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데이터센터 사업 고성장…미래 수익 축 ‘우뚝’

국내 이동통신 3사의 데이터센터 사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성장을 이어가며, 본격적인 '미래 수익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업과 공공기관의 디지털 전환(DX)이 가속화되고 생성형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안정적이고 고성능의 인프라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데이터센터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관련 인프라 확충과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통신 3사의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은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SK텔레콤은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10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KT는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KT클라우드를 통해 2491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같은 기간 42.2%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LG유플러스도 전년 대비 2% 이상 증가한 873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해에도 3사 모두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9~15% 수준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데이터센터는 기업과 기관의 데이터를 저장·관리하는 핵심 인프라로, 최근 생성형 AI와 고연산 기반 서비스의 등장으로 전력·냉각·보안 등 복합 기술이 요구되는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는 기존의 보조 사업이 아닌, 통신업계의 '캐시카우'로 주목받고 있다. 통신 부문이 연간 1~3%대 성장에 머무는 것과 달리, 데이터센터 사업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수익 구조 다변화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 시장 성장성도 뚜렷하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이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0.9% 성장해, 2030년에는 4373억달러(약 618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통신 3사는 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인프라 경쟁력을 토대로 데이터센터 설비 확대와 기술 고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고객 맞춤형 AI 데이터센터 모델을 지속 선보이며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전국에 총 8개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며, 지난 2월에는 경기도 양주에 AI 특화 데이터센터를 신규 개소했다. 오는 2027년에는 지역 거점에 하이퍼스케일 AI 전용 센터를 가동할 계획으로, 이를 위해 글로벌 빅테크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기업 SGH에 2억달러(약 2835억원)를 투자하며 기술 내재화에도 속도를 냈다. KT는 자회사 KT클라우드를 통해 전국 기준 14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달 말 경북 예천군에 신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개소하며, 서울 금천구 가산동 데이터센터도 올 3분기 개소를 앞두고 있다. KT클라우드는 자체 개발한 고효율 냉각 기술을 적용해, 전력 사용 효율(PUE) 개선 등 기술 고도화 작업도 병행 중이다. LG유플러스는 파주시에 약 6200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AI 데이터센터를 건립 중이다. 해당 센터에는 고전력 설계와 함께 액체냉각 방식을 적용해, 고연산 기반 AI 서비스에 최적화된 글로벌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안형균 LG유플러스 기업AI사업그룹장은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파주 데이터센터는 오는 2027년 5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상업 운영 이후에는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추가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이동통신 기반 수익 확대에 한계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 사업은 AI·DX 확산과 맞물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통신사들은 자사 인프라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맞춤형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을 강화하면서, 이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T 유심 해킹] SK 정보보호혁신특위 출범…SK AX가 중심 키플레이어로

