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탈모 급여화’ 재시동…약가인하 앞둔 제약업계 ‘부글부글’

정부가 탈모 치료의 건강보험 급여산정 범위를 확대하는 이른바 '탈모 급여화'에 재시동을 걸었다. 정부는 “실무 검토를 이미 진행했다"며 추진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정작 수혜 대상으로 지목되는 국내 제약업계에선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발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 정책간담회를 통해 탈모 치료의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내용의 하반기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매년 20만~24만명 규모의 환자가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것으로 추산되는 탈모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촉발되는 원형탈모와 지루성 피부염으로 인한 탈모 등 질환성 탈모 등에 한해서만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있다. 유전성 요인이 큰 이른바 'M자 탈모'의 경우엔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않아 약제비 등 치료 비용을 환자 본인이 전부 부담해야 한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서 청년 세대가 직면한 탈모 치료 문제의 심각성을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보고 이번 정책 추진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사회 진입에 나서는 청년층의 탈모가 단순 미용 문제를 넘어 일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질병이라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그간 정부 주도의 탈모 급여화 추진은 수차례 논의된 바 있으나, 건강보험 재정 불안의 측면에서 반대에 직면해왔다. 이미 급여 대상인 질환성 탈모를 넘어 보험 적용 대상을 확대하게 되면 점진적으로 수천억원대의 추가 건보 재정 지출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반대에도 정부는 급여화 방식과 재정 소요 규모 등 실무적 문제에 대한 검토를 이미 진행했다는 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한 조사에서 급여 확대에 대한 긍정 여론이 높았다는 점을 들어 이번 급여화 추진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정부 의지에도 불구하고, 정작 탈모 급여화의 수혜 대상으로 지목되는 국내 제약업계에선 반대 의견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상당수 필수의약품보다 (기등재) 탈모약의 약가가 높은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미용 영역에 가까운 탈모를 급여화하겠다는 건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필수의약품을 비롯한 퇴장방지의약품에 대한 약가 보상 합리화조차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용 영역인 탈모 치료제를 급여화하는 것은 보건 안보와 건보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이 관계자는 “국내에선 필수의약품과 퇴장방지의약품에 대한 약가가 제대로 보전되지 않아 수지타산이 맞지 않은 제약업체들이 생산을 중단하고 있는 실정"며 “정부는 (필수의약품 생산 중단에 따른) 국민 불편과 환자 불안이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부터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장 국내 탈모 치료제 시장이 급여화를 요할 만큼 환자의 금전적 부담이 큰 시장이 아니라는 점도 업계의 반발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비급여 탈모약 시장은 이미 오리지널 제품과 다수 제네릭(복제약)이 초저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가 항암제처럼 환자 생명과 직결돼 있으면서 급여 논의가 시급한 약물도 아니고, 지금 시점에서 굳이 탈모를 급여화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귀띔했다. 더욱이 올 3분기부터 '제네릭 약가 인하'가 본격 시행될 예정인 상황에서 탈모 급여화가 추진되는 점 역시 업계의 반발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제네릭 약가 인하는 오리지널 대비 53.55% 수준인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향후 10년에 걸쳐 45% 수준까지 인하하는 내용이 골자다. 정부는 건보 재정 건전화와 제약산업 혁신을 위해 제네릭 약가인하를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제약업계는 제네릭을 주요 수익기반으로 하는 현 산업구조에서 제네릭 약가인하는 신약개발 투자 동력을 저하시킬 것이라 반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급여권 탈모약이 급여권에 진입하면 약가인하 압박이 반드시 발생할 것"이라며 “안그래도 하반기 제네릭 약가 인하 예정으로 연구개발(R&D) 비용 마련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탈모약이 급여권에 진입하면 제약사 재정 부담은 확대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행정안전부와 함께 내달 4일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급여 적용 문제에 대한 국민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제1차 '모두의 토론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미-이란 종전 합의에 K-제약바이오 ‘반색’…‘두바이 더마’ 9월 8일 개최

