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호감도 60.1점 역대 최고…“국가경제 기여 인정”

국민들의 우리 기업 호감도가 지난 2003년 조사 시작 이래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7일 발표한 '2026년 기업호감지수(CFI:Corporate Favorite Index)'에서 60.1점으로 집계돼 역대 지수에서 최고치를 나타냈다. 기업호감도가 60점을 넘어선 것도 처음이며, 지난해(56.3점)와 비교해 3.9점 상승한 수치다. 기업호감지수는 국민들이 기업에 대해 호의적으로 느끼는 정도를 지수화(만점 100점)한 것이다. 평가 수치는 △생산성·기술개발 △경제성장 기여 △국제경쟁력 △기업문화 △지역사회공헌 △친환경경영 △윤리경영 등 7대 요소와 △전반적 호감도를 종합해 산출한다. 올해 기업호감도의 특징은 전반적인 호감도 및 7대 요소가 지난해보다 모두 상승했다는 점이다. 특히, '국제경쟁력'은 전년대비 6.8 포인트(p) 올라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이어 △친환경경영(4.1p) △생산성·기술개발(3.6p) △윤리경영(3.1p) 순으로 호감도가 높아졌다. 지표별 점수로는 '생산성·기술개발'이 67.1점으로 7대 지표 중 최고점을 기록했다. '윤리경영'은 47.1점으로 전년대비 개선됐음에도 유일하게 호감기준선(50점)을 밑돌았다. 기업에 호감이 가는 주된 이유로 '국가경제 기여'를 꼽은 응답이 45.8%로 가장 많았다. '일자리 창출'(20.3%)과 '제품·서비스 만족'(17.3%)에 이어 △사회공헌활동(7.3%) △친환경 경영 실천(6.0%) △준법·윤리경영 실천(3.0%) 등 답변이 뒤따랐다. 국민들이 기업에 호감이 가지 않는 이유로는 '준법·윤리경영 미흡'(22.9%)이 가장 많았다. 이밖에 '소비자 보호 미흡'(18.6%), '기업문화 개선 노력 부족'(17.1%), '사회 공헌 미흡'(17.1%)을 비호감 이유로 꼽았다. 기업의 사회문제 해결 참여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도 꾸준히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이) 사회구성원으로서 각종 사회적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는 응답률이 85.6%로, 2024년 58.6%, 2025년 74.0%에 이어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에 '기업 본연의 경제적 역할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응답은 14.4%에 그쳤다. 대한상의는 기업을 사회문제 해결의 중요한 주체로 바라보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이원재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지난 24년간 기업호감도가 꾸준히 상승한 것은 저성장 위기 속에서도 우리 경제의 글로벌 위상 제고에 기여한 우리 기업의 역할이 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교수는 “친환경 경영, 기업문화 개선 등 사회적 가치와 관련된 지표들도 동반 상승했다는 점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 노력들이 국민들에게 긍정적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올해 기업호감지수는 대한상의가 지난 4월 27일부터 5월 8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한 결과이며, 응답률 17.0%(총 통화 5870명 중 1000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이다. 역대 기업호감지수는 첫 조사연도인 2003년 38.2점에서 출발해 2004~2005년 40점대로 올라선 뒤 2006년 처음으로 과반인 50.2점을 기록했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는 40점대와 50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2014년 44.7점으로 하락했다. 2015~2022년 8년간은 조사가 이뤄지지 않다가 2023년 조사 재개와 함께 55.9점을 당시 최고점을 기록했다. 2024년 53.7점, 지난해 56.3점에 이어 올해 60.1점으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이슈&인사이트] 고환율이 짓누르는 민생의 현실과 대책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는 등 고환율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물가와 월세, 카드값을 마주하는 서민의 일상에서 고환율은 이미 하나의 생활고로 체감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고환율을 단순한 일시적 충격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이다. 미국의 공격적 금리 인상과 이에 비해 동결을 지속해온 한국의 통화정책은 한·미 금리차를 크게 벌려 놓았다. 자본은 이자율이 높고 안전하다고 평가되는 곳으로 이동한다. 결과적으로 원화 자산의 매력은 떨어지고, 글로벌 자금은 달러 자산으로 이동하며 원화 가치는 구조적으로 약세 압력을 받게 되었다. 외화 수급 구조의 변화도 빼놓을 수 없다. 과거 한국 경제는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국내로 들여와 환전하는' 패턴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제 대기업의 해외 직접투자, 연기금과 금융기관의 해외 포트폴리오 투자, 개인의 해외주식·부동산 투자까지 겹치면서 달러는 밖으로 나갈 채널이 늘어났다. 여기에 미·중 갈등, 지정학적 분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외부 요인이 결합했다. 불확실성이 커질 때마다 전 세계 자금이 '달러'라는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고, 그 여파는 원화와 같은 신흥시장 통화에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고환율은 물가를 통해 민생을 압박한다. 에너지와 식량, 원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에서 환율 상승은 곧바로 기름값, 전기·가스 요금, 식료품과 공산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소득은 제자리인데 장바구니 물가만 치솟는 상황에서 고환율은 실질임금 삭감과 다름없다. 