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재건축 첫 관문 열렸다…‘압구정 2구역’ 통합심의 통과

서울 강남권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히는 압구정아파트 재건축이 본격적인 사업 단계에 진입했다. 압구정 2·3·4·5구역 가운데 처음으로 2구역이 사업시행계획을 위한 통합심의를 통과하면서 압구정 재건축이 첫 관문을 넘었다. 서울시는 지난 2일 열린 제13차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에서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2 재건축사업'을 조건부 의결했다고 3일 밝혔다. 압구정2구역은 강남구 압구정동 434번지 일원 약 19만2910㎡ 부지에 최고 66층, 2381가구 규모의 한강변 주거단지로 조성된다. 지난해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된 데 이어 이번 통합심의를 통과하면서 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번 심의는 압구정 2·3·4·5구역 가운데 처음으로 통합심의를 통과한 사례다. 통합심의는 건축·교통·환경·교육 등 각종 심의를 한 번에 처리하는 절차로,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위한 핵심 관문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압구정2구역을 한강변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해 획일적인 아파트 배치 대신 한강변 경관을 살린 입체적 스카이라인을 구현하도록 계획했다. 사업지 북측 한강과 잠원한강공원의 개방감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한 통경축을 확보하고, 단지 내부에는 공공보행통로를 설치해 시민 누구나 입체보행교를 통해 한강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압구정로변에는 개방형 커뮤니티시설과 근린생활시설을 배치해 열린 생활가로를 조성하고, 경로당과 어린이집, 작은도서관 등 공공개방시설도 마련된다. 기부채납을 통해 공공청사와 근린공원, 입체보행교 등 공공시설도 함께 확충될 예정이다. 이번 통합심의 통과로 압구정 재건축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압구정 재건축은 2·3·4·5구역으로 나눠 추진되고 있고, 그동안 정비계획 수립과 설계 등을 거쳐 왔다. 이번 2구역 심의를 시작으로 나머지 구역도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강남권 주요 재건축 사업의 인허가 절차를 잇달아 마무리하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가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고, 은마아파트도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완료한 데 이어 압구정2구역까지 통합심의를 통과하면서 강남권 대형 정비사업이 연이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이날 통합심의위원회에서는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6차아파트 재건축사업도 조건부 의결됐다. 신반포16차는 기존 396가구에서 최고 34층, 468가구 규모의 개방형 한강변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올해 10월 사업시행인가 변경을 마무리하고 내년 6월 착공, 2031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강동구 명일동 삼익맨숀아파트 재건축사업도 수정가결 및 조건부 의결됐다. 기존 768가구는 최고 39층, 990가구(공공주택 104가구 포함) 규모로 재건축되며, 약 7100㎡ 규모의 근린공원과 110면 규모 공영주차장도 함께 조성된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압구정 2·3·4·5구역 가운데 2구역이 처음으로 조건부 의결되면서 압구정 재건축이 본격화되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주거환경 개선은 물론 시민 누구나 한강을 향유할 수 있는 수변 주거공간을 조성할 수 있도록 행정절차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단독] “학생 통학로, 환경평가 대상 아냐”…내달 입주 앞둔 반포3주구 도로 논란 ‘재점화’

삼성물산이 재건축하는 '래미안 트리니원(반포3주구)'이 다음 달 완공을 앞둔 가운데, 단지 인근 세화고 남단 도로 개설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교통영향평가가 연기된 이후 기존 양방향 도로안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는 주민 측 주장이 나오면서 학생 통학환경과 교육환경평가, 50년 넘게 이어진 플라타너스길 보존 여부를 둘러싼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 3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논란은 지난 5월 8일 예정됐던 반포3주구 재건축 관련 교통영향평가 변경심의가 연기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주민들은 조합 요청으로 교통영향평가 심의가 연기된 이후 기존 일방통행안 대신 양방향 도로안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조합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고, 관련 서명운동도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초구는 교통영향평가 심의가 연기된 사실은 인정했다. 구는 “반포3주구 조합이 변경심의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심의위원회 개최 전 입주예정자 민원이 발생해 조합이 심의 연기를 요청하면서 심의가 개최되지 않았다"며 “향후 조합이 다시 심의 상정을 요청하면 심의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서초구는 “양방향 도로 개설을 요구하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합의 공식 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확인하지 않았다. 본지는 반포3주구 조합에 양방향 도로안 검토 여부와 교통영향평가 연기 사유, 주민들이 제기한 서명운동의 공식성 등에 대해 입장을 요청했지만 조합 측은 “아무런 답변을 드릴 수 없다"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번 논란의 또 다른 쟁점은 교육환경평가 적용 범위다. 