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시세 다시 8만달러대로…“약세 연말까지 이어질듯”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시세가 12월 들어 큰 폭으로 하락해 투자자들의 불안이 다시 커지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일 한국시간 오후 2시 12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8만7025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날 새벽에는 비트코인 시세가 8만3909달러로 떨어지기도 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0월 7일 12만6198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지난달 21일 8만659달러까지 미끄러지면서 한 달 넘게 폭락했다. 이후 반등에 성공해 지난달 27일에는 9만달러선 재돌파에 성공했지만 전날부터 시세가 다시 8만달러대로 급락한 것이다. 같은 시각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2805달러에 거래되는 등 이달 들어 3000달러선이 다시 무너졌다.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하락 전환한 배경은 복합적이다. 우선 일본과 중국 중앙은행들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전날 “다음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장단점을 검토할 것"이라며 “조정은 너무 늦거나 너무 이르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올리 수 있다는 의미로, 가상자산 시장도 거시경제적 요인에 큰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BTC마켓의 라이첼 루카스 애널리스트는 “초강기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결정, 대차대조표 등에 대해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에 따라 비트코인이 움직였다"며 “요즘엔 특정 주체가 아닌 중앙은행 전체의 움직임에 반응한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될 수 있다는 관측으로 이어진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저금리의 엔화를 대출받아 미국 주식과 국채에 투자해왔던 만큼 엔 캐리 되돌림은 해당 자산에 하방 압력 재료가 된다.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부정적인 목소리가 커지는 점도 가상자산 시장에 타격을 가했다. 스테이블코인은 실물 자산에 가치가 묶인 가상화폐로, 테더는 미국 달러화에 1대1로 페깅(연동)되어 있다. 인민은행은 중국 공안부 등 여타 관계 부처와 함께 지난달 29일 발표한 성명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사기와 자금 세탁, 불법적인 국경 간 자본 흐름의 심각한 위험을 안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 거래를 “불법 금융 활동"이라고 못 박았다.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가 스테이블코인을 공식 불법화한 첫 사례다. 이에 앞서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26일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에 대해 종전의 4등급 '제약적'(constrained)에서 가장 낮은 5등급 '취약'(weak)으로 강등했다. 개인투자자들의 투매가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시세에 하방 압박을 가하는 요인으로도 지목됐다. 페드워치 어드바이저의 벤 에몬스 창립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이번 가격 하락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투자자들은 기관들과 다르게 행동하기 때문에 더욱 우려스럽다"고 CNBC에 말했다. 에몬스는 이어 근래 비트코인 대량 매도세 이후 시장 참여자들이 여전히 “불안한 상태"라고 전하면서 이번 시세 하락은 특히 4억달러(약 5884억원) 규모의 거래소 청산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일부 거래소에서 최대 200배에 달하는 레버리지 투자가 상당한 규모로 존재한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지금의 저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추가 청산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위축된 투자심리가 장기화할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팔콘엑스의 숀 맥널티 파생 트레이딩 총괄은 “12월은 시작부터 위험 회피다"라며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유입이 갈수록 줄고 저가 매수자들의 부재가 가장 크게 우려된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어 “이번 달에도 구조적 역풍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8만달러를 다음 핵심 지지선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터무니없이 고평가”…‘엔비디아 공매도’ 마이클 버리, 이번엔 테슬라 저격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마이클 버리가 이번엔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를 겨냥한 비판을 쏟아내 관심이 쏠린다. 1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버리는 이날 자신의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을 통해 “오늘날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터무니없이 고평가돼 있으며, 오랜 기간 지속돼 왔다"고 주장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 대비 0.01% 하락한 430.1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테슬라 시가총액은 1조4300억달러로 세계 10위다. 로이터는 현재 테슬라 주식이 주당 예상 순이익의 약 209배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예상 순이익 배수(22배)를 크게 웃돈다고 전했다. 