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ADB 성장률 올리자, 정부 “2% 후반” 시사…“반도체 쏠림, 성장 제약”

국제통화기금(IMF)에 이어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높여 잡은데는 반도체 수출 호조세가 견인하는 성장 흐름에 주목해서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중동 전쟁과 에너지 가격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도 AI와 반도체 관련 성장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올해 성장률을 2% 후반으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교롭게도 IMF와 ADB 모두 8일(현지시간)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이전(1.9%)보다 무려 0.7%포인트(p) 올려 잡았다. IMF는 한국의 내년 성장률도 2.5%로 0.4%p, ADB는 2.0%로 0.1%p 각각 상향 조정했다. 특히, IMF의 경우 성장률 상승 폭만 보면 발표 대상 선진국 그룹 포함 주요 30개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가장 컸다. 올해 미국(2.3%), 스페인(2.1%)은 2%대, 호주(1.9%), 영국(1%) 등은 1%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0.6%) 등 일부 국가는 1%대에 못 미쳤다. IMF는 유독 한국의 성장률을 높게 전망하면서 견조한 반도체 수요가 중동전쟁의 부정적 영향을 압도한 점을 이유로 꼽았다. IMF는 “한국이 대만·태국·말레이시아 등과 함께 인공지능(AI) 하드웨어 순수출 상위 4개국"이라며 “중동 에너지 수입 의존이 높지만 반도체와 AI 하드웨어 수출 호조에 힘입어 높은 실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ADB 또한 글로벌 AI 수요 증가에 따른 반도체 수출 확대가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지속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ADB는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 비용 증가, 공급망 차질로 경제 성장세가 영향을 받겠지만 반도체 경기 호조로 하방 압력이 상쇄될 것"으로 진단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도 반도체 호황을 이유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IMF, ADB의 전망치와 같은 2.6%를 제시했는데 이전(1.7%)대비 0.9%포인트(p)로 가장 큰 상승 폭이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을 1.9%에서 2.5%로, 한국은행도 2.0%에서 2.6%로 각각 올려 잡았다. 모두 중동 전쟁 발발 전 전망치보다 상향 조정한 것으로 종전 후 불확실성 제거, 반도체 호황과 내수 개선세 등을 긍정적 요소로 꼽았다. IMF·ADB 경제전망 발표가 있던 날, KDI는 경제동향을 통해 “우리 경제는 반도체 수출과 서비스업 호조에 힘입어 완만한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쟁 불확실성 우려에도 반도체 호황에 따른 큰 폭의 수출 증가세가 우리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는 게 KDI 설명이다. 최근 AI 수요에 힘입어 반도체 수출은 일평균 기준 17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주요 기관들이 올해에 이어 내년 성장 전망도 동반 상향한 점을 들어 “한국의 반도체·AI 관련 성장 모멘텀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정부도 하반기에 올해 성장률을 2% 후반대로 크게 높여 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중동 전쟁 전이었던 지난 1월 2.0% 성장을 전망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OECD에 이어 IMF, ADB 등 주요 해외 기관들이 잇달아 우리 성장률을 큰 폭으로 상향 조정한 점을 눈여겨 보고 있다"며 “반도체 호조 속 종전 합의로 대외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완화된 점은 전망치 상승 요인으로, 2% 후반대도 조정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미국의 이란 공습 재개 등 중동발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는 점은 여전히 성장의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반도체에 편향된 '양극화 성장', 중동 전쟁의 여파가 고용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고용 없는 성장'도 제약 요인으로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영관 KDI 선임연구위원은 “종전 후에도 고유가에 따른 고물가 흐름이 이어질 거고, 산업과 고용 양극화를 야기하는 반도체 의존도가 클수록 제한적 성장에 그칠 수 있다"며 “반도체 호황에 따른 주식시장 쏠림, 환율 변동성이 큰 점도 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구미에 AGC 화인테크노 한국, 대규모 설비 투자…OLED 글라스 라인 전환

