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역·국정과제’ 챙기기 vs 국힘 ‘李정권 실정’ 대국민 보고회

더불어민주당이 지역 예산 확보와 주요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행보에 나선 가운데, 국민의힘은 정권의 실정을 규탄하는 대대적인 장외투쟁으로 맞불을 놓았다. 추석을 앞두고 여야의 대치 전선이 국회를 넘어 현장과 여론전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22일 오후 인천시청에서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박찬대 인천시장과 지역 핵심 현안 및 예산 지원 방안을 집중 점검했다. 김 대표는 “마침 이곳에 오는 길에 이렇게 여전히 남아 있는 반민주, 반헌법적 내란적 사고를 하는 잔재를 보며 함께 비상계엄의 사선을 넘었던, 그리고 내란 진압을 지휘했던 사령관이었던 박찬대 시장을 뵈니까 감회가 더욱 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 대통령, 송영길 전 대표를 배출한, 우리가 만들려는 선도국가 대한민국의 입구인 인천을 정말 제대로 도약시켜야 하겠구나 하는 사명감을 온몸으로 느끼게 됐다"고 했다. 김 대표는 협의회 직후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을 찾아 상인 및 시민들과 스킨십을 늘리며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접경지역인 강화·옹진의 각종 규제 문제, 특히 인천의 행정체제 개편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국비 예산을 확보하고 광역교통망 확충과 해양산업 혁신 기반 구축 등 인천의 새로운 성장을 이끌 사업들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원내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대표의 오전 일정은 국정과제 추진과 당내 기구 출범식에 집중됐다. 당내 '동물과더불어 태스크포스(TF)' 출범식에 참석해 동물복지 관련 과제를 국회 입법으로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이어 안보·교육 분야 과제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환수추진단' 출범식과 국군사관학교 추진 촉구 범국민결의대회에도 잇따라 동참했다. 반면 야당은 강력한 대정부 공세로 맞붙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소속 의원들과 함께 '이재명 정권 실정 대국민 보고대회'를 개최했다. 장 대표는 최근의 '인사 참사'를 거론하며 “지금 대한민국을 망치는 것은 이재명과 김현지다. 그런데 현지 누나가 아니라 훈식이 형만 쫓아냈다"며 “이제 우리는 현지 누나를, 경기 성남라인을 쫓아내야만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은 사과 한마디 없이 남 탓만 일삼고 있다"며 “불과 1년 반 만에 대한민국이 쑥대밭이 되고 국민 삶이 처참하게 무너졌는데도 연임을 꿈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보고대회에는 당 지도부와 소속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지방의원 및 당원들이 대거 결집했다. 국민의힘은 전국 지역구별 집계를 토대로 현장 참석 인원을 1만여 명으로 추산했다. 국민의힘은 '민생경제 파탄', '외교안보 파괴', '사법 장악'을 3대 축으로 삼아 분야별 비판을 이어갔다. 부동산 정책과 세제 개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사태, 농지 전수조사 논란 등을 열거하며 경제·민생 실정을 성토했다. 아울러 사관학교 통폐합 문제와 검찰 수사·보완수사권 폐지, 대법관 재제청 논란 등도 거론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연단에 올라 “정책실패·인사참사 대통령은 사죄하라"는 구호를 선창했다. 국회 본청 앞 계단을 메운 당원과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함께 '민생파탄·헌정파괴 강력 규탄한다', '정책실패·인사참사 대통령은 사죄하라' 등의 손피켓을 흔들며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중·수·청’ 상승세 꺾인 국힘…대여공세 수위 딜레마

국민의힘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층)을 중심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더불어민주당을 앞선 지 일주일 만에 다시 민주당에 역전당했다. 지난주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을 이끌었던 청년층과 수도권 등에서 상승세가 이어지지 못하면서다. 국민의힘이 정부·여당을 겨냥한 대여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야당으로서의 선명성을 유지하면서도 중도·청년층으로 외연을 넓혀야 하는 과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22일 본지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7~1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9월 3주차 정당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주보다 4.1%포인트(p) 오른 40.2%, 국민의힘은 3.6%p 하락한 38.5%를 기록했다. 양당 격차는 1.7%p로 오차범위 내였다.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3.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양당 지지율은 일주일 만에 다시 뒤집혔다. 앞서 9월 2주차 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이 42.1%, 민주당이 36.1%로 집계되며 6월 4주차 이후 11주 만에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섰다. 당시 국민의힘은 20대와 30대, 중도층, 인천·경기 등에서 지지율이 크게 상승하며 이른바 '중·수·청'에서 외연을 넓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일주일 만에 흐름이 달라졌다. 국민의힘의 20대 지지율은 전주보다 9.1%p 하락했고 30대에서도 9.1%p 떨어졌다. 반면 민주당은 20대에서 12.9%p, 30대에서 4.6%p 상승했다. 지난주 국민의힘의 상승세를 뒷받침했던 청년층에서 양당의 지지율 흐름이 정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수도권에서도 국민의힘의 상승세가 이어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서울에서 6.9%p, 인천·경기에서 3.4%p 상승하며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국민의힘은 지난주 수도권에서 나타난 상승분을 이어가지 못했다. 