내수 의존도가 높은 자영업과 중소기업에도 고환율은 구조적인 부담이다. 대기업 수출업체는 일정 부분 환헤지와 공정 자동화 등으로 원자재 비용 증가를 최소화할 수 있지만, 수입 원재료와 부품을 쓰는 영세·중소업체는 오른 원가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또한, 고환율로 인한 영향은 계층·세대별로 차별적으로 나타난다. 해외 자산을 충분히 보유한 고소득층이나 글로벌 기업은 환차익을 누리거나 피해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 생활 기반이 묶인 서민·청년층은 생활비 상승과 실질소득 감소를 회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고환율의 악영향을 완화하고,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환율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보다 정교한 통화정책이 요구된다. 고환율과 물가 불안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의 긴축적 통화정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불가피한 과제가 되고 있다. 고환율이 수입 물가를 자극해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국면에서 기준금리를 충분히 인상하지 못하면, 환율과 물가가 동시에 불안해지는 '이중 불안정'에 빠질 위험이 크다. 특히, 한국처럼 가계부채가 많은 경제에서는 금리 인상의 부작용만을 우려해 통화긴축을 주저하기 쉽지만, 물가와 환율에 대한 신뢰를 잃는 순간 증시하락, 소비부진 등 더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과 환율 기대를 확실히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 외환시장 제도와 헤지 인프라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의 고환율은 그 자체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환율 변동성이 커질수록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경제주체와 그렇지 못한 주체 사이의 격차가 더욱 벌어진다는 점이다. 정책금융기관이 제공하는 환변동보험과 같은 수단이 대기업 위주가 아니라 중소 수출·수입업체에도 실질적인 안전망이 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고환율은 더 이상 외환시장에만 존재하는 숫자가 아니다. 마트 영수증, 전기·가스요금 고지서, 전세·월세 계약서에 직결된 생활 변수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환율의 변동이 민간 소비, 자영업·중소기업의 비용 구조, 실질임금과 소득분배,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통합적으로 측정하는 지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환율이 실물·금융 변수에 미치는 파급경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통합 환율 영향지수(가칭)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런 통합 지표는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환율과 물가뿐 아니라 민간 소비, 자영업·중소기업, 금융안정에 대한 '부담의 분포'를 동시에 고려하게 해 주고, 정책 결정 과정과 결과를 국민에게 설명할 때도 설득력 있는 근거 자료로 기능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고환율은 한·미 금리차 확대, 외화 수급 구조 변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구조적 현상이며, 그 부담은 물가 상승과 내수 위축, 금융 불안 형태로 민생에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와 한국은행은 정기적으로 생활물가·가계부채·중소기업 비용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통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앞으로의 환율·통화 정책은 수출지표가 아니라 국민 삶의 질을 기준으로 설계되고 진행되어야 한다. bienns@ekn.kr

“산업형 AI기준, AI데이터센터 전력 안정화 패키지 마련해야”

국내 인공지능(AI) 산업이 주요 대표업종과 산업 인프라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선 기업이 신뢰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산업형 AI 기준'을 우리 주도로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울러 AI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안정적 전력 공급 및 전력 품질 유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AI 데이터센터 전력 안정화 패키지'를 신성장동력으로 키워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됐다. 16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주최 '글로벌 AI 전환과 산업 대응 전략' 세미나에서 발제자인 김민기 KAIST 경영전문대학원장은 “한국은 제조업·반도체·통신 인프라와 산업 데이터를 보유한 강점을 살려야 한다. 해외 규제를 단순히 따라가기보다 산업 현장에서 기업이 신뢰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산업형 AI 기준'을 주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산업형 AI 기준을 “AI가 생산공정이나 품질관리, 설비안전 등에 직접 활용되는 만큼 모델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 관리, 보안, 사후점검 등을 아우르는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첫 발제 주제로 미국·일본 등 주요국의 '인공지능 전환'(AX) 정책을 소개한 김 원장은 “각국이 차별화된 AX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AI를 개별 기술이 아닌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산업 데이터, 제도·규범까지 포괄하는 '산업 기반'으로 보고 전략적으로 육성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빅테크의 기술혁신에 국방·안보 분야의 공공조달을 결합해 AI 시장을 키우고 있다"며 “정부가 단순한 규제자가 아니라 초기 수요자 역할을 하면서 민간 AI 생태계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구조"라고 미국의 AX 정책을 평가했다. 