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깜깜이 사후정산’ 깬 정유업계, 신뢰 회복의 첫발 뗐다

유가가 요동칠 때마다 국내 석유 시장에서는 어김없이 같은 장면이 반복된다. 주유소 판매 가격이 치솟으면 소비자는 의문을 제기한다. “왜 올릴 때는 번개처럼 빠르고, 내릴 때는 거북이처럼 굼뜨냐"는 불만이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가 내놓는 해명은 늘 비슷하다. 국제 제품 가격의 변동성, 환율, 그리고 유통 시차 때문이라는 논리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복잡한 수식과 설명은 정작 매일 기름을 넣는 소비자의 체감과는 거리가 멀다. 핵심은 가격의 절대적인 높고 낮음이 아니다. 그 가격이 도대체 어떤 경로와 기준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소비자 눈에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 즉 '과정의 불투명성'에 있다. 시장은 가격의 등락은 견딜 수 있어도, 설명되지 않는 등락에는 참지 못하는 법이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SK에너지가 발표한 주 단위 공급가격 사전 확정과 사후정산 폐지 조치는 정유업계의 뿌리 깊은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변화로 눈여겨볼 만하다. 그동안 정유사와 주유소 간의 거래는 제품을 먼저 공급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 시장 시세를 반영해 뒤늦게 값을 매기는 '사후정산' 구조가 관행처럼 유지돼 왔다. 국제유가 변동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장치였다고는 하나, 유가 급등기에 주유소가 미래의 정산 리스크를 소비자 가격에 선반영해 가격을 빠르게 올리는 빌미로 지목돼 온 것 또한 사실이다. 정유사 공급가격 사전 확정이라는 새로운 체계에서는 주유소들이 매입 가격을 미리 알고 판매가를 세울 수 있게 된다. 가격 결정 과정 자체가 시장과 소비자에게 한결 읽기 쉬워지는 셈이다. 이는 단순히 값을 직접 깎아주는 단기적 처방을 넘어, 값이 만들어지는 구조 자체를 투명하게 여는 본질적인 조치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지난 4월 국회에서 정유사·주유소 간 체결된 상생협약의 후속 조치로서, 약속을 이행하려는 선제적 결단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원가를 공개하라는 요구도 있다. 원유라는 하나의 원자재에서 휘발유, 경유 등 여러 제품이 동시에 쏟아지는 정유 공정 특성상, 품목별 원가를 칼로 자르듯 완벽하게 공개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완전한 원가 공개가 차단되어 있다면, 다음으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은 가격이 정해지는 규칙과 절차를 시장이 납득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제시하는 것이다. 이번 조치는 바로 그 최선의 첫 단추를 꿴 셈이다. 국내 정유업계는 세계 5위권의 정제 역량을 바탕으로 평시에는 수출을 통해 국가 경제를 떠받치고, 위기시에는 국내 에너지 공급망을 사수하는 중추 역할을 해왔다. 이번에 함께 발표된 영세 운수 사업자를 위한 경유 리터당 50원 한시 할인이나, 중동산 원유 비중을 70%에서 50%로 낮추겠다는 도입선 다변화 계획 역시 민생 안정과 에너지 안보라는 책임감의 발로일 것이다. 번번이 불거지는 기름값 논란 앞에서 그동안 정유업계는 해명과 방어에 급급했다. 그러나 이번처럼 거래 구조 자체를 손보겠다고 나선 것은 시장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뚜렷한 첫걸음으로 평가할 만하다. '설명할 수 있는 가격'만이 소비자의 납득을 이끌어내고 정유업계를 향한 고질적인 색안경을 벗길 수 있는 유일한 열쇠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E칼럼] 원전 산업과 전력의 통합 관리가 절실하다

한수원이 영덕과 기장을 신규 원전 부지로 선정했다. 두 곳 모두 원전에 대한 주민 수용성이 매우 높은 곳이다. 인허가와 건설 과정에서 돌발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는 것이 선정위원회의 평가다. 낭비적인 이념적 갈등에 지친 주민들이 국가적 수요와 경제적 실리를 선택한 결과다. 지역 주민의 거부감 때문에 신규 원전 부지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던 대통령의 우려는 괜한 것이었다. 당장 원전 건설 작업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환경영향평가, 주민 의견 수렴, 안전성 평가 등의 복잡한 인허가 과정에 무려 5년이 걸린다. 실제 작업이 시작되는 것은 2031년부터다. 영덕에 들어서는 국내 33·34번째 1.4GW급 대형 원전(APR 1400)은 2037년·2038년에나 완공이고, 기장의 첫 0.7GW급 SMR은 2035년에 가동을 시작한다. 특히 4기의 원전을 세울 수 있는 영덕의 부지는 2011년 천지원전 예정지로 선정되었다가 2018년 사업이 취소되기까지 무려 7년 동안 지질 조사와 환경영향평가 등이 이미 진행됐던 곳이다. 과거의 조사 자료를 적극 활용해서 인허가 절차를 최대한 줄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인공지능·반도체 산업의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는 하루가 여삼추(如三秋)다. 물론 인허가 과정에서 불필요한 오해나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원전에 대한 지나친 이념적·당파적 갈등은 확실하게 정리해야 한다. 2011년 지진해일 때문에 발생했던 재앙적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잦아들었던 원전에 관한 불안·거부감이 빠르게 잦아들고, 소위 '원전 르네상스'가 시작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미국과 유럽이 모두 그렇고, 심지어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심지어 미국은 1974년부터 가동을 시작해서 2019년 경제성 악화로 가동을 포기했던 쓰리마일아일랜드(TMI) 1호기를 내년부터 재가동한다. 크레인(Crane)청정에너지센터로 이름을 바꾸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한다. 전 세계적으로 원전이 가장 이상적인 '무(無)탄소 전원'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명백한 현실이다. 이제 원전이 위험해서 포기해야 한다는 비겁한 주장은 설 자리가 없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거칠고 위험한 자연에서 우리의 생존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모든 기술이 공짜가 아니라는 뜻이다. 