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어버린 라부부 열풍…JP모건 쓴소리에 팝마트 주가 또 휘청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중국 완구업체 팝마트의 간판 캐릭터 '라부부' 열풍이 식어가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가 팝마트에 대해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면서 주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15일 블룸버그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JP모건의 케빈 인 애널리스트는 전날 보고서를 내고 팝마트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비중확대'(overweight)에서 '중립'(neutral)으로 낮췄다. 2026년 12월 목표주가도 25% 낮춘 300홍콩달러를 제시했다. JP모건은 주가 상승에 대한 촉매제가 없는 상황에서 팝마트의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인 애널리스트는 “현재 밸류에이션은 완벽한 펀더멘털을 가정한 수준"이라며 “조금이라도 어긋나거나 부정적인 뉴스가 나온다면 언더퍼폼(시장 수익률 하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팝마트가 크리스마스 시즌 전에 애니메이션과 신규 라부부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지만, 투자 촉매로 작용할지는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 발표 이후 이날 홍콩증시에서 팝마트 주가는 장중 최대 9% 폭락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 최대 낙폭이다. 이날 오후엔 낙폭을 줄였으나 지난달 26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와 비교하면 여전히 20% 이상 폭락한 수준이다. 이날까지 주가 하락으로 팝마트의 시가총액 또한 130억달러(약 18조원)가 증발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팝마트에 대한 투자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결과 팝마트 주식 매수를 권장하는 비율은 91%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월가의 투자의견 하향은 라부부 인형 열기가 식어가는 시점과 맞물려 나왔다"고 짚었다. 실제 FT에 따르면 중국 최대 재판매 플렛폼인 더우(Dewu)에서 솜사탕 색상의 라부부 인형 가격은 최근 두 달 새 30% 하락, 160위안(약 3만1100원)까지 떨어졌다. 라부부 요가 시리즈의 가격 역시 지난 3월 첫 출시 이후 37% 급락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 조사에 따르면 다른 중고거래 앱에서도 라부부 인형 가격은 7월 200~300위안(약 3만8900원~5만8400원)에서 최근 140~160위안(약 2만7200원~3만1100원)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라부부 인형의 수요를 가늠하기 위해 재판매 가격 추이를 주목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모닝스타의 제프 장 애널리스트는 팝마트 주가 하락과 관련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더 우려스러운 것은 수요 냉각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에서는 라부부에 대한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팝마트코리아 공식 사이트에서는 총 30개의 라부부 제품 중 '더 몬스터즈 하이라이트 시리즈-캔들 기프트 박스', '메가 라부부 토니토니 쵸파 400%' 등을 제외하고 모두 매진된 상태다. 지난 12일 서울 성동구에서 문을 연 라부부 팝업스토어 사전 예약도 시작한 지 10분 만에 모든 시간대의 예약이 다 찼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중국 8월 생산·소비·투자지표 모두 부진…하반기 성장률 적신호

지난달 중국의 주요 실물 경제 지표가 크게 꺾이자 하반기 성장률에 대해 적신호가 켜졌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소매판매는 작년 동월대비 3.4% 증가해 작년 11월(3.0%) 이후 가장 작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는 로이터통신 전망치 3.9%와 블룸버그통신 전망치 3.8%를 하회한 것은 물론, 7월(3.7%) 수치보다 둔화된 수치다. 소매 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매점 판매 수치로 내수 경기 가늠자다. 8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작년 동월 대비 5.2% 증가해 로이터 전망치 5.7%와 블룸버그 전망치 5.6%를 모두 밑돌았다. 8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11월(3.0%) 이후 가장 낮다. 농촌을 뺀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에 대한 자본 투자 변화를 보여주는 1∼8월 고정자산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로이터 예상치 1.4%를 크게 하회한 것이며, 1~7월 증가율인 1.6%에서 대폭 둔화된 수치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이였던 2020년을 제외하면 역사상 최악의 수치라고 전했다. 특히 부동산 관련 지표가 가장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월 부동산 개발 투자는 작년 동기 대비 12.9% 감소해 1∼7월 수치(-12.0%)보다 악화했다. 8월 전국 도시 실업률 평균은 5.3%로 전달(5.2%)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1∼8월 기준 도시 실업률 평균은 5.2%였다. 국가통계국은 전반적으로 8월 경제 상황이 안정적이었다면서도 “외부 환경이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요소가 많아 우리나라 경제 운영이 여전히 많은 위험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올 상반기 경제 성장률은 5.3%를 기록하면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수출 열기가 식으면서 중국 경제가 하반기에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 지난 8일 발표된 중국의 8월 수출액은 작년 동월 대비 4.4% 증가해 시장 전망치(로이터 5.0%)와 7월 수출 증가율(7.2%)을 모두 하회했다. 