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주의 건설생태계] 자율주행이 바꾸는 도시...국토교통기술대전서 본 모빌리티 미래

2016년 자율주행차 임시 운행 1호가 첫발을 뗀 뒤로 서울~평창 자율주행 시연, 세종 로보셔틀, 판교·강남 로보라이드 등 국토교통부는 실증사업을 이어왔다. 올해는 광주 도시 전체를 무대로 200대 자율주행차를 투입한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이 교통수단 이상의 변화가 될 것이라 전망한다. 대중교통 체계·물류시스템 등의 변화가 결국 도시 전체의 모습을 바꿔놓을거라 본다. 도시의 미래를 바꿀 모빌리티의 발전이 어디까지 왔는지 '2026 국토교통기술대전'에서 엿볼 수 있었다. 국토부가 주최하고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주관하는 국토교통기술대전이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회했다. 이번 행사는 국토부가 AI, 로보틱스 등 첨단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미래 혁신을 주도하는 부처로서 이미지를 전환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드론으로 대표되는 미래 모빌리티와 AI, 스마트건설, 우주항공 등 첨단기술 기반 분야를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개회 행사에서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국토부는 부동산도 맡고 철도 사고도 막고 건설사업도 하는 곳이긴 하지만, 더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첨단기술 발전, 미래 개척하는 부처라는 걸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교통의 시대에서 모빌리티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생긴 가장 큰 차이는 공급자 관점에서 이용자 관점으로의 전환이다. 과거에는 공급자가 어떤 수단을 제공하느냐에 따라서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했지만, 지금은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수단으로 목적지에 도달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날 대한교통학회에서 진행한 '미래교통기술이 이끄는 모빌리티 정책토론회'에서 민동환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이사는 모빌리티가 3단계로 진화를 거쳐왔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교통 인프라는 도로와 정류장이었다. 우버나 카카오택시로 대표되는 플랫폼 모빌리티로 넘어오면서는 앱과 결제가 핵심 인프라가 됐다. 데이터가 새로운 자산이 되는 가운데 자율주행 모빌리티가 새롭게 대두됐다. 수요와 공급의 단순 매칭을 넘어 운행·배차·재배치·관제·정비까지 통합 관리하는 단계로 넘어왔다. 차량 운영이 자동화된 것이다. 자율주행 모빌리티에서는 관제센터가 인프라다. 이젠 운영체계(OS)가 새로운 권력이 됐다. 플랫폼과 함께 자율주행 모빌리티가 도입되면서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이동 수요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례로 우버는 차량을 공급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를 파악하고 그 중 가장 적합한 이동 수단을 배정하는 관제 능력을 경쟁력으로 삼았다. 이날 행사에 모빌리티 분야는 13개 기관이 참여했다. 그중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은 수요대응형 셔틀 서비스 차량과 교통소외지역 이동지원 서비스 차량 등을 소개했다. 위 두 사업은 오는 9월부터 내년 12월까지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에서 시행 예정이다. 수요대응형 셔틀 서비스 차량은 정해진 노선·정류장 없이 '가치타요' 앱으로 호출하면 원하는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의 이동을 제공한다. 최대 15대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교통소외지역 이동 지원 서비스 차량은 장애인·노약자·교통소외지역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지원한다. 교통약자 일반형 카니발(3대), 휠체어형 카니발(2대), 교통소외지역 아이오닉5(5대)가 운영 예정이다. 서비스 차량은 '누리GO'앱으로 사전·실시간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물류 부문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날 행사에서 융복합물류사업단은 '모듈형 말단배송 로봇 플랫폼'을 선보였다. 흔히 '라스트 마일(Last Mile)'로 불리는 말단배송은 택배가 최종 목적지인 집 앞까지 전달되는 마지막 단계를 뜻한다. 사업단이 소개한 배송 로봇은 아파트 공동 현관이나 엘리베이터 등 건물 내외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주행 기술을 갖췄다. 스마트 택배함과 연계해 물건을 자동으로 싣고 내릴 수 있으며, 여러 대의 로봇을 관제시스템으로 통합 관리해 비상 상황에도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 자율주행 로봇이 복잡한 아파트 복도를 스스로 지나 집 앞까지 물건을 배달하는 시대가 머지않은 셈이다. 대기업에 비해 시스템 구축이 어려운 중소·영세 운송업체를 위한 디지털 지원책도 마련된다. 사업단은 높은 비용 부담으로 그동안 수작업에 의존해야 했던 영세 업체들을 위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공공 운송관리시스템(TMS)'을 개발해 무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최적의 배차 계획과 운행 경로를 AI가 자동으로 찾아 운송 효율을 높인다. 탄소 배출 관리까지도 가능해진다. 물류 생태계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 중소 운송 사업자의 자생력을 기르고 국가 물류 정보를 통합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모빌리티의 변화에는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이사는 “예전에는 하나의 운송수단이 하나의 목적으로만 사용됐지만 자율주행 시대에는 시간대별 운영방식이 다양해질 것"이라며 “아침에는 출퇴근 셔틀로 이용하다가, 오후에는 병원·은행 등 왕복 픽업을 한다거나 고령자를 자택에 호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때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한계가 문제 된다. 한국은 면허 체계가 특정 목적으로만 이용하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기술이 경계를 허물어도 제도가 융합되지 않으면 하나의 차량이 다양한 목적으로 활동할 수 없다. 자율주행이 상용화되는 상황은 운수업계 관점에선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운전·면허 중심 모델은 약화될 것이지만, 운전·안전관리 영역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리가 익숙한 운수사는 지역 원격관제 허브의 역할을 수행해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 빅테크가 못하는 현장 민원, 교통약자 동행, 사고 수습 등 로컬 네트워크의 가치도 상승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 기술 실증을 넘어 산업이 전환되는 시기에 연착륙을 위해서는 원격 운영자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관제 인력의 자격·권한·교육체계 등을 마련하는 것이 무인차 사고 책임소재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보험·책임 체계 정비도 필요하다. 운수업계 연착륙을 위한 교육도 요구된다. 