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터닉스, 세계 최대 규모 연료전지 발전단지 상업운전 개시

SK이터닉스가 충북 충주메가폴리스 일반산업단지 내 건설한 '대소원에코파크' 연료전지 발전소의 상업운전을 개시했다고 22일 밝혔다. 대소원에코파크는 설비 용량 40메가와트(MW) 규모의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발전소로, 1만6423㎡(약 4968평) 규모 부지에 조성됐다. 대소원에코파크는 블룸에너지의 0.3MW급 연료전지 120기가 설치됐고 연간 약 9만4000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을 생산할 수 있다. 이번 상업운전은 지난해 12월 가동을 시작한 인근 충주에코파크(40MW)와 연계되어 추진됐다. 이를 통해 SK이터닉스는 충주지역에 약 80MW 규모의 대규모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구축하게 됐다. SK이터닉스는 단일 지역 기준 SOFC 연료전지 발전소로는 세계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SK이터닉스는 이번 사업을 통해 연료전지 누적 운영 용량 169MW를 달성했다. 현재 건설 중인 파주에코그린에너지(31MW) 및 일반수소발전시장 낙찰 사업(28MW)이 순차적으로 준공될 경우 총 228MW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다. SK이터닉스는 공동투자사인 참빛그룹과 전략적 협력을 통해 사업안정성을 강화했다. 참빛그룹은 충주에코파크와 대소원에코파크 사업에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동시에 도시가스 공급을 담당한다. 김해중 SK이터닉스 대표는 “대소원에코파크의 상업운전 개시는 SK이터닉스의 분산형 전원 사업 역량과 프로젝트 수행 경쟁력을 입증한 성과"라며 “앞으로도 분산형 전원 확대를 통해 국가 에너지 전환 정책에 기여하고,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에너지 사업 모델을 고도화해 나갈 계획 "이라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탄소중립형 AI 데이터 센터

필자가 유학 시절 학생 가족이 생활하는 기숙사에서 머문 적이 있었다. 인도계 가족이 있었는데 나름 엘리트 의식이 있고 서구 문화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자신들 가족이 모두 채식주의자들이라고 해서 조금 놀랜 적이 있었는데 인도인이 채식주의여서가 아니라 체형이 채식주의자들의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정상인 보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체형인데 그런 채식주의자들을 본 적이 없었다. 어떤 음식을 주로 먹는가 물어보니 주식이 감자 튀김이었다. 감자가 채소임에는 틀림없으니 채식주의자는 맞는 셈이다. 반대로 카니보어 다이어트(Carnivore Diet)라는 고기만 먹는 다이어트가 있는데 육류만을 섭취하여 체중감량, 혈당조절, 소화기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탄소중립 정책을 둘러싼 논쟁 역시 이와 유사한 구조를 보인다. 탄소중립은 '배출을 줄인 결과'다. 그러나 현재 정책은 이 단순한 정의를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탄소중립은 결과가 아니라 특정 수단, 즉 재생에너지로 치환되었다. 그 결과 정책은 목표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수단을 강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중요한 축이다. 그러나 그것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전제는 어디에서도 검증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정책은 이 전제를 사실상 교리처럼 취급하고, 다른 선택지는 배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는 정책이 아니라 신념에 가깝다. 목표를 수단으로 환원하는 순간, 정책은 현실을 설명하지 못하고 스스로 경직된다. 이러한 전제의 취약성은 AIDC(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전력 문제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AI 산업은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며, 무엇보다 24시간 끊김 없는 공급이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 조달만을 허용하겠다는 접근은 현실 조건을 무시한 채 이상만을 강요하는 것이다. 과학기술부가 LNG 등 다양한 발전원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최소한의 현실 인식에 가깝다. 반면 이를 배제하려는 입장은 정책 목표를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미 설정된 전제를 유지하기 위한 방어에 가깝다. 더 문제는, 현재 시점에서 LNG 발전이 경제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가장 현실적인 전력 공급 수단이라는 점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는 간헐성과 계통 제약으로 인해 대규모 상시 부하를 단독으로 감당할 수 없고, 저장 기술 역시 아직 비용과 규모 측면에서 대안이 되지 못한다. 반면 LNG는 비교적 낮은 비용과 높은 운용 유연성을 바탕으로 실제로 작동하는 전력 공급 수단이다. 그럼에도 이를 배제한다는 것은, 정책이 현실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부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방증이다. 