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호남 집중’ vs 추미애 ‘경기 사수’…민주당 반도체 영토 신경전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재정 확충과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잇달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국가 균형발전을 앞세워 호남에 첨단산업 투자를 유치하려는 움직임과 달리, 이미 반도체 산업이 집적된 용인·평택을 국가 산업 경쟁력의 중심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 지사는 27일 반도체 산업 중심의 산업·에너지 정책을 구체화했다. 성남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뿐 아니라 애플·AWS·ASML·마이크로소프트·퀄컴·SEMI 관계자들이 참석해 반도체 공장·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대응 방안, 전력망, 조달 비용, 영농형 태양광 확대 등을 논의했다. 26일에는 청와대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경기도 재정 상황을 직접 문제 삼았다. “겉으로는 40조원이 넘는 예산으로 넉넉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년째 1~2조원 규모의 적자가 누적된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인구 증가·고령화로 복지 수요는 늘었지만 취득세 의존도가 높은 세입 구조 탓에 경기 변동에 취약하다는 설명이다. 추 지사는 지방소비세율을 현행 25.3%에서 40%로 올려 국세·지방세 비율을 7대3으로 맞추자고 건의했다. 취득세 중심 세입 구조를 소비 기반 지방소비세 중심으로 바꾸자는 취지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호황으로 늘어난 법인세 세수 일부를 광역단체에도 배분하는 제도도 제안했다. 산업단지 조성과 기반시설 확충 부담을 지방정부가 지는 만큼, 산업 성장에 따른 세수도 지방에 돌아와야 한다는 논리다. 추 지사는 경기도 재생에너지 보급 규모를 2030년까지 10GW로 늘리는 '재생에너지 대전환 계획'을 추진 중이다. 산업단지·공장 지붕, 영농형·수상형 태양광, 유휴부지를 활용하고 분산에너지 특구와 VPP, ESS를 연계한다는 구상으로, 시화·화옹지구와 평택호·평택항, 경기북부 민통선 일대에서도 대규모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수요를 2040년까지 15.5GW로 예상하고 정부·한전·기업과 재생에너지 확충 및 송·변전설비 조기 구축, ESS 확대 방안을 협의 중이다. 반도체 생산시설뿐 아니라 전력 생산·송전망까지 정책 대상으로 삼은 이유다. 이런 행보는 민주당 지도부의 호남 반도체 투자 유치론과 대비된다. 이 대통령과 김민석 대표 등은 국가 균형발전과 호남 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의 호남 투자 확대와 첨단산업 유치를 강조해왔다. 반면 추 지사는 기업 집적과 전력·용수·인력·장비업체 생태계가 이미 형성된 용인·평택 벨트를 중심축으로 삼고, 그 기반시설에 대한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까지 국가 차원에서 보전해야 한다는 방향을 내놓고 있다. 경기도가 산업단지·전력망 등 인프라 비용을 부담하지만 정작 산업 성장에 따른 법인세 세수는 국가와 기초단체에 집중되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지방소비세율 인상과 법인세 일부의 광역단체 배분 요구는 첨단산업 육성과 지방재정 문제를 하나의 정책 틀에서 다루겠다는 의미다. 추 지사의 “경기도 재정이 박살 났다. 남은 것은 빚더미뿐"이라는 기존 발언은 전직 도정을 겨냥한 것이지만, 이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이어진 기본소득·지역화폐 등 확장적 재정 운용에 대한 문제 제기로도 읽힐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추 지사가 이 대통령의 기조와 일정한 긴장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감수하면서까지 경기 반도체를 강조하는 배경에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의 정치적 이해도 작용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광역단체장은 중앙정치와 달리 지역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산업·일자리·세수 성과가 정치적 평가로 직결된다. 특히 반도체 클러스터처럼 조성부터 생산시설 가동까지 장기간이 필요한 사업은 임기 중 지속적인 지원과 기반시설 확충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사업이 중간에 주춤할 경우 도정 성과를 내세우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연임이 가능한 만큼 지역 산업의 장기 프로젝트를 자신의 임기 이후까지 이어갈 기반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치적 과제다. 추 지사가 용인·평택 반도체 벨트의 전력과 재정 문제를 연이어 제기하는 것도 이런 지역 단위의 성과와 정치적 책임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추 지사가 이틀 연속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재정 권한 확대와 반도체 산업 기반 확충을 요구한 만큼, 민주당 지도부가 호남 균형발전론과 경기 반도체 초격차론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당내 쟁점이 될 수 있다. 향후 추 지사의 독자 노선이 얼마나 여론의 힘을 얻느냐에 따라 민주당 내부의 경기 발전론과 이 대통령의 균형발전 구상 사이의 긴장도 커질 전망이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특검하랬더니 특권 휘둘러”…‘軍 만류’에도 ‘해병대 헬기’ 탄 권창영 특검에 비난 쏟아졌다

'노상원 수첩' 의혹을 수사한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이 연평도 현장 검증을 이유로 해병대의 예비 작전용 헬기까지 동원한 것으로 확인돼 과도한 의전으로 인한 안보 공백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특검하랬더니 특권을 휘두른다"며 특검의 혈세 낭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28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권 특검을 비롯한 특검팀 10명은 지난 5월 6일 경기도의 한 해병 부대로부터 헬기 2대를 지원받아 특검 사무실이 있는 경기도 과천에서 연평도로 현장 검증을 다녀왔다. 12·3 비상계엄 실행계획으로 지목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수첩에 주요 인사들을 구금하려던 장소로 해병대 연평부대 안 지하 갱도 등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해당 부대가 제공 가능한 헬기는 1대였으나 특검이 현장 검증 인원을 줄일 수 없다는 이유로 추가 헬기를 요구하면서 합동참모본부가 무인기 위협 대비용으로 지정한 작전대기 헬기의 예비 헬기가 투입됐다는 점이다. 이 예비 헬기는 작전대기 헬기에 문제가 생길 경우 대체 투입되는 헬기였다. 