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공동명의가 세금 더 낸다고?…여성단체 “부동산 세제 개편 전면 재검토하라”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여협)가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가 단독명의 1주택자보다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게 되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여협은 13일 성명을 통해 “부부 공동명의는 오랜 세월 동안 가족의 재산이 남편의 이름으로만 등기되던 관행을 개선하고, 여성의 재산권과 경제적 지위를 확립하기 위해 여성계의 오랜 노력의 결과 이루어진 남녀평등 실현의 실질적인 성과"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사회의 어머니와 아내들은 직접적인 소득 활동뿐만 아니라, 가사와 육아, 자녀교육과 가족 돌봄을 담당하며 가정의 안정과 재산 형성에 기여해 왔다"며 “남편이 경제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가정을 지키고, 때로는 자신의 직업과 꿈까지 포기했던 여성들의 희생 위에서 가족의 재산 형성이 가능했다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명명백백한 일"이라고 했다. 과거 주택과 재산이 남편 단독 명의로 등기되던 관행도 비판했다. 여협은 “과거의 법과 제도는 이러한 여성의 희생과 기여를 당연한 것으로 간주하고, 이에 대한 존중도 인정도, 평가조차도 하지 않았다"며 “주택과 재산은 남편 한 사람의 명의로만 등기되는 제도와 관행 속에서 여성은 아무런 권리도 가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부 공동명의 제도는 이러한 불공정, 불평등을 바로잡고, 혼인 생활을 통해 함께 형성한 재산은 부부가 함께 소유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법적으로 확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세제개편으로 공동명의가 단독명의 보다 불리해진다면, 이는 세 부담 차원을 넘어 여성의 재산권을 위협하는 후진적인 조치이며, 범 세계적인 추세인 양성평등의 시대정신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부부 공동명의의 의미를 훼손하고,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가 단독명의 1주택자보다 세 부담 면에서 불리하게 되는 일이 없도록 세제개편안을 재검토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53개 회원단체와 17개 시·도 여성단체협의회, 전국 500만 회원을 대표해 강조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민주당 당대표 관심?…최고위원 ‘5위’ 경쟁이 더 뜨겁다, 왜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당대표 선거뿐 아니라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계파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최고위원 5석 가운데 어느 계파가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하느냐와 경선 1위인 '수석 최고위원'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를 놓고 친명계(친이재명계)와 친청계(친정청래계) 후보 간 신경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13일 민주당에 따르면 충청과 부산·울산·경남, 제주·인천, 강원·대구·경북 권리당원 투표를 합산한 최고위원 누적 득표율은 최민희 후보가 20.28%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박선원 후보가 16.74%로 뒤를 이었고 한민수 후보 14.39%, 서미화 후보 14.24% 순이다. 누적 득표율은 1위부터 4위까지를 친청계 2명(최민희·한민수)과 친명계 2명(박선원·서미화)이 양분하고 있다. 여기에 5위를 달리고 있는 친명계 김용 후보와 6위인 친청계 이성윤 후보가 0.76%포인트(P) 차로 맞붙고 있다. 최고위원 후보는 총 8명으로 이 중 5명이 차기 지도부에 입성한다. 후보군은 당내에서 대체로 친명계 김영호·박선원·서미화·임미애·김용 후보와 친청계 최민희·이성윤·한민수 후보 등 5대3 구도로 분류된다. 이날 기준 7위는 임미애(6.69%), 8위는 김영호(3.13%) 후보다. 현재 상위 4명이 당선권에 비교적 가까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친명계 김용 후보가 5위 자리를 수성하느냐, 친청계 이성윤 후보가 역전하느냐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5위 싸움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지도부 입성 여부를 넘어 최고위원회의 세력 구도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용 후보가 5위를 지키면 친명계가 최고위원 3석, 친청계가 2석을 차지하게 되지만, 이성윤 후보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면 반대로 친청계가 3석, 친명계가 2석을 차지하게 된다. 남은 경선 결과에 따라 차기 지도부의 내부 역학 구도가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15일 전남·광주·전북 순회 경선, 16일 경기·서울 순회 경선을 치른 뒤 17일 대전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당대표·최고위원 당선자를 결정한다. 이성윤 후보는 지역구(전북 전주)가 있는 전북, 김용 후보는 정치적 기반(경기 성남)이 속한 경기 지역 경선에서 선전을 노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호남·수도권 경선에 따라 순위가 변동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청계 지지자들은 남은 투표에선 이성윤 후보에게 표를 더 몰아주자며 '이성윤 구하기' 등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공유하고 있다. 일부 친명계 지지자들 사이에선 “하위권인 임미애·김영호 후보 대신 김용 후보에게 표를 몰아줘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최고위원 선두 자리를 둘러싼 경쟁도 만만치 않다. 현재 누적 득표율 1위 친청계 최민희 후보와 2위 친명계 박선원 후보 간 격차는 3.54%포인트(P)에 불과하다. 최고위원 경선 1위는 '수석 최고위원'이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공개 최고위원회의 등에서 당대표와 원내대표 다음으로 발언할 수 있는 만큼 당내 존재감도 크다. 