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단상] 태양광 발전비중 47%→2.5%, 이러다 스페인 대정전 날라

설날 연휴였던 지난 17일 오후 1시, 우리가 사용한 전기의 거의 절반이 태양광 발전에서 나왔다. 제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국에서 일어난 일이다. 반면 지난 24일에는 전국에 눈과 비가 내려 같은 시간 태양광 비중이 2.5%밖에 되지 않았다. 며칠 사이에 태양광 발전량은 비중으로 보면 25분의 1이나 급락했다. 태양광은 왜 이렇게 변덕스러울까. 17일 오후 1시 기준 전체 전력수요(총수요 기준)는 49.9기가와트(GW)로 이 중 태양광의 순간 출력은 23.6GW로 총 47.4%를 차지했다. 연휴에 공장이 쉬고 날씨가 따뜻해 전력수요는 줄었고 날이 맑아 태양광 발전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재생에너지가 부족하다는 통념과는 맞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가 선진국에 비해 부족하고 전체 발전량의 10% 정도라고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 말도 맞다. 연간 전체 발전량과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비교하면 약 10% 수준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제조업 비중이 높고 기온 차이가 큰 나라에서는 전력 수요도 크게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에서 역대 가장 높은 전력수요를 기록한 날은 2024년 8월 20일로, 103.6GW까지 올랐다. 지난 17일 오후 1시의 49.9GW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차이다. 그러나 태양광 발전은 전력수요와 상관없이 날씨에 따라 발전을 한다는 게 특징이다. 이에 전력수요가 낮을 때 태양광 발전이 많으면 순간 비중이 50%에 달할 수 있는 것이다. 평일이라고 안심할 수 없다. 전국에 눈과 비가 내린 지난 24일의 전력수급 상황을 보자. 당시 오후 1시 기준 태양광은 겨우 2.0GW만 가동됐고 전체 전력수요 83.0GW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불과했다. 바로 다음 날인 25일에는 날씨가 풀리자 오후 1시 기준 태양광이 다시 23.9GW로 늘어났다. 우리나라처럼 작은 나라는 전국에 눈과 비가 동시에 내릴 수 있어 하루 만에 태양광 발전이 거의 전멸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지난 17일을 스페인 대정전 당시와 비교해보자. 스페인 정전은 전력망에 갑작스럽게 과전압이 발생하면서 연쇄적으로 정전이 이어진 사고다. 갑자기 늘어난 재생에너지 전력을 전력망이 감당하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스페인에서 정전이 발생한 2025년 4월 28일 오후 12시 30분 기준 전력수요는 25GW였으며 총 32GW가 공급됐다. 이 가운데 4.3GW는 다른 나라로 수출됐고, 3GW는 양수발전에 사용됐다. 태양광 발전은 19.5GW, 풍력은 3.6GW였으며 나머지는 원자력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등이 채웠다. 공급량 32GW 중 태양광이 차지한 비중은 59.0%(19.5GW), 풍력은 12.0%(3.5GW)였다. 우리나라에서 17일 오후 1시 태양광이 23.6GW로 전체의 47.4%를 공급한 점을 고려하면 스페인과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 매년 약 3~4GW의 태양광 설비가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스페인 대정전을 일으킨 원인과 유사한 조건이 곧 우리나라에도 나타날 수 있다.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요동치는 태양광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양수발전이나 대용량 배터리와 같은 에너지저장장치(ESS)가 필수적이다. 안정적인 전력수급에 방심은 금물이다. 정전 위기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수열에너지 고속도로 만든다…‘물·에너지융합포럼’ 출범

도시단위로 수열에너지 공급을 확대하는 '수열에너지 고속도로' 등 물과 에너지를 연결하는 기술이 개발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5일 서울 중구 한국수력원자력 비전홀에서 한국전력 등 공공기관 12개사, 학계·산업계와 함께 '물-에너지융합포럼' 출범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물과 에너지가 분리된 영역이 아닌 하나의 체계로 작동하는 '물–에너지 넥서스' 개념을 정책과 사업에 구현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포럼은 출범과 동시에 물·에너지 기능을 융합하는 12개 과제를 선정해 논의를 시작한다. 주요 과제로는 △기존 댐을 하부 저수지로 활용하여 환경영향과 비용·기간을 최소화하며 양수발전을 확충하는 가성비 높은 물 배터리 확대 △ 대형건물 위주에서 공동주택·도시단위로 공급을 확대하는 수열에너지 고속도로 구현 △수력발전과 전력망 연계 사업의 해외 동반 수주를 위한 K-기후 원팀 해외진출 등이 있다. 이외에도 하수처리장 태양광 확대 및 데이터센터 입지화, 전력·수도 계량기 통합 활용을 통한 안전서비스 제공 등 산업과 국민 생활에 직결되는 과제도 포함됐다. 기후변화, 산업구조 전환 및 에너지 수급 불안 등 복합적인 환경 변화 속에서 물과 에너지는 서로를 필요로 하는 핵심 자원으로 기능하고 있다. 물은 발전과 냉각, 수소 생산 등 에너지 생산의 기반이 되고 에너지는 물의 취수·정수·이송·처리 전 과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이에 따라 기후부는 물과 에너지를 개별적으로 관리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두 분야의 정책·기술·자원을 연계해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포럼을 출범했다. 포럼은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을 통해 국민의 아이디어와 현장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물과 에너지의 융합이 기술적 논의에만 머무르지 않고 국민 안전과 편의 증진 등 실질적인 체감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기후부는 포럼을 통해 물과 에너지가 결합된 새로운 정책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공공기관 협업으로 기후위기 대응과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 나갈 계획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물과 에너지는 국민의 일상과 산업을 지탱해 주는 가장 기본적인 자원인 만큼 함께 관리하고 활용할 때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국민이 체감할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고 나아가 기후테크 기업의 육성으로 이어져 국민의 삶을 더 안전하고 풍요롭게 바꿔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북미전력신뢰공사 “앞으로 5년 동안 수천만명 정전 위기 직면”

