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P 폭등 뒤 냉정한 평가”...코스피 ‘역대급 반등’에 숨은 경고 [머니+]

코스피가 최근 이어진 폭락을 딛고 역대 최대 상승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매도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번 반등을 추세 전환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보다 1001.89포인트(17.91%) 오른 6595.45에 거래를 마치며 역대 최대 상승률과 상승폭을 동시에 기록했다. 상승률 종전 최고 기록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30일의 11.95%였으며, 상승폭 최고 기록은 지난달 9일 기록한 612.52포인트였다. 코스피는 '검은 금요일'을 맞았던 지난 24일부터 전날까지 5거래일 동안 1503.33포인트(21.2%) 급락했는데, 이날 하루 만에 낙폭의 약 3분의 2를 만회했다. SK하이닉스는 29.95% 폭등해 상한가인 171만8000원으로 마감했고, 일시적으로 상한가에 근접했던 삼성전자도 전장보다 26.81% 오른 26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2197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장을 주도했다. 기관도 1조1783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8조2543억원을 순매도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날 급등을 곧바로 추세 전환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NBC에 따르면 윤정인 피보나치 자산운용 대표는 이날 반등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주도한 가운데 공매도 투자자들의 숏커버링(공매도 청산)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기계적인 리밸런싱 수요가 상승폭을 키운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진짜 시험대는 숏커버링 효과가 사라진 이후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는지 여부"라며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된다면 이번 반등이 보다 견조한 회복세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급등이 극심한 변동성 장세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안도 랠리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MBMG 패밀리오피스 그룹의 폴 갬블스 공동창업자는 “앞으로도 이 같은 급등락 장세가 여러 차례 반복될 것으로 본다"며 “현재 자산 가격은 펀더멘털과 괴리된 상태이며, 이는 시장에 과도한 레버리지가 쌓여 있다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반등이 하루짜리 안도 랠리에 그칠 수도 있고 조금 더 이어질 수도 있지만 이를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을 둘러싼 위험이 사라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높은 레버리지와 취약한 투자심리가 맞물리면서 향후 더 큰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번이 모든 조정의 끝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며 “만약 이번이 끝이 아니라면 머지않아 더 큰 하락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경고 신호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CNBC는 “숏커버링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해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지속될지가 관건이다"며 “이에 따라 이날 반등이 지속 가능한 회복의 시작인지, 아니면 세계에서 변동성이 심한 코스피의 또 다른 급등락 사례로 남을지 판가름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코스피 반등의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헤지펀드 시타델의 자산 인수를 두고도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이하 시추에이셔널)가 약 4배 레버리지로 AI 반도체 종목에 집중 투자하다가 마진콜(추가증거금요구)로 궁지에 몰린 끝에 보유 주식 포트폴리오 대부분을 시타델에 매각했고, 이는 글로벌 AI 관련주의 안도 랠리로 이어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보도했다. 블루엣지 어드바이저스의 캘빈 여 펀드 매니저는 “최근 몇 주간 이어진 매도 압력의 상당 부분이 시추에이셔널과 관련돼 있었다"며 “한국 시장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대부분 정리되면서 추가 매도 물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레버리지 포지션 정리가 대부분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렇다고 시장이 곧바로 강한 상승 국면으로 돌아섰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시타델의 자산 인수가 더 큰 위기의 전조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KGI의 쿠슨 렁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추에이셔널이 하나였다면 비슷한 상황에 놓인 다른 펀드는 얼마나 더 있겠느냐"며 “2008년 JP모건의 베어스턴스 인수 직후 시장이 안도 랠리를 보였지만 결국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이어졌던 당시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베렌버그의 울리히 우르반 다자산 전략 및 리서치 총괄은 “더 중요한 것은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주체가 이것(시추에이셔널)뿐이었느냐는 점"이라며 “AI·컴퓨팅·반도체에 집중 투자한 다른 펀드들이 존재한다면 이번 강제청산은 마지막이 아니라 첫 번째 도미노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SK하이닉스 상한가 찍은 날…‘빅쇼트’ 버리, 반도체주 공매도 늘렸다 [머니+]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1일 폭등한 가운데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인공지능(AI) 관련주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또다시 확대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자전문 매체 스톡트윗츠,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버리는 30일(현지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서브스택을 통해 AI 관련주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버리는 2026년 12월 18일 만기의 엔비디아 풋옵션 가운데 행사가가 100달러 초반대(low 100s strike range)인 계약의 비중을 늘렸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약 880달러 부근에서 추가 공매도했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SOXX)에 대한 공매도 역시 약 506달러 수준에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의 풋옵션도 행사가가 500달러대 후반(high 500s strike range)인 계약의 비중을 추가로 늘렸다고 밝혔다. 