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지지율, 취임 후 첫 ‘데드크로스’…민심 어디서 돌아섰나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으로 40%대로 추락하며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중도층에 이어 핵심 지지층까지 이탈 조짐을 보이자, 이 대통령은 “엄중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몸을 낮췄다. 22일 정치권에서는 당무 개입 논란과 6·3 지방선거 관리 부실 사태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5~19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2일 발표한 결과, 이 대통령의 취임 55주차 국정 수행 긍정평가는 46.7%로 집계됐다. 반면 부정평가는 전주보다 5.5%p 오른 49.7%를 기록했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로 내려앉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일간 지지율은 지난 12일 48.1%에서 16일 47.6%, 17일 46.4%로 하락했다. 18일에는 46.8%로 소폭 반등했지만, 19일 다시 45.6%까지 떨어졌다. 리얼미터는 “6·3 지방선거 부실 사태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고 여당 내부의 당권 갈등까지 겹치면서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산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중도층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지층이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5월 셋째 주부터 5주 연속 하락했다. 선거 국면에서 시작된 하락세가 선거 이후에도 멈추지 않으면서 지지율은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집권 초기 70%에 육박했던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46.7%까지 떨어진 배경에는 당정 갈등과 민생 불안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큰 요인으로는 당정 갈등과 이에 따른 당무 개입 논란이 꼽힌다. 이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가 이끄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그동안 주요 현안을 놓고 여러 차례 엇박자를 보였다. 6·3 지방선거 이후 책임론이 불거진 데다 8월 전당대회까지 다가오면서 갈등은 한층 격화하는 양상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유럽 순방 결과 브리핑에서도 정 대표를 비롯한 여당 인사들을 향해 경고성 메시지를 내놨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내 경쟁과 갈등에 대해 한 말씀 꼭 드리고 싶다"며 “원수 싸우듯이 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같은 진영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끼리 경쟁이 아니라 전쟁을 해서야 되겠느냐"며 “모욕하고 헐뜯고 없는 사실을 만들어 공격한 뒤 억울하다고 하면 되겠느냐"고 했다.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서는 “저는 변한 게 없고 국정도 변한 게 없다"며 “그런데 선거일을 기점으로 지지율이 폭락하고 있다. 엄중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차기 당대표 출마가 유력한 김민석 국무총리를 공개적으로 치켜세운 것을 두고는 당무 개입 논란도 불거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김 총리에 대해 “이렇게 단기간에 구체적인 성과를 많이 낸 내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잘해줬다"며 “이제는 다른 역할을 맡는 게 더 적정하다고 보여 역할을 바꾸게 됐다"고 평가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언급한 '다른 역할'이 사실상 당대표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른바 '명픽'으로 불리는 김 총리와 연임 도전에 무게를 싣고 있는 정 대표 간 신경전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번 지지율 하락세는 대통령에게 당무에서 손을 떼고 국정에 집중하라는 경고의 성격이 강하다"며 “대통령이 특정 인물을 전당대회에 내보내거나 당권 구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처럼 비치면서 중도층뿐 아니라 기존 지지층에서도 거부감이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6·3 지방선거에서 불거진 선거관리 부실 사태도 지지율 하락을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당시 서울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선거관리위원회의 관리 역량에 대한 불신이 급속히 확산했다. 이후 정치권을 중심으로 진상 규명과 책임 공방이 거세지면서 논란은 선관위를 넘어 정부 책임론으로 번졌다. 선관위가 헌법상 독립기관인 만큼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지휘·감독 권한은 없지만, 국정 최고책임자인 이 대통령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논란과 관련해 “우리는 아무런 통제·감시·견제 권한이 없다. 하다못해 선관위원장에 대한 형식적 임명권조차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선관위에 대한 견제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원포인트 개헌'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서요한 여론조사공정 대표는 “6·3 지방선거에서 선관위의 부실 선거 의혹이 이어지면서 국민들이 대통령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을 묻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으로서 관리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림픽공원 집회 참가자들을 향한 '산적' 발언은 선관위의 부실을 우려하던 중도 유권자들의 반감까지 키웠다"며 “이 역시 지지율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봉쇄한 시위대를 겨냥해 “엉뚱한 허위 사실을 공표하고 가짜 뉴스를 남발해 사회 혼란을 획책하거나 지나가는 사람을 검색해서는 안 된다"며 “원래 산적이 하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해지자 청와대도 민심의 경고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겠다며 몸을 낮췄다. 