중국은 또한 부진한 내수를 진작시키면서 동시에 과잉생산을 억제해야 하는 등 국내적으로도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다. 미즈호 증권의 세레나 주 선임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3분기 성장률이 눈에 띄게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작년 높은 기저로 올 4분기 성장률은 더 크게 꺾일 가능성이 있어 주요 부양책이 나오지 않으면 정부가 제시한 5% 성장 목표가 위태로울 수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네덜란드 은행 ING의 린 쑹 이코노미스트는 “연초의 강한 출발 덕에 올해 성장목표는 여전히 달성 가능 범위에 있지만 올해를 강력히 마무리하려면 추가 경기부양책이 필요할 수 있다"며 “9월 시행될 대출보조금의 영향을 가늠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전반적으로 (경제가) 둔화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더 많은 정책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몇 주 안에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와 지급준비율(RRR)가 각각 10bp(1bp=0.01%포인트), 50bp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다만 중국 증시에 거품이 더 커질수 있다는 우려로 당국이 금리 인하 등을 미룰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상해종합지수는 올들어 18% 가량 급등하면서 연중 최고 수준에 있다. 이와 관련, 장지웨이 핀포인트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0월 3분기 GDP 지표가 발표된 후 당국이 정책들을 미세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5% 성장률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판단이 나오지 않는 한 대규모 부양책이 발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페드워치] 대망의 9월 FOMC…美 금리인하보다 ‘이것’ 확인해야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이벤트 중 하나인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임박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 속에 미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유력시되지만, 인하 폭과 향후 추가 인하 여부 등에 대해 불확실성이 이어지자 이번 회의 결과과 더욱 주목받는 상황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16일(현지시간)부터 17일까지 이틀간 9월 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한국시간 기준으로 회의 결과는 18일 오전 3시에 공개되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은 오전 3시 30분께 예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을 단행할 것을 요구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취재진에 “빅컷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지금은 금리를 인하하기에 완벽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을 향해 '금리를 1%포인트 수준으로 낮추라'고 거듭 압박해왔다. 그러나 시장은 25bp(1bp=0.01%포인트) 인하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 미 기준금리가 이달 4.00~4.25%로 25bp 인하될 가능성이 96.4%로 반영되고 있다. 이럴 경우 연준은 9개월 만에 금리를 내리게 되며, 한국(2.50%)과 미국 금리차는 상단 기준 1.75%포인트로 축소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빅컷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2%)를 여전히 상회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능성이 희박한 시나리오로 분류된다. 시장에서는 9월 빅컷 가능성을 4% 미만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에 연준이 향후 금리 인하 전망에 대해 어떤 신호를 보낼지가 이번 FOMC에서 최대 관전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노동시장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끈질기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연준이 '이중 책무'(완전 고용·물가 안정)를 달성하는 데 난처한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패트릭 하커 전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통상 9월에 예상되는 첫 인하는 금리인하 사이클의 시작을 의미하지만 이번에는 향후 적극적인 인하가 이어질지 분명하지 않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경기침체 지표인 '삼의 법칙'을 고안한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인 클라우디아 삼은 야후파이낸스 인터뷰에서 “연준은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는 이유는 물가가 좋아서가 아니라 고용이 나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마크 지아오니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도 “무역 충격과 이민 충격이 연준의 이중 책무 달성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통화정책의 방향이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고용시장을 감안할 때 연준이 올 연말까지 금리를 세 차례 내린 후 내년 3월과 6월에 한 차례씩 추가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연준이 금리를 이보다 더 빠르거나 큰 폭의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이와 비슷한 견해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와 도이치뱅크는 올 연말 미 기준금리가 3.5~3.75%로 이달부터 3회 인하될 것을 예상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또 내년 4월과 6월에 금리가 추가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CME 페드워치툴에서도 올해 세 번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73.8%로 반영하고 있다. 