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상담 끝나자 기록까지 척척…KT 상담사가 반한 ‘버튼 하나’

요약 버튼을 누르자 고객이 무엇을 물었고 어떤 상담을 받았는지 화면에 정리됐다. 이 내용을 상담 이력 입력란으로 옮겨 저장하면 끝이었다. 통화를 마칠 때마다 상담사가 직접 적어야 했던 기록을 인공지능(AI)이 대신 작성했다. 3일 오전 서울 중구 KT 광화문 고객센터 18층. 상담 지원 프로그램을 시연하던 박민성 팀장은 “저희가 가장 좋게 생각하는 것이 이 요약 버튼"이라고 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상담 후 기록을 작성하는 데 걸리던 시간은 보통 30초에서 길게는 1분 30초였다. 지금은 5~25초로 줄었다. 통화 중에는 고객의 말이 초록색으로, 상담사의 말이 흰색으로 화면에 올라왔다. 고객이 가족 결합상품에 가입한 가족들의 전화번호를 잇달아 말해도 모두 받아 적을 필요가 줄었다. 놓친 번호는 대화록에서 확인하면 됐다. KT그룹 고객서비스 전문기업 KTis가 이날 '제7회 KT 그룹 커넥트 위크'에서 공개한 AI 컨택센터(AICC)의 모습이다. 단순 문의는 보이스봇이 처리하고, 상담사가 맡은 전화는 AI가 대화 기록과 정보 검색, 상담 후 요약을 돕는 방식이다. ◇ 네 번째 전화에도 설명은 한 번만 박 팀장이 가리킨 화면 한쪽에는 숫자 '4'가 떠 있었다. 해당 고객이 이날 네 번째로 전화했다는 뜻이었다. 앞선 상담 이력을 열자 단말기 교체 문의와 통화가 끊긴 뒤 상담사가 다시 전화한 기록 등이 나타났다. 예전에는 고객이 이전 상담을 언급하면 상담사가 녹취를 확인한 뒤 다시 연락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최근 7일 이내 상담 이력을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고객이 처음부터 사정을 설명하거나 상담사가 이전 통화를 다시 듣는 수고를 덜어주는 기능이다. AI가 먼저 받은 전화를 사람에게 넘길 때도 기록이 따라왔다. 시연 화면에는 고객이 보이스봇에 문의한 복지 할인과 요금제 변경 내용이 표시됐다. AI가 이름이나 생년월일 등 본인 확인에 필요한 정보를 확인했다면 해당 항목에 체크 표시가 남았다. 상담사는 어디까지 확인했는지 보고 다음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다. 신입 상담사에게는 응대 문구를 보여준다. 상담 시작부터 필수 안내까지 화면에서 확인하는 방식이다. 고객 질문에 필요한 정보를 찾는 '지식 추천' 기능에는 GPT가 활용된다. 상담사가 대화 내용을 다시 정리해 검색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물론 AI가 언제나 바로 답을 내놓는 것은 아니다. 시연 중 검색을 실행하자 '조금 모호한 질문입니다'라는 문구가 나타나기도 했다. 박 팀장은 상담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색했기 때문이라며 직원 의견을 반영해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경윤 KTis 유무선CS팀장은 고객이 덜 기다리고 같은 말을 덜 반복하면서 제대로 도움받도록 하는 것이 AI 도입 목적이라고 했다. KT에 따르면 전국 14개 고객센터에서 약 6000명의 직원이 연간 4700만 건의 고객 문의를 처리한다. AI 보이스봇은 190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연간 약 1440만 건의 상담을 수행한다. ◇ 폭언 통화, 관리자에게 도움 요청 관리자가 상담을 살피는 화면도 달라졌다. '멀티뷰' 버튼을 누르면 여러 상담사의 대화록을 함께 띄울 수 있었다. 한 직원의 통화를 듣는 동안 다른 상담을 살피기 어려웠던 점을 보완한 기능이다. 고객센터에서 10년 이상 근무했다는 박 팀장은 최대 4명의 상담 내용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폭언이나 성적인 발언에 대응하는 기능도 소개됐다. 박 팀장에 따르면 이런 통화가 발생하면 관리자 프로그램에 알림이 뜬다. 관리자는 해당 상담을 살피거나 전화를 넘겨받을 수 있다. 상담사가 직접 알리기 전에는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웠던 때보다 대응하기 쉬워졌다는 설명이다. 고객 불편을 찾아 다시 연락하는 데도 상담 기록이 쓰였다. 박 팀장이 '불친절'을 검색하자 해당 단어가 등장한 통화 목록이 나타났다. 실제 불편이 있었는지 내용을 확인한 뒤 고객에게 전화해 어떤 점이 불편했는지 살펴본다고 했다. 현장 의견은 새로운 AI 기능을 만드는 데도 반영된다. KT가 시스템 투자와 AI 기술 도입을 맡고, KTis와 KTcs가 이를 적용하면서 개선 사항을 전달하는 구조다. AS 상담 이후 고객에게 다시 전화해 문제가 해결됐는지 확인하는 '아웃바운드 보이스봇'이 대표적이다. KTis가 현장에서 발견한 불편을 분석해 제안했다. KT 측은 원격으로 장비를 재설정한 뒤 보이스봇이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문제가 남아 있으면 출동 접수까지 이어가는 사례를 설명했다. ◇ 줄어든 기록 업무, 새 서비스로 이날 보여준 기술은 KT 고객센터 밖에서도 쓰인다. KTis는 공공, 금융, 의료 등에서 169개 고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에 AI 솔루션을 공급하는 것과 함께 상담 인력과 고객센터 운영도 맡는다. 회사가 소개한 한성자동차 고객센터는 상담 요약 기능을 적용한 사례다. 차량 판매와 정비 상담은 고객의 문의 내용을 서비스센터에 상세히 전달해야 해 통화 후 기록이 중요하다. KTis에 따르면 AI 도입 이후 평균 후처리 시간은 1분 51초에서 1분 20초로 약 28% 줄었다. 확보한 업무 여력은 서비스 확대에 활용했다. 기존 인력 44명 중 37명이 기존 업무를 맡고, 7명은 24시간 고객 응대 채널 확대와 아웃바운드 마케팅 등에 투입됐다. 