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까지 움직이는 삼전닉스”…‘역대급 주주환원’에 원화 강세 기대감 [머니+]

한국 원화 가치가 약 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역대급 주주환원 계획이 원/달러 환율의 향방을 좌우할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오후 3시 30분 기준가(기존 주간 거래 종가)는 달러당 1386.5원으로, 전날보다 6.1원 하락했다. 오후 3시 30분 기준가로는 지난해 9월 17일(1380.1원)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가로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 기간 하락 폭만 32.9원에 달한다. 최근 수출 호조에 힘입어 국내 수출기업들이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꾸준히 환전하면서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이 원화 강세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앞서 SK하이닉스 이사회는 지난 19일 오는 11월 19일까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한 뒤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소각은 국내 상장사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아울러 주주환원 규모를 기존 3개년(2025~2027년) '누적 FCF(잉여현금흐름) 50% 범위 내'에서 '5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주주환원 잔여 재원이 약 90조~110조원 규모로 예상된다고 이날 공시했다. 다만 이 같은 주주환원 계획이 원/달러 환율의 장기적인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기존에 보유한 원화 현금으로 주주환원 자금을 충당할지, 아니면 보유 달러를 매도해 원화를 마련할지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 최규호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은 주주환원 자금을 원화로 지급해야 한다"며 “이미 보유하고 있는 원화를 사용할 수도 있고 다른 곳에 보유한 달러를 매도해 원화를 매입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금액 자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달러를 조금 더 많이 매도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주환원 과정에서 확보한 자금을 달러로 바꿔 해외로 보낼 가능성도 변수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주환원으로 확보한 자금을 본국으로 송금할 경우 전체 주주환원 프로그램 가운데 약 절반이 다시 달러로 환전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외국인 지분율은 SK하이닉스 50.1%, 삼성전자 46.9%에 달한다. 두 회사 모두 전체 지분의 절반가량을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씨티그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주주환원이 전반적으로 원화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진욱 씨티그룹 한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두 회사가 주주환원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 가운데 더 많은 부분을 원화로 환전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강한 수출 실적과 달러 자금 유입, 민간 부문의 적극적인 달러 매도 및 환헤지가 원화 가치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0.88% 오른 6912.95에 거래를 마쳤다.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와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오른 덕분이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87%와 2.31% 오른 28만1500원과 173만원으로 마감했다. 삼성전자우(+8.26%), SK(+3.17%) 등도 전날 종가보다 주가가 올랐다. 다만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공시 이후 주가는 애프터마켓에서 급락 중이다. 이날 오후 5시 23분 기준 삼성전자는 정규장 종가 대비 4% 가량 하락한 2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정규장에서 기록한 상승분을 반납한 셈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우리 편 아니면 적”…이란 못 꺾은 트럼프, 중국과 ‘경제전쟁’ 벌이나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동맹국들의 동참을 강하게 요구하며 이란을 겨냥한 대대적인 경제 압박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란의 최대 자금줄 역할을 하는 중국과의 '경제 전쟁'으로까지 번질지 관심이 쏠린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하게 공조된 경제적 고립 작전이 될 것"이라며 “당신들은 우리 편이거나 우리에 맞서는 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동맹과 전 세계가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며 오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경제 압박 계획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베선트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001년 9·11 테러 직후 미국의 동맹국들을 향해 내놓았던 발언을 연상시킨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특히 양자택일식 선택을 요구하는 표현은 미국이 이후 중동에서 약 20년에 걸쳐 벌인 이른바 '영원한 전쟁'의 시작을 상징하는 문구로 꼽힌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실제로 부시 전 대통령은 2001년 9월 20일 대국민연설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예고하면서 “이는 미국만의 싸움이 아니며 지금 위태로운 것은 미국의 자유만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모든 국가가 우리와 함께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베선트 장관이 이처럼 강경한 태도를 보인 배경에는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까지 제재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의지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의 자금줄을 광범위하게 차단해 경제난을 가중시키고 호르무즈 해협과 핵 프로그램 문제에서 양보를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어느 국가를 상대로도 지금껏 취해진 적 없는 가장 강력한 경제 작전을 발표한다"며 “자국의 금융기관이나 기업, 공항 또는 정부기관이 이란에 어떠한 형태로든 생명줄을 제공하도록 허용하는 모든 국가는 막대한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트럼프, 中 압박할 수 있나…시진핑 방미 앞두고 최대 시험대 미국의 이란 경제 고립 전략에서 최대 시험대는 이란산 원유 수출의 약 90%를 사들이는 중국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이란산 원유를 거래해온 중국의 독립계 '티팟 정유사'와 관련 기업 일부를 제재해왔다. 