민주당은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10.0%p 상승했다. 중도층에서도 국민의힘은 지난주 나타났던 상승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주 국민의힘 지지율을 끌어올렸던 청년·수도권·중도층에서 상승세가 동시에 주춤하면서, 일주일 전 나타난 '중·수·청'의 외연확장이 구조적인 지지층 확대였는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재역전은 국민의힘으로서는 단순한 지지율 등락을 넘어 향후 야당 전략을 둘러싼 고민을 던진다는 평가다. 국민의힘은 최근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 인사 문제를 고리로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왔다. 22일에는 '이재명 정권 실정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고 정부의 부동산·세제·안보·사법 현안 등을 비판했다. 추석 이후에는 장외집회 등 추가 투쟁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대여공세가 핵심 지지층 결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중도·청년층까지 외연을 넓혀야 하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선명한 대여 투쟁과 확장 전략을 어떻게 병행할지가 과제로 남는다. 특히 강한 대여 투쟁만을 강조할 경우 강성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외연확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근 여러 상황을 종합하면 이론적으로 야권에 유리한 상황이라는 것은 맞는데, 문제는 그런 상황에서 반사이익을 국민의힘이 제대로 갖지 못하는 것"이라며 “정치는 인식의 영역인데 국민의힘에 대한 인식이 강성 지지층이 지배하는 정당이라는 쪽으로 굳어져 있고, 대안세력으로서 중도층 등에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국민의힘이 중도·수도권·청년층의 지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당 이미지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강성 이미지를 빼야 한다"며 “국민의힘을 보면 사람들이 연상하는 이미지, 예를 들면 부정선거나 친윤(친윤석열)적 이미지 등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수도권과 충청권, 청년층의 표심이 한쪽 정당에 고정돼 있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본지에 “수도권과 충청권에는 스윙보터(부동층)와 중도층이 많다"며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청년층 역시 특정 정당에 고정된 유권자층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이 평론가의 분석이다. 이 평론가는 “청년층 역시 부동층화가 많이 진행돼 있다"며 “2030 여성은 전반적으로 진보 성향이, 2030 남성은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 옅게 나타나지만 어느 한쪽 정당에 고정돼 있다고 보긴 어렵다. 중도진보 내지 중도보수 성향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층 표심이 중요한 만큼 이들 세대를 위한 맞춤형 정책 및 공약 등이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국민의힘의 재역전은 지난주 '중·수·청'에서의 상승세가 아직 안정적인 지지기반 확대로 이어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이번 한 차례의 등락만으로 국민의힘의 지지기반 변화나 향후 흐름을 판단하기도 이르다는 분석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조희대, 대법관 후보 재제청 거부…靑 “제청권이 임명권보다 우위라는 인식”

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의 결정을 즉각 반박하며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법관 제청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취재진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 문서로써 한다"며 “이번 재제청 요청 관련 문서로는 8월 28일자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이 있을 뿐인데, 거기에는 재제청을 요청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그 헌법적 근거가 적혀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달리 재제청 요청을 정당화할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며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음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와 협의한 뒤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해온 관례와 달리 지난달 18일 합의에 이르지 못한 손봉기 후보자를 대법관 후보자로 임명 제청했다. 이에 청와대는 열흘 뒤인 지난달 28일 조 대법원장의 제청이 “실질적 협의 없는 일방적인 서면 제청"이라며 재제청을 요구했다. 조 대법원장이 이날 재제청 거부 입장을 밝힌 것은 청와대가 재제청을 요청한 지 25일 만이다.