유럽연합의 경우, AI Act를 통해 안전성과 투명성, 데이터 관리 기준을 제도화하고 있으며, AI를 빠르게 활용하는 것만큼이나 신뢰할 수 있는 규칙을 먼저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크리스 사이플 우드맥킨지 부회장은 AI와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폭발적 성장이 미국 전력망에 단순한 전력 수요 증가를 넘어 변동성이라는 새로운 리스크를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이플 부회장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의 높은 변동성은 기존 전력망 운영 방식과 발전설비의 안정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전력 품질과 부하 대응능력이 데이터센터 경쟁력의 핵심변수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AI 데이터센터 시대의 전력 경쟁력은 전기를 얼마나 많이 공급하느냐를 넘어 얼마나 안정적으로 제어하고 품질을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국이 'AI 데이터센터 전력 안정화 패키지'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사이플 부회장은 제언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한국형 AX 전략의 실행 기반으로 전력 인프라, AI 법제, 산업데이터 활용 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진수 한양대학교 교수는 한국형 AX 전략을 위한 에너지 부문 대응 전략과 관련 “전력을 적기에, 청정하게, 적정 입지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망이 필요하다"며 “전원 포트폴리오와 조달제도, 입지 및 거버넌스를 통합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환경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법·제도 정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AI 인프라 경쟁력 확보를 위해 규제를 합리화하고 데이터 활용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법적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안준모 고려대학교 교수는 “한국형 신성장동력의 출발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암묵지라는 우리만의 자원을 학습 가능한 데이터 자산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EU의 Data Act 등과 같은 산업 데이터 권리 및 공유 거버넌스의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시형 롯데이노베이트 AI혁신센터장은 “정부는 AI의 첫 수요를 만들어 주는 마중물이 돼야 한다"며 “동시에 기업은 규제를 따라가는데 그치지 않고 표준을 함께 설계하며 주도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AI 경쟁의 다음 전장은 AI 모델 자체가 아니라 AI와 실물경제의 융합"이라며 “AI를 얼마나 빠르고 깊게 제조·에너지·금융·서비스 현장에 확산시키느냐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수출입은행, 더 공격적 투자한다…“벤처·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의 직·간접 투자 제한이 완화되면서 벤처기업과 중소기업 대상 정책금융 지원이 강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수은을 통한 투자 활성화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성장 자금을 뒷받침할 방침이다. 재정경제부는 16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한국수출입은행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라 수은은 벤처투자조합, 신기술투자조합에도 간접투자가 가능해진다. 간접투자 대상이 기존 자본시장법상 집합투자기구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벤처기업이나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재경부는 투자기구별 집합투자재산의 25% 이내로 제한했던 투자금 한도 규정도 없애 수은의 지분 투자자로서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특히 수은이 벤처·중소기업의 의결권 있는 주식 15%를 초과해 취득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된다. 수출 등 해외 진출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보다 많은 직접투자가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기업의 해외 생산기지 설립과 공급망 구축, 해외 인프라·플랜트 수주 등 장기 자금이 필요한 산업에 지원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수은이 해외 인프라·플랜트 등 투자 개발형 사업을 추진할 때 초기 단계인 투자자 모집과 구성에도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수은이 초기 단계부터 출자자로 참여하면서 국내 기업은 신속한 금융 조달을 통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수은이 직접 투자할 때 대출이나 보증과 연계한 사업에만 출자 가능하다는 규정도 폐지된다. 수은이 대출·보증 방식의 기존 투자에서 벗어나 지분 취득을 통해 기업에 장기 투자하고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기업도 대출과 보증 외 정책금융기관의 지분투자를 활용할 수 있어 자금 조달이 보다 쉬워질 전망이다. 재경부는 수은의 직접투자 시 수익성 기준도 구체화했다. 수은이 직접투자에 나설 경우 사업의 예상 수익률은 수은이 정한 기준수익률 이상이어야 한다. 예컨대, 해외공사에 지분투자할 때 수익률 요건을 충족하고, 추가로 공사 종료 후 5년 이내 순현금흐름이 0보다 큰 연도가 있어야 직접투자가 가능해진다.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손실 가능성이 큰 사업에 투자하는 리스크를 줄이자는 취지다. 재경부 관계자는 “수은이 직·간접 투자가 확대되면서 기업의 해외 프로젝트 수주와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정책 금융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수은의 투자 활성화 기반이 마련돼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며 “산업 경쟁력 강화와 경제안보 확보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15조원 초과세수’ 펀드나 기금 ‘만지작’…“성장 중소기업 기금도 대안”

