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업이 세계 도시 기록한다…‘아르카디아 프로젝트’ 확장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부산에 본사를 둔 인문·사회 분야 연구·전략·출판 전문기업 '전략집단 이음'이 세계 도시와 한국 지역을 기록하는 '아르카디아 지식자산 프로젝트'를 본격 확대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전략집단 이음이 자체 구축한 'Arcadia OS'와 지능형 출판엔진 '담이'를 기반으로 진행된다. 도시와 지역의 공간 구조, 역사, 음식문화, 철학과 생활양식 등을 AI 기술로 재구성해 책과 아카이브 형태로 남기는 방식이다. 전략집단 이음은 지난 4월 하바나·파리·오사카·뉴욕 등 세계 4개 도시 관련 20권을 먼저 출간했다. 이어 지난 18일에는 카이로와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리즈 각 5권을 추가로 선보이며, 현재 총 6개 도시 30권 체계로 프로젝트를 확대했다. 국내 지역 기록 작업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전략집단 이음은 지난 15일 부산을 첫 번째 지역 시리즈로 선정해 부산 관련 5권을 공개했다. 앞으로는 부산의 구·군별 역사와 공간, 음식문화 등을 포함해 모두 194권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아실 대표이사는 “세계 도시를 기록하던 아르카디아 프로젝트가 이제 한국 지역으로 확장됐다"며 “부산은 세계 도시와 한국 지역을 연결하는 첫 출발점이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총괄 기획과 편집을 맡은 석종득 대표전략가는 “도시와 지역에는 사람들의 삶과 기억, 생활문화가 담겨 있다"며 “사라지기 전에 그것을 오래 남는 지식자산으로 바꾸는 작업이 바로 아르카디아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전략집단 이음은 오는 7월까지 26개 도시 130권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각국 대사관과 문화기관을 대상으로 국가별 지식자산 협력 사업도 추진 중이다. 쿠바대사관을 시작으로 미국·일본·프랑스 관련 기관과 협력 논의도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역 지식자산 구축 사업도 함께 확대된다. 부산에 이어 제주 지역 프로젝트도 본격 추진된다. 제주사업본부를 중심으로 지역 역사와 문화, 음식, 거점 정보를 기록해 모두 90권 규모의 제주 지식자산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쿠팡·네이버·G마켓·11번가, 할인 행사 때 ‘정가’ 2~3배 부풀려

앞으로 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은 홈페이지에 할인가와 비교 가능한 정가를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소비자 모두에게 적용되는 일반 할인가와 특정 조건 충족 시 최대 할인가도 명확히 구분해 안내해야 한다. 공정위는 부당 가격 표시 관련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 자진 시정을 유도하되, 부당 행위가 반복되면 제재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 가격할인 표시방식 관련 개선을 권고했다고 19일 밝혔다. 대상은 쿠팡, 네이버, G마켓, 11번가 등 4개 쇼핑몰이다. 이들 쇼핑몰은 설 명절 등 할인행사 때 정가를 2~3배 이상 올리는 방식으로 할인율을 부풀린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 고시에 따르면, 할인율을 과장하기 위해 정가를 올려 표시하는 행위는 부당한 표시・광고에 해당한다. 최근 소비자원은 쇼핑몰 4곳에 입점해 판매하는 1335개 상품의 가격 할인 광고에 대해 실태 조사를 했다. 우선, 올해 설 명절 실시한 할인행사 때 800개 선물세트 대상으로 행사 전후 정가 변동추이를 분석한 결과, 12.8%(102개)는 할인 기간에 정가를 올려 할인율을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제주 천혜향 설 선물세트의 경우 행사 전 정가 3만원, 할인가 1만9900원에서 행사 기간 정가를 11만4000원으로 올린 뒤 할인가는 1만7900원으로 판매했다. 할인율을 기존 35%에서 84%로 부풀린 셈이다. 일부 제품 2%(16개)는 정가를 할인행사 전보다 2~3배 넘게 인상한 뒤 할인율을 과장했다. 이 같은 부당 행위는 쿠팡이 23%로 가장 많았다. 이어 네이버 13%, G마켓 9%, 11번가 6% 순이었다. 시간제한 할인 행사의 경우 종료 후에 동일한 수준 또는 더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 사례도 적발됐다. 지난 1월 시간제한 할인을 진행한 535개 상품 대상으로 가격 변동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2%(108개)는 행사가 끝난 후에도 가격이 같거나 낮아졌다. 적발 사례는 네이버가 37%로 최다였고, 11번가 35.4%, G마켓 14.3%, 쿠팡 2.2% 등이 뒤따랐다.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이들 온라인 쇼핑몰 대상으로 소비자에게 표시하는 상품 홈페이지에 종전 거래가격 등 정가 관련 자세한 설명을 추가할 것을 권고했다. 또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일반 할인가 기준으로 할인율을 표시하되, 특정 조건 충족 시 최대 할인율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 할인쿠폰도 유효기간, 사용조건 등 주요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표시할 것을 권고했다. 온라인 쇼핑몰 4곳은 가격할인 표시방식에 대한 개선 권고를 수용하고 이행계획을 함께 제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개선 권고안은 할인율을 부풀리고자 정가를 자의적으로 조정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이번 실태 조사를 통해 법 위반 소지가 확인된 업체에 자진 시정을 유도하고, 향후 동일·유사 행위를 반복할 경우 제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규제 비웃듯 늘어난 대출...가계부채 ‘2000兆’ 초읽기