내년의 경우 금리가 최소 2회 인하될 가능성이 79%에 달한다. 이에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가 이같은 기대감을 충족시키는지가 관건이다. IUR 캐피탈의 가레스 라이언 이사는 “점도표에서 내년 금리인하가 명확하게 나오지 않을 경우 시장이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고용과 인플레이션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더 두는지도 관심사다. 이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늠할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내놓을 경제전망요약(SEP)에서 실업률 전망치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누빈의 토니 로드리구에즈 채권 전략 총괄은 “SEP의 실업률 변화가 수요일(17일) 금융시장에 가장 큰 신호가 될 것"이라며 “내년과 내후년 실업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다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마켓워치에 말했다. 연준은 지난 6월 SEP에서 내년과 내후년 실업률을 각각 4.5%, 4.4%로 전망한 바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률은 4.3%로, 7월(4.2%)보다 소폭 상승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경북도, 북극항로 선점부터 정책 제안·관광 인프라 확충까지…미래 성장동력에 속도

◇북극항로 전담팀 신설…동북아 해양 물류 주도권 선점 나서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도가 급변하는 글로벌 해양 물류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북극항로추진팀'을 공식 출범시켰다. 이번 조직 개편은 기후변화로 인한 북극 빙하 감소와 함께 현실화되고 있는 북극항로의 전략적 가치를 감안한 조치로, 경북이 국가 차원에서 북극항로 개발의 중심 역할을 맡겠다는 강한 의지를 반영한다. 북극항로는 러시아 북부를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는 신(新) 해상 루트다. 기존 인도양과 수에즈 운하를 거치는 항로보다 항해 거리가 약 3분의 2로 단축돼 물류비 절감 효과가 막대하다. 무엇보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해상 물류의 판도가 바뀌는 만큼, 영일만항이 동북아 북극항로 거점항만으로 지정될 경우 경북 경제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도는 이번 전담팀을 통해 △북극항로 개발 관련 정책 발굴 △영일만항 북방 물류 거점항만 육성 △극지·항만 분야 전문 인재 양성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 및 국제 세미나 개최 △향후 제정될 북극항로 특별법 대응 등 다각적인 전략을 추진한다. 이철우 도지사 역시 지난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경상북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영일만항이 북극항로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치권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중앙정부 차원의 협조를 강하게 요청했다. 최영숙 환동해지역본부장은 “북극항로 개척은 단순히 물류 효율성을 넘어서 철강·에너지·해양산업의 신성장 기반이 될 것"이라며, “경북이 선도적으로 대응해 세계 물류의 새 판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상공계에서는 “영일만항이 북극항로 시대의 전진기지가 된다면 포항을 비롯한 동해안권 경제가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도민과 함께하는 정책 발굴…'2025년 정책 제안 공모전' 경북도가 도민과 국민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통로를 마련했다. 15일부터 10월 2일까지 열리는 '2025년 경상북도 정책 제안 공모전'은 도정 혁신을 위한 아이디어를 직접 수렴하는 열린 정책 실험장이다. 공모 분야는 일자리, 경제, 과학·산업, 에너지·환경, 복지, 농축수산업, 문화·예술, 도정 혁신 등 사실상 전 부문에 걸쳐 있다. 경북도민은 물론 전국의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북형 국민 참여 정책 실험'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참여 방법도 다양하다. 국민신문고 '국민생각함–경상북도 기관홈' 접수 외에도 이메일, 우편, 방문 제출이 가능해 접근성을 넓혔다. 심사 과정은 실무 부서 검토와 제안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공정성을 확보하며, 최종 선정된 우수 제안은 경북도 누리집에 공개된다. 특히 우수 제안자에게는 도지사 표창과 함께 최대 8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단순한 아이디어 공모가 아니라, 도민의 제안이 실제 정책으로 반영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박성수 안전행정실장은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행정 혁신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도민이 주도하는 정책 제안이 실제 제도로 이어져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나타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시민단체와 청년 단체도 “도정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가족친화형 캠핑장 확대…경북, '안전한 가족 여행지' 브랜드 강화 경북도가 올해 가족친화형 우수 캠핑장으로 경주 반딧불이 캠핑장, 경주 전원일기 오토캠핑장, 칠곡 팔공산 글램핑 등 3곳을 선정했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관광 인프라 지원을 넘어, 저출생 문제 대응과 가족 중심 여가문화 확산이라는 사회적 과제까지 포괄한다. 가족친화형 캠핑장 지원은 지난해 처음 도입됐다. 