대량 실업 방지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직무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빅테크·로컬 운수사·지자체의 민관협력 공공조달모델을 통해 새로운 지역 모빌리티 거버넌스를 설계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데이터 수집 및 처리 기준을 마련해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동시에 데이터 공유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표준화하는 작업도 요구된다. 개회 행사에서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겸 42dot 대표는 “국토부의 자율주행실증사업 덕분에 예외 상황(Edge case)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었다"며 “인프라와 제도가 길을 열어주고 생태계와 인재들이 이를 함께 지원한다면 우리도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이슈&인사이트] 모아타운에 거는 기대와 우려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론조사 당시 경쟁 후보보다 지지율이 낮았던 오세훈 시장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차 지지율이 상승했다. 선거 후 출구조사에서는 5% 차이로 패배한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밤새 진행된 개표 결과 역전해 최종적으로 당선되었다. 서울시에서 최초로 5선 시장이 된 오세훈 시장은 부동산 표심의 지지를 많이 받았다는 것이 분석 결과 드러난 여러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런 지지층 중에는 오세훈 시장이 기존에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모아타운 대상지 주민들이 포함되어 있다. 일부 언론사는 오세훈 시장이 상대 후보보다 적은 비율을 득표했던 자치구에서도 모아타운이 추진되고 있는 행정동은 상대적으로 더 높은 비율의 득표를 했다는 분석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널리 알려진 신(속)통(합)기획뿐만 아니라 모아타운도 오세훈 시장을 다시 지지해 사업의 추진력을 얻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모아타운은 주로 도심의 주거 환경이 노후화된 지역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을 모아 하나의 마을처럼 정비하는 사업이다. 서울시가 정비구역 지정 단계에서 공공지원을 하여 전체 정비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신통기획보다는 덜 알려져 있지만, 모아타운은 소규모주택정비법에 따라 시행되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이나 소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지역에서는 기존의 낮은 사업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반 재개발·재건축에 비해 소규모 정비사업은 추진위원회 단계가 생략되어 있고, 조합 설립 이후 사업시행계획인가에 관리처분계획을 포함해 받으면서 행정 업무가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진행된다. 이런 절차적 완화는 정비사업 추진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금융비용을 구조적으로 줄이는 수단으로 기능하므로 상대적으로 큰 인센티브로 인식된다. 이런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근본적 문제는 모아타운을 구성하는 모아주택이라는 소규모 정비사업들이 도시정비법에 따른 일반 재개발·재건축보다는 사업성이 낮다는 점에 있다. 물론 도심에서 대규모로 정비사업을 하려면 정비구역 지정 요건이나 동의율 충족에 많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일부 구역만 소규모로 사업을 시행하면 더 신속한 추진이 가능하다. 다만, 이렇게 소규모로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경우 정비기반시설을 개선할 여지가 줄어들고, 일반 분양 물량 증가로 사업성 확보가 곤란하다. 실제로 2025. 8. 기준 서울시 모아타운 사업장 총 107곳 중 93%가 서울시 평균 공시지가보다 공시지가가 낮은 지역이다. 분양가는 일반적으로 지가에 비례하기 때문에 낮은 지가는 사업성에 제약 요인이다. 서울시는 이런 낮은 사업성을 해결하고자 소규모 정비사업의 경우 용적률을 완화하고, 보정계수를 도입해 임대주택 비율이나 기부채납 등 공공기여 부담을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여기에 모아타운 내 모아주택 간 건축협정이나 특별건축구역 지정으로 정비기반시설 통합 개발을 위한 제도적 지원도 마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아타운은 근본적으로 여러 소규모 정비사업의 집합체다. 모아타운 전체가 하나의 사업지가 아니다 보니 규모의 경제가 이루어지지 않아 높아진 공사비로 분양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는 1군 건설사들은 참여를 꺼린다. 설령 중소 건설사를 시공사로 선정해도 공사비가 이미 높은 상황이라 미분양, 임대 수입 상실, 추가 분담금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은 지지부진하다. 여기에 최초 모아타운에 대해 장밋빛 미래를 제시했던 정비업체나 조합 관계자가 실제 사업이 진행되면서 예상보다 많아진 추가 분담금을 조합원들에게 제시하는 순간 조합원들은 혼란에 빠진다.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 등 임원 급여에 대한 불만이 더해 지면 조합은 극심한 내분을 겪게 된다. 여기에 사업비나 이주비 대출을 받은 상황이라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금융비용에 조합원들의 시름은 깊어 가고, 정비사업은 출구를 찾지 못하게 된다. 모아타운이 이런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지 않으려면, 최초 모아타운 지정 시부터 신중하게 대상지를 선정하고, 필요시 해제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오세훈 시장의 연임에는 모아타운 정책을 지지하는 주민들의 도움이 있었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사업성 확보가 가능한 구역은 공공지원 강화로 신속한 추진을 돕고, 그렇지 않다면 주민 의견을 수렴해 매몰비용을 줄여야 한다. 이것이 진정으로 지지해 준 주민들을 위한 길일 것이다. 양희철

“동탄 20억이면 차라리 분당”…셔세권 벨트의 종착지 판교·분당 가보니

“동탄 20억원이면 차라리 분당을 보죠." 최근 경기 남부 부동산 시장을 달구는 '셔세권(셔틀버스+세권)' 열풍의 종착지로 꼽히는 곳이 바로 분당과 판교다. 동탄과 수지, 광교를 거치며 이어진 집값 상승 흐름이 결국 분당·판교로 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 결과, 실제 올해 경기 남부 집값 상승세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화성 동탄 아파트값은 9.57% 올라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용인 수지구는 9.03%, 성남 분당구는 7.4%, 수원 영통구는 5.72% 상승해 수도권 평균 상승률 2.8%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동탄은 6월 들어 2주 만에 4.24% 뛰었고, 동탄역 인근 대장 단지인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84㎡는 최근 22억2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반도체 업황 호조와 성과급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통근권을 중심으로 이른바 '반도체 머니'가 주택시장에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동탄의 가파른 상승 이후 시선이 분당과 판교로 이동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동탄역 인근 일부 단지의 전용 84㎡ 가격이 20억원을 넘어서면서 상대적으로 주거 인프라와 학군, 직주근접성을 갖춘 분당과 판교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판교 일대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판교와 분당, 수지, 광교, 동탄을 하나의 경기 동남권 성장축으로 보는 시각이 강해졌다"며 “AI 산업 확산과 반도체 슈퍼사이클, 대기업 일자리 증가가 맞물리면서 이 일대 주거 선호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판교와 분당은 이미 생활 인프라와 업무지구가 완성된 지역"이라며 “주변 지역 가격이 오르면 일정 시차를 두고 가격이 따라붙는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집값 상승세는 개별 단지에서도 확인된다. 