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승의 부동산뷰]“종로 지고 잠실·삼성 뜬다”…서울 도심 중심축 동남권 급속 이동

서울 도심의 중심축이 종로·광화문에서 강남을 거쳐 잠실과 삼성으로 빠르게 동진하고 있다. 잠실 MICE 복합단지 조성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C 노선의 삼성역 경유가 현실화되면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역 간 격차가 확대될 수 있으며, 양재·판교 등으로 기능을 분산하는 한편 '강남권의 무한 확장'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도심이 동쪽으로 확장돼 온 배경에는 교통망과 인프라의 효율성을 따라 중심 기능이 분산돼 온 도시 구조적 특성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 포화로 인해 인구 중심은 사당 일대에서 양재로 이동했고, 고용과 업무 기능 역시 시청·광화문에서 여의도와 강남으로 분화됐다. 이후 강남권마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중심축이 잠실과 삼성동 일대 등으로 더욱 동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도시의 중심은 많은 사람들이 가장 접근하기 편하고 효율적인 위치에 형성된다"며 “그동안 남동쪽으로 발전해온 주거 단지 개발 흐름을 보면 인구의 중심 역시 남쪽과 동쪽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10년 전만 해도 인구 중심이 사당이나 방배 일대에 있었다면, 현재는 양재 쪽으로 옮겨온 상황"이라며 “앞으로 하남이나 남양주 신도시에 인구 유입이 더 늘어나면 중심축은 더욱 동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즉, 지금은 강남과 판교가 중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송파로 중심이 옮겨갈 여지도 있다는분석이다. 이 교수는 삼성역 일대에 대해서도 “GBC와 MICE 개발이 본격화되면 해당 지역의 중심적 위상이 한층 더 강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학과 교수도 “세계 어느 나라나 도심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간구조를 개편해 새로운 부도심을 만들어 고용 중심의 분산을 통해 해결하려 하고 있다"면서 “종로와 중구, 시청을 중심으로 한 고용이 여의도나 강남으로 분화된 거고, 그것이 다시 판교 같은 곳으로 분화돼 나가는 진행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때 개발의 주변부로 인식되던 삼성동은 1970~80년대 코엑스 조성과 지하철 2호선 개통, 트레이드타워 건립을 계기로 서울의 핵심 업무·상업지로 성장했다. 현재 삼성동은 또 한 번의 변곡점을 맞고 있다. 잠실종합운동장 부지와 연계한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 사업이 본격화되면서다. 약 199만㎡에 달하는 공간에 전시장과 컨벤션 시설, 스포츠·문화 인프라를 집적해 글로벌 수준의 마이스(MICE) 거점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국제교류복합지구를 단순한 지역 개발을 넘어 강남권 도시 구조를 재편하는 핵심 프로젝트로 보고 있다. 업무·상업 기능에 문화와 관광, 국제 교류 기능이 결합되면서 삼성동 일대가 서울을 넘어 동북아 비즈니스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평가다.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과 맞물려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역시 대대적인 변신이 예고돼 있다. 기존 체육시설 중심 공간에서 벗어나 코엑스의 약 2.5배 규모에 이르는 마이스 시설과 약 3만석의 돔구장을 포함한 복합공간으로 재편된다는 계획이다. 다만 서울시와 우선협상대상자인 한화 컨소시엄 간 실시협약 체결이 지연되면서 전체 일정에 변수가 남아 있다. 국제교류복합지구의 또 다른 축인 현대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 사업도 본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당초 105층 단일 초고층 타워 계획에서 54층 규모의 3개 동으로 설계를 조정해 현재는 서울시와의 협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GBC 개발은 GTX-A·C 노선이 교차하는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조성과 맞물려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강남권 남단에서도 수서역세권 개발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수서고속철도(SRT) 출발역인 수서역 인근에 최고 26층 규모의 복합건물 9개 동을 조성하는 계획으로, 최근 442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에 성공하며 사업에 청신호가 떴다. 