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장동혁·‘관망’ 오세훈·‘세몰이’ 한동훈…“당권 경쟁 본격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윤 어게인 반대' 결의문 채택 이후 사흘째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방선거 후보 등록을 미루며 당의 노선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는 대구와 부산 등 보수 텃밭을 돌며 장외 세 확장에 나섰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 재건'을 둘러싼 차기 당권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보수 진영 내부 권력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방선거 전까지 당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사실상 '로우키(low key, 저자세) 대응' 기조를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는 강성 친윤 지지층의 조직적 지원을 발판 삼아 당권을 잡은 만큼, 이들과의 전면적 결별은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허무는 일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절윤을 거부하면 중도 확장을 내세운 지선 전략 자체가 흔들린다. 이에 따라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취소를 요구하는 친한계(친한동훈계)의 요구에는 선을 긋는 동시에, 전한길 씨 등 일부 강성 지지층이 요구하는 '윤 어게인' 입장 표명 압박에도 반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9일 긴급 의원총회에서 '절윤' 결의문을 채택했지만, 당 대표의 직접 발언은 없었다. 의총에서도 장 대표는 별다른 발언 없이 의원들의 의견을 듣기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의문은 송언석 원내대표가 낭독했다. 일부 의원들이 장 대표에게 직접 발표를 요구했지만, 그는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장 대표는 입 꾹 닫고 한마디도 안 했다"며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김경율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도 “대표가 직접 발표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성권 의원은 “원내대표가 결의문을 읽는 것은 의총 관례"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장동혁 대표의 대응은 당권 방어와 맞물려 있다. 김준일 정치평론가는 “장 대표가 침묵하는 이유는 두 가지"라며 “강성 친윤 지지층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지방선거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위한 계산이 깔려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차기 당권에 다시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당이 사실상 '절윤' 노선을 공식화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도 커졌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8일 국민의힘 6·3 지방선거 후보 접수 마감일까지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다. 오 시장은 의원총회 직후 “비로소 수도권 후보들이 선거에 임할 최소한의 발판이 마련됐다"며 “드디어 변화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공천과 관련해서는 “당과 의논해 가면서 결의문이 어떤 방식으로 실천되는지 보며 결정하겠다"고 말해 출마 여지를 남겼다. 정치권에서 주목하는 것은 '원희룡 모델'이다. 2018년 원희룡 지사는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지 않고 무소속으로 제주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당의 틀에 갇히지 않고 개인기로 독자 생존에 성공한 사례다. 오 시장이 이와 유사한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 공천을 거부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되, 한동훈 전 대표의 지원을 받아 선거에 나선다는 계산이다. 당선되면 최선이지만, 패배하더라도 '변화를 거부한 당의 구태 때문에 진 선거'라는 명분이 생긴다. '명분 있는 패배'를 통해 지선 이후 보수 재편의 주역으로 올라서겠다는 포석이다. 위험 부담도 적지 않다. 현직 서울시장이 소속 당의 공천을 거부하고 무소속으로 나서는 것 자체가 전례 없는 선택인 데다, 당내 이탈로 비칠 경우 중도층 결집이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오 시장이 당내 움직임을 지켜보겠다고 했지만, 이미 후보 등록 쪽으로 기울어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차기 권력은 오세훈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의원들이 상당히 많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명 이후 한 전 대표는 선거 출마 대신 보수 텃밭 순회를 선택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7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찾아 지지자들과 만나 “부산은 언제나 역전승의 상징"이라며 “보수 재건은 보수 정치인 당선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균형 있게 발전시켜 우리 모두 잘살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윤 어게인 한 줌 당권파가 이끄는 국민의힘"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현 지도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앞서 한 전 대표가 지난달 27일 대구 서문시장 등 방문 당시에는 일부 현역 의원들이 동행하며 그를 중심으로 한 '대안 세력'의 움직임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는 지방선거 출마 여부와 거리를 두면서도 보수 지지층과의 접점을 넓혀 향후 정치적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전 대표는 지방선거나 재·보궐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지금은 보수 재건에 집중하겠다. 