당시 영천 별밤캠프, 영양 수비별빛캠핑장, 영덕 메타쉐콰이어 오토캠핑장이 지정됐으며, 가족 단위 방문객의 호응을 얻어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올해는 신청 캠핑장이 19곳으로 크게 늘어나 사업주들의 관심이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이번 심사에서는 안전·위생 관리 수준, 캠핑장 매력도, 사업계획 타당성 등이 종합 평가됐으며, 경주 지역이 도내 최다 캠핑장 보유지(92개소)임을 고려할 때 2곳이 동시 선정된 점도 눈에 띈다. 선정 캠핑장에는 2년간 우수 인증 표지판이 제공되며, 도의 공식 SNS 채널을 통한 홍보·마케팅 지원, 그리고 자부담 조건으로 최대 2천만 원의 보조금이 지원된다. 이를 통해 야외극장, 가족 놀이시설, 친환경 편의시설 등 특화 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다. 김병곤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캠핑은 최근 가족 단위 여행의 대표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며, “경북 전역이 가족 친화형 캠핑 명소로 자리매김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안전과 재미를 모두 갖춘 캠핑장은 지역 경제에도 직·간접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 평가했다. ◇예천군, 지역 현안 직접 건의…도청 신도시 발전 구상 본격화 예천=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김학동 예천군수가 15일 경북도를 방문해 도비 예산 확보와 도청신도시 발전을 위한 주요 현안을 직접 건의했다. 김 군수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의 면담에서 예천군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사업을 조목조목 설명하며 도의 협조를 당부했다. 건의된 사안은 ◇송평천 문화공원 '모두의 광장' 조성 △예천 K-U시티 정주환경 조성 △임대형 수직농장 조성 △동물위생시험소 이전 등이다. 특히 송평천 문화공원 조성은 도청신도시 주민의 생활 여건 개선과 청년 인구 유입을 이끌 전략 거점 사업으로 꼽힌다. 임대형 수직농장 사업은 청년 창업 농업인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농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지역 농업 구조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또한 동물위생시험소 이전은 축산업 기반이 튼튼한 예천의 특성을 반영한 요구로, 축산물 안전 관리와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학동 군수는 “이번 건의 사업들은 단순한 인프라 확충이 아니라 예천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할 핵심"이라며 “경북도와 정부 부처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실질적 성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역 주민들 역시 “도청신도시 활성화와 청년 정착에 필요한 사업이 본격 추진되길 기대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먹구름 짙어지는 미중 정상회담…트럼프, 막판에 결정 내릴까

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중국으로 공식 초청했지만 양국이 관세와 펜타닐 유입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미국 측은 아직 수락 의사를 전하지 않은 상태다. 최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최근 중국 측과 대화를 가졌다. 여기에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회담이 예정되자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양측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자 정상회담 전망이 어두워졌고, 미중 정상의 만남이 APEC에서의 비공식적 회담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한 소식통이 FT에 말했다. 매크로 어드바이저리 파트너스의 새라 베란 파트너는 “(미중 고위급 회담 등은)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 작업이 분명하지만 실제 성사될지 불투명하다"며 “트럼프와 시진핑이 베이징, 혹은 APEC에서 만날지에 대해 상반된 견해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펜타닐 유입 문제가 미중 정상회담 성사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측은 미국이 관세를 먼저 철폐해야 펜타닐 유입 관련 조처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지만 미국은 관세 완화 전 조처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라이언 하스 중국센터장은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베이징 정상회담 명분이 약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양측 간 무역 문제도 지속되고 있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미국과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을 정당화할만한 무역협정을 체결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두사람이 APEC에서 만나 일련의 성과를 발표하겠지만 무역 합의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중국에 최대 100% 관세를 매기라고 요구했고, 중국 기업들을 제재명단에도 올렸다. 이에 중국은 미국산 아날로그칩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전날 착수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행사가 변수로 평가된다. 