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대체한 홍해마저 위태…세계 원유 시장 ‘긴장’

중동 원유 수송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우회 수출에 의존해온 사우디아라비아가 홍해 항로까지 위협받을 가능성이 커지며 세계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우디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해 홍해를 거친 원유 수출을 늘려왔지만, 이를 가능하게 했던 후티와의 휴전 분위기가 흔들이며 대체 수송로마저 위협받고 있다. 사우디는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이후 동부 유전에서 생산한 원유를 동서 송유관을 이용해 서부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옮긴 뒤 유조선에 실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홍해 항로로 수출하고 있다. 이 경로를 이용해 사우디는 하루 약 460만 배럴 수준의 원유 수출을 유지하고 있다. 전쟁 이전 하루 730만 배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홍해가 수출 감소 폭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인 후티가 홍해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며 이 항로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사우디와 후티는 2022년부터 휴전 체제를 이어왔지만 최근 무력 충돌이 나타나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우디와 예멘 정부군은 지난 13일 후티가 장악한 예멘 수도 사나 국제공항을 공격했고, 후티는 이에 대응해 사우디 남부 아브하 국제공항을 향해 탄도미사일과 자폭 드론을 발사했다. 양측 충돌이 확대되면 후티가 홍해를 통과하는 선박 공격을 재개하거나 사우디의 항만과 석유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이 경우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함께 중동의 원유 수송로 두 곳이 동시에 폐쇄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닥뜨릴 수 있다. 지금은 각국이 비축유와 상업용 재고를 활용해 공급 부족에 대응하고 있으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재고가 한계에 이를 수 있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두 해협이 장기간 차질을 빚거나 사우디 송유관과 항만 시설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면 세계 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단 후티가 곧장 전면전에 들어가기보다는 긴장 수위를 서서히 높히며 사우디 압박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사나 공항 운항 재개와 물자 반입 확대 등을 관철시키기 위해 사우디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연휴에 웬 날벼락”…코스피 블랙먼데이 오나 [머니+]

글로벌 증시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하락세를 이어가자 국내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이 공개한 인공지능(AI) 모델을 계기로 반도체 투자 열풍이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업종의 고평가 논란과 기업들의 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어서다. 한국 코스피가 연휴 이후 '블랙먼데이'를 맞을 수 있다는 경계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77% 내린 5만2146.4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1% 하락한 7457.6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40% 내린 2만5520.24에 각각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S&P500지수가 1.6%, 나스닥지수가 2.9% 하락했다. 이날 엔비디아는 2.21% 하락했고 마이크론(-0.50%), AMD(-1.03%), 인텔(-2.00%) 등 주요 반도체주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미국 상장 30개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1.63% 하락하며 지난달 22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대비 낙폭이 20%까지 확대돼 약세장에 진입했다. AI 열풍의 최대 수혜 업종으로 꼽히던 메모리 반도체는 올 2분기까지 글로벌 증시 상승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막대한 AI 설비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투자자금이 다른 업종으로 이동하는 순환매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실제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지만, 17일 대만 증시에서 주가는 7% 넘게 급락해 대만 가권지수를 6.5% 끌어내렸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대만 증시에서 58억달러어치를 순매도하며 사상 최대 순매도 기록을 세웠다. 일본 메모리 업체 키옥시아도 16.10%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지난달 22일 고점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레오니드 미로노프 게이브칼캐피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호실적에도 주가가 하락했다는 것은 적어도 당분간 시장이 반도체주에서 다른 업종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려 한다는 의미"라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여전한 만큼 키옥시아 주가가 50% 가까이 떨어졌다고 해서 저평가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여기에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이 새롭게 공개한 모델 '키미 K3'가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최첨단 모델과 비슷한 성능을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 것도 충격을 안겼다. 이에 따라 고성능 AI 모델 개발에 앞으로는 이전보다 적은 수의 반도체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키미 K3의 등장은 지난해 글로벌 AI 관련주들을 뒤흔들었던 '딥시크 사태'와 비슷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도 연휴 기간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SK하이닉스 ADR은 16일 뉴욕증시에서 13.69% 급락한 데 이어 17일에는 1.13% 반등했지만 장중 최고 167.37달러(9.89%), 최저 145.57달러(-4.43%)를 기록하는 등 큰 폭으로 흔들렸다. 