SK그룹이 정보보호혁신특별위원회를 신설하고 전사 보안 체계 전면 검토에 나선다. 최근 발생한 SK텔레콤 가입자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 해킹 사고 수습을 위한 후속 조치다.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SK AX(옛 SK C&C)가 실무 키를 쥐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등 그룹 주요 사업의 중심축에 이름을 올려오던 SKT는 멤버사로 참여한다. 그룹은 14일 독립형 전문 기구인 정보보호혁신특위를 신설해 보안 체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위원장, 윤풍영 SK AX(옛 SK C&C) 사장이 실무를 총괄하는 부위원장을 맡았다. SKT를 비롯해 △거버넌스 위원장 △SK주식회사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네트웍스 △SK브로드밴드 △SK스퀘어 등 계열사가 참여한다. 수펙스추구협의회·SK주식회사 등의 사이버보안담당 임원 중심으로 정보보호혁신팀을 운영해 실행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주요 멤버사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법무·컴플라이언스 담당 조직과도 연계한다. SKT에서는 류정환 네트워크인프라센터장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유영상 대표 등 SKT 관계자가 아닌 윤풍영 SK AX 대표가 특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는 점이 눈에 띄는데, 양사 간 협업 체계에 따른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AIX(AI 전환)사업부를 꾸려 에이닷 비즈 개발 등 AI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공동 추진해왔다. 특히 SK AX는 전날인 13일 사명 변경을 선언하고, 그룹 내 AI·데이터 등 역량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희섭 PR센터장은 “SKT의 경우 사고 수습에 집중하자는 의미가 있고, AX 또한 보안 분야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SKT의 여러 서비스를 개발할 때 관련 시스템을 함께 개발하는 방향으로 작업에 참여해 왔는데, 보안 영역도 함께 담당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위는 SKT 정보보호 체계를 글로벌 기준에 맞춰 재정비하고, 외부 검증 등 보안 수준에 대한 점검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안 수준을 높이고, 재발방지책을 철저히 수립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조만간 SKT 내부에 설치될 것으로 예상되는 고객신뢰회복위원회와의 협업 체계 및 방향 등에 관심이 쏠린다. 해당 조직은 외부 전문가와 이용자가 함께 참여하는 형태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신뢰회복위가 이용자들의 건의사항을 수렴한 후 관련 안건을 제시하면, 특위가 추가적인 보안 강화 및 고객보호 정책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협업 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조직은 별개 조직으로 따로 움직이지만, 연계 영역이 있는 만큼 향후 추가 논의를 거칠 전망이다. 김 센터장은 “빠르면 다음주 초쯤 신뢰회복위의 구성·활동 계획 등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위를 통해선 보안 관련 여러 진단과 컨설팅 등을 내·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KT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진행된 데일리 브리핑을 통해 해외 체류자를 포함한 모든 이용자의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0시 기준 총 169만명이 유심을 교체했으며, 교체 신청 뒤 대기 중인 고객은 707만명으로 집계됐다. 공항 로밍센터에서의 유심 교체 작업은 오는 15일까지 진행한 후, 관련 인력을 전국 2600여개 티(T)월드 매장에 재배치해 교체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취약계층 대상 방문 교체 서비스는 다음주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임봉호 이동통신(MNO) 사업부장은 “현재는 유심 교체를 예약한 매장으로 오도록 안내하고 있는데, 일정 수준 교체가 진전돼 재고 부족 현상이 해소되면 전국 어느 매장에 가더라도 교체할 수 있도록 변경할 것"이라며 “취약계층 교체 서비스의 경우 연락처와 같은 데이터를 옮기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고려해 가급적 유심재설정을 진행하고, 유심칩이 오래돼 재설정이 어려울 경우 교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기술 스타트업 투자 10년…네이버 D2SF, 글로벌로 반경 확대

네이버 D2 스타트업 팩토리(D2SF)가 스타트업과의 상생을 통해 글로벌로 활동 무대를 넓힌다. 2015년 설립 이후 10년 동안의 투자 성과와 노하우를 토대로 국내 기술 스타트업 지원 범위를 확대해 시장 영향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D2SF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0년간의 누적 투자 성과와 글로벌 확장 전략을 공유했다. 네이버 D2SF는 기술 스타트업 투자·협력을 통해 더 큰 성장을 만들겠다는 비전 아래 출범한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이다. 10년 동안 총 115팀의 스타트업에 투자했으며, 이들의 기업가치는 현재 5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D2SF가 투자한 기업의 생존율은 96%, 시드 단계에서 프리A까지 도달하는 기간은 18개월로 추산된다. 이는 D2SF의 투자 전략이 주효했다는 게 네이버 측 설명이다. 일반 CVC가 재무·전략적 투자를 병행하는 것과 달리 D2SF는 스타트업과의 기술적 시너지에 주력하는 전략적 투자에 비중을 높게 뒀고, 초기 스타트업 육성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특히 재무적 이익보다도 네이버가 추진 중인 사업과의 시너지를 중시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장기적 안목으로 미래 먹거리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네이버는 밝혔다.