부동산 플랫폼 집피드에 따르면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한솔마을5단지 전용 52㎡는 지난 5월 15억원에 거래됐다. 서울 마포구 창전동 신촌태영데시앙 전용 85㎡가 올해 1월 13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분당 구축 소형 아파트 가격이 서울 주요 지역 중형 아파트 가격을 웃도는 사례가 나타난 셈이다. 실제 한솔마을5단지 전용 52㎡는 2016년 3억원대 중반 수준에서 최근 15억원까지 오르며 4배 이상 상승했다. 최근에는 정비사업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자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동탄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 부담을 느끼는 수요자들이 분당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직원뿐 아니라 판교테크노밸리 종사자, 전문직 수요까지 겹치면서 문의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판교역 일대 분위기는 더욱 활기를 띠고 있었다. 판교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IT기업과 스타트업 사무실이 밀집해 있고, 점심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직장인들로 거리가 붐볐다. 판교는 원래도 강남 대체 주거지로 평가받았지만 최근에는 반도체 벨트의 핵심 배후 주거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백현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판교는 강남 접근성과 직주근접성 때문에 원래 수요가 강했던 곳"이라며 “최근에는 반도체 업계 종사자들까지 관심을 보이면서 수요층이 더 두터워졌다"고 설명했다. 판교 일대 부동산 업계에서는 동판교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판교는 판교테크노밸리와 가까운 직주근접 입지에 신분당선, 월판선, GTX-A 등 교통 호재가 겹쳐 고소득 실수요층의 선호가 꾸준하다"며 “AI 산업과 반도체 산업 확장으로 경기 남부 일자리 축이 커질수록 판교의 주거 가치는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입지의 아파트들은 결국 주변 상급지와 가격 차이를 좁히는 흐름을 보인다"며 “동판교 역시 단기 급등 부담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교통망 확충과 기업 집적 효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장 분위기가 무조건 뜨거운 것만은 아니다. 거래량 자체는 과열 국면이라기보다 관망세가 짙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미 가격이 상당 부분 오른 데다 대출 규제 영향도 남아 있어 실수요자들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내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가격이 많이 오른 만큼 매도자들도 서둘러 팔 이유가 없다"며 “매수자들도 추가 상승을 기대하면서도 부담을 느끼고 있어 거래는 생각보다 차분하다"고 말했다. 분당 재건축 기대감 역시 시장을 떠받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자동과 수내동, 서현동 일대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장기적인 가치 상승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동탄이 삼성전자 배후 주거지라면 수지는 분당·판교의 대체지, 분당과 판교는 강남 접근성과 학군, 업무지구, 정비사업 기대감까지 갖춘 경기 남부 최상급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분당과 판교는 신규 공급이 제한적이다. 이미 개발이 완료된 도시인 만큼 재건축이나 정비사업 외에는 대규모 공급이 쉽지 않다. 반면 판교테크노밸리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확장으로 고소득 일자리는 꾸준히 늘고 있다.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제한적인 구조가 형성되면서 집값 상승 기대감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최근 경기 남부 집값 급등세를 두고 시장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과 분당·과천 등 규제지역의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구리, 남양주, 용인 기흥, 화성 동탄 등 상대적으로 규제 강도가 낮은 지역으로 매수세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기흥과 동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산업벨트 수혜 기대가 맞물리면서 셔세권 수요가 가격을 밀어 올리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거래 증가와 함께 계약 해제 건수도 늘고 있다는 점은 시장의 단기 과열 신호로 볼 수 있다"며 “동탄과 기흥 등 일부 지역은 규제지역 지정 요건에 근접한 만큼 향후 정부가 추가 규제 카드를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풍선효과에 따른 상승세는 대출·세금·청약 규제가 강화될 경우 지속성이 약해질 수 있다"며 “단기 시세차익보다는 실거주 가치와 장기적인 지역 경쟁력을 기준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말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만든 새로운 부동산 지도가 동탄과 수지, 광교를 지나 판교와 분당으로 향하고 있지만, 시장은 상승 기대와 규제 가능성 사이에서 다음 방향을 저울질하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장혜원의 부동산현장] 동탄에서 광교까지…반도체 머니가 바꾼 경기 남부 부동산 지도

