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비만치료제 열풍, 새로운 관리체계 필요하다](http://www.ekn.kr/mnt/thum/202607/news-p.v1.20260703.86270d664d0c46a2a11eaf0c9d00baff_T1.jpg)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주사제 관련 '소비자안전주의보'를 발령했다. 비만치료제 열풍이 거세지면서 주사제 투여 이후 복통과 발열 같은 이상 반응을 호소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2023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주사제 관련 위해정보는 총 1147건이었다. 지난해 접수(462건)가 전년(238건) 대비 94.1% 늘었다. 이 기간 비만치료제 투여로 인한 접수 건수가 6건에서 116건으로 19배 급등했다. 비만치료제의 위해증상은 복통 등 소화기계통 장기손상 및 통증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비만치료제 열풍의 부작용은 다른 곳에서도 확인된다. 해외에서 구매한 비만치료제를 국내로 반입하려다 세관에서 통관이 보류된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비만치료제 통관보류 건수는 총 3441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전체 통관보류 건수(1241건)보다 177%(2.8배)나 많은 수치다. 위고비·마운자로·삭센다 등 비만치료제는 수입업자가 아닌 개인이 해외에서 구매해 국내로 반입할 수 없다. 진품 여부와 제조·유통 과정, 보관 상태 등을 확인하기 어려워서다. 당연히 안전성도 담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일부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 등을 이유로 해외직구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도 처방은 가능하지만 높은 가격과 공급 부족이 해외 구매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정부는 개인의 해외직구를 제한하고, 세관은 통관을 막고 있다. 관리체계 역시 계속해서 촘촘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적발 건수와 위해 사례가 동시에 증가한다는 사실은 시장의 수요가 정책의 속도를 앞지르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공급을 차단하는 정책만으로는 안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오히려 불법 유통 시장만 키우고 음성 거래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비만치료제 열풍은 이제 단순한 유행 수준을 넘어섰다. 규제보다 빠르게 커진 수요 앞에서 필요한 것은 더 강한 단속이 아니라 현실을 반영한 새로운 관리체계다. 소비자가 의료진의 감독 아래 약을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안전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정책은 수요를 억누르기보다 이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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