현실에서 작동하는 전원을 제거한 채 이상적인 구조만을 강제하면 결과는 명확하다. 기업은 비용 상승을 감수하거나, 불확실한 전력 환경을 떠안거나, 아예 다른 국가로 이동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시장 반응이 아니라 정책 설계 실패에 대한 합리적 대응이다. 결국 탄소중립을 내세운 정책이 산업 기반을 약화시키고, 전력 시스템의 불안정성을 키우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경로 설계의 부재다. 배출을 얼마나, 어떤 속도로 줄일 것인지에 대한 계획 없이 특정 수단만을 앞세우는 것은 정책이 아니라 선언에 가깝다. 선언은 방향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현실을 움직이지는 못한다. 그 공백을 시장은 불신과 회피로 채우게 된다. 탄소중립은 수단이 아니라 결과다. 그러나 지금의 정책은 결과를 관리하기보다 수단을 강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정책은 점점 더 많은 예외를 만들고, 더 많은 갈등을 유발하며, 더 낮은 신뢰를 낳는다. 전제가 틀렸을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 정책은 수정되지 않는다. 충돌할 뿐이다. 고기를 끊는 것만으로 건강이 보장되지 않듯, 재생에너지만으로 탄소중립이 달성되는 것도 아니다. 수단을 먼저 정하고 그 안에서만 해법을 찾는 접근은 결국 목표를 왜곡한다. 탄소중립을 진정으로 달성하고자 한다면 필요한 것은 더 강한 강제가 아니라, 현실을 반영한 설계다. 지금의 방식은 전환을 가속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연시키고 있다. 뚱뚱한 인도인 채식주의자들을 생각나게 하는 이유이다. ekn@ekn.kr

좌초위기 해상풍력 사업, 통합 발전공기업이 맡게 되나

국내에서 좌초위기에 처한 해상풍력 발전사업들은 향후 발전공기업 5개사를 통합해 출범하는 발전사가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석탄발전소 폐쇄에 따른 대체 발전을 해상풍력이 주로 담당하게 되는 만큼, 통합발전사가 해당 사업을 얼마나 잘 이어받느냐에 에너지 전환의 성패가 달렸다는 분석이다. 20일 해상풍력 업계에 따르면 영국 코리오제너레이션, 노르웨이의 에퀴노르가 추진하던 해상풍력 사업들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 영국 코리오제너레이션은 최근 한국 법인을 해체하며 사실상 국내 사업에서 철수했다. 맥쿼리자산운용의 해상풍력 계열사인 코리오 국내 법인은 한국남부발전·SK에코플랜트 등 국내 기업들과 손잡고 0.1기가와트(GW)) 규모의 부산 다대포 해상풍력과 총 1.5GW 규모의 울산 귀신고래 1~3호 해상풍력 사업 등을 추진해 왔으나, 결국 투자를 철회했다. 노르웨이 에퀴노르도 오랜 기간 추진해 온 0.75GW 규모 울산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을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고정가격계약을 맺지 못하면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제주 추자 해상풍력발전단지(2.37GW)도 에퀴노르가 관심을 보였으나 결국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고, 단독 응찰한 한국중부발전마저 2단계 평가에 나서지 않으면서 최종 유찰됐다. 총사업비만 약 24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가 방향을 잃게 됐다. 외국계 사업자의 투자 지연으로 국내 해상풍력 산업 생태계 전반이 흔들리고 있어 정부가 추진 중인 발전공기업 통합 작업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한국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등 5개 발전 자회사를 하나로 묶는 방안이 검토 중이며 관련 연구용역 초안은 오는 6월 공개될 예정이다. 국회에서도 이에 맞춰 입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한국발전공사법안'은 5개 발전사를 통합해 정부 100% 출자의 단일 공기업을 설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발전공사 전력 생산과 공급을 총괄하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중립 이행, 석탄발전 폐쇄 과정에서의 고용 보장을 핵심 역할로 부여받는다. 정의로운 전환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재생에너지 자산 확보가 필수적인 만큼, 좌초 위기에 놓인 해상풍력 사업을 통합 공기업이 인수해 계속 진행하는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에서는 향후 통합 법인의 해상풍력 투자 규모와 사업 승계 방식이 국내 에너지 전환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특히 발전공사가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0.4GW 규모 신안우이 해상풍력처럼 국민성장펀드의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해당 사업에는 한화오션, 한국중부발전, SK이터닉스, 현대건설이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한다.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전체 사업비 3조4000억원 중 5100억원은 자기자본으로 2조 8900억원은 타인자본으로 조달된다. 타인자본 중 2조5000억원은 첨단전략산업기금 7000억원을 비롯해 국내 5대 금융지주, 기업은행, 부산은행, 보험사 등 18개 금융기관이 선순위 대출로 지원한다. 3900억원은 미래에너지펀드(3400억원)와 첨단전략산업기금(500억원)이 후순위 대출로 지원될 예정이다. 