4개월간 끌어왔던 미국-이란 전쟁의 종전 협상이 타결되며 국내 의료현장·의약품 수출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 국면에 진입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이번 종전협상 타결이 원료 수급과 의약품 수출의 정상화로 이어지며 새로운 성장기회로 작용하길 기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타결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 개전과 함께 봉쇄됐던 호르무즈 해협도 전면 개방 수순에 진입하며 국내 수출산업을 짓눌러온 해상물류 등 리스크도 해소되는 분위기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종전에 따른 정상화 기대감이 가장 큰 분야는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나프타를 주 원재료로 사용하는 플라스틱 기반 의료제품이다.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의료현장에선 나프타 수급 우려가 가중되며 일회용 주사기와 수액팩, 물약통 등 플라스틱 의료제품 공급 불안이 확대됐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의료기기 수급관리 테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매점매석 행위 단속에 나서는 등 집중 관리하기도 했다. 국내 수출 의약품과 원료 의약품 운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항공물류 역시 종전 합의에 따른 유가 안정 기대를 높이며 불확실성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11시 40분 기준 브렌트유 8월물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4.67% 하락한 배럴당 83.25달러를 기록했다. 중동권 정세 완화로 이른바 '파머징 마켓(신흥 제약시장)' 진출에 공들여 온 보툴리눔 톡신 등 국내 메디컬 에스테틱 업계의 수출 활성화 기대감도 엿보인다. 앞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지난 3월 말 개최될 예정이었던 세계 최대 피부·미용 박람회 '두바이 더마 2026'은 미국-이란 전쟁이 중동권으로 확전할 조짐을 보이자 한차례 연기된 바 있다. 이러한 여파로 파머징 시장 공략에 나서던 국내 메디컬 에스테틱 업계는 참가 일정을 조정하는 등 현지 수출·파트너십 전략 수정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이번 종전협상 타결로 업계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던 리스크가 해소되며 중동향(向) 수출이 다시 활성화될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두바이 더마 2026 주최측은 잠정 연기됐던 개최 일정을 오는 9월 8~10일로 확정하며 글로벌 투자자 등 관람객을 맞기 위한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이현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산업혁신본부장은 “미국과 이란간 종전 합의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완화되면서 해상 물류와 원료 수급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나프타 수급 안정에 따라 수액백 등 필수 의료제품의 생산 여건도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중동지역의 정세 안정은 우리 의약품의 수출과 현지 진출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의료·보건 투자 확대와 함께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새로운 성장 기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헬스케어 영토확장 나선 AI 공룡들…글로벌 구조 재편 신호탄?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선두주자들이 헬스케어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유망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한편, 전통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등 헬스케어 분야로의 확장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제약바이오기업과 병원 등을 중심으로 형성돼 왔던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의 구조적 재편 가능성이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미국의 유전자 분석장비 기업인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의 시리즈E 투자에 참여해 1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지난 2024년 시리즈D 투자에 이어 이번 추가 투자(약 2700억원)에 나서면서다. 업계는 이번 삼성전자의 투자를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 시장 선점을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유전자 데이터 분석 장비와 진단 기술, 이를 병원·환자와 연결할 플랫폼까지 내재화해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 서비스 밸류체인 구축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삼성물산과 함께 미국 생명공학 기업 그레일에 1억1000만달러(1700억원)를 투자하며 암 조기 진단 기술 확보에 나선 바 있다. 그레일은 혈액 내 DNA 조각 중 암과 관련된 미세 DNA 조각을 선별하고, 이를 인공지능(AI) 기반 분석 기술을 통해 발병 유뮤·발생 장기 위치 예측 등 암 진단이 가능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같은해 7월에도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젤스와 인수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젤스는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업체다. 특히 이번에 삼성전자가 1대 주주로 오른 엘리먼트는 업계 최고 수준의 정확도와 효율적인 분석 비용을 장점으로 가진 'DNA 시퀀싱'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DNA 시퀀싱이란 일종의 생명체 설계도인 DNA 염기 서열을 읽고 유전적 변이와 특징을 확인하는 기술이다. 