버리는 지난달 30일 “오늘 랠리의 직접적인 계기는 한국에서 발표된 대규모 투자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오히려 끝의 시작이라고 본다. 이제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경고와 함께 AI 관련주를 비롯한 주요 기술주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공개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그는 엔비디아를 198.09달러, 테슬라를 416.22달러, 캐터필러를 1060.98달러,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를 729.40달러, SOXX를 642.80달러에 각각 공매도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날인 지난 1일에는 마이크론을 1051.87달러에 공매도했다고 추가 공개했다. 그 이후 버리는 글로벌 증시가 '검은 금요일'을 맞았던 지난 24일 다시 공매도 포지션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버리는 이때 마이크론을 933.86달러, 엔비디아를 210.28달러, 캐터필러를 893.49달러, SOXX를 535.83달러에 각각 추가 공매도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버리는 이날에도 AI 관련주에 대한 약세 베팅을 강화한 것이다. 글로벌 증시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전날까지 급락한 뒤 이날 큰 폭으로 반등했지만, 이를 일시적인 반등으로 판단하고 공매도 포지션을 추가로 확대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마이크론은 이날까지 세 차례에 걸쳐 공매도 포지션을 늘린 상태다. 마이크론 주가는 이달 초 1000달러 수준에서 지난 29일 739.00달러까지 폭락한 뒤 이날 18.36% 급등한 874.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버리가 지난 1일 구축한 마이크론 공매도 포지션의 평가수익률은 약 16.9%, 지난 24일 추가한 공매도 포지션의 평가수익률은 약 6.3%로 추산된다. 버리의 이번 공매도 확대는 한국 증시가 31일 급반등하는 시점에 공개돼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2시 56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18.05% 뛴 6603.14를 기록 중이다. 16.42% 뛴 6529.89를 기록 중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1.15% 오른 5657.79로 출발한 뒤 단숨에 6000선을 넘어 6600선까지 회복한 것이다. 코스피는 전날까지 5거래일 동안 1503.33포인트(21.2%) 급락했다. 삼성전자는 28.02% 급등한 26만5000원, SK하이닉스는 상한가(171만8000원)를 기록했다. 이날 국내 증시가 급등한 배경에는 호실적으로 AI 수익성 논란을 잠재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이 AI 투자 확대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글로벌 반도체주가 일제히 반등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버리는 엔비디아가 고객사에 자금을 지원한 뒤 다시 자사 반도체를 판매하는 이른바 '순환 금융' 구조가 AI 투자 열풍을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엔비디아의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가 포물선처럼 치솟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며 “엔비디아가 순환 지출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확대하기 위해 과도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AI 투자 확대를 둘러싼 월가의 낙관론과 버리의 AI 버블 경고 가운데 어느 쪽이 현실이 될지에 쏠리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를 좌우하고 있는 만큼 버리와 강세론자의 시각차가 향후 국내 증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삼전닉스 어제 샀어야 했나”…17% 폭등한 코스피, 우려는 여전 [머니+]

닷새간 20% 넘게 급락했던 코스피가 하루 만에 큰 폭으로 반등하면서 투자자들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계획을 비롯한 각종 호재가 맞물리면서 국내 증시가 마침내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이번 상승이 일시적인 반등인지, AI 랠리의 본격적인 재개를 알리는 신호인지를 놓고 시장의 평가는 여전히 엇갈린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12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13.21% 오른 6332.38을 기록 중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1.15% 오른 5657.79로 출발한 뒤 단숨에 6000선을 넘어 한때 6548.64(17.07%)까지 치솟앗다. 코스피는 전날까지 5거래일 동안 1503.33포인트(21.2%) 급락했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날 반등을 이끌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18.60% 오른 24만5500원, SK하이닉스는 22.62% 상승한 162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두 종목은 지난 24일부터 전날까지 각각 23%, 32% 급락한 바 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된 데다 최근 폭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이 상승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마이크론(18.36%), 샌디스크(25.99%), AMD(13.00%), 인텔(11.30%) 등 주요 반도체 종목이 급등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8.19% 뛰었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도 17.52% 급등하며 공모가와 같은 149달러를 회복했다. 예상을 웃도는 실적으로 AI 수익성 논란을 잠재운 마이크로소프트(MS)는 AI 투자 확대 방침을 재확인하며 주가가 약 15% 급등했다. 아마존도 AI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9% 넘게 상승했다. 다른 호재들도 잇따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손실을 본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AI 관련 종목을 대거 매도하는 과정에서 출회된 물량을 또 다른 헤지펀드 시타델이 상당 부분 매입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 회복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전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 주식 약 48억원어치(보통주 3620주)를 장내매수했다는 소식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증거금 요건이 강화된 점도 시장 변동성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키웠다. 