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K-스페이스X’ 꿈꾼다…현대로템·대한항공과 재사용 발사체 메탄 엔진 개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미래 우주 시장의 판도를 바꿀 '재사용 우주발사체' 핵심 기술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KAI는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기연)가 주관하는 '지상 기반 재사용 우주 발사체용 메탄 엔진 기술' 개발 사업의 컨소시엄에 참여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오는 2030년 10월까지 총 491억 원을 투입해 재사용 우주 발사체의 심장인 '35톤(t)급 메탄엔진'의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메탄엔진은 기존 케로신(등유) 엔진보다 그을음이 적어 재사용에 유리하고 효율이 높아 뉴스페이스 시대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이번 사업을 위해 국내 우주항공 분야의 주요 기업과 대학이 뭉쳤다. 현대로템이 사업을 총괄하며 KAI를 비롯해 대한항공·비츠로넥스텍·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두산에너빌리티 등 산업체와 충남대학교·서울대학교·국민대학교·부산대학교 등 학계·연구 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KAI는 이번 컨소시엄에서 발사체의 밑그림을 그리는 핵심 역할을 맡는다. 구체적으로는 △메탄 엔진 활용 재사용 우주 발사체 임무 궤도 설계 △체계 성능 분석 △재사용 우주 발사체 시장 분석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BM) 수립 등 발사체 개념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KAI는 지난 3일 대전 K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사업 착수 회의에 참석해 개발 성공 의지를 다졌다. 이날 회의에는 방위사업청·국기연·육군·국방과학연구소(ADD)·우주항공청(KASA) 관계자 등 70여 명이 참석해 2030년까지 엔진 시제(EM급) 개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KAI는 지난 30년간 다목적 실용 위성·차세대 중형 위성 등 위성 개발은 물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체계 총조립과 1단 추진제 탱크 개발·엔진 클러스터링 등을 수행하며 독보적인 우주 사업 역량을 축적해 왔다. KAI는 이번 메탄 엔진 개발 사업 참여를 발판으로 향후 추진될 '민·군 재사용 발사체 체계 개발' 사업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한다는 구상이다. 재사용 발사체는 발사 후 다시 지상으로 귀환해야 하므로 고도의 항공·비행 역학 기술이 필수적이다. KAI 관계자는 “재사용 발사체는 우주로 쏘아 올리는 기술뿐만 아니라 다시 돌아오는 항공 역학 기술이 융합돼야 한다"며 “KAI가 보유한 국산 항공기 개발 역량과 누리호 헤리티지를 결합해 재사용 발사체 개념 연구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손재홍 국방기술진흥연구소장은 “이번 메탄 엔진 개발은 대한민국이 우주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주춧돌이 될 것"이라며 “도전적인 국방 R&D가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국과연, ‘한국형 MUM-T’ 3대 핵심 아키텍처 개발 본격 추진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미래 공중전의 게임 체인저인 '유·무인 복합체계(MUM-T, Manned-Unmanned Teaming)'의 기술적 난립을 막고 K-방산의 수출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표준화 작업에 착수했다. 2028년까지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작전 운용 개념을 아우르는 '한국형 개방형 공통 아키텍처'를 구축해 국내 방산 기업들이 만든 기술이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자유롭게 호환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11일 본지 취재 결과 국방과학연구소는 최근 △항공전자 개방형 공통 아키텍처 기술 분석 △항공 MUM-T 연동 프로토콜·통제 장비 기술 분석 △개방형 아키텍처 기반 임무 모델링 등 3건에 대한 사업자 선정에 나섰다. 이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대한항공·한화시스템·LIG넥스원 등 국내 주요 방산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무인기 연구·개발(R&D) 로드맵의 '기술적 법전(Code)'을 만드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방산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첫 번째 과제인 '무인 항공 체계 항공전자 개방형 공통 아키텍처 개발 국내외 기술 분석'은 2028년 12월 15일까지 무인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구조를 표준화하는 작업이다. 