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발언 논란’ 이병태, 끝내 자진 사퇴 “필요한 화두 던졌다”

'5·18 민주화운동 성역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6일 자진사퇴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이 부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전했다"며 “청와대는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제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된 글이 사회적 논란과 정치적 공방으로 확산됐다"면서 “임명권자와 정부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는 판단과 자진 사퇴 권고에 따라, 고심 끝에 부위원장 직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이날 오후 이 위원장에게 자진 사퇴를 권고했다고 공개했다. 청와대는 “사안이 매우 엄중한 까닭에 이 부위원장의 사퇴를 권고했다"며 이날 오전 이 부위원장에게 전달됐지만 이 부위원장이 생각할 시간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규제합리화위 부위원장은 임기가 법적으로 보장된 직위로 해촉이 불가능한 만큼, 공개 사퇴 권고는 사실상 청와대가 꺼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압박 카드다. 다만 이 부위원장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도 문제 의식을 분명히 드러냈다. 그는 “자신과 일부 집단의 성역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특히 권력이 이를 강요하지 않는 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또 “자유와 방종의 경계마저 권력과 집단이 자의적으로 정의하기 시작하면 그것이 바로 전체주의의 시작"이라고도 비판했다. 이 부위원장은 지난 2일 배재고 야구부가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응원 구호로 중징계를 받은 것을 두고 “이 땅에 5·18이 성역이 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논란이 됐다. 이로써 이재명 정부에서 개인 논란으로 물러난 보수 진영 영입 인사는 3명이 됐다. 지난해 7월 강준욱 청와대 국민통합비서관이 계엄 옹호 발언으로 논란을 빚다 자진사퇴했고, 올해 1월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가 갑질과 각종 비위 의혹으로 지명 철회된 바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명예교수 출신인 이 부위원장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측근으로 활동했다. 이 대통령은 통합·실용 인사 기조에 따라 이 부위원장을 지난 3월 총리급인 규제합리화위 부위원장으로 발탁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국민의힘 윤리위, 징계 심의 착수…“해당행위자, 영구 복당 금지”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가 6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지원한 당 소속 의원 등에 대한 징계 심의에 착수했다. 윤리위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당원들로부터 접수된 징계 회부 요청서를 검토하고 징계 대상자를 선별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회의는 6·3 지방선거 이후 처음 열린 윤리위 전체회의다. 지난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한 의원을 지원했던 의원들뿐 아니라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던 개혁 성향 모임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들을 겨냥한 징계 요청서도 수십 건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의 부산 북갑 보궐선거 후보로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을 공천했음에도 일부 의원들이 무소속인 한 의원을 지원한 행위를 명백한 해당 행위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는 징계 대상과 당헌·당규 위반 여부 등을 검토했으며 즉각적인 결론은 내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장 대표가 이날 오전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헌·당규를 개정해서라도 심각한 해당 행위자에 대해서는 영구 복당 금지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어 “해당 행위에 대한 징계는 당헌·당규에 따른 원칙의 문제"라며 “당이 영속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덧붙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靑 ‘5·18 논란’ 이병태에 사퇴 권고…李 ‘통합 인사’ 삐거덕

이재명 대통령의 '통합·실용 인사' 기조가 초기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5·18이 성역이 됐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이병태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해 여당에서 사퇴 요구가 잇따르자, 청와대는 이 부위원장에게 사퇴를 권고했다. 6일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이병태 부위원장이 스스로 거취를 판단하는 중"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보수와 진보를 넘어 외연을 확장하는 포용의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지난 4일 이 부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정부 소속 기관의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엄중히 경고하고 향후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부위원장은 물러설 뜻이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6일 페이스북에 '신념을 지키는 비용'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영국 정치가 토마스 모어를 언급하며 양심과 신념을 지키는 삶을 소개했다가 삭제했다. 여권에서는 공개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황명선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5·18 조롱 사태를 두고 성역이니, 북한이니 하며 가해자를 감싼 것은 이재명 정부 소속 공직자의 자격을 내던진 것"이라며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당 지도부뿐 아니라 친명계와 원로들도 가세했다. 김남국 의원은 “표현의 자유는 공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무제한의 방패가 될 수 없다"며 “공직의 무게를 감당할 의지가 없다면 그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 맞다"고 했다. 박지원 의원도 “빨리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표현의 자유' 문제를 앞세우며 청와대 대응을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은 “다른 의견을 냈다고 입틀막하는 나라, 이게 민주주의냐"며 “주류의 생각과 다른 의견을 냈다는 이유로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면, 앞으로 누가 정부 안에서 소신 있게 다른 목소리를 내겠느냐"고 했다. 