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4월 15일(목)
[기자의 눈] 정권이 바뀌면 재생에너지 정책도 바뀔까

[기자의 눈] 정권이 바뀌면 재생에너지 정책도 바뀔까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기후·환경문제 대응에는 여야가 없어야 한다지만 현실은 그렇게 되기 어려운 모양이다. 현재 문재인 정부는 기후환경 정책의 한 방향으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보급의 목표를 세워 관련 정책 추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보수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를 반기지 않는다. 현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을 비판하는 논평이 계속 나온다. 오세훈 새 서울시장은 서울시의 재생에너지 관련 전임 시장 정책을 보류나 폐기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태양광 사업자는 시장이 야당 소속인 지역에서는 사업을 펼칠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에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은 정권이 바뀌면 재생에너지 활성화에 지장이 생길 거라고 말은 한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결국 결론에 도달하는 한마디가 있다. "그래도 수출하려면 재생에너지를 하긴 하겠죠." 바로 RE100이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재생에너지로 조달하자는 캠페인이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 환경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기업에 RE100을 요구하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이 탄소세 도입을 추진 중이라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전력을 확보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정권이 바뀌어도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큰 방향은 바뀌기 어려운 이유다. 오히려 정권이 바뀌면 보수정부는 진보정부가 해오던 재생에너지 정책을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이어받을지 고민해야 할 판이다. 앞서 말한 기업의 수출경쟁력 확보에 더해 보수정부에서 재생에너지를 정치적으로 끌어안을 방안이 있다. 그 하나는 국가안보의 중요한 부분인 에너지 안보다.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는 자연인 햇빛과 바람으로부터 온다. 어떤 나라도 햇빛과 바람을 봉쇄할 수는 없다. 석유가 나오지 않는 나라라고 한탄하지 않아도 된다. 국내 재생에너지 활성화는 국가 에너지 자립을 높이는 방안이다. 다른 하나는 지역공동체의 활성화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지역공동체 회복의 방안으로 재생에너지가 활용될 수 있다. 지역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농촌태양광과 풍력발전소를 짓고 운영하면 지역공동체는 일정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지역공동체는 이런 수입을 기반으로 다른 여러 사업을 펼쳐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보수 정치권도 재생에너지 확대의 이런 장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wonhee4544@ekn.kr1600403127510 이원희 에너지환경부 기자

[기자의 눈] 중고거래·라방시장 "규제냐, 산업진흥이냐"

[기자의 눈] 중고거래·라방시장 "규제냐, 산업진흥이냐"

연일 새롭게 발생하는 유통업계 이슈 중에서도 특히 화두가 되는 영역이 있다. 중고시장과 라이브커머스다. 모두 지난해를 기점으로 급격히 성장했고, 플랫폼을 이용하면 개인도 얼마든지 판매자가 될 수 있으며 신사업인 만큼 규제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중고 거래 시장은 2019년 기준 20조원까지 급성장했고, 라이브커머스 시장 역시 지난해 3조원대였던 시장규모가 2023년까지 8조에서 많게는 10조원대 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성장 배경에는 느슨한 규제가 한 몫 한다. 중고시장의 대표격인 당근마켓의 경우 간편한 가입절차가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전화번호 기반의 손쉬운 가입으로 고령자나 디지털 약자들에게 장벽을 낮춘 점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하는 홈쇼핑과 달리 라이브커머스는 정보통신 심의만 받아 비교적 자유로운 방송환경이 장점으로 꼽힌다. 심지어 애교 수준의 욕설까지도 가능한 정도다. 이용자들의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대표적으로 허위·과장광고와 사기 문제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10월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5곳의 방송 120건을 조사한 결과 30건이 부당한 표시 및 광고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들끼리 매번 새로운 분쟁이 발생한다는 의미를 담은 ‘오늘도 중고로운 평화나라’라는 우스갯소리는 이미 유명한 밈이 됐을 정도로 중고거래 시 발생하는 사기 문제는 끊임이 없다.최근 국회입법조사처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라이브커머스 산업을 두고 ‘규제와 산업 진흥 사이에서 고민이 되는 시점’이라고 정의했다. 공정위는 플랫폼의 책임을 더욱 강화하는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해 14일 마무리 짓는다. 그런데 이 법안 내용중 C2C 플랫폼의 개인정보 수집 내용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개인정보 관리 부담과 비용문제가 발생해서다. 또 업계는 "사기와 분쟁의 기준이 모호하다"며 분쟁 기준을 제시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매자가 거래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해서 모두 ‘사기’로 규정 지을 수 없다는 것이다. 어디까지 허위·과장인지 불분명한 라이브커머스 시장의 경우에도 시장이 형성 초기 단계의 강한 규제는 성장성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사업이 발전하는 만큼 이용자 보호를 위한 규제는 뒤따를 수밖에 없다. 다른 모든 영역과 마찬가지로, 규제의 공백이 커질수록 피해자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산업진흥도 중요하지만, 느슨한 규제로 소비자들의 피해를 등에 업고 산업이 발전했다는 오명을 쓸 필요는 없다. 장점은 살리되 피해는 방지할 수 있도록 기준을 명확히 마련해줄 규제당국의 고심이 필요하다.

