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조국자성' 野 '초선대표'…격랑 속 새내기 의원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4·7 재보궐 선거 이후 ‘쇄신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여야 초선 의원들의 입지가 엇갈리고 있다. 패배한 더불어민주당에선 2030 초선들의 ‘조국 자성론’을 두고 논란이 이는 반면, 승리를 등에 업은 국민의힘은 ‘초선 대표론’까지 부상하며 기세를 모으고 있다. 민주당 2030 초선 의원 5인은 지난 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했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분열한 것은 아닌가 반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당내 강성 지지자들 사이에서 강한 비판이 일었고 초선 의원들의 목소리가 힘을 잃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당시 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던 30대 김남국 의원 역시 14일 BC·BBS 라디오에 출연해 "(조국 사태) 당시 민주당은 조국 수호를 외치지 않고 오히려 선거에서 손해 볼까 봐 거리두기를 하고 있었고, 평범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와 ‘조국 수호’, ‘검찰 개혁’을 외쳤다"며 ‘조국 자성론’에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조국 사태를) 이번 선거 패배 주요 원인으로 삼긴 어렵다"며 "엉뚱하게 조국 수호나 검찰개혁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문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젊은 초선 의원들의 목소리를 지켜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14일 도종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폭력적으로 쇄신을 막는 행위를 좌시하지 말고 소수 강성 지지층들로부터 다수 당원과 뜻있는 젊은 의원들을 보호하라"고 촉구했다. 조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전날 나온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일동’ 명의의 성명서에 대해 "(성명서에) 배은망덕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일부 강성 지지층들 없이는 국회의원이 될 수 없었다는 전제가 깔린 것이라면 참으로 오만하고 전근대적인 발상"이라며 "(비대위는) 당 쇄신을 가로막는 폭력적 언행을 수수방관할 것이냐"고 압박했다. "금기어 혹은 성역화된 조국 문제는 보수정당의 ‘탄핵’과 같이 앞으로 두고두고 발목을 잡을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란 주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오히려 초선의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라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당 지도부에 잇따라 도전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김웅 의원은 주변에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히고 의견을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희숙 의원도 자천타천으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강민국, 김미애, 박수영, 박형수, 이영, 이용, 황보승희 의원 등은 최고위원직에 도전장을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초선들의 움직임에 당 안팎 지원도 이어진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인터뷰에서 "초선 의원을 (당 대표로) 내세우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며 ‘초선 대표론’을 꺼내 들었다. 당내 최다선인 서병수 의원은 본인의 불출마 선언과 함께 다른 중진들의 출마를 만류하면서 초선들의 길을 텄다. 3선 중진인 하태경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르신들만의 정당, 반공·안보만으로 종북 놀이하는 정당으로는 미래가 없다"며 "초선에게 힘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초선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도와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구체적인 지도체제를 놓고서는 이견이 예상된다. 당권 도전을 고려하는 초선들 사이에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 권한이 분산되는 ‘집단지도체제’ 전환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당대표 당선의 문턱이 낮은 방식이다. 반면 ‘지도부 입성’을 목표로 하는 초선들은 당대표가 전권을 행사하는 현행 ‘단일지도체제’를 유지하자는 쪽으로 전해졌다. hg3to8@ekn.kr입장문 발표하는 민주당 2030 초선 의원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2030의원 입장문’ 발표 당시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등 초선 의원들.연합뉴스 당 개혁 의지 밝히는 국민의힘 초선의원 지난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