남상욱 KTis 솔루션영업팀장은 기존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였던 운영 시간을 확대하고 자동차 판매 마케팅까지 업무를 넓혔다고 설명했다. 병원에서도 AI가 단순 전화 교환을 처리하면서 기존 인력이 진료예약 상담을 맡는 등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업무 효율화가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회사 측은 감축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KTis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AI가 고객의 요청을 직접 처리하는 '에이전틱 AICC'를 추진한다. 지금은 상담사가 처리할 일을 기록과 정보 검색으로 돕지만, 앞으로는 AI가 필요한 시스템을 찾아 후속 조치까지 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새 기능은 KT 고객센터에서 먼저 검증하고 보완한 뒤 다른 기업의 고객센터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네이버 ‘AI탭’, 검색형 에이전틱 AI로 국내 첫 국제표준 인증

네이버의 AI 검색 서비스 'AI탭'이 검색 기반 에이전틱 인공지능(AI) 서비스로는 국내 처음으로 AI 경영시스템 국제표준 인증을 받았다. 이용자의 질문에 답하고 예약·구매 등 다음 행동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위험을 관리하는 체계를 외부 기관으로부터 검증받은 것이다. 네이버는 AI탭에 대해 'ISO/IEC 42001:2023' 인증을 획득했다고 3일 밝혔다. 대규모 이용자가 쓰는 검색 기반 에이전틱 AI 서비스를 인증 범위로 삼은 것은 국내 기업 중 처음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AI탭은 이용자와 여러 차례 대화를 주고받으며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예약과 구매까지 연결하는 검색 서비스다.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이용자의 요청을 이해하고 필요한 행동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AI를 기반으로 한다. ISO/IEC 42001은 국제표준화기구(ISO)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가 공동 제정한 AI 분야 첫 국제 경영시스템 표준이다. AI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과정에서 위험관리와 보안, 윤리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지 심사한다. 이번 심사는 AI 모델 개발과 서비스 제공 두 영역에서 이뤄졌다. 네이버는 AI탭의 개발부터 운영까지 적용한 안전 관리 절차가 국제표준 요구사항을 충족하는지 제3자 검증을 받았다. 네이버는 AI 안전 전담 조직인 'AI 세이프티 센터'를 두고 위험을 식별·평가하고 처리하는 절차를 문서화해 관리하고 있다. 전사 공통 위험 분류 체계와 안전성 평가 도구를 운영하고, 자체 안전 프레임워크와 점검표를 적용한다. 이 가운데 안전 점검표 'CHEC 2.0'은 이번 심사에서 우수사례로 평가받았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유봉석 네이버 CRO는 이용자를 대신해 검색하고 행동하는 AI 서비스에서는 편의성만큼 안전과 신뢰가 중요하다며, AI탭에 적용한 안전 관리 체계를 팀네이버의 다른 에이전틱 AI 서비스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김세웅 전 카카오 부사장, 국민AI서비스혁신추진단장 선임

김세웅 전 카카오 부사장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민AI서비스혁신추진단장에 선임됐다. 민간 기업에서 인공지능(AI) 기술 개발과 서비스 사업화를 이끌어온 김 단장은 앞으로 국민 생활에 필요한 공공 AI 서비스 개발을 총괄한다. 3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김 전 카카오 AI 시너지 성과리더(부사장)는 전날 국민AI서비스혁신추진단장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임기는 2028년 9월 30일까지다. 김 단장은 2009년 기술 스타트업 마이티웍스를 창업해 경영했다. 이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부문장과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 AI 태스크포스(TF) 팀장 등을 거쳐 AI 시너지 성과리더를 지냈다. AI 기술 개발부터 서비스 사업화, 인프라 구축까지 경험한 민간 전문가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전기컴퓨터공학 석·박사통합과정을 박사 수료했다. 과기정통부는 김 단장이 민간에서 쌓은 기술 전문성과 조직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신설 추진단을 조기에 안정시키고 AI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낼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지난 9월 공개모집을 시작해 서류·면접 전형을 거쳐 최종 선발했다. 올해 신설된 국민AI서비스혁신추진단은 기존 외주 중심의 공공 정보화 사업과 달리 민간 개발자와 공공부문 AI 전문가가 직접 국민의 수요를 발굴하고 서비스를 개발하는 조직이다. 민간 개발자 26명과 공공부문 AI 전문가인 'AI 챔피언' 16명 등 총 61명으로 구성됐다. 김 단장은 “국민이 체감하는 AI 혁신은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일상에서 겪는 불편을 실제로 해결하는 데서 시작된다"며 “민간의 속도와 혁신성, 공공의 책임성을 결합해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AI 서비스를 빠르게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추진단은 이달 초부터 민간 전문인력 추가 채용에도 나설 예정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스트리머 IP로 게임 만든다…컴투스홀딩스·SOOP 업무협약