서울시는 수서를 강남 도심과 판교를 잇는 축으로 삼아 동남권 일대를 디지털 기반 첨단산업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또 서울시는 용산정비창 부지에 조성될 국제업무지구를 삼성역·잠실 마이스 지구와 연계해 도심을 관통하는 국제 비즈니스 벨트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해당 사업은 최근 정부와 공공분양 주택 공급과 공공부지 매각 문제를 둘러싼 이견이 불거지며 지연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창무 교수는 “서울 중심부에서 오랫동안 이루어지지 못했던 재건축이나 정비사업과 연관된 현상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똘똘한 한 채' 제도 등으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도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서울 대도시권 전체 중심부에서 정비사업 활성화와 인구 유입이 맞물리는 구조 속에서 주요 지역의 재개발이 비교적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이로 인해 중심 입지의 개발 강도가 높아진 구도에서 주요 지역들이 개발 파이를 함께 나누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개발이 특정 지역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데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추진되는 대규모 개발사업이 강남권을 비롯해 한강벨트와 용산정비창 등 일부 핵심 지역에 쏠리면서 공간 불균형과 지역 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교통 혼잡과 주거비 상승, 기반시설 과부하 같은 문제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진유 교수는 “강남은 포화 상태인 만큼 강남에 출퇴근하는 것 자체가 이미 큰 비용 부담이나 시간 부담이 생긴 상횡이다"라며 “따라서 수도권 남부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분들이 동남권의 핵심인 강남이나 삼성역까지 오지 않고도 직장을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구조 변화가 필요하다. GBC와 MICE 센터가 완공되면 대중교통 여건이 훨씬 좋아져 업무 중심이 당연히 이동하겠지만, 업무 기능이 쇠퇴하지 않으려면 양재나 판교 등으로 고용의 분산이 계속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서울 서남권과 외곽 지역의 소외와 양극화 문제도 문제로 꼽힌다. 현재 양천구와 영등포구 등 서남권 주요 자치구에도 정비사업 이외의 대규모 개발사업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추진되는 서남권 개발 구상 역시 새로운 인프라 확충보다는 기존 노후 시설 정비에 머무르고 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서울 동남권, 특히 강남 쪽을 중심으로 과개발이 이뤄지면서 인구가 집중되고 있다"며 “송파구나 강남구의 인구가 크게 늘어난 배경에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용적률의 새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다는 점이 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여러 측면에서 균형 발전이 깨질 수밖에 없고, 서울 인구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공간적 불균형도 심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소장은 “과거에는 강북이 과밀하고 강남은 개발이 안 돼 문제였는데, 이를 해결하려다 보니 지금은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며 “우리나라 개발이 강남 동남권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인구와 부가 더 집중되고, 그에 따른 공간 불균형과 강남 쏠림 같은 부수적인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현상이 심화되지 않도록 서울 외곽 등의 균형 발전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다만 서울 개발로 인한 인구 유출 가속화 측면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너머로 시야를 넓히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강남권 권역이 반도체 벨트를 타고 판교, 용인, 동탄으로 퍼져나간 뒤 오송, 세종을 비롯한 충청권까지 확산되고 있어서다. KTX와 SRT 등 고속철도가 균형 발전보다는 오히려 서울의 흡수력을 강화하는 도구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천안과 오송 등은 사실상 '대서울권'의 통근권에 편입됐다. 이는 지방 도시 간의 단절을 초래하고 수도권 비대화를 가속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은영 소장은 “고속철도가 국가 균형발전을 뒷받침하기보다는 오히려 지역 간 격차를 키우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측면이 있다. 실제로 SRT를 타보면 천안까지는 사실상 수도권과 다름없는 생활권으로 묶여 있다. 더 나아가 천안, 오송 일대까지도 표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서울과 하나의 권역처럼 움직이며 다른 지역의 소외가 더 심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강남 동남권을 따라 충남권까지 경부축을 중심으로 발전이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흐름이 이미 굳어진 상황에서 KTX나 SRT를 없앨 수도 없는 만큼, 상당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며 “총선 당시 나온 추가 개발을 위한 철도 지하화 공약을 비롯해 불균형한 개발을 심화하는 정책은 제고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개발로 인한 불균형을 가속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인지, 지역 발전 방향으로 갈 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신규 개업보다 폐업 많은 공인중개사…“내년이 더 걱정”