버리는 특히 테슬라가 자사주 매입을 단행하지 않은 채 주식보상비용(SBC)을 통해 직원들을 보상하면서 주주가치가 매년 3.6%씩 희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기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역대 최대 보상안까지 더해지면 주주 희석 문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달 초 주주총회에서 머스크가 회사 시총 8조5000억달러 돌파 등의 경영 목표를 달성할 경우 1조달러(약 1470조원)의 주식을 지급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보상안을 통과시켰다. 보상안이 허용하는 최대치까지 보상을 받을 경우, 머스크는 수억 주에 이르는 테슬라 주식을 추가로 취득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그의 테슬라 지분율은 현재 15%에서 최대 29%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미 포춘지는 짚었다. 머스크가 보상안을 통해 얻게 될 이익 규모가 주주들이 얻는 이익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버리는 지난달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SBC를 통해 주주 이익을 제한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버리는 또 테슬라의 사업 방향성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여담으로, '일론 컬트'는 경쟁자가 등장하기 전까지 전기차에 올인했고, 경쟁이 나타나자 이번에는 자율주행에 올인했다"며 “그리고 지금은 경쟁자가 등장하기 전까지 로봇에 올인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일론 컬트'는 머스크와 테슬라의 미래 전략을 무비판적으로 신뢰하는 열성 지지층을 비유적으로 지칭하는 표현으로,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테슬라의 전략이 달라지더라도 지지층이 이를 그대로 신뢰하는 경향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버리는 과거 2021년 1분기 약 5억3000만달러를 들여 테슬라를 공매도했고 수개월 뒤 해당 포지션을 정리한 바 있다. 당시 공매도 포지션이 공개된 시점부터 청산 시점까지의 주가 흐름을 감안하면 버리가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크다고 포춘지는 분석했다. 그럼에도 월가에서는 테슬라 주가 전망에 대해 낙관론도 존재한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최근 멜리우스 리서치는 테슬라를 반드시 보유해야 할 기업으로 지목하면서 테슬라가 주도하는 자율주행 시대가 곧 올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은행 스티펠도 지난달 고객서한을 통해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기존 483달러에서 508달러로 상향 조정했고 투자의견도 '매수'로 유지했다. 스티펠은 “테슬라의 AI 기반 완전자율주행(FSD) 기술과 로보택시 이니셔티브가 밸류에이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산 외국 주식이기도 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달 말 기준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을 267억5000만달러(약 39조3775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버리는 최근 AI 산업의 거품이 심각하다고 주장하며 AI 관련 대표 종목인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에 공매도를 걸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금·은값 상승세 끝이 아니다?…“내년엔 시세 더 뛴다”

귀금속인 금과 은 가격이 올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내년엔 시세가 더 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일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기관투자자 9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36%는 금값이 내년말 온스당 5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응답자 33%는 금 가격이 내년말 온스당 4500~5000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응답자의 70%가 내년에도 금값 시세 상승을 전망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향후 12개월 안에 금값이 3500~4000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자 비중은 5%에 불과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국제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254.9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0월에 온스당 4359.40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뒤 횡보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자 신고가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 들어 금값은 61% 치솟았다. 응답자 38%는 금값 시세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를 꼽았다. 27%는 재정불안을 이유로 지목했다. 이밖에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긴장, 달러화 가치 하락 등으로 투자 수요가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렸다. UBS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중순 금값 목표치를 기존 4200달러에서 45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또 다른 귀금속인 은 가격은 상승폭이 더 가파르다. 국제 은 현물 가격은 지난 달 중순 온스당 54.47달러를 기록해 올해 연초 대비 71% 뛴 것으로 나타났다고 CNBC는 전했다. 같은 기간 금 가격 상승률은 54%였다. 