정하고 운영 참여 통로를 열어두지 않는다면, 법 제정 취지와 달리 '공공이 다 떠안는' 구조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홍지선 국토장관 후보자 “GTX-A 손실 서울시에 구상”…서울시 “국토부 지연 책임도 따질 것”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가 정부와 서울시 간 책임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철근 누락에 따른 운영손실금을 서울시에 구상 청구하겠다고 밝히자 서울시는 “귀책사유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도 끝나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향후 실제 구상권 청구가 이뤄질 경우 철근 누락 자체의 책임과 정부의 추가 안전점검으로 발생한 일정 지연 책임을 둘러싼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민경 서울시 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손실 발생의 원인과 귀책사유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조차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시 책임을 일방적으로 기정사실화하고 구상권 청구부터 예고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앞서 홍 후보자는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삼성역 철근 누락으로 발생한 손실보전금에 대한 구상권 청구 여부를 묻자 “청구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철근 누락 책임에 대해서도 “서울시에서 시공 관리를 철저하게 못 한 것이 주원인"이라며 시공사와 감리사에도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GTX-A 삼성역 정거장 구조물 공사에서는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설계도면을 잘못 해석해 철근 약 178t을 누락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당초 올해 8월로 예정됐던 삼성역 무정차 통과 일정도 미뤄졌다. 무정차 통과가 4~5개월 지연될 경우 정부가 GTX-A 민자사업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손실보전금이 400억원대에 달할 수 있다는 추산도 나온다. 서울시는 철근 누락 자체에 대한 책임과 이후 추가 점검에 따른 사업 지연 책임은 별개로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에 따르면 철근 누락 사실은 지난해 11월 확인됐다. 시는 같은 해 12월 보강방안을 마련한 뒤 올해 3월 상세 시공계획서를 작성하고 4월24일 국가철도공단, 4월29일 국토부에 구체적인 보강방안과 향후 계획을 공유했다.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보강공사와 영업시운전을 병행해 7월 중 보강공사를 끝낼 계획이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국토부와 국가철도공단 역시 자체 점검을 통해 구조물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토부는 4월29일 긴급 야간점검을 실시했고 국가철도공단도 5월6일부터 8일까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긴급안전점검을 진행했다. 이후 일시 중단됐던 시설물 검증시험이 재개돼 5월19일까지 총 94회의 열차 시험운행이 이뤄졌다. 진동 측정 결과도 근거로 들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국토안전관리원 요청으로 5월5일 실시한 측정에서 최대 진동속도는 0.069㎝/s였고, 국토부와 국가철도공단 의뢰로 한국콘크리트학회가 7월15~16일 시험열차를 투입해 측정한 결과는 0.049㎝/s였다. 시는 두 수치 모두 철도시설물 관련 기준인 0.3㎝/s의 4분의 1 이하라며 열차 통과가 구조물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를 토대로 삼성역 보강공사와 GTX-A 무정차 통과를 병행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시는 “구조적으로 위험한 상태였다면 국토교통부가 직접 시험운행을 재개할 수 있었겠느냐"며 “보강공사를 이유로 무정차 통과를 미룰 필요도 없었다"고 밝혔다. 책임 공방의 핵심은 철근 누락 사실이 확인된 이후 일정이 추가로 지연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로 모아진다. 서울시는 관계기관 점검으로 안전성이 확인된 이후에도 국토부가 추가 검증을 진행하면서 일정이 늦어졌다고 주장한다. 