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현의 소재 탐구] 고부가화로 전기차·로봇산업 ‘성장판’ 자리매김

합성고무 원료인 부타디엔의 가격이 요동치고, 전방산업의 수요가 불확실해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합성고무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부가 합성고무 제품이 석화기업들의 수익성을 방어하는 효자 노릇을 맡고 있기에 시장 흐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자동차와 의료기기 같은 산업이 발전할수록 더 고도화된 합성고무 제품이 필요해지기 때문에 범용 제품의 수익성 부진에도 전방 산업의 수요에 따라 견조한 실적을 낼 수 있다. 합성고무가 첫 발명 당시 인류의 난제를 풀어줬던 것처럼 앞으로 첨단산업의 발전을 견인할 핵심 소재가 될지 주목된다. 9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중국 원자재 정보업체 선서스는 지난 7일 중국 시장에서 부타디엔의 톤(t)당 가격이 1만33.33위안(RMB/t)으로 석 달 전(11월 10월)과 비교해 45.4% 상승한 것으로 집계발표했다. 스티렌 부타디엔 고무(SBR)는 22.5% 상승한 1만3125위안으로 집계됐다. ◇NCC 폐쇄하려다 부타디엔도 공급 줄까 '주시' 부타디엔은 탄소 4개와 수소 6개로 이뤄지며, 탄소들 간 결합 중 양쪽 두 개가 이중결합(양쪽 원자가 전자 두 개씩 공유)으로 이뤄진 형태를 띤다. 부타디엔을 기본 원료로 다양한 반응을 거쳐 SBR이나 니트릴 부타디엔 고무(NBR) 등 여러 종류의 합성고무를 만든다. SBR은 스티렌과 부타디엔을 유화중합해 만든다. 물에 잘 안 녹는 두 물질을 계면활성제(비누 역할)과 함께 물에 넣으면 개별 분자 형태로 흩어지면서 서로 반응하는 식으로 폴리머(고분자) 형태가 된다. NBR은 아크릴로니트릴과 부타디엔을 유화중합하면 생성된다. 아크릴로니트릴의 질소 원자와 탄소 원자 간 강력한 '삼중 결합'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나프타분해설비(NCC)에서 나오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부타디엔 같은 기초 유분과 SBR을 비롯한 범용 석화소재가 글로벌 석화시장에서 과잉공급되는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NCC 감축 기조가 나타나면서 부타디엔 공급이 덩달아 줄어들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S&P글로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10월 기준 부타디엔 수입량이 전년 동기보다 39% 증가했다. 동시에 유럽에서는 남부와 북서부 지역에서 NCC 4곳이 문을 닫았고, 내년 말까지 다우의 뵐렌 NCC와 토탈의 엔트워프 NCC를 폐쇄한다. 미국은 최대 수요처인 중국을 향해 관세 10%를 부과하고 있어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다. 중국 내에서도 석화 생산설비 증설이 이어지지만 글로벌 공급 둔화 조짐에 시장 상황이 흔들리는 것이다. ◇EV 타이어부터 고성능 장갑까지…'고부가' 합성고무 그럼에도 합성고무가 첨단산업의 핵심소재 중 하나라는 점에서 석화기업들의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금호석유화학은 고부가가치 합성고무 소재로 성장해 왔다. 지난해 매출 6조9151억 중 38.6%(2조6712억원)을 합성고무에서 냈고, 영업이익도 전체 2718억원 중 37.3%를 합성고무가 냈다. 범용 합성고무인 SBR과 니트릴-부타디엔 고무(NBR)는 각각 연간 26만3000톤, 9만2000톤을 생산할 수 있다. 고부가가치 품목인 용액 스티렌-부타디엔 고무(SSBR)과 니트릴-부타디엔(NB) 라텍스는 15만8000톤, 94만6000톤의 생산 능력을 보유했다. NCC를 기반으로 범용 소재부터 고부가 석화소재까지 생산하는 LG화학도 △부타디엔 고무(BR) 22만톤 △SSBR 8만톤 △NB라텍스 27만톤 규모의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에는 충남 대산 SBR 생산 설비를 멈추며 고부가 중심의 합성고무 사업 재편에 나섰다. 범용 소재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 소재 중심으로 석화산업 구조를 재편하면서 SSBR와 NB라텍스에 대한 주목도가 더 높아졌다. SSBR은 전기자동차(EV) 타이어에 적합하고,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도 연비 효율을 높여주는 등 고성능 타이어 제조용으로 쓰인다. 스티렌과 부타디엔을 유화중합 대신 리튬계 촉매를 이용한 용액중합 방식으로 반응시켜 만들기 때문에 최종 완성된 소재에 불순물이 별로 남아있지 않고 성분 조절이 더 쉽다. NB라텍스는 얇으면서도 내구성과 내화학성, 내유성이 뛰어나다는 특성 때문에 의료용·산업용 장갑의 핵심 원료로 쓰인다. ◇20c 천연고무 대체제…21c 휴머노이드 필수재 '주목' 합성고무는 첨단산업 발전이라는 흐름과 같은 궤적을 밟아왔다. 합성고무가 호스 등 일상용 제품뿐만 아니라 차량 타이어, 의료용 장갑 같은 산업용 제품의 기초 재료로 쓰였기 때문이다. 원래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대량으로 전쟁물자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고무나무 껍질에서 나오는 천연고무가 부족해지면서 개발됐다. 당시 자동차 타이어 같은 제품은 내열성과 고탄성 확보를 목적으로 유황을 섞은 천연고무로 만들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독일과 미국이 석유를 이용한 고무 개발에 나서면서 SBR과 NBR이 탄생했다. 