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고양시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착공…에너지 자립↑

고양=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고양특례시가 친환경 에너지 도시로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내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을 시작하고 수소 모빌리티를 선도할 미니 수소도시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등 에너지 자립도시로 탈바꿈을 본격화한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21일 “다양한 형태의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민간투자 유치 등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이라며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도시로 나아가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소 연료전지 발전은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태양광 대비 적은 면적에서 높은 발전 용량을 확보할 수 있고, 24시간 발전이 가능하다는 대목이 큰 강점이다. 또한 화력 발전에 비해 에너지 효율은 높고 탄소 배출량이 적어 온실가스 저감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상반기 내 일산동구 설문동 4166㎡ 부지에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조성 사업이 착공된다. 총사업비 580억원을 전액 민간투자로 투입해 발전 용량 9.9메가와트(MW)급 발전소를 구축한다. 수소연료전지발전소가 조성되면 오는 12월부터 상업 운전을 개시할 예정이다. 연간 7만9000메가와트시(MWh) 전력을 생산하게 되며 이는 일반 가정 약 1만6700가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향후 고양시 에너지 자립률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발전 연료로 사용하는 수소는 천연(도시)가스를 개질해 생산한다. 도시가스를 발전소로 공급하기 위해 서울도시가스에선 고봉5통 일대에 2.5km 규모의 도시가스 주 공급 배관을 신규 설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도시가스를 공급받지 못해 불편을 겪던 주민의 오랜 숙원사업도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양시는 2024년 11월 고봉5통 마을, 고양그린에너지, 서울도시가스와 수소연료전지발전 시설 설치와 주변 지역 도시가스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중앙부처와 인허가 사전협의 등 행정적 지원을 제공했으며 앞으로도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고양시는 수소 선도 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수소 모빌리티 확장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곳곳에 수소를 직접 공급할 수 있는 생산시설을 설치해 지역 거점형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2024년 10월 고양시는 경기도 미니 수소도시 조성사업에 선정됐으며 3년에 걸쳐 총사업비(도비 50억, 시비 50억)을 들여 사업을 추진한다. 작년 3월 고양도시관리공사와 신재생에너지 위수탁 협약 체결을 맺어 사업을 위탁했으며 서울도시가스와 협업을 통해 일일 생산량 1000㎏급의 수소생산설비 설치와 도시가스 공급망 구축을 준비해 왔다. 이후 12월30일 마스터플랜과 기본설계 용역 1차 중간 보고회가 열렸으며 관련 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수소 생산시설 기술 구현 방안, 사업지 선정 타당성 분석, 수소도시 인프라 구축과 확대 전략 검토 등이 논의됐다. 미니 수소도시 조성은 내년까지 실시설계를 마무리하고 수소 생산시설 구축을 완료한 뒤 상업운전을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소 기반 도시 에너지 구조를 구축하고 관내 수소 생산-저장-이용 인프라를 통합할 계획이다. 고양시는 작년 12월 '고양시 에너지 기본계획' 수립에 따라 2030년까지 수소 등 관내 연료전지 발전용량 15.2메가와트(MW) 확보를 목표로 삼았다. 중앙 집중형 전력 수급에 의존하지 않는 분산형 에너지 수급 체계를 구축해 수도권 대표 에너지 자립도시로 나아갈 방침이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산업부, ‘관세 무효’ 대책 회의…김정관 “대미 수출 여건 큰 틀서 유지”

산업통상부가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대응해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21일 오전 10시 서울 기술센터에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소관부서 국·과장, 주미·주일 대사관 상무관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판결의 영향과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이번 회의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 및 펜타닐 관세가 모두 위법·무효라고 판결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판결로 현재 한국에 부과된 15%의 상호관세도 무효가 됐다. 다만 IEEPA가 아닌 무역확장법 등의 법률에 근거해 부과된 자동차·철강에 대한 품목 관세 등은 유지된다. 