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은 “일반 CVC가 법인 투자 자회사 형태로 돼 있는 것과 달리 D2SF는 네이버의 인하우스 조직 형태로 설립돼 재정 압박에서 자유로웠다"며 “단기적 수익보단 장기적으로 네이버와 스타트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을지를 살폈고,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꼽히는 초기 투자에 집중할 수 있는 조건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단기적으로 협력 접점이 없어도 우수한 기술을 토대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기업에 주목했다고 양 센터장은 말했다. 실제 10년 동안의 스타트업 투자 비중을 살펴보면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이 54%로 절반을 차지했다. 그 뒤를 이머시브(Immersive·16%), 헬스(9%), 로보틱스·모빌리티(6%) 등이 이었다. 투자 이후에도 입주공간, 클라우드 인프라 등 다양한 밸류업 및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해 왔다. 이를 적극 활용한 스타트업과 그렇지 않은 스타트업의 성장률 격차는 약 9배로 집계됐다. 네이버 D2SF로부터 두 차례 투자를 유치한 양수영 테크타카 대표는 “네이버 사업부뿐 아니라 포트폴리오사와도 긴밀하게 협업할 수 있도록 연결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라며 “이들이 고객이 돼 피드백을 주는 등 초기 성장과 중장기적 전략 수립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D2SF가 투자한 스타트업의 81%가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D2SF는 앞으로 '그로스 프로젝트(Growth Project)'를 통해 국내 기술 스타트업이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앞서 D2SF는 지난해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D2SF US 사무소를 설립, 현지 투자사·창업가 네트워킹 등을 진행한 바 있다. 현지 스타트업 발굴 및 투자를 진행함과 동시에 글로벌 비즈니스·기술 전략 시너지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고금리 영향 등으로 국내 스타트업·중소기업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 상황이 어려워진 상황 속에 해당 프로젝트를 가동함으로써 막대한 자본을 유치할 수 있는 성장 전략을 수립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양 센터장은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진출해 성장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며 “이들은 더 큰 시장과 자본을 필요로 하고 있지만, 글로벌 고객이나 파트너 확보 등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채용도 이어가고,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며 네이버가 가진 글로벌 진출 경험을 녹여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며 “지난 10년의 경험과 성과를 토대로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교두보가 되고자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르포] 신규 가입 중단한다던 SKT, 판매점선 “신규 가능”…소비자 “내 유심 교체는 언제?” 분통

“유심 교체는 도대체 언제 가능한가요? 문자 한 통도 없고…이런 상황에 신규 가입이 말이 됩니까?" 13일 SK텔레콤 신규 가입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접한 소비자 신모(남, 33세) 씨는 이같이 말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10년 이상 SK텔레콤을 이용한 장기 고객이자 VIP 회원이다. 지난달 발생한 SK텔레콤 고객 정보 유출 사태 이후, 경기도 시흥시 장곡동의 한 SK텔레콤 대리점에서 유심 교체를 신청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SK텔레콤은 지난 5일부터 전국 자회사 직영 대리점 및 본사 위탁 대리점(T월드)에서 신규 가입 및 번호이동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해킹 피해 고객의 유심 교체를 우선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실제 현장을 확인해보면 상황은 달랐다. 기자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수도권 소재 휴대폰 판매점 10곳을 직접 방문한 결과, 이 중 3곳에서 “SK텔레콤 신규 가입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일부 판매점은 “해킹 사태 이전에 확보한 유심이 남아 있어 신규 개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물론 SK텔레콤의 신규 가입 중단 조치는 자회사 직영점과 본사 위탁 대리점에 한정된다. 일반 판매점은 그 대상이 아니다. 일반 판매점은 보통 대리점이 위탁 운영하는 형태로, 한 매장에서 복수의 통신사 로고가 동시에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피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유심 교체를 기다리는 고객이 여전히 많은 가운데, 일부 판매점에서 신규 가입이나 번호 이동을 받는 모습은 형평성 논란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이날 자정 기준, 총 159만명이 유심을 교체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전히 714만명의 고객이 유심 교체를 신청한 상태로 대기 중이다. 신 씨는 “지난달 말 대리점에서 유심 교체 신청을 하고 번호표도 받았지만 2주 넘게 아무런 연락이 없다"며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도 아직 유심을 교체한 사람이 없다. 