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투표용지 부족’ 파상공세…민주당 “정쟁 몰두 유감”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두고 총공세를 이어갔다. 장동혁 대표는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사태 수습보다 정쟁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를 열고 “투표 용지 부족 사태는 국민 참정권을 박탈한 중대한 자유민주주의 파괴행위"라며 “즉각 국정조사를 실시하고 조속히 특검을 설치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전날 선관위가 발생 경위를 발표한 내용은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처음에는 투표용지가 부족해 추가로 보낸 곳이 14곳이라더니 결국 50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했다고 자백했다"며 “추가로 투표용지를 보낸 곳은 67곳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물러나는 것으로 끝낼 수 없는 일"이라며 “중앙선관위원 전원과 각 지역 선관위원장, 선관위원들에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선거법 개정 논의도 촉구했다. 그는 “여야는 물론 전문가, 국민이 함께 참여해 중앙선관위 개혁 방안을 논의하는 범국민선관위개혁기구 구성을 제안한다"고 했다. 서울 잠실 개표소 인근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위대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장 대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잠실 올림픽공원에는 수천 명의 청년들이 모여 재선거를 외치고 있다"며 “이들이 지키고자 하는 것은 단 하나,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라고 했다. 또 “이들의 민주적 항거를 어떻게 '소요'라고 할 수 있는가. 언론이 눈을 감고, 이 정권이 눈과 귀를 막는다고 해서 우리까지 저들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저는 목숨 걸고 청년들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연결 고리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판도 지속했다. 장 대표와 가까운 김민수 최고위원은 “대한민국 국민 참정권이 박탈당했으며 민주주의가 무너졌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진정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 왔다면 민주당 의원들도 목소리 내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적 분노에 계속 귀 막고 버틴다면 정권 종말을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반격에 나섰다. 전수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한 엄중한 사안으로, 당정은 헌법기관 과오를 철저히 도려내고 국민 주권을 지키기 위해 이미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국민의힘 지도부가 사태 수습보다 정쟁에 몰두하는 모습은 심히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특히 장 대표 발언을 겨냥해 “제1야당 대표로서 도를 넘은 처사"라며 “6월 내에 원 구성을 완료해 국회 안에서 신속히 국조와 특검을 추진하자는 당정의 요구는 외면한 채, 장외에서 정권의 종말을 운운하며 선거 결과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대통령 책임'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악의적인 정치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전 대변인은 “권력분립이란 헌법의 기본 상식조차 외면한 채 사사건건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기승전 대통령 탓'은 비겁한 구태 정치"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李대통령, 국가유공자 위문 후 시장행…민생 현장 행보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현충일인 6일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을 찾아 국가유공자를 위문했다. 이후 인근의 전통시장을 찾아 민생 현장을 살폈다. 이 대통령 부부는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71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한 후 국가유공자들이 입원해 있는 중앙보훈병원을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유공자들을 만나 건강 상태와 치료 경과 등을 살피며 “여러분들의 희생과 헌신 덕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인정받는 나라가 될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여사는 “건강을 잘 챙기시길 바란다"며 쾌유를 빌었다. 특히 월남 참전 유공자인 박형우 씨가 “전쟁이 일어나면 또다시 최전방으로 보내달라"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그 마음에 감사드린다. 전쟁 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 부부는 간호 스테이션을 찾아 의료진을 격려하며 “국가유공자들을 예우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라고 강조했다. 또 이날 만난 국가유공자를 포함해 전국 보훈병원과 위탁 의료기관에 입원 중인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 8800여명에게 홍삼 선물 세트를 전달했다. 보훈병원 방문을 마친 후에는 인근에 있는 길동복조리 시장을 찾았다. 이 대통령은 시장을 둘러보며 상인들에게 시장 상황과 체감 경기 등을 물었다. 또 시민들과 인사하며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 부부는 시장에서 수박과 애플망고, 복숭아, 옥수수, 식혜, 고추, 강냉이, 튀각, 도라지무침, 땅콩, 밤 등을 구매하고, 아이스 커피와 떡볶이를 현장에서 구입해 맛보기도 했다. 