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신약개발 임상기간 단축” 속도전…韓 ‘거북이 걸음’

글로벌 신약 패권을 노리는 미국과 중국의 '임상시험 속도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중국의 신약 임상시험 등록 건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은 초기 임상시험계획(IND) 절차 개혁에 나서고 있다. 반면 한국 정부는 '규제 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실무 절차상 걸림돌이 많아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한국바이오협회 등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신속 IND 파일럿 신약 프로그램'에 대한 공개 의견수렴 절차를 시작해 내달 22일까지 각계 의견을 듣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은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최초의 인체 대상 임상시험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단축하고 임상시험 참가자를 보호하는 방안이 골자로, 미국 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초기 임상시험 진입 효율성을 극대화해 글로벌 임상시험과 신약개발 패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특히 미국 보건복지부는 △임상 1상 준비기간 단축(6~12개월) △IND 순차 제출·검토 플랫폼 도입 △임상 1상 관련 질의응답 웹사이트·콜센터 개설 등 제약바이오기업이 초기 임상시험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허들을 완화하는 방안을 다수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이 초기 임상시험 절차 개혁에 나서는 배경에는 최근 급부상하며 미국·유럽 중심의 제약바이오 패권을 위협하는 중국의 글로벌 임상시험 신속성 등 경쟁력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이 지난 2021년 글로벌 임상 1상시험 건수 점유율에서 미국을 추월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신약 임상시험 등록 건수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미국의 패권을 강하게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시험 경쟁력이 신약 개발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는 추세"라며 “중국 등의 급부상으로 미국이 위협을 느끼는 가운데 FDA가 IND 절차 개혁을 통해 임상시험 경쟁력 확보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의약품평가센터(CDE)가 발간한 지난해 임상시험 진행 현황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기준 총 2997건의 신약 임상시험을 등록하며 전년 대비 18% 가량 증가했다. 특히 IND 제출 및 승인 이후 임상시험 첫 환자 등록을 알리는 '최초 동의서(ICF)' 서명까지 걸리는 기간의 경우, 지난해 기준 중국은 평균 6.8개월을 기록하며 기존에 비해 4개월 단축시켰다. 전체 임상시험 중 74.2%는 6개월 이내에 ICF가 서명됐다. 이 같은 패권국들의 임상시험 단축 속도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도 국내 업계와 함께 임상시험 규제혁신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IND 제출서류 간소화와 사전검토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논의가 아직까지 실제 제도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아 국내 임상시험 생태계 규제 혁신은 여전히 답보 상태에 놓여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업계는 그간 국내 임상시험 진입 과정에서 병목 요인으로 지목돼 온 서류보완 절차 등 실무적 규제 사항을 개선하고, 임상시험 절차의 신속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앞서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인 ING그룹 산하 경제금융 시장분석기관 ING리서치도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글로벌 혁신 신약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제도 개선을 통해 정체된 임상시험 추진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ING 리서치는 “한국은 바이오의약품 생산역량, 임상시험, 바이오시밀러,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 및 유전자 치료, 플랫폼 기술 분야에서 강점을 보여 중국에 이어 아시아에서 가장 유력한 '제2의 혁신 엔진'으로 자리매김했다"면서도 “장기간의 승인 절차와 엄격한 특허 연장 규정, 복잡한 보험 급여 체계 등으로 임상시험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약가 개혁과 신속한 승인 절차, 명확한 특허 보호, 관대한 의료보험 혜택 등이 한국이 진정한 혁신 신약 개발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혈액제제부터 ADC까지…GC녹십자, 핵심 파이프라인 ‘선택과 집중’