당초 7월20일까지였던 점검기간이 11월20일까지 4개월 연장되면서 7월 중 끝낼 예정이던 보강공사와 8월로 계획됐던 삼성역 무정차 통과 일정이 함께 밀렸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특히 무정차 통과 지연으로 GTX-A를 이용하는 동탄·성남·운정·연신내 등 수도권 주민의 불편도 장기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와 국가철도공단이 안전성을 확인하고 시험운행까지 재개한 뒤에도 추가 검증 절차를 진행한 만큼 이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까지 서울시에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 대변인은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이 스스로 구조안전성을 확인하고 시험운행까지 재개했음에도 추가 검증을 이유로 관련 절차를 장기간 지연시켜 놓고 그로 인해 늘어난 비용을 서울시민의 혈세로 부담시키겠다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실제 구상권 청구가 이뤄지면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변인은 “철근 누락에 따른 책임과 추가 점검 및 일정 지연에 따른 책임을 명확히 구분해 따질 것"이라며 “국토부의 결정으로 발생한 추가 비용까지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떠넘기려는 책임 전가에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신청 28만호 몰렸는데 착공은 1.4만호…LH 신축매입임대 곳곳 ‘병목’

정부가 도심 주택 공급을 위해 신축매입임대 물량을 확대하고 있지만 사업 신청부터 심의, 매입약정, 착공에 이르는 과정 곳곳에서 상당한 물량이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28만호가 넘는 사업 신청이 접수됐지만 연간 착공 실적은 1만4000여호에 그쳤고, 이미 매입약정을 체결한 뒤 토지를 확보하지 못하거나 사업자가 사업을 포기해 약정이 해지된 물량도 최근 2년간 1만호를 넘어섰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LH 신축매입임대 사업 신청 물량은 28만8317호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심의를 통과한 물량은 9만634호였고 실제 매입약정을 체결한 물량은 4만8771호였다. 같은 해 착공 실적은 1만4195호, 준공 등에 따라 LH와 매매계약을 체결한 물량은 6969호였다. 다만 신청과 착공 실적을 직접적인 전환율로 해석하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 신축매입임대는 사업 신청 이후 심의와 약정 등을 거쳐 착공하는 구조여서 지난해 착공 실적에는 이전 연도에 신청하거나 약정을 체결한 사업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신청 규모에 비해 실제 주택 공급으로 연결되는 착공 물량은 아직 제한적인 상황이다. 지난해 신청 물량 28만8317호와 같은 해 착공 실적 1만4195호를 단순 비교하면 4.9% 수준이다. 올해도 7월 말까지 6만643호가 신청됐지만 심의 통과 물량은 1만9041호, 약정 체결은 7452호였다. 같은 기간 착공은 9643호, 매매계약은 3891호를 기록했다. 첫 번째 병목은 사업 심의 단계에서 나타났다. 지난해 심의에서 탈락한 물량은 15만5886호에 달했다. 주요 탈락 사유를 보면 입지여건 미흡이 6만854호로 가장 많았고 설계품질 미흡이 5만3018호로 뒤를 이었다. 두 사유를 합치면 11만3872호로 전체 심의 탈락 물량의 약 73.0%에 달한다. 이밖에 임대수요 부족 2만3834호, 매입가격 과다 2653호, 가격 및 토지 형태 등의 기타 사유가 1만5527호였다. 2024년에도 심의 탈락 물량 6만4419호 가운데 입지여건 미흡이 3만3458호, 설계품질 미흡이 1만6169호를 차지했다. 신청이 대규모로 들어오더라도 실제 임대 수요가 있는 입지를 확보하고 LH의 설계·가격 기준 등을 충족하는 사업을 추려내는 과정에서 상당수가 탈락하고 있는 것이다. 심의를 넘어 매입약정까지 체결한 사업도 모두 착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2024년과 지난해 LH가 체결한 신축매입임대 약정은 각각 3만8531호와 4만8771호로 총 8만7302호였다. 그러나 올해 7월 말 기준 이 가운데 1만1755호의 약정이 해지됐다. 전체 약정 물량의 약 13.5%에 해당한다. 가장 큰 해지 사유는 토지 미확보였다. 2024년 약정 물량 중 3030호, 지난해 약정 물량 중 2533호 등 모두 5563호가 토지를 확보하지 못해 약정이 해지됐다. 전체 해지 물량의 47.3%다. 사업자가 스스로 사업을 포기한 물량도 3552호로 30.2%를 차지했다. 토지 미확보와 사업자 포기를 합치면 9115호로 전체 해지 물량의 77.5%에 달한다. 인허가 지연에 따른 해지는 681호, 착공 지연은 84호였다. 나머지는 약정 이후 매입 제외 사유가 발견되거나 소송이 발생하는 등의 사유였다. 신축매입임대는 민간사업자가 주택을 건설하면 LH가 사전에 매입약정을 맺은 뒤 준공된 주택을 사들여 공공임대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공공이 직접 택지를 조성하고 주택을 짓는 방식보다 도심에서 비교적 빠르게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정부가 단기간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신청 물량을 늘리는 것만으로 실제 공급 확대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입지와 설계 등의 문제로 심의에서 탈락하는 사업이 많은 데다 심의를 거쳐 약정을 맺은 이후에도 토지 확보 실패와 사업 포기 등으로 공급 계획에서 이탈하는 물량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부 의원은 “사업 신청은 28만호 넘게 몰리는데 실제 착공은 연간 1만호대이고, 어렵게 약정해 놓고도 토지 미확보와 사업 포기로 물량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LH가 