유심 하나도 귀한 상황인데, 본사가 적극 나서서 판매점 재고를 활용해 기존 고객 불편부터 해소해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이 대리점과 달리 판매점에서는 '신규 가입 중단' 조치를 시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현행 휴대폰 유통 구조와 깊은 관련이 있다. 통상 통신사-대리점-판매점 구조로 위탁계약이 이뤄져 있으며, 대리점은 통신사 본사와 직접 계약을 맺지만, 일반 판매점은 대리점을 통해 단말기를 공급받아 판매하는 방식이다. 즉, 판매점은 SK텔레콤과 직접 계약을 맺고 있지 않기 때문에 본사 방침이 강제될 수 없는 구조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최근 “판매점은 대리점보다 소상공인 비중이 높아 영업을 일괄 중단하긴 어렵다"며 “SK텔레콤과 직접 계약을 맺지 않은 판매점에 대해 일일이 제재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업계 내에서도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시각이 엇갈린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판매점은 단말기 판매 외엔 수익원이 거의 없는 영세 사업장이 많아 SK텔레콤이 이들의 생계를 고려해 조치를 강제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판매점까지 신규 가입을 전면 중단할 경우 SK텔레콤의 가입자 수, 실적 등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사실상 본사 차원의 우회적 가입 유도 전략"이라고 꼬집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신규 가입 받는 판매점도 막아야 한다"는 반응이 압도적으로 많다. “정작 고객 불편은 외면하고 가입자 수만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일부 네티즌은 “꼼수 부리는 거 아니냐", “이런 상황에 신규 개통은 도의적으로 잘못"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달 중순 이후 유심 공급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재웅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장은 지난 12일 열린 2025년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달 중순 이후부터 유심 공급망이 정상화되고 교체 수요도 원활히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통신업계 갤S25 엣지 사전예약 경쟁 돌입…SKT는 기기변경만

SK텔레콤이 최근 발생한 대규모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정보 해킹 사고로 신규가입이 중단된 가운데 KT와 LG유플러스가 삼성전자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5 엣지 사전예약에 돌입한다. 상품권·카드 할인·추가 보상 등 프로모션을 내건 고객 유치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SKT의 가입자 추가 이탈을 부추길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와 LGU+는 오는 14일부터 일주일 동안 갤럭시S25 엣지 사전예약을 진행한다. 개통은 21일부터 시작되며, 정식 출시일은 23일이다. 갤럭시 S25 엣지는 두께 5.8㎜, 무게 163g으로 얇고 가벼운 점이 특징이다. △스냅드래곤8 엘리트 모바일프로세서(AP) △12GB 램(RAM) △6.7인치 아몰레드 화면 등이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초도 물량은 약 300만대로 예상된다. 사전예약자에게는 제조사 혜택으로 256기가바이트(GB) 저장용량을 512GB로 2배 늘려주는 '더블 스토리지'가 제공된다. 이와 함께 △구글 원 인공지능(AI) 프리미엄 6개월 무료 구독권 △윌라 3개월 무료 구독권 △모아진 국내·해외 디지털 매거진 3개월 무제한 구독권 등 콘텐츠 혜택도 제공된다. KT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신규 가입 시 등록 가능한 2만 원 상당 비트코인 쿠폰과 함께 케이뱅크 신규 가입자 계좌 개설 시 3000원 지원 등 혜택을 준다. KT닷컴 단독 할인도 준비됐다. 갤럭시 S25 엣지를 구매하면 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 가입 시 월정액의 7%를 최대 24개월간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단 LTE 요금제 및 다이렉트 요고 요금제는 제외된다. 삼성 정품 배터리 팩, 정품 실리콘 케이스 등 사은품 중 1개를 선택해 받을 수 있다. 그외 단말기 교체와 파손 수리 대행 등을 제공하는 '365폰케어' 서비스를 월 5900원에 제공한다. LGU+ 역시 유플러스닷컴에서 추첨을 통해 최대 20만원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유플닷컴 쿠폰'을 지급한다. 쿠폰은 사전예약자 전원에게 제공되며, 가입신청서 작성 기준 선착순 1000명만 사용할 수 있다. 제휴카드를 활용해 개통하면 추가 할인도 받을 수 있다. 개인이 보유한 삼성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최대 24개월 무이자 및 최대 9만원 캐시백을 제공한다. 아울러 기기변경 고객 대상으로 개통 전 미리 제품을 받아볼 수 있는 '미리드림' 서비스도 운영한다. SKT의 경우, 기기변경 가입자 대상 사전예약만 진행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지도에 따라 유심 수급이 안정될 때까지 신규가입을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가입자 이탈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이번 사전예약 경쟁에 참전할 수 없게 됨에 따라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가입 중단 기간이 얼마나 지속되는지가 향후 점유율 하락 여부를 판가름할 전망이다. 최근 해외 로밍 서비스와 유심보호서비스를 동시 이용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 버전을 출시한 가운데 이달 중순부터 유심 물량이 안정화될 것으로 사측은 보고 있다. 윤재웅 SKT 마케팅전략본부장은 지난 12일 1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 콜에서 “로밍 이용자를 포함해 이용자 모두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됐고, 유심 재설정 기능까지 도입되면서 유심 교체 수요도 점진적으로 원활히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 관계 부처와 신규영업 재개 시점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SKT 유심 해킹] 해외 로밍·유심보호서비스 동시 이용…재설정 솔루션도 도입

