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민형배 의원의 발자취](http://www.ekn.kr/mnt/thum/202604/news-p.v1.20260408.e5a4731d1a1b4e3aab210d9f01671b45_T1.jpg)
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기자 정치인의 말은 쉽게 소비되지만, 기록은 오래 남는다. 민형배 의원의 정치 이력은 그 기록이 어떻게 쌓이고, 또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보여준다. '공정'과 '원칙'을 강조해 왔지만, 실제 국면마다 구호와 달랐다. 2020년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경선부터 보자. 당시 민 의원은 상대 후보 측의 권리당원 명부 과다 조회를 문제 삼아 재경선을 요구했다. 중앙당이 허용한 범위 내 행위였음에도 이를 '불법'으로 규정했고, 결국 상대 후보는 감점을 받고 경선은 뒤집혔다. 정치권에서는 “초유의 재경선"이라는 평가와 함께 '멀리건'이라는 조롱이 따라붙었다. 공정을 내세웠지만, 결과는 정치적 반전이었다. 그러나 4년 뒤, 같은 '명부'는 전혀 다른 위치에 놓였다. 2024년 총선을 앞두고 민 의원 측이 지역위원장 시절 교부받은 권리당원 명부를 보유한 채 선거 과정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당시 캠프 관계자는 “누구나 다 가지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당원 명부는 선거 활용이 금지된 사항이다. 과거 상대의 '과다 조회'는 불법이었고, 자신의 캠프에서 '보유와 활용'은 관행으로 설명했다. 공천 과정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반복됐다. 경선 대진표 구성과 컷오프 과정에서 특정 후보 배제 의혹이 불거졌다. 여론조사 상위권이 아닌 하위권 후보가 결선에 오르면서 “차라리 단수공천하라"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일부 후보들은 삭발과 단식으로 반발하며 공정성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여기에 선출직 공직자들의 문자 발송, SNS 홍보, 응답 인증 요구 등 '줄 세우기' 방식이 더해지며 경선 중립 원칙 훼손 논란으로 번졌다. 공정 경쟁은 구호에 그쳤고 현장에서는 구태정치가 되살아났다. 녹취로 공개된 '전화기 털어라' 발언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단순한 표현을 넘어 연락처 확보와 조직 동원을 전제로 한 선거 전략으로 읽혔고, 일부 발언은 향후 공적 사업과 연계될 수 있다는 해석까지 낳았다. 선거와 권한이 뒤섞였다는 의심이 제기된 이유다. 특히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대통령 팔이' 논란도 빼놓기 어렵다. 특정 대통령과의 관계를 강조하거나, 출마 및 정치 행보를 대통령과 연결 짓는 발언이 이어지며 정치적 권위를 차용하려는 시도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로 관련 발언은 공천 개입설로 번졌다. 메시지 관리에서도 일관성 문제는 드러난다. 가짜뉴스 척결을 강조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지만, 캠프 홍보물에서는 특정 지역 수치만 부각해 전체 판세를 왜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불리한 정보는 줄이고, 유리한 정보는 키우는 방식은 낯설지 않지만, '공정'을 내세운 정치인에게는 더 큰 모순으로 기억됐고, 이기면 장땡이라는 삼류 정치의 표본을 실천했다. 측근 인사 문제도 비슷하다. 비위 전력이 있는 인사를 재기용한 것을 두고 인사 책임 논란이 이어졌지만, 해명은 충분한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결국 민형배 정치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것은 '원칙의 부재'가 아니라 '선택적 적용'이다. 같은 사안도 시기와 위치에 따라 다른 기준이 적용됐고, 그 방향은 대부분 정치적 이익과 맞닿아 있었다. 정치는 누구나 유리함을 추구한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내세운 기준이 자신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가다. 과거 상대에게 들이댄 잣대가 지금도 유효한지, 그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순간 '공정'은 구호로, '원칙'은 전략으로 남는다. 유권자는 점점 말을 믿지 않는다. 대신 반복된 흠결을 기억한다. 결국에는 무엇을 말했는가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승리해왔는가를 평가한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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