이후 상인회 관계자와 강동구를 지역구로 하는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시장 내 한 식당에서 냉면과 수육 등으로 점심 식사를 했다. 이 대통령은 상인회 측에 시장 시설 정비와 주차 문제 등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을 묻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시장 방문이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들을 격려하고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한 취지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통해 국가 공동체가 위기를 맞을 때마다 국민이 힘을 모아 고난을 극복해온 점을 언급하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바라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순직자 유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은 고인들의 숭고한 정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속전속결’…당내선 일정 연기 요구

국민의힘이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투표 일정을 오는 9일로 결정하자 내부에서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 송언석 전 원내대표가 지난 5일 사퇴한 후 곧바로 선거 일정을 확정지으며 특정인 선출을 위한 속도전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원내대표 선출 선거일과 후보자 등록 신청 안내를 공고했다. 오는 7일 오후 5시까지 후보 등록을 받고 9시 오전 10시에 투표를 실시한다는 내용이다. 현재까지 출마 기자회견을 한 예비후보는 김도읍, 점정식, 성일종 의원 등 3명이다. 이중 김 의원과 성 의원은 송 전 원내대표에게 일정을 미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대로라면 선거 일정이 8일 하루밖에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성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정작 원내대표 선거 유권자인 의원들은 대부분 오늘 오후에 처음 이런 일정을 듣게 됐고 누가, 어떻게, 왜 이렇게 촉박하게 일정을 정한 것인지 알지도 못 하고 있다"며 “당 지도부가 이렇게 당내 민주주의에 반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적었다. 당내에서는 원내대표 선출을 서두르는 것은 특정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초·재선 의원 중심인 '대안과 미래'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이렇게 원내대표를 선출해선 '특정세력이 특정 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밀실에서 야합했다'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회에 입성한 한동훈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투표 일정을 서두르는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한동훈 등장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동요하기 전에 빨리 원내대표 선거를 치러 친윤 주도권을 이어가자는 계산"이라고 비판했다. 송 전 원내대표는 시급한 현안이 많아 원내대표를 빨리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하반기 원구성 협상에서 상임위 배분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원내대표 선출을 늦출 수 없다는 것이다. 송 전 원내대표는 후보 등록 마감일인 7일 국회에서 김·정·성 의원과 만나 이 같은 취지를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날 면담 후 선거 일정이 이틀 정도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협치의 정성호·속도전의 강훈식·민생의 한성숙…이재명의 선택은

6·3 지방선거가 마무리되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취임 1주년을 맞으면서 이재명 정부 2기 개편이 본격화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오는 8~9월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출마를 사실상 굳힌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후임 총리 후보를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압축하고 막판 고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여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번 주 들어 세 차례의 독대를 잇달아 가졌다. 지난 1일 주례 회동에서는 김 총리와 만나 업무보고와 함께 전당대회 출마를 포함한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2일 오전에는 국무회의 직후 정 장관에게 따로 남아달라고 요청해 배석자 없이 단독 오찬을 함께했다. 지방선거 다음 날인 4일 저녁에는 대통령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캐나다를 방문해 자원·공급망 협의를 마치고 귀국한 강 실장으로부터 이례적으로 집무실에서 직접 대면 보고를 받았다. 통상 해외 출장 결과 보고는 다음 날 열리는 정식 회의에서 이뤄진다. 이 대통령이 저녁까지 기다리다 강 실장과 독대한 것이다. 