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협상 순조롭다”더니 이란 공습…경고 커지는 글로벌 원유재고

전 세계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공급 차질 영향을 시장이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아시아 석유 시장이 이미 '최소 운영 수준'에 근접한 가운데 유럽과 미국도 오는 7월까지 비슷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충격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싱가포르 행사에 참석한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의 제프 커리 에너지 부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인터뷰에서 “시장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알려진 글로벌 원유 재고 수치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원유 재고 상당 부분은 송유관과 저장시설을 안전하게 운영하기 위해 반드시 유지돼야 하는 물량이어서 실제 시장에 공급 가능한 재고는 생각보다 훨씬 적다는 설명이다. 최소 운영 수준은 시설 가동에 필요한 최소 재고량을 의미하는데, 아시아 시장은 이미 이 단계에 근접했다는 것이다. 커리 CSO는 “석유 제품 가격이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항공유 가격은 다소 내려왔지만 이제는 디젤 가격이 항공유보다 더 높아졌다"며 “싱가포르 시장의 문제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단지 항공유에서 디젤로 옮겨갔을 뿐"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에너지 허브 역할을 하는 지역으로, 현지 거래 가격은 아시아 에너지 시장의 핵심 지표로 여겨진다. 국내 정유사들 역시 싱가포르 거래 가격을 공급 가격 산정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유럽 역시 수주 안에 비슷한 공급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현재 유럽은 미국산 원유 유입 덕분에 일시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까지 시작되면서 수요 압박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커리 CSO는 “아시아는 이미 위험 구간에 진입했다"며 “유럽은 한 달 정도 뒤가 문제이고 미국은 7월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미국 전략비축유(SPR)에서 방출되는 물량 상당수가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다"며 “유럽은 미국산 원유가 들어오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상황은 계속 이어질 수 없다"고 경고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최근 비슷한 우려를 제기했다. IEA는 중동산 원유 수출이 회복되지 않고 글로벌 재고 감소세가 이어질 경우 여름철 성수기에 심각한 공급 압박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지난주 “상황 개선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우리는 7~8월 위험 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커리 CSO는 미국 연방 휘발유세 면제 등의 대응책은 공급 부족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조치는 아무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실물 원유 공급량 자체를 늘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만이 유일한 근본 해법이지만 시장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글로벌 원유 재고 감소가 오히려 이란의 협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란의 협상 레버리지는 커지고 있다"며 “현재 이란의 협상력은 지난 47년 사이 가장 강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군은 이란 남부 지역을 전격 공습했다. 미군은 이번 공격이 방어적 조치였다고 강조했지만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놓고 협상을 벌이던 와중에 공습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향후 협상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군이 이란 내 미사일 발사 시설과 기뢰를 설치하려던 선박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격이 “이란군이 가하는 위협으로부터 미군 병력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공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과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과 이란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적대행위 중단 선언, 향후 60일간 핵 협상 진행 등의 내용을 담은 MOU 초안을 놓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가뜩이나 호르무즈 해협 막혔는데”…LNG 가격, ‘두 변수’에 치솟나 [이슈+]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이 3개월 가까이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 여파에 요동치는 가운데 날씨와 중국이 향후 가격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슈퍼 엘니뇨'에 따른 기록적 폭염으로 냉방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세계 최대 LNG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 반등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공급 불안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기상학자들이 엘니뇨 현상이 오는 6~8월 사이 시작된 뒤 이후 수개월 동안 강화되면서 이른바 '슈퍼 엘니뇨'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으로, 일반적으로 수온 편차가 2도 이상이면 '슈퍼 엘니뇨'로 분류된다. 엘니뇨는 전 세계 평균 기온을 끌어올리는 대표적 기후 현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전망으로는 동아시아 대부분 지역이 평년보다 더운 여름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 기상정보업체 애트모스피릭 G2의 제임스 캐런 미·아시아 기상 운영 책임자는 올여름 일본 기온이 평년보다 약 1.5도 높고 한국과 중국 대부분 지역도 0.5~1도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2015~2016년 발생했던 슈퍼 엘니뇨 당시 수온 상승 폭은 2.4도에 달했다. 