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서울 정원오·부산 전재수’ 후보 확정…‘과반 득표’ 본선행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이 9일 6·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됐다. 박주민·전현희 의원 등 현역 국회의원들과 본경선을 치렀는데도 과반을 득표하며 결선 없이 본선행을 확정 지었다. 소병훈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본경선 개표 결과 정 후보가 과반을 득표했다고 밝혔다. 지난 7~9일 권리당원 투표 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한 결과다. 정 전 구청장은 경선 승리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오세훈 10년의 무능을 심판하고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서울에서 반드시 완성하겠다"며 “반드시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구청장은 2000년 임종석 당시 국회의원의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 2014년 성동구청장에 처음 당선됐다. 이후 2018년·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잇달아 승리하며 3선을 지냈다. 재임 기간 공장지대였던 성수동을 서울을 대표하는 '핫플레이스'로 탈바꿈시키며 행정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의 공개 칭찬을 계기로 대중 인지도와 지지율이 가파르게 올랐다. 이후 '명픽'(이 대통령의 선택)으로 불리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달렸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도 앞서면서 대세 후보로 굳어졌다. 경선 과정에서 정 전 구청장은 네거티브 공세 대신 “오세훈 시장 10년 실정에 마침표를 찍을 필승 카드"라며 본선 경쟁력을 강조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의 '칸쿤 출장' 의혹 제기와 당내 경쟁자들의 '검증 부족' 공세에도 불구하고 판세는 흔들리지 않았다. 정 전 구청장은 서울을 '아시아 경제·문화 수도'로 도약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서울형 국제업무특구 도입과 서북·동북권 업무 중심축 구축, 산업·엔터테인먼트 기반 마이스(MICE) 산업 육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주거·부동산 분야에서는 시세의 70~80% 수준 실속형 민간 분양 아파트 공급과 서울시민리츠 도입, 소규모 정비사업 인허가권의 자치구 이양 등을 제안했다. 공유오피스 확대, '10분 역세권·5분 정류소' 생활권 구축, 재가 통합돌봄, AI 기반 자동 인허가 시스템 도입도 공약에 포함됐다. 정 전 구청장은 캠프 사무실을 서울시청 인근 중구 세종대로 태평빌딩에 마련할 예정이다. 시청에서 직선 450m 거리로 현 신당동 사무실 계약 만료일인 오는 20일을 전후해 이전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정 전 구청장과 겨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10일 오세훈 현 시장, 박수민 의원, 윤 전 의원 등 경선 후보 3인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진행하고, 오는 18일 최종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이날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에는 3선의 전재수 의원이 선출됐다. 함께 경선에 나선 이재성 전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은 탈락했다. 민주당은 당규에 따라 두 후보의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전 의원은 후보 확정 직후 페이스북에 “부산의 미래를 활짝 열어젖히겠다"며 “부산에 모든 것을 바쳤던 노무현 대통령의 꿈, 전재수가 끝까지 책임지고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해양수산부를 부산으로 이전한 전재수가 해양수도 부산, 결과로 증명하겠다"며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했다. 전 의원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제2부속실장과 국정상황실 행정관을 지낸 뒤 2016년 부산 북구갑에서 첫 당선됐다. 이후 3선을 달성했고, 특히 2024년 총선에서는 부산 지역구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했다. 이재명 정부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에 발탁됐으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해 12월 장관직을 사퇴했다. 전 의원은 '해양 수도 부산' 완성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북극항로 추진본부 신설과 해양수도특별법, 해사전문법원 설치가 핵심이다. '바닷가 돔구장' 건설, HMM 본사 및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의 부산 이전도 주요 공약에 포함됐다. 한편 전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로 그의 지역구인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도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것이 확실시됐다. 민주당 지도부는 해당 지역구 후보로 부산 출신인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차출을 추진하고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르포] 국회는 치외법권?...차량 2부제 ‘위반’ 수두룩

국회가 공공기관 차량 2부제를 의무 시행했지만, 시행 이틀째인 9일에도 위반 차량이 별다른 제재 없이 드나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서는 “막을 방법이 없다"는 말까지 나오면서 제도가 사실상 '권고'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삼진아웃제' 도입을 통해 엄중히 관리한다는 방침이지만, 그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날 국회 출입을 통제하는 경찰관은 2부제 준수 상황에 대해 “오늘 근무를 해보니 반반 정도"라며 “지켜지는 것도 있고, 안 지켜지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제도는 시행됐지만, 현장 체감상 준수율은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위반 차량을 걸러낼 실질적 장치조차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출근길로 분주한 오전 9시 국회 정문에서는 번호판 끝자리가 '짝수'인 차량들이 별다른 제재 없이 경내로 진입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정문에 세워진 '오늘은 홀수 차량 운행하는 날'이라는 안내문이 무색한 장면이었다. 정문 통제를 맡은 경찰관은 “등록된 차량이면 자동으로 차단기가 열린다"며 “따로 2부제 위반 차량을 막는 프로세스는 없다"고 설명했다. 