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재정’ 지속, 2030년 지출 1000조 돌파…나랏빚 1700조 넘어

오는 2030년 정부의 재정지출이 1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나라빚인 국가채무도 1700조원 이상 불어난다. 정부는 당분간 세수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적극 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지출 증가 속도를 매해 단계적으로 낮춰나갈 계획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0%대 아래로 관리해 재정건전성도 개선해 나간다. 정부는 1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2027년 예산안'과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 5년 간 중장기 재정 운용 계획을 보다 적극적 지출로 잡았다.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라 정부 총지출은 올해 본예산 727조9000억원에서 2030년 1005조2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내년 820조9000억원에서 2028년 894조6000억원, 2029년 957조4000억원으로 늘어난 뒤 2030년에는 처음 1000조원을 넘어선다. 연평균 증가율로 보면 올해부터 5년간 8.4%다. 다만, 지출 증가 속도는 내년 12.8%에서 2028년 9.0%, 2029년 7.0%, 2030년 5.0% 등으로 낮아진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가 적극적 재정지출 운용 계획을 밝힌 배경에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대규모 세수 확보가 깔려 있다. 국세수입은 반도체 호황으로 법인세와 소득세, 주식시장 활성화로 증권거래세 등이 늘며 내년 584조4000억원, 크게 증가한 뒤 2030년 644조8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GDP 대비 국세·지방세 비율을 의미하는 조세부담률은 국세수입 증가 등으로 올해 본예산 기준 17.0%에서 2027년 22.5%로 높아진 뒤 2030년 21.9%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다만, 정부는 세수 호황이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 총지출 증가율을 낮춰가고 국가채무비율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올해 본예산 기준 -3.9%에서 내년 –0.1%로 줄어든다. 이후, 재정지출 증가로 2030년 2.9%로 다시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3.0% 이내로 관리할 방침이다. 나라빚도 계속 불어나 국가채무는 내년 1519조8000억원, 2028년 1600조3000억원, 2029년 1659조1000억원으로 상승한 뒤 2030년 1734조10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내년 48.3%에서 2030년 49.0%로 높아진다. 다만, 정부는 올해 본예산(51.6%)대비 낮은 수준으로 50% 미만으로 관리하겠다고 했다. 조용범 기획예산처 차관은 “중기 재정전망을 할 때 현재 반도체 세수가 계속될 것으로 보지 않았다"며 “국세수입은 2028년부터 3% 수준으로 보고 있고, 총지출 증가율도 단계적으로 낮춰가며 재정수지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부의 의무지출은 계속 늘어 2030년까지 연평균 8.5% 증가할 전망이다. 저출생·고령화로 연금·의료 등 복지지출이 증가하고, 국채 이자 부담도 늘어나서다. 의무지출은 내년 426조8000억원에서 2030년 537조9000억원으로 늘어난다. 2030년 전체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53.5%에 달한다. 정부 재량지출도 올해 340조2000억원에서 2030년 467조3000억원으로 늘어 연평균 8.3% 증가한다. 정부는 중기 재정수지 개선을 위해 유사·중복 사업 통폐합과 저성과·비효율 사업 정비 등 고강도 지출구조조정도 지속할 방침이다. 올해 107조6000억원 중 38조6000억원은 소규모·관행적 사업이나 저성과 사업비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재량지출을 줄였다. 이 밖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연동제 폐지 32조5000억원, 교부세 산정 방식 개편 30조5000억원 등 의무지출로 69조원 절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내년 예산 821조 “기록썼다”…반도체발 세수 584조, 미래대응기금 162조

820조9000억원, 내년도 예산안이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됐다. 올해 728조원보다 무려 93조원 많은 슈퍼급 예산이다. 총지출 증가율도 12.8%로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10.9% 증가 이후 처음이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법인세 증가 등에 힘입어 국세수입도 584조원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늘어난 세수를 토대로 160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한다.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 3대 메가프로젝트와 인공지능(AI)·반도체 등 미래 성장동력, 청년 일자리, 지방 균형 등에 재정을 집중 투입한다. 정부는 1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7년 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내년 역대급 예산 편성이 가능했던데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법인세와 소득세 등 세수 여건이 개선되서다. 