오히려 기술의 위험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와 '기술'에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전문성과 윤리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원자력과 전력에 대한 최소한의 전문성도 없으면서 무작정 목소리만 높이는 짝퉁 전문가는 설 자리가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영국의 민간단체가 마케팅 수단으로 들고나온 'RE100'(재생에너지 100%)에 대한 지나친 억지도 경계해야 한다. RE100이 정부의 공식적인 정책으로 채택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RE100 때문에 우리 기업의 수출길이 막히는 일은 걱정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RE100이 가장 대표적인 무탄소 전원인 원전을 거부할 명분도 없다.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 태양광·풍력의 한계도 분명하게 인정해야 한다. 극심한 간헐성·변동성을 극복할 길이 없다. 화재에 취약한 리튬이온배터리나 환경 파괴가 심각한 양수발전과 같은 에너지저장장치(ESS)도 역부족이다. 기술 개발 대신 햇빛·바람 연금까지 들고나온 기후부의 재생에너지 정책은 미래 기술의 육성이 아니라 퇴출을 부추길 뿐이다. 2030년까지 태양광·풍력 설비를 100GW로 확대하겠다는 기후부의 '재생에너지기본계획'은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다.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역에서 소비해야 한다는 전력의 '지산지소'(地産地消)에 대한 착각도 버려야 한다. 전력 생산에서의 오염과 위험을 인구·공장 밀집 지역과 분리할 수 있다는 것이 전기의 가장 큰 매력이다. 오히려 송전망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을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송전선로에 대한 사회적 보상을 강화하고, 새로운 송전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원전 산업은 산업부가 담당하고, 원전에서 생산한 전력은 기후부가 관리하는 정부의 낭비적인 관리 체계도 바로잡아야 한다. 과기부가 맡고 있는 원자력 진흥까지 고려하면 원자력을 두고 3개 부처가 서로 기싸움을 하는 형국이다. 원전과 전력 정책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확실한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기후환경에너지부의 부끄러운 전문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대책도 필요하다. bienns@ekn.kr

‘자원 무기화’ 맞서는 G7…대안으로 떠오른 ‘글로벌 광물 신탁’이란?

지난 17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은 공동선언을 통해 희토류와 리튬, 니켈 등 핵심 광물의 공급망 다변화와 탄력성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상들은 광물 자원이 디지털·에너지 전환과 국가 안보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원이라고 규정하고, 중국 중심의 핵심 광물 공급망을 재편하기 위해 '공급망 동맹'을 출범하는 등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국제 전문가들은 공급망 다변화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광물 공급국과 소비국이 함께 참여하는 새로운 국제 거버넌스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제 학계가 제안했던 '글로벌 광물 신탁(Global Minerals Trust·GMT)' 구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 G7 정상회의, 중국 의존도 축소 선언 G7 정상들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G7 핵심 광물 탄력성·생산 동맹(Critical Minerals Resilience and Production Alliance)'을 출범시켰다. 특히 특정 국가가 자원을 외교·안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자원 무기화(resource weaponization)'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호주도 파트너 국가 자격으로 참여했다. G7은 2030년까지 희토류와 영구자석 분야에서 단일 공급원 의존도를 60% 미만으로 낮추고, 가능한 한 조기에 50% 수준에 도달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채굴·가공·재활용 전 과정에 대한 공동 투자와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G7에 따르면 현재까지 G7 및 파트너 국가에서 발표된 핵심 광물 프로젝트는 195개, 투자 규모는 약 640억 유로(약 112조 원)에 달한다. 또한 원산지 추적 시스템 구축, 전략 비축 확대, 공급망 공동 경보 체계 운영, 광물 재활용 확대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공급망 위기, 왜 심각한가 핵심 광물은 21세기 산업의 혈액과도 같다. 전기차 배터리에는 리튬과 니켈, 코발트가 필요하다. 풍력발전기와 전기모터에는 희토류 영구자석이 들어간다. 태양광 발전과 전력망 확충에도 막대한 양의 광물이 사용된다. 문제는 생산과 가공이 극도로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희토류 정제 능력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 집중돼 있고, 코발트는 콩고민주공화국, 니켈은 인도네시아 등 특정 국가에 생산이 몰려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조가 공급망 불안뿐 아니라 지정학적 갈등을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이 심화되면서 광물 공급망은 점차 경제 문제가 아닌 안보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와 미국의 공급망 재편 정책은 대표적인 사례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갈등 때문에 가장 효율적인 광산 개발 대신 품질이 낮은 광석을 개발하거나 환경적으로 취약한 지역에서 신규 광산을 추진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비용 증가뿐 아니라 환경 훼손과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국제 전문가들이 제안한 '글로벌 광물 신탁'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델라웨어대의 샐림 알리(Saleem Ali) 교수와 국제 연구진은 지난해 6월 5일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글로벌 광물 신탁, 비효율적이고 불공정한 자원 보호주의의 대안 (A Global Minerals Trust Could Prevent Inefficient and Inequitable Protectionist Policies)'라는 제목의 정책 제안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논문에서 '글로벌 광물 신탁(Global Minerals Trust)' 설립을 제안했다. 