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법무장관 후보에 김승원 의원…청와대 2기 개각 발표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친(親)이재명 성향 모임 '처럼회'의 주요 일원으로 활동해온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탁됐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는 이형일 1차관이 지명되는 등 총 부처 6곳의 장관이 교체 대상에 올랐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3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6곳의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집권 2년차를 맞은 이 대통령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개각을 단행했다. 판사 출신인 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는 2020년부터 21·22대 국회의원을 지내왔고,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다. 강 실장은 김 후보자에 관해 “형사·사법체계 개편의 취지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는 만큼 피해자의 권리를 최우선으로 보호하며 새로운 제도를 빠르게 안착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로 이형일 현 재정경제부 1차관을 지명했다. 이 후보자는 1992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재무부에서 공직을 시작했고, 기획재정부에서 경제정책국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거시경제통'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2월 중동전쟁 발발 이후에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안정적으로 운용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강 실장은 이 후보자에 대해 “젊은 경제 사령탑으로 역대 최대 경제 지표를 국민 삶의 질적인 변화로 연결하고 양극화를 극복해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는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을 거친 강신철 전(前)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이 이름을 올렸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는 1990년생인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낙점됐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는 홍지선 현 국토교통부 2차관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는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각각 지명됐다. 아울러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으로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이,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으로는 하정우 전 인공지능(AI)미래기획수석이 발탁됐다.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으로는 친문(親文) 인사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임명됐다. '3대 메가 프로젝트'에 힘을 싣기 위해 30일 신설한 청와대 메가 프로젝트 보좌관 자리는 에너지 정책과 관련한 경험을 오래 쌓아온 이원주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이 맡는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혈세 탈취’ 중국인 ‘평생 연금’ 꼼수…연금공단 ‘모럴해저드’ 탓이었다

국내에서 외국인이 국민연금 보험료를 한 달만 낸 뒤 과거 가입 공백을 추후납부(추납)로 채워 10년의 최소 가입 기간을 확보해 논란이다. 한 달간 가입한 중국인이 119개월분을 추납해 가입 기간 120개월을 채운 사례가 드러났다. 다른 중국인은 재입국과 임의계속가입, 반환일시금 반납, 추납을 거쳐 121개월의 가입 기간을 확보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영주권자인 한 중국인은 국내에서 9개월간 가입한 뒤 128개월분을 추납해 조기노령연금 수급권을 확보했고, 중국으로 돌아간 뒤 매달 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 제도에서는 추납 대상 기간에 외국인 등록이 돼 있었다면 최대 119개월까지 보험료를 나중에 낼 수 있어, 실제 가입 기간이 1개월에 불과해도 최소 가입기간인 120개월을 채울 수 있는 구조다. 외국인의 추납 활용은 빠르게 늘었다. 신청 건수는 2023년 530건에서 2024년 848건, 2025년 1517건으로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994건이 접수됐다. 상반기 신청자의 79.7%(792건)는 중국동포, 6.4%(64건)는 중국 국적자였다. 추납 금액은 2015년 2억3300만원에서 2024년 54억6100만원으로 26.9배 늘었으며, 2020~2022년 신청자의 67.6%가 중국인이었다. 짧은 가입 기간으로 실제 연금을 받는 외국인도 늘었다. 가입 기간 12개월 미만 외국인 노령연금 수급자는 2021년 15명에서 올해 상반기 60명으로 증가했고, 평균 납부보험료 1463만5000원에 월평균 연금액은 27만1000원이었다. 반환일시금을 받은 뒤 재입국해 보험료를 추납, 수급권을 확보한 외국인도 2021년 104명에서 올해 상반기 520명으로 늘었다. 이 같은 증가세를 놓고 국민연금공단의 관리 책임이 도마에 오른다. 추납은 법령상 허용된 제도이지만, 신청과 수급이 급증하는 과정에서 공단이 지속적으로 점검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 가입 기간이 매우 짧은 외국인이 추납으로 장기 가입기간을 확보하는 사례가 반복됐다면, 단순히 신청을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악용 가능성을 분석해 정부와 국회에 개선을 적극적으로 제기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단 내부에서는 해외 거주 외국인 수급자의 가족관계와 실제 부양 여부를 확인하는 데 상당한 행정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실질적인 부양관계를 입증할 서류 등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민원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며 “요청이 거절되면 커뮤니티에 특정 지사를 공유하겠다는 협박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지급 요건 확인이 일선 지사의 민원 대응에 의존하는 상황이라면, 반복 유형을 제도적으로 분석하고 본부 차원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인의 추납 신청 급증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미 문제 제기됐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2015년 43건이던 신청이 2024년 848건으로 약 20배 늘었다고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외국인의 추납 자격을 제한하는 법 개정에는 걸림돌이 있었다. 