김태규 원내수석대변인도 “민주당은 자유를 말하면서 표현을 억압하고 있다"며 “제 손으로 뽑은 사람의 입조차 봉해버리는 정권"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은 이 대통령의 인사 기조와 맞물려 있다. 이 부위원장은 지난해 대선 당시 한 차례 영입이 보류됐지만, 통합·실용 인사 기조에 따라 지난 3월 총리급인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당시에도 세월호 관련 과거 발언 등을 이유로 여권 내부에서 우려가 제기됐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안을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보수 성향 인물 기용의 첫 시험대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유임할 경우 핵심 지지층의 반발이 이어질 우려가 있었다. 이날 사퇴 권고에 따라 야권이 제기하는 '표현의 자유 침해' 공세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진보단체도 반대하는 ‘개정 정통망법’…野 “입틀막법 개정할 것”

정보통신망법(이하 정통망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여야가 법안을 두고 극명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허위·조작정보와 이른바 '사이버 렉카'를 근절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평가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여전히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입틀막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허위정보 근절에 대한 기대와 검열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면서 사회적 논란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개정 정통망법은 지난해 12월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으며 7일부터 시행된다. 법안은 정보통신망을 통해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해 타인에게 피해를 입힌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반복적으로 허위정보를 유포할 경우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내용도 담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도 대폭 강화됐다. 하루 1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대규모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게 해당 정보의 삭제와 차단 등 유통 방지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민주당은 이번 법 시행이 악성 허위정보와 사이버 렉카 콘텐츠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건강한 온라인 공론장을 조성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성회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우리 사회 인터넷 공간에 쌓인 혐오와 거짓의 총량은 기존 법과 제도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며 “클릭 몇 번에 무고한 인생이 무너지고, 떴다방처럼 거짓을 팔아 막대한 돈을 버는 사이버 렉카가 활개 치는 현실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개정안은 일상적인 소통이나 정당한 권력 비판을 막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삶을 파괴하는 악의적 가짜뉴스와 혐오 표현만 골라내는 '핀셋 규제'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개정 정보통신망법을 “입틀막법"이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권력에 대한 비판을 가로막는 독소조항을 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은 무엇이 '허위·조작정보'인지 판단하는 기준이 지나치게 모호하고 플랫폼에 부과되는 책임 역시 과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일제히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입장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 법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입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 대표는 “(해당 법안은) 결국 모든 국민의 입을 틀어막고 말 것"이라며 “이재명을 반대하는 댓글은 온라인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정보통신망법을 다시 개정해 국민의 자유를 지키고 올바른 검찰 개혁안을 추진해 국민을 보호하겠다"며 “국민을 지키는 법을 만들고 권력을 지키는 법은 막아내겠다"고 했다. 법 시행을 앞두고 국민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악성 허위정보와 가짜뉴스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일부 이용자들은 정치적 의견 표명이나 풍자, 비판까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이른바 '온라인 검열 포비아(공포증)'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에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올라온 '개정 정통망법 철회 청원'에는 5~6월 한 달 사이 14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해당 청원은 소관 상임위원회 회부 요건(5만명 이상)을 충족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도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개정안 통과 직후 성명을 내고 허위·조작정보 개념이 광범위하고 공공의 이익 침해라는 기준도 추상적이어서 명확성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국무부 역시 지난해 말 한국의 이번 법 개정이 기업들의 사전 검열을 부추기고 표현의 자유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법 시행 이후 실제 적용 과정에서 허위·조작정보 규제와 표현의 자유 보장 사이의 균형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靑 “호남권 반도체 산단, 광주 군공항 부지에 조성”

