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글래스 아이폰 내년 출시”…애플, 제프리스 ‘매도 의견’ 반박 [이슈+]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 진출 20주년을 맞는 내년, 유리를 중심으로 디자인을 대폭 개편한 새로운 아이폰을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투자은행이 이른바 '올글래스 아이폰' 출시가 취소됐다고 주장했지만 애플은 계획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11일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새로운 유리 디자인을 적용한 아이폰 프로 모델을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애플 내부에서 각각 V73과 V74라는 코드명으로 불리는 신형 아이폰은 전면과 후면에 유리를 사용하고, 유리가 기기 측면까지 곡면 형태로 이어지는 디자인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는 과거 조너선 아이브 전 최고디자인책임자(CDO)가 그려온 '유리 한 장처럼 보이는 스마트폰' 구상에 가까운 모습이다. 다만 기기 측면 중간 부분에는 금속 밴드가 적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이 추구해온 '일체형 유리 아이폰'이라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애플 디자인팀에서는 금속 사용을 더욱 줄이고 유리를 대폭 확대하는 한층 과감한 디자인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리 패널들을 서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하면서 해당 디자인은 개발 초기 단계에서 폐기됐다. 특히 애플이 대량 생산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해당 디자인을 실제 제품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애플이 끊김 없는 유리로 이어지는 아이폰을 만들겟다는 구상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기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투자은행 제프리스가 내놓은 보고서를 반박하며 애플의 제품 로드맵에는 변화가 없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제프리스의 에디슨 리 애널리스트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준비해온 올글래스 아이폰이 생산 수율 문제로 취소됐다고 주장했다. 제프리스는 이를 근거로 애플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언더퍼폼'(시장수익률 하회)으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285.56달러에서 263.66달러로 낮췄다. 사실상 애플 주식을 매도하라는 의견이다. 애플 주가는 전날 뉴욕증시에서 1.53% 하락한 308.2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일반적으로 신형 아이폰 출시 약 1년 전에 제품 디자인을 확정하는 만큼 내년 출시될 아이폰의 디자인은 이미 상당히 진전된 테스트 단계에 들어갔으며 대부분의 설계도 확정된 상태라고 전했다. 다만 예상치 못한 기술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일부 계획이 변경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아이폰은 애플 전체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최대 수익원이다. 최근에는 애플의 다른 사업부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 2분기 아이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2% 증가했다. 애플은 다음 달 공개할 새로운 아이폰을 통해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이 공개될 예정이며 이는 아이폰 역사상 외형 측면에서 가장 큰 변화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애플은 카메라 기능을 대폭 개선한 아이폰18 프로와 아이폰18 프로맥스도 공개할 예정이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새로운 '다크 레드' 색상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형 아이폰18과 보급형 아이폰18e는 2027년 봄 출시될 예정이다. 같은 시기에 선보이는 초슬림 스마트폰 아이폰 에어 2세대에는 두 번째 카메라가 추가되고 프로세서 성능과 배터리 사용 시간도 개선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2031년 가스터빈 가격 3배 뛴다”…관련주 들썩일까 [머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 수요 급증에 힘입어 글로벌 가스터빈 주문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가스터빈 가격이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관련주들도 다시 주목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의 필 불러 애널리스트 등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올해 2분기 글로벌 가스터빈 주문량이 약 38기가와트(GW)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 분기 대비 29%, 전년 동기 대비 71% 급증한 수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미국이 글로벌 가스터빈 수요를 주도했다. JP모건에 따르면 미국에서 발생한 주문은 전체 주문량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업체별로는 독일 지멘스에너지가 올해 2분기 약 12.5GW를 수주하며 가장 많은 가스터빈 주문을 확보했다. 이어 제너럴일렉트릭(GE)이 11.3GW, 미쓰비시파워가 5.3GW를 각각 수주했다. JP모건은 데이터센터 확대와 전기화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가스터빈 주문이 최근 몇 년간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천연가스 발전이 주목받고 있고, 이에 따라 핵심 발전설비인 가스터빈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천연가스는 연소 과정에서 석탄보다 오염물질과 탄소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풍력이나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와 비교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스터빈 수요가 공급 능력을 빠르게 앞지르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발전설비 확충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JP모건은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가스터빈 부족으로 계획된 발전설비 증설에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JP모건은 이어 오는 2031년 인도되는 복합 가스터빈 가격이 지난해 인도된 가격보다 3배 비싸질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가스터빈 시장이 호황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관련주들이 다시 탄력을 받을지도 관심사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가스터빈 제조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오후 2시 1분 기준 전장 대비 1.88% 하락한 7만8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종가 기준 지난 5월7일 13만6400원까지 올랐다가 지난달 30일 6만200원까지 떨어지며 고점 대비 약 56% 급락했다. 