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물에너지, 기술 목록을 넘어 정책 패키지로

가뭄이 오면 발전소의 냉각수와 수력발전량이 줄고, 폭염이 오면 전력수요와 상수도 처리·이송에 필요한 전기가 함께 늘어난다. 데이터센터와 첨단산업단지는 전력뿐 아니라 대규모 용수와 냉각, 폐열·하·폐수 처리능력까지 요구한다. 이제 물 문제와 에너지 문제를 따로 풀 수 없는 이유다. 이런 배경에서 국제적으로 확산한 개념이 물-에너지 넥서스(WEN)다. 유엔(UN), 유럽연합(EU),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은 물과 에너지의 상호의존성을 하나의 체계로 보고 정책, 투자, 규제와 인프라 계획을 함께 논의해 왔다. 넥서스는 유행어가 아니라 한 부문의 선택이 다른 부문의 비용과 위험으로 이전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정책조정의 틀이다. WEN은 물이 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워터 포 에너지(water for energy)'만을 뜻하지 않는다. 물을 취수·이송·정수·재이용하고 하·폐수를 처리하는 데 에너지가 드는 '에너지 포 워터(energy for water)'까지 함께 봐야 한다. 양수발전, 수상태양광, 수열, 조력발전처럼 물과 에너지가 한 사업에 등장한다고 자동으로 넥서스가 되는 것도 아니다. 두 방향의 영향이 입지, 규모, 운영과 투자 결정에 실제로 반영돼야 한다. 한국은 WEN을 정책에 적용할 필요성이 특히 크다. 국토와 산업이 밀집돼 있고, 하나의 댐이 용수공급·홍수조절·수질·생태·발전을 동시에 맡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국가물관리기본계획과 전력수급기본계획은 각자 수립·운영되고 두 계획의 연결은 아직 약하다. 기후변화, 인구, 산업구조, 전력·용수 수요 같은 기본 전제와 시나리오부터 맞추지 않으면 가뭄과 폭염 때 계획 간 충돌이 커질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물과 전력 계획이 공동 시나리오와 데이터를 사용하고, 대규모 산업입지와 공공투자 단계에서 물·전력·열 영향을 함께 검토하도록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국가 물관리, 전력 수급, 산업입지, 집단에너지와 지역개발을 연계하는 종합계획 체계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새 계획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법정계획을 공통 기준과 조정 절차로 묶는 작업이다. 여기서 WEN과 물에너지 산업정책은 구분하되 연결해야 한다. WEN은 사업을 평가하고 조정하는 의사결정 원칙이고, 물에너지 산업은 그 원칙 아래 양수발전·수상태양광·수열·조력과 수처리 에너지 회수 같은 기술과 서비스를 묶어 육성하는 정책 패키지다. 개별 기술만 나열해서는 산업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공동 목표, 시장, 지원수단과 담당 체계가 있어야 한다. 재생에너지의 성장이 이를 보여준다. 태양광, 풍력, 수력, 바이오에너지는 기술적으로 서로 긴밀한 하나의 산업이 아니다. 그러나 법률이 이들을 '재생에너지'로 묶고, 보급목표와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예산, 인허가와 연구개발을 결합하면서 하나의 시장과 산업군이 형성됐다. 기술적 유사성보다 제도적 기반이 산업 확대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물에너지에도 같은 제도화가 필요하다. 가칭 '물에너지 기본법' 또는 '물에너지 산업 진흥법'을 마련해 산업의 범위와 정책목표를 정하고, 국가 기본계획, 부처 간 조정체계, 통계·산업분류, 연구개발과 실종, 공공구매·금융지원, 전문인력 양성, 지자체 사업의 근거를 담아야 한다. 법적 지위가 있어야 안정적인 예산과 시장 창출, 지역사업의 지속성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법은 사업 확대만을 위한 진흥법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공통 시나리오에 따른 물·에너지 통합 검토, 유역과 전력망 단위의 누적영향, 독립적인 자료 검증, 주민과 이용자의 참여, 성과가 예상과 다를 때 운영을 조정·중단·복원하는 규칙도 포함해야 한다. 그래야 '물에너지'가 선호 사업을 포장하는 이름이 아니라 국제적 WEN 원칙을 실현하는 산업정책이 된다. 올해 국내에서 본격화된 물에너지 논의도 이제 개별 사업 발굴을 넘어 법제화와 종합계획으로 이어져야 한다. 물에너지 포럼 역시 기술 소개와 협력 선언에 머무르지 않고 기본법 제정, 부처 간 계획 연계, 예산과 시장제도 마련까지 연결하는 역할을 맡을 필요가 있다. 재생에너지가 그랬듯 산업은 기술의 목록만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물과 에너지를 함께 보는 국제적 시각을 국내의 법과 계획으로 바꿀 때 비로소 물에너지 산업이 만들어진다. bienns@ekn.kr

155GW 태양광 목표의 열쇠, ‘농사 지으며 전기 파는’ 영농형 태양광 [기후 리포트]