고금리 장기화와 거래 절벽 여파로 공인중개사들이 빠르게 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다. 신규 개업보다 폐업이 많은 상황이 이어지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감소세가 한층 뚜렷해졌다. 다만 내년 역시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국토교통부가 공표한 '2024년 말 기준 부동산서비스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공인중개서비스업 사업체 수는 10만7000개로 1년 새 5.8% 줄었다. 종사자 수도 1만1053명 감소했다. 전국 부동산서비스산업 전체 사업체 수가 약 28만2000개로 전년 대비 0.2% 줄어드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두드러진다. 이에 따라 공인중개업이 전체 부동산서비스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8.1%로 낮아졌다. 올해도 영업 중인 공인중개사 수는 뚜렷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영업 중인 공인중개사는 10만9979명으로, 2020년 8월 이후 약 5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11만명 아래로 내려갔다. 국내 공인중개사 자격증 보유자가 55만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자격증 보유자 5명 중 1명만이 실제로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신규 개업은 줄고 휴·폐업은 늘어나는 흐름도 장기화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폐업·휴업한 공인중개사가 신규 개업자보다 많은 상황은 2023년 2월 이후 계속되고 있다. 신규 개업 공인중개사는 지난 8월 583명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600명 아래로 떨어졌으며, 이후에도 600명대 초반에 머무는 등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자 공인중개사 시험 열기도 식고 있다. 지난 10월 치러진 자격시험 원서 접수자는 14만8004명으로, 2016년 이후 8년 만에 20만명 아래로 내려갔다. 한때 '국민 자격증'으로 불리며 중장년층과 제2의 직업을 찾는 이들에게 각광받았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다만 현장 체감 경기는 통계보다 더 냉혹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개업 특성상 부동산 가격보다 거래량에 더 민감한데, 정부가 부동산 규제 수위를 높이면서 거래 절벽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급감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9월 1만3215건에서 11월 6605건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규제 막차 수요가 몰렸던 10월 이후 거래가 급속히 식으면서 중개업계의 체감 경기는 더욱 악화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전세사기 여파 역시 중개업계에 장기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세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임차 수요가 줄어든 데다, 당근마켓 등 플랫폼을 통한 직거래가 늘어나 중개 수익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여기에는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가 터졌을 때 중개사가 책임지는 부분이 없다는 점에서 시장 불신이 커진 측면도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온라인 직거래 플랫폼에서 100억원대 아파트 직거래 매물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이다. 이 같은 요인으로 인해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고정비 부담을 견디지 못해 수천만원대 권리금을 포기하고 문을 닫는 중개업소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역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거래가 줄어든 것은 어디나 마찬가지"라며 “거래 시장이 최근 몇 년간 계속 침체돼 있고, 내년에도 규제 완화 가능성이 크지 않아 올해가 바닥이라기보다 내년이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올해 대중교통 정책 전국 최우수 지역은 대전시

정부가 전국 각 시·군·구 별로 대중교통 정책 평가를 시행한 결과 대전광역시가 최우수 지역으로 선정됐다. 국토교통부가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그랜드힐컨벤션에서 '대중교통 경영 및 서비스 평가'와 '대중교통 시책평가'의 우수기관을 대상으로 정부포상 등 수여식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버스,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운영기관의 임직원, 지역의 대중교통 정책을 책임지는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약 150명이 참석한다. 경영 및 서비스 평가는 철도, 버스 등 대중교통운영자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국토교통부장관 및 지방자치단체장이 평가해 대중교통을 체계적으로 지원·육성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시내버스 부문에서 대통령표창이, 철도·도시철도, 농어촌버스, 터미널 부문에서 국무총리표창이 수여되는 등 총 14점의 정부포상이 진행됐다. 시책평가는 전국 160개 지방자치단체의 대중교통 정책수립, 운영, 재원투자, 이용 활성화 노력 등에 대한 국토교통부장관의 평가·시상을 통해 우수 대중교통 정책을 전국으로 확산하고, 대중교통 정책 품질을 높이기 위해 시행했다. 정부 평가 결과 광역시 가운데 최우수 지역은 대전시가 선정됐다. 