신축매입임대를 신속한 공급수단으로 강조하는 만큼 목표 물량을 늘리는 데 앞서 신청된 사업을 실제 착공과 입주까지 연결하는 공급 병목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LH 매입임대 보수 3424건 미처리…천장 방수는 664일째 ‘감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매입임대주택에서 매년 16만건 안팎의 시설보수·하자 요청이 발생하는 가운데 처리되지 않은 보수 요청이 34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처리 건 가운데 3건 중 1건은 LH가 정한 일상보수 처리기간인 15일을 넘겼고, 최장 664일 동안 처리가 끝나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매입임대주택 시설보수·하자 관리 현황'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시설보수·하자 접수 건수는 총 11만2478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0만9054건은 처리가 완료됐지만 3424건은 아직 미처리 상태다. LH 매입임대주택의 시설보수 수요는 매년 15만~18만건 규모로 이어지고 있다. 연도별 접수 건수는 2022년 14만5519건에서 2023년 18만1040건으로 늘었다가 2024년 15만4488건, 지난해 15만8796건을 기록했다. 올해는 8월까지 지난해 전체 접수량의 70.8%에 해당하는 11만2478건이 접수됐다. 올해 8월까지 접수된 보수 요청을 공종별로 보면 기계 분야가 4만386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건축 3만4097건, 전기 2만7461건, 통신 5426건, 토목 1151건, 조경 480건 등의 순이었다. 보수 대상에는 천장 누수와 벽면 곰팡이, 바닥 균열 등 주거 환경과 관련된 문제뿐 아니라 가스경보기 작동 불량이나 소화배관 누수 등 안전과 직결될 수 있는 사례도 포함됐다. 문제는 보수 요청이 제때 처리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올해 8월 현재 미처리된 3424건 가운데 LH의 일상보수 처리기간인 15일 이내에 있는 건은 2290건으로 전체의 66.9%였다. 나머지 1134건(33.1%)은 15일을 넘긴 상태였다. 세부적으로는 접수 후 15~30일이 지난 건이 288건, 30~60일 310건, 60~90일 147건이었다. 90일 이상 처리되지 않은 사례도 389건으로 전체 미처리 건의 11.3%를 차지했다. 가장 오래 지연된 사례는 2023년 접수된 천장 방수공사로, 접수 이후 664일 동안 조치가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를 한 시설에서 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동일 주택·동일 시설에서 두 차례 이상 보수를 요청한 '반복보수'는 2021년 1374건에서 2022년 1272건으로 소폭 줄었지만 2023년 1591건, 2024년 1727건, 지난해 2404건으로 늘었다. 지난해 반복보수 건수는 2021년과 비교하면 75.0%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도 8월까지 1269건이 발생했다. 공종별로는 기계 분야에서 반복보수가 가장 많았고 건축·전기·통신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하자 유형별로는 작동 불량과 누수, 점등 불량 순으로 재발 사례가 많았다. 매입임대주택은 LH가 기존 주택을 매입해 저소득층·청년·신혼부부 등에게 공급하는 방식이다. 신규 건설 없이 도심 내 기존 주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주택이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고 건물마다 구조와 설비가 달라 유지·보수 관리가 상대적으로 복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 의원은 “매입임대주택은 도심 내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LH의 핵심 주거 지원 수단이지만 여러 지역에 분산돼 있고 건물별 구조와 설비가 달라 체계적인 유지관리가 쉽지 않은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접수·처리 시스템 고도화, 장기 미처리 건 자동 경보, 반복보수 이력 관리 등 관리체계를 촘촘히 개선해야 한다"며 “공급 속도뿐 아니라 입주 이후의 주거 품질과 안전까지 확실히 담보할 수 있도록 관련 인력과 시스템을 함께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임차인은 전세로, 임대인은 월세로’…HUG, 전월세 안심신탁 추진

