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규제 속 대형건설사 ‘광명뉴타운’에 올인하는 까닭은?

10·15 대책을 통해 재건축 및 재개발 관련 강력 규제가 시행되면서 도시정비사업지도 한파를 맞은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이 광명 뉴타운 개발 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서울과 워낙 가까워 입지가 좋은 데다 1급지보다는 상대적으로 싸 수요가 여전히 존재하고, 대단지 개발 위주여서 기업 입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 8일 경기 광명시 '광명13-1·2구역 통합재개발사업'을 수주했다. 이 사업은 경기 광명시 광명동 43-4번지 일원에 지하 3층~지상 43층, 9개동, 총 824세대 규모의 아파트 및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도급액은 약 3030억원이다. SK에코플랜트는 현재 5구역을 현대건설, GS건설과 함께 짓는 컨소시엄 단지 '광명 자이 힐스테이트 SK뷰'를 시공 중이다. SK에코플랜트가 광명뉴타운 내 단지를 단독으로 시공하는 것은 이번 13구역 수주가 처음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7일 광명 11구역을 재개발 하는 '힐스테이트 광명' 견본주택을 개관한 결과 주말 3일간 1만5000여명의 관람객이 현장을 찾는 등 수요자들을 끌어들여 다음 주 청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GS건설도 10월 광명 7구역을 개발하는 '철산역자이' 청약을 진행한 결과 1순위에서 313가구 모집에 총 1만1880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38대1을 기록해 비서울지역 청약 경쟁률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성과를 거뒀다. 광명뉴타운은 현재 앞서 거론된 3개 단지를 포함해 5개 구역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다. 또 최근 2020년 이후 6개 구역에서 입주를 마쳐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는 등 전국에서 가장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광명뉴타운은 2020년 이후 2030년까지 총 12개 구역에서 정비사업이 완료되면 2만8000세대, 약 6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미니 신도시급 지역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정부의 강력 규제에도 불구하고 대형 건설사들이 광명뉴타운 개발에 활발히 참여하는 것은 광명뉴타운이 지닌 입지적 강점이 뛰어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광명뉴타운의 가장 큰 특징은 서울시와의 근접성이다. 광명시는 과천시와 함께 서울지역 번호 02를 사용하는 서울시의 유이한 대규모 연담지역(도시 확대로 바로 맞닿은 다른 행정구역이 동질화 된 지역)이다. 광명을 끼고 있는 안양천을 경계로 바로 건너편이 서울시다. 상대적으로 서울 내 뉴타운 사업지가 규모가 작은데 반해 광명뉴타운은 대형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어 개발이 이미 확정되거나 입주를 마친 곳도 10곳이 넘을 정도로 규모의 경제를 자랑한다. 주택사업 일감 확보에 항상 목이 마른 대형 건설사들 입장에서 광명뉴타운은 '기회의 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셈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이번 수주에 성공한 광명 13구역은 통학 환경이 편한 학세권 입지가 강점인 지역"이라며 “서울과 인접해 입지가 뛰어나고 주변 개발사업이 활발해 주거 환경 개선 및 주거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만큼 시장의 기대를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다음 주 청약을 시작하는 광명 11구역은 광명뉴타운 내에서 광명사거리역과 가장 인접한 초역세권 입지를 지닌 점이 차별점"이라며 “광명뉴타운이 서울 주요 업무지구인 가산디지털업무지구와 10분대로 이동 가능한 직주근접형 개발사업지인만큼 미래 호재가 더욱 기대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대우건설, 마포구 중동 모아타운 시공사 선정…“초역세권 입지”

대우건설은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중동 78번지 모아타운의 시공사로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서울 마포구 중동 78번지 일대에 지하 4층에서 지상 최고 35층, 6개 동, 총 543세대 및 부대복리시설을 건설하는 소규모 주택정비 프로젝트다. 중동78번지 일대는 2022년 10월 서울시 모아타운 대상지로 선정된 후, 지난 4월 모아타운 관리계획 승인을 받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마포 중동 78번지 일원에 '마포 푸르지오 센트럴 로열'이라는 단지명을 제안했다. 이곳은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서울지하철 6호선이 교차하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초역세권 입지를 자랑한다.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내부순환로 등을 통해 도심 및 외곽으로의 이동도 편리하다. 또, 월드컵경기장과 홈플러스, 마포농수산물시장, 마포구청 등 풍부한 생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매봉산, 불광천, 홍제천, 하늘공원, 난지천공원, 상암근린공원 등 다양한 녹지공간도 인접해 있다. 단지는 전체동 100% 필로티 구조를 적용해 저층 세대 조망권과 프라이버시를 확보할 예정이다. 