인구 30만 이상 시 중에서는 부천시, 30만 미만 시는 여수시가 최우수 지역으로 선정됐다. 군 지역에서는 경남 하동군이 최우수 지역으로 뽑혔다. 특히 대전시는 7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무임교통을 지원하고 빅데이터 통행량 백서르제작·배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나진항 국토부 종합교통정책관 교통서비스정책과장은 “지방은 대중교통망이 미비한 곳이 많고, 그만큼 지자체의 지원도 부족한 편인데 대전시는 지방에서 모범적으로 7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대중교통 무임지원 서비스를 실시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며 “또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대중교통 통행량 백서를 제작배포한 점도 최우수지역으로 뽑힌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번 행사를 통해 우수기관의 혁신 사례를 전국으로 확산시키고, 대중교통 서비스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이재명 정부표 국가건축은 ‘안전·AI’ 최우선…8기 국가건축위 출범

이재명 정부의 국가 건축 정책이 안전과 인공지능(AI)를 최우선으로 하는 방향으로 설정됐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건축 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실 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국건위)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8기 출범식 개최했다. 국건위는 '건축기본법'에 따라 설립되는 대통령 소속 위원회로서 총 30명(위원장 포함 민간 위원 19명과 당연직 위원 11명)으로 구성된다. 그간 국건위는 국가 건축정책 비전·목표를 제시하고 관계 부처의 건축정책을 심의·조정해 건축산업 발전을 도모하고 우리 국토 환경의 품격을 높여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8기 국건위는 이재명 정부 들어 첫 번째로 출범하는 것으로, 정부 당국의 건축 정책을 새롭게 꾸려나갈 방침이다. 이날 출범식에는 지난 9월 10일 취임한 김진애 국가건축정책위원장과 민간 위촉위원(17명)을 비롯해 김이탁 국토부 1차관, 건축관련 협‧단체장 등이 참석했다. 국민참여 정부의 첫 국건위가 이전 정부 국건위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건축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AI를 적극 도입하면서, 안전한 건축 환경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는 점이다. 김희천 국가건축정책위원회 건축혁신기획팀장은 “현재 AI 기술이 가장 물리적으로 적용 가능 분야가 높은 분야가 자동차와 건축 분야"라며 “이재명 정부 첫 국건위는 이전 정부와 달리 AI를 건축 분야에 적극 도입하면서 국민 실생활에 가장 중요한 안전 문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국가 건축 정책을 설계에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새롭게 위촉되는 민간위원은 건축‧설계, 도시‧경제, 조경‧디자인‧IT 등 다양한 분야의 학식과 경험을 갖춘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돼 실용‧창의적이고 융합적인 관점에서 향후 건축산업 선진화 및 규제 혁신을 위한 구체적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세운4구역 재개발 두고 서울시·정부 갈등 심화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서울시와 국가유산청 간 갈등이 세계유산영향평가(HIA) 적용 여부를 놓고 한층 심화되는 양상이다. 법과 제도 해석을 둘러싼 이견이 공개적으로 표출되면서 장기간 표류해온 도심 재개발 사업의 불확실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19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은 세운4구역 재개발이 세계유산영향평가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상반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시는 “법적 절차상 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인 반면 국가유산청은 “세계유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 평가가 필요하다"며 맞서고 있다. 핵심 쟁점은 세운4구역 재개발이 세계유산영향평가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시는 해당 구역이 종묘 일대 세계유산지구 밖에 위치한 만큼 현행 법령상 영향평가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반면 국가유산청은 종묘 인근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재개발 사업이 세계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지구 밖이라 하더라도 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갈등은 최근 세계유산 관련 법령 개정 논의와 맞물리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가유산청은 최근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재입법예고했다. 세계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개발사업에 대해 영향평가를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개정안에는 국토·도시 개발사업과 도시철도 건설사업 등 대규모 개발이 세계유산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검토하도록 하는 취지가 담겼다. 