게임사 컴투스홀딩스와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운영사 SOOP이 스트리머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게임 개발에 나선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달 29일 서울 대치동 프릭업스튜디오에서 게임 개발 및 콘텐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SOOP에서 활동하는 스트리머를 게임의 주요 요소로 활용하는 FMV(Full Motion Video)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이번 협약의 핵심이다. FMV 게임은 실제 배우가 출연하는 실사 영상과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인터랙티브 요소를 결합한 장르다. 영화나 드라마를 감상하는 듯한 몰입감과 직접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재미를 동시에 제공한다. 양사는 방송에서 형성된 스트리머의 개성과 콘텐츠를 게임에 접목하고, 이를 게임 개발과 판매로 연결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게임 개발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공동 콘텐츠 기획과 마케팅 분야에서도 협력을 이어간다. 홍기석 SOOP 소셜스트리머사업본부장은 “스트리머 IP를 게임 분야로 넓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스트리머와 유저 모두에게 새로운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손경현 컴투스홀딩스 본부장은 “스트리밍 플랫폼과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융합하는 차별화된 FMV 게임을 선보이겠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중국 게임사의 두 얼굴④] 한국서 돈 벌고 책임은 나 몰라라…中 게임사 못 잡는 법망

중국 게임사 유주게임즈는 국내에서 여러 모바일게임의 서비스를 잇따라 종료하면서 이용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먹튀' 논란을 빚었다. 유주게임즈가 2019년 국내에 출시한 '리그 오브 엔젤스'는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했다. 2021년 출시한 '삼국지혼'도 약 10개월 만에 국내 서비스를 중단했다. '데빌노트: 보물헌터'는 2024년 4월 말 서비스를 종료했다. ◇ 10억원 배상 판결에도 미회수…한국법인 파산 뒤 해외 계열사 신작 출시 국내 게임사 웹젠은 유주게임즈코리아가 서비스한 '블랙엔젤'이 자사 게임 '뮤 온라인'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2022년 7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유주게임즈코리아에 1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지만, 실제 배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듬해 유주게임즈코리아가 파산 후 폐업해버렸기 때문이다. 2024년 6월에는 유주게임즈 계열의 싱가포르 법인(YOOZOO (SINGAPORE) PTE. LTD.)이 국내 시장에 버젓이 모바일게임 '에코칼립스: 진홍의 서약'을 출시했다. 물론 파산한 한국 법인과 싱가포르 법인은 법적으로 별개의 회사다. 특별한 채무 인수나 별도의 책임 근거가 없다면 기존 법인의 채무가 다른 계열사에 자동으로 이전되지 않는다. 결국 국내 법인에 대한 배상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해당 법인에 집행할 재산이 없고 해외 계열사에 책임을 물을 법적 근거도 없다면 실제 배상금 회수는 어려워진다. ◇ 소고기 불판에 올렸는데 식당 영업 중단…게임 아이템 환불은 정육식당에서 소고기를 사 불판에 올렸는데 식당이 갑자기 영업을 종료한다고 한다. 아직 굽지 않은 고기는 환불해 주지만, 불판에 올린 고기는 환불할 수 없다고 한다. 게임사가 서비스를 종료할 때 발생하는 유료 아이템 환불 문제도 이와 닮았다. 일부 모바일게임에서는 이용자가 현금으로 유료 재화를 충전한 뒤 이를 사용해 캐릭터와 장비, 각종 아이템을 구매한다. 그러나 사업자가 서비스를 종료하면 사용하지 않은 유료 재화와 구매한 아이템 모두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한 번 사용하고 사라지는 아이템과 장기간 사용할 목적으로 구매한 장비는 다르다. 장기간 사용할 목적으로 구매한 장비도 게임사가 서비스를 종료하면 이용할 수 없게 된다. 계약상 이용 기간이나 제공받기로 한 서비스가 남아 있다면 환불 또는 손해배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4년 2월 온라인·모바일게임 표준약관을 개정했다. 서비스 종료 후 최소 30일 동안 유료 아이템 환불을 위한 전담 창구 등 고객 대응 수단을 운영하도록 한 것이다. 