북미전력신뢰도공사(NERC)가 앞으로 5년 동안 미국에서 수천만명이 정전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데이터센터 급증으로 전력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전력회사들이 노후 화력발전소를 퇴출하는 과정에서 신규 발전설비 확보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NERC는 노후 석탄·가스 화력발전소를 신중하게 폐쇄할 것을 권고했다. 25일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NERC의 '장기신뢰성평가'는 앞으로 5년 안에 전력 부족 위험이 가장 큰 지역으로 텍사스 일부와 미국 중서부 북부, 중부 대서양 연안, 태평양 북서부 등을 지목했다. NERC는 데이터센터, 인공지능(AI), 신규 제조설비, 전기차, 히트펌프 보급 증가로 인해 2035년까지 미국과 캐나다의 동·하절기 최대 전력수요가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요 증가 속도가 신규 공급 확대를 상회하면서 예비율은 빠르게 축소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르면 2030년 미국 동부 13개 주와 워싱턴 D.C.를 관할하는 지역 전력망 운영기구인 'PJM Interconnection'의 예비율은 2026년 30%에서 14%로, 같은 해 미 중서부 15개 주를 담당하는 또 다른 광역 전력망 운영사인 MISO의 예비율도 11%에서 4%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지구온난화로 심화되는 폭염이나 이례적인 한파가 전력망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NERC는 경고했다. 향후 5년간 신규 전력 설비의 대부분은 태양광과 배터리가 차지하는 반면, 석탄과 가스화력발전소의 추가 폐쇄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상시 가동이 어려운 발전설비 비중이 늘어나면서 전력수요가 가장 높은 시점에 공급 차질 위험이 커지고 이에 따라 신뢰도 높은 전력망의 계획·운영이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NERC는 신규 발전소와 송전선 건설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신속화하고 데이터센터와 같은 대규모 신규 전력 수요원이 전력망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도록 추가적인 신뢰도 개선 조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노후 석탄·가스화력발전소의 폐쇄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미국 일부 지역은 이미 대응에 나섰다. 중서부와 남부 15개 주에서는 2030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의 3분의 1 이상이 폐쇄될 예정인 가운데 력망 운영사 MISO는 향후 5년간 가스화력발전소와 배터리의 계통 연계를 앞당기기 위한 계획을 도입했다. NERC는 해당 계획이 성공할 경우 석탄 발전이 축소되는 상황에서도 충분한 전력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했다. 캘리포니아주는 3년 전과 달리 더는 정전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주정부가 태양광 발전이 풍부한 시간대의 전력을 저장했다가 수요가 높은 시기에 사용하는 대형 배터리 저장설비를 전력망에 추가하면서, 여름철 폭염 기간 정전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전력시장의 미래 中] “여름·겨울에 태양광으로 전기요금 누진 막아 年 최대 60만원 절약”

“여름에 학원에서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데 전기요금이 1년에 60만원이나 줄어 만족하고 있습니다." “시골에 살면서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데 전기요금이 줄어드니 노부부 형편에 큰 도움이 됩니다." 학원을 운영하는 백송이씨(경북 경산시, 38세)는 여름철 에어컨을 틀어도 부담이 덜하다. 그가 가입한 알뜰요금제는 전기사용량이 누진구간에 들어서면 태양광 전력으로 소비량을 상계해 주기 때문이다. 그는 연간 전기요금 할인 폭을 확인해 보니 약 60만원을 절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석우씨(경북 경주시, 75세)도 겨울철 전기요금이 더는 두렵지 않다. 그는 아내와 함께 살며 전기요금이 항상 부담이었지만 우연히 알게 된 알뜰요금제에 가입해 연간 약 30만원의 전기요금을 절약하고 있다. 알뜰전기요금제란 태양광 협동조합에 가입한 가구는 태양광 생산 전력을 우선 사용하고 초과 분만 한전 전력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누진제 없이 사용할 수 있어 기존 전기요금제 대비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재생에너지 플랫폼 기업 에이치에너지는 2021년 3월부터 경북과 울산 지역에서 규제특례를 적용받아 알뜰전기요금제 실증사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28일 실증사업은 종료됐고 재진행 여부는 유예됐다. 현재는 기존 가입자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신규 가입은 받지 않고 있다. 25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에이치에너지가 알뜰전기요금제 가입자 약 70명을 대상으로 인터뷰 및 설문을 실시한 결과, 가입자들은 대부분 태양광을 통한 전기요금 절감 효과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뜰요금제는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된다. 