코스피 호황에 따른 증권거래세 증가도 세수 확대에 기여했다. 이를 토대로 정부는 내년 총수입을 880조8000억원 규모로 잡았다. 올해 본예산보다 205조6000억원(30.4%) 증가했다. 이 중 국세수입이 584조40000억원으로 194조2000억원(49.8%) 늘어나며 절반 가량 차지했다. 세외수입도 296조4000억원으로 4.0% 늘어났다. 내년 총지출 예산은 820조9000억원으로 올해보다 93조원(12.8%) 늘었다. 역대 처음 800조원대를 넘겼고, 총지출 증가율은 올해(8.1%)는 물론 지난 2009년(10.6%)과 비교해도 가장 높다. 미래대응기금은 162조3000억원 규모로 설립해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대 분야 투자에 활용한다. 주된 재원은 최근 10년 내국세 추세선을 웃도는 '추가세수'로 내년 예상 국세수입의 약 27.8%다. 우선, 내년에는 45조4000억원으로 청년과 지방 등 주요 사업에 지출한다. 12조5000억원으로 내년 국채 신규발행 물량도 줄인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을 '재정 저수지'로 비유한대로 104조4000억원의 여유자금도 비축해 재정 여력이 필요할 때 활용할 예정이다. 기금의 경우 경제 상황에 따라 집행까지 오래 걸리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없이 기금 변경으로 신속 대응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다만 기금은 정부 재량이 큰 만큼 국회의 감시와 견제 기능이 약해진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는 내년 역대급 예산으로 3대 메가프로젝트와 AI, 미래성장 엔진, 청년 성장 단계별 종합 지원, K자형 양극화 대응, 국민안전·평화 등 5가지 분야에 중점 투자한다. 미래 먹거리인 3대 메가프로젝트와 AI 분야에는 내년 21조3000억원으로 올해(10조8000억원)보다 97.2% 늘어난다. 우주항공, 바이오 등 미래 성장동력인 첨단산업도 62조8000억원으로 올해(51조2000억원) 대비 22.7% 늘렸다. 청년 일자리와 주거, 혼인·출산·양육 등 성장단계별 지원을 위한 예산은 대폭 확대한다. 청년 지원 예산만 43조3000억원으로 올해보다 53.5% 늘어난다. 청년미래적금은 소득요건을 폐지해 모든 청년이 가입 가능하다. 청년 공공임대주택도 10만6000호 공급한다. 지방주도 성장 등 지역균형발전과 지방 투자 기업 지원은 올해 16조1000억원에서 내년 33조원으로 2배 이상 늘린다. 양극화 해소와 자영업·소상공인 등 취약계층 민생 안정 예산도 올해 10조원에서 15조4000억원으로 확대한다. 전시작전권 전환, 핵추진잠수함 등 장비·무기 체계를 확보하고, 재난과 사고 대비 안전 시스템 구축에도 38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정부는 내년 대규모 지출 확대에도 수입이 더 크게 늘어 재정건전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올해 본예산 대비 3.8%포인트(p) 개선돼 내년 -0.1%로 낮아질 전망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51.6%에서 48.3%로 떨어진다. 다만,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가 이어지면서 재정지출은 올해 727조9000억원에서 연평균 8.4%씩 증가해 2030년 1005조2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잠재성장률 반등과 함께 성장의 과실이 취약계층에게 확산되지 못하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 역대 최대로 편성했다"며 “적극적 재정투자로 경제 성장세를 끌어올리면 재정건전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회계연도 개시 120일 전인 9월 3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회가 예산안을 의결하는 법정 시한은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인 12월 2일까지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우선구매 기념일 제정?…공공 구매비율 강제 법안은 아직[장애인, 일자리로 세상을 만나다⑧]

장애인에게 절실한, 최상의 복지는 결국 일자리다. 일은 생계를 넘어 스스로 삶을 꾸리고 사회와 연결되는 가장 단단한 기반이다. 그러나 제도와 현실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이 일하는 장애인의 현실을 찾았다. 지속 가능한 장애인 고용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①출근, 세상에 내딛는 첫 발걸음 ②직장, 인생에서 얻은 유일한 배울 기회 ③가족, 직장인 아들…돌봄받다 돌봄으로 ④회사, 장애인과 일하는 이유…지속해야 할 이유 ⑤일터, 끊어진 일감 앞에 연이어 휴업 ⑥제도, 장애인 일자리 지탱할 우선구매 제도 '유명무실' ⑦외국, 우선구매 제도 철저…'살 품목'부터 정해 ⑧지금, 방치된 우선구매제도 개정안…숫자놀음 벗어난 개혁 필요 장애인 일자리의 현실을 반영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려는 법률 개정안은 여러차례 국회에 발의되어 있다. 그러나 발의안은 여전히 소관 상임위원회의 문턱에 막혀있다. 발의안도 우선구매 비율을 강제하는데 이르지 못하고 있다. ◇ 국회 문턱 못 넘은 개정안 3건…“소관 상임위 벽 높아" 현재 국회에는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3건이 발의됐다. ▲중증장애인 생산품 제공에 공사가 수반되는 경우 의무적으로 분리발주를 하도록 강제하는 개정안(25년 2월 발의·서명옥 국민의힘 의원) ▲중증장애인 우선구매의 날을 지정하는 개정안(25년 12월 발의·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공공기관 의무구매 비율을 1.1% 이상에서 2%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는 개정안(26년 6월 발의·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현재 3건 모두 보건복지위원회(이하 보건위)에 계류 중이다. 