그랬던 합성고무가 최근 들어서는 SSBR로 EV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6년 전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할 때 의료용 장갑의 필수 소재인 NB라텍스 형태로 의료 체계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았다. 합성고무의 성분을 조절하거나 새로운 제조 방식을 발견한다면 물성이 더 우수한 것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합성고무의 역할이 더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휴머노이드 로봇 중심의 생산 체계인 '피지컬 AI'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외장재나 부품 연결 소재를 비롯해 로봇의 정교한 움직임과 전자부품 기밀성을 구현하는데 첨단 합성고무가 필요해졌다. 화학 반응과 외부 압력을 잘 견디면서 두께를 얇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합성고무가 최적의 소재로 꼽히는 것이다. 이충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리포트를 통해 “현재 자동차 연관 수요가 60~65%에 달하는 합성고무 산업에 로봇이라는 새로운 수요 시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우리나라 합성 고무 생산 업체들의 미래에 긍정적 요소"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에쓰오일, 순직소방관 유족에 위로금 3천만원 전달

에쓰오일은 자동차공업사 화재를 진압하던 중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아오다 순직한 경기도 고양소방서(행신안전센터) 소속 고(故) 성치인 소방경의 유족에게 위로금 3000만원을 전달한다고 4일 밝혔다. 성치인 소방경은 지난해 11월 24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소재 자동차공업사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 출동해 진화에 나섰다. 화재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뒤 병원으로 이송돼 입원 치료를 받아왔지만 지난 3일 끝내 순직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소방관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에쓰-오일의 위로금이 유족들이 슬픔을 극복하고 안정적으로 생활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지난 2006년부터 소방청과 함께 '소방영웅지킴이' 협약을 맺고 후원 활동을 이어왔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미-이란 전쟁] 장기화땐 고유가 타격…석화업계, 생산 다변화 ‘고심’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나프타 등 정유제품을 원료로 하는 석유화학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므로 향후 원가 부담 가중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프타 대신 에탄을 이용한 기초유분 생산도 대비책으로 거론되지만, 석화 산업 구조개편 국면과 천연가스 가격 상승 같은 변수까지 함께 고려해야 해 당분간 유가 상승 부담을 피하기 쉽지 않다. 3일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던 지난달 평균 나프타 가격은 톤당 605.39달러로 직전 달보다 8.62% 올랐다. 올해 들어 1월 5일 523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전반적인 상승세를 타며 지난달 25일 619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석유화학 기업들은 주요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시차를 두고 오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두바이유 가격은 2일 기준 배럴당 80.79달러로 직전 거래일인 2월 27일보다 13.4% 올랐다. 천연가스 가격은 네덜란드 TTF 거래소 기준 메가와트시(MWh)당 44.506유로로 39.26% 급등했다.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를 비롯한 핵심 인물들을 타격하고, 이란 정부가 인근 중동 국가와 미군 기지를 대상으로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정세 불안이 심화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란이 선박 공격까지 운운하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예고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중동산 원유와 LNG 운반 경로가 사실상 막혔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중동 의존도는 각각 70%, 20%가량이다. 한국 석화산업은 전체 석화 소재 생산 설비의 90% 넘는 비중이 나프타를 원료로 투입하는 나프타분해설비(NCC)로 구성돼 원유 가격과 수급에 따른 영향을 받는 구조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정유사들이 생산하는 나프타 가격의 상승 압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국내 원유 비축분이 200일치를 넘어 수급이 유지되지만, 원유 가격은 정유사의 원유 정제와 공급 기간 등 일정 시차를 두고 석화사들이 사들이는 나프타 가격에 반영된다.