공정위는 게임사가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환불 창구까지 없애 이용자가 정당한 환불을 요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졌다고 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표준약관은 모든 게임사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강행 법규가 아니다. 실제 환불 권리와 의무는 사업자가 적용한 약관, 계약 내용 및 관련 법령에 따라 판단된다. 공정위 표준약관은 서비스 종료 후 환불을 요청할 창구를 유지하도록 했지만, 환불금 지급을 강제할 별도의 집행재산까지 확보하도록 규정하지는 않았다. ◇ 시정 이행률 99.3%…금전적 피해구제는 별도 절차 게임물관리위원회는 2024년 3월부터 2025년 말까지 게임물 1만8026건의 확률형 아이템 표시 실태를 모니터링해 2542건의 시정을 의뢰했다. 이 가운데 2524건이 시정돼 이행률은 99.3%를 기록했다. 중국 게임사 플레이 캣 네트워크 테크놀로지가 서비스하는 '영혼 인도자: 신의 이름으로'는 2026년 3월 국내에 출시됐다. 게임위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 표시의무 위반을 확인하고 여섯 차례 시정을 요청했지만 사업자는 응답하지 않았다. 자체등급분류사업자를 통한 협조 요청에도 응답하지 않자 게임위는 시정명령을 위한 행정절차에 착수했다. 사업자는 10월 9일 공식 회신했고, 게임위는 16일 위반사항이 모두 시정된 사실을 확인했다. 유통 제한 조치는 시행되지 않았다. 게임위의 감독으로 확률정보 표시 위반은 시정됐다. 반면 이용자의 금전적 피해는 별도의 피해구제 절차를 통해 처리된다. 게임위가 2026년 2월 27일 출범시킨 확률형 아이템 피해구제센터에는 같은 해 8월 말까지 상담 737건이 접수됐다. 정식 피해구제 신청은 25건으로, 10건은 처리가 완료됐고 15건은 조사 중이었다. 해외 게임사와 분쟁을 겪은 이용자가 센터의 지원으로 110만원을 구제받은 사례도 나왔다. 해당 이용자는 앞서 법원 소송과 분쟁조정 절차에서 구제받지 못했지만, 센터의 피해액 산정과 합의 지원을 거쳐 110만원을 구제받았다. ◇ 국내대리인 강화해도 배상금 지급 의무 없어…피해구제는 별개 정부는 해외 게임사의 법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2025년 10월 23일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 게임사업자에게 국내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했다. 국내대리인은 해외 게임사업자가 법률에 따라 지정하는 국내 창구로, 감독기관의 요구와 법정 업무에 대응하는 역할을 맡는다. 지난 10월 20일 공포된 개정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은 국내 이용자 보호와 국내대리인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내년 4월 21일부터 시행되는 개정법은 게임사업자의 국내 이용자 피해 보호와 불만 처리 의무를 추가하고, 국내대리인이 수행할 법정 업무도 보완했다. 국내대리인을 지정한 해외 게임사업자에게 대리인에 대한 교육·관리·감독과 지정 유지 의무도 부과했다. 일정한 지배관계에 있는 국내 법인이 존재하는 경우 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해당 법인을 국내대리인으로 지정하도록 했다. 국내대리인 지정 의무 위반 등에 대한 시정명령과 과태료 근거를 마련하고, 시정명령 불이행 시 정보통신망 이용의 거부·정지 또는 제한을 명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국내대리인은 해외 게임사의 배상금이나 환불금을 대신 지급하는 보증인이 아니다. 국내대리인 지정 의무에는 해외 사업자의 배상 채무를 담보할 국내 재산을 확보하도록 하는 내용도 없다. 한국의 게임 이용자 보호 업무는 여러 기관에 나뉘어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게임 유통과 게임산업법 위반사항을 감독하고, 공정거래위원회는 불공정약관과 전자상거래 관련 소비자 보호 문제를 다룬다. 한국소비자원은 피해구제와 분쟁조정 절차를 지원한다. 해외 사업자가 국내에 강제집행할 재산을 두지 않았다면 법원의 확정판결을 받더라도 해외 재산에 대한 별도의 집행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 정부는 해외 게임사의 법 위반을 시정하고 국내대리인을 지정하도록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집행할 재산이나 지급보장 수단이 없다면 배상 책임을 인정받더라도 실제 돈을 회수하기 어렵다. 한국 시장에서 돈을 버는 해외 사업자의 금전적 책임을 집행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이유다. 이경민 기자 darkhorse1978@icloud.com

게임사들 AGF로 ‘우르르’…신작 알리고 팬덤 잡는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다음 달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 서브컬처 행사 'AGF(Anime X Game Festival) 2026'에 집결한다. 게임사들은 서브컬처 신작을 앞세워 잠재 이용자 확보에 나서는가 하면, 기존 인기 서브컬처 작품의 이용자 행사를 AGF에서 열며 팬덤 결집을 노리는 모습이다. 최근 서브컬처 장르 게임의 인기에 힘입어 AGF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 지스타 안 가는 게임사, AGF는 가는 이유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넷마블, 엔씨, 스마일게이트, 시프트업, 네오위즈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다음달 4~6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AGF 2026에 출사표를 던졌다. 