이 대통령이 이른바 '관리형 총리'가 아닌 민주당 중진 출신 측근을 차기 총리로 검토하는 배경에는 6·3 지방선거 결과가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중 12곳을 차지했으나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고, 부산 북갑·경기 평택을 재보궐선거에서도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소문 고가 붕괴 사고, GTX 삼성역 철근 누락 등 악재 속에서도 강남 3구 보수 유권자 결집에 힘입어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보수 후보 단일화 실패에도 불구하고 하정우 민주당 후보를 꺾으며 원내에 진입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향후 여야 충돌이 잦아질 수 있는 국면에서 정치 경험과 조직 관리 능력을 갖춘 인물이 총리를 맡아야 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여권에서 가장 앞선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다. 정 장관은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40년의 우정을 이어온 친명계 좌장이다. 5선 의원(경기 양주·동두천)을 지내며 국회 예산결산위원장과 기획재정위원장을 역임했고, 2017년과 2022년 대선에서는 각각 캠프 총괄선대본부장과 총괄특보단장을 맡아 이 대통령을 도왔다. 정부 출범 후에는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과 맞물린 검찰개혁을 주도했다. 별명이 '무적(無敵)의 신사'일 만큼 온화한 성품으로 국민의힘 의원들과도 교류를 이어가는 의회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이미 국회 인사청문회를 한 차례 통과한 이력이 있어 재청문 부담이 적다는 점, 여야 어디서도 비토 세력이 없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는다. 한 여권 관계자는 “규제·금융·공공·연금·교육·노동 등 6대 개혁 과제를 추진하려면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며 “중도·합리 성향으로 평가받는 정 장관이 야당과의 소통과 설득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 장관은 본인은 건강상의 이유 등을 들어 총리직을 고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이 대통령의 또 다른 유력 카드다. 대선 경선부터 캠프 총괄본부장으로 이 대통령을 보좌했고, 정부 출범과 동시에 초대 비서실장으로 임명돼 1년간 청와대를 이끌었다. 재임 중에는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로 중동·유럽·미주를 넘나들며 UAE·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유·가스 수급을 확보하고, 최근에는 캐나다에서 60조원대 잠수함 수주전 지원에도 나섰다. 3선 의원 시절에는 당내 '온건파'로 분류돼 야당 의원들과의 소통이 원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3년생으로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대표주자인 강 실장을 총리로 발탁해 차기 주자로 육성해야 한다는 시각도 청와대 안팎에 있다. 오세훈 시장·한동훈 전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야권 차기 주자로 부상한 데 대응해 여권도 같은 세대의 정치적 자산을 키워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비서실장에서 총리로 직행하는 것은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 노재봉 전 총리 이후 35년 만의 일이며 부담 요인으로도 꼽힌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경제·민생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울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네이버 대표이사 출신 민간 인사로 플랫폼·디지털 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을 담당하며 현장형 행정 경험도 쌓아왔다. 총리로 발탁될 경우, 이재명 정부 '첫 여성 총리'라는 상징성과 함께, 한명숙 전 총리 이후 여성 총리 배출이라는 정치적 의미도 갖는다. 총리 교체와 맞물려 일부 부처 개각과 청와대 인사도 예정돼 있다. 보건복지부·문화체육관광부·국토교통부·교육부 등 일부 부처를 중심으로 장관 교체 가능성이 제기된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이 대통령이 해당 부처의 업무 추진 속도에 의문을 갖고 비공개 업무보고를 별도로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인사로는 하정우 전 AI미래기획수석과 김남준 전 대변인 후임 인선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민정·사회·홍보소통수석 교체 가능성도 나온다. 외교부 장관 교체설도 함께 거론된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금배지 단 ‘李의 사람들’…하정우는 고배

제9회 전국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재명 정부 출신 참모들이 대거 국회로 입성하게 됐다. 새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진 재보선으로 주목도가 높았던 가운데, 친(親)청와대 세력의 원내 입성에 따라 추가 국정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6·3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청와대 출신 참모진은 총 4명이다. 이 중 3명이 금뱃지 달기에 성공했다. 이재명 정부의 입으로 통하던 김남준·전은수 전 청와대 대변인이 나란히 원내 입성을 확정지었고, 원조 친이재명계 모임인 7인회 출신의 김남국 전 디지털소통비서관도 국회에 재입성하게 됐다. 반면 '하GTP'라며 이 대통령의 애칭으로 불렸던 하정우 전 대통령실 AI미래기회수석은 한동훈 무소속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이 밖에 청와대 출신은 아니지만,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 시절 당시 성남시 정책 보좌관을 맡았던 임문영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에서 최종 당선됐다. 김남국 당선인이 출마한 인천 계양을은 과거 이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만큼 주목도가 더 높았다. 