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ESG평가 3년 연속 ‘통합 A’ 획득

코웨이는 한국ESG기준원(KCGS)이 주관하는 ESG 통합 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했다고 19일 밝혔다. 한국ESG기준원은 국내 대표 ESG 평가 기관으로, 매년 약 1000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분야의 경영 시스템과 성과를 종합 평가해 등급을 부여한다. 올해로 코웨이는 3년 연속 통합 A등급을 획득하며 ESG 전반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역량을 인정받았다. 구체적으로 코웨이는 환경 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에너지 사용 실적, 폐기물 발생 실적 등의 항목에서 개선 성과를 인정받아 A 등급을 획득했다. 사회 분야는 파트너사 동반성장 이행 강화·생물다양성 보존 활동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아 A+ 등급을, 지배구조 분야는 주주환원정책 강화와 지배구조 독립성·투명성 강화 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B+ 등급을 각각 획득했다. 한편, 코웨이는 2021년 신설한 ESG위원회를 중심으로 매년 ESG 경영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탄소중립 경영체계 구축, 지속가능한 성장 도모, 투명하고 지속가능한 거버넌스 운영 등 세 가지 전략방향을 수립하고 이에 따른 중점과제를 설정해 전사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코웨이 관계자는 “지속적인 ESG 경영 전략 고도화와 이해관계자 소통 노력이 이번 평가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더욱 체계적이고 진정성 있는 ESG 경영 활동을 바탕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소아 천식 스테로이드 약물, 골절 위험 크게 높인다

소아 천식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 염증성 호흡기 질환으로, 주로 흡입 스테로이드나 전신 스테로이드를 사용해 관리한다. 흡입 스테로이드는 흡입기나 '네블라이저'로 스테로이드를 흡입하는 방식이다. 폐에만 국소적으로 작용해 염증을 억제하고 호흡기 증상을 완화한다. 반면, 전신 스테로이드는 천식의 급성 악화 또는 천식 증상이 조절되지 않을 때 제한적으로 사용되는데, 알약 복용이나 주사 치료로 전신에 영향을 미쳐 면역 반응을 조절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경훈 교수는 17일 “소아 천식 치료를 위한 스테로이드 사용이 소아의 골절 위험을 최대 3배까지 높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소아 천식을 치료할 때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으로 치료제를 선택해야 하며, 이후 주기적인 평가로 치료제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간 여러 연구에서 스테로이드 사용이 골밀도 감소 등 뼈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었다. 게다가 스테로이드 노출(흡입)이나 사용량(전신) 등 방법과 정도에 따라 골절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히 소아는 뼈 형성과 발달이 활발한 시기인 만큼, 치료에 사용하는 스테로이드와 골절과의 정확한 상관관계를 밝힐 필요가 있었다. 이에 김경훈 교수 연구팀은 흡입 스테로이드 사용과 전신 스테로이드의 사용량이 소아 천식 환자들의 골절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평가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코호트 데이터를 활용했으며, 2002~2004년 출생 아동 3만 명 중 만 6세 이후 천식 진단을 받은 2324명과 대조군(비천식군) 1만 950명을 선별했다. 이후 각 집단을 출생부터 만 15세까지 추적하며, 흡입 스테로이드 사용 후 골절까지의 기간을 △90일 이내 △91~180일 △181~365일로 분류했고, 전신 스테로이드는 사용량별로 △저용량(하위 25%) △고용량(상위 25%)으로 나눠 골절 위험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흡입 스테로이드 사용 후 90일 이내 골절 발생률은 비천식군보다 약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다른 기간에서도 골절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전신 스테로이드 사용군은 저용량 2.15배, 고용량 3.0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 고용량일수록 골절 위험이 증가했다. 