산업부는 그간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판결에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대응 방안을 준비해 왔다. 특히 미국 행정부가 대법원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에 따라 글로벌 10% 관세 부과 포고령을 발표한 만큼 산업부는 미국의 후속 조치를 지속해 파악하면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우선 산업부는 한미 관세 합의 이행과 관련해 그간 미국 측과 긴밀히 진행해 온 우호적 협의를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한국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을 이유로 한국에 대한 관세를 무역 합의 이전인 25%로 다시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직 미국의 관보 게재 등 실제 관세 인상을 위한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만큼 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유예하기 위한 대미 투자 속도전에 나선 상태다. 또한 오는 23일에는 김정관 장관 주재로 국내 업종별 영향 점검 및 대응 전략 논의를 위한 민·관 합동 대책 회의도 개최한다. 상호관세 환급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번 판결에서 명확한 언급이 나오지 않은 만큼 미국 측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경제단체·협회 등과 협업해 우리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지원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김 장관은 “이번 판결로 대미 수출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졌으나 한미 관세 합의를 통해 확보된 대미 수출 여건은 큰 틀에서 유지될 것"이라며 “정부는 이번 판결 내용과 미 행정부의 후속 조치, 그리고 주요국 동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국익에 가장 부합한 방향으로 총력 대응하고, 우리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韓 원화 환율,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상승분 반납…1446.60원 마감

미국 달러화 대비 한국 원화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이라고 판단하자, 미국의 재정적자 우려가 부각되며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 21일(한국시간) 새벽 2시 원/달러 환율은 전장 서울환시 종가 대비 1.10원 오른 1446.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장 주간 거래(9시~오후 3시 반) 종가와 같다. 뉴욕장에 1449원 안팎으로 진입한 달러-원 환율은 미국의 상호관세가 위법 판결을 받으면서 하방 압력을 받았다. 연방 대법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각국에 이른바 상호관세를 부과한 것이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대법관 9명 가운데 6명이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결로 미국이 그간 징수한 관세를 환급해야 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재정 부담 우려가 커졌고, 달러는 약세 압력을 받았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장중 97.587까지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도 이와 맞물려 한때 1444.50원까지 굴러떨어졌다. 네드그룹 인베스트먼츠의 롭 버뎃 멀티 매니저 총괄은 “달러는 관세 환급으로 재정적자가 확대되고,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연방준비제도의) 제약적 정책 압력이 약화할 경우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전 2시 19분께 엔/달러 환율은 155.164엔, 달러/유로 환율은 1.17706달러에 거래됐다.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6.9002위안에서 움직였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31.82원을 나타냈고, 원/위안 환율은 209.30원에 거래됐다. 이날 전체로 달러-원 환율 장중 고점은 1451.60원, 저점은 1444.20원으로, 변동 폭은 7.40원을 기록했다. 야간 거래까지 총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198억8천200만달러로 집계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주유소 기름값 11주 만에 반등…다음 주도 오르나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11주 만에 반등했다. 2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월 셋째 주(15∼19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보다 L당 2.0원 오른 1688.3원이었다. 지역별로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은 전주보다 2.3원 상승한 1750.2원, 가격이 가장 낮은 대구는 3.0원 오른 1649.1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상표별 가격은 SK에너지 주유소가 평균 1696.5원으로 가장 높았고, 알뜰주유소가 1662.1원으로 가장 낮았다.