SK텔레콤이 '유심보호서비스 2.0'과 유심 재설정 솔루션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해외 로밍 서비스와 유심보호서비스를 병행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SKT는 12일 오전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정보 해킹 사고 관련 데일리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회사는 지난달 대규모 해킹 사고 발생 이후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유심보호서비스 무료 가입을 추진했다. 그러나 해당 서비스와 해외 로밍 서비스를 동시에 사용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적잖았다. 이번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같은 문제는 해결될 전망이다. 국내와 동등한 수준의 비정상 인증 차단 시스템(FDS)을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유심보호서비스 미가입자를 대상으로 오는 14일까지 자동 가입을 순차 진행할 예정이다. 기존 가입자는 별도 가입 없이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자동 변경된다. SKT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가입자의 경우, 오는 15일부터 적용된다. 류정환 네트워크인프라센터장(부사장)은 12일 오전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열린 데일리 브리핑에서 “새벽 기준 해외 체류 중인 가입자 약 30만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적용했다"며 “이들 중 기존 가입자의 경우 차례로 데이터를 옮기는 작업(마이그레이션)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데이터 전용 기기에 대해서도 이 서비스를 적용했다. 임봉호 이동통신(MNO)사업부장은 “IoT는 이번에 해킹 당한 장비가 아닌 별개의 장비로 연관성이 없다“며 "그렇지만 추가 피해나 우려를 막기 위해 서비스에 자동 가입시켰다"고 설명했다. 유심에 존재하는 '사용자 식별·인증 정보' 일부를 새로운 정보로 변경하는 '유심 재설정' 솔루션도 이날부터 도입한다. 해당 정보가 소프트웨어로 변경되면, 제3자가 기존 유출된 유심 정보를 확보해 복제를 시도하더라도 시스템 접속이 차단되는 방식이다. 다만 매장을 방문해 진행하는 방식이어서 알뜰폰 가입자에게는 제공되지 않는다. 한편 12일 기준 유심을 교체한 SKT 가입자는 총 147만명, 대기 중인 가입자는 721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국내 예약자 수요가 적지 않은 만큼 우선적으로 이들에 대한 교체를 진행한 후, 해외 거주자 대상 유심 교체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취약계층 유심 교체의 경우 매장이 없는 지역이나 매장을 찾아 예약하기 어려운 고객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다. 고객신뢰회복위원회의 경우, 현재 인원 소집 등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빠르면 이번주 말에서 다음주 사이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유영상 대표는 지난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서 해당 조직에 대해 “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설치하는 '정보보호혁신위원회'와는 별도의 조직으로, 외부 전문가와 고객이 참여하는 형태로 구성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신규가입 중단 조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판매점의 매출 피해를 보전하는 방안에 대해선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통신 3사, 1분기 실적 강세…신규 가입 막힌 SKT ‘먹구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올해 1분기 나란히 실적 개선세를 보이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통신 본업의 안정적인 수익에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성장과 비용 효율화가 더해진 결과다. 다만 2분기부터는 3사의 실적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SK텔레콤이 최근 해킹 사고의 여파로 가입자 이탈과 대규모 유심 교체, 신규 가입 중단 등 복합적인 부담을 안게 되면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의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511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259억원) 대비 23% 증가했다. SK텔레콤은 이날 발표한 실적에서 영업이익 567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3.8% 늘었다. KT는 6888억원으로 36% 급증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LG유플러스 역시 2554억원을 기록하며 15.6% 성장했다. 