하스 중국센터장은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보다 더 화려한 의전을 제공하지는 않으려 할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에 이은 '식후 입가심'으로 취급받는 것을 꺼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전승절 행사 때문에 베이징 정상회담 가능성이 더 크다는 상반된 진단도 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 김정은에 대한 환대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베이징 정상회담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며 “APEC에서의 회담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PEC 당시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회담을 연상시킬 여지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막판 뒤집기'가 관건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조지타운대학교의 중국 전문가인 에반 메데이로스는 미중 정상회담 성사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달려있고 마지막 순간에야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 성과를 내고 싶은 욕심과 중국에서 환대받고 싶은 욕망 사이의 갈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 백악관 관계자 역시 “중국은 베이징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열고 싶어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위해 '선물'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결중이 막판에 나와도 중국은 며칠 이내 정상회담을 조율할 수 있다"고 FT에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피치, 프랑스 신용등급 ‘A+’로 강등···“정치 분열 심화”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프랑스 전역에서 정부의 긴축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등 정치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피치는 12일(현지시각)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신임 투표에서 패배한 것은 국내 정치의 분열과 양극화가 심화했음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불안정성은 상당한 재정 건전성을 달성하는 정치 시스템의 역량을 약화한다"고 밝혔다. 다만 피치는 프랑스의 향후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면 각종 차입 비용이 상승한다. 이는 재정 악화 심화로 이어져 경제적 악순환이 형성될 수 있다. 프랑스의 재정적자는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5.8%다. 유로존 평균(약 3.1%)을 크게 웃돌았다. 국가부채는 GDP의 113%를 넘어 유로존에서 그리스, 이탈리아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피치는 “향후 몇 년간 국가부채 안정화를 위한 명확한 시야가 없는 상태"라며 “국가부채가 지난해 GDP의 113.2%에서 2027년에는 121%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랑스에서는 프랑수아 바이루 전 총리가 지난 7월 정부 지출 동결과 공휴일 축소를 포함한 긴축 재정안을 발표하며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분노한 시민들이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를 통해 '9월10일 국가를 마비시키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이런 상황에 의회 불신임으로 물러난 바이루 총리 후임으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측근인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국방부 장관을 임명하자 분노한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마크롱 2기 행정부는 2년이 채 되지 않아 5번째 총리를 교체했다. 프랑스에서 긴축 정책을 둘러싸고 정국 혼란이 이어지면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다른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오는 11월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기업들 탄소배출 보고 중단”…親화석연료 이어가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 보고를 의무화하는 프로그램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환경보호청(EPA)은 기업들의 탄소배출을 제한하는 '온실가스 보고 프로그램'(GGRP) 폐지를 제안했다. 공청회 의견 수렴 절차를 걸쳐야 하지만 이대로 최종 확정될 경우 화석연료 발전소, 정유시설, 산업시설, 제철소 등은 앞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고할 의무가 사라진다. 리 젤딘 EPA 청장은 “GGRP는 대기 질을 개선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관료주의적 레드테이프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이번 조치를 통해 기업들이 최대 24억 달러의 규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등장한 첫 GGRP는 약 8000개 시설을 대상으로 이산화탄소와 메탄를 포함한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매년 보고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탄소 배출이 적은 기업들은 적용이 예외돼 미국 정부의 강력한 환경 규제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2023년엔 26억톤의 CO2eq(이산화탄소 환산량)가 배출된 것으로 보고됐다. EPA는 환경 보호와 규제를 전담하기 위해 설립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만들어진 각종 청정에너지 정책 및 환경 규제 폐지에 주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취임 첫날부터 기후 변화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폐기하고 파리협정 탈퇴를 명령했다. 이 일환으로 EPA는 지난달 7일엔 70억달러(약 9조7000억원) 규모 '모두를 위한 태양광'(Solar for All) 프로그램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엔 온실가스 배출이 인류 건강을 위협한다는 '위해성 판단'을 폐기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EPA는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 온실가스가 오염을 유발하고 대중 건강과 복지를 위협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리고 이는 온실가스 규제와 관련한 각종 환경정책의 근거가 돼 왔다. 