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4.6원 상승한 1587.6원을 기록했다. 이번 주 국제유가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부분 폐쇄와 미국의 이란 협상 기한 제시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으로 상승했으나,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지속이 상승 폭을 제한했다. 수입 원유 가격 기준인 두바이유는 지난주보다 0.8달러 오른 68.6달러였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0.8달러 하락한 73.9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는 0.7달러 오른 89.4달러로 집계됐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가량 차이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청와대, ‘美관세 위법판결’ 관계부처회의 소집

청와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를 무효로 한 연방대법원 판결에 대해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소집했다. 청와대는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주말인 21일 오후 2시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합동 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앞선 오전 10시에는 산업부 차원의 긴급회의도 열렸다. 미 연방대법원은 20일(현지시간)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 관세 부과 권한을 주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는 미 연방대법원 판결 내용과 미국 정부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방향으로 (대응 방안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기획]경주시, 어업지도선 운영 방식 도마 위…‘현장 대응 체감 낮다’(중)

'같은 위반, 다른 처분'…기준 없는 단속의 민낯 계도는 그때그때, 처분은 제각각 선택적 단속 논란…신뢰 잃은 지도 행정 ​ 어업지도선은 단속선 이전에 '기준을 설명하는 행정'이어야 한다. 그러나 경주시 연안 어업 현장에서는 단속 기준의 불명확성과 처분의 일관성 부족을 둘러싼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본지는 2회차에서 어업지도선 단속·계도 기준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과, 그로 인해 흔들리는 행정 신뢰의 실태를 짚는다. 글싣는순서 상:출동 공백·운항 실태 논란 중:단속·계도 기준 불명확과 형평성 논란 하:인력·전문성 부족, 제도 개선 필요성 ​ ◇같은 조업인데 판단 달라 느껴져…현장 '기준 설명 필요' 지적 경주=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같은 바다에서 비슷하게 조업을 하는데 결과는 다르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경북 경주시 연안 어업 현장에서 어업지도선 운영을 둘러싼 논의가 단순한 출동 여부를 넘어 단속 기준에 대한 현장 체감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어민들은 단속 과정에서 적용 기준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 혼란을 겪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장 체감 '같은 상황인데 결과 달라' 감포·양남 일대 어민들에 따르면 어구 설치 범위와 조업 구역 준수 여부, 조업 시간 관리 등을 둘러싸고 지도선 대응이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졌다는 사례가 현장에서 거론되고 있다. 유사한 사안으로 인식했던 문제가 어떤 경우에는 현장 계도로 마무리됐고, 다른 경우에는 행정처분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한 어민은“어떤 기준이 적용되는지 현장에서 명확히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며“기준이 충분히 안내된다면 불필요한 오해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인식이 실제 단속 기준 차이에서 비롯된 것인지, 위반 정도나 당시 조업 상황 등 개별 여건에 따른 판단 차이인지는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특정 해역 집중 단속 인식…설명 부족이 논란 키워 일부 어민들 사이에서는 특정 해역을 중심으로 단속이 집중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행정당국은 민원 발생 지역이나 분쟁 우려 해역을 중심으로 관리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사전 안내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현장에서는 형평성 문제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수산행정 분야 관계자는“단속의 실제 목적과 별개로 기준이 충분히 공유되지 않으면 선택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며“사전 설명과 정보 제공이 행정 신뢰도를 좌우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규정 변경 안내 부족 지적…'사후 단속' 식 형성 어업 관련 규정은 어종 보호 정책이나 계절적 요인 등에 따라 일부 조정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러한 변경 사항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역 