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베트남 ‘뀐랍 LNG 프로젝트’ 착공…AI 산업 생태계 구축까지 추진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에서 3조원 규모의 LNG 발전 프로젝트를 본격 착공하며 동남아 전력·AI 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 국영 발전사 PV Power, 현지 기업 NASU와 구성한 컨소시엄이 지난 18일 베트남 응에안성 떤마이 지역에서 '뀐랍(Quynh Lap) LNG 프로젝트' 실행 발표 및 기술 인프라 착공식을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를 비롯해 레 띠엔 쩌우 베트남 부총리 등 중앙정부 고위 관계자와 지방정부 인사, 사업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뀐랍 LNG 프로젝트는 베트남 하노이 남쪽 약 220km 지점인 응에안성 뀐랍 지역에 1.5GW 규모 LNG 복합화력발전소와 LNG 터미널 등을 구축하는 대형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약 23억 달러(약 3조3000억원) 규모이며, 2030년 상업운전 개시가 목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사업이 단순한 발전소 건설을 넘어 SK그룹이 베트남 정부에 제안한 '특화 에너지-산업 클러스터(SEIC)' 모델의 첫 실현 사례라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SEIC 모델은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기반으로 인근 첨단 산업단지와 AI 데이터센터 등을 연계 구축하는 방식이다. SK 측은 이를 통해 '한국형 AI 풀스택 밸류체인'을 베트남에 적용하고 현지 산업 고도화를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베트남 최고 지도부와 직접 교감하며 추진해온 대표적인 글로벌 사업으로 꼽힌다. 최 회장은 베트남 당 서기장과 총리 등과 잇따라 만나 SEIC 모델을 제안하고 베트남 국가혁신센터(NIC) 협력 등을 추진하며 사업 기반을 마련해왔다. 베트남 정부 역시 이번 사업을 국가 에너지 전략 차원의 핵심 프로젝트로 평가하고 있다. 보 쫑 하이 응에안성 인민위원장은 “뀐랍 프로젝트는 응에안성뿐 아니라 베트남 전체 에너지 전략에 중요한 사업"이라며 “상업운전 목표 시점에 맞춰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는 “이번 착공은 베트남 전력난 해소와 첨단 산업 생태계 조성의 초석이 될 역사적 첫걸음"이라며 “PV Power와 NASU 등 파트너사와 긴밀히 협력해 2030년 상업운전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 베트남에서 LNG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 재생에너지,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까지 확대하며 글로벌 전기사업자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CHPS 입찰 재개 임박…연료전지 ‘숨통’, 수소혼소 ‘미궁’

청정수소발전시장(CHPS) 입찰 개설이 임박한 가운데, 연료전지 중심의 일반수소발전시장은 재개 가능성이 커지는 반면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 기반 수소혼소 시장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와 전력당국은 지난해 돌연 중단했던 CHPS 입찰을 6월 선거 이후 재개하는 방향으로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해 전체 물량과 조건이 크게 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고, 석탄·암모니아는 물론 LNG·수소혼소까지 대상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업계 혼란은 여전한 분위기다. ◇지난해 마감 직전 취소…1년 가까이 재설계 CHPS(Clean Hydrogen Energy Portfolio Standards)는 정부가 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연료인 수소 기반의 발전을 확대하기 위해 도입한 경쟁입찰 제도다. 다만 초기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청정수소발전 외에 화석연료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일반수소발전 시장도 운영하고 있다. 청정수소발전 시장은 재생에너지 수전해를 통해 생산한 그린수소 등 탄소배출이 없거나 적은 청정수소를 활용한 발전이 대상이며, 대형 LNG 발전소의 수소 혼소·전소 사업 등이 포함된다. 반면 일반수소발전 시장은 LNG 개질수소나 부생수소 등을 사용하는 연료전지 중심 시장으로, 국내 연료전지 산업 생태계와 직결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CHPS 입찰은 지난해 10월 입찰이 열렸으나, 정부와 전력당국이 마감 직전 돌연 공고를 철회하고 입찰 구조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재검토 원인은 15년 장기 보상 구조가 정부의 '2040년 석탄화력 퇴출' 로드맵과 충돌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석탄발전 암모니아 혼소 방식이 낙찰될 경우 계약기간이 2040년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정부 내부에서는 석탄·암모니아 혼소 비중 축소와 LNG 기반 수소혼소 제한 여부 등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고, 청정수소 중심으로 시장 구조를 다시 설계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청정수소의 기준을 국내에서 생산한 그린수소로 제한하고, LNG 수소혼소도 배제하기로 했다고 알려지는 등 업계 충격이 컸다. 