즉, 삼성전자가 일련의 인수·투자를 통해 △유전체 분석 장비(엘리먼트) △유전체 진단 기술(그레일) △플랫폼(젤스) 등으로 이어지는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 서비스 밸류체인 내재화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이 같은 시도가 삼성전자의 AI 기반 웨어러블 기술력과 결합될 경우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자체 플랫폼 '삼성헬스'를 통해 제공됐던 건강관리 기능이 정밀의료까지 확대되며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다. 이 같은 AI 공룡들의 헬스케어 시장 진입 시도는 최근 국내외를 막론하고 경쟁적으로 벌어지는 추세다. 지난 1월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일라이릴리와의 협업을 공식 발표한 엔비디아가 대표 사례다. 두 회사는 당시 5년간 최대 10억달러(1조5000억원)를 투자해 'AI 신약개발 공동연구소'를 설립하기로 선언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3월에도 AI 기반 신약 개발사 인실리코메디슨과 라이선스·연구 등 계약을 체결하며 헬스케어 시장 참전을 가속화했다. 이 밖에 AI 모델을 보유한 글로벌 빅테크들은 헬스케어 산업의 핵심 분야인 신약개발 시장 진입도 시도하고 있다. AI 모델 '클로드'를 보유한 앤트로픽은 지난 4월 AI 기반 신약개발 스타트업 '코이피션트 바이오'를 4억달러(6000억원) 규모에 인수하며 신약 개발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시사했다. 앤트로픽은 같은 달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의 최고경영자(CEO) 바스 나라시만을 신규 이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구글의 AI 신약개발 자회사 아이소모픽 랩스의 경우, 구글 딥마인드와의 AI 신약개발 모델 알파폴드 등을 공동 개발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달에만 21억달러(3조200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최근 잇따른 AI 선두 기업들의 헬스케어 시장 진입 행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선 헬스케어 업계와 빅테크 업계간 경계가 허물어지며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 주도권이 구조적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열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케미컬·바이오 연구개발(R&D) 경험을 쌓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화장품 시장에 잇따라 진입하며 국내 뷰티산업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며 “AI 개발 노하우나 자본 등을 축적한 AI 기업들의 시장 진입이 빨라질수록 헬스케어 산업도 그렇게(뷰티산업처럼) 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반면, 다른 일각에서는 업종간 경계가 흐려진다기보다 빅테크와 제약바이오기업간 관계가 파트너십 위주로 설정되며 양 진영의 역할 분담은 한층 명확해질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신약 개발에 있어 AI를 접목하려는 시도가 늘면서 빅테크의 AI 플랫폼을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활용하는 개념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헬스케어 산업의 구조적인 재편보다는 양 업계의 협업 관계 형성이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세포가 다시 젊어진다” 세계 첫 항노화 임상 개시…한국도 참전

노화된 세포를 회복해 생물학적 나이를 역행하는 '역노화' 치료제의 임상시험이 세계 최초로 개시됐다. 노화 세포를 사멸시키는 전통적 방식이 아닌, 세포의 기능 자체를 되돌리는 방식의 글로벌 항노화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다는 평가다. 우리 정부도 기술 확보에 나서며 국내 기업들도 시장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14일 한국바이오협회 등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기업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9일 세포 후성유전학적 '리프로그래밍' 기술을 통해 인체 세포의 생물학적 나이를 되돌리는 항노화 치료제 임상시험의 첫 참가자 치료를 시작했다. 리프로그래밍 기술이란 노화된 세포의 특정 유전자를 활성화해 젊은 세포처럼 기능하도록 하는 항노화 기술을 말한다. 노화돼 독소를 방출하는 이른바 '좀비 세포'를 사멸시키거나 세포의 노화 속도를 지연하는 전통적 접근법과 달리, 세포의 기능 자체를 회복하는 새로운 접근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리프로그래밍 기술은 세포를 초기상태인 배아줄기세포까지 되돌리는 '완전 리프로그래밍'을 실행할 경우 세포 정체성이 손실되면서 초기화된 세포의 분열과 증식을 통제하기 어려워 암 등 종양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존재한다. 이에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는 완전 리프로그래밍 대신 '부분 리프로그래밍'을 택했다. 유전자 치료에 흔히 사용되는 바이러스 전달체(바이러스 벡터)를 활용해 노화된 세포에 리프로그래밍을 유도하는 인자를 전달하고, 이를 통해 세포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세포의 특징만 부분적으로 복원하는 방식인 셈이다. 이 같은 방식의 글로벌 항노화 임상이 개시된 것은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의 사례가 세계 최초다.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항노화 치료제의 첫 번째 대상 질환으로 녹내장을 택했다. 녹내장 환자의 시신경은 정상적인 재생 능력이 없는데, 이 치료제를 통해 손상된 시신경 세포의 재생능력을 활성화해 녹내장을 치료한다는 것이다. 안과 질환은 타 질환보다 암 등 예상치 못한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낮아 리프로그래밍 치료제 개발의 핵심 타깃으로 지목된다.