논문에서 제안한 GMT는 단순한 국제 거래소가 아니다. GMT는 광물 생산국과 소비국, 국제기구가 함께 참여하는 다자간 자원 관리 체계다. 생산국은 공급 가능한 광물을 신탁에 등록하고, 소비국은 필요한 물량을 요청한다. 국제기구 또는 참여국들이 구성한 수탁기관이 거래 규칙과 가격 체계를 관리한다. ◇핵심은 양자 거래가 아니라 다자 협력이다. 현재의 광물 거래는 국가 간 정치 관계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GMT는 공동 거버넌스를 통해 광물 공급을 안정화하고 공급국과 수요국 모두에게 공정한 가격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①'광물판 국제원자력기구' 구상: GMT 구상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모델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논문은 광물 공급망에도 IAEA와 유사한 독립 감사 체계를 도입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 통해 광물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환경 파괴, 강제 노동, 아동 노동, 불법 채굴 등을 감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정 국가가 정치적 목적으로 공급을 중단하거나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할 경우 신탁 참여 자격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시스템이 단순히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국제 분쟁 가능성 자체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②개발도상국에도 이익: GMT는 광물 생산국에도 이익이 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한다. 광물 생산국은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고, 공정한 가격이 형성되는 글로벌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은 단순히 원자재를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 지원과 투자 유치를 통해 가공·제조 산업까지 육성할 수 있다. 논문은 전기차 배터리와 재생에너지 설비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광물 공급국에 기술 이전과 투자를 제공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이를 통해 개발도상국이 원료 공급국에서 첨단 제조국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③'행성 공유지'라는 새로운 발상: GMT 구상의 가장 근본적인 특징은 광물을 단순한 국가 자산이 아니라 인류 공동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자원으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GMT가 유엔해양법협약의 '인류 공동 유산(Common Heritage of Humankind)' 개념과 최근 학계에서 논의되는 '행성 공유지(Planetary Commons)' 개념에 기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위기 대응에 필요한 핵심 광물을 국가 간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공동 관리의 대상으로 보자는 것이다. 연구진은 장기적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광물 안보 문제까지 다루는 체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G7 공급망 동맹, 글로벌 광물 신탁의 출발점 될까 흥미로운 점은 이번 G7의 공급망 동맹 구상이 GMT와 상당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G7 공급망 동맹과 GMT는 결정적인 차이도 갖고 있다. G7 공급망 동맹의 목표는 사실상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우방국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희토류와 영구자석 분야에서 단일 공급원 의존도를 2030년까지 60%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가 제시됐다. 이는 중국 중심의 공급망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GMT는 특정 국가를 배제하기보다 생산국과 소비국 모두를 포괄하는 글로벌 거버넌스를 지향한다. 논문은 미국과 중국 간 신뢰 부족이 현재 공급망 위기의 상징적 사례라고 지적하면서, 양국을 포함한 다자 협력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쉽게 말해 G7 동맹이 '공급망 블록화'에 가깝다면, GMT는 '공급망 국제화'를 지향하는 셈이다. 그렇다고 두 구상이 완전히 별개의 길을 걷는 것은 아니다. 공급망 정보 공유, 전략 비축, 광물 추적 시스템, 공동 투자 등 G7이 추진하는 여러 정책이 GMT가 제안한 기능과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 등 주요 광물 생산·가공국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GMT가 지향하는 진정한 글로벌 체제로 발전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사이언스' 논문은 GMT가 처음부터 전 세계 국가가 참여하는 체계로 출범하기 어렵다고 인정한다. 