청와대는 22일 언론 공지를 통해 “최근 지지율 변동은 민생 경제 상황에 대한 국민의 체감과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평가가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엄중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국민께서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바라고 계신지 더욱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같은 조사 결과를 두고 당의 책임 있는 역할을 강조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의 과정과 전체 여권의 구조를 살펴볼 때 당이 훨씬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 결과가 전체적으로 당과 정부의 지지율을 끌어내린 것일 수도 있고, 당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국정 지지율까지 끌어내린 것일 수도 있다"며 “선거 이전보다 당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더욱 뒷받침하고, 당정 전체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응답률은 4.2%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李대통령, 홍보 성기홍·민정 한찬식·사회 김경자 임명…청와대 참모진 개편

이재명 대통령이 홍보소통수석에 성기홍 전 연합뉴스 대표이사 사장을, 민정수석에 한찬식 전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사회수석에 김경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수석부위원장 겸 우석대 객원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국가안보실 1차장에는 강건작 미래국방전략위원회 위원을, 3차장에는 송기호 경제안보비서관을 발탁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21일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수석비서관 및 국가안보실 차장급 인선을 발표했다. 성기홍 신임 홍보소통수석은 연합뉴스 정치부장과 논설위원, 연합뉴스TV 보도국장, 연합뉴스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정통 언론인 출신이다. 강 실장은 “30년 경력의 언론인으로 취재 현장 감각과 보도 책임자로서의 균형감, 판단력을 갖췄다"며 “국민 목소리를 세심하게 살피고 정부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소통을 뒷받침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한찬식 변호사는 서울동부지검장과 수원지검장 등을 지낸 검찰 출신 법조인이다. 법무부 인권국장과 검사장을 역임한 뒤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활동해왔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 조직에 대한 이해와 함께 인권·사법 분야 경험을 두루 갖춘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회수석에는 노동계 출신인 김경자 우석대 객원교수가 발탁됐다. 김 수석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을 지냈으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노동·복지·연금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회통합과 민생 현안 대응에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안보실 1차장에는 예비역 육군 중장인 강건작 미래국방전략위원회 위원이 임명됐다. 육군 28사단장과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장, 국방개혁비서관, 육군 제6군단장 등을 역임한 군사·안보 전문가다. 국가안보실 3차장에는 송기호 경제안보비서관이 승진 기용됐다. 송 차장은 산업통상 분야 통상 전문가이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장 출신으로, 최근까지 경제안보비서관을 맡아 공급망과 통상 현안을 담당해 왔다. 강 실장은 “이번 인사는 지난 1년간의 성과를 토대로 국정 2년차 비전인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속도감 있게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소통과 민생, 안보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의 인사"라고 설명했다. 특히 청와대가 지난달 27일 한찬식 변호사의 민정수석 기용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한 바 있어, 결과적으로 당시 보도됐던 인사 카드가 현실화된 셈이다. 그러나 약 한 달 만에 한 변호사가 실제 민정수석으로 임명되면서 당시 인선 검토가 진행 중이었는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선수단 발 묶고 흉기 난동까지…잠실 시위 어디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재선거'를 요구하며 시작된 잠실 시위가 폭력 사태가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번지며 혼란이 커지고 있다. 현장을 찾은 여당 의원들에게는 “빨갱이" 등 모욕적 언사가 쏟아졌고, 대한체육회 산하 단체들은 봉쇄 시위로 국제대회 출전 준비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전국 재선거'를 주장하며 사실상 부정선거론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20일 정치권 안팎에서는 시위가 재선거 요구를 넘어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제1야당 대표가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0일 기준 16일째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에서는 '부정선거론'이 전면에 떠올랐다. 현장에 모인 시위대는 태극기를 흔들며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등의 구호를 연호했다. 곳곳에는 태극기뿐 아니라 성조기도 등장했다. 이는 재선거 요구와 참정권 침해 문제를 중심으로 목소리를 내고, 성조기 사용이나 부정선거론과는 거리를 뒀던 시위 초반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다. 