“'PF시장은 위험해서 원금훼손 우려 있지 않냐'하시는데, HUG가 2013년부터 PF대출 보증을 서 왔는데 사고율은 0.3%입니다. 아무 사업장에 해주지 않습니다" 최인호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은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전월세 안정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전월세 안심신탁 사업 수익의 안정성을 강조했다. 전월세 안심신탁은 임차인에게는 전세를, 임대인에게는 월 수익을 제공하는 임대차 모델이다. 전세를 선호하는 임차인과 월세를 선호하는 임대인의 미스매치를 함께 수용하기 위해 제도가 디자인됐다. 안심신탁은 HUG-임차인-임대인 3자 간 약정 구조로 이뤄진다. 임차인은 전세금을 HUG 내의 공적 관리기구인 전월세안정화기구에 예치하고, 기구는 전세금을 직접 관리한다. 전세금과 민간 투자금을 재원으로 '주택공급활성화 펀드'를 조성해 펀드 재원을 HUG가 보증하는 주택 PF사업장에 투자해 이자를 수납하는 방식이다. 최 사장은 “임차인의 신탁금은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HUG가 PF보증을 선 사업장에 한해 대출한다"며 “이때 수익성·분양성·시장상황·사업장 위치·시행사와 시공사의 능력 등 여러 요소를 감안한다"고 설명했다. HUG가 2013년부터 PF 대출 보증을 선 규모는 약 50조원에 달한다. 그중에서도 사고 규모는 1800억원에 그치고, 최근 5년간 사고율은 더 낮다는 것이다. 임차인은 월세 대신 전세로 거주하며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했다. 갭투자가 원천 차단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전세사기도 예방된다. HUG는 임차인을 대상으로 안심신탁을 가입하면 이용할 수 있는 저리 대출상품도 출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세금 반환보증을 가입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서울 연립·다세대 중위가격인 매매가 3억원, 전세가 2억원으로 가정했을 때, 일반적으로 월세 지출은 약 74만원이다. 이 경우 임차인이 안심신탁에 가입해 전세가 2억원을 대출한다면, 저리 대출상품을 적용할 경우 월 대출이자는 53만원으로 가입하지 않았을 때 보다 월 21만원을 아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세계약 2년동안 연 252만원씩 총 504만원 절약이 가능하다. 전월세 안심신탁은 임대인 자율참여형이다. 임대인은 연 4%대 매월 고정적인 수입을 얻고, 공실이 발생해도 최대 2개월 간 월 수익을 보장한다. 현재 수익률은 4.35%가 유력하다. 이는 아파트 분양시장, 정비사업 등 범 PF 대출 금리를 평균적으로 고려했을 때 수치다. 임대인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세금 감면 방안도 마련된다. 현재 임대소득세는 14%인데, 이를 한자리 수로 감면하는 방안을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임차인 입장에서 월세수입은 비슷한 수준이다. 임차인의 순수 월세 수입은 월 74만원인데, 안심신탁 수익률 4.35%를 적용하면 73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개인 등록임대사업자에게 임대보증료가 평균 0.2% 절감되는 점, 임대소득세 0.2%가 추가로 감면되는 점을 고려하면 수익률은 4.75%까지 상승할 수 있다. HUG는 LH 공공임대사업에 안심신탁제도가 도입되면 여유재원을 HUG가 직접 투자해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최 사장은 “LH가 1만호를 맡기면 연간 3.7조원의 신탁금이 쌓인다"며 “LH가 2030년까지 20만호 가까운 신축매입 임대사업을 확대할 계획인 만큼 이를 안심신탁에 맡긴다면 신탁금 규모는 60조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유자금을 공공임대주택 공급으로 재원을 활용한다면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높여 전월세 안전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2026 고효율친환경건축대상 시상식] 친환경 건축 선도기업 성과 축하

에너지경제신문이 주관하고 국토교통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고효율·친환경 주거 및 건축기자재 대상' 시상식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7층 체칠리아홀에서 열렸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이번 시상식에서는 LX하우시스가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받았다. 포스코이앤씨, 한화 건설부문, 삼성물산, GS건설 등 4개사엔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상이 수여됐다. 특별상인 에너지경제신문 사장상은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롯데건설에 돌아갔다. 국토교통부 장관상의 영예를 안은 LX하우시스의 '뷰프레임'은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의 고단열 창호로, 단열효과를 높이기 위해 창짝과 창틀 내부를 여러 개의 공간 챔버를 나눈 다중 챔버 설계를 확보해 고단열 성능을 확보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상을 기업들을 살펴보면 포스코이앤씨는 공동주택 세대 단위 냉난방 자동 제어 시스템인 '에코 세이버(Eco Saver)'를 더샵 송도그란테르에 적용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한화 건설부문은 노후화와 유입농도 증가로 성능이 저하된 부산 수영하수처리장의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국내 최초로 김천시에 태양광 발전과 연계한 그린수소 생산시설을 준공했다. GS건설은 유리섬유보강근(GFRP)과 초고성능 콘크리트(UHPC)를 활용한 전단면 PC(Precast Concrete) 바닥판 기술을 실증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사장상을 받은 기업들을 살펴보면 현대건설은 와이케이스틸(YK Steel) 당진공장에 CCU 기술 적용 및 상용화로 하루 150톤 규모의 CO₂포집 플랜트를 구축한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대우건설은 탄소저감 조강형 콘크리트에 대해 환경성적표시(EPD) 인증 및 저탄소 제품 인증을 획득했고, 롯데건설은 건물 일체형 태양광 시스템 BIPV 모듈을 개발해 서울시 서초동 청년주택에 적용한 성과가 돋보였다. 