이후 약 1년 가까이 청정수소 기준과 입찰 구조를 둘러싼 재조정 논의가 이어져 왔다. ◇일반수소는 재개 가능성…물량은 축소 전망 현재 시장에서는 이번 입찰에서 일반수소발전 시장이 포함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연료전지 업계는 물론 김소희 의원 등 국회에서도 산업 생태계를 위해 일반수소발전 시장 개설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올해 설비용량은 200메가와트(MW)안팎으로 예년 수준으로 거론된다. 연료전지업계에서는 시장 자체가 다시 열리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입찰 취소 이후 신규 사업 추진과 발전사업 허가 절차가 사실상 멈췄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자체가 장기간 열리지 않으면서 사업 불확실성이 커졌었다"며 “일반수소발전 시장 재개 여부가 업계 생존과 직결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청정수소발전시장은 청정수소 입찰 물량 자체가 당초 계획 대비 크게 축소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특히 수소혼소보다는 전소 방식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관련 사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그동안 포스코인터내셔널 인천복합 3·4호기, 동서발전 울산복합 1·2호기 등은 수소혼소를 전제로 노후 LNG 발전소 개선과 용량 확대를 검토해왔다. 하지만 혼소 시장 개설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사업 방향 재검토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소혼소까지 입찰 대상에 포함되더라도 청정수소 기준을 국내생산 그린수소로 제한할 경우 사실상 생산지인 제주도 이외에는 그린수소를 이용한 혼소 발전이 불가능할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최종적으로 입찰이 무산되거나 규모가 지나치게 축소될 경우, 신규 투자나 용량확대 대신 기존 설비를 보수해 계속 운영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간 LNG 증설 사실상 어려워질 수도" 일각에서는 이번 CHPS 재편 방향이 장기적으로 민간 LNG 발전 투자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소혼소 기반 신규·증설 시장이 사실상 막힐 경우 민간 노후 LNG 발전소들의 대체·확대 투자 역시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공기업이 추진 중인 노후 석탄발전의 LNG 전환 사업은 별도 입찰 절차와 무관하게 기존 계획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반복되는 제도 변경과 입찰 지연으로 정책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소산업은 초기 시장인 만큼 예측 가능한 정책이 중요한데, 시장 규모와 조건이 계속 바뀌면서 사업자들의 투자 판단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E칼럼] 워런 버핏과 영월 텅스텐광산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20년전(2006년) 대한중석 소유의 영월 상동광산에 투자를 검토한 바 있다. 상동광산은 국내 대표적 텅스텐 광산이다. 우리나라에서 텅스텐 광물이 처음 발견된 것은 1908년 경북 칠곡군 약목 근처로 전해져 오고 있다 이 후 1921년 충남 청양과 충북 대화에서도 확인됐다 그러나 뭐니해도 우리나라 최대 텅스텐 광산은 강원도 영월군 상동면에 있는 상동광산으로 1916년에 발견됐다. 텅스텐은 1914년 1차 세계 대전이 터지면서 전쟁 물자로 관심을 끌었다. 1915년 조선총독부는 조선광업령을 제정해 종래의 광업법을 대체했는데 이때 법정광물로 텅스텐이 지정되어 광물 통계로 잡히기 시작했다 1차 세계 대전이 끝나 텅스텐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가격도 내려가 국내 텅스텐 개발은 1929년까지 거의 휴면 상태였다. 이후 국제 정세의 긴장이 고조되고 군비 확대 경쟁이 치열해지자 다시 텅스텐에 관심이 높아졌고 생산량도 증대 되었다. 태평양 전쟁이 일어난 이 후 일본은 조선광업진흥주식회사를 설립해 전시 물자의 하나인 특수 광물 개발에 주력하게 된다 UN통계에 따르면 1944년 남한에서 7402톤의 텅스텐을 생산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1950년 6.25전쟁으로 남한의 텅스텐 생산은 멈췄지만 1952년 미국에서 비축 물량을 늘리기로 결정하면서 다시 텅스텐 광산개발이 시작됐다. 당시 상동광산은 매장량과 생산 규모에서 단일 광산으로는 세계 최고였다. 세계 텅스텐 생산량의 약 10%를 차지했다. 텅스텐을 주 생산물로 삼았던 상동광산은 이 외에도 몰리브덴, 금, 은, 비스므스 등을 텅스텐 채굴 과정에서 부산물로 회수해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60년초 정부는 공기업 형태로 대한중석광업주식회사를 설립해 강원도 영월군 상동은 광산개발을, 경북 대구 달성에는 텅스텐 가공공장을 세워 운영했다. 국영기업으로 운영되던 대한중석은 중국의 덤핑 판매로 국제 가격이 하락하고 수익이 악화되자 민간인 거평그룹에 넘겨졌다. 거평그룹은 경북 달성에 공장을 세워 초경합 가공 생산을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필요한 원료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을 사용했다. 1998년 외환위기에 거평그룹은 부도가 났고 달성공장은 국제 입찰을 통해 워런 버핏 소유 버크셔 헤서웨이(IMC그룹)에 인수돼 지금의 대구텍으로 명칭이 바꿔게 됐다. 이 후 텅스텐 가격 경쟁력에서 악화되자 2005년 캐나다 탐사전문업체인 울프 마이닝에 넘어 갔고 울프 마이닝은 2015년 지금의 운영사인 알몬티 인더스트리즈에 매각됐다. 알몬티는 2011년 설립된 캐나다에 본사를 둔 팅스텐관련 금속광산 개발 및 탐사 중심의 광업회사이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세계 텅스텐 매장량의 52%, 생산량의 82%가 중국이다. 때문에 중국이 거의 독점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우리나라는 텅스텐 정광을 주로 일본, 르완다, 중국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상동광산 이외에도 경북 봉화군 옥방광산, 대구 달성구 달성광산, 충북 제원군 월악광산, 충남 청양군 청양광산 등이 있는데 대부분 폐광 또는 휴광 상태이다. 