결국 이번 최고위원 선거의 핵심은 차기 지도부의 '힘의 크기'를 누가 얼마나 가져가느냐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대표가 당의 대표성을 갖는 자리라면 최고위원 선거는 지도부 내부에서 각 계파가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확보할지를 결정하는 경쟁이라는 것이다. 특히 2028년 총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최고위원 선거의 의미가 단순한 지도부 입성 경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최고위원 다수파를 확보할 경우 당대표의 당 운영을 견제하고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공천 국면에서도 계파별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본지와 통화에서 “대표를 못 가져오더라도 최고위원을 몇 명이나 집어넣느냐가 실질적인 승부처"라며 “최고위원회를 다수파가 쥐고 있으면 당대표가 마음대로 공천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계속 압박할 수 있고, 판을 흔들어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공천 국면에서 목소리를 내기 위한 세 대결이 최고위원 선거로 표출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남은 경선에서 주목할 지점은 두 가지다. 최민희 후보가 박선원 후보의 추격을 뿌리치고 수석 최고위원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김용 후보와 이성윤 후보 가운데 누가 마지막 한 자리를 차지할지다. 당대표 선거와 별개로 최고위원 선거 역시 차기 지도부의 세력 균형과 주도권을 가를 핵심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李대통령 “부동산 거품 방치 못해…법·제도 고쳐서라도 택지 확보”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공급 확대를 위해 필요하다면 법과 제도까지 손보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13일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부동산 정상화와 관련해 “파격적이고 속도감 있는 공급,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세체제, 세밀하고 두터운 금융정책의 유기적인 조합이 무엇보다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022년부터 지금까지 공급절벽"이라며 “인허가도 매우 축소됐고, 착공도 매우 많이 줄어들어서 불가피하게 일종의 공급절벽이 발생했기 때문에 이를 메우기 위한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수도권 주택 공급과 관련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포함한 신규 택지 10만 가구 등 수도권에 23만 가구 이상의 추가 공급을 추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은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부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대한민국의 핵심 문제"라며 “사회적 자원이 장기간 부동산에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양극화와 불평등을 심화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동산 거품도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대한민국 부동산 가격이 전 세계적으로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지금 이런 상황이 계속 지속되면 어떤 특정 국가처럼 소위 '잃어버린 20년', '잃어버린 30년' 이런 현상이 우리 앞에 도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사실상 전 국민이 부동산과 직접적인, 또는 간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만큼 시장 상황과 국민의 눈높이를 정교하게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를 바탕으로 공급, 세제, 금융정책 전반을 치밀하게 다듬어서 시장을 정상화하고 주거 안정과 주거 사다리의 체계적인 구축을 우직하게 추진해야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주택 신속공급안’에 이전투구 與野…민주 “前정권 탓” vs 국힘 “재탕 대책”

정부가 13일 수도권 집값과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공공택지 공급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이는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여야가 공급 부족의 원인과 대책의 실효성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 주택시장 불안의 원인을 전임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정의 인허가·착공 부진에서 찾으며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 대책을 '재탕식 대책'으로 규정하고 실제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정부는 이날 후보지 지정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단축하고,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23만호 이상의 주택을 조기 착공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공급 물량을 늘리는 것과 함께 사업 절차를 단축해 시장에 공급 신호를 앞당기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주택시장 불안의 주요 원인으로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정의 공급 부진을 지목했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윤석열 정부 시기 크게 줄어든 인허가와 착공 물량이 현재의 공급 부족과 입주 물량 감소로 이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를 향해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한 대행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의 인허가·착공·준공 실적이 턱없이 부족했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을 