“최근 일부 역세권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습니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찾은 경기 화성시 동탄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시장 분위기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그는 “동탄역 롯데캐슬이 최고 22억원대에 거래된 뒤 30억원은 받아야 한다며 호가를 높이는 집주인들도 있다"며 “다만 이런 분위기가 동탄 전역으로 퍼진 것은 아니고 동탄역 접근성이 좋은 일부 단지에 수요가 몰리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호황이 경기 남부 주거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통근 셔틀버스가 지나는 이른바 '셔세권'을 따라 동탄과 수원 영통, 용인 수지, 광교 일대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성과급, 사내대출 등 반도체 업계발 유동성이 주택시장으로 흘러들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의 온도는 빠르게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화성 동탄 아파트값은 9.57% 올라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용인 수지는 9.03%, 성남 분당은 7.4%, 수원 영통은 5.72% 상승했다. 수도권 평균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번 상승장의 중심에는 동탄이 있다. 동탄역 대장주로 꼽히는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84㎡는 최근 22억2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전용 65㎡ 역시 20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단지 고층 매물 호가는 이미 25억~26억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현장에서는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반응도 나온다. 동탄역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동탄 집값은 정상적인 속도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동탄역 롯데캐슬은 30억원 직전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우남퍼스트빌·한화꿈에그린도 20억원에 가까워졌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호수공원과 카림애비뉴 인근 단지도 15억원 선까지는 갈 수 있다는 기대가 퍼져 있다"며 “삼성전자 화성·평택캠퍼스와 협력업체 직원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동탄 전체가 같은 온도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중개업계에서는 동탄역과 가까운 초역세권, GTX-A·SRT 접근성이 뛰어난 단지, 학군과 상권을 갖춘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고 본다. 한 공인중개사는 “동탄이라고 다 같은 동탄이 아니다"라며 “역세권과 비역세권, 동탄1과 동탄2, 셔틀 접근성에 따라 체감 온도 차가 크다"고 말했다. 실제 현지에서는 동탄역 롯데캐슬을 최상단으로 보고 우남퍼스트빌·한화꿈에그린 등 시범단지, 카림애비뉴 인근, 목동, 호수공원 생활권, 메타역 일대 등으로 주거 선호도가 세분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탄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면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의 배후 주거지인 영통이 나온다. 영통역과 망포역 일대에는 삼성전자 임직원과 협력업체 종사자 수요가 꾸준하다. 동탄처럼 급등세가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실수요가 시장을 떠받치는 구조다. 영통역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영통은 투자 수요보다 실거주 수요 비중이 높다"며 “삼성전자나 협력사 직원들이 전세로 살다가 매매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망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과 가까운 영통·망포 일대는 직주근접 수요가 꾸준하다"며 “서울에서는 7억원대로 선택지가 제한되다 보니 같은 가격이면 상대적으로 쾌적한 경기 남부 역세권을 찾는 젊은 부부 문의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원도 무조건 오르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화서역·수원역·영통역·망포역처럼 교통 호재나 일자리 접근성이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차이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분당선을 따라 이동한 수지도 매수 열기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수지는 동탄과 영통에서 한 단계 올라가는 '갈아타기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강남 접근성과 학군, 생활 인프라가 강점으로 꼽힌다. 상현역 인근의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수지 이편한세상 일대는 거래 가능한 매물이 많지 않은 상태"라며 “최근 전용 84㎡가 16억원대에 거래된 이후 집주인들이 호가를 다시 높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17억원 이하 매물은 찾기 어려워졌고, 일부 매물은 17억원대 중반까지 거론된다"고 설명했다. 성복역 일대도 비슷한 흐름이다. 성복역 롯데캐슬골드타운은 최근 전용 84㎡가 16억~17억원대에 거래됐고, 일부 매물 호가는 18억원 안팎까지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성복역 인근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선호 단지는 판상형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신고가 거래 이후 주변 단지 호가도 함께 오르는 분위기"라며 “동탄 집을 팔고 수지로 갈아타려는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의 마지막은 광교였다. 광교는 최근 경기 남부 셔세권 가운데서도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동탄처럼 반도체 산업의 직접 수혜지이면서도 수지나 분당처럼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이다. 광교중앙역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은 입을 모아 “광교의 경쟁력은 서울 접근성보다 생활 인프라"라고 말했다. 광교의 한 공인중개사는 “일부에서는 광교가 서울 인프라를 누린다고 표현하지만 사실 서울 생활권이라기보다는 강남 접근성이 좋다는 의미에 가깝다"며 “신분당선을 이용하면 강남역까지 30~40분대 이동이 가능하고 경기 남부에서는 드물게 대형 상권과 호수공원, 행정타운, 학군을 모두 갖춘 도시"라고 설명했다. 실제 광교 주민들 사이에서는 수원역이나 인계동보다 강남 방문이 더 익숙하다는 말도 나온다. 광교 주민 김모 씨는 “수원 시내를 버스로 이동하는 시간이나 신분당선을 타고 강남 가는 시간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며 “병원이나 쇼핑, 약속은 강남에서 해결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광교중앙역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면서 동탄과 영통, 광교를 함께 보는 수요가 늘었다"며 “광교는 직주근접뿐 아니라 교육환경과 생활 인프라까지 고려하는 수요가 선택하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을 대체한다기보다는 경기 남부 안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주거지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고 덧붙였다. 동탄역에서 시작한 취재는 영통과 수지, 광교로 이어졌다. 동탄은 반도체 산업이 만들어낸 자금이 처음 모이는 곳이고, 영통은 직주근접 수요가 받쳐주는 배후 주거지다. 수지는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몰리는 지역이며, 광교는 교육·생활 인프라까지 갖춘 경기 남부의 대표 주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과 경기 남부 집값 사이의 연관성이 과거보다 뚜렷해지고 있다고 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에게 성과급과 보상금이 지급되는 시기에는 경기 남부 주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현금 여력이 커진다"며 “동탄·영통·수지·광교 등 반도체 사업장과 셔틀 노선 접근성이 좋은 지역은 실수요 기반이 탄탄해 가격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KIND·민간 자산운용사 손잡고 5000억 규모 ‘해외 녹색펀드’ 띄운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가 국내 자산운용사와 함께 해외 녹색사업 투자 확대에 나선다. KIND는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Two IFC포럼에서 국내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녹색펀드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녹색인프라해외수출지원펀드는 탄소감축, 순환경제, 물산업 등 녹색전환을 촉진할 수 있는 해외 녹색산업 프로젝트에 집중 투자하기 위해 2024년 신규 조성된 재간접구조의 정책펀드다. KIND는 펀드 관리기관으로 지정됐다. 