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비만약 열풍'에 올라탄다.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을 투자해 비만치료제 원료인 '펩타이드'를 위탁개발생산(CDMO) 하는 글로벌 기업을 전격 인수하면서다. 펩타이드 치료제는 최근 열풍인 비만치료제를 넘어 향후 당뇨, 대사질환, 심혈관질환, 알츠하이머까지 수백가지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21세기 만병통치약'으로 개발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선택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지 주목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일 공시를 통해 스위스의 펩타이드 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 그룹(PolyPeptide Group)'과 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금액은 약 2조7000억원 규모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인수합병(M&A) 사례 중 가장 큰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주주 지분인수 및 공개매수를 통해 폴리펩타이드 그룹의 지분 100% 확보를 목표로 올해 말까지 인수를 최종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1996년 글로벌 제약사 페링의 펩타이드 생산사업부가 분사한 기업으로, 현재 유럽, 미국, 인도 등 5개국에 6개 생산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펩타이드 치료제 관련해 1000건 이상의 개발·생산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스위스 바켐(Bachem), 독일 코덴파마(CordenPharma)와 함께 글로벌 대표적 펩타이드 CDMO 기업으로 꼽힌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지난해에 전년대비 16% 증가한 3억8900만유로(약 6600억원)의 매출과 84% 증가한 4680만유로(약 790억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수 직후부터 기존 수주 물량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세계적 펩타이드 CDMO 기업을 전격 인수한 배경은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점은 물론, 비만치료제의 주원료인 펩타이드가 향후 다양한 질환의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어 글로벌 펩타이드 수요가 크게 증가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펩타이드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기본단위인 아미노산이 2~50개 결합된 생체 분자로, 이를 인공적으로 합성해 질병 치료제로 개발한 것이 펩타이드 의약품이다. 최근 비만치료제로 각광받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의약품이 대표적 사례다. 전 세계적으로 펩타이드를 생산하는 기업은 많지만 의약품용 고순도 펩타이드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특히 펩타이드는 위고비, 마운자로 등 GLP-1 유사체를 주성분으로 하는 비만치료제의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는 올해 1분기에 매출 87억달러를 올려 머크의 항암제 키트루다(79억달러)를 제치고 단일 품목 기준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에 올랐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2035년 최대 2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GLP-1은 비만·당뇨를 넘어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심혈관질환, 파킨슨병, 알츠하이머까지 다양한 질환에 치료 및 증상완화 효과가 있다는 연구내용이 발표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GLP-1은 심혈관, 간, 근육까지 200여가지 치료 및 증상완화 장점이 있어 단순 비만약이 아닌 장수약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글로벌 톱티어 CDMO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으로 기존 항체의약품 외에 항체약물접합체(ADC), 메신저리보핵산(mRNA),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을 강조해 왔다. 올해 상반기에도 인천 송도 5공장 가동률 상승과 수주 물량 확대로 연결기준 매출 2조5800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산돼 올해 사상 첫 매출 5조원 돌파가 기대된다. 여기에 더해 급성장중인 펩타이드 CDMO 기업을 통째로 인수함으로써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의 속도를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비만치료제는 단일 질환 치료제로 시장 성장성이 가장 두드러져 핵심 원료인 펩타이드 기반 치료제 수요도 함께 동반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글로벌 CDMO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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