은 가격이 이처럼 최고가 행진을 하는 것은 최근 50년 사이 현재를 포함해 세 번째다. 앞서 두 차례는 1980년 1월 미국의 석유 갑부 헌트 형제가 세계 은 공급량의 3분의 1을 쥐고 시장을 장악하려고 했던 때와 2011년 미국 부채한도 위기 당시 안전자산으로서 금·은의 인기가 치솟던 때였다. 은은 금과 비교해 시장이 10분의 1 규모고 가격 변동성이 커 '악마의 금속'으로 불리기도 한다. 미국 금융투자사 인베스코에서 원자재 상품을 총괄하는 폴 심스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은은 높은 가격대에서 유지되고 향후에도 한동안 가격이 계속 오를 수 있는 새로운 역학 관계가 있다"고 CNBC에 말했다. 은값을 끌어올리는 배경에는 만성적인 공급난이 꼽힌다. 지난 10년간 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은 광산의 생산이 줄어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세계 최대 은 소비국인 인도에서 공급 부족으로 지난달 은 가격이 연초 대비 85% 뛰었다. 인도는 주로 영국에서 은을 수입하는데 런던금시장연합회(LBMA)가 보유한 은 재고는 과거 2022년 6월 3만1023톤에서 지난 3월 2만2126톤으로 급감했다. 세계 첨단 제조업에서 은 수요가 느는 것도 은값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은은 전기와 열 전도성이 모두 뛰어나 전기차나 AI 관련 컴퓨터 부품, 이차전지, 태양광 패널 등에 두루 쓰인다. 현재 전기차 1대에 들어가는 은의 양은 25∼50g대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전고체 배터리가 전기차에 탑재될 경우 최소 1kg의 은이 요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베스코의 심스는 “은은 귀금속과 산업용 금속을 오간다"며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 사례에서 보듯이 기술이 진보하면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예전 같지 않네”…중국서 힘 빠지는 글로벌 브랜드들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억 인구의 중국 시장이 그동안 기업들에게 '캐시 카우'(현금 창출원)였으나 장기침체로 중국인들의 구매력이 예전 같지 않은 데다 중국 기업들의 부상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수년간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고 수백만 명이 중산층과 상류층으로 진입하면서 루이뷔통 모회사인 LVMH, 스타벅스, 나이키, 애플, 테슬라 같은 기업들에 중국은 '캐시 카우'였다"면서 “하지만 이젠 중국 현지 업체들이 많은 산업에서 서방 브랜드들을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대표적 사례인 미국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의 경우 1999년 베이징에 첫 매장을 연 이후 중국에서 공격적으로 매장 수를 늘려나갔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타격을 입었고 저가 정책을 앞세운 현지 브랜드들과의 경쟁에서 밀렸다. 현지 브랜드 루이싱 커피는 2023년 스타벅스를 제치고 중국 최대 커피 체인점 자리를 차지했다. 결국 스타벅스는 중국 사업의 지분 60%를 중국에 뿌리를 둔 사모펀드 보위캐피털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도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은 2023년 중국 시장에서 중국 BYD(비야디)에 1위 자리를 내준 뒤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분기 차량 인도량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고 WSJ은 전했다. 중국에서 쉽게 돈 버는 시대가 저물자 글로벌 기업들은 시장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주중 미국상공회의소가 최근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63%는 자국내 경쟁을 최우선 도전과제로 꼽았다. 이에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 현지 브랜드들과 경쟁하기 위해 현지화된 제품 개발, 가격 인하, 차별화된 마케팅 등 생존 전략을 내놓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중국을 '혁신의 허브'로 삼아 배우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컨설팅업체 후퉁리서치 궈산 파트너는 “중국에서 그들(중국 현지 기업들)과 경쟁하지 않으면 결국 중국 밖에서 그들과 경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LVMH 산하 프랑스 화장품·향수 브랜드 겔랑은 중국 젊은층을 겨냥해 내년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약 56달러 가격대의 립스틱을 내놓을 예정이다. 가브리엘 생제니 겔랑 최고경영자(CEO)는 “시대가 변했다. (중국) 소비자들의 요구가 더 높아졌다"면서 제품 품질이 지불한 돈만큼 값어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가구 소매업체 이케아도 중국에서 150종 이상의 인기 제품 가격을 인하하고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해 1600종 이상의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케아 중국법인 대표인 아이비 장은 “지금 우리는 중국 시장을 혁신의 시험장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미국 생활용품 대기업 프록터앤드갬블 측은 현지화된 제품 개발에 집중하자 중국에서 “매우 강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최근 발표했다. 글로벌 브랜드가 중국에서 모두 고전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패션 브랜드 랠프 로런의 중국 매출은 최근 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었다. 화장품업체 에스티로더의 중국 본토 매출도 7~9월 전년 동기 대비 약 9% 증가했다고 WSJ은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 ‘커피 맛’까지 흔드는 기후변화?…앞으로 ‘이 맛’ 흔해진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는 극단적 기상 이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즐겨찾는 식품의 맛까지 바꿔놓을 전망이다. 