다만 개발계획부지 내에 세계유산지구(유산구역·완충구역)가 포함되는 경우를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어 세운4구역에 대한 직접 적용 여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세운4구역은 현재 지정된 종묘 일대 세계유산지구 범위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앞서 국가유산청은 종묘 일대 약 19만㎡를 세계유산지구로 지정했으나 세운4구역은 해당 구역 밖에 위치해 있다. 시는 시행령 개정안만으로 세계유산지구 밖에 위치한 세운4구역에 영향평가를 강제하는 것은 법률상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법률에서 명확히 위임되지 않은 사항을 시행령으로 확대 적용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국가유산청은 세계유산법에 이미 세계유산지구 밖이라 하더라도 개발사업이 세계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명백한 경우, 영향평가를 요청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있다고 보고 있다. 유네스코의 권고와 국제적 기준을 고려하면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양측의 입장 차는 최근 공개 발언을 통해 더욱 분명해졌다. 서울시와 국가유산청 수장이 공식 석상에서 상반된 해석을 내놓으면서 실무 협의 차원을 넘어 제도와 권한을 둘러싼 공개 공방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가장 큰 피해는 사업 지연을 겪고 있는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운4구역은 공공재개발 논의가 시작된 이후 오랜 기간 착공조차 이뤄지지 못한 상태로, 정책 충돌과 행정 판단 지연 속에 불확실성만 누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세계유산 보존과 도심 재개발이 대립 구도로만 흐르는 현재의 상황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명확한 기준 없이 해석 논쟁이 반복될 경우 사업 리스크가 커지고, 도심 정비 전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은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이 영향평가를 둘러싸고 공방을 이어가는 구조가 반복되면 국민들은 피로감과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양 기관이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조속히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올해 도시재생 대상지 총48곳…2.1조 SOC 조성 지원

국토교통부가 올해 하반기 도시재생사업 대상지로 대전 대덕구와 강원 횡성군, 제주시를 비롯한 48곳을 선정했다. 국토부는 도시 경쟁력 강화와 주거 복지 실현을 위해 올해 하반기 공모에서 도시재생사업 신규 사업지로 48곳을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공모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혁신지구, 지역특화, 인정사업, 노후주거지 정비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눠 진행됐다. 구체적으로, 혁신지구는 주거, 상업, 산업 기능을 집약한 경제 거점 조성을 목표로 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5년간 총 250억원의 국비가 지원된다. 올해는 국가시범지구로 대전 대덕구와 강원 횡성군이 선정됐다. 대전 대덕구는 구청 이전 부지를 활용해 산업지원 거점을 조성하고, 지역 내 뿌리산업 클러스터 구축과 주거·생활 SOC 공급을 통해 정주여건을 개선할 계획이다. 강원 횡성군은 군부대 이전 유휴지에 미래 모빌리티 산업 특화 단지와 연계한 산업·주거 복합시설을 조성해 생산·연구·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원도심 활성화를 추진한다. 아울러 제주 제주시와 경북 경주시는 혁신지구 예비 후보지로 선정돼 전문가 종합 컨설팅을 통해 사업계획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제주 후보지는 제주신항 인근과 연계한 창업지원공간 및 관광·문화 복합거점을 조성한다. 경주 후보지는 폐철도 부지를 활용한 역사·문화 기반 관광 거점과 미래 모빌리티 통합허브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 지역특화 사업은 지역의 역사·문화·산업 자산을 활용한 맞춤형 재생을 추진한다. 향후 4년간 150억 원의 국비가 지원된다. 올해 선정된 경북 고령군은 세계유산과 대가야를 주제로 역사 체험시설과 특화거리를 조성하고 세계유산마을을 정비해 관광도시로 육성할 계획이다. 충남 공주시는 침체된 직조산업 재도약을 위해 로컬콘텐츠 플랫폼과 폐공장을 활용한 문화예술 공간, 로컬스테이를 조성한다. 전북 부안군은 줄포만 노을빛 정원과 연계한 체류형 관광거점을 조성하고, 마을호텔 및 문화광장을 개발할 예정이다. 인정사업은 주민 체감도가 높은 소규모 생활밀착형 기반시설을 신속히 지원하는 사업이다 3년간 총 50억 원의 국비가 투입된다. 선정된 충북 제천시는 노후 문화회관을 생활문화충전소로 리모델링하고, 화산제1어린이공원을 문화광장과 지하주차장으로 재정비한다. 전북 김제시는 폐버스터미널 부지를 금산다누리센터로 탈바꿈하며 주민 건강·생활 인프라를 확충한다. 강원 강릉시는 복합활력센터를 조성해 주택 철거로 이주하는 주민에게 주거를 지원하고 문화·체육·복지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노후주거지정비 지원사업은 기반·편의시설과 민간 주택 정비를 연계하는 유형이다. 일반형과 빈집정비형으로 나눠 각 사업에 국비를 지원한다. 