한 에너지업계 전문가는 “통합발전공기업이 공공 에너지 전환을 이끌기 위해서는 민간에 맡기기보다 다수의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직접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연내 발전공기업 통합을 마무리할 경우, 해상풍력 사업 재편도 함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12차 전기본의 뜨거운 감자 ‘LNG’…“역할 재정의 필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올 연말까지 수립할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은 오는 2040년까지 15년 간 우리나라가 사용할 전력량을 예측하고 공급 방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향후 에너지 정책 수립의 최우선 기초 자료가 된다. 지난해 2월에 확정된 11차 전기본에 따르면, 한국의 전력 수요는 2023년 약 580TWh(테라와트시, 1TWh=10억 kWh)에서 2038년 약 735.1TWh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기후부는 오는 22일 개최할 예정인 국민 대토론회에서 2040년까지의 전력수요 전망결과(잠정안)을 공개할 예정인데, 11차 전기본보다 전력 수요-공급을 낮게 전망할 수도, 높게 전망할 수도 있다. 문제는 전력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만이 목표의 전부가 아니라는 데 있다.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글로벌 목표와 국가 경제성장 전략을 동시에 구현해야 하는, 사실상의 국가 미래 설계도에 가깝다. 특히, 전력 수요에 따라 전원 믹스의 내용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이는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핵심 정책 변수인 만큼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최근 국내외 학계에서 발표된 연구들은 현재의 한국 에너지 정책 경로가 국제 기준과 상당한 괴리를 보이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보다 정교하고 과학적인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 전문가들의 지적을 12차 전기본 수립에 반영한다면,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가장 큰 문제는 LNG"…글로벌 기준과의 구조적 괴리 현재 전력 계획에서 가장 시급하게 재검토해야 할 부분은 천연가스(LNG) 발전 비중이다. 카이스트(KAIST) 경영공학부 엄지용 교수팀이 최근 국제 학술지 ' 아이 사이언스(i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파리협정(1.5~2℃ 목표)을 충족하는 글로벌 시나리오에 맞춘다고 하면, 2050년 국내 가스 발전 용량은 29.4GW(기가와트, 1GW=100만 kW)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시나리오들의 중앙값 기준). 그러나 제11차 전기본에서는 이미 2038년에 69.2GW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글로벌 기준과 비교할 때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를 '실질적인 부조화'로 평가했다. 이는 한국의 전력 정책이 국제적 탈탄소 경로와 충분히 정합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최근 벌어지는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LNG 공급이 불안정해진 것, 가격이 급등한 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따라서 12차 전기본에서는 LNG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2030년 이후 가스 발전 용량을 점진적으로 감축하는 경로를 명확히 제시하고, LNG를 장기적인 주력 전원이 아니라 재생에너지로 이행하기 위한 '제한적 교량 연료'로 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기존 LNG 발전소에 수소를 혼합하거나 암모니아를 혼소하는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화석연료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낮추는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재생에너지, “양적 확대 넘어 질적 전환으로" 재생에너지 정책 역시 단순한 보급 확대를 넘어 구조적 전환이 요구된다. 홍익대 상경학부 김수이 교수는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에 발표한 논문에서 1990~2023년까지의 국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화석연료 공급이 1% 증가할 때 국내총생산(GDP)는 0.1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원자력은 공급이 1% 늘어날 때 GDP가 0.097% 증가했다. 반면, 재생에너지는 1% 증가할 때 GDP 증가는 0.03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의 재생에너지 정책이 환경적 측면에서는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산업적·경제적 측면에서는 아직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원인으로는 2023년 기준 재생에너지 비중이 5.95%에 불과할 정도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과, 태양광 및 풍력 산업의 핵심 기술과 장비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적 한계가 지목된다. 