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가락·면목 정비사업 속도…서울에 4134가구 공급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7차와 송파구 가락삼익맨숀, 중랑구 면목7구역 등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서울시 통합심의 문턱을 넘었다. 세 사업을 통해 모두 4134가구가 공급되며 이 가운데 598가구는 공공주택으로 조성된다.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에는 최고 29층 규모의 업무·판매·문화 복합시설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지난 3일 열린 제18차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에서 개포우성7차와 가락삼익맨숀, 면목7구역, 범서구역 등 정비사업 4건에 대한 통합심의안을 의결했다고 4일 밝혔다. 개포우성7차는 조건부 보고 의결됐으며 나머지 3개 사업은 조건부 의결됐다. 건축과 경관, 교통, 교육, 공원, 소방, 재해 등 사업별 관련 심의를 한꺼번에 진행한 만큼 후속 인허가와 착공 준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강남구 일원동 615번지 일대 개포우성7차는 지하 5층~지상 39층, 총 1134가구 규모로 재건축된다. 연면적은 약 25만㎡로 공공주택 140가구가 포함된다. 개포로와 맞닿은 곳에는 1450.5㎡ 규모의 소공원을 만들고 단지 서쪽에는 폭 10m의 연결녹지를 확보한다. 소공원과 연결녹지를 주변 보행로와 연계해 단지에서 대모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녹지·보행축을 조성할 계획이다. 반복되는 폭염에 대응해 주요 보행로에는 나무 그늘 등을 활용한 '그늘보행권'을 적용한다. 단지 남쪽에는 놀이·돌봄시설과 작은도서관 등 개방형 주민공동시설을 배치하고 외부 보행로와 연결해 지역 주민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서울시는 최고 층수가 기존 계획보다 높아진 점을 고려해 일조권 확보 등이 적정하게 이뤄지도록 단지계획을 보완할 것을 주문했다. 사업지는 앞으로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인가 등을 거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송파구 송파동 166번지 일대 가락삼익맨숀은 기존 최고 12층, 936가구에서 최고 29층, 15개동, 총 1485가구 규모로 재건축된다. 기존보다 549가구가 늘어나며 전체 물량 가운데 168가구는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 가락삼익맨숀은 1984년 준공된 노후 단지로 지하철 5호선 방이역과 3·5호선 환승역인 오금역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양재대로와 오금로가 교차하는 곳에 위치해 대중교통과 도로 접근성이 양호하다. 단지 서쪽에는 지역 주민을 위한 공원과 노인복지시설을 조성한다. 양재대로와 오금로에 접한 입지 특성을 고려해 건물 외관과 오픈 발코니 배치에 변화를 주고 주변 도시경관과 조화를 이루도록 계획했다. 서울시는 양재대로변 도로 소음에 대비한 방음벽 설치계획을 구체화하도록 했다. 중랑구 면목본동 69-14번지 일대 면목7구역은 지하 4층~지상 35층, 12개동, 총 1515가구 규모의 주거단지로 재개발된다. 이 가운데 290가구는 공공주택이다. 면목7구역은 1960년대 면목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조성돼 노후 단독·다세대주택이 혼재한 지역이다. 2024년 1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같은 해 9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으며 이번 통합심의 통과로 사업 추진 기반을 마련했다. 주택 공급과 함께 어린이공원과 근린공원, 체육시설, 사회복지시설, 파출소 등 생활기반시설도 확충한다. 단지 내부에는 인근 학교와 면목역을 이용하는 주민을 위한 공공보행통로를 설치하고 주변에는 경로당과 어린이집, 다함께돌봄센터 등을 배치한다. 상봉로1길과 겸재로54길 일대에는 보행자와 차량의 이동 공간을 분리하고 주변 도로와 연결해 보행 안전성을 높인다. 겸재로50길과 상봉로변에는 근린생활시설을 배치해 가로 활성화를 유도한다. 서울시는 저층부 입면 디자인도 보완하도록 했다. 은평구 불광동 308-20번지 일대 범서구역에는 지하 6층~지상 29층 규모의 업무복합시설이 들어선다. 지하철 3·6호선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가 교차하는 연신내역 일대 노후 저층 상가 지역을 서북권의 업무·문화 거점으로 재편하는 사업이다. 복합시설에는 업무·판매시설과 문화·집회시설 등이 조성된다. 공공기여로 마련되는 지상 6층 문화·집회시설은 주말에는 공공예식장, 평일에는 세미나와 교육 공간 등으로 활용한다. 은평구의 부족한 예식장 수요와 저출생·고령화 대응을 지원하는 생활밀착형 사회기반시설로 운영할 계획이다. 연신내역 지하철 3번 출구는 사업지 내부로 이전하고 출구와 공개공지를 연계해 주민 휴게공간을 조성한다. 통일로의 우회전 차로를 추가로 확보하고 연서시장 방면 버스정류장도 지하철 출구 인근으로 옮겨 차량 흐름과 대중교통 이용 편의를 개선한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정비사업을 통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공원과 녹지, 주민공동시설 등 지역에 필요한 생활환경도 함께 개선할 것"이라며 “사업이 계획된 절차에 따라 신속하고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강남 누르자 노·도·성 뛴다…서울 집값 상승축 외곽으로

정부의 세제·대출 규제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의 상승 중심축이 강남권에서 노원·도봉·성북 등 외곽 중저가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가주택이 몰린 강남·서초에서는 세 부담과 정책 불확실성으로 하락 거래가 이어지는 반면, 대출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을 수 있는 15억원 이하 중소형 아파트에는 실수요가 몰리며 저가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는 모습이다.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다섯째 주(지난달 3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2% 올랐다. 상승폭은 전주 0.29%에서 0.07%포인트 줄었지만 서울 안에서는 지역별 흐름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한 주간 0.41% 떨어졌다. 전주 하락률 0.11%보다 낙폭이 0.30%포인트 확대됐다. 압구정·대치동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을 낮춘 매물이 거래된 영향이다. 서초구도 반포·잠원동을 중심으로 0.23% 하락해 전주(-0.05%)보다 내림폭이 커졌다. 강남·서초는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4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송파구 상승률도 0.01%에 머물러 사실상 보합에 가까워졌다. 세제개편안이 일부 수정됐지만 고가주택의 실제 보유세 부담을 결정할 핵심 내용과 입법 과정의 불확실성이 남으면서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관망하는 분위기가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서울 외곽에서는 상승세가 계속됐다. 성북구가 정릉·하월곡동 대단지와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0.54% 올랐고, 중랑구도 신내·상봉동 역세권 단지 위주로 0.52% 상승했다. 