주요 게임사들이 이달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G-STAR) 대신 소규모 행사로 분류되던 AGF에 참가하는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게임사들이 AGF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관람객의 특성이다. AGF에는 애니메이션과 게임, 캐릭터, 성우 등 서브컬처 콘텐츠에 관심이 높은 이용자들이 모인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 이용자가 방문하는 종합 게임쇼와 달리 자사 게임의 장르와 취향이 맞는 잠재 고객을 집중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케팅 효율이 높다는 평가다. 여기에 국내 게임사들이 출시하는 서브컬처 게임의 수가 늘어난 것 역시 AGF가 주목받게된 배경이 됐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기존 종합 게임쇼에는 다양한 장르를 즐기는 이용자들이 방문하기 때문에 모든 관람객을 자사 게임의 잠재 이용자로 보기는 어려운 반면, AGF는 서브컬처에 관심 있는 이용자들이 모인다"며 “수도권에 10만명 이상 방문하는 서브컬처 행사인 만큼 마케팅 집중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스타는 신작 소개에 무게 중심이 쏠려 있다면, AGF는 이용자들을 위한 행사를 여는 장으로 많이 활용되는 것 같다"며 “최근 국내 시장에 서브컬처 게임이 많이 출시되면서 AGF에 참가하는 게임사도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처음 개최된 AGF는 지난해 관람객 10만518명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대비 관람객 수는 약 40% 늘었고, 참가 기업도 26% 확대됐다. 시장에서 서브컬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게임사들이 주목할 만한 대형 오프라인 행사로 성장한 것이다. ◇ 신작 소개+기존작 이용자 행사 무대로 활용 올해 게임사들은 AGF를 신작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기존 작품의 이용자를 결집하는 무대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AGF 메인 스폰서를 맡은 엔씨는 올해 행사에서 신전기 마법 역할수행게임(RPG)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아스오라)'(개발사 디나미스원)를 출품한다. 참가사 가운데 최대 규모인 150부스를 마련해 게임 시연존을 운영하고, 게임 세계관과 초기 캐릭터 설정을 담은 아트북과 굿즈도 선보인다. 넥슨은 미소녀 게임 '파레이돌리아'(개발사 넥슨게임즈)와 '아주르프로밀리아'(개발사 만쥬게임즈)를 들고 행사에 참가한다. 파레이돌리아는 자회사 넥슨게임즈가 개발한 작품으로, AGF에서 국내 최초로 한국어 시연 버전을 공개한다. 오는 26일 정식 출시되는 '아주르프로밀리아'는 현장에서 '프로밀리아 크리에이터즈' 수상작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게임의 팬덤을 결집하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넷마블은 '페이트/그랜드 오더(FGO)'의 한국 서비스 9주년 행사를 AGF에서 개최한다. 지난 2017년 11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FGO는 매년 서비스 기념일을 전후해 이용자와 만나는 행사를 열어왔다. 시프트업도 AGF에서 '승리의 여신: 니케' 출시 4주년 행사를 연다.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캐릭터와 세계관을 현장에서 경험하고 관련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지식재산권(IP)의 팬덤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또 네오위즈도 '브라운더스트2'와 '고양이와 스프' 등 기존 인기작을 앞세워 AGF에 참가해 서브컬처 팬들과의 접점을 넓힐 예정이다. 스마일게이트는 기존 게임과 신작을 함께 선보인다. 서비스 1주년을 맞은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는 테마곡 라이브 공연과 DJ쇼, 개발진 참여 프로그램 등을 통해 기존 이용자들과 소통한다. 출시 예정작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는 코스프레 무대와 체험 이벤트를 통해 세계관과 캐릭터를 알릴 예정이다. 기존 게임의 팬덤을 결집하는 동시에 신작의 잠재 이용자를 확보하는 두 가지 목적을 모두 겨냥했다. 그밖에 중국 게임사 엘리멘타도 다음달 14일 출시되는 신작 '실버 팰리스'를 앞세워 AGF에 참가한다. 한국에서 처음 오프라인 부스를 선보이는 만큼 게임 시연과 탐정 체험 이벤트 등을 통해 세계관을 알리고 국내 이용자와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게임 플랫폼 기업 SOOP도 올해 처음 AGF 공식 스폰서로 참가한다.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활동하는 버추얼 스트리머와 관련 콘텐츠를 소개하고, 관람객이 직접 콘텐츠를 체험하거나 스트리머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KT도 3G 종료 수순…23년 만에 신규가입 중단