피트니스 클럽, 골프클럽, 스크린골프, GX룸, 다함께 돌봄센터 등 입주민을 위한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도 조성할 계획이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에너지경제 여론조사] 李 대통령 지지율 56.7%…‘APEC 성과’ 상승세 뚜렷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성과와 코스피 4200선 돌파 등에 힘입어 2주 연속 상승하며 56.7%를 기록했다. 지지율이 50% 중반대를 회복한 건 9월 1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1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진행한 11월 1주차 주간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56.7%(매우 잘함 46.4%, 잘하는 편 10.3%)으로 전 주 대비 3.7%포인트(p) 상승했다. 반면, 부정 평가는 38.7%(매우 잘못함 30.6%, 잘못하는 편 8.1%)을 기록하며 4.6%P 하락했다. 긍·부정 격차는 18.0%P로 확대됐다. '잘 모름'은 4.6%.였다. 특히 이번 조사에선 이 대통령에 대해 상대적으로 부정적이었던 부울경·고령자 층에서 긍정 여론이 대폭 상승한 점이 눈에 띈다. 지역 별로 부산·울산·경남이 전 주 41.3%에서 54.8%로 무려 13.5%p나 올랐고, 인천·경기도 59.9%로 전주 53.5%에 비해 6.4%p가 뛰었다. 다만 대구·경북에선 38.4%로 전주(46.7%) 대비 8.3%p 하락했다. 연령대별로는 전세대 모두 상승한 가운데, 70대 이상이 42.0%에서 53.5%로 11.5%p 상승해 가장 반응이 컸다. 18~29세는 37.9%로 전주 36.3%에 비해 1.6%p 올랐고, 30대는 49.5%로 전주 44.3%보다 5.2%p 뛰었다. 40대는 69.0%로 전주 65.7%보다 3.3%p, 50대는 66.1%로 전주 64.9%보다 1.2%p, 60대는 59.1%로 전주 58.4%보다 0/7%p 각각 상승했다. 직업 별로는 △무직·은퇴·기타(48.0%%→58.5%, 10.5%p↑), 판매·생산·노무·서비스직(49.2%→62.5%, 7.7%p↑) 등에서 상승세가 확실했다. 일간 별로도 APEC의 효과가 뚜렷히 관찰됐다. 지난 31일 52.8%(부정 평가 42.1%)로 마감했지만, 이달 1일 APEC 종료후 첫 조사인 4일에는 무려 58.5%로 5.7%p나 올랐다. 다만 △5일 57.8%(0.7%p↓) △6일 55.7%(2.1%p) △7일 55.0%(0.7%p↓)으로 3일 연속 감소하며 주 중·후반 하락세를 보였다. 리얼미터는 “주 초 APEC 성과와 코스피 4200선 돌파, 예산안 시정연설 등의 영향을 받아 외교·경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 이후 주중반 들어서면서 코스피 급락과 환율 상승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며 오름세가 꺾였다. 이후 이 대통령의 재판 중지법 철회와 야당의 재판 재개 촉구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며 주 후반 하락세로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따로 실시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2주 연속 상승하며 46.5%(전주 대비 1.1%p↑)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34.8%(3.1%p↓)으로 4주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양당 간 격차는 전주 7.5%p에서 11.7%p로 벌어졌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APEC 성과 △코스피 최고치 경신 등 경제 회복 긍정 신호 △전 정권 사법 리스크 부각에 따른 반사 이익 등으로 상승세를 탔다. 리얼미터는 “국민의힘에서 이탈한 부산·울산·경남 지역(11.1%p↑)과 중도층(3.7%p↑) 지지를 흡수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APEC 성과 비난 △추경호 구속 △한동훈 계엄 발언 △전 정권 관련 사법 리스크 등이 겹치며 핵심 지지층이 이탈한 것으로 분석했다. PK 지역(14.2%p↓)과 70세 이상 고령층(8.4%p↓), 보수층(6.9%p↓) 등에서 급락했다. 이어 개혁신당 4.2%(1.4%p↑), 조국혁신당 2.5%(0.7%p↑), 진보당 0.8%(0.5%p↓), 기타 정당 1.7%(0.3%p↓), 무당층 9.5%(0.7%p↑) 순이었다. 이번 대통령 지지율 조사는 3~7일까지 닷새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28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응답률 5.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p다. 정당 지지도 조사는 6~7일까지 유권자 1004명을 상대로 조사했다. 응답률 4.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 모두 무선 자동응답(ARS) RDD 방식으로 실시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또는 리얼미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역세권 너머 멀티역세권 단지 공급 청약시장 ‘흥행카드’

