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80주년을 맞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50대 빅파마(거대 제약사) 5개사, 연매출 1조원의 블록버스터 신약 5개 배출을 목표로 하는 'K-파마(K-Pharma)' 비전을 제시했다. 노연홍 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21일 서울 서초구 제약회관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제약바이오 비전 2030 'K-파마, 대한민국의 건강한 미래'를 발표했다. 먼저 노 회장은 그동안의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성장과정과 규제개선 성과 등을 소개했다. 노 회장은 “지난 2023년 국내 의약품 시장규모는 처음 30조원을 돌파했고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신약 파이프라인 보유국으로 올라섰다"며 “저성장 기조 등 대내외적 어려움 속에서도 저력을 발휘하며 신약개발, 기술수출 등 많은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무총리 직속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 기술거래플랫폼 'K-스페이스', 연합학습 기반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 'K-멜로디' 사업 등 신약개발을 촉진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굵직한 사업들이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것을 지난해 주요 성과로 꼽았다. 또한 혁신신약 개발을 장려하기 위한 약가우대 제도인 '이중가격제' 도입, 국산원료 사용 필수의약품의 약가 가산 등 지난해 주요 제도개선 성과도 소개했다. 노 회장은 이를 기반으로 오는 2030년까지 △연매출 1조원의 의약품 5개 배출 △글로벌 50대 제약바이오기업 5개 육성 △제약바이오산업 해외매출 비중 50% 이상 달성 △제약바이오산업 매출액 15% 이상 R&D 지출 △필수의약품 적기공급 100% 달성 △원료의약품 및 필수예방백신 자급률 50% 등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노연홍 회장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혁신신약과 더불어 아직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주된 기반인 제네릭(복제약), 자급률이 20%대로 여전히 낮은 원료·필수의약품이 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 조성이 핵심과제라고 강조했다. 노 회장은 “원료의약품을 완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제약사에 대한 지원은 지난해 생겼지만 원료의약품을 원료로 공급하는 제약사에 대한 지원은 아직 국내에 없다"며 “원료의약품 자급률을 높이고자 한다면 인도 등과 같이 보다 직접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연홍 회장은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과 보호주의 강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국제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해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를 통한 규제혁신 △난치병 치료제 등 도전적 신약개발과 비용부담이 큰 후기임상(2상·3상)에 대한 지원 확대 △AI신약개발 등 융합형 인재양성 확대 △의료 빅데이터 활용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기반 마련 등을 정부 과제로 제안했다. 이밖에 노 회장은 올해 협회 창립 80주년을 맞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제약회관 인근에 가칭 미래관을 신축하는 기념사업을 펼치는 동시에 올 한해 제약사와 바이오벤처간 오픈이노베이션 촉진, 미국·EU·신흥국 의약품시장 진출 지원, AI신약개발 교육플랫폼 'LAIDD'를 활용한 인재양성 등 지원사업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노연홍 회장은 “1945년 광복 직후 돛을 올린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100년을 향한 걸음을 내딛고자 한다"며 “제약바이오 혁신생태계를 구축하고 공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으로 산업경쟁력과 미래가치를 증명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