당시 현장 곳곳에는 '재선거·참정권 침해만 외칠 것', '다른 나라 국기를 흔들지 말 것', '평화를 지킬 것' 등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시위대가 체육관 봉쇄를 이어가면서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한 대한체육회 산하 회원종목단체들도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장비 반출이 막히면서 2026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하는 오상욱 선수 등 펜싱 국가대표팀이 개인 장비를 챙기지 못한 채 출국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지난 16일 체육계에 따르면, 선수들은 본인의 펜싱칼, 재킷, 펜싱화 등을 협회 사무실에서 챙기지 못하고 다른 선수들의 장비를 급히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회 결과가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 시드 배정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체육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선수들에게 장비는 몸의 일부와 같다"며 “이렇게 빌려서 출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매우 유감이고,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흉기 난동이 벌어져 논란을 빚기도 했다. 지난 17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24분 경기장 1~3게이트 앞에서 3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흉기로 자해한 뒤 경찰과 대치하다 현장에 투입된 기동대에 의해 제압됐다. 해당 남성은 왼팔 부위에 출혈이 있는 상태에서 흉기를 든 채 “이 안에서 사람이 죽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접근하자 흉기를 허공에 휘두르며 저항하기도 했다. 정치권의 현장 수습 움직임도 시위대 반발에 막혀 있다. 이날 오전에는 현장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임오경·전용기·천준호 의원이 시위 참가자들의 거센 반발 속에 10분 만에 발길을 돌렸다. 이들은 유승민 회장과 함께 현장을 찾아 참가자들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시위대는 “빨갱이 꺼져라", “여기 왜 왔냐, 대통령 데리고 나와라" 등을 외치며 의원들을 둘러쌌다. 결국 의원들은 경기장에 접근하지 못한 채 현장을 떠났다. 이외에도 취재기자 폭행, 무분별한 대진연(대학생진보연합)·중국인 몰이 등 시위 현장 곳곳에서 폭력적 충돌과 혐오성 발언이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동혁 대표는 사실상 부정선거 가능성을 제기하며 '전면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다. 장 대표는 전국 11개 지역에 대한 선거소청을 마무리한 데 이어 지난 18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할 특검 설치와 재선거를 위한 특별법 도입을 거듭 주장했다. 장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재선거 실시 문제를 소청과 재판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며 “특별법을 도입해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그는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열린 '개표소 봉쇄 시위'에 참석해 '부정선거 재선거'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대와 함께 구호를 외쳤다. 당시 장 대표는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등의 구호에 맞춰 태극기를 흔들었다. 장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도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을 의심해야 한다"며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입틀막 할 수 있는 단계는 이미 한참 지났다"고 적었다. 장 대표의 행보를 두고는 여당뿐 아니라 보수진영 내부에서도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장 대표를 향해 “부정선거 음모론에 심취해 있다"고 비판했고, 국민의힘 당대표 특보단장인 김대식 의원도 “당 대표는 언어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 대표의 재선거 주장을 겨냥해 “자리보전용 구호를 멈추라"고 했고, 한동훈 무소속 의원 역시 “정치인이 책임 없이 올라타 연명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나쁜 정치"라고 비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李 “트럼프, 美 군함 10척 신속 건조 요청…당연히 가능하다 답해”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유럽 순방 및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군함 10척에 대한 신속한 건조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유럽 순방과 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께서 '미국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해 줄 수 있겠느냐'고 물어오셨다"며 “당연히 가능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해 드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대화를 통해 조선업을 포함한 한미 간 호혜적 협력 방안에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에 군함 건조를 타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두 정상은 한미 협력과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께서 당연히 한미 협력, 또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말씀하셨고 저희도 그 점에 공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G7 회의장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장시간 대화할 수 있었던 배경도 소개했다. 그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얘기할 거리가 많을 것 같아 일부러 트럼프 대통령과 자리를 붙여주었다'고 얘기했다"며 “이 자리를 빌려 마크롱 대통령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 덕분에 트럼프 대통령과 깊이 있는 얘기를 나눴다"며 “만찬 자리에서 90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옆자리에 앉아 소통할 기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정식 정상회담 시기보다 훨씬 더 나았던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만찬 중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향해 “강한 지도자"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아마 그게 존중의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레오 14세 교황과의 면담 내용도 공개했다. 