다만 이란과 중국 간 원유 거래에 자금을 대는 중국 대형은행들에 대해서는 제재를 자제해왔다. 그러나 미국의 대중 제재 범위가 확대될 경우 내달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미·중 갈등이 격화할 수 있다. 시 주석의 이번 방미는 약 10년 만이다. 중국의 보복 가능성도 미국으로서는 부담이다. 미국과 중국이 불안한 무역 휴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중국이 경제적 보복에 나설 경우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이미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경제적 보복에 나설 의지가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대표적인 사례가 희토류 수출 제한이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자 백악관은 중국과의 관세전쟁에서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조시 립스키 국제경제 담당 부회장은 블룸버그TV에 “중국의 거센 반발을 촉발하지 않으면서 지금보다 어떻게 이란의 자금줄을 더 옥죌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크리스 케네디 애널리스트는 “백악관이 중국과의 관계보다 새로운 경제전쟁을 우선순위에 둘 준비가 돼 있느냐가 문제"라며 “그렇게 한다면 심각한 파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中 다음은 UAE·튀르키예·인도 미국이 예고한 대이란 경제 고립 작전에서 중국 이외의 국가들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될지도 관심사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전체 교역 규모를 기준으로 이란의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이란에 해외 상품과 외화를 공급하는 핵심 통로 역할을 해왔다. 다만 UAE는 이란이 자국 영토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최근 이란과의 모든 경제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자 미국의 동맹국인 튀르키예도 주요 대상이 될 수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중국에 이어 이란산 제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다.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이자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협정을 추진하고 있는 인도 역시 이란에 상품을 공급하는 주요 국가다. 특히 식품과 의약품 등 상당한 물량이 인도에서 이란으로 공급되고 있다. UAE와 이라크에 위치한 환전소도 이란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란이 원유를 판매한 뒤 대금을 본국으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이들 환전소가 중국 위안화 등으로 받은 대금을 이란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통화로 환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 이란 “원유 수출 사실상 중단"…그래도 굴복시킬 수 있나 이란의 핵심 외화 수입원인 원유 판매를 차단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은 이미 일정 부분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에서 우리의 원유 수출은 사실상 중단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이 대대적인 경제 제재에 나서더라도 이란을 완전히 굴복시키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란은 여전히 전쟁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한 배상금 지급과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요구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오히려 이번 초강경 경제 압박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미국이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고 분석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즈 부국장은 “미국은 제재 회피에 전문성을 갖춘 이란과 같은 국가를 상대로 빈틈없는 제재 체제를 집행할 역량이 없다"며 “경제 제재의 성과는 수개월에 걸쳐 나타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위한 인내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케네디 애널리스트 역시 미국의 이번 새로운 위협 자체가 “미국의 선택지가 바닥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와중에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세계 각국 경제가 입는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지면서 국제유가는 다시 배럴당 100달러선을 향하고 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현재 배럴당 94달러선으로, 이번 주에만 약 6% 상승했다. 결국 오는 24일 공개될 미국의 구체적인 제재 내용과 실제 집행 강도가 경제 고립 작전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제재 자문사 클래리티 컴플라이언스 컨설팅의 클레어 오닐 맥클레스키 공동창업자는 “현시점에서 광범위한 공개 위협만으로는 다른 국가들의 행동을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며 “제3국들이 트럼프 행정부가 정확히 어디까지 제재할 의지가 있는지를 이해하려면 실제 외국 은행이나 기업에 대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로이터 “삼성전자, 21일 주주환원 계획 논의할 듯”

삼성전자가 21일 대규모 주주환원 방안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새로운 주주환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주주환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상당한 수준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사회는 국내 증시가 마감한 뒤 열릴 수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시장에서는 주주환원 규모가 100조원대에 달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주주 환원 규모가 최소 100조원으로 결정되더라도 현 주가 기준 배당수익률이 7%를 웃돌 수 있다"며 연간 환원 규모가 최소 1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와 관련한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답변을 거부했다. 