출자금을 내고 협동조합에 가입한 가구는 해당 지역 태양광 발전소를 공동으로 소유한 효과를 얻게 된다. 출자금은 가입 시점에 따라 다른데 초기 가입자의 경우 400만원을 출자했다. 이는 조합 탈퇴 시 반환받을 수 있는 돈으로 일종의 보증금 개념이다. 에이치에너지는 출자금을 기반으로 설비용량 1352킬로와트(kW)의 태양광 설비를 설치했다. 알뜰요금제는 단순히 태양광 설비를 소유하는 것과 달리 전기사용량 전부를 상계하는 방식이 아니다. 누진요금 구간에 진입한 이후 사용량부터 태양광 발전 전력으로 상계해 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주택용전력(저압) 요금은 여름철의 경우 300킬로와트시(kWh) 이하로 사용하면 1kWh당 120원, 301kWh 이상 450kWh 이하의 전기를 사용하면 214.6원의 요금이 부과되고, 450kWh를 초과해서 사용하면 kWh당 307.3원의 요금이 부과돼 그야말로 요금 폭탄을 맞게된다. 하지만 에이치에너지는 조합원이 300kWh 이상 전기를 사용하게 될 경우 협동조합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으로 초과 사용량을 상쇄해 마치 300kWh 미만으로 전기를 사용하는 것처럼 만들어줬다. 다만, 상쇄하는 기준은 조합원마다 일부 다를 수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알뜰요금제 가입 가구는 총 1329가구다. 지난해 조합원들의 총 한전 요금은 11억7865만원이었으나 알뜰요금제를 통해 2억7684만원을 절감해 실제 납부액은 9억181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가구 수로 나누면 가구당 연평균 약 20만원을 절약한 셈이다. 특히 여름과 겨울철 절감 효과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1월·2월·8월·9월 절감액은 각각 3405만원, 3186만원, 3862만원, 3969만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5월과 10월은 각각 1055만원, 917만원 수준으로 3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냉난방 사용량이 늘어나는 계절에 절감 효과가 더욱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알뜰요금제는 개별 가구가 직접 태양광을 설치하기 어려운 부담을 덜어준다. 출자금만 내면 가입이 가능해 절차도 간편하다. 가입자 여상대씨(63세)는 “신청이 쉽고 사용도 편리하다"며 “별도의 추가 사용료가 없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 서비스는 전력소매시장 규제를 일부 완화한 규제특례를 통해 가능했다. 현재 우리나라 전력 도매·소매시장은 한국전력이 사실상 독점 운영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전력소매시장이 개방된 국가에서는 여러 가구가 공동으로 태양광을 소유하고 전기 사용량을 상계하는 서비스가 활성화돼 있다. 미국에서는 이를 '커뮤니티 솔라'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정부가 올해 1분기 목표로 산업용 계시별(季時別, 계절·시간대별) 요금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계시별 요금제는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봄과 가을 같은 계절도 고려해 태양광 발전량의 변화를 반영하 요금제다.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낮시간대에는 전기요금을 낮추고 저녁시간대에는 높이는 방식이다. 현재 가정용까지 적용할지는 아직 검토 중이다. 계시별 요금제는 아직 한전의 독점을 유지한채로 이뤄지는 전기요금 개편이다. 아직 전력시장의 개방까지는 이르지만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관련 논의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전력시장이 점차 개방되기 시작하면 알뜰요금제와 같이 민간 기업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게 된다. 에이치에너지가 알뜰요금제 참여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서도 조합원들은 전기요금 누진제를 피하기를 가장 원했다고 알 수 있다. 알뜰요금제 설문조사에는 총 69명이 참여했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89.9%는 전기요금 절감 효과를 체감한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매우 그렇다'는 응답이 49.3%, '그렇다'가 40.6%로 나타나 대부분의 이용자가 실제 요금 부담 감소를 경험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에서 알뜰요금제 가입 이유는 경제적 요인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76.8%는 누진 단계 완화를 통한 전기요금 절감을 주요 참여 동기로 꼽았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 참여(21.7%), 태양광 직접 활용 경험(1.4%) 등이 뒤를 이었다. 환경적 가치보다 체감 가능한 비용 절감이 소비자 참여를 이끄는 원인이었다. 전력 소비 패턴 변화도 나타났다. 참여 가구의 41%는 전체 전력 사용량을 줄이려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54%는 특별한 변화는 없고 요금 절감 효과가 만족스럽다고만 답했다. 다만, 태양광이 생산되는 주간 시간에 맞춰 전기를 사용하려고 의식하게 됐다에는 4%만 응답했다. 어느정도 참여자들에게 전력 소비 행동을 변화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아직 태양광 전력의 생산 방식까지는 인식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된다. 알뜰요금제의 만족도는 높게 나타났다. 알뜰요금제를 주변에 추천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95.7%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매우 추천한다'는 응답이 60.9%, '추천한다'가 34.8%를 차지했다. 알뜰요금제와 같은 서비스가 실제로 도입될 경우 확산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유럽의 기술 중립성은 정책의 후퇴인가 진화인가?

