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3일(수)
이번엔 “힘들다야”…파병 북한군 추정 영상 또 나왔다

러시아 극동 연해주 지역에 파병된 것으로 보이는 북한군 추정 동영상이 또 공개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러시아 독립 언론기관이라고 주장하는 '아스트라'는 22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에 북한군으로 보이는 군인들이 건물 외부에 서 있는 모습을 촬영해 게시했다. 아스트라는 해당 영상에 대해 “블라디보스토크 '세르기예프스키에 위치한 러시아 지상군 제127자동차소총사단 예하 44980부대 기지에 북한군이 도착한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영상 속 북한군 추정 인물들은 3∼4명씩 모여 대화를 나누거나 흡연하고 있으며 사진 촬영자를 바라보기도 한다. 영상에서는 “힘들다야", “늦었어"라고 말하는 북한 억양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담겼다. 아스트라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내부 기지 관계자가 아스트라에 영상을 보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장에 북한군 참전이 확인됐다는 지난 18일 국가정보원의 발표가 나온 후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북한군 파병 동영상과 사진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문화정보부 산하 전략소통센터 및 정보보안센터(SPRAVDI)도 보급품을 전달받는 북한군 추정 동영상을 지난 19일 공개했다. SPRAVDI는 당시 영상을 공개하며 해당 동영상이 세르키예프스키 훈련소에서 찍힌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CNN은 러시아가 북한군에게 보급품 지급을 위해 작성한 한글 설문지를 입수해 보도하기도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러시아 파병은 근거없는 소문”…북한 유엔대표 ‘발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기 위해 북한이 병력을 보내고 있다는 한국 정부의 발표와 언론 보도에 대해 주유엔 북한대표부는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발뺌했다.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관계자는 2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군축·국제안보 담당) 회의에서 답변권을 얻어 “러시아와의 이른바 군사 협력에 대해 우리 대표부는 주권 국가 간의 합법적이고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훼손하고 우리의 국가 이미지를 더럽히려는 근거 없는 뻔한 소문에 대해 언급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 국가가 주장하는 주권 국가 간의 이른바 무기 이전은 (군축·국제안보 관련) 토론 주제에 배치된다"라고 주장했다. 북한 대표부 관계자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이 러시아와 무기 거래를 하고 있으며 조만간 러시아에 대규모 병력을 파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우크라이나 정부 대표의 발언에 대한 답변권 행사로 나왔다. 북한은 그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위해 병력을 파견하고 있다는 한국 정부의 발표와 언론보도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이에 따라 주유엔 북한 대표부의 이날 언급은 북한군의 파병과 관련한 북한 당국의 첫 반응이다. 앞서 이날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가용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우크라이나군과 싸우기 위해 약 1만1000명의 정규군을 가까운 시일 내에 러시아군에 함께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정부 대표도 이날 유엔에서 북한군 파병과 관련한 잇따른 보도를 두고 “터무니없다"라는 식으로 대응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서방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핵무기 개발 추진 발언에 대해 묵인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미국과 그 동맹국은 이란, 중국, 북한을 '부기맨'(아이들에게 겁을 줄 때 들먹이는 귀신을 일컫는 말)으로 삼아 두려움을 팔며 주의를 분산시키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수법이 과거에 썼던 전략보다 “훨씬 터무니없다"라고 반응했다. 한편 유엔 안보리 이사국인 한국의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은 국제규범과 안보리 결의를 상습적으로 위반해왔지만, 북한의 군대 파견은 우리마저도 놀라게 했다"며 즉각적인 북러 군사협력 중단을 촉구했다. 황 대사는 “아무리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절박하더라도 악명 높은 불량국가(북한)의 병력을 동원하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면서 “안보리 상임이사국(러시아)이 이런 도박을 하면서 전쟁 흐름을 바꾸려고 한 것이 믿기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18일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전에 대규모 특수부대 파병을 결정했고 이미 일부는 러시아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등 서방국은 북한의 파병과 관련한 사실관계 판단은 유보하는 등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북러 군사협력 관계 심화를 우려했다.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한국 정부 발표 및 언론 보도에 대해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위험하고 매우 우려되는 발전이자 깊어진 북러 군사 관계를 시사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미국과 함께 안보리 회의 개최를 요청한 슬로베니아의 사무엘 즈보가르 주유엔 대사도 “최근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할 가능성을 포함해 북러 협력이 심화되고 있다는 보도들이 우리의 우려를 더욱 깊게 하고 있다"라고 발언, 사실관계에 있어 확정적인 표현을 유보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러, ‘北 우크라 파병’ 보도에 “상충 정보 많아…북한은 파트너”