당시 우리나라의 2016년 연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1.1도 높은 13.6도를 기록해 역대 가장 더운 해 중 하나로 기록됐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에 따르면 중국 최대 LNG 수입 지역인 중국 남부와 남서부는 6~8월 사이 역사상 상위 20% 수준의 고온이 나타날 확률이 70~100%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역시 같은 수준의 고온이 나타날 확률이 40~70% 수준으로 제시됐다. 이처럼 올여름 기록적 폭염 가능성이 커지면서 냉방용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LNG 가격 상승 압박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반구에 위치한 아르헨티나는 현재 겨울철로 접어들고 있어 난방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콜롬비아 역시 건조한 날씨로 수력발전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커 LNG 수입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MST 마키의 사울 카보닉 애널리스트는 “현재까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이 제한적으로 나타난 것은 비수기 수요 구간이었기 때문"이라며 “해협 봉쇄가 지속될 경우 LNG 가격은 오는 8월까지 추가로 50%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동북아 LNG 현물 가격 지표인 JKM은 전쟁 전 10.72달러에서 지난 3월 중순 22.35달러로 치솟았다. JKM은 미국과 이란의 휴전 영향으로 지난달 15달러까지 하락했지만 최근 18.81달러 수준까지 반등했다. 문제는 중국의 LNG 수입이 다시 증가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LNG 가격이 과거 에너지 위기 때처럼 극단적으로 치솟지 않았던 배경으로 중국의 3~4월 LNG 수입 부진을 꼽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30일 동안 중국의 하루 평균 LNG 수입량은 현재 15만3900톤으로 전년 동기대비 약 10%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3월 말에는 하루 평균 수입량이 9만972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0% 낮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들어 중국의 LNG 수입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셈이다. 중국 유틸리티 업체들이 저장시설 재고를 다시 채우고 카타르산 LNG 공급 감소분을 대체하기 위해 구매를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씨티그룹의 매기 쉬에팅 린 에너지 리서치 전략가는 “계절적 요인에 따라 중국의 LNG 수요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LNG 수입 반등 움직임이 주요 소비국들의 수요 증가 전망과 맞물리면서 글로벌 LNG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세계 2위 LNG 수입국인 일본에서도 기록적 폭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LNG 구매 확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과거 엘니뇨 시기처럼 일본의 LNG 구매 증가가 중국보다 시장 가격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럽 역시 겨울철 난방 시즌을 앞두고 재고를 채워야 하는 상황이지만 현재 비축 수준은 지난해보다 낮은 상태다. 이에 따라 아시아 국가들과의 LNG 확보 경쟁이 한층 격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가스인프라스트럭처유럽(GIE)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유럽연합(EU)의 평균 가스 재고율은 36.67%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4.71%보다 약 8%포인트 낮다. 특히 EU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재고율은 28.46%에 그쳐 프랑스(37.64%)와 이탈리아(55.05%)는 물론 EU 평균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노르웨이 에너지기업 에퀴노르의 헬레 외스터고르 크리스티안센 가스·전력 부문 부사장은 “현재 유럽 가스 시장은 수급이 매우 빡빡한 상황"이라며 “현물 가스 자체가 부족해 겨울철을 대비한 재고 비축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이 길어질수록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AI 투자 랠리, 채권시장 불안 넘을 수 있나

지난 15일 세계 주식시장이 일제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의 코스피도 6%가 넘는 하락을 기록했다. 그 중심에 금리 인상이라는 이슈가 부상했다. 채권 시장의 소리 없는 외침을 주식 투자자들이 이제야 듣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채권 시장의 약세(금리 상승)에도 주식과 채권은 디커플링이 유지되었다. 금리 시장은 미국-이란의 충돌로 유가가 상승하자 인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해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전쟁 중에도 주식 시장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식 시장의 강세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AI 산업의 핑크 빛 전망과 전쟁 이후 재건을 기대하는 주식들을 중심으로 전쟁 이후 인플레이션이 높게 유지가 된다고 해도 이 주식들이 인플레이션 헤지를 할 거라는 인식으로 강세를 이어왔다.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AI를 위해 빅테크 기업들이 엄청난 설비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감한 설비 투자는 성장을 지지하면서 주가를 끌어 올리고 금리나 물가가 높더라도 그런 우려를 상쇄할 수 있고도 남을 정도의 기세가 있었기에 전쟁 이슈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의 강세를 이끌어 가는 동인이었다. 채권 시장에서는 이런 요인들이 모두 반대로 작용하고 있다. 전쟁 이후에도 인플레가 꺾이지 않을 거라 두려워하고 있다. 새로 임기를 시작한 캐빈 워시의 어설픈 통화 완화에 대한 두려움, 즉 인플레이션이 통제가 되지 않는 환경에서 금리가 낮아지는 게 장기 채권을 중심으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리고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정부의 재정 지출이다. 