선거 일정 나온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보수 분열' 책임론이 제기될 우려가 큰 만큼, 선거와 무관하게 전국을 돌며 지지 기반을 넓히는 방식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선거는 후보들이 싸우는 선거지만, 그 이후에는 당권 경쟁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 전 대표는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보수 재편 과정에서 자신이 중심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김나현 기자 knh@ekn.kr

[이슈&인사이트] 봄학기가 시작되면서 AI 시대를 생각한다

3월 9일 이세돌 9단과 알파고(AlphaGo) 사이 역사적 대국이 펼쳐진 지 10년이다. 수백 년 동안 가로와 세로 19줄이 그어진 바둑판 위에서 펼쳐진 전략 게임에서 쌓여온 인간의 지성이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알파고에 의하여 충격적인 도전을 받았다. 알파고는 과거 인간이 경험하지 못했던 기발한 수를 보여주면서 세계 최고의 이세돌 9단을 극한까지 괴롭혔다. 평소 “자신이 없어요. 질 자신이요"라는 명언을 남긴 이세돌은 세기의 다섯 판 대국에서 세 번을 내리 진 뒤 딱 한 판 역사적 승리를 거두었다. AI를 마지막으로 이긴 사람인 이세돌은 “몇백 년 동안 쌓아온 바둑의 발전보다 10년 동안의 발전이 훨씬 극적"이라고 한다. 이세돌은 세기의 대국 3년 만에 바둑돌을 내려놓고 울산과학기술원 특임교수로 변신했다. 그는 AI가 바둑을 만난 뒤 “지금껏 인간이 만들어놓은 정석이 다 사라지고 거의 남은 게 없다"라고 진단한다. 이세돌은 미래 사회도 예측한다. “AI로 기사들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AI를 잘 활용하는 상위 랭커와 그렇지 못한 이들 간의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란다. 이러한 양극화는 “AI 때문에 배운 사람과 아닌 사람의 격차가 더 벌어진다. AI로 정보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공개돼도 이 격차는 줄지 않는다"라고 경고한다. 언제나 신선한 새 학기이지만 강의실에 앉은 학생들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 전혀 편하지 않다. “지금 다섯 살짜리 아이는 15년 뒤엔 생계를 위해 직업을 구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라는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가장 성공적인 벤처 투자자이자 억만장자 비노드 코슬라의 진단이 틀리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도 인간은 애초에 일하려고 태어난 존재가 아니고 AI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산하기 때문에 인간이 일할 필요가 없는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2-3학년 정치외교학과 학생은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강의실에 앉아 있지만 나는 이 학생들이 졸업해서 마주하게 될 미래가 걱정이다. 최근 포천지와 인터뷰에서 코슬라는 “2034년부터 4년 뒤까지 모든 일자리의 80%가 AI에 대체될 수 있다"라고 예측했다. 인간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만 하고 그 시간에 대신 AI로봇이 청소나 빨래 또는 음식 준비를 하는 시대를 그려왔다. 하지만 AI로봇이 고도의 전문적인 일뿐 아니라 단순 반복의 육체노동까지 대체하는 현실이 다가오고 있다. 코슬라는 “AI와 로봇 역할 확대로 15년 뒤에는 생존과 생계를 위해 일을 하고 직업을 고를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하는데 기실 인간의 일자리는 사라지는 중이다. 빌 게이츠도 AI가 10년내에 인간을 대체해서 인간이 대부분의 직종에서 불필요하다고 한다. 2025년 미국 아마존에서는 인사팀과 총무팀 빼고 다 해고해서 60만 명을 정리하겠다고 했다. 세상은 빨리 변해서 미래에 앞서고자 AI를 만드는 개발자가 되려고 컴퓨터공학 계열 학과에 진학했는데 그사이에 AI가 컴퓨터 프로그램까지 개발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컴퓨터공학보다 인문학 전공자의 실업률이 더 낮다고 한다. 세상이 빛의 속도로 바뀐다. 정보격차(digital divide)라는 말이 나온 지 얼마 만에 이제 AI 양극화를 걱정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주산에 암산도 배우고 코딩이 필수였는데 이제 AI 프롬프터 앞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있다. 노트북과 태블릿 등에 의존한 교육부터 받은 Z세대(1997-2010년대 초반 출생)는 부모 세대보다 주의력이나 기억력, 독해 능력이나 문제 해결력 등이 떨어진다고 한다. 인지 능력도 낮아지고 AI로봇 때문에 일자리도 빼앗긴다. 미래세대의 앞날이다. 먼 미래의 일 같이 느껴지지 않는다. ekn@ekn.co.kr

왕과 사는 남자 vs 국민과 사는 대통령

