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매출 1위 유방암 치료제 인수…신사업 ‘CDMO’ 시너지

보령이 사노피 유방암 치료제 '탁소텔(성분명 도세탁셀)'의 글로벌 비즈니스 인수 계약 절차를 최종 종결하고 이달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가며 회사의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크게 강화했다. 탁소텔 생산체계의 내재화에 나선만큼 보령이 신사업인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시너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탁소텔의 글로벌 판권과 유통권 등 사업권을 인수하는 계약의 거래대금(약 2566억원)을 지난달 29일 사노피에 지급하며 거래를 끝마쳤다. 보령이 사노피와 관련 최초 계약을 체결한 지 약 9개월 만이다. 앞서 보령은 지난해 9월 사노피와 이 계약을 체결할 당시, 계약종결과 함께 사노피에 지급해야 할 거래대금은 2648억원에 달했으나, 계약 당사자간 합의로 거래대금이 약 82억원 감소하며 일부 부담을 덜게 됐다. 다만 이번에 지급한 거래대금은 지난 1분기말 기준 보령 자기자본(8737억원)의 29.4%에 달해 단기간 재무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번 탁소텔 인수는 보령이 항암제 포트폴리오 확장과 함께, 안정적 신뢰 기반을 확보한 제품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당장 국내에서만 지난 2024년 기준 64.7%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1위 약물 탁소텔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함으로써,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에 따라 매각해야 하는 자사의 시장 2위 약물 디탁셀(탁소텔 제네릭, 13.8% 점유율)을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더라도 보령의 내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된다. 탁소텔 인수를 계기로 보령이 글로벌 항암 시장에 최초로 진출했다는 점 역시 의미가 크다. 보령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항암제품군은 지난해 말 기준 총 2387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항생·호흡기 등 전문질환 제품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매출 비중을 나타냈다. 이는 모두 내수시장에서 기록한 성과로, 탁소텔 인수를 통해 글로벌 항암제 매출을 창출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원개발사인 사노피의 탁소텔 글로벌 매출은 지난 2024년 기준 11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특히 이번 인수로 탁소텔의 생산체계를 내재화하는 과정에서 보령의 CDMO 수주 시너지 역시 기대를 모은다. 보령은 지난 2022년 일라이릴리의 세포독성항암제 '알림타(성분명 페메트렉시드)'의 국내 사업권을 인수한 뒤, 생산체계 내재화를 통해 지난 2024년 대만에서 알림타를 판매하는 제약사 로터스에 이를 공급하는 CDMO 수주를 성사시켰다. 해당 수주물량은 지난달부터 본격 출하를 시작한 상태다. 앞서 보령은 지난 2021년에도 일라이릴리로부터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성분명 올란자핀)'을 인수하고 이를 내재화해, 자이프렉사 글로벌 권리를 확보한 체플라팜과 지난해 CDMO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인수된 탁소텔 역시 내재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보령의 세포독성항암제 생산 역량을 강화해 CDMO 수주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할 전망이다. 김성진 보령 최고전략책임자는 “탁소텔 비즈니스 인수는 단순히 오래된 항암제 한 제품을 인수한 것이라 아닌,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분명한 기회를 확인하고 보령이 글로벌 필수 항암제의 허가·품질·생산·유통을 직접 책임지는 회사로 탈바꿈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령은 이번 인수 완료를 기점으로 글로벌 필수 항암제 공급망 안에 이름을 올렸다"며 “탁소텔을 발판으로 주요 글로벌 공급자로서의 입지를 지속적으로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일 보령이 탁소텔의 영업을 양수하는 기업결합을 심사한 결과 국내 도세탁셀 성분 항암제 시장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보령이 보유한 탁소텔 제네릭 '디탁셀' 영업 자산을 제3자에 매각하도록 시정조치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탁소텔 인수에 따라 보령이 국내 도세탁셀 시장에서 확보하게 될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24년 매출액 기준 최대 78.5% 수준으로 집계됐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삼성에피스, 유럽서 안과질환 시밀러 출시…K-바이오 “시장 주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리제네론의 안과질환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 '오퓨비즈'를 유럽시장에 출시하며 현지 '애플리버셉트(아일리아 주성분)' 바이오시밀러 경쟁에 합류했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럽시장 합류는 우리 기업들의 현지 애플리버셉트 바이오시밀러 시장 주도권 장악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유럽 시장에 오퓨비즈 저농도 제형(40㎎)을 직접판매 방식으로 출시하며 현지 애플리버셉트 바이오시밀러 경쟁에 합류했다. 애플리버셉트는 글로벌 제약사 리제네론과 바이엘이 공동 개발한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주성분으로, 원개발사인 리제네론의 지난해 실적 기준 전세계 시장에서 약 12조원 매출을 올린 글로벌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이다. 아일리아의 주요 물질특허는 유럽에서 지난해부터 순차 만료됐으나, 제형특허를 앞세운 리제네론의 시장 방어로 특허 합의·회피 전략에 따라 기업별 출시 일정은 상이했다. 특히 유럽연합(EU)의 개별 회원국간 오리지널 특허침해 판단 여부가 갈려 시장 공략의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지난 1월께 리제네론과 특허 합의를 거쳐 유럽권 출시 가능일자를 지난 4월로 확정하고 출시 준비에 나선 바 있다. 