KT가 3세대(3G) 이동통신 서비스의 신규가입을 중단한다. 2003년 서비스를 시작한 지 23년 만이다. 기존 가입자에게는 휴대전화 무료 교체와 요금 할인 등을 제공하고, 향후 3G 서비스의 완전 종료도 검토할 계획이다. KT는 2일부터 3G 단말과 고음질 음성통화(HD Voice)를 지원하지 않는 LTE 단말의 신규가입, 번호이동, 기기변경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기존 유심(USIM)을 다른 단말에 끼워 사용하는 유심기변도 제한된다. 이번 조치는 3G 이용자 감소와 통신장비 노후화에 따른 것이다. KT는 2003년 3G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2007년에는 영상통화를 앞세운 브랜드 '쇼(SHOW)'를 출시했다. 그러나 LTE와 5G가 보편화하면서 3G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고, 장비 노후화에 따른 관리 부담도 커졌다. KT는 기존 3G 가입자의 LTE·5G 전환을 위해 세 가지 보상안을 마련했다. 지원 대상은 이날 0시 기준 3G 단말이나 HD Voice를 지원하지 않는 LTE 단말을 이용 중인 고객이다. 우선 지정된 LTE·5G 단말 3종 중 하나로 무료 교체하고 24개월간 매월 1만2000원의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원하는 단말을 직접 구매하면 휴대전화는 15만원, 스마트기기는 7만5000원의 기기변경 포인트를 지급한다. 여기에 24개월간 각각 월 1만2000원과 6000원의 요금 할인도 적용된다. 단말 교체 없이 요금 할인만 선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 24개월간 휴대전화는 매월 1만4000원, 스마트기기는 7000원을 할인받는다. 기존 선택약정 할인과도 중복 적용할 수 있다. LTE·5G로 전환하지 않고 서비스를 해지하거나 다른 통신사로 이동하는 고객에게도 지원금을 지급한다. 휴대전화 회선은 4만원, 스마트기기 회선은 2만원이다. 전환과 해지, 번호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약금도 면제한다. KT는 문자메시지와 홈페이지, 앱 등을 통해 지원 대상과 신청 방법을 안내할 예정이다. 고령층 고객에게는 별도 안내를 제공한다. 자세한 내용은 KT 고객센터와 KT닷컴에서 확인할 수 있다. KT는 기존 이용자의 전환 상황 등을 고려해 향후 3G 서비스 종료를 검토할 방침이다. 김영걸 KT 커스터머사업본부장 상무는 “3G 이용 고객의 불편과 부담을 최소화하고 고객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80억달러 베팅한 머스크…스타링크, 통신사 자리 넘본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약 80억달러(약 11조원)를 들여 미국 이동통신용 주파수를 인수하고 지상 기지국 확보까지 추진하고 있다. 기존 통신사에 위성통신망을 제공하던 스타링크가 직접 휴대전화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통신사의 협력사가 경쟁사로 바뀔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통신업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외신 등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달 8일 미국 투자회사 그레인매니지먼트와 800메가헤르츠(MHz) 대역 주파수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 규모는 약 80억달러로 추산된다.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해당 계약을 두고 “매우 큰 거래"라고 평가했다. 미국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동통신용 주파수를 확보해 기존 스타링크 위성망과 지상 통신망을 결합한다는 계획이다. 주파수 인수에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이 필요하다. 지상 기지국 확보에도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22일 스페이스X가 미국 전역에서 최소 8만개 이동통신 기지국 부지를 이용하기 위해 통신 인프라 업체들과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무선통신인프라협회(WIA)가 집계한 지난해 미국 내 이동통신용 전용 철탑 15만8500개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협상 대상에는 미국 주요 기지국 운영사인 크라운캐슬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스페이스X는 AT&T, 버라이즌, T모바일에 이은 미국의 네 번째 전국 이동통신 사업자로 성장할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스페이스X가 지상망 확보에 나선 것은 위성통신만으로 기존 이동통신 서비스를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저궤도 위성은 통신 음영지역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건물 내부나 이용자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통신 품질과 용량에 제약이 있다. 위성과 지상 기지국을 함께 활용해 이러한 한계를 보완한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스타링크는 기존 통신사와 협력해 위성통신망을 제공해 왔다. 미국에서는 T모바일과 손잡고 지상 통신망이 닿지 않는 지역에서 스마트폰을 위성에 직접 연결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그러나 자체 주파수와 지상망을 확보하면 다른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가입자를 모집할 수 있게 된다. 국내에서는 KT의 위성통신 자회사 KT SAT과 SK텔레콤 계열사 SK텔링크가 스타링크의 공식 재판매 사업자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내 서비스 개시 이후 선박과 기업 등을 대상으로 위성 인터넷을 공급하고 있다. 