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임상을 통해 우선 녹내장 환자 12명에 대한 치료를 진행하고, 나아가 안구 신경 손상을 유발하는 급성 질환 '비동맥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까지 환자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처럼 세계 첫 '리프로그래밍' 항노화 치료제가 임상을 시작하며 글로벌 시장 선점경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20일 미국 바이오텍 턴 바이오테크놀로지스(턴 바이오)와의 합의를 통해 부분 리프로그래밍 원천 기술의 일종인 'ERA 플랫폼'을 최종 확보했다. 원개발사인 턴 바이오의 ERA 플랫폼은 노화된 세포에 유전정보를 운반하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형태의 리프로그래밍 인자를 전달해 기능을 회복하는 방식을 취한다. 대웅제약은 안과 질환과 청각 질환 등 노화와 관련된 다양항 질환에서 항노화 치료제 연구 성과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지난 10일 '생체노화 리프로그래밍 원천기술 개발사업'에 본격 착수하고, 국가 단위 항노화 연구 생태계 조성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해당 사업은 △노화 측정기술 개발 △노화 제어기술 개발 △항노화기술 효능 평가 등 3개 분야에서 추진돼 오는 2030년까지 총 475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노화의 근본 원리를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노화된 세포를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대비하는 핵심적 연구개발 사업"이라며 “대한민국 연구진이 세계 최고 수준의 노화 연구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바이오기업이 군사기업?…美·中 패권경쟁 격화에 K-바이오 ‘양날의 검’

올해 들어 잠잠했던 미국과 중국간 바이오산업 패권경쟁이 다시금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내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중국 바이오기업들이 미국 국방부에 의해 대거 '군사기업'으로 지정되면서다. 중국 역시 맞불 작전으로 자국의 첨단 바이오기술 수출을 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양국의 글로벌 바이오산업 주도권 경쟁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10일 한국바이오협회 등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지난 8일(현지시간) BGI그룹, 우시앱텍, MGI텍, 노보젠 등 미국 내에서 활동하는 중국 국적 바이오기업 4곳을 포함한 '중국 군사기업(1260H)' 명단을 홈페이지와 연방관보에 게시했다. 1260H 명단이란 미국 '국방수권법(NDAA)' 1260H조 요건에 따라 국방부가 특정 기업을 미국 내에서 직·간접적으로 운영되는 중국 군사기업으로 판단해 지정하는 목록이다. 이번 1260H 명단에는 알리바바, 바이두, BYD 등 총 188개 중국 기업이 '군사기업'으로 지정됐으며, 바이오기업의 경우 이 명단에 오르면 NDAA의 하위법인 '생물보안법'의 적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미국 내에서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게 된다. 지난해 12월 제정된 생물보안법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것으로 우려되는 기업을 지정해 미국 내 활동을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중국 바이오기업들을 이번 1260H 명단에 지정한 이유로 △중국 인민해방군(PLA) △중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MIIT) △중국 국방과학기술공업국(SASTIND)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 등 중국 정부기관의 직·간접적 지배 가능성을 지목했다. 목록에 오른 기업들이 중국 정부기관에 지배·연계됐거나 중국 방위산업 기반에 대한 '군민 융합' 전략에 기여하고 있다는 게 미 국방부의 판단이다. 다만, 미국의 이번 1260H 목록 지정은 미국 내에서 성장하는 중국 혁신기업을 견제하기 위한 복안이라고 해석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이번 1260H 명단에는 중국 전자상거래 대기업 알리바바, 중국 최대 검색엔진포털 바이두, 세계적 전기차 제조업체 BYD 등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중국 바이오산업의 성장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초당적 노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미국 연방 하원은 지난 2일 중국 등 적대국 바이오기업에 대한 미국의 투자를 규제하는 '바이오기술 투자 국가안보법'을 공화당·민주당 공동으로 발의한 바 있다. 지난해 발효된 생물보안법 등 기존 규제가 '인바운드(중국 기업의 미국 진출)' 규제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 발의된 법안은 '아웃바운드(미국 기업의 중국 진출)' 규제를 강화한 셈이다. 미국의 이번 1260H 목록 지정이 오는 22일 개최 예정인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산업 박람회 '바이오 인터네셔널 컨벤션(바이오USA)'를 불과 2주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바이오USA는 매년 위탁개발생산(CDMO) 등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파트너십을 논의하는 핵심적인 행사다. 특히 CDMO 분야에선 글로벌 기업들이 매년 단독부스를 마련해 자사의 수주 경쟁력을 과시하고 잠재 고객사 확보에 나서는 등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진다. 올해 행사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에스티팜,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다수 국내 기업들이 단독 부스를 확보하며 사전 준비에 나선 상태다. 이번에 중국 대표 CDMO 기업 중 한 곳인 우시앱텍이 1260H 명단에 오르며 생물보안법 적용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 한편, 미국 국방부 결정에 반발한 중국 기업들의 바이오USA 불참 가능성도 거론되는 만큼 국내 기업을 포함한 중국 외 CDMO 기업들의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우시앱텍의 지난해 매출은 218억위안(약 4조9000억원) 규모로, 미국을 포함한 북미권에서 전체 매출의 약 60%를 올리고 있다. 