이재명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부지를 '광주 군공항'으로 확정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6일 '3대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가 끝난 뒤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기업들은 호남권 입지 후보지 중에 광주 군공항이 가장 적합한 부지라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광주 군공항 부지에 호남권 반도체 산단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서남권에 800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팹(Fab·반도체 생산시설) 4기를 건설하기로 했다. 강 실장은 “광주 군공항 지역은 약 250만평 규모의 부지 확보가 가능하고 공항 특성상 이미 평탄화가 완료되어 있는 만큼 부지 공사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광주 도심과 KTX 역에 인접해 있어 인력 확보와 정주여건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으며 도로, 공항, 항만 등과 연계한 물류 접근성도 우수한 것으로 검토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조속히 후보지 선정 절차를 마무리하고 산업단지 개발을 위한 후속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했다. 강 실장은 “기업들은 전력과 용수 등 핵심 인프라뿐 아니라 우수 인력 확보 방안과 주거, 교통, 교육 등 정주여건 개선에 대해서도 다양한 건의를 제시하였고 관계 장관들은 이를 지속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메가프로젝트의 신속 추진을 위한 전담 체계도 구축한다. 강 실장은 “당분간 오늘과 같은 대통령 주재 민관 합동 점검 회의를 매달 개최하기로 했다"며 “특히 대통령께서 청와대에 전담 기구를 두고 직접 챙기겠다고 한 만큼 중량감 있는 인사를 임명해 메가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과제별 진도 점검과 부처 간 이견 조정 등을 총괄하게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메가프로젝트는 이제 시작으로 기업의 투자 계획이 실제 완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끝까지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김민석, 광주서 당대표 출마 선언…“이기는 민주당 만들겠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6일 “이재명 대표 시절의 유능한 민주당, 강한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을 복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 전 총리는 이날 광주 전일빌딩245에서 열린 출마 선언식에서 “절대 과제인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집권당인 민주당의 혁신을 이뤄내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 당권 주자 가운데 8·17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은 김 전 총리가 처음이다.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김 전 총리는 출마 선언에서 당정 공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완벽한 당정 일치와 민생·실용·통합 노선만이 네 번의 민주정부에서 검증된 필승 노선"이라며 “다음 당대표의 임무는 국정 성공을 뒷받침하고 총선 승리를 이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지난 1년 동안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국정 지지를 정당 지지와 선거 결과로 연결하지 못했다"며 “지난 1년간 자기 정치의 폐해가 당과 당정 협력을 혼선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발언이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청래 전 대표를 겨냥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전 총리는 “이대로는 국정 성공도, 총선 승리도, 당의 단합도 어렵다"며 “합당 추진, 검찰개혁 논의, 공천과 선거전략 등에서 나타난 숙의 부족, 토론 부족, 절차 미비, 일관성 부족이 많은 문제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같으면 통합하고, 다르면 연대하며, 끊임없이 확장하는 3박자 대통합의 관점에서 다른 정당, 정파, 개인과의 관계를 정립하고 대대적인 '대통합 플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 전 총리가 출마 선언 장소로 선택한 전일빌딩245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 흔적이 남아 있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김 전 총리는 출마 선언에 앞서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기도 했다. 민주화운동의 성지이자 민주당의 정치적 상징인 광주를 첫 공식 행보 장소로 택해 지지층 결집과 당의 정통성을 부각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메가 프로젝트, 속도전이 중요”…李대통령, 환경평가 단축 지시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부지를 '광주 군공항'으로 확정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6일 '3대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가 끝난 뒤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기업들은 호남권 입지 후보지 중에 광주 군공항이 가장 적합한 부지라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광주 군공항 부지에 호남권 반도체 산단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서남권에 800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팹(Fab·반도체 생산시설) 4기를 건설하기로 했다. 메가프로젝트의 신속 추진을 위한 전담 체계도 구축한다. 강 실장은 “당분간 오늘과 같은 대통령 주재 민관 합동 점검 회의를 매달 개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메가 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3대 메가 프로젝트'와 관련해 “행정절차 지연으로 투자 집행이 늦어지는 일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며 “오직 속도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전 세계적으로 AI(인공지능)를 중심으로 완전히 새로운 미래가 준비되고 있고, 국운이 걸린 총력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는 관계부처 장관들을 비롯해 김용관 삼성전자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등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부지 확정부터 착공까지 6년이 걸린 점을 언급하며 “나름 빠르다고 할 수 있겠지만 제 기준으로는 그렇게 빠른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A 절차가 끝나면 B 절차를 하는 식의 순차적 방식이 당연시되고 있는데,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불법이 아닌 한 모든 절차를 동행·병행 추진하라"고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환경영향평가도 이미 (조사 결과가) 있다면 이를 원용해 기간을 대폭 단축해야 한다"고 했다. 토지 보상 문제에 대해선 “'알박기' 등으로 시간이 낭비되지 않도록 협의 취득과 강제 수용 절차를 동시에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인프라 및 재정 지원에 대한 의지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 측의 우려를 의식한 듯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기저 전원 부족 문제까지 선제적으로 해결하겠다"며 전력과 용수의 안정적 공급을 약속했다. 재정 지원과 관련해서는 “마침 반도체 산업 분야에서 초과 세수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를 포함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번 프로젝트를 '정치 이벤트'나 '표심 잡기용'이라고 비판해온 야당을 향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야당이) 실제 상황이라는 걸 전제로 '왜 한쪽으로만 가느냐'고 항의하더니, 같은 입으로 '사기다, 이벤트다'라고 주장한다"며 “나라 살림을 맡은 공인들이 과연 이런 태도를 취하는 게 맞느냐"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번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기회"라며 “정부와 지방정부, 기업이 힘을 모으고 국민들께서도 이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지해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李, ‘보수 텃밭’에도 270조 ‘메가 투자’…‘돈 풀기’로 외연 확장