따라서 12차 전기본은 단순히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이를 국가 산업 전략과 긴밀히 연계해야 한다. 태양광 분야에서는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등 핵심 소재의 국산화 전략이 필요하고, 풍력 분야에서는 핵심 부품과 시스템 기술의 자립도를 높이는 정책이 요구된다. 또한 국산 장비 사용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기존의 공급의무화(RPS) 중심 정책에 더해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병행하는 등 정책 수단의 다변화가 필요하다. ◇원자력, 이념 아닌 데이터로 접근해야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는 보다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아랍에미리트 샤르자대학교와 터키 니샨타쉬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연구에서, 원자력 에너지 소비가 1% 증가할 경우 생태발자국이 0.06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재생에너지 확대를 포함한 녹색성장은 1% 증가 시 생태발자국을 0.107%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이는 원자력이 환경 질 개선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에너지원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동시에 글로벌 탄소중립 시나리오와의 정합성 문제도 존재한다. 한국의 원전 용량은 2023년 기준 24.7GW인 반면, 파리협정 준수 시나리오를 따를 경우 중앙값은 2050년 기준으로 16.3GW 수준에 불과하다. 글로벌 수준보다는 현저히 높다. 글로벌 기준에서 원전 확대를 제한적으로만 허용하는 것은 비용과 건설 기간, 사회적 수용성 등의 현실적 제약이 반영된 결과다. 국내 원전 설비 용량이 반드시 글로벌 수준을 따라야 할 이유는 없는 셈이다. 다만 현실에서는 제약도 적지 않다. 원전은 출력 조정이 제한적이어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계통 운영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신규 건설에는 장기간이 소요된다. 또한 투자 비용과 사회적 수용성 문제도 여전히 변수다. 결국 12차 전기본에서 원자력 정책은 '확대냐 축소냐'라는 이분법적 접근을 넘어, 계통 안정성과 탄소 감축 효과, 글로벌 경로와의 정합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최적화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다양한 신기술까지 반영한 통합적 에너지 모델링이 필수적이다. ◇전력계획을 넘어 '국가 전략'으로 한국 에너지 정책에 대한 국내외 비판을 종합하면, 12차 전기본은 단순한 전력 공급 계획을 넘어 국가 산업과 기후 전략을 아우르는 통합적 정책으로 재설계되어야 한다. 앞의 논문들에서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전원 믹스를 구축하고, 원전은 보완적 역할로 활용하며, 화석연료 의존도를 과감히 낮추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원자력 역시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데이터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그 역할을 설정해야 한다. 재생에너지는 변동성이 크지만, 원전은 안정적인 기저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재생에너지 중심 구조에 원전이 보완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두 에너지원의 동시 확대는 단순한 정책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전력망·에너지 저장장치·수요관리 등 시스템 전반의 혁신이 함께 이뤄질 때 가능한 과제다. 결국 12차 전기본의 핵심은 전기를 어떻게 생산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를 어떤 에너지 구조 위에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선택이 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12차 전기본 수립 과정은 한국의 에너지 정책 방향을 결정 짓는, '골든타임'이 될 수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E칼럼] 지구의 날, 다시 생각하는 환경의 의미

4월 22일 오후 8시, 서울 남산타워를 비롯하여 주요 랜드마크와 공공기관의 조명이 꺼진다. 1970년 시작된 지구의 날(Earth Day)을 기념하기 위해 2009년부터 우리나라가 시작한 소등행사다. 이 행사를 통해 얻는 전력 절감 효과는 작지만, 그보다 도시의 불빛이 잠시 멈추는 장면은 평소 당연하게 사용하던 에너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원유유출 사고를 계기로 시작된 지구의 날은 레이첼 카슨의 저서, “침묵의 봄"과 함께 근대 환경운동의 시작이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당시 발표된 “지구의 날 선언문"은 인간이 환경파괴와 자원 낭비로 인해 자연과 조화롭게 살던 전통적 가치가 파괴되고 있음을 경고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시민의 생활 문화 개선을 촉구했다. UN이 정한 환경의 날(6월 5일)은 국가와 정부 중심의 하향식(top-down) 성격을 가진 반면, 지구의 날은 시민이 중심이 되어 환경 문제를 국가 및 사회적 의제로 끌어올린 상향식(bottom-up) 운동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해외에서는 해변 청소, 나무 심기, 학교 교육, 지역 장터, 기후행진 같은 시민참여형 활동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 지구의 날 주제는 “Our Power, Our Planet"이다. 