투자대상은 폐배터리 재활용과 같은 순환경제, 매립가스 발전, 바이오가스 생산 등 탄소감축, 물 산업 등 녹색전환을 촉진할 수 있는 사업이다. 정부 출자를 통해 모태펀드 3000억원을 조성하고, 공공·민간투자자로부터 약 2000억원 유치해 하위펀드(5000억원)를 조성한다. 현재 하위펀드는 2024년에 1580억원 규모 1호 블라인드 펀드 조성이 완료됐고, 2025년에는 2592억원 규모 2호 블라인드 펀드가 조성된 상태다. 블라인드 펀드는 투자 대상을 미리 정하지 않고 해외 녹색사업에 투자하겠다는 목적과 규모만 정해 펀드를 먼저 만든다. 이번 설명회 대상이었던 프로젝트 펀드는 특정 사업을 정해놓고 모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프로젝트 펀드는 1년에 한 건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설명회는 녹색펀드와 국내 자산운용사가 공동으로 해외 녹색사업을 발굴하고 프로젝트 펀드 조성을 통한 공동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책 펀드와 공동으로 추자하면 해외 발주처에서 사업의 신용도를 높게 평가하기 때문에 민간 자금을 끌어들이는데 유리해진다. 이 펀드는 국내 기업이 시공(EPC)이나 기자재 공급, 운영 등 다양한 형태로 참여하는 해외 녹색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투자와 대출을 실행해 우리 기업의 해외 수주를 직접적으로 돕는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된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했다. 설명회에선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에게 투자 대상이 되는 녹색사업 가이드라인을 설명했다. 구체적인 투자 대상은 자산운용사가 정한다. KIND 관계자는 “이번 설명회와 투자상담을 통해 유망 해외 녹색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녹색펀드의 투자지원을 바탕으로 우리기업의 해외 녹색사업 진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민간 자산운용사와의 협력을 강화하여 프로젝트 펀드 조성을 활성화하고 정책펀드의 투자 효과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영덕 원전·기장 SMR 후보지 선정…건설업계, 최대 18조원 ‘잭팟’ 기대

경북 영덕군과 부산 기장군이 각각 신규 대형 원전과 국내 첫 소형모듈원자로(SMR)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건설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약 15년 만에 신규 원전 입지가 선정되면서 장기간 침체됐던 국내 원전 발주 시장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영덕 대형 원전 2기와 기장 SMR 1기를 합친 관련 사업 규모가 최대 18조원 안팎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 신규원전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지난 17일 총 2.8GW 규모의 대형 원전 2기 후보지로 경북 영덕군을, 0.7GW 규모의 국내 첫 SMR 후보지로 부산 기장군을 각각 선정했다. 신규 원전 후보지가 선정된 것은 2011년 강원 삼척과 경북 영덕이 후보지로 지정된 이후 약 15년 만이다. 정부와 한수원은 SMR은 2035년, 신규 대형 원전 2기는 2037~2038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 지정, 전략환경영향평가, 실시계획 승인, 원자력안전위원회 건설허가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어 실제 착공과 발주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이번 후보지 선정을 국내 원전 시장 재개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건설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사업 규모다. 영덕에 건설이 추진되는 대형 원전 2기는 기존 APR1400급 노형 적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건설이 재개된 신한울 3·4호기 사업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영덕 신규 원전 역시 10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첫 SMR 후보지로 선정된 기장군 역시 대규모 투자가 예상된다. 부산 기장군은 SMR 건설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약 5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영덕 대형 원전과 기장 SMR 사업을 단순 합산할 경우 최대 18조원 안팎의 신규 원전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원전은 일반 건축사업과 달리 사업 기간이 10년 이상에 이르고 공사비 규모도 수조원대에 달한다. 토목·건축뿐 아니라 기계·전기·배관·계측제어 등 다양한 공정이 동시에 진행되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플랜트 사업으로 꼽힌다. 최근 주택 경기 둔화와 공사비 상승으로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장기 수주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특히 영덕과 기장은 모두 과거 원전 건설 계획이 추진됐던 지역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영덕은 과거 천지원전 예정구역으로 검토됐던 곳이며, 기장은 신고리 7·8호기 예정부지였던 만큼 기존 조사 자료와 인프라 활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원전 시공 경험과 해외 사업 실적을 갖춘 대형 건설사들이 향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은 국내 원전 건설 분야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신한울 3·4호기 주설비공사를 수행하는 컨소시엄의 주간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미국 홀텍과 SMR 사업 협력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사업에도 참여하며 해외 원전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은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사업과 글로벌 SMR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LS증권은 삼성물산 목표주가를 기존 55만원에서 63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원전·SMR 수주 성과를 건설부문 가치 재평가의 핵심 요인으로 제시했다. 