GC녹십자가 피하주사(SC) 제형의 면역글로불린(IG) 제제부터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까지 자사 핵심 파이프라인 5종을 미래 핵심 자산으로 선정했다. 29일 GC녹십자에 따르면, 최근 '2026년 연구개발(R&D) 포트폴리오 리뷰 워크숍'을 개최하고, 미래 성장을 견인할 최우선 순위 파이프라인을 재정립했다. '더 팹 파이프'로 명명된 해당 파이프라인은 R&D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한다는 GC녹십자의 의지 아래 전사적 역량이 집중 투입된다. 이번에 선정한 5개 파이프라인은 특히 높은 시장 가치와 전략적 중요도를 다각도로 평가해 선정된 △20% SCIG 'GC5136B' △mCOVID 백신 'GC4006A' △앱스타인-바 바이러스(EBV) 서브유닛 백신 'GC1140B' △파브리병 치료제 'GC1134A' △EGFR·cMET ADC 'GC1148A' 등이다. GC녹십자의 전통적 강점인 혈장분획제제와 프리미엄 백신, 첨단 항암까지 분야를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GC5136B의 경우, GC녹십자의 대표 품목인 혈장분획제제 '알리글로'의 뒤를 이을 차세대 핵심 주자로 지목됐다. 비임상 단계에서 개발을 진행 중인 이 후보물질은 내년 미국 임상 3상 시험계획(IND) 제출을 목표로 상업화가 속도감있게 추진된다. 코로나19 예방 백신인 GC4006A는 국내 임상 1상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질병관리청으로부터 '펜데믹 대비 mRNA 백신 개발 지원사업'의 임상 1상 연구 지원 대상으로도 선정된 이 물질은 올해와 내년 각각 임상 2상 진입·임상 3상 IND 승인을 목표로 한다. GC1140B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승인된 백신이 부재한만큼, GC녹십자는 미충족 의료 수요를 전면 겨냥한다. 현재 비임상 단계에서 개발이 진행 중인 가운데, 회사는 내년 임상 1상 IND 신청을 목표로 개발 일정에 나서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기술이전 성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밖에 한미약품과 공동 개발 중인 GC1134A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미국·한국·아르헨티나 임상 1/2상의 투여 용량 증량 코호트2 환자 투약 개시를, 카나프 테라퓨틱스와 공동 개발 중인 GC1148A는 임상개발 후보물질 도출을 앞두고 있다. 특히 GC1148A를 시작으로 GC녹십자는 고부가가치 항암제 영역으로의 R&D 지평을 본격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정재욱 GC녹십자 R&D 부문장은 “알리글로 미국 허가, 세계 최초 재조합 탄저 백신 승인, 대상포진 백신 후보 물질에 대한 글로벌 기술 성과 등 의미 있는 경험을 축적해 가고 있다"며 “이번에 정립한 더 팹 파이브를 중심으로 이를 지속 가능한 성장 모멘텀으로 전환하기 위한 R&D 역량 강화와 전략적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리가켐바이오, ‘국민성장펀드 1호 바이오 직접투자처’ 선정…성장동력 강화

출범 이래 '저리 대출' 방식으로만 국내 바이오 업계의 성장을 지원해왔던 국민성장펀드가 리가켐바이오에 5000억원 규모 자금 지원에 나서며 업계 최초의 직접 투자를 공식화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5일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를 열고 국내 항체-약물접합체(ADC) 전문기업 리가켐바이오에 총 5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자금 투자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이번 국민성장펀드 투자는 각각 전환사채(CB) 1700억원·전환우선주(CPS) 3300억원으로 구성됐으며, 재원은 한국산업은행의 첨단산업전략기금과 리가켐바이오의 대주주·국내 기관투자자가 절반(2500억원)씩 지원·투자하는 방식으로 조달된다. 특히 이번 투자는 저리 장기대출 방식으로 진행됐던 기존의 업계 투자와 달리 대규모 인내자본이 직접투자 방식으로 국내 바이오 기업에 조달되는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국민성장펀드는 지난 4월 동아쏘시오그룹 위탁생산(CMO) 계열사 비티젠(옛 에스티젠바이오)에 850억원 규모 장기·저리대출(8년)을 승인하며 출범 이래 첫 바이오 산업 투자에 나선 바 있다. 이어 지난달 28일엔 백신 사업을 영위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 3000억원 규모 저리대출(10년)을 승인했다. 업계는 이번 투자를 통해 리가켐바이오의 후기임상 역량 등 중장기적인 미래 성장동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리가켐바이오는 이날 유상증자·전환사채권 발행 결정 등 주요사항보고서 공시를 통해 전체 조달액(5000억원) 가운데 약 18%에 불과한 900억원만 올해 신약 R&D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달액의 대부분(82%, 4100억원)이 내년 이후부터 R&D 자금으로 운용되는 셈이다. 리가켐바이오 역시 이번 조달자금을 M&A 등 외부 경영권의 인수보다는 자사 R&D와 임상개발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자체 파이프라인의 후기 임상개발 역량 확보'·'신규 모달리티(치료접근법)와 기반기술 확보'를 자금 운용 목적으로 제시했다. 