[기자의 눈]

[기자의 눈] '오세훈식' 소규모 재정비사업 기대한다

[에너지경제신문 윤민영 기자] 강남·목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의 규제를 풀겠다고 나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모아주택으로 소규모 재건축도 독려하고 있다. 집값 안정, 서울시민·정부의 조화를 어떻게 이뤄나갈지 전국의 국민들이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모아주택은 주택공급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로주택정비사업 처럼 소규모 재건축 사업이 갖는 난개발의 우려도 공존한다.모아주택은 오 시장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스피드 주택공급에 속한다.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고 있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의 한 종류이기도 하다.스피드 주택공급의 취지는 5년 안에 새 아파트 36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것. 재개발·재건축·뉴타운 등 대형 정비사업을 제외한 공급량은 17만5000가구인데 그 공급 방법 중의 하나가 3만 가구 공급을 목표로 하는 모아주택이다.모아주택은 4∼6곳의 토지주가 소규모 재건축에 뜻을 ‘모아’서 신청을 하면 용적률 인센티브 등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모아주택은 재건축이지만 재개발, 도시재생의 대안이기도 하다. 작은 단지를 수백 개 모아서 대형 아파트 단지로 만드는 재개발이 아니라 한 개의 단지라도 다시 지을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소규모 단위의 재건축이 진행될수록 난개발의 우려가 나온다. 재개발이 기존의 난개발 지역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정책인데 모아주택의 경우는 건물만 새로 짓는 형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아파트만 허물고 다시 지으면 되는 재건축과 달리 재개발은 도로 등 기반시설 계획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재개발의 취지가 도로 상황 등 주변 환경을 모두 개선한다는 점에서 재건축과 다른 점을 갖는데, 소규모로 재건축을 하게 되면 이런 환경 개선이 전혀 불가능하다. 소규모 단지들이 전부 재건축을 하겠다고 나서면 동 간 거리나 일조권 등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실제로 난개발 지역이라고 불리는 곳을 가면 지도에 의존해야 할 정도로 도로가 정비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소규모 재건축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물론 스피드한 주택공급을 위해서라면 최소 수 백명의 이해관계가 모인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등의 정비사업과는 달리 사업 절차가 간소한 소규모 단위 정비사업도 필요하다. 인기 재건축 단지에 가려진 소규모, 비인기 재건축 단지의 난개발을 줄이되 차질없는 주택공급 위한 오 시장의 정책을 기대해본다.