최근 발표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안에서 정부는 2040년까지 태양광 발전설비를 155기가와트(GW)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목표가 커질수록 '어디에 설치할 것인가'라는 국토 문제가 커진다. 산지 태양광은 환경 훼손 논란으로 확대가 어려워졌고, 농지로 향하는 태양광은 농민과 지역사회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해법으로 영농형 태양광(agrivoltaics)​이 주목받고 있다. 농지를 발전소로 전환하는 대신 농사를 계속 지으면서 그 위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식량 생산을 유지하면서 농가에 안정적인 발전수익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지상형 태양광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155GW의 벽은 '땅'이다 제12차 전기본 안에 따르면 정부는 2030년 재생에너지 설비 100GW, 사업용 태양광 87GW를 확보하고 2040년에는 사업용 태양광을 155.3GW까지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지상형 태양광만으로 이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 연간 수 GW의 신규 태양광을 설치하려면 매년 수십㎢의 토지가 필요하다. 산지 개발을 줄이면 농지와 평지에 대한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산지 태양광 신규 보급 비중은 2017년 약 40%에서 최근 3%대로 급감했다. 산지 태양광에 대한 환경 훼손 논란과 입지 규제가 강화되면서 태양광 개발 수요가 상대적으로 평지와 농촌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러나 농촌에서도 갈등이 만만치 않다. 외지 개발업체가 농민으로부터 농지를 임차하거나 매입해 대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하면서 농지가 장기간 발전시설 용도로 묶이고 농업 생산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사업 수익은 개발업체가 가져가는 반면 경관 훼손, 토지 이용 변화, 주변 농지의 가치 하락 등 부담은 지역 주민이 떠안을 수 있다는 인식이 갈등을 키우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태양광 시설이 주거지나 축사, 도로 등에 얼마나 떨어져야 하는지를 정하는 이격거리 규제를 둘러싸고 지자체와 사업자, 주민 간 충돌도 이어지고 있다. 농민단체의 반발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농촌이 도시의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발전시설 입지로만 취급되고, 정작 발전사업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은 외부 자본이 가져가는 구조라면 농민들이 재생에너지 확대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농사와 발전' 결합하니 정치적 갈등도 낮아져 영농형 태양광의 사회적 수용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ETH Zürich)와 취리히응용과학대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영농형 태양광이 토지 기반 태양광에 대한 정치적 양극화와 지역 반대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스위스 성인 214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반적인 지상형 태양광에는 보수 성향 주민과 농촌 주민의 반대가 상대적으로 컸지만 영농형 태양광에는 보수층의 지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주민 수용성을 좌우한 것은 이념보다 사업 설계였다. 연구진은 △농작물 수확량 감소 최소화 △지역 농민·주민 중심의 소유 구조 △경관을 고려한 소규모·분산형 개발을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수확량 감소가 5% 미만일 때 지지가 크게 높아졌고, 외부 투자자보다 농민이나 주민협동조합 등이 사업에 참여할 경우 수용성이 높아졌다. ◇한국도 특별법…'농사가 우선' 원칙 세워야 국내에서도 영농형 태양광의 제도화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6월 공포돼 오는 12월 시행을 앞둔 영농형 태양광 특별법은 농업과 발전의 병행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국내 실증에서도 영농형 태양광의 농업적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 들깨와 참깨 등은 일정 수준의 차광 조건에서도 생육과 수확량의 감소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작물로 평가된다. 특히 한여름 강한 일사와 고온이 지속되는 시기에는 태양광 패널이 일부 햇빛을 차단하면서 토양 수분 증발과 작물의 고온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차광을 선호하는 녹차의 경우에는 오히려 생육 환경이 개선돼 생산량이 증가한 실증 사례도 보고됐다. 녹차는 강한 햇빛을 그대로 받기보다 일정 정도 그늘이 지는 환경에서 잎의 품질과 생육이 좋아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든 작물에 동일한 방식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작물별 광합성 특성과 적정 일사량에 맞춰 패널의 높이·간격·차광률을 설계한다면, 농업 생산과 태양광 발전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영농형 태양광이 농촌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자리 잡는다면 농민 10만명이 100kW씩 참여해 10GW를 생산하는 '햇빛연금' 모델도 가능하다. 