북한이 러시아군을 지원하기 위해 군을 파병했다는 보도에 러시아측은 “서로 상충하는 정보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이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 참전하기 위해 러시아에 군을 보냈다는 보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은 한 가지를 말하고 미국 국방부는 그러한 발언에 대해 확인하지 못한다고 한다"며 “모순되는 정보가 많다는 것은 우리가 이를 어떻게 취급해야 할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18일 북한이 러시아군을 지원하기 위한 파병을 결정했으며 1500명의 병력이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훈련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9일 관련 보도를 확인할 수 없으나 사실이라면 우려된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현재 북한군이 러시아에 있는지, 그들이 작전에 참여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특별군사작전 수행에 대해서는 국방부에 질문해야 한다"며 사실 확인을 피했다. 그는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북한은 러시아의 가까운 이웃이자 파트너로, 관계가 모든 분야에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협력은 제3국을 겨냥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우려를 일으켜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이 협력을 계속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중국, 대만 진입하면 관세 200% 부과”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의 대만 봉쇄 저지 대책으로 초고율의 관세 부과 방안을 언급했다. 18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신문과의 최근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 봉쇄를 하지 않도록 어떻게 설득할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매우 쉽다"고 답했다. 이어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라며 “당신(시 주석)이 대만에 들어가면 나는 당신에게 세금을 매길 것이다. 관세를 150∼200% 부과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 WSJ 편집자가 중국의 대만 봉쇄에 대응해 군사력을 사용할 것인지 묻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그럴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그는 나를 존중하고 내가 미쳤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나는 그(시 주석)와 매우 강한 관계를 갖고 있었다"며 “그는 사실 정말 괜찮았다(good). 나는 그와 아주 잘 어울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와 함께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렀고, 그래서 서로를 잘 알게 됐다"면서 “그는 매우 사나운 사람(fierce person)"이라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신와르 사망에 美 “휴전해야”…이스라엘·하마스는 ‘시큰둥’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인 야히야 신와르가 사망한 것을 계기로 미국은 가자지구 휴전협상의 새 동력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더욱 강경한 기조로 전쟁을 이어갈 태세를 확인했고 리더십을 잃은 하마스 역시 내부 수습에 부심하며 항전 의지를 앞세웠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신와르 사망 소식이 알려진 이후 가자지구 종전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잇달아 발신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정치적 해결을 위한 기회가 왔다"고 했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전쟁을 끝낼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다음 주 이스라엘과 중동을 찾을 예정이다. 그는 현지에서 이스라엘 인질석방과 가자지구 인도적 상황 개선, 가자지구 전후 구상 등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국의 적극적인 움직임에도 이스라엘은 여전히 전쟁을 이어가려는 모습이다. 이스라엘군은 18일 엑스(X·옛 트위터)에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에 추가 병력이 진입하는 영상을 게시하며 하마스 요원들이 이 지역에 재집결해 작전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민방위대는 AFP통신에 이날 밤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자발리야 난민촌에서 최소 3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이제 우리가 전쟁을 끝내지 않겠다고 고집한 이유가 국내와 전 세계 모두에게 분명해졌다"며 자신의 전쟁 전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가자지구 주민들도 이스라엘군이 느슨해진 징후는 전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하마스도 당장 협상 테이블에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수장을 잃은 충격을 추스르고 내부 혼란을 수습하는 일이 먼저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분석가인 조너선 파니코프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하마스가 휴전 협상을 할 의향이 있는 지도자를 뽑을지, 전쟁을 계속하려는 지도자를 선택할지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 출신인 믹 멀로이는 차기 지도자가 하마스 대원들을 결집하고 휴전 합의를 고수할 지휘체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역시 관건이라고 관측했다. 하마스는 신와르 죽음 뒤 이스라엘에 맞서겠단 의지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하마스 정치국원 바셈 나임은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은 우리 지도자 살해가 우리와 팔레스타인 국민의 투쟁 종말을 의미한다고 믿지만 “하마스는 매번 더 강해지고 더욱 많은 지지를 받는다"며 “(숨진) 지도자는 미래 세대가 팔레스타인 해방을 향한 여정을 계속하도록 하는 아이콘이 됐다"고 주장했다. 