글로벌 커피 시장에서는 부드러운 맛과 풍부한 향이 특징인 고품질 원두 아라비카의 비중이 줄어든 대신, 쓴맛이 강하고 바디감이 진한 로부스타 생산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적인 기온 상승과 가뭄이 지속되면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이미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상태다. 1일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아라비카 커피 선물 가격은 지난달 28일 파운드당 4.1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커피 가격은 지난 2월 4.33달러까지 오르면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7월말 2.85달러 수준까지 내려가며 안정세를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반등해 저점 대비 50% 가까이 급등하며 다시 사상 최고가 경신을 앞두고 있다. 세계 최대 아라비카 원두 생산지인 브라질에서 기상이변으로 수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이 커피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20년부터 브라질에서 매년 가뭄이 발생해 커피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현상이 장기화하고 있다. 브라질 내 최대 커피 산지인 미나스 제라이스에선 지난 9월~10월 강수량은 평년 대비 약 70% 수준에 그쳤다. 아라비카 커피 나무는 기온에 민감해 기후변화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문제는 지구온난화가 앞으로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는 점이다. 지구온난화 현황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결성된 국제기구인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GCP)는 지난달 발표한 '글로벌 탄소 예산(GCB)' 연례 보고서를 통해 올해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381억톤에 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GCP는 이어 '21세기 말까지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섭씨 1.5도 이내로 제한한다'는 목표도 사실상 실현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기후 변화의 현실을 반영하듯, 브라질에선 아라비카보다 고온에 강한 로부스타 생산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로부스타는 아라비카와 달리 병충해에도 강해 생산성이 높다. 금융서비스 업체 스톤엑스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브라질의 아라비카 원두 생산 증가율은 연 2~2.5% 수준에 그친 반면 로부스타는 연 4.8% 증가했다. 2025~2026년 시즌에는 로부스타 생산량이 전년 대비 22%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미 농무부(USDA) 자료를 보면 브라질 로부스타 생산량은 2015~2016년 시즌 1330만 포대(60kg 기준)에서 2025~2026년 시즌 2410만 포대로 81% 급증할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아라비카 생산량은 3610만 포대에서 4090만 포대로 13%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브라질의 주력 생산품은 여전히 아라비카이지만, 로부스타가 훨씬 빠른 속도로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블룸버그는 “로부스타는 이상기후에 상대적으로 강해 영향이 적다"며 “일부 생산업체는 아라비카가 자랄 수 없는 지역에서 로부스타 재배를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브라질이 베트남을 제치고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네덜란드계 라보뱅크는 전망했다. USDA 자료에 따르면 이번 시즌에 베트남 로부스타 원두 생산량은 약 3000만포대로 예측되면서 브라질과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스톤엑스의 페르난도 막시밀리아노 커피 시장 정보 매니저는 “로부스타는 기후변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도 브라질이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로부스타 생산 확대를 이끈 것은 수요 때문이 아니다"며 “기후변화로 아라비카 원두 생산이 줄어든 것이 로부스타 원두의 성장을 견인한 핵심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로부스타 가격이 아라비카보다 낮은 점도 브라질 업계가 로부스타에 주목하는 또다른 요인이다.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로부스타 선물 가격은 지난달 28일 1톤당 4565달러(파운드당 2.2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로부스타 가격도 최근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지난 1월엔 파운드당 2.86달러로 신고가를 기록한 후 7월까지 미끄러졌다. 하지만 현재 신고가 경신을 눈앞에 둔 아라비카와 달리 여전히 전고점 대비 약 20% 낮은 수준이다. 브라질 농업연구소의 알렉산드로 테이세이라 커피 연구원은 “아라비카 가격이 높은 반면 로부스타는 생산성이 거의 두 배에 달해 브라질 업계가 로부스타 재배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파월 후임자 발표할 것”…‘유력 후보’ 해싯이 美 연준 이끄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뒤를 이을 차기 의장을 결정했음을 시사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로 향하는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차기 연준 의장과 관련 “누구를 선택할지 알고 있다"며 “우리는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25일 전에 차기 연준 의장을 지명할 수 있다고 최근 언급한 바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참모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25일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해싯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가져올 수 있는 인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파월 의장이 금리를 빠르게 인하하지 않는다고 비판해왔다. 