[이나경의 눈] 의약품 불법 제조 ‘바이넥스’ 사태, 기업만의 문제인가

[이나경의 눈] 의약품 불법 제조 ‘바이넥스’ 사태, 기업만의 문제인가

제약바이오업계가 의약품 불법 제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바이넥스와 비보존제약 등이 허가와 다르게 복제약을 제조한 사실이 드러나며 의약품 품질관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12일 비보존제약이 허가·신고된 제조법과 다르게 의약품을 제조한 사실을 확인하고 9개 의약품을 판매 중지했다. 9개 의약품 중 자사 제조 제품이 4개, 다른 제약사에서 생산을 위탁받은 제품이 5개다. 앞서 바이넥스도 같은 이유로 식약처로부터 회사가 위탁생산하는 제품 총 38개 품목(자사 제조 6개, 위탁 제조 32개)에 대해 판매 중지 및 회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이들 기업은 식약처 행정조사에서 △첨가제를 변경허가 받지 않고 임의 사용 △제조기록서 거짓 이중 작성 △제조방법 미변경 △원료사용량 임의 증감 등 약사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식약처는 현재 제약사 제조시설에 대한 상시 불시 점검 등의 강경 대응을 선언한 상태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단순히 개별 기업만의 일탈로 취급할 수 있을까. 국내 약사법 상 오리지널약의 특허기간이 끝나면 다른 제약회사들은 동일한 성분을 갖는 복제약을 개발할 수 있다. 이때 별도의 임상시험은 진행하지 않고 복제약이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생동성 시험’을 거쳐야 한다. 생동성 시험은 복제약이 오리지널 의약품과 유효 성분과 효능·효과 등이 동일한지 사람에게 투여해 확인하는 시험이다. 생동성시험을 통과하면 별도의 자료 제출 없이도 수많은 업체가 해당 업체에 생산만 위탁한 뒤 똑같은 약을 포장지만 바꿔서 판매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제도적 문제가 제네릭 의약품 난립과 품질 저하를 가져온 셈이다.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식약처는 이번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고 국내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품목 허가권자의 의무를 강화하고 공동생동제도 개선을 통해 위탁생산하는 기업은 물론 위·수탁을 맡긴 제약사에 대해서도 엄중한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 품질이 담보되지 않은 의약품은 언제든 생명을 위협하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이나경 기자 nakyeong@ekn.kr

[기자의 눈] 기득권의 ‘부동산’보다 중요한 미래세대의 ‘환경’

[기자의 눈] 기득권의 ‘부동산’보다 중요한 미래세대의 ‘환경’

4·7 재·보궐 선거에서 야당이 압승을 거두며 정치 지각에 변동 조짐이 생겼다. 문재인 정부가 2017년 ‘촛불시위’로 출범한 뒤 지난해 총선까지 승승장구하던 여당은 이번 재보선에서 쓰라린 고배를 마셨다. 지난 총선에서 원내 절대 다수 의석인 180석을 차지했던 정당이라곤 믿기 어렵다. 불과 1년 사이 민심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내년 대통령 선거 결과도 감히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선거 이후 ‘이것이 민심’이라는 큰 맥락 안에서 여당은 뉘우침을, 야당은 환호를 외쳤다.이번 선거 결과는 주요 언론들과 나름 분석 좀 한다는 여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감자’다. 그야말로 결과는 ‘민심’이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기세가 5년 만에 기울어진 이유는 민심에 변화가 생겼다는 방증이다. 누군가는 집값 때문에, 누군가는 성추문 때문에, 누군가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사태 때문에 등등 외면한 이유는 개개인마다 다양하고 다르다.결과를 떠나 이번 선거에서도 역시 ‘과거’만 있을 뿐 ‘미래’는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 양대 정당 후보로 출마한 오세훈 시장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전 장관은 선거 전 내곡동과 용산 참사, 부동산, 박원순 전 시장 성추문 등에 대해서만 열을 올렸다. 승패에 상관없이 과정 자체가 뻔한 스토리 라인의 반복에 그쳤다.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10년 만에 청사로 돌아온 오세훈 시장의 공약 가운데 환경과 관련된 내용은 눈에 잘 띄지 않았다는 것.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데 오세훈 시장이 테이블 위 내놓은 카드패는 여전히 재개발·재건축 등 부동산에 집중돼 있다. 전 세계가 미래세대에 건강한 지구를 물려주고자 기후위기 대응과 친환경 정책을 펼치는데 새 서울시장은 제대로 준비가 안돼 보인다. 서울특별시 도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공언과는 달리 환경보다는 개발에 치우치는 모습이다.선거는 미래 지도자를 뽑는 행사다. 물론 누구를 뽑아야 하는 지를 결정짓기까지 후보자들의 과거 행적이라는 기초 데이터가 반영된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에서는 미래 자체가 없었다.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이 부동산이라는 ‘과거’에 머무르는 동안 환경이라는 ‘미래’는 외면당했다.기후·환경 전문가들은 ‘그린 경쟁력’을 갖춰야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늘 강조한다. 일상생활부터 산업과 경제까지 모든 분야에 걸쳐 친환경 주의가 중심이 돼야 된다는 말이다. 물론 대통령을 새로 뽑은 게 아니기 때문에 큰 정책 기조가 변할 리는 없지만, 이번 재보선은 내년 대선 판세를 가늠하는 ‘바로미터’ 성격을 띈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선거에는 최선이 없다. 최악을 거르기 위한 차악이 존재할 뿐이다. 여당과 야당의 반복되는 ‘정책 뒤집기’와 좁은 범위 안에서 똑같은 ‘양자택일’로 차악을 골라야 하는 국민들. 이 악순환 속에서 ‘민심’은 과거의 되새김질일 뿐이다. 단순한 정치권 승리를 떠나 진정으로 미래세대를 위한 지도자가 나타나기를 바라는 것, 아니 선거 과정에서만이라도 ‘미래’에 대한 건강한 토론이 진행되기를 바라는 건 과욕인걸까.claudia@ekn.kr