아울러 정부가 한국투자공사(KIC)에 전략투자계정을 신설해 20조원 이상 규모의 '한국판 전략형 국부펀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급격한 투매 국면은 지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윤정인 피보나치 자산운용 대표는 “오늘 반등은 단순한 저가 매수세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기보다 기업 펀더멘털 개선이 뒷받침된 상승"이라며 “극심한 변동성을 겪은 이후 나타난 초기 회복 신호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밴티지글로벌프라임의 헤베 첸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번 급등은 투자자들이 기술주를 둘러싼 경계심을 일시적으로 거둬들였다는 의미"라며 “기업 실적이 AI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믿음을 다시 심어주면서 최근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와 공매도 청산이 동시에 나타났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반등이 AI 랠리의 본격적인 재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올해 2분기 합산 영업이익 150조원을 기록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두 회사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최소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주요 고객사들이 장기 공급 계약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시장 참가자들은 2분기 실적보다 글로벌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에 더 주목하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설비투자 계획이 총 1조달러에 육박하고 부채도 늘어나면서 과거 메모리 업계가 겪었던 호황과 불황의 반복이 다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여기에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추격도 또 다른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메모리 업계는 과거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늘렸다가 공급 과잉과 재고 증가로 큰 타격을 입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토로의 조시 길버트 아시아·태평양 및 중동지역 수석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지만 투자자들은 현재의 공급 부족보다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대가 결국 또 다른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더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수에즈웰스의 프랜시스 탄 수석전략가는 “메모리 업체들이 앞으로도 가격 결정력을 유지하고 장기 계약을 계속 확대하며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내가 보고 싶은 것은 단 하나, 진정한 지속 가능성"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과거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반론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요 고객들과 장기 공급 계약을 확대하자 메모리 반도체가 단순한 범용 제품이 아니라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엔화 환율 163엔 찍더니 급락…日정부, ‘시장 개입’ 칼 빼들었나

미국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30일 장중 급락(엔화 가치 급등)하면서 일본 금융당국이 다시 외환시장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한국시간 오후 11시 52분 기준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2.32% 급락한 달러당 159.61엔을 기록 중이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10시 34분께만 해도 163엔을 소폭 밑돌았지만 이후 순식간에 급락해 장중 한때 157.94엔까지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움직임을 두고 일본 금융당국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본 당국이 엔화 매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 국채를 포함한 해외 채권 보유분을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CIBC 캐피털마켓의 노아 버펌 전략가는 “현재 엔/달러 환율 움직임은 외환시장 개입 당시 나타나는 전형적인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환율 급락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그 여파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일본 당국이 개입에 나서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즈호은행의 나카지마 마사유키 수석 전략가는 “직전 외환시장 개입도 FOMC 회의 다음 날 실시됐다"며 “이번 엔/달러 환율 움직임의 규모 역시 과거 외환시장 개입 당시와 충분히 비교할 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엔화는 2022년부터 본격적인 약세 압력을 받아왔다. 당시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공격적인 긴축에 나선 반면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유지하면서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엔/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일본 정부는 2022년 통화 방어를 위해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했으며, 2024년에도 다시 시장에 나섰다. 정부 개입으로 엔화는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이후 다시 약세 흐름으로 돌아섰다. 일본 당국은 2024년 한 해 동안 약 1000억달러(약 142조원)를 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후 일본은행은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면서 지난달 기준금리를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연 1%까지 인상했지만, 미·일 금리 차가 여전히 큰 탓에 엔화는 매도 압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엔/달러 환율이 지난 4월 말 달러당 160엔을 돌파하자 일본 당국은 5월 27일까지 약 한 달 동안 11조7300억엔(약 100조원)을 투입해 엔화를 매수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엔/달러 환율이 최근 달러당 163엔을 넘어서자 1986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자 일본 당국이 다시 한번 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하루 거래 규모가 9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정부가 시장 흐름에 역행하며 환율을 방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증시 안정책 언제 내놓나”…저평가에도 코스피 외면하는 투자자들 [머니+]

