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친한동훈계와 소장파는 물론 중진·영남권 의원들까지 사퇴 필요성을 거론하며 책임론의 외연이 넓어졌지만, 강제 퇴진보다 장 대표 스스로 결단할 시간을 주자는 '연착륙론'도 만만치 않다. 당내 의견이 한쪽으로 모이지 않으면서 장 대표 거취 논쟁은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한동훈계와 소장파를 중심으로 장 대표 사퇴 압박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우재준 최고위원이 또다시 '지도부 전원 사퇴'를 거론했다. 장 대표는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선거관리위원회 사태와 관련한 회동만 제안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장 대표 거취 문제는 솔직히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요구"라며 “전국 선거에서 지고도 물러나지 않은 지도부가 있었나, 그런 전례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전날 개최한 의원총회에서는 4선 이종배 의원과 3선 윤한홍·송석준·김정재 의원, 재선 박형수·권영진·조은희 의원 등이 잇따라 장 대표 사퇴 필요성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형수 의원의 “무딘 칼로는 2028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발언에는 박수까지 터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와 소장파의 단골 요구였던 사퇴론에 중진과 영남권 의원들까지 가세하면서 책임론의 외연이 한층 넓어진 셈이다. 다만 사퇴론이 분출한다고 해서 장 대표가 당장 버틸 수 없을 정도로 몰릴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새 대표가 선출되더라도 내년 8월까지 잔여 임기만 채우는 '관리형' 지도부에 그치는 데다, 차기 공천권 등 실질적 권한도 행사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선거 국면에서 나타난 보수 결집과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맞물려 국민의힘 지지율까지 오른 점도 장 대표의 당권 유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런 이유로 당내 일각에서는 장 대표를 향한 외부 압박성 퇴진보다는 본인이 적절한 계기를 찾아 스스로 결단하는 '연착륙'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지금 당장 몰아붙이기보다는 장 대표가 적절한 시점에 결단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자는 분위기가 있다"며 “당이 또다시 대표를 강제로 끌어내리는 모습을 보이는 건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개혁 보수 성향인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상반된 행보로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한 의원은 16일 옛 친윤석열계가 주축인 당내 공부 모임 미래혁신포럼에 가입했다. 이 모임은 김기현 의원이 2024년 6월 조직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30여 명이 가입돼 있다. 5선 나경원·윤상현 의원과 3선 김정재·이만희 의원 등 윤석열 정권 당시 당 주류 의원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친한계 서범수·우재준·유용원·정성국·정연욱·한지아 의원도 멤버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역시 소속돼 있다. 당 안팎에선 한 의원이 자세를 낮추고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관계 설정에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미 복당 의사를 밝힌 만큼 접촉면을 넓혀가며 당내 거부감을 지우려는 행보라는 것이다. 한 의원은 의원총회가 열린 17일 장 대표 거취 문제를 두고도 “상식적인 결론이 나길 바란다"며 발언 수위를 조절했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 운동 당시 “장동혁 당권파의 폭주를 막겠다"며 날을 세웠던 것과는 대비된다. 반면 오 시장은 한층 날을 세우는 모습이다. 장 대표가 15일 서울을 포함한 6개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기습적인 선거소청 제기 방침을 밝히자, 오 시장은 16일 “당 지도부는 자리보전용 구호를 멈추라"며 “청년들은 누군가의 정치적 방패가 되기 위해 광장에 나온 것이 아니다"라고 반격했다. 17일에도 “장동혁 지도부는 이미 수명 다했다. 리더십이 결정적으로 타격을 받았다"고 직격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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