그러나 다음 날 11.46% 급등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17% 가까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 다른 가스터빈 관련주인 비에이치아이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비에이치아이 주가는 지난 3월20일 10만9500원으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지난달 30일 3만460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이후 반등에 나서 이달 들어서만 37% 가까이 상승했다. 비에이치아이는 가스발전의 핵심 설비인 배열회수보일러(HRSG)를 생산한다. HRSG는 가스터빈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를 회수해 증기를 생산하는 설비로, 발전소의 효율을 높이는 장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란 배상하라” 트럼프 맞불…글로벌 석유시장 ‘디젤 쇼크’ 오나 [이슈+]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의 신경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석유시장에서는 디젤(경유)을 중심으로 공급난이 닥칠 것이란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이미 디젤 가격 상승폭이 국제유가를 크게 앞지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 이슬람공화국 대표들이 지난 5개월간의 군사 충돌로 입은 피해에 대해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지금까지 우리의 어떠한 협상이나 회담에서 언급된 적이 없었다"고 적었다. 이어 “하지만 흥미로운 생각이다. 나 역시 이란이 도로변 폭탄과 수많은 분쟁을 통해 죽이거나 중상을 입힌 모든 사람에 대한 배상을 이란에 요구하겠다"며 “여기에 지난 50년 동안 이란이 살해한 수십만 명의 무고한 시위대 유가족들에게도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 최근 5개월 동안 사망한 5만2000명은 말할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내 (협상) 대표들에게 향후 모든 협상에서 이 문제를 확고하게 제기하도록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별도의 게시글을 통해 “이란과의 협상에 있서 이란은 레바논, 시리아, 예멘,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입힌 피해와 사망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적었다. ◇ 美·이란 '배상 맞불'…호르무즈 재개 더 멀어지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주장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해 최근 이란이 제시한 6가지 요구사항에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해상 봉쇄와 제재 해제, 이란 주변 지역에서의 미군 철수와 함께 '두 차례의 침략 전쟁'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한 배상을 요구했다. 이는 지난 6월 발효된 양해각서(MOU)보다 한층 강경해진 조건인 만큼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역(逆)배상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적대적 행위가 계속되는 한 이 수로(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조건은 마련되지 않는다"며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은 미국이 불법적인 행동을 중단하고 봉쇄를 해제하며 피해에 대한 배상을 제공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 양측의 입장이 갈수록 강경해지면서 전쟁 종식의 계기가 될 수 있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합의가 단기간 내 이뤄질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 ◇ 전쟁에 막힌 디젤 공급…겨울 앞두고 '수급 비상' 문제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는 동안 글로벌 석유시장의 공급난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글로벌 디젤 공급이 이미 빠듯해진 가운데 북반구 겨울철을 앞두고 수요까지 증가하면서 향후 디젤 물량 확보가 한층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통상 구매자들은 기온이 떨어지기 전 디젤 재고를 미리 확보한다. 디젤은 운송과 산업은 물론 난방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핵심 연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동 전쟁으로 대규모 정유시설이 가동 차질을 빚은 데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여파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디젤 시장은 빠르게 경색됐다. 러시아는 지난달 초 경유 수출을 전면 금지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동 지역과 러시아는 지난해 전 세계 디젤 수출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특히 자체 정제 능력이 부족해 수입 의존도가 높은 유럽이 디젤 공급 부족에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꼽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유럽의 디젤 재고는 약 149만톤으로 5년 평균인 189만톤을 크게 밑돌고 있다. 공급 우려가 커지면서 디젤 가격 상승세는 국제유가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ICE선물거래소 유럽 디젤 가격은 이날 톤당 1312.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18일 기록한 저점인 850달러와 비교하면 약 54% 급등한 수준이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이 기싸움을 이어가자 이날 하루에만 10% 넘게 뛰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디젤 가격 역시 이날 7.4% 급등해 지난달 13일 이후 가장 큰 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반면 글로벌 원유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이날 전장 대비 5% 오른 배럴당 87.7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7월 저점과 비교하면 상승률은 약 25%다. ◇ 미국도 재고 30년래 최저…아시아도 여유 없다 그동안 유럽은 미국산 디젤을 수입해 부족한 물량을 충당해왔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재고가 줄어드는 가운데 겨울철 수요 증가까지 예상되는 만큼 대(對)유럽 수출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디젤과 난방유 등을 포함한 중간유분 재고는 지난 7월 31일 기준 1억720만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시기 기준으로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자재 데이터 