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F만 문제가 아니었다?”…다시 커진 ‘CFD 폭탄’ [머니+]](http://www.ekn.kr/mnt/thum/202607/rcv.YNA.20260722.PYH2026072216530001300_T1.jpg)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증시 하락의 또 다른 뇌관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국내 증시에서 무더기 하한가 사태를 촉발했던 차액결제거래(CFD)에 다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있어서다. 22일 블룸버그통신은 한국금융투자협회 자료를 인용해 증거금을 포함한 CFD 잔액이 지난 20일 기준 3조28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 5월 18일(3조7200억원)과 비교하면 다소 줄었지만 1년 전보다는 64% 급증한 수준이다. CFD는 투자자가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도 기초자산의 진입가격과 청산가격 간 차액을 현금으로 결제하는 장외파생상품이다. 최소 40% 수준의 증거금으로 최대 2.5배의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지만 정해진 증거금율을 유지하지 못하면 반대매매를 통해 강제 청산된다.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삼천리 등 일부 종목들이 2023년 4월말 무더기로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것도 CFD 계좌에서 반대매매가 발생한 영향이었다. 당시 CFD 거래의 96% 이상은 개인투자자가 차지하고 있었다. 대규모 주가 폭락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CFD 잔액은 1조원대까지 감소했지만 인공지능(AI) 투자 열풍과 국내 증시 상승세를 타고 지난해부터 다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블룸버그는 코스피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CFD 매수 포지션이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했으며, 개별 종목 CFD 투자 역시 지난 1년 동안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 CFD 잔액은 지난 1년 동안 2500% 폭증한 2350억원에 달했고, 삼성전자 CFD 잔액도 같은 기간 5배 증가한 2170억원으로 불어났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대상으로 한 CFD 거래도 이뤄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문제는 투자자금이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된 상황에서 증시 급락시 시장 충격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CFD 반대매매와 레버리지 ETF의 매도가 맞물릴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는 “2023년 시장 혼란을 촉발한 CFD가 위태로운 시기에 다시 살아나고 있다"며 “반도체 기업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로 시장 변동성이 이미 심화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케비움 캐피털의 막상스 비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 같은 CFD의 시장 충격이 “CFD는 자체적인 장외거래 유동성 안에 존재하는데 이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질 경우 질서 있는 조정이 아니라 갑작스러운 유동성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야누스헨더슨의 나타샤 시블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융시스템 전반에서 레버리지가 증가하면 위험도 함께 커진다"며 “CFD나 주식 신용거래를 통해 한국 반도체주를 보유한 투자자들이 강제로 포지션을 청산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다면 실제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가격 변동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반도체주를 둘러싼 투자심리가 엇갈리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보고서에서 레버리지 ETF가 적정 수준까지 약 75% 청산됐다며 코스피 12개월 목표치를 1만2500로 유지했다. UBS 역시 최근 AI 반도체주의 하락이 펀더멘털 약화 때문이라기보다는 헤지펀드들의 대규모 포지션 축소에 따른 수급 충격이라며 추가적인 매도 압력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블룸버그 칼럼니스트인 슐리 렌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하거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임박하는 등 거시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약화될 경우 반도체주가 가장 큰 폭의 매도세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도체주는 시장 전체보다 변동성이 큰 고베타 종목"이라며 “강력한 랠리가 일어나면 많은 것들이 잘못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단기적으로는 향후 발표될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실적이 반도체주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0.74% 오른 6797.70으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51% 오른 7052.09로 출발한 뒤 장중 한때 7166.00까지 치솟으며 상승률을 6.2%까지 확대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상승 동력이 급격히 약화하면서 장 초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오는 23일 오전 발표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실적을 앞두고 높아진 기대감에 대한 경계 심리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T&D자산운용의 나미오카 히로시 수석전략가는 “알파벳의 실적은 시장 심리를 가늠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며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만큼 실제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더라도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위험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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