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차 석유 최고가격이 또 다시 동결됐다. 최근 중동 정세가 다시 악화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 달러를 넘어섰고, 물가 부담도 지속되고 있어서다. 정유사 공급가 상한은 이전 7~8차 때와 같이 리터(ℓ)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유지된다. 10차 최고가격은 19일 0시부터 4주 간 적용된다. 정부가 지난 3월부터 시행한 석유 최고가격제는 당초 계획보다 6개월을 넘어섰다. 산업통상부는 18일 “국제유가 상황을 면밀히 살피며, 최근 서민 물가 부담, 지난 최고가 지정 동향과 환율 하락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민생 안정에 무게를 두고 최고가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9월 들어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다시 격화되고, 후티 반군이 홍해 지역 인근 도시 등을 점거하면서 중동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8월 배럴당 90 달러 선을 밑돌았던 국제유가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달 16일 기준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05.8 달러, 서부 텍사스산원유(WTI)는 102.4 달러를 기록하며 100 달러 선을 넘어섰다. 유가와 함께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들썩이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석유류 물가 오름세 속에 소비자 물가는 7월 2.8%에서 8월 3.1%를 기록하며 다시 3%대로 상승했다. 다만, 환율은 최고가격을 리터당 210원 올렸던 2차 최고가격 때보다 낮아졌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지난 3월 말 2차 최고가격 시행 당시 원·달러 환율은 1505원이었지만 9월 셋째 주 기준 1358원으로, 약 10% 낮은 수준이다. 환율은 국내 원유 도입가에 직접 영향을 주는 요인 중 하나다. 유가가 급등했지만 환율 하락세로 도입 원가가 어느 정도 상쇄된 점을 고려, 정부가 동결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 3월 13일 1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하면서 시행 기간을 6개월로 예상했다. 하지만 중동 정세 불안이 다시 고조되면서 최고가격제도 10차로 지속됐고, 당분간 제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석유 최고가격제는 중동전쟁 발발 이후 높은 국제유가 변동성으로부터 국내 민생 경제를 보호하는데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6개월간 국제유가는 배럴당 약 60~100 달러 수준, 국제 석유 제품가는 배럴당 약 90~180 달러 수준으로 큰 등락폭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로 중동전쟁 이후 3~8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 0.6%포인트(p) 내린 효과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 또, 주유소 총 소매판매량으로 집계한 국민 석유 소비량은 최고가격제 시행 후인 3월 둘째주부터 8월까지 휘발유는 전년대비 2.1%, 경유는 8.4%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부는 중동 상황이 안정될 경우 석유 최고가격제 종료를 검토하는 등 조정 가능성도 열어뒀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동 정세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석유 최고가격제를 통한 민생 안정을 도모할 것"이라며 “국제유가 변동과 국내 석유 소비 추이 등을 면밀히 살피면서 유연하고, 신중하게 최고가격제를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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