코스피 향방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아이셰어즈 MSCI 한국 ETF(EWY)도 지난 16일과 17일 각각 4.82%, 0.5% 하락했다. 이 ETF는 80여 개 국내 우량주로 구성돼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40%를 웃돈다. 공휴일로 국내 증시가 마지막으로 휴장했던 6·3 지방선거 당시에도 EWY는 지난달 2일(-1.0%), 3일(-0.73%) 이틀 연속 하락했고, 이후 6월 4일 코스피는 1.84% 내렸다. 연휴 기간 SK하이닉스 ADR과 EWY의 약세가 오는 20일 코스피에 부담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반도체주 조정이 AI 산업의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차익실현과 업종 순환매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S&P500 지수는 하락했지만 구성 종목의 절반 이상은 상승 마감했고, 동일가중 방식의 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 약세에도 시장폭은 전반적으로 견조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트레이드네이션의 데이비드 모리슨 수석 시장분석가는 “기업 실적과 AI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현재와 같은 성장세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며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며 “이번 조정이 또 다른 저가 매수 기회가 될지, 아니면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출구로 몰리면서 매도세가 더욱 가속화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씨티그룹 베아타 만테이 주식전략가는 “증시 상승세가 기술주를 넘어 다른 업종으로 확산하려면 순환매가 불가피하다"며 “시장은 오래전부터 상승세의 저변 확대를 기대해왔고, 이런 순환매는 때때로 매우 급격한 형태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의 실적 발표가 이번 반도체주 조정이 일시적인지 여부를 가를 최대 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그리브스 랜즈다운의 맷 브리츠먼 선임 주식 애널리스트는 “최근 고점 수준으로 다시 회복되기 위해서는 AI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기업들이 기존 투자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며 “그런 신호가 나온다면 관망하던 투자자들도 빠르게 시장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7대 기술기업인 '매그니피센트7'(M7, 애플·아마존·알파벳(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엔비디아·테슬라·메타)은 다음주부터 잇따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테슬라와 알파벳이 오는 22일 M7 중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하고, MS·메타, 아마존·애플은 각각 29일, 30일 실적을 발표한다. 엔비디아는 8월 26일 2027회계연도 2분기(2026년 5월~7월)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세계 최강도 못 뚫었다”…트럼프, 호르무즈의 늪에 빠지나 [이슈+]

세계 최강 수준의 전투력을 갖춘 미군이 이란을 향해 연일 공습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세계 최대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장악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의 고속정과 미사일, 드론, 기뢰 등이 여전히 해협에서 상당한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중동 지역 미군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1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 동부시간 오후 2시에 이란에 대한 야간 공습을 6일 연속 개시했다"며 “이란의 군사 역량을 추가로 약화하기 위한 작전"이라고 밝혔다. 이란 역시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란군은 중동 내 미군을 겨냥한 보복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 측 종전 협상 대표단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전날 미국의 공습에 대해 “이란이 아무런 이익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종전 합의를 준수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전쟁을 환영한 적도, 앞으로도 환영할 일도 없지만 항상 전투에 대비해야 한다"며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엿새째 이어지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공급도 다시 급감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케이플러와 보텍사 등의 선박 추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란산 원유를 포함한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원유 수송량은 지난 15일 기준 387만배럴로 집계됐다. 원유 수송량은 이란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 2월말 하루 약 1900만배럴 수준이었지만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지난 5월에는 44만1350배럴까지 급감했다. 이후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가 발효되면서 지난달 25일에는 하루 약 1700만배럴까지 회복됐다. 그러나 최근 양국 간 무력 충돌이 재개되며 MOU 체제가 사실상 붕괴하자 원유 공급이 다시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전쟁이 발발한 지 5개월이 지난 현재 미국은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강한 저항 의지를 보이는 이란을 상대로 군사력의 한계를 마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해군협회의 스티브 윌스 애널리스트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위협해 국제유가와 해상 보험료에 영향을 줄 정도의 위협 능력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사들도 미국 해군의 호위를 받더라도 해협 통과를 꺼리는 분위기다. 