정부가 올해 15조원 넘는 초과 세수가 예상됨에 따라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국부펀드 투자, 별도 기금 조성 등을 검토 중이다. 이전처럼 나라빚을 갚는 데 쓰기보다, 첨단 산업 육성과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혁신 중소기업 지원이나 양극화 해소, 지역 균형발전 사업 등 초과세수 활용 방안 관련 다각도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15일 “올 초부터 초과 세수를 미래 투자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어 여러 안을 놓고 검토 중"이라며 “아직 어떻게 쓸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국부펀드로 미래세대나 첨단산업에 투자할 수도 있고, 별도 기금을 조성해 미래 재정 수요에 대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초과 세수 활용안이 급부상한 데는 올해 반도체 호황에 힘입은 법인세 증가, 증시 활황에 따른 증권거래세 증가 등으로 국세수입이 15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올해 1~4월 누계 국세수입은 164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1조9000억원 늘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사상 최대 실적으로 4월까지 걷힌 법인세는 39조원, 1년 전보다 3조2000억원 증가했다. 증권거래세도 4조1000억원으로 전년(1조원)보다 3조원 이상 늘었다. 정부는 지난 4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당시 올해 415조4000억원 가량의 국세 수입을 예상했다. 이 같은 세수 증가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경우 연간 세수는 431조원 이상 추산된다. 초과 세수 규모도 15조원 이상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예상보다 더 걷힐 세수를 재원으로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육성 목적의 가칭 '미래대응기금' 신설이나 올 하반기 출범할 '한국형 국부펀드' 재원 활용 방안 등을 구상 중이다. 초과 세수를 국채 상환이나 추경 편성에 투입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미래 산업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행 국가재정법에 따라 초과 세수는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정산에 우선 사용한 뒤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과 국가채무 상환 등에 사용해 왔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초과 세수를 미래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언급하며 불을 지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초과 세수 관련 “반도체와 같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청년세대를 위해 투자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력한 안으로 떠오른 미래대응기금의 경우 초과 세수를 별도 기금으로 적립해 AI 등 첨단산업 육성이나 미래세대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기금은 일정 범위 안에서 국회 심사 없이 재원을 운용할 수 있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초과 세수로 별도 기금을 조성하면 필요한 시점에 재원 투입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다만 초과세수를 기존 국가재정법상 다르게 쓰려면 법 개정이나 특별법 제정 등이 필요할 수 있다. 기획처는 내년도 예산안을 국무회의에 제출하는 8월 말 전후로 관련 논의를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출범 예정인 한국형 국부펀드도 초과 세수 활용 방안 중 하나로 꼽힌다. 싱가포르의 테마섹과 비교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정부 보유 자산을 투자해 미래 세대의 자산으로 넘겨주는 방식으로 쓰일 전망이다. 당초 정부는 공기업 지분, 상속세 물납주식 등을 활용해 20조원 규모의 국부펀드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여기에 올해 초과 세수가 예상되자 추가 재원으로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초과 세수는 국부펀드에 재원으로 쟁여놓고 투자 수익을 다시 성장 재원으로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경부는 다음 달 초 발표 예정인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국부펀드 활용 관련 구체적인 안을 밝힐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국채 상환 등 재정 건전성에 우선 순위를 두되 초과 세수를 어떻게 활용할지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채무는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할 빚인만큼 초과 세수의 일부는 국채 상환을 하는 것이 먼저"라며 “그러고 남는 세수는 기술보증기금 등을 통해 혁신 기술이 있는데 자본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지원하거나 시·도 기금으로 지역 경제 육성에 써야 한다"고 말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도 “AI 확산에 따른 산업 구조조정으로 대량 실업에 대비한 사회안전망 구축, 양극화 심화에 대비, 소득 재분배 강화에 재원을 쓰는 것도 미래 투자 방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중동전쟁 ‘경기 위험’ 가시화…“고물가·고용 둔화 우려”