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원유 증산 결정과 세계적인 정유·석화 제품 공급 과잉 현상이 원가 부담 완화 요인이지만, 세계 최대 석화시장인 중국에서 설비 감축 기조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가능성이 변수로 꼽힌다. 석화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 급등 현상이 세계 공급 과잉 현상과 중국 정부의 정유·석화산업 지원 중단 같은 복합적인 변수 속에서 나타난 상황"이라며 “향후 중국 정유·석화 기업이 생산 설비 감축 움직임을 실행하면 세계 시장에서 나프타 공급 가격이 오르고 수급이 불안정해질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석화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이 몇 달 이후 나프타 공급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향후 에틸렌 스프레드 추가 하락 여부와 세계 최대인 중국 석화시장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 중"이라고 설명했다. 에틸렌 등 기초유분의 생산 원료이자 원유 대비 수급처를 다변화할 여지가 큰 에탄의 경우 아직 국내 석화사들의 활용 여지가 크지 않다. 에탄 기반 ECC는 일반적으로 NCC보다 가격 변동성이 낮고 생산 효율이 높은 방법으로 꼽힌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에틸렌 생산 설비 중 90% 넘는 비중이 NCC로 이뤄진다. 롯데케미칼 등 일부 석화사들이 액화석유가스(LPG)나 LNG로 에탄을 생산하고 석화 소재를 생산할 기반을 갖췄거나 기반 구축을 추진 중이다. 다만, NCC 중심으로 생산 체계를 마련한 대부분의 석화사들은 ECC 전환을 위해 시간과 재원을 추가로 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생산 가격이 낮은 셰일가스 도입이 쉬워 전체 설비의 80% 가까이를 ECC가 차지하는 반면, 한국으로 도입하기에는 거리가 멀어 원가 경쟁력 강화가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에틸렌 스프레드(판매가애서 원료 가격을 뺀 값)가 톤당 100달러를 하회하는 시황에도 석화사들은 공장을 24시간 가동해야 한다"며 “석화사들이 투자 여력이 충분하지 않아 현재로서는 ECC라는 선택지를 고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미-이란 전쟁] 호르무즈 봉쇄 ‘해상물류 올스톱’…정유·해운·항공 ‘초비상’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분쟁이 사흘째로 접어들었다. 세계 최대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 혁명수비대(IRGC)에 의해 전면 봉쇄되면서 글로벌 해상 물류망에는 '심정지' 사태가 발생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국내 산업계는 운임 폭등과 원가 상승이라는 미증유의 위기에 직면했다. 2일 해운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초단파(VHF) 무선 방송을 통해 “현재 해역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고 어떠한 선박도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고 공포하며 실력 행사에 나섰다.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에 따른 보복 조치로 ,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20~30%가 지나는 핵심 수로가 물리적으로 차단된 것이다. 유가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지난달 28일 장외 선물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75.33달러까지 치솟으며 작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국내 기업의 원가가 평균 0.38%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유가와 정제 마진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정유업계는 이번 유가 상승이 중동 정세 불안으로 원유 수급이 불안정해질 가능성 때문이라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은 원유의 70%를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석유운반선 우회나 지연에 따른 수급 차질과 선박 안전 피해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모니터링 중"이라며 “당장은 원유선 해상 운임과 보험료 인상에 따른 부담 가중이 예상되지만, 지정학적 갈등이 조기에 안정되면 정유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제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이란 정부가 군사력을 내세워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현실화할지 여부가 관건으로 꼽힌다. 당장은 정부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축해 놓은 원유 수개월분을 이용해 수급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 민간 정유사들도 원유 재고를 보유한 데다 북미나 유럽 북해 등으로 수급 경로를 다변화해왔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연구위원)은 “호르무즈 해협을 최소한 수 주 이상 물리적 봉쇄를 하기 전까지는 정부와 정유사들의 비축 물량으로 수급 대응이 가능하다"며 “현재로선 실제 해협 봉쇄 단계까지 나아갈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정부와 정유사들이 지정학적 역학 관계 변화를 면밀히 살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 대란은 바다를 넘어 하늘길로도 번졌다. 