이번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오퓨비즈를 공식 출시함에 따라 유럽권 애플리버셉트 바이오시밀러 경쟁은 국내 기업들의 3파전 구도로 형성됐다. 앞서 삼천당제약은 지난해 11월 유럽에 자사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비젠프리'를 출시하며 올 1분기부터 매출이 발생한 상태다. 셀트리온 역시 지난해 말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권에서 자사 바이오시밀러 '아이덴젤트' 출시 국가를 순차적으로 확대하며 매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해 9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자사 바이오시밀러 '아일럭스비'의 시판허가를 획득한 국내 바이오기업 알테오젠도 현지 시장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국내 기업간의 4파전 구도로 확장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7일 현재 유럽의약품청(EMA) 홈페이지에 게재된 애플리버셉트 바이오시밀러 승인 품목은 총 12개로, 이 중 동일 약물이면서 유럽 내 국가별로 제품명이나 파트너사만 다른 경우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5~6개 제품이 현지 국가별로 출시돼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중 인도 바이오콘(Biocon Biologics), 독일 포마이콘(Formycon), 아이슬란드 알보텍(Alvotech) 등이 현재 국내 기업들과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직 출시 경쟁 초반이라 글로벌 빅파마들의 진입이 이어질 전망이지만, 현재 우리나라 기업이 가장 많이 포진돼 있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들의 발빠른 출시와 초기 시장 주도권 장악을 위한 점유율 확대 전략이 주목된다. 유럽 내 애플리버셉트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는 각 기업별 유통망 확보 전략이 현지 점유율 경쟁의 승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럽 주요국에서 약국 단위 '대체 조제' 활성화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까닭이다. 대체 조제란 환자가 병원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을 처방받았다 하더라도 약국이 오리지널 대신 바이오시밀러 등 복제약으로 대체해 조제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특히 유럽 내 최대 애플리버셉트 시장인 프랑스를 중심으로 바이오시밀러 대체 조제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애플리버셉트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이 매출 및 점유율 확대를 위해 현지 약국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적극 펼쳐야 함을 의미한다. 이에 직판망을 중심으로 유럽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공략 중인 셀트리온의 경우, 지난달 114년간 프랑스 내에서 9000여개 약국 영업망을 확보해 운영하고 있는 현지 헬스케어기업 '지프레'를 인수하며 현지 약국 영업력을 선제적으로 끌어올렸다.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유럽에 진출한 삼천당제약은 현지 시장을 동유럽과 서유럽으로 구분짓고, 폴파마(서유럽)·MD바이오로직스(동유럽)·프레제니우스 카비(프랑스) 등과 독점계약을 체결해 권역별 맞춤형 시장 공략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후발주자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기존 안과질환 치료제 제품인 '바이우비즈(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의 현지 직판을 통해 축적한 영업망을 활용해 시너지를 높여 점유율 확대를 이끈다는 구상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유럽 시장의 경우, 사보험 중심인 미국 시장과 달리 입찰제 등 회원국별 특색이 다르다"며 “현지에서 바이우비즈 등 기존 안과용제 포트폴리오를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섰던 노하우를 살려 현지 법인을 중심으로 조기에 점유율 확대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휴온스랩 합병 논란’ 휴온스그룹, 주주 달래기…“합병신주 주주환원”

알짜 자회사 휴온스랩의 '우회상장' 논란에 직면한 휴온스그룹의 지주사 휴온스글로벌이 휴온스랩 흡수합병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주주 설득에 나섰다. 휴온스글로벌은 휴온스랩 흡수합병을 반대하는 주주를 대상으로 합병 결정 배경과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4일 경기 성남 판교사옥에서 주주간담회를 개최했다. 휴온스글로벌 소액주주들은 정맥주사(IV) 약물의 피하주사(SC) 제형 전환 기술인 '하이디퓨즈'를 보유한 휴온스글로벌의 비상장 자회사 휴온스랩을 상장 계열사 휴온스에 흡수합병하는 이번 휴온스그룹의 결정에 대해 강한 반발감을 보이고 있다. 휴온스랩 모회사 휴온스글로벌이 실질적으로 보유한 유망 기술 자산이 동일 그룹 내 다른 상장사에 이전됨에 따라 휴온스글로벌의 주주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게 소액주주들의 지적이다. 이에 휴온스글로벌은 이날 주주간담회에서 이번 흡수합병의 배경을 각각 휴온스·휴온스랩의 관점에서 짚으며 당위성을 설명했다. 휴온스글로벌은 먼저 휴온스가 미래 성장동력을 견인하기 위한 신약 파이프라인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휴온스랩과의 합병을 추진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이에 더해, 제네릭 약가 인하를 골자로 하는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이 오는 8월 1일부터 시행되고, 미국 사업의 부진 및 원가 상승으로 매출과 수익성의 하락 압력이 심화하고 있어 이번 흡수합병은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휴온스랩의 경우, 자본잠식 상태가 심화함에 따라 연구개발(R&D)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휴온스와의 합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휴온스글로벌이 밝힌 지난해 기준 휴온스랩의 영업손실 규모는 약 102억원에 달한다. 