국내 메모리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벌어들인 막대한 현금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주들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압박을 받아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AI 수요에 힘입어 사상 최대 수준의 이익을 거두고 있지만 반도체 업황의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확대가 주가를 끌어올릴 새로운 동력으로 부상한 상황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19일 40조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해 소각하는 파격적인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2025~2027년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주주환원에 투입하기로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비트코인에 무슨 일?”…두 달 만에 7만달러 돌파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두 달여 만에 처음으로 7만달러를 돌파했다. 20일 글로발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국시간 오후 6시 8분 기준, 24시간 전 대비 11.30% 급등한 7만1660.85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 6월 1일 이후 최고치다. 같은 시각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18.89% 뛴 2284.18달러를 기록 중이고 바이낸스(6.48%), 리플(14.97%), 솔라나(12.98%), 하이퍼리퀴드(26.26%) 등 주요 알트코인도 상승세다. 비트코인 등의 상승세는 미국 정부의 장기 국채 매입 계획이 공개된 이후 위험자산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된 것과 맞물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미국이 장기물 국채를 되사들이기로 하면서 미 국채금리가 급락했고 달러화 가치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BTSE의 제프 메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위험자산은 대체로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소식 이후 이미 비트코인이 상승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데이터업체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등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 24시간 동안 가상자산 시장에서 27억달러 규모의 숏(공매도) 포지션이 청산됐다. 가격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대규모 강제청산에 내몰린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코인베이스 글로벌, 페이워드, 블록체인닷컴 그룹 홀딩스 등 가상자산 기업 경영진들과 만나 업계 현안을 논의한 것도 가격 상승의 호재로 작용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미국 가상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법 통과에 대한 기대가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는 분석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40조 자사주’ SK하이닉스 12% 올랐는데…JP모건 “더 사라” [머니+]

SK하이닉스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20일 주가가 장중 15% 가까이 치솟았다. 여기에 2027년까지 더 파격적인 주주환원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과 함께 주식 매수를 권고하는 보고서까지 나오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 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가 전날 발표한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에서 주주환원 규모의 상한선이 사라졌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SK하이닉스 이사회는 이날부터 오는 11월 19일까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한 뒤 전량 소각하기로 전날 결정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소각은 국내 상장사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아울러 주주환원 규모를 기존 3개년(2025~2027년) '누적 FCF(잉여현금흐름) 50% 범위 내'에서 '5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권 연구원은 이미 발표된 주주환원 계획과 별도로 2027년까지 최소 180조원의 추가 주주환원이 이뤄질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현재 SK하이닉스 전체 시가총액의 약 16%에 해당하는 규모로, 최근 주가 하락 후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JP모건의 분석이다. 권 연구원은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다고 판단한다"며 “중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심리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매수해 모아갈 것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권 연구원은 또 이번 자사주 매입 계획이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발표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SK하이닉스 주가는 대규모 주주환원에 힘입어 전장 대비 12.73% 급등한 169만1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한때 172만1000원(14.7%)까지 오르기도 했다. 인공지능(AI) 열풍의 대표적인 수혜주인 삼성전자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장 대비 9.49% 오른 27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역시 이달 중 이사회를 열고 100조원이 넘는 규모의 주주환원 프로그램을 논의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졌다. 국내 반도체주 강세에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89% 급등한 6852.58에 장을 마쳤다. 국내 반도체 '투톱'의 대규모 주주환원은 최근 흔들린 주가의 하방을 지지하는 동시에 추가 상승을 이끌 새로운 촉매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6월에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이어왔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최근 반등에도 지난 6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40% 넘게 하락한 상황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국만 긁었나…한미훈련 줄인 트럼프, 北 “흥미 없다”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 축소까지 지시하며 북한을 향해 유화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정작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에 변화가 없다며 선을 긋고 있는 모습이다. 