리가켐바이오 관계자는 “이번 자금 조달은 단순한 재무보강이 아니라 신약의 글로벌 출시라는 장기 목표를 안정적으로 완주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이라며 “충분한 현금 여력이 있을 때 선제적으로 장기·안정 자본을 확보함으로써 임상·허가·상업화 전 과정에서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재무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리가켐바이오는 이번 투자에 따른 CB와 CPS 발행으로 인한 단기적인 상장주식 희석 우려도 일축했다. 리가켐바이오 관계자는 “이번에 발행되는 CB·CPS는 발행 시점에는 보통주가 아니므로 상장된 보통주 발행 총수가 즉시 증가하지 않는다"며 “거래소에 유통되는 보통주 수량 자체에 변동이 없기 때문에 발행 시점을 기준으로는 상장 보통주의 직접적·즉각적 희석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삼성바이오 노조, 삼성 초기업노조 탈퇴…독자 노선 간다

임금 인상과 인사 제도 개선을 내걸고 준법투쟁을 벌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에서 탈퇴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초기업 노조 탈퇴를 위한 조직 형태 변경 안건이 조합원 투표에서 가결됐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조직 형태 변경과 규약 개정을 안건으로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권을 가진 조합원 4005명 가운데 2479명이 참여했고 2392명이 찬성해 찬성률은 96.5%를 기록했다. 조합원 과반 투표와 투표자 3분의 2 이상 찬성이라는 가결 요건을 모두 넘겼다. 노조는 조합원 의사를 더 빠르게 교섭에 반영하기 위해 기업별 노조로 독립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 초기업 노조는 지난 2024년 2월 결성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초기업 노조 결성시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현재는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화재 노조 등이 속해 있고 전체 조합원은 7만300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개별 기업 노조가 초기업 노조에서 빠져나간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삼성전기 제1노조가 탈퇴했으나, 이후 삼성전기에서 새로 만들어진 노조가 초기업 노조에 별도로 가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초기업 노조를 탈퇴하면서 사측과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노사는 지난주 만난 데 이어 내달 1~2일에도 교섭 테이블에 앉을 예정이다. 다만 교섭을 재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양측이 탐색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임금·단체협상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 4월 28~30일 60여명이 참여한 부분 파업에 이어 지난달 1~5일 2800여명 규모의 전면 파업을 단행했다. 노조는 지난달 6일부터 연장·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 여파로 일부 생산라인 가동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셀트리온, 美 ‘바이오USA’서 역대 최다 미팅…“파트너십 확대”

셀트리온이 지난 22일(현지시간)부터 25일까지 나흘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 글로벌 최대 규모 제약·바이오 박람회 '2026 바이오 인터네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 참가해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을 비롯해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모색했다. 28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올해 바이오USA 행사기간 역대 최다 수준인 180건 이상의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 글로벌 제약사·바이오텍과 사업분야 전반에서 미팅을 성사하며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는 설명이다. 바이오USA는 매년 1500개 이상의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과 투자자, 연구기관 등이 참가하고 2만명 이상의 업계 관계자들이 방문하는 글로벌 최대 규모 바이오 산업 행사다. 셀트리온은 지난 2010년부터 약 17년동안 행사에 연속 참가하며 기술 경쟁력과 사업 비전을 알리는데 주력해왔다. 특히 셀트리온은 이번 행사에서 핵심 미래 동력인 항체-약물 접합체(ADC)와 다중항체(MsAb) 신약 분야의 실무자들이 직접 참가했고,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자사 신약 기술·경쟁력을 과시했다. 또한 이번 행사에서 셀트리온은 자사 AI 기술 활용 성과와 역량을 피력하기 위해 △AI 기반 신규 타겟 발굴 및 포트폴리오 확장 △차세대 다중항체 설계 기술 △개발 가능성 평가 기술 △게이터 기반 연구 플랫폼 등 주력 기술과 전략을 토대로 글로벌 잠재 파트너사와 활발한 논의를 이어갔다. 아울러 비즈니스 미팅에 이어 전시부스 방문객 규모도 역대 최다 수준(약 2000명)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도를 이끌었다. 