그는 “레오 14세 교황을 만나 내년에 북한 방문도 추진해 주시도록 요청드렸다"며 “교황께서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추진해보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 시각) 바티칸을 공식 방문해 교황청에서 교황을 만났다. 교황은 내년 8월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 참석차 방한할 예정으로, 이 대통령은 교황의 방한 계기에 비무장지대, DMZ 방문과 함께 가능하면 북한 방문도 추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국내 교구 업무를 담당하는 추기경이 한 명도 없는 상황을 언급하며 추기경 임명도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교황 방북과 관련해 북한을 설득할 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현실적 어려움을 인정했다. 이 대통령은 “안타깝게도 현실적으로 북한과 모든 소통 수단은 단절돼 있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대화하도록 하고, 우리는 그런 상황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한국이 민족 공동체도 아니다, 적대적인 두 국가다'라고 얘기하고 있다"며 “비상 전화, 통신선까지 다 차단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관계 악화의 배경에 대해 “북한을 도발해서 물리적 충돌을 이용해 비상계엄을 선포하려 했던 과정이 법정에서 다 드러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것들이 망가지고 상황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체제 안전의 관건적 역할을 하는 것은 미국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부는 현실이기도 하다"고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대북 대화 요청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방송을 하면 들을 것이다. 오늘 이것도 아마 듣고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의 갈등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과 정부가 엄청난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는 더 잘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정 관계는 하나이기도 하면서 남이기도 하다. 또 남이면서 하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에게 격려할 수도 있고, 잘못된 게 있으면 지적할 수도 있다"며 “당도 정부에 대해서 필요한 쓴소리를 할 수 있다. 좋은 소리만 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당정 관계가 잘돼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일종의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순방 출국 행사에 참석하지 않아 이른바 '패싱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서도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대통령은 “사실 저는 제가 해외 출국하거나 귀국할 때 많은 사람이 줄 서서 하는 게 그렇게 흔쾌히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는 동조자, 공감하는 사람을 많이 모아야 한다는 게 결론"이라며 “언제나 정치는 포용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소수 야당일 때는 자기 지지자를 최대한 결집해야 살아남는다. 포용할 시간이 어딨나"라며 “그러나 집권 여당이 되면 입장이 달라지는 것"이라고 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재선거 깃발 든 장동혁에…한동훈은 자세 낮추고, 오세훈은 날 세우고

6·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친한동훈계와 소장파는 물론 중진·영남권 의원들까지 사퇴 필요성을 거론하며 책임론의 외연이 넓어졌지만, 강제 퇴진보다 장 대표 스스로 결단할 시간을 주자는 '연착륙론'도 만만치 않다. 당내 의견이 한쪽으로 모이지 않으면서 장 대표 거취 논쟁은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한동훈계와 소장파를 중심으로 장 대표 사퇴 압박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우재준 최고위원이 또다시 '지도부 전원 사퇴'를 거론했다. 장 대표는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선거관리위원회 사태와 관련한 회동만 제안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장 대표 거취 문제는 솔직히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요구"라며 “전국 선거에서 지고도 물러나지 않은 지도부가 있었나, 그런 전례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전날 개최한 의원총회에서는 4선 이종배 의원과 3선 윤한홍·송석준·김정재 의원, 재선 박형수·권영진·조은희 의원 등이 잇따라 장 대표 사퇴 필요성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형수 의원의 “무딘 칼로는 2028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발언에는 박수까지 터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와 소장파의 단골 요구였던 사퇴론에 중진과 영남권 의원들까지 가세하면서 책임론의 외연이 한층 넓어진 셈이다. 다만 사퇴론이 분출한다고 해서 장 대표가 당장 버틸 수 없을 정도로 몰릴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새 대표가 선출되더라도 내년 8월까지 잔여 임기만 채우는 '관리형' 지도부에 그치는 데다, 차기 공천권 등 실질적 권한도 행사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선거 국면에서 나타난 보수 결집과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맞물려 국민의힘 지지율까지 오른 점도 장 대표의 당권 유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런 이유로 당내 일각에서는 장 대표를 향한 외부 압박성 퇴진보다는 본인이 적절한 계기를 찾아 스스로 결단하는 '연착륙'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지금 당장 몰아붙이기보다는 장 대표가 적절한 시점에 결단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자는 분위기가 있다"며 “당이 또다시 대표를 강제로 끌어내리는 모습을 보이는 건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개혁 보수 성향인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상반된 행보로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한 의원은 16일 옛 친윤석열계가 주축인 당내 공부 모임 미래혁신포럼에 가입했다. 