대신 주요 생산국과 소비국 몇 나라가 먼저 참여하는 연합 형태로 시작한 뒤 점차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유엔 차원의 제도로 발전할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G7 공급망 동맹이 GMT로 가는 첫 단계가 될 수 있다고 본다. G7 공급망 동맹은 자원 무기화에 대응하기 위한 현실적 해법이고, GMT는 이를 넘어 기후위기 시대의 핵심 광물을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 관리하자는 장기적 비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G7 정상회의는 공급망 안정성, 가격 안정화, 자원 정의를 동시에 추구하는 새로운 국제 거버넌스로서의 GMT를 향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가능한 셈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이란,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중동 휴전 흔들리며 에너지 공급망 긴장 고조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종전 합의 위반을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를 선언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에 따르면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사령부는 2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제 선박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며 해협 봉쇄 조치를 발표했다. 이란 측은 미국이 전쟁 종식 양해각서(MOU)의 핵심 조항을 이행하지 않았고, 이스라엘 역시 레바논 남부에서 휴전 합의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점령 지역에서 철수하지 않은 점도 봉쇄 결정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하탐 알안비야는 “이번 조치는 적의 협정 위반에 대한 첫 번째 대응"이라며 “침략 행위가 지속될 경우 추가적인 대응 조치를 실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레바논을 포함한 전선에서의 전쟁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식하는 내용의 종전 양해각서에 합의했으며, 이후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재개돼 지난 18일에는 하루 동안 25척의 상선이 해협을 통과한 바 있다. 그러나 휴전 이후에도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충돌은 계속됐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19일 이스라엘의 공습과 포격으로 47명이 사망했으며, 이스라엘군 역시 자국 군인 4명이 전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같은 날 150회 이상의 공습을 실시해 헤즈볼라 전투원 수십 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20일에도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교전이 이어지며 최소 16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레바논 국영 매체는 이스라엘이 약 20개 지역을 추가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휴전 합의가 사실상 흔들리면서 19일 개최될 예정이었던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이후 첫 핵 협상도 무산됐다. 시장에서는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 LNG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봉쇄될 경우 국제 유가와 LNG 가격이 급등하고 아시아 수입국들의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언주 “희토류는 산업주권 문제…공급망 전주기 구축해야”

희토류를 둘러싼 글로벌 공급망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가 차원의 희토류 확보 전략과 관련 산업 육성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장·AI강국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은 19일 국회에서 '글로벌 희토류 확보 전략과 대응과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민주당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와 이언주 의원, 국회 국제질서전환기속국가전략포럼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희토류산업협회가 주관했으며,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했다. 행사에는 학계와 연구기관, 산업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희토류 공급망 안정화와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언주 의원은 개회사에서 "희토류는 더 이상 단순한 원자재가 아니라 반도체·전기차·로봇·방산 산업의 경쟁력과 국가 기술주권을 좌우하는 전략자산"이라며 "대한민국도 희토류 공급망 전주기 구축에 국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세계 각국은 희토류를 둘러싼 공급망 경쟁을 넘어 사실상 자원·기술 패권 경쟁에 돌입했다"며 "희토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이를 고부가가치 소재·부품 산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국가가 미래 산업 경쟁력을 선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희토류 대응은 단순히 광석을 수입하는 차원이 아니라 분리·정제, 소재화, 자석 제조,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전 주기 산업 기반을 갖춰야 진정한 공급망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해외 자원 확보와 국제협력, 비축체계 구축, 재활용 산업 육성을 종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첫 번째 발제는 김규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맡아 '일본의 희토류 확보 전략과 연관산업 육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위원은 일본이 2010년 희토류 공급망 위기를 계기로 해외 광산 투자와 공급선 다변화, 희토류 사용 저감 기술 개발, 재활용 산업 육성, 영구자석 생산설비 확충 등을 국가 전략으로 추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희토류를 경제안보 핵심 품목으로 지정하고 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을 통해 공급망 안정화에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진영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는 '한국 희토류자석 재활용 현황 및 정책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며 폐자석 재활용이 공급망 안정과 순환경제 실현의 핵심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종합토론은 홍태환 한국교통대학교 반도체신소재공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토론에는 차찬석 산업통상자원부 광물자원팀 사무관, 유경근 국립한국해양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서석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희소금속산업실 실장, 박소영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이 참여해 희토류 공급망 구축과 재활용 산업 육성, 경제안보 대응 전략 등을 논의했다. 