코스피가 역대급 폭락을 이어가면서 밸류에이션이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투자심리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극심한 변동성이 이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은 대규모 손실을 입었고, 외국인 투자자들도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무너진 투자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정부가 증시 안정화를 위한 대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1.23% 내린 5593.56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5976.82까지 오르며 반등을 시도했지만 상승폭을 모두 반납한 뒤 하락 전환했다. 코스피는 지난 24일 하루 만에 7000선이 무너진 이후 5거래일 동안 1503.33포인트(21.2%) 급락했다. 이날까지 월간 하락률은 34.01%로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번 하락장을 주도했다. 두 회사 모두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24일 이후 약 23%, SK하이닉스는 약 32% 급락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밸류에이션은 역사적으로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배를 밑돌며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밸류에이션 역시 TSMC와 마이크론 등 글로벌 경쟁사보다 낮아졌다. 그럼에도 픽테자산운용, 로베코, 이스트스프링인베스트먼트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한국 증시 재진입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실적과 밸류에이션은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레버리지 ETF가 키운 극심한 변동성 때문에 저가 매수에 나설 명분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국내 증시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87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12월의 세 배 이상으로 뛰었다. 해외 투자자들도 이달 들어 한국 증시에서 120억달러(약 17조2500억원)를 순유출하며 변동성 확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픽테자산운용의 이영재 선임 투자매니저는 “글로벌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기관투자가 입장에서 한국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변동성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라며 “도박과 같은 상황에 자금을 투입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레버리지 ETF가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변동성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매도세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피델리티인터내셔널의 이언 샘슨 다자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한국 증시가 흥미로운 가격대에 진입했지만 저가 매수를 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며 “변동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구성 차원에서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매수하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크게 위축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1조4199억원을 순매도하며 이틀 연속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최근 급락으로 반대매매와 손절매 물량이 쏟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씨티는 최근 기관투자자들에게 배포한 보고서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이번 증시 조정 과정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로 약 387억달러(약 56조30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개인투자자의 SK하이닉스 평균 매수단가가 228만원 수준일 것으로 분석했다. 이영재 매니저는 레버리지 ETF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에게는 결국 모두가 손해를 보는 게임"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보다 강력한 증시 안정 대책을 내놓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에토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제임스 플레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개인투자자의 증시 참여를 적극 장려했던 정부에는 역풍이 될 수 있다"며 “정부가 가계를 증시로 유도해 놓고 손실이 불어나면 뭔가를 해야 한다는 정치적 압박은 극도로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 다시 관심을 보이고는 있지만 밸류에이션보다 장기 안정화 조치에 주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로베코의 조슈아 크랩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총괄은 “현재로서는 한국 주식을 추가 매수하지 않고 있지만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시장 변동성이 조금 더 안정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정부가 검토할 수 있는 증시 안정 대책으로 ▲증시안정기금 가동 ▲공매도 금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추가 규제 ▲신용거래 규제 강화 ▲자사주 매입 규정 완화 등을 거론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두들겨 팰 것”…美 엿새 만에 이란 폭격, 국제유가 급등 [이슈+]