이란이 상업용 선박을 겨냥한 공격을 이어가면서 항해 자체가 위험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모기 함대'로 불리는 이란의 소형 고속정과 기뢰는 오래전부터 숫자가 많지 않더라도 충분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도 지난 5월 이를 '성가신 수준의 위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케이틀린 탈매지 국가안보 교수는 “미 행정부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실제로 봉쇄하려는 의지와 능력을 심각하게 과소평가했다"며 “이란의 무기 체계는 전쟁 이전 예상보다 훨씬 높은 회복력을 보이고 있으며 운용 방식도 더욱 창의적"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완전히 확보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대규모의 군사작전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모진으로부터 지상군 투입 시나리오를 보고받았다는 미국 언론 보도도 나왔다. 프랭크 매켄지 전 미 중부사령관은 지난 4월 인터뷰에서 “미군은 필요하다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고 지속적으로 개방 상태를 유지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필라델피아 외교정책연구소의 엠마 솔즈베리 선임연구원은 “이 같은 군사작전은 상당한 인명 피해뿐 아니라 세계 다른 지역에서 군사 자산을 빼와야 하는 기회비용도 수반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양국간 강대강 대치가 장기화할수록 글로벌 원유시장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계속 폐쇄될 경우 중동은 물론 개발도상국과 아시아를 포함한 세계 경제가 다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은 몇 달이 아니라 몇 주 안에 완전하고 조건 없이 다시 개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전쟁 초기 공급 공백을 메웠던 완충 장치들도 상당 부분 소진된 상태다. IEA에 따르면 회원국들이 지난 3월 발표한 총 4억배럴 규모의 전략비축유(SPR) 방출 계획 가운데 이미 약 4분의 3이 시장에 공급됐다. 추가 비축유를 활용할 여력이 이전보다 크게 줄어든 만큼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원유 수급 불안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14% 폭락은 기회?”…내년 ‘금값 반등’ 전망 보니 [머니+]

올해 초 금 포지션을 축소했던 투자자가 보유 비중을 다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적으로는 금값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장기 상승을 이끄는 구조적인 요인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에서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이언 샘슨 다자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에 대해 다시 '비중 확대'(overweight)로 돌아갈 계획이 있다"며 “문제는 언제 매입하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1~2월 금 투자 비중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국제 금 가격은 올해 1월 말 온스당 5600달러 수준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고, 한 달 뒤 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낙폭이 더욱 확대됐다. 올해 2분기에만 14% 급락한 금값은 현재 온스당 4000달러 안팎에서 횡보하고 있다.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큰 분기 낙폭이다.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반등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최소 한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에 통상 금리 인상기에 투자 매력이 낮아진다. 샘슨 매니저는 현재 금 시장에 대해 “전술적인 관점에서는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며 “연말에는 현재보다 금값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본격적인 강세장은 2027년쯤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각국 정부들이 재성건전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억제하는 방향으로 돌아간다면 금 강세장의 근거는 약해질 수 있다"며 “하지만 현재는 그런 환경이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샘슨 매니저는 또 현재 가격대가 당분간 지지선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향후 반등의 시기와 폭은 국제유가의 향방과 연준의 금리 경로, 금 시장이 다시 상승 모멘텀을 확보하고 이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 등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50일 이동평균선이 장기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거나 금값이 온스당 4300달러를 넘어설 경우 상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과거 금 강세장을 이끌었던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도 앞으로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세계금협회(WGC)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최근 74개국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동안 금 보유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4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보유량을 줄이겠다고 답한 중앙은행은 단 1곳에 그쳤다. 샘슨 매니저는 “이처럼 구조적이고 전략적인 대규모 매수 주체들이 존재한다면 결국 금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번엔 진짜 큰일난다”…호르무즈 또 막혔는데 비축유 ‘바닥’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갈등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글로벌 원유시장이 또다시 비상에 걸렸다.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과 이란 간 양해각서(MOU) 체제가 사실상 붕괴되면서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막힌 가운데, 몇 달 전 시장 충격을 완화했던 전략비축유(SPR)와 원유 재고마저 대부분 소진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미국과 이란이 연일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어 국제유가가 어디까지 치솟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사실상 폐쇄되면서 원유시장의 완충장치가 거의 소진됐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전쟁 초기에는 각국의 전략비축유 방출 등을 통해 공급 충격을 흡수했지만 현재는 이러한 여력이 대부분 소진돼 공급 차질에 대응하기가 훨씬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회원국들이 지난 3월 발표한 총 4억배럴 규모의 전략비축유(SPR) 방출 계획 중 이미 약 4분의 3이 방출됐다.