노원구는 상계·월계동 중심으로 0.50%, 강북구는 0.45% 올랐다. 강서구(0.45%), 관악구(0.43%), 동대문구(0.42%), 구로구(0.41%)도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KB부동산 조사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8월 다섯째 주 서울 아파트값이 0.23% 오른 가운데 노원구는 0.63% 상승해 서울에서 가장 높은 오름폭을 기록했다. 도봉구도 0.45% 올랐다. 반면 강남구는 0.04% 떨어지며 3주 연속 하락했다. 서울 외곽의 상승세에는 가격대별로 차등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은 집값이 15억원 이하이면 최대 6억원까지 받을 수 있지만 15억원을 초과하면 한도가 4억원으로 줄어든다. 25억원을 넘으면 2억원까지 낮아진다. 같은 서울에서도 비교적 적은 자기자본으로 접근할 수 있는 15억원 이하 주택에 실수요가 집중되는 배경이다. 특히 대출 의존도가 높은 30대와 신혼부부 수요가 중소형·역세권·대단지로 움직이면서 가격이 낮은 매물부터 소진되고 있다. 실제 노원구 공릉동 태릉해링턴플레이스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7일 14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7월 거래가 12억8000만원보다 1억6500만원 높은 가격이다. 성북구 종암동 종암SK뷰2차 전용 59㎡도 지난달 7일 직전 거래보다 1억5000만원 오른 11억2000만원에 손바뀜했다. 길음동 길음뉴타운8단지래미안 전용 59㎡는 지난 6월 14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10억원 이하에서 거래되던 주택형이 반년 만에 15억원 선에 근접한 것이다.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15억원이 새로운 가격 상단으로 작용하는 '키 맞추기'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저가 매물이 빠진 뒤 집주인들이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15억원 직전까지 호가를 높이고, 매수세는 대출 활용이 쉬운 중형 주택형에 집중되는 구조다. 도봉구의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방학·쌍문동은 대단지와 학교가 밀집했지만 지하철 접근성이 떨어지고 노후 단지가 많아 서울에서도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았다"며 “최근 전셋값이 오르자 3억~6억원대 매물을 찾는 실수요자가 매매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 추진과 우이신설선 방학역 연장 기대까지 겹치면서 저가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며 “아직은 실거래가보다 호가가 먼저 오르는 단계지만 역세권 예정 단지와 학군이 좋은 대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확실히 늘었다"고 전했다. 노원구에서는 학군과 생활 인프라를 갖춘 중소형 단지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노원구의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노원은 4·7호선과 중계동 학원가, 대형마트·병원 등이 잘 갖춰져 있어 젊은 부부와 자녀를 둔 실수요자의 선호가 꾸준하다"며 “전세 매물이 줄고 보증금이 오르자 전세를 구하던 수요까지 매매로 돌아서면서 상계·중계·월계동의 중소형 아파트부터 저가 매물이 소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노원구 안에서도 모든 단지가 같은 폭으로 오르는 것은 아니라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재건축과 창동 일대 개발 기대감으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거나 호가를 높이고 있다"면서도 “노후 단지가 많고 도심 출퇴근 시간이 길다는 한계가 있어 역세권·학군·대단지 여부에 따라 가격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누적 상승률에서도 외곽 지역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지난달 말까지 서울에서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10%를 넘어선 곳은 성북구(12.44%), 구로구(10.24%), 강서구(10.10%), 서대문구(10.02%) 등 4곳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송파구 한 곳뿐이었다. 노원·동대문·관악·영등포구 등도 9%대 후반까지 올라섰다. 반면 강남 3구의 평균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10.77%에서 올해 3.45%로 낮아졌다. 지난해 강남과 한강변이 먼저 급등한 뒤 규제가 강화되자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른 지역이 뒤따라 상승하는 순환매 흐름이 나타난 셈이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권을 겨냥한 세제·대출 규제가 서울 전체의 주택 수요를 없앤 것이 아니라 실수요자가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로 이동시킨 측면이 있다"며 “대출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을 수 있는 15억원 이하 중소형 아파트가 많은 노원·도봉·강북·성북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저가 매물이 소진되고 호가도 따라 오르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세가격 상승도 외곽 아파트 매매가격을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21% 상승했다. 강남구(-0.13%)와 서초구(-0.10%)는 하락했지만 성북구와 강북구는 각각 0.38%, 노원구는 0.37% 올랐다. 입주 물량 감소와 집주인의 실거주 확대 등으로 전세 매물이 줄어든 가운데 보증금과 월세가 함께 오르자 일부 임차 수요가 매매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높은 전세보증금을 마련하느니 대출을 더해 집을 사겠다는 수요가 중저가 지역으로 유입되는 구조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북 14개구의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10억167만원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 10억원을 넘어섰다. 전월 9억8750만원보다 한 달 만에 1417만원 올랐다. 다만 외곽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KB부동산의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78로 전주보다 0.9포인트 떨어졌다. 지수가 100을 밑돌면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지만 매수자가 경쟁적으로 추격하는 전면적 상승장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기준금리가 연 3.00%까지 오른 점도 대출 비중이 큰 외곽 시장에는 부담이다. 단기간 오른 호가와 실제 거래가격 사이의 간극이 커지고 이자 부담까지 늘어나면 실수요자의 추격매수가 약해질 수 있다. 강남권 가격 조정이 서울 전역의 안정으로 이어질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외곽 지역의 추가 상승을 부르는 풍선효과로 굳어질지가 향후 서울 주택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삼성물산, 스웨덴 1.2GW SMR 사업 참여…유럽 원전시장 공략 본격화