이 모임은 김기현 의원이 2024년 6월 조직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30여 명이 가입돼 있다. 5선 나경원·윤상현 의원과 3선 김정재·이만희 의원 등 윤석열 정권 당시 당 주류 의원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친한계 서범수·우재준·유용원·정성국·정연욱·한지아 의원도 멤버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역시 소속돼 있다. 당 안팎에선 한 의원이 자세를 낮추고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관계 설정에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미 복당 의사를 밝힌 만큼 접촉면을 넓혀가며 당내 거부감을 지우려는 행보라는 것이다. 한 의원은 의원총회가 열린 17일 장 대표 거취 문제를 두고도 “상식적인 결론이 나길 바란다"며 발언 수위를 조절했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 운동 당시 “장동혁 당권파의 폭주를 막겠다"며 날을 세웠던 것과는 대비된다. 반면 오 시장은 한층 날을 세우는 모습이다. 장 대표가 15일 서울을 포함한 6개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기습적인 선거소청 제기 방침을 밝히자, 오 시장은 16일 “당 지도부는 자리보전용 구호를 멈추라"며 “청년들은 누군가의 정치적 방패가 되기 위해 광장에 나온 것이 아니다"라고 반격했다. 17일에도 “장동혁 지도부는 이미 수명 다했다. 리더십이 결정적으로 타격을 받았다"고 직격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위기로 치닫는 ‘당청’…귀국 후 李 대통령 ‘정국 구상’ 어디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부터 18일까지 벨기에·이탈리아·영국 등 유럽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즉시 하반기 국정 과제 청사진제시와 정국 구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탈환 실패와 부울경(부산, 울산, 경상도)에서 절반의 승리 등 선거 결과에 담긴 '견제 민심'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하고, 선거 직후 '당청 이상 기류'까지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유럽 순방을 마치는 대로 하반기 국정과제 청사진을 그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귀국 후 정책 과제는 산적해 있다. 인공지능(AI) 및 에너지 대전환, 로봇·방위산업 육성 등 미래 먹거리 확보와 지역균형발전, 양극화 완화 등 주요 전략을 구체화하는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반기 경제전략과 예산안 편성 방향을 다루는 국가재정전략회의 주재도 예정돼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순방 성과를 국내 경제·민생 정책과 연결하는 작업을 귀국 즉시 본격화할 것"이라며 “임기 2년 차 국정의 방향타를 확실히 잡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선거 결과에 나타난 '또 다른 민심'은 정국 운영에 만만찮은 고민의 지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국정 안정론'을 전면에 내세워 치른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상징성이 큰 서울시장 탈환에 실패했다. 부산·울산시장은 가져왔지만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패배, 승부처로 꼽히던 부·울·경에서도 절반의 승리에 그쳤다.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야권이 상대적으로 선전하면서 결과적으로 민주당 의석수가 소폭 줄어들었다. 야당의 '정권 심판론'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견제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대목이다. 탈환에 실패한 서울시장과 경남도지사의 경우 부동산 공급 정책, '5극 3특' 지방발전 전략과도 긴밀하게 맞닿아 있는 지자체라는 점에서 향후 관계 설정에도 시선이 쏠린다. 이에 이 대통령은 시급한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한 공급대책 발표를 귀국 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 관계자는 “서울시장 탈환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 부동산 정책은 민주당이 아닌 이 대통령이 직접 내놓은 것"이라며 “향후 공급대책이 민심에 체감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이달 말 예정된 재계 간담회에서 윤곽을 드러낼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도 주목된다. 이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성장 전략의 대전환을 이뤄낼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국민 앞에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때문에 이재명 정부의 대표 균형발전 구상인 '5극 3특' 전략이 핵심 축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국을 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로 나눠 각 권역에 미래 성장산업을 배치하는 구상으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7월부터 5극 3특 관련 정책을 순차적으로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송파 개표소 투표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논란도 부담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2030 여성층이 민주당에서 이탈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부실 선거인지 부정 선거인지는 수사를 통해 가려야 할 문제인 만큼, 단정적인 대응보다는 엄정한 조사를 통해 의구심을 해소하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을 기다리는 또 다른 숙제는 당청 관계 봉합이다. 