'역세권'은 청약시장에서 흥행 여부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특히 최근에는 1개 노선 역세권을 넘어 1·2·3·4·5호선 등 서울 주요 도심지로 직결되는 교통망이 기존 노선과 중첩되는 '멀티 노선' 입지를 갖춘 단지가 차별화와 희소성을 바탕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9일 주택업계 등에 따르면 멀티 역세권 입지를 갖춘 단지에서도 노선의 중요성에 따라 청약 선호도가 갈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생활권 중심의 지선이나 단거리 노선이 단순히 '노선 수'를 늘리는 데 그친다면, 광역 접근성과 서울 주요 지역을 연결하는 노선은 입지의 위계를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결국 멀티 노선 입지의 진짜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노선이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노선이 연결되어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실제 분양시장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7월 공급된 '오티에르 포레'는 1순위 평균 688.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해당 단지는 서울 주요 도심을 연결한 서울 지하철 2호선 뚝섬역과 수인분당선 서울숲역을 동시에 이용 가능하다. 시세 차익도 크다. 수도권 전철 1호선·수인분당선·경의중앙선을 이용 가능한 청량리역 인근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전용면적 84㎡는 9월 16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단지의 분양가가 2019년 당시 최고 10억7800만원이였음을 감안하면 6억원 넘게 오른 금액이다. 또 수도권 전철 1호선·수인분당선 수원역 역세권인 '대한대우' 전용면적 84㎡ 역시 9월 6억4000만원에 팔려 직전 거래가격(3월 4억2000만원) 대비 2억원 이상 뛰었다. 해당 단지는 역세권 입지를 넘어 GTX-C노선 수혜도 품은 멀티 노선 입지를 갖췄다. 이에 주요 건설사들도 연말 멀티 노선 입지를 갖춘 아파트 공급에 나서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과 포스코이앤씨는 인천 남동구 간석동 311-1번지 일원에 건립되는 '포레나더샵 인천시청역'을 11월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상인천초등학교 주변을 재개발해 공급하는 사업으로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총 24개 동, 전용면적 39~84㎡ 총 2568가구 중 735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인천지하철 1·2호선을 이용 가능한 인천시청역과 인천지하철 1호선 간석오거리역이 도보권에 위치해 있으며, 인천시청역에는 GTX-B노선의 개통이 예정돼 있어 교통 편의성과 미래가치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GTX-B 노선 개통 시 인천대입구역에서 서울역까지는 30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후 직주근접 측면에서 교통이 더욱 편리해질 것"이라며 “또 인천은 이번 10·15 대책으로 규제지역에서 제외돼 풍선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규제 한파에 꽁꽁”…10·15 대책 이후 분양시장 급속 냉각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이후 분양시장 심리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8일 주택산업연구원이 10월 20~29일 전국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11월 아파트 분양전망' 조사 결과, 분양전망지수는 전월보다 19.4포인트(p) 하락한 72.1로 집계됐다. 수도권은 100.2에서 73.3으로 26.9p, 비수도권은 89.6에서 71.9로 17.7p 떨어지며 정부 대책 이후 전국적으로 관망세가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분석됐다. 수도권의 심리 위축이 두드러졌다. 서울은 111.1에서 84.8로 26.3p, 경기는 97.1에서 69.7로 27.4p, 인천은 92.3에서 65.2로 27.1p 각각 급락했다. 이는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대폭 확대 지정된 데다, LTV(주택담보인정비율)·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강화와 전세대출 이자상환분의 DSR 반영 등 금융 규제가 동시에 시행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면서 이주비 대출과 청약 자금 마련이 어려워졌고, 결과적으로 분양시장 전반의 관망세가 심화됐다. 규제의 직접 영향권 밖인 비수도권도 예외가 아니다. 울산(107.1→71.4, –35.7p), 강원(90.0→55.6, –34.4p), 충북(88.9→55.6, –33.3p) 등 일부 지역은 30포인트 안팎의 낙폭을 기록했다. 이어 전남(77.8→50.0, –27.8p), 전북(90.9→66.7, –24.2p), 제주(87.5→64.3, –23.2p), 충남(92.3→75.0, –17.3p), 세종(100.0→83.3, –16.7p), 경남(84.6→71.4, –13.2p), 광주(82.4→71.4, –11.0p), 부산(90.5→80.0, –10.5p), 대전(100.0→92.3, –7.7p), 대구(87.5→86.4, –1.1p) 순으로 하락했다. 유일하게 경북(75.0→83.3, +8.3p)만 상승 전망을 보였다.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106.2에서 100.0으로 6.2p 하락, 분양물량 전망지수는 89.4에서 79.7로 9.7p 하락했다. 반면 미분양물량 전망지수는 89.6에서 98.5로 8.9p 상승하며 공급보다 수요 위축이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 규제 완화 가능성이 낮고 금리 여건도 변수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강남 3구 등 핵심 지역은 대출 의존도가 낮아 단기 충격은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10·15 대책 이후 분양시장 전반이 조정 국면에 들어선 분위기"라며 “대출 규제와 금리 부담이 이어지는 한 단기 회복은 쉽지 않지만 내년 초 경기 안정 신호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질 경우 일부 핵심 지역부터 점진적인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10·15 대책 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2주째 축소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이후에 서울 집값이 여전히 오르고 있지만 상승폭은 계속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이 경기권으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도 계속 관측됐다. 6일 한국부동산원의 11월 1주 전국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폭은 전주 0.23%에서 이번주 0.19%로 축소됐다. 