무선 부문에서는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기여도가 높은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확대가 실적 향상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KT와 SK텔레콤의 5G 가입자 비중은 각각 전체 핸드셋 가입자의 78.9%, 76%에 달했고, LG유플러스도 74.8%를 기록했다. 유선 부문에서도 기가인터넷 등 고부가 상품의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AI 사업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SK텔레콤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 DC)는 데이터 용량과 가동률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10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분기 기준 1000억원대 매출을 유지하며 하이퍼스케일급 AI DC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AI 전환(AIX) 부문도 27.2% 성장한 45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기업 간 거래(B2B) 기반 AI 마케팅 수주 확대 등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KT와 LG유플러스도 인공지능 콘택트센터(AI CC) 등 AI 기반 솔루션 수주가 증가하며 기업 고객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각 사의 비용 효율화 전략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KT는 물류, 블록체인, 태양광 등 저수익 사업을 정리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했고, LG유플러스는 '아이돌 플러스', '스포키'를 비롯해 스마트팩토리, 로봇, 메타버스 등 수익성이 낮은 일부 서비스를 종료했다. SK텔레콤 역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반려동물 건강관리 서비스 '펫토닥', 천문 콘텐츠 '스타허그' 등 사업을 정리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한 비용 절감 조치가 이번 실적 개선에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2분기부터는 통신 3사의 실적 향방이 엇갈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SK텔레콤에서 발생한 가입자식별모듈(USIM) 정보 해킹 사고의 여파로 대규모 가입자 이탈이 발생하며 실적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22일 SK텔레콤이 사이버 침해 사실을 공개한 이후 이달 8일까지, SK텔레콤에서 KT·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는 총 27만4743명에 달했다. 영업일 기준 하루 평균 약 1만8000명 수준이다. 알뜰폰까지 포함하면 이탈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여기에 더해 SK텔레콤은 대규모 유심 교체와 신규 가입 중단이라는 부담도 안고 있다. 정원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비관적 시나리오로 6월까지 신규 가입 제한이 지속된다고 가정할 경우, 5월 하루 1만5000명, 6월 하루 5000명의 이탈이 발생하면 연간 실적 감소분은 약 15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며 “유심 교체에 따른 일회성 비용만 해도 1000만명 교체 기준 약 4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 부과 가능성도 SK텔레콤 실적에 추가적인 부담 요인이 될 전망이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가입자 유입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사태 추이에 따라 통신사 간 시장점유율 변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며 “SK텔레콤의 번호이동 가입자 시장에 대한 대응 여부가 향후 무선 매출액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엔씨의 시간이 온다…아이온2·LLL로 반등 돌파구 마련

엔씨소프트가 하반기 대형 신작들을 앞세워 반등에 나선다. 그동안 개발 노하우가 축적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퀄리티를 높임과 동시에 새로운 장르 개발을 통해 이용자 저변을 넓혀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하반기 MMORPG 대작 '아이온2'를 필두로 △슈팅 게임 'LLL' △PC·모바일 서브컬처 역할수행게임(RPG)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 △서바이벌 슈팅 게임 '타임 테이커즈' 등 신작을 잇따라 선보인다. 이 중 '아이온2'와 'LLL'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장기간 공들여온 대작이며, '브레이커스'와 '타임 테이커즈'를 제작하는 빅게임스튜디오와 미스틸게임즈는 엔씨가 최근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곳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증권가에서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작품들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발과정에서의 문제점과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명확히 인식하는 점이 긍정적이었으며, 4분기부터 출시 예정인 하반기 신작들의 경우 독특한 시스템과 높은 퀄리티가 특징"이라며 “차기작들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이후 출시될 게임들에 대한 기대치 또한 동반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메인을 장식할 지식재산(IP)은 아이온2다. 2008년 출시된 '아이온'의 프리퀄로, 약 900년 전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다. 