현재까지 상동광산이 국내 최대 매장량(약 1억 300만톤)을 갖고 있다. 워런 버핏의 대구텍은 텡스텐 원료 확보를 위해 상동광산 재개발사업에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알몬티는 상동광산 인수 후 10년간 약 1800억원이 넘는 비용을 투입해 시추와 탐광 그리고 선광장을 만들었다. 필자가 한국광물자원공사 개발지원본부장 시절(2009년 4월~2012년 8월) 대구텍과 고려아연으로부터 상동광산 투자 요청을 받았으나 경제성이 나오지 않아 투자를 하지 않았다. 그 때 워린 버핏의 대구텍은 투자를 하지 않았고, 고려아연은 투자를 진행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보통 재개발 광산의 생산과 판매는 5년 정도가 소요되는데 상동광산은 10년이 넘고 있다. 문제는 텅스텐 가격이다. 광물 가격은 변동성이 심하다. 텡스텐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핵심광물이지만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조달 받을 수 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텅스텐의 주요 생산국은 중국(63,000톤)이 1위이며 2위 베트남(3,500톤), 3위 러시아(2,000톤), 4위 북한(1,700톤), 5위 볼리비아(1,500톤) 등이다. 다만 자원안보면에서 국내에 텅스텐 광산이 있다는 것은 수급 측면에서 좋다. 어떤 사업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광산개발은 경제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사업이다. 국내에는 텅스텐을 비롯해 여러 종류의 금속광물이 매장돼 있다. 이명박 정부때 국내 금속광산 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는데 대표적인 사례는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 용화 철광산에서 발견된 니오븀이다. 니오븀은 고급 철강재 생산에 필요한 희소금속으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국내 금속 광산 재개발에도 경제성을 전제로 주목 할 필요가 있다. bienns@ekn.kr

석유·LNG 부족하면 교환…한·일, 지정학 위기 맞서 ‘에너지 공조’

한국과 일본은 처지가 같다. 석유, 가스, 광물 등 대부분의 에너지와 자원을 수입해 사용한다. 이 때문에 지정학 리스크가 발생하면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다. 양국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스와프 제도를 이용해 수급 어려움을 풀어가기로 했다. 산업통상부는 일본 경제산업성과 19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 후 에너지 안보 및 공급망 회복력 협력 강화 방안을 이 같이 밝혔다. 우선 양국은 원유와 석유제품 물량의 공급 부족 상황이 생기면 서로 교환하는 스와프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수급 위기 상황 발생 시 불필요한 수출 제한 조치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원유 조달과 운송 분야에서도 긴밀히 협력해 주요 자원 생산국과의 협상력과 물류 안정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번 중동 전쟁으로 석유 수급에 가장 어려움을 겪은 나라는 한국과 일본이다. 한국은 중동산 석유 의존도가 70%, 일본은 80%이다. 양국이 스와프 제도를 이용하면 예기치 못한 사태로 휘발유, 경유, 나프타 등 특정 제품이 갑자기 부족할 때 수급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 양국은 액화천연가스(LNG) 최대 수입국이란 점을 고려, LNG 수급 협력에도 뜻을 같이 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때 일본 LNG 기지가 파괴돼 한국에서 LNG를 지원해 준 적이 있다. 양국의 최대 LNG 수입사인 한국가스공사와 일본 JERA는 지난 3월 체결한 'LNG 수급 협력을 위한 협약서'를 토대로 LNG 수급 안정을 위한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한다. 양사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LNG 수급 관리 등 에너지 안보를 위한 실질적 협력 체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토대로 LNG 물량 교환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일본은 연간 약 7000만톤의 LNG를 소비하지만, 일본 기업들은 소비량보다 훨씬 많은 1억톤이 넘는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이렇게 확보한 물량은 우선 국내에 공급하고 남는 물량은 판매한다. 이번 협력을 통해 한국은 부족한 물량을 일본으로부터 우선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은 지난 3월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성 대신이 체결한 '한-일 공급망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공급망 회복력 협력도 강화한다. 한국은 희토류 확보에서 매우 열세지만, 일본은 희토류 강국이다. 일본은 2010년 중국과 센카쿠열도 분쟁 때 중국 선원을 나포했다가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금지하자 바로 풀어준 바 있다. 일본은 이를 계기로 희토류 확보에 적극 나섰고, 지금은 중국 다음으로 희토류를 많이 확보하고 있다. 한국은 일본이 제안한 '아시아 에너지·자원 공급망 강화 파트너십(POWERR Asia)' 구상을 통해 비축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영역에서 공동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산업부와 경제산업성은 양측 고위급 인사가 참여하는 '한일 산업통상정책대화'를 출범, 정부 간 논의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 속에서 에너지 안보 및 공급망 회복력 분야의 협력 강화를 추진할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며 “양 정상 간 논의의 후속 조치를 구체화하기 위해 실질적 협력 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E칼럼] 최고가격제의 연착륙을 준비해야