전시부스에선 AI 기반 신약개발 전략과 미래 성장 비전을 소개하는 한편, 현장 설문 참여인원을 대상으로 '조립형 키캡 증정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다수의 콘텐츠를 운영했다. 셀트리온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도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과 협의를 통해 제품 생산 효율화와 기술력 강화를 이룰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행사 이후로도 해당 기업들과 협의를 지속해 상호 협력 방안을 한층 고도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올해 바이오USA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180건 이상의 비즈니스 미팅과 2000명이 넘는 관람객이 부스를 방문해 셀트리온에 대한 높아진 관심과 위상을 실감케 했다"며 “특히 기존 바이오시밀러 분야를 넘어 ADC·다중항체 등 신약 개발 분야 및 AI 기반 기술력 등 차세대 성장 동력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던 행사“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행사를 통해 발굴한 글로벌 파트너링 기회를 더욱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업계 관계자와 투자자 그룹 등에서 큰 관심을 나타낸 차세대 성장 동력 역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유한양행, 희귀질환 ‘고셔병’ 신약 글로벌 진출 발판 마련

유한양행이 개발 중인 고셔병 신약 후보물질이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희귀의약품 지위를 획득하며 글로벌 시장 진입 기반을 공고히 했다. 유한양행은 고셔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 'YH35995'가 지난 19일(현지시간)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ODD)을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고셔병은 'GBA1'이라는 유전자의 변이로 세포 내 소화와 노폐물 분해에 기여하는 리소좀 효소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당지질의 일종인 글루코실세라마이드(GL-1)가 여러 장기에 쌓이는 '유전성 리소좀 축적 질환(LSD)'이다. 이로 인해 고셔병은 간 및 비장 비대와 빈혈, 혈소판 감소, 골격계 이상 등 전신에 걸쳐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며, 특히 신경증상을 동반하는 제3형 고셔병의 경우 이 증상을 표적으로 해 허가받은 치료제가 전무해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YH35995의 이번 EMA 지정은 앞서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획득한 희귀의약품 지정에 이어진 성과로, 미국과 유럽 양대 의약 규제기관으로부터 연이어 희귀의약품으로 인정받으며 글로벌 시장 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MA 희귀의약품 지정은 환자 수가 적고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다. 지정 품목은 개발 단계에서의 과학적 자문, 규제 절차 관련 수수료 감면, 시판허가 승인 시점부터 10년간 시장독점권등 다양한 개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유럽은 미국(최대 7년)보다 긴 10년의 시장독점권을 보장하며, 지정 시 EU 회원국 전역을 포괄하는 중앙집중심사 절차를 통해 단일 허가를 추진할 수 있어 글로벌 상업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YH35995는 유한양행이 지난 2018년 GC녹십자와의 공동연구로 확보해 현재 단독 임상 개발 중인 경구용 저분자 글루코실세라마이드 합성효소(GCS) 억제제로, GL-1 생성을 줄이는 기질감소치료(SRT) 계열 치료제다. 혈액뇌장벽(BBB) 투과력이 우수하다는 점이 특징으로, 유한양행에 따르면 앞선 전임상 연구에서는 혈장과 뇌 내 GL-1을 유의미하게 낮추는 효과가 확인됐다. 이를 통해 기존 치료제가 도달하기 어려웠던 중추신경계까지 약효를 전달할 수 있어, 신경증상 동반 제3형 고셔병 환자의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기대된다고 유한양행은 설명했다. 임상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유한양행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최초 인체 대상 연구(FIH)를 수행해왔으며, 지난달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에서 열린 제3회 고셔병 국제 워킹그룹(IWGGD) 심포지엄 2026에서는 단회투여(SAD)결과를 구연 발표하며 최초의 임상 데이터를 공개했다. 유한양행은 확보한 단회 투여 후 안전성·내약성 및 약동학(PK)·약력학(PD) 결과를 바탕으로 반복투여(MAD) 임상 단계에 진입해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EMA ODD지정을 발판으로 YH35995의 글로벌 임상·허가 전략을 구체화하고, 환자 접근성 제고를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김열홍 유한양행 R&D총괄 사장은 “앞서 FDA ODD 지정과 국제 학회에서의 임상 데이터 공개에 이어 이번 EMA ODD 지정까지 제3형 고셔병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 옵션 개발의 필요성과 YH35995의 잠재력을 미국과 유럽에서 연이어 확인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글로벌 규제기관과의 협의를 바탕으로 임상 개발 속도를 높여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치료 대안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오프라인 뷰티사업’ 힘주는 동국제약…창립 첫 ‘매출 1조’ 잰걸음