당시 해당 부대가 보유하고 있던 헬기는 총 4대였지만 1대는 기체 이상으로 수리 중이어서 당시 부대에 있는 헬기 3대 중 2대가 특검팀 이동에 사용됐다. 특검의 무리한 요구로 안보 공백과 혈세 낭비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비 헬기는 과천과 연평도를 왕복하면서 6시간가량 해당 부대를 비웠고, 예비 헬기를 포함한 2대의 헬기는 특검팀을 이송하느라 유류비로만 총 416만원을 지출했기 때문이다. 이 헬기는 당초 '조작사 기본과정 평가' 등 교육비행이 예정돼 있었지만 특검의 이러한 요구에 취소되기까지 했다. 종합특검팀과 달리 내란특검팀의 현장 검증 행보는 대조적이었다. 내란특검팀은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의 이륙 지점으로 지목된 연평도 등을 현장 검증할 당시 지휘부 대신 일선 수사관과 군 검사 위주로 팀을 꾸린 데다 군 측의 헬기 지원 제안도 사양한 채 배를 이용해 이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특검이 “성과 없는 수사를 위해 안보 공백과 혈세 낭비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군 작전헬기까지 동원해 연평도로 날아간 특검은 수사가 아니라 '정치 드라마'를 찍고 있는 것이냐"며 “성과도 없는 사건 하나 확인하겠다고 해병대 예비 작전대기 헬기까지 띄운 권창영 특검은 국민 눈에 허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해병대가 '인원을 줄여달라'고 요청했음에도 특검은 이를 묵살하고 헬기 2대를 고집했다"며 “결국 예비 헬기까지 동원되며 6시간 동안 군 대응체계에 구멍이 뚫렸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작 그렇게까지 무리해서 다녀온 연평도 수사는 노상원 전 사령관의 진술거부로 아무 성과 없이 경찰로 이첩됐다"며 “특권에 취한 정치특검"이라고 말했다. 네티즌들의 날선 반응도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특검하랬더니 특권을 휘둘러?"(semi****) “국가 보안을 아주 우습게 생각하는구만, 군에서 반대했는데, 저런 권위주의는 뭐지?"(gubu****) “나라는 안중에도 없고 자기들 특권과 무소불위 점령군 놀이에 혈세만 낭비"(sy6****) “특검을 특검 해야 한다"(rose****)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흔들리는 ‘오동석’, 힘 받는 장동혁…보수 재건 ‘난기류’

6·3 지방선거 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됐던 보수 재편 논의에 난기류가 감돌고 있다. 보수 진영의 세대교체와 외연 확장을 이끌 인물로 거론돼 온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표 등 이른바 '오동석' 3인방이 각기 다른 정치적 변수에 직면하면서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최근 6·3 지방선거 패배 등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고 개혁신당 대표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지방선거에서 개혁신당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둔 데 이어 당 쇄신 과정에서도 충분한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결국 대표직에서 물러난 것이다. 이 대표의 사퇴를 두고는 지방선거 결과뿐 아니라 그동안 이 대표가 보여온 정치적 리더십 자체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혁신당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이 대표의 사퇴와 관련해 “이준석의 리더십의 한계, 정치력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거대 담론을 제시하기보다는 “너무 작은 것에 집착하는 측면"이 있었고,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이런 한계가 표출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표직 사퇴가 이 전 대표의 정치적 퇴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 전 대표는 국회의원으로서 정치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만큼 개혁신당의 새 지도체제가 구성된 이후에도 일정한 영향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수세에 몰린 이 전 대표가 결국 국민의힘에 합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본지에 “이준석 전 대표가 국민의힘에 들어오면 좋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동훈 의원 역시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과정에서 복당이라는 벽을 마주하고 있다. 한 의원은 국회 입성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과 접촉면을 넓히며 복당을 위한 정치적 공간을 만들어 왔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한 의원의 복당을 둘러싼 찬반 의견이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한 의원에게 복당은 단순한 당적 회복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개혁과 세대교체를 주장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사법 리스크'라는 변수를 안고 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달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과 관련한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아직 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시장직 유지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특히 오 시장은 수도권 경쟁력과 중도 확장성을 갖춘 보수 정치인으로 꾸준히 평가받아 왔다는 점에서 이번 재판 결과가 단순한 개인적 사법 리스크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재판 결과와 서울시장직 유지 여부에 따라 차기 보수 진영의 대선 주자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이들을 이른바 '오동석'으로 묶어 바라보는 이유는 세 사람이 실제 정치적 연대를 구축했기 때문이라기보다, 기존 보수 정치와는 다른 변화와 확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로 기대받아 왔기 때문이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도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이들을 “한국 보수의 귀중한 자산"으로 평가하며 향후 보수 재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6·3 지방선거 이후 세 사람의 정치적 상황은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새로운 보수의 구심점으로 기대받았던 인물들이 오히려 