정부는 최근 우리 경제가 회복 흐름 속에서도 중동 전쟁에 따른 고물가, 고용 둔화 등 민생 부담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반도체 호황으로 경기는 개선세지만 중동 전쟁 장기화에 부정적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진단과 유사하다. 재정경제부는 12일 '최근 경제동향'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호조, 소비·기업심리 개선 등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중동 전쟁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 고용 둔화 등 민생 부담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경기 회복세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출 증가 등 상방 요인을 고려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다만,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 제조업 일자리 둔화 등 중동 전쟁의 여파가 민생 부문에서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표로 보면 4월 2.6%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들어 3.1% 오르며 올해 들어 처음 3%대를 넘어섰다. 중동 전쟁의 영향으로 국제 원유 가격이 들썩이면서 석유류 물가는 24.2% 급등하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근원물가 지수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2.5% 상승해 전월(2.2%)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중동 전쟁 여파는 생산과 함께 내수 둔화세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전산업 생산은 0.6% 감소한 가운데 내수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도 각각 3.6% 줄었다. 중동 사태는 고용에도 불똥이 튀었다. 경기 침체 후 시차를 두고 지표로 나타나 후행 성격을 띄는 고용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5월 취업자는 2916만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4만명 감소했다. 취업자 수 감소는 비상계엄 사태가 있었던 2024년 12월(-5만2000명) 이후 처음이다. 원자재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 등으로 제조업 부문 취업자는 14만명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소비심리는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게 정부 진단이다. 5월 들어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6.9포인트(p) 상승한 106.1로 나타나 기준선인 100을 넘어섰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수출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5월 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3.2%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컴퓨터(290.7%)와 반도체(169.4%) 등이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 8일 KDI도 지난 8일 '경제동향 6월호'에서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경제가 완만한 개선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다만, 중동 전쟁에 따른 경기 하방 위험을 경고한 KDI와 달리 정부는 3월부터 석 달째 표현했던 '경기 하방 위험'은 이번에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소비와 수출 개선세와 함께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상향 조정 흐름을 반영한 것이란 분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3일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2.6%로 0.9%포인트(p) 높여 잡았다. 앞서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에서 2.6%로 올려 잡은 것과 같은 수준이다. 최근 KDI 2.5%, 정부 2%, 국제통화기금(IMF) 1.9% 전망치보다 높다. 아울러 정부는 최근 1500원 안팎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재경부 관계자는 “국내 주식시장 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산 재배분(리밸런싱)과 차익 실현, 투기성 움직임 등도 가세하며 환율 쏠림 현상을 보였다"며 “환율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대전 공장 사망사고에”…정부, 2년간 전국 공장 19만동 조사

