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부 “‘대만 개입’ 발언 즉각 철회해야”…日경제 겨냥한 경고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개입' 시사 발언에 따른 파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일본을 향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18일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에 따르면 이날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시아 국장은 중국을 방문한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회담을 가졌다. 류 국장은 이 자리에서 가나이 국장에게 다카이치 총리의 대중국 부적절 발언과 관련해 다시 한번 엄정하게 항의했고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국장은 또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이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전후 국제 질서를 훼손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일 4개 정치문서 정신을 심각하게 위배해 중일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근본적으로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발언의 성격과 영향은 극히 악질적이며, 중국 국민의 공분과 규탄을 불러일으켰다"면서 “중국은 일본 측이 잘못된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대중 문제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행위를 중단하며, 실제 행동으로 잘못을 바로잡아 중일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지킬 것을 엄중히 촉구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보복 조치로 일본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GT)는 17일 사설격인 'GT 목소리(GT Voice)'를 통해 “다카이치 총리가 최근 대만 문제와 관련해 내놓은 과격한 발언은 이미 취약한 일본 경제에 불필요한 위험을 더하는 행위"라면서 “경제적 운신 폭이 더욱 좁아질수록 일본의 회복 여정은 한층 더 험난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어 “재정 압박, 인플레이션, 취약한 국내 수요, 외부 관세 충격 등 여러 어려움이 동시에 중첩된 상황에서 일본 경제에는 사실상 시행착오를 허용할 여지가 거의 없다"면서 “일본이 민감한 사안에 대해 경솔한 행동을 계속하거나 추가적인 지정학적 위험을 불러온다면,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경기 하방 압력은 증폭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하원)에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 이후 중국 외교부는 13일 가나스기 겐지 주중 일본대사를 늦은 시간 초치해 공식 항의하는 한편, 이튿날 자국민에게 일본 방문 자제를 권고하는 등 본격적인 제재에 돌입했다. 이후 양국 도시 간 우호 행사가 취소되고, '짱구는 못 말려' 시리즈와 '일하는 세포' 등 일본 영화의 중국 내 개봉이 연기되는 등 사실상의 제재 범위가 넓어지는 형국이다. 한편, 인민일보는 18일 양보쟝·탕융량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 기고를 싣고 “대만 문제를 과장해 무력을 확장하려는 정치적 시도, 시대의 흐름과 중국의 통일 결심을 무시하는 군사적 모험주의는 반드시 중국 국민의 강력한 공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중국 측의 추가적 대응·제재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정치적 상상력을 초월하는 현실 정치

투수이자 홈런 타자인 오타니 쇼헤이가 미국 메이저 리그 포스트시즌 4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나와 탈삼진을 10개 하고 타석에서는 홈런을 무려 3개씩이나 날렸다. 혼자서 북치고 장구까지 친 오타니의 활약은 영화라면 오히려 식상한 전개인데 실전이었기 때문에 더 만화 같이 느껴진다. 이날 승리로 다저스는 2025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4연승으로 2년 연속 월드시리즈로 진출했다. 정치적 상상력을 초월하는 만화 같은 일이 세계 곳곳의 현실 정치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른바 분권형 대통령제의 대표 사례 가운데 하나인 프랑스에서는 여론에 밀려 사퇴했던 총리(세바스티엥 르코르뉘)가 나흘 만인 10월 10일 다시 총리로 임명되었다. 그는 9월 9일 총리로 임명되었는데 27일 만인 10월 6일 사임했었다. 그는 다시 의회에서 불신임 대상으로 전락했다. 2024년 8월 파리 올림픽 직후 총리에 오른 미셸 바르니에도 12월에 의회 불신임안 가결로 사퇴했다. 그 뒤를 이은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도 2025년 2월 예산안 갈등 당시 신임투표에서 기사회생했다가 7개월 만에 또다시 신임 투표로 도전을 받았다. 그 사이 10월 21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전 대통령이 감옥에 구속되면서 5년 형기를 시작했다. 2025년 3월 프랑스 법원은 사르코지가 리비아 카다피 정권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선거자금에 사용했다고 5년형을 확정했다. 