초저녁 안개가 내려앉은 유배지. 바람에 흔들리는 등불 하나가 낡은 초가의 마루를 비춘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 이다. 왕좌에서 쫓겨난 왕이 조용히 앉아 있고, 곁을 떠나지 않는 한 사람이 있다. 신하도 아니고 군사도 아닌 권력과는 상관없는 평범한 백성이다. 그러나 그는 떠나지 않는다. 왕이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 때문이라고… 순간 관객의 마음은 묘하게 흔들린다. 낡은 역사 속의 일이 아니다.지금 우리의 삶과 어딘가 맞닿아 있는 우리들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요즘 극장가에서 이 영화는 놀라운 속도로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관객 수는 어느덧 1000만을 넘어 1200만을 향해 달려간다. 극장을 나서는 사람들의 표정에서는 단순한 흥행 이상의 무엇임이 느껴진다. 사람들은 줄거리 보다 장면의 공기를 이야기한다. 권력을 잃은 왕의 눈빛, 곁을 지키는 한 사람의 조용한 숨결, 그 사이에 흐르는 말없는 관계를. 우리는 지금 권력의 인간적인 얼굴을 보고 싶어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랫동안 권력은 멀고 높은 곳에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운 어떤 것이 었는지 모른다. 사람들은 점점 깨닫는다. 권력의 무게보다 중요한 것은 권력을 가진 사람의 얼굴이라는 것을…. 권력이 아니라 사람을 보고 싶다는 마음, 영화 속 왕을 바라보는 관객의 시선 속에 묻어난다. 그 장면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은 자연스럽게 오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지도자는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가. 높은 곳인지, 사람들 사이에서 인지. 이 질문은 지금 우리의 정치와 오버랩된다. “대통령은 국민 위에 있는 존재가 아니라 '5200만 국민과 함께 사는 대통령'이어야 한다고". 이재명 대통령이 종종 이야기해온 표현이 새삼스럽지만은 않다. 적지않은 사람들이 진영논리로 그냥 지나쳐 왔던 시간이었지만 이제는 그 말의 의미가 더욱 깊어 보이는 것이 일부의 생각만은 아닌것 같다. 시간이 흐를수록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긍정의 이미지로 또렷하게 다가서는 듯하다. 시장 골목을 지나고, 공장의 소리를 듣고, 농촌의 바람을 느끼며, 권력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삶의 가장 낮은 자리와 연결되어 있는 대통령 모습을 진보 보수를 떠나 모두가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영화속 장면으로 돌아가 보자. 권력을 잃은 왕이 아니라,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왕의 모습. 어쩌면 오늘의 관객들이 그 장면에 마음을 빼앗긴 이유에서 해답을 찾는다면 너무 앞서간 개인적인 생각일까. 지금 세계는 조용하지 않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전쟁 위기는 언제든 현실이 될 수 있는 긴장을 품고 있고, 관세 갈등과 경제의 불안은 우리의 삶을 흔들고 있다. 세계의 바람이 거칠어질수록 사람들의 마음은 더 깊은 무엇을 찾는다. 화려한 권력보다 따뜻한 관계, 강한 지도자보다 국민 곁에 있는 지도자를. 영화 속 왕과 백성의 모습이 우리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권력이 사라진 자리에서는 오히려 사람의 관계가 더 또렷해지기 때문이다. 권력이 아니라 사람이 남는 장면, 오래된 이야기임에도 지금의 마음에 스며든다. 정치는 결국 관계의 이야기다. 국민과 멀어질수록 권력은 차가워지고, 국민과 가까워질수록 권력은 살아 숨 쉰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가장 높은 자리가 아니라 가장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는 자리일지도 모른다. 사람들 사이를 함께 걷고 호흡하는 자리 말이다. 역사는 늘 오래된 이야기를 통해 현재를 비춘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던지는 질문도 그렇다. 왕이 누구와 함께 사는가. 권력이 누구와 함께 있는가. 오늘의 민주주의는 그 질문에 이미 답을 알고 있다.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오고, 지도자는 그 권력을 잠시 맡아 사용하는 사람일 뿐이다. 대통령의 성공은 권력을 얼마나 크게 행사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국민과 함께 살았는가로 기억될 것이다. 시간이 흘러 국민과 살았던 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 사람들은 그의 거창한 업적보다 이런 말을 먼저 떠올렸으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에 젖는다. 문득 이런 질문도 스친다. '대통령과 함께 사는 국민'은 어떤 국민일까?. “ 권력의 그늘이 아니라 사람의 온기 속에서 살아가는 국민, 민주주의가 허락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나라에서 살아가는 국민"일 것이라는 행복한 상상이 이어진다. 그건 역사와 시대가 허락한 '가장 운 좋고 복 많은 국민의 모습'일 것이다. 김병헌 전국취재본부장 bienns@ekn.kr

李 “조기 추경해야 할 상황…물가안정 시급”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중동 정세에 따른 물가 상승 대응을 위해 조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석유 최고가격제, 에너지 세제 조정, 소비자 직접 지원 등 유가 대응 대책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재정지원이나 소상공인 지원, 한계기업 지원 등을 하려면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며 “어차피 조기 추경을 해야 할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예상보다 세수도 많이 늘어날 것 같다"며 추경 편성 예산이 나쁘지 않다는 점도 언급했다. 또 “위기 상황을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 이번 기회에 대체에너지 전환을 속도전으로 해치워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도 추경 편성 등의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이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반도체의 업황도 좋아졌고, 주식시장 활성화에 따른 거래세 증가 등으로 재원도 늘었다"며 “국채 발행 없이 추경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석유 최고가격제 집행, 에너지 세제 조정, 소비자 직접 지원을 포함해 추가적 금융·재정 지원도 속도감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물가안정"이라며 “유류비의 가파른 상승으로 화물 운송, 택배 배달, 하우스 농가처럼 국민 실생활과 직결된 분야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민생 현장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기 위한 정책을 적극 발굴해 신속 집행해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단독] “‘생중계 정부’는 소통 중”…金총리, ‘국정문답’ 첫 라이브방송 한다