성장을 방어하기 위해 채권 발행의 증가하고 있다. 채권 공급의 증가와 함께 금리가 뛰는 문제를 만들게 된다. AI의 설비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회사들이 유보된 현금을 통해 설비 투자를 늘려왔지만 이제는 돈을 빌려서 투자를 하는 순간이 도래했다. 재정 지출이 늘어나면서 국채 공급의 증가로 채권 시장에 부담을 주는데 빅테크마저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국가와 빅테크가 시중의 자금을 빨아들이는 형국이 되고 있다. 게다가 역설적이지만 설비 투자로 강한 성장이 나오게 되면 경기 과열에 대한 우려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 물가도 높고 성장도 강하다. 그럼 채권 금리에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써 지는 거다. 전쟁 이후에도 AI 산업에 대한 빅테크들의 투자와 AI가 인픞레이션을 만회하는 성장을 만들 수 있다는 이유로 주식 시장은 미국과 이란의 충돌에도 불구하고 큰 폭으로 상승하였지만 채권 금리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평가에 상위에 올려 놓으면서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은 물가 상승 압력 때문에 금리를 올리고 재정 지출을 늘린다고 한다. 호주와 노르웨이는 이미 금리를 인상했고 ECB도 6월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영국은 규모 없이 쓴 재정이 문제가 되어 스타머 정권이 불안한 상태다. 길트 금리도 상승 중이다. 미국 국채 10년 금리는 마지노 선인 4.5%를 넘어 4.6%까지 뛰어올랐다, 경기 둔화 우려로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까지 모으면서 1년 전에 2.6%까지 낮춰졌던 한국 국고채 10년 금리는 지금 4.2%를 넘어섰다. 한은도 7월에는 25bp 금리를 인상할 거라는 게 다수의 생각이고 연말에는 3%까지 올라갈 거라 예상하고 있다. 그럼 주식 시장은 좋은데 채권 시장은 나쁘니 채권 시장에서 돈이 빠져서 주식으로 이동하는 일을 상상할 수 있을 거다. 그럼 채권 시장의 약세(금리 상승)가 더 심해지고 결국은 높아진 채권 금리가 주식 시장의 상승에 발을 걸 것이다. 그러한 징조가 나왔기에 주식 시장이 서서히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채권 시장의 추이를 봐야 할 시점이다. bienns@ekn.kr

트럼프 “이란과 합의 서두르지 말라”…국제유가 100달러로 성큼

미국과 이란이 휴전을 연장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는 방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협상은 질서 있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시간은 우리 편이기 때문에 협상을 서두르지 말라고 알렸다"고 적었다. 이어 “합의가 도달되고 인증되며 서명될 때까지 대(對)이란 해상봉쇄는 완전한 효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양측 모두 시간을 갖고 올바르게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이에 대해 즉각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미국이 여전히 잠재적 합의의 일부를 가로막고 있으며 여기에는 이란이 요구하는 동결 자금 해제 문제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과 이란이 평화에 관한 양해각서(MOU)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했으며 최종 조율만 남겨두고 있다고 밝혔다. 초안의 핵심은 우선 휴전을 60일 연장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한 뒤, 이 기간 이란 핵개발 문제를 핵심 의제로 후속 협상을 진행하는 이른바 '2단계 해법'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양측은 여전히 여러 핵심 쟁점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이란의 핵 문제를 비롯해 레바논에서 진행 중인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충돌, 대이란 제재 해제 및 해외 동결 자산 반환 등이 대표적이다. 타스님 통신은 미국이 일부 핵심 조항을 막고 있어 합의안이 무산될 가능성에 경고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일요일(24일) 안에 합의가 서명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란 체제는 그렇게 빠르게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재 협상 중인 내용의 윤곽을 일부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그 대가로 미국은 해상 봉쇄를 해제하며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폐기하는 방안에 양측이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 측이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이번 합의의 기본 틀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란 측은 이러한 '원칙적 합의'에 대해 공식 확인이나 구체적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초안에 대한 양측의 최종 승인까지는 수일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국이 우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해상 봉쇄 해제를 추진하고 있으며, 핵 관련 세부 사안은 추가 협상을 통해 조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이 비축한 고농축 우라늄 폐기를 거부하고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문제는 방식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이 추진 중인 MOU 초안이 공개되자 미국 공화당 일각에서는 이란에 대한 '과도한 양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연방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은 이란이 역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할 가능성을 우려하며 “애초 왜 전쟁을 시작했는지 의문"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내가 이란과 합의를 한다면 그것은 좋고 적절한 합의가 될 것"이라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합의처럼 이란에 막대한 현금을 제공하고 핵무기 개발로 가는 길을 열어주는 방식과는 다를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의 협상은 그와 정반대이며, 이를 실제로 보고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아직 협상이 완전히 