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발표하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의 핵심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다. 1000조 원을 넘어서는 전체 투자 규모 가운데 절반 이상이 광주·전남에 투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만난 이후 삼성전자의 광주·전남 반도체 전공정 팹(fab) 투자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앞서 SK하이닉스도 전공정 팹은 물론 에너지저장장치(ES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까지 망라한 투자로 광주·전남 클러스터에 먼저 힘을 보탰다. 투자가 현실화되면 수도권에 집중됐던 국내 첨단산업 지형도가 호남(반도체)·영남(피지컬 AI)·충청·강원(AI 데이터센터) 등 권역별 특화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2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3대 권역별 산업 특화다. 광주·전남 등 호남권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제2 반도체 클러스터'가, 경남 창원·사천 등 영남권에는 한화·두산 등을 중심으로 우주항공과 로봇을 아우르는 '피지컬 인공지능(AI) 종합 벨트'가 조성된다. 강원(동해)과 충청(당진)에는 GS그룹 등이 주도하는 기가와트(GW)급 통합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첨단산업을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분산하는 이재명 정부의 '5극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을 본격화하는 첫 대형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가 첨단산업의 뼈대가 될 이 구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까지는 개선해야 할 인프라 과제도 적지 않다. 전공정 팹 1기를 가동하려면 20만 평 규모의 부지와 하루 20만t 수준의 용수, 1GW 안팎의 전력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반도체연구위원은 “반도체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만으로 인프라가 부족한 건 현실"이라며 “지자체 간에 협업이 있어야 한다. 전남은 전기, 다른 지역은 부품과 소재, 또 다른 지역은 용수 이런 식으로 특색을 갖고 협업해 넓혀나가는 게 현실적 방안"이라고 말했다. 부지 확보는 비교적 수월하다는 평가다. 후보지로 거론되는 광주 첨단3지구(339만㎡), 빛그린국가산업단지(407만㎡), 군공항 이전 부지(826만㎡) 등이 이미 가동 중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289만㎡),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415만㎡)와 맞먹는 규모를 갖췄기 때문이다. 문제는 용수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용인 산단은 2050년 하루 109만t 이상의 용수 부족이 예상돼, 광주·전남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광주는 장성호와 영산강, 용연정수장 등을 활용해 물량 자체는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평가지만, 관건은 '양'이 아닌 '질'이다. 반도체는 나노미터(㎚) 단위 회로를 새기는 초미세 공정인 만큼 고순도 수질이 보장돼야 하기 때문이다. 전력 확보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반도체 팹 1기는 대형 원전 한 기와 맞먹는 24기가와트시(GWh)급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이다. 24시간 가동이 필수인 팹에서는 0.01초의 순간 정전조차 조 단위 손실로 직결되는 탓에 안정적인 전력망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SK하이닉스가 용인에 조성 중인 클러스터의 총 전력 수요는 5.8GW에 달하지만, 3·4기 팹에 공급할 전력원은 아직 찾지 못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전력 자립도 197%(전남 기준)인 호남은 수치상 최적지로 꼽힌다. 전력을 다른 지역으로 보내야 하는 영남권과 달리, 호남은 신재생에너지와 원전 기반의 잉여 전력이 풍부하다. 전남을 지역구로 둔 '5선'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해남은 풍부한 친환경 재생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고 있어 대규모 전력 수요 충당과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 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태양광·풍력은 날씨와 계절에 따라 발전량 변동이 커, 미세한 전압 변화조차 허용하지 않는 반도체 공정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반도체 라인은 단 1밀리초(0.001초)의 전압 강하로도 수백억 원의 웨이퍼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며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력의 '양'을 넘어 '질과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다각적인 보완 과제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호남권 클러스터의 성패는 단순히 전력이 많다는 차원을 넘어,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를 얼마나 정제해 반도체용 '1급수 전력'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기업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정부와 한국전력이 호남권 계통에 동기조상기와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무탄소 기저전원을 패키지로 공급하는 인프라 투자를 선행해야 기업들의 투자 유인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한빛 원전의 계속운전, 여수 권역과 경상권 원전 단지에서 광주로 이어지는 송전선로 확충, 광주 권역의 LNG 발전소 추가 건설을 통해 24시간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해야 한다"고 했다. 전공정 팹 관리에 필요한 석·박사급 엔지니어 수천 명의 지방 근무 기피는 기업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우수 인력이 내려갈 수 있는 심리적 마지노선을 경기 평택·이천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과거 삼성디스플레이가 충남 아산 탕정에 산업단지를 구축할 당시에도 우수 인력의 지방 이주 기피로 고전한 사례가 있다. 정부와 기업은 29일 발표를 시작으로 후속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30일에는 SK가 광주에서, 다음 달 2일에는 삼성이 충남 아산에서 각각 투자 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충청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존 후공정 기반을 살려 수도권과 호남을 잇는 가교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기존 천안·온양 캠퍼스의 후공정 고도화를,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 낸드플래시 공장 증설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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