“클린 디젤"은 유럽의 자동차 제조사로부터 만들어진 마케팅 브랜드와 같은 거였다. 디젤 엔진은 연료와 산소의 혼합공기를 고압축하여 자체 발화 폭발시키는 방식(기체는 압력이 높아지면 온도가 높아지므로)으로 엔진을 기동한다. 혼합공기를 점화플러그로 발화 폭발시키는 휘발유 엔진과 비교할 때 엔진 구조가 무거워 폭발음이 크고 둔탁하다. 기동 토크가 커서 화물차나 탱크 등 고하중 수송 차량에 적합하나 배기가스에서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NOX)이 배출되어 대기 환경 면에서 단점이 커서 도시용 승용차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유럽 정부의 기후변화대응 정책은 대기오염 물질 보다는 이산화탄소가 더 중요하게 다루어졌었고 이에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은 디젤 엔진이 연료 효율이 높아(휘발유 엔진 대비 20∽30% 유리)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는 것을 근거로 친환경 엔진임을 주장했다. 디젤 엔진은 독일인에 의해 개발된 것이고 기술 경쟁력도 높았기 때문에 유럽 국가들은 디젤 자동차에 대한 세제 혜택을 마련하며 보급 지원을 했었다. 독일과 프랑스 자동차 회사들이 디젤 엔진의 대기오염 물질 방출과 엔진 소음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엔진 자체의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이 처리 기술들은 한계가 있어서 여전히 시끄럽고 승차감이 좋지는 않았다. 클린 디젤이라는 언어의 마술과 정부의 세제 혜택으로 인한 경제성은 소비자의 선택을 높이는데 기여를 했다. 그 결과로 2010년대 초반까지 유럽의 디젤 자동차 보급율은 60%에 가까웠다. 그러나, 2015년 디젤 게이트 사건으로 독일 제조사는 법적 제재와 사회적 비난을 받으며 시장에서 퇴출되기 시작하였다. 디젤 게이트 이후 유럽 정부는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해 이번에는 연소 엔진 퇴출과 전기차 보급 사업으로 급전환을 하였다. 그러나, 유럽 내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기술을 개발하는데 속도가 늦어졌고 한국과 중국산 전기차에 시장을 잠식당하기 시작하였다. 독일 대표적 자동차 제조사인 폭스바겐의 공장들이 문을 닫으면서 산업 경쟁력 상실이 국가 경제 위기로 악화되는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었다. 최근 유럽 정부는 그동안은 어떤 특정한 기술을 선택해서 보급 촉진 사업을 하였으나 이제는 어떤 기술이라도 탄소 감축 성능을 확보한다면 인정하겠다는 방향으로 변경하고 있다. 유럽 정부는 이를 기술 중립성이라고 하고 시장에 의해 선택되도록 하는 유연한 접근법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기술 중립성은 건물 부문에서도 적용되어 가스보일러 퇴출과 히트펌프의 보급 촉진 정책으로 진행하다가 다양한 기술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유럽 정부의 기술중립성은 원칙적으로 당연한 것이었는데 어째서 애초부터 그런 유연성을 취하지 못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디젤 엔진, 전기차. 히트펌프의 기술적 한계는 엔지니어들이 제기를 했었던 것이고 시장의 상황도 만만치 않았음은 예측되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2000년대 초 유럽 정부는 정책적 성과에 조급했었고 정책이 시장을 지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넘쳤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기존의 산업적 유리함을 활용하려고 할 뿐 혁신없는 안일함이 있었다. 자만감과 안일함은 대중의 신뢰를 잃어버리게 하였고 정치적 반대파들은 그 부문을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다. 독일 극우 정당은 신규 풍력 발전의 허가 반대뿐만 아니라 현재 운영 중인 풍력발전기까지도 전면 철거를 2025년 총선에서 공약으로 내세웠고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기후변화는 사기다."라며 미 행정부 내의 기후 변화 관련 연구 및 사업 예산을 없애버렸다. 이제야 기술 중립성을 정책 카드로 내세운 유럽 정부의 결정이 유연한 접근이라고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나 일련의 과정을 보면 정책 실패에 대한 인정이라고 보는 편이 더 솔직한 표현일 것이다.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은 앞으로도 계속 지게 될 것이고 새로운 방향은 새로운 정치 세력에 의해 설계되고 이끌어 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국이 유럽 국가들의 정책을 참고하면서 열심히 따라왔었는데 선도자가 수렁에 빠진 것을 보게 되었다. 이제 스스로 좌표를 잡고 가는 방향을 잡아야 할 때가 온 것이라면 수렁을 회피하고 갈 수 있을 것이다. 언어의 마술사가 아닌 혁신을 위한 도전을 기꺼이 감수하는 자만이 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는 교훈이 유럽이 우리에게 남겨준 유산이지 않을까 한다. bienns@ekn.kr

태양광 확대 정책, 중국산 수입 급증으로 이어졌다

최근 두 달간 중국산 태양광 모듈의 수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재명 정부의 태양광 보급 확대 정책이 중국한테만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한국무역협회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태양광 모듈 수입액은 총 2910만달러로 전년 동월(1727만달러) 대비 68.4% 증가했고, 지난해 12월에도 5883만달러 수입돼 전년 동월 대비 122% 증가했다. 두 달 평균 증가율은 95%이다. 이는 지난해 10월과 11월에 각각 -15%, -10% 감소한 것과는 확연한 차이다.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움직임은 오는 4월부터 중국 정부의 태양광 기기 수출 부가가치세 환급이 폐지되면서 가격이 오르기 전에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정책은 중국 태양광 산업의 과도한 저가 경쟁을 억제하고 반덤핑·반보조금 분쟁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정책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는 태양광 모듈 대부분을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국회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이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태양광 모듈 보급량 현황'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보급시장에서 국산 모듈 비중은 2019년 78.4%에서 2024년 41.6%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문제는 중국산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4월부터 중국산 수입단가가 올라가면 그 비용이 고스란히 국내 시장에 반영돼 국내 태양광산업 전반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재명 정부의 태양광 보급 확대 정책까지 겹치면서 모듈 수급까지 빠듯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보급량을 현 36GW에서 100GW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5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태양광을 대거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중국 태양광산업에만 유리하게 전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국내 태양광 제조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1일 '공공기관 케이-알이(K-RE)100' 출범식을 열고 민간 금융기관과 함께 1100억 원 규모의 '공공기관 케이-알이(K-RE)100 펀드'를 조성했다. 