중동 일대 영공이 폐쇄되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 등 주요 공항이 문을 닫으면서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지난달 28일에는 오후 인천에서 두바이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KE951편)가 미얀마 공역에서 긴급 회항했으며, 복편인 KE952편은 결항됐다. 운송 기간 연장도 연장될 전망이다. 머스크를 비롯해 CMA CGM, 하팍-로이드 등 글로벌 주요 선사들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전면 중단과 항로 변경을 선언했다. 특히, 올해 중반으로 예정됐던 수에즈 운하 복귀 계획은 이번 사태로 사실상 폐기됐다. 이로 인해 아시아-유럽 노선의 운송 기간이 편도 기준 3~5일가량 늘어나며 선복 부족과 운임 상승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과거 분쟁 사례를 볼 때 해당 지역의 보험료는 최대 7배까지 할증될 수 있다. 화주들에게는 TEU당 최소 50달러 이상의 전쟁 위험 할증료(War Risk Surcharge)가 부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적 선사인 HMM은 현재 해협 인근에 위치한 컨테이너 1척·벌크 6척 등 총 7척의 안전 확보에 주력하며 우회 경로 투입 등 비상 계획을 검토 중이다. 운임 폭증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무역협회는 전날 윤진식 회장 주재로 '긴급 수출입 물류 점검 회의'를 열고 해협 봉쇄 시 국내 해상 운임이 기존 대비 최대 80%까지 폭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지에 사업장을 둔 국내 주요 기업들도 비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주재원과 직원들의 안전을 확인하며 비상 연락망을 가동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직접 “중동 임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으며 , 현대차 역시 최근 준공한 사우디 생산법인 공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김성범 장관 직무대행 주재로 긴급 점검 회의를 소집하고, 위험 해역 내 우리 선박 37척에 대해 운항 자제 및 인근 해역 대기를 강력히 권고했다. 정부는 비상 대응반을 구성해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하며 청해 부대 대조영함과의 핫라인을 통해 선원과 선박 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중소 수출 화주를 위해서는 물류비 바우처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오만의 살랄라 및 두쿰 항만을 활용한 환적과 육로 우회 수송 정보 제공에 착수했다. 박규빈·정승현 기자 kevinpark@ekn.kr jrn72benec@ekn.kr

‘석화 재편 1호’ 롯데케미칼, 고부가 소재 확대로 ‘반등 시동’

롯데케미칼이 국내 석유화학 산업 재편 1호 계획 확정으로 사업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롯데가 보유한 나프타분해설비(NCC)의 절반 가까이 가동 중단하는 것을 시작으로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는 데 초점을 둘 전망이다. 2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석화산업 재편 1호 최종 승인으로 충남 대산 공장에 위치한 에틸렌 연산 110만톤 규모의 NCC를 가동 중단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양사 범용 다운스트림 설비 가운데 중복되거나 적자를 내는 설비를 멈추고, 고탄성 경량소재와 이차전지 핵심소재 개발 또는 바이오 나프타를 활용한 친환경 제품 생산 같은 고부가 소재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할 채비에 나선다. 지난달 25일 충남 대산 석화산업단지의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케미칼 간 사업재편안이 확정됐다.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6 대 4 지분으로 세운 합작법인 HD현대케미칼에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을 합병한다. 양사는 HD현대케미칼에 6000억원씩 출자하고, 지분을 5 대 5로 조정할 예정이다. 3년간의 재편 기간을 거쳐 영업흑자 전환, 부채비율 축소, 재무구조 개선 등을 이룬다는 목표다. 이를 계기로 롯데케미칼이 적자 폭을 더 줄이고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데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에틸렌과 프로필렌 같은 기초유분 시장이 공급 과잉에 빠진 상황에서는 석화사들이 NCC를 가동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다. NCC는 한번 끄면 다시 가동하기까지 최소 2주에서 한달이 지난 뒤 공정 안정화 과정까지 거쳐야 해 완전히 셧다운하기보다 최소한 60~70%의 가동률로 24시간 가동을 유지해야 하는 특성이 있다. 