김 당선인은 61.65%의 득표율로 심왕섭 국민의힘 후보를 제치고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서거에서 최종 당선됐다. 전은수 전 청와대 대변인도 김민경 국민의힘 후보를 꺾고 충남 아산을 보궐선거에서 승리했다. 해당 지역은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3선을 지낸 곳이다. 강 비서실장의 의원직 사퇴로 발생한 공석을 전 당선인이 채우게 됐다. 특히, 전 당선인은 1985년 김옥선 신한민주당 전 의원 이후 41년 만에 충남에서 탄생한 두 번째 여성 국회의원이다. 경기 안산갑에 전략공천된 김남국 당선인은 김석훈 국민의힘 후보, 문인수 개혁신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안산갑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으로 평가받지만, 양문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의원직 상실에 따라 재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반면 부산 북구갑에서는 하 후보가 한동훈 무소속 당선인과의 접전 끝에 최종 낙선했다. 특히, 민주당 텃밭인 다른 지역구와 달리 부산 북구갑은 '정권 견제론'과 '정권 안정론'이 맞붙었던 최대 재보궐 격전지로 꼽혔다. 하 후보는 개표 초반에도 1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결국 역전패를 당했다. 패배 직후 하 후보는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주민의 마음을 온전히 얻기에는 제 노력과 준비가 부족했음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내준 따끔한 질책과 격려 모두 제 정치적 자산으로 삼겠다"고 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법인 슈퍼카’ 칼 빼든 국세청…홈플 노조 “MBK 김광일 부회장도 조사해야”

국세청이 사적으로 유용하는 '법인 슈퍼카' 탈세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함에 따라 홈플러스 노동조합 측이 과거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의 '슈퍼카 논란'도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초고가 슈퍼카를 법인 명의로 구매해 사주 일가가 개인 차량처럼 쓰는 등 호화·사치 생활, 변칙 거래에 활용한 혐의가 있는 19개 법인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 법인들이 소유한 차량은 총 90대로 차량 가액은 300억원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법인 명의 차량의 사적 이용 여부 이외에도 법인카드 유용, 고가 호화품, 주택 인테리어 비용 처리, 해외 자금 유출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 같은 조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국무회의를 통해 직접 문제 제기한 것이 발단이 됐다. 탈루 행태에 대해 국세청이 고강도 조사에 나선 가운데, 지난해 3월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논란이 불거진 김광일 MBK 부회장의 슈퍼카 보유 의혹도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당시 긴급 현안질의에서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김 부회장 자택 주차장에 주차된 페라리 296 GTB·페라리 812 컴페티치오네·페라리 푸로산게 등 고가 차량 사진을 공개했다. 유 의원이 “이것 말고 슈퍼카가 27대 더 있지 않느냐"며 따져 묻자, 김 부회장은 “차량 등록 명의는 캐피털로 돼 있으며, 현재 보유 차량은 10여대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또 경기 하남시 미사리에 슈퍼카 보관을 위한 개인 주차장을 건립 중인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대해 최철한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사무국장은 “일부 고가 차량이 법인 명의로 등록된 것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업무 목적과 실제 사용 주체 등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차량들의 사용 주체, 법인 명의 등록, 국세청 조사 대상 포함 여부도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MBK 관계자는 “국세청 조사는 법인 차량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김 부회장 차량은 개인 차량인 만큼 이번 조사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민주노총은 홈플러스의 점포 폐점 계획과 희망퇴직 추진을 비판하며 MBK의 책임있는 대응과 정부의 정상화 대책 이행을 촉구했다. 이어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MBK가 지급보증을 포함한 가능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또 틀린 출구·여론조사…불붙는 ‘무용론’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마무리됐지만, 선거 전 여론조사와 출구조사의 신뢰성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선거 직전까지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와 출구조사는 서울과 부산, 경남 등 주요 격전지에서 실제 결과와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며 체면을 구겼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예측 실패'가 이번에도 재연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출구·여론조사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율 99.54% 기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49.1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앞서 지난 3일 발표된 출구조사와는 다른 결과다. 