[기자의 눈] 정답 없는 옵티머스 사태, 최선책은

[기자의 눈] 정답 없는 옵티머스 사태, 최선책은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가 최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 판매사 NH투자증권에 투자원금 전액을 반환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금융투자상품 분쟁조정에 이 같은 법리가 적용된 것은 라임 일부 펀드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분조위가 ‘계약 취소’ 결정을 내린 배경은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투자제안서나 자체 제작한 상품숙지자료 등의 설명에만 의존해 투자자의 착오를 유발시켰다는 이유에서다.옵티머스 투자자들은 금감원의 전액배상 권고를 환영하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이들의 마음고생이 끝났다면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금감원의 결정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판매사와 수탁사, 사무관리사간 귀책사유도 분명하지 않는 상태에 내려진 결정이기 때문이다. 앞서 라임 사태에서 전액 배상 권고가 나왔지만, 옵티머스 사태의 경우 운용사의 사기 행각도 들어난 만큼 분조위가 역할을 제대로 했는가하는 의문이 쏟아져 나온다.이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에도 반발의 목소리가 크다. 옵티머스 사태는 수탁사와 사무관리사의 관리 소홀도 나타난 만큼 판매 과정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라임 사태와는 전혀 결이 다르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오히려 NH투자증권이 금감원에 제시했던 ‘다자배상안’이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금을 쉽게 돌려받기 위한 조정안이 됐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금융사의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금감원은 이 문제에 책임이 전혀 없을까. 단순히 전액배상 권고를 해 판매사와 투자자끼리 해결하도록 하는 게 맞을지 의문이다. 금감원이 자신들도 분명히 져야할 책임을 모두 판매사에게 넘겼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사모펀드는 예금, 적금과는 성격자체가 다르다. 옵티머스 사태의 경우 증권사 고객이 대다수였다는 전제하에 고수익 상품임을 충분히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금감원도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라임에도 전액배상을 권고한 만큼 옵티머스 분조위 결과에도 부담이 컸을 테다. 다만, 이 모든 걸 다 감안하더라도 이번 결과가 정말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최선의 방법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곱씹어 봐야할 문제다. 금감원 분조위는 관련법에 따라 금융 분쟁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해결하기 위해 출범한 기구인 만큼 본래의 성격을 잊어서는 안된다.윤하늘 금융증권부 기자