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 직후 “대통령의 제청 반려에도 불구하고 후임 후보자를 재제청하지 않겠다는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는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의 임명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으로, 대한민국 헌법에 위배되는 인식"이라며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하면 대통령이 그대로 임명해야 한다는 것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대법관 공백에 따른 국민 피해도 언급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태악 전 대법관이 퇴임한 지 6개월이 지났다"며 “대법관 1인당 연간 3500∼4600건의 사건을 처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법관 1인의 공백은 고스란히 국민의 신속한 재판받을 권리의 침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장은 대법관 공백 장기화가 국민의 피해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더 이상 현 상황을 방치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 요청을 거부하고 청와대가 이를 정면 반박하면서 대법관 제청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도 한층 첨예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대법관 후보 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을 둘러싼 헌법적 해석이 맞서는 가운데 대법관 공백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민주 정진욱 의원 “AI 메모리 공급난 장기화…확충 서둘러야”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국회에서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시장 변화와 메모리 공급망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동남갑)은 21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글로벌 반도체 & AI 산업 세미나'를 개최했다. 'AI 패권 경쟁 시대, 대한민국 반도체 전략을 묻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는 산업통상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식재산처를 비롯해 산업연구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및 반도체 업계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세미나는 AI 확산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시장과 공급망 변화를 살펴보고 국내 AI·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과 산업적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진욱 의원은 “우리 반도체 기업들이 현재의 선두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반도체 호황은 언제까지 이어질지, 다른 나라의 기술은 어느 수준까지 추격해 왔는지 점검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며 “광주전남통합특별시에 반도체 메가클러스터가 조성되는 등 산업 환경에도 큰 변화가 있는 만큼 오늘 논의가 우리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이어가기 위한 실질적인 정책 방향을 찾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Dan Kim TechInsights 최고전략책임자(CSO)는 AI 확산이 반도체 수요 증가를 이끌고 있으며 메모리 신규 생산능력 확보에 수년이 걸리는 만큼 단기간에 공급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I 수요가 지속될 경우 한국 메모리 기업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중국의 반도체 생산능력과 기술력 확대에 대응해 생산능력 확충과 장기적인 기술 협력,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최정동 TechInsights 메모리 부문 수석부사장은 두 번째 발제에서 AI 시대의 반도체 경쟁이 개별 메모리 제품을 넘어 시스템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한국이 기존 메모리 강국에서 'AI 메모리·AI 인프라 강국'으로 도약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차세대 HBM과 AI 전용 NAND·SSD, 첨단 패키징 등 핵심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정부와 기업, 소재·부품·장비 기업, 연구기관이 '원팀 코리아'로 연구개발과 인재양성, 공급망 및 AI 인프라 구축에 협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토론에서는 AI 투자와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확대가 국내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비롯해 글로벌 반도체 생산능력 변화, 소재·장비 공급망, 미·중 반도체 경쟁과 수출입 규제에 따른 산업 영향 등을 놓고 의견이 오갔다. 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시장의 수급과 가격, 투자 전망, 차세대 HBM 및 첨단 패키징 기술 확보, 국내 반도체 공급망 안정과 기술력 강화를 위한 정책 지원 방안도 주요 논의 대상에 포함됐다. 정 의원은 “AI 확산으로 반도체 산업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우리가 가진 메모리 분야의 강점을 어떻게 AI 시대의 성장동력으로 이어갈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가 됐다"며 “차세대 메모리뿐만 아니라 첨단 패키징과 소재·부품·장비, 인재와 인프라까지 산업 전반의 역량을 함께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메모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동시에 중국의 기술 추격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도 진행되고 있는 만큼 차세대 기술 확보와 공급망 안정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산업계와 정부, 연구기관이 함께 기술개발과 인재양성, 공급망 구축에 나설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필요한 정책과 제도적 지원을 적극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김민석, 李 때리는 추미애 면전서 “여당다운 방식으로 인사 논의해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인선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을 비판하는 추미애 경기지사를 만나 “여당다운 방식으로 인사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는 취지로 절제된 대응을 당부했다. 