이영준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는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경쟁력이 열세한 사업, 차별화가 어려운 사업 등은 올해도 과감하게 합리화하겠다“며 “신규 투자와 경상투자 재무관리는 물론, 원료 구매부터 생산, 판매, 고객 대응, 물류에 이르는 현금 운영 수준을 더욱 고도화할 것"을 말한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은 9조399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가까이 줄었고, 부채비율은 76.4%로 3.5%포인트 높아졌지만 재무 건전성을 일정 수준 유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에 연간 에틸렌 100만톤 등 여러 석화제품을 생산하는 석유화학단지를 세우기 위한 39억5000만 달러(한화 약 5조7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지난해 하반기 마무리하면서 설비투자로 인한 추가 재무부담은 완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롯데케미칼은 △기능성 화합물(컴파운드) △반도체 공정소재 △친환경(그린) 소재 △기능성 동박 △수소·암모니아 등 친환경 에너지 소재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로 전환한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그 일환응로 전남 율촌에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 중심으로 생산하는 합성물(컴파운드) 시설 '롯데엔지니어링플라스틱'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11개 라인을 가동하고 있고, 올해 말까지 총 23개 라인을 율촌공장에 이설하면 모빌리티, 정보통신(IT) 등의 산업에 맞춤형 고기능성 소재를 공급하는 연간 50만톤 규모의 컴파운드 공장을 가동하게 된다. 향후 고부가 슈퍼 엔지니어링플라스틱(Super EP) 제품군 생산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5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첨단소재 사업은 지금까지 주요 가전이나 모빌리티 관련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플라스틱과 폴리카보네이트(PC) 중심으로 해왔다"며 “하지만 우주항공과 로봇, 6G, 데이터센터, 에너지, 피지컬 AI 등 여러 분야에 접목 가능한 차세대 유망사업을 내부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트럼프 관세정책에 신규투자·광물협력으로 돌파해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친환경 산업 지원 축소와 관세 기반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정부가 세제·재정 지원과 국가 간 핵심광물 협력, 배터리 신수요 창출 같은 정책으로 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정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26일 서울 여의도 한경협(FKI)회관에서 열린 '제11회 탄소시장과 무역경쟁력 세미나'에서 '미국 보호무역정책과 국내 시사점'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기치로 품목관세와 국가별 상호관세를 내세워 자국 산업 보호와 공급망 재편을 위한 정책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국경안보를 통상 정책 명분으로 활용하고, '드릴, 베이비, 드릴' 구호를 내세워 저렴한 화석연료로 제조업 비용을 낮추는 에너지 정책을 강조해왔다. 정 위원은 2017년 출범한 트럼프 1기 행정부, 이로부터 4년 뒤 시작된 조 바이든 행정부에 걸쳐 보호무역 기조가 진화해왔다고 설명했다. 관세 기반 페널티 정책과 보조금 기반 유인책이라는 차이에도 미국 현지 생산을 강제하는 구조적 변화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아메리카 퍼스트'로 다자무역체제를 무력화하고 무역을 정치적 협상 카드로 전환했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라는 유인책을 이용해 청정에너지 산업 기반을 미국 내로 이전시키려는 전략을 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서는 1기 정부의 관세 정책을 상설화·패키지화해서 전방위적인 산업·공급망 보호 도구로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변화로 IRA 중심의 청정에너지 산업 인센티브 정책을 바라보고 관련 산업과 대미 투자를 키워온 한국 기업들이 더 큰 불확실성을 겪게 됐다. IRA에 따른 청정에너지와 첨단 산업, 전기자동차 세액공제가 한국을 비롯한 주요 제조기업들의 대미 투자를 이끌어냈는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 같은 지원책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행정명령으로 IRA에 근거한 자금 집행과 청정에너지 산업 투자를 취소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서명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은 IRA에 따른 세액공제 요건을 강화하고, 공급망 규제에 해당하는 외국 우려기업(FEOC)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이 같은 법적 제약으로 지난해 취소된 청정에너지 사업 투자가 약 348억달러(61개) 규모로, 신규 투자보다 취소 금액이 약 120억달러 더 많았다. 