한지아 의원실 관계자는 본지에 “외국인만 핀셋 제한하기보다는 내·외국인 전체를 포괄해 점검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만 요건을 강화하면 차별 논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도 개선이 지지부진하자 문제는 본인 연금에서 해외 가족의 부양가족연금으로까지 확대됐다. 추납으로 수급 자격을 얻은 외국인이 해외 거주 배우자·자녀·부모를 부양가족으로 등록해 추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확인됐다. 공단은 외국인 수급자도 요건을 충족하면 부양가족연금을 받을 수 있으며, 가족이 실제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지급을 제한할 근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2026년 1월 기준 부양가족연금은 배우자에게 연 30만6630원, 19세 미만 자녀나 63세 이상 부모에게 1인당 연 20만4360원이 지급되며, 배우자·자녀·부모 3명을 등록하면 노령연금에 더해 연 71만5350원을 받을 수 있다. 대상 인원에 별도 제한은 없어, 해외 가족과의 실제 부양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인의 국민연금 가입과 수급에는 상호주의와 사회보장협정도 얽혀 있다. 중국은 2013년 발효된 한·중 사회보장협정에 따라 국민연금 적용과 보험료 이중 부담 등에 별도 기준이 적용된다. 외국인만 추납 요건을 강화하면 차별 논란은 물론 상대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의 사회보장 권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정부가 자격 요건 강화를 본격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지시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 국무회의에서 “제도 설계의 빈틈이 발견되면 신속히 메워야 한다"며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국내 실거주 기간 등을 포함한 자격 요건 강화를 주문했다. 보건복지부는 외국인의 추납제도 활용 현황과 해외 사례를 토대로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며 필요시 관련 법령 정비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국내 실거주 기간이나 보험료 납부 기간을 따지는 방안과 해외 발급 서류 검증 강화가 검토 대상으로, 최소 국내 가입 기간 설정이나 실제 국내 체류 요건 명시 방향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박근혜가 지적한 “진정한 경제 회복”… 李정부 경제 성적표 어떻길래

“국민이 좋아졌다고 느끼지 못하는 경제 회복은 진정한 회복이 아니다."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나온 박근혜 전 대통령 발언은 이재명 정부의 경제 진단과 현장의 극심한 온도차를 정조준했다. 정부는 지표상 반등을 내세우며 내수 회복세를 강조하고 있지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빙하기에 머물러 있다. 29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중기연·KOSI)이 전날 발표한 'KOSI 중소기업 동향 8월호'에 따르면, 실물지표와 내수 경제는 개선 흐름을 보였지만, 소상공인의 체감 경기는 오히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중소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3.4% 증가하며 증가세로 전환했고, 내수 경제도 소매판매액과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전년 동월 대비 각각 4조 4000억원(8.4%↑), 2조 4000억원(10.7%↑) 증가하면서 오름세를 보였다. 실물지표 '온기' 돌지만… 고물가·고금리에 골목상권은 '냉기' 이처럼 실물지표에서는 온기가 돌고 있지만, 골목상권 체감 경기는 여전히 차가운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소상공인 체감 경기실사지수(BSI)는 55.6으로 전년 동월 대비 5.9p(포인트) 하락했다. 8월 전망 BSI도 소상공인 71.0, 전통시장 66.5로 각각 5.7p, 6.5p 떨어졌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의 체감 경기가 이처럼 급랭한 것은 생산자물가가 상승하면서 원가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기연에 따르면, 7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는 129.39로 전년 동월(120.19) 대비 7.7% 올랐다. 특히 공산품(123.27→138.27, 12.2%↑)과 서비스(112.62→117.16, 4.0%↑), 전력·가스·수도·폐기물(148.42→151.16, 1.8%↑), 농림수산품(120.05→120.88, 0.7%↑)에서 필수 경비가 일제히 뛰었다.(2020년=100 기준) 7월 소비자물가지수마저 119.77로 전년 동월(116.52) 대비 2.8% 상승해 재료비 인상과 소비 위축이라는 이중고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상(연 3%)까지 겹치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마저 커지고 있다. 비록 정부가 취약차주 대상 채무조정과 장기연체 채권 소각 등 금융 지원책을 내놓으며 충격 완화에 나서고 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온도를 올리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중기연 관계자도 “실물지표는 개선 흐름이나 소상공인·전통시장 전망 BSI는 하락했다"며 “소상공인에 대한 체감 경기가 하락한 데 따른 비용 부담을 완화하는 등의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한은의 '장밋빛 전망'… 서민 체감 경기와는 '온도차' 앞서 재정경제부는 지난 14일 발표한 '2026년 8월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소비 등 내수가 개선세를 보이는 등 경기회복 흐름이 강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그린북에서 경기회복 흐름이 '공고해지고 있다'고 평가한 데 이어 연이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27일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3%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골목상권이 느끼는 냉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으면서 “국민이 좋아졌다고 느끼지 못하는 경제 회복은 진정한 회복이 아니다"라며 “경제는 숫자가 아니라 국민의 삶을 보듬는 것"이라는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은 정부의 지표와 서민의 체감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상기시켰다는 평가다. 