이외 소아 천식 환자는 비천식 소아보다 골절 위험이 22% 증가해, 소아 천식이 있는 것만으로도 골절 위험이 증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천식 치료를 위한 스테로이드 사용이 골절 위험을 상당히 증가시킬 수 있음을 명확히 밝혔으며, 흡입 스테로이드 사용 후 기간별 골절 발생률과 전신 스테로이드의 사용량에 따른 골절 발생률을 비교·분석한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김 교수는 “스테로이드 사용이 골절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스테로이드 사용을 피하는 건 오히려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천식이 의심되는 소아는 전문가의 정확한 진료와 검사를 통해 치료제를 선택하고, 이후에는 주기적인 평가로 약물의 적절한 사용량과 기간을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덧붙여 “소아 천식을 치료하면서 뼈 건강을 모니터링 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일광 노출, 그리고 비타민D 보충 등 생활 습관 개선으로 뼈 건강을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인 소아 알레르기 및 면역학(Pediatric Allergy and Immunology)에 게재됐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분당서울대병원, 심실 기능 보조장치 ‘임펠라’ 시술 첫 시행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채인호 교수가 이끄는 심장혈관중재시술팀이 지난 17일 임펠라(Impella CP) 시술 첫 시례를 기록했다. 임펠라는 좌심실 내부에서 심장 근육을 대신해 대동맥으로 혈액을 보내주는 초소형 기계식 순환장치다. 심장성 쇼크의 치료나 고위험 관상동맥시술 과정에서 심장 부담을 줄이고, 좌심실의 혈액 펌프 기능이 크게 떨어지더라도 안정적으로 보조해 심장이 자가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임펠라는 허벅지 대퇴동맥의 작은 절개창을 통해 관(카테터) 형태로 좌심실에 삽입돼 심장 기능을 보조하다가, 안정 상태에 이르면 제거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이날 분당서울대병원의 첫 시술은 순환기내과 채인호·조형원 교수의 집도 하에 고위험 관상동맥 중재시술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하게 시행됐으며, 삽입된 임펠라는 약 하루 동안 환자의 심장 기능을 보조하다가 안정을 찾은 후 제거됐다. 그동안 심장성 쇼크에 쓰이던 약물치료나 대동맥 내 펌프는 효과가 제한적이고, 에크모(ECMO, 체외막산소공급장치)는 심장과 폐 기능 전체를 대신해주는 만큼 출혈·혈전 등 합병증 및 관리 부담이 매우 크다. 반면, 임펠라는 최소한의 침습으로 좌심실 기능을 효과적으로 보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는 것이 시술팀의 설명이다. 채 교수는 “임펠라는 최소 침습으로 심장에 펌프 모터를 삽입해 심실 기능의 급격한 저하 혹은 정지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치료법"이라며 “앞으로도 중증 심장질환 환자들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혁신적인 치료법을 적극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임펠라는 미국에서 2008년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으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심장성 쇼크 치료법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 희소의료기기로 지정됐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이화의료원, 초응급 산모 수술 출산 후 간이식까지 성공 “세 번의 기적”

이화의료원(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유경하)은 19일 “산하 목동병원과 서울병원의 신속하고 전문적인 연계를 통해 태반조기박리라는 초응급 상황에서 급성 간부전까지 겪은 35세 산모가 아이를 출산하고 간이식 수술도 성공적으로 받아 건강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날 의료원에 따르면 산모가 건강하게 아이를 만나기까지 세 번의 기적이 있었다. 첫 번째 기적은 응급상황에 빠진 고위험산모를 국내에서 가장 잘 대처할 수 있는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전종관 교수를 만난 것, 두 번째 기적은 체계적이고 즉각적 연계가 가능한 이화의료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 세 번째 기적은 간이식 공여자가 나타나 이대서울병원에서 간이식 수술을 바로 받은 것이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거주 중인 산모 신 씨는 평소 내원하던 산부인과에서 유도 분만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임신 39주차였던 지난 7월 중순 집에서 갑작스러운 출혈이 있어 산부인과를 찾았고, 평소 임신성 고혈압이 있었던 신 씨의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의료진은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전종관 교수에게 전원을 의뢰했다. 태아가 분만되지 않은 상태에서 태반이 먼저 분리되는 태반조기박리 증상 때문에 대량출혈이 발생했고 이대목동병원으로 이송된 신 씨는 즉시 응급 제왕절개 수술 시행해 무사히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생명이 탄생한 환희의 순간도 잠시, 신 씨는 수술 후 일반 병실에서 재출혈로 심정지를 겪었고 의료진들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간신히 소생했다. 