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떠나면 끝장?”…28년 만의 대폭락에 한국도 긴장 [머니+]](http://www.ekn.kr/mnt/thum/202610/rcv.YNA.20260914.PAP20260914375501009_T1.jpg)
인도네시아 증시가 글로벌 주요 지수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하면서 약 28년 만에 최악의 폭락 사태를 맞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인도네시아 증시가 올해 40% 가까이 추락하자 한국 증시에도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코스피 역시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세에 급락세를 이어온 만큼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이 가져올 파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증시의 대표 지수인 자카르타종합지수(JCI)는 이날 11% 넘게 폭락했다. 이는 1998년 1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JCI는 올해 들어 40% 가까이 폭락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통화인 루피아화 가치도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이날 증시 폭락은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인도네시아 증시를 글로벌 주요 지수에서 퇴출할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촉발됐다. MSCI는 인도네시아 증시의 투자 적격성과 관련한 문제가 심각하다는 이유로 기존 신흥시장(EM) 지위에서 프런티어시장(FM)을 거치지 않고 독립시장으로 곧바로 강등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실상 두 단계에 걸친 강등 조치를 한꺼번에 적용하는 것으로, 현실화할 경우 인도네시아 증시가 글로벌 주요 지수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의미다.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등이 독립시장으로 분류돼 있으며 현재 아시아 국가 가운데 해당 지위를 부여받은 곳은 없다. 앞서 MSCI는 지난 1월 거래 투명성 문제 등을 지적하며 인도네시아를 신흥시장에서 프런티어시장으로 강등할 가능성을 내비쳤다가 지난 6월 시장 분류 검토 결과에서 신흥시장 지위를 일단 유지한 바 있다. MSCI는 내년 4월까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뒤 같은 해 6월에 인도네시아의 증시 지위를 최종 결정을 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증권사 BCA세쿠리타스의 펠릭스 다르마완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치는 인도네시아 증시의 신뢰도에 엄청난 타격"이라며 “MSCI는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실질적인 법 집행 부재를 문제 삼으며 사실상 금융감독당국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7년 6월까지 당국이 시장을 정비할 시간은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 훼손은 지금부터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미 인도네시아 증시에서 대거 이탈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글로벌 투자자들이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에서 순매도한 금액은 49억달러(약 6조원)에 달한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외국인 자금 유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증시가 독립시장으로 강등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은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6월 인도네시아 증시가 프런티어시장으로 강등될 경우 MSCI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펀드에서 약 50억달러(약 6조원)의 추가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여기에 또 다른 글로벌 지수 산출기관인 FTSE러셀까지 시장 지위를 강등할 경우 약 35억달러(약 4조원)의 추가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네시아 증시의 폭락 사태는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센 매도세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 증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코스피 역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지속되면서 극심한 변동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무려 208조원에 달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월간 기준 순매수를 기록한 기간은 1월(약 1494억원)과 4월(약 1조2319억원)에 그쳤다. 특히 지난 5월부터 이달까지 6개월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면서 이 기간에만 152조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코스피는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두 배 가까이 급등했지만 지난 7월 22% 폭락한 데 이어 이달에도 17%가량 하락했다. 특히 하반기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한 주식은 약 59조원에 달한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은 약 2조원, 기관과 기타법인은 각각 약 5조원, 51조원을 순매수했다. 기타법인 순매수의 대부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 효과마저 이달 들어 약해지면서 외국인 매도 물량을 흡수할 새로운 매수 주체가 부족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의 믹소 다스 한국 주식 전략 총괄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종료되면서 시장이 새로운 매수 주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한국과 인도네시아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탈하는 원인은 다르다. 한국의 경우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다만 외국인의 대규모 자금 이탈이 증시 변동성을 얼마나 확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인도네시아의 폭락 사태는 한국에도 경고 사례가 될 수 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2.05% 오른 5668.05에 장을 마감하며 8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전날 코스피(-7.57%)와 코스닥(-7.65%)가 동반 급락하고 약 두 달 반 만에 양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자 반발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3430억원을 순매수하며 8거래일 동안 이어온 매도 행진을 끝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4860억원, 6820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이날 반등만으로 외국인 투자심리가 회복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피는 지난 6일부터 전날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이 기간에만 21% 가량 폭락했다. 이날 상승폭은 그동안의 낙폭을 만회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에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반등에 나서기 위해서는 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지속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도요증권의 오쓰카 류타 전략가는 “시장이 전반적으로 다소 안정을 되찾으면서 기술적 반등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자들이 증시의 바닥을 찾는 과정에서 기업들의 실적을 주시하고 있는 만큼 다음 주에도 시장 변동성이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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