주민들은 세화고·세화여고·세화여중 학생들이 실제 이용하는 통학로임에도 해당 구간이 반포3주구 재건축 정비구역 밖이라는 이유로 교육환경평가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학생 안전에 대한 검토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초구는 세화고 남단 도로 개설 구간은 반포3주구 재건축 정비구역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구는 “반포3주구는 개발기본계획에 따라 확정된 사업구역이며 세화고 뒷길 도로 개설 구간은 정비구역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해당 구간은 교육환경평가 대상 규모가 아니며 도로 개설 시 인접 학교와 협의를 거쳐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강남서초교육지원청도 같은 취지의 설명을 내놨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 자체는 교육환경평가를 실시했지만 평가 대상은 정비구역까지"라며 “세화고 남단 도로 개설 구간은 정비구역 밖으로 교육환경평가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환경평가 대상은 법령으로 정해져 있어 교육청이 임의로 평가 범위를 확대하거나 강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도로 계획과 관련해 구청으로부터 공식 협의 요청이 있을 경우 검토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 관련 요청은 없었다"며 “다만 올해 1월 통학로 안전 관련 국민신문고 민원이 접수됐을 당시에는 서초구 도로과에 학생 안전 조치를 요청하는 공문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지난달 열린 간담회에서 반포3주구 측 참석자가 세화고의 도로 개설 관련 협의 문서가 존재하며 해당 문서는 비공개라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화고가 과거 작성한 공문에는 학교 우회도로 설치가 학생 통학환경 개선과 학교 주변 교통 혼잡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학교는 협의 내용 공개가 이해관계와 원활한 사업 추진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비공개를 요청했다. 본지는 현재 세화고 측에 당시 협의 경위와 현재 학교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질의했으며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 주민들은 현재 반포종합운동장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공사를 위해 조성된 임시도로를 활용하는 대안노선을 검토하면 학생 통학환경과 플라타너스길을 보존하면서도 교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서초구는 “심산기념관 방향 대안노선을 관련 기준에 따라 검토했지만 추진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주민들이 제기한 피천득길 산책로 확장사업과 세화고 남단 도로 개설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서도 “피천득길 산책로 확장사업은 산책로 폭 협소에 따른 주민 요청으로 시행한 별도 사업이며 세화고 뒷길 도로 개설과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초구는 도로 개설을 검토하는 배경으로 신반포로 일대 교통 문제를 들었다. 구는 “반포1·2·4주구와 반포3주구, 래미안원베일리, 래미안원펜타스 등 대규모 재건축으로 신반포로 일대 교통량 증가가 예상된다"며 “세화고 건축물로 인해 기존 도로 확장이 어려워 반포종합운동장과 세화고 사이 우회도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책적으로는 신반포로 교통정체를 분산하는 동시에 인접 주민의 차량 통행과 보행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며 “도로가 개설될 경우 학생 안전과 보행환경을 고려한 교통안전시설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번 사례와 관련해 “학교는 사회 인프라 가운데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시설"이라며 “교육환경과 관련한 사업을 추진할 때는 교육청과 학교는 물론 학부모 의견도 충분히 수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많이 걷는 것은 교육적으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도로가 조성된다면 차도와 인도를 명확히 구분하고 신호체계, 가로등 등 기본적인 안전시설을 충분히 갖춰 학생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세운지구, 오피스 변혁 가능할까…또 20년 표류 안 하려면

2006년 세운지구가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지 20년 만에 서울시가 세운상가 6구역 일대 도시계획 밑그림을 완성했다. 시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내 6-1-1구역과 6-4-1구역의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안을 지난달 30일 수정 가결했다. 이번 결정으로 을지로에 대규모 오피스와 주상복합, 녹지공간이 들어설 기반이 마련됐다. 서울 오피스 시장에서는 2028년 이후 도심권역(CBD)에 대우건설이 개발 중인 원엑스(ONE X)와 세운지구 개발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가 잇따라 진행되면서 공급 과잉 가능성도 제기된다. 도시계획의 큰 틀이 마련된 지금, 세운지구가 도심 복합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20년간 발목을 잡아온 것은 무엇이고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시는 제6차 도시재정비위원회를 열고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내 6-1-1구역과 6-4-1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안)을 각각 수정가결했다. 이번 계획 지정으로 을지로 업무기능이 강화되고 도심 주거 공급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을지로3가역 인근 세운6-1-1구역에는 프라임급 대규모 오피스 시설과 오피스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저층부에는 벤처기업집적시설·창조교류플랫폼·근린생활시설 등을 한곳에 모아 도심형 복합혁신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대지면적의 47% 이상을 개방형 녹지로 계획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인접한 6-1-4구역의 광장형 도심숲과 유기적으로 연계해 녹지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통행 개선을 위해 을지로3가역 7번 출구를 대상지 내부로 옮긴다. 을지로 지하상가와 건축물 지하 공간을 통합해 상업거점을 개발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세운6-4-1구역에는 주상복합 거점이 조성된다. 1만9418.2㎡ 규모 촉진구역을 신설하고 주거·업무(오피스텔)·판매기능이 도입된 복합개발계획을 수립한다. 건축계획안에 따르면 대상지는 지상 49층 규모의 공동주택 999세대를 공급하고 복합시설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번 계획에는 공공임대산업시설을 설치해 기존에 세운상가에 있던 세입자의 재정착을 지원한다. 