올해 들어서도 주택 매수와 투자 목적 차입이 이어지면서 국내 가계부채 규모가 다시 불어났다. 은행권 대출 증가세는 다소 진정됐지만 상호금융과 증권사 등 비은행권으로 자금 수요가 이동하면서 전체 가계신용 잔액은 2000조원에 근접했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9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14조원 증가한 규모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2년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대출에 더해 카드 결제 전 사용액(판매신용)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국내 가계신용은 2024년 2분기 이후 8개 분기째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주택 관련 대출이 크게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상호금융, 저축은행, 신협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325조원으로 3개월 새 8조2000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주택관련대출만 10조6000억원 급증했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2조5000억원 감소했다. 증권사와 보험사 등을 포함한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도 5조원 늘어난 53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증권사 신용공여 등을 포함한 기타금융중개회사 신용이 4조8000억원 뛰었다.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1865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2조9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증가폭(11조3000억원)보다 확대된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을 포함한 주택관련대출은 8조1000억원,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4조8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반면 은행권 흐름은 다소 달랐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1009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000억원 감소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2023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주택관련대출은 3000억원 늘었지만 기타대출이 6000억원 감소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폭 역시 직전 분기 4조8000억원에서 크게 축소됐다. 한국은행은 금융당국의 대출 관리 강화 영향으로 은행권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규제 강화 이전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몰리며 전체 가계부채 증가폭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혜영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예금은행은 가계부채 관리 기조로 주택관련대출 증가폭이 축소됐다"면서도 “비은행기관에서는 금융당국의 관리 강화 기조 이전 대출 수요가 반영되며 전체 주택관련대출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향후 흐름과 관련해서는 비은행권 증가세가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팀장은 최근 금융당국이 농협중앙회와 새마을금고 등을 대상으로 추가 관리 방안을 내놓은 만큼 비은행기관의 주택 관련 대출 증가세는 점차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주택 거래 증가가 변수로 꼽힌다. 그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전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서 주택 매매 거래가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주담대가 일시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1분기 판매신용 잔액은 127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사를 중심으로 전 분기 대비 1조1000억원 증가했다.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세에도 경제 규모와 비교한 부담은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 팀장은 1분기 가계신용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3.5% 수준이고, 같은 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는 3.6%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李대통령, 삼성 파업 앞두고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 존중돼야”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 노사가 이날부터 사후조정에 들어가는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질서를 채택한 대한민국에서는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되어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되어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노동자는 노무 제공에 대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하고, 위험과 손실을 부담하며 투자한 주주들은 기업이윤에 몫을 가진다"고도 했다. 이어 “한때 제헌 헌법에 노동자의 기업이익 균점권이 규정된 적도 있었다"며 “현행 헌법상 모든 국민의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지만큼 음지가 있고 산이 높으면 골짜기도 깊은 법"이라며 “과유불급 물극필반"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힘 세다고 더 많이 가지고 더 행복한 것이 아니라, 연대하고 책임지며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중노위 2차 사후조정을 시작으로 협상을 재개했다. 핵심 쟁점은 영업이익의 성과급 재원 활용 여부와 성과급 상한 폐지 문제다. 앞서 노사는 지난 11일부터 13일 새벽까지 중노위 중재 아래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성과급 지급 기준과 제도화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초기업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총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이번 2차 사후조정이 결렬될 경우 파업 전 추가 중재는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사실상 마지막 협상 기회로 꼽힌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삼성전자 노사 18일 대화 재개…‘극적 합의’ 나올까