이에 따라 미국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의 정확성이 훼손돼 미국의 기후변화 대응이 크게 약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과거 EPA에서 대기방사능국 부국장이었던 조셉 고프먼은 “GGRP 폐지는 미국인들이 기후 오염에 대한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만든다"며 “이 프로그램이 없다면 정책 입안자, 기업, 그리고 지역 사회는 배출량 감축과 공중 보건 보호 방안에 대한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파니까 급등?…테슬라 주가 오르는 동안 서학개미 가장 많이 던졌다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주가가 7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는 등 최근 들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주식에 매도를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 대비 7.36% 급등한 395.9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 2월 6일(374.32달러) 이후 약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테슬라 주가는 이번 한 주간 13% 오르면서 400달러선 돌파를 다시 넘보고 있다. 이 같은 주간 상승률은 지난 4월 넷째주(18.06%) 이후 가장 크다. 올해 저점에 근접했던 6개월 전과 비교하면 테슬라 주가는 60% 가까이 급등한 상황인데 주가가 오르는 동안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주식을 가장 많이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6개월 동안 서학개미들은 106억7400만달러어치 테슬라 주식을 사들였지만 113억6000만달러 매도하는 등 6억8600만달러 순매도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면 순매도 1위 종목이다. 엔비디아(5억3600만달러), 아이온큐(3억77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한국 투자자들의 지난달 테슬라 순매도 규모는 6억5700만달러로 2019년 초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테슬라를 2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TSLA 불 2X 셰어즈 ETF(TSLL)에서도 8월 한 달간 5억5400만달러가 유출돼 지난해 초 이후 월간 최대 이탈을 기록했다. 테슬라 주가가 13% 가량 급등했던 이번 주에도 테슬라가 서학개미들의 순매도 1위 주식(ETF 제외)로 집계됐다. 한국 개인투자자들은 이 기간 테슬라 주식을 약 6090만달러 순매도했는데 2·3위 종목인 아이온큐(1700만달러), 애플(1200만달러)와 격차가 상당하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한때 테슬라 급등세를 뒷받침했던 충성도 높은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테슬라 열기가 식었다"고 최근 분석하기도 했다. 테슬라 주가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종횡무진 행보 등의 영향으로 '매그니피센트7'(M7) 중 가장 변동성이 큰 종목으로 꼽힌다. 머스크 CEO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선거전에 뛰어들어 대통령과 밀착관계를 형성하자 테슬라 주가는 트럼프 당선 이후 고공행진했다. 그러나 머스크 CEO가 정치적 반대 기류에 부닥치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마저 갈등으로 끝나면서 테슬라 주가도 내리막을 탔다. 테슬라가 지난 6월부터 로보택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주가 또한 어느 정도 회복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보조금) 폐지와 중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이 주가에 하방 압박으로 작용했다.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점유율이 6월 48.7%에서 7월 42%로 급감했고 지난달엔 38%로 추락했다. 테슬라 점유율이 40%를 밑돌은 적은 2017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반면 현대차, 기아, 도요타자동차, 혼다 등은 7월 전기차 판매가 60~120% 급증해 점유율을 확대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럼에도 테슬라 주가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배경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는 일반적으로 할부로 구매되기 때문에 금리가 낮을 때 판매 실적이 높아진다. 이에 더해 테슬라가 로보택시 사업을 점차 확대하는 한편, 에너지저장 장치 사업에서도 성장세를 보이는 점 등이 월가의 낙관론을 키우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9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대규모 배터리 저장 시스템인 '메가팩3'와 '메가블록'을 공개했다. 여러 개의 메가팩을 통합한 메가블록은 산업용 전기설비 건설 비용을 종전보다 40% 절감하고 설치에 걸리는 시간은 23% 단축하도록 설계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로빈 덴홀름 테슬라 이사회 의장은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머스크 CEO에 대해 “그는 세대를 대표하는 리더"라며 “향후 10년 동안 회사를 그와 같이 이끌 수 있는 인물은 없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포커스] “이번엔 다르다”…내년부터 넘치는 LNG 공급, 가격은 언제 떨어질까