수도권은 전주 0.14% 올랐지만 이번주에는 0.13% 상승했고, 지방도 전주 0.00% 보합세에서 이번 주엔 0.01% 올랐다. 전국적으로는 0.0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서울 한강 이남 11개 구는 직전 주 0.31%에서 0.26%으로 상승폭이 조금 줄었다. △동작구(0.44%→0.43%) △송파구(0.48%→0.43%) △강동구(0.42%→0.35%) △양천구(0.38%→0.34%) 등이 비교적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한강 이남 14개 구도 전 주 0.14%에서 0.11%으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중구(0.30%→0.29%) △성동구(0.37%→0.29%) △용산구(0.29%→0.23%), 마포구(0.32%→0.23%) △서대문구(0.22%→0.19%) 등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10·15 대책으로 갭투자가 금지되고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매수 문의와 거래량이 줄었지만 여전히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서울 전체가 상승세를 보였다는 게 부동산원의 분석이다. 10·15 대책 이전인 10월 3주차 서울 아파트값은 0.50% 상승하며 통계 이래 가장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이후 규제 효력이 반영된 10월 4주차 0.23%로 상승폭이 줄어든 데 이어 이번 주에는 0.19%를 기록했다. 경기(0.12%→0.11%)는 입지별로 상승세가 갈렸다. 평택시(-0.08→-0.20%)와 파주시(-0.06%→-0.11%)는 하락했지만 △성남 분당구(0.82%→0.59%) △구리시(0.18%→0.52%) △과천시(0.58%→0.44%) 등 실수요자 선호 지역은 서울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하남시(0.57%→0.40%)과 광명시(0.48%→0.28%), 동탄이 포함된 화성시(0.13%→0.26%) 등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분당과 구리 등 경기 일부 지역은 이른바 '풍선효과'로 매수 문의가 급증한 상황이다. 3일 방문한 구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e편한세상 인창 어반포레 18평 가격이 약 1억원 상승했다"고 전했다. 거래 가격을 봐도 18일 분당구 파크뷰 162.86㎡가 1억1000만원(3.7%) 오른 31억원에 거래됐다. 19일에는 같은 단지 139.717㎡가 3억5000만원(14.0%) 상승한 28억5000만원에 팔렸다. 양지마을 역시 5000만원(2.4%) 올라 21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구리시 토평신명 84.63㎡는 29일 1억8000만원(18.0%) 상승한 11억8000만원에 손바뀜했다. e편한세상 인창 어반포레 59.99㎡는 8000만원(8.8%) 오른 9억9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과천푸르지오써밋 120.95㎡도 18일 3억3000만원(11.5%) 오른 32억원에 새 주인을 찾으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한동안 보합세였던 인천(0.02%→0.05%)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구(0.01%→0.09%), 동구(0.07%), 미추홀구(0.03%→0.07%), 연수구(0.03%→0.07%), 남동구(0.04%→0.05%) 등 주요 지역이 모두 상승했다. 이밖에 5대 광역시(0.00%→0.01%)와 세종(-0.09%→0.00%), 8개 도(0.00%→0.01%)는 전주와 유사한 오름폭을 보였다. 시도별로는 울산(0.09%→0.11%), 전북(0.08%→0.06%) 등은 상승했다. 전남(0.00%)은 보합, 제주(-0.06%), 대전(-0.05%→-0.04%), 대구(-0.04%) 등은 하락했다. 한편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도 지난주(0.07%) 대비 상승했다. 서울(0.14%→0.15%), 수도권(0.10%→0.11%), 지방(0.03%→0.05%)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5대 광역시(0.05%)와 세종(0.13%→0.36%), 8개 도(0.01%→0.02%) 역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대우건설, 운정신도시 임대 견본주택 개관…“합리적 월세” 강조