현장 인력도 사실상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경찰관은 “차가 워낙 많이 들어온다"며 “등록돼 있으면 자동으로 열리니까 일일이 다 확인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오전 9시 기준 국회 정문에서 차량 진입을 관리하는 경찰 인력은 2명에 그쳤다. 의무 시행 대상인 국회의원이나 직원 차량도 사실상 예외 없이 출입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이 경찰관은 “그렇다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저희가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홍보를 하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뿐, 강제로 못 들어가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시행은 하고 있지만 단속은 미비하고, 이를 강제할 수단도 없는 셈이다. 국회 주차장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국회의원 전용인 의원회관 지하 1층 주차장에서는 번호판 끝자리가 짝수인 차량이 두 대 걸러 한 대꼴로 주차돼 있었다. 이들 차량 상당수는 앞 유리창에 국회 출입증을 부착한 상태였다. 차량에 적힌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 “국회 직원이냐"고 묻자 “맞다"고 답한 한 운전자는, 2부제 위반 차량인데 왜 주차장에 차량을 세워뒀느냐는 질문에 “장거리 운행 차량이라 '승용차 요일제 적용 제외 대상'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차량에는 이를 증명하는 별도의 '승용차 요일제 적용 제외 대상' 인증서가 부착돼 있지 않았다. 또 다른 운전자는 “왜 짝수 번호 차량인데 홀수 차량 운행 날에 주차돼 있느냐"는 질문에 “어제 주차해 놓은 차량"이라고 답했다. 국회 측은 시행 전날 의원·보좌진 등 국회 구성원을 대상으로 승용차 2부제 시행 안내 문자를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자에는 시행 시점과 대상 차량, 홀짝 운행 기준, 적용 제외 차량, 제외증명서 발급 절차 등 세부 내용이 담겼다. 국회는 안내 문자에서 “정부의 공공기관 승용차 2부제 시행 협조 요청에 따라 국회는 2026년 4월 8일부터 승용차 2부제를 실시한다"며 “자원안보 위기 경보 해제 시까지 시행한다"고 안내했다. 적용 대상은 국회 구성원 차량과 공용 승용차이며, 시행 구역은 국회 경내와 국회 둔치주차장이라고 밝혔다. 또 차량 번호판 끝자리를 기준으로 홀수 날짜에는 홀수 차량, 짝수 날짜에는 짝수 차량만 운행하도록 했고, 토·일요일과 공휴일, 매월 31일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공지했다. 다만 장애인·국가유공자·임산부·미취학 아동 동승 차량, 전기차·수소차, 출퇴근 장거리 차량, 대중교통 미운행 시간대 및 교통여건이 열악한 지역 거주자 차량, 긴급·의료·보도·외교·경호·경찰·소방 등 특수목적 차량 등은 증빙을 거쳐 예외를 인정하도록 했다. 국회가 시행 전부터 적용 대상과 제외 기준, 제외증명서 발급 절차까지 상세히 안내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위반 차량 출입을 통제하거나 주차를 제한하는 장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한편 정부는 8일 오전 0시부터 공공기관 승용차 운행을 기존 5부제(요일제)에서 2부제(홀짝제)로 강화했다. 지난 2일부터 자원안보위기 '경계' 단계가 발령됨에 따라 에너지 수요관리 수준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대상 공공기관은 중앙행정기관을 비롯한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시도교육청, 국공립 초중고등학교 등 1만1000개 기관이다. 2부제는 홀수일에 차량번호 끝자리가 홀수인 차량, 짝수일에는 차량번호 끝자리가 짝수인 차량만 운행이 허용되는 '홀짝제' 방식으로 시행된다. 앞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일 “시행 지침을 전국 공공기관에 배포해 공공기관장에 철저한 준비와 주기적 점검, 위반자에 대한 엄정한 관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2부제 시행과 함께 3회 위반 시 징계하는 '삼진아웃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회 위반 때는 구두 경고와 계도, 2회 위반 때는 기관장 보고와 주차장 출입 제한, 3회 위반 때는 징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징계 절차를 보면, 국회의원의 경우에는 국회법에 따른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을 근거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될 수 있다. 또 의원실 보좌진은 국가공무원법상의 '별정직 공무원'에 해당해 국회사무처에서 징계를 통해 인사상 불이익을 줄 수 있으나, 이 역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의원들 사이에서도 2부제 의무 시행을 둘러싼 반응은 엇갈렸다. 한 국회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불편함은 있지만 취지에 공감하기 때문에 불만을 내세울 수는 없다"며 “국가비상사태인 만큼 당연히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불편은 있는 만큼 이를 어떻게 해소할지 고민이 있다"며 “비서관과 함께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발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가가 사용권을 박탈하면서 세금과 보험료는 그대로 걷겠다는 것은 권리를 빼앗고 의무만 남기는 것"이라며 “부제를 시행하려면 운행 금지 일수에 비례한 자동차세 환급과 보험료 소득공제가 추경에 반드시 편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장 통제 미비와 관련한 국회 측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국회사무처에 문의했지만, 사무처는 방호과 소관이라며 전화를 넘겼고, 방호과는 다시 공보실로 문의하라고 안내했다. 관련 부서들이 문의처만 떠넘기면서 서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점심도 미룬 李, 휴전도 못 믿는다…에너지 확보 ‘골든타임’ 사수령

9개국 40개 이상의 에너지 자산이 파괴되고, 외국인이 35조 원어치 우량주를 내다 팔았다. 2·30대 청년 70만 명이 '그냥 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 제1차 전체 회의를 주재하며 마주한 중동발 위기의 숫자들이다. 그는 이날 점심 일정을 미뤄가며 예정된 90분을 넘겨 2시간을 채우고 “언제 이 상황이 정리될지 잘 알기 어렵다"며 단·중·장기 대비책을 모두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 상황의 불확실성을 직접 짚었다. 그는 “현재 상황이 곧 정리될 수도 있겠지만, 오늘도 휴전했다고 하면서 폭격이 있었다고 한다"며 “단기적으로, 중기적으로, 장기적으로 잘 대비해서 우리 국민들이 더 이상 고통을 겪지 않고 희망적인 미래를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들은 언제나 위기 국면이 되면 과거 '금 모으기'처럼 공동체 전체를 위해 함께하려 노력했다"며 “잘 준비하면 이 국면을 기회로 만들어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회의에서 자문위원들이 2주 휴전 기간을 에너지 물량 확보의 “골든타임"으로 삼아야 한다고 건의하자 이 대통령은 즉각 공감을 표했다. 