인쇄업 등 도심산업 종사자와의 상생을 위한 공공기여 방안도 반영됐다. 세운지구 도시계획 가이드라인이 나오면서 CBD 일대 오피스 시장에도 다시 관심이 쏠린다. 과거에는 도심 노후화와 여의도 개발 등의 영향으로 금융회사들이 CBD를 떠났다. 최근에는 도심 재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금융권을 비롯한 기업들이 다시 도심으로 돌아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오피스 시장에서는 향후 CBD에 공급과잉으로 임대료나 자산가치가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만큼 을지로에 대규모 오피스 공급 소식은 기정사실처럼 들린다. 그러나 세운지구 개발사업이 20년 간 표류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도시정비 전문가들은 세운지구가 20년 동안 표류한 이유로 '재정비촉진지구 제도의 특성'과 '제도적 일관성의 부재'를 꼽는다. 재정비촉진지구는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일반 재개발과 달리 여러 구역을 하나로 묶어 도시 전체의 통일성과 연속성을 확보하도록 설계된 제도다. 당초에는 개별 사업을 따로 추진하는 것 보다 도시계획을 일괄적으로 수립해 사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한 구역의 높이나 용적률, 개발 방식이 바뀌면 인접 구역과의 연계성까지 다시 검토해야한다. 계획 변경이 반복되다보니 한 구역의 지연이 다른 구역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전체적인 사업 속도가 늦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서울시장 교체에 따른 정책 기조 변화도 주민들의 불신을 키웠다. 오세훈 시장 시절 전면 철거 중심이던 계획은 박원순 시장 시절 도시재생과 보존 중심으로 바뀌었다. 이후 다시 오 시장이 복귀하면서 고밀 녹지생태도심으로 선회했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동의서를 받으러 다니면 사인을 잘 안 해준다고 들었다"며 “20년 동안 정비 방침이 일관되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기획부동산이나 업자들이 등장했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니 주민들 사이에 '어차피 또 엎어질 것'이라는 불신이 깊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6-4-1 구역은 현재 아직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지 못한 채 준비위원회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시는 이번 변경안을 통해 세운 6-4-1구역 등에 공공임대산업시설을 조성해 기존 인쇄업체 등 도심산업 종사자의 재정착을 지원할 계획이다. 시세의 70~80% 수준으로 임대료를 책정해 상생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회의적이다. 세운지구의 핵심 산업인 인쇄업은 대형 윤전기와 종이 원료, 완성품을 지속적으로 운반해야 하는 특성상 1층 공간이 필수적이다. 지하나 상층부로 이전할 경우 장비 반입 자체가 어렵고 물류비 부담도 크게 늘어난다. 사업을 추진하는 토지 소유주나 디벨로퍼(시행사) 입장에서도 가장 사업성이 높은 1층 상가를 공공임대산업시설로 제공하는 데 부담이 적지 않다. 공공임대산업시설을 마련하더라도 실제 재정착 과정에서는 상당한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사업 방식을 둘러싼 충돌도 남아있다. 6-4-1구역의 경우 재개발준비위원회는 신성상가아파트를 포함한 조합방식 통합개발을 원하지만, 시행사 측은 해당 아파트를 제외하고 매입방식의 분리개발 추진을 선호했다. 전문가들은 소형 지분자가 많은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이 포함될 경우 조합의 의사결정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3구역에서는 1+1 분양권 배분과 이익 배분을 둘러싼 갈등으로 관리처분계획을 둘러싼 소송이 이어졌고 사업이 상당 기간 지연된 사례가 있다. 세운지구가 또 다시 20년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사업 초기 단계에서 조합 정관에 권리관계와 이익·부담에 대한 균형 배분 원칙을 명시해야 한다. 프리미엄 상승에 따른 지분 갈등이나 다수결에 의한 정관 변경 리스크를 명시해둬야 사업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도심산업 종사자들의 재정착을 지원하는 과정에서도 업종의 특성을 고려한 협상안을 통해 현실적인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장귀용 도시정비 전문가는 “도시계획이 확정됐다고 사업이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과정이 시작되는 것"이라며 “주민 간 이해관계 충돌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풀지 못하면 또다시 계획 변경과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토허제 확대에도 상승세 지속”…서울 아파트값 0.27%↑, 동탄 1.46% 급등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6월 마지막 주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이후에도 재건축과 역세권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유지했지만 상승폭은 다소 둔화됐다. 반면 경기 화성 동탄은 1%를 웃도는 급등세를 이어갔고, 과천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영향으로 하락 전환했다. 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6년 6월 5주(6월 2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9% 상승했다. 수도권은 0.20%, 서울은 0.27% 올라 전국 상승세를 견인했고 지방은 보합(0.00%)을 기록했다. 서울은 전주(0.30%)보다 상승폭이 0.03%포인트 축소됐지만 재건축 추진 단지와 역세권, 대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며 2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자치구별로는 도봉구가 0.37%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동대문구(0.36%), 성북구(0.36%), 구로구(0.35%), 노원구(0.33%), 송파구(0.32%), 중랑구(0.32%), 관악구(0.30%), 강동구(0.28%), 금천구(0.26%) 등이 상승했다. 경기도에서는 화성 동탄구가 1.46% 급등하며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남 수정구(0.43%), 성남 분당구(0.41%), 수원 영통구(0.41%) 등도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과천시는 0.12% 하락했다. 