당초 방송3사(KBS·MBC·SBS) 출구조사에선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1.4%의 득표율을 얻어 1위로 예측됐다. 오 후보(46%)와는 5.4%포인트(p) 격차로 오차범위 밖 승리가 예상됐다. JTBC 예측조사에서도 정 후보가 53.5%로 오 후보(42.9%)를 10%p 이상 앞섰다. 경남지사 역시 출구조사에선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54.3%)가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45.7%)를 앞섰지만, 실제 개표 결과에선 51.28%를 득표한 박 후보가 48.71%의 김 후보를 눌렀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힌 부산 북구갑에서도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2.6%로 한동훈 무소속 후보(41.6%)를 앞선다고 예측됐으나 결과적으로 한 후보가 당선됐다. 출구조사와 실제 개표 결과가 엇갈렸다. 경기 평택을에선 3위로 예측됐던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가 34.83%의 득표율로 김용남 민주당 후보(28.77%)와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27.24%)를 제치고 당선됐다. 선거 전 여론조사도 실제 결과를 놓고 보면 적지 않은 차이를 보였다. KBS·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4~27일 실시한 무선전화 면접 조사에서 조국 후보는 24%, 김용남 후보는 22%, 유의동 후보는 20%로 조사됐지만 실제 결과와는 판이했다. 중앙일보·케이스탯리서치의 지난달 26~27일 서울시장 무선전화 면접 조사에서도 정원오 후보는 44%로 오세훈 후보(36%)를 오차범위(±3.5%포인트)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결과는 달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출구조사가 실제 민심을 정확히 짚어내지 못한 원인으로는 높은 사전투표율이 꼽힌다. 공직선거법상 사전투표는 출구조사가 불가능하다. 본투표 당일에만 출구조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사전투표 유권자의 투표 성향이 본투표 유권자와 같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다르다면 예측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번엔 특히 역대 지방선거 최고 수준인 23.51%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하면서 추정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종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BK연구교수 등은 '방송사 선거 출구조사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사전투표율이 높아지면서 사전투표 결과 예측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출구조사를 선거일에 한정해 실시하도록 규정한 것은 현실적인 제약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도 지난 4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사전투표는 출구조사를 못 하고 모의투표 여론조사를 전화로 하다 보니 샤이 표심이 잘 안 잡히는 것"이라며 “지난 대선 때도 3사 출구조사가 많이 틀렸다"고 말했다. 여론조사를 왜곡시키는 요인으로는 '숨은 표심'이 꼽힌다. 최근 선거에서는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길 꺼리는 유권자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정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조사에 응답하지 않거나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는 이른바 '샤이 보터(Shy Voter)'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마지막까지 부동층으로 분류됐던 유권자 상당수가 특정 후보에게 몰리며 조사 결과와 실제 득표율 간 차이를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조사 응답률 하락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부분 전화조사의 응답률은 한 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다. 수백 명, 수천 명을 조사하더라도 실제 응답자는 전체 접촉 대상의 극히 일부에 불과한 셈이다. 특히 젊은 층은 조사 참여율이 낮고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응답 비율이 높아 표본 보정이 이뤄지더라도 실제 민심을 완벽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선거 막판 표심 이동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이후 보수층 결집, 후보 단일화, 거물급 정치인 지원 유세 등 변수가 발생할 경우 조사 시점의 민심과 실제 투표 결과 간 괴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를 여론조사의 '종말'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여론조사는 특정 시점의 민심을 측정하는 도구일 뿐 미래를 예언하는 장치는 아니라는 것이다. 응답률 하락과 사전투표 확대 등으로 예측 정확도가 과거보다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선거 흐름과 민심의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지표 가운데 하나라는 평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예상 뒤집은 민심…‘吳·韓’ 정계개편 태풍 부나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로 끝난 6·3 지방선거가 역설적으로 여야 모두의 권력 지형을 흔들고 있다. 4일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가 여야 지도부 체제는 물론 차기 대권 구도 재편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3 지방선거 시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은 12곳, 국민의힘은 4곳에서 승리했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는 민주당이 9곳, 국민의힘이 4곳, 무소속이 1곳을 차지했다. 