이재명 대통령이 3일 경남 진주를 찾아 영남권을 첨단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지난달 호남권과 충청권 산업 전략에 이어 세 번째 권역별 발표로, 전국 단위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서남권에서 시작돼 충청권으로 이어진 대규모 투자의 대장정이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어 온 영남에서 오늘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정부는 세제와 재정, 금융과 규제, 인프라를 한데 묶은 과감한 패키지 지원을 추진할 것"이라며 “대규모 투자를 결단한 기업의 통 큰 행보에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여 화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보고회는 지난달 29일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의 후속 성격으로 진행됐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우주 발사체·무인수상정)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자동화 공장)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휴머노이드 로봇·배터리) △정재헌 SK텔레콤 사장(AI 데이터센터) 등 주요 그룹 인사들이 참석해 차세대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미래차, 우주항공·방산 분야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영남권 총투자 규모는 잠정 270조원에 달한다. 분야별로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에 146조원이 투입되며, 피지컬 AI에 13조원, 자동차·조선·우주항공·에너지 등 기타 산업 분야에 111조원 규모다. 대규모 재정·세제 지원을 전제로 한 정책 발표가 잇따르면서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도 지원 방침을 거듭 밝혔지만, 구체적인 재정 조달 방식은 설명하지 않았다. 앞선 국민보고회에서 밝힌 호남 800조와 충청 392조도 합치면 총 1462조원이다.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대규모 사업이 동시에 추진될 경우 재정건전성 관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대통령을 겨냥해 “국가 전략산업을 정치적 불쏘시개로 삼고, 눈 가리고 아웅식 투자 공수표를 남발한다고 해서 이미 돌아선 민심을 되돌릴 수는 없다"며 “지킬 수 없는 약속이라면 지금이라도 당장 철회하시라"고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영남권 보고회가 산업 정책과 함께 정치적 함의도 지닌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통적인 보수 지지 기반인 영남에서 '돈 풀기'를 통한 외연 확장 시도라는 분석이다. 재정 여력과 사업 우선순위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징계 정치’ 장동혁의 ‘독선’에…한동훈 존재감 커진다

국민의힘을 둘러싼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가운데 당내 권력 지형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장동혁 대표가 자신의 사퇴론에 맞서 대규모 징계 카드를 꺼내 들며 당내 기강 잡기에 나선 반면,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공개적인 정치 행보를 자제하면서도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의 강경 기조가 장기화할수록 오히려 한 의원의 정치적 공간이 넓어지는 역설적인 구도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는 오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6·3 지방선거 전후 접수된 징계안을 심의한다. 징계 대상에는 친한계(친한동훈계)를 비롯해 당내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 등 20~30명 안팎이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달 26일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에 잇따라 출연해 “지방선거 전에 여러 당내 문제와 해당 행위 논란이 있었고,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선거운동을 도왔던 박정훈·배현진·진종오 의원과 장 대표 사퇴를 요구해 온 '대안과 미래' 소속 김용태·김재섭·우재준 의원 등에 대한 징계를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윤리위가 단순한 징계 절차를 넘어 장 대표 체제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제기된 사퇴 요구를 거듭 일축해온 장 대표가 '당 기강 확립'을 명분으로 반대 세력을 겨냥한 징계 국면을 본격화하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강경 대응이 당내 갈등을 봉합하기보다 오히려 확산시키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당 안팎에서는 “내부 숙청에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윤리위 결과에 따라 계파 갈등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장 대표의 '징계 정치'를 둘러싸고는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일 KBS 1TV '사사건건'에 출연해 “징계가 필요한 사안은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그 수위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며 “당의 기강은 징계만으로 확립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경태 의원은 MBC TV에 출연해 “뜬금없이 젊은 정치인들을 징계하겠다는 건 국민의힘을 해체하자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당을 통합할 의무가 있는 당 대표가 분열에 앞장선다면 과연 당 대표 자격이 있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진종오 의원도 MBC라디오에서 “권력은 보통 망할 때 징계 정치를 한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치권의 시선은 한동훈 의원의 행보에도 쏠리고 있다. 