국과연은 '항공전자 시스템 공통 아키텍처' 설계를 위해 국내외 표준과 지상·해양 등 타 도메인 참조 아키텍처를 분석한다. 핵심은 레이더와 적외선 탐색 추적 장비(IRST, Infra-Red Search and Track) 등 임무 장비의 공통 데이터·데이터 버스·송수신 메시지·하드웨어 연동 요구 사항을 도출하는 것이다. 또한 SW 분야에서는 타 분야 참조 아키텍처를 벤치마킹해 '항공전자 소프트웨어 참조 아키텍처'를 개발하고, 민·관·군·산·학·연 전문가 그룹의 MOU 제출을 의무화해 개발 초기부터 업계 표준을 반영키로 했다. 이 과제가 완료되면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한화시스템은 현재 KF-21에 탑재되는 능동형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더기술을 바탕으로 무인기용 소형 경량 레이더를 개발 중이며, LIG넥스원은 드론 탑재용 전자전 장비와 통신 모듈에 강점이 있다. 표준 아키텍처가 확립되면 해당 업체들은 KAI·대한항공과 같은 기체 제조사가 바뀔 때마다 장비를 재설계할 필요 없이 '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으로 즉각 납품이 가능해진다. 두 번째 과제인 '항공 MUM-T 연동 프로토콜 개발 및 무인 항공 체계 통제 장비 개방형 공통 아키텍처 개발 국내외 기술 분석'은 유·무인기 간 통신과 지상 통제소의 언어를 통일하는 것으로 2028년 12월 15일까지 수행된다. 국과연은 지상 통제 장비-유인기와 유인기-무인기 간 상호 운용성을 위한 표준서를 조사하고, 글로벌 표준인 SAE UCS(미군)·STANAG 4586(NATO)·CAMELOT·STANAG 4817 등을 대거 도입해 국내 실정에 맞는 '통제 장비 공통 아키텍처'를 정립한다. 특히 다수 무인기 동시 통제와 지휘·통제·통신·컴퓨터(C4I) 체계 연동을 위한 보안·네트워크 프로토콜 개발이 포함된다. 이는 KAI가 추진 중인 소형 무장 헬리콥터(LAH, Light Armed Helicopter) MUM-T 사업과 대한항공의 중고도 무인기(MUAV, Medium Altitude Unmanned Aerial Vehicle)' 양산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KAI는 2021년 수리온 조종사가 무인기를 통제해 정찰과 타격을 수행하는 기술을 시연했는데, 이번 표준 프로토콜이 완성되면 육군의 헬리콥 전력과 공군의 무인기 전력이 상호 교신하며 합동 작전을 펼치는 것이 기술적으로 보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개방형 아키텍처 기반의 항공 유∙무인 협업 임무 모델링'은 앞서 개발된 하드웨어·통신망 상에서 운용될 구체적인 전술 시나리오를 만드는 것으로, 2027년 6월 30일이 계획된 완료 시점이다. 국과연은 미국 국방부 아키텍처 프레임워크(DoDAF)를 기반으로 작전 흐름 개념도(OV-1)와 노드 간 연결도(OV-2), 정보 교환 매트릭스(OV-3)를 작성한다. 또한 시스템 엔지니어링 표준 언어인 'SysML'을 활용해 무인기의 행동 패턴(Activity Diagram)과 이벤트 반응(Sequence Diagram)을 모델링한다. 아울러 모션 그래픽 등을 활용한 '시각화 자료(Operational Concept Visualization)' 제작도 요구했다. 이 과제는 KAI가 개발 중인 차세대 공중 전투 체계(NACS, Next-generation Air Combat System)의 핵심인 'KF-21 복합 편대(Loyal Wingman)' 운용 개념과 직결된다. 유인 전투기인 KF-21 한 대가 다수의 무인 편대기(AAP, Autonomous Aerial Platform)를 거느리고 작전하는 시나리오가 이 용역을 통해 구체적인 '데이터'로 구현되는 셈이다. 대한항공이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진행 중인 '가오리-X(저피탐 무인기)' 역시 이 시나리오 모델링 안에서 스텔스 침투 및 정찰 임무를 검증받게 된다. 이로써 이번 국과연의 3대 용역이 완료되는 2028년에는 'K-무인기'의 대전환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각 업체가 독자 규격으로 개발해 호환성이 떨어지고 중복 투자가 발생했으나 '개방형 아키텍처'가 적용되면 개발 비용은 줄고 전력화 속도는 빨라지기 때문이다. 국과연은 이번 용역을 통해 도출된 아키텍처와 운용 개념을 바탕으로 202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될 국산 MUM-T 전력화 사업의 기술적 토대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뉴 스페이스 기업에 ‘선진국 수준 감세’ 추진