김 대표는 이날 경기 의정부시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열린 경기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사 문제는 우리가 일반적인 비평의 입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을 배출했고, 대통령이 당원으로 있으며 주도적으로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당정 협의의 주체로서 여당의 멤버들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협의에 참여하는 정도에 따라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여당다운 방식으로의 논의를 지금까지도 해 왔고 앞으로도 해갈 것"이라며 “일반적인 비판을 넘어서 원칙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부분과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 여당이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에는 당이 가진 다양한 경로가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이 발언은 경기도-민주당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옆자리에 앉아 있던 추 지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추 지사는 지난 12일 한 추모제에서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를 지명한 이 대통령을 향해 “왜 이들(내란) 세력에 업혀서 전전긍긍하는 것이냐"며 “소임을 다하지 못했으니 이곳에 와서 빌어야 한다. 다시 서약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김 대표는 지난 14일 유튜브 채널 '민주당티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1년 차 당시 탄핵 전조 상황과 비슷하다"며 추 지사를 꼬집었다. 17일에는 추 지사가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선거비용 20억여 원을 친청계(친정청래계) 유튜버인 박시영 씨의 컨설팅 업체 '(주)박시영'에 지출한 것을 두고 “일종의 여론조사나 컨설팅 카르텔은 없어야 한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당 안팎에서는 광역단체장과 당 지도부 간의 주도권 싸움이 과열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김 대표가 추 지사를 직접 만나 '여당의 품격'을 강조하며 수위 조절을 당부하며 상황 수습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멸칭 문제나 품격 있는 토론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처럼 다 같이 지혜를 발휘해 갈 것"이라며 “지도부는 그런 것들을 염두에 두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국민의힘, 강훈식 사의에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성남라인’ 정조준

국민의힘은 21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며 청와대가 연이은 장관 후보자 인사검증 실패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훈식 실장은 장관급 인사를 총괄하는 대통령 비서실 인사위원장으로서 이번 인사검증 실패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면서도 “성남라인 비선실세들의 책임을 은폐하는 카드가 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비선실세 인사농단의 진상규명이다. 성남라인 김현지·정진상 실장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시켜 인사농단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강 실장의 사의 표명이 앞선 인사 관련 인사들의 사퇴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여론이 안 좋으니까 개각으로 시선을 돌려보려고 하다가 실패했고, 그래서 김용범 실장 꼬리 자르기 하고 그걸로 안 되니까 용혜인 후보자가 사퇴하고, 그걸로도 또 안 되니까 김승원 후보자가 사퇴하고, 그걸로도 안 되니까 이제 강훈식 실장까지 잘랐다"며 “내일은 또 뭘로 꼬리 자르기 하시겠나. 오늘만 넘기고 보자 식의 땜질 처방으로는 결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에게 장관 후보자들을 제청한 한성숙 국무총리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강 실장의 사의만으로는 책임이 끝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이번 사태가 비서실장 한 사람 책임으로 끝날 일이냐"면서 “정말로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은 청와대를 좌지우지한다는 '경기-성남 라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비서실장 교체 정도로 해결될 수준은 진작에 넘어섰다. 내각과 청와대를 전면 쇄신해야 한다"면서 “종합적인 책임을 질 사람은 바로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강 실장 사의 표명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박 수석대변인은 “연이은 인사 실패로 대통령실의 인사 시스템이 만신창이가 됐는데 고작 비서실장 한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쇄신이냐"며 “정작 대통령실 인사라인과 '상왕' 김현지 실장을 둘러싼 인사 개입 의혹과 책임론에는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또 강 실장의 사의 표명을 '희생양 만들기'라고 규정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김민석, 인사참사 속 ‘개헌’ 띄우기에… 野 “김승원 사퇴 덮으려는 개헌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18 민주화운동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고리로 전격적인 개헌 카드 띄우기에 나서자, 야당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 악재를 덮으려는 “개헌쇼"라며 비판에 나섰다. 