분석업체 케이플러의 자미르 유소프 청정석유제품 분석 총괄은 “미국 걸프 연안 정유업체들이 북서유럽에 디젤을 무기한 계속 수출할 수는 없다"며 “그들에게도 해결해야 할 자체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1분기가 가까워지면 미국 정유업체들이 통상 겨울철 난방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미국 동부 지역으로 물량을 돌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 역시 유럽의 디젤 공급난을 완화해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전쟁으로 액화천연가스(LNG)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일부 아시아 발전업체들이 대체 연료로 디젤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 분석업체 스파르타 커머디티스의 준 고 선임 석유시장 애널리스트는 아시아 정유업체들이 우선 역내 수요를 충족해야 하는 데다 일본 등에서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등유 생산을 우선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유업체들이 등유 생산을 늘릴 경우 그만큼 수출할 수 있는 디젤 물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디젤 공급난, 인플레로 이어지나…중국 등 주목 디젤 공급난이 본격화할 경우 충격이 에너지 시장에만 그치지 않고 글로벌 경제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컨설팅업체 FGE 넥산트ECA의 유진 린델 정제제품 총괄은 “유럽은 엄청난 디젤 문제를 안고 있다"며 “가격이 극도로 높은 수준까지 치솟는다는 의미에서 상황이 험악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디젤 가격 급등이 운송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면서 각국 정부에 대한 정치적 압박까지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디젤은 운송과 건설, 산업 전반에서 핵심적인 역햘을 하는 만큼 국제유가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디젤 가격 상승만으로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겨울철 재고 확보 시즌이 아직 본격화하지 않은 데다 올겨울 기온이 얼마나 떨어지느냐에 따라 실제 수급 상황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여기에 세계 최대 정유국인 중국이 향후 얼마나 많은 정제유를 수출할지도 글로벌 수급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은 이란 전쟁이 발발하자 에너지 안보 강화를 내세워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정제유 수출을 중단했다. 그러나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달부터 정제유 수출을 재개했으며 이달에도 수출을 이어가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란 전쟁에 돈벼락”…빅오일 ‘126조 돈잔치’에 트럼프도 뿔났다 [이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역대급 현금을 거둔 빅오일(거대 에너지 기업)들의 향후 자금 운용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쟁을 계기로 소비자들의 연료비 부담이 커지는 동안 석유업계만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친(親)화석연료 정책을 옹호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마저 이들을 향한 비판에 나섰다. 10일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엑손모빌, 셰브론, BP, 셸, 토탈에너지 등 글로벌 5대 석유 메이저는 올해 4~6월 2분기에 총 480억달러(약 68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이 창출한 현금은 약 900억달러(약 126조원)에 달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했던 2022년 당시 기록한 수준마저 넘어섰다고 CNBC는 전했다. 특히 미국의 석유공룡인 셰브론의 2분기 순이익은 120억달러(약 17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00% 급증했다. 엑손모빌도 145억달러(약 20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국제유가 급등이 실적을 끌어올린 가장 큰 요인이었지만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등을 생산·판매하는 정유 부문의 이익까지 급증하면서 전반적인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처럼 빅오일들이 전쟁을 계기로 막대한 이익을 거두자 트럼프 대통령도 석유업계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이처럼 빅오일들이 막대한 이익을 거두자 트럼프 대통령이 석유업계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엑손모빌과 셰브론을 지목하며 “너무 많은 돈을 벌고 있고 나는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나는 자유기업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될 사람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셰브론, 너무 많은 돈이다. 엑손모빌도 너무 많은 돈을 벌고 있다"며 “그들은 그중 일부를 국민에게 돌려줘야 하며 소매가격, 즉 소비자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런 말을 해서 놀랐나"라며 “분명하게 말하겠다. 나는 이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 기업들의 경영 방침에 변화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공개적인 비판을 자주 활용해왔다"고 전했다.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의 클라크 윌리엄스-데리 에너지금융 애널리스트는 “석유 메이저들은 지난 분기 전례 없는 현금 잔치를 누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빅오일들의 자본지출과 배당, 자사주 매입 규모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그렇다면 주주들에게 더 많은 돈을 돌려준 것도 아니라면 석유 공룡들은 이 막대한 현금 횡재를 어디에 사용했을까"라고 반문했다. IEEFA에 따르면 석유 기업들은 대부분 현금 보유액을 늘리고 부채를 상환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자금을 활용했다. 실제 글로벌 5대 석유 메이저의 현금 보유액은 전분기 대비 170억달러 이상 증가했다. 윌리엄스-데리는 석유업계의 이 같은 재무 전략을 두고 “전쟁이 일어나기를 기도하는 것과 같다"며 “이들은 우크라이나와 이란에서 발생한 위기처럼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유가 급등이 있어야 재무상태를 강화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빅오일의 막대한 전쟁 이익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면서 에너지 기업들의 초과이익에 횡재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포르투갈 정부는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가격 급등의 수혜를 본 석유·정유 기업들이 2026년 벌어들인 초과이익에 33%의 횡재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지난달 31일 승인했다. 2026년 이익 가운데 2024~2025년 평균 이익을 20% 이상 웃도는 부분이 과세 대상이다. 