각자의 정치적 기반과 리더십을 재정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오동석'을 중심으로 한 보수 재편 구상도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세 사람 모두 각자의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오동석' 구도가 보수 재건의 구심점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정치인이 새로운 구심점이 되기 위해서는 직전까지 리더십을 보여주거나 유의미한 정치적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세 사람 모두 그 같은 조건을 충분히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평론가는 오 시장에 대해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며 선거 전략과 리더십 측면에서 합격점을 받았지만 사법 리스크를 넘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 의원 역시 무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했다는 점에서는 정치적 경쟁력을 보여줬지만 국민의힘 복당이 늦어질 경우 선거를 통해 얻은 정치적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전 대표에 대해서는 “개혁신당 창당 이후 첫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리더십과 당을 이끄는 전략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평론가는 “세 사람 모두 리스크가 있지만 그나마 축으로 남을 수 있는 사람은 한동훈 의원"이라며 “복당이 계속 늦어진다면 신당 창당 등 다른 선택지를 고민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 의원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정치적 공간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오동석'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보수 인물 구도의 향방도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새로운 인물 중심의 보수 재편이 뚜렷한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는 기존 지도부를 중심으로 한 결집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전날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어려울 때일수록 지도부를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사실상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장동혁 대표에게 힘을 실은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연찬회에서 “밖의 적을 상대로 싸울 때 우리 내부의 분열만큼 무서운 적은 없다"며 지도부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야 한다는 취지로 당에 단합을 당부했다. 전통적 보수층에서 상징성이 큰 박 전 대통령이 현 지도부를 중심으로 한 단결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장 대표가 당내 단일대오 구축을 강조하는 데 힘을 받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지원이 보수 재건의 장기적인 해법이 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근 평론가는 “총선이나 대선은 지지층을 기반으로 하되 결국 중도 확장이 필요하다"며 “과거의 보수 상징을 다시 가져오는 방식만으로는 중도층을 움직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래를 가져와야 중도가 움직이는데 과거에 머무는 것은 과거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만 호소할 수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장 대표 체제에 단기적인 결집 효과를 줄 수는 있어도 보수의 외연 확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보수 재건의 방향은 새로운 인물 중심의 세력 재편과 기존 국민의힘 중심의 재결집 사이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오동석' 3인방이 다시 정치적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한동훈 의원의 복당과 이준석 전 대표의 향후 행보가 범보수 재편으로 이어질지, 장동혁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의 지원을 발판으로 당내 단일대오를 구축할 수 있을지가 주요 변수다. 무엇보다 보수 재건이 특정 인물 몇 명의 부상만으로 완성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로운 인물에게 기대를 거는 것과 동시에 보수 지지층을 다시 결집시킬 수 있는 정치적 플랫폼과 정책적 비전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향후 보수 재편의 관건은 누가 '보수의 새로운 얼굴'이 되느냐에만 있지 않다. 새로운 인물의 확장성과 기존 보수의 조직력을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 그리고 이를 통해 중도층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정치적 대안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보수 재건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김병헌의 체인지]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진짜 원인은

최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여권에서 강성 발언이 잇따른다.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이탈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읽힌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바라보는 여권의 시선도 대체로 비슷하다. 유시민 작가를 비롯한 민주당 코어 지지층의 실망, 개혁 속도에 대한 불만, 지지층 결집 부족에서 원인을 찾는다. 틀린 진단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만 보고 있다면 더 큰 변화를 놓칠 수 있다. 지금 한국 사회 밑바닥에서는 '수도권 성장연합'과 '지방 생존연합'이라는 새로운 균열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서울에서는 집값이 너무 올라 걱정이다. 지방에서는 집이 안 팔려 걱정이다. 수도권 청년은 집을 살 수 없다고 절망하고, 지방 청년은 일자리가 없어 고향을 떠난다. 지방의 부모는 자식을 수도권으로 보내고, 자신이 평생 일궈온 집과 땅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지켜본다. 같은 대한민국인데 경제가 정반대로 움직인다. 정부는 반도체, AI, 방산, 배터리 같은 미래산업을 이야기한다. 필요한 정책이다. 