서울시장 선거는 막판까지 초접전 양상을 보인 끝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오후 12시 기준 오 후보는 49.07%를 득표해 당선을 확정했다. 정원오 민주당 후보는 48.21%를 기록해 두 후보 간 격차는 0.86%포인트(p)에 불과했다. 오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중앙당과 거리를 두는 '독자 생존' 전략을 펼쳤다. 혁신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을 선언하고 '절윤' 기조를 강조하는 등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지난 11일 토론회에서도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 “도와주시겠다는 마음은 고맙지만 꼭 필요한 건 아닌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당의 후광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인물론을 앞세워 승리한 만큼 오 후보가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오세훈 후보의 당선은 정치적 의미가 상당히 크다"며 “국민의힘 안에서 새로운 중심 리더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고, 향후 당대표나 대선 후보까지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오 후보는 '차기 대권론'이나 '보수 재편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오 후보는 이날 당선 소감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은 직접적으로 정치에 개입하거나 당무에 개입하기엔 한계가 있는 생활행정의 책임자"라며 “세간에서 어떤 의미를 부여하든 시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그것이 그동안 다소 침체됐던 보수 진영의 희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동훈 무소속 후보의 국회 입성도 보수 진영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선관위에 따르면, 한 후보는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서 42.96%를 득표해 하정우 민주당 후보(41.26%)를 꺾고 당선됐다. 한 후보는 당선 소감에서 “역사적인 승리로 북구의 미래와 보수 재건의 길을 열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승리가 '한동훈식 보수 재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후보는 올해 초 당원게시판 논란 등을 거치며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뒤 무소속 출마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한동훈 후보는 국민의힘에 다시 들어와 당의 구원투수 역할을 하거나 대권주자로 부상할 수 있다"며 “더 나아가 당의 재건과 변화를 이끄는 핵심 인물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보수 재건과 복당 의지를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 7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반드시 돌아가 당을 바꾸고, 보수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 후보를 제명했던 장동혁 지도부와의 충돌도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희준 정치컨설턴트는 “한동훈 후보 당선으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친윤과 친한 간의 내전이 다시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국민의힘도 영남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둔 만큼 당 지도부와 한동훈 후보 양쪽 모두 자신의 성과를 주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은 서울을 수성하고 대구·경북·경남 등 텃밭을 지키며 간신히 참패는 면한 모습이다. 그러나 중앙당과 각을 세워온 오 후보와 당에서 제명된 한 후보가 동시에 승리하면서 장동혁 지도부의 입지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요한 여론공정대표는 “국민의힘이 서울 수성이라는 최소한의 선방은 했지만, 현 지도부에게는 오세훈을 필두로 한 친한계의 압박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 결과로 범진보 진영의 권력 구도도 한층 복잡해졌다. 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로 관심을 모은 경기 평택을은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로 돌아갔다. 개표 결과 유 후보는 34.83%, 김용남 민주당 후보는 28.77%,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는 27.24%를 기록했다. 특히 조 후보는 차기 대권 잠룡으로 거론돼 왔지만 국회 재입성에 실패하면서 정치적 입지가 당분간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진봉 교수는 “조국 대표의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하다. 조국혁신당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의 합당 논의도 힘들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공희준 컨설턴트는 “조국 대표를 대선주자로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낙선했다고 곧바로 정치생명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조국 대표가 스스로 데미지 컨트롤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김부겸 전 총리 공천으로 보수 텃밭 탈환을 노렸던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이변은 없었다.