대우건설은 체코와 폴란드 원전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DL이앤씨 역시 차세대 원전과 SMR 분야 기술 협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첫 SMR 사업이 향후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실증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원전은 단순 시공 사업이 아니라 설계와 기자재, 운영, 정비까지 연계되는 종합 산업"이라며 “국내 사업 경험을 확보한 기업이 향후 해외 원전 수주 경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가 더 주목하는 것은 영덕과 기장 사업 자체보다 정부의 원전 확대 기조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전기차 산업 확대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안정적인 기저전원 확보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논의 과정에서는 2040년 최대 전력수요가 138.2GW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2038년 전망치인 129.3GW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원전업계와 학계에서는 향후 추가 원전 건설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국원자력학회 등은 최근 정책 제언을 통해 2050년까지 대형 원전 20기와 SMR 12기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건설업계는 이번 영덕·기장 후보지 선정을 개별 프로젝트를 넘어 새로운 원전 투자 사이클의 출발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원전 발주가 본격화될 경우 설계·시공뿐 아니라 기자재와 플랜트, 엔지니어링 업계까지 수혜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발주와 시공사 선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환경영향평가와 인허가, 주민 수용성 확보, 원안위 건설허가 등 넘어야 할 절차가 적지 않다. 특히 기장군은 이미 고리원전이 위치한 지역인 만큼 안전성 논란과 환경단체 반발도 변수로 꼽힌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후보지 선정은 단순한 입지 결정을 넘어 국내 원전 시장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실제 수주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건설사 입장에서는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 측면에서 의미가 큰 이벤트"라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전셋값 급등에 탈서울 가속…광명·안양 집값도 들썩

서울 전셋값이 12년 7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오르면서 수도권 주거지도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서울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광명·안양 등 서울 접경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집값 상승세가 서울 외곽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주택 전셋값은 전월 대비 0.91% 상승했다. 이는 2013년 10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입주 물량 감소와 전세 매물 부족,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의 영향으로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서울 거주 비용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전세난은 서울 안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서울과 맞닿은 경기권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집값도 들썩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기준 올해 누적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안양 동안구가 8.80%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용인 수지구(8.56%), 광명시(8.19%)가 뒤를 이었다. 지난 18일 찾은 경기 광명시 철산동 일대 공인중개업소에는 서울 서남권에서 넘어온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었다. 철산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구로·금천·양천구에서 오는 문의가 확실히 늘었다"며 “서울에서는 전세도 비싸고 매매도 부담스러워 실거주 목적으로 광명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광명 매수를 검토하는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신축 대단지 선호가 뚜렷했다. 한 실수요자는 “서울 서남권 구축 아파트와 비교하면 광명 신축 단지의 주거환경이 더 낫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며 “12억원 이하 예산에서는 서울 개봉·구로권 구축과 광명 신축·준신축이 직접 비교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안양 범계역 일대 분위기도 비슷했다. 범계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서남권 직장인들이 안양 전세나 매매를 알아보는 경우가 많다"며 “전세를 구하려다가 매매로 돌아서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1차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2~4월 경기도 소재 집합건물을 매수한 서울 거주자는 1만1614명으로 직전 3개월보다 832명 증가했다. 특히 광명시는 같은 기간 서울 거주자 매수 건수가 48명에서 698명으로 크게 늘었다. 다만 이는 등기상 매수인 주소지 기준 통계로 서울 전세난에 따른 이동으로 단정하기보다는 서울 인접 경기권으로 수요가 확산되는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실거래가에서도 상승세가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광명동 광명푸르지오센트베르 전용 84㎡는 지난 2월 11억9000만원에서 5월 12억4000만원으로 올랐다. 철산동 철산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도 같은 기간 14억8000만원에서 15억3000만원으로 상승했다. 광명푸르지오포레나 전용 84㎡는 올해 1월 11억3500만원에서 4월 14억원까지 뛰었다. 안양 동안구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평촌동 꿈마을한신 전용 90㎡는 지난 5월 30일 16억9000만원에 거래됐고, 귀인마을현대홈타운 전용 80㎡도 14억7000만원에 최고가를 새로 썼다. 전문가들은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의 핵심 배경으로 '서울 생활권'을 꼽는다. 과거에는 가격이 저렴한 외곽 지역이 대체 수요를 흡수했다면 최근에는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 출퇴근이 가능한 접경 지역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광명은 지하철 7호선과 KTX 광명역을 이용할 수 있고, 안양은 1·4호선과 GTX-C 노선 기대감, 월판선·신안산선 등 광역교통망 수혜가 거론된다.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경기권 지역들이 서울 대체 주거지로 주목받는 배경이다. 한 건설·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수요자들이 보는 핵심 기준은 행정구역이 아니라 서울 주요 업무지구까지의 접근성"이라며 “광명과 안양처럼 복수의 교통망을 갖춘 지역은 서울 전세난에 따른 대체 수요를 흡수하기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교통 호재는 실제 개통 시점과 역 접근성에 따라 가격 반영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며 “입주 물량과 분양가, 기존 신축 단지와의 가격 경쟁력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광명·안양의 가격 부담이 높아질 경우 시흥·군포·의왕 등 인접 지역으로 수요가 확산되는 '2차 풍선효과'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아직 이를 뒷받침할 통계는 제한적이어서 전망 수준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 업계는 서울 전세난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이 예년보다 감소한 데다 매매시장 상승세까지 겹치면서 전세 수요가 계속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서울에서 경기로 이동하면 주거 수준을 낮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서울에서 밀려난 수요라기보다 서울 생활권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과거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올림픽훼밀리타운에 센트럴파크가”…나우동인건축 설계안 공개