미국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횡재세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영리 소비자 권익단체 퍼블릭시티즌의 타이슨 슬로컴 에너지 프로그램 디렉터는 “석유회사들이 '너무 많은 돈을 벌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옳다"며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초과이익에 대한 횡재세 부과를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석유업계는 횡재세가 오히려 에너지 공급 확대를 위한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미국석유협회(API)는 석유·가스 산업이 본질적으로 경기 순환적인 사업인 만큼 분기 단위가 아니라 수십 년 단위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초과이익에 대한 횡재세 부과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API는 “횡재세는 소비자 가격을 낮추지 못한다"며 “오히려 공급과 인프라를 강화하고 더욱 탄력적인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장기 투자를 위축시킨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과 협상 없다”는 이란…폭격 대신 “지켜보겠다”는 트럼프, 속내는? [이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합의가 여전히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여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협상 불발 시 폭격을 경고하며 이란에 합의를 압박해왔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대응 기조를 시사하면서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에 대해 오만과의 합의가 임박했다며 협상이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계속 위반하고 있다"며 “미국이 위반 행위를 멈추고 위반 사항에 대해 배상할 때까지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는 미국과 협상하고 있지 않다"며 “메시지 교환은 중재자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조건 가운데 하나로 미국이 이란 전역에 가한 대규모 공격으로 발생한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란 측은 전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조건으로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해제와 이란 주변 지역에서의 병력 철수, 전쟁 피해 배상 등 6개 요구 사항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6월 발효된 MOU보다 한층 강경해진 요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오만과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합의 발표를 미루고 있는 데 대해 분노나 좌절감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악시오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로키(low-key·절제된 방식)로 대응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과 절반 정도만 협상하고 있다. 엄청난 인플레이션과 돈이 없다는 현실에 직면한 이란을 그저 지켜보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재개하기 직전까지 갔지만 이번 인터뷰에서는 새로운 군사적 위협을 내놓지 않았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이 군인들에게 지급할 자금조차 없다며 미국의 해상 봉쇄가 이란 정권의 경제 위기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란과의 교착 상태에 대해 “잘 해결될 것이다. 항상 잘 해결된다"며 “마치 체스 게임과 같다"고 했다. 군사적 대응 수위를 다시 끌어올리기보다는 이란의 경제난이 심화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이를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해 양보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한 당국자는 무력 충돌이 이어지는 동안 오히려 이란 정권이 전쟁에 따른 심각한 경제 위기의 현실을 직면하지 않아도 됐다고 악시오스에 말했다. 반대로 무력 충돌이 벌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이란 정권이 뚜렷한 해결책조차 없는 현실과 직접 마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재에 참여하고 있는 한 외교관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이란의 요구 사항이 강경해진 것 역시 이란 정권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갈등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미국 당국자들도 이란 정권 내부에서 미국과의 협상을 둘러싼 이견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세력은 심각한 경제난이 자칫 경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미국과 합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을 중심으로 한 강경파는 미국에 어떠한 양보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은 이날 모흐센 레자이 최고지도자 군사고문(72)을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신임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IRGC 총사령관 출신인 레자이는 오랫동안 이란 안보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왔으며 과거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더욱 진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대표적인 초강경파 인사다. 이에 따라 이란 내부에서 대미 강경파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경제난을 이유로 미국과의 합의를 지지해온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비롯한 온건 협상파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좁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은 당장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을 확대하며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군과의 공조 아래 매일 밤 약 800만배럴의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 남쪽 항로를 통해 걸프 지역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미국은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동안 이 같은 방식으로 수송되는 원유 물량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외환보유액 아껴라”…한국 등 아시아, ‘환율 방어’ 공식 바꿨다 [이슈+]