이후 중환자실에서 치료 이어가던 중 간부전으로 인한 간성혼수, 간신부전 증상이 동반돼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 이어졌다. 위기의 순간, 이화의료원 산하 양 병원의 연계가 돋보였다. 이대목동병원 중환자의학과 심홍진 교수가 이대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에 신 씨의 간이식을 의뢰했다. 신 씨는 이대서울병원으로 이송돼 소화기내과 전호수 교수에게 입원 치료를 받았고 5일 후 타병원에서 뇌사기증자가 발생해 수술이 가능하게 됐다. 이날 오전 이대서울병원 외과 홍근, 이정무 교수 등 의료진은 타병원에서 간을 구득해왔고, 다음 날 새벽까지 수술을 집도해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이대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홍근 센터장(외과)은 “신 씨는 급성 간부전 환자로 7일 이내에 간이식을 받지 않으면 위험하기 때문에 '응급도 1' 환자로 등록했고 마침 간이식 공여자가 나와 수술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신 씨는 출혈이 멎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고, 수술 후에도 출혈이 지속돼 재수술을 시행했다. 이후 지혈에 성공했으며, 중환자의학과의 집중 치료 끝에 상태가 호전돼 이식 수술 2주 후 일반 병실로 이동했고, 수술 후 24일 만에 아기와 첫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홍 센터장은 “아이와 엄마가 처음 만나는 감동적인 순간을 지켜보면서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 자리에 함께 있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면서 “위급한 순간 아이의 생명을 구한 이대목동병원 의료진과 급성 간부전 산모를 살린 이대서울병원 의료진의 노력 덕분에 이렇게 아름다운 장면을 볼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한림대의료원, ‘위런위로’ 5주년 맞아 5천만원 기부

한림대의료원(의료원장 김용선)은 18일 “비대면 기부 마라톤 위런위로(We Run We 路) 5주년을 맞아 모금액 5000만원 전액을 화상 피해 소방관 치료 지원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학교법인 일송학원 도헌홀에서 최근 열린 '위런위로 5주년 기념식'에는 윤희성 이사장을 비롯해 허준 한림화상재단 이사장, 박성진 학교법인일송학원 기획조정실장, 오다정 닥터솔루션 대표 등 주요 보직자 및 후원사 관계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전달된 기부금은 화재 현장에서 피해를 입은 소방관들의 의료비, 재활 치료, 트라우마 회복 프로그램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특히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와 한림화상재단이 기부금을 활용해 공동 개발한 '소방관 트라우마 119 아카데미'는 심리적 상처 회복을 위한 전문 치료 프로그램으로, 실질적인 회복과 사회 복귀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에는 5주년을 기념해 러닝 행사도 함께 진행됐다. 의료원 주요 보직자 및 각 부서 팀장 등 80여 명은 행사 당일 양화한강공원 일대에서 3㎞ 걷기 또는 5㎞ 달리기 코스를 선택해 완주하며 기부에 동참했다. 전국 각지에서도 비대면 형식으로 위런위로 캠페인에 동참하며 뜨거운 나눔의 열기를 보였다. 윤희성 이사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해 헌신하고 계신 소방관과 그 가족들에게 깊은 존경과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앞으로 위런위로 캠페인이 나눔과 위로의 선순환을 만들어가는 우리나라 대표 사회공헌 캠페인으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전했다. 위런위로 캠페인은 첫 해인 2021년부터 지금까지 5890명이 참여해 누적 기부금은 총 1억 8000만원에 달한다. 이 기부금은 화상 환자 의료비, 소방관 트라우마 치료, 저소득층 아동·청소년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됐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연세사랑병원 ‘고관절 관절내시경센터’ 개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고용곤 병원장)이 고관절 질환 치료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고관절 관절내시경센터'를 새롭게 개설했다. 연세사랑병원은 정재현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이 센터장을 맡아 다양한 고관절 질환과 관절내시경 치료의 체계적이고 정밀한 진료를 이끌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고관절(대퇴골·엉덩이 관절)은 우리 몸의 체중을 지탱해 주는 관절로, 큰 운동범위를 가진 관절 중 하나다. 고관절 관절내시경이란 지름 1㎝ 미만의 작은 절개를 통해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삽입하여 고관절 내부의 병변을 직접 확인하고 치료하는 최소침습 수술 기법이다. 치료 분야는 대퇴비구 충돌증후군, 대퇴골두무혈성괴사, 퇴행성고관절염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절개 범위가 작아 출혈 및 조직 손상이 적고 회복이 빠른 것이 특징이다. 