미군이 엿새 만에 이란을 겨냥한 공습을 재개하면서 중동 전쟁이 다시 격화하고 있다. 중동 지역 미군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2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 동부시간 29일 오후 10시(한국시간 30일 오전 11시) 중부사령부는 전날 미군을 향한 미사일 공격 시도에 대응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 작전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군 지휘통제실과 미사일·드론 시설, 해안 감시·방어 거점, 해상 전력 등을 포함한 수십 개의 목표물을 타격했다"며 “이번 공습은 이란과 그 대리세력이 미군과 상선, 인근 걸프 국가들에 가하는 위협을 추가로 약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군의 이번 대(對)이란 공습은 지난 23일 이후 엿새 만이다. 앞서 미국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상선 공격과 중동 미군 기지 공격에 대응해 13일 연속 공습을 이어오다 지난 24일 이를 중단했다. 이후 이란도 보복 공격을 자제하면서 양측의 무력 충돌은 일시적인 소강 국면에 접어드는 듯했다. 그러나 전날 이란이 요르단 주둔 미군 기지를 향해 다수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휴전 분위기는 깨졌다. 미 중부사령부는 모든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요격했다고 밝혔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보복을 예고했고, 미군은 공습을 단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비속어를 섞어가며 “우리는 그들을 두들겨 팰 것"이라며 “강력하게 타격할 것이다. 그들(이란)은 얻어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에서도 “이제는 우리 차례"라며 “매우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제는 이번 전쟁의 전선이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예멘의 후티 반군과 이라크의 친이란 민병대 등 이란의 대리세력들은 미군 기지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과 유조선을 공격하고 있으며, 이집트 근해에서는 미국 소유 액화천연가스(LNG) 저장설비까지 공격받는 등 충돌 범위가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그동안 이란의 공격에도 직접적인 군사 대응을 자제해온 사우디도 최근 후티 반군의 석유시설 공격에 강하게 반격한 데 이어 미국과 함께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거점을 공습하는 등 이번 전쟁에 제한적으로 가세했다. 중동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지난 24일부터 사흘 연속 하락하며 한때 배럴당 80달러 수준까지 밀렸지만, 29일 하루에만 7% 넘게 급등하며 다시 90달러선을 넘보고 있다. 다만 사우디는 전쟁이 더 확대되는 데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사우디의 이라크 공습 이후 칼리드 빈 살만 사우디 국방장관은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만나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과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에 대한 추가 공격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복수의 소식통은 사우디 측이 미국에 확전을 자제해 줄 것을 촉구했으며, 한 소식통은 “분쟁이 더 확대될 경우 예측하기 어려운 중대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미국 내부에서도 전쟁 장기화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재개할 경우 방공 미사일 재고가 빠르게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재 미군이 보유한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은 1000기 미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요격미사일은 250기 미만으로 추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워시 못 믿겠다”…채권자경단, 연준 9월 금리인상 밀어붙이나 [이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시장은 이를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가 부족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물가를 반드시 2% 목표로 되돌리겠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이른바 '채권자경단'이 연준의 행동을 요구하는 경고를 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연 3.5~3.75%로 동결했다. 기준금리 동결은 올해 1월, 3월, 4월, 6월에 이어 다섯 번째 연속이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취임 이후로는 두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금리 동결 자체는 시장의 예상에 부합했지만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은 오히려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반드시 2% 목표로 되돌리겠다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향후 금리 인상 시점이나 기준에 대해서는 명확한 신호를 내놓지 않았다. 워시 의장은 “일부 가계와 기업, 시장 참가자들은 지난 5년간의 고물가로 연준의 암묵적인 인플레이션 목표가 2%보다 높은 것 아니냐는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됐다"며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연준의 느슨한 물가 목표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FOMC 체제에서는 암묵적으로 높은 물가를 용인하는 목표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오직 하나의 목표만이 존재하며, 그것은 2%"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회의에서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지 않았다. 워시 의장은 “전망 기간에도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기준금리 인상은 해결책의 일부가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유일한 해법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심지어 그는 내달 예정된 잭슨홀 경제심포지엄 연설에 대해서도 “지금은 백지 상태"라고만 언급하며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하지 않았다.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은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행사로 꼽힌다.