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배임죄는 과도한 기업 경제형벌…전면 개편해야”

경제계가 배임죄 개편 논의와 관련 기업의 경영 판단을 저해하지 않을 명확한 법적 기준을 세워달라고 호소했다.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경제 8단체는 2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배임죄 개선을 위한 경제계 호소문'을 발표하고 국회와 법무부에 관련 건의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배임죄를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경제형벌'이라고 규정했다. 처벌 대상과 범죄 구성요건이 불분명해 정상적인 경영 활동마저 형사처벌 리스크에 노출된다는 이유에서다. 경제8단체는 “지난해 교섭대상 확대,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 기업 부담을 가중시키는 법안들이 연이어 통과됐음에도 국회가 약속했던 배임죄 개선은 진척이 없었다"며 배임죄의 조속한 개편을 촉구했다. 또 “배임죄 개편 보완책으로 거론되고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이나 디스커버리 제도에 대해서는 기업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에 논의를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8단체는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제8단체는 “대주주 지배력 확대 방지 등 개정안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합병 등 경영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취득한 자사주까지 소각 대상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예외 적용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형법, 상법, 특경법상의 배임죄를 조건 없이 전면 개편하고, 미국이나 영국처럼 사기·횡령죄로 처벌하거나 민사적으로 해결할 것을 요청했다. 배임죄 전면 개편 대신 개별법에 대체 법안을 마련한다면 독일이나 일본처럼 적용 대상과 처벌 행위 등 배임죄 구성요건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인의 정상적인 경영판단에 대해 실패했다는 이유로 배임 혐의가 씌워진다면 과감한 신산업 진출이나 대규모 투자결정이 위축되고 결국 막대한 사회적 손실로 이어진다는 게 경제계 입장이다. 경제8단체는 이밖에 “배임죄 구성요건에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하거나 본인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을 추가해 고의적인 위법행위에 한해 처벌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재산상 손해 발생'이라는 처벌 기준 역시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한 경우'로 명확히 정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배임죄 전면 개편과 함께 경영판단원칙을 상법과 형법에 명문화할 것도 건의했다. 경제8단체는 “1차 상법 개정으로 이사충실의무가 주주로 확대되면서 이사들이 짊어져야 할 사법 리스크가 커진 만큼 기업인들의 전문적 경영 판단을 인정하고 불필요한 소송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선제적으로 행동하고 담대하게 도전하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신입 매니저 교육수료식에 참석해 '긍정의 현대정신'을 강조하며 희망찬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현대그룹에 따르면 현 회장은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사옥 내 H-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입 매니저 교육수료식'에 참석해 “선제적으로 행동하고 담대하게 도전해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 회장은 “현대그룹이 늘 '사람의 성장'을 중심에 두고 발전해 온 만큼 여러분의 성장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며, 그룹 미래 혁신과 도약의 밑거름"이라며 격려했다. 또 “인공지능(AI)은 높은 효율로 수많은 정보를 제공하지만 마지막 판단과 실천은 온전히 여러분의 몫"이라며 구성원들의 선제적 행동과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현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대표 등이 함께했다. △교육 성과물 발표 △우수 교육생 시상 △사령장 수여 등이 진행됐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허성 코오롱인더 사장 “현장 운영 시스템 구축이 회사 경쟁력 강화 시작점”

허성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이 “수준 높은 현장 운영 시스템 구축이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쟁력 강화의 시작점"이라는 메시지를 임직원들에게 남겼다. 코오롱인더스트리에 따르면 허 사장은 지난 22일 대산 및 천안 공장을 찾아 새해 첫 '현장 경영'을 펼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직원 안전 및 생산 효율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사장은 다음달 6일까지 전국 12곳의 사업장을 직접 찾아가 주요 업무 계획을 점검할 계획이다. 지난 23일에는 여수 공장을 방문해 공장별 현안 및 운영효율화(OE) 진행 사항을 살폈다. 또 임직원들에게 사업장 안전에 대한 공로로 트로피와 포상금을 수여했다. 여수 공장은 2004년 준공 이후 22년간 무재해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7월 고용노동부로부터 공정안전관리(PSM)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대상에 선정돼 고용노동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허 사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글로벌 수준의 OE 달성'을 최우선 목표로 추진해왔다. OE는 원료 조달부터 생산, 출고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최고의 효율성을 갖추는 것을 뜻한다. 허 사장은 “앞으로도 정기적인 사업장 방문을 통해 안전 계획 및 생산 설비를 점검하며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안전문화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여헌우의 산업돋보기] 소니의 사업전환 성공…韓 기업도 ‘체질 개선’ 서둘러야