우주항공청(KASA)이 민간 주도 우주 시대인 '뉴 스페이스(New Space)'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관련 기업들에 대한 전방위적 세제 혜택안을 마련하고 있다.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과 높은 기술 리스크를 안고 있는 민간 기업들에게 관세·부가세 감면과 연구·개발(R&D) 비용에 대해 세액 공제라는 확실한 '당근'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다. 이에 따라 달 착륙을 목표로 한 발사체 사업자로 선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부터 소형 위성·발사체 스타트업인 쎄트렉아이·이노스페이스 등 국내 우주 대표 선수들이 진행 중인 핵심 프로젝트들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0일 본지 취재 결과 우주청 임무지원단은 지난 7월 31일 사단법인 한국조세법학회와 '우주 분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세 감면 방안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과업 예산은 5000만 원이며, 연구는 내년 1월 말 마무리된다. 한국조세법학회는 현재 미국·유럽 연합(EU)·일본 등 우주 선진국의 조세 감면 사례를 전수 조사 중이다. 실제 주요 우주 선진국들은 민간 주도 우주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세제 혜택과 금융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민간 기업의 광범위한 연구 및 개발(R&D) 활동에 대해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고, 우주 발사장 인프라 건설을 위한 채권의 이자 소득을 면세하는 법안을 도입했다. 일본의 경우 우주 기술 분야 투자에 대해 최대 40%의 세액 공제를 추진하며 '우주 전략 기금'을 조성해 향후 10년간 관련 연구 기관과 기업을 지원한다. 캐나다는 항공우주 부문에 대한 정부의 R&D 자본·장비 투자에 상당한 세제 혜택을 제공해 연구·개발을 장려하고 있고, 룩셈부르크는 민간의 우주 자원 소유권을 인정하는 법률을 제정하고 민관 협력 파트너십·세제 혜택 등 제도적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조세법학회는 △우주 물품 수입 시 관세 감면 △우주 기기 제작·공급 관련 '부가가치세' 영세율 적용 △R&D 투자 세액 공제 강화 등 '한국형 우주 세제 지원안'을 도출하고, 조세특례제한법 등 관련 법령 개정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곳은 국가 주도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막대한 R&D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체계 종합(SI) 기업들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 고도화 사업을 넘어 2032년 달 착륙을 목표로 하고 재사용이 가능한 '차세대 발사체(KSLV-III)'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발사체 엔진·단 조립에 들어가는 특수 소재와 부품의 상당수가 고가인 만큼 R&D 세액 공제와 부품 수입 관세 감면은 사업 수익성 개선에 직결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차세대 중형 위성 개발과 양산을 주도하고 있고, 최근에는 초소형 합성 개구 레이더(SAR) 위성 등 국방·민수용 위성 양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대한항공 역시 발사체 총조립 경험을 바탕으로 공중 발사체와 우주 발사체 관련 선행 연구를 지속하고 있어 혜택권에 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업들은 막대한 R&D 비용을 지출하고 있어 세액 공제율이 상향될 경우 영업이익 개선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위성의 '눈'과 '귀'를 만드는 기업들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한화시스템은 정부의 '초소형 위성 체계' 사업에 참여해 고해상도 SAR 위성을 개발하고 있고, 저궤도 위성 통신망 구축을 위한 '우주 인터넷' 기술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한국형 위성 항법 시스템(KPS) 관련 탑재체 기술과 위성 통신 단말기 개발에 주력하고 있어 관련 정밀 부품 수입 시 관세 혜택이 절실하다. 위성 통신 안테나 분야 글로벌 1위인 인텔리안테크는 원웹(OneWeb) 등 글로벌 저궤도 위성 사업자들에게 사용자 단말기를 공급하고 있다. 평판형 위성 안테나 등 차세대 제품 R&D·제조 설비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이 이뤄질 경우 글로벌 가격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견·스타트업들에게 이번 정책은 '생명수'와 같다. 국내 유일의 소형 우주 발사체 전문 기업 이노스페이스는 상업 발사체 '한빛(Hanbit)' 시리즈(한빛-나노 등)를 통해 글로벌 발사 서비스 시장을 공략 중이다. 발사체 제작 단가를 낮추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부품·원자재에 대한 부가세·관세 감면은 가격 경쟁력 확보의 열쇠가 된다. 국내 최초 위성 수출 기업 쎄트렉아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해상도를 자랑하는 상용 지구 관측 위성 '스페이스아이-T(SpaceEye-T)'를 개발해 발사를 앞두고 있다. 