지난해 10월 민주당 집권 주(州)를 주 대상으로 수소허브와 배터리, 전력망 복원 등 76억달러 해당하는 프로젝트가 취소됐다. 정 위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기후 정책인 IRA의 제도적 틀을 제조업과 공급망 안보 정책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공급망 인센티브를 정치적 이해관계와 산업적 실리에 따라 배분하고, IRA를 환경 정책이 아니라 미국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도구로 재해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위원은 “이는 자유무역과 세계화에 편승해 선진국 반열에 든 한국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배터리 산업이 가장 큰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진단했다. IRA 발효 이후 미국이 받은 투자 금액의 3분의 1이 한국 기업이었고, 한국 기업의 투자 중 배터리가 85.6%를 차지했다. IRA에 따라 신규 전기차에 지급하는 대당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과 미국 내 배터리 생산자에게 재정을 지원하는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바라보고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그러나 전기차 보조금 제도 폐지로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이 장기화하며 대미 투자를 단행했던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수익성 부진에 빠졌다. 자동차 산업이 전후방 산업과 연계 효과가 크기 때문에 전기차 판매가 줄면 배터리부터 핵심광물까지 등 공급망 전반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정 위원의 설명이다. 정 위원은 “AMPC의 배터리 금지외국단체(PFE) 규정이 강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탈중국 공급망 과제의 난이도가 더 올라갔다"며 “(탈중국 공급망이 강화되면) 한국이 입을 반사이익도 일부 예상되지만, 전기차 캐즘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우방국과 광물 협력·배터리 신시장 모색해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국 제조업 복원을 위해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며 기존 정책을 폐지하거나 관세 부과를 강화한 결과 한국 정부와 기업은 더 큰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 정 위원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관세 기반 패널티로 방향 전환하는 과정에서 미국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강제로 재편하고, 온실가스가 기후 변화를 초래한다는 미국 정부 입장의 근거인 '위해성 판단'을 폐지했다"며 “이로 인해 기업들이 겪는 불확실성이 증대된 가운데 EU가 탄소 배출 규제를 유지하면서 '닫힌 규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더해 “상호관세 부과 근거였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위법이라는 연방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다른 법령을 근거로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고 부연했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증폭된 통상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자구 노력만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정 위원은 주문했다. 정 위원은 “한국 산업을 보호하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의 공동 선제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세제·재정 지원과 신규 투자를 과감히 단행해야 한다"며 “OBBBA에 따른 PFE 규정에 대응하기 위해 호주나 캐나다 등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자원외교, 핵심광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화 전략과 국내 제조 생태계 강화 정책을 병행 추진해 국내 산업 공동화와 공급망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며 “대중(對中) 견제 따른 한국이 반사 이익을 누리는 전략적 포지션을 잡고,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확대, 로봇산업 등 차세대 유망산업과 연계해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배터리 신수요를 창출하고 시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금호석유화학, S&P글로벌 지속가능성 연보 등재…3년 연속