김 대표는 21일 유튜브 채널 '민주당티비'에 출연해 “5·18을 헌법 전문에 삽입하는 개헌이 우리 국정과제 1호"라며 “야당에서 '대통령께서 연임 이야기를 정리 안 해준다'는 이유로 '이것만 되면 하겠다'고 했던 대목인데, 이번 기자회견으로 정리가 됐기 때문에 본격화하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헌법 개정을 통한 저의 연임은 헌법상 불가능하다"며 “연임을 생각해 본 적조차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는 “대통령께서 저렇게까지 말씀하셨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께서 여당 대표인 저에게 '대통령의 연임 불가 말씀이 나오면 최고의 공적'이라고까지 얘기하셨기 때문에, 이제 안 한다면 그에 대한 답은 국민의힘에서 해야 한다"며 “이미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연임 문제가 정리됐으면 논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개헌 추진 시기와 관련해서는 “총선이나 대선에 걸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당내 개헌추진단의 생각은 총선과도 거리를 최대한 둔, 지금으로부터 1년 후 정도 시기까지 합의할 수 있는 것을 추진하고 국민투표까지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통상적인 대통령 4년 중임제 등은 합의되는 바대로 가는 것"이라면서도 일각에서 제기되는 내각제 구상에 대해선 “저희 당에서는 전혀 고려하는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김 대표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서 사퇴한 김승원 민주당 의원의 각종 의혹으로 인한 낙마를 덮기 위해 국면전환용으로 '개헌'을 띄웠다며 공세를 펼쳤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김 대표가) '지켜보면 볼수록 잘된 인사'라던 김승원. 실상은 온갖 범죄를 다 저지른 잡범 수준이었다"며 “이렇게 추악한 실체를 알면서도 밀어붙였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KBS는 지난 19일 김 의원의 전직 보좌진들이 청와대 측에 김 의원의 과거 성추행 의혹과 추가 음주운전 의혹, 음주 뒤 보좌진에 대한 폭언 의혹, '신약 로비 의혹' 외 추가 청탁 의혹 등을 담은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장 대표는 김 대표가 추진하는 개헌과 관련해서는 “(이 대통령이) '재판받겠다'는 말은 끝내 하지 않았다'며 “'연임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나중에 가면 '연임할 생각이 없다고 했지, 연임 안 한다고 했냐'고 우길 것"이라며 개헌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최고위에서 “김 의원의 후보자 사퇴로 끝날 일이 아니다. 보면 볼수록 잘된 인사라고 했던 김 대표는 당연히 사과하고 앞으로 이런 인사가 등장하지 않도록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지금은 또 개헌 이야기를 막 하고 있다.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올린다는 것도 무슨 민주화 정신을 올린다는 게 아니고, 반대자들을 탄압하려는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이날 논평을 통해 “김 대표는 불과 며칠 전까지도 김승원 후보자를 향해 '훌륭한 인사', '적임자'라며 비호하기에 급급했다"며 “최악의 인사참사로 궁지에 몰리자 악화된 여론의 시선을 돌려보려는 얄팍한 국면전환용 물타기 꼼수"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승원 사퇴를 덮으려는 뜬금없는 개헌 쇼"라고 꼬집었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김승원 낙마로 존재감 키운 한동훈…대권 주자 부상과 ‘수사 자료’ 부담 사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한 의원은 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인사 청문 정국에서 존재감을 키웠고, 김 후보자가 결국 낙마하면서 정치권의 주목도도 높아졌다. 반면 민주당은 김 후보자 사퇴 직후 한 의원이 공개한 검찰 수사 자료의 입수 경위를 정조준하며 역공에 나섰다. 김 후보자 관련 의혹을 제기했던 한 의원이 이제는 자신이 확보한 자료의 출처와 취득 과정에 답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김 후보자 낙마를 계기로 한동훈의 정치적 공간이 넓어진 동시에 새로운 부담도 커진 셈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김 후보자 사퇴 이후에도 한 의원을 겨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 의원이 공개한 '기소계획 보고서' 등 수사 관련 자료가 어떤 경로로 전달됐는지 밝히고, 비공개 수사 자료가 부당하게 유출됐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찰은 앞서 한 의원의 수사자료 유출 의혹과 관련한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는 등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여권은 한 의원의 자료 공개가 적법한 절차를 거친 것인지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와는 별개로 수사자료 취득·공개 과정의 적법성 역시 따져야 한다는 논리다. 김 후보자 낙마로 인사 논란이 일단락되는 대신, 민주당은 수사자료 유출 의혹을 새로운 쟁점으로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한 의원은 물러서지 않고 있다. 김 후보자 사퇴 이후에도 민주당을 향해 연일 공세를 이어가며 자신이 제기한 의혹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 후보자 낙마 이후 정치적 공방의 중심에서 벗어나기보다 여권과 정면으로 맞서는 모습을 이어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 의원의 정치적 존재감이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됐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천지일보 의뢰로 지난 14~15일 전국 성인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한 의원은 18.7%로 1위를 기록했다. 