수출도 늘리고 국가 경쟁력도 높여야 한다. 문제는 성장의 지도가 지나치게 좁다는 데 있다. 첨단기업과 인재와 자본이 수도권과 몇몇 산업거점으로 몰린다.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고 방산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해도 어느 농촌 읍내의 식당 매출이나 농지가격까지 온기가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 산업화 시대의 '낙수효과'가 약해졌다. 지방 주민의 눈에는 이상한 풍경이 펼쳐진다. 뉴스에서는 대한민국이 잘나간다. 그런데 우리 동네 학교는 문을 닫는다. 병원이 사라진다. 아파트는 미분양이고 상가는 비어간다. 농지는 팔리지 않는다. 젊은 사람은 떠난다. 여기에 농지 이용과 소유에 대한 전수조사와 규제 강화가 투기 방지라는 정당한 목적을 갖고 있더라도, 고령 농민과 토지 소유자가 이를 '내 마지막 자산까지 옥죄는 정책'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면 문제는 경제를 넘어 정치가 된다.그런데 주요 언론들마저 재대로 된 언급조차 없다. 한국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과거 미국은 세계화와 산업구조 변화에서 뒤처진 러스트벨트의 분노가 기존 정치질서를 흔들었다. 프랑스에서는 파리와 대도시 중심의 성장에서 소외됐다고 느낀 지방 주민의 불만이 노란조끼 시위와 포퓰리즘 정치의 토양이 됐다. 독일에서도 동서 지역격차와 산업전환의 불안이 기존 정당에 대한 이탈과 급진정당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공통점이 있다. 사람들은 가난해서만 분노하지 않는다. '다른 곳은 앞으로 가는데 나와 내 지역만 뒤로 밀린다'고 느낄 때 더 크게 분노한다. 한국 정치가 지금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물론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민주당 코어층의 이탈로만 해석하면 처방은 간단해진다. 더 강하게 말하고, 지지층이 원하는 개혁을 더 빠르게 추진하고, 정치적 전선을 선명하게 만들면 된다. 그런데 원인의 상당 부분이 지역의 경제적 박탈감이라면 이런 처방은 번지수가 다르다. 필요한 것은 강성 발언이 아니라 지방 주민의 자산과 소득에 대한 대답인 것이다. 지방 부동산을 인위적으로 띄우자는 주장이 아니다. 사람이 살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반도체·AI·방산 같은 국가전략산업의 공급망과 연구기관, 대학, 의료, 협력기업을 지방 거점도시와 연결해야 한다. 지방 이전 기업에는 세제 혜택 정도가 아니라 인재·교육·주거를 묶은 패키지를 제공해야 한다. 농지는 투기를 막되 농민의 재산권과 고령농의 은퇴·매각 경로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정부의 지역정책 성적표를 '얼마를 지원했는가'에서 '그 지역의 소득과 인구와 자산가치가 어떻게 변했는가'로 바꿔야 한다. 지금 서울의 청년은 집이 너무 비싸다고 화가 나 있다. 지방의 부모는 집과 땅이 너무 싸지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지방의 청년은 아예 일자리가 없다고 떠난다. 세사람의 분노가 한곳에서 만나는 순간이 위험하다.그때 한국 정치의 전선은 진보와 보수가 아닐 수 있다. '수도권 성장연합' 대 '지방 생존연합'.으로 바뀐다. 그래서 대통령 지지율의 숫자만 들여다볼 때가 아니고 그 숫자 아래에서 움직이는 지도를 봐야 한다. 여권이 코어 지지층의 목소리만 크게 듣다가 지방에서 조용히 쌓이고 있는 박탈감을 놓친다면, 다음번에 확인하게 될 것은 몇 퍼센트 지지율 하락이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지형 자체가 달라져 있을지 모른다.

박근혜, 李정부 향해 “국민 생명·재산 지킨다는 확신 줘야”

박근혜 전 대통령은 27일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해 지도부 중심의 단합을 주문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가 안보와 민생 문제를 꼽으며 국민의힘이 '자유우파 정당'으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를 향해서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회복과 튼튼한 안보를 촉구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했다. 박 전 대통령이 등장하자 장내에는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박 전 대통령은 일일이 참석자들과 악수하며 연단에 올라섰다. 박 전 대통령은 먼저 국민의힘의 단일대오를 주문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번 연찬회를 계기로 여러분의 동지애가 좀 더 두터워졌으면 한다. 어려운 때일수록 지도부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서 나아가야 한다"며 “지도부도 이 어려운 시기에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헤아려서 당을 이끌어 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선관위(선거관리위원회) 특검은 지도부와 여러분이 함께 투쟁해서 얻어낸 결과"라며 “모든 국민이 우리나라 선거제도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안심하고 소중한 한 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나라의 근간을 지키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현 지도부 행보에 힘을 실었다. 박 전 대통령은 현 정국의 핵심 화두로 '안보'와 '민생'을 제시했다. 박 전 대통령은 “북한은 이미 '두 국가론'을 헌법에 명시하고 대한민국을 적대국으로 천명하면서 사실상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고자 한다"며 “위기 상황일수록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은 국가 안보에 있어 정부 여당보다 더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가 안보를 지키는 가장 큰 힘은 전쟁을 막을 수 있는 억제력이다. 빈틈없고 상대보다 강력한 군사력이 있어야만 도발을 방지할 수 있다"며 이재명 정부를 향해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이 점을 명심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다는 확신을 국민에게 줘야 한다"고 했다. 민생과 관련해서는 “먹고사는 문제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없다"며 “최근 정부는 우리 경제가 수출 증가와 내수 개선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민이 좋아졌다고 느끼지 못하는 경제 회복은 진정한 경제 회복이라고 할 수 없다"며 이재명 정부를 재차 직격했다. 