총파업을 앞두고 극한으로 대립하던 삼성전자 노사가 마침내 대화의 물꼬를 트며 타협의 실마리를 찾았다. 정부가 중재를 위해 백방으로 뛰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노조에 메시지를 전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자 노조도 추가 협상에 응하기로 했다. 올해 임금협상 관련 아직 양측 입장에는 변화가 없는 상태다. 앞으로 관건은 노사가 접점 마련을 위해 얼마나 성숙한 태도를 보일지 여부다. 올해 성과급 지급 액수에서 사측이 한 발 물러서는 대신 '제도화' 등 쟁점에서 노조가 양보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 '운명의 한 주' 삼성전자 파업사태 해결 최대 분수령 17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18일 오전 10시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열리는 2차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해 얼굴을 맞댄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한 상태다. 이번 협상은 이를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중재 시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협의 종결 시간은 따로 정하지 않았다. 이번 사후조정의 무게감은 종전 대화 당시와는 다를 것으로 관측된다. 노사 갈등이 악화일로를 걸으며 전 국민이 삼성전자 파업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형국이 됐기 때문이다. 추가 협상 자리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5~16일 연이어 노사와 만나 가까스로 마련했다. 조정에는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이 직접 참관하기로 했다. 사측은 파업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쳐왔다. 특히 이재용 회장이 전날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입국하면서 '대국민 사과'를 한 점에는 업계 안팎 이목이 쏠렸다. 이 회장은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며 “우리 한번 삼성인임을 자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봅시다"라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또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전 세계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항상 삼성을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고 또 채찍질해 주시는 우리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지난 2022년 10월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이다. 귀국 일정 역시 해외 출장 중 노조 파업을 염려해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에는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 노태문 대표이사 사장 등 삼성전자 사장단도 공동 명의 입장문을 통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들은 “노조를 한 가족이자 운명 공동체라고 생각한다"며 “노조도 국민의 우려와 국가 경제를 생각해 조속히 대화에 나서줄 것을 거듭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노사 문제로 국민과 정부에 큰 부담과 심려를 끼쳐드렸다. 성취가 커질수록 우리 사회가 삼성에 거는 기대가 더 엄격하고 더 커지는데 이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깊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 대표교섭위원도 바꿨다. 기존 김형로 부사장에서 여명구 디바이스솔루션(DS) 피플팀장으로 교체했다. 2차 사후조정 관련 사측 대화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노조도 한 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1~12일 사후조정 결렬 이후에는 “파업 이후 대화에 나서겠다"며 사측 의견을 묵살했지만 전날 이 회장 발언이 나온 이후에는 “신뢰 회복에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함께 갈 수 있도록 이번 교섭부터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사후조정을 앞둔 노사 미팅 관련해서도 “사측이 노사 신뢰 훼손에 대해 사과하고 교섭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며 “저도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제도화' 등 얼마나 양보할지 쟁점…성과급 재원·기준도 관건 올해 임금협상을 두고 삼성전자는 특별 포상을 통해 업계 최고 대우를 약속하고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제도화는 시간을 두고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을 없애는 동시에 영업이익 15%를 자신들에게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2차 사후조정에서는 결국 성과급 재원, 지급 기준, 제도화 등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최근 기존 초과이익성과금(OPI) 제도를 유지하되 업계 1위 달성 시 영업이익의 10%를 상한 없는 특별포상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노조가 원하는 '제도화'는 특별포상을 통해 유연하게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반도체 부문 내 적자 사업부의 경우 실적 개선 시 연봉의 75%로 성과급 상한을 올릴 수 있다고 제안했다. 