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혼슈 동남부 이바라키현 남부를 진원으로 한 규모 5.9 지진이 발생해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 일대가 강하게 흔들렸다. 도쿄 23구에서 일본 기상청 진도 등급 기준 진도 5약 이상의 흔들림이 관측된 것은 2021년 10월 지바현 북서부 지진 이후 약 5년 만이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23일 오전 2시쯤 진원은 북위 36.0도, 동경 140.1도 부근이며 진원 깊이는 약 68~70㎞로 비교적 깊은 곳에서 발생했다. 쓰나미(지진해일) 우려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바라키·사이타마·지바현과 도쿄도 아다치구 등에서는 최대 진도 5약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진도 5약은 대부분의 사람이 공포를 느껴 무언가를 붙잡고 싶어 하고, 선반 위 물건이 떨어지거나 고정되지 않은 가구가 움직일 수 있는 수준이다. 도쿄 지요다구·세타가야구, 요코하마시 나카구, 사이타마시 우라와구, 지바시 주오구, 후쿠시마·가나가와현 등지에서도 진도 4의 흔들림이 확인됐다. 도쿄 23구와 사이타마·지바현에서는 고층 건물이 길고 느리게 흔들리는 장주기 지진동 계급 2도 함께 관측돼, 고층 건물 거주자들이 걷기 어려울 정도의 흔들림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대 지진연구소 사카이 신이치 교수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이바라키현 남부는 지진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이라며 “비교적 깊은 곳에서 발생해 넓은 범위로 강한 흔들림이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명·시설 피해도 잇따랐다.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사이타마현에서 9명, 가나가와현에서 8명 등 총 17명의 부상자가 보고됐다.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시에서는 60대 여성이 흔들림에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다쳤다. 도쿄도 고토구에서는 수도관이 파열되면서 도로가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해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새벽에 발생한 강진은 교통 대란으로 이어졌다. JR동일본은 안전 점검을 이유로 수도권 주요 노선의 운행을 첫차부터 중단하거나 대폭 지연시켰다. 오전 6시 30분 기준 조반선(시나가와~도모베 구간) 상·하행이 멈춰 섰고, 우쓰노미야선·다카사키선·게이힌도호쿠선·무사시노선 일부 구간도 운행이 중단됐다. 재개 시점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역마다 발이 묶인 시민들의 불편이 커졌다.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직후 총리 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연락실을 설치하고 피해 상황 파악과 대응에 나섰다. 관계 부처는 철도·도로 등 기반시설의 추가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엑스(X)에 “현재까지 인명과 주택 피해에 관한 정보는 없다"며 상황을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려했던 원전 시설은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원자력발전은 이바라키현 도카이무라의 도카이 제2원전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고, 도쿄전력도 후쿠시마 제1·2원전이 모두 정상 가동 중이라고 발표했다. 일본 기상청은 앞으로 1주일가량 최대 진도 5약 정도의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전날 도쿄 이타바시구 등에 시간당 12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린 만큼, 지반이 약해진 지바현 등에서는 지진 흔들림으로 산사태나 토사 붕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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