국무총리실이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유튜브 생방송으로 '온라인 국정문답'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총리와 장관, 문화계 인사가 출연해 실시간 댓글 질문에 답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이재명 정부가 추구하는 '생중계 정부' 기조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10일 총리실 관계자에 따르면, 첫 방송은 이달 말 진행되며 한국정책방송원(KTV) 채널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정부 인사들이 한자리에 앉아 유튜브 채팅창에 올라오는 국민 질문을 실시간으로 답하는 라이브 토크 형식으로 운영된다. 정부는 사전 홍보 과정에서 국민 질문을 미리 접수하는 한편, 방송 중 올라오는 댓글 질문도 즉석에서 답할 계획이다. 첫 방송 주제는 K-컬처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등이 출연해 문화 정책과 콘텐츠 산업 지원 방향을 설명할 예정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국민에게 무겁지 않게 다가가기 위해 문화 분야를 첫 주제로 정했다"고 말했다. 또 K-컬처는 정부가 추진하는 'ABCDE(AI·바이오·콘텐츠·방위산업·에너지)' 전략의 핵심 분야 가운데 하나로, 이번 방송에서는 K-컬처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도 주요 논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김 총리는 그동안 'K-토론나라'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인사들과 대담을 이어왔다. '총리의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된 이 프로그램에서 김 총리는 인터뷰어로 나서 다양한 분야 인사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출연자가 이에 답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이끌었다. 지난해 12월에는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을 초청해 e스포츠 산업과 게임 정책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국내 유일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밍글스'의 강민구 셰프와는 한식 세계화와 K-푸드 경쟁력을 주제로 인터뷰 형식의 토론도 진행했다. 또 지난달 26일 열린 제56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회의에서는 KTV와 유튜브로 생중계하며 공적개발원조(ODA) 정책 방향을 공개적으로 논의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번 '온라인 국정문답'은 이러한 프로그램을 확장해 유튜브 생방송과 국민 참여형 질문을 결합한 방식으로 발전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이어지고 있는 이른바 '생중계 정부' 흐름의 연장선으로 풀이 된다. 청와대는 지난해 6월 24일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생중계했는데, 이는 참여정부 이후 처음이었다. 이어 지난해 7월 29일에는 국무회의 논의가 사상 처음으로 공개됐다. 지난해 12월 11~19일에는 6일간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 업무보고를 생중계해 대통령의 지시뿐 아니라 그 지시가 어떤 논의를 거쳐 나오게 되는지까지 그대로 공개했다. 이 역시 역대 정부에서 보기 어려웠던 방식이다. 정부는 향후 방송 주제를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문화 분야에 이어 마약 문제나 검찰개혁 등 사회적 관심이 높은 정책 이슈도 다룰 계획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소통 방식이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이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당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국민에게 국회로 집결해 달라고 호소했고, 이에 응한 시민들이 힘을 보탰던 경험이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당시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시민들이 즉각적으로 움직였던 경험이 이 대통령에게 '생중계 정치'의 효과를 확신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는 얘기가 있다"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대통령뿐 아니라 장관과 참모들까지 SNS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정책을 설명하고 의견을 듣는 방식은 이전 정부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형태"라며 “김민석 총리가 이러한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개인 정치적 존재감을 높이는 동시에 정부 정책과 성과를 널리 알리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총리가 직접 라이브 방송에 나선다는 점 자체가 참신한 시도라는 의미는 있을 것"이라며 “총리가 국민들의 궁금증이나 불안감을 직접 해소해 주는 소통 창구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김나현 기자 knh@ekn.kr