여기서 Power는 전기와 에너지 외에 시민의 힘을 뜻한다. 이 주제를 선정한 배경에는 전쟁과 경기 침체,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세계의 관심이 당장의 경제와 안보 문제에 집중되면서 환경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밀리고 있다는 현실적 우려가 반영되어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매년 1,900만~2,300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강과 호수,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고,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인구의 대부분이 권고 기준을 넘는 오염된 대기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해외 주요 언론들도 지구의 날을 맞아 환경문제의 현실적 영향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로이터(Reuters)는 물 부족과 생물다양성 문제가 농업과 생활비에 직접 연결되어 있다고 보도했고, 영국 가디언(Guardian)은 자연생태계 훼손이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재난 대응 능력과 식량 및 물 공급 안정성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결국 환경은 식량과 물 공급, 에너지 안정처럼 우리의 일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지탱하는 중요한 조건이자 기반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물론 국가와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수자원 관리, 산업 규제, 에너지 전환, 폐기물 제도는 제도적 설계 없이는 작동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에너지 사용, 소비 습관, 이동 방식, 생활 속 선택은 결국 시민의 행동에서 결정된다. 결국 올해, 지구의 날 주제어가 전하는 핵심 메시지는 지구를 지키는 일은 정부만의 일이 아니라 시민의 작은 실천과 지속적인 행동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도 소등이라는 상징에 머무르지 않고 참여의 폭을 더 넓힐 필요가 있다. 지역 단위 청소 활동, 학교 중심 환경교육, 생활 속 자원순환 실천 같은 작지만 구체적인 행동이 함께할 때 지구의 날은 더 현실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환경은 거대한 선언보다 반복되는 생활의 변화 속에서 오래 남는다. 미국에서 도시 녹화와 생활환경 개선 운동을 이끌었던 전 영부인 레이디 버드 존슨은 “환경은 우리 모두가 만나는 곳이며,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유일한 것"이라고 말했다. 4월 22일, 전국의 불빛이 10분간 잠시 줄어드는 시간은 단순한 캠페인이 아니다. 그 짧은 시간은 환경을 정부의 과제로만 남겨둘 것인지, 아니면 시민 각자가 생활 속에서 먼저 실천할 것인지를 묻는다. 결국 환경은 누군가 대신 책임질 수 없는,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야 할 삶의 기본 조건이다. ekn@ekn.kr

에이치에너지 “복잡한 업무는 AI에 맡기고 수익은 국민에게”

에너지 산업은 흔히 거대 자본과 복잡한 행정절차의 영역으로 여겨진다. 개인이 재생에너지 발전에 참여하고 싶어도 부지 선정부터 인허가, 유지보수에 이르는 거대한 장벽에 부딪히기 일쑤다. 이러한 시장의 고질적인 '병목 현상'을 IT 기술로 해결하며 조용히 돌풍을 일으키는 기업이 있다. 에너지 IT 플랫폼 기업 '에이치에너지'다. 에이치에너지는 지난 16일 벤처기업협회가 개최한 '우수벤처기업 PR 데이' 행사에서 기술의 '화려함'이 아닌 '실용성'으로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우수벤처기업 PR데이는 벤처기업협회가 매년 혁신성과 성장성을 갖춘 비상장 벤처기업을 발굴해 언론에 생산시설과 혁신기술 등을 공개하는 행사다. 에이치에너지가 이날 공개한 기술은 AI 에이전트 '헬리오스(Helios)'로, 전문가가 수 시간, 혹은 며칠씩 매달려야 했던 공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선 '패스파인더'는 위성 지도를 기반으로 주소만 입력하면 수 분 내에 최적의 설계 도면을 생성한다. 과거 전문가가 직접 현장을 확인하거나 도면을 그려야 했던 수고를 덜어준 것이다. 또한, 지자체별로 제각각인 92종의 인허가 서류를 인공지능(AI)이 알아서 작성해주는 '시냅스'는 행정처리 리드타임을 당일 수준으로 줄였다. 에이치에너지 기술의 목적은 명확하다. 복잡하고 귀찮은 일은 AI에게 맡기고, 사람은 시공 품질이나 사업 본질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다. 에이치에너지가 운영하는 에너지 투자 플랫폼 '모햇'은 이미 누적 참여 금액 4700억원을 돌파했다. 약 22만명의 일반인이 소액으로 재생에너지 자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나누고 있다. 관리 역량 또한 압도적이다. 전국 5500여개소(약 700㎿)의 발전소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며, AI 원격 진단을 통해 발전 효율을 평균 7% 이상 개선했다. 