당국의 정책이 현실화 되면 위성 본체·탑재체 개발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 컨텍은 전 세계에 우주 지상국(Ground Station)을 구축해 위성 데이터를 수신·처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해외 지상국 구축·장비 운용 과정에서의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 이 밖에도 초소형 군집 위성 시스템·위성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와 국산 위성 탑재체 부품 및 위성 휴대폰을 제조하는 AP위성 등도 R&D 비용 부담을 덜고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는 등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도 수출입 관련 세제 지원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우주청 관계자는 “초기 투자 비용이 높고 기술 난도가 높은 우주 산업 특성상 민간의 자발적 진입이 어렵다"며 “조세 감면을 마중물 삼아 민간 주도의 우주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대로템, 페루에 2차 방산 수출…‘중남미 방산 허브’ 구축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핵심인 K2 전차가 폴란드에 이어 페루에 진출하면서 중남미 수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 9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페루 육군·조병창(FAME S.A.C.)과 K2 전차·K808 차륜형장갑차 공급을 위한 총괄합의서를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현대로템은 향후 체결될 본계약을 통해 페루에 K2 전차 54대와 K808 차륜형 장갑차 141대를 공급하게 된다. 이는 지난해 페루 시장에 처음 진출하며 수주한 차륜형장갑차 30대에 이은 대규모 후속 성과다. 이번 계약이 최종 성사되면 국산 전차 완성품의 해외 수출은 폴란드에 이어 두 번째이며, 중남미 지역에는 처음으로 국산 전차가 발을 들이게 된다. 페루 정부는 현재 국가 안보와 국방 기술 강화를 목표로 군 현대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번 합의는 지난해 체결된 '지상 장비 협력 총괄 협약'의 후속 조치로 품목과 물량, 예산 등 사업의 핵심 내용이 구체화됐다. 현대로템은 조속한 시일 내에 실제 사업 착수를 위한 이행 계약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로템은 단순한 장비 공급을 넘어 페루의 방위산업 생태계 조성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지에 조립공장을 구축하고 생산 공정의 일부를 페루에서 진행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추진한다. 또한 K2 전차와 차륜형장갑차가 성공적으로 전력화될 수 있도록 교육 훈련과 군수 지원을 패키지로 제공한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페루가 중남미 지역의 '방산 허브'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돕고, 현지 경제 발전에도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성과는 정부의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가 빚어낸 결실로 평가받는다. 특히, 지난달 초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025) 정상회담 기간 동안 우리 정부는 정상외교와 각종 포럼을 통해 K-방산의 기술력을 알리고 다자협력 강화에 공을 기울였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정부와 관계 기관의 세심한 지원 덕분에 K-방산의 새로운 역사가 될 이번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며 “국내 유일의 전차 생산 기업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정부의 국정과제인 '방산 4대 강국' 진입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IG넥스원, 국내외 ESG 평가 ‘전 부문 A등급’…MSCI 3년 연속 ‘AA’

LIG넥스원이 올해 주요 국내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전 부문 'A등급 이상'을 획득하며 ESG 경영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LIG넥스원은 글로벌 평가기관인 모건 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과 국내 한국ESG기준원(KCGS) 평가에서 모두 최상위권 등급을 유지했다고 5일 밝혔다. 우선 지난 9월 발표된 '2025 MSCI ESG 평가'에서는 3년 연속 'AA 등급'을 획득했다. 이는 평가 대상 기업 중 상위 17%에 해당하는 성적으로, 국내 방산 업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어 국내 최고 권위의 평가기관인 한국ESG기준원(KCGS) 평가에서도 'A 등급'을 받았다. LIG넥스원은 2022년부터 4년 연속 A등급을 유지하며 지속가능경영 성과의 신뢰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이번 평가에서 LIG넥스원은 품질 관리 시스템과 임직원 소통 및 참여 프로그램 부문에서 특히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방산 물자 생산 전 공정에 엄격한 품질 관리 프로세스를 적용하고, 협력사를 대상으로 품질 경영 시스템 구축을 위한 교육 및 지원을 지속해 온 점이 주효했다. 