아울러 정부의 중복상장 규제강화 기조에 따라 휴온스랩의 기업공개(IPO)가 실질적으로 좌초된 점과 바이오섹터 투자심리의 약화로 R&D 투자 등 휴온스랩의 생존·사업화 난항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도 합병 추진 배경이라고 휴온스글로벌은 지목했다. 휴온스글로벌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휴온스-휴온스랩 흡수합병에 따른 기대효과도 설명했다. 미래 성장동력이 부족한 휴온스의 경우 합병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지닌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R&D 역량 강화를 통해 보건복지부의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획득함으로써 약가인하 리스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휴온스랩은 자금조달의 유연성을 확보해 R&D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휴온스가 보유한 자본·인프라를 활용해 연구 성과의 조기 상업화를 실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휴온스글로벌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합병 이후 5년간 휴온스-휴온스랩의 사업 로드맵도 제시했다. 합병 이후 휴온스는 내년까지 글로벌 파트너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인간유래 히알루로니다제 '하이디자임주'의 완제의약품 발매를 완료해 성장 기반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이어 오는 2029년까지는 하이디퓨즈의 원료 판매 상용화를 완료하고 글로벌 파트너사와 후속 기술이전 계약을 지속 성사해 성과를 가시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2030년부터는 바이오의약품 등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 사업화에 나서는 한편, 고부가가치 기술의 로열티·마일스톤 매출 비중과 하이디자임주 등 인간유래 히알루로니다제 원료 및 완제품 매출 비중 역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휴온스글로벌은 일반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환원 계획에 대해서도 검토 중임을 내비쳤다. 이날 휴온스글로벌 이사회는 간담회에 참석한 주주들에게 원활한 소통을 위한 일반주주 대표를 선출해줄 것을 요청했다. 선출된 주주 대표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주주 환원 계획을 수립해 발표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흡수합병을 통해 휴온스글로벌이 받게 되는 합병신주 일부를 대주주 및 자사주를 제외한 일반주주들에게 현물 배당하는 계획도 검토 중이다. 환원 규모에 대해서는 휴온스글로벌의 재무 상황을 고려하되 소액주주 대표와의 간담을 실시하고 이후 특별위원회 검토, 이사회 개최 등을 거쳐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휴온스그룹은 지난달 18일 휴온스글로벌의 비상장 자회사인 휴온스랩을 그룹 핵심 사업회사인 휴온스에 흡수합병시키기로 결정했다. 이후 휴온스글로벌 소액주주들은 휴온스글로벌의 미래 성장동력이 유출된다는 이유로 휴온스의 휴온스랩 흡수합병 반대에 나섰다. 휴온스글로벌은 4일 주주간담회에 이어 오는 7월 3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송수영 휴온스글로벌 대표는 “이번 주주간담회와 다가올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소수주주를 포함한 전체 주주들의 뜻이 왜곡 없이 경영에 반영되도록 하겠다"며 “앞으로도 주주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투명한 경영과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해 나갈 것임을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한미약품, 릴리에 1.9조 기술수출…‘랩스커버리’ 후속성과 기대↑

한미약품이 자체개발한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단장증후군 치료제 후보물질을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릴리에 2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기술이전하며 신약개발 플랫폼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 플랫폼은 대사질환, 항암 등 다양한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추가 성과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달 31일 일라이릴리에 자사 단장증후군 치료제 후보물질 '소네페글루타이드'를 기술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은 최대 12억6000만달러(약 1조9000억원)규모로, 반환의무 없는 업프론트(계약금) 7500만달러(1100억원)와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11억8500만달러(1조8000억원)로 구성됐다. 이번에 2조원에 육박하는 빅딜을 이끈 소네페글루타이드는 장 점막 성장·보호·재생과 염증 완화 효과를 지닌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2(GLP-2) 기반 바이오의약품이다. 특히 소네페글루타이드는 한미약품의 약물전달 플랫폼(기반기술)인 '랩스커버리'를 통해 월 1회 주사하는 방식의 '프리필드 시린지(PFS)' 제형으로 개발돼 기존 약물 대비 환자 투약 편의성과 순응도를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GLP-2 계열 단장증후군 치료제 시장을 지배한 유일한 약물인 일본 다케다제약의 가텍스(성분명 데투글루타이드)의 경우 피하주사 방식을 통해 매일 투약해야 하는데, 소네페글루타이드는 랩스커버리를 통해 투약주기를 크게 개선함으로써 기존 시장 구도를 재구성할 잠재력을 지닌 약물로 평가된다. 가텍스가 확보한 글로벌 시장은 약 9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을 통해 한미약품은 시장에서 랩스커버리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재차 입증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랩스커버리는 바이오의약품의 반감기(체내 투입된 약물이 절반까지 줄어드는데 걸리는 시간)를 늘려 투여 횟수를 줄이는 한미약품의 자체 기술이다. 바이오의약품의 약효 성분은 일반적으로 단백질 혹은 단백질의 구성 요소인 아미노산이 짧은 사슬 구조로 연결된 '펩타이드'로 구성된다. 