하마스 가자지구 2인자 칼릴 알하이야는 방송 연설에서 신와르가 내걸었던 휴전 조건을 고수하겠다며 “가자지구 공격을 중단하고 교도소에 갇힌 우리 죄수들을 석방하지 않는 한 인질들은 당신들에게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와르는 협상에서 하마스 내 대표적인 강경파로 꼽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뿐 아니라 중동 주변국과의 입장차 조율도 휴전 협상의 여전한 난제로 꼽힌다. 특히 휴전 뒤 전쟁을 완전히 종식하는 '전후 구상'에 대한 미국과 아랍 국가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미국은 전쟁 후 가자지구 평화 유지와 재건에 아랍 국가들이 참여하는 방안을 고려해왔다. 반면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고 팔레스타인 주권국 인정에 동의해야만 재건 지원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족주의 극우세력이 한 축을 이루는 네타냐후의 이스라엘 정권은 팔레스타인의 독립국 개념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이같이 휴전을 둘러싼 간극 속에 미국과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보호 방안에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안보 당국자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하마스가 신와르 살해에 대한 복수로 인질에게 해를 끼치는 일을 방지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NN 방송은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신와르 시신을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우크라군, 파병 북한군 영상 공개…北억양 “나오라” 들려

우크라이나 전쟁 합류를 위해 러시아 극동에서 훈련 중인 북한들의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 공개됐다. 우크라이나군 소속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는 1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 계정에 '세르기예프스키 훈련소'에서 우크라이나 배치를 준비하는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군 장비를 수령하는 영상을 새롭게 입수했다고 밝히고 영상을 게시했다. 게시물에 첨부된 27초짜리 영상에는 동양인 군인들이 줄을 서서 서양인 군인으로부터 각종 물품을 하나하나 받아 가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는 북한 억양으로 “넘어가지 말거라", “나오라 야", “야, 야, 야" 같은 목소리가 들린다. SPRAVDI는 이 영상이 입수된 지 72시간도 안 되는 것이라면서 영상 속 북한 군인들이 연해주 세르기예프스키 훈련소에서 우크라이나 배치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영상이 실제로 러시아에서 훈련 중인 북한군인의 모습인지는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텔레그램의 친러시아군 채널 파라팩스(ParaPax)는 파병된 북한군인이 러시아에서 훈련 중이라며 병사들이 줄지어 군사기지에 들어가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는 “같이 가"라고 외치는 듯한 음성이 담겼다. 미국 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영상을 촬영한 군인의 군복에 러시아 동부 군사 지구의 부대 상징이 부착돼 있으며 영상이 촬영된 장소 역시 연해주 세르기예프스키 훈련소로 보인다는 전문가의 분석을 소개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전문가 진단] “병력 절박한 푸틴, 北에 핵무기 등 첨단기술 제공할 수도”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파병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에 이어 한국 정부가 확인한 가운데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파병의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핵무기 등 첨단 기술을 받을 수 있다고 18일(현지시간) 우려했다. 이들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북한의 파병은 우크라이나 전황은 물론 유럽 및 아시아·태평양에서의 안보 상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파병 배경과 관련,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북한은 포탄이 부족하다. 그래서 군대를 보내서 돈을 벌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은 러시아로부터 (포탄 제공 등에 대한) 돈을 많이 받지 못했다"면서 “추측하면 북한은 포탄 보급이 바닥난 것은 아니지만 한국을 상대로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비축량 수준까지 (보유가) 떨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김정은은 푸틴이 전쟁에서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며 종전 전에 그는 푸틴이 핵심 국방 기술을 제공하는 동시에 평양을 방어하겠다는 푸틴의 개인적 공약도 공고하게 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북한 군수품 구매는 북한의 낙후된 경제에 도움이 됐으며 김정은은 (파병으로) 그와 푸틴 간의 동맹 관계를 한 차원 더 높여서 얻을 수 있는 것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의 파병으로 우크라이나 전황이 러시아에 유리하게 바뀔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군이 전투 경험이 없을 수도 있으나 그들은 신병이 대다수인 러시아군과는 다르다"라면서 “그들은 오랫동안 군에 있었고 결속력이 있다. 그들은 그곳에 가서 상당히 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그들은 총알받이로 쓸 것이며 최전방에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러시아가 약간의 우위에 있는 교착 상태지만 (북한의 파병은) 전쟁을 아마 단축시킬 수도 있다"면서 “러시아가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한다면 1년 정도면 전쟁이 끝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동아시아정책연구센터 한국석좌는 북한의 파병이 가져올 세계정세 차원에서의 파장에 주목했다. 