노조는 반도체 부문 내 성과급 재원을 부문 전체와 사업부별로 7:3으로 배분하자고 요청했다. 파운드리 등 적자 사업부도 성과급을 공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원하는 성과급 재원은 영업이익의 15%다. 올해 회사 실적 전망치가 3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 직원 일인당 6억원가량씩 가져가는 구조다. 사측이 제시한 안대로라면 일인당 4억원 안팎씩 받게 된다. 업계에서는 당장 올해 성과급 지급액 관련해서는 양측이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영업이익 배분율을 낮추더라도 주식보상제도 등을 통해 노사가 합의점을 찾을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제도화' 논의는 한동안 공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노조 내부에서 회사가 과거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여론이 조성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측도 미래 투자 여력을 감소시키고 자본주의 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선뜻 노조 요청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보인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르포] “한동훈·하정우 오면 고맙지예”…구포시장 흔든 ‘팬덤’ 경제

“주말 매출의 40%는 지지자들이 한다." 15일 오전 11시 부산 북구 구포시장 중앙골목. 족발·돼지국밥·반찬집 간판이 빼곡한 아케이드 지붕 아래 사람들이 어깨를 부딪치며 걷고 있었다. 골목 안쪽에는 '맛있는 전통 식혜 3500원', '찹쌀꽈배기 1개 1500원'. 골목 안쪽 손글씨 안내판 옆에서 검정 앞치마를 두른 '못난이 꽈배기' 사장 조주현(56) 씨는 “여기는 관광지가 아니어서 원래는 손님이 많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7일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다녀간 영상 한 편이 쇼츠에 올라간 뒤 가게가 달라졌다. 그는 “영상 보고 왔다는 분들도 꽤 생겼다"며 “서울 대구 대전에서 많이 온다"고 했다.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구포시장이 때아닌 선거 특수를 누리고 있다.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박민식 국민의힘 후보·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3자 구도로 맞붙으면서 후보들이 민심 잡기에 앞다퉈 이곳을 찾고 있고, 팬덤을 등에 업은 외지인들이 대거 몰려들면서다. 구포시장 상인회장은 “매출이 30% 늘었다. 금액으로 따지면 몇 천은 더 벌었다"고 했다. 그는 “지지자들뿐 아니라 관광 목적으로 오는 분들도 많다. 부산에서도 구포에 한 번도 안 와봤던 분들이 와보고, 좋다며 재방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음 달 선거가 끝나도 특수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재방문이 굉장히 많이 일어나고 있고, 상인들도 매출이 이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시장 골목 안쪽 '로타리 즉석오뎅' 사장도 “저번 주에 한 후보가 드시고 가셨어요"라며 반색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64) 씨는 “원래 한동훈 팬이 아니었다고 했다. "근데 하는 거 보니까 달라. 한동훈이 오고 나서 사람이 엄청 왔어. 자꾸 오니까 고맙잖아. 매출이 엄청 올라. 구포시장을 살리고 있어.“ 그는 "일주일에 네 번은 오나봐. 아침저녁으로 매일 오는 건 한동훈밖에 없어. 박민식은 한 번 오고 안 왔어“라고 말했다. 전 상임회장이자 구포시장에서 통닭가게와 부동산을 운영하는 설무호(65) 씨는 “계속 돌아다님서 이 집 저 집 팔아주니 얼마나 기분이 좋은교"라며 “지지자들이 시장에 투어를 함서 물건 팔아주고 가뿌는 게 아니라 방을 얻어가 숙소랑 식당도 팔아주니까, 한동훈 당선되믄 구포가 뜨는 거 아이가 하는 얘기가 상인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했다. 좌판마다 슬리퍼와 샌들이 수북이 쌓인 시장 초입 신발 골목. '다모아 신발나라'를 운영하는 신은숙(49) 씨는 “하정우 후보가 와서 신발을 사 갔다"며 “2만3000원짜리 신발을 2만원에 팔았다. 이 근방에 구덕고 동문이 있으니까 그나마 자주 온다"고 했다. 다만 “그 뒤로 더 많이 팔리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신씨는 “한동훈 지지자들이 와서 신발 하나씩 사가면서 '한 후보 잘 부탁한다'고 하고 간다. 박민식은 안 온다"며 “크진 않아도 매출에 도움 되는 건 한동훈"이라고 했다. 구포시장에서 '미화당이불'을 운영하는 부산 토박이 박호철(47) 씨는 47년째 이불 장사를 해온 집안의 2세다. 그는 “하정우 후보가 이불이 없다 하셔서 혼자 봄가을 이불 한 번 사가시고, 사모님이랑 와서 여름이불도 한 번 사가셨다"라고 말했다. 봄가을 이불 13만5000원, 여름 이불 7만5000원어치였다. 박씨는 하 후보 지지자들도 가게를 찾긴 하지만 “표시가 잘 안 난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 지지자들은 티를 내잖아요. 그래도 하 후보 지지자들도 사가긴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을 벗어나 주변 상권도 온기가 돌기는 마찬가지였다. 구포시장 정문에서 횡단보도를 두 번 건너면 나오는 편의점 점주 남모(60) 씨는 “난리가 났었다. 지난 주말 기준으로 평소보다 60~70만원 매출이 더 나왔다"고 했다. 시장 정문에서 도보로 3분 거리의 카페 관계자도 “손님들이 와서 '한동훈 보러 왔다'고 하고, 시장 안쪽 상인들은 매출이 많이 늘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유동인구가 급증하면서 경찰 인력 배치도 달라졌다. 부산 북부경찰서 구포지구대 소속 전모(30대) 씨는 “한 후보가 구포시장에 오면 인파가 많이 몰려 기동대를 동원하기도 했고, 주말에는 따로 보행자 인도·교통 정리 인력을 배치할 정도"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박서현 인턴기자