한 어촌계 관계자는“규정 변동 내용을 단속 과정에서 처음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며“사전 안내가 강화되면 예방 중심 행정으로 인식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어업지도선이 분쟁 예방보다는 사후 단속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인식이 일부 현장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경주시 '선택적 단속 사실 아냐…사전 안내 강화' 경주시는 선택적 단속이라는 일부 인식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주시 관계자는“어업지도선 단속은 민원 발생 여부와 불법어업 우려 지역, 조업 성수기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운영되고 있다"며“특정 지역이나 어업인을 대상으로 한 단속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현장에서 단속 기준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는 만큼 사전 안내와 설명 절차를 강화하고 지도선 운영 기준을 보다 명확히 정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경기도 극저신용대출 2.0 1차 신청자 29%, “고금리·불법사금융 경험 있다”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경기도가 금융취약계층의 마지막 안전망 역할로 추진한 '경기 극저신용대출 2.0' 1차 신청자 29%가 고금리·불법사금융 이용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는 지난 11일 마감한 '경기 극저신용대출 2.0' 신청자 2195명을 분석한 결과 신청자의 74%(1,627명)가 대출 용도를 '생활비'라고 밝히는 등 금융취약계층의 생계유지와 채무 부담 해소를 위해 금융 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생활비 마련 외에 두 번째 많은 신청 목적으로는 11%(245명)가 기존 채무 상환을 꼽았으며 도는 다수 신청자가 일상적인 생계유지와 채무 부담 해소를 위해 긴급 자금이 필요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예상 상환기간은 '1년 이상 5년 이내'가 62%(1,355명)에 육박하는 등 신청자 다수가 일정 기간 내 상환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34%(742명)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30대 27%(604명), 50대 21%(468명) 순으로 나타났으며 기초생활수급자·한부모·차상위계층 등 법정 취약계층 비율은 14.5%(319명)로 집계됐다. 가구원 수는 3인 가구가 25%(538명)로 가장 많았으며 1인 가구와 4인 가구가 뒤를 이었으며 거주 지역은 수원시 8.6%(189명), 고양시 7.4%(167명), 화성시 7.1%(155명) 순으로 나타나 인구가 많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신청이 집중됐다. '경기 극저신용대출 2.0'은 19세 이상 신용평점 하위 10%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최대 200만원 한도의 소액 대출을 지원한다. 도는 올해 사업을 2.0으로 개선하면서 상환 기간을 기존 5년에서 최장 10년으로 확대해 상환 부담을 완화하고 대출 실행 전 상담을 의무화하고, 금융‧고용‧복지 연계를 통한 사전‧사후 통합 관리 체계를 도입했다. 지난 11일 상반기 첫 신청자 모집 결과 접수 시작 30분 만에 조기 마감했다. 신청자는 경기도 서민금융복지지원센터를 통해 '선(先) 상담'을 의무적으로 거친 후 재무진단과 컨설팅을 받게 된다. 이후 수행기관 대출심사를 통해 최종 적격 여부가 결정되면 대출 약정이 진행되며 대출금은 심사 결과에 따라 50만원에서 최대 200만원까지 지급된다. 김진효 경기도 복지정책과장은 “개인의 의지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금융취약 상황에 놓인 도민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금융·고용·복지를 연계한 통합 지원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라며 “아울러 사업 취지를 고려해 불법사금융 피해자 등 긴급성과 취약성이 높은 도민에 대해 일정 부분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1차 접수를 놓친 도민들은 5월 예정된 2차 접수를 이용하면 된다. 2차 접수 역시 경기도에 1년 이상 계속 거주 중인 19세 이상 도민 중 신용평점 하위 10%를 대상으로 '경기민원24' 온라인 신청을 통해 진행된다. 한편 도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28개 경기도 공공·유관기관 직원 178명을 채용하는 2026년 제1회 통합채용시험을 시행한다. 도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제1회 경기도 공공기관 직원 통합채용시험 시행계획'을 경기도 누리집(gg.go.kr)과 각 기관 누리집에 이날 공고했다. 기관별 채용인원은 △경기주택도시공사 50명 △경기평택항만공사 3명 △경기관광공사 3명 △경기교통공사 2명 △경기연구원 1명 △경기신용보증재단 13명 △경기문화재단 4명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3명 △경기테크노파크 4명 △한국도자재단 2명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1명 △경기도미래세대재단 6명 △경기아트센터 16명 △경기대진테크노파크 2명 △경기도농수산진흥원 3명 △경기도의료원 5명 △경기복지재단 2명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4명 △경기도일자리재단 5명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4명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8명 △경기도사회서비스원 4명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6명 △경기도사회적경제원 2명 △킨텍스 10명 △코리아경기도주식회사 2명 △경기도체육회 6명 △경기도장애인체육회 7명이다. 