기업들에 상을 수여한 정우진 에너지경제신문 부사장은 “에너지경제신문은 친환경과 고효율 에너지 활용에 전문화 된 인사이트를 가진 언론사"라며 “오늘 수상의 영광을 누린 기업들은 대한민국 친환경 건축을 주도하는 선도기업으로 본지와 국토교통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그 공로를 높이 평가해 이 상을 드린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105층서 49층 3개동으로 바뀐 GBC…공사기간 5년6개월 연장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가 건축허가를 앞두고 공사기간을 현실화했다. 당초 105층 랜드마크 타워에서 49층 3개동으로 설계가 변경되면서 공사 계약기간도 기존보다 5년 6개월 연장된다. 16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현대차 GBC 신축공사 제16차 건축위원회 심의 통과 이후 후속 조치로 계약 종료일을 기존 2026년 12월에서 2032년 6월로 5년 6개월 연장한다고 14일 공시했다. 공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설계가 변경되면서 일정이 일부 지연돼 공사기간이 현실화 된 사항으로 설명했다. 당초 GBC는 현대차그룹 통합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105층짜리 랜드마크 타워로 계획됐다. 2014년 현대차그룹은 10조5500억원에 삼성동 옛 한전부지를 매입하고 2016년 기준 약 2조원대로 추산되던 건축비를 들여 사업을 진행했다. 시간이 지나며 건축비가 5조원 이상으로 증가하자 지난해부터 층수는 낮추고 동은 3개 동으로 늘리는 방안으로 수정됐다. 지난 1월 서울시와 현대차그룹은 49층 변경안과 공공기여 방식에 대해 합의했다. 1월부터 6월 말까지는 지구단위계획 수립 절차를 진행했다. 도시관리계획 변경은 지난 6월 30일 고시됐다. 7월 건축 심의 절차를 진행해 9월 초 건축위원회 심의에 통과한 것이다. 인허가 절차는 사전협상·지구단위계획 수립·건축심의·건축허가로 순서로 진행된다. 건축허가를 받기 전에 건축법에 따라 건축위원회 심의를 받게 된다. 이후 설계도서를 그리는 등 요건을 충족해서 건축허가 신청을 하면 시가 관련법을 검토해 최종 허가를 낸다. 현재 각종 영향평가 등이 진행 중이며 건축허가 신청은 내년 1월로 예상된다. 공정률은 8%이고 현장에서는 터파기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GBC 공사는 설계 변경 이전에 받은 허가를 근거로 진행 중이다. 지하·상부 구조물은 나중에 변경된 최종 건축허가를 기준으로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만큼 공사에 당장 속도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건설업은 공정률에 따라 매출이 인식된다. 현대차는 건축허가 등 제반 인허가 절차가 완료되면 본격적인 공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인허가가 난 뒤 공정에 속도가 붙으면 매출 반영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단독] “은마상가 옥상에 철탑 설치하겠다”…비대위 임차인 발언 녹취 나왔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종합상가 임차인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하는 한 세입자가 상가 옥상에 철탑을 설치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녹음파일이 확인됐다. 비대위가 그동안 옥상 망루 설치와 폭발물 반입 의혹을 전면 부인해 온 가운데 실제 임차인의 '철탑 설치' 발언이 처음 확인된 것이다. 다만 녹음에는 철탑의 구체적인 형태나 설치 방법, 가스통·폭발물 반입 등에 관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개인의 발언이 비대위 차원의 공식 결정이나 실제 실행계획으로 이어졌는지도 확인되지 않아 '철탑 발언'과 '폭발물 농성 계획'은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 16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은마종합상가 임차인 A씨는 “세계인이 보는 은마이기 때문에 옥상에 철탑만큼은 세울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조합 측은 A씨가 은마종합상가 임차인 비대위에 참여하는 세입자라고 설명했다. 본지는 취재원 보호를 위해 녹음파일과 화자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조합 관계자는 “일부 세입자가 옥상에 철탑을 설치하겠다고 직접 말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안전사고와 불법 점거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었다"며 “관련 발언과 자료를 계속 수집하고 있으며 향후 법적 대응이 필요할 경우 증거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본지가 확보한 음성은 전체 대화 가운데 해당 발언만 발췌된 자료다. 