전북 임실군은 근로자 및 주민 설문을 토대로 생활체육시설,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공급하고 자율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충북 청주시는 주차난과 빈집 밀집, 생활SOC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대통합거점, 빈집 철거 및 블록단위 주택정비계획을 진행한다. 강원 삼척시는 고령화와 청년세대 이탈로 발생한 빈집을 매입·철거하고 청년근로자 임대주택과 주거·창업 복합공간, 주차장·쌈지공원 등을 조성한다. 이번 공모를 통해 선정된 신규 사업지에는 국비 5467억원과 지방비 3995억원 등 총 2조1161억원이 투입돼 쇠퇴지역 458만㎡를 재생하게 된다. 이를 통해 지역 내 공동이용시설 135개소와 주차장 1106면 등 생활SOC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사업기간 동안 약 8611개의 일자리가 창출돼 지역균형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노원구 노후아파트 밀집 지역, ‘10만 가구’ 통합 재개발 추진

서울의 대표적 노후 아파트 밀집 지역인 노원구 상계·중계·하계동 일대가 10만여 가구의 대형 신도시로 통합 개발된다. 그동안 도심과의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데다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열악해 부동산 침체 지역의 상징이었다. 서울시가 대규모 재건축과 역세권 복합개발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쾌적한 인프라를 갖춘 고층 아파트 신도시로 개발하기로 해 부동산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요자 입장에선 강북에서도 강남 수준의 아파트값 상승, 공급자 입장에선 초대형 도시정비사업의 발주로 최악의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 신규 공사를 수주해 숨 돌릴 여유를 찾을 계기가 될 지 여부가 관건이다. 다만 실제 사업 속도와 사업성, 수혜 범위를 둘러싸고는 '숫자만 큰 청사진'에 그칠 수 있다는 신중론도 함께 나온다. 시는 18일 노원구 상계(1·2단계)·중계·중계2 택지개발지구를 하나로 묶는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을 최종 고시했다. 이에 따라 해당 계획은 법적 효력을 갖게 됐으며, 정비계획 수립과 정비구역 지정 등 후속 절차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상계·중계·하계동 일대는 1980년대 '주택 200만 가구 공급' 정책으로 조성된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다. 대부분의 아파트들이 준공 이후 30년 이상이 경과한 노후 단지들이다. 시는 지난해 6월 재정비 기본 방향을 제시한 뒤 올해 9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번 고시까지 행정 절차를 마무리했다. 재정비가 본격화되면 현재 약 7만6000세대 규모인 해당 권역은 장기적으로 10만3000세대 규모의 주거·복합도시로 재편될 전망이다. 재건축 시기가 도래한 단지를 중심으로 특별계획구역 지정과 복합정비구역 도입을 통해 용도지역 상향과 용적률 완화가 가능해지면서 사업 추진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고밀·복합개발을 유도하고, 보행 녹지망과 생활SOC 확충을 통해 동북권의 주거 환경을 전반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중랑천과 수락산·불암산을 연결하는 녹지 축을 조성하고, 도보 10분 내 생활권 구축을 목표로 공공 보행 통로와 커뮤니티 시설도 확충한다. 건설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최근 공급·수주 가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노후 단지 재건축과 역세권 복합개발,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등이 단계적으로 추진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수주 실적을 올릴 수 있다. 이번 강북 초대형 신도시 개발에 따라 강남 위주의 아파트값 상승 현상과 신축 아파트 시장이 강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10만3000가구를 한 번에 추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냉정한 시각도 적지 않다. 대규모 이주 수요와 사업비 부담, 분양가 규제와 공공기여 등 변수를 고려하면 실제 사업은 장기간에 걸쳐 순차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물량 자체는 반갑지만 10만 가구 일괄 재편이 현실적인 수치인지는 의문"이라며 “단계별 추진 계획과 규제·인센티브 구조가 구체화돼야 건설사 입장에서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재정비안을 서울의 구조적 공급 한계를 보완하는 신호로 평가하면서도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은 “서울의 주택 공급은 사실상 재정비사업 외에는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며 “대규모 재정비는 공급 확대와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지만, 동시다발적 개발은 전세시장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어 단계적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장기 공급 계획을 분명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시장 심리를 진정시키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고밀 개발이 늘어날수록 교통·인프라 수용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 유지…추가 대책 앞둔 ‘관망세’