외국인 투자기업 재투자 사례…경북도·구미시 행정 지원 약속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AGC 화인테크노 한국㈜이 구미공장의 기존 LCD 글라스 생산라인을 차세대 디스플레이 글라스 라인으로 전환하는 대규모 설비 투자에 나선다. 구미시는 9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AGC 화인테크노 한국㈜의 설비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미즈노 준이치(水野潤一) AGC 화인테크노 한국 대표이사, 양금희 경상북도 경제부지사, 김장호 구미시장, 강승수 구미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투자는 기존 LCD 글라스 생산라인을 대형 OLED 라인으로 전환 가능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글라스 생산 체계로 개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AGC화인테크노한국은 이를 통해 성장세가 이어지는 대형 OLED 시장의 고부가가치 수요에 대응하고, 글로벌 디스플레이 공급망에서 핵심 소재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재투자는 외국인 투자기업의 지역 내 설비 고도화 사례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투자 유치 과정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행정 지원, 경상북도와 구미시의 맞춤형 협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시는 이번 설비 전환 투자가 구미국가산업단지의 첨단 기술 고도화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부품·장비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향후 설비 전환과 가동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AGC 화인테크노 한국은 2004년 구미에 자리 잡은 외국인 투자기업이다. 이 회사는 2010년부터 'AGC와 함께하는 그림책 잔치'를 비롯해 사랑의 헌혈, 김치 나누기, 하천 정화 활동 등 지역사회 공헌 활동도 이어오고 있다. 모기업인 AGC 그룹은 1907년 설립된 일본 유리·소재 기업으로, 건축자재와 자동차용 유리, 전자부품, 화학 관련 소재 등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유리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자·에너지 분야 핵심 소재 사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2004년 구미에 자리 잡은 AGC 화인테크노 한국은 구미국가산업단지와 성장의 발걸음을 함께해 온 외국인 투자기업"이라며 “이번 대규모 투자가 대한민국 차세대 디스플레이 산업을 이끌 발판이 되고,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상생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GS, 동해서 ‘발전-AIDC’ 수직계열화…李정부 ‘지산지소’ 모범사례

정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 지산지소(地産地消)'를 핵심 에너지 정책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GS그룹이 강원 동해에서 추진 중인 발전소 연계 AI 데이터센터 사업이 재계의 새로운 사업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수년간 송전망 부족으로 발전량을 제대로 판매하지 못했던 발전소와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AI 데이터센터를 직접 연결해 송전제약과 전력 공급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모델이 성공할 경우 울산 산업단지와 대형 석탄·원전 발전소 인근으로도 유사한 사업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GS는 강원도 동해 북평산업단지에 1.2GW 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고객사와 투자 규모, 공급 시기 등을 협의하는 단계로 아직 최종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지만, 사업이 성사될 경우 오는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준공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번 사업은 발전소와 데이터센터를 하나의 사업으로 연결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GS가 데이터센터 운영을 총괄하고, GS동해전력은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는 한편 각종 인허가와 행정 지원을 담당한다. 데이터센터 건설은 그룹 내 시행사가 맡으며 향후 AI 인프라 운영을 위한 별도 법인 설립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대상지는 북평산업단지 내 이미 조성이 완료된 부지다. 전력 수전 설비와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어 추가적인 송전망 구축 없이도 착공이 가능하다. 동해시와 강원도 역시 인허가 절차를 패스트트랙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어 행정 절차만 마무리되면 2년 안에 준공과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넘어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송전제약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 수 있기 때문이다. GS동해전력은 동해안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는 송전망 부족으로 수년 동안 발전량을 충분히 판매하지 못했다. 송전제약이 심했던 시기에는 발전소 가동률이 20% 수준까지 떨어졌다. 현재도 동해안-수도권 초고압직류송전(HVDC)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2028년까지도 송전제약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수도권에서는 송전망 부족으로 신규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이 어려운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발전소 인근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면 발전소는 안정적인 전력 판매처를 확보하고, 데이터센터는 장거리 송전망 확충을 기다리지 않고 필요한 전력을 신속하게 공급받을 수 있다. 