그러나 펩타이드(단백질)로 이뤄진 약효 성분은 체내 유입 이후 분해효소에 의해 아미노산 단위로 빠르게 분해되고, 분자량이 작을 경우 신장을 쉽게 통과해 소변으로 배출되는 탓에 반감기가 짧다. 랩스커버리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자 면역글로불린 G라는 항체의 일부분(Fc단편)과 약효성분(펩타이드)을 링커로 결합하는 방식을 취한다. Fc단편과 결합된 펩타이드가 체내 분해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대신, 신생아 Fc수용체(FcRn)과 결합해 체내에서 순환되며 약효 성분의 지속성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예컨데, 더운 날씨에 녹기 쉬운 아이스크림(펩타이드)을 냉동탑차(Fc단편)에 적재(링커로 결합)하고, 차량의 운송 경로를 따라 이동(FcRn 순환)하며 변형을 방지(반감기 연장)하는 기술인 셈이다. 이 같은 플랫폼 기술은 이번 소네페글루타이드 외에도 한미약품의 핵심 포트폴리오와 파이프라인에 두루 적용될 수 있어 한미약품의 핵심 연구개발(R&D)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된 한미약품의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와 대사이상성 지방간염(MASH) 치료제 '에페노페그듀타이드'의 경우 과거 각각 사노피·얀센으로부터 '기술이전-권리반환'을 겪으며 좌절을 맛보기도 했으나, 반환받은 기술을 내재화 하거나(에페글레나타이드)와 머크(MSD)에 재수출하는데 성공(에페노페그듀타이드)하는 등 플랫폼 가치를 증명했다. 이 밖에 한미약품은 대사·항암·희귀질환 등 분야에서 다수 파이프라인에 대한 R&D를 이어가고 있다. 체중감소·MASH 치료 등 대사질환을 겨냥해 △글루카곤(GCG) △GLP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펩타이드(GIP)의 삼중 작용제로 개발 중인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는 주 1회 투여하는 약물로, 올 하반기 글로벌 임상 2상 종료를 목표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은 이 약물에 대해 특발성 폐섬유증 적응증을 겨냥한 전임상 연구도 착수했다. 항암 분야에선 고형암을 겨냥한 지속형 인터루킨-2(IL-2) 아날로그 'HM16390'가 미국과 한국에서 각각 1상을 진행 중이다. 이 약물은 지난해 MSD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의 병용요법 연구도 추진됐다. 아울러 희귀질환인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치료제인 주 1회 지속형 GCG 작용제 '에페거글루카곤' 역시 올 하반기 종료를 목표로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에 기술이전된 소네페글루타이드의 적응증 확장을 통한 파이프라인 가치확대 가능성에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네페글루타이드는 전임상 모델에서 GLP-1 작용제인 에페글레나타이드와 병용 투여시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 시너지 가능성이 확인된 바 있다"며 “일라이릴리가 단장증후군이라는 희귀질환뿐 아니라 향후 염증성 장질환으로의 적응증 확장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일라이릴리가 보유한 대사질환 치료제와의 병용 또는 시너지 전략이 구체화될 경우, 소네페글루타이드의 중장기 신약가치는 추가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휴온스랩 흡수합병 논란’ 휴온스그룹, 소액주주 반발에 ‘시계 제로’

휴온스그룹이 주력 계열사 휴온스와 유망 바이오 계열사 휴온스랩의 합병을 추진하자 여기에서 소외된 지주사 휴온스글로벌의 소액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휴온스그룹은 정부가 예고한 제네릭 약가인하에 대처하고 그룹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합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행동주의 플랫폼 등 휴온스글로벌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우회 상장·헐값 합병 의혹까지 제기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휴온스그룹은 주주간담회에 이어 임시주주총회 카드까지 꺼내들며 주주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소액주주들은 금융감독원 탄원서 제출 등 강경하게 맞서고 있어 향후 상황이 주목된다. ◇ 휴온스, 휴온스랩 흡수합병 결정…지주사 소액주주 “미래 가치 유출" 반발 휴온스그룹 지주사 휴온스글로벌은 오는 4일과 7월 3일 경기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각각 주주간담회와 임시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그룹 전반을 둘러싼 흡수합병 논란을 해소하고 주주 총의를 수렴하기 위해서다. 이번 논란은 휴온스그룹이 지난달 18일 지주사 휴온스글로벌의 자회사인 바이오 R&D 전문회사 휴온스랩을 같은 휴온스글로벌 자회사이자 그룹 핵심 사업회사인 휴온스에 흡수합병시키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휴온스랩과 휴온스는 휴온스글로벌이 각각 지분 64.08%·40.74%를 보유한 자회사로, 휴온스랩은 비상장사, 휴온스와 휴온스글로벌은 상장사다. 특히 휴온스랩의 경우, 기존 정맥주사(IV) 약물을 피하주사(SC)으로 전환하는 플랫폼(기반 기술) '하이디퓨즈'를 보유한 유망 바이오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SC제형 시장을 달군 알테오젠의 'ALT-B4'와 유사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제형 변경 수요를 겨냥한 글로벌 기술수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휴온스그룹은 지난달 휴온스의 휴온스랩 흡수합병 결정을 발표하면서 이번 합병은 그룹 주력사인 휴온스가 제약·바이오신약 연구개발부터 판매까지 통합 역량을 갖추도록 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이 합병을 통해 제형 변경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휴온스랩은 향후 기술이전 단계까지 필요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휴온스는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 정부의 약가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획득은 오는 8월 1일부터 시행되는 제네릭(복제약) 약가인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대응책이기도 하다. 