다만 핵심은 외부 자본의 농지 개발이 아니라 실제 농민이 사업의 주체가 되고 농업 생산을 우선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태양광 155GW의 진짜 병목은 '전력망' 영농형 태양광에도 넘기 어려운 장벽이 있다. 바로 송배전망이다. 태양광이 집중된 호남·영남 남부지역에서는 발전설비 증가에 비해 송전망 확충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신규 발전사업의 계통 접속이 지연되거나 발전량이 제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결국 155GW 목표의 성패는 태양광 패널을 얼마나 빨리 설치하느냐에 달린 것이 아니다. 농지를 보전하면서 농민이 수익을 얻고, 주민이 사업에 참여하며, 생산된 전기를 소비지까지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영농형 태양광은 그 해법 가운데 하나다. 정부가 12월 특별법 시행을 계기로 '농사가 우선이고 발전은 그 위에 얹는 것'이라는 원칙을 분명히 하고, 동시에 전력망 투자를 서둘러야 155GW라는 목표가 현실이 될 수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명운산업개발, 유니슨 376억원 CB 보통주로 전환

명운산업개발이 최대주주로서 유니슨 전환사채(CB) 전환으로 지분율을 9.02%에서 19.13%로 확대해 책임경영 실천과 중장기 성장 지원에 나선다. 31일 유니슨에 따르면, 명운산업개발은 보유 중인 유니슨 전환사채 376억원 전액을 보통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번 전환권 행사에 따라 명운산업개발은 전환가액 1160원에 유니슨 보통주 3241만3793주를 취득하게 된다. 전환 후 명운산업개발의 보유 주식은 5582만9770주로 증가하고, 지분율은 9.02%에서 19.13%로 확대될 예정이다. 유니슨은 재무적 부담 요인으로 지적됐던 자본잠식률이 기존 19.05%에서 -1.66%로 낮아지며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게 된다. 전환이 완료되면 부채비율이 92.07%로 올해 상반기 대비 79.26%포인트 낮아진다. 최대주주와 주요 파트너사의 지분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특수관계인으로서 지난 18일 기준 유니슨 보통주 855만8804주를 보유한 삼해이앤씨는 전환 후 2.93% 지분율을 유지하게 된다. 이에 삼해이앤씨 보유 지분을 합산한 명운산업개발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현재 12.32%에서 전환 후 22.06%로 높아진다. 아울러 주요 파트너사인 비그림파워코리아는 26일 공시 기준 보통주 610만1730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율은 2.09%다. 명운산업개발은 이번 전환과 지속적인 지분 매입을 바탕으로 유니슨에 대한 경영권을 강화하고 주요 사업과 중장기 성장전략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유니슨 관계자는 “이번 전환은 최대주주와 유니슨의 이해관계를 장기적인 성장이라는 하나의 방향으로 더욱 긴밀하게 연결하는 결정“이라며 "이에 재무구조 개선으로 신규 프로젝트 수주와 현재 확보한 사업의 안정적인 이행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1년 기다릴 필요 없다”…육상풍력 허가, 실측정 없이 기상청 자료로 대체

육상풍력 발전사업 허가를 받기 위해 1년 이상 현장에서 직접 바람을 측정해야 했던 규제가 완화된다. 앞으로는 발전사업허가 단계에서 별도의 풍황 실측 없이 기상청이 생산한 자료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31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기후부는 지난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발전사업세부허가기준 등에 관한 고시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의견수렴 기간은 다음 달 17일까지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육상풍력 발전사업허가를 신청할 때 제출해야 하는 풍황자료 기준을 완화하는 것이다. 현행 기준에서는 육상풍력 발전사업허가를 받으려면 발전소를 건설하려는 지역에서 365일 이상의 풍황 계측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사업자는 통상 계측기를 설치해 풍속과 풍향 등을 직접 측정한 뒤 이를 토대로 사업성을 입증해야 했다. 개정안은 이를 “육상풍력 발전사업 허가신청의 경우 풍황자료로 기상청 재현바람장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라고 변경했다. 고시 개정이 완료되면 사업자가 발전사업허가를 위해 별도의 풍황 계측기를 설치하고 1년간 자료가 쌓이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만큼 사업 준비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개편은 지난해 12월 출범한 '육상풍력 범정부 보급 가속 전담반(TF)'에서 마련한 규제 개선 방안의 후속 조치다. 기후부는 당시 국방부와 산림청, 기상청, 지방자치단체,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전력 등과 TF를 구성하고 기상청 데이터를 활용한 풍황 계측 절차 개편을 10대 세부과제 중 하나로 제시했다. 