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값 6000달러 간다더니”…매파 연준에 강세론 ‘흔들’ [머니+]

국제 금값이 한때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며 연내 온스당 6000달러 돌파 전망까지 나왔지만 최근 들어 월가의 낙관론이 빠르게 식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매파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드러내면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상하자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잇달아 금 가격 전망치를 낮추고 있는 것이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도이체방크는 보고서를 통해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이들은 올해 금리 동결을 예상했었다. BofA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연준이 오는 9월, 10월, 12월에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주요 IB들 중 가장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전망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BofA 보고서는 “6월 경제전망요약(SEP)과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발언은 연준의 정책 기조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매파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앞서 연준은 지난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3.75%로 동결했다. 하지만 공개된 점도표에서는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이 3.8%로 직전 3.4%보다 0.4%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연내 최소 한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불과 3개월 전까지만 해도 금리 인하가 예상됐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워시 의장 역시 기자회견에서 “연준은 물가 안정을 회복할 것"이라며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의회가 부여한 책무인 물가 안정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이체방크 역시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미 기준금리가 올해 9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의 불확실성도 언급됐다. 도이체방크는 “매파적일 경우 연준이 7월 금리 인상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며 “비둘기파적일 경우 최근 에너지 가격과 기대 인플레이션이 개선되면서 금리 인상의 시급성이 완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BNP파리바, 맥쿼리 등 다른 IB들도 연준이 올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시장에서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은 미 기준금리가 올 연말 현 수준에서 동결될 가능성을 13.3%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금리가 최소 한 차례 인상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은 통상 금값에 악재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인 만큼 금리가 오르면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낮아진다. 실제로 국제 금값은 이란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 2월 27일 온스당 5247.90달러에서 이날 4207.70달러까지 떨어지며 약 20% 하락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고, 이는 다시 연준의 긴축 전망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올해 초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국제 금값은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500달러를 돌파했고, 당시 BofA는 연말 금값이 6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주요 IB들은 잇달아 목표가를 낮추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해 연말 금값 전망치를 기존 5400달러에서 490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BofA 역시 지난주 보고서에서 기존에 제시했던 금값 6000달러 전망의 실현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인정했다. BofA는 “금 가격이 6000달러에 도달하려면 시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그러한 시나리오가 현실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도이체방크 역시 이날 금 가격 전망치를 최대 22% 낮췄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도이체방크의 마이클 쉬 애널리스트는 올해 3분기 금값 전망치를 온스당 4300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 전망보다 20% 이상 낮은 수준이다. 4분기 전망치는 온스당 4800달러로 기존 예상보다 17% 하향 조정됐다. 쉬 애널리스트는 “금리 인상 전망과 견조한 미국 경제지표가 금 가격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만약 연준이 3~4차례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금 가격은 380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미국 투자정보 매체 모틀리풀에 따르면 JP모건은 최근 올헤 금값 전망치를 온스당 5243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인 5708달러대비 하향 조정됐지만 다른 IB들에 비해 높다. JP모건은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재정악화, 지정학적 갈등, 미 정책 불확실성 등이 금값을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BofA와 도이체방크는 연준이 내년에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이체방크는 나아가 2028년 3월과 6월 금리가 0.25%포인트씩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매도자들이 장악했다”…‘시총 증발’ 스페이스X 주가 어디로 [머니+]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로 주목받은 일론 머스크의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 주가가 최근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열기가 조금씩 식어가는 조짐이 나타난 데다 월가에서도 부정적인 투자 의견이 속속 등장하자 주가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스페이스X 주가는 전장 대비 16.4% 급락한 154.6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12일 상장 이후 가장 낮은 종가 수준이다. 