역대 정부의 당청 갈등이 예외 없이 정권 동력 약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는 임기 4년 차 여당인 열린우리당 핵심 의원들이 잇따라 탈당하며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나섰고, 그 결과 2007년 대선에서 531만여 표 차라는 역대 최대 표차 참패로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이명박 정부는 박근혜 대표와의 반목이 5년 내내 공천 갈등으로 반복되며 국정 지지율 20%대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고, 박근혜 정부는 공천 개입 논란 끝에 벌어진 '옥새 파동'이 총선 참패로 이어지며 이후 탄핵 정국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 대통령이 당 지도부를 향해 공개 비판의 수위를 높인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욕하고 소리 지르고 싸우는 것은 강한 당이 아니라 그릇이 작은 것"이라고 지도부를 겨냥한 데 이어, 유럽 순방 출국 환송 행사에서 정청래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를 배제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한 라디오방송에서 “정청래 대표 환송 행사 제외는 패싱이 아니라 블로킹"이라며 “오지 말라고 벽을 친 것"이라고 짚었다. 급기야 순방 중 엑스(X)에 올린 '여당과 야당, 그리고 정치적 책임'이라는 1500여 자 분량의 글에서 “여당의 열정은 '우리 진영'이 아닌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고 주문하며 정 대표의 강성 노선에 정면으로 쐐기를 박았다. 봉합의 열쇠는 586 세력에 대한 실질적 인정에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재명 정부는 이른바 40대 신주류와 586 세력의 연합으로 구성돼 있는데, 지금 그 586을 찍어내려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며 “당청 관계의 핵심은 586에 대한 실체를 어떻게 인정할 것이냐는 것"이라고 봤다. 이어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갈등이 확전으로 번지면 이재명 정부의 핵심 지지 기반이 동시에 흔들리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이슈&인사이트] 6.3 지방선거와 교차투표

6.3 지방선거에서는 교차투표가 전국적으로 매우 광범하게 발생했다. 교차투표(split voting)란 같은 선거일에 함께 출마한 후보 사이에 시장은 '가' 정당, 구청장은 '나' 정당, 시의원은 '가' 정당 ... 하는 식으로 서로 다른 직책에 서로 다른 정당 후보를 찍는 것을 말한다. 이와 반대는 이른바 줄투표라고 하는데 일관투표(straight voting)라는 용어와 함께 쓰인다. 일관투표는 같은 선거일에 모든 후보를 하나의 정당만을 기준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정치학계에서는 교차투표나 일관투표는 모두 합리적인 행위라고 본다. 교차투표는 유권자가 직책에 따라 적합하다고 느끼는 사람을 각자 골라서 찍는 것이다. 서로 견제하고 균형을 맞추라는 의미가 있다. 한편으로는 이성적이지만 결정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교차투표에 비하여 일관투표는 자기가 좋아하는 정당을 기준으로 삼아 매우 짧은 시간에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다. 일관투표 결과 선출된 공직자들은 함께 같은 이념과 정책적 관점에서 효율적인 정부 운영이 가능해진다. 6.3 지방선거를 보면 대통령 임기 초기의 밀월기 효과(honeymoon effect)가 기대보다 약하다. 행정부와 입법부에 더해 지방정부까지 독식하는 데 대한 일종의 견제라고 여겨진다. 다시 말하자면 대통령의 지지율은 60%도 넘는데, 전국적인 광역의원 비례대표 득표율로 볼 때 민주당의 득표율은 47.06%에 그쳤다. 2025년 대선에서 받은 이재명 대통령의 득표율(49.42%)보다 낮다. 줄곧 2-3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던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41.63%를 확보했다. 지난해 김문수 후보의 득표율(41.15%)과 비슷하다. 대표적인 교차투표는 먼저 서울에서 확인된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49.22%)가 민주당 정원오 후보(48.07%)를 이기며 서울시장을 차지했다. 하지만 서울의 구청장 25명은 민주당 17명, 국민의힘 8명으로 나누어졌다. 서울시의회도 민주당이 118개 의석 가운데 80개, 국민의힘이 38개로 각각 나누어졌다. 그리고 부산도 이변을 보여주었다. 투표율이 70.2%로 부산 전체 투표율(62.1%) 수준을 훌쩍 뛰어넘은 부산 북구에서 부산시장은 민주당의 전재수, 국회의원은 무소속 한동훈, 구청장은 민주당의 정명희가 각각 차지했다. 민주당의 전재수 후보가 50.52%의 득표율로 47.90%의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를 제치고 부산시장에 당선되었지만, 부산의 16명 구청장 가운데 국민의힘이 9명을 차지하여 민주당(7명)보다 더 많은 상황이다. 또한 인천에도 교차투표와 관련하여 흥미로운 사례가 있다. 시장선거에서는 민주당의 박찬대 후보가 52.84%를 확보하여 유정복(46.06%) 현 시장을 이겼다. 인천에서는 기초자치단체장 11명 가운데 민주당이 8명을 확보했는데 국민의힘이 3명을 가져갔다. 45명 규모의 인천시의회도 민주당이 38명을 차지했는데 국민의힘은 7명만 나누어 가졌다. 관심은 연수구청장 선거이다. 박찬대 시장을 배출하고 6선의 거물급 송영길 후보가 보궐선거 승리로 국회에 입성하게 된 연수구에서는 국민의힘 이재호 현 구청장이 52.48%를 얻어 민주당의 정지열(47.51%) 후보를 이겼다. 연수구는 박찬대 시장 당선인이 50.75%를 얻어 유정복 현 시장(47.98%)을 이겼기 때문에 민주당 구청장 후보의 패배는 전형적인 교차투표의 사례라고 하겠다. 서로 견제하라고 각기 다른 정당의 후보를 뽑아주었거나, 혹은 후보가 마음에 안 들어서 표를 안 주었거나 유권자의 선택은 정말 무섭고 냉정하다. 당선된 이들 앞에 남겨진 일은 당선 뒤에도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유권자를 하늘같이 받드는 일이다. 4년 뒤에는 또 얼마나 절묘한 교차투표가 나타날까. bienns@ekn.co.kr

민주당-국민의힘 지지율 역전 ‘후폭풍’…궁지 몰린 정청래 vs 기세 높이는 장동혁

국민의힘이 정당 지지도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앞서는 이른바 '데드크로스'가 발생하면서 15일 정치권에서는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지른 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정당 지지율 역전 결과가 발표되자, 여당 내부에서는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지도부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1~1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44.3%, 더불어민주당은 38%를 기록했다. 양당 격차는 6.3%p로, 국민의힘이 오차범위(±3.1%p) 밖에서 민주당을 앞섰다. 