박원주 전략경제협력 분과 자문위원은 “1·2차 석유 파동 때는 협상이 타결되면 밸브가 열리고 공급이 회복됐지만 이번에는 파이프를 끊고 공장을 태웠다"며 “인프라 복구에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9개국 40개 이상의 에너지 자산 파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 고집, 핵 문제 미해결, 이스라엘의 독자 행동 가능성 등으로 공급 정상화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배경도 덧붙였다. 단기 대책으로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통 즉시 유조선 투입, 러시아·이란산 원유·LNG 긴급 확보, 원전 정비 일정 조정을 통한 최대 가동이 건의됐다. 설계 수명이 종료된 원전의 한시적 운전 근거 마련도 제안됐다. 위기 초반 시장 안정에 기여한 석유류 최고가격제에 대해서는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단계적으로 철회하고 취약계층은 에너지 복지로 지원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대중교통 한시 무료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제안도 제기됐다. 중기 과제로는 정유 설비 유연화가 핵심으로 꼽혔다. 박원주 자문위원은 “우리나라는 중질류 위주 처리 설비를 갖고 있어 미국 등 경질류 산유국 원유를 처리하는 데 불리하다"며 비중동산 원유 처리 설비 개조에 임시투자세액공제를 파격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베트남·호주 등 호르무즈를 완전히 우회하는 경로의 원유 확보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전략비축은 120일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동맹은 원칙, 에너지는 예외'로 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1973년 한국이 서방과 함께하면서도 친아랍 성명을 발표했고, 일본이 사할린 가스전을 동맹 협력 속에서도 끝까지 확보한 사례가 근거로 제시됐다. 중장기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 기술 선점이 논의됐다. 정인섭 경제안보 분과 자문위원은 “한국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자원 여건이 좋지 않다"며 “반도체에서 혁신을 이루었듯 다른 나라가 갖지 못한 기술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진국이 이미 15메가와트 이상 풍력 터빈을 상용화한 반면 한국은 8메가와트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해상풍력을 유일한 대안으로 꼽았다. 한전의 송배전망 독점 구조에 막혀 섬과 무인도 실험 수준에 그치고 있는 스마트 그리드 기술의 확대 적용과 에너지 저장장치(ESS)·양수 발전 확충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본시장에서는 김동환 자문위원이 “중동 전쟁 기간 외국인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우량주 35 원어치를 매도했고 이를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전량 받아냈다"며 소액 투자자 대상 '배당소득세 한시 세제 혜택' 상품을 건의하자, 이 대통령은 “일리 있는 말씀"이라고 답했다. 이어 “소액 주주들만을 대상으로 장기 보유 세제 혜택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거래세와 양도세를 같은 수준에서 바꿔야 한다. 지금은 손해를 보든 이익을 보든 다 내는 역진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이 배당 소득으로 노후 대책을 세우거나 생계비를 보전하는 것은 꼭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서도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데 왜 대규모로 갖고 있느냐"며 “대대적인 보유 부담을 안기는 방향으로 정책실에서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노동 분야에서는 이 대통령 특유의 '실용' 발언이 쏟아졌다. 그는 “2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제도가 오히려 1년 11개월에 고용을 끊게 하는 결과를 빚는다"며 “이런 얘기를 잘못하면 반노동적이라고 비난받을 가능성이 많아 아무도 말을 안 하는데, 나는 그렇게 평가받기는 어렵다고 생각해 용감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발적 실업급여 문제에 대해서도 “실업 수당 받으려고 실업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자발적 실업에 보상을 안 하는 게 아니라 권고사직이라는 편법·탈법을 광범위하게 허용하는 결과를 만들고 있다. 이것도 교정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비정규직은 불안정성에 대한 보상을 더 받아서 보수가 더 많아야 하는 게 상식인데, 오히려 덜 받는 구조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 내내 “집행을 담당하는 우리가 어떤 마음의 자세로 어떻게 노력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끝으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경제는 변곡점에 서 있다"며 각 부처를 향해 “자문회의에서 제시된 내용들을 충분히 검토해서 되는 것, 안 되는 것 피드백을 해달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지선 60일 앞두고 ‘엇갈린’ 두 당…‘원팀’ 민주 vs ‘분열’ 국힘

지방선거가 6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전국 현장을 누비며 후보들과 밀착 행보를 보이는 반면, 국민의힘은 후보들조차 지도부를 피하며 당색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는 8일 오전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아 민생 현장을 체험했다. 정 대표와 김 후보는 오전 6시 30분쯤 경매사의 호가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파란색 작업조끼와 목장갑을 착용하고 배추 하역 작업에 투입됐다. 작업을 마친 정 대표는 팔레트에 쌓인 배추를 바라보며 “다보탑 쌓듯 공든탑을 쌓았다. 가장 낮은 자세에서 김부겸 탑을 쌓았다"고 말했다. 이번 대구·경북 방문은 지난달 27일 경북 의성·영덕 방문과 2월 2·28 학생운동 기념일 대구 현장 최고위에 이어 올해만 세 번째다. 민주당 지도부의 밀착 현장 행보는 수도권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6일에는 경기 수원 아트센터소극장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정 대표는“경기도민이 '민주당이 위기에 강하다, 경제도 잘한다'고 느끼게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경기지사 예비후보인 한준호·추미애·김동연(기호순) 후보들도 함께 참석했다. 