일본 소니가 TV 사업을 사실상 접었다는 소식이 전세계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던 '소니 TV 신화'를 기억하는 이가 많아서다. 합작사를 만들어 경영권을 넘기는 주체가 중국 TCL이라는 점도 눈길을 잡는다. 브라운관(CRT) TV부터 액정표시장치(LCD) 제품까지 기술 리더십을 유지한 '전통의 강자'가 저가 공세를 퍼붓는 후발주자에게 왕좌를 내주는 모양새가 됐다. 중국과 일본이 극한 외교대립을 겪는 와중에 양국 대표 기업들이 피를 섞기로 했다는 점 역시 관전포인트다. 국내에서도 해당 뉴스 관련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초점 자체는 '소니의 몰락'에 맞춰져 있는 듯하다. 어떤 이는 소니 TV가 최고였던 어릴 적을 회상하며 세상이 변했다고 말한다. 누군가는 소니를 침몰시킨 중국 기업들의 공세를 보며 삼성·LG전자가 프리미엄 TV를 더욱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틀린 얘기는 아니다. 핵심을 잘못 짚었을 뿐이다. 한국은 일본·중국과 거의 대부분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나라다. 우리 입장에서는 소니가 TV를 포기하고 어떤 신사업에 신경 쓰고 있는지를 봐야한다. 소니의 시가총액은 23일 마감가 기준 22조2254억엔(약 207조원)이다. 국내 증시로 옮겨온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를 달리게 된다. 최근 주가가 급등한 현대자동차도 이제 막 시총 100조원 고지를 넘었을 뿐이다. 소니는 지난 수십년간 주력 사업을 수차례 교체해왔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에게 친숙한 가전·워크맨 회사였다. 소니 트리니트론 TV는 1973년 '방송 분야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미국 에미상을 받기도 했다. 인물이나 작품이 아닌 상용 제품이 에미상을 받은 첫 사례였다. 2000년대 들어서는 엔터테인먼트 분야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플레이스테이션 등 게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미디어 쪽에도 관심을 가졌다. 2010년 금융위기 전후에는 TV 사업 적자 등으로 회사가 없어질 수 있다는 소리까지 들었다. 시총이 20조원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등에 집중하고 이미지센서 경쟁력을 갈고닦았다. 2026년 현재 수익 중심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며 글로벌 종합 엔터테인먼트·테크 기업으로 거듭났다. 우리 입장에서 눈여겨봐야 할 포인트는 이미지센서 분야 영향력이다. 이미지센서는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전기 에너지로 바꾼 뒤, 이를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해주는 부품이다. '디지털 시대의 필름' 또는 '전자기기의 눈'이라고 볼 수 있다. 소니의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 점유율은 약 55%다. 삼성전자(약 15%)와 옴니비전(약 10%) 등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소니 제품은 센서와 반도체 칩을 겹쳐 쌓는 기술에서 세계 최고의 수율과 성능을 자랑한다고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디지털카메라 사업 부문을 일본 니콘에 넘겼다고 가정해보자. 회사의 경영 판단일 뿐, 삼성전자가 망하거나 과거의 영광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소니와 TCL이 합작사를 세웠다는 소식도 같은 맥락에서 접근해볼 수 있다. 소니는 일찌감치 TV를 껐다. 물론 우리 입장에서 중국 TV가 '소니' 브랜드를 달고 팔린다는 점은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분야기 때문이다. 기술력 자체는 아직 최고 수준이기도 하다. 중국산 공세가 워낙 거세다 보니 생겨나는 두려움이다. '세계의 공장' 중국은 201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한국 산업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태양광, LCD 등 분야는 이미 생태계 자체를 장악했다. 한국 석유화학·철강 산업은 중국 탓에 고사 위기에 놓였다. 전기자동차와 이차전지 분야 기술력도 무시하기 힘들어졌다. TV를 비롯한 가전제품들 '저가 공세'로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고부가가치 제품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인공지능(AI) 경쟁력을 무섭게 쌓더니 이제는 반도체에서도 존재감을 발산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시작됐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서는 관세 장벽이 높아지며 중국 제품이 서구권에 들어가는 길이 더욱 좁아졌다. 중국산이 월마트를 점령하고 저가 가전제품들이 아마존에서 팔리던 시대는 끝났다. 덕분에 한국은 중국이 무섭게 추격해오던 다양한 전통산업 분야 '수명'을 연장할 수 있게 됐다. 과거와 같은 자유무역시대였다면 이미 없어졌을 산업군이 한두 개가 아니다. 우리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짓고 이차전지·철강·태양광 패널을 만드는 게 이처럼 쉬웠을 리 없다. 