정부가 최근 과천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이후 매수 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인천은 0.04% 상승하며 전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연수구(0.10%), 중구(0.09%), 부평구(0.08%), 동구(0.07%), 미추홀구(0.03%) 등이 상승을 이끌었다. 지방은 전체적으로 보합세를 나타냈다. 전남(0.06%), 울산(0.08%), 전북(0.02%)은 상승했고, 광주(-0.05%), 제주(-0.04%), 경북(-0.03%), 강원(-0.03%), 대구(-0.03%)는 하락했다. 전국 181개 시·군·구 가운데 상승 지역은 103곳에서 105곳으로 늘어난 반면 하락 지역은 68곳에서 65곳으로 감소했다. 전세시장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11% 상승했다. 서울은 0.30%, 수도권은 0.19%, 지방은 0.03% 각각 올랐다. 서울은 재건축 이주 수요와 선호지역 중심의 임차 수요가 이어지며 상승세를 지속했고, 경기는 0.15%, 인천은 0.12% 상승했다. 지방에서는 울산(0.11%), 세종(0.10%), 전북(0.06%), 부산(0.06%), 전남(0.05%) 등이 상승했고, 제주(-0.03%), 광주(-0.03%), 경북(-0.01%)은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울은 재건축 추진 단지와 선호도 높은 역세권 및 대단지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며 상승 거래가 지속됐다"며 “전세시장도 정주 여건이 양호한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시행계획 인가…23년 만에 본궤도, 2028년 착공 목표

서울 강남권 대표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으며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2003년 추진위원회 승인 이후 23년 만으로, 조합은 관리처분계획 수립과 이주 절차를 거쳐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일 강남구와 서울시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사업시행계획이 이날 최종 인가됐다. 이번 인가는 민선 9기 출범 이후 강남구가 내린 첫 재건축 사업시행계획 인가이자,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시즌2'가 처음 적용된 사업으로 기록됐다. 강남구는 지난 5월 22일 사업시행계획 인가 신청을 접수한 뒤 약 80개 관계 부서와 기관 협의, 주민공람 등 행정 절차를 마무리해 법정 처리기한인 60일보다 33일 앞당겨 인가를 완료했다. 구는 강남구 재건축 사업시행계획 인가 가운데 가장 빠른 처리 사례라고 설명했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4424가구 규모의 강남 대표 노후 아파트다. 2003년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뒤 사업이 장기간 지연됐지만 2023년 정비구역 지정과 조합설립인가를 받았고, 지난해 정비계획 변경을 거쳐 올해 통합심의를 통과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이번 사업시행계획 인가에 따라 은마아파트는 대지면적 24만3552.6㎡ 부지에 지하 6층, 지상 49층, 공동주택 29개 동, 총 585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재탄생한다. 이 가운데 공공임대주택은 909가구, 공공분양주택은 195가구다. 단지에는 부대복리시설과 공공개방 커뮤니티시설이 들어서며 공원, 공영주차장, 개방형 도서관, 침수 예방을 위한 저류조 등 공공기여 시설도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사업은 앞으로 관리처분계획 수립 및 인가, 이주, 철거, 착공 등의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조합은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남구는 이번 인가를 계기로 민선 9기 핵심 공약인 재건축 신속 추진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구청장이 직접 단장을 맡는 '강남 재건축 신속화합(신화) TF'를 중심으로 사업장별 공정 관리와 관계기관 협의, 주민 소통, 전문가 자문을 통합 지원하고 지연 요인과 갈등을 조기에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김현기 강남구청장은 이날 은마아파트를 직접 찾아 주민들에게 사업시행계획인가서를 전달했다. 김 구청장은 “이번 인가는 민선 9기 첫 재건축 사업시행계획 인가이자 법정 처리기한을 33일 앞당긴 강남구 최단 기록"이라며 “오랫동안 기다린 주민들에게 재건축이 실제로 속도를 내고 있다는 신호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구청장이 직접 챙기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속도와 결과로 보여드리겠다"며 “남은 절차도 지체되지 않도록 책임 있게 이끌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도 은마아파트를 핵심 주택공급 사업으로 보고 후속 절차를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은마아파트 사업시행계획 인가는 신속한 재건축 추진의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며 “관리처분과 이주 등 남은 절차도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해 주택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AI 메가프로젝트 전력 딜레마…“원전 20기 규모 더 필요”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핵심으로 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전력 인프라가 사업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일 업계와 학계에 따르면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가 계획대로 들어설 경우 현재 국내에서 가동 중인 원전 규모에 맞먹는 추가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 육성 계획은 제시됐지만 이를 뒷받침할 발전설비와 송전망 구축 계획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발표한 메가프로젝트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시설 확대, 호남권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이 포함된다. 문제는 전력이다. 