대우건설은 최대 10년간 거주할 수 있는 '운정신도시 푸르지오 더 스마트'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의 견본주택을 7일 개관한다고 6일 밝혔다. 단지는 경기도 파주시 운정3지구 A-8블록에 들어설 예정이다. 지하 2층~지상 18층, 9개 동, 총 552세대 규모로 공급된다. 타입별 공급 세대 수는 △59㎡A 138세대 △59㎡B 55세대 △59㎡C 35세대 △79㎡A 45세대 △79㎡B 85세대 △79㎡C 61세대 △79㎡D 13세대 △79㎡E 33세대 △84㎡A 85세대 △84㎡S-1 1세대 △84㎡S-2 1세대로 구성돼 있다. 해당 단지는 최대 10년간 세금과 이사 부담 없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이다. 계약 갱신 시 임대료 인상률은 최대 5%로 제한돼 장기적인 주거비 부담을 덜 수 있다. 또한 선택형 임대조건을 마련해 최초 계약 시 개인 상황에 맞춰 임대보증금과 월 임대료 비중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공급 표준형 기준 임대료는 전용 59㎡ 보증금 1억8000만원에 월 임대료 25만4000원이다. 전용 79㎡는 보증금 2억1000만원으로 월 임대료는 38만7000원이다. 전용 84A㎡는 보증금 2억2700만원에 월 임대료 39만6000원으로 책정됐다. 단지가 조성될 운정신도시는 GTX-A 운정중앙역이 인접해 있다. 2028년 예정된 완전 개통 시 강남까지 약 30분 내 이동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경의중앙선 운정역,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서울문산고속도로, 제2외곽순환도로(예정) 등이 가까워 서울 및 수도권 주요 도시로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또, 단지 인근에는 해오름공원과 도래공원 등 대규모 녹지 공간이 자리하고 있으며, 파주의 대표공원인 운정호수공원도 가까워 쾌적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다. 중심상업지구를 비롯해 하나로마트, 홈플러스 등 다양한 쇼핑·편의시설도 인접해있다. 초·중·고교를 모두 도보로 통학 가능한 '학세권' 입지도 특징이다. 단지 바로 앞에는 운정해오름초가 위치하며, 다율중과 2026년 3월 개교 예정인 다율고 등도 근거리에 있다. 단지 내부는 남향 위주 단지 배치로 채광과 통풍을 극대화했고, 일부 세대에는 4베이, 대형 드레스룸, 광폭 주방, 팬트리, 알파룸 등을 적용했다. 실별 온도 제어 시스템으로 난방비 절감이 가능하며, 욕실에는 바닥난방이 적용된다. 주방에는 효율적인 조리 환경을 제공하는 3구 가스쿡탑과 발로 조작 가능한 절수형 싱크수전이 설치된다. 커뮤니티 시설로는 넓은 마당이 있는 커뮤니티 광장, 이웃과 함께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주민 텃밭, 아이들의 안전한 등·하교를 위한 키즈스테이션 등이 조성된다. 또한 그리너리 라운지에는 피트니스클럽, GX클럽, 골프클럽, 스크린골프, 그리너리카페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운정신도시 푸르지오 더 스마트의 견본주택은 파주시 다율동 1041-9번지에 위치해 있다. 입주 예정일은 2026년 6월이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김유승의 부동산뷰]“유독 싸고 표준계약서 피하면 100% 사기”…전세사기 대처 10계명은?

“전세가 주변 시세에 비해 지나치게 싸다거나 핑계를 대고 표준계약서를 쓰지 않겠다는 집 주인을 조심해라. 월세도 사기가 빈번하니 마찬가지로 주의해야 한다. 정부가 마련한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계약 전 꼼꼼히 살펴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의 전세사기 대책 실무를 총괄하는 한성수 국토교통부 전세사기피해지원단장의 말이다. 한 단장은 지난달 23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세사기를 피하고 만약에 당했을 경우 대처하는 방법 등을 알려줬다. 전세사기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피해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한 달 동안만 843명의 전세사기 피해자가 새로 결정됐을 정도이다. 그러나 전세사기피해자지원특별법이 지난 5월 31일 일몰됨에 따라, 6월 이후 새로 전세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사전 예방의 중요성이 한층 커진 상황이다. 한 단장은 “전세사기를 당했다고 신고하는 피해 건수가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지만, 계약을 할 때 항상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 전세는 물론, 전세사기 피해자의 10% 정도는 월세에서 발생하니 월세 계약 시에도 체크리스트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단장이 속한 국토부 전세사기피해지원단은 피해자 신청 접수 시 피해자 인정과 일상 회복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임시 조직이다. 피해자와의 소통부터,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 개최 주선과 피해자로 결정될 경우 관계기관에 통보해 주택도시기금의 저리 대출 지원 등을 담당하고 있다. 또 한국주택토지공사(LH)를 통해 우선매수권을 양도받아 경매 차익을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역할도 수행한다. 통상 피해보증금은 최우선변제금으로 약 30% 수준만 회복 가능하지만, LH의 매입 제도를 활용하면 최대 78%까지 회복할 수 있다. 한 단장에 따르면, 전세사기 피해는 일반적으로 계약 종료 시점에서 인지되는 경우가 많다. 계약이 만료돼 보증금을 돌려받아야 하는 시점에서 집주인과 연락이 닿지 않아 금전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는 설명이다. 전세계약 기간이 보통 2년임을 고려하면, 2023년 10월에 최초 계약한 세입자가 올해 10월에 피해 사실을 알게 되고 전세사기지원단을 찾게 되는 수순이다. 한 단장은 “다세대·오피스텔 단지에서는 한 세대의 계약자에게서 문제가 발생했을때 그 단지의 모든 세입자에게 소문을 통해 전세사기 피해가 알려지기도 한다"며 “피해 사례가 발생하면 증거를 최대한 수집한 뒤 각종 지원책을 활용해야 한다.