마무리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안을 비판하는 패배자들의 말은 듣지 말라"며 “수년 전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했던 전임자들과 달리 나는 나쁜 합의는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종전 협상 기대감에 25일 장 초반 배럴당 95달러 수준까지 급락했지만 이후 다시 100달러선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낙관론과 경계심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10시 51분 기준 브렌트유 8월물 선물 가격은 배럴당 99.5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AT글로벌마켓의 닉 트위데일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중동 상황 전개에 대해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보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 심리도 일부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말 사이에 '합의가 임박했다'는 입장에서 '나는 서두를 생각이 없다'는 쪽으로 이미 태도를 바꿨다"며 “이번 합의 가능성은 50대50 수준으로 보고 있지만 양측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 자체는 분명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호르무즈 통행 정상화 임박? 미-이란 ‘종전협상 근접설’

미국과 이란의 '종전협상 근접설'이 힘을 얻고 있다.호르무즈 해협을 열면서 양국이 60일간 휴전을 연장할 것이라는 얘기가 미국 측에서 흘러나왔고, 이란 매체는 호르무즈 통행량이 전쟁 전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평화 협정) 최종 확정만 남았다"고 언급한 것도 새삼 주목받는 모습이다. 24일(이하 현지시각) 이란 타스님뉴스는 미국과 이란이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량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다고 보도했다. 통항에 대한 통제권을 이란이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서다. 타스님뉴스는 미국·이란의 '잠정적 합의' 초안을 입수했다면서 “양측이 잠정 합의안의 조항들에 동의할 경우 양해각서가 발표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들은 “서방 언론은 이 잠정 합의안이 타결되면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이 30일 이내에 전쟁 이전으로 복귀한다고 보도하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30일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의 수를 전쟁 전 수준으로 되돌린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쪽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휴전을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합의에 근접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23일 미국 악시오스가 미국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추진 중인 MOU의 유효기간을 일단 60일로 설정했다. 대신 상호 합의에 따라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MOU 초안에는 이 같은 휴전 기간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모든 선박에 통행료 없이 개방한다는 얘기가 담겼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해제한다. 이란이 원유를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도록 일부 제재 해제 조치를 시행한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을 중재하는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양국 회담을 다시 주최하고 싶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샤리프 총리는 2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엑스에 “파키스탄은 최대한의 성의를 다해 평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조만간 다음 회담을 주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도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중재국 정상이나 고위 당국자와 통화해 이란과 관련한 사안을 논의한 뒤 '종전 협상이 최종 타결만 남겨뒀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던졌다. 이란 측은 최근 무니르 총사령관이 테헤란을 찾아 중재 노력을 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양국 간 협상에 일부 진전이 있었음을 인정한 셈이다. 다만 미국의 과거 행보를 들어 보다 발전된 논의에 대한 언급은 신중하게 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 트루스소셜에 “이란과 종전을 위한 '평화와 관련된 MOU'를 이란 주변 아랍국가 지도자들과 논의했다"며 “협정이 대체로 협상됐다. 최종 확정만 남았다"고 밝혔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반도체만 먹는 줄 알았더니”…AI가 삼키는 리튬·구리 전쟁 [창간기획]

인공지능(AI) 열풍이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배터리와 핵심 광물 시장까지 뒤흔들고 있다. AI 서비스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하자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곤두박질쳤던 리튬 가격도 최근 1년 새 3배 가까이 급등했다. 전기차가 주도하던 리튬 시장에 AI 데이터센터가 새로운 핵심 수요처로 떠오르면서 원자재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4일 블룸버그 산하 에너지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새로 설치된 ESS 규모는 전년 대비 48% 증가한 112기가와트(GW)를 기록했다.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MI) 역시 지난해 글로벌 ESS 신규 설치량이 약 50% 증가한 315기가와트시(GWh)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 “4년 만에 10배"…폭발하는 ESS 시장 주목할 점은 ESS 시장의 성장 속도다. BNEF는 “연간 신규 설치량 기준 글로벌 ESS 시장이 10GW에서 100GW를 넘는 수준까지 확대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4년"이라며 “태양광이 같은 수준에 도달하는 데 약 8년, 풍력이 약 15년 걸린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라고 설명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용 ESS가 배터리의 핵심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다. BMI에 따르면 지난해 AI 데이터센터용 ESS 수요 증가율은 51%로, 전기차 관련 수요 증가율(26%)을 크게 웃돌았다. 