분리발주 강제와 우선구매의 날 지정 개정안은 각각 25년 3월 18일, 26년 3월 10일에 보건위 소위원회에 회부됐다. 의무구매 비율을 2%로 상향하는 개정안은 지난달 23일에 보건위에 회부돼 심사를 기다리는 상태다. 법안 처리 속도는 더디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1대 국회의 의원안이 위원회에 상정돼 처리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139일, 약 5개월이었다. 서명옥 의원안의 경우 보건위 소위원회에 회부된 지 1년이 넘었음에도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입법 동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의 소관 상임위가 아닌 타 상임위 소속이다 보니 법안 심사에 직접 개입하거나 빠르게 밀어붙일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다"며 “복지위원들과의 별도 소통 외에는 법안 통과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기 어려워 현장의 공론화와 관심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 숫자 늘리면 현장 바뀔까…'진짜 일자리'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국회의 개정 방향이 숫자 올리기라는 일차원적 접근에 갇혀있다고 지적한다. 미이행 기관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가 없고, 시설 감독 체계가 미흡한 상태에서 의무 비율만 올리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김종인 나사렛대학교 명예교수는 “단순히 구매 비율을 높인다고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며 “공공기관의 실제 조달 수요와 장애인 시설의 생산 품목이 맞지 않는 제도를 해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방위사업청 등 대형 조달 기관은 무기나 대형 장비를 구매해야 한다. 그러나 대다수 장애인 시설 생산품은 복사용지·피복 등에 집중되어 있어 법정 비율(1.1% 이상)을 늘리는 것이 어렵다. 이어 김 교수는 “이를 사전에 조정하고 맞춤형 품목을 발굴해 줄 중간 지원 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회가 단순한 숫자 조정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주무 부처 간 파편화된 법체계를 개편하고 고용과 일자리 중심의 개혁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현재 장애인 고용 정책의 소관 부처는 보건복지부(우선구매 특별법·직업재활시설)와 고용노동부(장애인고용촉진법·표준사업장 지정)로 분절되어 있다. 이로 인해 복지 차원의 '우선 구매'와 직무 중심의 '고용 장려'가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물품 납품에만 목을 매는 구조에서 벗어나 청소·용역·사서 보조·디스플레이 등 발달장애인이 지속해서 일할 수 있는 서비스 업종 중심의 고용도 늘려나가야 한다"며 “한 사람 한 사람의 직무를 분석하고 평가해 정당한 노동의 대가로 삶을 영위하게 만드는 실질적 입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신유정 인턴기자

자동차에 소비마저 꺾여, 7월 전생산 제자리…“반도체, 설비투자만 늘어”

7월 자동차 등 광공업 생산에 서비스업 생산마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전체 산업생산이 제자리걸음을 했다. 폭염에 고물가가 겹치며 소비도 꺾였다. 그나마 반도체 호황 덕에 설비투자가 7.5% 큰 폭 증가하며 전산업을 지탱했다. 31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지수는 120.2로 전월과 같았다. 중동전쟁 이후 감소세를 보여왔던 전산업생산은 6월 2.4%로 증가세로 전환했다 7월에는 보합에 그쳤다. 6월 6.7% 큰 폭으로 늘었던 광공업생산이 7월 0.2%로 증가세가 꺾였다. 자동차(-4.5%) 등에서 감소했고, 반도체도 불과 0.5% 증가에 그쳤다. 전자부품(20.7%)과 1차 금속(4.2%) 등은 늘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1.3% 감소했다. 2022년 2월(-1.7%) 이후 4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금융·보험이 –4.8%로 크게 줄었고, 예술·스포츠·여가 -3.2%, 도소매와 숙박·음식점도 각각 –1.1%로 감소했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광공업생산은 자동차가 6월에 크게 증가했던 기저효과로 감소했다"며 “금융·보험업도 7월 주식거래가 줄면서 거래 대금이 감소한 영향이고, 높은 기온과 물가 등으로 도소매, 숙박·음식점업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상품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2.4% 감소했다. 6월 2.7% 증가했던 소매판매는 폭염과 고물가 등 복합적 영향으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승용차 판매가 11.1% 크게 줄었다. 승용차 포함 내구재(-7.7%), 의복 등 준내구재(-1.4%), 화장품 등 비내구재(-0.1%) 판매가 모두 감소했다. 