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워시 의장은 이번에도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를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 설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 美 장기채 급등…채권자경단 “행동으로 보여라" 국채 시장에서는 장기채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쏟아졌다. 3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장중 최대 14bp(1bp=0.01%포인트) 급등한 5.23%까지 치솟으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도 7bp 오른 4.67%를 기록한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미 기준금리가 동결되자 단기금리는 떨어졌지만,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장기금리는 급등했다. 통상 연준의 금리 인상이 예상되면 단기물 금리는 상승하고 향후 물가 안정 기대가 커지면서 장기물 금리는 하락한다. 그 결과 2년물과 30년물 국채금리 격차가 확대되는 이른바 수익률곡선 스티프닝이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이번 스티프닝이 1990년대 중반 이후 FOMC 회의 직후 기준 가장 큰 폭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이 워시 의장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는 동시에 인플레이션 대응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하며 국채를 대거 매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정말로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고 싶다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며 “장기채 금리가 크게 오른 것은 채권자경단이 '당신의 말을 믿게 하려면 이제는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장기금리 급등이 단순히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만이 아니라 워시 의장의 정책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CNN 역시 “채권시장이 워시 의장의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를 블러핑(허세)으로 받아들였다“고 평가했다. PGIM의 로버트 소킨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신뢰를 잃게 되면 장기 국채금리가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기대 인플레이션도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며 “워시 의장과 다른 연준 인사들이 앞으로 공개 발언에서 더욱 강한 매파적 메시지를 내놓아 이번 기자회견으로 생긴 혼란을 수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시선은 9월 FOMC로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한 이유를 둘러싼 비판도 이어졌다. 울프리서치의 스테파니 로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워시 의장은 '오늘 금리를 올리지 않은 이유는 앞으로 몇 달 안에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9월에는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설명했어야 했다"며 “하지만 그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대신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금리 동결 배경으로 채권시장을 언급하며 “지난 42일 동안 연준이 정책적으로 크게 한 일은 없지만 시장은 상당한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장기채 금리 상승이 금융여건을 긴축시키면서 시장이 연준을 대신해 정책 효과를 내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모네터리폴리시 애널리틱스의 데릭 탱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여건이 긴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좋은 이유 때문이 아니다"라며 “이는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반영한 결과에 가깝다. 이를 자랑할 일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번 FOMC를 계기로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오는 9월 회의까지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위원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워시 의장도 결국 이를 따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이번 회의에서는 FOMC 위원 12명 가운데 3명이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주장하며 소수 의견을 냈다. 이는 지난 6월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을 결정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역설적으로 연준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만큼 다른 조건에 큰 변화가 없다면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65.2%로 반영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빅이벤트’ 美 FOMC 결과 임박, 관전 포인트는?…“워시의 선택” [이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9일(현지시간) 통화정책 회의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글로벌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에도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깜짝 금리 인상' 가능성도 쉽게 배제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연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미 동부시간·한국시간 30일 오전 3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발표된다. 이어 30분 뒤에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연다. 연준은 2025년 마지막 세 차례 회의에서 연속으로 금리를 인하한 뒤 현재까지 기준금리를 연 3.50~3.75%에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까지 낮추려면 결국 기준금리를 다시 올려 수요를 억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실제로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5년 넘게 연준 목표치를 웃돌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들어 다시 상승세를 나타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지난달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이달 들어 양국 간 무력 충돌이 재개되면서 다시 반등했다. 