플라톤의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정의'라는 말을 인용하며 국민의힘이 '자유우파 정당'으로서 나아갈 길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과 같은 자유우파 정당이 어떻게 하면 정의를 실현한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우리나라 국시에 합치되고 우리 헌법이 지향하는 가치를 지키면서 국민을 위해 실현 가능한 정책을 마련해 이를 실천하도록 노력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의 소신보다는 국민이 먼저여야 한다"며 “지도부와 여러분이 동지애로 하나로 뭉쳐 각자가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개인의 생각보다 국가가 먼저이고, 개인의 작은 이해관계보다 국민의 삶이 먼저이며, 정치적인 유불리보다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먼저여야 한다. 이렇게 하면 반드시 국민이 여러분의 진정성을 알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헌법의 가치를 지켜 대한민국을 지키고 국민의 삶을 지키면서 미래를 책임지는 것이 진정한 보수의 가치"라며 “국민의 삶과 기업의 애로사항을 잘 살펴 민생을 돌보는 것과 국가 안보를 튼튼히 하는 것은 보수 정당의 기본 역할"이라며 국민의힘이 민생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다. 박 전 대통령은 끝으로 “이제 저는 연찬회장을 떠날 것인데 여러분, 제가 여러분을 믿고 가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으며 “기회가 되면 다시 뵐 날이 있을 것이다. 여러분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맡으신 소명을 다해주실 것이라고 기대한다.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란다. 애국도 건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은 장동혁 대표, 정점식 원내대표와 악수를 한 뒤 단체 사진을 찍은 후 자리를 떴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김민석 “유시민 ABC론 맞지 않아”…‘뉴ABC’로 구조적 다수 만든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시민 작가가 제기한 이른바 'ABC론'을 공개적으로 반박하며 자신이 제시한 '뉴ABC론'을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통적 지지층 결집에만 의존하기보다 민생·실용·확장을 통해 '구조적 다수'를 확보해야 재집권이 가능하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27일 인천 인스파이어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워크숍 강연에서 유 작가의 ABC론에 대해 “우리 내부의 어떤 그룹은 가치 중심이고 어떤 그룹은 이익 중심이라는 이른바 가치·이익 분리론"이라며 “저는 그것이 맞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김 대표는 자신이 제시한 '뉴ABC론'을 거듭 강조했다. 뉴ABC는 △Affordability(민생) △Broadening(확장) △Competence(유능)를 뜻한다. 김 대표는 “민생, 실용, 확장 노선이 우리 정부의 노선이고 이번에 선택된 당의 노선"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결과를 당의 노선에 대한 선택으로 해석했다. 그는 “절박한 분기점으로서 전당대회를 치렀고 이 분기점에서 당원들이 선택했다"며 “저는 그것을 그 노선의 선택이라고 보고, 그 노선에 따라서 당을 운영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재집권을 위해서는 기존 지지층을 넘어 '구조적 다수'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당 구도에서 전통적 지지층의 결집만으로는 안정적인 정권 재창출이 어렵다는 판단으로, 중도층을 포함한 외연 확장을 당 운영의 핵심 과제로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현재 민주당이 '개혁 여당'이라는 점에서 과거 야당 시절과 정치적 조건이 달라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제일 어려운 입지가 어디냐, 저는 개혁 여당이라고 본다"며 “개혁적인데 전통적으로 싸워야 될 대상이 사라져 있는 국면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개혁 야당이었다가 개혁 여당이 됐다. 그대로 가면 되는가,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시대 변화에 맞춰 당과 당원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지형과 소득 수준, 외교 환경 등이 과거와 달라진 만큼 정치의 기준점 자체를 이동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우리당의 국회의원만 올드한 것이 아니라 우리 당원들도 상당히 그렇다"며 “우리 의원들과 당원들이 노력해서 영점 이동이 구조적으로 가능하도록 하는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앞으로 5년, 10년 후에 지속적으로 국정을 맡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당내 노선과 당정 관계를 둘러싼 정청래 전 대표와의 인식 차이도 직접 소개했다. 김 대표는 정 전 대표를 “중도층이 없다론자"라고 규정하며, 중도층보다는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을 통해 승리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당정 관계에서도 차이가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정 전 대표가 “개혁 여당 내에서 국정을 이끌어가는 정권이 조금 더 경제와 민생을 중심으로 있고, 당은 조금 더 좌측에서 목소리를 내주며 지탱하는 것이 맞다는 '역할 분담론'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자신은 “국정 책임 세력으로서 당과 정이 기본적으로 큰 틀에서 개혁 여당의 기조를 함께 유지하며 가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 대표는 당내 이견을 갈등이나 대립으로만 규정하는 데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인격이나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 시점을 가르는 분기점에서의 방법론과 인식의 차이"라며 포용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술을 많이 먹거나 러브샷을 한다고 풀릴 문제가 아닌 만큼, 선 자리가 다름을 인정하고 동질적 토론을 통해 방향을 맞춰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李정부 1년, 부동산 지옥·증시 도박판·일자리 절벽”…국민의힘, 대정부투쟁 뜻 모았다