겨냥해 “말뿐인 공급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정부의 신속공급 방안을 뒷받침하기 위한 입법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공공주택특별법 등 국회에 계류 중인 주택 공급 촉진 관련 법안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 공급 절차를 단축하는 데 힘을 싣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야당을 향해 정쟁을 멈추고 주택 공급을 앞당기기 위한 법안 처리에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택시장 불안의 원인을 전 정부에 돌리는 동시에 공급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정부 대책을 '만시지탄'으로 규정하며 정면 반박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재명 정부가 뒤늦게 내놓은 정책은 새로울 것 없는 재탕식 대책이며,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부동산 정책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정부가 최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2022년 이후 착공 물량 감소 등을 거론하는 데 대해서는 “대출 규제와 3중 규제지역 지정 등으로 수요를 옥죄고 세금으로 공급을 늘리려 한 허망한 계획이 실패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후보지 지정부터 착공까지의 기간을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과천·태릉은 2029년, 나머지 부지는 2030년에야 착공이 가능한 계획"이라며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발표 수치가 아니라 실제 입주 가능한 주택"이라고 지적했다. 3기 신도시 조기 착공과 도심 복합사업 재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확대 등 정부가 제시한 다른 대책들에 대해서도 과거 정책의 재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근본적인 정책 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신천지·불법 전화방까지…‘고발·징계 난무’ 與 전대, 민심 경고음 외면했다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후보 간 고소·고발전으로 번지고 있다. 당내에서는 전당대회 막판까지 정책이나 당 운영 방향보다 상대 후보를 겨냥한 공방이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청래 후보는 13일 친여 성향 방송인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딴지일보 게시판에 '김민석 전 총리님, 그동안 뭐 하셨습니까?'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렸다. 그는 “국무총리까지 하신 분이 LH에 대한 파악도 제대로 못 하고 있고, 엉뚱한 부처 간 이견 운운하신다"고 질타했다. 정 후보 측은 전날 광주 북구을 지역위원회 사무실에서 전당대회 경선 운동을 위한 불법 전화방을 운영하고 경선 운동원에게 금품 제공을 약속한 의혹이 접수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진숙 의원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무고죄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앞서 김 후보 측도 신천지 신도들이 민주당에 대거 입당해 전당대회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정 후보는 당대표가 될 경우 윤리감찰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윤리심판원 제소를 검토하겠다고 맞받았다. 과거 민주당계 전당대회에서 경쟁은 치열했다. 2012년 민주통합당 전당대회는 모바일 투표가 도입되면서 대규모 선거인단이 참여했다.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에서는 문재인 후보와 박지원 후보가 3.52%포인트 차로 승부를 갈랐다. 당시에도 후보 간 공방은 있었지만 당의 노선과 지도부 운영 방향을 놓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나온 경우가 많았다. 이번 전대에서는 후보 개인과 측근을 둘러싼 의혹이 선거판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는 게 당내 인사들의 설명이다. 민주당이 풀어야 할 현안은 적지 않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부동산 정책과 세금 문제가 민심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으로 향후 5년간 9조2000억원의 세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특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집값과 보유세 문제에 민감한 유권자가 많다. 당내에서도 부동산 세제 개편이 중도층과 실수요자에게 미칠 영향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 후보는 최근 정부와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전통적 지지층의 이탈'을 주요 원인으로 거론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2030세대와 3040 남성, 수도권 중도층 등의 민심을 어떻게 되돌릴지가 더 시급한 과제라는 의견도 나온다. 8·17 전당대회가 끝나면 새 지도부는 곧바로 정부·여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면서 지지율 하락에 대응하게 된다. 부동산 세금 문제와 수도권 민심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정리하는 것도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당대회가 시끄러운 것 자체는 자연스럽지만, 여당 전당대회에서 이 정도로 극한 대립이 벌어지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인신공격과 상대 후보 징계 발언까지 나오면서 전대 이후 같은 당에서 함께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세제나 레버리지 ETF처럼 후보들이 정책적 차별성을 보여줄 쟁점이 충분한데도 상대방 공격에 치우치고 있다"며 “강성 당원들의 영향력이 커진 데다 대통령의 당내 장악력이 과거보다 약해진 점 등이 배경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신율의 정치 내시경] 선을 넘은 민주당 전당대회, 그 이후가 더 문제다