내년부터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에서 공급 과잉이 본격화할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일어나면서 수년간 공급 부족에 시달렸던 LNG 시장이 미국, 카타르 등 주요 생산국의 증산으로 전환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10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발표한 '2025년 3분기 LNG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LNG 생산은 40bcm(1bcm=10억㎥) 늘어나 전년 대비 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2019년 이후 최대 규모의 성장세다. 미국 싱크탱크 에너지경제금융분석연구소(IEEFA)도 지난해 보고서를 내고 글로벌 LNG 생산능력이 2024년 초 연간 4억7400만톤에서 2028년말 연간 6억6650만톤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5년만에 생산능력이 40% 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LNG 업계 역사상 가장 빠른 확장 속도라고 IEEFA는 밝혔다. 블룸버그NEF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LNG 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내년부터 공급 과잉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 LNG 생산시설 잇따라 가동…2030년까지 공급 42% 늘어난다 공급 확대의 배경에는 미국과 카타르 등에서 추진해온 대규모 프로젝트가 잇따라 가동에 들어간 점이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과거에도 공급 과잉 전망이 제기됐지만 번번이 빗나갔다"며 “이번에는 신규 설비들이 실제 가동을 앞두고 있어 상황이 다르다"고 전했다. 실제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의 LNG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9% 급증했다. 벤처 글로벌이 루이지애나주에서 운영하고 있는 LNG 수출 터미널 플라크민스는 2024년 12월 첫 가동 이후 매월 생산량을 늘림에 따라 미국이 세계 1위 LNG 수출국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지난달 플라크민스가 수출한 LNG는 160만톤으로, 미국 전체 수출의 약 17%를 차지했다. 그 결과 지난달 미국의 LNG 수출은 933만톤으로, 종전 최고치였던 4월의 925만톤을 넘어섰다. 플라크민스는 미국에서 규모가 두 번째로 큰 수출 터미널이지만 증설이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달에는 총 18개 트레인에서 전량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또다른 LNG 수출업체 체니어 에너지는 수출 시설 코퍼스 크리스티 제3단계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완공되면 미국의 LNG 생산능력이 연 1000만톤 더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엔 카타르의 노스필드 이스트 가스전도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국영기업 카타르에너지는 노스필드 이스트 프로젝트를 통해 카타르의 연간 LNG 생산량이 현재 7700만톤에서 1억2600만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캐나다, 멕시코 등에서도 신규 LNG 프로젝트들이 이르면 올 연말부터 생산될 예정이다. 블룸버그NEF는 현재 건설 중인 연간 1억7400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LNG 설비가 완공되면 2030년 글로벌 공급량에 5억9400만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 대비 42% 급증한 수치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전임 바이든 정부에서 중단된 천연가스 생산 프로젝트를 재개하면서 LNG 수출 확대를 장려하고 있다. 이에 대규모 LNG 프로젝트들이 추가로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관측했다. ◇ 러시아와 손잡는 중국…수입 감소로 글로벌 과잉공급 기여 이와 동시에 세계 주요 LNG 수입국인 중국의 LNG 수입이 줄고 있다는 점도 글로벌 과잉공급의 또다른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원자재 정보 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은 593만톤의 LNG를 수입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년 동월대비 9% 급감한 수치로, 중국의 LNG 수입은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자국내 가스 생산이 확대된 영향이다. 블룸버그NEF는 올해 중국의 LNG 수입이 전년 대비 1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중국은 최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80주년 전승절 기념 열병식 등을 계기로 러시아로부터 LNG를 직접 공급받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중국은 지난달 말 제재 대상인 러시아 '북극 LNG2' 프로젝트에서 생산한 LNG를 처음으로 수입했으며, 중국 남부 베이하이항의 LNG터미널을 러시아 LNG선 전용으로 지정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2일 정사회담을 계기로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프로젝트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투자노트를 통해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이 중국의 LNG 수입을 대체할 잠재력이 크다며 글로벌 공급의 10%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 LNG 가격도 하락할듯…2027년엔 반토막 가능성도 업계 역시 LNG 공급 과잉을 예상하며 가격 하락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BNP파리바의 알도 스파녀 에너지 전략 총괄은 “내년부터 새로운 LNG 설비가 가동되면서 1분기 이후 시장 공급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6년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 공급이 수요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의 마틴 랫츠 글로벌 원자재 전략가는 “당작 가격 안정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특히 유럽은 재고가 평소보다 낮은 수준에서 이번 겨울 시즌을 맞이하는 만큼 향후 6개월간 아시아와 물량 확보 경쟁을 벌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강한 한파가 찾아오면 가격이 오히려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이번 겨울이 끝난 뒤에는 공급이 수요를 점차 웃돌기 시작해 2027년에는 