특히 발전소의 상태를 100점 만점으로 수치화한 'SoCI(발전소 건강지수)'는 마치 중고차 성능 점검표처럼 발전소의 자산 가치를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에이치에너지는 단순히 기술을 파는 기업에 머물지 않는다. 이들의 지향점은 흩어진 작은 지붕들을 하나로 묶어 거대한 가상 발전소(VPP)를 구축하고, 그 수익이 지역 주민과 참여자에게 돌아가는 '에너지 공유 경제'다. 땅이 좁고 송배전 선로가 부족한 한국의 환경에서, 유휴 지붕을 플랫폼으로 연결해 원전 1기에 맞먹는 에너지를 생산하겠다는 비전은 이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올해 말까지 관리 발전소를 1만개(1GW)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에이치에너지 관계자는 “AI는 이미 산업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이 기술로 재생에너지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누구나 에너지 자산을 소유하고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에너지 운영체제(OS)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EE칼럼] 배터리 산업의 승부처는 전력 시스템이다

유럽연합(EU)의 배터리 규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탄소발자국 산정, 배터리 여권 도입, 재활용 의무 강화 등의 요구사항들은 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많은 이들이 이를 환경 규제의 하나로 이해하기도 하지만, 그 본질은 단순한 규제를 넘어선다. 이는 중국 중심의 배터리 공급망을 흔들며, 산업의 경쟁 방식을 재설정하는 새로운 게임의 룰에 가깝다. EU 배터리 규정의 핵심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정량화하고, 이를 제품 경쟁력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겠다는 데에 있다. 이는 곧 배터리를 얼마나 잘 만드느냐의 문제를 넘어서, 어떠한 전기를 사용해 생산했는지도 중요해진다는 의미가 된다.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높은 국가에서 생산된 배터리가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즉, 배터리 제조업이 독립적인 산업에서 전력시스템과 긴밀하게 연결된 산업으로 재편되는 것이다. 또한, 배터리 여권제도는 원재료의 채굴부터 생산, 사용, 재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의 데이터를 투명하게 관리하도록 요구한다. 이는 공급망 전반의 구조를 재편하는 동시에, 데이터 기반의 산업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 재활용 의무 역시 단순한 환경 보호를 넘어, 자원 확보 전략과 직결될 수 있다. 결국 EU는 배터리를 중심으로 에너지, 자원, 그리고 데이터가 결합된 새로운 산업 질서를 설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전력 시스템 측면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전력망의 변동성과 불안정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에너지저장장치(ESS)다. 이제 ESS는 단순한 배터리 응용 제품이 아니라, 전력망의 유연성을 높이고 수급 불균형을 완화해 안정성을 유지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계통 안정성 확보를 위한 ESS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능하게 하는 필수 조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 결과 유럽에서는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와 함께 ESS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증가는 ESS 수요를 추가로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이차전지 산업은 여전히 전기차용 배터리 중심 전략에 머물러 있다. 물론,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중요한 성장 동력이지만, 전력망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ESS 분야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전략적 강화가 필요하다. 특히 전력망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극한 기상 환경이나 수요 급변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신뢰성 및 장수명의 ESS 기술 개발과 계통 연계형 제품 경쟁력이 필수적이다. 기술 축적의 관점에서 우리나라 이차전지 산업은 분명한 강점을 갖고 있다. 높은 수준의 제조 기술과 품질 경쟁력을 여전히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또한, EU의 동등 원산지 자동 인정 규정을 통한 규제 불확실성 해소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게 기회일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몇 가지 약점도 드러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탄소집약적 전력 구조, 해외 원재료 의존도, 그리고 규제 대응을 위한 시스템적 준비 부족 등이다. 앞으로는 어떤 조건에서 만들어지는지가 배터리 제품의 선택에 더 중요한 질문이 될 것이다. 