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는 최종 득표율 53.92%로 김부겸 민주당 후보(45.05%)를 제치고 당선을 확정했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의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시장 탈환에 실패하면서 '빛바랜 승리'라는 평가도 나온다. 당초 선거 초반 민주당 '15 대 1' 압승론까지 거론됐던 만큼 당 내부에서도 아쉬운 기류가 감지된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적으로 민주당에 큰 승리를 안겨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면서도 “서울을 탈환하지 못해 아프다"고 밝혔다. 당 내부에서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벌써부터 지도부 책임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인천 연수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인은 “이재명 정부의 지지율을 잘 활용하지 못한 당의 선거 전략이 아쉽다"며 “당대표가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가 정 대표 연임 가도의 시험대로 여겨져 온 만큼, 향후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오는 8월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정 대표의 강력한 대항마로 거론된다. 정 대표의 당대표 출마가 확실시된 가운데 김 총리 역시 전당대회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대통령실과 정청래 대표 사이가 좋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대통령실과 친명계가 현 지도부를 흔들 명분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지방선거 결과 이후 정청래 지도부의 입지는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부동산 지옥 막겠다”…吳, 한강 벨트 수성으로 ‘새벽 대역전’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출구조사의 패배 예측을 뒤집고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꺾으며 서울시장 사상 첫 5선에 성공했다. “부동산 지옥을 막겠다"는 오 후보의 메시지가 막판 역전승의 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율 98.45% 기준 오세훈 후보는 정원오 후보를 3만9538표 차이로 앞섰다. 투표 종료 직후 지상파 3사가 발표한 출구조사에서는 정 후보 51.4%, 오 후보 46%로 격차가 5.4%포인트에 달해 오 후보의 패배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개표 초반에도 오 후보가 큰 차이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자정을 넘기며 오 후보가 격차를 빠르게 좁혔고, 정 후보가 개표 내내 앞서던 판세는 이날 오전 7시17분 골든 크로스가 일어나며 뒤집혔다. 역전의 발판은 '강남 벨트'였다. 서초구와 강남구에서도 오 후보가 정 후보를 크게 앞섰다. 정 후보가 나머지 노원·도봉·강북·은평·중랑·성북구 등 동북·서북권 15개 구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강남4구에서 오 후보가 확보한 수십만 표 차이가 이를 상쇄하며 승부를 갈랐다. 주목할 대목은 국민의힘 약세 지역으로 꼽히던 양천·영등포·동작·강동구에서도 오 후보가 정 후보를 눌렀다는 점이다. 양천·영등포·동작·강동 등은 모두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있는 지역이다. 여권 관계자는 “양천·영등포·강동은 재개발·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곳으로, 부동산 민심이 오 후보 쪽으로 쏠린 결과"라며 “마포·성동까지 오 후보가 선전하면서 한강 벨트 수성에 성공한 셈"이라고 말했다. 박빙 승부의 최후 분수령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권자가 가장 많은 송파구(43만9125명)였다. 투표용지 부족 논란 등으로 개표가 가장 늦게까지 이어진 송파구에서 오 후보가 52.85%로 과반을 넘기며 막판 역전의 쐐기를 박았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무겁고 겸허하게 받든다. 제가 부족했고, 모든 것이 제 탓"이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그동안 주식시장 폭등에 가려졌던 부동산에 대한 욕망이 오세훈 후보에게 실린 것"이라며 “정원오가 25개 선거구 가운데 내준 곳은 10곳 뿐인데 서울시장 선거에서 졌다. 부동산 민심의 폭발로밖에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과의 전쟁을 얘기했는데, 한강벨트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보여준 선거"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풀어야 할 엄청난 숙제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강남4구 표심은 부동산 여론과 직결됐다. 서울시 전체 인구(929만 명)의 22.7%가 밀집한 이 지역은 종합부동산세·공시가격 등 부동산 세제에 민감한 유권자가 집중돼 있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명숙 후보가 22개 자치구에서 앞서고도 강남3구 표차(12만6000여 표)에 막혀 석패한 전례와 판박이 구도였다. 정원오 캠프는 '강남4구 특위'까지 발족하며 부동산 민심 달래기에 집중했으나, 결국 오 후보의 견제론이 더 힘을 받았다. 박 교수는 “정원오의 부동산 전략이 차별점 없이 오세훈의 모방이라는 느낌을 줬을 것"이라며 “차별화된 공약을 내놨다는 인식이 안 생기고, 리스크 관리에 너무 치중하다 보니 부동산에서는 쫓아가기 급급한 입장이었다"고 짚었다. 