참여연대 “MBK, 홈플러스 노동자 단식 내몰아”

참여연대가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4차 단식 돌입과 관련해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무책임한 경영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지난 14일 성명을 내고 “MBK는 기업 정상화를 위한 책임있는 투자와 자구노력 대신 자산매각과 구조조정만 반복했다"며 “자산과 현금을 끝까지 짜내고 사회적 비용만 남기는 전형적인 사모펀드식 약탈적 경영"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역시 같은 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노조는 “MBK의 기업회생 신청 이후 납품업체의 물품 공급 중단과 협력업체 철수 등이 이어지고 있다"며 “기업회생 개시 당시 127개였던 매장이 이제 67개 매장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참여연대는 홈플러스 사태 악화에 대해 MBK의 '무책임한 회생 운영'을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홈플러스는 전국 37개 점포 운영을 중단됐으며, 이 과정에서 아무런 협의와 현실적인 보상 대책 없이 갑작스럽게 휴점이 통보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도 MBK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민병덕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MBK가 지난 2016년부터 2024년까지 28개 점포와 물류창고 매각을 통해 4조 1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수익을 챙긴 뒤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와 협력업체, 입점상인에게 떠넘기는 약탈 경영"이라고 말했다. 오유신 기자 news@ekn.kr

파업 끝내고 협의하자는 삼성전자 노조, 벼랑끝 전술?

삼성전자 사측이 노조와 추가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노조가 번번이 퇴짜를 놓고 있다. 주무부처 장관이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정부 역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는 모습임에도 이른 시일 내 노사가 접점을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15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에 공문을 보내 “협상 타결을 바라는 임직원과 주주, 국민의 바람에 부응해 조건 없이 다시 만나 대화할 것을 거듭 제안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사측도 “열린 자세로 협의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15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에 공문을 보내 “협상 타결을 바라는 임직원과 주주, 국민의 바람에 부응해 조건 없이 다시 만나 대화할 것을 거듭 제안한다"며 “열린 자세로 협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노조 측은 “다음달 7일 이후 협의할 의사가 있다"며 거부 의사를 내비쳤다. 이날은 노조가 예고한 파업 종료일이다. 양측이 극적으로 의견 차이를 좁히기는 힘들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사측은 공문에서 “회사는 지난 3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서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는 재원을 영업이익 10%와 경제적부가가치(EVA) 중 선택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과급 제도화와 상한 폐지 요구 관련해서는 기존 OPI 제도를 유지하면서 추가로 상한이 없는 특별보상 제도를 신설하는 등 보다 유연한 제도화 방안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노사가 지난 11~12일 정부 중재로 협상에 나설 당시 사측이 노조에 제시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노조는 당시 협상 결렬을 선언하며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5%를 지급하지 않으면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벌인다고 예고한 상태다. 최대 5만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노사간 대화 물꼬가 좀처럼 트이지 않는 가운데 삼성전자 사장단은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노조 측에는 조건 없이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 노태문 대표이사 사장 등 삼성전자 사장단은 이날 공동 명의 입장문을 통해 “노조를 한 가족이자 운명 공동체라고 생각한다"며 “노조도 국민의 우려와 국가 경제를 생각해 조속히 대화에 나서줄 것을 거듭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사장단은 “삼성전자의 노사 문제로 국민과 정부에 큰 부담과 심려를 끼쳐드렸다. 성취가 커질수록 우리 사회가 삼성에 거는 기대가 더 엄격하고 더 커지는데 이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깊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지금보다 내실 있는 경영과 끊임없는 기술 혁신, 과감한 미래 투자로 국가 경제의 흔들림 없는 버팀목이 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사장단은 또 “지금은 매 순간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무한경쟁의 시대다. 회사 내부 문제로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며 “사장단도 현재의 경제 상황과 대한민국의 먼 미래를 보며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겠다"고 당부했다. 정부도 양측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을 강행할 경우 긴급조정권 발동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전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엑스에 “산업부 장관으로서는 만약 파업이 발생한다면 긴급조정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는 글을 올렸다. 김 장관은 “이번 사안의 중대성과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파급효과를 생각할 때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며 “사측은 합당한 보상을 제시하고, 노측은 회사의 미래와 지속가능성을 해치지 않는 합리적인 배분을 요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전자 “조건 없이 대화하자” 제안에…노조 “파업 후 협의하겠다”