정부가 육상풍력 규제 완화에 나선 것은 보급 속도가 목표에 크게 못 미치고 있어서다. 국내 육상풍력 설비는 현재 누적 약 2기가와트(GW)다. 반면 정부는 보급목표를 2030년 6GW, 2035년 12GW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발전단가도 킬로와트시(kWh)당 150원 이하로 낮추고 국내 생산 풍력터빈 300기 이상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규제 완화가 실제 사업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일부 시각도 나온다. 발전사업허가 단계에서는 기상청 자료로 풍황 실측을 대신하더라 이후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한 자금 조달 과정에서는 발전량과 수익성을 검증하기 위한 실제 현장 계측자료가 사실상 필요하기 때문이다. 풍력업계 관계자는 “금융기관에서 사업성을 검토할 때는 기상청 데이터로는 불충분하다"며 “결국 해당 지역에서 측정한 풍황 데이터가 필요하다. 실제 사업 전체 기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발전기를 끌 것인가, 암호화폐 채굴기를 켤 것인가

올해부터 호남권을 시작으로 재생에너지 출력제어에도 보상이 붙는다. 발전을 멈추라고 해놓고 손실은 나 몰라라 하던 관행에 비하면 분명한 진일보다. 그런데 한 발 물러서서 보면 그림이 묘하다. 우리 전력시장에는 이미 지어놓기만 하면 나가는 용량요금(CP)이 있고, 급전 지시로 돌리지 못한 발전기에 얹어주는 제약비발전 정산금이 있다. 여기에 출력제어 보상까지 더해졌으니, 공급 쪽에는 돌려도 주고 못 돌려도 주는 보상이 세 겹으로 깔린 셈이다. 근데 정작 전기를 쓰는 쪽, 즉 부하를 줄여주는 값에는 여전히 인색하다. 발전기를 끄는 일은 생각보다 비싸고 굼뜨다. 석탄이나 가스 같은 기력 설비는 출력을 내리는 데 수십 분이 걸리고, 급하게 세웠다 올리는 과정에서 설비 수명이 깎인다. 원전 감발에 따라 설비에 엄청난 무리가 간다는 무시무시한 의견도 많다. 인버터로 즉시 감발이 가능한 태양광은 사정이 다르지만, 문제는 다른 데 있다. 그 순간 당연히 만들어졌을 전기가 영영 사라진다는 점이다. 세상에 나오지도 못한 전기에 국민이 값을 치르는 구조인 것이다. 언제까지 만들지 못한 전기에 돈을 물어줄 것인가? 사업자들은 계속 우는 소리를 할거고, 다양한 발전원들을 챙겨줘야 하는 정부는 이들 전원들이 계속 영업을 확장할 수 있게 해줘야하기 때문에 결국엔 이런 용량요금+제약비발전정산금+출력제어보상 같은 파퓰리즘에 기반한 정책에밖에 기댈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도 각종 전원 편을 갈라 영역 지키기만을 하고 있으니, 막상 돈을 내는 국민들은 눈가린 장님이나 다름없다. 반대로 부하를 끄면 어떻게 되나. 발전기는 그대로 돌고, 만들어진 전기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 전기를 먹고 있던 소비처가 잠시 빠져줄 뿐이고, 그 몫은 폭염 속 에어컨과 병원, 냉동창고로 흘러간다. 같은 돈을 쓰더라도 한쪽은 허공에 지불하는 것이고, 다른 쪽은 배분을 조정한 대가다. 계통 입장에서 공급을 조절하는 것보다 수요를 조절하는 편이 훨씬 싸고 빠르다는 건 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우리 제도는 여태 공급 쪽만 만지작거리고 있다. 그래서 수요를 조절할 수 있는 유연성 부하가 중요한 것이고, 그동안 남는 전기로 수전해 수소를 만들어 축적하던지 열로 만들던지 전기차를 충전하던지 양수나 배터리 충전을 하던지 등등 소위 섹터커플링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경제성 부족으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암호화폐 채굴(mining)은 그 경제성에 비해서 아직 주목을 못받는거 같다. 일전에 한 세미나 자리에서 본 주제를 꺼냈는데, 전기가 안그래도 부족한데 비트코인 같은 “투기자산"을 생산하기 위해 또 전기를 낭비하자는 것이냐며 비판도 받은 바 있다. 그래서 필자도 이 소재를 꺼내기가 여전히 조심스럽다. 그러나 계통이 보는 것은 그 부하가 무엇을 위해 전기를 쓰느냐가 아니라, 신호를 보냈을 때 몇 초 만에 사라져 주느냐다. 채굴장은 결국 컴퓨터 더미다. 수백 MW를 수 초에서 수 분 안에 0으로 내릴 수 있고, 껐다 켜도 망가지지 않으며, 계통에 여유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지을 수 있다. 단 요즘 각광받는 AI 데이터센터와 헷갈리면 안되는 것이, 데이터센터는 오히려 경직성 부하로서 서비스 약정상 24시간 켜져 있어야 한다. 실제로 텍사스에서도 채굴장이 데이터센터로 갈아타면서 계통의 비상 제동장치가 줄어든다는 우려가 나온다. 물론 국내 사정은 다르다. 암호화폐 채굴은 여태 제도의 회색지대에 놓여 있어, 수요자원으로 시장에 등록될 길 자체가 열려 있지 않다. 그러나 이것은 채굴이 쓸모없다는 증거가 아니라, 제도가 아직 그 소중한 쓸모를 담을 그릇을 만들지 않았다는 뜻일 뿐이다. 딱히 기술적인 문제가 존재한다기 보다는 제도적인 인허가의 문제일 뿐인거 같은데 말이다. 이러한 방식이 통할 수만 있다면, 맞지도 않을 주기적인 전력수급기본계획 같은 것을 계속 만들어 전원별 칸막이를 치면서 개별 전원의 성장을 정부가 주도하기보다는, 유연성 부하를 넓게 인정해줘서 발전원 신설도 사업자에게 완전히 맡길 수 있다. 전기가 남아돌면 뭐 어떤가? 사업자들이 알아서 남는 전기 이용해 수소를 축적하든 비트코인 채굴시키면 되지 않은가. 즉 구조적으로 수용량의 상한이 올라가는 것이다. 