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전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두 지도자들의 관계는 의연 훌륭하다"면서도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은 변하지 않아 왔다"고 밝혔다. 김 부장의 이번 입장문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소통하고 있다고 주장한 뒤 나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한미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하면서 북한을 향해 유화적인 신호를 보냈다. 이어 17일에는 자신의 대화 요청에 김 위원장이 응답했다며 이를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연내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며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올해 안에 김정은과 만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다. 만날 것"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과 편지를 교환했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말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그와 잘 지내고 있다. 내가 그와 잘 지낸다는 사실은 나쁜 게 아니라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수를 이처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를 구체적인 숫자로 거론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집권 1기부터 이어져 온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되살리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와 이에 호응하려는 북한의 의사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이 부각된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김 위원장과 세 차례 만났다. 2018년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2019년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 판문점 회동이 이어졌지만 북한 비핵화와 북미 관계 정상화 등을 둘러싼 실질적인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대화 의지를 피력해왔다. 다만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랜 동맹국인 한국의 반감을 사면서도 정작 미국의 주요 적대국인 북한과의 외교에서는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김 부장은 “며칠 전 미국 대통령이 돌연 발표한 미한합동군사연습축소에 대해 말한다면 우리는 그에 대하여 평할 가치도 없다고 보며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훈련의 규모나 기일이 줄어든다고 해서 도발적, 공격적 성격의 군사연습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며 “미국 측이 이번에 취한 자기들의 조치를 그 무슨 '선의의 조치'로 선전해보려고 타산한다면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와중에도 한국 정부는 북미 대화의 동력을 이어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한미 연합 연습과 야외 기동훈련 축소를 통해서라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와 노력에 공감한다"며 “그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란 숨통 끊겠다”…중국까지 겨눈 트럼프 ‘경제적 디데이’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는 이른바 '경제적 디데이'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이란의 자금 조달과 제재 우회 통로를 광범위하게 차단하는 것은 물론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들에도 경제적 불이익을 가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란산 원유 대부분을 사들이는 중국이 사실상 핵심 표적으로 지목되면서 미중 간 새로운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에 합의할 기회를 나보다 더 많이 준 사람은 없다. 비극적이게도 그들은 그 기회를 놓쳤다"며 “이에 나는 어느 국가를 상대로도 지금껏 취해진 적 없는 가장 강력한 경제 작전을 발표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자국의 금융기관이나 기업, 공항 또는 정부기관이 이란에 어떠한 형태로든 생명줄을 제공하도록 허용하는 모든 국가는 막대한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석유 밀수, 통화스와프, 현금 이전, 환전소, 선박 등록, 위장기업 등 모든 것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당사자들은 자신들이 누구인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경제적 디데이(ECONOMIC D-DAY)'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표는 아랍에미리트(UAE)가 전날 이란과의 모든 무역 및 상업 교류, 금융 거래를 전면 중단한다고 선언한 뒤 나왔다. UAE는 이란의 핵심 금융·비즈니스 허브 역하을 하고 있으며 최근 수년간 수십억달러 규모의 상품을 수입하는 등 이란의 최대 교역국으로 자리매김해왔다. UAE의 이번 조치가 이란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높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란을 새로운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 전쟁을 완전히 끝내는 데 있다.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하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를 풀도록 압박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미국과 이란이 지난 6월 체결했던 양해각서(MOU)와 유사한 방향이다. 그러나 당시 합의는 양측이 보복 공격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결국 무산됐다. 이에 다른 국가들도 미국이 주도하는 대이란 경제 고립에 동참할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위협을 고립시키고 격퇴하기 위해 우리의 모든 동맹국이 미국과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도 주목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대폭 축소하기로 한 결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란 문제를 거론하며 한국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한국이 미국의 이란 비핵화 노력을 충분히 지원하지 않았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었다. 