[신연수 칼럼] 역사는 똑같이 반복되지 않는다

“강자는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약자는 겪어야 할 일을 겪는다(The strong do what they can and the weak suffer what they must)" 요즘의 국제 정세는 이 유명한 문장을 떠올리게 한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학자 투키디데스가 저술한 에 나오는 이 말은, 정의(正義)보다 힘이 우선인 국제사회의 현실을 정확히 짚어 국제정치학의 고전이 되었다.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맞붙은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멜로스라는 작은 섬나라는 중립을 지켰다. 아테네가 항복하라고 하자 멜로스는 “신이 정의로운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며 버텼다. 아테네는 멜로스를 정복해 남자들을 모두 죽이고 여자와 아이들은 모두 노예로 만들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최고지도자 폭살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다. 이란이 아무리 무자비한 독재국가라도 다른 나라의 영토와 정치적 독립을 무력으로 침해하는 행위는 유엔 헌장을 위반한 것이다.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때는 9·11 테러 이후였고, 부시 정부는 '사담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가 테러리스트 손에 들어갈 위험'을 이유로 내세웠다. 그래도 '임박한 위협'이 없는데 증거를 조작했다고 두고두고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 트럼프 정부는 “이란의 핵 개발과 선제공격 위협"을 이유로 들었지만, 그 말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어 보인다. 트럼프는 부시처럼 거짓말이라도 성의있게 정당성을 주장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당당하게 '내 맘에 드는 정권을 세우겠다'고 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의 베네수엘라 대통령 납치와 그린란드 합병 위협 등으로 더 이상 놀랄 일마저 없어진 것인가. 문명의 21세기에 강대국의 약소국 침탈이 일상화되고 있다. 주변 국가들을 공습하며 전쟁을 확대하는 이란 역시 불법 무도한 것은 마찬가지다. 제1, 2차 세계대전의 참화를 겪은 뒤 국제사회가 공들여 쌓아온 국제규범과 질서는 이대로 사라질 것인가. 미국-이란 전쟁의 결과는 그동안 미국이 해왔던 전쟁들을 보면 알 수 있다. 2001년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정권을 축출하겠다며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미국은 20년간의 장기 전쟁 끝에 2021년 불명예스럽게 철수했다. 이 전쟁으로 사망한 사람은 24만 명을 넘고 미국이 쓴 비용은 1000조 원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은 결국 탈레반이 다시 정권을 잡아 전쟁 이전으로 돌아갔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또한 이라크를 극심한 내전으로 몰아넣었고, 그 과정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IS(이슬람 국가)가 탄생하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이런 전쟁들은 중동의 상황을 더 악화시켰을 뿐 아니라, 미국의 안보와 패권도 해쳤다. 그래서 존 미어샤이머 교수 같은 미국의 석학들은 '민족주의와 종교적 특성이 강한 나라들에 외세가 개입해 체제를 바꾸려는 시도는 반드시 실패한다'고 결론지었다. 이러한 결과들은 '미국의 오만함이 낳은 참사'라는 것이다. 앞서 인용한 투키디데스의 기록 역시 강자의 논리를 대변하려는 것이 아니라 강자의 오만함을 경고한 것이었다. 그는 절대 권력의 오만함이 어떻게 스스로를 파괴하는지 보여주려 했다. 실제로 아테네는 멜로스 학살 다음 해 시칠리아 원정에 나가 대패하면서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희미한 빛은 비친다. 미-이란 전쟁 발발 후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전쟁에 반대한다"며 미국의 협조 요구를 거부했다. 그는 대국민 TV 연설에서 “전쟁은 더 불안정한 세계와 더 열악한 삶을 가져올 뿐"이라면서 “평화와 국제법을 준수하는 나라들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의 마크 커니 총리는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강대국들의 힘 자랑으로 흔들리는 세계를 중견국들이 바로잡자'고 연설해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중견국 혼자로는 패권국에 맞서기 어렵지만, 중견국들이 연대해 인권 존중과 지속가능한 발전, 영토 보전을 지켜내는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자고 호소했다. 국제질서가 제2차 세계대전 이전으로 돌아가는 듯하지만, 결코 과거와 같은 야만의 시대로 되돌아가지는 않으리라 믿는다. 세계에는 깨어있는 많은 시민들이 있고,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정부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전쟁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 정치적 이익을 노리고 예정된 실패를 강행하는 일부 권력자들 외에는. 다행히 여러 나라들이 중재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미국과 이란은 하루빨리 외교적 타협점을 찾아야 하고 주변 국가들은 중재에 노력해야 한다. 역사는 반복되지만, 똑같이 반복되지는 않을 것이다. 신연수 주필 ysshin@ekn.kr