아직까지는 전기차가 전체 배터리 수요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지만 AI 데이터센터가 배터리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전통 자동차 업체인 포드 자동차가 하이퍼스케일러와 ESS 공급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는 지난 13일 하루에만 13.2% 급등해 2020년 3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기차 수요 부진 속에서 ESS 사업 확대 기대감이 주가 상승 재료로 부각됐다는 점에서 AI 시대 ESS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AI 붐으로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하이퍼스케일러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대규모 ESS 수요도 함께 커지고 있다. 탄소전문 매체 카본크레딧은 미국에서 ESS 용량이 2030년까지 400%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BNEF 역시 향후 10년간 ESS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BNEF는 “배터리 가격 하락,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데이터센터 및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 수요처 확대가 모두 맞물리면서 2036년까지 연간 신규 설치 규모가 300GW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레스던스 리서치는 데이터센터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 규모가 2024년 52억달러에서 2034년 177억달러로 확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 “AI 데이터센터가가 게임 체인저"…다시 뛰는 리튬 가격 이처럼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를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자 핵심 원료인 리튬 수요도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BMI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용 ESS와 관련한 리튬 수요는 2025년 약 1만5000t(톤) 수준에서 2035년 약 7만t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BMI의 애덤 웹 배터리 원자재 총괄은 가격 경쟁력과 고정형 저장장치 적합성을 이유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ESS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향후 10년 동안 이 분야에서 원자재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도 UBS 데이터를 인용해 ESS용 리튬 수요가 지난해 71% 급증한 데 이어 올해도 5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중국 컨설팅업체 푸바오의 진이 수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ESS 부문의 리튬 수요 증가 속도가 예상치를 뛰어넘고 있다"며 “ESS가 리튬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2022년 이후 이어졌던 리튬 공급 과잉 국면이 점차 해소되며 올해부터 공급 부족으로 전환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리서치업체 SC인사이츠의 앤디 레이랜드 대표는 “리튬 시장이 상당히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는 수요가 24%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19% 늘어나는 데 그칠 수 있다. 향후 2~3년 동안 시장 수급이 더 빡빡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와 UBS는 올해 탄산리튬환산(LCE) 기준으로 각각 8만 톤과 2만2000톤의 리튬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리튬 가격도 최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최근 t당 20만500위안을 기록했다. 리튬 가격이 20만위안선을 넘어선 것은 2023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리튬 가격은 글로벌 탄소중립 열풍과 전기차 시장 급성장 영향으로 2021년 하반기부터 급등세를 보이며 2022년 11월 59만7500위안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지난해 6월에는 6만위안선까지 추락했다. 3년에 걸쳐 가격이 10분의 1 토막이 난 셈이다. 그러나 작년 4분기부터 가격이 꿈틀거리기 시작해 지난해 12월에는 2년 6개월만에 처음으로 10만위안선을 회복했고, 올해 들어서만 50% 가량 상승했다. 리튬 관련주들도 덩달아 고공행진 중이다. 세계 최대 리튬기업인 앨버말 주가는 1년전 60달러선을 하회했지만 지난 11일 210달러 코앞까지 치솟았다. 특히 앨버말의 1분기 순매출은 전년 동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14억3000만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조정 EBITDA도 6억6380만달러로 예상치인 4억6820만달러를 크게 넘어섰고,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에 따른 대규모 ESS 설치 확대와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리튬 가격 상승세를 지지해왔고, 앨버말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미 국채금리 급등 등 영향으로 앨버말 주가가 171달러대로 내려왔지만 전문가들은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RBC 캐피탈은 최근 앨버말 목표 주가도 기존 245달러에서 253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투자전문 매체 트레이딩뷰는 애널리스트들 19명의 의견을 취합해 앨버말의 12개월 목표주가 평균치가 기존 219.1달러에서 223달러로 상향됐다고 전했다. ◇ AI 데이터센터가 바꾸는 구리 시장 AI 인프라 확대는 리튬뿐만 아니라 구리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현물 가격은 지난 13일 톤당 1만4097달러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씨티그룹은 AI 데이터센터 수요에 힘입어 구리 가격이 연말까지 t당 1만5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BMI의 안야 허드 애널리스트는 “구리는 데이터센터 건설, 전력망 인프라, 냉각 시스템, 반도체 제조 전반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데이터센터는 고밀도 컴퓨팅 구조와 첨단 냉각 시스템을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시설보다 더 많은 구리가 요구된다. 