반도체 공장은 순간적인 정전에도 생산라인 전체가 멈출 정도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다. AI 데이터센터 역시 초고성능 GPU를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만큼 일반 산업시설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전문가들은 정부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2040년까지 약 27.7GW 규모의 추가 발전설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설비용량 1.4GW급 한국형 원전(APR1400) 약 20기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재 국내 원전 설비용량이 약 26GW인 점을 감안하면 메가프로젝트 하나가 사실상 현재 원전 설비 전체에 버금가는 전력을 추가로 요구하는 셈이다. 원자력 전문가 A교수는 “AI 시대에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지만 결국 승부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서 갈린다"며 “공장을 아무리 빨리 지어도 전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상 가동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도 장기적인 전력 확보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신규 대형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 건설 계획이 반영됐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AI와 반도체 산업 확장 속도를 감안하면 추가 전력 확보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만 해도 필요한 전력이 약 15GW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까지 더해질 경우 발전설비뿐 아니라 송전망 확충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A교수는 “발전소를 지어도 송전망이 없으면 산업단지까지 전기를 보낼 수 없다"며 “발전과 송전을 하나의 국가 프로젝트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전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 때문이다. 태양광과 풍력은 탄소배출이 적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RE100 요구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호남은 국내 최대 재생에너지 생산 거점으로 꼽혀 반도체 산업 입지의 강점으로도 평가된다. 그러나 재생에너지는 날씨와 계절, 시간대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변동성이 있다.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일정한 품질의 전력을 공급받아야 하는 시설인 만큼 원전과 LNG 같은 기저전원, 에너지저장장치(ESS), 송전망과 변전소 확충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A교수는 “쟁점은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대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산업단지가 요구하는 수준의 전력 품질과 안정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라고 말했다. 호남권 전력 기반으로 거론되는 전남 영광 한빛원전 역시 단순한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A교수는 “한빛원전이 있다고 해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한빛원전은 일부 설비가 오래됐고 계속운전 여부, 사용후핵연료 관리, 송전망 확충 문제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산업은 전력 품질이 생명"이라며 “기존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단순히 합산해 전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접근"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독자 기술로 개발한 APR1400을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해 상업운전에 성공하며 세계적인 원전 기술력을 입증했다. 건설업계도 원전 확대 논의가 실제 발주로 이어질 경우 국내 건설사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은 원전과 대형 플랜트 시공 경험을 축적해 대형 원전을 건설할 기술적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다만 원전은 인허가와 부지 확보, 주민 수용성, 기자재 공급망이 맞물린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정부의 명확한 로드맵과 안정적인 발주 계획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SMR도 미래 전력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SMR은 기존 대형원전보다 규모가 작고 공장에서 제작해 설치하는 방식이어서 건설 기간을 줄일 수 있고 산업단지 인근에 분산 배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인 만큼 안전성과 경제성 검증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세계 각국도 AI와 첨단산업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를 계기로 원전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대부분의 원전 가동을 중단했지만 최근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전력 수요 증가를 이유로 원전 재가동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40년 전원 구성에서 원전 비중을 약 20%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기존 원전 재건축과 차세대 원전 도입도 검토 중이다. 독일은 2023년 탈원전을 완료했지만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 확보를 이유로 원전에 대한 기존 입장을 완화하는 분위기다. 새 정부는 유럽연합(EU) 차원에서 원전을 저탄소 전원으로 인정하는 논의에 더 이상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며 안정적인 전력 공급 체계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학계에서도 원전 확대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대한전기학회와 한국원자력학회,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는 최근 정책 제언을 통해 2050년 원전 발전 비중을 35%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신규 대형원전 20기와 SMR 12기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A교수는“AI 시대 국가 경쟁력은 결국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에서 나온다"며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국가 성장동력으로 키우려면 발전소와 송전망 구축을 포함한 종합적인 국가 에너지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분당 양지마을, 사업시행자 지정 신청…6839가구 재건축 본궤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통합재건축 사업이 사업시행자 지정 신청을 마치며 본격적인 재건축 절차에 들어섰다. 