지난 3월 13일부터 시헹한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사회 안정에 절대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최고가격제가 아니었다면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을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정부·여당에게도 최고의 선거 전략이 된 셈이다. 그런데 최고가격제는 공짜도 아니고,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이제는 최고가격제의 연착륙을 걱정할 때다. 언제, 어떻게 종료할 것이고, 정유사에 무작정 떠넘겼던 최고가격제의 사회적 비용을 공정하게 정리할 묘책을 찾아내야 한다.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기 국제 원유 공급망을 강타했다. 휘발유·경유·항공유와 같은 석유제품의 가격이 치솟고, 공급이 불안해졌다. 우리나라 기름값의 기준인 싱가포르 석유 시장에서 휘발유는 배럴당 79.64달러에서 134.28달러로 68.6%나 올랐고, 경유는 배럴당 92.90달러에서 178.67달러로 92.3%나 뛰어버렸다. 미국의 기름값도 예외가 아니다. 휘발유는 35.6%가 올랐고, 경유는 47.1%나 뛰었다. 원유 공급의 70%를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가 받은 충격이 가장 심각하다. 지난 4월의 원유 도입량은 평소의 57%까지 떨어졌다. 그런데도 우리의 기름값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2월 말 리터당 1616원이었던 휘발유가 4월 말에는 1929원으로 19.3% 올랐고, 리터당 1545원이었던 경유가 1918원으로 24.1% 올랐을 뿐이다. 최고가격제가 아니었다면 오늘날 우리는 기름값이 리터당 2000원이 아니라 3000원을 넘어설 것을 걱정하고 있었을 것이다. 석유사업법 제23조에 명시된 최고가격제는 1997년 '유가 자유화'의 과정에서 등장한 제도다. 지금까지 한 번도 시행하지 않았던 낯선 비상조치다. 정부가 시장의 가격 결정 기능을 강제로 정지시키고,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공장도 가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극약 처방이다.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는 정부의 준비가 턱없이 어설펐다. 최고가격을 결정하는 원칙도 없었고, 비상조치의 종료에 대한 고민도 없었다. 역시 석유사업법 23조에 명시된 최고가격제의 '손실 보전 규정'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 지난 2달 동안 정유사가 주장하는 '손실'의 규모는 무려 3조1557억 원이나 된다. 등심·갈비와 똑같이 연상품(連商品)인 휘발유·경유의 회계학적 특성을 무시한 '원가'를 들먹일 때가 아니다. 휘발유의 '원가' 논란은 회계사 출신이라고 목청을 높였던 15년 전 최중경 산업부 장관에 의해 확실하게 정리된 일이다. 어설프게 '정제 마진'을 들먹일 때가 아니다. 정유사의 손실 보전은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MOPS)을 기준으로 할 수밖에 없다. 애꿎은 '정제 마진'을 들먹일 일이 절대 아니다. 오히려 물가 안정을 위해 엄청난 재정적 불확실성을 기꺼이 감수한 정유사에게 감사해야 하는 형편이다. 최고가격제의 부작용도 심각했다. 소비자가 원유 공급망 붕괴의 심각성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휘발유·경유보다 종량제 봉투의 수급을 더 심각하게 걱정하는 현실은 어처구니없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휘발유·경유의 적극적인 소비 억제에는 실패했다. 정부가 시늉이라도 내고 싶었던 자동차 5부제·2부제도 어정쩡하게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국제 석유시장에서 경유 가격이 휘발유보다 크게 치솟은 것도 걱정이다. 싱가포르 국제 석유시장에서 경유는 휘발유보다 33%나 더 비싸게 거래된다. 미국에서도 경유는 갤런당 5.46달러로 휘발유 4.18달러보다 31%나 더 비싸다. 지난 4월 6일에는 싱가포르 시장에서 경유가 국내보다 1000원 이상의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기도 했다. 경유가 싸구려 기름이라는 우리의 낡은 인식은 서둘러 바로잡아야 한다. 이제 유류세로 시장을 왜곡하는 일은 포기해야 한다. 정유사가 부당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지적도 조심스러운 것이다. 석유사업법에 따른 60일 치의 원유 재고에서 발생하는 단기적 수익은 치솟은 원유 도입비를 충당하는 용도에 꼭 필요한 것이다. 정부가 원유 2억7300만 배럴과 나프타 210만 톤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추가 수익 덕분이었다. 더욱이 국제 원유가가 떨어질 때는 정유사가 재고에 따른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이제 '기름값이 묘하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으로 촉발된 정유산업에 대한 맹목적인 거부감은 청산해야 한다. 최고가격제의 연착륙을 위한 적극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길은 하나뿐이다. 휘발유와 경유의 최고가격을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MOPS)에 점진적으로 근접시키는 것이다. 물론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고공 행진을 계속하는 상황에서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다른 꼼수가 있는 것이 아니다. bienns@ekn.kr