중동 지역의 긴장이 이어지고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까지 커지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들이 외환보유액을 직접 소진하지 않고 자국 통화를 방어하기 위한 새로운 수단을 잇따라 동원하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와 미국·이란 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향후 추가 충격에 대비해 외환보유액을 최대한 아껴두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이 기업들의 달러 자금을 국내로 보다 빠르게 들여오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난달 원화 가치는 2022년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 달러당 1559원 수준까지 치솟아(원화 약세)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지난달 10일 미국 나스닥에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해 조달한 265억달러 일부를 원화로 환전하면서 원화 강세 압력이 커졌다. 그 결과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한때 1418원까지 떨어져 2025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락률은 약 8%로 2022년 11월의 9%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원화 강세는 이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원화는 올해 상반기 약 7% 하락하며 아시아 통화 가운데 가장 부진했지만 이번 분기 들어서는 9% 넘게 상승해 아시아 통화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이 낮아지면서 달러 매수 수요가 유입되고 있지만,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이를 압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역시 앞선 보도에서도 “SK하이닉스의 달러 매도는 단일 기업의 움직임만으로도 외환시장을 크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이는 외환보유액에만 의존하기보다 국내 주요 수출기업들의 도움을 받아 원화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정부 전략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 인도·대만 등도 '민간 달러' 확보에 총력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신흥국 전반에서도 외환보유액을 직접 사용하는 대신 해외에 있는 달러 자금을 자국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최근 외화 자금 유입을 확대하기 위한 대책을 잇따라 발표했다. 외국인의 국채 투자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한편 국영기업의 해외 차입과 은행의 외화예금 유치에도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인도는 여기에 환헤지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현지 은행들이 해외 거주 인도인들에게 매력적인 금리의 외화예금을 제공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지난 6월 도입된 이 제도를 통해 7월 말까지 외화예금으로만 약 367억달러가 유입됐다. 해외 외화대출과 상업차입 등을 포함하면 전체 유입액은 약 410억달러에 달한다. 이 같은 달러 유입에 힘입어 인도 루피화는 지난 5월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반등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은 올해 말까지 인도로 최대 800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도네시아 역시 외국계 자금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최근 두 달간 채권시장으로 16억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 대만 당국도 자국 통화 가치가 약세를 나타낼 때 수출기업들에 미국 달러를 매도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클라우디오 피론 아시아 외환 및 금리 전략 총괄은 “여러 동기가 있겠지만 본질적으로는 구조적으로 높아진 변동성과 불확실성 속에서 아시아 각국이 외환보유액을 최대한 보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동시에 각국은 자국내 유동성을 유지하면서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보호해야 하는 필요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 하고 있다"며 “자금 유입을 유도하는 것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라고 말했다. ◇ 유가 충격에 취약한 아시아…“문제는 자본 흐름" 아시아 국가들이 새로운 환율 방어 수단을 찾는 배경에는 중동발 유가 충격에 대한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아시아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반면 중남미 신흥국들은 아시아보다 금리가 높은 데다 상당수가 산유국이어서 국제유가 상승의 충격도 상대적으로 작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루피아와 인도 루피, 태국 바트는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22개 신흥시장 통화 가운데 올해 가치가 가장 많이 떨어진 5개 통화에 포함됐다. 반면 콜롬비아 페소와 브라질 헤알, 멕시코 페소 등 중남미 통화는 상승률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아시아 통화의 약세를 경제 펀더멘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알파인매크로와 스테이트 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M&G인베스트먼츠 등 해외 기관들은 아시아 국가들의 무역수지 흑자와 견조한 거시경제 펀더멘털, 강한 수출, 증시 호황 등을 감안하면 최근 아시아 통화의 약세폭이 예상보다 크다고 평가했다. M&G인베스트먼트의 로우 관 이 아시아 채권 총괄은 “이같은 불균형의 원인은 무역 펀더멘털보다는 자본 흐름의 구성에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외환시장 개입만으로 통화 약세 문제를 해결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라며 “이러한 상황을 감안했을 때 각국 정부는 앞으로도 외화 유입원을 계속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MUFG은행의 마이클 완 선임 외환 애널리스트는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국제유가와 엘니뇨, 미국 국채금리, 달러화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등 글로벌 상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더 많은 정책 여력을 남겨두고 있다"며 “더 많은 달러 자금을 끌어들이는 것이 이들 중앙은행이 사용하는 전략의 한 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연준에 서학개미까지…원화 강세 지속은 '미지수'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은 향후 아시아 통화 가치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위원 3명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향후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들은 인플레이션 대응을 지나치게 늦출 경우 향후 더욱 공격적인 긴축에 나서야 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에서는 코스피 폭락으로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다시 미국 증시로 향하고 있다는 점도 원화의 지속적인 강세를 제약할 수 있는 요인이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인용해 개인들이 지난달 미국 주식을 46억달러어치 순매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월평균 미국 주식 순매수액인 27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달 22% 폭락한 코스피가 이달에도 4% 넘게 하락하고 있다.