이 심의관은 “승용차는 6월 개별소비세 감면 종료를 앞두고 수요가 몰려 크게 증가했던 기저효과로 하락 폭이 컸다"며 “가전·통신기기 판매 감소도 전달 온누리상품권 판촉 행사 종료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설비투자는 7.5% 늘며 6월(6.9%)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기타운송장비를 중심으로 운송장비 투자(15.4%)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메모리 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로 반도체 제조용기계 등 기계류(4.2%) 투자도 늘었다. 건설업체의 국내 시공 실적을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전월대비 1.1% 줄었다. 정부는 6월 전산업생산이 크게 늘었던 영향에 기저효과로 7월 보합세를 보였고, 큰 틀에서는 경기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전월 큰 폭 증가했던 기저에도 양호한 생산·투자 흐름을 지속하고, 카드매출액 증가율 확대 등 소비회복 모멘텀도 유지되고 있다"며 “중동전쟁 불확실성으로 물가부담 등 민생 어려움에 대한 정책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박영범의 세무칼럼] 법인 명의 고가 주택, ‘황제 사택’으로 둔갑...법인 부동산 관리 주의보

최근 국세청은 법인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 특히 이른바 '황제 사택'으로 불리며 사적으로 유용된 고가 주택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의 칼을 빼 들었다. 편법과 특권을 누리는 탈루 행위를 근절하고 공정한 조세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조치다. 국세청 실태 확인 결과, 법인 보유 고가 주택 2,639채 중 임대용 및 업무용을 제외한 1,097채(약 42%)가 사주 일가의 거주 등 사적 목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제1차 세무조사 대상은 총 50개 업체이며, 전체 탈루 혐의 금액은 약 1조 9천억 원에 달힌디. 가장 대표적인 유형은 강남 3구, 마·용·성 등 핵심지에 위치한 고가의 주택을 사주 일가에게 무상 또는 저가로 제공한 '사주 일가 거주형(28개 업체)'이다. 한 업체는 200억 원대 한남동 고급 주택을 취득하고 100억 원대의 호화 증축 및 인테리어 비용을 회사 자금으로 충당했다. 또 다른 업체는 40억 원대 청담동 하이엔드 빌라를 사주 전용 사택으로 제공하고, 유학 중인 자녀의 체류비 지원을 위해 허위 인건비 30억 원을 유출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정부의 다주택 중과세 및 대출 제한 등 부동산 정상화 정책을 회피하기 위해 지배 법인을 악용한 '부동산 투기형(5개 업체)'도 적발되었다. 재건축 예정 아파트를 매입해 1세대 2주택자가 된 사주가 기존 보유하던 40억 원대 주택을 법인에 양도하여 '1세대 1주택 비과세' 혜택을 챙기고 무상 거주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한, 사주가 강남 아파트 2채를 개인 명의로 보유하면서 시세차익을 노리고, 본인은 법인이 취득한 100억 원대 고가 아파트에 거주하며 종부세 중과를 피한 꼼수도 확인되었다. 형식적으로는 '직원 복지용'을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고급 콘도와 별장을 사주 일가 전용으로 독점 사용한 '별장형(17개 업체)'도 다수 포함되었다. 계열사를 동원해 100억 원대 초호화 별장을 매입해 출입을 차단하고 사주 일가만 전용하거나, 1박 300만 원, 시가 60억 원 상당의 단독주택형 콘도를 '회장님 별장'으로 전용하고 사주 아파트 인테리어비 20억 원을 법인이 대납한 외국계 법인 사례도 있었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서 일시 보관, 계좌 조회, 디지털 포렌식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할 예정이다. 법인 부동산을 사적으로 유용할 경우 막대한 세무 리스크를 부담하게 될 전망이다. 먼저 사주가 거주하는 주택의 종합부동산세, 관리비, 인테리어 공사비 등을 법인 비용으로 처리할 경우, 업무와 무관한 지출로 간주해 전액 비용 인정(손금 계상)이 거부된다. 나아가 부당하게 유출되어 사주 등이 사적으로 취한 이익에 대해서는 그 귀속을 명확히 밝혀 개인의 소득(상여 등)으로 처분되므로, 사주 개인에게 막대한 소득세가 추징된다. 직원 복리후생 목적이나 기숙사 용도인 것처럼 사내 공문과 사용 일지를 꾸며 부당하게 부가가치세 매입 세액 공제받은 경우, 적발 시 공제받은 매입 세액을 토해내야 함은 물론 무거운 가산세까지 부담해야 한다. 법인 자금이 유출되어 사주 일가의 재산을 형성하는 데 쓰였는지 꼼꼼한 자금출처 조사가 진행되며 유학 자녀 생계비 명목의 허위 인건비 지급, 사주 지배 특수관계 법인에 대한 이익 분여 등 편법적인 부의 이전 행위도 모두 엄격한 세금 추징 대상이 된다. 세금을 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조세 포탈이나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 고의적이고 중대한 조세범칙 행위가 적발될 경우,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사주 및 관련자가 반드시 형사 처벌을 받게 된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고가 주택 소유 법인들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며, '국내 황제 사택' 문제뿐만 아니라 해외 사택 무상제공, 유학비 지원 등 법인 자금 횡령 행위 전반으로 검증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기업들은 고가 주택 등 부동산의 취득과 운영에 있어 명확한 공적 목적을 증빙하고 투명한 자금 관리를 통해 불필요한 세무 및 형사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길 바란다. ekn@ekn.kr

“성장률 4% 가능?”...한국 경제 성장 기대 확 커졌다