발언 전후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여기서 말한 '철탑'이 농성용 망루를 의미하는지, 실제 설치를 위한 준비가 있었는지는 녹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조합은 가스통 등 위험물 반입을 언급한 별도의 녹음자료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해당 자료는 아직 본지에 제공하지 않았다. 앞서 일부 언론이 보도한 장기수선충당금 약 6억원의 폭발물 구매 사용 의혹을 뒷받침할 구매 내역이나 비대위 회의록, 경찰 신고 자료 등도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비대위 측은 철탑과 폭발물 반입이 비대위 차원에서 논의되거나 의결된 사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비대위 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비대위 회의에서 폭력적인 투쟁이나 위험물 반입을 논의한 사실이 없다"며 “임차인들을 과격하거나 위험한 집단으로 매도해 관리권 전환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상인들이 요구하는 것은 수십 년 동안 장사해 온 삶의 터전에 대한 이주·생계대책"이라며 “관계기관 진정과 집회 등 합법적인 방법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비대위 측은 녹음파일 속 '철탑 설치' 발언의 구체적인 맥락과 해당 발언자가 실제 설치 계획을 세웠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비대위의 공식 결정이 아닌 개별 임차인의 발언이라는 점과 실행 준비 여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앞서 비대위 측 관계자는 지난 14일 본지와 만나 “망루나 폭발물을 설치한다는 이야기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라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상가에서 40년가량 영업한 다른 상인들도 “그런 계획의 실체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철탑·위험물 반입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은마종합상가 구분소유자들은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SETEC 컨벤션센터에서 관리단집회를 열었다. 조합 측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서는 △관리규약 제정 △관리인 선출 △관리위원 선출 △관리단집회 비용 예산 추인 및 집행 방법 승인 등 4개 안건이 모두 가결됐다. 안건별 찬반 수와 참석 인원, 의결권 행사 현황은 공식 의사록을 통해 추가 확인해야 한다. 이번 집회는 서울중앙지법이 선임한 강동우 임시관리인이 소집했다. 집합건물법상 관리단은 구분소유자 전원으로 구성되며 이날 집회에서는 상가 관리업무를 맡을 정식 관리인과 관리위원을 선출하고 관리규약을 마련했다. 조합 관계자는 “안건 가결 이후 옥상 출입문 열쇠를 인계받고 위험한 물건이 반입되지 않도록 출입 통제를 시작했다"며 “집회가 열리기 전 일주일 동안에도 조합원들이 밤을 새우며 옥상과 주요 시설을 지켰다"고 말했다. 기존 상가 관리사무소 직원과 경비원에 대한 고용승계도 추진된다. 조합 관계자는 “기존 상가 번영회가 고용했던 관리사무소 직원과 경비원들을 그대로 고용승계하려 한다"며 “직원과 경비원들도 관리업무 전환에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도시정비사업 전문 변호사는 “도시정비법 제65조는 재개발사업의 수용·사용에 토지보상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어 일정 요건을 갖춘 상가 임차인은 영업손실 등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며 “반면 대법원은 민간 주택재건축사업의 임차인에게 이러한 손실보상 규정을 적용하거나 유추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시정비법 제81조 제1항에 따르면 관리처분계획인가가 고시된 때부터 이전고시일까지 소유자와 임차권자 등은 종전 건축물을 원칙적으로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없다"며 “사업시행자의 동의를 받거나 토지보상법상 지급돼야 할 손실보상이 완료되지 않은 경우에는 예외지만, 이 단서가 민간 재건축 임차인에게 별도의 보상청구권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관리처분계획인가 고시만으로 임대차계약이 자동 소멸한다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지만, 사용·수익권이 제한되기 때문에 조합이 명도소송을 제기하면 임차인이 점포를 계속 점유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도시정비법 제70조는 정비사업으로 임대차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 경우 임차인이 계약을 