고관절은 신체 깊숙이 자리하고 있고 관절의 간격이 좁아서 내시경을 삽입하기 어려워 관절내시경 수술의 난이도가 비교적 높다. 때문에 집도의의 임상 경험이 중요한 수술이다. 고관절 내시경센터를 이끄는 정 원장은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전임의 수료 이후 이대목동병원 임상교수를 역임했다. 정 원장은 “고관절은 체중을 지탱하고 움직임을 조절하는 중요한 관절로, 통증이나 이상이 발생하면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면서 “고관절 내시경은 절개범위가 작고 회복이 빠르기 때문에 젊은 환자나 운동선수에게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전문의 칼럼] 파킨슨병·치매 환자를 위한 집꾸미기 ‘꿀팁’

국내 60세 이상의 고령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파킨슨병이나 치매와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을 앓는 환자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들 질환은 보행장애, 운동기능 저하, 인지저하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며 환자들의 일상생활 독립성을 점차 약화시킨다. 특히 집 안에서 발생하는 낙상은 고령 환자에게 흔하면서도 매우 치명적인 사고로 작용할 수 있다. 실금, 수면장애, 인지장애 등은 예기치 못한 장소와 시점에 안전을 위협하며, 환자뿐 아니라 가족 모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더 이상 '집은 가장 안전한 공간'이라는 명제가 성립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는 환자의 기능 상태에 맞춰 집의 구조와 동선을 조정하고,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 '치료적 환경'이 요구된다. 필자는 신경과 전문의로서 임상 현장에서 경험한 사례를 토대로, 파킨슨병과 치매 환자를 위한 실용적인 '집 꾸미기 팁'을 소개하고자 한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변화는 조명 환경의 개선이다. 낮에는 햇빛이 잘 들어오는 공간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밤에는 어두운 복도나 화장실에 자동 센서전등을 설치함으로써 야간 낙상을 줄일 수 있다. 이는 환자의 생체리듬 조절뿐 아니라 수면 개선, 기분 안정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집 안의 장애물도 낙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전선, 화분, 작은 의자, 미끄러운 매트나 카펫 등은 모두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파킨슨병 환자는 걸음 시작시 동작이 느려져 사소한 장애물에도 쉽게 걸려 넘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화장실과 욕실은 더욱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미끄럼 방지 매트, 안전 손잡이, 높이가 조절된 변기, 앉아서 씻을 수 있는 샤워 의자 등은 환자의 자율성을 높이고 사고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현관과 베란다에는 손잡이를 설치하고, 계단 대신 완만한 경사로를 마련하며, 겨울철에는 미끄럼 방지 처리를 해두는 등 외부 출입 시에도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인지 저하가 있는 환자에게는 복잡한 인테리어보다는 단순하고 익숙한 환경이 가장 안전하다. 가구 배치는 간결하게, 색상은 자극적이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같은 모양의 문이 여러 개 있을 경우, 각 방의 쓰임새를 나타내는 그림이나 아이콘을 부착해 혼란을 줄이는 방법도 유용하다. 배경 소음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TV나 라디오에서 나오는 소리가 현실과 혼동되어 혼란을 주거나, 자극적인 내용이 불안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시끄럽거나 다투는 장면, 범죄나 공포 같은 자극적인 방송은 피하는 것이 좋다. 대신 은은한 무드 조명과 함께 잔잔한 음악을 틀어주는 것만으로도 공간의 분위기를 안정시키고, 환자의 정서적 안정을 돕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파킨슨병 환자에게 흔한 '보행 동결(freezing of gait)' 증상은 시각적 단서를 통해 완화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바닥에 굵은 줄무늬를 표시해주는 방식은 환자의 걸음 시작을 유도하는 데 효과적이며, 이는 실제 병원 신경과 진료실에서도 활용되는 방법이다. 가구 선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안정성과 실용성이다. 너무 푹 꺼지지 않는 소파, 팔걸이와 등받이가 있는 식탁 의자, 모서리에 보호 패드가 부착된 침대 등은 환자의 부상 위험을 줄이고 편안한 생활을 돕는다. 가사일을 하는 공간 역시 환자의 신체 기능에 맞게 조정되어야 한다. 수납장은 높이와 깊이를 최소화하고, 자주 쓰는 물건은 눈높이에 두는 것이 좋다. 