삼성전자 사측은 노조와 추가 대화를 위해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을 담으면서 '다시 만나 대화할 것'을 제안했다. 노조는 파업이 끝난 뒤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5일 삼성전자는 오전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이하 초기업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회사는 지난 3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서 기존 OPI(초과이익성과급) 제도는 재원을 영업이익 10%와 경제적부가가치(EVA) 중 선택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가 요구한 성과급 제도화 및 상한 폐지와 관련해서는 “기존 OPI 제도를 유지하면서 추가로 상한이 없는 특별보상 제도를 신설하는 등 보다 유연한 제도화 방안을 제안했다"며 “협상 타결을 바라는 임직원과 주주, 국민의 바람에 부응해 조건 없이 다시 만나 대화할 것을 거듭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회사는 열린 자세로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노조 측은 회사의 제안이 기존에 공개된 것과 변함이 없다고 보고 있다.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은 “6월 7일 이후 협의할 의사가 있다"며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이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6월 7일은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 종료일이다. 그는 또 “우리에게 보낸 공문이라고 여겨지지 않는다"며 “교섭은 언제든지 할 수 있으니 (파업이 끝난 뒤인) 6월에 하면 된다"고도 했다. 앞서 사측은 전날 공문을 통해 추가 대화를 요청했다. 이에 노조는 이날 오전 10시까지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 표명을 들어본 뒤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는 OPI 투명화·상한 폐지·제도화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날 사측이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추가 대화를 요청하자 노조는 파업 입장을 밝혀 노사 추가 협상 가능성은 낮아진 상황이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며, 최대 5만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실제 총파업이 벌어질 경우 피해액이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김정관 장관 “삼성전자 파업 시 긴급조정 불가피”…사측은 비상조치 돌입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정부 측에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이 나왔다. 사측도 파업에 대비해 반도체 공장 비상관리에 들어갔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파업에 따른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전날부터 생산 프로세스를 조정하는 사전조치(웜다운)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달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벌인다고 선언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평택공장 등 생산라인 초입에 투입되는 신규 웨이퍼 규모를 제한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단가 및 수요가 높은 최신 공정을 중심으로 라인 가동 방안을 재점검하고 있다. 노조 총파업이 이뤄질 경우 직간접 손실 규모가 10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자체 및 외부 전문기관의 분석이 나오자 사측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품목 하나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약 35%를 차지하는 만큼 핵심 국부산업이라는 점에서 총파업이 국가 및 국민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막대하는 인식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조는 사측의 대화 재개, 정부의 사후조정 추가 개최 등 요청에도 성과급 15% 재원 마련, 상한 폐지 수용이 아니면 응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굽히지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을 강행할 경우 긴급조정권 발동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에 “산업부 장관으로서는 만약 파업이 발생한다면 긴급 조정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는 글을 올렸다. 김 장관은 “이번 사안의 중대성과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파급효과를 생각할 때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며 “사측은 합당한 보상을 제시하고, 노측은 회사의 미래와 지속가능성을 해치지 않는 합리적인 배분을 요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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