일부 경제학자와 연준 위원들이 에너지 가격 상승에 더해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일부 산업의 수요를 자극하면서 물가 압력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 침묵 이어온 워시…“금리 인상이 신뢰도 높여" 여기에 워시 의장의 행보가 연준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연준 의장들은 FOMC를 전후해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 일정 수준의 신호를 보내는 경우가 많았지만, 워시 의장은 정책 방향에 대한 단서를 사실상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는 여러 차례 밝혔지만, 이를 위해 실제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산탄데르 US 캐피털마켓의 스티븐 스탠리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지금은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7월에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도 결코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이 반영한 금리 인상 가능성은 최근 한때 40%까지 치솟았다가 전날 오후 35% 수준으로 낮아졌다. FOMC를 하루 앞두고 이처럼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이 형성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도 크게 엇갈린다. 모네터리 폴리시 애널리틱스의 데릭 탕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다면 워시 의장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그가 반복적으로 강조해온 물가 안정 의지를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금리를 동결할 경우 말만 앞세우고 행동은 따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최대 헤지펀드 시타델도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하고 포워드 가이던스(사전 안내) 관행을 깨기 위해 금리를 이달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라이트슨 ICAP 애널리스트들은 “워시 의장이 긴축을 주장하더라도 광범위한 반대에 직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종 결정은 어느 쪽으로도 가능하지만 우리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기보다는 인상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 “한번 인상하면 추가 긴축…금리 못 올린다" 반면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보고서에서 “첫 금리 인상 시점은 여전히 9월이 기본 시나리오"라며 “그때쯤이면 연준은 관세 효과가 완화됐음에도 상품 가격 압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보다 명확한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워시 의장이 에너지 가격과 AI 투자에 따른 비용 상승을 일시적인 공급 충격으로 보고 있는 데다, 자신이 출범시킨 태스크포스(TF)의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연준 개혁의 일환으로 이달 출범한 TF는 ▲연준 커뮤니케이션 ▲대차대조표 정책 ▲경제 데이터 ▲생산성 및 고용 ▲인플레이션 등 5개 부문으로 구성됐다. CNBC는 인플레이션 관련 TF가 결론을 내리기도 전에 정책 방향을 바꾸면 워시 의장이 스스로 개혁의 명분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피하려 할 것이라는 점도 동결 전망의 근거로 제시했다. 아울러 로이터는 연준이 단 한 차례만 금리를 올리고 긴축을 중단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지적했다. 통상 장기간 금리를 유지한 뒤 방향을 바꾸면 이후에도 같은 방향의 정책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은 보통 한 번 올리고 끝내지 않는다"며 “금리 인상은 연속적인 인상 사이클을 시작하겠다는 의미인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아직 그럴 준비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해 긴축 사이클의 시작을 선언하기보다는, '매파적 동결' 기조를 통해 기대인플레이션을 관리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보고서에서 “핵심은 연준이 통상 최소 세 차례 이상 이어지는 본격적인 금리 인상 사이클을 시작할 것인지, 아니면 아예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인지에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강제청산에 무너졌다”…코스피 역대급 폭락, 지금이 매수 기회? [머니+]

국내 증시가 전날에 이어 또다시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가운데 코스피는 한 달 만에 40% 가까이 급락하며 사상 최대 월간 낙폭을 향해 치닫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2시 50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6.38% 내린 5639.25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09% 오른 6089.11로 출발해 장 초반 한때 6228.52(3.40%)까지 반등했지만 상승폭을 모두 반납한 뒤 급락세로 돌아서며 장중 5262.77(-12.63%)까지 밀렸다. 지수 급락으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는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19분 12초 코스닥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매매가 20분간 중단됐다. 이어 약 13분 뒤인 낮 12시 32분 32초에는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서킷브레이커가 작동했다. 발동 당시 코스닥은 전장 대비 8.05% 내린 649.00, 코스피는 8.15% 하락한 5532.33을 기록하고 있었다. 전날에도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11%대와 8%대 급락하며 잇따라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바 있다. 이날 하락으로 코스피는 지난달 기록된 역대 최고가 대비 약 40% 떨어졌으며, 이달에만 34% 가까이 하락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낙폭이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최대 15%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회사가 주주환원 정책과 주요 고객사와의 장기 공급계약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은 것이 투자자들의 실망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배 증가했다고 발표했지만, 올해 설비투자를 40조원대 후반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내놨다. 