국민의힘은 전주보다 3.2%p 상승하며 현 정부 출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에 30%대로 내려앉으며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최근 '명청갈등' 논란의 중심에 선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당 운영 기조를 겨냥한 발언들이 쏟아졌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대통령 국정 지지율도 4주 연속 떨어졌다"며 “집권 2년 차에 이런 결과를 마주하고 있는 데 대해 우리 모두 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에게 신뢰받고 집권당의 역할을 다하는 민주당이 될 수 있도록 당정청이 하나가 돼야 한다"며 “적을 만드는 정치가 아닌 포용의 정치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 역시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책임을 통감한다"며 “선거 결과와 선거 이후 평가 과정에서 당 내부에 불협화음이 있었던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정책적·정무적 측면을 포함한 모든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성찰하겠다"며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다시 분발해 당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어떤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이 오차범위 내에서 뒤지는 것도 있다"며 “여기에 대한 책임은 당대표가 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방선거 패배 이후 거취 압박을 받고 있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앞세워 당내 사퇴 요구에 반박했다.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우리 국민의힘 지도부는 좀비 지도부로 불린다"며 “지도부 총사퇴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에 장 대표는 “오늘 아침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보셨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지금 국민의힘 지도부를 좀비라고 표현하는 것은 그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앞서 발표된 여론조사 세부 지표를 보면,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 이탈이 두드러졌다. 민주당은 지역별로 경기·인천에서 7.2%p, 광주·전라에서 6.1%p 하락했고, 연령별로는 20대에서 9.8%p, 60대에서 7.1%p, 50대에서 6.3%p 떨어졌다. 이념 성향별로도 진보층에서 8.7%p 하락하며 전통적 지지층의 흔들림이 확인됐다. 국민의힘은 지역별로는 대전·충청·세종에서 7.0%p, 부산·울산·경남에서 5.8%p, 경기·인천에서 4.3%p 상승했다. 연령별로는 20대에서 9.3%p, 50대에서 8.8%p, 60대에서 6.3%p 올랐다. 특히 진보층에서 6.8%p, 중도층에서 5.3%p 오른 점이 전체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은 선관위 국정조사와 특검법 발의 등 부실 선거 사태에 강하게 대응하며 지지층을 넓힌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통해 진보·중도층과 20대 청년층 일부의 지지를 흡수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에 대해서는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론과 선거 부실 관리 논란이 겹치며 지지층 이탈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또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 논란과 퇴진론 등 당내 갈등이 격화하면서 경기·인천, 호남권, 진보층 등 주요 지지층에서 이탈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선거 이겼는데”…민주당 지지율 하락 이유는

계엄·탄핵 사태 이후 한 번도 뒤집히지 않았던 정당 지지율에서 6·3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으로 앞서며 이른바 '데드크로스'가 나타났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가운데, 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2030세대 이탈, '내란 종식 프레임' 소진이 겹치면서 여권 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1~12일 무선 RDD 기반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조사해 14일 발표한 결과, 국민의힘 44.3%, 민주당 38%로 국민의힘이 오차범위(±3.1%p)를 넘어 앞섰다. 올해 들어 민주당이 최고 53%(3월 3주차)까지 치솟으며 20%p 이상 격차를 벌렸던 것과 비교하면, 6월 1주차(민주당 41.8%, 국민의힘 41.1%)를 거쳐 이번 조사에서 역전이 확인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51.5%로, 전주(55.2%) 대비 추가 하락했다. 부정 평가는 44.2%로 집계됐다. 이 같은 하락세는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공통적으로 확인됐다. 이 대통령이 직접 자신의 X(옛 트위터)에 공유하며 “냉정한 국민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힌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8~9일, 무선 ARS)에서는 대통령 지지율이 50.4%로 직전 조사 대비 9.4%p 급락했다. 같은 조사에서 민주당(38.6%)과 국민의힘(38.1%)의 정당 지지율 격차는 0.5%p로 좁혀져 지난 1년 조사 중 가장 작은 차이를 기록했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실시한 조사(6~8일, 무선 ARS)에서는 국민의힘(41.6%)이 민주당(40.4%)을 앞서는 결과도 나왔다. 표면상 민주당이 광역단체 12대 4로 앞선 선거 결과가 왜 여당의 지지율 하락세로 이어졌는지를 두고 복합적 원인이 거론된다. 직접적 방아쇠는 선거 당일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지방선거 결과와 부실 관리 등 여러 논란들이 종합적으로 정당 지지율에 반영된 것"이라며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심판이 경기를 망쳤다"며 “선관위 사태가 단순 실수가 아니라 참정권 훼손으로 격상됐고, 그 피해를 정부·여당이 고스란히 독박 쓰게 됐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선관위 관련 민심이 가라앉으려면 최소 보름에서 한 달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세에는 2030의 이탈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18~29세에서 국민의힘 59.1%, 민주당 21.3%로 세 배 가까운 격차를 보였고, 30대에서도 국민의힘 우세가 뚜렷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과거에는 2030 여성과 4050이 연합해 이재명 정부를 지지하는 구조였는데, 2030이 이탈한다는 것은 지지 기반이 구조적으로 취약해지는 것"이라며 “2030이 전체 유권자의 30%, 이 중 여성이 15%인 점을 감안하면 여권으로서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탈 배경으로는 “이재명 정부 정책이 노동법·성과급 논란 등 40~50대 기득권 타깃에 맞춰진 측면이 강하다"며 “2030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가져갈 파이가 없어지는 구조로 인식되면서 박탈감을 심화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스피 지수나 수출 등 정부 성과가 2030에게는 체감되지 않는다"며 “서울에서 극명하게 나타난 이 흐름이 서울에서 전국으로 확산하는 건 시간 문제"라고 했다. 