주진우, 부산시장 출마 선언…“부산을 글로벌 해양수도로 만들겠다”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국민의힘 주진우(해운대갑) 의원이 9일 부산을 '글로벌 해양수도'로 재탄생시키겠다며 부산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주 의원은 이날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을 글로벌 해양수도로 만드는 일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20~40세대를 전면에 발탁해 젊고 강한 부산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수도권 집중 문제를 지적하며 “대한민국이 도약하려면 서울과 부산이 양축으로 성장해야 한다"며 부산을 서울에 버금가는 해양수도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주 의원은 부산 재도약을 위한 핵심 구상으로 ▲해운·항만·금융 생태계 완성 ▲청년 정착 지원 확대 ▲북극항로 거점 구축 등을 제시했다. 특히 HMM 이전과 항만 배후단지 개발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활용해 부산을 규제 없는 인공지능(AI) 산업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제안했다. 청년 정책으로는 '청년부시장' 직을 신설하고 원도심 재개발 수익을 활용한 토지임대부 방식의 '반값 아파트'를 도심에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해양수산부 이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북극항로청'과 '수산진흥공사' 신설을 제안하며, 북극항로 개척을 통해 부산을 동아시아 물류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가덕도 신공항, 부산형 급행철도 구축, 부울경 통합 등 지역 현안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주 의원은 “부산은 대한민국의 끝이 아니라 세계로 나가는 시작"이라며 “부산시민과 함께 강한 부산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일하는 대통령’ 효과?…여권 후보들 “明心보다 행정 역량 경쟁”

6·3 지방선거에서 주요 광역단체장을 노리는 여권 후보들이 행정 역량을 내세워 유권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일하는 대통령' 이미지를 바탕으로 정책 추진력을 보여주면서, 여권 후보들 역시 단순한 '명심(明心)' 경쟁보다 정책 성과와 행정 능력을 중심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후보들 사이에서 '일하는 행정가' 이미지를 강조하는 선거 전략이 두드러지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정부는 행정을 책임지는 자리이기 때문에 결국 행정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정원오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행정 경험을 전면에 내세우며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 후보는 “이재명 정부와 손발이 맞는 서울시장, 일 잘하는 서울시장이 필요하다"며 “상대와 싸우기보다 시민의 불편과 싸우며 '성수동 신화'를 서울 전역으로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2014년 민선 6기를 시작으로 3선 성동구청장을 지낸 그는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 제정과 붉은 벽돌 건축 보존 정책, 소셜벤처 유치 등을 통해 쇠락한 준공업지역이던 성수동을 서울의 대표적인 창업·문화 거점으로 탈바꿈시켰다. 정 후보는 특히 '성수동 도시재생' 경험을 내세우며 “상대와 싸우지 않고 시민의 불편함과 싸우겠다"며 행정 성과 중심 선거를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정원오 구청장님이 행정을 잘하기는 잘하나 봅니다"라고 언급하며 공개적으로 힘을 실은 뒤 정치권에서도 존재감이 한층 커졌다.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행정 경험과 실무 능력을 강조하며 비슷한 메시지를 내고 있다. 한 의원은 지난달 12일 출마 선언에서 데이콤(현 LG유플러스) 프로그래머와 한국거래소 근무, MBC 아나운서·예능 PD, 청와대 행정관 등 다양한 경력을 언급하며 “국가 행정기관을 직접 움직여 본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과 공공을 모두 경험한 이력이 오히려 현대 행정에 더 적합하다"며 “과거 정치가 정책을 만들어 일방적으로 내려보내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의 정치는 현장의 요구를 바탕으로 정책과 예산을 설계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했다. 여권 후보들 상당수가 '실무형 지도자' 이미지를 강조하는 흐름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출마 행렬에서도 확인된다. 김민석 국무총리,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의 첫 '드림팀'으로 불렸던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 전 수석은 지난달 18일 정무수석직에서 물러나 강원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고, 민주당은 지난달 27일 그를 강원지사 후보로 단수 공천했다. 강원 철원 출신이지만 서울 서대문에서 4선을 지낸 그는 “단순한 행정기관 이전 방식이 아니라 상업·주거·교통·문화 인프라를 결합한 전략적 도시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 전 수석과 함께 1기 청와대 정무라인에서 활동했던 김병욱 전 정무비서관도 이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성남에서 시장 선거에 도전한다. 김 전 비서관은 지난 5일 판교역 광장에서 출마를 공식화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주의 철학을 계승한 '김병욱표 실용주의'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선거 캐치프레이즈 역시 이 대통령의 대표 구호를 변주한 '김병욱이 합니다'다. 