발전소와 데이터센터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을 국내 첫 '송전제약 해소형 AI 데이터센터' 모델로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발전소는 송전망 부족으로 전기를 생산하지 못했고, 데이터센터는 송전망 부족으로 전력을 공급받지 못하는 문제가 반복돼 왔다. 이번 사업은 발전소 인근에 대규모 전력 수요처를 직접 배치함으로써 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강조하는 '전력 지산지소'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지역에서 소비함으로써 계통 부담을 줄이고, 발전소 이용률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무엇보다 얼마나 빠르게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인데 동해는 부지와 전력 인프라가 이미 준비돼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이번 모델이 성공하면 울산 산업단지뿐 아니라 대형 석탄발전소와 원전 인근에서도 발전소와 데이터센터를 연계한 사업이 잇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발전회사들의 역할도 단순히 전력을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AI 데이터센터와 디지털 인프라를 함께 운영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전력 확보가 국가 경쟁력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발전소와 AI 데이터센터를 결합한 사업모델이 국내 전력산업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IMF도 올렸다, 한국 올해 성장 2.6%…“반도체 호조, 중동 영향 압도”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이전(1.9%)보다 무려 0.7%포인트(p) 올려 잡았다. 내년 성장률도 2.5%로 0.4%p 상향 조정했다. 중동전쟁의 불확실성에 따른 부정적 영향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 등 견조한 성장세를 높이 평가했다는 분석이다. IMF는 8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7월 세계경제 수정전망'을 발표했다. IMF는 매년 4월과 10월에 전체 회원국의 경제전망을, 1월과 7월에는 주요 30개국을 대상으로 수정 전망을 발표한다. IMF는 지난 4월 보고서에서 중동전쟁 발발 영향 등으로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1.9%로 제시했다 3개월 만에 2.6%로 대폭 수정했다. 한국의 경우 견조한 반도체 수요가 중동전쟁의 부정적 영향을 압도한 점을 이유로 꼽았다. IMF는 “한국이 대만·태국·말레이시아 등과 함께 인공지능(AI) 하드웨어 순수출 상위 4개국"이라며 “중동 에너지 수입 의존이 높지만 반도체와 AI 하드웨어 수출 호조에 힘입어 높은 실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최근 반도체 호황을 이유로 국내외 주요 기관들도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을 1.9%에서 2.5%로, 한국은행은 2.0%에서 2.6%로 각각 올려 잡았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7%에서 2.6%로 무려 0.9%포인트(p) 끌어올렸다. 모두 중동전쟁 발발 전 전망치보다 상향 조정한 것으로 종전 후 불확실성 제거, 반도체 호황과 내수 개선세 등을 긍정적 요소로 꼽았다. IMF는 한국의 내년 성장률도 2.5%로 지난 4월(2.1%) 전망치보다 0.4%p 끌어 올렸다. IMF는 세계 경제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 4월 3.1%에서 3.0%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은 3.2%에서 3.4%로 올려 잡았다. IMF는 “세계경제가 중동전쟁에 따른 공급 충격과 AI 주도 기술 사이클이라는 상반된 두 기류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각 국가별 성장경로는 중동전쟁 노출도와 AI 기술 밸류 체인 편입 여부에 따라 차별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이번 IMF의 성장률 조정에 대해 주요 30개국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며 호평했다. 특히, 올해와 내년 모두 성장률이 상향 조정된 점을 들어 “한국의 반도체·AI 관련 성장 모멘텀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AI·녹색 대전환 등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선제 대응하고, 경제·사회 구조혁신을 통한 중장기 성장잠재력 확충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대외적으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대내적으로도 민생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민생 물가 안정, 청년 등 취약부문 고용 지원, 양극화 해소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KDI, 중동 공습 재개에 “완만한 개선세, 하방 위험 상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미국-이란 간 종전 협상에도 불확실성이 여전해 소비와 기업 투자 심리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경제가 완만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쟁 최종 합의 전까지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상선 피격에 미국이 공습을 재개하면서 중동발 긴장이 재차 고조되는 형국이다. KDI는 8일 경제동향 7월호를 통해 “우리 경제는 반도체 수출과 서비스업 호조에 힘입어 완만한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종전 최종 합의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KDI가 전쟁 불확실성 우려에도 우리 경제의 완만한 개선세로 진단한 데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큰 폭의 수출 증가세 때문으로 분석됐다. 