언리얼 엔진5 기반 사실적 그래픽과 솔루션, 방대한 플레이어대환경(PvE) 콘텐츠가 특징이다. 해당 게임은 한국·대만에 먼저 출시한 후, 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으로 서비스 권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2분기 중 이용자와의 소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엔씨는 특히 '하이퍼 로컬라이제이션(초현지화)'에 초점을 맞춰 해당 게임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별 특성에 맞춘 콘텐츠를 비롯해 전략 요소를 보강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아시아권 성공을 통해 내년 실적 기대를 올해 기업가치 레벨업으로 선제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최근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인기를 얻으며 시장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지만, MMORPG의 영향력은 유효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리니지M은 지난 9일 기준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넥슨 '마비노기 모바일' △넷마블 'RF 온라인 넥스트' 등 최근 출시작 또한 흥행을 이끌고 있다. 글로벌 지표도 나쁘지 않다. 쓰론 앤 리버티(TL)의 경우 스팀(Steam) 기준 1~4월 평균 4.6만 명의 동시 접속자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지표를 유지하고 있다. 20주년을 맞은 길드워는 북미 중심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탄탄한 팬덤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동시에 포트폴리오를 지속 다각화해 리스크 분산과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동시에 노린다는 구상이다. 슈팅과 서브컬처로 장르를 확대하는 한편, 캐주얼 등 비핵심 장르는 외부 개발사 위탁을 통해 장르 저변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LLL은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2분기부터 비공게 베타 테스트(CBT)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브레이커스의 경우, 지난달 일본 최대 규모 서브컬처 페스티벌 '니코니코 초회의'에서 현지 이용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타임 테이커즈의 경우, 높은 완성도로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증권가는 엔씨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던 리니지라이크 컨셉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비즈니스모델(BM) 또한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통해 분기별로 유저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니지라이크류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회사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으며,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씨가 차기작들을 통해 콘솔 등 미래지향 플랫폼에 대한 접점을 늘리려는 시도가 포착되고 있는데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SKT 유심 해킹] SK그룹 정보보호혁신위 구성 착수…보안 체계 점검

SK그룹이 전사 보안 체계를 전면 검토하기 위해 정보보호혁신위원회(혁신위) 구성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발생한 SK텔레콤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정보 해킹 사고 이후 업계 안팎에서 보안 체계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대한 후속 조치다. 아울러 유심 재설정 솔루션을 도입해 대응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11일 재계 및 통신업계에 따르면, 그룹은 전날인 지난 10일 진행된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산하 전략·글로벌위원회 회의에서 혁신위 구성 방향을 논의했다. 혁신위는 내부 임직원들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해 보안체계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다. 계열사 보안 수준을 종합 진단하고 위기 대응 체계를 점검하는 한편, 그룹 차원의 보안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사이버 보안 리스크 관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학계·법조계 인사와 함께 내부적으로는 화이트 해커 등을 참여시키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스페인 통신사 텔레포니카 등 글로벌 기업들의 보안위원회 운영 사례도 함께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7일 SKT의 해킹 사고 관련 데일리 브리핑에 참석해 “최근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로 고객과 국민에게 큰 불안과 불편을 초래했다"며 대국민 사과함과 동시에 “전 그룹사를 대상으로 보안 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시스템 투자도 확대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해당 조직은 그룹 계열사의 경영 방향을 결정하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설치될 예정이다. 협의회는 △전략·글로벌 △환경사업 △정보통신기술(ICT) △인재육성 △커뮤니케이션 △소셜밸류(SV) △거버넌스 △반도체 등 8개 위원회로 구성돼 있다. 