유럽이 중국을 견제한 덕분에 우리 기업들의 수출길이 열리고, 일본이 중국과 갈등을 겪은 덕분에 한국 기업의 몸값도 올라간다. 우리나라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블록화'의 최대 수혜국이다. 미국·유럽이 기술, 환경,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 높은 진입장벽을 쌓을수록 한국에 기회가 생긴다.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통상 불확실성 증가가 희소식이라는 점은 아이러니다. 문제는 우리 기업들이 이같은 '특수'를 누리다 체질 개선 또는 구조조정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이다. 소니가 TV를 끌 수 있도록 압박한 것은 삼성·LG전자였다. LCD TV 시대가 도래했을 때 과감한 투자와 경영 판단으로 '왕좌'를 가져왔다. 소니는 정당한 경쟁에서 패배했고, 이미지센서 등 다른 분야에서 활로를 모색해야 했다. 지금 우리는 중국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우고 있다. 자유무역 무한경쟁 체제에서 중국이 더욱 고삐를 더욱 죌 경우 한국의 상당수 업종들이 고사 위기에 놓였을지 모른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나 태양광 모듈은 물론 철강·석유화학 등도 안심할 수 없다. 다행스러운 점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미래를 위한 준비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자회사 하만을 통해 독일 ZF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부를 인수했다. 동시에 전장 사업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며 새 먹거리 찾기에 열중하고 있다. SK그룹은 비핵심 계열사를 과감하게 정리하며 새로운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에 집중하고 있다.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이달 초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무대에서 주인공 역할을 했다. LG그룹은 B2B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한화는 방산·우주에서, GS·LS·두산 등은 신에너지 분야에서 금맥을 캐는 중이다. '소니식 포기' 혹은 과감한 체질 개선 작업이 경영자의 판단만으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구성원들의 도움도 필수적이다. 회사가 로봇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귀족 노조'가 공장에 로봇을 들여놓을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는 게 우리나라다. AI·로봇·우주 등 신사업으로 체질 개선을 해 나가기에 아직 갈 길이 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韓 ‘로봇 활용’ 잘하지만 공급망은 취약···산업구조 전환해야”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활용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핵심 소재·부품은 해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간한 '글로벌 로보틱스 산업 지형 변화와 한·일 공급망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 세계 4위, 로봇 밀도 세계 1위를 기록하며 로봇 활용도 면에서 글로벌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로봇밀도는 직원 1만명당 운용 중인 산업용 로봇 대수를 뜻한다. 한국은 근로자 1만명당 1012대의 로봇이 사용 중이다. 우리나라 로봇 시장은 총 출하의 71.2%가 내수에 집중된 구조다. 반면 산업용 로봇 설치 세계 2위인 일본은 출하량의 70% 이상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어 한국과 일본 간 글로벌 경쟁력 격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양국 간 격차의 핵심 원인으로 업스트림(원자재·소재)-미드스트림(핵심부품·모듈)-다운스트림(완제품)으로 이어지는 '공급망 상의 구조적 차이'에 주목했다. 한국은 작년 기준 로봇 구동에 필수 소재인 영구자석의 88.8%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정밀감속기·제어기 등 주요 구성부품 역시 일본과 중국이 최대 수입국이다. 로봇의 핵심 기능을 좌우하는 소재·부품의 국산화율은 40%대에 머물러 있다. 로봇 완제품 생산 확대가 소재·부품 수입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자원 빈국임에도 불구하고 폐모터에서 희토류를 회수하는 재자원화 기술과 특수강·정밀자석 등 고급 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업스트림 단계의 공급망 충격을 완충하고 있다. 미드스트림에서도 하모닉드라이브(감속기), 야스카와(모터) 등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 핵심 부품 시장의 60~70%를 점유하며 안정적인 '수직 통합형'의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부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일본은 고정밀 산업용 로봇시장에서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보고서는 한국 로보틱스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공급망 안정화'와 '신시장 주도'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기업 차원에서는 핵심 소재·부품 수요-공급 기업간 공동 연구개발(R&D) 강화, 탈(脫) 희토류 기술 확보, '로봇-SI-사후서비스' 결합 패키지형 수출 확대, 보안·신뢰성 기반 '클린 로봇' 마케팅 등을 통해 안정적 공급망을 기반으로 한 신시장 선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에서는 국산화 리스크 분담 및 공공 수요 창출, 도시광산 기반 재자원화 체계 고도화, 'K-로봇 패키지' 글로벌 레퍼런스(납품실적) 창출 지원, 국내 시험·인증 체계와 국제표준 간 정합성 강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진실 무협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로봇 활용 역량은 뛰어나지만 핵심 소재·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한계가 명확하다"며 “그동안 제조·활용 중심 전략을 공급망 안정화 전략으로 신속히 전환하는 것이 향후 로보틱스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국제유가 내려도 전기요금 그대로···“‘연료비연동제’ 산업용 요금 인하해야”