이보다 한 달 전인 9월 11일 감옥에 들어간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은 27년 3개월 징역형을 받았다. 2022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 지지자를 선동해 의회에서 폭동을 일으키는 등 쿠데타를 모의했다는 혐의다. 2020년대에 쿠데타를 시도한 사례는 더 있다. 2021년 7월에 취임한 노동운동가 출신 페드로 카스티요 페루 전 대통령은 자신을 탄핵하려는 의회에 맞서 쿠데타를 준비하다가 반역죄로 체포되었다. 페루에서는 7년 동안 대통령을 벌써 5명씩이나 교체했다.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는 뇌물 수수로 탄핵 하루 전에 사임했고, 그 후임(마르틴 비스카라)은 뇌물수수로 탄핵되었으며, 그 후임(마누엘 메리노)은 격렬한 반정부 시위로 불과 5일 만에 사임했다. 그 후임(페드로 카스티요)의 다음인 디나 블루아르테 전 대통령도 거센 반정부 시위로 중도 퇴진했다. 다저스의 4연승도 아니고 페루에서는 4명의 전직 대통령이 같은 시간대에 같은 감옥에 수감된 기록이 있다. 페루의 수도 리마의 바르바디요 교도소에는 2001년부터 5년간 재임한 알레한드로 톨레도, 오얀타 우말라(2011-2016년), 마르탄 비스카라(2018-2020년), 페드로 카스티요(2021-2022년)가 함께 수형 생활을 했다. 친위 쿠데타를 시도해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을 받는 카스티요를 제외하고 모두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되었다. 이렇게 시끄러운 중남미에서 아직 사법처리된 대통령 사례가 없는 곳은 우루과이 정도로 꼽힌다. 우루과이는 지난해 영국 언론사(이코노미스트)의 민주주의 지수 평가에서 '완전한 민주주의'로 15등을 받았다. 다른 대통령제 중남미 국가와 달리 우루과이에서는 대통령 등 고위 공직자에게 관용 차량이 제공되지 않고 관사 대신 평소 자기 집에서 출퇴근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지난 9월에 공개된 IDEA의 세계 민주주의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1년 사이 173개 국가 가운데 94개 국가에서 민주주의 수준이 악화된 것으로 확인된다. 한국도 그렇다. 정치적 불안정성을 기준으로 치면 한국이 프랑스와 비슷해 보이고 대통령의 반복된 탄핵과 감옥에 쿠데타를 비교하면 페루와 겹쳐 보인다. 소설보다 더 한 한국의 현실 정치, 정치적 상상이 더 빈곤해 보인다. 이준한

日 다카이치 ‘대만개입 발언’에…中 관영지 “오키나와 일본 아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유사시 대만 개입' 발언으로 중국과 일본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관영언론이 “류큐(琉球, 오키나와의 옛 이름)는 일본이 아니다"라고 보도해 파장이 예상된다.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 소유인 차이나데일리는 지난 15일 오키나와를 방문 취재하는 형식으로 현지인 인터뷰 영상을 통해 이같이 전했고, 중화권 매체들이 17일 이를 인용해 보도했다. 오키나와 출신 음악가이자 영화감독, 평화 활동가인 로버트 가지와라는 인터뷰에서 “1879년 일본은 류큐를 침략해 합병한 뒤 오키나와현으로 강제 개칭했으며 이는 류큐 식민지화의 시작이었다"며 “우리는 일본과는 별개의 고유한 문화·역사·언어·가치관·신념·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다른 매체들도 사나에 총리의 대만 개입 발언에 잇따라 대응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사설 격인 '종성'(鐘聲) 칼럼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겨냥해 “일본 우익세력의 지극히 잘못되고 위험한 역사관·질서관·전략관을 충분히 드러낸다"면서 “군국주의를 위한 초혼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한 달도 안 돼 일본 현직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이러한 발언을 했다면서 “이는 위험한 국내외 정책 방향을 분명히 드러낸다"고 평가했다. 신화통신도 시평을 통해 일본 일각에서 다시 한번 군국주의 옛꿈을 꾸고 있다면서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통제하려는 망상은 완전히 당랑거철이며 주제넘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화통신은 이어 올해가 중국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및 대만 광복 80주년이라면서 “일본 일각에서 군국주의 죄행을 반성하지 않고 무력으로 이웃 국가의 내정에 개입하겠다는 망언까지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하원)에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은 연일 고강도 비난을 쏟아내고 있으나, 다카이치 총리는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자 중일 관계가 점점 악화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14일 일본 방문 주의보를 발령하고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중국동방항공·중국남방항공 등 주요 항공사들이 일본행 항공편 무료 취소에 나섰다. 홍콩 정부 역시 주민들에게 여행 주의를 당부했다. 중국 정부는 또 중국 학생들이 일본 유학 계획을 신중히 세워야 한다는 '자제령'을 내리기도 했다. 연합뉴스