문제는 미국이 이란에 추가로 가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적 제재 수단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이란은 이미 수십년 동안 강도 높은 제재를 받아왔고, 트럼프 1기 당시 미국이 이란 핵합의(JCPOA)에서 탈퇴한 뒤 전개한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 정책도 버텨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산 원유 판매를 정조준할 경우 내달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미중 갈등이 격화할 수 있다. 중국은 이란 원유 수출의 90% 이상을 사들이며 이란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자금줄로 꼽힌다. 옵시디언 리스크 어드바이저스의 브렛 에릭슨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가 이번 게시물에서 그은 가장 큰 레드라인이 바로 이것"이라며 “이 메시지는 한 국가, 오직 한 국가를 향하고 있다. 바로 이란의 경제적 생명줄인 중국"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이란산 원유를 거래해온 중국의 독립계 '티팟 정유사'와 관련 기업 일부를 제재해왔다. 다만 이란과 중국 간 원유 거래에 자금을 대는 중국 대형은행들에 대해서는 아직 직접적인 제재를 피하고 있다. 유라시아그룹의 도미닉 치우 등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정유사들은 아직 직접적인 제재를 받지 않은 중국 은행들과 주로 거래하고 있다"며 “미국이 이들 금융기관이나 주요 국유기업에까지 2차 제재를 확대할 경우 중국 정부는 더욱 강력한 대응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지금까지 미국의 압박에 오히려 자체적인 경제적 요구를 내놓고 있다. 전쟁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한 배상금 지급과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전쟁 여파로 이란 경제가 이미 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추가적인 경제 고립까지 감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미국의 해상 봉쇄와 폭격으로 인한 피해, 이란 정권 내부의 부패가 겹치면서 이란 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란의 물가상승률은 80%에 육박하고 있으며 이란 통화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약 30% 폭락했다. 경제학자들은 이번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인구 9000만명의 이란이 자국 역사상 최악 수준의 경제위기 가운데 하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삼전닉스 떼돈 버는데”…한국에 남는 돈은 왜 없나 [이슈+]

세계 1·2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을 보유한 한국이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수출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막대한 부를 창출하는 것과 그 돈을 국내에 머물게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슐리 렌 오피니언 칼럼니스트는 '한국은 수십억 달러를 벌지만 국내로 가져오는 돈은 거의 없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기업 5곳에 포함될 정도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이들의 이익 규모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나 애플보다도 많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에 힘입어 국민의 구매력을 보여주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올해 2분기 1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3.7%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역대 정부를 괴롭혀온 만성적인 자본 유출 문제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렌은 지적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가 한국의 금융계정 예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수출로 벌어들인 수익 가운데 상당 부분이 해외에 그대로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정부가 지난 6월 주요 수출기업들에 해외 보유 자금의 국내 환류를 요청한 것도 원화 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서였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증시 선호도 여전하다. 개인들은 올해 초 한때 해외주식 보유분을 매도했지만 지난 6월부터 다시 미국 증시로 돌아왔다. 렌은 “지난달 증시 폭락 이후 개인들이 코스피를 아예 떠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AI 열풍이 불기 전 한국 증시를 짓누르던 가치 함정이라는 인식도 다시 확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기업들도 해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SK그룹은 미국에 이미 약속한 350억달러보다 더 큰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밝혔고 삼성그룹 역시 미국 내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기업들에 더 많은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국내 민간 부문 투자는 2024년과 2025년 연이어 감소했다. 이에 대해 렌은 “한국이 일본과 중국 등 다른 동북아시아 국가들과 비슷한 딜레마를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 경쟁력을 통해 창출한 막대한 부가 해외 직접투자나 포트폴리오 투자 형태로 다시 해외로 흘러나가면서 국내 증시의 성장이나 자산가치 상승, 내수 확대 등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대도약'을 내걸고 남서부 지역에 3대 메가프로젝트를 공개했고 AI 인프라 등 전략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국부펀드에도 신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원화 거래를 주요 10개국(G10) 통화와 비슷한 수준으로 활성화하기 위해 24시간 원화 거래 체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한국은 세계 최대 수출국 가운데 하나지만 도이치방크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거래에서 원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에 불과하다. 하지만 AI 붐에 따른 수출 호황이 끝나는 순간이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렌은 지적했다. 현재 한국의 수출 호황은 물량 증가보다는 반도체 가격 상승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향후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공급을 대폭 확대해 가격을 끌어내릴 경우 국내 반도체 산업의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기업들이 AI와 반도체 호황을 믿고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가 과잉투자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는지도 중요한 변수다. 