[기자의 눈] 넥슨 ‘혁신 DNA’, 경제에

[기자의 눈] 넥슨 ‘혁신 DNA’, 경제에 '소금'되길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혼자서 살아보겠다는 심산이죠. 이용자 달래기가 급선무였던 건 알겠지만, 확률형 아이템이라는 비즈니스모델은 넥슨만의 모델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업계 논의 없이 혼자서 진행한 건 좀 너무하다 싶어요."넥슨이 지난달 모든 자사 게임의 ‘확률’을 공개하겠다고 선언한 뒤 일부 게임사에서 흘러나온 말이다.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의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이용자들의 원성을 한몸에 받았던 넥슨은 지난 3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메이플스토리’는 물론이고 넥슨이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의 모든 유료 아이템의 확률을 단계적으로 공개하겠다는 선언이었다. 넥슨의 결정 이후 확률 공개는 거의 모든 국내 게임사들의 1순위 의제가 됐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NC)가 기존에 진행하던 ‘확률 공개’ 범위를 더 넓히겠다는 전향적인 입장을 내비친 것도 어찌 보면 경쟁사 넥슨의 결정이 발단이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넥슨이 주요 게임의 확률을 전부 공개하겠다고 발표하기까지는 이런저런 어려움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자체적으로 개발한 게임 외에 넥슨이 퍼블리싱만 맡는 게임의 확률까지도 공개 대상에 포함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벌였다. 홍보나 법무 관련 부서뿐만 아니라 전 임직원이 동원돼 확률공개 방향성을 논의하고 해외 개발사에 넥슨의 방침에 동참해줄 것을 적극적으로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넥슨에서 시작된 임직원 일괄 연봉 인상책도 이와 맥락은 같다. 게임을 넘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망라하는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인재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미래를 향한 첫 걸음을 넥슨이 내딛은 것이다. 불확실성과 혼돈의 시대. 우리는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과 소통의 리더십을 높이 산다. 넥슨은 이 두 가지 리더십으로 위기 속 돌파구를 찾았다. 확률형 아이템 이슈가 게임업계에 찾아온 ‘위기’였다면 ‘확률 공개’를 통해 정면으로 승부수를 띄웠고, 전통적인 대기업 대비 임금이 낮다는 직원들의 불만에 귀 기울이고 해결책을 제시한 것도 넥슨이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거의 모든 산업군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게임 산업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게임’을 단순한 오락거리가 아니라 교육과 사회 문화 전반에 확산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벤처에서 시작한 게임사 창업주들은 이제 재계그룹 총수들과 각종 경제단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위치에 섰다. 위기관리와 소통의 리더십을 토대로 미래를 향한 게임업계의 ‘혁신 DNA’가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hsjung@ekn.kr

[기자의 눈] 글로벌 ‘반도체 전쟁’ 韓 결단 필요하다

[기자의 눈] 글로벌 ‘반도체 전쟁’ 韓 결단 필요하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못이 없어 말발굽의 편자가 사라졌고, 편자가 없으니 말을 잃었다. 결국 왕국이 멸망했다. 반도체는 21세기 편자의 못이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일부 품목의 글로벌 공급망을 검토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꺼낸 얘기다. 대부분 ‘반도체=못’이라는 비유에 주목했지만 핵심은 ‘왕국’이 멸망하게 된 과정이다. 말이 없다고 왕국이 무너지진 않는다. 피 튀기는 전쟁이 일어났을 것이다. "세계에는 보다 많은 반도체가 필요하다. 우리는 선도적인 기술을 가진 기업 중 하나다."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 재진출 사실을 알린 뒤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인텔은 반도체 생산기지가 대만, 한국 등 아시아에 집중돼 있다는 논리를 앞세워 미국·유럽에 생산거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못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선언. 전쟁의 서막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유럽에서도 ‘반도체 독립’을 위해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고 있다. 총탄이 날아들기 직전인데 어찌 된 일인지 우리나라는 태평하다. 정부가 내놓는 구호는 삼성·SK의 경영 전략과 다른 점이 없다. 해외 투자 소식이 알려지면 국내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라며 기업을 압박하기 바쁘다. ‘재벌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총수 일가에 대한 무리한 수사를 계속한다. 3000개 넘는 특허를 가진 강소기업이 중국으로 넘어갈 처지에 놓여도 강 건너 불구경이다.시야가 ‘못’에만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초격차’ 기술력을 믿고 좋은 못을 만들 궁리만 한다. 삼성전자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은 맞지만 전시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인텔의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이라는 행간에서는 ‘기술력’이 아닌 ‘정치논리’라는 숨은 뜻을 찾아야 한다. 구글, 아마존, 애플, 퀄컴 등 주요 파운드리 고객사는 모두 미국 기업이다.이번 전쟁의 전선이 어디까지 넓어질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반도체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차 개발, 인공지능(AI) 기술 경쟁, 로봇·드론 주도권 싸움 등이 펼쳐질 것이다. 이 와중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유효세율이 경쟁 상대인 TSMC·인텔의 2배 수준이라는 얘기가 들려온다. 우리 정부의 결단만 남은 듯하다.