지난 16일 기록한 장중 최고가(225.64달러)와 비교하면 불과 일주일 만에 31.5% 하락했다. 최근 3거래일 동안 누적 하락률은 23%에 달한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6000억달러(약 922조원) 이상 증발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이클 오루크 존스트레이딩 수석 시장전략가는 “매도자들이 다시 주도권을 잡았다"며 “전 세계에서 이 주식을 사고 싶었던 사람들은 이미 다 샀다"고 말했다. ◇ 상장 직후 광풍…이제는 숨고르기? 스페이스X는 750억달러 규모의 사상 최대 IPO 이후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상장 후 불과 며칠 만에 시가총액이 한때 세계 4위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를 넘어설 정도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유통 가능한 주식 수가 전체 발행 주식의 4.2%에 불과했던 점이 주가 급등을 부추긴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공급은 제한적인 반면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는 폭발적으로 몰리면서 주가가 단기간에 수직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날 급락은 스페이스X가 첫 회사채 발행을 통해 최소 200억달러를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으로 미 국채금리가 급등한 상황이다. 이날 주가 히락으로 스페이스X 시총은 하루에만 4008억달러(약 616조원) 증발했는데 이는 뉴욕증시 역사상 두 번째 기록이라고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전했다. 여기에 23일 아시아 증시에서는 대만 TSMC가 상승세를 보이자 스페이스X를 제치고 시총 세계 6위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페이스X 주가는 공모가인 135달러 대비 약 15%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라운드힐 파이낸셜의 데이브 마자 최고경영자(CEO)는 “내가 주목하는 기준은 공모가인 135달러"라며 “주가가 여전히 그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는 만큼 이번 하락은 급등세를 소화하는 과정으로 해석한다"고 최근 말했다. ◇ “이미 성장성 반영됐다"…'보유 의견' 등장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스페이스X의 주가 전망을 두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기 시작했다. 키뱅크 캐피탈 마켓의 마이클 레쇼크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스페이스X에 대한 투자 의견을 '업종 비중(sector weight)'으로 제시했다. 이는 사실상 '보유(Hold)' 의견에 해당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장기 성장 가치의 상당 부분이 이미 현재 주가에 반영돼 있다"며 “현 시점에서 위험 대비 보상도 균형 잡혀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레쇼크 애널리스트는 또 스페이스X가 고평가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페이스X가 2027년 매출 전망치 기준 약 29배 수준의 주가매출비율(PSR)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우주산업과 통신, AI 업종 내 대부분의 경쟁사들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CFRA 역시 최근 스페이스X에 대해 '매도'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열기도 다소 식어가는 모습이다. 반다리서치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상장 후 첫 5거래일 동안 총 4억500만달러 규모의 스페이스X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 기간 매그니피센트7(M7) 전체 종목에 대한 순매수 규모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는 지난주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채권시장은 여전히 낙관…“75%만 성공해도 하이퍼스케일러"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권시장은 채권시장은 여전히 스페이스X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스페이스X에 투자적격등급인 'Baa1'을 부여했다. 이는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약 10년 전 처음 받았던 등급과 동일하다. 피치와 S&P도 각각 BBB+, BBB 등급을 매겼다. 신평사들이 투기등급보다 몇 단계 높은 투자적격등급을 잇따라 부여한 배경에는 스페이스X의 독보적인 강점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시장 지배적인 우주 발사 사업과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사업이 창출하는 막대한 현금흐름, 그리고 AI 사업 확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자누스 헨더슨 인베스터스의 존 로이드 글로벌 멀티섹터 신용 및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만약 머스크가 자신이 추진하는 계획의 75%만 성공시켜도 스페이스X는 향후 신용등급 상향이 가능할 것"이라며 “결국 대형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과 비슷한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도 여전하다. 아레테 리서치의 앤드루 빌 애널리스트는 지난 18일 스페이스X에 대해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401달러를 제시했다. 그는 “스페이스X의 견고한 펀더멘털과 장기 성장 잠재력이 앞으로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이라며 “2030년에는 연매출이 200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 과정이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더 세게 때린다” 경고에도…美·이란 첫 후속협상 마무리 [이슈+]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이행을 위한 첫 후속 협상에서 갈등에도 불구하고 대화의 틀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양측은 향후 60일 내 최종 평화협정 체결을 목표로 하는 로드맵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및 레바논 관련 분쟁 관리 체계를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의 1차 고위급 회담이 22일(현지시간) 종료됐다. 