삼성물산이 스웨덴에서 추진되는 1.2GW 규모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됐다. 단순 시공을 넘어 사업 초기 단계부터 설계·조달·시공(EPC) 전 과정에 참여하며 유럽 SMR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3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GE 버노바 히타치 뉴클리어 에너지(GVH), 스웨덴 원전 전문기업 스투드스빅(Studsvik AB)과 신규 원전 사업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칼 테데엔 스투드스빅 최고경영자(CEO), 제이슨 쿠퍼 GVH CEO, 강승수 DS투자파트너스 대표, 레오 포티 GE 버노바 파이낸셜서비스 개발담당 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번 사업은 스투드스빅이 보유한 부지에 GVH가 개발한 300MW급 SMR 'BWRX-300' 4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총발전용량은 1.2GW로, 2030년대 중반 상업운전 개시를 목표로 추진된다. 사업 대상지는 스투드스빅 소유 부지 가운데 이미 원자력 시설 운영 허가를 받은 지역이다. 스투드스빅은 인허가와 환경영향평가, 스웨덴 정부와의 협의 등 사업 개발 전반을 맡는다. 삼성물산과 GVH는 공동 EPC 파트너로서 초기 설계와 기자재 조달, 시공 등 실제 사업 수행 전 과정에 참여한다. 삼성물산과 GVH는 지난해 5월부터 진행된 3개 그룹 간 경쟁 절차를 거쳐 전략적 파트너로 최종 선정됐다. 두 회사가 글로벌 SMR 사업 확대를 위해 협력에 나선 이후 실제 프로젝트의 공동 EPC 파트너로 선정된 첫 사례다. 삼성물산은 원전 사업의 단순 시공사 역할에서 벗어나 초기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 사업성과 위험 요인을 검증하고 EPC 수행 주도권을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스웨덴 사업에서도 초기 사업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현지 인허가와 공급망 구축, 설계 최적화 등을 GVH와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사업을 주관하는 스투드스빅은 1947년 스웨덴 국가 원자력 프로그램의 중심 기관으로 설립된 원자력 기술 전문기업이다. 신규 원전 개발부터 기존 원전 서비스와 운영 지원, 원전 해체까지 원자력 산업 전 주기에 걸쳐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사업에 적용되는 BWRX-300은 기존 비등경수로(BWR)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SMR이다. 원자로에서 물을 끓여 만든 수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한다. 기존에 검증된 원전 기술을 활용해 건설비와 공사 기간, 기술적 위험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 같은 노형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달링턴에서 서구권 최초의 상업용 SMR을 목표로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운영허가 신청도 마치면서 글로벌 SMR 노형 가운데 상용화에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물산은 SMR을 건설부문의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현재 스웨덴을 포함한 유럽 5개국에서 총 12.2GW 규모의 SMR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GVH와 함께 스웨덴·에스토니아·폴란드 등에서 추진하는 사업은 총 11.7GW 규모다. 미국 SMR 기업 뉴스케일파워와 협력 중인 루마니아 사업은 0.5GW 규모로, 삼성물산은 2028년 안에 EPC 계약과 금융 종결을 마친 뒤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 각국이 에너지 안보 강화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신규 원전 건설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삼성물산의 시장 진출에 힘을 싣고 있다. 스웨덴 정부는 2035년까지 SMR과 대형 원전을 포함해 2.5GW 규모의 신규 원전 용량을 확보하고, 2045년까지 이를 10GW로 확대하는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번 프로젝트를 유럽 SMR 시장 확대의 교두보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스웨덴 사업에서 축적한 사업개발과 EPC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뿐 아니라 글로벌 SMR 시장에서 추가 사업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스웨덴 SMR 사업의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할 것"이라며 “스웨덴 프로젝트를 유럽 시장 확대의 교두보로 삼아 글로벌 시장 전반으로 SMR 사업을 넓혀나가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백남준·한글·유영국이 빛으로…DDP 외벽, 거대한 ‘K컬처 극장’ 변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222m 외벽이 백남준의 비디오아트와 한글로 기록된 옛 노래, 유영국의 산을 담아내는 거대한 'K컬처 극장'으로 변신한다. 정해진 영상을 외벽에 투사하던 기존 미디어파사드에서 벗어나 음악과 영상, 레이저, 무용, 라이브 공연이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몰입형 미디어아트가 처음 선보인다. 서울디자인재단은 지난 3일 DDP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13일까지 'K-오리지널 라이트(K-Original Light)'를 주제로 '서울라이트 DDP 2026 가을'을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우리 노래와 한글, 미술 등 고유의 문화자산을 동시대 디지털 기술로 재해석해 DDP의 비정형 외벽에 펼치는 것이 이번 행사의 핵심이다. 2019년 시작된 서울라이트 DDP는 DDP의 독특한 곡면 외관을 활용한 서울의 대표 야간 콘텐츠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연간 192만명이 행사장을 찾았고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당일에는 8만7000명이 방문했다. 행사 시간대 주변 야간 유동인구도 평소보다 55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가장 큰 변화는 서울라이트가 '보는 미디어파사드'에서 공간 전체를 체험하는 융복합 공연으로 확장된다는 점이다. DDP 외벽을 단순한 대형 스크린으로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운드와 레이저, 라이브 공연, 무용을 한 공간에서 결합한다. 관람객은 작품을 수동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넘어 빛과 소리의 변화 속으로 직접 들어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대표작 '더 브레이크 포인트(The Break Point)'는 미디어아트의 선구자인 백남준의 철학을 오늘날의 음악과 실시간 영상 기술로 확장한 작품이다. 백남준아트센터가 소장한 비디오 자료와 공동 연구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1970년대 백남준은 비디오 신디사이저를 활용해 영상의 색과 형태, 움직임을 즉석에서 변형했다. 