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비축유가 수 주분 밖에 없다는 뜻이다. 민간 재고도 빠르게 줄고 있다. 에너지 애스펙츠의 암리타 센 시장 정보 디렉터는 전쟁이 시작되기 전 시장에는 전략비축유를 제외하고도 약 4억배럴 규모의 초과 재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는 사실상 거의 남아 있지 않다"며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원유 공급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안일한 기대가 심각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원유 트레이더는 “우리가 갖고 있던 모든 완충 장치를 이미 다 써버렸다"며 “이제는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다"고 우려했다. 지난 2월 이란 전쟁이 발발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자 IEA는 역사상 최악의 에너지 위기라고 평가했다. 이에 세계 각국 정부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전략비축율을 방출했고 미 백악관은 필요할 경우 선물시장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그 결과 브렌트유는 지난 4월 배럴당 126달러까지 올랐지만 역대 최고치에는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이란이 지난 12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하고 모든 선박의 통항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이어 미국도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재개하면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85달러대로 반등해 지난달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 성수기 동안 재고가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겨울철 수요 시즌을 앞두고 재비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FT는 지적했다. ◇ 美 지상군 투입 가능성…이란 “합의 지킬 이유 없다" 문제는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군은 이날 닷새 연속 이란 군사시설을 공습했다. 그동안 하루 한 차례 야간 공습을 실시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주간과 야간에 걸쳐 두 차례 공습을 감행했다. 중동 지역 미군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 동부시간 15일 오후 9시(한국시간 16일 오전 10시) 이란을 겨냥한 야간 공습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날 오전에도 약 90분간 대툰브섬의 해안 방어시설과 순항미사일 관련 시설을 공격했다며 “미군은 군 통수권자(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란에 책임을 묻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고 선박 공격을 중단할 때까지 폭격을 강화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군의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상황실 회의에서 참모들과 군사작전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규모 공습 확대와 지하 핵시설 폭격, 지상군을 동원한 호르무즈 해협 인근 섬 장악 등이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미 의회에서도 공화당이 정치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전쟁 예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란 역시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란 측 종전 협상 대표단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란이 아무런 이익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종전 합의를 준수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전쟁을 환영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항상 전투에 대비해야 한다"며 결사 항전을 천명했다. 나티시스의 조엘 핸콕 선임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그동안 낙관적인 공급 정상화 시나리오를 가격에 반영해왔지만 이제는 그런 시나리오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이 분명해졌다"며 “적어도 새로운 외교적 돌파구가 마련되기 전까지는 상황이 달라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 경기부양책, 유가 새로운 변수? 이런 가운데 중국의 경기 회복 여부가 국제유가의 향방을 좌우할 중대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지난 4월 고점을 찍은 뒤 6월까지 급락했던 배경에는 전략비축유 방출뿐 아니라 중국의 원유 수입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원유 수입이 줄면서 다른 국가들이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원유 수입은 2927만톤(하루 평균 712만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41.3% 감소했다. 이는 2016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의 5월 원유 수입은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6월에는 전월보다 12% 추가 감소했다. 이란 전쟁 여파로 중국 정부가 자국내 에너지 확보를 위해 정제유 수출을 제한한 가운데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서 정유공장 가동률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영향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올해 연간 성장 목표인 '4.5~5%' 달성을 위해 하반기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설 경우 원유 수요도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4.7% 성장했다. 분기별로는 1분기 5.0%에서 2분기 4.3%로 둔화됐으며, 2분기 성장률은 코로나19 충격기였던 2022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았다. 이에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4.5~4.6% 수준으로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창슈 등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예상을 밑도는 경제 지표는 올해 하반기 정책 대응 속도를 높여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며 “당국은 지난 3월 약속했던 재정 부양책 집행을 앞당길 가능성이 크다. 추가적인 통화 완화 필요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레버리지 ETF는 대량살상무기”…‘7천피’ 회복 뒤 숨은 불안 [머니+]