이들은 최고위 이후 수원 못골시장으로 이동해 상인들과 직접 소통하는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전현희·박주민·정원오 서울시장 예비후보(기호순)들과 함께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을 돌며 “보여주기식 행정은 끝나야 한다"고 현 서울시정을 직격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운 지역 맞춤형 '선물 보따리' 정책도 속속 꺼내들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24일 '그냥 해드림 센터'를 지방선거 1호 공약으로 선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도입한 '그냥드림 사업'에서 착안해 생활수리 영역 전반에 무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정 대표는 “국민들이 현장에서 직접 느끼고 민주당에 제안하는 형태"라며 “지방선거 정책 분야에서 아마 '킬러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달 27일 세종시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행정수도로서 명확한 법적 지위를 갖도록 행정수도특별법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국회 세종의사당·대통령 세종집무실·세종지방법원 설치와 바이오융합허브 구축 등을 약속하며 4년 전 국민의힘에 내준 세종시 탈환을 공언했다. 부산에서는 2년간 계류 중이던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안을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전격 처리했다. 민주당은 후보 선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5~7일 진행한 경기지사 본경선에서 6선의 추미애 의원이 과반 득표로 후보직을 확정했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두 후보 간 결선투표로 이어지는 구조지만, 추 의원은 결선 없이 단번에 후보로 낙점됐다. 추 후보는 확정 직후 “6월 3일 압도적인 승리로 보답하겠다"며 “민주당 당원들과 함께 경기도의 혁신적인 미래를 만들겠다"고 했다. 본경선에서 탈락한 김동연 지사와 한준호 의원은 결과에 승복하며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행보는 민주당 지도부와 극명하게 엇갈린다. 이날 장 대표는 공개 일정 없이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 출근했다. 지난 6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처음 열린 인천 현장 최고위원회의는 공약 발표와 후보 독려를 위해 마련된 자리였지만, 장 대표 면전에서 쓴소리가 쏟아지며 성토장으로 변했다. 5선 중진 윤상현 의원은 “수도권 민심은 빙하기 그 자체"라며 “지도부가 뭔가 결단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당내에서는 지도부를 향한 지원 유세 요청에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빨간색 입고 싶다. 입게 해 달라"며 노선 변화를 촉구했다. 장 대표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오실 때 좀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며 당과 선거를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달 26일 경기 성남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지방선거 1호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회의 자체가 취소되면서 공약 공개도 함께 무산됐다. 취재진 버스까지 대절했다가 공지 6시간 만에 돌연 일정을 접은 것이다. 국민의힘은 “후보가 확정되는 대로 공약전에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후보 확정도 뒤처진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경기지사와 전북지사 후보 추가 공모 기간조차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현재 공모에 응한 인물은 양향자 최고위원과 함진규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 등 2명에 불과하다. 박덕흠 공천관리위원장은 “당내 경선의 역동성과 본선 경쟁력 극대화를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당은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에게 출마를 타진했으나 두 사람 모두 고사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출마에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에서는 공천 후폭풍이 거세다. 컷오프된 주호영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우리 선거의 가장 큰 장애물은 장동혁 체제 그 자체"라며 대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주 의원은 컷오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자, 항고한 상태다. 무소속 출마 여부는 항고 결과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주 의원은 지난 5일까지만 해도 대구수목원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 기독교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하는 등 대구시장 후보로서의 행보를 이어갔다. 주 의원과 함께 컷오프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6일 '예비후보 이진숙' 어깨띠를 두른 채 시민들을 만나는 모습을 SNS에 공개하며 사실상 무소속 행보에 나섰다. 이 전 위원장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국민의힘이라는 글자는 빼고 대구시장 예비후보로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며 무소속 출마에 힘을 실었다. 두 사람이 모두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대구시장 선거는 김부겸 민주당 후보, 국민의힘 경선 통과자, 무소속 후보들이 맞붙는 다자구도로 흘러간다. '보수 텃밭' 대구에서 보수 표가 쪼개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한 국민의힘 보좌관은 “대구가 아무리 텃밭이라도 후보가 난립하면 표가 분산될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 거물급 인사인 김 후보가 출마한 상황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장동혁 대표가 고수해 온 '자강론' 전략의 실패가 이번 지방선거 국면에서 '지도부 리스크'로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민주당 지도부는 후보들과 함께 현장을 돌며 '원팀'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지만, 국민의힘 후보들의 경우 지도부가 지원 유세에 나설 경우 표를 깎아먹을 수 있다고 우려해 사실상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경북은 후보 난립 양상이지만, 다른 지역은 오히려 인물난이 심각하다"며 “현재 흐름이라면 국민의힘은 2018년 지방선거보다 더 큰 패배를 겪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공희준 정치 컨설턴트는 “민주당은 당 지지도가 높아 후보들 입장에서 대표와 밀착하는 게 자연스러운 선택이지만, 국민의힘은 전통적인 강세 지역에서도 장동혁 대표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다"며 “후보들 사이에 '장동혁을 지워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김나현 기자 knh@ekn.kr