정부가 올해부터 2년 간 전국 총 19만동 공장과 창고 대상으로 화재안전 실태조사에 나선다. 최근 대전 안전공업 화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사고 등으로 노동자 사망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정부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공장·창고 화재안전 실태조사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다음 주부터 4주간 경기도 내 공장 100여동에 대해 화재안전 시범조사를 실시한다. 이어 올해 말까지 위험물 취급 공장 4만동을 점검하고, 내년 말까지 15만동에 대한 조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조사 대상은 전국의 연면적 500㎡ 이상 공장·창고다. 위험물 보관소와 고위험 사업장은 규모와 관계없이 조사한다.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기후에너지환경부, 소방청 등 관계부처로 구성된 합동조사반과 건축사, 소방기술사 등 민간 전문가도 함께한다. 고위험 시설은 전문가 중심으로, 일반 시설은 청년 인력을 활용해 조사할 방침이다. 조사반은 건축과 소방, 산업안전 전 분야에 대한 화재 취약성, 법규 위반 여부 등을 점검한다. 위반 건축물 여부, 스프링클러와 소화전 설치 상태, 위험물 취급 여부, 전기·화학안전 관리 실태 등이 집중 점검 요소다. 정부는 불법 증축 등 위반 사항과 안전관리 미흡 사항 적발 시 현장에서 즉시 시정 조치할 방침이다.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공장과 창고에 대한 안전관리 체계도 개선한다. 지난 3월 대전에서 발생한 안전공업 화재로 노동자 14명이 사망했다. 이달 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사고로 5명이 숨졌다. 아울러 정부는 '제2 반도체' 육성의 일환으로 차세대 전력반도체 상용화 기술 로드맵을 이달 중 완료하기로 했다. 최근 인공지능(AI), 전기차, 전력망 고도화 등으로 전력반도체 수요 급증에 대비해 정부는 차세대 전력반도체 상용화 목적의 대형 연구개발(R&D) 사업에 착수한다. 전력 반도체는 전력을 변환·제어하는 핵심 부품으로 전기차, 재생에너지, 데이터센터, 산업용 전력기기 등에 활용된다. 전력 효율이 미래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상황에서 차세대 전력반도체의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는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조기 상용화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오는 9월 소형모듈원자로 개발 촉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현재 차세대 전력반도체와 소형모듈원자로 포함, 스마트농업, K-뷰티 등 15개 분야를 초혁신경제 프로젝트로 선정해 추진 중이다. 구 부총리는 “차세대 전력반도체의 수요기업과 연계한 대형 R&D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계획"이라며 “초혁신경제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분야를 집중 지원해 '제2, 제3의 반도체'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중동 여파’ 5월 취업자 4만명↓…계엄 후 첫 감소

5월 취업자 수가 4만명 줄면서 중동 전쟁 여파가 일자리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월간 취업자 수 감소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이다. 고유가, 원자재 수급 차질 등 영향으로 제조업에서만 취업자가 14만명 줄었다. 청년층 취업자도 코로나19 이후 최대 폭 감소하며 고용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11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912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명 감소했다. 전체 취업자 수가 감소한 건 비상계엄 사태가 있었던 2024년 12월(-5만2000명) 이후 처음이다. 취업자 수 추이를 보면, 올해 1월 10만8000명 증가한 뒤 2월(23만4000명)과 3월(20만6000명) 20만명대 증가 폭을 이어갔다. 중동 전쟁 발발 후 4월부터 7만4000명으로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둔화되더니 5월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14만명 줄며 2019년 2월(-15만1000명)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세는 2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내수와 관련된 도소매업도 3만6000명 줄며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고유가와 원자재 수급 차질 등이 고용에도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최근 반도체 호황에 따른 고용 유발 효과도 낮다는 게 데이터처 설명이다. 빈현준 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중동전쟁이 길어지면서 수급 차질, 생산비용 증가 등이 일부 고용에도 영향을 주는 모습"이라며 “자동차, 고무플라스틱, 식료품 업종에서 감소했고, 수출을 주도하는 반도체 산업에서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고용 한파는 청년들에게 더 혹독했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전년 대비 25만5000명 감소했다. 감소 폭만 보면 코로나19였던 2021년 1월(-31만4000명) 이후 가장 컸다. 청년 취업자 감소세는 4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 기업들의 경력 또는 수시 채용이 늘고 있는데다, 청년들의 첫 취업도 늦어지면서 고용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는 17만1000명 증가하며 전체 일자리 수를 끌어올렸다. 30대(6만2000명), 50대(2만5000명)에서 늘었고, 20대(-25만1000명), 40대(-4만3000명)에서 줄었다. 취업자 수 감소로 지난 달 고용률은 63.3%로 전년보다 0.5%포인트(p) 낮아져 4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했다. 특히, 청년층 고용률은 43.8%로 2.4%p 하락했다. 2021년 1월(-2.9%p)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실업률은 2.9%로 전년 대비 0.1%p 상승했다. 