본래 전당대회는 시끄럽기 마련이다. 정치란 그 상대가 다른 정당이든, 혹은 같은 정당 내부이든 상관없이, 권력을 획득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조용할 수가 없다. 과거 한나라당 시절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 간의 갈등은 지금도 기억날 정도로 치열했다. 다만 당시 한나라당은 야당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처럼 여당의 전당대회가 이 정도로 시끄러운 사례는 전례를 찾기 쉽지 않다. 여당에는 대통령이라는 존재가 있어 후보들이 그 영향력을 의식할 수밖에 없기 마련인데,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는 특이하게도 여당의 전당대회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극한 대립을 벌이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상대에 대한 인신공격성 언행이 난무하고,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상대방을 징계하겠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전당대회 이후 과연 이들이 같은 지붕 아래서 함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자신의 정책적 선명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사안들도 많고,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논쟁거리도 적지 않다. 부동산 문제가 대표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했듯이 정부가 내놓은 세제 개편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말 그대로의 '안(案)'이기 때문에, 후보들은 여기에 대해 얼마든지 자신의 의견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 레버리지 ETF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이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가겠다고 주장하면서 스스로의 정책적 차별성을 부각시킬 수도 있다. 이런 문제를 놓고 경쟁한다면 여론의 '긍정적 관심'도 받을 수 있다. 즉 상대에 대한 인신공격을 하지 않아도, 또, '파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과거의 사안을 들춰내지 않아도, 얼마든지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소재와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전당대회가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배경이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먼저 지금 민주당 내부의 강성 세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들 강성 세력의 정확한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들의 목소리가 현재 민주당 내부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보완 수사권 폐지와 같이 강성 세력이 선호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거의 한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후보들은 오히려 상대 후보가 소극적으로 대응하지만 않았어도 보완 수사권 폐지가 훨씬 이른 시점에 성사될 수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 민주당 내 강성 세력의 위세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후보들이 이들을 강하게 의식하게 되면, 정책적 논리성이나 합리성보다는 '감성적 강경함'을 보여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여기게 될 수 있다. 상황이 이러니 정책이나 미래 비전을 둘러싼 경쟁은 뒤로 밀리고, 상대방에 대한 단순한 공격만 난무하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로 들 수 있는 것은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과거보다 상당히 줄었을 가능성이다. 과거에는 당에 대한 대통령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경우가 많았다. 그런 시절에는 전당대회에 나선 후보들이 대통령의 눈치를 보며 자신의 언행을 절제하고, 대신 대통령의 마음을 사기 위한 경쟁에 돌입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를 긍정적으로 보면, 시대가 변하면서 여당 내부에도 절대 권력자가 존재하지 않는, 보다 민주적인 구조로 바뀐 데 따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부정적으로 보면, 민주당의 전통적 주류와 비주류 사이의 갈등에서 파생된 현상이라고 풀이할 수도 있다. 어느 쪽 해석이 맞든, 과거만큼 대통령이 당내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어려워졌다는 해석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나타나는 갈등의 수위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다. 관건은 전당대회가 끝난 이후 이 갈등이 과연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바로 이 지점 때문에 이번 전당대회를 더욱 주목하게 되는 것이다. bienns@ekn.kr