반년 만에 불통 ‘정청래-장동혁’ 한 자리에…李대통령, “공동체 위기 시 단합 중요”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여·야 지도부를 청와대로 불러 '내부 단합'을 강조하며 추경 협조를 호소했다. 여야 대표가 한 자리에 앉은 건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 만이다. 강경 지도부 출범 이후 극한으로 치달은 여야 소통 단절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돌파하려는 시도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인한 경제·에너지 위기 앞에서 여야 극한 대립을 잠시 멈춰 세우고, 26조2000억 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국회 통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이번 회동을 성사시켰다는 풀이가 나온다.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 협의체 오찬 시작 전부터 이 대통령은 분위기 조성에 공을 들였다. 기념촬영 도중 사진사의 손을 잡아달라는 요청에 “그럴까요"라며 두 대표의 손을 직접 이끌었다. 첫 악수가 끝나자 이 대통령은 “두 분이 요새도 손 안 잡고 그러는 거 아니죠. 연습 한번 해보세요"라고 농담을 건네며 다시 한 번 악수를 유도했다. 두 대표가 손을 맞잡자 이 대통령은 그 위에 자신의 손을 포개며 환하게 웃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빨간색과 파란색이 섞인 '통합 넥타이'를 착용하고 회담에 임했다. 모두발언 순서에서도 야당을 먼저 배려했다. 장 대표가 주위를 둘러보며 정 대표에게 발언을 양보하려 하자, 이 대통령은 “손님 먼저"라며 장 대표에게 권했다. 장 대표는 “뒤에 정청래 대표님도 계시고 대통령도 계셔서 뒤통수가 따갑지만 시작해보겠다"는 농담으로 발언을 열었다. 발언 말미 “다소 불편한 말씀을 길게 드렸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전혀 안 불편하다"고 웃으며 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진 모두발언에서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 특히 외부 요인에 의해 우리 공동체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는 내부적 단합이 정말로 중요하다"며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이어 “야당은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잘해 주시는 게 중요하다. 지적할 것은 지적하시고, 부족한 것은 채워주시고, 잘못된 것은 고쳐 나가야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가장 공을 들인 대목은 추경안이었다. 장 대표가 소득 하위 70%에 1인당 10~60만 원씩 지급하는 고유가 피해 지원금을 '현찰 나눠주기'라고 비판하자, 이 대통령은 “조금 과한 표현"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유류세 인상으로 파생되는 물가 상승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로 인한 고통을 조금이라도 보전해 드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원 논란도 정면 돌파했다. 이 대통령은 “빚을 내거나 증세해서 만든 게 아니라, 경제가 일정 부분 회복되면서 예상보다 늘어난 세수를 활용하는 것"이라며 '빚 없는 추경'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수는 국민을 위해 반드시 써야 하는 돈"이라며 “이게 나눠주는 현금 포퓰리즘은 결코 아니다"라고 거듭 선을 그었다. 추경에 더해 개헌안 처리에도 야당의 협조를 직접 요청했다. 이번 개헌안에는 5·18 민주화운동·부마 민주항쟁의 민주 이념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고,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국회 승인권을 도입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의 도움이 없으면 개헌은 불가능하다"며 “순차적·점진적 개헌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수용해 달라"고 손을 내밀었다. 이에 장 대표는 “개헌을 논의하기 전에 중임 또는 연임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국민께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지방선거와 동시에 하는 개헌에는 반대한다는 것이 당론"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해당 요구에 대해 별도의 답변을 하지 않았으며,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이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를 직접 소집해 설득에 나선 데는 복합적인 속내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촉발된 유가 급등과 물가 불안이 민심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26조 원대 추경안을 국회에서 묶어둔 채로는 경제 위기 대응의 타이밍을 놓친다는 절박감이 이번 회동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지금은 정쟁을 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며 “에너지·물가 위기가 동시에 밀려오는 국면에서 추경 타이밍을 놓치면 정부 책임론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여야를 한 테이블에 앉힌 것도 결국 '속도를 내지 않으면 늦는다'는 절박함 때문"이라고 했다. 또 다른 여권 인사는 “추경이 늦어질수록 경제 부담이 눈에 보이게 커지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스타일상 국회에 맡겨두기보다 직접 풀어보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이 대통령은 국회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국회가 너무 느려 일을 할 수 없다"고 작심 발언한 데 이어, “민생 입법 속도를 높여달라"(3월 3일), “현재 같은 입법 속도로는 국제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3월 10일)며 잇따라 국회를 직격한 바 있다. 반면 야권에서는 여전히 경계심이 강하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형식은 협치지만 내용은 일방 추진에 가깝다"며 “과거에도 법안 강행 처리 직후 회동을 제안하는 패턴이 반복됐던 만큼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2월 오찬이 무산됐던 것도 그런 불신의 연장선"이라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李가 불 지핀 ‘개헌’…국힘 ‘이탈표 10명’ 벽 넘을까