기업 문화 측면에서는 '자율 출근제'와 재충전 휴가 제도인 '엘 프레시(L-Fresh)', 임직원 가족 초청 행사 '패밀리데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달에는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5 대한민국 일·생활 균형 우수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LIG넥스원 측은 “이번 성과는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ESG 경영 역량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앞으로도 품질 경영과 조직 문화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IG넥스원, ‘하늘의 눈’ AESA 레이더·SAR용 국방 반도체 국산화 시동

LIG넥스원이 '하늘의 눈'으로 불리는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와 무인기용 합성개구레이더(SAR)에 탑재될 핵심 국방 반도체를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다. LIG넥스원은 지난 5일 국방기술진흥연구소(이하 국기연)와 국방 반도체 개발을 위한 2건의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지난달 28일 능동 위상 배열 레이다용 X-밴드 공통 MMIC(모놀리식 마이크로파 집적회로)와 프론트엔드(Front-End) 모듈 플랫폼 개발, 무인 항공기 SAR를 위한 광대역 공통 MMIC 및 프론트엔드 모듈 플랫폼 개발에 대한 협약을 맺고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이번 과제의 핵심은 다기능 레이더와 한국형 전투기 KF-21 등에 탑재되는 AESA 레이더, 저피탐(스텔스) 무인 편대기 레이더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초소형·고성능 반도체를 개발하는 것이다. 국방 반도체는 유도무기와 군 통신 장비 등 주요 무기 체계의 '두뇌'이자 '심장' 역할을 하는 필수 부품이다. 그러나 그간 해외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공급망 불안 시 전력 운용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이에 정부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국방 반도체의 독자적인 공급망 확보를 시급한 과제로 선정하고 국산화를 추진해왔다. LIG넥스원은 현재 확보 중인 수출용 공랭식 AESA 레이더 기술에 더해, 이번 과제를 통해 핵심 부품인 반도체까지 국산화에 성공할 경우 향후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도할 유무인 전투기용 고성능 레이더 사업에서도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대한민국 국방 반도체의 시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우리 군이 무기 체계를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산학연과 긴밀히 협력해 국산화 개발 성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국내 방산 최초 ‘R&D·마케팅용’ K-9 자체 보유…수출 탄력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방산 업체 최초로 수출과 연구·개발(R&D)을 위한 무기 체계를 자체적으로 보유하게 됐다. 군에서 장비를 빌려 쓰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일 경남 창원3사업장에서 'R&D 및 마케팅용 K-9A1 자주포 출하식'을 개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날 출하된 장비는 내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방산 전시회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7월 국회를 통과한 방위사업법 개정안(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대표 발의)에 따른 첫 사례다. 