국민의힘이 27일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을 해체와 파괴, 붕괴의 1년으로 규정하고 대정부 투쟁에 뜻을 모았다. 부동산은 '지옥', 증시는 '도박판', 일자리는 '절벽'이라고 비판하며 다가오는 국정감사와 대정부 질문에서 이재명 정부의 정책을 강도 높게 검증하겠다고 예고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에서 열린 연찬회 개회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취소와 연임 개헌 시도를 이번 국회에서 확실하게 뿌리 뽑아야 한다"며 “국민과 함께 저항하고 국민과 함께 막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대표는 “지금 우리 국민들의 삶은 부동산 지옥에 증시 도박판, 일자리 절벽"이라며 “고물가·고금리로 서민들은 신음하고 자영업자들은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핵과 미사일로 위협하고 군사분계선까지 밀고 내려오는데 한미동맹은 흔들리고 우리 군은 안으로부터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기국회 기간 동안 선거관리위원회 특검 수사도 본격 진행된다. 참정권 박탈의 실체들이 하나하나 드러날 것"이라며 “특검에만 맡겨 놓을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도 따질 일들은 철저하게 따져야 한다. 선거 제도 개혁과 선관위 개혁도 지금부터 철저하게 준비해서 주도권을 쥐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권 이제 겨우 1년이 조금 넘었는데 대한민국 붕괴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며 “대정부 질문과 국정감사를 꼼꼼하게 준비해서 이재명 정권의 실정과 폭정을 낱낱이 파헤치고 동시에 우리 당에서 올바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재명 정부의 국정 독주를 비판하며 대정부 투쟁을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지난 1년은 파괴와 해체의 1년이었다"며 “이념 편향적 경제 정책으로 검증된 시장 원리를 짓밟고, 거대 여당의 입법 폭주로 헌법과 상식을 무너뜨리고 정치특검과 내란몰이 선동으로 국민 통합을 파괴하고 한미동맹과 국가 안보를 해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방송장악 3법으로 언론을 장악하고 입틀막법으로 표현의 자유를 틀어막고,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로 범죄 수사 기능을 마비시키고, 사관학교 통폐합으로 군 장교 육성 시스템까지 무너뜨리고 있다"며 “이 대통령 본인의 5개 재판 취소를 위한 사법시스템 파괴 행각도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국민연금의 주가 부양 논란은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그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며 “부동산 문제는 지금 상황이 너무 안 좋아서 국민적 불안이 커지고 있다. 우리가 비판을 넘어 세제 개편, 공급 대책 등 대안까지 확실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끝으로 “우리가 야당으로서 해야 할 일은 각 상임위원회에서 각 분야에 걸쳐 무엇이 잘못된 건지를 조목조목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야당답게 국민과 함께 같이 싸워 나가자"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는 우리 국민 9명이 실종된 네팔 대홍수 여파로 차분하고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국민의힘은 공식 행사에 주류 제공 및 반입을 금지할 방침이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한병도 “정기국회 100일, 李정부 성공 골든타임…본격 입법전쟁”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이번 정기국회 100일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민주당의 성패를 좌우할 골든타임"이라며 “본격적인 입법전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 원내대표는 이날 인천 영종구 인스파이어 호텔에서 열린 '2026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이번 워크숍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떤 현안을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지 치열하게 논의하고 결의를 모으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기국회에서 민주당이 집중해야 할 과제로 국민 생활에 직접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입법 성과를 꼽았다. 구체적으로 △부동산 공급 입법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메가특구법 제정 △미래대응기금 설치 △청년문제 해결 △경찰개혁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한 원내대표는 “고위 당정과 실무 당정 정례화 등 한층 긴밀한 당정청 협력을 통해 국정과제와 민생법안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처리 시한과 협상 전략까지 치밀하게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후에는 모든 상임위원회를 가동해 속도감 있게 입법을 마무리하겠다"고 덧붙였다. 내년도 예산안의 차질 없는 처리도 강조했다. 그는 “민생의 어려움을 덜어드릴 수 있는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겠다"며 “청년들의 일자리와 주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회복, 지역 성장과 미래산업 육성에 필요한 투자가 적기에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도 민생 회복과 미래 성장의 기반이 될 예산안을 법정 시한 내에 차질 없이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한 원내대표는 원내 지도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각 상임위 활동을 빈틈없이 뒷받침해 막힌 협상은 풀어내고, 지연되는 입법은 최대한 속도를 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민주당의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법안 발의나 회의 개최 횟수보다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강조했다. 한 원내대표는 “국민께서 우리를 평가하는 기준은 회의 숫자나 발의한 법안의 숫자가 아닐 것"이라며 “내 삶이 달라졌다는 변화를 체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기국회 100일 동안 당정청이 더욱 강한 원팀이 되고, 더 유능한 정치와 더 큰 정치로 국민의 기대에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워크숍을 열고 2026년 후반기 정국 운영 방향과 주요 입법 과제를 논의한다. 한성숙 국무총리와 관계 부처 장관들도 참석해 메가프로젝트 추진 방안과 분야별 정책 전략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후 국무위원들과 상임위별 분임 토론을 진행한다. 오는 28일에는 워크숍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정기국회 대응 방향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김민석의 ‘속도전’…2028 총선 넘어 ‘연속 집권’ 판 짠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열흘 만에 당 조직 정비부터 민생, 홍보체계 개편, 총선 준비, 범여권 통합까지 전방위적인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장 전국 단위 선거가 예정된 것은 아니지만 대표 직속 총선준비종합상황실과 대통합추진단 등을 잇달아 띄우며 2028년 총선을 정조준하는 모습이다. 