중재를 맡은 카타르와 파키스탄은 공동성명을 통해 “회담은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며 미국과 이란은 이번 주에도 실무급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재국들에 따르면 양측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들의 안전한 운항을 보장하기 위해 사고와 오판을 방지하는 소통 채널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한 레바논 내 군사행동 중단이 유지되도록 미국·이란·레바논이 참여하는 '갈등완화 기구'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성명은 또 미국과 이란이 MOU 이행 방안에 대한 정치적 감독을 담당할 고위급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으며, 이 위원회가 향후 60일 이내 최종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담에 참석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옛 트위터)에서 “파키스탄과 카타르의 중재가 레바논 전쟁 종식을 향한 중대한 진전을 이끌어냈다"며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 수출이 허용되고 봉쇄가 해제됐으며, 동결 자산 일부가 풀리고 이란을 위한 대규모 재건 및 개발 계획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지난 14일 MOU 체결 이후 처음 열린 고위급 협상이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으로 한때 취소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이끄는 미국 협상단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이끄는 이란 대표단이 마주 앉은 것이다. 그러나 협상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회담이 진행되는 와중에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은 레바논에서 자금을 지원받는 대리세력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즉시 중단시켜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이란을 다시 공격할 것이며, 이번에는 훨씬 강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란 지도부를 향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면 국가 자체를 잃게 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에 이란 대표단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협상은 한때 파행 위기에 몰렸다. 일부 이란 매체는 대표단이 협상장을 떠났다고 보도했지만, 협상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통들의 전언도 이어졌다. 그럼에도 1차 후속 협상은 약 18시간 만에 종료됐고, 시장도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기준 이날 오전 한때 배럴당 81달러를 넘어섰지만 오후 2시 30분 78.41달러대로 전장 대비 2.05% 하락 전환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이번 회담이 장기간 이어질 협상의 출발점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란 핵 프로그램 문제와 경제 제재 완화 등 민감한 사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예정인 데다, 이스라엘이라는 핵심 변수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협상 내용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레바논 전쟁 중단 여부가 미국과 이란 협상의 성공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며 “최종적으로는 이스라엘의 지지가 협상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철수해야만 잠정 합의가 제대로 이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이 체결한 MOU 협상 과정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향후에도 흔들릴 수 있지만 지정학적 충격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페퍼스톤그룹의 딜린 우 전략가는 블룸버그TV에 “시장은 미국과 이란의 합의가 취약하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현 단계에서 지정학적 위험을 크게 재반영할 정도로 취약하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밴티지 글로벌의 헤베 첸 수석 전략가는 “미국과 이란이 마련한 로드맵은 아직 잠정적인 수준에 불과하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원유 가격 리스크를 낮추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며 성장주와 기술주로 자금이 다시 유입될 수 있는 길을 여는 디딤돌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20년 가까이 동결됐는데”…美 곳곳서 ‘최저임금 인상안’ 부결되는 이유 [이슈+]

미국 오클라호마 주(州)에서 유권자들이 20년 가까이 동결된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주민투표안을 부결시키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식료품과 주거비 등 생활비가 급등한 상황에서도 유권자들은 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과 소상공인 부담 확대를 더 큰 위험 요인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인 만큼 이번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CNBC에 따르면 지난 16일 실시된 주민투표안인 '오클라호마 주(州) 질문 832호(SQ 832)'가 찬성 44.62%, 반대 55.38%로 최종 부결됐다. 오클라호마시티와 털사 등 주요 도시권에서는 찬성표가 과반을 넘었지만 소규모 사업체와 농업 종사자가 많은 농촌 지역에서는 반대표가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SQ 832는 현재 시간당 7.25달러인 최저임금을 내년부터 즉시 12달러로 인상하고, 2029년까지 15달러로 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3년에 걸쳐 최저임금을 두 배 이상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또 기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던 시간제 근로자와 일부 학생 및 미성년 근로자, 농업 종사자, 가사 노동자, 신문 배달원, 사료 판매점 직원 등도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이 담겼다. ◇ 2009년 이후 동결된 최저임금…그럼에도 '인플레 우려' 더 컸다 오클라호마는 연방정부가 정한 최저임금을 그대로 적용하는 20개 주 가운데 하나다. 연방 최저임금은 2009년 이후 시간당 7.25달러로 동결돼 있으며, 나머지 주는 자체적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해왔다. 2009년 이후 미국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만큼 오클라호마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생활비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레슬리 오스번 오클라호마 노동위원장은 최근 지역매체 뉴스9과의 인터뷰에서 “2009년 이후 식료품 가격과 휘발유 가격, 그리고 다른 모든 비용이 얼마나 올랐는지 생각해보라"며 “시간당 7.25달러로는 직장까지 갈 기름값을 내고 아파트 임대료를 부담하며 생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엄청난 부가 아니라 인간다운 삶의 존엄성"이라며 “나는 SQ 832의 단점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SQ 832에 강하게 반대해온 인사들은 이번 결과를 환영했다. 