개정안은 방산 업체가 수출이나 국방 R&D를 목적으로 방위사업청장의 승인을 받아 방산물자를 직접 생산하고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동안 국내 방산 기업들은 해외 전시회 참가나 성능 시험을 위해 군에서 운용 중인 장비를 대여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행정 절차에만 통상 2~3개월이 소요됐고, 대여료 등으로 인한 비용 부담도 적지 않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법 개정에 따라 수출 주력 제품인 K-9A1을 시작으로, 현재 포탑 완전 자동화 기술을 개발 중인 K9A2 자주포와 보병 전투 장갑차(IFV) '레드백' 등도 자사 소유로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장비 1대당 연간 약 1억 원의 대여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해외 고객의 요구에 맞춘 개조·개발 및 성능 시험을 즉각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군 입장에서도 대여로 인한 전력 공백 우려를 덜 수 있어 '윈윈(Win-Win)'이라는 평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국회와 정부의 제도적 지원 덕분에 제품 혁신과 글로벌 시장 개척에 더욱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K-방산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술 안보 지키고 실리도 챙긴다”…K-방산, ‘절충교역’의 고차 방정식

대한민국 방위산업이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했지만 수요(수입)국가의 요구가 '가성비 좋은 완제품 구매'에서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을 포함한 고도화된 '절충교역(Offset Trade)'으로 급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K-방산은 핵심 기술 유출을 막으면서도 수출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 '고차 방정식'을 풀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호주와 폴란드 등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국가들은 예외 없이 강력한 수준의 현지화 조건을 내걸고 있다. 호주 정부는 차기 호위함 사업(SEA 3000)에서 초도 3척을 제외한 8척을 자국 내에서 건조하도록 요구했다. 이는 자국 조선업 역량(AIC)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현지 건조 시 한국보다 인건비와 설비 비용이 크게 상승하는 리스크가 따른다. 결국 납기 준수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웠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호주 사업 최종 후보군(숏리스트) 선정 과정에서 고배를 마신 것은 단순 하드웨어 공급 능력을 넘어 구매국의 산업 생태계 육성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폴란드와의 K-2 전차 2차 이행 계약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로템이 체결한 2차 계약은 1차와 동일한 180대 규모임에도 계약 금액은 두 배 가까이 늘어났는데, 이는 폴란드형 모델(K-2PL)의 개발비용뿐만 아니라 현지 생산 설비 구축과 기술 이전 비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또한 '비전 2030'을 통해 자국 방산 국산화율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하며 단순 구매가 아닌 생산 파트너십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K-방산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블랙 박스 전략'과 유지·보수·정비(MRO)시장 장악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블랙 박스 전략은 기술의 외형과 운용법은 공유하되, 핵심 두뇌에 해당하는 기술은 공개하지 않고 접근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방위산업기술보호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핵심 기술이 유출되지 않도록 기술 보호 구역 내 통제를 강화하고, 구매국이 역설계를 시도할 경우 작동을 불능화하는 등의 기술적 조치를 포함한다. 이를 통해 구매국의 현지 생산 명분을 충족시켜 주면서도 향후 잠재적 경쟁자 양성이라는 '부메랑 효과'를 차단할 수 있다. 동시에 현지 생산을 허용하더라도 핵심 부품 공급망과 후속 군수 지원 권한은 한국 기업이 독점하는 방식으로 실리를 챙겨야 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화오션은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필리 조선소를 인수하며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함과 동시에 연간 20조 원 규모의 미 해군 MRO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한화오션은 최근 미 해군 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하고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함 등의 정비 사업을 수주하는 등 MRO를 통한 장기 수익 모델을 현실화하고 있다. 