단기적인 당 쇄신을 넘어 민주당 안팎의 세력을 재편하고 지지 기반을 넓혀 2030년 대선까지 이어지는 정치적 기반을 미리 구축하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의 행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속도다. 지난 17일 전당대회(전대)에서 대표로 선출된 직후 수해 현장을 찾은 데 이어 취임 이튿날 주요 당직 인선을 마무리했고, 이후 대표 직속 조직을 잇달아 가동했다. 총선준비종합상황실을 비롯해 민주연구원 혁신TF, 민주당TV 추진TF, 정치제도개혁추진단, 불금정치 골목민생단, 대통합추진단, 전당대회 제도 개선TF, 당원정비TF 등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 겉으로는 각기 다른 현안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처럼 보이지만 공통된 방향은 당의 조직·당원·정책·홍보·선거 기능을 조기에 재정비하는 데 있다. 특히 총선준비종합상황실을 대표 직속으로 둔 것은 2028년 총선을 사실상 임기 초반부터 준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의원들에게도 이미 총선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고 생각하라는 취지의 주문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이처럼 서두르는 배경에는 지금이 당을 재편하기에 '최적의 시기'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6·3 지방선거 이후 다음 전국 단위 선거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공천과 후보 단일화 등 이해관계가 본격적으로 충돌하기 전에 당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내건 '100일 공약'도 속도전을 재촉하는 요인이다. 김 대표는 당선되면 민주당 지지율의 하락세를 멈추고 3개월 뒤 10%포인트(P)를 회복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취임 직후에도 약속한 내용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만큼 짧은 기간 안에 당의 변화와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당내 주도권을 조기에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병행되고 있다. 김 대표는 취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가 필요한 사안은 철저히 비공개로 유지하겠다며 회의 내용 유출에 강한 경고를 내놨고, 이후에는 당 소속 의원들에게도 당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개별 발언에 문제가 생길 경우 공개적으로 경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여기에 민주당의 브랜드와 회의 방식, 구성원 복장까지 전면 재검토하도록 한 홍보체계 개편과 자체 미디어인 '민주당TV' 추진까지 더해지면서 당의 의사결정과 메시지 생산 구조를 대표 중심으로 정돈하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가 당내 기반을 서둘러 다지는 데는 전대 결과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전대에서 54.08%를 얻어 정청래 후보(45.92%)를 꺾고 당대표에 올랐다. 과반 득표에는 성공했지만 당내 상당수가 김 대표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취임 초기부터 당을 장악하고 통합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는 것이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54.08%를 얻어 당선됐지만 정청래 후보를 지지한 45.92%의 당원도 있었다는 점에서 당내 기반이 단단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결국 자신이 당을 지휘하고 통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분석했다. 이어 “총선을 앞두고 조직을 빨리 가동하고 공천 과정에서 어떤 원칙과 기준으로 공천했는지에 대한 서사를 만들어야 한다"며 “김 대표 입장에서는 총선 준비를 풀가동하면서 자신의 공천 주도권을 당내에 인식시키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시선은 민주당 내부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난 24일 당대표 직속 대통합추진단을 출범시키면서 범여권 세력 재편에도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추진단 산하에는 진보연대분과와 조국혁신당연대분과, 영입·확장분과를 두고 범진보 정당과의 연대·통합, 외부 인재 영입을 동시에 추진한다. 김 대표는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와 김종훈 진보당 대표, 문미정 기본소득당 대표 권한대행을 잇달아 만나 연대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조국혁신당과는 정청래 전 대표 체제에서 한 차례 무산됐던 통합 논의를 다시 테이블에 올렸다. 김 대표는 신 대표에게 합당 여부와 관계없이 연대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면서도 민주당원과 혁신당원의 동의, 민주당의 당명과 정체성 유지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모든 범여권 정당을 민주당으로 흡수하기보다는 통합할 수 있는 세력은 통합하고, 독자성을 유지하려는 세력과는 선거·정책 연대를 추진하는 다층적인 연합을 만들겠다는 구상에 가깝다. 다만 조국혁신당은 양당 사이의 신뢰 회복과 정치개혁 과제에서 민주당의 선행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실제 통합까지는 적지 않은 조율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내년 4월은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재보궐선거가 예정된 데다 2028년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인 만큼 선거연대나 후보 조정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각 정당의 이해관계를 조율할 수 있는지가 대통합 작업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 범진보 결집만이 김 대표 구상의 전부도 아니다. 