반대론자들은 최저임금의 전면적인 인상이 고용 감소를 초래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CNBC는 전했다. 오클라호마 상공회의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채드 워밍턴은 성명을 통해 “오클라호마 주민들은 경제를 성장시키고 기회를 창출하면서도 생활비 부담을 낮게 유지할 수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강조했다. 오클라호마 지역매체 저널레코드는 칼럼을 통해 “SQ 832 지지자들은 인상안이 기업들의 인건비를 연간 7억8300만달러 증가시킬 것이라는 점을 인정했다"며 “인건비가 연 7억8300만달러 늘어나면 상품과 서비스 비용을 7억8300만달러 상승하도록 투표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 한때 '불패'였던 최저임금 인상 주민투표 최저임금 인상은 수십 년 동안 미국 진보 진영에서 꾸준히 높은 지지를 받아온 정책이었다. CNBC에 따르면 1996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 전역에서 실시된 주 단위 최저임금 인상 주민투표는 총 25건이었고 모두 가결됐다. 보수 성향이 강한 미주리주와 네브래스카주, 플로리다주에서도 시간당 15달러 최저임금 인상안이 통과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이 최근 들어 약해지고 있다고 CNBC는 짚었다. 실제로 2024년에는 미국 내 대표적인 진보 성향 주로 꼽히는 캘리포니아주와 매사추세츠주에서 최저임금 추가 인상 주민투표안이 잇따라 부결됐다. 미국 선거 전문 데이터베이스 발로피디아는 이 결과를 두고 “1996년 이후 첫 부결 사례"라고 전했다. CNBC는 “오클라호마와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상승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결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최저임금 인상안이 잇따라 부결되는 현상은 한국의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를 앞두고도 주목받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23일 제8차 전체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 1만320원보다 16.3% 오른 시급 1만2000원, 월 250만8000원(월 209시간 기준)을 제시했다. 반면 소상공인들은 현재 최저임금 수준도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소상공인연합회가 전날 공개한 '최저임금 인상 관련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7%가 현재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 “부담이 크다"고 답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경제적 재앙” 한마디에…이란 협상력만 키웠나 [이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를 선언하면서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가 체결 직후부터 흔들리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의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MOU 체결 배경으로 '세계 경제 붕괴'를 언급한 점이 오히려 미국의 핵심 약점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향후 협상 과정에서 이란이 미국의 경제적 부담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지난 17일 종전 MOU에 각각 서명하며 양국 간 합의를 공식 발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 직후 기자회견에서 “내가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은 경제적 재앙"이라며 “이 상황이 계속됐다면 그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14개 조항으로 구성된 이번 MOU는 지난 4월 체결된 휴전을 추가로 60일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휴전 적용 범위에는 레바논도 포함됐으며, 양측은 이 기간 동안 핵 문제와 제재 해제 등을 포함한 최종 종전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합의문에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 전면 개방,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 대이란 제재 및 동결자산 일부 해제, 재건을 위한 3000억달러 규모 투자기금 조성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 레바논 변수에 흔들리는 종전 MOU 그러나 MOU 발효 직후부터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19일 스위스에서 첫 실무 협상을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레바논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충돌이 이어지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여기에 이란은 레바논 상황과 관련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MOU 내용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를 선언했다. 그럼에도 양국은 후속 협상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다.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와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등 미국 대표단은 이미 스위스에 도착했고 JD 밴스 부통령도 이날 스위스로 향했다. 밴스 부통령은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이틀 정도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핵 문제와 레바논 휴전 문제에서 진전을 이루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이끄는 이란 대표단도 이날 스위스에 도착했다고 스위스 외무부가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선언과 레바논 충돌에도 불구하고 양측이 모두 협상장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장 합의가 파기되거나 군사적 충돌이 재개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MOU는 이란에 유리"…美 압박카드 약해졌나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적 재앙' 발언이 후속 협상에서 미국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속 협상이 불발될 경우 군사작전을 재개할 가능성을 언급한 상태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협상을 마무리할 시간이 있다"며 “그렇지 않다면 이란이 좋아하지 않을 일들을 할 것이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매우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미국이 추가 군사작전에 나설 경우 시장에 다시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이란도 알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강경책을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부담도 안고 있다. 