따라서 대응 전략 역시 달라질 필요가 있다. 첫째, 저탄소 전력을 기반으로 한 생산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둘째, 재활용과 순환경제를 포함한 소재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 배터리 여권에 대응할 수 있는 데이터 관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이는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전력 정책과 산업 정책의 연계된 접근이 필요하다. 배터리는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저장장치가 아니다. 그것은 이제 에너지 시스템과 산업 구조, 그리고 글로벌 규범 등이 교차하는 지점에 놓인 전략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EU 배터리 규정은 그 교차점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 변화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여 따라가지 못한다면, 기술 경쟁력만으로는 앞으로의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이제 경쟁력은 기술을 넘어 규정에 대응하고 시스템을 설계하는 능력에서 결정될 것이다. 손성호

한화솔루션, 결국 유상증자 규모 축소…차세대 태양광 투자 유지

한화솔루션이 주주 반발을 반영해 유상증자 규모를 축소하기로 했다. 차세대 태양광 제품 개발에 대한 투자 규모는 유지하되, 채무상환은 투자자산 유동화 등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17일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규모를 기존 2조4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줄이는 변경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기존 증자안에서 채무상환에 투입하기로 한 금액은 1조5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6000억원 축소됐다. 반면 차세대 태양광 제품 개발에 투입하는 9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은 유지됐다. 한화솔루션은 줄어든 6000억원은 투자자산 유동화와 자본성 조달 등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페로브스카이트 탠덤셀 개발에는 1000억원을, 대규모 탠덤셀 양산과 탑콘셀 개발에는 총 8000억원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2030년 연결 기준 매출 33조원, 영업이익 2조9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한화솔루션은 2030년까지 추가 유상증자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솔루션은 신용등급 하락을 피하기 위한 재무구조 개선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지만, 소통이 부족했다는 비이 쏟아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9일 심사 과정에서 형식 요건 미비와 중요사항 기재 불충분 등을 이유로 투자자의 합리적 판단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유상증자에 제동을 건 바 있다. 남정운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대표와 박승덕 큐셀 부문 대표는 “유상증자 추진 초기 그 규모와 배경에 대해 주주 여러분 및 시장과 충분히 소통하지 못해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 주가는 유상증자 발표 당일 4만3000원대에서 3만5000원대로 약 18% 급락했으나, 이날 기준 4만3000원대로 유상증자 발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남 대표와 박 대표는 “주주가치 보호 및 기업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강도 높은 자구책을 통해 유상증자 규모를 조정했다"며 “미국 중심의 수직계열화 전략을 강화하고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양산 및 고부가가치 소재 사업 투자로 중장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대명에너지, 호남권 BESS 2건 동시 수주…ESS 시장 ‘강자’ 부상

코스닥 상장 신재생에너지 기업 대명에너지가 정부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 확대 흐름 속에서 대형 프로젝트 2건을 동시에 확보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대명에너지는 전남 고흥군 '고흥나로 BESS'와 광양시 '광양황금 BESS' 사업의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공시했다. 두 사업의 계약 규모는 각각 337억원, 333억원으로 총 670억원 수준이다. 이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1310억원)의 약 5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거래소가 추진한 '2025년 제1차 ESS 중앙계약시장' 경쟁입찰을 통해 낙찰됐다. 