그는 연합뉴스 서면 인터뷰에서 “북한군이 러시아에 대규모로 파병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뿐 아니라 세계 안보에도 문제"라면서 “그것은 핵무장을 했으며 국제사회로부터 엄청난 제재를 받는 두 국가(북한·러시아)가 서로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다할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크로닌 안보석좌는 “북한이 유럽에서 위협을 증폭시키면서 러시아는 아시아에서 혼란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동맹처럼 응집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 북한, 중국, 이란 등은 서로 짝을 이뤄서 유사한 생각을 가진 민주주의 국가들을 상대로 국방 측면에서 위협을 높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의 파병으로 러시아가 첨단 군사 기술 등을 북한에 대가로 제공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평가했다. 배넷 연구원은 “(러시아의) 푸틴은 북한 병력을 얻기 위해 절박한 입장이기 때문에 이전에 제공하지 않았던 기술, 핵무기 설계 기술 같은 것 등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은 러시아에 '북한에 군사 기술을 돕겠다면 우리도 우크라이나에 전투 물자를 보내겠다'고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크로닌 안보석좌는 “한국은 외부 침략으로부터 스스로 방어하려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여 한국 석좌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 보내주길 바라지만 한국은 혼자 주목받지 않기 위해 다른 국가가 추가로 지원하는지 알고 싶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 “하마스 수장 신와르 제거”…중동 분쟁 분수령

가자지구 가자지구 전쟁을 촉발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인 야히아 신와르가 사망하면서 중동 분쟁이 중대한 분수령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과 신베트(국내 정보기관)가 1년간 추적한 끝에 어제(16일) 남부사령부 소속 군인들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하마스 테러조직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828여단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하마스 대원 3명을 사살했으며, 시신의 신원을 확인해 신와르 사망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비로소 가자 주민들이 하마스의 폭정에서 벗어날 기회가 왔다"며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하마스에 납치된 자국민 인질을 거론하며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돌아올 때까지 전력을 다해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스라엘은 신와르 제거로 정의를 구현했다"며 “군은 이스라엘 국민이나 군인을 해치려는 이들을 누구든 찾아가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카츠 외무 장관도 성명에서 “작년 10월 7일의 학살과 잔학행위에 책임이 있는 대량 살인범 야히야 신와르가 이스라엘군에 의해 죽었다"고 전했다. 카츠 장관은 “이는 이스라엘이 이룬 커다란 군사적, 도덕적 업적이자 이란이 이끄는 이슬람의 사악한 축에 맞선 자유세계 전체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몇 년 동안 가자지구 작전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스라엘인) 인질의 귀환과 하마스 통치의 교체를 끌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제사회는 신와르 사망으로 평화의 장애물이 제거됐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곧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및 다른 이스라엘 지도자들을 축하하기 위해 대화할 것"이라며 “이제 하마스가 통치하지 않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할 수 있는 정치적 해결을 위한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신와르는 10월 7일의 테러 공격과 야만적인 행동의 주요 책임자였다"며 “프랑스는 하마스가 붙잡아둔 모든 인질의 석방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도 “하마스는 이제 모든 인질을 석방하고 무기를 내려놓아야 하며, 가자지구 주민들의 고통은 마침내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신와르 사망으로 하마스에 붙들려 있던 인질들의 귀환, 나아가 휴전과 종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낙관론도 고개를 든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의 목표로 내걸었던 '하마스 소탕'이 상당 부분 달성됐다는 평가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신와르 사망에 대해 “우리가 잡기를 희망하는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휴전 및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에 동력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마스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신와르는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을 설계하고 주도한 인물로 이스라엘군의 '제거 1순위' 표적으로 꼽혔다. 그는 지난 7월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된 이스마일 하니예에 이어 하마스 수장인 정치국장 자리에 올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스라엘, 이란 보복 표적 결정…“이젠 시간문제”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 방법과 시기를 고심해온 이스라엘이 공격 대상을 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현지 방송 채널12 뉴스를 인용, 이스라엘군이 이란에서 공격할 표적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역내 다른 국가들과의 '민감한 협력'을 포함, 보복 준비를 마무리함에 따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에게 표적 목록을 제시했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은 '정치권'에서 표적을 정했다고 전했다. 결정 주체가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이 방송에 “표적은 명확하다. 이젠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칸은 또 이스라엘이 미국에 일반적인 공격 계획은 설명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목표를 업데이트하진 않았다고 전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은 “표적은 막판에 바뀔 수도 있다"고 했다. 