결국 지표의 반등이 서민 삶의 실질적인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만큼,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핀포인트 민생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역대 최대 청년예산 43조 푼다…李대통령 “경제적 기회 가장 중요”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년층을 “진정한 의미의 취약세대"로 규정하고 정부에 “정책 하나를 만들더라도 내 아들과 딸의 일이라 생각하고 수 백 번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는 취업과 자립, 주거와 자산 형성뿐 아니라 혼인·출산까지 청년의 생애주기를 연결하는 내년도 청년정책에 43조3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올해 28조2000억원보다 약 53%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충무실에서 '청년 예산 언박싱(Unboxing) 2027' 행사를 주재하며 “정부가 미처 살피지 못한 부분은 없는지, 청년 여러분들이 실제 삶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은 무엇인지 솔직하게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 발표에 앞서 특정 계층을 위한 주요 사업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은 역대 정부 중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한성숙 국무총리,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 주요 부처 장관과 청년보좌역·청년자문단, 관련 분야 전문가 등이 참석했으며, 장관이 아닌 사업 설계에 참여한 실무 사무관·서기관들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정책을 발표하는 이례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청년은 과거에 가장 역동적이고 희망이 넘치는 계층이었는데 지금은 기회도 적고 잘 이해받지 못하는, 진정한 의미의 취약세대가 됐다"며 “그런 현실 앞에서 기성세대로서 더 큰 책임을 느낀다. 청년들에게 더 노력하라고 말하기에 앞서 노력한 만큼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바로 국가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성장도 청년 지원의 전제로 제시했다. 그는 “기회 중 가장 중요한 게 경제적 기회다. 현 단계에서 우리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파이를 키우는 일"이라며 “상향 성장하도록 국가 역량을 총집중하고 있고 최근에 조금씩 성과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공직사회를 향한 당부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정책이 과연 청년들 필요에서 출발했는지 되돌아보고 과감하게 고칠 것은 고쳐나가야 한다"며 “행정을 경영에 비유하면 정책은 상품이고 홍보는 마케팅이다. 청년들이 쉽게 이해하고 필요할 때 쉽게 찾아서 쓰도록 만들어야 한다. 청년들이 먼저 찾고 기꺼이 선택할 수 있는 베스트셀링 정책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청년정책을 개별 사업이 아닌 성장단계별 지원으로 묶었다. 청년 성장단계별 종합 투자 규모는 올해 28조2000억원에서 내년 43조3000억원으로 53.3% 늘어나며, '성장 이동 사다리 복원', '출발선의 격차 완화', '삶의 질 강화'를 축으로 설계됐다. 지방 우대지역 출생·기준중위소득 100% 가구 첫째 자녀 조건을 적용하면 18세까지 최대 1억4057만원, 34세까지 최대 1억9582만원의 지원 효과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정부 추산이다. 취업 경험이 없는 청년도 국민취업지원제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K-유스개런티'를 도입하고 구직촉진수당을 월 60만원에서 65만원으로 올린다. 대학생 6만명에게 직무 경험을 제공하는 '첫경력 프로젝트'(4650억원)는 정부·기업이 절반씩 부담해 월 230만원을 지급한다. K-뉴딜 아카데미 등 AI 직업훈련 인원도 크게 늘리고, 수료 청년을 채용한 중소·중견기업에는 연 최대 720만원의 채용장려금을 지급한다. 중소·중견기업 취업 청년의 근속지원금은 연 최대 36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확대한다. 창업 지원에서는 청년창업패키지로 200개 기업에 최대 1억5000만원을 지원하고, 청년전용창업자금은 2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늘린다. 청년 월세지원 소득 기준은 기준중위소득 60%에서 100%로 완화하고, 차상위 이하 지원기간은 24개월에서 48개월로 늘린다. 청년 선호를 반영한 보편형 공공임대주택을 신설해 물량의 50% 이상을 청년에게 배정하고, 최대 2억4000만원을 지원하는 보편형 전세주택도 연 5000호 추가 공급한다. 만 39세 이하 비아파트·오피스텔 구입을 지원하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은 2년간 연 3조원 규모로, LTV 최대 80%·우대금리 최대 2.1%포인트가 적용된다. 자산 형성 지원으로는 정부·부모가 함께 적립해 만기 수령액 6000만~1억원 수준으로 설계된 '우리아이자립펀드', 미취업 청년에게 최대 2000만원을 무이자로 빌려주는 '청년기회자금'이 신설된다. 청년미래적금 일반형은 소득 요건을 폐지하고 우대형 정부 기여율을 12%에서 15%로 높인다. 의·약학 계열을 제외한 30개 지방국립대에 전액 장학금을 신설하고, 지역인재장학금 지원 인원은 4000명에서 1만명으로 늘린다. 혼인신고 부부에게는 소득과 무관하게 생애 1회 100만원의 혼인지원금을, 2027년 7월부터는 기존 아동수당 등을 통합한 '아이맞이지원금'을 통해 출생 순위·거주지역에 따라 1000만~2000만원을 네 차례로 나눠 지급한다. 청년문화패스 대상은 만 19~20세 일부에서 만 19~34세 전체로 확대되며 체육 분야까지 지원 범위가 넓어진다. 고립·은둔 청년을 위한 '청년 회복 성장 사다리 사업'도 확대한다. 정부는 정책이 많아도 당사자가 찾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달 방식도 바꾸기로 했다. 이혜림 기획예산처 포용사회전략과장은 “그동안 청년정책은 많았지만 찾기 어렵고 생애주기마다 지원이 끊겨 체감도가 낮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온통청년과 고용24 등을 연계해 AI가 개인별 지원정책을 추천·신청까지 연결하도록 전달체계를 개편하고, 미래대응기금에 청년계정을 마련해 관련 사업을 지속 지원할 계획이다. 간담회에서 한 참석자는 “일정 금액 이상 전월세·매매 계약은 체결 전 전문가의 사전 점검을 거치도록 하는 '청년 계약 안전망'을 제도화하자"고 제안했다. 