한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성장률 전망에도 상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내수 회복세까지 가세하면서 올해 3%대 성장을 점치는 기관이 크게 늘었다. 다만 내년을 놓고 보면 한국은행과 시장의 전망 사이에는 상당한 온도차가 나타났다. 31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국내외 주요 기관 42곳의 올해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중간값은 3.3%로 나타났다. 지난 6월 조사 때의 2.6%와 비교하면 두 달 만에 0.7%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한은이 최근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3.3%를 넘어서는 전망을 내놓은 기관도 적지 않았다. 조사 대상 42곳 중 20곳이 한은보다 높은 성장률을 예상했고, 한은과 동일한 3.3%를 제시한 곳도 1곳 있었다. 사실상 절반에 가까운 기관이 올해 경제가 한은 전망치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 셈이다. 올해 성장률을 3% 이상으로 예상하는 기관의 수도 크게 늘었다. 6월 조사에서는 11곳에 불과했지만 이달에는 29곳으로 확대됐다. 전체 조사기관의 약 70%가 올해 3%대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고성장 전망도 잇따랐다. 올해 성장률을 4.0%로 예상한 곳은 영국계 캐피털이코노믹스와 ING파이낸셜마켓이었다. JP모건과 NAB/BNZ는 3.8%를 제시했고 씨티·블룸버그이코노믹스·코리안리·무디스는 각각 3.7%로 전망했다. iM증권은 3.6%, ANZ·크레디아그리콜·DBS·데카방크·도이체방크는 각각 3.5%를 예상했다. 최근 전망을 큰 폭으로 수정한 기관들도 있다. ING는 불과 두 달 전 3.0%였던 올해 성장률 전망을 4.0%까지 끌어올렸다. 크레디아그리콜과 DBS도 2.6%에서 3.5%로 0.9%포인트씩 상향했다. 도이체방크 역시 2.7%에서 3.5%로 전망치를 0.8%포인트 높였다. 씨티는 3.1%에서 3.7%로, 무디스는 2.9%에서 3.7%로 각각 전망치를 조정했다. 경제 전망이 빠르게 개선된 배경에는 반도체 수출 회복과 내수 개선에 대한 기대가 자리 잡고 있다. 한은 역시 최근 경제전망에서 반도체 경기의 확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 증가의 효과가 다른 산업으로 확산되면서 내수와 수출이 함께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물가에 대한 시장의 판단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중간값은 6월 이후 2.7%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도 이번 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존과 같은 2.7%로 제시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내년 경제에 대한 전망이다. 올해와 달리 시장은 한은보다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42개 기관이 내놓은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 중간값은 2.3%로 집계됐다. 한은이 지난 28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2.9%보다 0.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조사 대상 가운데 한은 전망치를 웃돈 곳은 코리안리(3.5%), JP모건(3.3%), 씨티(3.0%) 등 3곳에 그쳤다. 나머지 39개 기관은 모두 한은보다 낮은 성장률을 예상했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을 기존 2.1%에서 2.9%로 0.8%포인트나 올렸다. 올해 성장 회복세가 내년까지 이어지고 반도체 호황의 효과가 경제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역시 내년 전망을 종전보다 높여 잡았다. 블룸버그 집계 중간값은 6월 2.1%에서 이달 2.3%로 0.2%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상향 폭은 한은의 전망 조정폭에 크게 못 미쳤다. 시장과 한은의 낙관론이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지만, 내년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여전히 상당한 간극이 남아 있는 모습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이형일 경제부총리 후보자 “거시경제 정책통…석유최고가격제 주도”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30일 이재명 정부의 두 번째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때 기재부(재경부) 1차관을 맡았던 이 후보자는 잠재성장률 3%, 수출 세계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 등 거시경제 전략을 주도적으로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중동전쟁으로 국제유가 상승에 물가마저 치솟자 석유 최고가격제를 적용해 물가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이 후보자에 대해 “경제정책 요직을 두루 거친 손꼽히는 정책통으로, 중동발 고유가에 맞서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을 주도하는 등 실행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경제 사령탑으로서 역대 최대 경제 지표를 국민 삶의 질적 변화로 연결하고 양극화를 극복해 우리 경제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대구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이던 1992년 행정고시 36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공직 초기 재무부에서 시작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 재경부 금융정책국,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에서 일했다. 