미 메릴랜드대학교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56%는 이번 전쟁이 미국 국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이러한 정치·경제적 부담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서 상대적으로 이란에 유리한 조건의 MOU를 받아들이게 만든 배경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크리스 케네디 경제안보 담당 책임자는 “14개 조항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이번 합의는 핵 문제 협상 과정에서 이란을 매우 유리한 위치에 올려놓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가 MOU 조항을 분석한 결과 14개 조항 가운데 10개는 이란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됐고, 미국에 유리한 조항은 단 1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3개는 중립적인 조항으로 분류됐다. 특히 이란의 가장 큰 양보는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는 2015년 핵합의(JCPOA) 당시 이미 약속했던 내용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MOU 체결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라는 성과를 얻었지만 이 해협은 이란전쟁이 발발하기 이전부터 개방돼 있었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미아드 말레키 선임연구원은 MOU 제3조에 포함된 '연장 가능' 조항을 언급하며 “협상이 장기화될수록 상대적으로 이란에 유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여전히 군사적 압박 수단을 보유하고 있지만, 가장 필요한 시점에 경제적 지렛대를 스스로 약화시켰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번 MOU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상당한 만큼 이란 역시 협상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다니엘 샤피로 선임연구원은 “이란이 해협 폐쇄를 발표했지만, 그것이 단순한 수사적 발언을 넘어선 것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며 “이란은 협상단을 스위스로 보내고 있다. 이는 그들이 이번 MOU를 통해 약속받은 혜택을 잃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합의 없으면 다시 폭격”…시험대 오른 美·이란 후속협상 [이슈+]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과 이란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지만 최종 평화합의 도출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커지고 있다. 레바논에서 무력 충돌이 재발하며 후속 협상이 지연된 데다, 주요 쟁점인 핵 프로그램과 호르무즈 해협 운영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차도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 여파로 이날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국과 이란의 후속 협상이 무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서명한 종전 MOU 제1조는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의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종료를 선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레바논 휴전을 종전 협상의 최우선 조건으로 내세워온 이란으로서는 이스라엘의 공세를 사실상 MOU 위반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최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최소 18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군도 자국 군인 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의 “극악무도한 공격"에 대응해 이스라엘군에 “전면적인 공격"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몇 시간 뒤 미국 정부 관계자는 CNBC에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이날 오전 9시(미 동부시간 기준)를 기점으로 휴전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양측은 상대방이 휴전을 준수할 경우 이에 동참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을 자신이 중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공개된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막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할 수 있다"며“그들은 나를 매우 존중한다. 내가 말하는 대로 한다"고 답했다. 이어 “네타냐후 총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가끔은 그를 조금 제정신으로 유지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 레바논 변수에 꼬인 종전 협상 그럼에도 후속 협상이 무산된 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지 않은 타격이 될 전망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휴전에 합의하면서 당장의 위기는 넘겼지만,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 계속 주둔하며 군사적 압박을 유지하고 있어 충돌 재발 가능성은 여전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북부 지역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한 남부 레바논의 안보지대에 계속 주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60일간 진행될 후속 협상에서 최종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군사행동이 재개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이란을 압박했다. 