혁신위는 8개 위원회 중 ICT위원회나 거버넌스위원회 산하에 설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ICT위원회는 SKT, SK C&C 등 계열사들과 연계돼 있는 데다, 유영상 SKT 대표가 이끌고 있는 조직이다. 거버넌스위원회는 그룹 전체 경영 진단·감사 기능을 맡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해킹 사고를 조사 중인 민관합동조사단 결과가 나온 이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1일 기준 유심을 교체한 SKT 가입자는 총 143만명으로 집계됐다. 유심 교체 예약을 신청한 가입자는 820만명이며, 현재 대기 중인 가입자는 722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와 함께 오는 12일부터 '유심 재설정' 솔루션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유심에 존재하는 '사용자 식별·인증 정보' 일부를 새로운 정보로 변경하는 방식이다. 해당 정보가 변경되면 제3자가 기존 유출된 유심 정보를 확보해 복제를 시도하더라도 시스템 접속이 차단된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KT, 1분기 영업익 36% 급증…클라우드·부동산·AI 신사업 ‘삼각 성장’

KT가 올해 1분기 통신과 클라우드, 부동산 등 주요 사업군에서 고른 실적을 거두며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구조조정 효과에 더해 비통신 분야 확장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KT는 9일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8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6조8451억원으로 2.9% 늘었다. 통신과 기업서비스 등 본업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고, 일회성 부동산 분양 이익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모바일·인터넷·TV(MIT) 중심의 통신 부문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무선사업은 5G 가입자 증가와 알뜰폰 확대에 힘입어 1.0%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5G는 전체 핸드셋 가입자의 78.9%를 차지했다.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기가인터넷 가입자 증가와 부가서비스 확대로 1.3% 늘었다. 반면 유선전화 매출은 가정 내 수요 감소 영향으로 10.5% 줄었다. IPTV 중심의 미디어 사업은 프리미엄 요금제와 셋톱박스(STB)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소폭(0.1%) 증가했다. KT는 지난 4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디어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지니TV에 미디어 AI 에이전트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콘텐츠 기획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에 AX(Amplified Experience)를 적용하는 'AI 스튜디오 랩'도 신설해 IPTV 사업모델을 전면 개편할 방침이다. 기업서비스 부문은 AI·IT 사업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수익성이 낮은 일부 사업 정리의 영향으로 전체 매출은 0.3% 감소했다. KT는 인공지능 콘택트센터(AICC)와 구축형 IT 사업을 중심으로 한 AI·IT 매출이 10.2% 증가하며 실질적 체질 개선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DC) 사업도 호조를 보였다. KT클라우드는 전년 동기 대비 42.2% 성장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코로케이션 수요 확대와 함께, 설계·시공·운영(DBO) 모델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며 DC 사업이 성장세를 이끌었다. 공공시장 리더십 강화와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AI 클라우드 수요 증가도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부동산 분야에서는 그룹사 넥스트커넥트PFV(NCP)를 통해 개발한 '롯데 이스트폴' 아파트 분양 이익이 실적에 일부 반영됐다. KT에스테이트는 호텔, 오피스, 주택개발 등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대전인재개발원 부지 공동주택(860세대)도 100% 분양을 완료하며 수익 기반을 확보했다. 금융사업 부문에선 BC카드가 자체 카드 발급 확대와 플랫폼 사업 확장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케이뱅크는 3월 말 기준 고객 수가 1363만명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고, 수신·여신 잔액도 각각 15.9%, 14.8% 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번 실적에는 비용 효율화 조치도 주효했다. KT는 지난해 10월 네트워크 운용 인력을 자회사로 전환하고 대규모 특별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약 2800명이 퇴직에 응했고, 이에 따른 인건비 절감 효과가 이번 분기부터 본격 반영됐다. 아울러 물류, 블록체인, 태양광 등 저수익 사업을 잇달아 정리하며 수익 구조 개선에 나섰다. KT 관계자는 “클라우드와 미디어, 금융 등 비통신 사업의 고른 성장과 함께 비용 효율화 전략이 맞물려 호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KT는 올해 B2B AX 분야를 중심으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AICT 기업으로의 도약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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