도 공공기관 통합채용시험은 채용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응시 기회를 폭넓게 보장하기 위해 2015년부터 도입해 시행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필기시험은 오는 4월 4일에 시행될 예정이다. 원서접수기간은 내달 9일부터 13일까지이며 응시자는 같은달 초에 개설되는 원서접수 전용 누리집(추후 경기도 누리집에서 주소 별도 안내)에 접속 후 응시를 희망하는 기관을 선택해 접수를 진행하면 된다. 이문환 경기도 공공기관담당관은 “도민이 체감하는 정책, '내 생활의 플러스, 경기' 추진의 핵심 역할을 담당할 도 공공기관에 유능한 인재가 많이 지원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기획]경주시, 어업지도선 운영 방식 도마 위…‘현장 대응 체감 낮다’(상)

“출동 요청은 많은데, 바다에선 보이지 않는다" 항구에 묶인 지도선, 연안 어업은 무방비 민원은 늘고 갈등은 커지는데…현장을 비운 행정 ​ ​어업지도선은 연안 어업질서를 지키는 최일선 행정 수단이다. 그러나 경주시 연안에서는 지도선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본지는 경주시 어업지도선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현장 어민들의 목소리를 통해 문제의 본질을 짚는다. 이번 기획취재는 총 3회에 걸쳐 어업지도선의 운항 실태, 단속 기준의 공정성, 구조적 개선 과제를 차례로 보도한다. 글싣는순서 상:출동 공백·운항 실태 논란 중:단속·계도 기준 불명확과 형평성 논란 하:인력·전문성 부족, 제도 개선 필요성 ◇어민들 '현장 체감 낮다' 의견 제기 경주=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지도선이 운영되는 것은 알지만 실제 조업 현장에서 자주 접하기는 어렵습니다." 경북 경주시 감포·양남 연안 일부 어민들 사이에서 어업지도선 운영 방식에 대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어업지도선은 불법어업 예방과 조업 질서 유지를 위해 운영되는 행정 장비로, 연안 분쟁 관리 기능도 함께 수행한다. 다만 어민들은 분쟁이 잦은 시기에 현장 대응 체감도가 기대보다 낮다는 점을 개선 과제로 꼽고 있다. ◇성수기 갈등 반복…'초기 중재 강화 필요' 어업 성수기인 봄·가을철에는 조업 구역 문제와 어구 훼손 등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감포 지역 한 어촌계 관계자는“분쟁 발생 이후 대응이 이뤄지는 경우가 있어 사전 중재 기능이 강화되면 갈등 예방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어민들은 야간이나 주말 상황에서 대응 체감이 낮았던 경험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이는 개인별 체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제기된다. ◇운영 정보 접근성 개선 요구 어민들이 제시하는 또 다른 의견은 지도선 운영 정보 공개 수준이다. 운항 횟수나 순찰 해역, 출동 기준 등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으로 공유되다 보니 현장 인식과 행정 운영 간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양남 연안에서 조업하는 한 어민은“순찰이 이뤄진다고 들었지만 실제 조업 시간대와 맞물리는지는 잘 알기 어렵다"며 정보 공유 확대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장 인식 격차가 행정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전문가 '지도선 기능은 예방 중심' 수산행정 분야에서는 어업지도선의 주요 역할을 단속보다는 사전 지도와 갈등 조정 기능으로 본다. 한 수산행정 전문가는“현장 순찰은 불법행위 적발뿐 아니라 예방 효과가 크다"며“현장 가시성이 높아질수록 분쟁 감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주시 '운영 방식 점검 및 소통 확대' 경주시 해양수산과는 운영 개선 필요성에 대해 점검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주시 관계자는“어업지도선의 역할이 단속에만 국한되지 않도록 사전 지도와 분쟁 예방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며“어민들과의 소통을 확대해 현장 의견을 운영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운항 방식과 인력 운영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재벌승계지도] ‘정의선 체제 완성’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달렸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아직 주력 계열사 주식을 거의 확보하지 않은 상태다. 그룹 전반을 이끌며 경영 성과를 인정받고 있지만 지분 승계는 좀처럼 로드맵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정의선 체제'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대규모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대기업 중 거의 유일하게 순환출자 고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후에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을 효율적으로 증여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남매간 분쟁이 일어날 여지도 있다.