갈란트 장관은 또한 인질 가족의 우파 '영웅주의 포럼'(Gvura Forum) 회원들에게 이란에 “대응할 필요성과 그 본질 모두에" 네타냐후 총리, 헤르지 할레비 군 참모총장과 의견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갈란트 장관은 이어 이란에 “곧 대응할 것"이며 “정확하고 치명적인 대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스라엘이 미국에 '이번 보복에서 이란의 핵 또는 석유 시설을 공격할 의사는 없다'고 말했다는 지난 14일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 이후에 나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8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으며, 백악관 인사들은 이 같은 메시지에 안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CNN 방송은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이 미국의 대선 전에, 이르면 이달 중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의 대이란 보복 시간표와 변수는 이스라엘 정부 내 격렬한 논쟁의 대상이라며, 미 대선 시점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여전히 이스라엘의 행동이 미국에서 가져올 정치적 파장에 매우 민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당국자들은 말했다. 일부 미 당국자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이 미국 대선 경쟁을 어떻게 재편할지 잘 알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중동에서의 긴장 고조는 미 대선 이슈로 떠올랐고, 지난 몇 달간 양국 외교에도 복잡성을 더하는 요인이 돼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초 이란의 미사일 공격 이후 이스라엘의 강경 대응을 만류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대선을 앞둔 시점에 이란과 이스라엘 전면전이나 석유 가격 급등 등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스라엘에 신중한 대응을 촉구해왔다. 바이든 정부는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와 관련해서도 미국의 우려를 전달하고 이스라엘에 개선을 요구하면서 '무기 지원 중단' 카드로 압박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지난 13일 이스라엘 외교·국방 장관에 서한을 보내 30일 이내에 가자지구 인도적 상황 개선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요구하면서 긴급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에 무기 제공을 중단·축소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파격적 혜택에도 저출산 못 막는 유럽…원인은 따로 있다?

세계 각국이 앞다퉈 파격적인 저출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출산율이 저하하는 흐름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출산시 15만 달러(약 2억원) 상당의 저리대출과 승합차 구매 보조금, 소득세 평생 면제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부모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보육 관련 비용을 부담없는 수준으로 낮추고 휴가를 늘려주거나 난임부부를 위한 시험관 아기 시술을 무료화하는 등 대책을 강구한 국가들도 있다. 하지만 유엔 통계에 따르면 유럽의 인구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감소세에 접어들어 2050년께에는 지금보다 4000만명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월 기준 유럽연합(EU) 총인구가 4억4920만명으로 집계됐다는 점에 비춰보면 불과 20여년만에 인구가 10% 넘게 감소한다는 이야기다. WSJ은 “유럽과 한국, 싱가포르처럼 인구학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부모에게 후한 혜택을 줌으로써 이런 흐름을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거의 모든 연령대와 소득, 교육 수준에서 출산율 저하가 지속됐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현실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국가는 헝가리와 노르웨이다. 인구감소로 인한 국가소멸을 우려한 헝가리는 2000년대부터 일찌감치 대응에 나서 현재는 무려 국내총생산(GDP)의 5%가 넘는 예산을 저출산 대책에 쏟아붓고 있다. 덕분에 2021년에는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이 1.6명까지 회복됐지만, 이후 2년 연속으로 하락해 2023년 1.5명으로 내려앉았다. 노르웨이 역시 GDP의 3% 이상을 저출산 대책에 투입했지만 흐름을 바꾸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신생아 부모에게 거의 1년 가까운 유급휴가를 나눠 쓸 수 있도록 하고, 여성만 양육부담을 지지 않도록 남편에게도 15주 육아휴직을 반드시 쓰도록 규정하는 등 방안을 오랫동안 실시해 왔지만 합계출산율은 1.4명에 그치고 있어서다. 1960년대부터 선진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저출산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중국이나 러시아까지도 이를 해결하는 걸 국가적 최우선 과제로 삼아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실패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올해를 '가족의 해'로 선언하고 출산 장려에 나섰다. 미국에서도 내달 차기 대선을 앞두고 출산시 6000달러(약 815만원) 상당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공약이 나오고 있지만 효과가 의문시되는 상황이다. 인구통계학자들은 부모들이 아이를 갖는 걸 꺼리는 건 순전히 재정적 이유보다는 근본적으로 문화가 바뀐 데 따른 것일 수 있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성인이 되면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낳는 것이 당연시됐지만, 지금은 개개인의 삶을 더 중시하는 기조가 강해지면서 여건이 충분해도 출산을 하지 않는 남녀가 많다는 것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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