공산당이냐 극우냐…칠레, 내달 대선 결선투표 실시

내년 3월부터 4년간 칠레를 이끌 새 대통령이 다음 달 결선 투표에서 가려지게 됐다. 정치적 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황 속에서 치러지는 이번 대선 결과에 따라 중남미에서 다시 불기 시작한 '극우 돌풍'이 주춤해지거나 거세질 전망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칠레 선거관리위원회는 16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개표율 94.6% 기준, 중도좌파 집권당 지지를 받은 칠레공산당 소속 히아네트 하라(51) 후보가 26.8%, 강성 우파 성향의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59) 공화당 후보는 2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칠레 대선에서는 과반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득표율 1·2위 후보가 결선을 치른다. 결선 투표는 다음 달 14일 치러진다.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 선거 승리로 칠레공산당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집권당 지지를 받는 하라 후보는 미첼 바첼레트(74) 전 대통령 집권(2006∼2010년·2014∼2018년) 시절 사회보장부 차관(2016∼2018년)을, 보리치 현 정부에서는 노동·사회보장부 장관(2022∼2025년)을 역임했다. 장관 시절 주 40시간 근무제와 연금 개혁을 주도한 그는 복지 강화, 최저임금 인상, 정부 지출 확대 등을 약속했다. 하라 후보는 또 이번 대선 유세 과정에서 치안 강화를 위해 총기 규제, 국경 감시, 조직 범죄 추적 등의 필요성을 언급해 우파 진영 공약을 차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라 후보는 다만 실업률이 8.5%에 고착화됐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하라 후보는 결선 진출 축하 지지자 연설에서 낙선한 다른 후보들의 정책 구상안에 “높은 평가"를 하면서 “모든 국민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의 카스트 후보는 2017년과 2021년에 이어 3번째 대권에 도전한 정치인으로, 하원에서는 내리 4선(2002∼2018년)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언행이나 정치적 스타일이 비슷한 그에 대해 칠레 언론들은 '극우주의자'라고 표현한다. 불법(서류 미비) 이민자 대량 추방과 국경 장벽 설치, 범죄 도시에 군 병력 투입, 대규모 교도소 건설, 리튬 산업 민영화 등이 주요 공약이다. 카스트 후보는 이날 투표 후 “작은 마을이라도 사람들에게 안전하다고 느끼는지 물어보면 대부분은 두렵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대선 당시 이같은 공약들이 극단적이란 비판을 받았지만 이번엔 범죄·치안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카스트 후보가 최종 승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는 “1차 투표에서 우파 후보 4명에 대한 득표율이 70%를 넘있기 때문에 결선에서 표심이 카스트 후보로 넘어갈 경우 그가 강력한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정치 구호를 변형한 '칠레를 다시 위대하게'(Make Chile Great Again)를 전면에 내세우며 막판 돌풍을 일으킨 극우 정치 유튜버 출신 요한네스 카이세르(49) 후보는 4위로 선거 패배를 인정하는 연설에서 “저는 정권 교체를 위해 카스트 후보를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카스트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최종 승리할 경우 한때 중남미를 휩쓴 '핑크타이드'(좌파 정권의 연이은 집권 물결) 흐름이 더욱 꺾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남미에서는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브라질 등에서 좌파 정부가 집권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아르헨티나, 파나마,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등에서 우파 성향 정치인이 잇다라 정권을 잡으면서 중남미 정치 지형에 변화가 일어났다. 지난달 볼리비아 대선에서는 중도 성향의 로드리고 파스 후보가 당선되면서 사회주의 좌파 정권이 20년 만에 막을 내리기도 했다. 여기에 칠레마저 우파 정권이 집권할 경우 치안 문제가 쟁점인 콜롬비아, 페루, 브라질에서 우파 성향 후보들이 더욱 탄력받을 가능성이 있고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엘살바도르와 동맹을 맺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해참총장 “韓 핵잠, 中 억제할 자연스러운 예측”…K-조선 현장서 ‘역사적 순간’ 강조