수출의 경우 최근 인공지능(AI) 관련 수요가 늘며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품목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관련 투자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게 KDI 설명이다. 5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보다 2.3% 증가해 전월(2.4%)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여기서 KDI는 서비스업 생산이 4.9% 늘어 전월(3.7%)보다 증가 폭이 커진 점에 주목했다. 소비와 연관된 도소매업(3.0%), 숙박 및 음식점업(2.2%)이 개선되면서다.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17.5%), 금융 및 보험업(10.4%)도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 생산 증가율이 13.3%에서 1.5%로 낮아졌고, 부품업체 화재에 따른 생산 차질로 자동차도 5.2% 감소했다. 소비와 투자 등 내수도 중동발 대와 불확실성 속에 완만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5월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7% 증가해 전월(1.6%)과 비슷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중심으로 9.7% 증가하며 전월(7.9%)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다만, 건설투자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다른 부문은 여전히 미약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KDI는 종전 협상 후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 공습 재개 등에 따른 중동발 하방 위험 요인이 남아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호르무즈 해협 오만 인근을 지나던 상선 3척이 연이어 피격되자, 미군이 7일(현지시간) 이란 군사시설에 대한 공습에 나섰다. 미 재무부는 이란산 원유 거래 제재 면제 조치도 다시 종료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지난달 29일 양국의 상호 공격 중단 합의에도 중동발 긴장 상황은 현재 진행형이다. KDI는 최근 원유 수급 차질 여파로 석유정제(-14.7%), 화학제품(-2.8%) 생산 등이 부진한 점을 중동발 하방 요인으로 꼽았다. 고유가 영향으로 최근 소비자물가도 3%대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석유류 가격이 24.7% 상승하며 물가 상방 요인으로 작용했다. 고유가 여파 속에 고환율이 시차를 두고 물가 상승을 압박하고, 이는 기준금리 인상 부담으로 이어져 향후 소비 개선세가 제약될 위험도 있다는 게 KDI 진단이다. 김미루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 겸 경제전망실장은 “양국 간 공습이 또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중동발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소비 심리뿐아니라 기업 투자 심리에도 악영향이 예상되고, 이는 생산자 비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주식시장 쏠림 현상에 환율 변동성도 여전히 커 향후 경제는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삼성, 사상 최대 실적의 역설…‘자사주 보상’이 키운 노조 리스크

삼성전자가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그룹 안팎에서 보상 체계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성과급 격차에 반발한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부문 노조가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데 이어, 삼성SDS에서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노조가 출범해 하루 만에 조합원 4000명을 넘기며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사업부 간 보상 격차가 커지면서 최근 자사주를 활용한 보상 방식이 잇따라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호실적의 역설'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잠정 매출액이 171조원, 영업이익이 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27.74%, 영업이익은 56.21% 늘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 129.31%, 영업이익 1810.26% 급증했다. 역대급 실적과는 달리 내부 분위기는 정반대다. 