이언주 의원은 토론회를 마무리하며 "희토류 공급망은 특정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제조업과 경제안보 전반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라며 "국회 차원에서도 공급망 안정화와 국내 산업 생태계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LNG는 단순 연료 아닌 국가 안보 자산”…중동 위기가 남긴 교훈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이 휴전 및 종전 합의에 도달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을 뒤흔들었던 중동 위기는 일단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세계 LNG 물동량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다시 한번 부각되면서 에너지업계에서는 자원안보 차원의 LNG 역할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LNG산업협회는 19일 서울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센터에서 '자원안보 관점에서의 LNG 활용 전략과 정책 방향'을 주제로 제11회 LNG포럼을 개최하고 에너지안보 시대 LNG의 전략적 가치와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포럼은 최근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며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확대된 직후 개최돼 더욱 관심을 모았다. 비록 최악의 시나리오로 거론됐던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의 에너지 공급망 취약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는 LNG 수입 대부분을 해상 운송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중동산 LNG 비중도 상당해 주요 해상 운송로의 안정성이 곧 국가 에너지안보와 직결된다. 업계에서는 향후 유사한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할 경우 LNG 공급 차질은 물론 운임 상승, 보험료 인상, 현물가격 급등 등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날 발제에 나선 김진수 한양대학교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자원안보 관점에서의 LNG의 역할과 미래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며 에너지 전환과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LNG의 전략적 중요성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공급망 다변화와 해외 자원개발, 국제협력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며 LNG 미래 전략으로 △도착지 제한이 없는 유연계약 확대 △장기·단기·현물 물량 간 최적 포트폴리오 구축 △주요 LNG 생산국 및 수입국과의 협력 강화 등을 제안했다. 그는 “에너지안보는 단순히 물량 확보의 문제가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도 필요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은 조홍종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윤경 이화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와 박재홍 LNG산업협회 사무국장이 참여해 자원안보 관점에서의 LNG 활용 전략을 논의했다. 김윤경 교수는 일본 사례를 소개하며 LNG를 전략 자산으로 활용하는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LNG 수요 감소가 전망되는 상황에서도 연간 약 1억톤 규모의 LNG 취급 역량을 유지하면서 저장과 국내외 판매를 병행하고 있다"며 “LNG를 단순 소비 연료가 아닌 전략 자산으로 활용하는 점은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안보 강화를 위해서는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비용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며 “평상시와 비상시를 구분해 접근해야 하며 LNG의 유연성이 자원안보와 전력안보, 에너지안보를 연결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재홍 LNG산업협회 사무국장은 한국의 독특한 LNG 시장 구조를 활용한 새로운 에너지안보 모델 구축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한국가스공사와 자가소비용 직수입자가 함께 LNG 공급체계를 구성하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며 “직수입자가 보유한 LNG 물량과 인프라, 해외 조달 네트워크 역시 국가 에너지안보 역량의 일부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에너지안보를 단순히 비축 확대 관점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공급망 유연성과 활용 가능한 LNG 물량 확보 차원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창규 LNG산업협회 부회장은 “에너지 전환 시대에도 LNG는 에너지안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공공과 민간이 PPP(민관협력)를 통해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에너지안보 전략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중동 사태가 일단락됐다고 해서 에너지안보 리스크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오히려 공급망 다변화와 장기계약 확대, 비축 역량 확보 등 평시 대비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참석자는 “이번 위기는 비교적 짧은 기간 내 봉합됐지만, 호르무즈 해협과 중동 지역이 세계 LNG 시장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며 “에너지 전환이 진행되더라도 LNG를 단순한 발전연료가 아닌 국가 자원안보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E칼럼] 에너지 시장에서 고착된 선입관