이 중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7.2%로 1년 전보다 0.6%p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도 20대(0.4%p), 30대(0.6%p) 등에서 실업률이 상승했고, 40대(-0.2%), 50대(-0.3%)에서 하락했다. 지난 달 경제활동인구는 2999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1만4000명 감소한 반면 비경제활동인구는 1598만6000명으로 26만4000명 증가했다. 가사, 재학·수강 등 가정주부,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가 줄어든 영향이다. 이 중 '쉬었음' 인구는 243만7000명으로 전년 보다 4만7000명 늘었다. 정부는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업종별·계층별 고용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고용안정 지원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청년층은 중동전쟁 여파에 산업과 인구구조 변화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 보고, 인공지능(AI) 분야 직업 교육 등 청년뉴딜 사업을 신속 추진할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이날 열린 고용 관계 장관 간담회에서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요건을 완화하고, 고용위기지역·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등 지역 상황에 맞게 일자리 지원에 나설 것"이라며 “일자리 창출 기업의 인센티브 강화 등 재정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42년간 닫혔던 밤바다, 인천·경기 연안 어민들에 개방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42년 동안 해가 지면 멈춰야 했던 인천·경기 연안의 어선들이 다음 달부터 밤바다로 나갈 수 있게 되면서 어민들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해양수산부는 내달부터 인천·경기 연안해역(북위 37도 30분 이남)에서 야간 조업과 야간 항행을 전면 허용한다고 9일 밝혔다. 인천·경기 연안과 강화 해역 어민들은 1982년부터 야간 조업이 금지되면서 낮에만 조업해야 했고, 그만큼 수익을 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해수부는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일부 해역에서 야간 조업을 시범 운영했고, 별다른 안전 문제 없이 마무리되면서 이번 규제 완화로 이어졌다. 인천시와 경기도에 등록된 어선들은 북위 37도 30분 이남 해역에서 밤에도 자유롭게 조업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월선과 해상사고를 막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지도선을 야간에도 운영하는 방식으로 안전관리 대책도 함께 강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시범운영 대상에서 제외됐던 강화 해역(북위 37도 30분 이북)은 올해 말까지 조업 시간을 확대하는 시범사업이 진행된다. 일반 해역은 일출 30분 전부터 일몰 30분 후까지 조업이 가능해 진다. 특히 만도리B어장과 선수어장, 동검도어장 등 강화 남단 7개 어장은 봄·가을 성어기에 한해 일출 1시간 전부터 일몰 1시간 후까지 조업할 수 있도록 추가 연장된다. 해수부는 이번 조치로 서울시 면적의 약 4배에 달하는 3039㎢ 규모의 야간 어장이 새롭게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또 약 1200척의 어선이 연간 3200t의 수산물을 추가로 잡을 수 있어 187억원가량의 소득 증가 효과를 기대했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은 “고유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어업인들의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접경수역 조업 여건 개선과 안전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정부, ‘중동 전략펀드’ 신설…60억달러 금융 우선 지원

정부가 중동 지역 인프라 시장 공략을 위해 국내 기업들에게 총 60억 달러 규모의 금융을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국부펀드와 함께 중동 인프라 사업에 투자하는 전략펀드 신설도 추진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중동 국가별·분야별 인프라 고도화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이 같이 밝혔다. 정부는 중동 주요국에서 필요한 플랜트·에너지, 교통·물류, 도시개발, 디지털 인프라 등 맞춤형 협력 과제를 발굴한 뒤 우리 기업의 참여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재외공관과 유관기관을 활용해 현지 핵심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중동 발주처를 대상으로 한 통합 수주 지원에 나선다. 중동 주요 발주처를 대상으로 총 60억 달러 규모의 선(先) 금융 지원도 할 방침이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가 30억 달러씩 각각 지원한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를 중심으로 중동 국부펀드 등과 공동 조성하는 '중동 인프라 전략펀드' 신설도 추진한다. 정부 고위급 인사를 선제적으로 현지에 파견하는 등 외교적 지원도 병행하기로 했다. 구 부총리는 “중동은 우리 해외 건설 역사의 절반을 함께 써 온 지역이자 에너지·공급망 안정 측면에서도 중요한 경제 협력 파트너"라며 “중동 주요국은 전후 복구를 넘어 경제 전반의 체질 개선을 목표로 인프라 고도화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 주요국과 그동안 정상외교·고위급 교류를 통해 구축한 우의와 신뢰가 우리 기업의 우수한 기술과 결합된다면 함께하는 파트너로서 윈윈하는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며 “민간협력 강화, 금융 지원, 정부 간(G2G)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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