코스피가 3거래일 만에 7000선을 회복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장기화하면서 국제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는 데다, 국내 증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향방을 좌우하는 구조로 자리 잡으면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24% 상승한 7284.41에 거래를 마감, 3거래일 만에 '7천피'를 회복했다. 이날 반등은 국내 반도체 '투톱'이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6.27%, SK하이닉스는 8.83% 각각 상승했다. 특히 간밤 뉴욕증시에서 SK하이닉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가 27.29% 급등한 것이 투자심리를 크게 개선했다. 미국 시장에서 형성된 높은 가격이 국내 본주와의 가격 괴리를 좁힐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5% 올라 시장 전망치(3.8%)를 밑돈 점도 호재였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다소 완화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을 추세 전환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로 국제유가가 치솟아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고,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가필드 레이놀즈 MLIV 아시아 팀장은 “연료 선물가격이 원유 선물가격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올해 에너지 공급 충격이 빠르게 해소될 것으로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 같은 흐름은 전쟁의 영향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데 베팅해온 투자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주식과 회사채, 국채시장 전반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GAMA자산운용의 라지브 드 멜로 글로벌 매크로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중동에서 계속되는 충돌은 투자심리 개선을 가로막는 가장 큰 제약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재개한 데 이어 교량과 발전시설 등을 추가 공습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과 이란은 서로 상대방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먼저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협상 재개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이 같은 대외 악재가 국내 증시에서는 레버리지 ETF를 통해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가 지난 13일 15% 폭락하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운용사들은 목표 레버리지 비율을 맞추기 위해 약 50억달러 규모의 SK하이닉스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추산됐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출시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급격한 디레버리징(강제 매도)이 장중 변동성을 증폭시켰다"고 분석했다. 레버리지 ETF는 목표 배수를 유지하기 위해 기초자산 가격이 오르면 현물이나 선물을 추가 매수하고, 반대로 하락하면 비중을 줄이기 위해 매도해야 한다. 상승장에서는 상승폭을 키우고 하락장에서는 낙폭을 더욱 확대하는 구조다. 이 같은 구조는 최근 코스피의 극심한 변동성으로 이어졌다. 코스피는 6월 이후 종가 기준 4% 이상 등락한 날이 ▲6월 5일(-5.54%) ▲8일(-8.29%) ▲9일(8.18%) ▲10일(-4.52%) ▲12일(4.63%) ▲15일(5.20%) ▲23일(-9.99%) ▲25일(5.24%) ▲26일(-5.81%) ▲7월 2일(-7.89%) ▲3일(5.76%) ▲7일(-4.91%) ▲8일(5.35%) ▲13일(-8.95%) ▲15일(6.24%) 등 모두 15거래일에 달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기업의 펀더멘털보다 레버리지가 시장을 움직일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클레이그룹의 아딜 에브라힘 주식부문 총괄은 “이같은 투기적인 상품은 결국 시장이 반전되는 순간 비극적 결말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슐리 렌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도 이날 칼럼에서 “세계적인 흐름을 따른다 하더라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국내 출시는 시기가 좋지 않았다"며 “5월 말 한국 증시는 이미 거품이 형성되기 시작한 상태였는데 당국이 이를 허용한 것은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그리고 이를 추종하는 ETF를 합친 거래대금 비중이 이달 초 전체 증시의 73%에 달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소수의 금융상품이 국내 증시 전체를 좌우하는 구조가 됐다. 미국 역시 레버리지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유동성이 충분해 이같은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복잡한 금융상품은 대량살상무기라는 워런 버핏의 경고가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는 TACO, 백악관은 ‘멘붕’…출구 안 보이는 이란전쟁 [이슈+]