구리개발협회(CDA)에 따르면 하이퍼스케일러의 1GW급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5만t의 구리가 사용된다. BMI는 데이터센터 관련 구리 수요가 올해 약 50만t에 달하고, 2040년에는 100만t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S&P 글로벌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AI 확산으로 2040년까지 글로벌 구리 수요가 최대 50%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백악관서 또 총격 발생…트럼프는 무사

23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인근 검문소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당국 관계자는 한 남성이 한동안 거리를 서성거리다가 백악관 단지 외곽의 17번가와 펜실베이니아 에비뉴에 위치한 검문소에 접근한 뒤 경찰관들을 향해 총격을 무차별적으로 가했다. 이에 이 남성은 제압된 이후 조지워싱턴대 병원으로 이송됐다. 용의자가 어떤 방식으로 제압됐는지, 현재 상태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용의자가 미 비밀경호국(SS) 요원들에 의해 총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이 용의자는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의 인물로 확인됐으며, 과거에도 접근금지 명령이 내려졌던 인물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SS는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으며, 카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FBI 역시 수사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현장에서 행인 두 명이 총에 맞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또 총성이 일어나자 백악관 잔디밭에 있던 취재진이 긴급하게 브리핑실 내부로 긴급히 대피했다. 사건 당시 백악관에서 이란 종전 협상에 대해 논의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백악관 집무실에서 중동 국가들과 통화를 가져 이란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적었다. 백악관 인근에서는 최근 들어 총격 및 무장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일에는 백악관과 가까운 워싱턴기념탑 남동쪽 교차로 부근에서 총기를 소지한 용의자가 법집행 요원들을 향해 총격을 가했고, 요원들이 즉각 대응 사격에 나서면서 현장에서 교전이 벌어졌다. 또 지난달 25일에는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이 열린 워싱턴 힐튼호텔 인근 보안검색 구역에서 무장한 남성이 산탄총과 권총, 칼 등을 소지한 채 총격을 가하며 검색대를 돌파하려다 당국에 의해 제압됐다. 당시 행사장에는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 중이었으나, 안전하게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종전 협정 조만간 발표”…지지율 하락세 막을 수 있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협정이 대체로 협상됐다며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현재 백악관 집무실에 있다"며 중동 주요 정상 및 고위 당국자들과 통화를 가져 이란 문제와 평화 양해각서(MOU)와 관련한 모든 사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통화 대상자는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 타밈 빈 하마드 빈 칼리파 알사니 카타르 군주,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빈 자심 자베르 알사니 카타르 총리, 알리 알사와디 카타르 장관,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군 총사령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하마드 빈 이사 알할리파 바레인 국왕 등이 직접 언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과 이란, 그리고 언급된 다른 국가 간의 협정이 대체로 협상됐고 최종 확정만 남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협정의 최종 사안과 세부 내용이 현재 논의되고 있으며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며 “협정의 다른 많은 요소들에 더해 호르무즈 해협은 개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비비(베냐민의 애칭)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했으며, 이 또한 매우 잘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이란은 미국과 종전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주요 쟁점들은 추후에 해결될 것이라며 최종 합의문 초안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이란 국영 방송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이를 인용해 “지난 한 주 동안 의견차가 좁혀지는 방향으로 진전됐다"고 전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또 주요 쟁점인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대(對)이란 제재 등은 현재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지만 향후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도를 방문 중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며 앞으로 며칠 내 발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또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고 고농축 우라늄을 미국에 넘기고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지난 2월 28일 발발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종전 협상이 임박했다고 수차례 언급해왔지만 양측은 이란의 핵 문제, 경제 제재 등을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최종 불발될 경우 이란을 다시 공급하곘다고 경고한 상태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제유가가 100달러선 위에 계속 유지되자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추락하고 있다. 실제로 여론조사 집계 사이트 '리얼클리어 폴리틱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평균 지지율은 지난 22일 기준, 39.8%로 집권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부정적으로 응답한 비중은 58.2%로 나타나면서 격차는 18.4%포인트로 확대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대로 가면 금융위기급 침체”…美·이란 종전 협상 여전히 난항 [이슈+]