[EE칼럼] 다시 산유국이 된다면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닫혀버린 호르무즈 해협으로 인해 3개월 가까이 석유가스 공급망 뿐만 아니라 석유화학제품을 넘어 소부장산업에 까지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전체 에너지원의 30%를 석유가 24%를 천연가스가 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나라별로 에너지원 독립의 수준에 따라 그 충격이 다를 것이다. 많은 국가들이 이번의 중동사태를 겪으면서 자국의 에너지자원 독립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나라마다 에너지자원 보유 현황과 처한 상황이 다르다 보니 그 처방도 각각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당장에는 비축유를 활용, 대체 도입선 확보 등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에너지전환을 통해 석유가스의 소비를 줄이는 것도 방법이지만 에너지 소비관성에 의해 현실적으로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결국 장기적으로 자국의 에너지원 개발과 에너지전환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의 확장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말 신재생에너지만 확대하면 에너지자원 공급망이 해결될까? 한국은 현재 하루 28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원유를 정제하여 석유제품을 50% 이상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 효자 수출산업이다. 수출액은 원유수입액의 60% 수준에 달하고 있다. 최근의 국제에너지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이 되어서야 석유의 소비가 정점이 도달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만약에 2050 탄소중립까지 향후 25년 동안 지금과 유사한 양의 석유를 쓴다고 가정하면 에너지자원빈국의 어려움은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 국내 비축과 도입선 다변화로 공급망을 제한적으로 안정화시키는 정책을 넘어 좀 더 적극적인 장기적인 공급망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해외 자원개발과 국내 대륙붕 개발이 필수적이다. 그냥 묻지마 투자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철저한 경제성에 기반한 올바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10%인 자원개발률을 같은 자원 빈국인 일본과 유사한 수준인 40% 수준 이상으로 높여야 유사시에 에너지 공급망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해외에 소유한 광구는 20년 이상 생산할 수 있는 보관료가 공짜인 천연 비축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 어쩌면 궁극적인 에너지자원 독립과 안정적 공급망 완성은 국내 대륙붕 개발이 될 수도 있다. 한국은 2004년부터 2021년까지 산유국이었다. 최근까지만 해도 꾸준히 국내 대륙붕 탐사를 이어왔다. 아쉽게도 대왕고래가 정치적으로 이슈화 되면서 국내에서는 대륙붕 또는 시추라는 말도 꺼내지 못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옳고 그름을 떠나 대왕고래가 국내 대륙붕 탐사계획인 광개토 프로젝트를 삼켜버렸다. 불확실성이 큰 자원개발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었기 때문이다.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큰 자원개발분야를 과학적 기술적으로 접근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했기 때문에 일어난 불행한 일이다. 이 일로 공기업은 신뢰를 잃고 국내 대륙붕 개발은 동력을 상실하고 주져 앉아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한국이 다시 산유국이 되면 에너지 안보에 기여하고 국내 도입 문제도 해결되고 국내 비축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여기에 더하여 국내 연관 산업들도 동반성장할 수 있다. 더욱이 공급망 문제를 넘어 값싼 석유가스를 공급하여 국민 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니 1석 5조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대륙붕 개발은 장기적 계획에 따라 뚜벅뚜벅 쉬지 않고 꾸준히 그리고 제대로 진행되어야 성패를 알 수 있다. 실패를 두려워 마라. 두려워하면 시도하지 못하고 시도하지 않으면 배우는 것도 얻는 것도 없다. bienns@ekn.kr

[인터뷰]“반도체 다음은 에너지…LNG를 AI·수소경제 잇는 ‘시스템 산업’으로 키워야”

“반도체 다음으로 치고 나가야 할 산업은 에너지다. 지금 액화천연가스(LNG)를 단순한 발전 연료 정도로만 바라보면 한국은 앞으로 올 거대한 에너지 산업 전환 기회를 놓칠 수 있다." 김창규 민간LNG산업협회 부회장은 최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연료 산업이 아니라 국가 간 협력과 서비스 역량이 결합된 '시스템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부회장은 한국이 LNG를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LNG는 제조업 관점이 아닌 서비스 산업으로 접근해 PPP(민관 협력)과 G2G(정부 간 협력)를 결합한 수출 전략으로 키워야 한다"며 “에너지 산업은 정부와 민간이 함께 움직여야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이다. 