오 후보의 당과의 거리두기 전략도 중도 보수 결집에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석열과 헤어지지 못한 국민의힘과 절연하겠다, 차라리 독립군이나 무소속처럼 활동하겠다는 전략이 유효했던 선거"라며 “오세훈 후보가 장동혁 대표와 선거 운동을 같이 하지 않은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부정확한 출구조사의 주된 원인으로는 보수층의 응답 회피가 꼽힌다. 서요한 여론조사공정 대표는 “방송 3사에 대한 보수층 지지자의 신뢰도가 낮아 응답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고, 오세훈을 찍었다고 대놓고 말하면 내란 동조 세력으로 볼까봐 조심스러워하는 샤이 보수가 출구조사의 변수였다"고 분석했다. 사전투표율이 높았던 점도 정확도를 떨어뜨린 요인으로 지목된다. 서 대표는 “사전투표는 출구조사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당연히 출구조사 정확도는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쯤 수락 연설에서도 부동산 문제를 재차 강조했다. 오 후보는 “서울의 최대 현안은 뭐니뭐니해도 부동산 문제"라며 “전세 물량이 급감하고 월세가 폭등하는 와중에 많은 서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있다. 새로운 임기 첫주에 국무회의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민심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서울 진 ‘정청래’, 부산 뺏긴 ‘장동혁’…위기의 여야 대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을 내렸지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나란히 정치적 숙제를 떠안게 됐다. 민주당은 압승에도 서울을 얻지 못했고, 국민의힘은 서울을 지켜냈지만 부산을 내주며 양당 대표 모두 향후 리더십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이번 선거는 여야 대표 모두에게 '차기 당권 및 지도부 입지 흔들기'라는 공통의 정치적 위기를 안겼다. 선거 결과에 따른 당내 비주류의 반발과 책임론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두 대표의 공통 과제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이번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대 4'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이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충청권, 호남권, 부산 등을 포함한 12곳에서 승리했고, 국민의힘은 서울을 비롯해 대구·경북·경남 등 4곳을 확보했다. 국민의힘의 경우 선거 전 제기됐던 '보수 몰락론'과 달리 예상 밖 선전을 펼쳤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는 서울과 부산이었다. 서울은 전국 정치의 중심이자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로 꼽히고, 부산은 보수 진영의 핵심 기반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여야 지도부 역시 선거 기간 두 지역에 화력을 집중하며 사실상 상징 전쟁을 벌였다. 정 대표는 선거 기간 내내 서울 승리에 총력을 기울였다. 대통령 탄핵 이후 이어진 정권교체 흐름과 높은 국정 지지율을 바탕으로 서울 탈환 기대감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정원오 민주당 후보를 극적으로 꺾었다. 민주당이 전국적으로 압도적 성적을 거뒀음에도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민주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정 대표의 향후 행보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당 안팎에서는 당초 유력하게 점쳐지던 정 대표의 '당 대표 연임' 전선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을 놓친 만큼, 지도부 책임론과 함께 '연임 불가론'이 고개를 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서울시장 패배는 정청래 대표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전국 승리라는 성과가 있지만, 서울이라는 상징적 지역을 놓친 만큼 향후 당 대표 연임 문제와도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장동혁 대표는 서울시장 승리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정치적 악재를 마주했다. 이번 선거와 함께 치러진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면서 장 대표의 당내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후보는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승리를 거두며 독자적인 정치적 존재감을 과시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후보의 당선이 단순한 지역구 승리를 넘어 보수 진영 내 차기 주자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당 지도부와 거리를 둔 무소속 후보가 승리했다는 점은 현 지도체제에 대한 당원과 보수 지지층의 불만이 일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여기에 부산시장 선거 패배까지 겹치면서 장 대표의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도 부산 수성을 목표로 삼았지만 결국 전재수 민주당 후보에게 시장 자리를 내줬다. 특히 장 대표가 선거 과정에서 서울과 부산을 핵심 승부처로 강조해 온 만큼 부산 패배는 향후 당내 평가에서 약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서울시장 승리만으로 지도부 책임론을 완전히 잠재우기 어려운 이유다. 이 평론가는 “장동혁 대표가 승리 기준으로 제시했던 서울과 부산 가운데 서울만 지켜냈고, 여기에 한동훈 후보의 무소속 당선까지 겹치면서 당내 리더십에 대한 평가가 더욱 엄격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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