텔레비전을 캔버스로, 방송 전파를 붓으로 삼아 영상을 악기처럼 연주한 셈이다. 이번 공연은 이러한 실시간성과 즉흥성에 착안해 DJ와 뮤지션의 음악에 맞춰 DDP 외벽의 영상이 변화하도록 구성됐다. 1970년대 브라운관을 통해 각 가정으로 송출됐던 백남준의 영상은 반세기가 지나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DDP 외벽으로 무대를 옮긴다. 서로 다른 곡률을 가진 외벽이 거대한 멀티모니터가 되고 도시와 빛, 음악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서울라이트 DDP에서 라이브 공연과 실시간 반응형 미디어아트가 결합하는 첫 사례다. 김윤서 백남준아트센터 학예연구팀장은 “백남준의 전자 텔레비전 실험이 반세기를 지나 동대문의 소음과 동시대 DJ들을 만나 도시의 빛이 되는 순간"이라며 “기술을 통해 관객을 창작에 참여시키려 했던 백남준의 생각을 오늘날의 미디어 환경으로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시조집으로 알려진 '청구영언'을 미디어아트로 되살린다. 1728년 음악가 김천택이 편찬한 청구영언에는 고려 말부터 18세기 전반까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노래 580수가 실려 있다. 현재 전해지는 시조 약 5000수 가운데 10분의 1가량이 이 책에 담겼다. '말이 빛나는 밤'은 청구영언 속 자연과 삶의 애환, 사랑과 이별, 평안을 바라는 마음을 빛과 소리로 풀어낸 작품이다. 시조의 초장·중장·종장 구조를 따라 한글로 기록된 노랫말과 사계절의 자연 풍경, 감정의 울림을 단계적으로 펼쳐 보인다. 문학 작품으로만 익숙했던 시조가 본래 사람들의 입으로 불리던 노래였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신하영 국립한글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청구영언이라는 제목 자체가 우리나라의 노래라는 뜻을 담고 있다"며 “작품을 통해 시조의 감정과 자연을 이미지와 빛으로 느끼고, 노랫말을 다시 음미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미술관과 협력한 '내 안의 산을 찾아서'는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유영국이 평생 탐구한 산을 디지털 풍경으로 확장한다. 유영국의 1970년대 이후 작품 가운데 계절별로 3점씩 총 12점을 선정해 봄·여름·가을·겨울로 이어지는 하나의 영상 서사로 구성했다. 권하윤 작가는 유영국 회화의 강렬한 색채를 빛으로 바꾸고, 평면 캔버스 속 산을 3차원 디지털 지형으로 되돌렸다. 유영국 작품에 등장하는 사각형과 대각선 등 기하학적 형태는 디지털 이미지를 구성하는 픽셀과 만나고, 단순화된 산의 형상은 폴리곤으로 이뤄진 3D 지형으로 재탄생한다. 권 작가는 “입체적인 자연이 평면 회화가 되고, 그 회화가 다시 빛과 공간을 지닌 풍경으로 돌아오는 매체의 이동이 작업의 출발점"이라며 “DDP가 유영국의 산과 후배 작가의 디지털 언어가 함께 존재하는 장이 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DDP의 역사와 시간도 빛과 소리로 깨어난다. 윤재호 작가의 '미래의 빛, 시간의 울림을 통과하다'는 레이저와 전자음, 전통 타악, 무용, 인공지능(AI) 영상을 결합한 공연이다. 외벽뿐만 아니라 DDP 공간 전체를 활용해 과거와 현재, 미래가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을 표현한다. 서울디자인재단은 서울라이트 DDP를 계절별 행사에 머무르지 않고 문화예술기관과 기업, 작가들이 함께 콘텐츠를 생산하는 미디어아트 플랫폼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백남준아트센터와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한글박물관, 민간기업 등과 협업한 것도 이러한 구상의 일환이다. 계절별 콘텐츠의 성격도 구분한다. 가을 행사는 작품성과 실험성을 중심으로 구성하고, 겨울에는 시민과 관광객이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콘텐츠와 연말 카운트다운을 선보인다. 장기적으로는 국내외 문화기관이 각자 보유한 예술·문화 자산을 DDP에서 함께 구현할 수 있도록 협업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박진배 서울디자인재단 디자인문화본부장은 “미디어가 이제 하나의 보편적인 표현 수단이 된 만큼 그다음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DDP의 가장 큰 특징인 몰입성을 살려 공간 전체를 무대이자 극장으로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디자인재단이 모든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기관을 연결하고 발신하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 해외 문화 플랫폼과도 함께하며 서울라이트 DDP를 글로벌 미디어아트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현장] “집에 걸고 싶은 그림 찾아요”…키아프서 만난 ‘아트 리빙’

“이 작품을 샀다면 그때의 저희를 기억하는 거죠."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키아프 서울 2026'. 아이와 함께 전시장을 찾은 서울 서대문구의 30대 부부는 그림을 소장하는 의미를 '추억'이라고 설명했다. 마음에 드는 작품을 집에 두고 감상하며, 그림을 골랐던 순간과 당시 가족의 모습까지 간직하고 싶다는 것이다. 작품을 고르는 기준도 생활공간과 맞닿아 있었다. 가정집에서 보관하기 어려운 대형 작품보다는 집에 둘 수 있는 크기를 고려했다. 구매 예산으로는 600만원 정도를 언급했다. 자신들이 살 수 있는 가격대의 작품으로 큰 수익을 낼 것이라는 기대는 크지 않았다. 눈앞에 두고 보기 좋은 그림, 가족의 시간을 기억하게 할 그림이 먼저였다. 미술 감상과 작품 수집이 일상의 취향을 가꾸는 생활문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키아프에서 만난 관람객들은 작품 가격과 작가의 유명세뿐 아니라 집에 걸었을 때의 크기, 감상하는 즐거움, 소장에 담길 기억을 이야기했다. 갤러리 관계자들도 집에 걸 작품을 찾는 수요와 구매층의 다양화를 체감한다고 전했다. 서울 동작구에서 온 50대 부부도 구매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시장을 둘러봤다. 지나치게 고가가 아니라면 마음에 드는 작품을 소장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작품을 어디에 둘지 묻자 “집에 걸어둘 수도 있고, 사이즈에 따라 다르다"고 답했다. 작품에 대한 호감과 함께 실제 놓을 공간을 고려하는 모습이었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30대 부부에게 이번 방문은 이전 구매 경험의 연장이었다. 앞선 행사에서 작품 한 점을 산 이들은 같은 작가가 이번에는 어떤 작업을 선보였는지 보고 싶어 다시 찾았다. 생각하고 있는 구매 예산은 1000만원이었다. 이들 부부는 감상하는 즐거움과 함께 작가의 발전 가능성도 살핀다고 했다. 재테크가 되면 좋겠다는 기대도 내비쳤지만, 너무 비싼 작품을 구매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자신의 예산 안에서 좋아하는 작품을 찾되 작가의 향후 활동과 가치에도 관심을 두는 것이다. 가족의 추억을 남기려는 사람, 집에 어울릴 작품을 찾는 사람, 좋아하는 작가를 계속 지켜보려는 사람까지 구매 동기는 다양했다. 집에서 즐기는 취향 소비와 작품의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가 각자의 선택 안에 서로 다른 비중으로 담겨 있었다. 