국제유가가 최근 하향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급격히 올린 산업용 전기요금을 연료비연동제에 따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주택용보다 원가가 낮은데도 우리나라는 비정상적으로 지난 몇 년간 산업용 위주로 전기요금을 올려왔다는 논리에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3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 중회의실B에서 '산업경쟁력 강화와 전기요금 세미나'를 한국자원경제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했다. 현장에는 박일준 대한상의 부회장, 조홍종 한국자원경제학회장(단국대 교수), 권남훈 산업연구원 원장, 정연제 서울과기대 교수, 이상준 서울과기대 교수, 이재윤 산업연구원 실장 등이 참석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난 이후 총 7차례에 걸쳐 70%가량 올랐다. 유가,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가 급등한 이후 한국전력 적자가 늘어나서다. 마지막 두 차례인 2023년 11월과 2024년 10월에는 주택용은 동결한 채 산업용만 올렸다. 조홍종 한국자원경제학회장은 환영사에서 “전력산업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단기적 조치가 아니라 전기요금의 가격기능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며 “불합리한 용도별 요금제를 폐기하고 소비자별로 전력생산, 송전, 배전의 총괄 원가를 반영해 부과하는 소매요금제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원가와 연동되지 않는 전기요금 체계는 에너지 소비와 국가자원분배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전력산업 발전을 제약하기 때문에 새 정부의 에너지정책목표 달성을 위해서도 제도개선이 빠르게 추진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첫 발제에 나선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산업용 요금은 이미 한계상황이므로 추가 인상은 곤란하며 주택·농사용 등 타 용도의 요금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대사용전력 기준으로 부과하는 기본요금 산정방식의 유연화, 기업 이탈방지를 위한 산업용 요금인하, 위기업종의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 완화를 비롯한 '요금 구조의 전면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두 번째 발제에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한전으로부터 벗어나 직접 전력을 구매하는 탈한전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며 “현행 전력시장이 기업의 니즈에 맞는 상품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신호로 분산에너지시대와 에너지신산업화에 맞게 기업들의 전기요금 선택권을 다양화하고 확대해야 한다"고 짚었다. 참가자들은 산업용 전기요금의 전체적 인하가 어렵다면 철강·석유화학 등 구조적 위기를 겪고 있는 업종에 특화된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철강업은 2030년까지 시행하는 온실가스배출권거래 무상배출량이 약 20% 감소하고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가 올해 시행됨에 따라 3조원 이상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탄소감축을 위해 전기로 설치를 확대 중인데, 전기로는 기존 고로보다 10배 높은 전력을 소비해 요금부담 급등을 감내해야 하는 처지다. 석유화학산업은 기존 범용중심 구조에서 고부가·첨단소재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해야 하는 형국이다. 최근 통과된 '석유화학특별법'의 실질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특례 전기요금제 마련 등 비용경감 지원이 필요하다. 이밖에 한전 이외 다양한 전력구매계약을 확대하고 한전의 투자부담 완화와 전력망 건설속도를 높이기 위한 민간참여 허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전력판매경쟁을 통해 원가상승을 억제하는 효율적 전력시장제도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대차 노조 ‘로봇과 전쟁’ 선전포고…“아틀라스, 합의 없이 1대도 못 들어와”