[기자의 눈] 한전의 올해 하반기 실적이 중요한 이유

[기자의 눈] 한전의 올해 하반기 실적이 중요한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한국전력의 올해 하반기 실적이 주목된다. 탈원전 논란이 종지부를 찍을 수도, 더욱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전이 지난해 4조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했지만 전력업계에서는 "자화자찬할 게 아니다"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영 개선 활동이 아닌 코로나19라는 세계적 재난 속 불경기로 전기사용이 줄어들면서 연료비가 저렴한 원자력 발전의 비중이 높아지고, 전력도매가격(SMP)이 하락한 반사이익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올해 흑자를 봤지만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력판매량은 전년보다 줄었다. 전형적인 ‘불활형 흑자’인 셈이다. 실제 자회사인 5개 석탄화력발전 공기업은 유가 하락으로 인한 SMP 하락과 코로나 사태로 인한 전력판매량 감소로 전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유가가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던 2018년과 2019년 한전은 잇따라 적자를 기록했다. 한전은 그동안의 적자가 탈원전이 아니라 높은 유가 탓이라며 탈원전 책임론 회피 및 연료비연동제 도입 주장의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지난해 유가가 떨어졌음에도 석탄발전이 아닌 원전 이용률과 전력판매량이 201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한전의 호실적을 견인했다. "원전 이용률보다 연료비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주장이 무색하다. 또한 한전은 이번 실적발표에서 ‘한전의 영업실적은 원전(또는 석탄 발전) 이용률보다는 유가 등 국제 연료가격 변동에 더 크게 영향을 받고 있으나, 2021년부터 원가연계형 요금제 시행으로 연료비 변동분은 주기적으로 전기요금에 반영되고 있다’는 문구를 명시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여 1년여 전 시작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해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발생했다. 그러나 정부와 한전은 올해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했다. 국민 생활 안정을 위해서란다. 그렇다면 연료비가 하락했을 때는 소비자 전기요금도 인하돼야 하는데 그랬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한전은 ‘2019년 하반기 이후 국제 연료가격 하락과 수요감소 등으로 연료비 및 전력구입비가 6.0조원 감소했다’며 ‘유가 등의 국제 연료가격은 5~6개월 시차를 두고 SMP에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가 바로 그 시차가 적용되는 시점이다. 실적이 나왔을 때 원전과 연료비 중 무엇이 실적을 결정했다고 할지 궁금하다.

[기자의 눈] 금융 빅테크 출현, 위기 아닌 기회

[기자의 눈] 금융 빅테크 출현, 위기 아닌 기회

지난달 22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주최한 2021 금융 CEO포럼에서 참여 금융권 인사들은 금융권에 진출하는 빅테크·핀테크 기업을 경쟁 관계이자 협력적 관계라고 평가했다. 금융권과 빅테크·핀테크 기업의 공존은 결국 금융서비스 발전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미 생활 속에 비대면 문화가 자리를 잡았고, 디지털 기술 발전이 필연이 된 상황에서 기존 금융사들은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은 모두 디지털 전환을 내걸고 변신을 꾀하고 있다. 금융소비자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앱을 끊임없이 업데이트하는 것은 물론, 전사적인 디지털 전환과 진화를 시도하며 디지털 회사로 변신할 것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을 의미하는 빅테크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금융 서비스를 만드는 핀테크 기업의 본격 금융 진출은 기존 은행권에 달가운 상황은 아니다. 이제는 금융서비스도 디지털 기술로 맞붙어야 하는데, 태생 자체가 디지털 기술에서 출발한 빅테크·핀테크 기업의 기술력을 은행권이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금융 플랫폼인 토스의 성공은 변화하는 금융시장을 반증한다. 여기다 마이데이터 산업 시작으로 핀테크 기업들의 자산관리 서비스도 부각되고 있다. 앞으로 금융권의 주요 고객 층이 될 젊은 세대들은 오래되고 전통적인 방식의 금융서비스보다는, 새롭고 신선하며 전에 없던 편리를 제공하는 디지털 금융서비스에 열광한다. 겉으로 보면 은행권과 빅테크·핀테크 기업의 경쟁 구도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나아가야 하는 방향은 공존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은행권은 그동안 축적해 온 방대한 금융소비자들의 데이터와 빅테크·핀테크 기업이 범접할 수 없는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최대 장점으로 여겨진다. 은행권이 쌓아온 데이터에 빅테크·핀테크 기업들이 가진 뛰어난 기술력이 더해진다면 금융소비자들은 그동안 체험해보지 못했던 더욱 편리하고 세련된 금융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빅테크·핀테크 기업의 금융권 본격 진출 후 은행권은 위기 의식에 사로잡힐 것이 아니라 협력의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 과제다. 소비자 이탈을 걱정하기 보다는 소비자 공존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 지 빅테크·핀테크 기업과 함께 머리를 맞대는 과정도 필요하다. 지금은 금융의 위기가 아닌, 금융의 기회이자 도약할 수 있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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