동국제약이 회사의 핵심 사업으로 떠오른 '뷰티 사업'을 온라인몰과 드럭스토어에 이어 약국까지 확장하는데 팔을 걷었다. 올해 창립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뷰티사업 유통채널을 확장함으로써 외형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은 최근 전국 200여개 약국에 뷰티 카테고리 특화구역인 '파마시 뷰티 솔루션'을 신설했다. 이 특화구역은 동국제약의 화장품 브랜드 '루온셀'과 약국 전용 화장품 브랜드 '마데카파마시아', 탈모 증상 완화 기능성 샴푸 브랜드 '판페신' 등 헬스앤뷰티(H&B) 제품군이 전면에 배치됐다. 동국제약이 뷰티사업을 약국으로 확장하는 행보는 50~60대 연령층의 소비 심리를 집중 겨냥함으로써 뷰티사업의 외연을 한단계 확장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마데카크림 시리즈를 필두로 하는 회사 대표 뷰티 브랜드 '센텔리안24'가 20~40대 소비층이 중심인 드럭스토어 등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50~60대 중장년층은 이 같은 유통 채널의 이용 빈도가 낮기 때문에 이들에게 익숙한 약국으로 매대를 확장하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동국제약 관계자 역시 “파마시뷰티솔루션은 드럭스토어와 온라인을 통한 뷰티 제품 구매가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않은 5060세대 소비자에게 주요한 구매 접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처럼 동국제약이 핵심 사업인 뷰티 부문의 외형 확장에 나섬에 따라 올해 창립 첫 매출 1조원 달성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기존 주력 브랜드인 센텔리안24 중심의 글로벌 매출 성장이 지속되는데 더해, 이번 유통채널 확장을 통해 매출 성장이 한층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동국제약의 연결기준 매출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전망치)는 전년 9269억원 대비 14.6% 증가한 1조619억원으로 전망된다. 뷰티사업 중심의 견조한 매출 성장에 힘입어 '매출 1조 클럽' 진입에 성공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실제 올 1분기 별도기준 동국제약의 '화장품 및 기타의약품' 매출은 전체 매출의 41.6%에 이르는 1088억원으로, 전년 동기 693억원 대비 57% 급증하며 뷰티사업 부문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선 올해 동국제약이 센텔리안24를 중심으로 해외 오프라인 채널 판매 호조에 힘입어 100%를 웃도는 수출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앞서 동국제약은 지난해 11월 일본 대표 유통체인인 돈키호테 오프라인 매장에 자사 화장품 브랜드 '벨프리모'를 입점시키며 글로벌 오프라인 시장 확장을 본격화한 바 있다. 현재 동국제약 일본 현지에서 자사 화장품을 입점시킨 매장 수는 돈키호테 500개, 로프트 100개 등 총 1000여개 수준으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센텔리안24를 미국 최대 유통체인 중 한 곳인 '얼타 뷰티' 전 매장(약 1400개)에 입점시키며 북미권 오프라인 뷰티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 상태다. 박선영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동국제약이 지난해까지는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해 실적을 견인한 반면, 올해는 미국 주요 뷰티 리테일 채널과 일본 대형 드럭스토어·버라이어티숍 진출이 본격화해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가 기대된다"며 “올해 연간 100% 이상의 뷰티부문 수출 성장세가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특히 센텔리안24는 내수 중심의 더마코스메틱 브랜드에서 글로벌 헬스케어 소비재 브랜드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AI 대기업-글로벌 빅파마 ‘합종연횡’…K-제약바이오 생존 전략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글로벌 인공지능(AI) 신약 시장 공략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AI테크 기업과의 연합전선 구축부터 자체 AI모델 개발까지 다각도로 전략을 펼치며 글로벌 선두주자 추격을 가속하는 모양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디앤디파마텍은 지난 16일 LG AI연구원과 AI모델을 활용해 차세대 펩타이드 기반 경구용 치료제를 공동개발하는 사업의 본계약을 체결했다. LG AI연구원이 질병 원인물질의 구조를 분석하는 AI모델을 개발하고, 이 모델을 기반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면 디앤디파마텍이 해당 물질의 구조 설계·검증·개발·상업화 등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이번 LG-디앤디파마텍간 연합은 글로벌 AI 신약개발 시장에서 주류 사업모델로 자리잡은 이른바 '빅테크-빅파마' 연합 전략이 국내에서도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예컨대 글로벌 빅파마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을, 노보노디스크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를 전략적 파트너로 선택하며 신약 발굴·품질 관리 등 폭넓은 분야에서 연합 전선을 구축한 상태다. 