휴온스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이며 궁극적으로 기업 내실을 높여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성과를 도출해 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번 합병으로 휴온스글로벌의 자회사였던 휴온스랩이 휴온스로 흡수합병되면 휴온스랩의 잠재성 높은 핵심기술도 휴온스글로벌에서 휴온스로 이전된다는 점이다. 휴온스랩의 기술 잠재력과 성장성을 보고 휴온스글로벌에 투자했던 소액주주들로서는 미래 가치를 유출당하는 상황에 놓이는 셈이다. 휴온스글로벌 소액주주들은 휴온스그룹 측이 최근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른바 '자회사 쪼개기 상장' 금지 기조와 이에 따른 역풍을 피하기 위해 '신종 우회상장'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정부의 확고한 기조로 휴온스랩의 기업공개(IPO)가 사실상 가로막힌 가운데, 상장사인 휴온스와의 흡수합병을 통해 우회로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휴온스랩의 기업가치를 당초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보다 저평가해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축소됐다는 이른바 '헐값 합병' 비판도 제기됐다. 외부평가법인은 휴온스와 휴온스랩의 기업가치를 각각 4081억원·1290억원으로 산정했다. ◇ 휴온스그룹 “휴온스랩, 자본잠식 상태…합병 불가피" 반면 휴온스그룹은 이 같은 소액주주들의 비판을 전면 반박하며 이번 합병은 전략적 결정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안정적인 연구개발 자금 확보가 필수적인 바이오 R&D 사업 특성상, 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휴온스랩이 이를 타개하고 기술이전 단계까지 R&D를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선 합병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게 휴온스그룹 측 설명이다. 특히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은 현재 수입원과 보유 현금이 제한적인 구조인 반면, 휴온스는 안정적 현금창출 능력과 파이프라인 R&D를 실질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인적·물적 역량을 보유해 합병 주체로 적합하다고 휴온스그룹은 강조했다. 휴온스그룹 관계자는 “휴온스의 혁신형 제약기업 지정이 불발될 경우 (제네릭 약가인하로) 막대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건복지부의 정책 기조에 부응하고자 연구개발비를 확장하고 있다"며 “배당이 주 수입원인 휴온스글로벌 입장에서도 (이번 합병에 따라) 장기적으로 배당 확대·투자 효율성 증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외부전문가를 포함한 특별위원회 검토에 따라 적법한 절차로 진행돼 합병가액 역시 적합한 규모로 산정됐다고 강조했다. ◇ '임시주총' 카드 꺼냈지만…결집하는 소액주주들 이처럼 휴온스글로벌 소액주주들과 휴온스그룹간 의견이 팽팽한 대립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휴온스그룹은 오는 4일과 7월 3일 각각 주주간담회·임시주총을 개최해 주주 설득 및 의견 수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특별위원회가 “모기업인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은 합병 당사(휴온스)의 주주가 아니므로 합병에 대한 찬반 의사를 표시할 기회가 없다"는 문제를 지적함에 따라, 임시주총을 통해 표결 권한 밖인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의 찬반 의사도 적극 수렴하겠다고 휴온스그룹은 밝혔다. 휴온스글로벌은 특별위원회 권고를 수용해 이번 임시주총에서 해당 안건에 대한 최대주주·특수관계인 의결권도 일부 제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합산 3%' 룰을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러한 휴온스그룹측의 주주 설득 노력이 실제 합병 찬성 가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소액주주 행동주의 플랫폼 액트를 중심으로 합병 전면철회 요구가 강하게 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휴온스글로벌 소액주주들은 액트를 통해 휴온스글로벌 지분 11.82%를 결집시켰다. 액트는 소액주주 결집을 통해 주주 167명이 서명한 '휴온스랩 흡수합병 시도 엄정 조사 및 증권신고서 반려 촉구' 탄원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유한양행 “반환된 MASH 치료약물, ‘제2의 렉라자’로 키운다”

유한양행이 지난해 반환된 대사이상성 지방간염(MASH) 치료제 후보물질의 국내 임상 1상계획(IND) 승인을 획득하며 국내외 MASH 치료제 개발 여정을 본격화한다. 2일 유한양행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사 후보물질 'YH25724'의 국내 임상 1상 IND를 승인받았다. 이 물질은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수용체와 섬유아세포성장인자21(FGF21)에 동시 작용하는 MASH 치료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MASH는 지방간에서 진행된 염증성 질환으로, 치료제 수요는 높은 반면 실제 상업화가 완료된 약물은 소수에 불과해 시장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유한양행은 글로벌 MASH 시장이 연평균 17~23% 수준 성장률을 보이며 오는 2030년 5조원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한양행은 이번 YH25724 국내 임상 1상을 성인 대상 단회 투여·12주 반복 투여 방식으로 진행해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PK)·약력학(PD) 특성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물질은 지난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한 뒤 지난해 반환돼 자체개발 전략으로 전환한 상태다. 유한양행은 이 물질이 반환되긴 했지만 국내 임상 1상 계획을 승인받아 치료제로서의 잠재력을 인정받은 만큼 '제2의 렉라자'로 키운다는 포부다. 