해당 펀드를 통해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할 경우 국산 태양광 모듈을 100% 사용하도록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공공 부문에 한정된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민간 설치시장에서도 국산 모듈 사용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산을 지원하기 위해 고정가격계약에 탄소인증제를 적용하고 있지만, 고정가격계약 자체가 충분히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전력시장의 미래 上] 산업용 전기요금 시간대별 차등…가상발전소 기회 열린다

다음달 1일 전력시장 개편이 본격화된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에 따라 시장 가격이 실시간으로 움직이고, 발전량에 따라 소비를 유도하거나 줄이는 방향으로 시장이 변하게 된다. 현재 전력시장은 실시간으로 가격을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다. 이번 전력시장 개편은 무엇보다 연료를 쓰지 않는다는 재생에너지의 장점은 살리면서도 통제하기 어렵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추진된다. 그동안 전력 생산은 석탄·액화천연가스(LNG)·원자력 등 연료를 사용하고, 인간이 쉽게 통제할 수 있는 발전원이 맡아왔다. 시대가 바뀌고 있다. 재생에너지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100GW(기가와트)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약 30GW 수준에서 세 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 등 재생에너지는 연료 대신 햇빛과 바람을 활용한다. 즉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결정되고, 인간이 직접 통제하기 어렵다. 전력은 생산량과 소비량이 일치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생산량이 소비량보다 많으면 전력망 주파수에 교란을 일으켜 블랙아웃(대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아지면 그만큼 소비를 늘리거나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저장할 필요가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국내 민간 에너지 IT 기업들은 전력시장 개편에 대비해 여러 기술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에너지IT 기업들의 대응 방안과 고민을 살펴보며, 우리나라 전력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고자 '전력시장의 미래' 기획 기사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상. 가상발전소와 계시별 요금제 중. 알뜰요금제와 태양광 전력거래 하.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분산특구 “산업용 계시별 요금제는 가상발전소(VPP) 시장에 새로운 기회를 줄 것입니다. 기업은 전력을 언제 사용할지를 고민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VPP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ESS, 수요관리(DR), 전기차 충전기 등 소규모로 분산된 자원을 IT 기술로 통합해 마치 하나의 거대한 설비처럼 운영하는 전력 관리 기술이다. 에너지경제신문은 20일 국내에서 VPP 사업을 추진 중인 그리드위즈·엔라이튼·해줌 등 세 기업에 최근 시장 변화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에너지 IT 기업들은 시간대별로 전기요금을 차등 적용하는 산업용 계시별(季時別, 계절·시간대별) 요금제가 VPP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시별 요금제는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봄과 가을 같은 계절도 고려해 태양광 발전량의 변화, 즉 공급도 반영한 요금제다. 지금은 계시별 요금제가 아닌 시간별 요금제만 운영되고 있다. 시간별 요금제는 전기 소비가 많은 시간대를 기준으로 시간별로 요금을 차등하는 걸 말한다. 계시별 요금제는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낮 시간대에는 전기요금을 낮추고, 발전량이 줄어드는 늦은 오후에는 요금을 높이는 방식이다. 정부는 올해 1분기 산업용 계시별 요금제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도가 시행되면 에너지 IT 기업들은 기업의 예상 전력 사용량과 태양광 발전량을 분석해 가장 비용 효율적인 전력 운용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예컨대 기업이 태양광과 ESS를 함께 설치했다면 전기요금이 저렴한 낮 시간대에는 태양광 전력을 즉시 사용하지 않고 ESS에 저장한 뒤, 요금이 상승하는 늦은 오후 시간대에 저장 전력을 활용하는 전략이 가능하다. 이처럼 시간대별 요금 변동에 맞춰 발전·저장·소비를 통합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이 바로 VPP다. 반대로 전기요금이 시간대별로 차등되지 않는 구조가 유지된다면 VPP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VPP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려면 계시별 요금제 도입을 포함한 전력시장 개편이 일관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업계에서 주장하는 이유다. 에너지 IT 기업들은 “VPP의 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돼야 기술 개발과 투자도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 기업이 공통으로 강조한 키워드는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의 변화다. 