특히 이번 LG-디앤디파마텍 연합의 경우엔 후보물질 탐색·발굴에만 수년이 소요되던 의약품 개발 과정이 AI모델 활용을 통해 획기적으로 단축될 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과 유망 바이오텍간 협업을 통해 신약을 창출하는 'AI 신약 주권 확립'을 앞당길 사례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내 전통 제약기업간 공동연구를 통해 AI 신약개발 기술을 고도화하려는 시도도 포착된다. 같은 날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한 목암생명과학연구소(GC녹십자그룹)와 에스티팜(동아쏘시오그룹)이 대표적이다. 앞선 LG-디앤디파마텍 연합이 펩타이드 기반 의약품에 초점을 맞췄다면, 목암연구소-에스티팜 연합은 AI 기반 유전자(RNA) 신약의 설계·최적화 기술을 고도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목암연구소-에스티팜 연합은 목암연구소가 보유한 생성형 AI·바이오 파운데이션 모델 역량에 에스티팜이 축적한 RNA 기술력을 결합함으로써,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 설계와 최적화 등 개발 과정을 효율화하고 AI 기술의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한층 구체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체 AI 플랫폼을 독자적으로 구축해 후보물질 발굴 등 신약개발 과정을 효율화하려는 제약기업도 있다. JW중외제약은 자체 AI 플랫폼 '제이웨이브'를 구축해 신약 후보물질 탐색·최적화 등 발굴 과정 전주기에 걸쳐 효율화를 진행 중이다. 제이웨이브는 세포주·오가노이드·질환 동물모델 유전체 정보와 자체 합성 화합물 데이터 등 생물·화학 빅데이터에 구조기반 모델링, 강화학습 알고리즘 등 AI모델 20여종을 적용한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이다. 대웅제약은 약 8억종에 이르는 화합물질 분자모델 데이터베이스(DB) '다비드'와 AI 기반 신약개발 시스템 '데이지' 등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며 AI 신약개발 역량 내재화에 나섰다. 삼진제약 역시 연구센터 산하 AI신약개발팀을 별도 편성하는 한편, 신약 및 멀티오믹스 분석 AI 모델 개발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유한양행도 신약 후보물질의 설계와 선별, 분석 등 개발 전주기를 통합하는 데이터 기반 AI 신약개발 플랫폼 '유니버스'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 밖에 셀트리온과 SK바이오팜 역시 AI를 미래 핵심 성장전략으로 지목하고 자사의 AI 기반 신약개발 역량 강조에 나섰다. 이들 기업은 다음 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2026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서 구체적인 AI 기반 신약개발 전략과 관련 기술을 소개한다는 방침이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K-제약바이오, 美 ‘바이오USA’서 CDMO 수주 ‘총력전’

국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글로벌 최대 제약·바이오 박람회 '2026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 개막을 한 주 앞두고 막판 전략 정비에 나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대표 CDMO 기업은 물론,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주요 CDMO 자회사들도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려 치열한 수주전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바이오USA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컨벤션 센터에서 '사명이 이끄는 혁신'을 대주제로 오는 22일(현지시간)부터 25일까지 나흘간 개최된다. 바이오USA는 미국 바이오협회(BIO) 주관으로 매년 6월 미국 내 주요 바이오클러스터를 순회하며 열리는 연례 행사로, 전세계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각 분야의 파트너십을 논의하는 교류의 장이다. 