서울과 수도권, 지방 아파트 시장은 모두 2주 연속 전 주와 같은 오름세를 보였다. 정부가 추가 부동산 대책 발표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거래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는 형국이다. 다만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거래량이 대폭 감소했음에도 0.1% 후반대의 상승세가 매주 이어지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이 12월 3주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서울(0.18%), 수도권(0.11%), 지방(0.02%) 모두 전 주와 동일한 오름폭을 보였다.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0.06%) 대비 소폭 오른 0.07% 상승했다. 조사 대상 178개 시군구 중 상승 지역(109→111개)과 보합 지역(3→8개)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강북 14개 구가 평균 0.13% 상승하며 전 주와 오름폭이 같았다. △용산구(0.28%→0.31%) △성동구(0.27%→0.31%) △광진구(0.13%→0.24%) △중구(0.10%→0.23%)는 오름세였다. 마포구(0.19%→0.18%)만 상승폭이 소폭 감소했다. 강남 11개 구도 0.22%에서 0.23%로 올랐다. 송파구(0.34%→0.28%)는 상승폭이 줄었다. 그러나 △동작구(0.32%→0.33%) △영등포구(0.26%→0.28%) △서초구(0.23%→0.24%) △양천구(0.16%→0.23%) 등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부동산원은 “시장 참여자들이 거래를 관망하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국지적인 상승 거래가 발생하며 서울 전체 상승세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은 10.15 대책 이후 전체적으로 상승 폭이 줄어드는 추세였지만, 11월 셋째 주 0.20%를 기록한 뒤 넷째 주 0.18%, 12월 1주 0.17%로 안정세를 보였다. 12월 2주는 다시 소폭 확대된 뒤 시장 관망세가 이어지며 이 주에 직전과 같은 흐름을 유지했다. 아울러 경기는 전 주 0.09%에서 0.10%로 오름폭이 소폭 상승했다. 대체지인 성남 분당구(0.31%→0.43%)는 전 주보다 상승폭이 올랐다. 다만 용인 수지구(0.44%→0.43%), 과천시(0.45%→0.38%)는 전 주보다 오름폭이 소폭 줄었다. 부천 오정구(-0.05%→-0.24%), 파주시(-0.06%→-0.14%)는 하락세였다. 인천은 전 주 오름폭이 0.04%에서 0.03%로 소폭 내렸다. 미추홀구(0.04%→0.05%)는 전 주보다 상승폭이 올랐다. 계양구(0.03%)는 이전과 동일했고, 연수구(0.08%→0.06%)와 부평구(0.05%→0.04%), 남동구(0.04%→0.03%)는 오름폭이 줄었다. 또, 5대광역시(0.02%)와 세종(0.02%)은 전 주와 같은 상승폭을 보였다. 8개도(0.02%→0.03%)는 오름폭이 소폭 커졌다. 시도별로는 △울산(0.15%→0.20%) △전남(0.08%→0.10%) △전북(0.02%→0.06%) △충북(0.03%→0.04%) 등은 상승세였다. 경북(0.02%→0.00%)은 보합이었다. 제주(-0.04%→-0.03%) △대구(0.01%→-0.03%) △대전(0.01%→-0.02%) △광주(0.03%→-0.02%) △충남(0.00%→-0.01%)은 하락했다. 한동안 침체였던 지방 집값이 최근 울산을 비롯해 오르는 곳이 늘어나며 본격적인 상승 사이클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밖에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0.09%) 대비 상승했다. 서울(0.15%→0.16%)은 상승세였고 수도권(0.13%)은 전 주와 같았다. 지방(0.05%→0.06%)도 소폭 상승했다.이어 5대광역시(0.06%)도 전주와 동일, 세종(0.30%→0.40%)과 8개도(0.03%→0.04%)는 상승세였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김윤덕 국토부 장관 “추가 공급 대책 늦어질 수도”

연내 발표 계획이었던 국토교통부의 주택 추가 공급대책 발표가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출석해 “공급 문제는 신뢰성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추가 공급 대책 발표를) 좀 늦출 생각도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9월 정부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수도권에 135만가구를 착공한다는 내용의 9·7 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대책 이후 시장의 반응이 냉담한데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 상승세도 쉬이 꺾이지 않자 추가 공급 대책 발표에 나섰다. 