위기 청년 발굴을 위해 AI를 활용한 홍보 전략을 제안한 참석자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각 부처들이 열과 성을 다해 마련한 청년 정책인데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국민들의 의견이 많이 보완돼 더 완벽하고 효율적인 정책으로 가꿔질 것"이라며 “청년 여러분들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다함께 힘을 내 위기를 넘어가 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이재명 ‘호남 집중’ vs 추미애 ‘경기 사수’…민주당 반도체 영토 신경전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재정 확충과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잇달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국가 균형발전을 앞세워 호남에 첨단산업 투자를 유치하려는 움직임과 달리, 이미 반도체 산업이 집적된 용인·평택을 국가 산업 경쟁력의 중심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 지사는 27일 반도체 산업 중심의 산업·에너지 정책을 구체화했다. 성남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뿐 아니라 애플·AWS·ASML·마이크로소프트·퀄컴·SEMI 관계자들이 참석해 반도체 공장·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대응 방안, 전력망, 조달 비용, 영농형 태양광 확대 등을 논의했다. 26일에는 청와대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경기도 재정 상황을 직접 문제 삼았다. “겉으로는 40조원이 넘는 예산으로 넉넉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년째 1~2조원 규모의 적자가 누적된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인구 증가·고령화로 복지 수요는 늘었지만 취득세 의존도가 높은 세입 구조 탓에 경기 변동에 취약하다는 설명이다. 추 지사는 지방소비세율을 현행 25.3%에서 40%로 올려 국세·지방세 비율을 7대3으로 맞추자고 건의했다. 취득세 중심 세입 구조를 소비 기반 지방소비세 중심으로 바꾸자는 취지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호황으로 늘어난 법인세 세수 일부를 광역단체에도 배분하는 제도도 제안했다. 산업단지 조성과 기반시설 확충 부담을 지방정부가 지는 만큼, 산업 성장에 따른 세수도 지방에 돌아와야 한다는 논리다. 추 지사는 경기도 재생에너지 보급 규모를 2030년까지 10GW로 늘리는 '재생에너지 대전환 계획'을 추진 중이다. 산업단지·공장 지붕, 영농형·수상형 태양광, 유휴부지를 활용하고 분산에너지 특구와 VPP, ESS를 연계한다는 구상으로, 시화·화옹지구와 평택호·평택항, 경기북부 민통선 일대에서도 대규모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수요를 2040년까지 15.5GW로 예상하고 정부·한전·기업과 재생에너지 확충 및 송·변전설비 조기 구축, ESS 확대 방안을 협의 중이다. 반도체 생산시설뿐 아니라 전력 생산·송전망까지 정책 대상으로 삼은 이유다. 이런 행보는 민주당 지도부의 호남 반도체 투자 유치론과 대비된다. 이 대통령과 김민석 대표 등은 국가 균형발전과 호남 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의 호남 투자 확대와 첨단산업 유치를 강조해왔다. 반면 추 지사는 기업 집적과 전력·용수·인력·장비업체 생태계가 이미 형성된 용인·평택 벨트를 중심축으로 삼고, 그 기반시설에 대한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까지 국가 차원에서 보전해야 한다는 방향을 내놓고 있다. 경기도가 산업단지·전력망 등 인프라 비용을 부담하지만 정작 산업 성장에 따른 법인세 세수는 국가와 기초단체에 집중되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지방소비세율 인상과 법인세 일부의 광역단체 배분 요구는 첨단산업 육성과 지방재정 문제를 하나의 정책 틀에서 다루겠다는 의미다. 추 지사의 “경기도 재정이 박살 났다. 남은 것은 빚더미뿐"이라는 기존 발언은 전직 도정을 겨냥한 것이지만, 이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이어진 기본소득·지역화폐 등 확장적 재정 운용에 대한 문제 제기로도 읽힐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추 지사가 이 대통령의 기조와 일정한 긴장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감수하면서까지 경기 반도체를 강조하는 배경에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의 정치적 이해도 작용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광역단체장은 중앙정치와 달리 지역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산업·일자리·세수 성과가 정치적 평가로 직결된다. 특히 반도체 클러스터처럼 조성부터 생산시설 가동까지 장기간이 필요한 사업은 임기 중 지속적인 지원과 기반시설 확충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사업이 중간에 주춤할 경우 도정 성과를 내세우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연임이 가능한 만큼 지역 산업의 장기 프로젝트를 자신의 임기 이후까지 이어갈 기반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치적 과제다. 추 지사가 용인·평택 반도체 벨트의 전력과 재정 문제를 연이어 제기하는 것도 이런 지역 단위의 성과와 정치적 책임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추 지사가 이틀 연속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재정 권한 확대와 반도체 산업 기반 확충을 요구한 가운데, 향후 독자 노선이 여론의 힘을 얻을수록 민주당 지도부의 호남 균형발전론과 경기 반도체 초격차론 사이의 긴장도 커질 전망이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특검하랬더니 특권 휘둘러”…‘軍 만류’에도 ‘해병대 헬기’ 탄 권창영 특검에 비난 쏟아졌다