우시앱텍은 현재까지 바이오USA 참가 여부 관련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이번 1260H 목록 지정에 강력히 반발해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 이번 행사에 불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USA를 주관하는 미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우시앱텍과 우시바이오로직스, CL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대표 CDMO 기업들은 10일 현재 바이오USA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이와 더불어, 중국도 자국 기업 첨단 바이오기술의 수출 규제를 검토하고 있어 양국의 핵심 바이오기술이 통상무기화 되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언론매체 21세기 비즈니스 헤럴드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최근 자국의 일부 기업들과 만나 △항체 기술 △저분자 표적 치료제 기술 △소형 핵산 치료제 기술 △세포·유전자 치료 기술 등 4대 바이오 첨단 기술을 '수출 금지 및 제한 기술 목록'에 추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 같은 방안이 현실화하는 경우, 중국 기업이 해당 기술을 해외 기업에 완전히 양도하는 방식의 기술수출은 사실상 제한되며, 기업간 합의만으로 진행되던 사업개발(BD) 거래에 '상무부 승인' 절차가 추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바이오 패권을 노리는 양국간의 경쟁이 수출 규제 등 통상 경쟁까지 확산하면서 일종의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과 중국에 이어 글로벌 3위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 우리 바이오업계 입장에선 1·2위의 치열한 경쟁이 곧 기회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지만, 양국과의 관계 설정과 같은 문제에서 점점 세밀한 수출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대표 “AX 도입 통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도약”

GC(녹십자홀딩스, 대표 허용준)가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전환(AX)을 전사적으로 가속화하며 경영지원부터 연구개발, 제조에 이르는 전 업무 영역의 혁신을 추진한다. GC는 최근 생성형 AI 플랫폼을 도입해 단순 반복 업무 시간을 크게 줄이고, 임직원들이 전략 수립과 의사결정 등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AX 기반 업무 환경'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차세대 AI 플랫폼 'Hey.GC 2.0' 도입… Agentic AI로 업무 혁신 가속 GC는 최근 기업형 인공지능 플랫폼 'Hey.GC 2.0'을 도입해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Hey.GC 2.0'은 사용자의 의도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복합적인 업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엔진을 기반으로 한다. 특히 조직 내 이메일, 캘린더, 회의실 예약, 방문 관리 등 다양한 사내 시스템을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통합하는 MCP(Model Context Protocol) 구조를 적용해 임직원들이 한 곳에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복잡한 업무 절차를 자동으로 실행하고 보고서 생성 및 알림 기능을 수행하는 'Task Orchestration Engine'을 통해 핵심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지원한다. 이를 통해 그룹웨어, 예약 시스템, 협업 시스템 등 GC의 주요 비즈니스 인프라와 연동해 반복 업무를 최소화하고 업무 방식을 개선하고 있다. ◇ RA 업무 지원 AI 챗봇 'RegulAItor' 도입…규제 검토 시간 대폭 단축 GC의 주요 계열사인 GC녹십자는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RA(의약품 규제에서 허가 변경)을 관리하는 AI 챗봇인 'RegulAItor(레귤레이터)'를 개발하여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이 챗봇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가이드라인과 GC녹십자 내부 허가 문서를 토대로 규제 업무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기존에 담당자가 허가 변경 근거 확보에 수 시간이 소요됐다면, 레귤레이터를 통해 30분 이내에 마무리할 정도로 압도적인 업무 효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챗봇은 외부 데이터의 접근을 차단하고, 거짓 정보를 사실처럼 설명하는 '환각 현상'을 최소화하여 신뢰성도 확보하고 있다. ◇ 품질문서 작성 AI 시스템 구축…문서 작성 시간 80% 단축 GC녹십자는 품질문서 작성 효율화를 위해 메가존클라우드와 함께 AI 기반 품질관리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아마존웹서비스(AWS)의 AI 완전관리형 서비스 '아마존 베드록(Amazon Bedrock)'을 기반으로 앤트로픽의 대형언어모델과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적용해 개발됐다. 이를 통해 연간 제품 평가 보고서와 제품 경향 분석 보고서 작성 시간을 80% 이상 단축했으며, 문서의 신뢰성과 일관성도 함께 높였다. 기존에는 SAP, 품질경영시스템, 실험실정보관리시스템(LIMS) 등 여러 시스템의 데이터를 수작업으로 취합해야 했지만, AI 시스템을 통해 자동 분석 및 문서화가 가능해졌다.