세계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가까운 수준의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글로벌 원유 재고가 바닥나면서 결국 수요 파괴가 불가피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피단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이 오는 7월 재개방되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이 경우 세계 원유 수요는 하루 평균 260만배럴 감소하고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현물 가격은 올여름 배럴당 130달러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한 지난 2월 말 이후 국제유가는 두 배 가까이 급등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재가속과 경기 둔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라피단은 다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8월 이후까지 이어질 경우 공급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훨씬 더 큰 규모의 수요 감소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공급 차질이 8~9월까지 지속되면 올해 글로벌 원유 소비가 연간 기준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주요 기관들 사이에서 올해 세계 원유 수요가 이례적으로 역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라피단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거시경제 환경은 1970년대 오일쇼크나 2007~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는 덜 극단적"이라며 “경제 구조가 과거보다 석유 의존도가 낮고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체계에 대한 신뢰도도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더 나은 출발점이 유가 급등 장기화에 따른 금융·거시경제적 취약성 악화 리스크를 제거해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8월까지 지연될 경우 3분기 원유 공급 부족 규모가 하루 약 600만배럴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글로벌 원유 재고가 운영상 어려운 수준까지 바닥나는 시점과 맞물린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라피단은 호르무즈 해협이 8월 초 재개방되더라도 시장이 즉각 안정을 되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 산유국들의 산유량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원유 운송이 정상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글로벌 원유 재고는 9월까지 감소세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라피단의 이 같은 전망은 글로벌 원유 재고가 전례 없는 속도로 감소하는 가운데 나왔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눈에 보이는 원유 재고가 이달 들어 전 세계적으로 하루 평균 870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평균 감소 속도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자 사상 최대 규모다. 보고서를 작성한 단 스트루이븐 애널리스트 등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수출량은 정상 수준의 5%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낮아 실물 시장의 수급은 계속 빡빡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골드만삭스는 원유 소비국들의 수입 감소 속도보다 산유국들의 수출 감소 폭이 더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전문기관들도 급감하는 원유 재고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최근 상업용 원유 재고가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IEA는 전쟁이 조기에 종료되더라도 글로벌 원유 시장이 최소 오는 10월까지 “심각한 공급 부족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15일까지 주간 원유 재고가 790만배럴 감소해 전문가 예상치(290만배럴 감소)를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전략비축유(SPR)는 990만배럴 줄어 사상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오클라호마주의 쿠싱 원유 허브 재고 역시 운영 한계 수준에 근접했다고 짚었다. 문제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여전히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양측은 종전 합의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핵심 쟁점을 놓고는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이란 반관영 ISNA통신은 미국이 제시한 문서에 대해 이란이 답변을 준비 중이며 “격차가 어느 정도 좁혀졌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이란과의 전쟁은 매우 곧 끝날 것"이라며 “그것이 끝나면 휘발유 가격은 이전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계속 보유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안 된다"며 미국이 우라늄을 확보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가 그것을 확보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것을 필요로 하지도, 원하지도 않는다. 