'노상원 수첩' 의혹을 수사한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이 연평도 현장 검증을 이유로 해병대의 예비 작전용 헬기까지 동원한 것으로 확인돼 과도한 의전으로 인한 안보 공백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특검하랬더니 특권을 휘두른다"며 특검의 혈세 낭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28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권 특검을 비롯한 특검팀 10명은 지난 5월 6일 경기도의 한 해병 부대로부터 헬기 2대를 지원받아 특검 사무실이 있는 경기도 과천에서 연평도로 현장 검증을 다녀왔다. 12·3 비상계엄 실행계획으로 지목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수첩에 '연평도 수집소'가 적혀 있었고, 특검이 이를 해병대 연평부대 안 지하 갱도로 특정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해당 부대가 제공 가능한 헬기는 1대였으나 특검이 현장 검증 인원을 줄일 수 없다는 이유로 추가 헬기를 요구하면서 합동참모본부가 무인기 위협 대비용으로 지정한 작전대기 헬기의 예비 헬기가 투입됐다는 점이다. 이 예비 헬기는 작전대기 헬기에 문제가 생길 경우 대체 투입되는 헬기였다. 당시 해당 부대가 보유하고 있던 헬기는 총 4대였지만 1대는 기체 이상으로 수리 중이어서 당시 부대에 있는 헬기 3대 중 2대가 특검팀 이동에 사용됐다. 특검의 무리한 요구로 안보 공백과 혈세 낭비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비 헬기는 과천과 연평도를 왕복하면서 6시간가량 해당 부대를 비웠고, 예비 헬기를 포함한 2대의 헬기는 특검팀을 이송하느라 유류비로만 총 416만원을 지출했기 때문이다. 이 헬기는 당초 '조작사 기본과정 평가' 등 교육비행이 예정돼 있었지만 특검의 이러한 요구에 취소되기까지 했다. 종합특검팀과 달리 내란특검팀의 현장 검증 행보는 대조적이었다. 내란특검팀은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의 이륙 지점으로 지목된 연평도 등을 현장 검증할 당시 지휘부 대신 일선 수사관과 군 검사 위주로 팀을 꾸린 데다 군 측의 헬기 지원 제안도 사양한 채 배를 이용해 이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특검이 “성과 없는 수사를 위해 안보 공백과 혈세 낭비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군 작전헬기까지 동원해 연평도로 날아간 특검은 수사가 아니라 '정치 드라마'를 찍고 있는 것이냐"며 “성과도 없는 사건 하나 확인하겠다고 해병대 예비 작전대기 헬기까지 띄운 권창영 특검은 국민 눈에 허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해병대가 '인원을 줄여달라'고 요청했음에도 특검은 이를 묵살하고 헬기 2대를 고집했다"며 “결국 예비 헬기까지 동원되며 6시간 동안 군 대응체계에 구멍이 뚫렸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작 그렇게까지 무리해서 다녀온 연평도 수사는 노상원 전 사령관의 진술거부로 아무 성과 없이 경찰로 이첩됐다"며 “특권에 취한 정치특검"이라고 말했다. 네티즌들의 날선 반응도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특검하랬더니 특권을 휘둘러?"(semi****) “국가 보안을 아주 우습게 생각하는구만, 군에서 반대했는데, 저런 권위주의는 뭐지?"(gubu****) “나라는 안중에도 없고 자기들 특권과 무소불위 점령군 놀이에 혈세만 낭비"(sy6****) “특검을 특검 해야 한다"(rose****)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흔들리는 ‘오동석’, 힘 받는 장동혁…보수 재건 ‘난기류’

6·3 지방선거 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됐던 보수 재편 논의에 난기류가 감돌고 있다. 보수 진영의 세대교체와 외연 확장을 이끌 인물로 거론돼 온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표 등 이른바 '오동석' 3인방이 각기 다른 정치적 변수에 직면하면서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최근 6·3 지방선거 패배 등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고 개혁신당 대표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지방선거에서 개혁신당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둔 데 이어 당 쇄신 과정에서도 충분한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결국 대표직에서 물러난 것이다. 이 대표의 사퇴를 두고는 지방선거 결과뿐 아니라 그동안 이 대표가 보여온 정치적 리더십 자체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혁신당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이 대표의 사퇴와 관련해 “이준석의 리더십의 한계, 정치력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거대 담론을 제시하기보다는 “너무 작은 것에 집착하는 측면"이 있었고,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이런 한계가 표출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표직 사퇴가 이 전 대표의 정치적 퇴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 전 대표는 국회의원으로서 정치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만큼 개혁신당의 새 지도체제가 구성된 이후에도 일정한 영향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수세에 몰린 이 전 대표가 결국 국민의힘에 합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본지에 “이준석 전 대표가 국민의힘에 들어오면 좋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동훈 의원 역시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과정에서 복당이라는 벽을 마주하고 있다. 한 의원은 국회 입성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과 접촉면을 넓히며 복당을 위한 정치적 공간을 만들어 왔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한 의원의 복당을 둘러싼 찬반 의견이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한 의원에게 복당은 단순한 당적 회복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개혁과 세대교체를 주장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사법 리스크'라는 변수를 안고 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달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과 관련한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아직 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시장직 유지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특히 오 시장은 수도권 경쟁력과 중도 확장성을 갖춘 보수 정치인으로 꾸준히 평가받아 왔다는 점에서 이번 재판 결과가 단순한 개인적 사법 리스크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재판 결과와 서울시장직 유지 여부에 따라 차기 보수 진영의 대선 주자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이들을 이른바 '오동석'으로 묶어 바라보는 이유는 세 사람이 실제 정치적 연대를 구축했기 때문이라기보다, 기존 보수 정치와는 다른 변화와 확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로 기대받아 왔기 