김민석 대표가 15.6%로 뒤를 이었고 오세훈 서울시장 11.6%,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 11.3%,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8.8% 등의 순이었다.(무선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 응답률 3.8%,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난주 같은 조사에서 김 대표는 16.4%, 한 의원은 15.1%였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에서는 한 의원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한 의원은 해당 조사 결과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직접 공유하며 정치적 메시지를 냈다. 김 후보자 사퇴를 전후해 한 의원이 여야 공방의 주요 당사자로 부상하면서 차기 정치 지도자 경쟁에서도 이름이 거론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자 낙마 과정에서 한 의원의 역할이 정치적 존재감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박 평론가는 본지에 “김승원 후보 논란과 관련해 국민들 시선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김 후보자를 낙마시킨 데 한동훈 의원의 역할이 컸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료가 어디에서 나왔는지, 정치적 의도가 무엇이었는지와 별개로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국민들에게 가장 눈에 띈 정치인이 한동훈 의원이었다"며 “대선주자로 거론되던 한 의원이 인사청문회 정국을 거치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한층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의 공세가 오히려 한 의원의 정치적 체급을 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보수 성향 시사평론가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최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민주당이 한 의원을 지속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한 의원을 거물 정치인이나 차기 대권주자로 부각시킬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반면 한 의원에게는 김 후보자 낙마 이후부터가 새로운 시험대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이 수사 자료 유출 의혹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한 의원 역시 자신이 공개한 자료의 출처와 취득 경위를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특히 경찰 수사가 실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정치권 공방으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한 의원을 향해 수사 자료 취득 과정의 불법성 여부를 따져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홍 전 시장은 “이제 김승원은 물러났으니 더 이상 화제는 되지 않을 것 같고 한동훈에 대한 수사만 남았다"고 주장하며, 과거 노회찬 전 의원 사례를 거론해 직무와 관련해 취득한 자료를 외부에서 받아 공개했다면 그 과정의 적법성이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다만 박 평론가는 수사 자료 유출 의혹이 곧바로 한 의원의 정치적 위기로 이어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자료를 돈을 주고 샀다거나 거짓 자료를 비열한 방법으로 얻었다는 등의 문제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수사 자료를 제공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정치적 위기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설령 일부 법적·징계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민주당이 한동훈 의원을 공격하는 과정 자체가 오히려 한 의원의 정치적 존재감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김 후보자 사퇴가 한 의원에게 정치적 자산만 안긴 것은 아니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를 통해 존재감을 키운 동시에 수사 자료의 출처와 취득 경위라는 새로운 검증 대상도 떠안았다. 김승원 낙마로 넓어진 정치적 공간을 향후 대권 경쟁의 자산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는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어떻게 대응하고 정치적 외연을 확장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투기 잡겠다며 촌로 잡은 농지법…국회, ‘거래 절벽’ 알고도 눈감았다

8월 말 본격 시행된 개정 농지법을 둘러싸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국회는 심사 과정에서 현장의 부작용을 구체적으로 인지하고도 제대로 된 보완책 없이 법안 처리를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부동산 투기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지방자치단체장의 농지 강제처분 명령을 '재량'에서 '의무'로 전환했다. 하지만 정작 직격탄을 맞은 것은 고령화로 직접 농사를 짓지 못해 농지를 임대해 주거나 은퇴 후 귀농을 준비하던 평범한 농민들이었다. 21일 본지가 개정 농지법의 입법 과정을 추적한 결과, 이번 사태를 낳은 처분명령 의무화 과정에는 더불어민주당 윤준병·어기구·임미애 의원의 행적이 고리로 얽혔다. 처분명령 의무화를 최초 발의하고 심사를 이끈 인물은 윤준병 의원이다. 윤 의원 등 10명은 지난 4월 3일 지자체장의 농지 처분명령을 재량행위에서 기속행위로 바꾸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후 윤 의원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장을 맡아 법안 심사를 직접 주재했고, 전체회의에 결과를 보고했다. 주목할 대목은 개정안의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던 임미애 의원의 소위 내 발언이다. 