정부의 개헌 공고안 의결로 개헌 논의가 본궤도에 올랐다. 국민의힘이 '선거 개헌'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상황이지만, 7일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엔 다르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개헌안의 국회 통과를 좌우할 국민의힘 이탈표 10명이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 6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헌법 개정안' 공고안을 의결했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 6당 국회의원 187명이 공동 발의한 지 사흘 만이다. 이에 따라 개헌 절차는 국회 의결과 국민투표만을 남겨두게 됐다. 이번 개헌안에는 헌법 제명을 한글로 바꾸고, 부마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을 헌법 전문에 명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계엄에 대한 국회의 승인권을 도입하고, 국회의 계엄해제요구권을 계엄해제권으로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국가의 지역 간 격차 해소와 균형발전 의무를 명시하는 조항도 담겼다. 개헌안이 다음 달 4일부터 10일 사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6·3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 민주당은 다음 달 7일 본회의 처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다음 달 7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관건은 국회 의결 정족수다. 개헌안은 재적의원 295명 중 3분의 2 이상인 197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통과된다. 단순 계산하면 국민의힘에서 최소 10명의 찬성표가 추가로 나와야 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개헌에 물꼬를 틀 수 있도록 초당적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비상계엄 요건 강화와 관련해서도 “얼마 전 국민의힘도 계엄에 대해 반성의 뜻을 표한 바 있기 때문에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헌안 내용상 국민의힘도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점을 부각하며 공개적으로 협조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국민의 생명과 민주주의를 지키는 이번 개헌이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함께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전날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이 개헌 논의를 두고 연일 '공작'과 '선동'이라는 극언을 쏟아내며 정략적 반대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투정 부리기 전에 개헌에 대한 국민 뜻부터 따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지방선거 전 개헌에 대한 반대는 당론으로 확정돼 있다"며 “우리 당은 개헌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 개헌'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헌 이슈가 선거 국면을 모두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게 송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장동혁 대표 역시 지난달 31일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개헌특위를 구성하지 않고 선거를 앞두고 작전 수행하듯 개헌을 밀어붙이는 게 맞는가"라고 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내 이탈표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국혁신당 한 의원은 “관건은 국민의힘 이탈표 10명인데, 정치권에서도 이번에는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우세한 상황"이라며 “정확히 예측하긴 어렵지만 국민의힘 내부에 장동혁 지도부에 대한 불신이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국민의힘 내부에서 당론 변화 조짐이 뚜렷하게 감지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힘의 한 다선 의원은 “개인적으로도 절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당의 입장이 이미 '개헌 반대'로 정리돼 있고, 지금까지 큰 변화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107명 의원 중 개헌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인사는 김용태 의원이 유일하다. 김 의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지금 국회에 상정된 개헌안은 국민의힘이 반대할 내용이 없다"며 “개헌을 지선이나 총선 시기에 같이 하는 것을 문제 삼을 수는 없고, 졸속이라고 비판할 만큼 논쟁적인 내용이 담기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정부, 원유선 홍해 운항 허용…‘개헌 공고안’ 의결

정부가 6일 중동발 원유 수송 불안에 대응해 원유선의 홍해 운항을 허용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선 매물 공급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 검토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제14회 국무회의 겸 제4차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중동전쟁 관련 비상 국정운영 및 대응 현황을 논의했다. 보고에 나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일정 요건을 갖춘 원유 운반선의 홍해 통항을 허용하는 등 민간의 추가 물량 확보 노력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중동 전쟁 발발 직후인 3월 1일 이 항로에 대해 운항 자제 권고를 내렸지만, 전쟁 장기화에 따라 통항을 허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홍해 루트는 걸프만 대신 사우디아라비아 서안 얀부항을 이용하는 우회 경로다. 다만, 얀부항의 하루 원유 처리량은 500만 배럴 정도로 공급 물량은 제한돼 있다.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호르무즈처럼 완벽하게 봉쇄하기에는 후티의 전력이 부족하다"면서도 “무작위로 하나둘씩 공격해서 협박하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은 “해수부 종합상황실과 청해부대가 안전 모니터링 등 선원과 선박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회 수입할 수 있는 루트가 많지도 않고, 위험성이 조금 있다고 원천 봉쇄하면 대한민국 전체의 원유 공급 문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므로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며 “그런 점도 감안해서 위험을 조금씩은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매물 공급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 검토를 지시하기도 했다. 특히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유예 폐지 시한과 관련해 “5월 9일까지 허가 신청을 한 경우까지는 허용하는 게 어떨까 싶다"고 밝혔다. 