해지하고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즉, 재개발 상가 임차인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법에 따라 영업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지만, 민간 재건축 임차인에게는 같은 보상 규정이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관리처분계획인가가 고시되면 임대차계약 자체가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점포를 계속 사용할 권리가 제한돼, 명도소송이 진행되면 결국 점포를 비워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은마아파트는 지난 7월 2일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다. 기존 최고 14층, 4424가구를 지하 6층∼지상 49층, 29개동, 5850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조합은 내년 관리처분계획인가와 이주·해체 절차를 거쳐 2028년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단독] 은마상가 관리단집회 4개 안건 가결…옥상 출입·위험물 통제 착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종합상가 관리단집회에서 관리규약 제정과 관리인·관리위원 선출 등 4개 안건이 모두 가결됐다. 상가 구분소유자 측은 옥상 출입문과 공용공간에 대한 관리·통제에 착수하고 기존 상가 관리사무소 직원과 경비원의 고용승계도 추진할 계획이다. 상가 임차인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집회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재건축조합이 추진한다는 이주대책 협의체 구성에 대해서도 사전에 연락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관리권 전환과 세입자 이주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15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SETEC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은마종합상가 관리단집회에서 상정된 4개 안건이 모두 가결됐다. 집회에는 △관리규약 제정 △관리인 선출 △관리위원 선출 △관리단집회 비용 예산 추인 및 집행 방법 승인 등 4개 안건이 상정됐다. 안건별 찬반 수와 참석 인원, 의결권 행사 현황 등 구체적인 결과는 공식 의사록을 통해 추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집회는 서울중앙지법이 선임한 강동우 임시관리인이 소집했다. 집합건물법상 관리단은 구분소유자 전원으로 구성되며, 이날 집회에서는 상가 관리업무를 맡을 정식 관리인과 관리위원을 선출하고 관리규약을 마련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본지에 “안건이 가결됨에 따라 상가 옥상 출입문 열쇠를 확보하고 위험한 물건이 반입되지 않도록 조합원들이 통제를 시작했다"며 “관리단집회가 열리기 전 일주일 동안에도 조합원들이 밤을 새우며 옥상과 상가 주요 시설을 지켰다"고 말했다. 다만 관리단은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과 법적으로 구분되는 조직이다. 옥상 출입문 열쇠가 누구에게서 누구에게 인계됐는지, 재건축조합과 새 관리인이 각각 어떤 권한과 책임으로 출입 및 시설 관리를 맡는지는 관리규약과 공식 의사록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기존 상가 관리사무소 직원과 경비원에 대한 고용승계도 추진된다. 조합 관계자는 “기존 상가 번영회가 고용했던 관리사무소 직원과 경비원들을 조합원 측에서 그대로 고용승계하려 한다"며 “관리실 직원과 경비원들도 관리업무 전환에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건축조합은 기존 은마종합상가 번영회와 함께 상가 임차인 이주 문제를 논의할 협의체를 구성할 방침이다. 조합 관계자는 “상가 번영회와 협의체를 구성해 임차인들의 요구사항과 이주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입자들로 구성된 은마종합상가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집회와 협의체 구성 과정에서 사실상 배제됐다고 반발했다. 비대위 측 관계자는 본지에 “임차인이 참석해도 의결에 영향을 줄 수 없다고 판단해 관리단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집회 결과도 언론을 통해 전해 들었을 뿐 관리단이나 조합 측으로부터 어떤 설명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합이 상가 번영회와 이주대책 협의체를 구성한다는 사실 역시 사전에 연락이나 통지를 받은 적이 없다"며 “현재로서는 협의체 참여를 요청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조합과 상가 소유주 측이 세입자들과 직접 대화하지 않은 채 관리권부터 전환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측 관계자는 “먼저 만나 서로의 입장을 듣고 한 발씩 양보하자는 제안이라면 대화할 수 있다"며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일방적으로 절차를 진행한다면 협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은마종합상가 비대위는 전체 점포 560여곳 가운데 순수 임차상인이 약 450명이며 이 중 260여명으로부터 활동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대위는 재건축에 따른 영업 중단과 권리금 손실, 재고·시설물 가치 등을 고려한 이주·생계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은마아파트는 지난 7월 2일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다. 