그는 이날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아직 협상을 마무리할 시간이 있다"며 “그렇지 않다면 이란이 좋아하지 않을 일들을 할 것이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매우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우리가 그렇게 하면 갑자기 호르무즈 해협에서 석유가 매우 빠르게 흘러나가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수십억 달러짜리 선박을 소유한 사람들은 상공을 날아다니는 미사일이나 바다 곳곳에 설치된 기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이란 군사공격 재개 가능성을 거론하며 MOU에 명시된 60일 안에 최종 합의를 도출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 측 중재 인사들은 스위스로 향하고 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재러드 쿠슈너는 이미 스위스에 도착했으며,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는 스위스로 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이란 사이 핵심 중재자 역할을 맡고 있는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도 이날 스위스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 호르무즈·핵협상 난제 여전 다만 후속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최종 합의 도출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보고서를 통해 “이번 MOU는 중요한 돌파구지만 전쟁을 끝내고 이란의 핵 능력을 통제하기 위한 과정의 끝이 아니라 시작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특히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란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은 자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란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관리한다는 명분으로 설립한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은 홈페이지를 통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은 의무 보험에 가입해야 하며, 현재는 무료지만 향후 비용이 부과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사실상 통행료 부과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미국과 유럽, 걸프 지역 아랍 국가들은 이 같은 방안에 반대하고 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국제 수로는 통행료 없이 자유롭게 이용돼야 한다고 믿는다"며 “역내 국가들이 향후 해협의 적절한 안보 체계를 함께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전쟁의 명분이자 핵심 레드라인으로 제시한 이란 비핵화 문제 역시 난항이 예상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다수의 핵 전문가들은 60일이라는 기간이 영구적인 핵 합의를 도출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사안 자체가 기술적으로 복잡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비판하며 1기 행정부 시절 탈퇴했던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 역시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들이 약 2년에 걸쳐 협상을 진행한 끝에 체결됐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투자자문사 퀀텀 스트래티지의 데이비드 로슈 전략가는 CNBC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운송 정상화는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 긍정적이며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고 중앙은행들의 추가 금리 인상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것을 제외하면 이번 합의는 매우 좋지 않은 거래"라며 “이란은 앞으로 중동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은 결코 핵 개발 야망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예측할 수 있다"며 “이스라엘 역시 이번 합의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日 엔화 환율, 40년만 최고치 ‘성큼’…시장 개입 또 나올까 [머니+]

미국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40년만에 최고 수준 부근까지 상승세(엔화 약세)를 이어가자 일본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19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5시 48분 기준,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61.28엔을 보이고 있다. 이날 새벽 한때 161.79엔까지 오르기도 했었다. 환율이 161.95엔을 넘어설 경우 1986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4월말 당국의 시장 개입으로 160엔대 수준에서 155엔대까지 급락했다. 그 이후에도 일본 정부는 몇 차례에 걸쳐 추가로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일본 당국은 지난 4월 28일부터 지난달 27일까지 총 11조7300억엔(약 111조원) 규모의 개입을 단행했다. 이는 일본 역사상 최대 규모다. 그러나 이후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 달러 강세 등이 맞물리면서 엔화 약세가 재차 심화됐다. 일본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로 인상했지만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가 다시 시장 개입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DBS은행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일본은행이 이번 주 기준금리를 인상했음에도 엔화 약세에 베팅한 대규모 투기적 포지션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일본 정부가 용인할 수 있는 엔화 약세 수준이 한계에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엔화 환율 상승과 관련해 “외환시장에서 과도한 투기적 움직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그 영향력이 몇 시간 만에 사실상 사라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단호한 조치'라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외환시장 개입을 암시하는 강한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번 발언의 수위가 실제 개입 직전이었던 지난 4월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약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 가타야마 재무상은 “외출 중이거나 휴가 중에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말라"고 말할 정도로 