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주가가 최근 급등했다는 점은 변수다. 지배구조 정점인 현대차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는 데 더 많은 금액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관전 포인트는 정의선 회장 지분율이 높은 기업들의 경영 성과다. 현대글로비스, 현대엔지니어링, 보스턴다이내믹스 등은 정의선 회장의 '실탄' 마련처다. 주식을 처분하는 방법이 일반적이지만 이들 회사 중 한 곳이 핵심 계열사와 합병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대차그룹 순환출자는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게 가장 크고 중요한 고리다. 현대차 최대주주는 현대모비스(지분율 22.36%)다.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각각 5.57%, 2.73%의 주식을 들고 있다. 국민연금공단(7.31%)을 제외하면 1% 이상 지분을 확보한 곳이 없는 상태다. 현대모비스와 총수 일가 등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은 30.67%다. 현대차는 또 기아 지분 35.17%를 지니고 있다. 기아 주주 중에는 정의선 회장(1.81%) 등을 포함하면 36.99%가 우호 세력이다. 마찬가지로 국민연금공단(6.77%) 외 주요 주주가 없다. 현대모비스 최대주주는 기아(18.15)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는 이렇게 완성된다. 정몽구 명예회장(7.47%)은 의미 있는 수준 지분을 확보했지만 정의선 회장은 보통주 30만3759주(0.33%)만 소유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8.83%)과 단순 투자자인 미래에셋자산운용(5.33%) 지분율도 높은 편이다. 자사주는 1.71%가 있는데 전량 소각이 예정돼 있다. 회사가 자사주를 신규 매입해 소각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어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소폭 높아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통상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현대모비스가 있다고 본다. 현대모비스를 장악하면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서다. 현대차를 통해 기아에도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 13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현대차가 100조1700억원, 기아가 64조원 수준이다. 현대제철의 영향력도 무시하기 힘들다. 앞선 순환출자 고리 중간에 엮여서 총수 일가 지배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현대제철 주요 주주는 기아(17.27%), 정몽구 명예회장(11.81%), 현대차(6.87%) 등이다. 대신 현대제철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6.07%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주요 계열사와 총수 일가가 현대모비스 주식 32.7%를 보유하게 된다. 다른 계열사들은 대부분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가 지분을 나눠 가지는 구조다. 현대건설 주식은 현대차(20.95), 현대모비스(8.73%), 기아(5.24%) 등이 34.92%를 보유 중이다. 국민연금공단 지분율은 11.08%다. 현대로템은 현대차(33.77%)와 국민연금공단(8.08%)이 주요 주주다. 현대차증권은 현대차(22.17%), 현대모비스(1.37%), 기아(3.95%)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39.88%다. 현대위아 주식은 현대차(25.35%), 기아(13.44%), 정의선 회장(1.95%) 등이 40.74% 가지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지분율은 9.36%다. 그룹 광고 계열사인 이노션 최대주주는 정의선 회장의 큰누나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17.7%)이다. 정의선 회장도 지분 2%를 들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오토에버는 정의선 회장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현대오토에버 주식은 현대차(31.59%), 현대모비스(20.13%), 기아(16.24%)가 나눠 가지고 있다. 정의선 회장(7.33%)을 합하면 특수관계인 지배력이 75.29%나 된다. 개인 주식을 전량 매도해도 지배력에 영향이 없다는 뜻이다. 현대오토에버의 시총은 13일 종가 기준 11조9706억원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회장 지분율이 20%로 높은 편이다. 현대차(4.88%), 현대차정몽구재단(4.46%) 등 특수관계인을 합산하면 29.36%다. 윌헬름센(11%)과 칼라일(10%) 등 외국계 자본도 현대글로비스에 들어와 있다. 윌헬름센은 노르웨이계 해운사다. 회사가 세워질 당시부터 기술 제휴 등을 이어와 파트너로 분류된다. 칼라일도 우군으로 꼽힌다. 이들은 2022년 정의선 회장(3.29%)과 정몽구 명예회장(6.71%) 주식을 블록딜로 넘겨받았다.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총수 일가 지분이 20%를 넘으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게 된 데 따른 것이다. 비상장사 중 눈에 띄는 곳은 보스턴다이내믹스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지분 56.5%를 가지고 있는데 정의선 회장 영향력도 21.9%로 막강하다. 