유한양행은 YH25724를 포함해 핵심 파이프라인 5종을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이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지목해 집중 개발하고 있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달 28일 서울 동작구 본사에서 기업설명회 'R&D 데이'를 개최하고 △YH25724를 비롯해 △알레르기 치료제 레시게르셉트(YH35324) △표적항암제 YH42946 △이중항체 항암제 네스로타미그(YH32267) △이중항체 항암제 YH32364 등 5개 후보물질을 포스트 렉라자 전략군으로 소개한 바 있다. 특히 YH25724의 경우,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MASH 치료제 주 타깃으로 꼽히는 FGF21 계열의 주요 후보물질 가운데 '계열 내 최고 신약' 가능성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앞서 진행된 글로벌 임상 1상 결과에 따르면, YH25724은 간 지방량을 측정하는 검사인 '자기공명영상-양자밀도 지방비율(MRI-PDFF)' 측정에서 46.14% 감소율을 보이며 경쟁 약물(34~58%) 대비 동등 내지 우월한 지표를 나타냈다. FGF21 계열 경쟁 물질에서 주로 나타난 설사(9~39.5%), 식욕증가(5~31%) 부작용 역시 GLP-1 보완작용으로 크게 개선(설사 4.3%·식욕감소 13%)됐다는 게 유한양행 측 설명이다. 유한양행이 이번 국내 임상 1상에서 확보하는 데이터를 토대로 예비적 개념증명(PoC) 가능성을 탐색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 같은 지표가 해당 임상에서도 도출된다면 계열 내 최고 신약을 노리는 회사측 R&D 전략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YH25724와 다른 기전의 MASH 치료제의 병용투여를 통한 상승효과가 기대됨에 따라 추후 진행될 예정인 글로벌 임상 2상에서 단독 투여와 병용약물 투여 시험을 병행하고, 이를 통해 확인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술이전·공동개발 등 글로벌 파트너십도 적극 모색해 상업화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SK바사, 국민성장펀드 바이오 2호 투자기업 선정…폐렴백신 개발 탄력

국민성장펀드가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티젠에 이어 두 번째 바이오 투자기업으로 선정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3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공적 자금을 저리로 대출받게 됨에 따라 차세대 폐렴백신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29일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기심회)는 전날인 28일 SK바이오사이언스에 총 3000억원 규모 저리대출(10년)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의 글로벌 차세대 백신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백신 주권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취지다. 재원은 각각 정부 첨단전략산업기금(2500억원)과 산업은행 자금(500억원)으로 조달됐다. 앞서 기심회는 지난달 30일 동아쏘시오그룹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열사 비티젠(옛 에스티젠바이오)에 850억원 규모 저리대출을 승인하며 국민성장펀드 출범 이래 처음 바이오기업 투자에 나선 바 있다. 기심회는 이번 국민성장펀드의 지원 결정 배경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축적해온 백신개발 기술력을 지목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그간 세계 최초로 세포배양 4가 독감백신을 개발하고 국내 유일 코로나19 백신을 상업화하는 등 백신개발 역량과 기술력을 인정받은 만큼, 국내 기업의 차세대 프리미엄 백신 시장 진출 활로를 개척하고 한국을 백신 수출국으로 견인할 적임자라는 게 기심회 측 설명이다. 특히, 기심회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사노피와 공동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GBP410'이 기존 백신 대비 예방 가능한 혈청형 범위가 넓은 만큼, 실제 상용화될 경우 화이자와 머크(MSD) 등이 과점한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울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폐렴구균 백신 시장은 화이자의 13가·20가 백신 '프리베나'가 주도하고 있다. 현재 21가 백신은 지난 202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획득한 MSD의 성인용 백신 '캠백시브'가 유일하다. GBP410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국민성장펀드 지원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해당 후보물질의 연구개발(R&D)과 상업화 준비, 생산 역량 고도화 등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내년 하반기까지 GBP410의 3상의 중간결과(탑라인) 결과를 발표하고, 오는 2029년께 글로벌 시장에 본격 출시한다는 구상인 만큼, 이번 지원에 따라 회사의 R&D 전략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국민성장펀드의 지원 기업으로 선정된 것은 우리의 백신 개발 역량과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대한민국 백신 주권 강화와 미래 감염병 대응 역량 확보를 위해 핵심 파이프라인 개발과 생산 인프라 구축에 지속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성균관대, 암세포 보호막 뚫는 나노의약품 개발…“면역항암 새 지평”

성균관대학교(총장 유지범) 화학공학부 박재형 교수 연구팀(공동 제1저자 김찬호 박사·고혜원 박사)은 항암 면역 치료의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암세포 유래 엑소좀'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혁신적인 펩타이드 나노의약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암세포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구축한 견고한 방어 체계를 허물고,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암을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받는다. 암세포는 성장 과정에서 '엑소좀(Exosome)'이라는 아주 작은 주머니를 주변으로 분비한다. 이 엑소좀은 일종의 '방패'이자 '교란 물질'로 작용해 주변의 면역세포 활성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종양 조직을 딱딱하게 만드는 섬유화 현상을 일으킨다. 