국내 정비사업 최다 실적을 보유한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가 올림픽훼밀리타운 재건축 설계안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정비사업 수주 경쟁에 나섰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나우동인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관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송파구 주요 설계 프로젝트 성과를 소개하고 올림픽훼밀리타운 재건축 설계안을 제시했다. 송파에는 '올림픽 3대장'이라고 불리는 올림픽훼밀리타운·올림픽선수촌아파트·아시아선수촌아파트가 있다. 그중 올림픽훼밀리타운 아파트는 처음으로 재건축이 구체화 되는 단지로 설계비 약 320억원 규모에 연면적 43만평 규모다. 나우동인은 지난 4일 제안서 제출을 마쳤으며 오는 29일에 설계자 선정 총회를 앞두고 있다. 안대호 대표이사는 “국내 1위 실적 회사 답게 선도하는 디자인을 설계하겠다"며 “그중에서도 특히 송파구에 많은 프로젝트 집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다른 건축설계사무소와 비교했을 때 나우동인이 갖는 강점에 대해 안 대표이사는 주민들이 열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매출이 큰 다른 설계사무소들도 있지만 나우동인은 재개발·재건축에 특화돼 있다"며 “설계도 설계지만 속도감있게 진행을 할 수 있는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훼밀리타운 재건축에 있어서 서울시 인허가 절차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주민들은 높게, 많이 짓기를 원하지만 서울시는 공공의 이익도 중요하게 생각하므로 용적률 뿐만아니라 주변과의 조화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단지 중앙에 4만평 규모 미국 센트럴파크와 같은 광장 공원을 설치해 전 세대에 조망권을 제공하고, 담장이 없기 때문에 인근 주민들도 단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2만7000평 규모 종합체육관, 수영장 등 부대시설을 조성해 공공에 이바지해 원활한 인허가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나우동인은 문정역과 단지를 연결해 역세권 원스톱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문정역 인근 건물에는 지구 단위 수립 때부터 공공 보행 통로로 지하가 연결이 돼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다면 실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의석 상무는 “잠실 스포츠 MICE 복합공간(2025 서울시 우수디자인 어워드 대상), 올림픽회관(송파구 건축상), 가락미륭아파트, 오금현대아파트, 마천1구역 재개발 등에서 뚜렷한 설계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금현대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의 경우 나우동인을 포함한 메이저 설계사무소 3곳이 경쟁을 했고, 58%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고 강조했다. 송파 이후 계획에 대해 안 대표이사는 “타지역은 아직 먼 미래"라면서도 “양재천변과 한강변 등을 도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기 신도시들은 설계자 공고가 7월부터 나올 것으로 예상돼 향후 그쪽으로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트럼프, 종전 MOU 서명…건설업계 재건 수혜 맞을까

미·이란 종전 양해각서(MOU)가 공식 발효됨에 따라 한국기업 등이 참여하는 재건기금 논의도 구체적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이란을 비롯한 중동 에너지 시설에 대해 국내 주요 건설사(EPC)들이 다시 복구를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전자 서명하면서 양국 간 합의가 공식 발효됐다. 이에 당초 19일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공식 서명식은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이 핵 협상을 포함한 최종적인 종전 합의에 동의할 경우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3000억달러(약 454조원) 규모 재건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건 소식에 시장에선 건설업종에 다시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미·이란 종전 MOU가 막바지에 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건설업 수익률이 코스피를 11.3%포인트(p) 상회하며 급반등했다. 특히 현대건설 등 대표 수혜주를 중심으로 기관의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에 따르면 종전으로 단기적으로는 건자재가 상승 우려가 제한되고, 중기적으로는 재건사업 수주가 가능해질 것으로 봤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확대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미·이란 전쟁으로 이란을 비롯한 중동 에너지 시설이 피해를 입었다. 이란의 경우 카타르와 공동 소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 전인 사우스 파르스(South Pars)가 피격을 당했고 생산에 차질이 있는 상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엑손모빌 합작 정유시설(SAMREF), 아람코-토탈 합작 정제·석유화학시설(SATORP), 리야드 정유소(Riyadh Refinery) 모두 현재 피격상태다. 이들 시설의 주요 건설사로는 대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GS건설 등이 참여했다. 쿠라이스(Khurais)에 위치한 유전시설은 현재 복구중이며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주요 건설사로 참여했다. 피격 상태인 주아이마(Juaymah) 가스·LNG시설의 경우 주요 건설사 명단에 국내 기업은 포함되지 않았다. 아랍에미리트(UAE)의 경우 샤(Shah) 가스시설과 알 타윌라(AI Taweelah) 알루미늄 시설 모두 가동 중단 상태다. 국내 건설사 중에서는 대우건설이 샤 가스시설에, 포스코 건설이 알 타윌라 시설에 각각 주요 건설사로 참여했다. 카타르 라스라판(Ras Laffan) LNG 시설은 현재 불가항력 선언 상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현대중공업이 Barzan 해상 부문 주요 건설사로 참여했다.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참여한 펄(Pearl) GTL 시설은 피격 피해를 입었다. 