현대자동차 노조가 '로봇과 전쟁' 선전포고를 날렸다. 사측이 자동차 생산에 '피지컬 인공지능(AI) 로봇'을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노조가 크게 반발하며 정면 충돌하고 있다. 현대차가 그룹 차원에서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하기도 전에 노사 갈등 파고에 직면한 모습이다. 과거 성과급 지급액 등을 두고 다퉜던 임금 및 단체협약 분위기 역시 앞으로는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전날 소식지를 통해 “노사 합의 없이는 단 1대의 로봇도 생산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고 선언했다. 노조는 “지난 6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공개된 휴머노이드 양산형 로봇 아틀라스가 시장에 충격을 줬다. 회사는 아틀라스 3만대를 양산해 향후 생산 현장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건비 절감을 위한 AI 로봇 투입이 가시화하고 있다"며 “분명히 경고한다. 노사 합의 없는 도입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아틀라스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 제품이다. 사람처럼 걸어 다니며 관절을 이용해 생산 작업을 할 수 있다. 이달 초 'CES 2026'에서 공개돼 주목받았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미국에 로봇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아틀라스를 대량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아틀라스는 일단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부품 분류를 위한 서열 작업에 투입된다. 노조는 소식지에서 로봇 도입과 별도로 해외 공장 물량 이전에 따른 국내 공장 고용 불안정 문제도 지적했다. 이들은 “HMGMA로 물량이 이전하면서 국내 공장 중 두 곳은 물량 부족을 겪고 있다"며 “HMGMA 공장 생산량을 현재 연간 10만대 이하에서 2028년까지 50만대 규모로 증설하겠다는데 이는 국내 공장의 상당한 물량을 이전하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노조의 이같은 입장이 자칫 국내외에서 '아틀라스 혁신'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 단체협약에는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노사가 심의·의결한다'고 적혀있다. 노조가 로보틱스 산업을 '회사 발전'이 아닌 '일자리 위협' 관점에서 보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노조는 최근 현대차 주가가 크게 오른 상황을 두고 “단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로봇·AI기업으로 가치가 매겨지고 있다"며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라고 밝혔다. 또 아틀라스의 효용성은 인정하면서도 “로봇은 장기적으로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자본가에 좋은 명분이 된다"며 “노사관계 파탄을 원한다면 그 끝을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아틀라스의 1대당 가격이 약 2억원, 연간 유지 비용은 1400만원가량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차 임직원의 평균 급여는 2024년 기준 1억2400만원이다. 아틀라스가 상용화되기까지 수년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사측은 당장 올해 임단협에 난항이 생기는 게 아닐지 걱정하고 있다.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시행 등 노사 관계 균형추 자체가 노동자 쪽으로 크게 기울어진 가운데 아틀라스가 노조에 투쟁을 위한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 노조는 '기득권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공식화한 상태다. 자신들의 일자리는 지키면서 공장 생산성은 최저 수준으로 낮추고 임금은 최대한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작년 말 취임한 이종철 현대차 노조 지부장은 후보 시절 퇴직금 누진제 도입, 생산 라인 근무시간 1시간 단축, 공장 소재지 출신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신규채용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여기에 주 35시간제를 시범 시행, 임금피크제 폐지, 국민연금 수급 시기와 연동한 정년 연장 등도 조합원들에게 약속했다. 단순 공약이긴 하지만 임단협에서 쟁점화하기에는 지나친 내용들이 대부분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지부장 성향 자체도 강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조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무분규로 사측과 임단협 합의점을 도출해냈다. 작년에는 임금 인상 폭과 정년 연장 등을 둘러싼 갈등의 골이 깊어져 세 차례 부분파업을 단행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韓 수출 기업 “환율·관세 불확실성에도 포기하지 않고 위기 돌파”

환율 변동성 확대, 보호무역주의 심화 등 글로벌 경영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수출 기업들은 '마부작침(磨斧作針)'의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마부작침은 수출기업들이 올해 경영전망으로 꼽은 사자성어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노력하면 반드시 이룰 수 있음을 이른다. 21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간한 '수출기업의 2026년 경영환경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수출기업의 38.6%는 설문조사에서 올해 경영환경이 전년과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중 31.1%는 개선될 것으로, 30.3%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영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이 전년도 조사(14.2%)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며 수출기업들의 경영환경 인식이 상대적으로 호전되고 있는 양상이다. 