때문이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도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이들을 “한국 보수의 귀중한 자산"으로 평가하며 향후 보수 재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6·3 지방선거 이후 세 사람의 정치적 상황은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새로운 보수의 구심점으로 기대받았던 인물들이 오히려 각자의 정치적 기반과 리더십을 재정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오동석'을 중심으로 한 보수 재편 구상도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세 사람 모두 각자의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오동석' 구도가 보수 재건의 구심점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정치인이 새로운 구심점이 되기 위해서는 직전까지 리더십을 보여주거나 유의미한 정치적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세 사람 모두 그 같은 조건을 충분히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평론가는 오 시장에 대해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며 선거 전략과 리더십 측면에서 합격점을 받았지만 사법 리스크를 넘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 의원 역시 무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했다는 점에서는 정치적 경쟁력을 보여줬지만 국민의힘 복당이 늦어질 경우 선거를 통해 얻은 정치적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전 대표에 대해서는 “개혁신당 창당 이후 첫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리더십과 당을 이끄는 전략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평론가는 “세 사람 모두 리스크가 있지만 그나마 축으로 남을 수 있는 사람은 한동훈 의원"이라며 “복당이 계속 늦어진다면 신당 창당 등 다른 선택지를 고민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 의원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정치적 공간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오동석'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보수 인물 구도의 향방도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새로운 인물 중심의 보수 재편이 뚜렷한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는 기존 지도부를 중심으로 한 결집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전날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어려울 때일수록 지도부를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사실상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장동혁 대표에게 힘을 실은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연찬회에서 “밖의 적을 상대로 싸울 때 우리 내부의 분열만큼 무서운 적은 없다"며 지도부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야 한다는 취지로 당에 단합을 당부했다. 전통적 보수층에서 상징성이 큰 박 전 대통령이 현 지도부를 중심으로 한 단결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장 대표가 당내 단일대오 구축을 강조하는 데 힘을 받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지원이 보수 재건의 장기적인 해법이 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근 평론가는 “총선이나 대선은 지지층을 기반으로 하되 결국 중도 확장이 필요하다"며 “과거의 보수 상징을 다시 가져오는 방식만으로는 중도층을 움직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래를 가져와야 중도가 움직이는데 과거에 머무는 것은 과거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만 호소할 수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장 대표 체제에 단기적인 결집 효과를 줄 수는 있어도 보수의 외연 확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보수 재건의 방향은 새로운 인물 중심의 세력 재편과 기존 국민의힘 중심의 재결집 사이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오동석' 3인방이 다시 정치적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한동훈 의원의 복당과 이준석 전 대표의 향후 행보가 범보수 재편으로 이어질지, 장동혁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의 지원을 발판으로 당내 단일대오를 구축할 수 있을지가 주요 변수다. 무엇보다 보수 재건이 특정 인물 몇 명의 부상만으로 완성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로운 인물에게 기대를 거는 것과 동시에 보수 지지층을 다시 결집시킬 수 있는 정치적 플랫폼과 정책적 비전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향후 보수 재편의 관건은 누가 '보수의 새로운 얼굴'이 되느냐에만 있지 않다. 새로운 인물의 확장성과 기존 보수의 조직력을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 그리고 이를 통해 중도층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정치적 대안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보수 재건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김병헌의 체인지]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진짜 원인은