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가 지난 7일 7757.64에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처럼 한국과 미국 증시의 수익률 격차가 지속될 경우 개인들의 해외 주식 투자 수요가 더욱 늘어나면서 최근의 원화 강세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한국 주식이 미국 주식보다 계속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자금 유출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원화의 지속적인 강세를 뒷받침할 수 있는 우호적인 포트폴리오 흐름이 형성될 수 있는 경로는 매우 좁다"고 분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삼전닉스 이렇게 싼데”…외국인, 코스피 못 사는 이유 [머니+]

역대급 폭락과 변동성에 시달렸던 한국 증시가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과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에 힘입어 최악의 국면에서는 벗어났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시장 변동성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한국 증시에 복귀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 증시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VKOSPI는 지난해 말 28.9에서 지난 6월 사상 최고치인 96.9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75.6 수준까지 떨어졌다. 약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코스피는 약 22% 폭락하면서 극심한 변동성에 시달렸다. 주가 급락 시 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는 지난달 코스피에서만 4차례 발동됐다. 이는 역대 코스피 서킷브레이커 발동 횟수인 15회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지난달 코스피가 하루에 5% 이상 오르거나 내린 날도 전체 거래일의 절반에 육박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코스피가 하루 만에 18% 가까이 폭등하며 사상 최대 일일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증폭시킨 주요 요인으로는 지난 5월 27일 도입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목됐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코스피가 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6월 당시 SK하이닉스 주가가 하루 5% 움직일 경우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 물량이 SK하이닉스 일평균 거래량의 40%에 달했던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레버리지 ETF 규제 강화와 증시 급락이 맞물리면서 상승장에 뛰어들었던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포지션도 대거 청산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개인투자자 계좌에서 약 1조원 규모의 반대매매가 발생했다. 지난달에도 9930억원 규모의 반대매매가 이뤄졌다. 두 달 모두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표적인 '빚투'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지난 4일 기준 27조4000억원으로 감소해 올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 재진입에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6월 역대 최대인 300억달러(약 42조원) 규모의 한국 주식을 팔아치운 데 이어 지난달에도 62억달러(약 8조원)를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서도 현재까지 순매도 규모는 43억달러(약 6조원)에 이른다. 블룸버그는 올해 외국인이 1000억달러(약 141조원) 넘는 한국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신흥시장 펀드들이 한국 증시에 대해 '비중 축소'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르케비움 캐피털의 막상스 비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며칠간 시장이 안정됐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외국인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이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애버딘 아시안 인컴 펀드를 운용하는 아이작 통 애버딘 선임 투자 디렉터는 “우리는 점차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만 변동성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아직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증시 급락으로 저평가 매력도가 부각되고 있지만 해외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사상 최저 수준인 5.1배까지 떨어졌다. 템플턴 글로벌 인베스트먼츠의 이핑 랴오 펀드매니저는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저렴하다고 볼 수 있는 분명한 근거가 있고 실적 전망 역시 여전히 견조하다"며 “그러나 최근 나타난 극단적인 변동성 때문에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 더욱 신중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심한 변동성을 경험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다시 비중을 확대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튜스 인터내셔널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숀 테일러 CIO는 “우리의 판단으로는 펀더멘털은 매우 탄탄하고 최근 실적도 이를 보여주고 있다"며 “그러나 시장의 레버리지와 포지셔닝이 지나치게 과열됐기 때문에 현재는 잠시 쉬어가고 있다. 아마 한 달 정도는 더 관망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한국 증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코스피의 12개월 목표치를 1만2000으로 재확인했다. 이는 지난 7일 종가 대비 약 90%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티머시 모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주식 수석전략가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변동성만 낮아진다면 “우리의 판단으로는 펀더멘털이 다시 시장을 좌우하게 될 것이며, 현재 한국 증시의 기초여건은 매우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하고 코스피 목표치를 9000으로 제시했다. 레버리지 ETF와 헤지펀드의 차입 축소가 상당 부분 진행된 데다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 청산 역시 반환점을 지났다는 판단에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역시 미국이 답”…코스피 폭락에 서학개미 ‘대탈출’ [머니+]