올해 행사는 글로벌 업계 관계자 약 2만명 이상이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CDMO 분야에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미국 생물보안법 시행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이 일며 잠재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한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실제 중국 주요 CDMO 기업 중 한곳인 우시앱택이 지난 8일 미국 국방부로부터 '미국에서 활동 중인 중국 군사기업(1260H)'으로 지정되며 미국 내 사업이 사실상 금지돼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가속화한 상태다. 미국 국방수권법(NDAA)의 하위법인 생물보안법은 적대국 국적 바이오기업을 미국에서 퇴출하기 위한 법으로, 국방부의 1260H 목록에 지정된 바이오기업은 생물보안법 적용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이처럼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유럽 등 중국 외 CDMO 기업의 수주 확대 환경이 조성된 가운데, 국내 주요 기업들은 이번 바이오USA를 통한 잠재 파트너십 확보 전략을 세밀화하며 글로벌 수주전 준비에 나서고 있다. 올해까지 14년 연속으로 바이오USA에 참가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시장 메인 위치인 'Contrct Services Zone'에 140㎡(약 42평) 규모 단독부스를 마련하고, 위탁연구개발생산(CDRMO) 서비스 전반을 경험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터치 스크린 등 참여형 콘텐츠를 준비했다. 제임스 최 부사장을 필두로 한 세션 발표와 제프 메이슨 상무의 현장 대담 등 이벤트도 진행해 수주 확대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특히 지난 4월 인수를 완료한 미국 록빌 캠퍼스를 비롯해 글로벌 초격차 수준의 캐파(생산 능력)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글로벌 CDMO 리더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로 5년 연속 참가기록을 세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인공지능(AI) 및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 다수 포진한 'Digital Health and AI Zone'에 단독부스를 마련했다. 회사의 제조 공정 디지털 전환 방향성과 스마트 제조 역량을 강점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오는 8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인천 송도 제1공장 소개를 통해 대규모 상업생산 역량과 고객 맞춤형 제조 경쟁력을 알리고, 북미(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공장)와 아시아(인천 송도 플랜트)를 잇는 듀얼 사이트 운영 강점을 구체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행사 기간 총 3회에 걸친 인부스 프레젠테이션과 항암분야 차세대 모달리티(치료접근법)인 항체-약물접합체(ADC) 기반 참여형 콘텐츠도 별도 구성됐다. 같은 구역에 단독부스를 꾸린 동아쏘시오그룹은 △동아에스티(신약개발) △에스티팜(RNA치료제 CDMO) △비티젠(바이오의약품 CMO) 등 주요 계열사 3곳이 공동으로 부스를 운영해 그룹사간 시너지를 한층 극대화한다. 오윤석 동아에스티 R&D 총괄 부사장과 성무제 에스티팜 사장, 이현민 비티젠 사장 등 핵심 경영진도 부스 전면에서 잠재 파트너사와의 스킨십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올해 행사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알짜 CDMO 자화사들도 부스 참가를 통해 수주전 열기에 가세한다. 최근 화학합성의약품의 원료의약품(API)에서 펩타이드·ADC 링커·메신저 리보핵산(mRNA) 등 고부가가치 CDMO로 사업 범위를 확장 중인 한미약품 자회사 한미정밀화학이 대표적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정밀화학이 올해 행사에서 부스를 통해 이러한 사업 역량을 적극 알리고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의 새로운 비즈니스 협력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 2024년 인수한 독일 CDMO 자회사 IDT 바이오로지카도 부스를 마련했다. 최근 미국 머크(MSD)와 에볼라 백신을 완제 개발·생산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무대에서 CDMO 수주 경쟁력을 재차 증명한 만큼, 바이러스 백신 등 주요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모색할 전망이다. 이 밖에 차바이오텍 미국 자회사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도 이번 행사 참가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회사가 공식 론칭한 고객 중심 혁신 제조 프레임워크 '마티카 오픈 엑세스 플랫폼'을 전면에 내세워 수주 고객 유치에 나설 방침이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정부 ‘탈모 급여화’ 재시동…약가인하 앞둔 제약업계 ‘부글부글’