이밖에 현대글로비스(11.25%)와 소프트뱅크(9.5%)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중요하다. 현대건설(38.62%), 현대글로비스(11.67%) 등이 주요 주주인데 정의선 회장(11.72%)과 정몽구 명예회장(4.68%) 등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다. 이밖에 현대모비스(9.35%)와 기아(9.35%)도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대기업 중 유일하게 아직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다. 순환출자 구조는 현대 자본주의에서는 '구시대 유물' 취급을 받는다. 주로 국내 대기업들이 과거 적은 자본으로 그룹 전체의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활용했던 방식이다. 총수 일가 입장에서는 적은 돈으로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자본 착시'를 일으켜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왜곡한다는 부작용이 있다. 고리 하나가 끊어지면 다른 계열사까지 줄줄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부실 위험도 있다. 주주의 목소리가 지분율 만큼 반영되기 어렵고 경영진을 견제할 수단이 부족하다는 것 역시 단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 체제가 제대로 구축되기 이전부터 수차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현대차그룹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향후 개별 기업 주가를 전망하기도 했다. 특히 2010년대 후반 관련 논의가 활발했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재벌 저격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공개적으로 경고장을 날렸기 때문이다. 김 전 위원장은 당시 “자발적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라"며 현대차그룹을 저격했다. 다만 아직까지도 뾰족한 해법은 찾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계열사 간 지분 구조가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점이다. 현대모비스 중심으로 이어진 주력사 외에도 정몽구 명예회장 지분율이 높은 현대제철 등이 또 다른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한 탓에 지주사 체제 등을 선택하기 어려웠다. 지주회사가 되려면 현행법상 상장사 지분 30%, 비상장사 지분 50% 이상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총수 일가의 고민거리는 정의선 회장의 주력 회사 주식을 거의 모으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는 0.33%,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2.73%, 1.81%만 들고 있다. 정의선 회장 입장에서 보면 그룹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면서 동시에 지배회사 지분율까지 높이는 '고차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일정 수준 '꼼수'를 부릴 가능성은 원천 차단된 상태다. 공정거래법이 계속 강화되고 상법 개정 이슈까지 맞물려 있어서다. 결국 정의선 회장이 현금을 대거 마련해 순환출자 고리를 직접 끊는 '정공법'을 선택할 확률이 가장 높은 환경이다. 재계와 자본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결국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할 것으로 예상한다. 기아에서 현대모비스로 넘어오는 고리만 끊어내면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로 이어지는 '정상적인' 모양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총수 일가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집해 그룹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문제는 세부적인 시행 방법이 수백 가지에 달한다는 점이다. 현대차 시총이 100조원을 넘긴 와중에 현대모비스 몸값은 40조원 선도 넘지 못했다는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 기아가 지닌 현대모비스 지분을 처분하는 작업은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힌트는 있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2018년 시도했던 개편안을 보면 총수 일가가 어느 정도로 결단을 내릴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대차그룹은 당시 현대모비스를 둘로 쪼개 투자회사를 지배구조 최정점에 두려 했다. 투자회사는 지주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사업회사는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게 골자다. 정의선 회장 지분율이 높은 현대글로비스의 덩치를 확 키워 순환출자 고리에 엮인 회사들 지분을 모두 사겠다는 전략이었다. 총수 일가가 존속 현대모비스를 지배하면 그 아래로 현대차, 기아, 현대글로비스+분할 현대모비스가 따라오는 구조다. 다만 해당 안은 시장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해 3월 개편안을 내놓고 5월 각사 임시주주총회를 열려 했지만 한 달도 안돼 주총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분할 현대모비스와 합병하는 현대글로비스 가치를 너무 높게 평가했다는 이유였다. 