또한 싱크대와 조리대의 높이를 개인의 키나 자세 변화에 맞게 조절하면 가사 동작의 부담을 줄이고 생활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세탁기를 사용할 때도 안전성과 편리함을 고려해야 한다. 세탁기 입구의 위치가 너무 낮을 경우 허리를 많이 굽혀야 하므로 파킨슨병이나 관절 질환이 있는 고령자에게는 무리가 될 수 있다. 세탁기 주변에는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고, 물기가 생기지 않도록 배수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것도 낙상 예방에 중요하다. 입식 생활이 좌식 생활보다 낙상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병원용 침대를 가정용으로 개조해 사용하는 것도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고령 환자가 “이 집이 낯설게 느껴진다"고 말할 때, 단순히 나이 탓만이 아니라 환경 자체가 더 이상 환자의 몸과 마음에 맞지 않게 되었기 때문일 수 있다. 파킨슨병과 치매 환자를 위한 집 꾸미기는 단순한 인테리어 변화가 아니다. 이는 환자의 남은 삶을 더욱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자율성과 존엄을 지키기 위한 '생활 속 치료'의 연장선이다. *글=유수연 서울의료원 신경과 과장(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 홍보이사)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유방암, 자가검진 꼼꼼히 하면 1~2㎝ 작은 멍울도 발견 가능

“유방암은 국내 여성 암 발병률 1위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매년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개인과 의료계, 그리고 사회 전체가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올해 1월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유방암 신규 환자는 2만9528명으로 전체 암 가운데 발병률 4위를 기록했다. 여성에게서 발생하는 암 중에서는 가장 흔한 암으로, 여성 암 환자 5명 중 1명이 유방암 환자다. 또 모든 연령대에서 지난 20여 년 동안 한 해도 빠짐없이 증가세를 보였으며, 1999년 대비 2022년 환자 수가 약 5배로 껑충 뛰었다. 유방암 치료의 권위자인 연세암병원 유방암센터 박형석 교수는 18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유방암의 원인을 어느 하나로 특정하긴 어렵고, 여성호르몬 노출과 과도한 지방식이를 비롯해 BRCA 유전자 돌연변이, 술·담배, 방사선 노출, 환경오염 등 다양한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면서 “최근 호르몬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 수가 특히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초경이 빠르고 폐경이 늦을수록, 임신과 출산 경험이 적을수록, 여성의 나이가 증가할수록 여성호르몬에 노출되는 기간이 늘어나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라며 “최근에는 식생활의 서구화, 즉 과다한 지방 섭취로 인해 과체중이나 비만 여성이 늘어나는 것 또한 유방암 발병률을 높이는 주요한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3년 유방암 검진 수검률은 70%를 넘어섰으며, 환자 3명 중 2명은 암이 '국한 병기'(암이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음) 단계에서 발견된다. 국한 병기의 유방암은 의학적 완치율(5년 상대 생존율)이 98%를 웃돈다. 그러나 3명 중 1명은 아직도 국소진행(암이 발생한 장기 외 주위 장기, 인접 조직 또는 림프절 침범)과 원격전이(암이 발생한 장기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부위에 전이) 상태에서 발견된다. 원격전이 유방암은 완치율이 겨우 30%를 맴돈다. “유방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가슴에서 만져지는 통증이 없는 멍울입니다. 유두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올 때도 유방암을 의심할 수 있어요. 보통 종양 크기가 2㎝보다 작으면 1기로 진단되는데, 자가검진을 꼼꼼하게 하면 1~2㎝ 수준의 작은 멍울도 발견할 수 있으므로 만 30세 이상의 여성은 매달 정기적으로 자가검진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만 40세 이상에서는 자가검진과 함께 2년에 한 번씩 유방촬영술을 받도록 권합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유방암 또는 난소암의 가족력, BRCA 유전자 변이 가족력, 난소암 기왕력 등 고위험군 여성은 BRCA 유전자 변이 검사를 고려할 수 있다.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경우 만 18세 이상부터 매월 자가검진을 시행하고, 만 25세부터 6개월 간격으로 임상의사에게 유방검진을 받는다. 만 25~29세에서는 매년 유방 MRI를, 만 30세 이후부터는 1년에 한 번 유방촬영술 및 유방 MRI를 받도록 한다. 유방촬영술은 가슴을 납작하게 눌러서 촬영하는 유방 전용 X-레이로, 유방암의 기본 검사다. 유방초음파가 통증도 없고 방사선 노출에 대한 부담도 없으므로 좀 더 편한 건 사실이지만 이는 보조적 수단일 뿐이다. 