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대표는 “이번 AX 도입은 단순한 업무 효율 향상을 넘어 그룹 전반의 디지털 역량을 결집해 의사결정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며 “앞으로도 각 계열사의 비즈니스 특성에 맞는 AX 전환을 확대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K-바이오, 상반기 기술수출 13조 ‘역대 최대’…하반기 빅딜 이어갈까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올해 들어 현재까지 13조원 규모에 이르는 기술수출 실적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주요 학술대회를 달군 신약 연구개발(R&D) 성과 발표에 이어 오는 2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바이오 박람회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 2026)'에서도 파트너십 논의가 이어질 예정인 만큼, 하반기 추가 기술수출 계약이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기술수출 규모는 이날까지 총 85억6675만달러(약 13조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기준 종전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해 상반기 기술수출 규모(약 12조원)를 1조원 가량 추월해 신기록을 달성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기술수출 성과는 올 2분기 들어 집중된 경향이 뚜렷하다. 지난달 중국 푸싱제약을 상대로 경구용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 'AR1001'을 기술이전한 아리바이오가 47억달러(7조1000억원) 규모로 전체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같은 달 한미약품과 큐라클·맵틱스(공동개발)도 각각 단장 증후군 치료제 '소네페글루타이드'·망막질환 치료제 'MT-103'을 약 1조9000억원(일라이릴리)·1조6000억원(메멘토 메디신즈) 규모로 기술이전해 성과를 보탰다. 이 밖에 오스코텍·제노스코는 지난 1일 공동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세비도플레닙'을 아지오스 파마슈티컬스에 약 1조원 규모로 기술이전하며 업계 성과를 이어갔다. 특히 올해 상반기 기술수출 계약은 대부분 기반기술인 '플랫폼'보다 단일 후보물질에 초점을 맞춰 체결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조단위 기술수출은 플랫폼 기술수출이 주를 이뤘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이 기반기술에서 개별 신약 후보물질까지 확장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는 빅파마향(向) 플랫폼 기술이전이 성과를 주로 이끌었다면, 올해는 빅파마를 포함한 다양한 파트너사향으로 플랫폼뿐 아니라 물질의 기술이전도 확대되고 있다"며 “이는 국내 바이오업계의 경쟁력이 플랫폼에서 물질 경쟁력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올 상반기 잇따른 빅딜 성사로 하반기 추가 기술수출 기대감이 증폭되는 가운데, 업계는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바이오USA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바이오USA는 매년 미국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 제약바이오 박람회로, 산업계 관계자 및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돼 핵심 글로벌 파트너십 논의의 장으로 꼽힌다. 앞서 올해 2분기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유럽간학회(EASL)·미국당뇨병학회(ADA) 등 주요 학회에서 업계의 신약 R&D 성과 발표가 집중된만큼, 이를 토대로 이번 바이오USA에서 가시적인 기술수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될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 이번 바이오USA에선 항암분야 차세대 기술인 항체-약물접합체(ADC)가 유력 기술수출 후보군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빅파마를 중심으로 ADC 파이프라인 확장을 겨냥한 인수합병(M&A)이 활발히 전개되면서다. 실제로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지난 4월 독일 ADC 전문기업 투불리스를 약 50억달러(7조6000억원), 일라이릴리도 같은 달 미국 ADC 개발기업 크로스브릿지바이오를 3억달러(5000억원)에 인수하며 관련 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드러냈다. 이에 국내 기업들 역시 자체 개발한 ADC 후보물질을 토대로 글로벌 잠재 파트너사의 투심을 설득하기 위해 미국행에 나서는 가운데, 지놈앤컴퍼니는 이번 바이오USA를 통해 올해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선보였던 계열 내 최초 ADC 후보물질 'GENA-104 ADC'와 'GENA-120'를 중심으로 기술수출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대사이상성 지방간염(MASH)·비만 등 대사질환 치료제 역시 주요 기술수출 후보군으로 평가된다. 한미약품의 경우, 이번 바이오USA 직전 진행된 ADA 2026에서 혁신 기전의 근육증가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HM17321'·'HM500197'의 연구성과를 공개하며 업계 이목을 집중시킨 만큼, ADA 발표 데이터에 기반한 후속 파트너십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 밖에 올해 EASL에서 MASH 치료제 후보물질 'DD01'의 임상 2상의 간 조직 생검(生檢) 데이터를 공개해 큰 주목을 받은 디앤디파마텍은 이번 바이오USA에 직접 참가하지는 않지만, 미국 내 글로벌 사업개발(BD) 자문사를 통해 관련 파트너십 논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디앤디파마텍은 기술이전을 위한 기밀유지문서(Confidentail Deck)를 준비 중인데, 지난해 6월 1차 평가지표 공개 이후 꾸준히 피드백을 주고 받은 잠재 후보자들이 존재한다"며 “기술이전을 위한 실사(Due Diligence) 등 관련 논의가 기존 사례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휴온스그룹, 주주환원책 공개 “합병신주 30% 현물 배당”