주민대표단은 이르면 이달 말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를 받은 뒤 내년 상반기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양지마을 통합재건축 주민대표단은 지난달 30일 예비사업시행자인 대신자산신탁과 함께 성남시청을 방문해 사업시행자 지정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1일 밝혔다. 김영진 양지마을 통합재건축 주민대표단장은 에너지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관련 절차상 신청 후 30일 이내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가 이뤄지도록 돼 있다"며 “다른 단지 사례를 보면 약 25일 정도 소요돼 7월 25일 전후에는 지정 고시가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지마을은 지난 4월 기존 신탁사와 업무협약을 해지한 뒤 5월 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대신자산신탁을 예비사업시행자로 선정했다. 사업시행자 지정 동의서 징구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보도자료 기준 동의율은 60%를 넘겼지만 현재는 64%까지 올라왔다. 김 단장은 “현재까지는 양지마을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동의서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업시행자 지정이 완료되면 정비사업위원회를 구성한 뒤 내년 상반기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주민대표단은 2028년 하반기 이주를 목표로 사업 일정을 추진하고 있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현재 4392가구 규모의 양지마을은 최고 37층, 총 6839가구 규모의 분당 최대 통합 재건축 단지로 탈바꿈한다. 양지마을은 국토교통부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가운데 하나다. 사업 대상지는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24번지 일원으로 사업면적은 29만1584㎡다. 입지 경쟁력도 강점으로 꼽힌다. 수인분당선 수내역과 맞닿은 역세권인 데다 분당 최대 학원가가 형성돼 있다. 인근에서는 백현마이스(MICE)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향후 직주근접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예비사업시행자인 대신자산신탁이 지난달 20일 개최한 주민 설명회에서는 삼성물산 관계자들이 행사장 입구에서 참석 주민들을 맞이하는 이른바 '도열식'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김 단장은 “시공사 선정은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에서는 삼성물산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건설사의 사업 조건과 제안 내용을 종합적으로 비교해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드시 특정 건설사여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며 “1군 건설사들이 경쟁을 통해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 주민들에게 가장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단장은 이번 사업시행자 지정 신청의 의미에 대해 “무엇보다 사업 속도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사업이 빨라질수록 주민 부담도 줄어드는 만큼 빠르고 투명하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김병헌의 체인지]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이 성공하려면

집은 삶의 공간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집은 사는 곳보다 사고파는 상품으로 인식됐다. 노동으로 얻는 소득보다 부동산 상승으로 얻는 이익이 더 커지는 사회에서는 청년의 희망도, 경제의 역동성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바라보는 방향도 여기에 있다. 오래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과도한 혜택을 받는 구조보다 실제 거주하는 사람을 보호하고, 필요 이상의 주택을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는 경우에는 합당한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게 하자는 것이다. 보유세 조정은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는 오른다"는 기대 심리를 낮추는 역할을 해야 한다. 양도세 개편은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시장"이 아니라 “필요 없는 주택은 자연스럽게 시장으로 이동하는 구조"를 만드는 방향이어야 한다. 싱가포르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다주택자와 투자 목적 매입에 더 높은 부담을 부여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추가취득세(ABSD)와 대출 관리 정책을 함께 활용하면서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고 실거주 중심 시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캐나다 밴쿠버 역시 빈집세를 도입했다. 주택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을 투자 목적으로 방치하는 것을 막고 시장에 다시 공급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었다. 핵심은 단순히 세금을 더 걷는 것이 아니라 주택이 본래 기능인 거주 공간으로 활용되도록 방향을 잡은 점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목적의 정책도 시장이 움직이는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면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온다. 