최근에는 파월 의장에 대해 “솔직히 말하면 그의 엉덩이를 걷어차듯 날려버리고 싶다"고 했다. 해싯 위원장의 차기 연준의장 유력 보도가 나오자 글로벌 국채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 수준으로 하락했다. 국채 금리는 국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면 미 국채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해 해싯 위원장은 이날 CBS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이 차기 의장 후보군의 선두주자인지 여부에 대해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다만 “국채금리는 하락했고 미국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대출과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낮추도록 도와줄 사람을 선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에 대한 소문에 시장은 이렇게 반응했다"고 말했다. 해싯 위원장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지명한다면, 기꺼이 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차기 의장으로 지명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해싯 위원장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되더라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결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을 지명하면 상원의 인준이 필요하다. 연준 외부 인사일 경우 내년 2월에 시작하는 14년 임기의 연준 이사직도 함께 맡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중국 제조업 PMI 8개월 연속 위축…내수 침체에 서비스업도 악화

중국 제조업 업황이 8개월째 위축 국면을 이어갔다. 3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한 49.2로 집계됐다. 이는 로이터통신(49.2)과 블룸버그통신(49.3)이 각각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전망치 중간값과 부합되는 수치다.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인 PMI가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위축 국면을 의미한다. 중국의 제조업 PMI는 지난 4월(49.0) 이후 11월까지 8개월 연속 기준치 50을 밑돌았다. 제조업 PMI를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49.3으로 전월 대비 0.6 떨어졌고, 보다 상황이 안 좋은 중형기업은 48.9(0.2 상승), 소기업은 49.1(2.0 상승) 등으로 각각 PMI가 호전됐음에도 여전히 기준치를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조업 PMI를 구성하는 5대 지수 가운데 생산지수(50·전월 대비 0.3 상승)와 공급자배송시간지수(50.1·전월 대비 0.1 상승)만 50을 넘겼고, 신규주문지수(49.2·전월 대비 0.4 상승)와 원재재재고지수(47.3·횡보), 종업원지수(48.4·전월 대비 0.1 상승)는 위축 상태를 유지했다. 건설업과 서비스업으로 구성되는 비제조업 PMI는 중국 최대 연휴 국경절이 있었던 지난달 50.1(0.1 상승)로 소폭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이달에 49.5로 하락했다. 부동산 침체에 이어 내수 감소까지 겹치면서 서비스업 업황이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비제조업 PMI가 기준치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였던 지난 2022년 12월 이후 3년 만이다. 중국의 건설업 기업활동지수는 올해 52.8(6월)→50.6(7월)→49.1(8월)→49.3(9월)→49.1(10월)→49.6(11월)의 흐름을 보였고, 서비스업 기업활동지수는 50.1(6월)→50.0(7월)→50.5(8월)→50.1(9월)→50.2(10월)로 50선을 유지하다 이달 들어 49.5로 크게 꺾였다. 훠리후이 중국 국가통계국 수석통계사는 이날 설명자료에서 “연휴 효과가 사라지는 등 요인의 영향으로 서비스업 PMI가 0.7 하락했고, 부동산과 주민서비스업 등의 기업활동지수가 모두 기준치를 밑돌며 시장 활력도가 약했다"며 “서비스업의 활동전망지수는 55.9로 전월 대비 0.2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구간에 있는데, 이는 기업들이 향후 시장 발전을 낙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소비자들 구매력 여전”…美 블랙프라이데이 매출 4% 증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도 소비자들은 추수감사절(11월 네 번째 목요일) 다음 날인 '블랙 프라이데이'에 지갑을 연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스터카드의 소비동향 데이터 서비스인 마스터카드 스펜딩펄스는 블랙 프레이데이 당일날 온라인·오프라인 소매업체 매출액(자동차 제외)이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작년 블렉 프라이데이엔 매출액이 2022년 대비 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올해는 증가 폭이 더 커진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전년 대비 1.7% 늘어난 가운데 온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10.4%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어도비 애널리틱스도 블랙 프라이데이에 미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전년 대비 9.1% 증가한 118억 달러를 지출했다고 집계했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블랙 프라이데이를 전후해 대형 할인행사가 이어진다. 