이후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 종합정책과장 등 경제정책국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거시경제통'으로 평가받았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청와대 경제수석실 선임행정관·기재부 경제정책국장·차관보·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을 지냈다. 또, 윤석열 정부에서 기재부 차관보, 통계청장(현 국가데이터처장)을 역임하며 정권과 상관없이 중용됐다. 통계청장 시절에는 사회이동성 개선, 저출생 고령화 극복, 지역경제 활성화 등 주요 정책 추진을 위한 통계 개발에 힘썼다. 사회 계층별 소득을 지표로 볼 수 있는 '소득이동통계'도 주도해 호평을 받았다.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격의 그는 기재부 시절 직원들이 뽑는 '닮고 싶은 상사'에 세 번 선정돼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후보자= △1971년 출생 △서울대 경제학과 △행정고시 36회 △미국 텍사스A&M대 경제학 박사 △기획재정부 경제교육홍보담당관 △기획재정부 자금시장과장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대통령정책실 경제수석비서관실 경제정책비서관 △기획재정부 차관보 △통계청장 △재정경제부 1차관 원승일 기자 won@ekn.kr

K-의료에 2천억 넘게 쓰는 외국인…‘서울 쏠림 소비’ 그늘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의료 분야에서 쓴 돈이 5개월 연속 2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전체 의료 소비액의 80% 이상이 서울 한 곳으로 쏠려 있어 특정 지역 중심의 편중 구조는 해결 과제로 남는다. 30일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 7월 방한 외국인의 의료 분야 소비액은 약 2130억7968만원으로 전년 동월(1280억원) 대비 66.5% 급증했다. 이는 방한 관광객들이 의료 관련 업종에서 결제한 신한카드 사용 내역을 근거로 전체 지출 규모를 추정한 수치다. 의료 소비액은 지난 3월부터 5개월 연속 2000억원대 이상을 유지 중이다. 올 3월 2044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2000억원대에 진입한 뒤, 4월에는 2498억6000만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이후로도 5월 2511억6000만원, 6월 2508억3000만원, 7월 2130억8000만원으로 2000억을 상회하고 있다. 국가별 지출 규모를 살펴보면 올 7월 기준 중국이 57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미국(440억원), 일본(285억원), 대만(253억원), 싱가포르(64억원) 순이다. 진료과목별로 살펴보면 피부과 비중이 54.9%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성형외과(19.3%), 약국(12.7%), 대학·종합병원(6.5%), 치과(4%), 안과(1.5%)가 뒤를 이었다. 의료 소비액만큼 국내 의료기관을 찾는 외국인 환자 수도 급증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25년 외국인 환자 유치실적 통계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의료를 이용한 외국인 환자 수는 201만1822명으로 전년보다 71.9% 늘면서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었다. 2019년 28.4명이던 방한 외래객 1000명 당 외국인 환자 수도 지난해 106.2명으로 증가할 만큼 빠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의료 관광 수요가 늘어난 배경으로 한국 의료 기술 수준에 대한 글로벌 인식이 긍정적인 한편, 다국어 안내 서비스 등 주요 병원 내 진료 서비스가 개선된 점을 꼽는다. 중국·일본 환자 위주로 피부과·성형외과 등 미용 목적의 의료관광 비중이 크지만, 타 아시아 국가 위주로 라식·라섹·디스크 수술·암 진료 등 치료 목적의 방문 수요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의료 관광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시장 규모를 더 키우기 위해선 서울에 쏠린 편중 현상을 해소하는 일이 관건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올 7월 기준 전체 의료 소비액 중 서울이 차지하는 비중만 86.8%에 이른다. 뒤이어 부산(6.4%), 경기(3.7%), 제주(1.6%) 순이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스테이킹 가입자 120만명 시대…업비트·빗썸 ‘양강’ 재편