이른바 '이재명의 입'으로 불렸던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도 이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재·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대변인은 지난 2일 인천 계양구 경인교육대학교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성남시장과 경기도 행정 경험을 언급하며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을 수없이 확인했다"고 말했다. 정치평론가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이같은 흐름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이유도 결국 '일을 잘한다'는 평가 때문"이라며 “특히 중도층은 정치적 호불호보다 성과와 능력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후보들이 '일 잘하는 행정가'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은 지방선거의 성격과 유권자 기대를 고려한 자연스러운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경쟁력이 행정 능력과 정책 추진력, 성과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강조하는 것은 일종의 '간접적인 명심(明心) 마케팅'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직접적으로 '명심'을 내세울 경우 당내 갈등이나 견제 논란이 불거질 수 있고 후보 간 차별성도 약해질 수 있다"며 “행정 능력과 성과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이 대통령의 강점을 우회적으로 연결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김병헌의 체인지] 새 검찰의 시대, 고해성사에서 시작된다

2010년 일본 사회를 뒤흔든 '오사카지검 증거조작 사건'은 검찰 권력이 어떻게 남용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특수부 검사가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플로피디스크의 데이터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자 일본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일본의 대응은 신속하고 단호했다. 담당 검사는 즉각 체포됐고 상급 검사들까지 사법처리를 받았다. 검찰총장은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더 중요한 것은 사건을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덮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본은 사회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검찰제도개혁회의를 구성해 수사 과정의 영상기록 의무화, 증거 열람 확대, 변호인 조력권 강화 등 근본적인 제도 개혁을 추진했다. 조직의 체면보다 국민의 신뢰를 우선한 것이다. 한국 사회도 지금 비슷한 갈림길에 서 있다. 국회에서는 정부가 제출한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 신설 법안, 이른바 검찰개혁 법안이 막바지 심사를 진행 중이다. 법제사법위원회 단계에서 일부 조항을 둘러싼 미세 조정 논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3월 임시국회에서 최종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이르면 4월 이전에는통과 가능성이 높다 이 법안의 핵심은 검찰의 직접수사 권한을 분리하고 기소 중심 기관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그동안 반복되어 온 정치검찰, 정권의 검찰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여야 간 일부 이견이 남아 있지만 큰 흐름에서 보면 검찰 권력의 구조를 바꾸는 역사적 변화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제도 개편만으로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지금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라 검찰 스스로의 성찰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검찰권 남용과 관련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은 국가기관이 증거를 조작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의혹을 남겼고, 김학의 사건 역시 수사 과정의 공정성과 권력 유착 의혹을 둘러싸고 오랜 논란을 낳았다. 최근 정치권을 둘러싼 사건들에서도 증거 조작이나 수사 편향 의혹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관련 사건, 이재명 대통령의 대북송금 사건과 대장동 금품 사건 등 역시 정치적 논쟁과 함께 수사 공정성 문제를 둘러싼 의혹이 이어져 왔다. 사실 여부와 별개로 이런 논란이 반복된다는 사실 자체가 검찰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흔들렸는지를 보여준다. 문제의 핵심은 검찰이 그동안 이런 논란에 대해 충분한 성찰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사건들은 “일부 검사들의 일탈"이라는 설명으로 정리됐고 조직 차원의 책임이나 사과는 거의 없었다. 그 사이 국민들 사이에서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냉소적인 말이 자연스럽게 회자되기 시작했다. 정의의 기관이어야 할 검찰이 오히려 두려운 권력기관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검찰이 선택해야 할 길이 있다. 제도 개편이 현실화되기 전에 검찰 스스로 국민 앞에 서는 것이다. 과거 논란이 되었던 수사와 권한 행사에 대해 조직 차원의 성찰을 밝히고, 정치적 중립성과 인권 보호라는 기본 원칙을 다시 세우겠다는 다짐을 국민에게 직접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새로운 제도가 출범하기 전에 검찰이 해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다. 