지금처럼 내수 중심 구조에 머물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현재 국내 LNG 산업이 지나치게 내수 중심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LNG 산업 규모가 크지 않은데도 민간과 공공이 따로 움직이고 있다"며 “국내 시장 안에서 경쟁만 할 것이 아니라 벙커링·트레이딩·터미널 운영·해외 인프라 사업 등 글로벌 비즈니스 관점으로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LNG를 이미 전략 산업으로 보고, 글로벌 LNG 시장 지배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며 “전 세계 LNG 시장이 지정학·안보·산업 전략과 연결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국내 규제와 경쟁만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부회장은 LNG를 AI 시대 핵심 인프라와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석탄발전을 LNG 발전으로 전환하면 부지 면적을 약 40% 줄일 수 있고, 데이터센터와 연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가능하다"며 “LNG 냉열을 데이터센터 냉각에 활용하는 방식은 AI 인프라와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연결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AI 데이터센터 경쟁은 결국 안정적 전력 확보 경쟁"이라며 “재생에너지 단독으로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고 LNG 발전이 상당 기간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NG 산업을 미래 수소경제의 '파운데이션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김 부회장은 “지금 LNG 인프라와 글로벌 공급망을 잘 구축해 놓으면 향후 에너지원이 탄소(Carbon) 중심에서 수소(Hydrogen) 중심으로 전환될 때 그 시스템 자체를 한국이 선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LNG 시대의 인프라·터미널·저장·운송 시스템은 향후 수소경제로 상당 부분 전환 활용이 가능하다"며 “LNG 산업을 단순 화석연료 산업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차세대 에너지 플랫폼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한국의 LNG 역량이 세계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일본 다음 수준의 LNG 구매력과 인프라 운영 경험을 갖고 있고, 가스공사와 민간 기업들의 실무 노하우도 상당하다"며 “필리핀·태국·방글라데시 등 신흥국들은 지금 LNG 인프라 구축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한국은 이런 시장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내 도시가스·LNG 기업들이 포화된 내수시장만 바라볼 게 아니라 해외 도시가스 시스템과 LNG 발전 사업까지 패키지로 진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최근 국내 에너지 정책 흐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전 세계 주요국들은 에너지 안보와 산업 패권 경쟁 차원에서 LNG와 가스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데 한국만 여전히 탄소중립 논리에 지나치게 매몰돼 있다"며 “현실적으로 LNG 발전의 대체 수단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 LNG 투자를 위축시키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석탄발전을 LNG로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글로벌 탄소 감축 효과는 상당하다"며 “동남아·아프리카 지역 석탄발전을 LNG 기반으로 전환하는 사업은 기후 대응과 산업 수출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도 지나친 탈탄소 정책 이후 산업 경쟁력 약화와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다"며 “한국은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말고 현실적 에너지 안보와 산업 전략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남부발전 부산 LNG발전소 터빈서 화재…“인명 피해 없어”

10일 오후 3시 53분께 부산 사하구 감천동 부산 천연가스 발전본부(빛드림본부)에서 불이 났다. 검은 연기가 일대를 뒤덮으면서 화재 신고가 잇따랐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해 장비 48대와 인원 147명을 동원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오후 5시 30분께 큰불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다. 남부발전은 부산빛드림본부 4호기 스팀터빈 전기설비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남부발전은 화재에 대해 “초동 대응으로 화재는 현재 사후 정리 작업중이며, 인명 및 협력업체 피해는 없다"며 “전력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화재는 발전기 예방정비 중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산소방본부는 발전소 내 증기터빈 4기의 예방점검을 위해 분해 후 조립한 4호기에서 윤활유 누유로 발화된 것으로 추정했다. 부산빛드림본부는 부산광역시 사하구 감천항로에 위치해 있다. 설비용량은 1800㎿(G/T :150MW x 8기, S/T : 150MW x 4기), 발전형식은 복합사이클 방식이다. 2004년 3월 준공했다. 발전소는 총 1800MW 용량으로 부산지역 전력수요의 65%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5월 이후 국제원유시장은 어디로?