현재는 해당 날짜까지 계약을 완료해야만 중과 대상에서 제외되는데, 이를 더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해보자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현재 5월 9일까지 허가를 완료하고 계약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보니, 4월 중순 이후 더는 매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며 “5월 9일까지 허가 신청을 한 경우까지는 허용하는 방향으로 필요하면 해석을 명확히 하든가, 규정을 개정하는 것도 검토해 달라"고 덧붙였다. 또 세입자가 있는 집을 팔지 못하는 1주택자의 불이익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시행령 개정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의 경우 세입자 임대 기한 만료까지는 무주택자가 매입할 수 있도록 허가해 주고 있는데, 1주택자들은 왜 우리에게는 불이익을 주느냐는 반론이 많다"며 “1주택자의 항변도 상당히 일리가 있기 때문에 시행령 개정을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수요와 공급 중 어느 쪽에 미치는 영향이 클지 객관적으로 판단해 다음 국무회의 전까지 보고해 달라"고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헌법 개정안 공고안을 의결하며 개헌 절차에도 시동을 걸었다. 이번 의결은 지난 3일 여야 6당 소속 의원 187명이 발의한 개헌안을 국민에게 공식적으로 알리는 절차다. 개헌안은 앞으로 20일 이상 공고된 뒤 국회 심의에 들어가게 된다. 이 대통령은 “현행 헌법이 만들어진 지 40년 가까이 지나면서 변화된 사회상을 제대로 반영한 개헌의 필요성에 모든 국민이 공감한다"며 “이미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히 이뤄진 구체적 사안들부터 단계적으로 개헌을 추진하는 게 순리"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만큼은 가능한 수준이라도 개헌에 물꼬를 틀 수 있도록 초당적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헌안에는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 민주항쟁의 헌법 전문 수록, 비상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 강화 등이 담겼다. 개헌안 처리를 위해선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한 만큼, 국민의힘 협조 여부가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단독] 차지호 민주당 의원, “UN AI 허브, 빅테크 이전 신호탄 될 것”

세계보건기구(WHO)·국제노동기구(ILO) 등 UN 6개 기구가 한 지붕 아래 모이는 건 “일하면서 한 번도 못 봤다"는 말이 나올 만큼 드문 일이다. 그 기구를 하나의 연대체로 묶은 건 유럽도, 미국도 아닌 한국이었다. 민주당 차지호 의원(경기 오산·초선)이 그 중심에 있었다. 그가 구상한 '글로벌 AI 허브' 프로젝트는 지난달 유엔 6개 기구와의 협력 의향서(MOU) 체결로 첫 번째 결실을 맺었다. 블랙록 자본 유치, UN 총회 비전 선포에 이은 UN 플랫폼 유치의 첫 단추가 꿰어진 것이다. 반년 남짓한 시간에 이 판이 짜였다. 지난해 하반기 청와대 김우창 국가AI전략비서관과 차지호 의원이 유엔 기구들과 사전 교섭을 시작했다. 같은 해 12월 UN 고위급 면담이 성사됐고, 당내에 'AI 글로벌 전략 TF'가 꾸려졌다. 그 사이 굵직한 성과도 나왔다. 지난해 9월 이재명 대통령이 뉴욕에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와 AI·재생에너지 관련 MOU를 체결한 것이다. 12조5000억 달러(1경7000조 원)를 운용하는 '월스트리트의 제왕'을 움직인 건 차 의원의 아이디어였다. 차 의원이 구상을 짜고, 카이스트 동료 출신인 김우창 비서관과 함께 계획을 현실화했다. 올해 들어 속도는 더 붙었다. 유니세프(UNICEF)와 유엔환경계획(UNEP)도 추가 합류 대기 중이고, 미공개 기구 1곳도 줄을 섰다. 6개였던 연대체가 9개 기구로 늘어날 채비를 갖추고 있다. 경제적 파급력도 상당하다는 게 차 의원의 계산이다. WHO가 AI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열고, ILO가 AI 노동시장 포럼을 개최하면 각 기구가 두 달에 한 번씩만 행사를 열어도 1년 내내 글로벌 행사가 끊이지 않는다. 그는 “엑스포보다 큰일"이라며 “1년 내내 엑스포를 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더 큰 그림은 따로 있다. UN 기구가 정착하면 민간 기업, 아카데미, 싱크탱크의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뒤를 따라온다는 구상이다. 그는 “구글 본사 기능 일부가 지금은 미국 서부와 싱가포르에만 있지 않느냐"며 “UN도 오는 마당에 구글 헤드쿼터 기능이 한국으로 못 올 이유가 없다. 지역 사무소가 아니라 각 기업의 핵심 기능들이 올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했다. 지난 1일 본지가 서울 여의도 의원실에서 만난 차지호 의원은 “국내 반응이 더 낯설다. 국내에서 이렇게 조용할지는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차지호 의원과의 일문일답 -'글로벌 AI 허브' 프로젝트를 처음 구상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구상 자체는 오래됐다. 결정적인 계기는 이재명 대통령께서 나를 영입하시고 정치권으로 들어올 때 내주신 숙제였다. 가장 큰 질문 하나가 AI였고, 또 하나가 K-외교였다. 저는 이 두 과제가 사실 따로 떨어진 게 아니라고 봤다. AI 전략은 산업 전략이기도 하고 사회 전략이기도 한데, 글로벌 전략이 빠지면 성립하기 어렵다. AI는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전환을 일으키는 기술인데, 한국만을 위한 국내 전략을 짠다는 건 한계가 분명하다. 국내 시장만 위해 AI를 만든다면 삼성이 한국에만 TV를 파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산업적으로도 제한적이고 글로벌 경쟁력도 가질 수 없다. 그래서 반드시 글로벌 전략이 필요했다." -AI 산업의 미래 먹거리는 어디에 있다고 보나. “많은 분들이 제조 AI, 피지컬 AI를 먼저 떠올리지만 나는 지식서비스 산업 쪽이 훨씬 더 크다고 본다.제조업은 한국 GDP에서 20%대지만, 3차 산업 비중은 훨씬 크고 AI 전환 속도도 더 빠를 수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미충족 의료시장만 2032년 2경원 규모로 예상된다. 의료 AI가 본격화하면 의사 인력 이동 없이도 서비스 수출이 가능해진다. 한국은 바이오·의료 시스템과 AI 기술을 함께 갖춘 만큼, 정부가 협의체를 통해 시장을 연결하면 보수적으로 봐도 세계 시장의 10%, 2000조원 규모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구상이다. 교육 분야 역시 EBS라는 강력한 데이터 자산이 있어 잠재력이 크다." -UN 6개 기구를 하나의 연대체로 묶어냈는데. “굉장히 이례적이다. 뉴욕과 제네바에 가기 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이미 'UN AI 구상을 우리가 지지하는데 어떻게 참여하면 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하더라. 우리가 본격적으로 돌기 전부터 참여 의향을 확인해 온 건 꽤 큰 일이다. UN 내부에서도 세 가지 이유로 굉장히 센세이셔널했다. 첫째, 주요 6개 기구가 모여 연대체를 만드는 것 자체가 굉장히 드문 일이다. 어떤 분은 자기 일하면서 한 번도 못 봤다고 하더라. 