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2년 차 국정을 평가하는 22대 국회 후반기 첫 정기 국정감사가 6일 막을 올렸다. 17개 상임위원회는 오는 27일까지 3주간 정부와 공공기관을 상대로 국정운영 전반을 점검한다. 겸임 상임위 일정까지 포함하면 국감은 30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국감은 경제·안보·사법·인사 현안이 동시에 전선을 형성한 것이 특징이다. 국민의힘은 부동산과 재정, 안보, 인사검증 실패를 고리로 “거대 야당의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3대 메가 프로젝트와 미래대응기금 등 국정과제의 성과를 부각하며 “근거 없는 정치공세를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첫 번째 격전지는 경제 분야다. 국토교통위원회 등에서는 집값과 전월세, 공급 대책, 부동산 세제가 도마에 오른다. 국민의힘은 최근 주택시장 상황과 정부 대책을 집중적으로 따질 계획이다. 민주당은 전임 정부와 서울시정의 공급 정책을 거론하며 맞설 것으로 보인다. 3대 메가 프로젝트는 여야 충돌의 핵심이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포함한 800조원 규모 투자계획의 추진 과정과 전력·용수 공급 문제를 살핀다. 국민의힘은 “사실상 기업들의 팔을 비튼 관제 투자"라며 외압 여부와 재원 조달의 실효성을 추궁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국가 균형발전과 미래산업 육성이라는 취지를 앞세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의 증인 채택 여부를 둘러싼 진통도 계속되고 있다. 대미 투자 문제는 재정경제기획위원회와 산중위,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다뤄진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포함한 한미 투자 협상 과정과 사업의 상업적 타당성이 쟁점이다. 최근 한미 공동발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투자 규모와 정부 입장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미래대응기금 신설에 대해서도 “정권 지지율 방어용 선심성 예산"이라며 공세에 나설 전망이다. 민주당은 “자산시장 안정과 미래 투자"라고 반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DMZ 지뢰 폭발 사고 '격돌' 금융 분야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정무위원회의 주요 쟁점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국내 우량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근거를 마련했고, 5월부터 관련 상품이 출시됐다. 금융당국은 일반 ETF보다 손실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 보호장치를 적용했다. 국민의힘은 개인투자자 손실 우려와 정책 결정 라인의 개입 의혹을 따지겠다며, 제도 도입에 관여한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의 증인 채택을 요구해 왔다. 민주당이 반대하면서 증인 채택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안보 분야에서는 국방위원회가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를 다룬다. 지난달 21일 장병 3명이 다친 사고로, 현장에서 북한의 수지반보병지뢰가 발견됐다. 지뢰 매설 경위와 군의 탐지·경계태세, 초동 대응과 현장 조사 지연 의혹이 질의 대상이다. 국민의힘은 “대북 안보 실패"라며 강도 높게 추궁할 방침이다. 여당은 절제된 위기관리 절차였다고 맞서고 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는 전국 농지 전수조사가 검증 대상이다. 정부·여당은 기획부동산과 고위공직자의 농지 편법 소유·투기 의혹을 뿌리뽑겠다는 입장이다. 야당은 실효성 있는 농업 진흥책 없이 규제만 늘린다고 비판한다. 청와대 관련 인사들의 증인 채택 문제까지 맞물리면서 농지 조사가 인사와 국정관리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 “소모적 정치공세 지양해 달라" 사법 분야에서는 법제사법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가 검찰청 폐지 이후 출범한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점검한다. 지난 2일 새 체계가 출범한 만큼 사건 이관과 인력 배치, 수사 공백 여부, 형사사법 체계의 안착 과정이 주요 질의 대상이다. 오는 14일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어 중수청에 대한 행안부의 지휘·감독권과 수사 독립성 문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대치가 가장 거세질 곳은 국감 마지막 날인 27일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감이다. 국민의힘은 8·30 개각 과정에서 장관 후보자들이 잇따라 낙마한 것을 계기로 김현지 제1부속실장 등 이른바 '경기·성남 라인'의 인사검증 실패와 비선개입 의혹을 정조준하고 있다. 김 실장의 운영위 출석 여부를 놓고도 여야가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정치공세를 위한 증인 채택"이라며 반대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감 첫날 국무회의에서 “국회의 합리적인 문제제기를 겸허히 수용하고 행정 변화로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근거 없는 가짜뉴스나 소모적인 정치공세를 지양해 달라"고 당부했다. 여야가 민생 성과와 정권 견제라는 명분을 각자 내건 가운데, 3주간의 국감이 향후 정국 주도권의 향배를 가를 전망이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