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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인공지능(AI)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이 인프라 확장에 속도를 내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올해도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이들이 내세운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날 공개한 '연례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고 밝혔다. 아마존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8100만톤(t)으로, 휘발유 차량 약 1900만 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비롯한 공급망 부문이 배출량 증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마존 전체 탄소발자국의 76%를 차지하는 공급망 배출량은 전년 대비 20% 늘었다. 구글도 전날 공개한 연례 환경 보고서에서 지난해 '목표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고 밝혔다. 목표 기준 배출량은 공급망 일부를 제외한 자체 기준으로 산정한 수치다. 직접 배출(Scope 1)도 전년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구글은 데이터센터 확장이 증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글은 지난해 전력 사용량이 37% 증가했음에도 청정에너지 조달 확대에 힘입어 구매 전력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Scope 2)은 소폭 감소했다. 반면 아마존은 구매 전력에 따른 배출량이 전년보다 34% 증가했다고 밝혔다. 구글과 아마존은 AI 수요 증가와 탄소중립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으며,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블룸버그는 짚었다. 구글과 아마존은 각각 2030년, 2040년까지 넷제로(탄소중립)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고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 역시 2030년까지 공급망을 포함한 전체 가치 사슬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우 2030년까지 전력 사용량의 100%를 실시간으로 재생에너지를 통해 충당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데이터센터 확장 부담으로 MS가 해당 목표를 일부 완화하거나 아예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MS와 메타가 지난해 공개한 가장 최근의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각각 23%, 64% 증가했다. 이렇듯 데이터센터가 탄소 배출 증가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이유는 시설 운영뿐 아니라 건설 과정에서도 막대한 에너지가 투입되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반도체와 각종 하드웨어, 콘크리트, 철강 생산은 모두 대표적인 에너지 집약 산업으로 꼽힌다. 실제로 구글은 이번 보고서에서 공급망 배출(Scope 3)이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하드웨어 제조와 데이터센터 건설이 공급망 배출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수요는 천연가스 발전소를 비롯한 화석연료 투자 확대도 부추기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미국 테네시주와 미시시피주 AI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해 가스터빈을 활용하고 있다. 환경단체 지속가능한 AI 그룹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과학책임자(CSO)인 사샤 루치오니는 “우리는 사실상 기후위기 상황에 놓여 있으며 배출량은 증가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데이터센터는 오히려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제는 AI 인프라 확장을 위한 빅테크들의 투자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메타, MS, 아마존과 구글의 올해 AI 설비투자는 7250억달러(약 1125조 9900억원)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사상 최대였던 4100억달러(약 636조 7700억원)보다 77% 급증한 규모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들 빅테크 4사의 2025~2030회계연도 누적 설비투자 규모가 총 5조3000억달러(약 8230조 3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공격적인 투자 계획은 최근 주가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야후파이낸스는 전했다. . MS 주가는 지난달 1일 460.52달러에서 이날 384.28달러까지 약 17% 하락했다. 구글과 아마존은 5월 고점 대비, 메타는 4월 고점 대비 모두 10% 이상 떨어졌다. 그럼에도 AI 투자 경쟁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는 AI 패권을 둘러싼 군비 경쟁과 같은 상황"이라며 “누군가 투자를 줄이면 다른 경쟁사가 그 자리를 차지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가 흐름이 중요하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지금 단계에서 투자를 줄일 수는 없다"며 “AI 혁명은 이제 수익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으며 앞으로 6~12개월이 핵심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주가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빅테크들이 결국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레이트힐캐피털의 토머스 헤이스 회장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하이퍼스케일러 가운데 적어도 한 곳 이상이 설비투자 계획 축소를 발표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며 많은 투자자가 이에 놀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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