스타링크코리아는 가정용 위성 인터넷을 직접 판매 중이다. 다만 스타링크의 미국 이동통신 진출이 국내 통신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위성통신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지상 통신망이 닿지 않는 지역이 있어 위성 직접통신 수요가 있지만, 국내는 휴대전화가 연결되지 않는 곳이 많지 않다"며 “국내와 미국은 시장 환경이 다르다"고 말했다. KT SAT도 기존 협력 관계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KT SAT 관계자는 “현재 스타링크를 활용해 해상뿐 아니라 육상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관련 수요가 계속 있는 만큼 협력 관계는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타링크 도입 이후 기존 위성통신과 저궤도 위성 서비스를 함께 사용하는 수요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KT SAT 관계자는 “선박에서는 안정적인 정지궤도 위성을 업무용 통신망으로 사용하고, 고속 인터넷이 가능한 스타링크를 선원 복지용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일부 고객은 기존 서비스를 스타링크로 대체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두 서비스를 병행하는 수요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스타링크의 요금 인상은 변수다. 스페이스X가 전 세계 재판매 사업자를 대상으로 공급 가격 인상을 통보하면서 KT SAT과 SK텔링크 모두 영향을 받고 있다. KT SAT은 이달 1일부터 해상용 추가 데이터 50기가바이트(GB) 요금을 19만원에서 29만1000원으로 약 53% 인상하기로 했다. SK텔링크도 비슷한 인상 요구를 받고 요금 조정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T SAT 관계자는 “스타링크는 자체 위성 서비스가 아닌 재판매 사업이어서 회사의 주력 사업은 아니다"라며 “가격 인상 이후 고객들이 기존 서비스를 유지할지, 이용 방식을 바꿀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가 미국에서 기존 이동통신사와 본격적으로 경쟁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TD코웬은 전국 단위 지상 통신망 구축에 800억달러 이상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주파수 인수와 기지국 부지 확보만으로 독자 이동통신망 구축이 완료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LG CNS, 국내 기업 첫 해외 AI데이터센터 완공…인니서 400MW까지

LG CNS가 인도네시아에 30메가와트(MW)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완공했다. 국내 기업이 해외 고객사의 AI데이터센터를 현지에 직접 구축한 것은 처음이다. LG CNS는 완공 전 전체 수용 용량에 해당하는 고객을 확보했으며, 후속 공사를 통해 시설 규모를 400MW까지 늘릴 계획이다. LG CNS는 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하이퍼스케일급 AI데이터센터 구축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그룹과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의 합작법인 KMG가 발주한 프로젝트다. LG CNS는 국내에서 축적한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DBO) 기술을 현지에 적용했다. 이번 데이터센터에는 LG그룹 계열사의 기술을 결합한 '원(One) LG' 솔루션이 적용됐다. LG CNS가 설계와 구축을 맡고 LG전자의 공조 시스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도입했다.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과 냉각, 에너지 설비를 그룹 계열사들이 함께 공급하는 방식이다. AI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공랭식과 액체냉각을 결합한 냉각 시스템도 도입한다. 이번 1단계 공사에는 공기를 순환시켜 열을 낮추는 공랭식을 적용했다. 후속 공사에서는 냉각액으로 GPU(그래픽처리장치)의 열을 식히는 액체냉각 설비를 추가할 예정이다. 고성능 AI 서버에 필요한 전력 공급 설비도 갖췄다. 서버를 설치하는 랙 한 개당 300킬로와트(㎾) 이상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일반적인 데이터센터 랙의 약 60배 수준이다. 주전원 공급이 중단되더라도 예비전력으로 운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전력 공급 체계도 이중화했다. LG CNS는 현재 후속 공사를 위한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추가 구축이 완료되면 전체 수전용량은 400MW로 늘어난다. 인도네시아 사업을 발판으로 말레이시아와 태국, 베트남, 필리핀,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AI데이터센터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LG CNS는 데이터센터 구축 외에도 GPU 임대와 냉각 설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설비를 공장에서 미리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형 데이터센터와 GPU를 구독형으로 제공하는 GPUaaS(서비스형 GPU), 액체냉각 인프라 구축 등이 대표적이다. 