글로벌 함정 MRO 시장은 2029년 약 87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러한 고차원적인 협상 과정에서 개별 기업의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십조 원 단위의 프로젝트를 감당하기 위한 금융 지원과 구매국 정부를 상대로 기술 이전 수위를 조절할 외교적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국회는 지난 2월 한국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수은의 법정 자본금 한도를 기존 15조 원에서 25조 원으로 증액했다. 이는 폴란드 2차 계약 등 대형 방산 수출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였으나, 업계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범정부 차원의 '정부 대 정부(G2G)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KOTRA) 내 방산물자교역지원센터(KODITS) 등이 있지만 복잡해지는 패키지 협상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보증과 외교력이 결합된 강력한 지원 체계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김경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안보 전략과 방위 산업 간 연계성이 긴밀해지면서 방산 기술·정보 유출 방지를 위해 방산 안보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정부는 외교적·금융 지원, 현지 네트워크 구축 등 종합적 지원책을 마련하고 민관 협력을 통해 최첨단 IT 기술이 장착된 무기체계 개발 가속화로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KAI, 이집트 방산전시회 참가…아프리카·중동 집중공략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이집트를 거점으로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방위산업시장 공략 수위를 높인다. KAI는 지난 1일부터 오는 4일까지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는 '이집트 방산전시회(EDEX)'에 참가한다고 2일 밝혔다. 올해 4회째를 맞은 EDEX는 아프리카·중동 지역 정부·군·방산업계 고위 관계자들이 집결하는 지역 최대 규모의 방산 행사다. KAI는 이번 전시회에 주력 기종인 FA-50 경공격기와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소형 무장 헬리콥터(LAH)·수리온 등을 선보인다. 또한 무인전투기(UCAV)와 다목적 무인기(AAP)·공중 발사 무인기(ALE) 등 유·무인 복합 체계(MUM-T) 관련 미래 항공 전력도 함께 전시해 기술력을 과시한다. 특히, KAI는 이집트 공군의 주력 기종인 F-16과 호환성이 뛰어난 FA-50의 강점을 집중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FA-50은 F-16과 조종 시스템이 유사해 조종사 양성·기종 전환 훈련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평가받는다. 이밖에 인공지능(AI) 파일럿 기술인 'KAILOT(카일럿)'과 차세대 공중전투 체계를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쇼룸을 운영하며 현지 군 관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 제주서 ‘민간위성 시대’ 전초기지 가동

한화가 제주도에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위성 제조시설을 짓고 본격적인 '뉴 스페이스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한화시스템은 2일 제주 서귀포시 하원동에서 '제주우주센터'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손재일 한화시스템 대표이사, 오영훈 제주도지사 등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제주우주센터는 대지 면적 약 3만㎡(9075평), 연면적 1만 1400㎡(3450평) 규모로 건립됐다. 민간기업이 주도해 구축한 위성 제조시설로는 국내 최대를 자랑한다.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에는 위성 개발·조립부터 성능 시험, 통제실까지 위성 제조 전 과정을 소화할 수 있는 최첨단 설비를 갖췄다. 한화시스템은 제주우주센터에서 내년부터 연간 최대 100기의 위성을 생산할 계획이다. 특히, 우주 환경을 모사한 열진공 시험과 안테나 성능을 측정하는 근접전계 시험 시설 등을 구축해 제조 완성도를 높였다. 향후에는 자동화 공정을 도입해 생산성을 더욱 끌어올릴 방침이다. 주력 생산 품목은 고해상도 지구관측이 가능한 'SAR(합성개구레이다) 위성'이다. 한화시스템은 현재 0.25m급 초고해상도 위성과 초저궤도(VLEO)용 위성 등 차세대 라인업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송성찬 한화시스템 우주사업부장은 “제주우주센터는 100% 민간 자본으로 지어진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전략적 자산"이라며 “이곳을 거점으로 K-우주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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