대릴 커들(Daryl Caudle) 미국 해군참모총장(CNO)이 방한 기간 중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핵잠) 보유가 중국을 억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또한, 그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 국내 주요 조선소를 잇달아 방문해 한국의 독보적인 건조 및 유지·보수(MRO) 역량을 확인하며 한미 해양 동맹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1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커들 총장은 지난 14일 서울 모처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 회견에서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 추진에 대해 “그 잠수함이 중국을 억제하는 데 활용되리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예측(natural prediction)"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핵 비확산 기조 등으로 인해 동맹국의 핵잠수함 보유에 신중했던 미국의 입장이, 중국 견제라는 공동의 전략적 목표 아래 확실히 선회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커들 총장은 “미국은 동맹과 협력해 핵심 경쟁적 위협인 중국 관련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를 기대한다"며 한국의 핵잠수함 추진이 전략적 계산에 포함돼야 할 요소임을 강조했다. 이어 “한국이 자국의 주권 자산인 함정을 국익에 따라 운용하는 것에 미국이 관여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향후 한국 핵잠수함이 미 해군과 함께 연합 작전을 수행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커들 총장의 이번 행보는 안보 협력을 넘어 'MASGA(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의 실현을 위한 현장 점검에도 초점이 맞춰졌다. 그는 이례적으로 하루 만에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와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을 모두 방문하며 한국 조선업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먼저 HD현대중공업을 찾은 커들 총장은 정기선 HD현대 회장의 안내로 최신예 이지스 구축함인 '다산정약용함'에 직접 승선해 첨단 전투체계와 작전 능력을 점검했다. 또한 214급(손원일급) 잠수함의 창정비(MRO) 현장과 내년에 진수될 차기 이지스함 건조 시설을 둘러보며 세계 최고 수준의 함정 건조 능력을 확인했다. 이어 방문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는 김희철 대표와 함께 현재 MRO 작업이 진행 중인 미 해군 군수지원함 '찰스 드류(USNS Charles Drew)'함을 시찰했다. 국내 조선소 중 유일하게 미 해군 함정 MRO 실적을 보유한 한화오션에서 커들 총장은 자동 용접 설비와 스마트 팩토리 기술을 꼼꼼히 살피며 이러한 기술력이 미 해군 전력 유지에 필수적임을 재확인했다. 커들 총장은 한국 조선소들의 압도적인 역량을 목격한 뒤 “한미 양국 모두에게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그는 반스-톨레프슨법 등 미국 내 규제로 인해 한국에서의 전투함 건조가 복잡한 문제임은 인정하면서도 “미국 조선 능력 강화를 위해 이 문제를 계속 검토해야 한다"며 향후 법적 장벽 해소와 협력 확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커들 총장은 역내 안보 현안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대만 유사시 한국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 그는 “강대국 간 충돌 시 '전력 총동원' 상황이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식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한국의 일정한 역할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또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에 대해서도 “규모는 작지만 전략적 억지력을 갖추려 하고 있다"며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부친이 6.25 전쟁 참전용사여서 한국이 개인적으로도 특별하다는 소회를 밝힌 커들 총장의 이번 방한은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 가능성을 열고 국내 조선업계가 미국 방산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결정적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미국, F-35 등 무기 판매 시 개발비 부과…‘동맹국 면제’ 폐지 통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비롯한 주요 동맹국들에 F-35 스텔스 전투기 등 군사장비를 판매할 때 그동안 면제해왔던 개발 비용을 앞으로는 전액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이를 한국 정부에 공식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미 행정부는 지난 8월께 한국 정부에 정부 대 정부 계약인 '대외 무기 판매(FMS)' 방식으로 무기를 판매할 때 부여해온 '비반복 비용'(NC, non-recurring costs) 면제 혜택을 폐지한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NC는 미국 방산업체가 무기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기 개발비 △설계비 △시험비용 등을 포함한다. 미국 무기 수출 통제법은 FMS 판매 시 구매국에 NC 일부를 청구해 미 국민의 세금을 회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미국 국방부는 그동안 전략적 이유나 국제 수주전에서의 경쟁력 확보 등을 이유로 특정 동맹국이나 우방국에 이 비용을 면제해왔다. 