작품을 판매하는 갤러리 관계자들도 소장 목적과 구매층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한 갤러리 관계자는 “요즘 시장에서는 재테크보다는 본인의 집에 걸고 싶은 것들을 많이 구매하시는 것 같다"며 회사에 걸 대형 작품을 찾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작품이 놓일 장소와 쓰임이 구매에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집에 걸기 위해 구매하는 사람이 많은지 묻자 “보통 그렇게 사 가신다"며 “컬렉터들이 많이 다양해졌다"고 답했다. 구매층에 대해서도 “보통은 40·50대가 많으신데 요즘은 20대 분들도 보인다"고 전했다. 기존에 거래하던 갤러리와 인연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작품을 탐색하는 관람객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개막일 VIP 관람객 중에는 이미 거래하는 갤러리가 있는 경우가 많지만, 아트페어에서는 여러 갤러리의 다양한 작품을 함께 살펴본다고 말했다. 구매 예산을 명확하게 정하고 오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다른 갤러리 관계자는 “미술시장이 죽었다고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개인 취향에 따른 구매이기 때문에 관심 있게 봐주시는 것 같다"며 “현장에서 미술계가 활발히 돌아가는 모습을 직접 느낄 수 있어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대부터 50대까지 많이 좋아해 주신다"며 젊은 관람객들의 안목과 취향도 다양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구매 용도로는 집에 두거나 개인적으로 소장하는 경우를 들었다. 다만 관람객의 관심을 곧바로 거래 증가로 해석하기는 이르다. 또 다른 갤러리 관계자는 “오늘은 첫날이라 판매량을 아직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개인 소장 작품의 가격에 대해서도 “수백만원부터 수천만원까지 있어 가격대가 매우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관람객들이 언급한 600만원과 1000만원 역시 각자의 구매 계획으로, 행사 전체의 평균 구매가격을 뜻하지는 않는다. 작가 역시 소장층의 다양화를 체감하고 있었다. 이번 키아프에 작품을 출품한 홍순욱 작가는 “그림을 50년 정도 그려왔는데 돈이 많은 분들도 물론 사지만, 평범한 분들도 그림을 사시더라"고 말했다. 홍 작가는 코로나19 시기 열었던 개인전에서 관람객들이 보여준 감상 태도를 떠올렸다. 많은 사람이 모이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찾아온 이들은 작품을 하나하나 오랫동안 들여다봤다는 것이다. 그는 “한 분 한 분 오시면 그림을 정말 자세하게 보셨다"며 “코로나 때라 걱정했는데 오히려 매출은 가장 많이 올라갔다"고 회고했다. 방문객 수와 별개로 작품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관람객들이 소장으로 이어졌던 경험이다. 작품의 투자 가치에 대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홍 작가는 “재테크는 금방 되는 것이 아니고 세월이 흘러야 한다"며 꾸준히 노력하는 작가의 작품을 언급했다. 작품을 고를 때 작가가 이어가는 활동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올해 25주년을 맞은 키아프에는 18개국 175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여러 나라의 갤러리와 다양한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은 관람객들이 꼽는 아트페어의 매력이었다. 서대문구 부부도 당일 구매를 반드시 하겠다는 생각으로 온 것은 아니었다. 아이에게 다양한 작품을 접할 기회를 주고 싶다는 방문 목적이 있었다. 개별 갤러리에서는 선별된 작품을 보지만, 아트페어에서는 여러 국가와 갤러리의 작품을 함께 볼 수 있어 감상 경험을 넓힐 수 있다고 했다. 이들 부부는 과거 사람이 많을 때는 작품을 하나씩 보기 어려웠지만 이번에는 개장 직후 아이와 함께 들어와 관람하기가 한결 수월했다고 말했다. 구매를 결정하기에 앞서 가족이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자체가 문화생활인 셈이다. 전시장 구성도 관람객이 오래 머물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공간 연출을 맡은 정구호 디렉터는 주요 동선을 정리하고 특별전과 휴게 공간을 배치했다. B홀에는 식음료를 즐길 수 있는 광장 형태의 공간을 마련했다. 작품을 둘러보다 쉬고, 대화를 나눈 뒤 다시 관람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KB금융그룹이 마련한 김택상 특별전 '별의 축적'은 작품을 여러 감각으로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가로 11m, 세로 2.4m의 대형 회화 '별빛이 성운이 될 때'를 중심으로 조각과 소리, 향을 결합했다. 특별전 기획 관계자는 기자에게 색을 여러 겹 쌓아가는 작가의 작업 방식과 '축적'이라는 전시 개념을 연결했다고 설명했다. 회화와 조각에 사운드와 향을 더해 관람객들이 공간 전체에서 전시를 즐기도록 했다는 것이다. 작품을 소장하지 않더라도 예술이 만드는 분위기에 머무를 수 있다. 키아프 현장에는 그림을 집으로 가져오려는 사람과 아이에게 미술을 보여주려는 사람, 좋아하는 작가의 다음 작업을 기다리는 사람이 함께 있었다. 작품을 자신의 생활과 연결하는 방식은 저마다 달랐다. “그때의 저희를 기억하는 것"이라는 서대문구 부부의 말에는 그 일상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집에 걸린 그림이 시간이 흐른 뒤에도 가족이 함께 전시장을 찾았던 하루를 떠올리게 한다면, 소장의 가치는 가격표 밖에서도 쌓인다. 키아프 서울 2026은 3일부터 일반 관람객을 맞아 6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항공업계 지난해 안전투자 13.3조원…올해 17.4조원 계획

국내 항공업계가 지난해 항공기 도입과 정비 등 안전 분야에 13조30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신규 항공기 60대 도입을 포함해 17조4000억원 규모의 안전투자를 추진한다. 다만 올해 공시부터 신규 항공기 도입과 운항·객실승무원 고용비용 등이 안전투자에 추가로 포함돼 전년 대비 증가율을 해석할 때 집계 범위 확대를 고려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국내 항공사 17곳과 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 등 총 19개 사업자의 항공안전투자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안전투자 실적이 13조309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전년 6조1769억원보다 7조1329억원(115.5%) 증가한 규모다. 이번 분석은 항공안전법에 따른 항공안전투자 공시제도를 바탕으로 지난해 투자실적과 올해·내년 투자계획을 종합한 것이다. 대상 항공사는 국제항공운송사업자 12곳과 K-에비에이션·글로리아항공 등 소형항공운송사업자 5곳이다. 올해 공시부터는 안전투자 인정범위가 확대됐다. 항공기 관련 투자는 기존 경년항공기 교체 비용에서 신규 항공기 도입 비용까지 포함하도록 바뀌었다. 인건비도 정비사뿐 아니라 운항·객실승무원 등 항공안전 관련 종사자의 고용비용으로 범위를 넓혔다. 지난해 신규 항공기 43대 도입에는 3조8798억원이 투입됐다. 안전 관련 종사자 고용비용은 3조3817억원이었다. 신규 항공기 도입 등에 따라 국적항공사의 평균 항공기 기령은 2024년 12.4년에서 지난해 12.1년으로 낮아졌다. 항공기 정비·수리·개조에는 3조3848억원, 엔진·부품 구매·임차에는 1조8761억원, 정비시설·장비에는 2250억원이 투입됐다. 정비·수리·개조 투자 가운데 예방정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92.7%였다. 