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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수개월간 이어졌던 상승 흐름(엔화 약세)을 뒤집고 하락 반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엔저를 기반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대표적 투자 전략인 '엔캐리 트레이드'가 대거 청산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글로벌 증시 급락을 불러온 2024년 '8·5 블랙먼데이' 사태의 핵심 뇌관으로 지목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티븐 젠 유리존 캐피탈 최고경영자(CEO) 등은 26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내고 “엔화는 그동안 캐리 트레이드의 핵심 조달 통화 역할을 해왔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차입하거나 매도해 금리가 높은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엔화 약세가 지속될 때 투자 매력도가 커진다. 반대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환손실을 피하기 위한 자금 환수 움직임이 급격히 나타날 수 있다. 보고서는 “캐리 트레이드는 안정적으로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갑자기 무너질 수 있다"며 1998년 10월 당시 사태를 대표적 사례로 언급했다. 당시 헤지펀드들이 엔캐리 트레이드를 대거 청산하자 엔/달러 환율은 순식간에 달러당 130엔에서 112엔 수준까지 급락한 바 있다. 2024년 7월에도 일본은행의 '깜짝 긴축'과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동시에 겹치자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2엔대에서 141엔 수준까지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엔화 매수가 글로벌 유동성 축소로 이어지며 8·5 블랙먼데이 사태가 발생했고, 이때 한국 코스피지수는 8.77% 급락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현재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9.3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엔화는 미국·이스라엘이 지난 2월 말 이란을 전격 공습한 이후 약세 흐름을 이어왔으며, 지난달에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달러당 160엔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에 일본 당국은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리존 캐피털은 현재 엔화 약세 흐름이 사실상 고점 구간에 근접했다고 보고 있다. 일본 정부와 미국 재무부가 공동으로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했다. 젠 CEO는 “국제유가 급등이 엔/달러 환율의 재평가 시점을 늦춘 것 같다"면서도 “케빈 워시 신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체제에서 언젠가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엔/달러 환율이 다시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리존 캐피탈은 또 일본의 빠른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친기업 정책 등이 모두 맞물리면서 자금이 일본으로 다시 유입되면 엔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보고서는 “일본 경제는 엔화 강세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적었다. 월가에서도 엔화 강세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다음 달 예정된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엔화 매수를 추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최근 엔화 투자 의견을 기존 '약세'에서 '중립'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올해 말 엔·달러 환율 전망치 역시 기존 달러당 157엔에서 152엔으로 낮췄다. 한편 젠 CEO는 20여년 전 '달러 스마일 이론'을 제시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이 이론은 미국 경제가 침체 또는 과열 국면일 때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성장세가 완만한 중간 구간에서는 약세를 나타낸다는 내용이다. 달러 흐름이 웃는 얼굴 모양의 곡선을 그린다는 점에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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