한국 역시 나토(NATO)에 준하는 동맹국으로 분류돼 NC 면제 혜택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한국뿐 아니라 일본이나 호주 등 인도·태평양 동맹국과 나토 회원국들까지 모두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동맹국들이 대미 무역 흑자를 누려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과 '거래식' 동맹관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NC 면제는 통상 미국산 무기 구매액의 약 5%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었다. 이 제도가 폐지되면서 한국의 무기 도입 비용 부담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이번 통보는 지난달 29일 경주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 직후에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당시 양국은 한국이 2030년까지 250억 달러(약 37조 원) 상당의 미국산 군사 장비를 구매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막대한 규모의 무기 구매를 약속한 상황에서 비용 부담이 추가로 늘어나게 된 것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美, 동맹국에 무기판매시 “개발비용 내라”…韓 부담 커질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주요 동맹국들에게 군사장비를 판매하면서 개발 비용 등을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한국 정부에 통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8월 한국에 정부 대 정부 계약인 '대외무기판매'(FMS) 방식으로 무기를 판매할 때 부여해온 '비반복 비용'(non-recurring costs·NC) 면제 혜택을 폐지한다는 입장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호주 등 인도태평양 동맹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에도 비슷한 입장을 전했다. NC는 미국 방산업체가 무기를 개발하거나 생산할 때 발생한 비반복성 비용으로 초기 개발비, 설계비, 시험비용 등이 이에 해당한다. 미국 무기수출통제법에 따르면 미 국방부(전쟁부)는 FMS 방식으로 외국에 판매하는 특정 주요 무기에 대해 NC를 회수하도록 하고 있다. FMS 방식으로 무기 수출시 NC 중 일정액을 구매국에 추가로 청구함으로써 무기 개발에 투입된 미국 납세자의 세금을 일부 회수하도록 법제화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국방부는 특정 동맹국이나 우방국을 우대할 전략적 이유가 있거나, 국제 무기 수주전에서 미국이 불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무기 판매시 NC를 청구하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정책 변화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식' 동맹관과 '동맹국들이 대미 교역에서 과도한 무역흑자를 장기간 누려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그동안 미국 정부에 의해 나토에 준하는 동맹국으로 취급받으며 NC 면제를 받아왔다. 그러나미국산 무기를 FMS 방식으로 도입할 때마다 NC와 관련한 일정액 부담을 요구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그동안은 NC 면제로 미국산 무기 구매액의 5%가량을 줄일 수 있었지만 이 제도가 폐지됨으로써 미국산 무기도입 관련 비용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경주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한미정상회담 계기에 한국이 미국산 무기 250억 달러(약 37조원) 상당을 2030년까지 구매하기로 한 상황에서 NC 면제 종료는 한국에 일정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미 정상회담 합의 내용을 담아 한국시간 14일 발표된 공동 팩트시트에는 “한국은 2030년까지 미국산 군사 장비 구매에 250억 달러를 지출하기로 했다"는 문안이 포함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특사, 하마스 고위 관계자 만날 전망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가 조만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고위인사와 만나 가자지구 휴전 이행 문제를 두고 논의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위트코프 특사는 하마스의 휴전 협상 대표 칼릴 알하야를 조만간 만날 계획이다. 양측 회동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계획이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하마스 휴전 협상 대표단을 이끈 알하야는 2023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설계한 인물이다. 