삼성전자 DX 부문 직원 중심의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은 오는 16일 수원사업장 인근에서 조합원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노조는 최대 2000~3000명 규모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부문 직원들이 최대 6억원 수준의 특별성과급을 받은 반면, DX 부문은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받는 데 그쳤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역시 노태문 대표이사 겸 DX부문장과 전영현 대표이사 겸 DS부문장에게 보상 격차에 대한 공식 입장 표명을 요구한 상태다. 갈등은 계열사로도 번지고 있다. 지난 6일 창사 이래 처음 출범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SDS 지부는 출범 하루 만인 7일 4000명이 넘는 조합원을 확보했다. 전체 임직원 약 1만1000명의 40%에 육박하는 규모다. 노조는 같은 날 이준희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에게 단체교섭 요구서를 제출하고 과반 조합원 확보를 목표로 조직 확대에 나선 상태다. SDS 노조 출범의 직접적인 계기는 회사가 기존 현금 목표인센티브(PI)를 폐지하고 연봉의 20% 상당을 자사주로 지급하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보상제도 개편을 추진하면서다. 회사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개편안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전체 직원의 55.6%가 투표에 참여했고, 투표 참여자의 71.9%가 찬성했다. 그러나 전체 직원 기준 최종 찬성률은 40%에 그쳐 취업규칙 변경에 필요한 과반 동의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이번 인사제도 개편안은 최종 시행되지 않게 됐다. 노조는 제도 시행은 무산됐지만, 제도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일방적 의사결정과 직원 설득 방식에 대해서는 경영진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일방적인 추진 과정에 대한 경영진의 유감 표명 ▲향후 근로조건 및 제도 변경 시 노조와의 공동 논의 등을 요구했다. 필요할 경우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중지 가처분 신청과 투표 무효 소송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사례는 발생 배경은 다르지만 '자사주 보상'이 갈등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삼성전자 DX에서는 현금 성격의 특별보상 대신 자사주가 지급된 데 대한 불만이 제기됐고, 삼성SDS에서는 기존 현금 인센티브를 자사주 중심으로 전환하는 제도 개편이 노사 갈등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최근 일부 계열사에서 자사주를 활용한 보상 방식이 확대되면서 직원들의 수용성과 보상 체계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갈등이 호실적과 함께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DS 부문의 특별경영성과급은 사업부 영업이익과 연동되는 구조다.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수록 DS 부문의 성과급 규모는 커지지만, 다른 사업부와의 격차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즉 실적이 좋아져서 갈등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특정 사업부의 실적 개선이 부문 간 보상 차이를 키우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증폭시키는 구조라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하반기에도 반도체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 전망대로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경우 사업부 간 성과급 격차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보상 체계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 확산 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 제도적 환경도 형성돼 있다. 초기업노조는 산하 지부 형태로 계열사에 조직을 만들 수 있어 별도의 노조 설립 절차 없이 비교적 신속한 조직화가 가능하다. 실제 삼성SDS 지부는 총회 다음 날 곧바로 출범해 하루 만에 임직원의 약 40%를 조직하고 단체교섭 요구까지 진행했다. 노동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향후 다른 계열사에서도 노조 조직 확대를 촉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과거 삼성이 높은 연봉과 성과급을 바탕으로 '무노조 경영'을 유지해왔지만, 최근에는 사업부별 실적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보상 방식도 다양해지면서 '얼마를 받았느냐'보다 '왜 다른 조직보다 적게 받았느냐'는 상대적 박탈감이 노조 조직 확대의 새로운 배경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삼성SDS 측은 보상 체계와 노조 측 주장에 대해 아직 별도의 입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반도체 없인 상상 못할 기록”...경상흑자, 1년 만에 ‘4배 폭증’