박 교수는 “조기에 암을 발견해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검사 방법은 유방촬영술"이라며 “조기 유방암의 신호일 수 있는 미세석회질이나 손으로 만져지지 않는 작은 종양을 더 잘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며, 다만 유방조직의 밀도가 높은 치밀유방은 유방촬영술로는 종양을 발견하기 어려우므로 유방촬영술과 유방초음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암의 재발 확률을 낮추려면 수술로 암뿐 아니라 주변의 정상 조직까지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여성에게 유방이 갖는 상징적 의미가 크기 때문에 유방 절제 환자들은 수술로 인한 신체적 아픔과 기능 상실, 정서적 어려움까지, 다른 장기 수술과는 다른 후유증을 겪게 된다. 그래서 유방암 수술은 암을 완전히 제거하면서 동시에 가슴의 외형을 살리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암이 크지 않고 종양 개수가 적은 경우 유방 부분절제술로 환자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으며, 부분절제술 후 방사선치료를 병행하면 유방 전절제술을 했을 때와 재발률에 차이가 없습니다. 부분절제와 전절제는 종양의 크기와 개수, 방사선치료의 가능 여부에 따라 결정되며, 현재 부분절제술이 유방암 수술의 60% 정도를 차지합니다." 박 교수는 유방암에서 로봇수술의 유용성을 높이 평가했다. 로봇수술은 유방 전절제술이 필요하나 암이 유두를 침범하지 않아 유두를 보존할 수 있는 환자들에게 최적인 수술이다. 또 다발성 유두종증, 비정형세포증식증 같은 경계성 종양의 진단 또는 수술 과거력이 있거나, 유방암 또는 난소암의 가족력이 강하거나,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유방암 고위험군 환자들에서 수술적 예방법으로 로봇 유방 전절제술 및 동시 재건술을 시행해 유방의 원형을 거의 보존할 수 있다. 연세암병원 유방암센터는 2016년 아시아 최초 유방암 로봇수술 성공에 이어 2019년 세계 최초 SP로봇을 이용한 유방절제술 성공, 2020년 12월 국내 최초 로봇 유방절제술 200례 달성 등의 기록을 갖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세계 최초로 로봇 유방수술을 1000례를 달성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유방암의 진단과 치료에는 유방외과와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성형외과, 영상의학과 등 관련 과의 다학제 진료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저희 유방암센터는 이 부분에 아주 특화되어 있어 개별 환자에게 최적의 맞춤 치료를 제공하고 있어요. 특히 암예방센터와 연계해 수술 5~10년이 지난 암 생존자는 물론,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유전성 유방암·난소암 증후군 환자와 가족들까지 체계적으로 돌보고 있습니다." 박 교수는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 다양한 수술 기법, 항암치료, 항호르몬치료, 표적치료, 방사선치료 등을 통해 유방암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면서 “환자들이 좌절하지 말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씩씩하게 치료를 받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의료계 소식] 바른세상병원 건건강강좌, 고려대 의대 백식혁신센터 업무협약

◇…고려대 의대 백신혁신센터(센터장 정희진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14일 고려대 메디사이언스 파크 정몽구 미래의학관에서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단장 성백린)과 감염병 대응 및 백신주권 확보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감염병으로부터 국민 건강을 보호하고, 국내 백신 개발 기술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 기관은 향후 △백신 및 백신기술 개발 △백신 효능 평가 및 기초 면역 연구 △백신 임상시험 △백신 연구개발 인력 교육 및 양성 △백신 연구 관련 공동 세미나 개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한다. 정희진 백신혁신센터장은 “이번 협약은 백신 상용화에 적용 가능한 실용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협력의 출발점"이라며 “양 기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백신 개발 생태계의 혁신을 이끌고, 나아가 글로벌 보건안보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성백린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장은 “고려대 의대 백신혁신센터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국내 백신 연구의 실용화 역량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상호 협력을 통해 백신 기술의 산업적 성과 창출과 국가 백신 자립화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바른세상병원은 오는 20일 오후 3시, 병원 별관 지하 1층 바른아트센터에서 '허리통증 & 허리디스크·협착증 예방 관리법' 주제로 공개 건강강좌를 개최한다. 