금호석유화학은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이 발표한 '2026 지속가능성 연례 보고서(연보)'에 '멤버(Member)' 등급으로 3년 연속 등재됐다고 27일 밝혔다. S&P글로벌은 매년 전 세계 기업의 지속가능성 평가(CSA) 결과를 바탕으로 산업별 우수 기업을 선정한다. 올해 연보에는 글로벌 화학 기업 409곳 중 상위 9%에 해당하는 37개 기업만이 이름을 올렸다. 국내 화학 기업 가운데는 금호석유화학을 포함해 단 3곳만 등재됐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실시된 CSA 평가에서 종합 점수 66점을 획득해 산업 내 백분위 96%를 기록했다. 특히 지배구조 부문에서 전년 대비 4점 상승한 69점을 기록했다. 3자 평가를 통해 공급망 관리 전략을 강화하고 정보보안·반부패 준법 정책을 제정하는 등 투명한 경영 환경 구축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금호석유화학은 설명했다. 아울러 금호석유화학은 2년 연속으로 글로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기관인 서스테이널리틱스로부터 '2026 ESG 톱 레이티드 기업'으로 선정됐다. 금호석유화학이 선정된 부문은 '인더스트리 ESG 리더'다.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는 “일시적인 지표 개선에 머물지 않고, 비즈니스 전 과정에서 실질적인 ESG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효성벤처스, 파이온텍∙리얼월드에 올해 첫 투자 집행

효성벤처스는 최근 기능성 화장품 원료 기업 '파이온텍'과 피지컬 AI 기반 로봇 기술 기업 '리얼월드'에 투자를 집행했다고 27일 밝혔다. 효성벤처스는 효성그룹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이다. 파이온텍은 기능성 화장품 분야에서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20년 이상 연구개발을 통해 피부 전달 효율을 높이는 원료 '스피큘'과 관련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기술신용평가기관 NICE디앤비로부터 기술평가 최상위 등급인 TI-1 등급을 획득했다. 현재 국내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에 핵심 제품을 공급하고 있고, 자체 브랜드를 중심으로 중국·동남아 사업 확장도 추진 중이다. 리얼월드는 산업 현장 데이터를 학습해 행동 지능을 구현하는 피지컬 AI 기술을 보유했다. 제조·물류·의료 등 다양한 산업 현장을 겨냥해 휴머노이드 로봇에 적용 가능한 5지(指) 로봇손 모델을 개발했다.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글로벌 AI경연대회 '네비우스 로보틱스 앤 피지컬 AI 어워즈'에서 파운데이션 모델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효성그룹은 자사 제조 역량을 토대로 한 전략적 협업으로 사업 확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2024년 말 한국벤처투자와 함께 조성한 1000억원 규모의 '스타트업코리아펀드(스코펀)'를 통해 진행됐다. 효성벤처스는 지난해 해당 펀드를 통해 △AI 기반 신약 개발 기업 아이젠사이언스 △이커머스 플랫폼 와이어드컴퍼니 △스마트 물류 솔루션 기업 니어솔루션 △융합 보안 기업 쿤텍 등 딥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효성벤처스 관계자는 “정부의 기술 중심 투자 방향에 발맞춰 2026년에도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유망 기업 발굴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국내 딥테크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롯데, ‘석화·AI 고도화’ 엔진 달고 지속성장 질주

롯데는 핵심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그룹 전반의 사업 구조 개편을 추진 중이다. 특히, 인공지능(AI)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재화해 경영 및 운영 전반의 실행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27일 롯데에 따르면, 석유화학 사업군은 사업 포트폴리오 내 범용 석유화학 비중을 축소하는 한편, 고기능성 소재 확대와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며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먼저, 롯데케미칼은 전남 율촌산업단지에 약 3000억원을 투자해 '롯데엔지니어링플라스틱(LEP)' 공장을 설립했다. 올해 완공 예정인 롯데엔지니어링플라스틱 공장은 연간 50만 톤 규모의 국내최대 단일 컴파운드 생산시설을 자랑한다. 모빌리티· IT 등 핵심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고기능성 소재를 공급하는 동시에 슈퍼 엔지니어링플라스틱(Super EP) 제품군도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생산성 제고를 위한 AI 전환(AX)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EP 율촌공장에 AI 기반 품질검사 시스템과 포장 로봇, 자동창고를 도입해 공정 자동화와 품질 안정성을 한꺼번에 확보했다. 고객 대응과 생산 영역에서도 'AI 컬러매칭 시스템'을 통해 색상 배합을 자동화하며 수작업 대비 일일 생산성을 약 50% 끌어올렸다. 롯데에너지머터리얼즈는 AI용 고부가 회로박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하이엔드 전지박 시장 선점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AI기판 소재 밸류체인 거점화 흐름에 맞춰 국내 유일 회로박 생산거점인 전북 익산공장을 내년까지 100% 회로박 라인으로, 해외의 말레이시아 공장도 ESS·모바일용 하이엔드 전지박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 제품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힘쏟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의 경우, 고부가가치의 스페셜티 중심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이어가고 있다. 