강한 경고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재무성에서 외환 정책을 담당하는 미무라 아쓰시 재무관도 지난 4월 “마지막 대피 권고로 받아들여 달라"며 개입이 임박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지난달 초 이후 외환시장과 관련한 공개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MUFJ모건스탠리증권의 류 쇼타 외환전략가는 “가타야마 재무상의 발언은 이전에 들었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며, 당장 개입이 임박했다는 인상을 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당국이 이번에는 전략을 바꿔 기습적인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나토은행의 카리타니 쇼고 전략가는 “미국 시장이 휴장인 금요일(19일)에는 유동성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일본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할 경우 가격 변동폭이 훨씬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멕시코에 졌지만…베팅시장이 본 한국의 32강 확률은 [머니+]

홍명보호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멕시코에 패하면서 32강 진출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멕시코에 0-1로 졌다. 앞서 1차전에서 체코를 2-1로 꺾었던 한국은 1승 1패(승점 3)를 기록하며 조 2위를 유지했다. 멕시코는 2연승(승점 6)으로 조 1위에 올랐다. 같은 날 체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1-1로 비기면서 두 팀은 나란히 1무 1패(승점 1)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조별리그 3차전 결과에 따라 32강 토너먼트 진출 여부가 확정될 전망이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48개국이 4개국씩 1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1, 2위 24개국과 조 3위 12개국 중 상위 8개 팀이 32강에 진출한다. 한국은 오는 25일 오전 10시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남아공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같은 시간 체코와 멕시코도 맞대결을 벌인다. 이미 2연승을 거둔 멕시코는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조 1위와 32강 진출을 확정했다. 반면 한국은 남아공전에서 승리하거나 비기면 자력으로 조 2위를 확보해 32강 진출을 확정한다. 한국이 남아공과 비기고, 체코가 멕시코를 꺾어 승점 4점 동률이 되더라도 '승자 승' 규정에 따라 한국이 2위, 체코가 3위가 된다. 한국이 남아공에 패하더라도 멕시코가 체코를 이기거나 비기면 한국은 조 3위를 차지하게 된다. 이후 다른 조 3위 팀들과 성적을 비교해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32강 진출을 노릴 수 있다. 세계 양대 온라인 베팅사이트인 폴리마켓과 칼시는 한국의 32강 진출 가능성을 높게 반영하고 있다. 한국시간 19일 오후 2시 52분 기준 폴리마켓에서 한국의 남아공전 승리 확률은 60%, 무승부 확률은 24%로 반영됐다. 칼시에서도 한국의 승리 확률은 61%, 무승부 확률은 24%로 집계됐다. 반면 체코가 멕시코를 꺾을 확률은 폴리마켓과 칼시 모두 31% 수준에 머물렀다. 베팅시장 전망대로라면 한국이 남아공전에서 최소 승점 1점을 확보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32강 진출에도 유리한 위치에 있는 셈이다. 다만 최악의 시나리오인 한국과 멕시코가 모두 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이 남아공에 패하고 체코가 멕시코를 꺾을 경우 체코와 남아공은 나란히 1승 1무 1패(승점 4)를 기록하게 된다. 한국은 1승 2패(승점 3)로 조 최하위인 4위에 머물며 탈락한다. 실제 지난 1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약체로 평가받던 카보베르데는 강호 스페인과 0-0으로 비겼다. 당시 폴리마켓에서는 스페인 승리 확률이 90%를 웃돌았지만 카보베르데는 1986년생 골키퍼 보지냐의 맹활약으로 역사적인 월드컵 첫 승점을 안겼다. 스페인 승리에 약 110만달러(약 16억6400만원)를 베팅했다가 100만달러에 가까운 손실을 본 사례도 화제가 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전쟁 끝났는데 强달러?”…원/달러 환율 어디까지 오를까 [머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르면 다음 달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미 달러화 가치가 13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소식에 최근 오름세 흐름을 보였던 원화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12시 24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 9월 선물은 100.712를 보이고 있으며 작년 5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이후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며 달러가 급등했던 지난 3월 수준마저 웃도는 수치다. 달러 강세는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 체제에서 처음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더욱 뚜렷해졌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지만, 시장은 오히려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에 주목했다. 워시 의장은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물가 안정을 연준의 최우선 과제로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은 연준이 조만간 긴축 기조로 전환할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은 오는 7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38.5%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6월 FOMC 이전의 8.3%에서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9월 회의에서는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50.6%,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20.2%로 반영되고 있다. 