설문은 지난해 말 1193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품목별로는 △'생활용품'(개선 응답 48.2%) △'의료·정밀·광학기기'(42.2%) △'반도체'(38.2%) 등에서 경영환경 개선 기대감이 높았다. △'석유제품'(악화 응답 45.5%)과 △'섬유·의복'(43.1%) 등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올해 매출 목표에 있어서는 수출기업의 47.1%가 전년 대비 목표를 높게 설정하며 도전적인 경영 의지를 내비쳤다. 투자 계획 역시 국내·해외투자 모두 전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확대하겠다는 응답이 80%를 웃돌아 불확실성 속에서도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우리 기업들이 꼽은 올해 가장 큰 대외 리스크는 '환율 변동성 확대(1위)'와 '미국 관세 인상(2위)'으로 조사됐다. 특히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입원자재 가격 상승 △해외 바이어의 단가 인하 압박 △국내 물가의 전반적인 상승 등이 부담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로 최근 환율 상승으로 인해 해외 바이어로부터 '가격 인하 요구를 받았거나'(40.5%), '향후 요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37.6%)고 응답한 비중은 78.1%에 달했다. 수입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상 등으로 수출 단가 인하 여력이 없다는 기업도 72.5%에 달했다. 중국 기업의 추격도 거셌다. 우리 수출기업이 평가한 중국 기업의 경쟁력은 3년 전 조사(95.8~97.0점) 대비 크게 상승한 99.1~99.3점(자사=100점 기준)을 기록했다. 기술 및 품질 격차가 사실상 거의 사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은 중국의 '압도적인 가격경쟁력에 기반한 저가 물량 공세'(84.9%)와 '빠르게 향상된 기술 및 품질 경쟁력'(48.6%)을 최대 위협 요소로 지목했다.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최우선 정부 정책으로는 '환율 안정'(47.7%)이 압도적인 1순위를 차지했다. '주요국과 협상을 통한 통상 리스크 최소화'(27.8%)가 뒤를 이었다. 조사 대상 15개 전 품목군에서 1순위 정책으로 '환율 안정'을 꼽았다. 수출기업들은 올 한 해를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뼈를 깎는 혁신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뜻의 '마부작침'(27.7%)을 가장 많이 꼽았다. 본격적인 도약을 다짐하는 '도약지세'(跳躍之勢, 16.6%)와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전화위복'(轉禍為福, 16.3%)이 그 뒤를 이었다. 도원빈 무협 수석연구원은 “환율 변동성과 미국 보편관세 우려 등 대외 파고가 높지만 우리 기업들은 매출 목표를 상향하고 투자를 유지하는 등 정면 돌파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를 강화하는 한편 국가 간 통상 협상력을 발휘해 우리 기업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OECD 경제단체 “상반기 경기 침체 지속…기업 투자 심리 반전 전망”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은 올해 상반기 글로벌 경제에 저성장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급격한 경기하강 공포는 다소 완화되며 작년 하반기에 비해 기업투자는 확대될 것으로 봤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1일 OECD 회원국 경제계의 올해 상반기 전망을 담은 'OECD 경제산업자문위원회(BIAC) 2025 경제정책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BIAC에는 한경협을 포함해 총 38개국 경제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는 그중 OECD 회원국 GDP의 93.5%를 차지하는 29개국 경제단체가 응답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OECD 경제계의 과반수(59.6%)는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 전망을 '경기 침체 지속'으로 답했다. 작년 하반기 절반(49.5%)을 차지했던 '급격한 위축' 응답은 대폭 감소한 0.6%에 그쳐 가파른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잦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경영환경에 대해서는 다수의 응답이 여전히 '보통'(57.3%)으로 나타나며 신중한 전망을 유지했다. 이는 무역·통상 및 지정학적 충격이 단기 리스크를 넘어 중장기적 비용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결과로 해석된다. 작년 하반기 '투자 감소'(74.9%)를 우려했던 OECD 경제계의 시각이 올해 상반기 '투자 증가'(78.1%)로 돌아서며 투자심리가 극적으로 달라졌다. 특히 인공지능(AI)·클라우드·소프트웨어 분야는 대다수(94.2%)가 투자 '증가'를 예상해 전략 분야로의 투자 집중이 예상된다. 다만 회원국 경제계 과반수(51.6%)가 올해 인플레이션 상승을 예상해 비용 압력이 투자를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된다. 기업 활동 제약요인(복수응답)으로는 '지정학 리스크'(85%)에 이어 '높은 에너지 가격 및 공급 불안'(81.6%), '노동시장 경색·미스매치'(78.5%), '무역·투자장벽'(74.4%) 등이 언급됐다. 특히 에너지 수급과 노동시장 관련 응답은 직전 조사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BIAC는 이번 조사에 대해 “대외 통상·금융 여건 제약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글로벌 기업활동이 위축되면서 저성장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각국 구조개혁 노력과 함께 무역·투자 촉진을 위한 환경 조성과 글로벌 규제 조율을 위한 OECD의 적극적 역할 수행을 기대한다"고 진단했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글로벌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기업투자, 특히 혁신분야에서의 투자전망이 뚜렷하게 반등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혁신 분야 투자 수요를 실제 성과로 연결하려면 과감한 규제 개선과 노동시장 수요에 맞는 인력 확충, 안정적 에너지원 확보가 관건"이라며 "한국이 국제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민관이 머리를 맞대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정부 3차 상법개정은 ‘토끼뜀질’, 재계 요구 배임죄 개선은 ‘거북걸음’