임 의원은 4월 14일 열린 법안심사소위에서 “수도권과 달리 지방에서는 처분명령을 내려도 실제로 농지를 매수할 사람이 부족할 수 있다"며 현실적인 문제점을 제기했다. 처분 이후 매수자 부재와 임대차 혼란 등 농촌 현장의 우려가 심사 테이블에 명확히 올라왔던 것이다. 그러나 현장의 경고는 최종 법안의 제동 장치로 작동하지 못했다. 당시 농해수위원장이었던 어기구 의원은 윤 의원안을 비롯한 9건의 농지법 개정안을 하나의 '위원회 대안'으로 통합하는 전체회의 의사 진행을 주재했다. 상임위 차원에서 지역별 거래 여건과 처분 이후 매수자 문제를 보완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심도 있는 안전장치 마련 없이 대안이 가결됐다. 법안 처리가 이토록 속도를 낸 배경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 자리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이 올해 2월 국무회의에서 “귀농 비용을 줄이려면 땅값을 떨어뜨려야 한다"며 헌법상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을 강조하자 여권이 일사천리로 움직인 셈이다. 결국 농해수위 대안은 5월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286명 중 찬성 163명(반대 1, 기권 2)으로 가결됐다. 표결에는 더불어민주당(110명)과 조국혁신당(10명)은 물론, 국민의힘(37명) 의원들까지 찬성표를 던졌다. 농지 규제 강화라는 표면적 명분에 매몰돼 법안 발의자부터 상임위, 그리고 본회의에 참석한 여야 의원 전체가 촌로들의 현실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강제금 폭탄에 고령농·임차농 혼란 법 시행 이후 현장의 부담은 현실화되고 있다. 농가 인구의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인 상황에서, 1년 내 처분하지 않을 경우 매년 농지 가액의 최고 25%에 달하는 이행강제금을 물어야 한다. 강제금을 피하려는 매물이 쏟아져도 매수세가 없어 가격은 하락하고, 갑작스레 땅을 돌려줘야 하는 임차농들의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다. 윤준병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에서 “괴담처럼 농지를 강제로 빼앗거나 고액의 이행강제금을 물리기 위한 게 아니다"라며 “농지 조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전수조사는 조사 범위를 대폭 확대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명백한 투기와 중대한 불법은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하되 농촌 현실에서 발생하는 관행적이고 경미한 위반은 정상화한다는 기본 원칙을 구체화했다"고 말했다. 당정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부정한 방법으로 농지를 취득한 뒤 방치하거나 타인에게 몰래 경작시키는 등 투기 행위는 중대한 불법 행위로 규정했다. 투기 목적이 아닌 불법 임대차에 대해서는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지 은행에 위탁하면 처분을 유예하기로 했다. 당정은 불법 전용 농지 양성화와 처분 유예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연말까지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농지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농지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농지은행의 농지 매입 예산 증액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강훈식 靑 비서실장 사의…내각 인사 책임론 속 인적쇄신 신호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21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용혜인·김승원 등 2기 내각 장관 후보자들의 잇단 낙마를 둘러싸고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된 가운데 나온 결정이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강 비서실장이 오늘 오전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강 실장 사의 수용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사의 표명 배경에 대해 “대통령이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국정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에 대해 자신의 부족함 탓이라고 수차례 말씀한 상황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실장으로서 종합적인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실장 사의는 최근 2기 내각 인선을 둘러싼 논란과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이형일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등 6명을 지명했다. 당시 강 실장이 직접 인선 내용을 발표했다. 이후 용 후보자와 김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하면서 청와대 인사·검증 과정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김 후보자와 관련해선 사전에 확인할 수 있었던 의혹들이었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제기됐고, 인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 실장의 책임론도 거론됐다. 강 실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임명돼 약 1년 3개월간 이 대통령을 보좌했다. 지난 6월 청와대 참모진 개편 때도 비서실장직을 유지했다. 특히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커졌을 당시에는 대통령 특사로 중동과 중앙아시아 산유국에 파견돼 원유 확보를 위한 외교에 나서는 등 대외 현안에도 관여했다. 강 실장의 사의가 실제 수용될 경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비서실장 교체로 이어지는 첫 인적 쇄신이 된다. 최근 지지율 하락과 2기 내각 인선 논란이 겹친 상황에서 청와대 인사·검증 체계에도 변화가 뒤따를지 주목된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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