이번 회동은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깊은 불신으로 휴전 협정 이행이 미진한 상황에서 협정 이행을 본격화 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제시한 가자지구 평화구상을 통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에 이어 철군, 통치체제 전환, 항구적 종전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에 강력하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아랍권 우방을 통해 간접 접촉하는 하마스와의 소통엔 한계를 드러내곤 했다. 다만 미국과 하마스 간 직접 접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3월 미국의 인질 대응 특사인 애덤 볼러는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던 미국 이중국적 인질 문제 석방을 논의하기 위해 하마스와 직접 대화를 가진 바 있다. 당시 미국과 하마스 간 만남은 1997년 하마스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이후 처음 성사된 만남이었다. 위트코프 특사는 10월 가자지구 휴전 협정 체결 직전 이집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함께 알하야를 만나기도 했다. 또 위트코프 특사는 같은달 미국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알하야를 만났을 때 자신의 아들이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남용으로 숨진 사실을 밝히면서 9월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으로 아들을 잃은 알하야를 위로했다고 말한 바 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미국 국방차관 “한국은 모범동맹, 나토 외 ‘GDP 3.5% 국방비’ 첫 국가”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전쟁부) 정책차관은 15일 한국이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3.5%로 증액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한국은 정말로 모범적인 동맹국(model ally)"이라고 칭송했다. 이날 콜비 차관은 미국 워싱턴 DC의 앤드루 W. 멜론 강당에서 열린 한국 국경일 및 국군의날 리셉션 축사에서 “한국은 이제 미국의 조약 동맹국 중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 국가로서는 최초로 트럼프 대통령이 헤이그 나토 정상회의에서 제시한 '국방비 3.5%' 기준을 충족하겠다고 약속한 나라"라며 위와 같이 말했다. 한국과 미국은 전날 발표한 한미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를 통해 한국의 국방비를 GDP의 3.5%로 증액한다는 계획을 공표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자 안보정책통인 콜비 차관은 “이재명 대통령과 한국이 노력과 재정(투입), 진지함, 헌신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동맹에 대해 콜비 차관은 “이 동맹은 미래 지향적인 동맹"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와 피트 헤그세스 장관 체제의 국방부에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관과 부장관에 이어 국방부 '넘버3'인 콜비 차관은 “이 자리가 사실상 저의 첫 공개석상 발언일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그간 콜비 차관은 대외 행보를 자제해왔던 인물이다. 크리스토퍼 마호니 미군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행사에 참석한 참전용사들을 향해 “전 여러분이 쌓아 올린 역사 위에 서 있고, 여러분의 그늘에 서 있다"며 1952년 한국에서 해병대 장교로 복무했던 부친 이야기를 공개했다. 마호니 합참 차장은 “아버지는 군 복무 이야기를 많이 하진 않았지만 두 가지를 말씀하셨다. 하나는 부상 없이 살아서 집에 돌아오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한국의 육·해·공군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인한 전투원이라는 것"고 강조했다. 마호니 차장은 “바로 그런 점이 오늘날의 매우 현실적이고 위험하며 역동적인 위협 환경을 떠올리게 한다"며 “이 위협이 가득한 세계는 '좋은 친구(동맹)'를 갖는 것이 얼마나 필수적인지 일깨워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맹은 군사적 파트너십 그 이상이다. 공유된 가치로 하나 된 두 나라가 함께 무엇을 이룰 수 있을지를 증명하는 것"이라며 “같이 갑시다"라고 한국어로 말했다. 취임 후 첫 리셉션 행사를 개최한 강경화 주미대사는 인사말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동맹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며 “이 동맹은 한국의 군사·경제·기술적 역량이 성장하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 동맹"이라고 화답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마이클 디솜브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동아태) 차관보와 존 노 국방부 동아시아 부차관보 및 제임스 워킨쇼 연방 하원의원(민주·버지니아), 라이언 징크 하원의원(공화·몬태나) 등이 참석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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