다만 렌은 “그럼에도 정부가 막대한 재정적 횡재를 '사회주의적 부의 이전'에 낭비하지 않고, 대신 국가 자금을 활용해 국내 투자를 끌어내려는 것은 현명하다"고 평가했다. 렌은 중국처럼 해외주식 투자를 규제해 자본을 자국내 가둬놓는 방식은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이 택하기 어렵다며, 결국 국내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개선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李대통령 좋은 사람”이라면서…트럼프發 ‘코리아 패싱’ 현실화?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상대로 통상·안보 압박 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정 지지율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온 외교 분야마저 흔들릴 경우, 이 대통령에게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통상과 안보 문제를 놓고 오랜 동맹국인 한국을 압박하는 와중에 김 위원장에게 다시 한번 공개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미 국방부에 한미 연합 군사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연합훈련이 북한에 부적절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루 뒤에는 자신의 대화 요청에 김 위원장이 응답했다며 이를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자신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는 합성 사진을 트루스소셜에 올리기도 했다. 이 사진에는 김 위원장이 전화기를 들고 '이봐 도널드, 우리 사이 괜찮지?'라고 말하는 내용이 덧씌워졌다. 이런 가운데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올가을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라고 참모들에게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북미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이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피스메이커' 역할을 공개적으로 요청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이 대통령에 대해 “사실은 아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취재진에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이 한국을 배제한 채 북한과의 대화를 본격 추진할 경우 이른바 '코리아 패싱'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북한 간 접촉이나 한미 연합훈련 축소 계획을 한국 정부가 사전에 전달받았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짚었다. 한미 연합훈련 축소와 관련해 조현 외교부 장관은 1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밝힌 내용은 우리 정부는 물론이고 미국 정부의 관계자들도 전혀 사전에 알지 못했다. 그래서 저희도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미측과, 트루스소셜에 (내용이) 나온 이후 긴밀하게 협의해온 것으로 안다"며 “우리 장관이 함께 협의했기 때문에 (미측의) 일방적 통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지시에 따라 “국방부는 전술적 역량을 강화하는 훈련은 계속하되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대폭 축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훈련은 당초 예정했던 것보다 일주일 앞당겨 오는 21일 종료될 예정이다. 한국군 합동참모본부도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 측의 제안에 따라 연습 기간과 규모 등을 일부 조정하기로 했다고 동시에 발표했다. 메이슨 리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한국과 충분한 협의 없이 북미 대화가 진행될 경우 “한국은 자국의 안보와 번영에 영향을 미치는 잠재적인 외교 과정에서 충분한 발언권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적어도 트럼프 대통령 집권하에서는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라는 한국 국민의 광범위한 믿음을 훼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을 향한 비판이 거세질 경우 정치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블룸버그는 또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외교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고 전했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43.0%로 집계, 5주 연속 하락하며 최저치를 경신했다. 리얼미터는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둘러싼 혼선과 '폐버스 청년주택' 발언 논란으로 촉발된 청년 주거 민심 반발이 겹치면서, 정책 신뢰도 하락이 누적되어 긍정평가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4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44%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는 46%로 8%포인트(p) 상승하며 취임 이후 처음으로 긍정 평가를 넘어섰다. 해당 조사에서 긍정 평가 이유로는 '외교'(19%)가 가장 많이 꼽혔다. 그러나 한미 연합훈련 축소와 북미 직접대화 가능성 등이 맞물리면서 야당은 이재명 정부의 대미 외교를 문제 삼기 시작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군사훈련 축소를 지시한 것을 두고 “이재명 정부의 오만한 외교 행태가 자초한 안보 참사"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전날에도 “대한민국이 배제된 미북 대화의 결과는 뻔하다. 북한 체제는 더욱 공고해지고 한미동맹은 와해될 것"이라며 “지금의 트럼프 대통령이라면 주한미군 철수까지 밀어붙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통령의 진짜 속내가 궁금하다. 주한미군 내보내고, 한미동맹 해체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북한에 무릎 꿇고 중국에 '셰셰'하며 사는 나라로 바꿀 생각인가"라고 꼬집었다. 한미 간 불협화음이 커지는 가운데 북한 문제를 둘러싼 한중 외교 채널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는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약 5년 만에 방한해 한반도 문제 등을 논의하는 것을 두고 '물밑 외교의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왕 부장은 19~20일 이틀간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오는 20일 이 대통령을 접견한다. 