대통합추진단에 영입·확장분과를 별도로 둔 것은 민주당 밖의 중도층과 합리적 보수까지 외연을 넓히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김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같으면 통합하고, 다르면 연대하고, 끊임없이 확장한다'는 구상을 강조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외연 확장은 정당과 인재를 끌어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 방향을 조정하는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진보 진영에 치우친 정책만으로는 중도·보수층의 지지를 끌어오기 어려운 만큼 실용과 합리적 중도를 강조하는 정책 변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외연을 확장하려면 사람을 영입하는 것뿐 아니라 정책도 합리적 중도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정책이 진보 쪽으로만 가면 중도·보수층을 끌어들이기 어렵기 때문에 실용으로 다시 복귀해 이탈한 중도층의 마음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장기적인 집권 기반을 구축하려는 의지도 읽힌다. 김 대표는 지난 20일 이해찬 전 대표 묘역을 참배한 자리에서 “단순한 총선 승리가 아니라 20년, 30년 민주당의 황금시대를 바라보면서 연속 집권의 판을 짜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조직을 빠르게 정비하는 것과 실제 선거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과 대통합추진단 설치 과정에서 당내외 반발이 나온 것처럼 범진보 정당과의 통합·연대 역시 공천과 지분, 정치개혁 의제 등을 둘러싼 조율이 필요하다. 결국 김 대표의 속도전이 당의 체질 개선과 범여권 재편을 넘어 2028년 총선에서 실제 득표와 의석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연속 집권의 판'을 가늠하는 핵심 관문이 될 전망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李지지율 하락, 주식 영향 커…ETF 주도자 책임 물어야”…친명계도 ‘김용범’ 정조준했다

'원조 친명(친이재명)'으로 꼽히는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추진한 인사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사실상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실장은 지난 1월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본격적으로 띄운 바 있다. 행안위원장 김영진 “국민들 피해 상당히 컸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인 김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하락 추세인 것을 두고 “주식시장의 영향이 컸다"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주요한 원인으로 꼽았다. 에너지경제신문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40.2%로 6주 연속 하락 추세다.(지난 18~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2026명 대상,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 응답률 3.2%) 김 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인해서 시장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상실감과 피해가 상당히 컸다"며 “도입했던 사람들이 너무 근시안적인 형태로 이 정책을 도입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제로는 준비되지 않은 형태에서 도입됐기 때문에 많은 주식시장이나 ETF 시장에 참여했던 시장 참여자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줬다"며 “일정 부분의 책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자리를 내놔야 한다는 것이냐'고 사회자가 묻자 김 의원은 “그냥 넘어가는 것 자체는 적절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업계 의견 듣고, 금융위에 “검토 지시"…4개월 뒤 상장 김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김용범 정책실장을 직접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실장은 지난 1월 13일 주요 증권사·자산운용사 대표들과의 비공식 간담회에서 '해외에는 2~3배 레버리지 상품까지 있는데 국내에는 없다'는 취지의 업계 의견을 접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음날인 1월 14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미국 시장에서는 레버리지 상품이나 개별 주식 ETF 등 다양한 상품이 거래되지만, 한국에서는 불가능한 것이 많다"며 “금융위원회에 '나스닥에선 가능한 것을 왜 국내에서는 못 하게 하느냐'고 문제 제기를 했고, (정책 부서에) 관련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당시만 해도 국내 증시에서는 개별 주식에 기초한 레버리지 상품은 상장이 전면 금지된 상태였다. 김 실장의 '검토 지시' 발언 이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되기까지 5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월 28일 국내에서도 우량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되도록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고, 금융위는 1월 30일 관련 ETF 입법예고를 전격 단행했다. 이어 4월 21일 국무회의 의결과 28일 공포를 거쳐 5월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우량주를 기초로 한 레버리지 ETF 16종이 출시됐다. 이후 국내 증시가 연일 급락하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변동성의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자 김 실장은 해당 ETF 탓이 아니라는 취지로 말하며 “개인 투자자들이 역동적으로 투자하는 시장 특성과 맞물려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국힘 이어 범여 조국도 “김용범 경질해야" 이에 야당과 범여권에서는 김 실장의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졌다.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는 지난 5일 “정부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은 명백한 정책 실패"라며 “김용범 정책실장을 비롯해, 윤창렬 전 국무조정실장,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에게 각각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도 이 대통령을 향해 김 실장을 경질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김영진 의원은 이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추진한 인사의 책임론을 제기한 발언이 김용범 실장을 직접 겨냥한 것이냐고 묻는 본지의 전화나 문자메시지에 회신하지 않았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