'호르무즈' 사태 이후 세계 석유 시장형성 기조(基調)는 1) 기존 시장 질서 회복 시도와 2) AI(인공지능)의 파급 효과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혼존(混存)이다. 우선 '호르무즈' 사태 이후 기존 질서 회복 시도는; 페르시아만 수출국들의 파이프라인 확장을 통한 '호르무즈' 우회 경쟁으로 요약할 수 있다. UAE(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는 이미 대체 수출 경로를 확대-운영한다. 여기다 베네수엘라, 이란과 러시아의 추가 수출이 예상된다. 미국 영향권에 있는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량은 이미 125만 배럴/일 수준에 달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원유 생산의 중복성, 저장능력 확대, 그리고 다양한 수출 네트워크 구성을 통한 미래 원유시장 변화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 사실 미국-이란 전쟁이 처음 발발하였을 때 1)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절대 폐쇄하지 않을 것이며, 2) 폐쇄되더라도 몇 주 이내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무기한 해협 폐쇄 가능성이 제기되자 결국 비상 대책들이 나왔다. UAE의 OPEC 탈퇴는 그 대표적일 것이다. 지난 수년 동안 UAE(아랍 토후국 연합)는 자국 원유 생산량을 하루 500만 배럴로 늘리는 노력을 해 왔으나 OPEC 내부 합의에 실패하였다. 이번 조치는 자국 에너지 독립성 제고를 위한 비상책일 것이다.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내륙 파이프라인을 이용해 호르무즈를 우회하고 있다. '이라크' 역시 남부 유전 생산이 70% 급감하여 비상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결국 이번 위기는 호르무즈 해협 우회를 위한 '인프라' 건설 경쟁으로 귀결되었다. 이러한 여건 아래 지난 6월 10일 국제원유시장은 미국 WTI(서부 텍사스중질유) 가격은 종전 거래일 대비 3.4% 내린 88.20달러/배럴 수준으로 시작되었다. 북해산 Brent유는 91.73달러, 천연가스는 약 0.22% 하락한 3.14 달러/백만BTU(영국열량단위) 수준을 보였다. 통상적 시장변화 범주 아래 있다.그러나 길게 보면 이러한 가격 변화 이면에는 석유, 가스, 석유화학, 비료, 헬륨 등 상호 연결된 원자재 사슬 전반에 걸친 위기 요인들이 누적되고 있다. 그 위기는 시장가격 '리스크'에서 배송 및 시장접근 위험으로 바뀌고 있다. 석유 등 에너지 시장의 본원적 한계인 고갈 가능성과 함께 공급망 유연성 부족 우려가 더해지는 셈이다. 두 번째 석유 시장형성 기조는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과 에너지시스템/시장과의 연계이다. 이를 통한 지속적 융합-고(高)부가가치 창출 가능성이 검증되어야 한다. '인공지능'이란 인간 지능이 가지는 학습, 추리, 적응, 논증 등의 기능을 갖춘 컴퓨터 시스템을 말한다. 차세대 청정에너지 기술 개발에 매우 유용하단다. 예컨대 신형 SMR(중소형 핵융합로)와 재생 에너지 개발 과정에서 AI 활용 효율성이 입증되고 있단다. 특히 전력 수요 급증 대처와 수급 체계 건전화 차원에서 AI는 미래 전력 체계 변화의 장-단점을 손쉽게 검증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는 지금 'AI시대를 여는' 이재명 정부 시대를 살고 있다. 작년 6월 취임 직후부터 AI 선거공약을 적극 시행 중이다. 주요 공약은 관련 정부예산 지속 증액과 민간투자 100조 원 수준 달성, 데이터 센터 등 AI 고속도로 구축, 최신 GPU(최소 5만 개) 확보, 미래 인재 육성 등이다. 여기다 대통령실 'AI 정책수석'이 신설되었다. 취임 2년 차인 올해는 1) 'AI 3대 강국 도약 2) 첨단전략 산업 등 핵심기술 개발 3) AI 인재 1,1만 명 양성과 고성능 GPU 1.5만 장 추가 구매 4) 150조 원 수준 국민 성장 펀드(5년간) 조성 등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 성공을 바란다. 그러나 AI 정책 실패는 AI 도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데서 온다는 국내외 전문가 지적에 유념해야 한다. 실제로 대규모 AI 모델을 도입, 운영에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러나 AI는 다양한 부문에서 에너지 효율성을 크게 높인다고는 한다. 그러나 항상 그렇지는 않다. AI가 소비하는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검증이 중요하다. 특히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을 고려하고, 수명 기간 전반에 걸친 동태적-객관적 경쟁력 검증이 필요하다. 이에 AI 투자 평가 기준이 모델 성능에서 '와트당 토큰 가치'로 전환되고, '전력 경제학'이 생존의 핵심 화두로 부상한단다. 사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AI 첨단 모델을 국가 안보 자산으로 규정한 이래 글로벌 AI 기업들의 대형 IPO(자본 모집을 위한 기업공개)가 속출하고 있다. 우리로서는 그만큼 유동성 우려가 커진다. 따라서 글로벌 AI 질서는 미국 중심의 민간 'AI 생태계' 성공 여부에 크게 달려 있다. 사실 AI 붐은 에너지 산업에 전례 없는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우려가 분명히 있다. 우선 AI 데이터 센터용 전력 공급 가능성 차원 우려를 점검해야 한다. 특히 노후화된 기존 전력망을 가진 현재 여건에서 국가 민생 복리를 저해하지 않는 '효율적' AI 전력 수요대처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효율적 AI 도구 활용 조건에 상충할 수 있다. 또 다른 중요 해결 과제가 도출되는 셈이다. 여러 전문 의견을 종합할 때 거시 측면의 AI 투자/사업 효율화 방안에 대한 확실한 결론은 아직 없다. AI 투자/사업이 투입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절약 가능한지에 대해 전문가 견해마저 엇갈린다. 따라서 AI 투자는 위험 회피 전략 요소를 구비 해야 한다. AI 투자 편익을 기존 화석 연료 소비 시설 (발전소 등) 비용 합리화에 재투자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다면 석유파동 때 직시한 '석유 메이저(Oil Major)'들의 '영역 독과점' 폐해를 다시 볼지 모른다. ekn@ekn.co.kr