알짜 자회사 '휴온스랩'의 우회상장 논란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휴온스글로벌이 자회사간 흡수합병에 따라 발생하는 합병신주의 30%를 일반주주에게만 현물 배당하겠다고 발표했다. 휴온스글로벌은 8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주환원 정책을 확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휴온스-휴온스랩 합병으로 영향을 받는 일반 주주들의 권익을 극대화한다는 취지다. 휴온스글로벌에 따르면, 외부전문가를 포함한 회사 특별위원회는 이번 합병 추진으로 인한 휴온스글로벌의 주주가치 희석을 방지하기 위해 주주환원 확대방안을 논의한 결과, 회사측이 교부받을 휴온스의 합병신주 일부를 일반주주에 현물 배당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휴온스글로벌은 지분율 39.28%에 달하는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이번 합병을 통해 사측이 교부받을 휴온스 합병신주 30%(26만38주)를 현물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휴온스글로벌 일반주주는 20주 이상 보유시 1주씩 배당 받는다. 또한 휴온스글로벌의 '일반주주 집중 수혜' 기조에 따라 지분율 57.14%인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자사주(3.57%)는 이번 배당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결정에 따른 배당 금액은 휴온스 합병가액인 3만4062원을 환산해 1주당 약 1780원으로 추산됐다. 이에 기존 중장기배당정책의 현금배당(1주당 800원)을 합산하면 연간 배당 금액은 총 1주당 2580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로 인한 연간 배당 총액은 약 315억원으로, 배당수익율은 지난 5일 종가 기준 9%에 달한다는 게 휴온스글로벌 측 설명이다. 다만 휴온스글로벌은 이번 현물 배당의 경우, 자회사간 합병이 최종 실행될 경우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배당 실시 시기는 보호예수기간 종료 시점에 맞춘 내년 4월로 계획됐다. 휴온스글로벌은 내달 3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자회사간 합병에 대한 지주사 의결권 찬반 행사 여부를 주주들에게 묻는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제한 여부는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발표될 가이드라인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송수영 휴온스글로벌 대표는 “이번에 확정된 합병신주 30% 현물 배당은 일반주주분들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과 특별위원회의 독립적이고 충실한 검토를 거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오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주주님들의 뜻을 수용해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고 궁극적으로 기업의 내실과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성과를 도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의약품부터 화장품까지…HK이노엔, 성장엔진 ‘풀가동’

HK이노엔이 지난해 첫 입성한 '연매출 1조원' 클럽 지위를 수성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핵심 품목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의 매출 확대는 물론, 동물의약품 등 차세대 성장엔진 가동에도 속도를 내면서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K이노엔의 올해 연매출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전망치)는 전년 대비 4.4% 성장한 1조1101억원으로 관측됐다. 지난해 1조632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역시 1조 클럽 지위를 수성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이 같은 성장 전망의 중심에는 HK이노엔의 대표 품목인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신약 케이캡이 자리한다. P-CAB 내수 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있지만 글로벌 빅마켓 공략을 통해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다. 케이캡 출시 초기인 지난 2019년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P-CAB 계열 약물의 시장 점유율은 약 2~6% 수준으로, 주요 경쟁약물인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계열 치료제 47~62%와 비교해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러나 케이캡 처방 확대와 함께 동일계열 약물의 시장 진입이 이어지며 지난 1분기말 기준 내수시장 P-CAB 점유율은 28%까지 확대됐다. 이 기간 케이캡 역시 누적 처방액 1조원을 돌파하며 HK이노엔의 핵심 품목으로 자리잡았다. 다만 최근 들어 일본 다케다제약의 P-CAB 약물 '보신티(성분명 보노프라잔)'와 동일 성분 제네릭(복제약)이 앞다퉈 진입을 예고하며 내수 시장은 경쟁이 지속 심화하는 흐름이다. 이에 HK이노엔은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빅마켓 4곳(중국·미국·캐나다·브라질)을 중심으로는 기술수출 모델을 통해, 이 밖에 동남아와 동유럽 등 51개국에선 완제수출 모델을 통해 시장 공략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출시가 완료됐거나 허가를 획득해 출시를 준비중인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총 23곳에 달한다. 