최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여권에서 강성 발언이 잇따른다.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이탈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읽힌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바라보는 여권의 시선도 대체로 비슷하다. 유시민 작가를 비롯한 민주당 코어 지지층의 실망, 개혁 속도에 대한 불만, 지지층 결집 부족에서 원인을 찾는다. 틀린 진단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만 보고 있다면 더 큰 변화를 놓칠 수 있다. 지금 한국 사회 밑바닥에서는 '수도권 성장연합'과 '지방 생존연합'이라는 새로운 균열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서울에서는 집값이 너무 올라 걱정이다. 지방에서는 집이 안 팔려 걱정이다. 수도권 청년은 집을 살 수 없다고 절망하고, 지방 청년은 일자리가 없어 고향을 떠난다. 지방의 부모는 자식을 수도권으로 보내고, 자신이 평생 일궈온 집과 땅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지켜본다. 같은 대한민국인데 경제가 정반대로 움직인다. 정부는 반도체, AI, 방산, 배터리 같은 미래산업을 이야기한다. 필요한 정책이다. 수출도 늘리고 국가 경쟁력도 높여야 한다. 문제는 성장의 지도가 지나치게 좁다는 데 있다. 첨단기업과 인재와 자본이 수도권과 몇몇 산업거점으로 몰린다.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고 방산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해도 어느 농촌 읍내의 식당 매출이나 농지가격까지 온기가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 산업화 시대의 '낙수효과'가 약해졌다. 지방 주민의 눈에는 이상한 풍경이 펼쳐진다. 뉴스에서는 대한민국이 잘나간다. 그런데 우리 동네 학교는 문을 닫는다. 병원이 사라진다. 아파트는 미분양이고 상가는 비어간다. 농지는 팔리지 않는다. 젊은 사람은 떠난다. 여기에 농지 이용과 소유에 대한 전수조사와 규제 강화가 투기 방지라는 정당한 목적을 갖고 있더라도, 고령 농민과 토지 소유자가 이를 '내 마지막 자산까지 옥죄는 정책'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면 문제는 경제를 넘어 정치가 된다.그런데 주요 언론들마저 재대로 된 언급조차 없다. 한국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과거 미국은 세계화와 산업구조 변화에서 뒤처진 러스트벨트의 분노가 기존 정치질서를 흔들었다. 프랑스에서는 파리와 대도시 중심의 성장에서 소외됐다고 느낀 지방 주민의 불만이 노란조끼 시위와 포퓰리즘 정치의 토양이 됐다. 독일에서도 동서 지역격차와 산업전환의 불안이 기존 정당에 대한 이탈과 급진정당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공통점이 있다. 사람들은 가난해서만 분노하지 않는다. '다른 곳은 앞으로 가는데 나와 내 지역만 뒤로 밀린다'고 느낄 때 더 크게 분노한다. 한국 정치가 지금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물론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민주당 코어층의 이탈로만 해석하면 처방은 간단해진다. 더 강하게 말하고, 지지층이 원하는 개혁을 더 빠르게 추진하고, 정치적 전선을 선명하게 만들면 된다. 그런데 원인의 상당 부분이 지역의 경제적 박탈감이라면 이런 처방은 번지수가 다르다. 필요한 것은 강성 발언이 아니라 지방 주민의 자산과 소득에 대한 대답인 것이다. 지방 부동산을 인위적으로 띄우자는 주장이 아니다. 사람이 살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반도체·AI·방산 같은 국가전략산업의 공급망과 연구기관, 대학, 의료, 협력기업을 지방 거점도시와 연결해야 한다. 지방 이전 기업에는 세제 혜택 정도가 아니라 인재·교육·주거를 묶은 패키지를 제공해야 한다. 농지는 투기를 막되 농민의 재산권과 고령농의 은퇴·매각 경로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정부의 지역정책 성적표를 '얼마를 지원했는가'에서 '그 지역의 소득과 인구와 자산가치가 어떻게 변했는가'로 바꿔야 한다. 지금 서울의 청년은 집이 너무 비싸다고 화가 나 있다. 지방의 부모는 집과 땅이 너무 싸지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지방의 청년은 아예 일자리가 없다고 떠난다. 세사람의 분노가 한곳에서 만나는 순간이 위험하다.그때 한국 정치의 전선은 진보와 보수가 아닐 수 있다. '수도권 성장연합' 대 '지방 생존연합'.으로 바뀐다. 그래서 대통령 지지율의 숫자만 들여다볼 때가 아니고 그 숫자 아래에서 움직이는 지도를 봐야 한다. 여권이 코어 지지층의 목소리만 크게 듣다가 지방에서 조용히 쌓이고 있는 박탈감을 놓친다면, 다음번에 확인하게 될 것은 몇 퍼센트 지지율 하락이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지형 자체가 달라져 있을지 모른다.

박근혜, 李정부 향해 “국민 생명·재산 지킨다는 확신 줘야”

박근혜 전 대통령은 27일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해 지도부 중심의 단합을 주문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가 안보와 민생 문제를 꼽으며 국민의힘이 '자유우파 정당'으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를 향해서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회복과 튼튼한 안보를 촉구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했다. 박 전 대통령이 등장하자 장내에는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박 전 대통령은 일일이 참석자들과 악수하며 연단에 올라섰다. 박 전 대통령은 먼저 국민의힘의 단일대오를 주문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번 연찬회를 계기로 여러분의 동지애가 좀 더 두터워졌으면 한다. 어려운 때일수록 지도부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서 나아가야 한다"며 “지도부도 이 어려운 시기에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헤아려서 당을 이끌어 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선관위(선거관리위원회) 특검은 지도부와 여러분이 함께 투쟁해서 얻어낸 결과"라며 “모든 국민이 우리나라 선거제도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안심하고 소중한 한 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나라의 근간을 지키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현 지도부 행보에 힘을 실었다. 박 전 대통령은 현 정국의 핵심 화두로 '안보'와 '민생'을 제시했다. 박 전 대통령은 “북한은 이미 '두 국가론'을 헌법에 명시하고 대한민국을 적대국으로 천명하면서 사실상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고자 한다"며 “위기 상황일수록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은 국가 안보에 있어 정부 여당보다 더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가 안보를 지키는 가장 큰 힘은 전쟁을 막을 수 있는 억제력이다. 빈틈없고 상대보다 강력한 군사력이 있어야만 도발을 방지할 수 있다"며 이재명 정부를 향해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이 점을 명심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다는 확신을 국민에게 줘야 한다"고 했다. 민생과 관련해서는 “먹고사는 문제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없다"며 “최근 정부는 우리 경제가 수출 증가와 내수 개선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민이 좋아졌다고 느끼지 못하는 경제 회복은 진정한 경제 회복이라고 할 수 없다"며 이재명 정부를 재차 직격했다. 