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사기인지 미반환인지 판단할 수 있는 증거자료의 충분한 확보가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증거를 수집할 때는 사기나 기망 의도를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신청 후에는 75일 이내에 심의가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전세사기 예방을 위해서는 국토부가 지난 8월 배포한 체크리스트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단장은 “청년들을 비롯한 개인이 모든 사항을 직접 확인하기는 어려운 만큼, 공인중개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며 “특히 '3·3·3 법칙' 중 필수 항목인 △임차 주택의 권리관계 확인 △전세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 확인 △계약 시 공인중개사의 정상 영업 여부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변 시세조사를 하지 않고 집주인의 말만 믿고 계약했다가 피해를 입은 사례가 많다. 예컨대 “이 집이 20억인데 1억 못 돌려주겠냐"는 식의 집주인의 말을 믿고 계약했다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이들이 다수라는 것이다. 또 주변 시세 대비 가격을 1~2억원 대비 낮게 책정해주겠다며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 작성을 회피하는 경우도 조심해야 한다. 한 단장은 “값이 지나치게 싸면 그만한 이유가 있는 만큼 반드시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토부가 배포한 안심계약 체크리스트는 계약 전·계약 시·계약 후 3단계로 총 25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2년간의 피해 사례를 토대로 제작된 만큼, 이를 따르면 대부분의 사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한 단장은 강조했다. 체크리스트는 전국 공인중개사협회와 지자체의 협조를 얻어 현장에 배포되고 있다. 또, QR코드를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젊은 세대의 피해 예방을 위해 유튜브 쇼츠 등 온라인 홍보도 병행하고 있다. 정부는 전세사기 예방 강화를 위해 서울·경기·인천·대전·부산·대구 등 전국 6개 지역에 전세사기 피해지원센터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법 개정을 통해 예방 기능을 강화한 '안전계약컨설팅 제도'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공인중개사를 직접 배치해 등기부등본과 권리관계 확인, 유의사항 안내 등을 지원받을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한 단장은 “전세사기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단 한 명의 피해자라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안심계약 체크리스트에 명시된 25가지 항목을 직접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는 만큼, 내년부터 시행되는 안심계약 컨설팅 제도를 국민들이 적극 활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전세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보험 가입이 필수적이라고 한 단장은 덧붙였다. 전세사기 예방 모바일 앱(APP)을 활용하면 해당 주택의 시세, 악성 임대인 여부, 보증보험 가입 가능성 등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전세가율이 90~100% 수준으로 집값과 전셋값이 비슷할 경우도 함께 주의해야 한다. 집값 하락 시 매매가가 전세가보다 낮아져 보증금 회수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어서다. 과거 '빌라왕'을 비롯한 무자본 갭투자 사례에서는 감정평가나 시세를 조작해 전세가를 부풀리는 수법이 있었지만, 최근 제도 개선으로 이러한 방식은 상당 부분 차단됐다. 한 단장은 “2023년에 발생한 전세사기 사건을 계기로 경각심이 높아졌고, 언론의 사기수법 보도와 정부의 제도 개선, 정보 공개 확대, 신탁사기 예방 등으로 사기 건수가 감소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무자본 갭투자를 차단하기 위해 HUG의 보증 한도를 기존 100%에서 90%로 축소하고, 임대인 정보와 세금 체납 내역을 공개하는 등 정보 비대칭 해소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제도의 악용을 막기 위해 신탁사기 방지를 위한 관련 법 개정도 병행했다. 다만 한 단장은 “전세사기특별법이 일몰된 지난 6월 이후 최초 계약한 피해자 발생 시 지원 가능 여부에 대해서는 국회 결정 사항이라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근 증가세인 월세 계약 시 보증금과 관련해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피해자로 인정된 3만 4천 명 중 약 10%가 월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사례라서다. 따라서 월세 역시 보증금이 안전하지 않으므로 등기사항증명서를 비롯한 안심계약 체크리스트 항목을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한 단장은 강조했다. 아울러 지원단은 향후 전세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전세보증보험 가입 절차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계약 후 계약서를 지참해야 가입 가능 여부를 안내받을 수 있으나, 앞으로는 계약 전에 가입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변경한다는 계획이다. 계약금을 낸 뒤 가입이 불가할 경우 계약금을 잃을 수 있다는 허점이 있어서다. 또,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의 피해자 인정과 관련해서도 앞으로는 부결 시 통지문에 근거 조항을 명시하고, 보완 방법을 상세히 안내할 계획이다. 한 단장은 “이재명 정부 들어 여당과 협의해 피해지원센터 컨설팅 법안과 불법 건축물 매입·양성화 법안을 추진 중이다"라며 “집주인이 연락 두절될 경우 소방시설 문제 등에 대해서는 소방청이 개입해 빠르게 조치할 수 있도록 권고하는 법안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 국회와 협의해 최대한 조속히 시행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이슈&인사이트] 부동산 담보의 그늘을 넘어: 은행의 사업전환이 여는 신성장의 문