세금을 높이면 반드시 집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단순한 공식은 현실에서 통하지 않는다. 집을 가진 사람이 “팔아야겠다"고 판단하려면 명확한 출구가 있어야 한다. 보유 부담은 높이면서 동시에 일정 기간 합리적으로 처분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문을 모두 닫아놓고 나가라고 하면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특히 과거 정부 정책을 믿고 등록임대사업에 참여한 사람들에게는 예측 가능한 변화가 필요하다. 제도를 조정하더라도 충분한 유예기간과 단계적 적용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정부 정책의 가장 큰 자산은 세금이 아니라 신뢰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공급이다. 세금 정책만으로 집값을 완전히 안정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투기 수요는 줄이되 실제 살 집은 꾸준히 공급돼야 한다. 사람들이 원하는 지역에 필요한 주택이 공급되지 않으면 아무리 강한 세금 정책도 결국 가격 압력을 막기 어렵다.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기준은 결국 하나다. 시장에 건강한 매물이 나오느냐에 달려있다. 다주택자가 필요 이상의 주택을 자연스럽게 정리하고, 실수요자가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이 만들어진다면 성공이다. 하지만 세 부담 때문에 팔지도 않고 버티는 매물 잠김 현상이 발생하면 거래는 얼어붙고 시장 불안은 반복될 수 있다. 그래서 정부의 세제 개편은 내우 정교해야 한다. 투기 목적의 반복적인 주택 매입,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 실거주 없는 장기 보유에는 분명한 부담을 줘야 한다. 반면 평생 노력해 마련한 1주택자, 은퇴 고령층, 실제 거주자는 보호해야 한다. 진짜 정교한 세제란 많이 걷는 세제가 아니다. 시장에 정확한 신호를 보내는 세제다. “살 집은 보호한다. 그러나 돈을 벌기 위해 쌓아두는 집에는 책임을 묻는다." 는 메시지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규제가 풀렸다 강화됐다 반복하면 시장 참여자는 정책보다 다음 선거를 기다린다.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면 최소한의 사회적 원칙은 정권을 넘어 유지돼야 한다. 정부는 데이터에 기반한 세제 설계, 충분한 공급 계획, 투명한 정책 운영으로 시장 신뢰를 만들어야 한다. 국민 역시 부동산을 빠른 부의 증식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집이 돈을 버는 도구가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라는 기본으로 돌아갈 때,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도 건강한 방향으로 다시 설 수 있다. 정부의 세금을 통한 부동산 억제책 성공 가능성은 결국 '강도'가 아니라 '균형'에서 결정될 것이다. 투기 수요를 정확히 겨냥하면서도 실수요 보호와 공급 확대가 함께 작동한다면 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팔 수 있는 길은 좁히고 보유 부담만 높이는 정책은 매물이 나오는 시장이 아니라 매물이 숨어버리는 시장을 만들 수 있으며, 그 순간 부동산 안정 정책은 의도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진다.

[현장] “여긴 한숨, 저긴 기대”…8호선 건너 토허제 희비 갈린 구리·별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6월 30일 오후 경기 구리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이날 오전 정부가 구리시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중개업소 안은 한산했다. 공인중개사는 “규제 발표 이후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며 “집주인들도 당장 팔기보다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라 거래가 쉽게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규제 시행 직전에는 이른바 '막차 수요'도 있었다. 구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은 5일부터 적용되지만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은 1일부터 바로 시행되기 때문에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계약을 마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며 “생애최초 매수자들도 서둘러 문의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부는 최근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진 구리를 화성 동탄구, 용인 기흥구와 함께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여기에 오는 5일부터는 토지거래허가구역까지 적용되면서 대출과 세제, 토지거래 규제가 동시에 적용되는 이른바 '삼중 규제' 지역이 됐다. 현장에서는 가격 하락보다 거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컸다. 구리의 한 공인중개사는 “8호선 개통 효과는 이미 집값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은 가격을 떨어뜨리기보다 거래 자체를 줄이는 효과가 큰 만큼 당분간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구리도 8호선 개통 효과로 구리역 역세권과 장자호수공원 일대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폭이 컸다"며 “특히 구리역 인근 신축·준신축과 장자호수공원 주변 주요 단지는 실거주 수요가 받쳐주는 곳이라 규제 이후에도 관심 자체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불과 몇 정거장 떨어진 지하철 8호선 별내역 주변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역사 주변 신축 아파트 단지와 상업시설에는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는 발길이 이어졌고, 중개사들의 관심은 벌써부터 '풍선효과' 가능성에 쏠려 있었다. 