[EE칼럼] 국가 에너지 공급망, 유비무환이 답이다

전 세계 에너지와 물류 대란을 일으켰던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드디어 휴전이 임박했다는 소식이다. 배럴당 120불까지 치솟았던 유가는 80불대로 하락했다. 휴전에 대한 양국의 양해각서가 전쟁의 완전 종식으로 끝날 때까지 불확실성은 남아있겠지만 당분간은 석유가스 공급망에 숨통이 트이고 유가는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다면 이번과 같은 중동발 에너지 공급망 문제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까?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지금과 같은 어려움을 줄이거나 회피할 수 있을까? 한국은 93% 이상의 에너지원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고 최종 에너지 소비에서 석유가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60% 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50 탄소중립이 원하는 계획대로 목표 달성이 되더라도 남은 25년간의 전환기를 어떻게 현명하게 넘어가느냐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경험했듯이 에너지 공급은 몇 달 아니 며칠만 문제가 되더라도 국민 생활과 국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곧바로 생존 문제로 다가온다. 그동안의 정부 대책은 현실성 없는 장밋빛 계획만 짜놓고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에너지 정책과 관련하여 자료와 현실에 기반한 전망 대신에 희망을 담은 계획이 많아질수록 우리의 미래를 더욱 아프게 할 것이다. 탄소중립의 시간표 안에서 어떻게 국가 에너지 공급망을 설계하고 실천에 옮길 것인지 정말로 중요한 시점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말라“는 말이 있듯이 에너지원의 해외 도입선을 다변화하는 것은 경제적인 이익을 떠나 보험처럼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경제적 손실일 수 있지만 주기적으로 발생할 공급망 차질을 고려하면 국가적 차원에서는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 에너지자원 공기업의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국내 비축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적절한 방출량과 시기를 결정하여 안정적인 국내 공급과 실질적인 공급가격에 기여할 수 있는 비축제도를 운영하는 것도 필요하다. 비축량을 보관만 하다가 마음의 안정만 얻고 정작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장기적인 정책으로는 성공적이고 효율적인 해외자원개발을 추진하여 현재 10%인 자원개발률을 40% 수준으로 높여야 안정적인 에너지자원 공급망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공급 측면에서 한국과 유사한 처지에 있는 일본은 그동안 꾸준히 추진한 성공적인 해외자원개발을 통해 자원개발률이 40%를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목에서 탈탄소를 외치는 시기에 석유가스에 투자하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한 소리 할 수 있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2050년 한국의 석유가스 소비량이 반토막 난다고 가정하더라도 지금 확보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그대로 유지하면 한국의 자원개발률은 20%에 불과하다. 한국의 석유가스 자원개발률은 2007년 4%에서 2015년 15%로 최고점을 찍은 후 부실투자에 따른 구조조정과 자산매각 등으로 2025년 10%로 지속적인 하락 추세에 있다. 만약 일각의 예상대로 2050까지 석유가스의 소비가 증가하하거나 최고점에 도달한다면 한국의 자원개발율은 10% 이하로 유지될 것이 뻔한 일이다. 즉, 한국은 고스란히 자원공급망 위기에 노출되고 국제 공급망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어려움이 반복될 것이다. 이상적인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전략은 국내 자원개발이다. 국내 대륙붕 개발을 포함한 국내 자원 확보가 가장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국가 자원 공급망 확보 정책이 될 것이다. 도입과 비축의 위험성이 모두 사라진다. 다행히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에 영국의 메이저사인 BP가 우선 협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 있다. 이는 국내 탐사가 지속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일이다. 물론 BP가 참여한다고 당장 탐사시추룰 하는 것도 아니고 국내 대륙붕에서 가스가 발견되는 것도 아니지만 탈정치화가 된다면 이제부터라도 정상적인 탐사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할 수 있다. 한국의 에너지자원 정책이 성공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정책의 지속성과 사업의 경제성에 있다. 정치와 무관하게 장기적 관점에서 경제성 기반으로 꾸준히 투자하고 묵묵히 추진하는 것이 답이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밝게 보이는 미래는 곧 어려운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bienns@ekn.kr