검찰이 스스로 변화의 의지를 보여줄 때 검찰개혁 법안은 단순한 검찰 권한 축소가 아니라 새로운 사법 시스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아무런 성찰 없이 제도만 바뀐다면 갈등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이 원하는 검찰은 거창한 조직이 아니다. 권력 앞에서는 당당하고 약자 앞에서는 겸손하며 법 앞에서는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관이다. 국민이 쥐어준 칼자루를 국민을 향해 겨누는 기관이 아니라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방패가 되는 검찰이다.지금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검찰개혁 법안은 그런 변화를 위한 제도적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검찰 스스로의 변화 의지가 필요하다.일본이 증거조작 사건 이후 국민 앞에 책임을 인정하고 제도를 바꾸며 신뢰를 회복하려 했던 것처럼, 한국 검찰 역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검찰이 국민 앞에 솔직하게 말할 때다. 과거의 잘못과 논란에 대해 성찰하고, 다시는 정치권력과 결합한 검찰이 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그 고백이 있을 때 비로소 검찰개혁은 갈등의 정치가 아니라 국민 통합의 과정이 될 수 있다. 그 순간부터 검찰은 더 이상 '정권의 검찰'이 아니라 진정한 국민의 검찰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경제 여론조사] 李 대통령 지지율 58.2%...“민생 위기관리 능력 호평”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전주보다 1.1%p 오른 58.2%로 집계되며 1주 만에 반등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에 따른 민생 중심의 위기관리 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실시한 3월 1주차 주간 집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58.2%(매우 잘함 46.9%, 잘하는 편 11.3%)로 지난주 대비 1.1%p 상승했다. 부정 평가는 37.1%(매우 잘못함 28.3%, 잘못하는 편 8.9%)로 1.1%p 하락했다. 긍·부정 격차는 전주 18.9%p에서 21.1%p로 확대됐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4.7%였다. 일간 흐름을 보면, 지난달 27일 56.5%(부정 38.5%)로 마감한 뒤 지난 4일에는 60%까지 치솟았다. 이후 5일 58.9%, 6일 56.6%로 주 후반에 소폭 내려앉았지만 주간 내내 50%대 후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리얼미터는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환율 1500원 돌파와 코스피 폭락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의 100조 원 주식시장 안정 프로그램 지시와 유가 최고가격 지정 검토 등 민생 중심 대응이 위기관리 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아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권역별로는 광주·전라 86.1%로 6.3%p 상승하며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서울 54.8%로 4.9%p 상승했고, 인천·경기 59.2%로 1.8%p 올랐다. 반면 대전·세종·충청 55.9%로 6.4%p 하락하며 낙폭이 가장 컸다. 대구·경북은 2.6%p 내린 43.2%, 부산·울산·경남은 1.5%p 내린 51%를 기록했다. 성별로는 남성 55.5%, 여성 60.8%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30대 52.8%로 5.3%p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고, 70대 이상도 56.5%로 5%p 상승했다. 반면 60대는 55.7%로 3.1%p 하락했다. 이념별로는 진보층 88.1%로 6%p 상승했고, 보수층 30.8%로 1.9%p 올랐다. 반면 중도층은 58.9%로 2.7%p 내렸다. 직업별로는 학생 44%로 8.1%p 급등하며 상승폭이 가장 컸다. 자영업 59.2%로 2.8%p, 무직·은퇴·기타 54%로 2.4%p, 사무·관리·전문직 64.8%로 1.3%p 각각 올랐다. 반면 판매·생산·노무·서비스직은 55.4%로 3.6%p, 농림어업은 54.7%로 3%p 각각 하락했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전주 대비 1%p 오른 48.1%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국민의힘은 1.4%p 내린 32.4%로 하락했다. 양당 격차는 전주 13.3%p에서 15.7%p로 확대되며 6주 연속 오차범위 밖 차이를 유지했다. 조국혁신당은 0.5%p 내린 2.8%, 개혁신당은 0.4%p 오른 2.6%, 진보당은 0.2%p 높아진 1.3%였다. 무당층은 0.4%p 늘어난 10.4%로 집계됐다. 리얼미터는 “민주당은 경제 위기 속 정부의 안정 대책과 사법개혁 3법 통과 등 국정 과제를 주도적으로 추진하면서 지지층이 결집해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당사 압수수색과 당 지도부·친한계 간 계파 갈등이 겹친 상황에서 민생 위기 대응보다 사법 저지 장외 투쟁 등 정쟁에 치중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강해지며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이번 대통령 지지율 조사는 이달 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응답률 4.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다. 정당 지지도는 5~6일 이틀간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응답률 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두 조사 모두 무선(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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