잉여를 흡수할 수요가 있으면 출력제어 걱정이 줄고, 출력제어 걱정이 줄면 재생에너지를 수요보다 훨씬 많이 짓는 초과건설(overbuilding)도 합리적인 투자가 된다. 수용량이 경직적으로 딱 정해져 있으니 “전력 부족한데 2배 비싼 신재생 쓰느라…멀쩡한 원전 쉬게 했다." 류의 비판도 계속 나오는게 아닌가. 언제쯤 우리는 제약발전으로 전기가 얼마나 덜 만들어졌는지, 넉넉잡은 예비율에 생산비가 얼마나 새는지를 해마다 세어보는 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전력이란 상품만 유독 시장경제의 예외가 되니, 정부는 항상 발전사업자 각각의 손익계산서를 들여다보며, 이 집은 적자가 나겠구나 저 집은 못 버티겠구나 일일이 헤아려 줘야 한다. 시장을 열어놓고 정작 그 안에서 아무도 다치지 않도록 받쳐주는 일을, 우리는 꽤 오랫동안 또 너무도 당연하게 정책이라고 부르고 있다. bienns@ekn.kr

SK이터닉스, 의성 황학산 풍력발전 상업운전 개시

SK이터닉스가 발전용량 99메가와트(MW) 규모의 의성 황학산 풍력발전단지 상업운전을 시작하며 육상풍력 상업발전 능력을 257MW로 확대했다. SK이터닉스는 경상북도 의성군 옥산면 일대에 건설한 '의성 황학산 풍력발전단지' 발전소의 상업운전을 개시했다고 31일 밝혔다. 의성 황학산 풍력발전단지는 SK이터닉스가 23만9157㎡ 규모의 부지에 사업비 약 2600억원을 투입해 개발됐다. 지멘스 가메사가 공급한 6.6MW 풍력발전기 15기로 단일 육상풍력 발전소 중 최대 규모인 설비용량 99MW를 갖췄다. 연간 약 14만6000메가와트시(M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해당 풍력발전기는 지멘스 가메사의 기종 중 아시아에서 가장 크다. 이번 상업운전 개시로 SK이터닉스는 기존에 운영 중인 △제주 가시리(30MW) △울진 현종산(53MW) △군위 풍백(75MW)을 포함해 육상풍력 발전 규모를 257MW로 확대했다. 현재 포항 죽장에서도 72MW 규모로 육상풍력 발전소를 개발하고 있다. 해상풍력 발전은 신안 우이(390MW)와 인천 굴업도 해상풍력(250MW)에서 추진 중이다. 향후에도 SK이터닉스는 경북·전남권역 등 추가 사업지 발굴을 지속해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예정이다. 김해중 SK이터닉스 대표는 “앞으로도 육상과 해상을 아우르는 풍력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자연환경과 기술, 지역사회가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 에너지 생태계 조성에 기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김성우 시평] 에너지 전환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이달 3일 재정경제부가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다. 부동산 세제의 개편안에 대해 언론이 하루가 멀게 다루었고, 집을 가진 사람이나 갖고 싶은 사람에게는 집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세제개편안이 초미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부동산 이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대상이 있는데, 이는 에너지전환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이다. 특히 법인세제 부문은 녹색전환 및 경제안보 차원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산업의 국내 생산기반을 확충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 바, 기존에도 전략산업으로 다루어져 온 반도체·이차전지·AI 등에 태양광·풍력·원자력 등 에너지가 새롭게 강조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 지정학적 공급망 리스크가 반복되면서 국내에 에너지 생산 기반을 확보하려는 흐름이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세제개편 방향의 배경이다. 에너지전환에 대한 세제개편안은 크게 두 가지를 주목해야 한다. 첫째는 신설되는 국내생산세액공제의 주요 대상이 에너지전환 품목이라는 점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녹색전환 추진이 시급하고, 보호무역 확산 등으로 경제안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 중 국내 생산기반이 취약한 품목을 지원하기 위하여 국내생산세액공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또한, 기존 통합투자세액공제는 시설투자(CapEx)에 대한 지원에 집중되어 있어 생산운영비(OpEx)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산업에는 지원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문제의식도 반영되어, 생산량에 기초하여 세액공제하는 새로운 지원 체계가 마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원 대상은 중요성·유망성·필요성의 기준에 따라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이차전지, 반도체, 핵심소재, AI로봇부품의 6개가 선정되었고, 구체적인 적격품목은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에서 규정될 예정이다. 