허은녕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전 세계에너지경제학회(IAEE) 부회장 거의 모든 전문 기관과 전문가들의 예측과 다르게 중동사태가 두 달이 넘게 지속되고 있다. 국제적인 전문 기관도 예측하지 못한 수준으로 불확실성이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잘못된 예측을 하였다. 특히 사태 장기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는 에너지 무역 역사상 최초로 일어났기에 전쟁 발발 시점에서의 예측들이 큰 오차로 빗나갔다. 4월 말에 발간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단기에너지예측(Short-Term Energy Outlook) 보고서의 국제시장가격 전망치 역시 이란 사태가 시작된 직후인 3월 초의 보고서 내용과 사뭇 달라져 있다. EIA는 Brent시장 원유가격을 기준으로 하여 올해 2분기까지 배럴당 100달러보다 높은 가격이 유지될 것으로, 그리고 3분기 이후에 가서야 90달러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였다. 3월 초 예측에서는 Brent시장 원유가격이 2026년 평균으로 하여 79달러일 것으로 예측하였으나 이번 보고서에서는 96달러로 보고 있다. 22%나 올린 것이다. 또한 OPEC+의 원유생산량의 예측치가 3월 보고서에 비하여 5% 줄어들었으며, 세계 원유비축량의 예측치는 기존에는 2%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였다가 오히려 0.3%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변경하였다. 이번 이란 사태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바로 원유 비축 부문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2025년도에 전 세계 원유비축량이 많이 증가하였기에 이란 사태 이전에는 2026년에 대하여 낮은 원유 가격과 높은 원유 비축 물량을 예상하였었다. 그러나 사태의 장기화로 수요국의 원유 비축 물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생산국, 특히 걸프만 주변 중동 산유국의 원유 비축 물량은 사상 최대로 치솟았다. 이는 원유가 지질구조의 문제로 일단 생산을 시작하면 생산량의 조절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생산량을 잘못 조절하면 매장된 유전의 지질구조에 영향을 주게 되어 생산량을 원래대로 늘릴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혀 수송도 어렵고 생산량 조절도 어렵게 되자 중동 산유국들이 생산한 원유를 모두 자국의 비축시설 안에 비축하고 있으며 이미 거의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UAE 등이 우리나라의 원유 비축기지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마도 이번 사태가 종료되고 나면 수요국 모구 원유 비축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동시에 산유국들도 수요국 주변에 일종의 중간 비축기지를 운영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한편 국제원유시장의 선물가격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시장 참가자들은 아직도 이란 사태가 조만간 끝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란을 제외하면 중동 산유국 원유 생산시설의 대규모 파괴가 없어 실질적인 수급에는 크게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천연가스는 카타르 일부 액화시설의 파괴로 상당 기간 차질이 예상된다. 전문가들도 시장가격이 본질적인 수급 상황보다 지엽적인 보도로 인한 심리적인 요인, 그리고 재무적인 이익을 노리는 투기로 인하여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멀게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던 4년 전부터, 가깝게는 2월 말에 시작된 이번 이란 사태로 인하여 전쟁의 참상이 매우 심각함을 다시 한번 깊이 깨닫게 되었고,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 안보는 물론 에너지 사용 구조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함을 각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천연가스 수급에 문제를 야기하며 주로 난방용 연료에 그 피해가 집중되었다면 이번 이란 사태는 원유의 수급에 문제가 나타났는데 이는 다시 다양한 석유제품의 수급 문제로도 이어졌으며 피해도 주로 제품 수급 부분에 집중되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석유제품 가격의 상승은 앞으로 소비자물가를 상당 기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여 년간 시행된 에너지정책이 주로 연료 부분에 맞추어져 있었기에 원료 부문에 대한 정책이 매우 적었고, COVID-19 사태 이후 일회용품이 크게 늘어난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일회용품에 대한 효과적인 규제와 원료 부분에의 효과적인 대체제를 마련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이 요구된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 규모의 정유산업 및 석유화학산업을 가지고 있어 정말로 다양한 석유제품을 그동안 편하고 손쉽게 사용하고 있었음을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관련 산업계의 구조조정 과정에도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겠다. 