소형항공운송사업자의 안전투자액은 417억원, 공항운영자의 투자액은 3460억원으로 집계됐다. 공항운영자는 이착륙시설과 항행안전시설, 소방·구조·제설장비 등 공항 안전 인프라에 주로 투자했다. 올해 항공업계의 안전투자 계획은 총 17조4462억원이다. 이 가운데 신규 항공기 60대 도입에 7조663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항공기 정비·수리·개조와 엔진·부품, 정비시설·장비 등 정비 분야를 비롯해 공항 항행안전시설과 소방·구조장비 투자도 이어간다. 내년에는 항공사 통합에 따른 중복투자 조정 등으로 전체 투자규모가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신규 항공기 28대 도입이 계획돼 있으며, 정비·부품 등 안전운항에 필수적인 상시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국토부는 예상했다. 올해와 내년 투자계획은 각 사업자의 주주총회와 경영여건 등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유경수 국토부 항공안전정책관은 “항공산업이 성장하고 사업자 간 경쟁이 심화되는 과정에서 경영여건에 따라 안전투자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지만, 안전은 항공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가장 중요한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전투자를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장기적인 경쟁력과 성장의 기반으로 인식하는 안전경영 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부 공시자료는 오는 3일부터 각 항공교통사업자 홈페이지와 국토부 항공정보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환경·에너지에서 AI 인프라로”…SK에코플랜트, 4100억 매각으로 사업재편 속도

전통 건설사에서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체질을 바꿨던 SK에코플랜트가 이번엔 '인공지능(AI) 인프라' 전문 기업으로 또 한 번의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31일 해상풍력 전문 자회사 SK오션플랜트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매각 규모는 4100억원 수준이다. 앞서 이사회 결의를 통해선 완전자회사인 SK에코엔지니어링에 대한 흡수합병을 결정하기도 했다. 이는 그룹차원의 대대적인 포트폴리오 재정비의 연장선 상에 있다. 한국기업평가 분석에 따르면 SK그룹은 현재 인공지능(AI)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설정하고 반도체, 데이터센터(DC), 지분투자 등 AI 인프라 밸류체인을 망라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 중이다. 환경·에너지 부문 매각과 반도체 계열사 편입 등을 통해 그룹 전반의 이익창출력을 제고하겠다는 구상이다.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 수주를 바탕으로 한 수혜가 예상된다. SK에코플랜트는 DC 사업에서 구축을 담당한다. SK텔레콤·브로드밴드·하이퍼는 DC 사업 총괄·기존 DC 운영·신규 DC 개발 역할을 분담한다. 실적측면에서는 이미 사업재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계열 하이테크 관련 공사물량 확대 및 반도체 자회사 실적 개선 등으로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액 10조504억원, 영업이익 1조4650억원을 기록하는 등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편 외형은 성장했지만 건설 본업의 실적 부진과 재무 부담은 여전히 과제다. 비주택 사업과 장기 미착공 사업에서의 대손 반영 확대, 홈플러스 해운대점 등 PF 우발채무 대위변제 여파로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3102억원의 세전손실을 냈다. 지난 6월 6000억원 규모의 IPO 조건부 전환우선주(CPS) 매입으로 한숨 돌렸으나, 6월 말 연결 기준 약 1조4000억원에 달하는 PF 우발채무가 잔존해 있다. 과중한 부채성 자본 규모도 부담이다. 2022년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4000억원은 2027년부터 스텝업(Step-up) 금리가 적용될 예정이며, 자회사 SK에어플러스가 발행한 1조3000억원 규모의 RCPS 부담도 안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이 단기간에 수익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국내외 주요 DC 사업자들이 진입 중인 GPUaaS 시장의 경우, 글로벌 선도기업들조차 대규모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와 금융비용 부담으로 손실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한기평 관계자는 “현재는 AI 산업이 성장 초기 단계에 있어 외형 성장과 시장 선점의 중요성만 논의되고 있지만, 수익성 확보가 장기간 지연될 경우 대규모 투자가 재무리스크 확대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세금폭탄’ 예고 후 한 달만에 ‘원점’…부동산 세제 개편 ‘혼란’만 키웠다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축소하려던 방침을 발표 29일 만에 철회했다.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현행 150%에서 200%로 높이려던 계획도 백지화했다. 충분한 검토 없이 세제 개편안을 내놓은 뒤 대통령과 여당의 재검토 요구, 시장 반발이 이어지자 핵심 내용을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세제는 시행 이전이라도 발표하는 순간 주택 보유와 매매, 증여 등 국민의 자산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정부안이 한 달도 안 돼 뒤집히면서 시장에는 불확실성만 남았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추진한 '실거주 중심 과세'의 큰 방향도 일부 후퇴하면서 정책 신뢰와 예측 가능성이 훼손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정경제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종합부동산세법과 소득세법 등 11개 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3일까지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확정안에 따르면 비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는 현행 공시가격 12억원이 유지된다. 지난달 3일 발표한 최초 개편안에는 이를 9억원으로 3억원 낮추는 내용이 담겼지만 이번에 전면 철회됐다. 비거주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기본공제도 정부 초안의 1인당 4억원에서 6억원으로 높아졌다. 부부 합산 공제액이 8억원에서 12억원으로 늘어나 단독명의 비거주 1주택자와 같은 수준을 적용받는다. 실거주 1주택자는 기존 정부안대로 기본공제가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된다. 실거주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각각 9억원씩 총 18억원을 공제받는다. 당초보다 격차는 줄었지만 실거주 여부에 따른 종부세 공제 차등은 유지되는 셈이다. 주택분과 토지분 종부세 세 부담 상한도 현행 150%를 그대로 적용한다. 