반도체 수출 호황이 한국의 대외 수지를 사상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정보통신기기와 반도체 수요 증가가 이어지면서 지난 5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60조원에 육박하는 기록을 세웠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경상수지는 386억1000만달러(약 58조6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기존 최대 기록이었던 올해 3월 379억3000만달러 흑자를 넘어섰다. 경상수지는 2023년 5월 이후 37개월째 흑자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000년대 이후 기준으로는 2019년 3월부터 8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이후 두 번째로 긴 흑자 행진이다. 특히 올해 누적 흑자 규모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1~5월 경상수지 흑자는 1412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39억달러)의 네 배를 넘어섰다. 이미 지난해 연간 흑자 규모인 1230억5000만달러도 돌파했다. 흑자 확대의 중심에는 수출이 있다. 5월 상품수지는 378억6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액은 943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2.9% 증가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통신기기 수출 증가세가 이어진 가운데 석유제품 수출 개선도 전체 증가 폭을 키웠다. 통관 기준으로 컴퓨터 주변기기 수출은 249.4% 급증했고, 반도체는 167.7%, 석유제품은 49.1%, 화공품은 11% 각각 늘었다. 수출 증가세는 주요 지역 대부분에서 나타났다. 중국 수출은 80.8% 증가했고 동남아(74.4%), 미국(59.4%), 중남미(43.2%) 등에서도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일본 수출 역시 12.6% 늘었지만 유럽연합(EU)은 3.2% 감소했고 중동 수출은 7.5% 줄었다. 수입도 증가했지만 수출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는 못했다. 5월 수입은 564억8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2.2% 늘었다. 반도체 제조장비 등 설비투자 관련 자본재 수입이 크게 확대됐고, 원자재 수입도 석유제품과 원유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당초 전망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유성욱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상반기 1515억달러 흑자를 예상했는데, 1~5월 누적 흑자를 보면 이를 넘어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연간으로 봐도 전망치(25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반도체 수출이 워낙 좋지만 석유제품, 화공품, 바이오, 제약 등 나머지 부분도 크게 나쁜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6월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6월 수출 규모가 100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며 경상수지 흑자 역시 400억달러 안팎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비스 부문 적자는 크게 줄었다. 5월 서비스수지는 10억9000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같은 달(-25억6000만달러)과 전월(-24억2000만달러)보다 감소 폭이 축소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 영향으로 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3월 11년4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선 뒤 4월 다시 적자로 전환했지만 한 달 만에 재차 흑자 흐름을 회복했다. 5월 방한 외국인 수는 전년 대비 19.4% 증가했다. 금융계정에서는 해외 투자 확대와 외국인 투자 흐름 변화가 나타났다. 5월 금융계정 순자산은 310억8000만달러 증가해 역대 최대였던 3월(369억9000만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는 45억6000만달러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도 26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가 62억4000만달러 확대됐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 실현 매도 영향으로 큰 폭 감소했다. 외국인 주식 투자는 310억5000만달러 줄어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 상승에 따른 매도 물량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외국인의 채권 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기대 등에 따른 자금 유입으로 64억달러 증가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전분당 담합 4곳, ‘사상 최대’ 1조 이상 과징금 오명 쓰나…입찰담합까지

4개 제당업체들이 과자나 빵, 음료 등 식품 원재료로 쓰이는 전분당 가격을 7년 넘게 담합하다 역대 최대 규모인 과징금 7476억원을 물게 됐다. 지난 5월 밀가루 가격 담합으로 7개 업체에 부과된 671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여기에 전분당 입찰 담합과 부산물 가격 담합 혐의에 따라 과징금이 추가되면 1조원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 이들 업체가 담합에 가담했던 2022년 전분 가격은 담합 이전보다 70% 넘게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7년 5개월간 13차례 담합으로 이들 업체가 거둔 관련 매출액만 6조원 가량에 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상, 사조CPK, 삼양사, CJ제일제당 등 4개 제당사들이 지난 2018년부터 7년 5개월에 걸쳐 식품업체와 제지사 등 사업자 간 거래(B2B)에 적용되는 전분 및 전분당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과징금 7476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전분당은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전분으로 만든 원재료로 물엿, 과당, 올리고당 등이 해당된다. 