추가 대책은 노후 청사 재건축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문재인 정부 당시 추진됐다가 표류한 서울 도심 유휴부지 활용 방안 등이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 김 장관은 완만한 공급을 위해 서울시와의 협의가 잘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의에 “분위기는 상당히 좋다"며 “서울시에서 요구한 것들은 적극적으로 수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몇 가지 쟁점 사항에 대해 가능한 한 의견 접근을 이룰 수 있도록 실장급 논의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9.7 대책이 발표된 후 정부가 최근 수도권 착공을 통한 분양 계획은 내놓았으나 유휴부지나 용도를 변경한 택지를 주거용으로 활용해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비롯해 한국주택토지공사(LH)의 구조조정안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런 부분들까지 포함해 종합적으로 정리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지금은 계절적으로 비수기이기도 한 만큼 연내 발표하는 것보다는 준비가 됐을 때 내년 초에 발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추가 대책이 1분기를 넘길 경우 집값 급등세가 오히려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10·15 대책의 효과가 내년 1분기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으나, 이후에는 약발이 빠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집값 안정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시장이 다시 과열되기 전에 보다 신속한 후속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부동산원에 따르면, 대책 이후 11월에서 12월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는 0.10%~0.20%를 유지하며 소폭 오르거나 줄어들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상급지 신고가가 유지되며 오름폭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11일 서울 강남구 신현대9차 152.28㎡이 직전 대비 무려 26억원(44.1%) 오른 85억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12일 양천구 목동신시가지8도 105.35㎡이 2억6000만원(10.4%) 오른 27억5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밖에 김 장관은 지난 14일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외화 밀반출 여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질타당한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김 장관은 “(외화 밀반출 검색은)본래 관세청 업무인 것은 맞지만, 인천공항공사도 보안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인천공항공사가 이 업무에 대해 어떻게 해 왔는지에 대해 조사·감사를 진행해 추후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서울 용산 정비창 개발 강행에 시민단체 “공공성 외면” 반발

서울시가 용산정비창(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을 예정대로 추진하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공공성 훼손을 우려하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공공부지 매각을 중단하고 공공주택 중심의 개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거·빈곤·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용산정비창 개발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17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의 용산정비창 공공부지 매각 강행과 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해당 부지가 공공자산인 만큼 개발의 우선 목표는 주거 안정과 공공성 확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대위에 따르면 용산정비창 부지는 과거 국유자산 매각 대상에 포함됐으나, 최근 국토교통부는 해당 부지가 국유자산 매각 금지 대상에 해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시는 지난달 용산국제업무지구 기공식을 진행하는 등 내년 토지 매각(분양) 일정을 유지하고 있다. 공대위는 이를 두고 대규모 공공부지가 민간 중심 개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현재 시 개발계획상 주택 공급 물량은 3500호로, 이 가운데 공공임대주택은 525호에 그친다. 이는 2020년 정부가 용산정비창 부지에 공공임대주택 2000호를 포함한 공공주택 3500호 공급을 검토했던 계획과 비교해 공공주택 비중이 크게 축소된 수준이라는 것이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이날 발언자들은 서울의 주거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공공부지 개발은 주거권 보장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세사기 피해와 주거 취약 문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공공부지가 상업·업무 중심 개발로 활용될 경우 공공의 역할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규모 업무지구 조성이 기존 도심 업무지구와의 경쟁을 심화시키고, 인근 지역의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가능성도 우려했다. 공대위는 용산정비창 공공부지 매각과 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서울시에 요구했다. 아울러 해당 부지를 공공임대주택을 포함한 공공주택과 공공시설, 공공공간 중심으로 조성하고,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투명한 논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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