삼성전자도 장중 한때 18만9200원까지 밀리며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20만전자'가 무너졌다. 이토로의 조시 길버트 아시아·중동 수석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가 설비투자를 40조원 후반대로 확대하면서도 주주환원 정책과 장기 계약의 가격 조건에 대해서는 침묵한 것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큰 만큼 두 종목이 동시에 하락하면 투자자들이 피할 곳이 없다"고 말했다. 올해 신용거래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앞세워 국내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날 개인들은 약 1조80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윤정인 피보나치 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오늘은 강제 반대매매가 대거 발생했다"며 “개인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진정될 때까지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낙폭이 지나치게 컸던 만큼 저가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라지브 드 멜로 가마자산운용 글로벌 매크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AI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이 반도체주 조정의 출발점이 된 것은 맞지만 최근 급락은 펀더멘털보다는 투자 포지션과 강제 매도, 투자심리 악화의 영향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산지브 라나 CLSA증권 한국 리서치 총괄은 “시장 예상을 밑돈 영업이익은 제품 믹스가 다소 기대에 못 미친 영향"이라며 “2027년에도 메모리 공급은 여전히 매우 타이트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은 만큼 지금은 오히려 좋은 매수 기회"라고 주장했다. 골드만삭스의 브루스 커크 일본 수석 주식전략가는 일본 AI 관련주의 급격한 매도세가 매수 기회를 만들었다며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정학적 상황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 지금은 일부 종목의 비중을 확대하기에 적절한 가격대"라며 “AI 투자 스토리가 무너졌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빅테크 죽쑤는데…애플 ‘나홀로 승승장구’ 비결은? [머니+]

글로벌 증시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흔들리는 가운데 애플 주가만 나홀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장중 342.89달러까지 오르며 시가총액이 5조360억달러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5조달러를 돌파했다. 엔비디아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로 시가총액 5조달러를 넘어선 기업이다. 다만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면서 애플 주가는 전장 대비 0.94% 오른 340.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시가총액도 5조달러를 소폭 밑도는 수준으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엔비디아(약 4조7700억달러)를 웃돌며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지켰다.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 약 25% 상승하며 '매그니피센트7(M7)'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 상승률은 5.68%에 그쳤고, 알파벳(6.62%)과 아마존(0.02%)도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테슬라는 약 31% 급락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18.67%)와 메타플랫폼(-10.1%)도 올해 들어 하락세를 나타냈다. 애플이 M7 가운데 유독 강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알파벳과 MS, 아마존, 메타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AI 관련 자본지출은 올해에만 7240억달러에 달하고 내년에는 950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기업은 회사채 발행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있지만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부채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투자 대비 수익성이 불확실하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반면 애플은 AI 투자에 상대적으로 신중한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AI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최근에는 안정적인 현금창출 능력과 탄탄한 재무구조가 오히려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애플은 새롭게 개편한 음성비서 '시리'를 구현하는 과정에서도 구글의 AI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센터 투자에 필요한 막대한 인프라 비용을 절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으로 전자제품 가격 전반이 오르는 이른바 '칩플레이션' 현상에도 애플이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애플은 지난달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은 인상했지만 아이폰 가격은 동결했다. 전문가들은 연내 아이폰 가격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자 소비자들이 가격이 오르기 전에 구매에 나서면서 수요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애플은 이날 미국에서 월 구독료를 내고 자사 기기를 이용할 수 있는 '애플 업그레이드' 프로그램도 공개했다. 아이폰과 애플워치는 12개월 또는 24개월, 맥과 아이패드는 24개월 또는 36개월 단위로 이용할 수 있다. 월 이용료는 아이폰 17.99달러, 아이패드와 애플워치 11.99달러, 맥은 24.99달러부터 시작한다. 이용 기간이 끝나면 최신 기기로 교체하거나 잔금을 내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기기를 반납하고 프로그램을 종료하는 것도 가능하다. 디판잔 채터지 포레스터 부사장은 “애플은 AI 투자 경쟁에 뛰어드는 대신 결국 승패는 인프라 투자 규모가 아니라 고객 경험이 결정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새로운 리스 프로그램 역시 영리한 전략"이라며 “아이폰 가격 자체를 낮춘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부담을 일시불 결제에서 예측 가능한 월 납부금으로 바꿔 구매 심리를 개선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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