제과·제빵·제면, 음료, 맥주 등 식품뿐 아니라 제지와 철강 등 다양한 제조업 분야에서 원재료로 사용돼 가격 변동이 전체 산업에 미치는 연쇄효과가 상당하다. 공정위 조사 결과, 4개 업체는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3차례에 걸쳐 전분당 판매가격의 인상 및 인하 폭과 시기 등을 사전 합의한 뒤 실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담합이 시작됐던 2022년 11월 전분 가격은 담합 전 2018년 5월보다 최대 73%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으로 국제 옥수수 가격이 급등했을 때 옥수수 가격 변동 부담을 거래처에 전가해 영업 이익을 내는 방식이었다. 또 옥수수 가격이 하락했을 때는 원가 인하 폭보다 판매 가격의 인하 폭을 줄여 이익을 냈다. 더구나, 4개 업체는 정부 정책에 따라 평균보다 낮은 관세로 전분당의 주원료인 수입 옥수수를 수입하고도 가격을 전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전분당이 국민 물가, 산업 경쟁력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2021년 4월부터 매년 200만t 내외의 가곡용 옥수수에 0%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 업체는 가격이 바뀌는 과정에서 거래처 저항을 차단하기 위해 가격 변동의 근거가 되는 환율, 원료가 등을 공문에 적고, 발송 시기도 합의했다. 또, 전분당 품목별로 목표 가격을 합의한 뒤 이보다 높은 금액을 거래처에 알려 가격대로 거래할 것을 압박했다. 합의한 가격대로 거래처에 공문을 보내면서 발송 날짜와 품목별 인상 폭과 시기, 공문 수신처 주소 등의 내용도 공유했다. 이후, 거래처가 실제 그 가격대로 이행하는지 여부도 꼼꼼히 점검했다. 특히, B2B 전분당 시장에서 이들 4개 업체의 점유율은 전분 95.7%, 전분당 86.4%에 달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컸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4개 업체의 가격 담합으로 전분당 물가가 오르고, 이는 실수요처와 대리점, 나아가 최종 소비자인 국민에게 가격 부담이 전이됐다"고 설명했다. 4개 전분당 업체의 13차례에 걸친 담합 행위로 인한 관련 매출액은 총 6조525억원에 달했다. 공정위는 해당 매출액을 근거로 총 7476억원의 과징금을 산출했다고 밝혔다. 과징금 규모로는 올해 5월 밀가루 담합 6710억원, 지난 2010년 액화석유가스(LPG) 담합 6689억원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다. 공정위는 과징금과 함께 독자적 가격 재결정 명령도 내렸다. 4개 업체가 담합 이전 경쟁을 회복하는 수준으로 가격을 독자적으로 다시 결정하고, 앞으로 3년간 반기마다 변경 내역을 공정위에 보고토록 했다. 공정위는 앞서 전분담 담합 사건을 수사한 검찰의 요청에 따라 이들 4개사 법인과 임직원들도 고발했다. 남 부위원장은 “최근 설탕과 밀가루, 인쇄용지 담합에 이어 국민들의 체감도가 높은 민생 분야에서 독과점 사업자들의 담합을 통한 부당한 가격 인상을 엄정 제재했다"며 “시장 전반에 경종을 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4개 업체는 전분당 입찰 시장에서도 가격 담합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상·사조CPK·삼양사 3곳은 단백피, 글루텐 등 전분당 부산물 가격 담합에도 가담했다. 이날 공정위는 이들 업체에 검찰의 공소장 격인 심사보고서를 송부하고 제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의 절차에 착수했다. 공정위가 추산한 관련 매출액은 전분당 입찰 담합으로 9400억원, 부산물 가격 담합 1조5500억원이다. 공정거래법상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다. 이미 총 7476억원 과징금이 부과된 상황에서 공정위 제재가 더해지면 이들 업체의 부담은 1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과자·빵값 오른 이유 보니, 전분당 4곳 담합…과징금 7400억 ‘역대 최대’

과자나 빵 등 식품 원재료로 쓰이는 전분당 가격 담합에 7년 넘게 가담한 4개 제당업체 대상 과징금 7476억원이 부과됐다.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 5월 밀가루 가격 담합으로 7개 업체에 부과된 671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상·사조CPK·삼양사·CJ제일제당 등 4개 제당사들이 지난 2018년 5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7년 5개월에 걸쳐 식품업체와 제지사 등 사업자 간 거래(B2B)에 적용되는 전분 및 전분당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과징금 7476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전분당은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전분으로 만든 원재료로 물엿, 과당, 올리고당 등이 해당된다. 제과·제빵·제면, 음료, 맥주 등 식품뿐 아니라 제지, 철강 등 제조업 분야에서 원재료로 사용돼 가격 변동이 전체 산업에 미치는 연쇄효과가 상당하다. 공정위 조사 결과, 담합이 시작됐던 2022년 11월 전분 가격은 담합 전인 2018년 5월보다 최대 73%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옥수수 값이 급등했을 때 가격 변동 부담을 거래처에 전가해 영업 이익을 내는 방식이었다. 또 옥수수 가격이 내렸을 때는 원가 인하 폭보다 판매가의 인하 폭을 줄여 이익을 남겼다. 