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으면서 국민의힘이 397억원의 선거보전금을 반환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비슷한 혐의로 재판을 받다 중단된 이재명 대통령의 파기환송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재판이 재개되면 더불어민주당도 434억원을 반납해야 한다고 맞불을 놓았다. ◇말 한마디에 수백억… 20대 대선 잔혹사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1부(재판장 백승엽)는 전날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1심의 판단을 유지하고 항소를 기각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 당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변호사 소개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와의 만남을 부인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주목할 점은 2심 재판부가 “표현의 의미는 일반 선거인(유권자)의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지난해 5월 이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파기환송심의 법리를 근거로 윤 전 대통령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것이다. 당시 대법원은 2022년 대선 과정에서 나온 이 대통령의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관련 '골프 발언'과 성남시 백현동 용도변경 관련 '국토교통부 압박 발언' 모두 허위사실 공표로 판단했다. 이에 무죄를 선고했던 2심 판결에 법리 오해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했다. 다만 이 재판은 이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의 형사상 불소추 특권 등을 이유로 심리가 중단된 상태다. 이 대통령도 퇴임 후 재판이 재개돼 당선무효형(벌금 100만원 이상)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민주당은 선거보전금 434억원을 국고에 반환해야 한다. 이는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당선무효형 확정 시 부담해야 할 397억원보다 37억원 많은 액수다. ◇“민주당도 李 재판하면 434억 토해내야" 이에 국민의힘은 '397억 반환'을 촉구하는 민주당을 향해 '434억 환수'로 맞불을 놓았다. 권영진 의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우리 당이 받을 피해와 충격도 크지만, 민주당도 똑같은 상황"이라며 “이 대통령 선거법 재판이 재개되면 유죄가 확정돼 민주당은 434억원을 토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판사 출신인 나경원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남의 판결에 좋다고 할 때가 아니다. 제 코가 석자"라며 “정상적으로 확정 재판만 열리면 민주당 역시 434억원의 선거보전금을 고스란히 다 토해내야만 한다"고 꼬집었다. 율사 출신인 김기현 의원 역시 같은 날 페이스북에 “발언의 의도나 내용으로 보면 이 대통령의 허위사실 발언은 윤 전 대통령의 그것에 비추어볼 때 더 하면 더 했지 결코 가볍지 않다"며 “민주당은 재판 중단을 핑계로 434억원을 반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與 '이재명 면소법'에 솔긴해진 野 양당 모두 비슷한 처지에 놓이게 되면서 민주당이 추진 중인 이른바 '이재명 면소법'에 시선이 쏠린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에서 '행위'를 삭제해 이 대통령 재판 재개 전 소송을 종결하자는 취지인데, 이를 반대했던 국민의힘도 솔깃해진 상황이다. 이 법안은 지난해 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지만 계류 중이다. 정치권에서는 양당이 타협점을 찾아 상황을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도 성향의 금태섭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지금 양쪽 다 같은 처지에 있다"며 “(양당이) 국민 앞에 사과하고, 만나서 의논을 통해 (입법적으로) 풀어도 괜찮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둘 다 재판을 하거나, 둘 다 재판을 중단하는 게 공평하다"고 강조했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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