기존 최고 14층, 4424가구를 지하 6층∼지상 49층, 29개동, 5850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조합은 내년 관리처분계획인가와 이주·해체 절차를 거쳐 2028년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국토연구원장, “미시적 정책으론 주거시장 안정 안돼…국토균형발전 필요”

임재만 국토연구원장이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만으로는 주거시장 안정을 달성하기 어렵다며 국토균형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5극3특과 메가프로젝트 등 국토균형발전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연구원의 정책 연구 역량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임 원장은 15일 세종 인근에서 열린 국토연구원장 기자간담회에서 “미시적인 정책으로는 주거시장이 안정될 수 없다"며 “자원과 자본이 수도권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주택을 수도권에 많이 지어도 몰려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수도권의 공급을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수도권으로 자원과 인구가 집중되는 구조 자체를 완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임 원장은 이를 위해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거시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극3특과 메가프로젝트 등을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주요 과제로 꼽았다. 다만 임 원장은 현재 연구원의 역량이 정책을 선도하는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짚으며 연구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5극3특과 관련해 지역별 공간계획을 연구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시설 같은 산업시설을 어디에 배치할지, 인구는 어디에 거주할지, 이에 필요한 생활 서비스 시설은 무엇인지 등을 분석한다. 기존 혁신도시와 산업단지의 교통계획을 어떻게 연계할지도 연구 대상이다. 5극3특 별로 거점도시와 중간거점, 농어촌 지역 등을 연결해 지역 내에서 60분 안에 이동할 수 있는 교통체계를 구축하는 방안 등도 연구하고 있다.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어떤 공공기관을 이전할지, 이전 기관을 어느 지역에 배치해야 산업기반과의 연계성을 높이고 이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지 등을 연구한다. 다만 연구원이 특정 기관의 구체적인 이전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원의 정책 연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내부 변화도 예상된다. 올해부터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대한 예산 지원 제도가 바뀌면서 이에 따른 조직개편이 예정돼 있다. 기존에는 연구원 예산의 약 60%를 정부가 지원하고 나머지 40%를 외부 수탁과제로 충당하는 구조였다. 제도 개편으로 정부 예산을 통해 인건비와 운영경비를 충당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정부가 정책적 활용도가 높은 연구를 연구원에 제안하는 구조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연구원의 직무역량 평가와 승진 등 내부 인사·평가체계도 기존 수탁과제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변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연구원은 하반기 △연구원 역량 강화 △평가체계 개편 △연구 품질 제고 △연구 성과 확산 등 4개 과제를 중심으로 내부 개편을 추진할 예정이다. 임 원장은 “국토연구원이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국토의 균형발전, 토지·주택시장의 안정이고 삶의 질 측면에서는 주거 안정"이라며 “국토 모니터링센터·주거실태조사·국토균형발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지표로 연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정책의 세부 내용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