지난달 역대급 하락률을 기록한 코스피가 이달 들어서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자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다시 미국 증시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학개미(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의 국내 증시 복귀를 유도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흔들리면서 개인 자금의 해외 유출이 다시 늘어나 원화 가치가 절하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8일 로이터통신은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인용해 개인들이 지난달 미국 주식을 46억달러어치 순매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월평균 미국 주식 순매수액인 27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이달 들어서도 서학개미들은 해외 주식을 약 6억달러어치 순매수했다.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아마존으로 순매수 규모는 1억7620만6869달러에 달했다. 마이크론과 샌디스크가 각각 1억6143만9812달러, 1억1103만5764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로이터는 이어 지난달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매수액이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국내 주식 매수액을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에 대한 개인들의 신뢰가 얼마나 빠르게 약화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열기가 식고 있다는 점은 다른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자금 성격의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3일 기준 10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 중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던 지난 6월 초 예탁금이 사상 최고치인 140조원까지 불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약 37조2000억원이 빠져나간 셈이다. 개인들의 국내 증시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국내시장복귀계좌(RIA)의 계좌 총잔고 역시 지난달 31일 기준 2조1214억원으로 전월보다 5268억원 감소했다. 지난 3월 출시 이후 월간 기준으로 계좌 총잔고가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외환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해외로의 자금 유출이 둔화했지만 코스피가 폭락하자 다시 가속화됐다"며 “결국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것이 옳은 결정이라는 투자자들의 인식이 다시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 지쳤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개인들이 오랫동안 미국 증시를 선호해온 배경 가운데 하나로 한국 증시가 전자·조선·제조업 등 수출 중심 대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등락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을 꼽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한동안 이 같은 흐름이 달라지는 듯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개인들의 자금이 국내 증시로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가 해외 주식을 매도한 뒤 국내 주식을 매수하는 투자자들에게 세제 혜택을 제공하면서 서학개미들의 국내 증시 복귀를 유도했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국내 증시의 투자 매력을 높이기 위해 기업 지배구조 개혁 등을 통한 주주환원을 강화했다. 하지만 코스피 매도세가 몇 주째 지속되면서 개인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도달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전날 코스피는 6258.77로 8월 첫째 주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19일 기록한 장중 사상 최고치와 비교하면 33% 가량 폭락한 수준이다. 코스피는 6월 넷째 주부터 전날까지 7주 연속 하락했다. 지난달에만 22.1% 급락하며 월간 기준 역대 세 번째로 큰 하락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AI 투자 지출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와 중국 경쟁업체들의 부상이 맞물리면서 국내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한 영향이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 감소분의 76%를 차지했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등장으로 시장 변동성이 더욱 증폭됐다. 반면 미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7일(현지시간) 7757.64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역대 최고치에 근접한 상태다. 이처럼 코스피와 미국 증시의 엇갈린 흐름이 지속될 경우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투자가 더욱 늘어나 원화 가치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한국 주식이 미국 주식보다 계속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면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자금 유출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원화의 지속적인 강세를 뒷받침할 수 있는 우호적인 포트폴리오가 형성될 수 있는 경로는 매우 좁다"고 분석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원화 강세)를 보이는 점도 해외투자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원화 가치는 8% 급등하며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월간 상승률로는 2022년 11월 이후 가장 컸다. 