이 시기 매출은 연말 쇼핑 시즌의 성과를 가늠하는 잣대로 여겨진다. 연말 쇼핑 시즌은 소비자들의 수요를 확인할 수 있는 핵심 바로미터로 꼽힌다. 특히 올해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기업들의 채용 감소, 소비자 심리 악화로 올해 미 소비자들의 소비 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소비자들은 연중 최대 쇼핑 대목을 맞아 구매를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마스터카드 경제연구소의 미셸 메이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이 소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확실히 보여준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일각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기능이 '핫딜'을 추천하고 선호 제품을 찾기 쉽게 돕는 역할을 한 게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월마트, 아마존 등 미 대형 유통업체와 전자상거래 업체는 AI 챗봇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들 서비스는 소비자와 대화 형태로 소통하며 쇼핑 편의를 돕는다. 어도비는 AI와 연계된 유통업체 사이트 트래픽이 전년 대비 805%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의 수지 데이빗카니언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제품을 더 빨리 찾기 위해 새로운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며 “선물 고르는 과정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데 (챗GPT와 같은) 거대언어모델(LLM) AI가 선물 고르는 과정을 빠르고 쉽게 만들었다"라고 분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국 원화 환율 전망, 일본 엔화에 달렸다?…“中 위안화보다 영향력 커져”

이번 분기 들어 아시아 통화 중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한국 원화 가치가 일본 엔화 강세에 힘입어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원화와 엔화가 약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동조화 현상을 보이면서다. 2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5년간의 주간 데이터를 기준으로 한 원화와 엔화의 상관계수는 0.55로 집계됐다. 이는 2007년 이후 가장 높다. 같은 기간 원화와 중국 위안화의 상관계수는 0.48로 태국 바트화(0.53)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역외 위안화(0.47), 대만 달러화(0.38), 필리핀 페소화(0.34), 인도네시아 루피아화(0.33), 인도 루피화(0.1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두 자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뜻이며, 통상 0.5 이상이면 유의미한 동조성으로 평가된다. 최근 통화 흐름도 이러한 경향을 뒷받침한다. 이번 분기 들어 원/달러 환율은 약 4.4% 상승(원화 약세)한 달러당 1466원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도 5.6% 상승하며 달러당 156엔대를 보이고 있다. 반면 위안/달러 환율은 미중 무역갈등 완화 등의 영향으로 달러당 7.07위안 수준을 기록,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보이고 있다. 통상 아시아 통화의 기준으로 여겨지는 위안화는 중국의 견조한 성장과 무역 주도권에 따라 한동안 아시아 환율 전반을 이끌어 왔다. 한국 역시 대중(對中) 수출 비중이 높아 위안화 흐름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그러나 최근 원화의 움직임은 위안화가 아닌 엔화의 움직임에 더 민감한 구조로 변하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한국의 대중 수출 의존도가 약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 수출비중은 지난 2018년 26.8%로 고점을 찍은 후 2023년 19.7%로 집계, 2005년(21.3%) 이후 처음으로 10%대로 떨어졌다. 작년에는 19.5%까지 낮아지기도 했다. 경제적 연결고리가 약해지면서 위안화 변동의 영향력이 자연스럽게 감소했다는 해석이다. 또한 원화와 엔화는 모두 미국 금리 변화·글로벌 위험선호 심리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강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다만 향후 일본 엔화가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원/달러 환율도 동반 하락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엔화 강세 요인으로는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본 당국은 최근 환율 움직임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내며 필요시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엔화 환율이 달러당 160엔선을 넘어설 경우 일본 당국이 직접 개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일 통화정책이 서로 엇갈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적극 재정과 완화적 금융정책을 선호하지만 일본 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일본은행(BOJ)이 금리 인상을 단행해야 한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 이날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11월 신선식품을 제외한 도쿄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해 시장 예상치(2.7%)를 상회했다. 