정부가 검토 중인 산업용 계시별 요금제는 VPP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드위즈 측은 “계시별 요금제가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변동성을 가격에 반영하는 구조"라며 “기업은 이제 전력 사용량뿐 아니라 언제 쓰는지까지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요한 건 기업이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느냐"라며 “데이터를 이해하고 전기요금의 변화에 맞춰 공장을 운영할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격차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엔라이튼 관계자 역시 “기업들의 발전·소비 패턴을 분석해 데이터 기반 기술을 활용, 에너지 통합서비스로 확장할 계획"이라며 “새로운 요금제는 최적의 솔루션 개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줌 측도 계시별 요금제 확대로 기업이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더 필요로 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줌 측은 “그동안 경제성이 부족했던 ESS 시장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ESS가 전기요금을 낮추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가 설계되면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낮에 저렴한 요금으로 ESS에 전기를 저장하고 저녁에 꺼내 쓰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업들은 전력시장 개편 과정에서 VPP가 전력망 안정에 기여하는 만큼 충분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드위즈 측은 “재생에너지와 VPP, DR이 실제로 전력망 안정에 기여한 성과가 제대로 평가되고 보상돼야 민간 투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줌 측은 “VPP에 맞는 민관 협업 구조가 필요하다"며 “VPP 참여자들에게 충분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으면 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계시별 요금제가 전기소매시장에 변화를 준다면 재생에너지 준중앙급전제도와 입찰제도는 전력도매시장을 바꾸게 된다. 전력도매시장의 변화 또한 VPP 시장 발전에 영향을 주게 된다. 전력도매시장은 일반 기업이 아닌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를 고객으로 삼는다. 전력당국은 재생에너지에 대해 필요 시 발전을 늘리거나 멈추도록 하는 '급전 지시'를 내리고 이에 따른 추가 보상을 지급하는 준중앙급전제도를 다음달 1일 도입한다. 그동안 재생에너지는 급전 지시 대상이 아니었다. 이 제도는 재생에너지 입찰제도 시행에 앞서 도입되는 과도기적 정책이다. 준중앙급전제도 이후 도입될 입찰제도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과잉일 경우 '마이너스 도매가격'이 형성되도록 설계된다. 발전사업자는 과잉 전력을 오히려 돈을 주고 팔아야 하므로 발전량을 자율적으로 줄이게 된다. 현재 전력시장은 최소 0원까지만 나오고 마이너스 가격은 나오지 않는다. 반대로 발전량이 예상과 달리 부족할 경우에는 실시간 시장과 보조서비스 시장을 통해 추가 전력을 구매한다. 이 과정에서 VPP의 역할은 단순 중개 사업자를 넘어선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예측해 마이너스 가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시간대를 피하고, 전력을 최대한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전략적 운영이 요구된다. 그리드위즈 측은 “발전량 예측과 DR·ESS·전기차 운영을 통해 확보한 기술을 결합해 급전 지시에 응답하는 체계를 구축 중"이라며 “앞으로 실시간 시장과 보조서비스 시장 도입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준중앙급전제도를 단순 손실 문제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DR과 ESS를 연계해 사전에 대비 할 수 있는 운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엔라이튼은 데이터 기반 플랫폼인 '발전왕 모니터링(RTU)'을 통해 총 설비용량 6 GW의 태양광 발전량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엔라이튼 측은 “RTU 기반 실시간 데이터와 AI 발전량 예측 기술을 활용해 태양광을 통합 관리하고 있다"며 “이 같은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전력시장에 참여할 경우 전력망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줌은 준중앙급전제도 도입에 맞춰 전담조직을 꾸리고, 여기서 개발한 '해줌V' 플랫폼에 전용 제어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토대로 이달 실시된 준중앙급전제도 등록시험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해줌 측은 “전기차 충전기 등을 통해 전력수급 상황에 맞춰 전력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다"며 “AI 기반 예측을 통해 발전소 가동중단 시간을 효과적으로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김성우 시평] 정책과 시장의 조화가 기회다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기후대응기금 운용심의위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더 이상 온실가스를 규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온실가스 규제 기반이 된 '위해성 판단(endangerment finding)'을 폐기한 것이다. 위해성 판단이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2009년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화합물, 육불화황 등의 온실가스가 공중보건 및 복지에 위협이 된다는 결론이다. 미 행정부는 그 동안 이를 통해 자동차나 발전소 그리고 공장의 온실가스 배출 제한 등 다양한 기후대응 정책을 추진해왔는데, 그 근거가 사라진 것이다. 이렇게 영향이 큰 정책 변화의 배경에는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지만 비싼 청정에너지 대신 풍부한 화석연료가 미국 산업 경쟁력 강화에 필요하다는 트럼프의 인식과 화석연료 관련 산업계 후원자들의 요구가 자리하고 있다는 주장이 많다. 사실 위해성 판단의 폐기는 이미 작년 여름에 예고된 바 있다. 2025년 7월, 미국 환경보호청(EPA, U.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은 온실가스 규제의 전제 조건인 위해성 판단을 폐기하고 신차 제조사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없애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미 예견된 정책 변화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내 시장의 흐름은 위해성 판단 폐기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이 발표한 공식 전망에 따르면, 2025년 대비 2027년까지 석탄발전량은 약 10% 감소하는 반면 태양광발전량은 4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온실가스 배출 제한이 사라져 화석연료의 사용을 늘리는 정책 방향과 반대의 전망이다. 