대명에너지는 BS한양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EPC(설계·조달·시공)를 수행하며, 두 프로젝트 모두 2027년 3월 준공을 목표로 즉시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수주의 배경에는 제주 북촌 BESS 프로젝트에서 확보한 실적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대명에너지는 2023년 정부가 처음으로 도입한 장주기 BESS 공모사업에서 북촌 프로젝트 EPC를 수행하며 대용량 배터리 시스템의 설계, 시공, 시운전, 계통연계까지 전 공정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이 경험이 이번 입찰에서 기술 신뢰도를 높이는 핵심 레퍼런스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ESS 중앙계약시장 특성상 실적 기반 평가 비중이 높다"며 “초기 레퍼런스를 확보한 기업이 유리한 구조"라고 분석한다. 대명에너지는 이미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310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고, 영업이익 168억원(+73%), 순이익 141억원(+82%)을 기록하며 상장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번 BESS 수주는 올해 하반기부터 기성 매출로 반영될 예정으로, 향후 실적 가시성을 더욱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회사는 풍력·태양광 발전소 8곳(총 278MW)을 운영 중이며, 약 1500MW 규모의 개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BESS 사업까지 더해지며 발전·저장 통합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29년까지 약 2.22GW 규모의 ESS를 추가 구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추가 입찰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대명에너지는 제주 북촌 프로젝트에 이어 이번 호남권 사업까지 확보하면서 ESS 중앙계약시장 내 대표 EPC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광철 부사장은 “풍력·태양광뿐 아니라 BESS까지 전 영역 EPC 수행 역량을 갖춘 것이 강점"이라며 “정부 ESS 확대 정책에 따라 지속적인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ESS 시장은 이제 '보조적 설비'가 아니라 전력계통 안정성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중앙계약시장 도입 이후 초기 레퍼런스를 확보한 사업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대명에너지의 이번 수주는 단순한 프로젝트 확보를 넘어 향후 시장 지배력 경쟁의 출발점으로 해석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태양광업계 새 먹거리 ‘햇빛소득마을’…ReSCO에 신성이엔지 등 149개社 등록

신성이엔지, 에스에너지 등 총 149개 기업이 재생에너지종합서비스기업(ReSCO)에 등록돼 정부의 핵심 태양광 사업인 '햇빛소득마을' 확대에 나선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지난 16일 ReSCO에 등록된 기업 149곳을 발표했다. ReSCO는 햇빛소득마을의 기획·설계·시공·운영관리 등 사업 전반을 수행하는 종합서비스기업을 의미한다. 에너지공단은 지난달 31일 ReSCO 선정을 위한 모집 공고를 실시했다. 이번에 선정된 기업 가운데 눈에 띄는 곳은 태양광 제조 중견기업인 신성이엔지와 에스에너지다. 햇빛소득마을은 국산 태양광 모듈 사용을 원칙으로 추진되는 만큼 이들 기업은 모듈 공급뿐 아니라 시공과 운영관리까지 맡게 될 전망이다. 이들 기업은 그동안 1메가와트(MW) 이상 중대형 기업용 RE100(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태양광 사업을 주로 추진해왔다. 이번 ReSCO 등록을 계기로 상대적으로 소규모 태양광 사업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햇빛소득마을은 마을 단위로 태양광을 설치하고 발전 수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구조다. ReSCO는 이러한 마을 태양광 설치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해당 사업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정부는 올해 안에 500개 이상을 선정하고 2030년까지 총 2500개를 조성할 계획이다. 햇빛소득마을의 설비용량은 300~1000킬로와트(kW) 수준의 중소형 규모로 추진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햇빛소득마을 확산 추진계획'을 보고 받고 더 많이 늘리라고 지시했다. ReSCO에는 국내 대표 에너지 IT 기업인 엔라이튼과 해줌, 협동조합인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도 등록됐다. 해줌은 IT 기반 태양광 운영·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의 이창수 회장은 전국시민발전이종협동조합연합회 회장도 맡고 있다. 향후 다른 협동조합의 추가 참여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공단은 매달 ReSCO 등록 신청을 받으며 매월 말에 등록 기업을 추가한다. 이 외에 ReSCO에 등록된 기업 대부분은 중소 규모 태양광 시공업체다. 이 가운데 한국태양광공사협회 회장사인 솔라플레이도 포함됐다. ReSCO에 등록되면 햇빛소득마을 사업 참여 기회가 확대되고, 저금리 금융 조달 등에서도 유리한 여건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종수 신성이엔지 개발사업부장은 “ReSCO에 선정된 것은 뜻깊은 기회이자 책임"이라며 “지역과 함께 만드는 에너지 전환, 햇빛이 소득이 되는 상생 구조를 실제 사업으로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