최대 시장인 미국의 경우, 현지 판매사 세벨라 파마슈티컬스가 지난 1월 허가신청(NDA) 제출을 완료한 가운데, HK이노엔은 내년 초 식품의약국(FDA) 승인 획득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외에 HK이노엔은 신약 파이프라인 등 케이캡을 이을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야누스 키나제-1(JAK-1) 억제제 계열 반려견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IN-115314'의 경우, 올 1분기 연구개발(R&D) 조직 개편을 통해 R&D 전략실 산하 '동물신사업TF팀'을 신설하는 등 사업 집중도를 끌어올린데 이어, 지난 1일 임상 3상을 완료하고 농림축산검역본부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 공략을 위해 외부에서 도입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IN-B00009'와 근감소증 치료제 'IN-207907' 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특히 근감소증 치료제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으며 R&D 일정을 한층 가속화했다. HK이노엔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 대다수가 근육량 감소 부작용을 보이는만큼, IN-B00009(임상 3상)의 병용약물로서 차별화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HK이노엔은 자사 슬로우에이징 스킨케어 브랜드 '비원츠'를 CJ올리브영의 미국 1호 매장인 패서디나점과 현지 온라인몰에 공식 입점시켜 글로벌 헬스앤뷰티 시장 공략도 본격화했다. HK이노엔은 이번 입점을 계기로 현지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비원츠의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보령, 매출 1위 유방암 치료제 인수…신사업 ‘CDMO’ 시너지

보령이 사노피 유방암 치료제 '탁소텔(성분명 도세탁셀)'의 글로벌 비즈니스 인수 계약 절차를 최종 종결하고 이달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가며 회사의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크게 강화했다. 탁소텔 생산체계의 내재화에 나선만큼 보령이 신사업인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시너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탁소텔의 글로벌 판권과 유통권 등 사업권을 인수하는 계약의 거래대금(약 2566억원)을 지난달 29일 사노피에 지급하며 거래를 끝마쳤다. 보령이 사노피와 관련 최초 계약을 체결한 지 약 9개월 만이다. 앞서 보령은 지난해 9월 사노피와 이 계약을 체결할 당시, 계약종결과 함께 사노피에 지급해야 할 거래대금은 2648억원에 달했으나, 계약 당사자간 합의로 거래대금이 약 82억원 감소하며 일부 부담을 덜게 됐다. 다만 이번에 지급한 거래대금은 지난 1분기말 기준 보령 자기자본(8737억원)의 29.4%에 달해 단기간 재무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번 탁소텔 인수는 보령이 항암제 포트폴리오 확장과 함께, 안정적 신뢰 기반을 확보한 제품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당장 국내에서만 지난 2024년 기준 64.7%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1위 약물 탁소텔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함으로써,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에 따라 매각해야 하는 자사의 시장 2위 약물 디탁셀(탁소텔 제네릭, 13.8% 점유율)을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더라도 보령의 내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된다. 탁소텔 인수를 계기로 보령이 글로벌 항암 시장에 최초로 진출했다는 점 역시 의미가 크다. 보령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항암제품군은 지난해 말 기준 총 2387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항생·호흡기 등 전문질환 제품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매출 비중을 나타냈다. 이는 모두 내수시장에서 기록한 성과로, 탁소텔 인수를 통해 글로벌 항암제 매출을 창출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원개발사인 사노피의 탁소텔 글로벌 매출은 지난 2024년 기준 11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특히 이번 인수로 탁소텔의 생산체계를 내재화하는 과정에서 보령의 CDMO 수주 시너지 역시 기대를 모은다. 보령은 지난 2022년 일라이릴리의 세포독성항암제 '알림타(성분명 페메트렉시드)'의 국내 사업권을 인수한 뒤, 생산체계 내재화를 통해 지난 2024년 대만에서 알림타를 판매하는 제약사 로터스에 이를 공급하는 CDMO 수주를 성사시켰다. 해당 수주물량은 지난달부터 본격 출하를 시작한 상태다. 앞서 보령은 지난 2021년에도 일라이릴리로부터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성분명 올란자핀)'을 인수하고 이를 내재화해, 자이프렉사 글로벌 권리를 확보한 체플라팜과 지난해 CDMO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인수된 탁소텔 역시 내재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보령의 세포독성항암제 생산 역량을 강화해 CDMO 수주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할 전망이다. 김성진 보령 최고전략책임자는 “탁소텔 비즈니스 인수는 단순히 오래된 항암제 한 제품을 인수한 것이라 아닌,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분명한 기회를 확인하고 보령이 글로벌 필수 항암제의 허가·품질·생산·유통을 직접 책임지는 회사로 탈바꿈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령은 이번 인수 완료를 기점으로 글로벌 필수 항암제 공급망 안에 이름을 올렸다"며 “탁소텔을 발판으로 주요 글로벌 공급자로서의 입지를 지속적으로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일 보령이 탁소텔의 영업을 양수하는 기업결합을 심사한 결과 국내 도세탁셀 성분 항암제 시장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보령이 보유한 탁소텔 제네릭 '디탁셀' 영업 자산을 제3자에 매각하도록 시정조치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탁소텔 인수에 따라 보령이 국내 도세탁셀 시장에서 확보하게 될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24년 매출액 기준 최대 78.5% 수준으로 집계됐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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