이는 저렴한 가격과 빠른 설치가 절실한 현재 미국 전력 시장의 니즈가 정책 변경보다 더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1월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기업인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의 발표에 따르면, 북미의 균등화 발전비용(LCOE, Levelized Cost of Energy)의 경우, 태양광발전이 MWh당 약 50달러인 반면 석탄발전은 200달러에 육박하므로, 정책의 변동 시그널 보다 시장의 재무 시그널이 강하게 작용한다는 해석이다. 미국의 저탄소 전문 벤처캐피털인 안젤레노 그룹(Angeleno Group)의 대니얼 와이스(Daniel Weiss) 매니징 파트너는 “청정기술의 도입은 정치나 정책보다는 시장과 경제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경향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자본 시장이 혼란스럽고 격동적인 시기를 겪고 있지만, 그 안에는 매우 흥미로운 기회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청정기술 시장이 점차 정책 보다 경제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경향이 강해진다는 것은 기업에게 기회가 커진다는 의미다. 이 시점에 먄약 우리가 미국과 달리 정책과 시장의 방향을 일치시킨다면 그 기회를 선점할 확률이 높아진다. 예컨대, 올해 1월 발표된 재정경제부의 '2025년 세제개편 후속 시행령 개정안'이 좋은 출발점이다. 정부는 경제 대도약 지원을 위한 과제로 미래 전략 산업에 대한 지원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그 핵심 수단인 R&D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국가전략기술과 신성장·원천기술의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즉, 국가전략기술 차원에서 에너지 효율 향상 반도체와 환경친화적 첨단 선박의 운송·추진 기술, 그리고 청정수소 생산 기술과 같은 미래 핵심 분야의 세부 기술들을 신설하거나 범위를 넓혔다. 이와 더불어 철강 및 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의 전환을 위해 신성장·원천기술 내 탄소중립 분야의 세부 기술 또한 폭넓게 신설하고 확대하였다. 유례없는 의무감축을 직면한 기업입장에서 대규모 기술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을 앞두고 세제혜택의 활용가능성을 검토하거나 기존 투자에 대한 경정청구 가능성을 살펴봄으로써, 기술확보와 비용절감의 동시 추구가 가능해진 것이다. 물론, 일반 세액공제 대비 월등히 높은 공제율을 적용하는 만큼, 기술적 명확성(기술정의 부합여부 및 성과 입증)과 객관적 소명(경과관리 체계화)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관련 기술에 대한 지원 확대 추세하에서, 기술 탐색 및 투자 계획 단계부터 기술 요건과 세제 혜택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정교한 전략이 수반된다면, 기술 투자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시장 기회를 선점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처럼 핵심기술 육성 정책과 청정기술 투자비 절감이라는 시장 니즈가 같은 방향으로 지속 흘러간다면, 특정 국가의 정책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확대되는 글로벌 청정기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bienns@ekn.kr

[포커스] 고양시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착공…에너지 자립↑

고양=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고양특례시가 친환경 에너지 도시로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내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을 시작하고 수소 모빌리티를 선도할 미니 수소도시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등 에너지 자립도시로 탈바꿈을 본격화한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21일 “다양한 형태의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민간투자 유치 등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이라며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도시로 나아가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소 연료전지 발전은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태양광 대비 적은 면적에서 높은 발전 용량을 확보할 수 있고, 24시간 발전이 가능하다는 대목이 큰 강점이다. 또한 화력 발전에 비해 에너지 효율은 높고 탄소 배출량이 적어 온실가스 저감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상반기 내 일산동구 설문동 4166㎡ 부지에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조성 사업이 착공된다. 총사업비 580억원을 전액 민간투자로 투입해 발전 용량 9.9메가와트(MW)급 발전소를 구축한다. 수소연료전지발전소가 조성되면 오는 12월부터 상업 운전을 개시할 예정이다. 연간 7만9000메가와트시(MWh) 전력을 생산하게 되며 이는 일반 가정 약 1만6700가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향후 고양시 에너지 자립률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발전 연료로 사용하는 수소는 천연(도시)가스를 개질해 생산한다. 도시가스를 발전소로 공급하기 위해 서울도시가스에선 고봉5통 일대에 2.5km 규모의 도시가스 주 공급 배관을 신규 설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도시가스를 공급받지 못해 불편을 겪던 주민의 오랜 숙원사업도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양시는 2024년 11월 고봉5통 마을, 고양그린에너지, 서울도시가스와 수소연료전지발전 시설 설치와 주변 지역 도시가스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중앙부처와 인허가 사전협의 등 행정적 지원을 제공했으며 앞으로도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고양시는 수소 선도 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수소 모빌리티 확장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곳곳에 수소를 직접 공급할 수 있는 생산시설을 설치해 지역 거점형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2024년 10월 고양시는 경기도 미니 수소도시 조성사업에 선정됐으며 3년에 걸쳐 총사업비(도비 50억, 시비 50억)을 들여 사업을 추진한다. 