같은 날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10월 산업생산 잠정치는 전월 대비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예상치 0.6% 감소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일본의 10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7% 증가해 시장 예상치(0.8%)를 상회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은 12월 또는 내년 1월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와 관련,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기대가 엔/달러 환율 하락 전망을 뒷받침하며,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마저 금리를 인하한다면 엔화 가치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을 가할 것"이라며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원화도 이를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매튜 혼바흐 전략가는 최근 발표한 투자노트를 통해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징후들이 보이는 와중에 연준이 금리를 연이어 인하할 경우, 엔화 가치는 향후 몇 달 안에 10% 가까이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구체적으로 내년 1분기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40엔 수준까지 하락한 뒤 연말에는 147엔대로 다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에선 연준이 내달부터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6일 고객 서한에서 연준이 12월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12월 금리 동결을 예상해왔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2월에 이어 내년 3월·6월에도 두 차례 추가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中 자극말라” 시진핑 편든 트럼프?…日 “외교상 언급 자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게 '대만 문제로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고 조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중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편을 들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외교상 대화라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미국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다카이치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대만 관련 발언 수위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이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를 가진 후 이뤄졌다. 시 주석은 1시간에 걸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중 절반가량을 '중국이 역사적으로 대만에 대한 영유권을 지니고 있다'는 주장과 '미국과 중국이 세계 질서를 공동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데 쓴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통화 이후 다카이치 총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언이 미묘했고, 타카이치 총리에게 해당 발언을 철회하라고 압박하지 않았다"고 했다. 일종의 조언 수준이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우려스럽게 받아들였다고 WSJ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입장을 수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무역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은 올해 말까지 1200만톤의 대두를 수입하고, 앞으로 3년간 해다마 2500만톤씩 구매하기로 했다고 약속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통화 이후 “중국에 좀 더 빨리 대두를 구입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은 양국 정상 통화 이후 3억 달러(약 4400억원) 상당의 대두를 구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매우 좋고, 이는 미국의 소중한 동맹인 일본에도 좋은 일"이라며 “중국과 잘 지내는 것은 미국과 일본에 모두 이득"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일본, 중국, 한국, 그리고 많은 나라와 훌륭한 무역협정을 체결했고 세계는 평화롭다"며 “이 상태를 유지하자"고 덧붙였다. 다카이치 총리도 26일 의회 답변에서 '대만 유사시 개입'과 관련 “구체적인 계획을 언급할 의도는 아니었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일본이 미국의 압박에 굴복해 발언 수위를 조절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27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조언 관련 보도가 사실인지에 관한 질문에 “회담(통화)의 상세한 내용은 외교상 대화이므로 답변을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기하라 장관은 “미일 정상이 동맹 강화, 인도·태평양 정세와 과제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직후 언급한 내용을 되풀이해 소개했다. 기하라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의 미중 관계에 관해 설명했다"며 “양 정상은 현재의 국제 정세에서 미일 간 긴밀한 연계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 관계자는 NHK에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 사이에 사태 진정화를 위해 협력해 가자는 뉘앙스의 이야기는 있었다"며 “(미국이) 자제를 요구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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