정부는 당초 전년도 보유세의 최대 200%까지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도록 상한을 높일 계획이었지만 이 역시 철회했다. 정부는 당초 '거주 중심 과세'를 앞세워 실거주 1주택자는 공제를 확대하고 비거주 1주택자는 세 부담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실제 거주 목적이 아닌 주택 보유에 더 무거운 세금을 물려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조세 형평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발표 직후부터 직장 전근과 자녀 취학, 질병 치료, 부모 봉양, 해외 체류 등 불가피한 이유로 자기 집에 살지 못하는 1주택자까지 투기 수요로 간주한다는 반발이 나왔다. 임대차계약이 남아 입주하지 못하거나 생업 때문에 다른 지역에 전세로 거주하는 경우 등도 논란이 됐다. 정부는 부득이한 비거주 사유를 예외로 인정하겠다며 연일 설명자료를 내놨지만 혼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어떤 사유를 어디까지 인정할지, 누가 어떤 서류로 실거주 여부를 입증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택 소유 형태와 거주 여부, 단독·공동명의에 따라 공제액이 달라지면서 세제가 지나치게 복잡해졌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정부가 지난달 3일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 뒤 12일까지 내놓은 해명자료는 29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부동산 세제 관련 자료가 20건으로 약 69%를 차지했다. 한 차례의 세제 발표를 설명하기 위해 열흘 동안 하루 평균 3건에 가까운 해명자료를 쏟아낸 셈이다. 결국 비거주 1주택자의 공제 축소와 세 부담 상한 인상은 시행 문턱에도 가기 전에 원상복구됐다.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설계가 불필요한 논란과 시장 혼선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번 수정은 정부 자체의 입법예고 절차보다 대통령과 여당의 제동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세제 개편안 발표 나흘 만인 지난달 7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과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안 등 일부 핵심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여당도 종부세 개편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3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낮추는 방안과 세 부담 상한을 200%로 올리는 방침에 대해 추가 논의를 요구했다. 1주택자는 거주 여부에 따라 과세상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정부에 전달했다. 정부는 지난달 4일부터 20일까지 부처 협의와 입법예고를 진행하고 27일 차관회의를 거쳐 수정안을 확정했다. 형식적으로는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지만 결과적으로 당초 개편안의 핵심 내용을 여당 요구에 따라 되돌린 모양새가 됐다. 다만 민주당이 요구한 실거주·비거주 1주택자 간 공제 차등의 완전 폐지는 반영되지 않았다. 실거주자는 14억원, 비거주자는 12억원을 공제받아 2억원의 차이가 남는다. 앞으로 국회 심사 과정에서 이 차등을 유지할지를 놓고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정부가 세법 개정안을 수정하는 한 달 동안 시장이 이미 반응했다는 점이다. 비거주 1주택자의 공제 축소와 세 부담 상한 인상이 예고되자 서울 고가주택 밀집 지역에서는 세 부담을 우려한 매물이 늘고 매수자는 거래를 미루는 관망세가 짙어졌다. 주택 소유자들은 실거주 전환과 매도, 증여 여부를 놓고 셈법에 들어갔고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단독명의보다 공제액이 낮아지는 문제까지 따져야 했다. 그러나 정부가 핵심 방안을 철회하면서 지난 한 달간 시장 참가자들이 감수한 불확실성과 의사결정 비용만 남게 됐다. 세법 개정안은 입법예고와 국회 심사를 거쳐 바뀔 수 있는 정부안이다. 정부도 이번 수정이 국민과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완성도를 높이는 정상적인 입법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세제는 다른 정책보다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 국민이 자신의 세 부담을 예상하고 주택 보유와 처분 계획을 세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의견수렴을 거쳐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는 것은 필요하지만, 핵심 제도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발표한 뒤 단기간에 뒤집는 일이 반복되면 정책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수정된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지만 논란은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실거주와 비거주를 구분하는 기준과 2억원의 공제 격차가 합리적인지, 국회 심사 과정에서 다시 수정될 가능성은 없는지 등이 남은 쟁점이다. 29일 만의 원상복구로 당장의 세 부담 논란은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며 꺼낸 세제가 오히려 시장의 계산법만 복잡하게 만들었다. 세금의 숫자는 되돌렸지만 한 번 흔들린 정책 신뢰까지 원상복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애초 예고됐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강화가 일정 부분 후퇴하면서 시장에는 예상보다 완화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실거주 1주택자는 공제액이 14억원으로 늘고 비거주 1주택자도 12억원을 유지하게 돼 1주택자 전반의 세 부담 강화 우려가 완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함 랩장은 “서울 고가 아파트를 전세 놓은 1주택자의 경우 보유세 증가에 따른 매도 또는 실거주 전환 압력이 있었지만, 이번 수정으로 세금발 매물 출회 가능성이 상당 부분 약해질 것"이라며 “대출 규제와 높은 가격으로 매수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강남권의 급매 증가와 가격 조정 압력도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세시장에 대해서는 “임대인이 세금 때문에 주택을 매도할 필요성이 줄면서 기존 임대주택의 전세 공급이 일부 유지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서울 전세시장은 입주 물량과 전세대출 규제, 월세 전환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번 세제 수정만으로 전셋값이 안정되거나 매물이 증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삼성물산 ‘래미안’…5년 만에 “더 심플하게” 옷 바꿔입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자사 아파트 브랜드인 '래미안'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2021년 이후 5년 만에 새롭게 단장했다. 1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래미안의 신규 BI는 래미안을 상징하는 세 개의 수직선 형태를 그대로 유지해 고유한 정체성을 계승하면서도, 공간감과 여백을 강조해 간결한 형태로 재구성했다. 