플라톤의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정의'라는 말을 인용하며 국민의힘이 '자유우파 정당'으로서 나아갈 길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과 같은 자유우파 정당이 어떻게 하면 정의를 실현한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우리나라 국시에 합치되고 우리 헌법이 지향하는 가치를 지키면서 국민을 위해 실현 가능한 정책을 마련해 이를 실천하도록 노력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의 소신보다는 국민이 먼저여야 한다"며 “지도부와 여러분이 동지애로 하나로 뭉쳐 각자가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개인의 생각보다 국가가 먼저이고, 개인의 작은 이해관계보다 국민의 삶이 먼저이며, 정치적인 유불리보다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먼저여야 한다. 이렇게 하면 반드시 국민이 여러분의 진정성을 알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헌법의 가치를 지켜 대한민국을 지키고 국민의 삶을 지키면서 미래를 책임지는 것이 진정한 보수의 가치"라며 “국민의 삶과 기업의 애로사항을 잘 살펴 민생을 돌보는 것과 국가 안보를 튼튼히 하는 것은 보수 정당의 기본 역할"이라며 국민의힘이 민생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다. 박 전 대통령은 끝으로 “이제 저는 연찬회장을 떠날 것인데 여러분, 제가 여러분을 믿고 가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으며 “기회가 되면 다시 뵐 날이 있을 것이다. 여러분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맡으신 소명을 다해주실 것이라고 기대한다.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란다. 애국도 건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은 장동혁 대표, 정점식 원내대표와 악수를 한 뒤 단체 사진을 찍은 후 자리를 떴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김민석 “유시민 ABC론 맞지 않아”…‘뉴ABC’로 구조적 다수 만든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시민 작가가 제기한 이른바 'ABC론'을 공개적으로 반박하며 자신이 제시한 '뉴ABC론'을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통적 지지층 결집에만 의존하기보다 민생·실용·확장을 통해 '구조적 다수'를 확보해야 재집권이 가능하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27일 인천 인스파이어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워크숍 강연에서 유 작가의 ABC론에 대해 “우리 내부의 어떤 그룹은 가치 중심이고 어떤 그룹은 이익 중심이라는 이른바 가치·이익 분리론"이라며 “저는 그것이 맞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김 대표는 자신이 제시한 '뉴ABC론'을 거듭 강조했다. 뉴ABC는 △Affordability(민생) △Broadening(확장) △Competence(유능)를 뜻한다. 김 대표는 “민생, 실용, 확장 노선이 우리 정부의 노선이고 이번에 선택된 당의 노선"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결과를 당의 노선에 대한 선택으로 해석했다. 그는 “절박한 분기점으로서 전당대회를 치렀고 이 분기점에서 당원들이 선택했다"며 “저는 그것을 그 노선의 선택이라고 보고, 그 노선에 따라서 당을 운영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재집권을 위해서는 기존 지지층을 넘어 '구조적 다수'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당 구도에서 전통적 지지층의 결집만으로는 안정적인 정권 재창출이 어렵다는 판단으로, 중도층을 포함한 외연 확장을 당 운영의 핵심 과제로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현재 민주당이 '개혁 여당'이라는 점에서 과거 야당 시절과 정치적 조건이 달라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제일 어려운 입지가 어디냐, 저는 개혁 여당이라고 본다"며 “개혁적인데 전통적으로 싸워야 될 대상이 사라져 있는 국면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개혁 야당이었다가 개혁 여당이 됐다. 그대로 가면 되는가,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시대 변화에 맞춰 당과 당원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지형과 소득 수준, 외교 환경 등이 과거와 달라진 만큼 정치의 기준점 자체를 이동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우리당의 국회의원만 올드한 것이 아니라 우리 당원들도 상당히 그렇다"며 “우리 의원들과 당원들이 노력해서 영점 이동이 구조적으로 가능하도록 하는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앞으로 5년, 10년 후에 지속적으로 국정을 맡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당내 노선과 당정 관계를 둘러싼 정청래 전 대표와의 인식 차이도 직접 소개했다. 김 대표는 정 전 대표를 “중도층이 없다론자"라고 규정하며, 중도층보다는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을 통해 승리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당정 관계에서도 차이가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정 전 대표가 “개혁 여당 내에서 국정을 이끌어가는 정권이 조금 더 경제와 민생을 중심으로 있고, 당은 조금 더 좌측에서 목소리를 내주며 지탱하는 것이 맞다는 '역할 분담론'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자신은 “국정 책임 세력으로서 당과 정이 기본적으로 큰 틀에서 개혁 여당의 기조를 함께 유지하며 가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 대표는 당내 이견을 갈등이나 대립으로만 규정하는 데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인격이나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 시점을 가르는 분기점에서의 방법론과 인식의 차이"라며 포용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술을 많이 먹거나 러브샷을 한다고 풀릴 문제가 아닌 만큼, 선 자리가 다름을 인정하고 동질적 토론을 통해 방향을 맞춰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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