둘째, 그 연대를 유럽이나 미국이 아니라 한국이 주도했다는 점이다. 한국은 경제력과 문화 영향력이 충분한데도 다자외교에서 이런 시도를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에 놀라움이 더 컸다. 셋째, 주제가 AI라는 점이다. AI는 지금 세계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인데, 그 공공성의 프레임을 한국이 선점하려고 나선 것이기 때문에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는 아직 체감이 적다는 지적도 있다. “바로 그 점이 예상 밖이었다(웃음). 해외에서는 굉장히 큰 일로 받아들이는데, 국내에서는 '아, 그렇구나' 정도로 조용한 반응이 나와서 의외였다. 솔직히 그게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다. -경제적 파급력은 어느 정도로 보나. “구체적인 수치는 4월쯤 나올 것으로 본다. 다만 큰 그림은 분명하다. 전시·컨벤션, 즉 마이스(MICE) 산업만 보더라도 사실상 매년 엑스포를 여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AI 관련 주요 글로벌 컨퍼런스를 한국에서 열 수 있고, WHO는 AI 헬스케어, ILO는 AI 노동과 실업, 또 다른 기구들은 자기 분야별로 관련 행사를 계속 만들게 될 것이다. 여러 기구가 1년 내내 움직이면 컨퍼런스가 상시적으로 이어진다. 더 중요한 건 민간 기업과 아카데미, 싱크탱크 생태계가 따라 들어온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구글이 한국으로 본사의 일부 기능을 옮길 이유가 크지 않았지만, 이런 인프라가 구축되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UN이 오는데 기업 기능이 못 올 이유가 없지 않나. 지역 사무소가 아니라 본사의 일부 기능이 들어올 가능성도 열리는 셈이다." -향후 일정은 어떻게 되나. “2027년부터 시작해 이재명 정부 4~5년 차까지 한 사이클이 마무리되는 식으로 계획을 잡고 있다. 지금 6개 기구가 들어와 있는데, 이미 2개 기구가 더 참여 의사를 보이고 있고 최근에 1개 기구가 추가로 관심을 보였다." -어느 기구들인가. “두 곳은 유니세프(UNICEF)와 유엔환경계획(UNEP)이다. 한 곳은 아직 지금 말하긴 어렵다." -프로젝트를 단계별로 설명해달라. “1단계는 글로벌 AI 기본사회 공약과 프레임을 짜서 국내 국정과제로 만들고 전 부처가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었다. 2단계는 글로벌 자본 플랫폼과 연결하는 것이었다. 한국 공공자본만으로 AI 전환에 필요한 자금의 5~10%를 동원할 수 있을까 말까다. 민간 자본까지 끼더라도 한계가 있다. 결국 글로벌 자본과 연결돼야 아시아태평양을 넘어선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그래서 가장 급한 게 글로벌 자본 플랫폼이었고, 그 과정에서 블랙록과 연결해 래리 핑크 회장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AI 아시아 시대를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접근한 것이다. 3단계가 지금의 AI 거버넌스 플랫폼이다. 4단계는 이미 준비 중인데, 아직은 공개하기 어렵다." -블랙록 래리 핑크 회장과 만났을 때 비하인드가 있나. “함께 차를 마시며 꽤 많은 이야기를 했다. 여러 논의를 했지만, 세부는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이다." -김민석 총리와의 호흡은 어땠나. “이번에 새삼 느낀 건 우리 리더십들이 다 괜찮다는 점이다. 대통령께서는 오랫동안 이 문제를 같이 논의해왔고, 총리님도 글로벌 및 중장기 전망에 굉장히 친숙한 분이다. 이 구상을 들었을 때 빨리 이해하고 함께 움직일 수 있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저를 미래전략 사무부총장에 앉히고 이 일을 전적으로 하라고 지원했다. 당에 미래전략 사무부총장이라는 포지션 자체가 없었는데 새로 만들어준 것이다. 그래서 블랙록도 하고, AI 거버넌스도 하고, 미래전략 관련 일을 계속할 수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 설계한 핵심 인물을 꼽는다면. “이재명 대통령이 방향을 던지시고, 대통령실 김우창 AI비서관과 계속 같이 움직였다. 또 최병민 전 보좌관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금은 대통령실 직속 국가AI전략위원회 AI민주주의 분과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AI가 민주주의를 어떻게 위협하고, 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굉장히 뛰어난 인사이트를 가진 분이다. 함께 논의하며 설계를 다듬었다. 이 작업은 혼자 한 일이 아니다." -초선 의원으로서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 “다른 의원님들이 상대적으로 덜 하는 일을 열심히 하려고 한다. 당과 정부와 대통령실을 왔다 갔다 하면서, 정치적 자율성을 가지고 비공식·공식 채널을 연결하고 탐색적으로 협상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장관이 직접 나서면 그건 곧 국가 간 약속이 돼버리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들이 있는데, 저는 의원으로서 그런 중간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지금 정치에서 검찰개혁, 민주주의 위기 같은 중요한 의제들이 많지만, 미래의 문제이자 동시에 우리 세대의 문제인 AI와 기후에 대해선 아직 말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예전 같으면 20~30년 뒤 미래라고 했겠지만, 지금은 5~15년 안에 닥칠 미래다. 저는 거기에 집중하겠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김나현 기자 knh@ekn.kr

李대통령 “추경으로 지방정부 부담 증가?...말 안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 70%에게 지급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5일 이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추가경정예산안의 피해지원금 사업비 6조1400억원 가운데 지방비가 20~30% 수준인 1조3200억원에 달해 지자체 재정 부담이 예상된다'는 취지의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를 인용한 언론 보도를 공유하며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번 추경에서 지방정부 재정 여력 보강을 위해 지방정부에 주는 돈(지방교부세)은 9조7000억원이고 지원금 사업에 드는 지방정부 부담금은 1조3000억원이니 지방정부 재정 여력은 8조4000억원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지방 재정 부담은 명백히 줄었다“면서 "이건 초보 산수"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확대된 재정 여력에 대한 지방정부 자율 결정권을 침해하냐고 비판하는 건 몰라도 재정 부담 증가는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사업은 강제가 아니니 지방정부는 20~30% 부담이 싫으면 안 해도 된다"며 “그런데 지역주민에 대한 지원금 중 중앙정부가 70∼80% 부담해주는 이익이 크기 때문에 거부할 이유가 없다. 정부가 조금 더 부담해 주기를 바랄 수는 있지만"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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