특히 지난 20여년간 유지해 오던 기존 래미안 브랜드의 시그니처 색상인 그린과 그레이 계열의 컬러를 절제된 블랙과 화이트 색상으로 바꿨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화려함보다는 주거의 본질에 온전히 집중하겠다는 래미안의 철학을 직관적으로 시각화했다"고 설명했다. 워드마크는 영문과 한글, 한자 3종으로 개발됐고, 기존보다 굵은 서체에 정교하게 조정된 자간을 적용해 안정감을 높였다. 이를 통해 건축물 외벽과 문주 등 실제 주거 공간부터 온라인‧모바일 등 디지털 환경까지 다양한 고객 접점에서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새로운 BI는 지난 8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트리니원에 첫 적용되고, 이후 입주하는 래미안 신규 아파트 단지에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삼성물산은 이번 브랜드 리뉴얼을 단순 BI 변화가 아닌, 고객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의 혁신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입주민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공간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넥스트 홈', 도심 속 자연을 통해 온전한 휴식을 제공하는 조경 브랜드 '네이처 갤러리', 일상을 세심하게 관리하는 서비스 브랜드 '헤스티아' 등 래미안만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상품마케팅본부장(부사장)은 “이번 리뉴얼은 래미안이 지난 26년간 쌓아온 헤리티지를 계승하면서 변화하는 주거 가치에 맞춰 향후 100년을 이끌어갈 기준을 새롭게 정립하는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기술을 통해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더욱 깊고 풍요롭게 만드는 'Life Culture Brand'로 지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물산은 래미안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 새로운 브랜드 철학과 변화된 BI를 다양한 컨텐츠로 선보일 예정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지자체·민간 ‘10년 추진’ 경기광주역세권2, 공공주택지구 지정에 ‘혼란’

경기 광주시와 민간이 약 10년간 진행해 온 경기 광주역세권 2단계 도시개발사업지가 8·13 대책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개발하는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로 지정되면서 혼란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되면 집단환지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기존 민간사업자와 토지주들이 맺은 계약 유지 여부도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31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기존 광주시 도시개발사업은 다음 달 구역 지정을 앞두고 국토교통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서 LH가 시행하는 4500가구 규모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로 지정됐다. 경기 광주시는 삼동·초월·곤지암 등 다른 역세권 중심 개발사업에 대해 국토부, LH 등 관계기관에 사업 추진을 위한 다방면의 건의를 해왔다. 이 가운데 광주역세권2단계 지역만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로 발표됐으며, 이 과정에서 국토부와 지자체 간 충분한 논의를 거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18년부터 광주시는 광주역세권2단계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며 수용과 집단환지를 병행해 토지주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집단환지를 선택한 토지주 일부는 민간사업자와 토지계약을 맺었다. 기존 사업 방식에서 환지를 선택할 경우 개발 이후의 가치 상승 혜택을 토지주가 누리게 된다. 광주시가 수용할 경우 사업으로 인한 토지가치상승분은 광주시로 귀속된다. LH가 공공주택지구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토지 감정평가를 통한 강제수용이 기본 사업 방식이다. 사업추진 속도를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민간사업자는 기존에 완료된 행정절차를 활용하면 정부의 주택공급 목표를 더 빠르게 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입안과 관계기관 협의·중앙토지수용위원회·경기도 도시계획 심의·각종 영향평가 등을 마친 상태이므로 기존안을 활용하면 다시 해당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이다. LH가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더 빠르다는 시각도 있다. 보상 협의 시 감정평가사들이 평가를 하기 때문에 광주시가 하든 LH가 하든 협의 금액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신속하게 보상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지를 정리하고 공동주택이나 상부 건축물들이 들어서는 것까지 고려하면 LH가 진행하는 것이 더 빠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현금이 아닌 토지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LH의 대토보상제도를 활용하면 민간에서 실시하는 환지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로 지정되면서 집단환지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민간 사업자와 계약을 맺은 토지주들의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집단환지 방식을 위해 토지주들과 계약을 진행한 민간사업자는 구역지구 내 사유지 약 8만평 중 83개 필지, 약 3만4000평을 매입했다. 아파트 사업을 위해 민간사업자와 일부 토지주는 매매계약을 체결해 10%에 대한 계약금을 주고 받았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는 개인 간 거래를 통해 이뤄진 것이고,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됨에 따라 향후 계약은 유지되기 어렵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위해서는 각종 심의 등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며 “지구 지정에 있어서 주민들의 반대가 있어도 철회한 선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LH는 “후보지 지정 권한은 국토부에 있고 LH는 사업성 등을 검토하는 역할"이라며 “지구지정형 사업은 아직 경계만 대략적으로 잡아둔 단계이므로, 주민공람 등 정식 절차에서 의견을 내어 논의해보라"고 설명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