이를 통해 암세포는 면역세포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강력한 방벽을 세우게 된다. 이러한 방어 기전은 최신 항암제인 '면역관문억제제(ICB)'나 차세대 면역세포 치료제인 '입양 T세포 치료(ACT)'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핵심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인체 내 면역세포(T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면역항암제로, 독한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암세포가 T세포의 공격을 회피하기 위해 방출하는 면역관문물질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져 인체 부작용이 적고 다양한 암종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지만,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환자의 비율은 낮은 것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입양 T세포 치료제는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등 환자의 면역세포를 채취해 증식 또는 유전자조작을 거쳐 다시 환자 몸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환자별 맞춤형 치료제라 치료 효과가 우수하다는 장점을 가지지만, 위암·폐암 등 고형암은 암세포 주위의 장벽(종양미세환경)이 견고해 면역세포가 침투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박재형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암세포의 특수한 환경에 주목, 정상 조직과 달리 산성을 띠는 종양미세환경에서만 활성화되는 나노의약품 'ExoPERM' 기술을 개발했다. 이 나노의약품은 평소에는 생물학적 기능이 없지만, 종양 조직 내의 약산성 환경에 노출되면 물리화학적 변화를 일으켜 암세포가 내뿜은 엑소좀의 막을 선택적으로 파괴한다. 이러한 기전은 단순히 엑소좀을 제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암 엑소좀에 의해 억제되었던 체내 면역 반응을 다시 깨우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이 진행한 동물실험 결과, 면역관문억제제를 단독 투여했을 때보다 ExoPERM를 함께 투여했을 때 면역 T세포의 활성도가 1.8배 이상 증가하는 우수한 효능을 보였다. 또한 입양 T세포 치료제와 병용 투여했을 때는 종양 내부로 침투하는 T세포의 양이 3배 이상 급증하는 놀라운 항종양 효능을 보여줬다. 연구를 주도한 박재형 교수는 “종양 조직만을 정밀하게 타격해 면역 활성 상태로 전환시키는 ExoPERM 플랫폼은 기존 면역 항암제만으로는 치료가 어려웠던 난치성 암의 혁신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며 “이번 연구 성과가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완치의 희망을 전하는 새로운 이정표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글로벌 리더연구, 범부처 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의 재생의료 원천기술개발사업, 차세대바이오 및 선도연구센터(ERC), 산업통산자원부의 이종기술융합형 사업의 지원 등을 통해 수행됐으며,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시그널 트랜스덕션 앤 타겟티드 테라피'에 2026년 5월 28일 온라인 게재됐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GC녹십자, 美 백신사업 매각해 실탄 확보…‘알리글로’ 집중 투자

GC녹십자가 잇따른 관계사 및 계열사 지분매각을 통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가동하기 위한 연구개발(R&D) 체력을 확보했다. 회사의 핵심 제품인 면역글로불린 '알리글로' 중심의 성장전략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릴리는 지난 26일 GC녹십자의 미국 백신개발 관계사 '큐레보 백신'의 발행주식 전량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최대 15억달러(약 2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 계약에 따라 GC녹십자는 큐레보 지분 전체(20.3%)를 일라이릴리에 양도하고, 일라이릴리는 거래대금으로 총 3억392만달러(4599억원)를 GC녹십자에 현금지급한다. 거래대금의 66.7%인 2억262만달러(3066억원)는 업프론트(선급금)로 지급되는데, 이 중 1억8811억달러(2847억원)는 거래종결조건 충족 후 6영업일 이내에 지급되고 나머지 1450만달러(219억원)는 추가후행조건 충족시 지급될 예정이다. 이밖에 1억131만달러(1533억원)는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으로 책정돼 일정기간 내 매출 목표를 달성하면 지급된다. 큐레보는 지난 2017년 GC녹십자와 미국 백신 전문가들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백신개발 기업으로, 그간 질병 예방 등 미충족 의료수요를 겨냥한 차세대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R&D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차세대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 '아메조스바테인'은 최근 글로벌 임상 2상을 통해 기존 백신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싱그릭스'에 비해 우수한 내약성을 입증하며 빅파마 투심 공략에 나선 바 있다. 이번 인수 역시 이 같은 아메조스바테인의 임상적 가치가 반영된 계약이라는 게 GC녹십자 측 설명이다. GC녹십자는 일라이릴리가 아메조스바테인의 권리를 확보함에 따라 큐레보 지분 매각대금은 물론, 위탁생산(CMO)·매출기반 로열티 등 잠재적 중장기 수익구조도 확보했다. GC녹십자는 큐레보 지분 양도에 앞서 지난 3월에도 자회사 GC녹십자웰빙 지분 전량(22.1%)을 지주사 GC녹십자홀딩스에 504억원 규모로 매각했다. GC녹십자웰빙은 보툴리눔톡신 등 메디컬 에스테틱 사업과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 국내 유통을 맡으며 올 1분기 별도기준 매출 491억원을 기록해 GC녹십자의 연결실적 성장을 견인한 '알짜' 자회사로 꼽혔다. 