경영계가 상법 개정 논의 속도 조절과 기업 경영 '형사 리스크 완화'를 병행해 달라고 정부·국회에 촉구하고 나섰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것과 달리 배임죄 개선 같은 경영환경 전반 제도 보완은 지연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경제8단체는 20일 공동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이같은 의견을 정부·국회에 전달했다. 이들은 이번 개정안 입법취지가 '회사재산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을 특정주주에 유리하게 임의로 활용하는 행위 방지'라고 환기했다. 이에 따라 상법 제341조에 따라 배당가능이익 내에서 자발적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은 이에 해당되지만, 제341조의2에 따라 합병 등의 과정에서 비자발적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은 해당사항이 없다고 주장했다. 입법취지와 결을 맞춘다면 소각의무를 면제해야줘야 한다는 뜻이다. 경제8단체는 또 비자발적 취득 자기주식은 정부가 장려한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특정 목적 취득 자기주식도 처분과정에서 악용될 우려가 있다면 처분절차 시 주총결의를 받도록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경제8단체는 이와 함께 기업이 상법 제341조의2에 의해 취득한 자기주식을 소각하는 경우에는 감자절차를 면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합병 등 특정목적 자기주식의 경우 소각 시 감자절차(채권자보호절차, 주총 특별결의)를 거쳐야 하는데, 채권자의 대규모 상환요구를 감당하지 못하거나 주총 특별결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법위반 상태가 초래된다는 이유에서다. 국회가 지난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1차 상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경영판단에 대한 과도한 형사책임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배임죄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경제계는 배임죄 구성요건이 추상적이어서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결과까지 사후적으로 형사처벌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특히 1차 상법 개정 이후 주주에 의한 배임죄 고소·고발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 등 기업의 전략적 의사결정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단체들은 “배임죄 개선이 늦어지면서 기업들은 경영상 의사결정을 유보하거나 기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며 “기업이 적극적인 투자와 혁신활동을 추진할 수 있도록 3차 상법 개정에 앞서 경영판단 원칙 명문화 등 배임죄를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영계는 이밖에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관련 사용자 개념을 명확히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경총 등 경제단체들이 구성한 '경영계 노조법 개정 대응 태스크포스(TF)는 지난 16일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지침에 대한 경영계 입장을 고용노동부에 전달했다. TF는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등 법령상 의무 이행이 곧 원청의 사용자성 판단 징표가 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법령상 의무 이행을 넘어서 하청근로자의 안전보건에 대해 직접 지배·결정하는지 여부를 판단기준으로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계법령에서 원청은 하청근로자에 대한 산업재해예방 등 일정한 책임을 부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원청의 법령상 의무 이행을 위한 것과 법령상 의무를 넘어서 하청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직접 지배·결정하기 위한 것이 구별돼야 한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TF는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은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 결정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합병, 분할, 양도 등 기업조직 변경이나 공정라인 재배치, 설비 이전 등 생산공정 변경과 같은 사업경영상 결정 시 배치전환 등 인력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필수불가결한 배치전환을 일률적으로 단체교섭 대상에 포함시킬 경우 사용자의 정당한 인사권을 본질적으로 제한한다고 봤다. 또 기업조직 변경이나 생산공정 변경 등 기업의 경영상 결정을 사실상 원천적으로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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