올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운영 중인 스테이킹(예치형 보상 상품)의 월평균 규모가 4조7000억원에 달하고, 이용자 수도 처음으로 100만명 대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별 스테이킹 규모와 이용자 수 기준 경쟁 구도는 그동안 업비트가 압도하던 흐름에서 벗어나 빗썸과 양강 체제로 재편됐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의원이 각 거래소로부터 넘겨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4개 원화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에 스테이킹된 가상자산 규모는 4조6936억원으로 나타났다. 스테이킹은 이더리움·솔라나 등의 가상자산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위탁하고 그 대가로 보상을 받는 예치형 서비스를 일컫는다. 올 상반기 거래소 스테이킹 규모를 살펴보면 4조~5조원대 사이에서 움직였다. 월별로 1월 5조747억원에서 2월 4조781억원, 3월 4조6549억원, 4월 5조3978억원, 5월 5조1530억원, 6월 4조3288억으로 집계됐다. 가입자 수도 올 들어 처음으로 100만 명 선을 돌파하며 빠른 증가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1월 47만941명이던 스테이킹 이용자 수는 그해 말 77만1568명까지 늘었고, 올 1월 104만8547명으로 한 달 새 35.95%(27만6979명)가 급증했다. 이후로도 매월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7월 122만5455명까지 신장했다. 스테이킹 예치 규모는 여전히 업비트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가입자 수는 올 들어 빗썸이 추월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스테이킹 규모·가입자 수 모두 업비트가 우위를 점했다. 업비트는 지난해 1월 말 기준 전체 스테이킹 규모 5조3756억원의 68.00%(3조6553억원) 비중을 차지했으며, 같은 시점 빗썸은 25.63%(1조3777억원)에 그쳤다. 전체 가입자 수도 47만9041명 중 업비트 파이만 43.23%(20만7072명)로, 22.56%(10만8068명) 정도였던 빗썸과 큰 격차를 보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 1월 빗썸 이용자 수(46만2742명)가 업비트(32만1965명)를 처음으로 앞질렀고, 이후로도 1위 자리를 유지 중이다. 지난달 말 기준 빗썸의 가입자 비중은 전체의 48.37%(59만2742명)로 업비트(29.34%·35만9516명)보다 많았다. 예치된 스테이킹 규모 기준으로는 지난달 말 업비트가 51.78%(2조4305억원), 빗썸이 43.41%(2조374억원)를 차지했다. 업비트와 빗썸이 각각 60.41%(3조9177억원), 33.97%(2조2030억원)을 기록했던 1년 전과 비교하면 두 거래소 간 격차가 눈에 띄게 좁혀졌다. 올해 이용자들에게 돌아간 스테이킹 보상액은 월평균 104억2484만원으로 확인됐다. 월별로 △1월 116억5244만원 △2월 87억4092만원 △3월 104억8995만원 △4월 109억1369만원 △5월 115억432만원 △6월 96억8353만원 △7월 99억8909만원으로 집계됐다. 스테이킹 보상률은 네트워크 예치 물량, 검증 참여자 규모, 보상 발행량 등 실시간으로 변동하는 요인에 따라 산정돼 시점마다 다르다. 이날 기준 업비트에서 스테이킹 서비스가 제공되는 6개 가상자산의 연간 예상 보상률은 2.01~19.09%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美 ‘9월 금리 인상설’에 시장 출렁…韓도 긴장 고조

미국에서 다시 '9월 금리 인상설'이 고개를 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장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시장의 무게중심이 불과 하루 사이 '동결'에서 '인상' 쪽으로 이동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움직임은 달러 가치와 글로벌 채권금리, 위험자산 선호도 등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기준금리를 연 3%까지 끌어올린 한국은행 입장에서도 미국의 추가 긴축은 통화정책 운신 폭을 좁히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 캐빈 워시 “해야 할 일 있다" 시장은 '매파 신호' 해석 29일(이하 현지시각) 금융시장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전날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물가에 대한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워시 의장은 최근 물가 지표를 두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취지의 진단을 내놓으면서 기조적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목표를 향해 충분한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가 안정에 진전이 충분하지 않다면 연준이 추가로 해야 할 일이 있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 '매파 신호'로 받아들였다. 특히 미국 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는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3.75%에서 3.75~4.00%로 0.25%포인트 올릴 확률이 57.5%까지 치솟았다. 하루 전 35.4%에서 20%포인트 이상 뛰었다. 반대로 동결 가능성은 42.5%로 내려갔다. 불과 하루 만에 시장의 셈법이 달라진 셈이다. 미국 금융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28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45포인트(0.02%) 내린 5만3559.99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0.25% 하락한 7711.76, 나스닥지수는 0.52% 떨어진 2만6402.42를 기록했다. 금리에 민감한 채권시장에서는 움직임이 더욱 선명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11.8bp 오른 4.348%를 기록했다. 10년물도 5bp 상승한 4.72%까지 올랐다. 달러 역시 강세를 나타내면서 달러인덱스가 장중 99.727까지 상승했다. 미국의 '9월 금리 인상설'이 갑자기 등장한 얘기는 아니다. 연준 내부에서는 이미 물가에 대한 경계감이 상당했다. 지난달 FOMC에서도 12명의 투표권자 가운데 3명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다. 