식의약용 셀룰로스 증설 공장은 지난해 4분기 기계적 준공을 마치고, 올해 상업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지난 1월 셀룰로스 계열 스페셜티 소재 '셀로팜'은 조달청 혁신제품 인증을 획득하며 제품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에 따라, 셀룰로스 기반 토양개량제의 공공기관 판로를 넓히는 한편, 탄소 저감과 기후대응 흐름에 맞춘 친환경 스페셜티 소재로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연구개발 분야에서 신소재 연구지원 AI 플랫폼을 도입해 AI를 통한 특허·논문 분석과 추천 기능을 지원받아 연구 개발 효율을 높이고 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물리적 로봇과 결합한 피지컬 AI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범용 피지컬 AI 기반 'RaaS(Robot as a Service) 상용화'를 구축해 그룹 계열사에 실질적 운영 효율과 비용 절감 효과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피지컬 AI 및 로봇 전담조직 신설을 계기로 사업화 및 연구 조직도 단계적으로 늘리고 있다. 특히, 롯데이노베이트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유통, 제조, 건설, 식품,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 특화된 AI를 적용한 휴머노이드 범용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축적된 데이터와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하나의 로봇이 여러 산업 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돼 유통 현장에서는 영업 종료 후 재고 파악과 보안 순찰을, 제조·화학 현장에서는 고위험 구역 작업을 대체해 운영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이달 2일 코리아세븐과 협업해 휴머노이드 로봇과 AI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편의점 'AX Lab 3.0'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롯데이노베이트 본사 1층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AX Lab 3.0 편의점은 휴머노이드 로봇과 AI가 연동돼 고객 안내, 결품 확인, 매장 환경 점검 등 매장 운영을 수행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SKC, 1조원 유상증자 결정…“유리기판 제품개발·차입금 상환 자금”

SKC는 이사회를 열고 유리기판 등 차세대 소재사업의 실행력을 강화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약 1조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분율 40.64%로 SKC의 최대 주주인 SK 주식회사는 배정 물량의 120% 수준만큼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주 배정기준일은 4월 7일, 구주주 청약은 5월 14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된다. 발행가액은 5월 중순 확정될 예정이다. 유상증자 자금의 60%가량인 5900억원은 유리기판 투자사 앱솔릭스의 제품 개발에 쓰인다. 최근 앱솔릭스는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제품 개발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SKC는 설명했다. 아울러 앱솔릭스는 최근 인사를 통해 인텔·SK하이닉스 출신의 강지호 신임 대표를 임명하기도 했다. 앱솔릭스는 앞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고품질 제품인 임베딩(내장형) 방식과 상용화 속도가 빠른 논-임베딩(비내장형) 방식을 동시에 개발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해 시장에 적시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다양한 이해관계자, 파트너사와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기술 우위를 더욱 확고히 해 나갈 방침이다. 나머지 약 4100억원은 재무 건전성 강화를 위한 차입금 상환에 투입된다. 만기 도래 예정인 차입금을 우선 상환해 금융 비용을 절감하고 부채비율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SKC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을 지난해 말 기준 약 230%에서 140% 초반대로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SKC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반도체 소재 등 미래 사업의 확실한 성장을 뒷받침하고 회사의 기초 체력을 튼튼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확보된 재원을 통해 앱솔릭스의 성장을 가속화하여 주주가치 및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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