정부가 탈모 치료의 건강보험 급여산정 범위를 확대하는 이른바 '탈모 급여화'에 재시동을 걸었다. 정부는 “실무 검토를 이미 진행했다"며 추진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정작 수혜 대상으로 지목되는 국내 제약업계에선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발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 정책간담회를 통해 탈모 치료의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내용의 하반기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매년 20만~24만명 규모의 환자가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것으로 추산되는 탈모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촉발되는 원형탈모와 지루성 피부염으로 인한 탈모 등 질환성 탈모 등에 한해서만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있다. 유전성 요인이 큰 이른바 'M자 탈모'의 경우엔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않아 약제비 등 치료 비용을 환자 본인이 전부 부담해야 한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서 청년 세대가 직면한 탈모 치료 문제의 심각성을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보고 이번 정책 추진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사회 진입에 나서는 청년층의 탈모가 단순 미용 문제를 넘어 일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질병이라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그간 정부 주도의 탈모 급여화 추진은 수차례 논의된 바 있으나, 건강보험 재정 불안의 측면에서 반대에 직면해왔다. 이미 급여 대상인 질환성 탈모를 넘어 보험 적용 대상을 확대하게 되면 점진적으로 수천억원대의 추가 건보 재정 지출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반대에도 정부는 급여화 방식과 재정 소요 규모 등 실무적 문제에 대한 검토를 이미 진행했다는 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한 조사에서 급여 확대에 대한 긍정 여론이 높았다는 점을 들어 이번 급여화 추진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정부 의지에도 불구하고, 정작 탈모 급여화의 수혜 대상으로 지목되는 국내 제약업계에선 반대 의견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상당수 필수의약품보다 (기등재) 탈모약의 약가가 높은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미용 영역에 가까운 탈모를 급여화하겠다는 건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필수의약품을 비롯한 퇴장방지의약품에 대한 약가 보상 합리화조차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용 영역인 탈모 치료제를 급여화하는 것은 보건 안보와 건보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이 관계자는 “국내에선 필수의약품과 퇴장방지의약품에 대한 약가가 제대로 보전되지 않아 수지타산이 맞지 않은 제약업체들이 생산을 중단하고 있는 실정"며 “정부는 (필수의약품 생산 중단에 따른) 국민 불편과 환자 불안이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부터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장 국내 탈모 치료제 시장이 급여화를 요할 만큼 환자의 금전적 부담이 큰 시장이 아니라는 점도 업계의 반발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비급여 탈모약 시장은 이미 오리지널 제품과 다수 제네릭(복제약)이 초저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가 항암제처럼 환자 생명과 직결돼 있으면서 급여 논의가 시급한 약물도 아니고, 지금 시점에서 굳이 탈모를 급여화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귀띔했다. 더욱이 올 3분기부터 '제네릭 약가 인하'가 본격 시행될 예정인 상황에서 탈모 급여화가 추진되는 점 역시 업계의 반발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제네릭 약가 인하는 오리지널 대비 53.55% 수준인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향후 10년에 걸쳐 45% 수준까지 인하하는 내용이 골자다. 정부는 건보 재정 건전화와 제약산업 혁신을 위해 제네릭 약가인하를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제약업계는 제네릭을 주요 수익기반으로 하는 현 산업구조에서 제네릭 약가인하는 신약개발 투자 동력을 저하시킬 것이라 반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급여권 탈모약이 급여권에 진입하면 약가인하 압박이 반드시 발생할 것"이라며 “안그래도 하반기 제네릭 약가 인하 예정으로 연구개발(R&D) 비용 마련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탈모약이 급여권에 진입하면 제약사 재정 부담은 확대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행정안전부와 함께 내달 4일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급여 적용 문제에 대한 국민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제1차 '모두의 토론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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