한 의원은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이 주축이 된 국회 연구모임에 잇따라 참여하고 공동 법안 발의, 의원 주최 토론회 참석 등을 이어가며 당내 의원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한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중심인 국회 연구모임 '글로벌 외교안보포럼'에 가입했다. 4선 윤재옥 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는 이 모임에는 국민의힘 의원 37명이 참여하고 있다. 앞서 친윤계 김기현 의원이 주도하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도 합류했으며, 지난달에는 이성권 의원이 주최한 '참정권 피해사태와 선거제도 개혁 국회 토론회'에도 참석했다. 입법 활동을 통한 접점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발의된 한 의원의 1호 법안인 감사원법 개정안에는 국민의힘 의원 31명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정치권에서는 한 의원의 최근 행보가 계파 대결보다 정책과 의원 네트워크 구축에 무게를 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연구모임과 입법 활동을 매개로 친윤계와 친한계를 가리지 않고 의원들과 접촉을 이어가며 정치적 외연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당내 갈등이 심화될수록 계파 대립의 전면에 서기보다 정책과 의원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한 의원의 행보가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효과를 낳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 대표가 징계를 앞세워 내부 갈등을 관리하는 데 주력하는 사이, 한 의원은 의원들과의 접촉을 늘리며 당내 기반을 다지는 상반된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복당을 염두에 둔 사전 포석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나아가 향후 당권 경쟁까지 고려한 장기 전략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의 '버티기'가 길어질수록 한 의원에게는 오히려 정치적 기회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도부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될수록 당내에서는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요구가 커질 가능성이 높고, 한 의원이 갈등의 중심에서 한발 비켜선 채 의원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는 점이 향후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장동혁 대표의 특정 정파를 향한 잇단 징계는 '뺄셈의 정치'"라며 “장 대표가 '사퇴는 없다'고 버티더라도 당내에서 고립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반면 한동훈 의원은 보수 야당을 개혁할 인물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복당 여부와 관계없이 한 의원의 존재감은 당분간 지속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민주당, 2030 이탈에 화들짝…뒤늦게 ‘청년’ 외치는 이유

6·3 지방선거 이후 20·30대 민심 이탈이 뚜렷해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뒤늦게 청년층 붙잡기에 나섰다. 당 안에서는 “청년층을 잃으면 다음 총선과 대선도 어렵다"는 위기감이 빠르게 번지는 분위기다. 한병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에 엄중히 묻는다.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에 떠는 청년의 삶을 정녕 돌아봐야 하지 않겠냐"면서 “정쟁만 반복하며 허송세월할 정도로 민생 현장은 녹록지 않다"고 밝혔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청년층 이탈을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다는 데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청년층 이탈은 2019년 조국 사태 이후 선거 때마다 반복적으로 제기됐지만, 당은 그동안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지방선거 결과와 최근 여론조사가 겹치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는 문제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 경쟁도 청년을 향하고 있다. 정청래 전 대표와 김민석 전 국무총리, 송영길 의원은 지난달 28일 민주당 청년 당선인 워크숍에 나란히 참석해 청년 정치 확대와 민생 해결을 약속했다.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김영호 의원은 '청년민심회복TF' 설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예상되는 추가 세수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미래세대를 위한 안정적인 투자 재원을 조성하는 데 만전을 기해 달라"며 “대한민국 미래 30년을 책임질 전국의 청년들에게 더 큰 기회의 창을 열어주는 데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3월 4주차 20대 27.6%, 30대 49.5%에서 6월 4주차에는 각각 23.3%, 23.5%로 떨어졌다. 전 연령 평균인 41%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에 “2030 세대는 투표율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선관위의 어처구니없는 실책에 대해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 항의한 주체"라며 “집단적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탄생한 정치 집단이 지금 개인적 권리 침해에 분노하는 젊은 세대들의 주장을 제대로 대변할 수 없음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결국 청년을 전략 우선순위에서 밀어낸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자성론도 나온다. 민주당 권리당원 가운데 20·30대 비중은 2023년 기준 17.5%에 그친다. 당원 비중이 낮다는 이유로 청년 문제를 후순위로 미뤄온 측면이 있었고, 그 결과가 지방선거와 여론조사에서 동시에 드러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청년 행보가 일회성 메시지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방선거에서 확인된 청년층 이탈이 구조적 흐름으로 굳어질 경우 2028년 총선은 물론 2030년 대선 전략까지 다시 짜야 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이 지난 1일 개최한 '왜 2030은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가' 토론회에서 “우리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민주당은 이미 기득권 정당인데도 이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도 “2021년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같은 논의를 했지만, 5년 동안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고 자평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