원화 강세는 이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407원 수준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같은 금액의 미국 주식을 사는 데 필요한 원화가 줄어들기 때문에 신규 해외투자의 부담이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전할 때 원화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든다. 국내 증시 폭락과 레버리지 ETF 논란이 정부의 새로운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0.4%포인트(p) 하락한 45.9%를 기록하며 취임 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부정 평가는 1.0%p 오른 50.5%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의 격차는 4.6%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2.0%p)를 벗어났다. 리얼미터는 “순방 외교를 통한 정상회담 성과가 있었지만 증시 폭락과 레버리지 ETF 파장에 따른 경제 불안, 부동산 세제 및 대통령 연임 개헌 논란 등 정국·경제 이슈 전반에 대한 부정적 언론보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증시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는 시각도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하고 코스피 목표치를 9000으로 제시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선(100%) 무작위 추출 임의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은 3.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9억주 폭탄 버텼다”…스페이스X 이틀새 23% 폭등, 바닥 찍었나 [머니+]

스페이스X 주가가 이틀 연속 급등하면서 공모가인 135달러선 회복을 눈앞에 두자 주가가 마침내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페이스X 주가는 16% 가까이 급등한 133.1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공모가인 135달러와의 격차는 1.4% 수준으로 좁혀졌다. 스페이스X 주가는 상장 후 첫 실적공개 이후 지난 5일 주가가 13.61% 급락했다. 인공지능(AI) 사업에 예상보다 많은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여기에 다음 날인 6일부터 초기 투자자들이 보유한 9억주의 보호예수가 해제된다는 점도 주가에 부담을 줬다. 보호예수 해제로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스페이스X 주식은 IPO 당시 유통됐던 6억3900만주에서 15억5000만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와 달리 스페이스X 주가는 6일 9% 상승한 데 이어 이날에도 16% 가까이 급등했다. 이틀 동안 주가는 약 23% 뛰었으며 시가총액은 3270억달러 이상 증가했다. 보호예수 기간이 종료됐음에도 투자자들이 오히려 스페이스X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숏커버링(공매도 청산을 위한 주식 재매입)이 주가 급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S3파트너스에 따르면 현재 공매도된 스페이스X 주식은 2억5000만주 이상으로, 거래 가능한 전체 주식의 약 16%에 달한다. 보호예수 물량이 풀리기 전인 지난 5일에는 이 비율이 36%를 웃돌았다. 최근 이틀간 급등세가 나타나기 전까지 스페이스X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투자자들은 장부상 90억달러 이상의 평가이익을 쌓아둔 상태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주가가 반등하자 일부 공매도 투자자들이 손실을 피하기 위해 주식을 되사들이는 숏커버링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밀러타박의 맷 말리 수석 시장전략가는 “이날 일부 약세 베팅이 청산됐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호예수 기간 종료를 둘러싼 거래가 진정되고 나면 투자자들은 완전한 잠재력을 보여주기까지 수년이 걸릴 기업에 이처럼 비싼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량이 새롭게 풀렸다고 해서 반드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보호예수 기간 종료가 초기 투자자들에게 보유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선택권을 준다는 의미일 뿐, 반드시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짚었다. 월가에서도 스페이스X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아거스리서치는 이날 스페이스X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스페이스X의 AI 인프라 투자가 “빠른 투자금 회수"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스페이스X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가운데 약 80%가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약 221달러로, 이날 종가와 비교하면 65% 이상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SK하이닉스, 中 충칭공장 지분 매각 검토

SK하이닉스가 중국 충칭에 위치한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생산시설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는 방안을 포함한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7일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핵심 업체인 SK하이닉스가 충칭 생산시설에 대한 사업을 검토하기 위해 잠재적 자문사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검토 중인 방안에는 충칭 생산시설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해당 시설의 기업가치는 약 30억달러(약 4조2300억원)로 평가될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04년 중국 동부 장쑤성 우시시와 최초의 해외 웨이퍼 제조 공장 설립 계약을 체결하며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설립된 충칭 생산시설은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후공정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글로벌 사업 성장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잠재적 인수 후보로는 중국계 펀드와 현지 산업 관련 기업들이 거론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지분 매각 이후에도 충칭 생산시설의 소수 지분을 계속 보유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관련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로,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SK하이닉스 측은 이와 관련한 블룸버그의 논평을 거부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용인 'Y2' 생산시설(팹)과 청주 'M17' 팹 건설에 각각 35조2000억원, 19조1000억원 등 총 54조3000억원을 투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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