적용요건으로 내국인(거주자 또는 내국법인)이 적격품목을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고 직접 판매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참고로 통합투자세액공제 적용 시설 생산분과 수도권과밀억제권역 생산분은 국내생산세액공제가 적용배제되지만, 2026년 12월 31일 이전에 통합투자세액공제를 적용받은 납세자는 이를 취소하고 국내생산세액공제로 전환 신청할 수 있다. 둘째는 국가전략기술 중 '수소' 분야가 '미래형 에너지' 분야로 확대 개편된다는 점이다. 국가전략기술 및 관련 시설에 대한 통합투자 세액공제율은 일반기술 및 신성장·원천기술보다 높게 설정되어 있다. 기존 국가전략기술은 반도체, 이차전지, 백신, 디스플레이, 수소, 미래형 운송 및 이동수단, 바이오의약품, 인공지능의 8개 분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번 개편안은 '수소' 분야를 소형모듈원전(SMR, Small Modular Reactor)과 같은 '미래형 에너지' 분야로 확대 개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글로벌 초격차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3대 메가프로젝트 이행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도 안정적 에너지원 확보가 긴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이차전지와 같은 에너지전환 품목을 생산하거나 SMR 등 미래형에너지 기술에 투자하는 기업이라면 신설되는 국내생산세액공제과 확대되는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개편의 적용 가능성과 요건을 미리 숙지할 필요가 있다. 2025년 세제개편 역시 경제 대도약 지원을 위한 과제로 미래 전략 산업에 대한 지원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그 핵심 수단으로써 국가전략기술과 신성장·원천기술의 범위를 확대했고 여기에 에너지전환 기술이 추가된 바 있는데, 올해는 중동사태까지 더해져 에너지전환에 대한 지원이 더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세제개편안은 통상 7월 발표 후 9월 국무회의를 거쳐 정기국회에 제출되고 12월 본회의 의결로 확정되면 다음해 1월 1일 시행된다. 이에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일부 변경될 수 있으며, 세부 내용은 하위법령(시행령·시행규칙)에서 정해질 예정이다. 따라서, 기업은 향후 국회 본건 개정안 심사 경과 및 시행령 등 하위 규정 제정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고, 수준 높은 세제혜택에 상응하는 엄격한 요건 입증과 사후 검증에도 미리 대비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bienns@ekn.kr

유니슨, 76.2㎿ 고창해상풍력 발전기 수주…993억원 규모

유니슨이 발전용량 76.2메가와트(MW) 규모의 해상풍력 사업에 풍력발전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으며 풍력발전 전 밸류체인에 걸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유니슨은 포스코이앤씨와 공동수급체를 구성해 동촌풍력발전이 발주한 고창해상풍력 발전사업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유니슨이 풍력발전기 공급을 담당하고, 포스코이앤씨는 해상·육상공사 등을 수행한다. 고창해상풍력 발전사업은 전북 고창군 상하면과 해리면 인근 해상에 총 76.2M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유니슨은 이 사업에 6.35MW급 풍력발전기 12기를 공급한다. 전체 EPC 계약금액 가운데 유니슨 몫은 약 34%인 992억8700만원이며, 계약 기간은 지난 26일부터 오는 2030년 6월 18일까지다. 계약대금은 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주요 기자재 입고와 시운전 완료 등 사업 진행 단계에 따라 지급될 예정이다. 유니슨은 풍력터빈 설계·제조부터 설치, 유지·보수(O&M)까지 풍력발전 전 가치사슬에 걸쳐 기술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자체 O&M 조직을 운영하며 국내 풍력발전단지 O&M 사업 경험을 축적해 왔다. 터빈 제조사로서 설비 구조와 운전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전문성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를 토대로 유니슨은 계약 일정과 사업 추진계획에 맞춰 풍력발전기 공급을 수행할 계획이다. 해상풍력 발전사업 공급 실적과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축적해 향후 국내에서 추진되는 해상풍력 사업에 참여할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유니슨 관계자는 “이번 고창해상풍력 사업을 차질 없이 수행해 해상풍력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2026년 7월 입찰에 선정된 한빛해상풍력을 비롯해 현재 논의 중인 다양한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국내 해상풍력 강자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미리보는 국감]‘AI·반도체 붐’에 갇힌 기후목표…기후환노위, 송곳 검증 예고