과잉공급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2026년 4분기 유럽과 아시아 LNG 가격이 MMBtu당 10달러 밑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겨울 당시 평균 가격은 약 14달러였다. BNP파리바는 2027년에 LNG 가격이 8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3년만에 LNG 가격이 반토박 수준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시장분석업체 ICIS는 보고서를 통해 “2028년부터 2030년에는 저가 환경에 반응해 신규 수요가 생겨날 것"이라면서도 “수요 증가분이 공급 확대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LNG 가격이 10달러선을 밑돌 경우 석탄보다 더 저렴한 발전원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업계 경영진들은 9일부터 12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가스테크 콘퍼런스'에 모여 저렴한 전력과 난방비 등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방안과 석탄·석유에서 LNG로의 전환 가속화 전략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 국제유가도 과잉공급 예고…증산에 속도내는 OPEC+ 한편, LNG에 이어 석유도 공급과잉이 예상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원자재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투자노트를 통해 내년 글로벌 석유시장의 과잉공급 규모를 기존 하루 170만배럴에서 190만배럴로 상향 조정하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53달러에서 56달러 범위로 추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에너시 컨설팅그룹 FGE의 페레이둔 페샤라키 회장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내년 1분기에 유가가 60달러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50달러 중반대까지 떨이질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전망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10월에도 증산을 이어가기로 합의한 이후 제기됐다. OPEC+는 지난 7일 회의에서 내달 원유 생산량을 하루 13만7000배럴 늘리기로 결정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증산 결정에 대해 내년 말 해제 예정이던 '1단계 감산'인 165만 배럴 감산의 첫 되돌림이라고 설명했다. 220만 배럴 규모의 '2단계 감산'은 이달 하루 54만8000배럴 증산으로 모두 해제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골드만삭스 vs 트럼프’ 2라운드?…솔로몬 CEO, 금리인하에 반대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서둘러 인하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솔로몬 CEO는 8일(현지시간) 한 콘퍼런스에서 “위험자산에 대한 (시장의) 투자심리를 감안할 때 정책금리가 지나치게 제약적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며 “현재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기는 극단적인 수준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상황 전반이 대체로 건설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무역정책이 성장에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고 불확실성이 투자를 둔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줌의 건설적인 힘이 어느 정도의 역풍과 불확실성에 맞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솔로몬 CEO의 이 같은 발언은 금리 인하를 강하게 압박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상반되며,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비판한 것이기도 하다. 앞서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지난 6월까지 관세 비용의 22%를 흡수했지만 과거 사례가 반복된다면 이 비중이 향후 67%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관세로 수조 달러를 거둬들이고 있으며 이는 미국, 주식 시장, 부를 포함해 거의 모든 것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며 “하지만 데이비드 솔로몬과 골드만삭스는 정당한 공로를 인정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들은 오래전부터 시장 반응과 관세에 대해 잘못된 예측을 했고, 그 예측은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틀렸다"며 “데이비드는 새 이코노미스트를 고용하거나 그냥 (취미 활동인) DJ로 활동하고 대형 금융기관 경영에는 신경을 안 쓰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질타를 이어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역시 7일 방송에 출연해 골드만삭스의 관세 분석 보고서를 비판하며 “나는 골드만삭스와 반대로 거래하며 훌륭한 경력을 쌓았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에선 오는 16~17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이달 미 기준금리가 현재 4.25~4.5%에서 0.25%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88.3%로 반영하고 있다.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11.7%의 확률로 보고 있다. 솔로몬 CEO와 함께 골드만삭스에서 일했던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달 금리 인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연준이 실제 금리를 내릴 경우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뉴스에 팔아라'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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