지난달 체결된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가 사실상 붕괴된 가운데 이란 전쟁이 출구 없는 장기전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른바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꽁무니를 뺀다)' 행보를 또다시 보이며 정책 혼선을 키운 데다 백악관 내부조차 전쟁이 어디로 향할지 확신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미국과 이란은 무력 충돌을 이어가고 있어 외교적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민간 선박들로부터 선적 화물 가치의 20%를 통행료 명목으로 징수하겠다는 방침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동 지도자들과의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바탕으로, 나는 미국의 20% 보상 수수료를 다양한 중동 국가들이 미국과 체결할 무역 및 투자 협정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하루 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민간 선박의 안전을 미군이 보장하는 대가로 선적 화물 가치의 20%를 받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방침이 철회된 배경에는 국제사회, 특히 걸프 산유국들의 강한 반발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정상들이 통행료 대신 미국 투자 확대 방안을 추진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나는 통행료라는 개념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로 새로운 투자 약속이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최소 한 개 걸프 국가는 통행료 철회의 대가로 기존 투자 계획을 확대하는 데 동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블룸버그는 이번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의 '타코' 행보를 다시 한번 보여준 사례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의 정책이 여전히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 역시 이번 번복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유의 의사결정 방식과 그가 선호하는 즉흥적인 정책을 다시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통행료 부과 방침을 철회했다고 해서 미국이 강경 노선에서 물러선 것은 아니다. 미국은 같은 날 이란 항구와 연안 지역을 오가는 선박에 대한 해상봉쇄를 재개한 데 이어 이란을 겨냥한 대규모 추가 공습도 단행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 동부시간 14일 오후 10시(한국시간 기준 15일 오전 11시) 이란을 향한 추가 공습을 완료했다"며 “이번 공습은 미군이 대(對)이란 해상봉쇄를 재개한 직후 이뤄졌다. 해상봉쇄는 오후 4시(한국시간 15일 오전 5시)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어 약 7시간 동안 이란의 미사일·드론 기지와 해군 전력, 해안 방어시설 등을 정밀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이란도 즉각 맞대응에 나섰다. 바레인과 요르단, 쿠웨이트 등 미군 기지가 있는 중동 국가들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역시 쿠웨이트 미나 압둘라에 있는 미군 군수·지원시설을 공격해 불태우고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군사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겠다고 재차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린 그들을 아주 심하게 두들겨 패고 있다"며 “협상 테이블로 나오지 않는다면 다음 주에는 교량과 발전소까지 공격 대상이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에도 발전소와 교량 등 민간 기반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했지만 실제 대규모 공습으로 이어진 적은 없다. 특히 민간 인프라 시설을 공격할 경우 전쟁범죄에 해당될 수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도 물러설지 주목된다. 이처럼 군사 충돌은 격화하고 있지만 외교적 해법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 대표단이 접촉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협상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지만 양측 모두 상대방이 먼저 MOU를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협상 재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아랍 국가들과 파키스탄 등 중재국들이 휴전 복원과 협상 재개를 위해 움직이고 있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과 접촉하고 있는 한 소식통은 “백악관도 이번 사태가 어디로 향하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과 이란 사이에는 신뢰가 전혀 없는데 외교는 결국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이번 충돌은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격화하자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은 이달에만 17% 상승해 배럴당 8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중순 이후 최고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7월은 넘겼지만”…워시가 꺼낸 ‘금리 인상’ 카드 [이슈+]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완화했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여전히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미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 CNBC 등에 따르면 워시 의장은 14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연준이 수년째 달성하지 못한 '인플레이션 2%' 목표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설명했다. 워시 의장은 “우리는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일정 기간 동안 조정의 폭과 시기를 놓고 위원들과 치열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위원들은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용납하지 않고, 물가 안정을 회복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공유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연준의 최우선 목표는 통화정책을 올바르게 운용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정책을 올바르게 운용하면 지난 5년간의 인플레이션 급등은 과거의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통화 긴축을 시사하지 않았지만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도 선택지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워시 의장은 예상보다 크게 둔화한 6월 물가 지표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해 5월(4.2%)보다 상승률이 둔화했고,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3.8%)도 밑돌았다. 