이번 강좌는 척추 질환에 관심 있는 일반인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척추센터 이근호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이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의 원인, 증상, 예방법, 올바른 생활습관 등 예방 관리법에 대해 설명한다. 강좌는 1부: 전문의 건강 강의, 2부: 허리 건강 운동법으로 구성된다. 특히 2부에서는 병원 물리치료사가 직접 참여해 허리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운동법을 시연하고, 참가자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강의 후에는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평소 궁금했던 점을 전문의에게 직접 문의할 수 있다. 강의 시작 30분 전부터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당뇨와 혈압 무료 측정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근호 원장은 “허리통증을 유발하는 척추질환은 진행될수록 치료가 복잡해지고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면서 “이번 강좌를 통해 허리 질환의 올바른 이해와 예방 관리법을 익혀 건강한 척추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대한두통학회 “편두통 표적치료제 급여 확대해야”

대한두통학회(회장 주민경)가 난치성 두통 치료에서 치료제 급여가 제한돼 환자뿐 아니라 의료진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예를 들어 편두통은 일상생활에 장애를 일으키는 정도가 큰 질환으로, 편두통 특이적인 약물과 함께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NSAIDs), 항고혈압약, 뇌전증약 등 비특이적 약물들도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신경전달물질인 'CGRP'에 의한 삼차신경혈관계 활성화(trigeminovascular system)가 편두통 발생의 중요한 원인 요소로 이해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편두통 치료를 위해 CGRP 표적치료제가 건강보험 적용이 이뤄졌다. 주민경 회장(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은 16일 서울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 및 한일심포지엄에서 “한국과 일본 모두 CGRP 단클론항체의 효과가 삽화 편두통의 약 반응률은 약 50%, 만성 편두통은 40∼50% 수준으로 비슷했다"면서 “그렇지만 실제 사용 환경은 매우 차이가 컸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한 가지 약물 실패만으로도 CGRP 단클론항체 약제가 보험 급여 대상이 되고, 만성 편두통이면 제한 없이 장기 투약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은 세 가지 이상 약제를 최대 용량으로 6개월 이상 사용한 만성 편두통 환자에게 1년간만 급여가 허용된다는 것이다. 주 회장은 “1년 사용 후에는 다시 6개월간 치료를 중단해야 보험이 재적용되는 등 까다로운 규정 때문에 실제로 건강보험으로 CGRP 치료를 받는 환자는 전체의 약 5%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호주, EU 국가들은 이미 고빈도 삽화 편두통이나 초기 단계 환자에게도 폭넓게 약제를 적용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 매우 엄격하고 오래된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 급여 적용에 5%에 머무르는 등 환자의 치료 기회를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 학회의 주장이다. 주 회장은 “현행 급여기준에서 6개월 단약기간을 3개월로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또한 3개월 내에 효과적 반응이 없다면 약제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최신 정보에 따라 6개월까지 사용하도록 하고, 스위칭(약제 변경)을 하는 중에 효과가 없더라도 스위칭을 바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적극적 사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난치성 고빈도 삽화 편두통에도 급여를 적용해야 한다"며 “이러한 급여 확대는 적극적 치료 부담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여서 국민 전체의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학회에서는 국내 최초로 제작된 '군발두통 치료 진료지침'이 현장에서 배포되어, 군발두통 환자의 진단과 치료 표준을 제시하는 중요한 자료로 큰 관심을 모았다. 시상식에서는 의정부을지대병원 신경과 조수현 교수가 대한두통학회 이태규 두통연구자상을 수상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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