확보한 뒤에는 아마 파괴하겠지만, 이란이 계속 보유하게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로이터는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과 오만이 추진하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에 대해 “우리는 해협이 개방되고 무료로 운영될길 원한다. 통행료를 원하지 않는다"며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 수로이며 현재도 통행료가 부과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통행료 징수는 미국과의 합의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핵심 쟁점을 둘러싼 상반된 발언이 이어지면서 양측이 실제로 합의에 가까워졌는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AI 호황’ 떼돈 번 삼성·하이닉스…막대한 달러 어디로 가나 [이슈+]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아시아 반도체 기업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기록하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쌓인 막대한 자금이 어디로 향하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반도체 수출국들에 축적되는 막대한 자금이 과거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저축 과잉(savings glut)' 구조와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한국과 대만 등 기술 생산국들의 경상수지 흑자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이렇게 쌓인 자금 일부가 다시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저축 과잉'은 과거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제시한 개념으로, 중국 등 경상수지 흑자국의 막대한 저축 자금이 미 국채 매입으로 이어지며 미국의 저금리 환경을 떠받쳤다는 이론이다. 보고서는 현재 AI 반도체 수출로 벌어들인 아시아의 자금 역시 미국 자산으로 흘러 들어가 알파벳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인프라 투자 여건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루이스 루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오늘날 아시아 흑자-미국 자산 순환 구조는 과거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설명했던 '저축 과잉' 프레임워크를 떠올리게 한다"며 “하지만 현재 AI와 연계된 순환 구조는 과거에 비해 범위가 더 좁고 특정 산업에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북아시아 국가들은 AI 반도체 수출 급증 덕분에 이란 전쟁 이후 높아진 에너지 가격 부담을 상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대만은 수십 년 만에 가장 빠른 경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 역시 기술 중심 경제 구조 덕분에 수혜를 입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대만의 올해 1분기 경상수지 흑자는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625억달러를 기록했다. 한국 역시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8% 증가한 527억 달러다. 이는 5월 1∼20일 기준 역대 최대치다. 종전 최고치는 2022년 386억 달러였다. 조업 일수는 지난해보다 하루 많은 13.5일로, 이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39억 달러) 증가율은 52.6%다. 품목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202.1% 급증한 220억달러를 기록하며 1~20일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이렇게 축적된 아시아의 막대한 달러 수익 일부가 다시 미국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자금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자금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MS, 알파벳, 메타, 아존은 올해에만 AI 데이터센터 등에 725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이 수입하는 첨단 기술 제품의 55% 이상을 아시아에서 조달하고 있다며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 계획에서 아시아의 역할이 핵심적이라고 짚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2026년 국내총생산(GDP)의 10%를 넘고, 대만은 20%를 웃돌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까지 한국의 흑자 자금은 주로 해외 주식시장으로, 대만의 자금은 외화예금으로 재투자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AI 반도체 호황으로 축적되는 동북아의 막대한 달러 자금이 과거 중동 산유국 중심의 '페트로달러' 체제를 대체하는 새로운 글로벌 자금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페트로달러는 원유 수출 대금이 달러로 결제되면서 중동 산유국 자금이 다시 미국 금융시장으로 유입되는 구조를 뜻한다. 글로벌 투자조사업체 게이브칼리서치는 보고서에서 현재 아시아 국가들에 쌓인 막대한 흑자 규모가 이미 중동 산유국들을 크게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게이브칼리서치는 “탈(脫)달러화의 향방은 중동의 페트로달러 재순환 축소보다 동북아 국가들이 막대한 흑자를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밝혔다. 다만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막대한 흑자가 한국과 대만 등 일부 국가에 집중되고, 최종 수요 역시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에 편중돼 있다는 점은 잠재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루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금융 재순환 구조는 매우 강력하지만 미국 주도의 AI 투자 사이클 변화와 환율 압력,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재무건전성 리스크 확대 등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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