[EE칼럼] 자원공기업 혁신, 일본은 했는데 우리는 못하는 이유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이 지났지만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광해광업공단 등 우리나라 3대 자원공기업의 혁신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자원공기업의 혁신은 조직개편이 아니라 국가 에너지.광물 안보를 강화하면서 수익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우리나라와 같은 자원빈국인 일본은 자원공기업에 대한 개혁에서는 비교적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례로 JOGMEC(조그맥)이다. 일본 정부는 2004년 석유,가스 분야와 금속 광물 분야의 기관을 통합해 조그맥을 설립했다. 이후 2012년 관련법 개정을 통해 기능을 더욱 확대했다. 통합 이전 문제는 기관별 업무 중복, 투자 판단 분산, 해외 자원개발 협상력 부족, 민간기업 지원 체계 미흡이었다. 하지만 통합 이후의 변화는 자원개발 컨터롤타워 구축, 해외 프로젝트 투자.융자.보증 기능 일원화, 기업들의 해외 진출 지원, 국가 차원의 자원안보 전략 수행이다.조그맥은 일본 정부와 민간기업 사이의 “자원개발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특징이 있다.일본 정부가 조그맥 설립을 통해 얻은 성과는 첫째, 에너지.광물 안보 강화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LNG 확보를 크게 확대했고, 중동, 호주, 동남아, 아프리카 자원개발 프로젝트에 적극 뛰어 들었다. 특히 일본 기업들은 조그맥의 보증과 금융 지원을 활용해 대형 LNG 사업에 진출했다. 둘째, 민간 협력 모델을 구축했다. 일본은 공기업이 직접 사업을 독점하지 않고 정부가 조그맥으로 그리고 민간 종합상사로 이어지는 연결 구조를 구축해 실행했다. 사례는 미쓰비시, 미쯔이 등 종합상사와 INPEX(국제석유개발제석)가 해외 자원개발에 참여했다. 셋째, 위험 분산 체계를 구축했다. 해외 자원개발은 성공 확률이 낮고 리스크가 큰 사업이다. 따라서 일본은 정부 보증, 정책 금융, 탐사 및 기술 지원 등의 체계를 통해 민간기업의 위험을 줄여줬다. 넷째,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 성과다. 일본은 최근에는 석유보다 리튬, 니켈, 코발트, 희토류, 우라늄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희토류 통제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했다. 물론 일본도 해외 자원개발에 있어 실패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부 해외 광산 투자 손실과 자원 가격 하락에 따른 평가손, 정부 재정 부담 등의 문제가 있었지만 정치 논란에 따른 무리한 투자를 상대적으로 적게 하고 전문가 중심의 투자 심사를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명확하다. 우리 자원공기업이 가야할 길은 단순히 수익을 내는 공기업이 아니라 국가 에너지안보와 핵심광물 확보를 책임지는 전략기관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는 정권마다 공기업 혁신을 말하면서 구체적 실행이 안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적으로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 몇가지를 지적한다면 첫째, 해외 자원개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석유, 가스, 우라늄과 리튬, 니켈, 구리, 희토류 등 에너지와 핵심광물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 이들 에너지, 광물 확보는 단순 지분 투자보다 직접 운영 역량 확대가 중요하다. 또한 자원부국과 중장기 공급 계약 체결도 해야 한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경쟁이 심화되면서 자원 확보는 경제안보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공기업이 위험성이 큰 초기 탐사를 담당하고, 개발 단계부터는 민간이 참여해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예를들어 배터리, 철강, 반도체 기업과 혐력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둘째, 방만 경영을 개선해야 한다. 중복되는 조직 통폐합과 성과 중심 보상 체계 등을 통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아울러 해외 자산에 대한 정기적 가치 평가를 하며 투자 실패에 대해선 분석을 통해 책임성과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디지털 AI 기반의 자원개발이다. 세계 주요 에너지 및 광산 기업들은 이미 AI 기반 탐사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넷째, 국가 에너지, 자원안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일본의 조그맥처럼 자원 안보를 총괄하는 기관과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는 산업통상부가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업공단을,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한전과 5개 발전공기업, 한수원을 관리하는 이원화 체계에 있어 제각기 역할이 분산되어 있다. 다섯째, 에너지 전환에 대비해야 한다. 석유, 가스 뿐만 아니라 우라늄, 리튬, 니켈, 코발트, 구리 등의 핵심광물 확보를 강화해야 한다. 여섯째, 국가 차원의 자원 안보 컨트롤타워 구축이 필요하다. 공기업과 민간기업, 연구기관 간 협업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또한 해외사업과 자원외교가 연계되어야 하며, 핵심광물 비축도 더 확대돼야 한다. 특히 집중해야 할 분야는 향후 20~30년 동안 에너지.광물 안보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이 될 우라늄, 천연가스, 리튬, 니켈, 구리, 희토류의 확보가 중요하다. 특히 원전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에 대비해 우라늄 확보가 중요하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공사, 한국광해광업공단이 참여하는 해외 우라늄 광산개발 연합팀을 가동해 확보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 종합하면 과제 해결은 정부의 의지다. 기업들의 해외 광산 투자를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요쇼는 “정권 리스크"이다. 자원정책이 정권 교체때마다 냉온탕을 오갔던 트라우마 때문이다. 지금 정부 정책을 믿고 투자에 나섰다가 다음 정권에서 기조가 바꿔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기업 몫이다. 이재명 정부는 이런 업계의 우려에 대해 답을 내놓아야 한다. 우선 정부가 통제 가능한 자원공기업부터 제대로 혁신해야 한다. bienns@ekn.kr

귀뚜라미그룹, 경북 의성군·칠곡군서 장학금 1억 전달

귀뚜라미그룹(회장 최진민)은 경북 의성군과 칠곡군 관내 중·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귀뚜라미 장학금'을 지난 10일 후원했다고 12일 밝혔다. 장학금은 총 1억원으로 의성군 장학생 50명과 칠곡군 장학생 45명의 학업 장려를 위해 두 지방자치단체에 5000만 원씩 전달됐다. 41년간 이어진 귀뚜라미 장학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혜택 받은 장학생은 약 7만명에 달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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