당 안팎에서는 지난 1년간 정국을 이끌어온 '내란 종식 프레임'이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지금 민심은 여야 간 진영 대결보다 먹고사는 문제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내란 청산이라는 언어가 중도층에게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걸 이번 선거가 보여줬다"고 했다.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송영길 전 대표는 지난 4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영남 지역에서까지 내란 종식 이야기를 반복하면서 정부의 실용주의 노선을 세우는 대신 정체성 논쟁으로 흘러 스스로 확장성을 차단하는 자기모순에 빠진 것"이라고 직격했다. 박 교수는 “국민의힘은 깔끔하게 졌지만 가야 할 길이 생겼다"며 “한동훈·오세훈으로 가는 것 자체가 개혁이자 포스트 윤석열 국면으로 가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통령은 이념과 진영이 아닌 실용주의로 선거를 치렀는데, 정원호·김부겸 같은 '일잘러' 후보들이 전략 지역에서 패배하면서 실적에 근거한 실용주의 노선의 계승자가 보이지 않게 됐다"고 지적했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격화되는 이른바 '명청대전'도 지지율 추가 하락의 뇌관으로 꼽힌다. 앞서 이 대통령은 10일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전직 대통령 절반 이상이 탄핵 또는 구속된 한국 정치의 잔혹사와 관련해 자신도 악순환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꽤 높다"고 언급했다. 당내 갈등이 봉합되지 않을 경우 자신도 전임 대통령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대해 “더 넓어지고 포용적이 돼야 한다"며 외연 확장을 주문했지만, 정 원내대표는 사퇴 요구를 일축하며 선명성 노선을 고수하고 있어 지도부 내 긴장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 스스로 이대로 가면 당내 갈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표출한 것"이라며 “선관위 민심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지도부 갈등까지 가시화된다면 여권 지지층이 두 쪽으로 나뉠 것"이라고 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국힘 임이자 의원 “외국인 계절근로자 범칙금 부담 과도”… 법무부에 농촌 현실 반영 건의

“불법 알선업체 엄단 하되 선의의 농가는 보호해야" 상주=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국민의힘 임이자 국회의원(상주·문경)이 최근 외국인 계절근로자 불법 고용으로 범칙금 처분을 받은 농가들의 어려움을 청취하고 정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하기로 했다. 임 의원은 최근 상주시 모서면에서 김진욱·송병길 경북도의원, 조동규 상주시의원, 모서농협 조합장, 모서면장, 이장협의 회장 등과 간담회를 갖고 외국인 계절근로자 관련 출입국관리법 위반 사건에 따른 농가 피해 실태를 점검했다. 이날 참석한 농민들은 농촌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심화되면서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사실상 영농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인력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현행 제도가 농촌 현장의 인력 수급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농민들이 의도치 않게 법 위반 상황에 놓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일부 농가는 정부의 허가를 받은 인력으로 알고 근로자를 사용했다가 불법 고용주로 적발돼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는 범칙금 처분을 받게 되면서 경제적 부담과 정신적 충격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농민들은 “농번기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 없이는 농사를 지속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불법 행위를 의도한 것이 아닌 만큼 농촌 실정을 고려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임 의원은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이제 농촌을 지탱하는 핵심 인력"이라며 “농민들이 불법을 의도한 것이 아니라 인력난 속에서 영농 활동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인 만큼 과도한 부담이 농민들에게 전가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 알선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은 더욱 강화해야 하지만, 위법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인력을 사용한 농민들에 대해서는 농촌 현실을 감 안 한 합리적 판단과 범칙금 부담 경감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의원은 이날 청취한 현장 의견을 토대로 조만간 법무부 장관과 면담을 추진해 농가들의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외국인 계절근로자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제도적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농촌의 만성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으나, 최근 일부 지역에서 근로자 이탈과 불법 취업, 알선업체 개입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제도 운영의 보완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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