올해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주요 국감 이슈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메가 프로젝트 추진에 따른 탄소배출 급증과 첨단산업의 용수난 대응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 정부가 답해야 할 올해의 질문' 연구보고서를 27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기후환노위의 주요 쟁점으로 AI·반도체 육성 정책과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간의 상충 문제, 첨단 공업용수 공급체계의 한계를 집중 조명했다. 보고서는 “AI 데이터센터 증설과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규모 메가 프로젝트로 인해 물과 전력 사용량이 폭증하고 있다"며 “글로벌 빅테크조차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정부의 무리한 인프라 확대가 국가 온실가스 감축경로에 심각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데이터센터 용량을 2029년 8.4기가와트(GW)에서 2035년 18.4GW까지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낙관적인 배출계수를 적용하더라도 2035년까지 8500만 톤에 달하는 추가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으로 추산된다며,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53~61%를 줄이겠다는 상향된 감축 목표 달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정부의 불확실한 해외 투자 수요 추정에 맞춰 데이터센터 규모를 늘릴 것이 아니라,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른 국가 감축경로가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엄격히 조절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메가 프로젝트에 따른 배출량을 2035 NDC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는 첨단산업의 필수 자원인 공업용수 부족 문제도 제기됐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은 고도처리수와 초순수 등 대규모 용수를 필수적으로 요구하지만, 현행 공급체계는 여전히 댐·하천수 등 기존 수자원을 공공이 확보해 배분하는 구조에 갇혀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수자원 확보와 관로 설치에 긴 시간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산업계가 공공의 배정만 기다리는 구조로는 급격한 수요 증가를 제때 맞출 수 없다고 봤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수처리수, 산업폐수 처리수, 공정회수수 등 재이용수 활용을 확대해야 하지만, 제도적 기반은 크게 미흡한 상태다. 보고서는 하·폐수 재이용 확대를 가로막는 원인으로 '불명확한 권한과 책임 구조'를 꼽았다. 고도처리시설과 전용 관로 등 대규모 민간 투자가 이뤄져야 하지만 수원별 이용권, 원수 공급량 및 요금 체계, 공급중단 책임, 시설 소유권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기업의 투자가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보고서는 '정부는 지역·산업별 물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지, 공공 공급 방식만으로 적기 공급이 가능하다고 보는지'를 따져 물으며 '산업용 재이용수 이용권 신설 등 민간 투자를 유인할 제도적 기반을 검토하고 있는가'라고 질의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재생에너지 부족으로 인한 기업의 전력간접배출(Scope 2) 증가 및 2028년 자산 10조 원 이상 상장사 대상 ESG(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에 따른 산업계 부담을 지적했다. 또한 메가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가 졸속 처리될 우려와 용인 반도체 산단 초고압 송전망 구축에 따른 환경영향 모니터링 체계 점검 필요성도 주요 국감 과제로 꼽았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EE칼럼] 공영주차장 태양광 발전