李대통령 “반도체 다음 먹거리 준비해야…7대 첨단기술, 차세대 성장엔진”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반도체 산업이 만들어준 절호의 기회를 활용해 인공지능(AI) 시대 다음의 먹거리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미래성장동력 7대 시드(SEED·씨앗) 보고회'에서 “오늘 논의할 7가지 첨단기술, 7대 시드 프로젝트는 우리 경제의 차세대 성장 엔진이자 국가의 핵심 전략자산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7대 시드는 미래 성장동력을 위해 정부가 집중적으로 육성하려는 분야로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융합 △재생에너지 △양자 △우주·항공 △첨단 바이오 △첨단 소재·부품 공급망을 뜻한다. 이 대통령은 “최근 주목받는 첨단기술의 특징은 기술 교체 주기가 무척 빠르고 개인과 국가 모두 변화를 놓치면 소외된다는 점"이라며 “얼마 전까지 위기론에 시달리던 반도체산업이 구조적 초호황을 맞고 AI 혁명이 산업과 삶 전반을 송두리째 변화시키듯 몇 년 뒤 어떤 첨단기술이 새롭게 등장할지, 산업 지형이 어떻게 격변할지 예측이 매우 어려운 대전환의 시대"라고 진단했다. 이어 “무한한 기회를 누리는 선도자가 될지, 도태 위험에 언제나 노출된 추격자가 될지는 우리 선택에 달렸다"며 “오늘 우리가 뿌린 첨단기술의 씨앗들이 미래에는 거대한 나무로 자라나 새로운 메가프로젝트로 자라나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연구자와 창업가 등 참석자들을 향해 “전 세계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전을 지켜보고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국가의 미래를 위해 총력을 다해달라"며 “대한민국이 반도체 강국을 넘어 첨단 과학기술 강국, 인재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혁신 기업들과 혁신 과학기술인들이 자유롭게 시장을 개척하고 담대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확실히 뒷받침하겠다"며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주면 정부 정책에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퇴진론에 ‘지지 맞불’…장동혁 당권 다지기, 국힘엔 악재 되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퇴진론이 공개적인 당원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장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도 맞불 서명에 나서면서 장 대표 사퇴 요구가 당내 주류 여론으로 확산되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 속 장 대표는 당 혁신안과 조직 정비, 청년층 공략 등을 동시에 꺼내 들며 임기 후반기 당권 다지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가 퇴진론을 버티는 데 성공할 경우 당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당대표의 생존과 당의 경쟁력 회복은 별개의 문제인 만큼, 지도부 책임론이 해소되지 않은 채 당내 권력 다툼만 장기화할 경우 국민의힘에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 퇴진 촉구 서명운동을 주도해 온 박인규 책임당원은 전날 국회 정문 앞에서 '장동혁 퇴진 및 전당원 투표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의 재신임 여부를 당원들에게 묻는 전당원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책임당원은 국민의힘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을 향해 “전당원 투표가 실시될 수 있도록 당의 총의를 모아달라"며 “장 대표 취임 1주년 이전에 당원과 시민 2만7000명의 연판장을 공식 수령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중진 의원들이 당의 위기 앞에서 침묵하는 것, 그것은 중립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박 책임당원 측은 지난 6월 22일부터 책임당원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서명운동을 벌여 약 2만7000명의 서명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후 국민의힘 3선 이상 중진 의원 33명에게 연판장을 전달하고 공식 수령 여부와 입장을 물었다. 이번 움직임은 6·3 지방선거 이후 장 대표의 거취를 놓고 당원들이 조직적으로 행동에 나선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장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은 당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됐지만,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문제 제기와 서울시장 수성, 재·보궐선거 약진 등을 둘러싼 평가가 엇갈리면서 지도부 교체론이 당내 공통의 요구로 확산되지는 못했다. 퇴진론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장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도 곧바로 맞불을 놓았다. 장 대표 팬카페 '만사혁통'은 지난 7일 당원 2만3000여명이 참여한 지지 서명을 중앙당에 제출했다. 국민의힘은 장 대표 지지 서명이 시작된 지 48시간 만에 2만3000여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양측 서명 규모만으로 당내 여론의 우열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퇴진론과 지지론이 맞붙으면서 장 대표를 둘러싼 당내 세력 결집이 동시에 진행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퇴진론에 대응해 임기 후반기 당 운영의 주도권을 선점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장 대표는 취임 1주년인 오는 26일께 당 후반기 운영 방향을 담은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원 중심 정당 강화 등을 핵심으로 하는 혁신안을 통해 사퇴 요구를 정면 돌파하는 동시에 자신의 임기 후반기 구상을 당내에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조직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근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새롭게 구성하고 사고 당협 정비에 착수했다. 조강특위는 강원 강릉을 비롯해 30여곳에 이르는 사고 당협의 조직위원장 인선 등을 다룰 예정이다. 선출직 공직자 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태스크포스(TF)를 띄우는 등 당 기강 확립에도 힘을 싣고 있다. 당협 조직 정비와 공직자 평가 기준 마련은 당 조직 운영뿐 아니라 향후 공천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단순한 당무 정비를 넘어 임기 후반기 당내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청년층을 새로운 정치적 기반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030 미래의제 연구소' 개회식에서 “매일 올림픽공원(올공)에 나가는 청년들이 세상을 바꿔가고 있다"며 “국민의힘도 바뀌어야 한다. 