특히, B2B 전분당 시장에서 이들 4개 업체의 점유율은 전분 95.7%, 전분당 86.4%에 달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컸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4개 업체의 가격 담합으로 전분당 물가가 오르고, 이는 실수요처와 대리점, 나아가 최종 소비자인 국민에게 가격 부담이 전이됐다"고 설명했다. 4개 전분당 업체의 13차례에 걸친 담합 행위로 인한 관련 매출액은 총 6조525억원에 달했다. 공정위는 해당 매출액을 근거로 총 7476억원의 과징금을 산출했다고 밝혔다. 과징금 규모로는 올해 5월 밀가루 담합 6710억원, 지난 2010년 액화석유가스(LPG) 담합 6689억원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다. 남 부위원장은 “최근 설탕과 밀가루, 인쇄용지 담합에 이어 국민들의 체감도가 높은 민생 분야에서 독과점 사업자들의 담합을 통한 부당한 가격 인상을 엄정 제재했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수출 1000억달러 찍더니”...해외IB, 한국 경제 ‘3% 성장’ 베팅

반도체를 앞세운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해외 투자은행(IB)들이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성장률 전망치는 잇따라 상향 조정되고 있으며, 경상수지 흑자 규모 역시 당초 예상보다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 8곳이 제시한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3.0%로 집계됐다. 전달(2.8%)보다 0.2%포인트 높아졌으며, 주요 IB 평균 전망치가 3%대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들어 성장률 전망은 꾸준히 높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말 평균 2.0%였던 전망치는 올해 1월 2.1%로 소폭 오른 데 이어 4월 2.4%, 5월 2.8%, 6월 3.0%까지 상승했다. 불과 반년 만에 전망치가 1.0%포인트 높아진 셈이다. 기관별로는 JP모건의 상향 조정 폭이 가장 컸다. 기존 3.0%에서 3.7%로 0.7%포인트 높였고, 씨티은행도 3.0%에서 3.5%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바클레이즈는 2.6%에서 2.7%로, 골드만삭스는 2.5%에서 2.7%로 각각 상향 조정했으며 HSBC 역시 2.6%에서 2.8%로 눈높이를 높였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3.1%), UBS(2.8%), 노무라(2.4%)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국내외 기관들은 수출 호황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 상향을 이끈 핵심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6월) 한국의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000억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6월 이후 13개월 연속 월별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AI 산업 확산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로 6월 반도체 수출은 448억2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99.5% 급증했다.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지면서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기관은 한국 경제가 올해 4%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영국의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 성장률을 4.0%로 전망했고, 국내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4.1%를 제시했다. 이 같은 흐름을 감안하면 한국은행의 수정 경제전망에도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1분기 실질 GDP 성장률 잠정치는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높은 1.8%로 집계되면서 기존 연간 성장률 전망치인 2.6%를 상향 조정할 여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한국금융학회 학술대회에서 1분기 성장률 수정치를 고려하면 연간 성장률 전망 역시 기존 수준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성장률뿐 아니라 대외 건전성을 보여주는 경상수지 전망도 크게 개선됐다. 해외 IB 8곳의 올해 명목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 전망치는 평균 14.0%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 10.8%보다 3.2%포인트 높은 수준이며, 지난해 말 전망치였던 6.5%와 비교하면 두 배를 웃돈다. 대부분의 기관이 경상수지 전망을 일제히 높였다. UBS만 4.0%를 유지했고, 나머지 7곳은 모두 상향 조정했다. HSBC는 9.8%에서 17.0%로 가장 큰 폭의 조정을 단행했으며, 씨티은행은 11.8%에서 16.4%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5.0%에서 16.1%로 각각 높였다. 노무라는 10.0%에서 15.5%로, 골드만삭스는 12.4%에서 15.1%로, JP모건은 10.2%에서 14.8%로, 바클레이즈는 12.8%에서 13.0%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황이 이어질 경우 한국 경제의 성장 경로와 대외 건전성 개선 흐름도 한층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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