우리 경제의 혈맥을 담당하는 은행권이 여전히 부동산이라는 안전지대 속에 머물러 있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권의 원화 대출 중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은 70%에 육박했다. 이는 은행 여신의 10원 중 7원이 주택담보대출 또는 부동산 개발자금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5년간 이 구조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금리 인상기에도, 경기 둔화기에도, 은행들은 가장 손쉬운 길을 선택했다. 담보가 있고 리스크관리가 용이한 부동산 대출이 주요 대출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런 단기 안정성 추구는 국민경제 전체로 보면 '안정된 퇴행'에 가깝다. 실물경제로 자금이 적시에 공급되지 않으면 기업의 혁신 투자가 위축되고, 일자리 창출 여력도 줄어든다. 가계의 자산은 부동산으로 쏠리며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된다. 부동산 가격 상승은 중산층을 잠식하고, 젊은 세대에게는 '내 집 마련'조차 요원한 목표가 된다. 결국, 은행의 안정이 국민경제의 불안으로 전이되는 역설이 형성된 것이다. 은행권이 생산적 금융을 실현하는 첫 출발점은 평가 역량의 혁신이다. 과거 벤처 붐 시절, 많은 자금이 기술력만을 믿고 투입됐으나 부실로 끝났다. 반면 오늘날의 '기술 금융'은 동일한 벤처 대출이라도 기술 가치 평가에 근거한 정밀한 심사체계를 바탕으로 운용된다. 이는 성공적인 생산적 금융의 안전판이 된다. 은행이 단순히 자금을 공급하는 '대출기관'이 아니라, 산업을 분석하고 리스크를 공유하는 '투자기관'으로 진화해야 하는 이유이다. 다음으로 제도적 유인이다. 현재 은행들은 BIS 비율 규제에 따라 대출자산의 위험가중치에 맞춰 자기자본을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벤처기업 등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400%로 책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선진국 대비 과도하게 높은 수준이다 보니, 은행들이 같은 자본으로 더 많은 대출을 할 수 있는 안전한 부동산으로 쏠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만약 정부가 벤처·혁신기업 투자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120% 수준까지 낮추면, 은행으로서는 동일한 자본으로 더 큰 투자 여력을 가지게 된다. 이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유인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될 수 있다. 또한, 지역금융 강화도 필요하다. 일본은 2000년대 초부터 '관계형 금융(Relationship Banking)'을 통해 지방은행이 중소·중견기업과 장기적 거래관계를 유지하도록 지원했다. 대출 대상 기업의 신용등급뿐 아니라 현장 방문, 기술력, 고용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이 방식은 지역경제의 회복탄력성을 높였다. 관계형 금융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으로서 정부의 보증 지원 활성화가 시급하다. 신생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은 담보가 부족하거나 신용이 충분히 평가받지 못해 금융 접근성이 낮다. 이에 정부가 일정 부분 대출에 대해 보증을 서서 은행의 리스크 부담을 줄여주면 은행이 보다 적극적으로 성장 가능성 있는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 은행 내부의 체질 개선도 병행되어야 한다. 국내 은행 인력의 다수가 여전히 담보평가, 채권관리, 소매금융 영업에 집중되어 있다. 기술평가, 산업 분석 등 생산적 금융의 핵심 역량을 갖춘 전문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신용리스크를 평가할 수 있는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산업별 전담 심사팀을 구성하는 것이 향후 10년의 은행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다. 생산적 금융의 전환은 단순한 '투자 확대'가 아니다. 우리 경제의 자원배분 구조를 바꾸는 패러다임의 개혁이다. 적절히 운용된 생산적 금융은 다음과 같은 거시경제적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첫째, 기업 투자가 확대되어 고용이 창출되고, 가계소득이 증가한다. 이는 소비와 세수를 늘려, 경제의 선순환을 유도한다. 둘째, 은행 수익구조가 다변화되어, 부동산 경기 변동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 구조가 가능해진다. 셋째, 기술 금융과 벤처투자를 통한 혁신기업 성장으로 국가 경쟁력이 강화된다. 넷째, 금융과 산업의 연계가 강화되면서 자본시장의 깊이가 한층 두터워진다. 궁극적으로 금융은 국민의 부로 이어질 때 그 존재 가치를 갖는다. 국민경제가 더 이상 부동산과 대출금리에 의해 좌우되지 않기 위해서는, 은행의 자금이 창의와 도전, 생산과 혁신의 현장으로 흘러가야 한다. 유동성과 리스크 회피가 아닌, 신용과 감별력으로 먹고 사는 '원래의 금융'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제는 손쉬운 담보에 안주하던 시대를 넘어, '평가할 줄 아는 은행', '투자할 줄 아는 금융'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되어야 할 때이다. 부동산 담보가 아니라 기술과 신용으로, 이자수익이 아니라 성장성과 가치로 승부하는 은행이야말로 국민이 진정으로 신뢰하는 미래형 은행이다. 서지용