요즘 각 시군에서는 공영주차장에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하는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이는 주차구획면적이 1,000㎡를 넘는 공영주차장의 경우 태양광 설치를 의무화한 재생에너지법이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는 올 11월28일까지 태양광설치사업계획서를 한국에너지공단에 제출해야 한다. 어떤 지자체는 'ㅇㅇ형 햇빛연금' 모델로 홍보하며 적극적으로 사업에 임하는 곳도 있다. 지난해 이 법이 시행된 후 전주시정연구원은 추진 방안에 대한 연구를 통해 지난 7월 '전주시 공영주차장 내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방안 연구'라는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사업 방식을 공공 직접형과 민간투자 임대형, 주민참여 협동조합형, 공공 민간 협력형(SPC 등)으로 나누어 검토한 뒤 지역 내 대상 주자창 별로 유용한 사업 방식을 분석하여 다른 지자체에게도 도움이 될 만하다. 먼저 공공 직접형은 수익의 공공성이 확보되는 장점이 있지만 예산과 인력에서 어려움이 있다. 태양광 발전 보급의 초기 단계라면 공공이 앞장서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효과를 취할 수도 있지만 보급이 확대되는 단계에 들어선 지금 민간의 참여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민간투자 임대형은 민간 발전사업자가 임차한 주차장에 자기 자본으로 설비를 설치하고 소유하는 방식이다. 공공은 임대료를 수취하지만 수익은 민간사업자에게 귀속되어 공익적 활용은 사업자의 선의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주민참여 협동조합형은 주민이 출자하여 에너지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이 조합이 공영주차장 부지를 임차하여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소유·운영하는 방식이다. 발전수익은 조합원에게 배당금으로 돌아가고, 수익의 일부는 지역공동체로 환원되어 에너지 빈곤층 지원 등 공익적 활동에 사용된다. 공공 민간 협력형은 지자체나 산하 공기업과 민간사업자가 공동으로 출자하여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이 SPC가 발전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자본 조달이 용이하여 시설관리공단 등 지방 공기업이 있는 지자체에서 선호하기도 하나 SPC 설립·운영의 복잡성과 비용에 비해 사업 규모가 작아 효과는 떨어지는 편이다. 주민과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의 목적에 비추어 보면 네 가지 방식 중 주민참여 협동조합형이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이다. 따라서 주민주도형을 기본으로 하고 개별 주차장 여건에 따라 공공 민간 협력형으로 추진하되 이 경우에도 주민참여와 수익의 지역환원을 제고하기 위해 에너지 협동조합을 참여시킬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실제 전국의 주민참여 에너지 협동조합 중 91개에 대한 조사를 보면 2025년 말 현재 9만 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하여 404억원의 출자금을 모으고 49MW에 이르는 411개소의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공공부지를 임대하여 세워진 이 발전소들은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주민들로 구성된 조합원의 공동체 자산이다. 지난해에는 각 조합별로 6% 이상의 배당을 실시하여 시민펀드(조합원차입) 이자 지급까지 하면 30억원 이상의 주민소득을 가져왔다. 더불어 조합 운영이나 발전소 관리를 위한 인력 고용을 통해 지역내 일자리도 창출하고 있다. 또한 조합별로 공익적 사용을 위해 조성한 잉여금으로 저소득 가정의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LED등 교체나 지역 장학기금에 기부하는 등 주민 복지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의 33개 주민참여 에너지협동조합이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한 금액은 3억9천만원을 넘어섰다. 이렇듯 공영주차장을 주민참여 협동조합형으로 추진하는 것은 주민소득 향상과 공동체 자산 형성, 지역 내 일자리 창출, 공익 활동 자금 마련이라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적은 예산으로 이만한 효과를 내는 정책 사업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이미 재생에너지법에서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주민참여 협동조합에 부지를 임대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 게다가 지난 20일 국회를 통과한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유재산법」,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그 밖의 관계 법률에도 불구하고 사회연대경제기업이 사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국유ㆍ공유재산을 직접 사용하는 경우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식으로 대부 또는 사용하게 할 수 있다."고 근거를 마련하였다. 공영주차장 태양광 발전 설치는 주민참여 협동조합형을 기본으로 하되 개별 주차장의 조건에 따라 공공 민간 협력형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에너지 협동조합은 더 많은 주민의 참여를 유도하고 조합원 1인1표에 의한 민주적 운영을 활성화해야 함은 물론이다.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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