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까지 끌어올리면서 경기 회복에 대응한 통화정책의 무게중심을 다시 긴축 쪽으로 옮겼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예상보다 강하게 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도 큰 폭으로 높아졌다. 경기 개선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물가와 환율까지 고려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지난달 16일에 이어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올린 것이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속해서 인상한 것은 2022년 4월부터 2023년 1월까지 7차례 연속 인상한 이후 약 3년 7개월 만이다. 특히 금리 인상을 시작한 뒤 곧바로 다음 회의에서 추가 인상에 나선 '백투백' 인상은 한은 역사상 처음이다.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른 상황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것을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성장에 대한 한은의 판단도 한층 높아졌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3.3%로 제시했다. 불과 석 달 전 내놓은 전망치 2.6%보다 0.7%p 높인 수치다. 정부가 제시한 3.0%보다도 높은 수준이며, 2021년 4.7%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 전망이다. 이번 조정 폭 역시 상당하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한 번에 0.7%p 높인 것은 2021년 5월 전망 당시 3.0%에서 4.0%로 1.0%p 상향한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예상보다 강한 경기 흐름이 전망 상향의 배경으로 꼽힌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2분기 GDP 증가율이 전 분기 대비 0.6%를 기록하며 한은의 기존 예상치인 0.2%를 크게 웃돌았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성장세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타나면서 연간 성장률 눈높이를 다시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앞서 2024년 11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처음 제시했다. 이후 지난해 5월 1.6%로 낮췄다가 같은 해 11월 1.8%, 올해 2월 2.0%로 조정했다. 5월에는 1분기 성장 실적 등을 반영해 2.6%로 크게 올렸고, 이번에는 다시 3.3%까지 끌어올렸다. 국내외 기관과 비교해도 한은의 전망은 높은 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3.2%를 소폭 웃돌고, 주요 투자은행(IB) 8곳의 지난달 말 평균 전망치인 3.2%보다도 높다. 다만 무디스(3.5%)와 모건스탠리(3.4%)가 제시한 전망에는 미치지 못한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각각 제시한 2.6%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내년 경기 전망도 상향 조정됐다. 한은은 내년 GDP 성장률을 기존 2.1%에서 2.9%로 0.8%p 높여 잡았다. 반도체 업황이 내년까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수출과 생산을 뒷받침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장 전망을 크게 높였지만 물가에 대한 경계감은 유지했다.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각각 2.7%, 2.3%로 기존 수준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처럼 경기 회복세가 강해지는 가운데 금융 불균형과 물가 상승 압력을 고려하면 기준금리가 3%에서 멈추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권효성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금리 인상에 대해 “소득 증가가 수요 주도형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것을 제한하고 금융 불균형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며 “정책금리가 2027년 상반기 3.5%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미 금리차는 이번 인상으로 0.75%p까지 좁혀졌다. 미국 정책금리가 연 3.50~3.75%인 상황에서 한국의 기준금리가 3.00%로 올라서면서 양국 간 금리 격차는 기존 1.00%p에서 축소됐다. 이는 2022년 11월 이후 약 3년 8개월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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