그 중심의 청년들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가 올림픽공원을 중심으로 선거 제도 등에 문제를 제기해 온 2030 청년층과의 접점을 넓혀온 것은 기존 당 조직을 정비하는 동시에 새로운 당원·지지층을 확보하려는 행보로도 읽힌다. 앞서 장 대표는 올림픽공원 집회에 참석한 2030 청년들을 만나 선거관리위원회 개혁과 사전투표 제도 등을 언급하며 이들과의 접촉면을 넓혀왔다. 결국 장 대표의 최근 행보는 단순히 퇴진 요구를 방어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당원 중심 정당이라는 명분 아래 혁신안을 제시하고, 당협 조직을 정비하는 동시에 새로운 청년층을 정치적 기반으로 끌어들이면서 자신의 임기 후반기를 위한 당내 기반을 다시 짜려는 움직임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 같은 '당권 강화'가 국민의힘의 지지율 반등으로 곧바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본지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6~7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37.6%를 기록했다. 2주 전 대비 3%포인트(P) 하락한 수치로, 6·3 지방선거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당내에서도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장 대표 입장에서는 퇴진론을 돌파하고 임기를 완주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성과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전체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도부의 거취를 둘러싼 논쟁이 장기화할수록 당이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보다 내부 권력투쟁에 매몰된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본지와 통화에서 “(국민의힘의 지지율 상승을 위해선) 당 지도부가 바뀌고 장동혁 대표가 스스로 개혁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을 얻는 성과를 내긴 했지만 국민의힘 입장에서 6·3 지방선거는 패배한 선거"라며 “선거에서 패배했을 때는 새로운 정당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이는 게 순리"라고 밝혔다. 이어 “올공을 향하는 장외 정치만으로도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장 대표에게 현재의 퇴진론은 위기인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지지 당원들의 결집을 발판으로 사퇴론을 잠재우고 혁신안과 조직 정비를 통해 당권을 안정시킨다면 임기 후반기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당대표의 생존과 당권 강화에만 집중할 경우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론과 당 쇄신 요구가 해소되지 않은 채 내부 갈등만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오는 26일 내놓을 당 개혁안이 단순한 사퇴론 돌파용 방어책인지, 아니면 국민의힘의 체질을 바꾸는 실질적인 쇄신안인지가 향후 리더십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기사에 인용된 조사는 무선(100%) 무작위 추출 임의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당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3.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970만명 걸린 ISA 놓고 ‘우왕좌왕’…당정협의 거쳤다는데 왜

정부가 지난주 발표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개편안이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발표 나흘 만에 사실상 수정 수순에 들어갔다. 당정협의를 거쳐 마련했다던 정부안이 발표 직후부터 손질 대상이 되면서 사전 조율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국은 축소했던 일반 ISA의 한도 이월·만기 연장 혜택을 기존대로 되돌리는 방향으로 재검토하고 있다. 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해 신설한 '생산적 금융 ISA'도 만기·이월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이 함께 검토되고 있으며, 최종안은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인 이달 말께 확정될 전망이다. 당초 정부안은 3년 의무가입 후 사실상 무기한 연장이 가능했던 ISA를 최장 5년으로 제한하고 납입 한도 이월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5년마다 계좌를 강제 정산하게 되면서 장기 투자의 복리 효과가 끊긴다는 점이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을 불렀다. 한도 없는 전액 비과세를 내건 생산적 금융 ISA 역시 20·30세대가 선호하는 해외지수 ETF를 담을 수 없게 설계돼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반발이 커지자 이 대통령은 발표 나흘 만인 지난 8일 재검토를 지시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앞서 9일 “기존 ISA는 건드릴 필요 없다"며 “이미 재경부와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혀, 정부안 발표 전부터 당 차원의 수정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여당이 발표 직후부터 수정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면 정부안 확정 전에 반발 요인을 걸러내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 남는 대목이다. 당내에서는 국회 심사 과정의 일환이라는 해명이 나오지만, 나흘 만의 대통령 지시와 일주일 내 원상복구 검토는 통상적 절차와는 무게가 다르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부가 발표한 안을 국회 논의 과정에서 보완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며 “다만 이번에는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예상보다 컸고 대통령도 재검토를 지시한 만큼 당정이 국민 눈높이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졸속 번복'으로 규정하며 공세를 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정책 일관성을 지켜 정부 신뢰를 제고하고, 발표 전 신중하게 검토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ISA는 지난 6월 말 기준 가입자 970만여명, 가입금액 약 73조원에 이르는 대중적 상품이다. 