별내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오늘도 구리 규제 이야기를 하며 상담하는 손님들이 있었다"며 “당장 거래가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문의 자체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구리가 규제로 묶이면서 일부 실수요자와 투자 수요가 별내나 다산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며 “같은 8호선 생활권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양주 다산·별내 일대 부동산업계도 비슷한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서울 강남과 송파 접근성이 좋은 데다 준신축 단지가 많아 비교 문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구리 규제가 오히려 인근 비규제 지역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별내역에서 만난 한 40대 직장인은 “8호선 개통 이후 서울 접근성이 좋아졌는데 구리까지 규제를 받으면서 별내를 찾는 사람이 더 늘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구리 주민들 사이에서는 규제 이후 집값 흐름을 놓고 전망이 갈렸다. 한 주민은 “상투를 잡은 것 같아 걱정된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반면 다른 주민은 “구리도 오르겠지만 풍선효과로 별내와 다산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구리역 인근 주민은 “집값이 너무 빠르게 오른 것은 맞지만 규제를 한꺼번에 적용하면 거래만 얼어붙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전문가들도 가격 급락보다는 거래 감소와 수요 이동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규제는 급격한 가격 상승과 갭투자 등 투기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며 “앞으로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거래량 감소와 투자 수요 위축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구리는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고 동탄과 기흥 역시 반도체 산업과 교통 호재를 기반으로 실수요가 유지되는 지역인 만큼 가격이 급락하기보다는 상승세가 둔화되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동시에 적용되면 대출과 세금 부담이 커져 매수세는 당분간 위축될 수 있다"며 “반면 규제를 받지 않는 인접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정부도 이 같은 풍선효과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구리 규제 이후 같은 8호선 생활권인 별내와 다산뿐 아니라 화성 병점, 안양 만안 등 아직 규제를 받지 않는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부동산업계에서는 규제지역과 맞닿은 비규제 지역의 거래량과 호가 변화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과 규제지역 지정은 해당 지역의 단기 거래를 위축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동시에 인접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며 “별내·다산 등에서 거래량이나 호가 상승세가 뚜렷해질 경우 하반기 추가 규제 논의가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잠실주공5단지, 30년 재건축 ‘8부 능선’ 넘는다…사업시행인가 결재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이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으며 30년 가까이 이어진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들어섰다. 사업시행인가는 재건축 절차에서 이른바 '8부 능선'으로 불리는 핵심 단계로, 향후 관리처분과 이주, 철거, 일반분양 등 후속 절차가 이어질 예정이다. 송파구는 1일 서강석 구청장이 민선 9기 첫 업무 결재로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민선 9기 제1호 결재 안건이다. 잠실주공5단지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35만8077㎡ 부지에 지하 4층~지상 최고 65층 규모, 총 6411가구의 대단지로 재탄생한다. 주택용지에는 최고 49층 4942가구, 복합용지에는 최고 65층 1469가구가 들어서며 판매·업무·문화시설이 결합된 복합 랜드마크도 함께 조성된다. 사업은 1996년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 이후 주민 간 이견과 제도 변화 등을 거치며 장기간 답보 상태를 이어왔다. 특히 2000년 조합 설립 이전 삼성물산·GS건설·IPARK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이후에도 사업이 수십 년간 속도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한 뒤 주민공람과 관계기관 협의 등을 마무리하면서 이번 인가를 계기로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조합은 올해 하반기 감정평가와 조합원 분양신청을 진행한 뒤 2027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후 이주와 철거, 일반분양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재건축 기대감은 이미 집값에도 반영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는 올해 3월 45억7500만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부 조합원 지위 승계 가능 매물의 호가는 46억원 안팎까지 형성돼 있다. 이는 인근 잠실장미아파트와 엘스·리센츠 등 기존 신축 단지보다 높은 수준으로, 재건축 프리미엄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잠실주공5단지는 이미 잠실권 재건축의 상징성이 가격에 반영된 단지"라며 “사업시행인가 이후에는 매물 희소성이 커지고 관리처분 단계로 갈수록 새 아파트 입주권 가치가 더욱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와 세금 부담 강화 기조로 단기 급등세는 다소 진정될 수 있지만 장기적인 희소성은 여전히 높게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조합원들도 사업이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한 조합원은 “시공사는 이미 선정된 만큼 이제 관심사는 관리처분과 분담금"이라며 “사업시행인가를 계기로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돼 이주와 일반분양까지 차질 없이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잠실주공5단지 사업시행계획인가는 주민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한 지원행정의 결과"라며 “앞으로도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신속한 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행정적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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