이처럼 GC녹십자가 관계사 및 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해 실탄 확보에 나선 이유는 핵심 캐시카우로 자리잡은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성장 가속화를 위해 추가 투자가 필요한데다, 파프리병 치료제 등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을 위해 지속적인 R&D 투자가 요구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GC녹십자는 알리글로 미국 매출 확대를 위한 현지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데다 충북 오창 공장 등 생산설비 투자도 진행 중이다. 파브리병 치료제 'GC1134(글로벌 임상 1·2상)'와 A형 산필리포 증후군 치료제 'GC1130A(미국·한국 임상 1상)' 등 다수 파이프라인도 개발 중이다. 특히 GC녹십자는 알리글로로 다진 미국 면역글로불린(IG) 시장 공략을 가속하기 위해 피하주사(SC)제형 개발을 서둘러 내년과 2031년 각각 미국 임상 3상 진입·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신청(BLA) 제출을 완료한다는 목표인 만큼, 중장기 성장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R&D 체력 확보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GC녹십자가 잇따른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함으로써 R&D 투자 요구에 대응하는 한편, R&D 중심의 중장기 성장전략 실행에도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이번 거래는 큐레보 설립 초기부터 이어온 연구개발 투자와 협력 전략이 가치를 인정받은 결과로, 단순 투자 회수를 넘어 잠재적인 향후 사업들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 구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차별화된 자산 개발과 전략적 투자를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디앤디파마텍, 치료제 부족한 ‘MASH’ 기술수출 성공할까

글로벌 최대 간질환 학회 중 한 곳인 유럽간학회(EASL)가 나흘간의 연례학술대회 일정에 돌입했다. 이번 학회에선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최근 관심도가 높은 대사이상성 지방간염(MASH) 분야 연구성과 발표에 나서는 가운데, 개발 단계에 가장 앞선 디앤디파마텍의 기술이전 여부가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유럽간학회 연례학술대회(EASL Congress 2026)가 27~30일(현지시간) 나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다. EASL은 미국간학회(AASLD)와 함께 글로벌 양대 간질환 학회로 꼽히는 국제 학술단체로, 매년 최신 연구 트렌드는 물론 핵심 연구성과도 잇따라 공개해 글로벌 기술이전 논의의 장을 마련한다. 올해 EASL 학술대회의 최대 화두는 디앤디파마텍·유한양행·동아에스티(메타비아) 등이 후보물질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MASH' 치료제다. MASH는 지방간에서 진행된 염증성 질환으로, 단순 지방간보다 섬유화 진행 등으로 예후가 좋지 않고 간 영구 손상과 간암까지 악화할 수 있어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허가된 약물은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의 '레즈디프라'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등 두 개에 불과하고, 이들 약물마저 모두 핵심 치료 수요인 간 섬유화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효능을 보여 한계가 뚜렷하다. 이에 글로벌 빅파마들은 지난해만 총 182억달러(약 27조원) 이상의 인수합병(M&A)를 진행하며 MASH 치료제 선점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EASL에선 국내 기업 중 개발 단계가 가장 빠른 디앤디파마텍의 MASH 치료제 'DD01'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MASH 치료제 개발의 핵심 평가지표인 간 조직 생검(生檢) 결과를 발표하며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한 까닭이다. 생검이란 실제 간에서 작은 조직을 채취해 정밀 관찰하는 검사 방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해당 지표를 MASH 치료제 심사 가속승인의 주요 근거로 삼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이 공개한 DD01 48주 투여 후 진행된 간 조직 생검 결과에 따르면, 해당 후보물질은 MASH 환자군 62.5%(위약군 5.2%)에서 간 섬유화의 악화가 없는 지방간염 소실 효과를 보였고, 환자군 50%(위약군 15.8%)에선 지방간염의 악화가 없는 간 섬유화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지방간염 소실 효과와 간 섬유화 개선 효과가 동시에 나타난 환자군은 37.5%(위약군 5.3%)에 달했다. 해당 연구는 DD01을 48주 투여한 MASH 환자 35명을 대상으로 도출된 결과다. 업계에 따르면, 상용화가 완료된 레즈디프라의 경우 임상 3상(52주 투여 후 조직 생검) 결과 데이터는 △간 섬유화 악화가 없는 지방간염 소실 25.9~29.9%(투여 용량 80~100㎎) △지방간염 악화가 없는 간 섬유화 개선 24.2~25.9% △지방간염 소실과 간 섬유화 동시 달성 14.2~16.0%에 그친다. 디앤디파마텍의 이번 데이터 발표로, 시장에선 글로벌 MASH 치료제 시장 선점을 노리는 빅파마 대상 DD01의 기술이전 성사 가능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디앤디파마텍이 임상 2상 이후 글로벌 기술이전에 무게를 두고 추진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진만큼, 기술이전 등 추가 모멘텀을 기대하는 시장 역시 이 같은 결과에 즉각 반응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디앤디파마텍 주가는 27일 상한가인 9만8800원으로 전일대비 30.0% 오른채 장을 마감했고, 28일 오후 3시 현재도 10만원을 넘어 11만1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는 “상대적으로 적은 환자 수에서도 차별화된 조직학적 개선 효과가 확인된 만큼 DD01의 경쟁력을 한층 더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제약사들의 MASH 치료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인 만큼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파트너링 논의를 가속화하고 대규모 기술이전 성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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