다만 혜택 확대가 무조건 바람직한지는 별개 문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ISA 1인당 평균 가입금액이 약 710만원으로 연 납입한도 2000만원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에서, 혜택을 더 늘리면 여윳돈이 많은 고소득층에 이득이 쏠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구체적 논의는 17일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입법예고(~20일)를 거쳐 9월 1일 국무회의, 9월 3일 국회 제출 수순을 밟는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마오쩌둥 좌우명이 내 좌우명”…국힘, 안규백 즉각 경질 촉구

국민의힘이 마오쩌둥(毛澤東·모택동) 전 중국 주석이 신조로 삼았던 말을 자신의 좌우명이라고 소개한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 대해 즉각적인 경질을 촉구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1일 논평에서 “대한민국 안보 수장이 6·25전쟁 침략군 총사령관 마오쩌둥의 어록을 좌우명으로 떠받드는 기막힌 참사가 벌어졌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앞서 안 장관은 지난 6월 15일 공군사관학교를 방문해 교수와 훈육관, 사관생도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처변불경(處變不驚)'을 자신의 좌우명으로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변불경'은 정세가 급변해도 놀라거나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안 장관은 당시 “마오쩌둥이 중국 대륙을 통치하면서 항상 가슴에 품었던 처변불경, 마오쩌둥의 좌우명이 곧 내 좌우명"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장관은 과거에도 같은 표현을 자신의 좌우명으로 소개했다. 그는 2016년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취임 당시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나의 좌우명은 처변불경"이라며 “어떤 변화가 와도 놀라지 않고 가볍게 행동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마오쩌둥 전 주석이 신조로 삼았던 말"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은 특히 안 장관이 해당 발언을 미래 군 간부를 양성하는 사관생도들 앞에서 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박 수석대변인은 “미래 군 간부를 양성하는 사관생도들 앞에서 적장의 신조를 읊조린 안규백 장관은 주적과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현충일과 6·25 기념사에서 북한을 언급조차 하지 않더니 전군주요지휘관회의 모두발언에서도 '북한'이라는 주적 단어를 한 번도 입에 담지 않았다"며 “이 정도면 역사관이 아니라 정권 전체의 안보관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과 정부의 대북·국방 정책도 함께 문제 삼았다. 박 수석대변인은 “북한은 군사분계선 80여m 앞까지 철책과 지뢰를 매설하며 정전협정을 대놓고 위반하고 있다"며 “북한이 국경을 요새화하는 동안 안 장관은 거꾸로 민통선을 평균 8㎞에서 6㎞로 줄이겠다며 나라를 통째로 북한에 바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안 장관은 육·해·공군사관학교를 사실상 폐교하고 자운대 통합 사관학교를 밀어붙여 70여년 역사를 자랑해온 군 정체성을 말살하고 있다"며 “한미 연합 야외기동훈련(FTX)마저 역대 최소 규모로 축소됐다"고 주장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안 장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존재 자체로 군에 대한 조롱"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당장 국방부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적이 어디인지 대답도 못 하는 정권에서 탈영 의혹을 받는 국방부 장관이 사관학교 생도들 앞에서 마오쩌둥의 좌우명을 금과옥조처럼 떠받들고 있다고 자랑한 것"이라며 “도대체 어느 나라 군대이고 어느 나라 장관이냐"고 반문했다. '처변불경'의 출처를 둘러싼 문제 제기도 나왔다. 정 원내대표는 “처변불경은 원래 마오쩌둥이 아니라 장제스 총통이 한 말이라는 설도 있다"며 “출처도 모른 채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 장관의 과거 방위병 복무 당시 탈영 의혹을 거론하며 “안 장관은 탈영 의혹 하나만으로도 결격"이라고 강조했다. 박 수석대변인 역시 “정작 자신의 방위병 복무 중 탈영 의혹에는 병적기록부 공개조차 거부한 채 침묵하고 있다"며 “국방부가 '허위'라고 해명했지만, 당사자가 기록 공개를 계속 미루는 한 그 해명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문제를 종합해 안 장관의 경질을 거듭 요구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적장을 흠모하고, 국경을 스스로 허물고, 병역 의혹조차 해명 못 하는 안규백 장관은 이미 헌정사상 최악의 국방장관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안규백 장관을 즉각 경질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안 장관의 발언이 특정 인물이나 사상을 옹호하기 위한 취지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안 장관이) 평소 변화와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세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이고, 특정 인물을 강조하기 위한 사항은 당연히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또 “'처변불경'은 과거부터 사용되는 사자성어로 정계에서 널리 쓰는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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