향후 AI 플랫폼과 서비스까지 결합한 AI 팩토리 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현신균 LG CNS 사장은 “인도네시아 AI데이터센터 구축 완료는 국내에서 축적한 데이터센터 역량을 해외 고객에게 제공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경쟁력을 입증한 성과"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AI데이터센터와 AI 팩토리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AI는 사번 받고, 사람은 AI 앞에서 면접”…달라진 IT기업

인공지능(AI)이 입사 지원자를 면접하고, 기업은 AI에 사번을 부여해 직원처럼 관리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카카오는 채용 과정에 AI 면접관을 도입하기로 했고, SK텔레콤은 AI에 사번과 업무 권한을 부여하는 관리 체계를 마련했다. 사람의 업무를 돕던 AI가 채용과 조직 운영에 직접 참여하면서 기업의 일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3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개정해 AI 면접 솔루션 업체 무하유를 개인정보 처리 위탁업체로 추가했다. 위탁 업무는 '채용 AI 사전인터뷰 수행'이다. 기존에 채용 담당자가 진행하던 사전 인터뷰를 AI가 대신하는 방식으로, 신입과 경력을 포함한 본사 전 직군에 적용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그동안 필요에 따라 1차 면접에 앞서 온라인 사전 인터뷰를 진행해 왔다. 앞으로는 이 과정에 AI를 활용해 지원자의 경험과 직무 역량을 확인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원자를 보다 다각도로 이해하고 기존 채용 절차를 강화하기 위해 AI 사전인터뷰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AI가 합격 여부를 직접 결정하지는 않으며, 인터뷰 결과는 채용 담당자가 검토한다. 무하유의 AI 면접 서비스 '몬스터'는 지원자의 자기소개서와 답변을 바탕으로 질문하고, 답변 내용에 따라 추가 질문을 이어간다. 지원자가 특정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밝히면 실제 맡았던 역할과 문제 해결 과정 등을 구체적으로 묻는 식이다. 다만 카카오가 이 서비스의 어떤 기능을 활용할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AI 면접을 도입하거나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응답 기업 396곳의 21.7%가 채용에 AI를 활용하고 있었다. 앞으로 AI 채용을 도입하거나 확대할 계획이 있다는 기업은 74.5%에 달했다. 도입 이유로는 '데이터에 기반한 객관적 판단'(34.6%)과 '채용 시간 단축'(31.5%)이 가장 많이 꼽혔다. 실제 대규모 채용에 AI를 활용하는 기업도 등장했다. SK그룹의 IT 서비스 계열사 SK AX는 지난 29일 AI 면접 솔루션 '지핏 스튜디오(G-Fit Studio)'를 출시했다. AI가 지원자와 약 30분간 대화하며 문제 해결력과 의사소통 능력 등을 분석하는 서비스다. SK AX는 이를 활용해 AI 인재 육성 프로그램 지원자 약 1800명의 역량을 6시간 만에 측정했다고 밝혔다. 사람이 일일이 면접하기 어려운 대규모 지원자를 AI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의 역할은 채용에만 머물지 않는다. 회사 안에서는 AI에 사번을 주고 직원처럼 관리하는 방식까지 등장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6일 발간한 'AI 거버넌스 리포트'에서 AI 에이전트에 사번을 부여하고 직원처럼 관리하는 체계를 공개했다. 심사를 거쳐 일정 기준을 충족한 AI에 사번을 부여하고, 담당 업무와 관리 책임자를 지정한다. 업무 수행 기록과 성과를 관리하며 필요성이 낮아지면 운영을 종료할 수도 있다. 관리자의 직급도 AI가 맡은 업무에 따라 달라진다. 자율성이 높거나 업무에 미치는 영향이 큰 AI에는 팀장이나 임원급 관리자를 책임자로 지정한다. 사내 통합 관리체계인 '에이전트 OS(Agent OS)'를 통해 AI가 수행한 업무와 사용한 모델, 데이터 접근 권한 등을 관리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기록을 추적하거나 AI의 작동을 중단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AI 에이전트의 개발부터 운영, 종료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이달 AI 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 ISO/IEC 42001 인증도 획득했다. AI가 사내 시스템에서 수행하는 업무가 늘어나면서 보안과 책임 관리도 강화한 것이다. AI의 업무 성과를 임원 평가와 보상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AI가 맡은 업무를 얼마나 완수했는지, 조직 성과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등을 평가해 해당 조직을 책임지는 임원의 보상과 연계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인 평가 기준과 시행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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