쿠웨이트에서도 가동 중단과 피격 피해가 잇따랐다. 페트로케미칼 인더스트리(Petrochemical Industries Co.) 석유화학시설과 미나 알 아마디(Mina Al-Ahmadi) 정유시설은 가동이 중단됐다. 미나 압둘라(Mina Abdullah) 정유소는 피격됐다. 이들 사업에는 DL이앤씨와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등이 참여한 바 있다. 바레인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주요 건설사로 참여한 밥코 에너지(Bapco Energies) 정유시설이 현재 불가항력 선언 상태다. 에너지 인프라는 기술 특성상 결국 지었던 건설사가 다시 복구를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이란을 비롯한 중동 에너지 시설 건설에 참여한 국내 기업들인 △대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DL이앤씨 △SK 에코플랜트 △GS건설 △현대건설 △포스코 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향후 중동 수주 기회 확대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국내 건설사들은 정치 외교적 상황과 발주 환경 형성 여부를 지켜보는 분위기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실제로 민간기업들 투자로 자금이 투입되고 대이란 제재, 동결자산 해제 등이 될 경우에는 적극적인 EPC 참여를 고려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검토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인 전망도 이어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종전이 본격화될 경우 중동 지역 내 노후화된 에너지·플랜트·인프라 전반에 대한 중장기적 재건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단기적인 수주 확대보다는 정치적 안정과 재원 조달 구조가 명확해진 이후 점진적인 발주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사업에서 외국회사를 대상으로 입찰이 이루어지는 규모의 프로젝트는, 입찰공고에 선행되는 사전 준비기간부터 적지 않게 소요된다"며 “단기에 재건사업의 수주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고, 장기 사안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서울 아파트값 1년 새 13%↑…15억 이하 중저가 단지가 상승 주도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 전환하며 1년 새 13%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장의 중심은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가 아니라 노원·성북·구로·강서 등 1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였다. 대출 규제와 자금 조달 부담 속에서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단지로 몰리면서 서울 외곽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18일 서울시가 한국부동산원 실거래가격지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4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08% 상승하며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12.86% 상승했다. 실거래 평균가격으로 환산해도 오름세는 뚜렷했다. 서울 아파트 ㎡당 평균 매매가격은 3월 1456만3000원에서 4월 1639만4000원으로 올랐다. 전용면적 84㎡ 기준 평균 거래가격은 12억2329만원에서 13억7710만원으로 약 1억5400만원 상승했다. 권역별로는 동북권이 집값 상승을 주도했다. 노원·도봉·강북·성북·중랑·동대문·성동·광진구가 포함된 동북권은 4월 한 달 동안 0.61% 상승해 서울 5대 생활권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1~4월 누적 상승률도 4.6%로 서울 최고 수준이었다. 서남권(4.4%)과 서북권(3.0%)도 강세를 보인 반면 동남권은 1.0% 하락했다. 거래 현황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뚜렷했다. 지난 15일 기준 5월 서울 아파트 거래 가운데 15억원 이하 비중은 76.4%로 전체의 4분의 3을 차지했다. 노원구의 경우 거래량 760건 가운데 1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99.9%에 달했고, 구로구와 강서구 역시 90%를 웃돌았다. 서울시는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저가 아파트에 실수요가 집중된 결과로 분석했다. 전세시장도 심상치 않다. 4월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0.53%, 전월 대비 1.14% 상승했다. 도심권 전셋값은 한 달 새 3.32%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동남권과 서남권 역시 강세를 보였다. 임대차 시장에서는 월세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기준 5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비중은 51.0%로 집계됐다. 사실상 임대차 계약 2건 중 1건이 월세로 체결되는 셈이다. 전세가격 상승과 대출 규제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세입자와 실수요자 모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근 서울 집값 상승이 강남권 투자 수요보다는 시중 유동성과 실수요 이동의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규제지역 확대와 대출 제한으로 초고가 주택 거래는 위축됐지만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중저가 아파트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동북권과 서남권 지역이 새로운 상승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향후 시장 전망을 낙관하기에는 변수도 적지 않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서울과 수도권 집값 상승은 시장의 관성 효과가 작용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하반기에는 세제 개편, 대출 규제 강화, 규제지역 추가 지정 여부 등 정책 변수가 많아 지금의 상승세가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노도강 등 중저가 지역과 경기 남부 일부 지역으로 실수요가 집중되고 있지만 매수자들은 단순한 가격 상승 기대보다 정책 변화 가능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며 “하반기에는 시장 조정 가능성도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진 경기 남부 지역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드러냈다. 박 위원은 “동탄역 일대 주요 단지들은 이미 상당한 프리미엄이 반영된 상태"라며 “입지 경쟁력이 우수하더라도 가격이 다소 과도하게 선반영된 측면이 있어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향후 세제 개편과 대출 규제, 규제지역 추가 지정 여부가 서울 집값 흐름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전셋값과 매매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이른바 '이중 상승'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수요자들의 주거 부담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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