전월 대비로는 0.4% 하락해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4월(-0.8%)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그는 이에 대해 “임무를 완수했다고 말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발언이 워시 의장이 취임 이후 통화 긴축 가능성을 가장 분명하게 언급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스의 올루 소놀라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명시적으로 긴축을 시사한 것은 아니지만 워시 의장이 지속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네이션와이드의 캐시 보스티안치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워시 의장이 전반적으로 매파적이었다며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어느 시점에서는 금리 인상을 지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물가 지표를 계기로 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에서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16.6%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놓고 무력 충돌을 재개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한 데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매파적으로 돌변하자 이달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전날 50%에 육박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러나 6월 CPI 발표 이후 오는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미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유력시되고 있다. 크레디트사이츠의 잭 그리피스 투자등급채권 및 거시전략 책임자는 “이번 물가 지표로 7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며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목표치를 웃돌고 있고 중동 정세도 악화하고 있지만, 이번 지표는 연준이 당분간 관망할 수 있는 충분한 명분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디와인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트레이시 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지표는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압박을 일부 덜어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란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만큼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연내 최소 한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올해 말 미국 기준금리가 3.75~4.00%(1회 인상) 수준에 이를 확률은 42.6%, 4.00~4.25%(2회 인상)까지 오를 확률은 28.6%로 반영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 6월 CPI 발표, 3.5%↑…나스닥 선물 상승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동월대비 3.5% 오른 것으로 발표됐다. 14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미국 6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8%)를 하회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0.4%로 집계, 전망치(-0.1%)를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6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전월 대비 각각 2.6%, 0.0% 오르면서 전문가 예상치(2.8%·0.2%)를 하회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 상승률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지을 때 눈여겨보는 지표 중 하나다. 이번 6월 CPI는 최근 미국과 이란이 다시 공습을 주고받으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한 와중에 발표됐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근원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단기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 이달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높였다. 그러나 6월 CPI가 예상치를 밑돌자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에 힘이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6월 CPI 발표 직후 뉴욕증시 선물은 상승세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4일 한국시간 오후 9시 33분 기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0.02%, S&P 500 선물은 0.5%, 나스닥100 선물은 1.4% 상승 중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도?…“美 ADR 상장 검토 중”

삼성전자가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논의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실제 상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4일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미국 ADR 발행을 통한 상장을 놓고 초기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삼성전자가 일부 투자은행들과 예비 논의를 진행했지만 아직 추진 여부를 최종 결정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변동성이 커진 메모리 반도체주의 주가 흐름을 지켜보면서 상장 추진 여부를 판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또 삼성전자가 미국 상장을 추진할 경우 방대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반복되는 노사 분쟁이 상장 구조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논의가 매우 초기 단계에 있어 실제 상장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삼성전자는 과거에도 ADR 상장 가능성을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 상장에 성공하자 삼성전자도 이 방안을 다시 검토하게 됐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다만 현재 논의는 구체적인 상장 계획을 수립하거나 주관사를 선정하는 단계가 아니라 가능성을 검토하는 수준에 가깝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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