[르포]AI와 로봇이 집 짓는다…성큼 다가온 ‘스마트 대전환’

“건설 현장에서 사람이 넘어지잖아요? 그럼 인공지능(AI)이 위험을 감지해 경보를 울립니다." 5일 오전 경기도 고양 킨텍스 제7·8 전시장에서 열린 '스마트건설·안전·AI 엑스포(EXPO)'. 이 곳을 찾은 이들에겐 3D업종의 대명사로 취급받는 건설업의 미래가 AI와 로봇으로 어떻게 변하게 될 지에 대한 밑그림이 펼쳐졌다. AI가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자재 운반을 로봇이 대신해 비용·시간을 절약하는 현장 무인화 기술이 대거 선보였다. 드론으로 디지털 지도를 만드는 등 건설 산업 전반에 확산된 '스마트 기술'의 향연이었다. 이날 행사장에는 세부적으로 △모듈러 △BIM(건설정보모델링) △플랫폼 △드론 △로봇 등 다양한 건축 관련 최첨단 신기술들을 보여주는 부스들이 설치돼 있었다. . 특히 올해는 참가사들이 안전 관련 기술을 예년보다 다양하게 선보였다는 게 참석자들의 설명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국도로공사 부스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 들어 안전을 강조하는 분위기라 이전 행사보다 안전 관련 기술을 많이 선보인 편"이라고 전했다. 실제 이날 현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스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AI를 이용한 산재 예방 기술 시연이었다. CCTV 영상을 AI가 분석해 근로자가 위험에 빠지면 대응하는 AI 안전 대응체계였다. 한 시연자가 공사 현장에서 쓰러지는 장면을 연출하자 커다란 모니터에는 AI가 이를 위험 신호로 인식해 즉시 경고를 발산했다. LH 관계자는 “전국 건설현장과 매입임대주택에 설치된 각종 CCTV 영상과 IoT 센서 데이터를 분석해 위험한 상황이 예측되면 스피커 음성이나 문자메시지로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며 “근로자가 개구부 등 위험 구역에 접근하면 경고를 보내고,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구조 요청을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현재는 오탐 가능성이 있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추가 장치를 탑재해 시스템을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LH는 또 건설현장 고도화를 위해 △삼성전자와 협력한 AI 홈 기반 모듈러 주택 솔루션 △건설 BIM 기술 활용을 위한 통합관리 플랫폼 △디지털화를 위한 건설정보 관리 소프트웨어 △AI 모바일 CS통합관리시스템 등도 함께 선보였다. 도로공사의 드론을 이용한 작업 통제 시스템 등을 선보였다. 산재를 줄이기 위해 드론을 활용해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경우 즉시 현장 감독자가 작업을 멈추고 근로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개발하고 확인한 의사결정자가 근로자를 제지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지오펜스(가상 울타리)를 구축해 위험한 구역에 장비를 차고 들어가면 알람이 울리는 등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구역 진입을 막는 기술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또, 도로공사는 건설현장 효율화를 위해 드론과 UGV(무인 지상 차량)가 AI로 길을 학습하며 시공 공사 현장의 지형을 스캔해 디지털 지도를 제작하는 기술도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속도로의 유지보수를 위한 고하중 양팔로봇도 개발 중이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공동 개발 중인 스마트 자재 운반 로봇도 눈길을 끌었다. 네모난 틀에 바퀴가 달리고 그 위에 자재를 쌓을 수 있도록 설계된 이 로봇은 이미 현장에서 시범 적용돼 테스트를 받았다. 자재 운반 과정에서 카메라로 사람들이나 다른 로봇을 인식해 자동 회피하면서 최적 경로를 찾아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하게 필요한 곳에 도착해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해당 부스 관계자는 “이 로봇은 현대건설의 인천 청라 하나드림타운 현장과 삼성물산의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현장 등에 시범 적용된 바 있다"며 “현재 전진·후진·좌우 이동·상하 조정 등 자동 테스트를 수행한 후 가동 중이다. 2027~2028년 경에는 수직 운반 기능을 추가 탑재해 활용도를 늘리려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GS건설이 자회사 자이가이스트에서 제작한 목조 단독주택 모듈도 선보였다. 모듈형 주택은 시공 시간이 매우 짧고, 친환경 자재·시공이 가능해 미래 주택의 유형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내부를 둘러보니 일반 주택과 다를 바 없이 잘 꾸며져 있었다. GS건설 관계자는 “모듈러 건축의 단점으로 고비용 문제가 지적되지만, 석조나 PC(프리캐스트 콘크리트) 공법은 운반비나 기술비 등 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목조는 그런 단점이 없다"며 “아직은 중·고층 건물에는 적용이 어렵지만 단독주택 분야에서는 경쟁력이 높다. 현장 작업이 최소화돼 훨씬 안전하고, 철근과 콘크리트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성도 뛰어난 게 장점이다. 건축 공사 기간이 단축되는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의 만족도도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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