작년 3월 고양도시관리공사와 신재생에너지 위수탁 협약 체결을 맺어 사업을 위탁했으며 서울도시가스와 협업을 통해 일일 생산량 1000㎏급의 수소생산설비 설치와 도시가스 공급망 구축을 준비해 왔다. 이후 12월30일 마스터플랜과 기본설계 용역 1차 중간 보고회가 열렸으며 관련 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수소 생산시설 기술 구현 방안, 사업지 선정 타당성 분석, 수소도시 인프라 구축과 확대 전략 검토 등이 논의됐다. 미니 수소도시 조성은 내년까지 실시설계를 마무리하고 수소 생산시설 구축을 완료한 뒤 상업운전을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소 기반 도시 에너지 구조를 구축하고 관내 수소 생산-저장-이용 인프라를 통합할 계획이다. 고양시는 작년 12월 '고양시 에너지 기본계획' 수립에 따라 2030년까지 수소 등 관내 연료전지 발전용량 15.2메가와트(MW) 확보를 목표로 삼았다. 중앙 집중형 전력 수급에 의존하지 않는 분산형 에너지 수급 체계를 구축해 수도권 대표 에너지 자립도시로 나아갈 방침이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도쿄 빅사이트서 ‘2026 스마트 에너지 위크’ 개막… 글로벌 탈탄소 전략 집결

오는 3월 일본 도쿄 빅사이트(Tokyo Big Sight)에서 열리는 '2026 스마트 에너지 위크(Smart Energy Week)'가 글로벌 탈탄소 전략의 방향성을 가늠할 핵심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탄소중립 전환이 선언을 넘어 산업 전략과 공급망 재편 단계로 진입한 가운데, 이번 전시회는 차세대 에너지 기술과 정책, 기업 전략이 한 공간에서 맞물리는 종합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전시는 3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개최되며, 수소·연료전지, 태양광·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 그리드, 바이오매스, 제로에미션 화력 발전 기술 등 탈탄소 전환의 핵심 솔루션이 총망라된다.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1600여 개 기업이 참가해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고도화, 차세대 연료 전환 전략을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단순 기술 전시를 넘어, 재생에너지 확대 이후의 전력망 안정화, 에너지 저장과 전동화, 수소 생태계 구축 등 복합적인 탈탄소 과제를 통합적으로 제시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이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이 발전원 교체를 넘어 '시스템 재설계'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올해는 기존 GREEN TRANSFORMATION WEEK의 명칭을 변경한 '서스테이너빌리티 매니지먼트 위크(Sustainability Management Week)'가 동시 개최된다. 이를 통해 에너지 전환이 기업 경영 전략, 공급망 혁신, 순환경제 모델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조망한다. 탈탄소 기술 도입이 단순 환경 규제 대응을 넘어 기업의 투자 전략, 원가 구조, ESG 경쟁력과 직결되는 상황에서, 에너지 기술과 기업 지속가능성 전략을 통합적으로 다루는 플랫폼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탄소 감축을 '비용'이 아닌 '경쟁력'으로 전환하는 흐름을 반영한다. 이번 전시회는 일본 정부의 GX(Green Transformation)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전시 기간 중 열리는 컨퍼런스에는 일본 경제산업성(METI)을 비롯해 TEPCO Power Grid, JERA, IHI, Honda R&D, MHI Vestas Japan 등 주요 기관과 기업 리더들이 참여한다. 컨퍼런스에서는 ▲일본의 GX 정책 방향 ▲수소 및 암모니아 발전 확대 전략 ▲차세대 전력망 설계 ▲해상풍력 확대 ▲전기 항공 기술 동향 등 정책과 기술이 결합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암모니아 혼소 발전, 수소 생태계 구축, 배터리 및 ESS 고도화 등은 일본이 에너지 안보와 탈탄소를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적 분야로, 이번 행사에서 구체적 로드맵과 기업 사례가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장에는 JERA, Mitsubishi Heavy Industries, Toyota Motor Corporation, Honda Motor, Tokyo Gas, Kawasaki Heavy Industries, IHI Corporation, BYD Energy Storage, GS Yuasa 등 에너지·중공업·자동차·배터리 분야 주요 기업들이 대거 참가한다. 이들은 수소 기반 발전, 전동화 모빌리티, 전력망 고도화, 대규모 ESS, 제로에미션 화력 기술 등 자사의 탈탄소 포트폴리오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는 에너지 전환이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발전·중공업·모빌리티·배터리 산업 전반의 구조적 재편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마트 에너지 위크는 단순 전시회가 아닌 글로벌 의사결정자 네트워킹 플랫폼으로 기능해왔다. 전력 유틸리티, 제조기업, 엔지니어링사, 정부 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해 파트너십과 투자 기회를 모색한다. 일본뿐 아니라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주요 시장의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면서, 이번 행사는 급성장하는 아시아 클린테크 산업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관문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탈탄소 전략이 유럽 중심에서 아시아 공급망·제조 기반과 결합하는 흐름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이번 행사는 그 접점을 보여주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3월 개막을 앞둔 스마트 에너지 위크는 탈탄소 전략을 정책 선언에서 산업 현장의 실행 단계로 전환하려는 이해관계자들에게 중요한 플랫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 혁신, 기업 전략, 정책 방향이 한 공간에서 맞물리는 이번 행사가 글로벌 에너지 지형에 어떤 변화를 예고할지 주목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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