한미 간 갈등은 안보뿐 아니라 통상 문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한국이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지나치게 늦추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대미 투자 패키지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의 추가 미국 투자를 포함하기를 원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이 대통령의 고민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추가 생산시설을 건설할 경우 국내에 반도체·인공지능(AI) 산업 거점을 확대해 성장의 과실을 국민에게 확산시키겠다는 이 대통령의 정책 구상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국도 미국을 향해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제1회 을지국무회의에서 18일 생중계된 국무회의에서 한국의 첫 핵추진잠수함 확보를 위한 한미 간 논의가 지연되는 것과 관련해 “추진에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우리 자신의 힘 키워야 동맹으로의 가치와 필요성도 더 커지게 된다"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한국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합의에 서명한 뒤 한국의 첫 핵추진 잠수함 확보 추진을 전격 승인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대미 투자와 핵추진잠수함 모두에서 눈에 띄는 진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정부가 쿠팡을 대하는 방식에도 불만을 표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갈등이 한미 동맹 자체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레이프 에릭 이즐리 이화여대 교수는 “한미 관계는 관세와 투자 지연, 방위산업 조달, 기업 규제 등 여러 분야에서 난기류에 직면해 있다"면서도 “한미 동맹은 추락하기보다는 고도를 조정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한편 북미 정상회담이 실제 성사될 가능성은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북한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최대 220억달러의 해외 수입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가 본격화한 2018년부터 2021년의 약 4배에 달한다. 블룸버그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상당한 외화 수입을 확보한 만큼 김 위원장이 핵 억지력을 놓고 미국과 협상에 나설 유인이 과거보다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여한구 ‘직권면직’, 홍명보가 손흥민 뺀 것 연상시켜

미국의 통상 압박이 다시 거세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대미 통상협상의 실무 사령탑인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15일 0시를 기해 '직권면직'했다. 여 전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정통 통상 관료 출신이다. 이재명 정부에서도 같은 자리에 다시 기용됐다는 점에서 실무 역량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특히 지난해 6월부터는 통상·산업·에너지 분야를 아우르는 대미협상 태스크포스 단장까지 겸임하면서 한미 관세협상을 실질적으로 총괄해 왔다. 미국무역대표부를 카운터파트로 하여 농산물을 비롯한 비관세 장벽 협상도 총괄했으며, 글로벌 통상 규범 대응과 공급망 안보 역시 그의 업무였다. 이재명 정부의 통상 분야에서 대체 불가한 핵심 인사이자, 심지어 산업부의 천재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였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왜 갑자기 여 본부장을 경질했는지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다. 홍명보 감독과 비슷하다. 홍 감독은 북중미 월드컵 남아공전에서 월드스타이자 우리나라 팀의 핵심인 손흥민 선수를 선발에서 제외하여 결과적으로 패배를 자초했고 32강 진출에 실패하였는데, 손 선수를 뺀 이유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대한민국 통상외교의 최전방 공격수인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같은 중요한 인사를 '직권면직'하였다면 설명이 있어야 하나, 이 대통령은 '입꾹닫'하고 있다. 급하게 '직권면직'했다면 분명히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여한구 본부장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였고, 또 청와대는 14일 관계부처 관계자들을 소집해 별도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의 안건은 대미투자 이행이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미국 측 압박에 어떻게 대응할지였다고 한다. 대응 회의가 열린 바로 그 날 갑작스러운 면직 통보가 이루어졌으며, 15일 0시 면직이라는 형식이 눈에 띈다. 고위 공직자는 실질적인 해임의 경우에도 '사의 수용'의 형식을 취하는 게 일반적이다. '직권면직' 자체가 이례적이다. 13일 이후 새로운 문제가 제기되었거나 임면권자의 신뢰를 훼손할 정도의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측 압박에 대한 대응 방침을 두고 대통령이나 청와대와 갈등을 빚었을 가능성을 추론할 수 있다. 문제는 여한구 본부장 '직권면직' 미스터리가 한미 통상전쟁의 한복판에서 벌어졌다는 것이다. 한미 통상 현안이 산적해 있는 시점이라 더욱 이해할 수 없다. 미국은 이미 지난 7월 무역법 301조를 이용해 강제노동 상품 수입 금지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한국을 12.5% 관세 적용 대상에 포함시켰고, 한국을 포함한 16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구조적 과잉생산 문제에 관한 별도의 301조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추가적인 무역조치 가능성이 남아 있는 셈이며, 여기에 대미 투자 문제까지 다시 불거졌다. 미국 상무부가 한국 정부에 한미 합의에 따른 200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대미 투자 사업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현재 15% 수준인 관세를 다시 높일 수 있다는 취지의 압박을 가했다고 보도되었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미국 측과 직접 협상해온 통상교섭본부장이 설명도 없이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그래서 야당에서는 “국가의 통상 사령탑을 하루아침에 날려버린 '묻지마 경질'이자 전례 없는 인사 참사"라고 강력 비판하고 있다. 레버리지 ETF 도입을 주도하는 등 경질 사유가 쌓인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계속 자리에 놔두고 애먼 통상교섭본부장을 잘랐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유를 밝히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으나, 청와대는 “인사 사안이라 확인이 어렵다" 하고, 산업부는 “임면권자의 권한과 정무적 판단" 이라고 하면서 회피하고 있다. 감독에게 선수교체 권한이 있는 것이 맞는 것처럼 대통령에게 인사권이 있는 것도 맞다. 그러나 권한이 있다고 마구 잘라도 되는 것은 아니고 설명해야 할 의무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만약 계속 '입꾹닫'하면 이 대통령은 홍명보와 다를 게 없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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