시장은 사실상 9월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알렉스 코언 뱅크오브아메리카 외환 전략가는 “이번 FOMC 회의는 명백히 매파적이었고, 달러에도 분명한 호재였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다시 미국 경제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 경제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자본 지출 증가 등에 힘입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인플레이션은 연준 목표치인 2%의 약 두 배 수준으로 상승하며 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스카일러 몽고메리 코닝 전략가는 “그동안 비둘기파적 연준에 대한 기대가 달러 강세를 제약하는 요인이었지만 최근 FOMC 이후 이러한 내러티브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며 “시장이 미·이란 전쟁보다 경제 지표에 다시 집중하기 시작하면 달러는 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리 하드먼 MUFG 전략가도 “연준의 매파적 정책 전환은 달러 강세를 촉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며 “미국·이란 평화 합의가 달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5760억달러를 운용하는 누버거버먼의 우고 란치오니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기적으로 달러에 대해 약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의 강한 거시경제 지표, 에너지 충격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그리고 AI 투자 사이클은 달러를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하듯,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 등 투기적 투자자들의 달러 순매수 포지션 규모는 지난 9일 기준 278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최대 규모다. 이 같은 강달러 흐름은 원화 가치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소식에 힘입어 지난 15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1511.1원으로, 전장 대비 8.7원 하락했다(원화 강세). 그러나 환율은 전날 1527.1원까지 올랐고, 이날엔 1537.4원에 개장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삼전·하이닉스’에 코스피 9000찍은 날…JP모건이 던진 ‘반도체 경고’ [머니+]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에 힘입어 코스피가 18일 사상 처음 9000포인트를 돌파한 가운데 반도체 관련주에 대한 경고가 제기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2.25% 오른 9063.84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0.23% 오른 8884.92로 출발해 장중 전고점(2일·8933.62)을 갈아치우더니 낮 12시 57분께 9000선을 넘어섰다. 이후 한때 9106.07까지 오르기도 했다. 코스피의 상승 속도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코스피가 3000선에서 4000선까지 오르는 데 129일이 걸렸고, 4000선에서 5000선까지는 87일, 5000선에서 6000선까지는 34일이 소요됐다. 이후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7000선 돌파에는 70일이 걸렸지만 7000선에서 8000선까지는 9일 만에 도달했다. 이날 9000선 돌파까지는 34일이 걸렸다. 코스피 랠리의 중심에는 대형 반도체주가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4.62% 오른 36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6.51% 상승한 268만50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한때 273만8000원까지 치솟으며 이틀 연속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처럼 반도체주가 증시를 주도하고 있지만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투자자들의 경계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가 이끄는 JP모건 전략가들은 이날 보고서에서 반도체주가 이번 주 사상 최고치로 반등하는 과정에서 변동성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위험가치(VaR)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위험가치 충격은 시장 가격이 급격히 움직이면서 투자자들이 사전에 설정한 위험 한도를 초과하는 상황을 뜻한다. 이 경우 투자자들은 해당 종목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더라도 내부 위험관리 규정에 따라 보유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 보고서는 “위험가치에 민감한 투자자들이 늘어날수록 시장은 변동성에 의해 유발되는 자기강화적 매도에 더욱 취약해진다"고 설명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 미국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기업 30곳 추적)는 이달 초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과열됐다는 우려로 지난 5일에만 10% 넘게 급락했다. 그러나 이후 빠르게 반등하며 지난 15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와 관련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이번 주 발표한 설문조사에서는 반도체주 롱포지션(매수)이 글로벌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투자 전략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에서도 자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만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유가증권시장 내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 3월 사상 처음으로 40%를 넘어섰고, 지난달 말 50%를 돌파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비중을 각각 28.58%와 25.81%까지 늘려 총 54%를 넘기며 사상 최고 비중을 기록했다. 그러나 JP모건은 위험가치 충격이 발생하기 전에는 일반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서서히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달 초 글로벌 증시 급락 직전에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났으며 시장 유동성 역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높아진 밸류에이션도 또 다른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JP모건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주가지수에서 반도체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해당 기업들의 매출 비중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제 매출 성장 속도가 시가총액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반도체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 대비 매출 비중 비율은 약 6배 수준으로, S&P500 지수 내 매그니피센트7(M7)의 동일 지표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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