한편 EIA는 2027년 중반에 가서야 국제원유가격이 70달러 선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하여 2027년에는 미국 원유생산량이 일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였으나 OPEC의 원유생산량은 그러나 사태 이전에 예측한 수치와 큰 변화 없이 유지될 것으로 예측하였다. 휴전 협정이 진행됨에 따라 국제원유시장이 안정되어 가고 있어 응급처방으로 시행하고 있는 시책들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을 시기가 빨리 도래하기를 희망하여 본다. bienns@ekn.kr

[이슈&인사이트] 나프타 수급 위기는 도시유전 개발 절호의 기회

나프타는 '산업의 쌀'이라고 해서 일상용품의 기초가 되는 원료다. 그러나 폴리에스터, 나일론 등 합성 섬유, 페트병, 화장품 용기, 비닐봉지, 배달 용기와 같은 포장 용품, 스마트폰 케이스, 장난감, 가전제품의 플라스틱 외장재와 같은 생활용품, 타이어, 차량용 내외장재, 건축용 단열재 및 파이프 등의 플라스틱의 원료가 나프타인 것을 아는 이는 드물다. 최근에 호르무즈 사태로 쓰레기봉투 투매가 나서야 나프타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품귀가 났을 때, 산유국으로부터 원유를 수입해서 해결하려고만 하지 자국의 도시유전을 개발해서 조달할 생각은 못 한다. 최근에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6회 심의 회의에서 '국가 전략기술 체계 고도화 방향'과 '제6기 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을 심의·의결했다. AI 전환 선도, 통상·안보 주도권, 미래 혁신 기반이라는 3대 임무 아래 10개 분야 55개 기술을 제시하고 있는데 도시유전 개발 과제는 어느 곳에도 없다. 5년간 60조 원 이상을 투자할 동 계획은 인공지능, 첨단로봇·모빌리티, 차세대 보안·네트워크, 반도체·디스플레이, 첨단 바이오, 차세대 전지, 우주항공·해양, 혁신·미래 소재, 미래에너지·원자력, 양자가 포함됐다. 한국은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라고 하면서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것은 2025년 세계 64개국의 기후변화 대응 성적을 비교한 '기후변화대응 지수'(CCPI)에서 한국이 산유국을 제외하면 사실상 꼴찌인 63위를 기록했다. 한국이 꼴찌인 이유로, 불확실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 계획, 탈화석 연료보다는 오히려 신규 석유·가스 사업을 늘리려는 투자 의지 등을 꼽았다. 작금의 호르무즈 사태는 '넷제로'(Net Zero)를 달성하는 거대한 투자의 기회이자 도약의 기회이다. 그것이 바로 도시유전의 개발이다. 한국의 연간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약 1,100만~1,200만 톤이다. 이 중 실제로 녹여서 다시 플라스틱 제품으로 만드는 물질 재활용은 18%에 불과하고, 35%가 에너지를 회수하는 소각이다. 그리고 나머지 45%는 에너지 회수 없이 단순히 태우거나 매립(12%)한다. 도시유전은 재활용을 제외한 폐플라스틱에서 나프타를 뽑아내는 공정이다. 한국 도시유전은 연간 천만 톤의 폐플라스틱에서 7백만 톤의 나프타가 채유 될 수 있다. 한국 나프타 수요의 15%다. 15%의 자급자족 의미는 폄하할 수준은 절대 아니다. 도시유전 개발의 성공 사례로 ㈜도시유전이 개발한 RGO 기술을 소개한다. RGO 핵심 기술은 폐플라스틱을 고열만으로 분해하는 것이 아니라, 특수 세라믹 촉매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로 폐플라스틱의 탄소 고리를 끊는다. 전자파로 분자 결합구조를 깨트려 분자의 특정 운동을 유도하는 방식은 전자레인지의 원리와 비슷하다. RGO 기술은 500°C 이상의 고온을 쓰는 고온 열분해 방식과 달리 250°C의 저온에서 작동한다. 저온이라 다이옥신 등 유해 물질 배출이 없고 에너지소비량도 적다. 수율은 70% 정도다. 전자파로 분자 고리를 끊기 때문에, 생성된 기름의 품질이 균질하다. 라벨 제거, 세척 등 전처리가 필요 없어 공정 비용이 절감된다. 2025년 정읍에 상업 플랜트(웨이브 정읍)를 준공하여 연간 수천 톤 규모의 폐플라스틱을 처리하고 있다. 기술 원천국인 한국보다는 영국,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에서 큰 관심을 보인다. ㈜도시유전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은 생산 원가가 수입가에 비해서 높으나, 여기에 탄소배출권 판매 수익까지 더해지면 환경성과 이윤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폐플라스틱을 분해해 유류로 환원시키는 유화 환원 기술이 선진국에서 연구돼 산업현장에 적용됐으나 대부분 실패한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공정 기술도 중요하지만, 폐플라스틱의 수집, 운반 등 자치단체. 시민 등의 기업 외적 제약이 성패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기름에서 나온 것을 다시 기름으로“ 만드는 도시유전 기술은 국가 전략기술 중의 기술임을 지적한다.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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