연준은 당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추가 긴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존재했다. 최근 미국 물가도 연준을 편하게 만들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달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7% 올라 시장 예상치 3.6%를 웃돌았다. 근원 PCE 상승률도 3.3%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나오는 물가와 고용 지표가 9월 금리의 향방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미국의 8월 고용보고서와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각각 다음달 4일과 11일 발표될 예정이다. FOMC는 같은달 15~16일 열린다. 고용과 물가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 인상 기대가 더 커질 수 있고, 반대로 고용 둔화와 물가 안정이 확인되면 동결 전망이 다시 우세해질 여지가 있다. ◇ 일본·유럽도 '금리 정상화' 고민···한국 경제 영향도 촉각 미국뿐 아니라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도 다시 긴축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행(BOJ)은 다음달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일본에서는 물가 상승세와 엔화 약세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BOJ 내부에서도 추가 긴축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달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유럽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정책금리를 동결했지만, 공개된 회의 의사록을 통해 일부 정책위원들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다음달 인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글로벌 통화정책이 일제히 완화로 향하던 국면과는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는 에너지 가격과 환율, 임금 등의 변수가 중앙은행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국은행도 이미 긴축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7일 기준금리를 기존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인상이다. 한은이 금리를 올린 배경에는 경기와 물가, 금융안정 문제가 복합적으로 자리하고 있다. 한은은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에 힘입어 국내 경제가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동시에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 등 금융안정 리스크도 주요 고려 대상이었다. 앞으로 미국을 따라 기계적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6명이 금리 인상에 찬성했지만 황건일 위원은 연 2.75% 동결 의견을 냈다. 또 금통위는 향후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국내 물가와 경기,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한미 금리차가 확대되면서 달러 자산의 상대적인 매력이 커질 수 있다. 이는 원화 약세와 달러-원 환율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금의 움직임과 맞물릴 경우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현재 상황은 과거와 다르다. 환율은 최근 오히려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372.5원까지 내려가며 13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이 같은 원화 강세 흐름이 꺾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게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주식시장 역시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금리가 올라가면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를 낮추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성장주와 기술주에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실제 미국 시장에서도 워시 의장의 발언 이후 나스닥의 하락폭이 다우보다 컸다. 반대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미국의 다음달 금리 인상이 무산되고 연준이 동결을 선택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긴축 우려는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시장이 미국의 물가 둔화와 고용시장 약화를 확인하면서 동결을 받아들인다면 향후 금리 인하 기대까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달러 강세가 누그러지고 원화 가치에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달러-원 환율이 안정되면 국내 수입물가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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