시장에서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현대차그룹이 해당 안을 다시 들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가장 확실하게 순환출자 고리를 끊으면서 정의선 회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주주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합병 비율만 조정해 다시 임시주총을 열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최근 분위기는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기치로 코스피가 5000선을 돌파한 가운데 ESG 경영에 대한 시장과 주주들의 눈높이가 훨씬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상황에서 첫 번째 관전포인트는 현대모비스를 분할할지 여부다. 현대모비스를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 분할하면 총수 일가 입장에서 운신의 폭이 상당히 넓어지게 된다. 현대차·기아도 마찬가지로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를 분할해 3사의 투자회사만 합병하는 방법은 10여년 전부터 거론된 시나리오다. 사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3사 중 두 곳 가량이 합병하는 것은 '황금비율'만 만든다면 추진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현대차와 기아를 합병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지주사를 만드는 선택지도 버리기는 힘들다. 투자회사를 분할·합병할 경우 오히려 지주사를 선택하는 게 계열사 정리에 유리할 수 있다. 자본시장에서는 기대하지 않는 안이다. 현행법상 일반지주회사로 전환하면 금융계열사를 직접 보유할 수 없다. 중간에 금융지주회사를 따로 설립해야 하는데 이는 또 다른 자금 부담을 발생시키는 요소다. 현대차그룹 내에는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커머셜, 현대차증권 등 금융 계열사들이 있다. 결국 가장 유력한 안은 점진적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나가는 방법이라는 게 중론이다. '빅뱅' 식으로 한 번에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대신 천천히 밑그림을 그려나간다는 뜻이다. 업황 등을 감안해 신사업 분야를 분리하는 동시에 현대모비스를 향해 있는 출자 고리들을 천천히 정리해나가며 구조를 단순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관건은 돈이다. 기업이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는 데는 꽤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은 규모가 큰 대기업인데다 '동일인'인 정의선 회장의 계열사 지분 가치가 너무 낮다는 문제가 있다. 여기서 주목받는 기업이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현대글로비스다. 비상장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재 정확한 몸값을 추산하기 힘든 상황이다. 'CES 2026' 등 무대에서 로보틱스 관련 미래 사업성을 인정받고 있어 10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다소 급진적인 전망도 나온다. KB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은 올해 초 보스턴다이내믹스 가치를 128조~146조원가량으로 추산했다. 정의선 회장이 지닌 지분 21.9%를 모두 처분할 경우 20조원 안팎 '실탄'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도 할 수 있다. 단순 계산하면 현재 현대차 지분 20% 이상을 단번에 확보할 수 있는 금액이다. 시총 20조원 규모 현대글로비스는 일찍부터 정의선 회장의 재원 마련 역할을 할 것으로 시선을 모았던 회사다. 2018년 내놓은 개편안처럼 다른 회사와 합병 등을 통해 몸집을 더 키울 가능성도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본업 외에도 중고차, 보스턴다이내믹스 투자 등 미래 성장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비상장사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 증시 상장 또는 현대건설과 합병 등 설이 거론된다. 7조~15조원 가량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데 정의선 회장이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 조 단위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시총 12조원에 육박하는 현대오토에버 역시 정의선 회장이 지분 전량(7.33%)을 처분할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또 다른 대형 변수는 '총수 일가'와 '정의선 회장'이 동의어가 아니라는 점이다. 경영 측면에서는 정의선 회장 체제가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이에 반해 지분이 너무 없다. 현재 정몽구 명예회장이 그룹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지분 증여 방식에 따라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정의선 회장 외 세 명의 딸을 두고 있다. 첫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은 현대차그룹 광고·마케팅 계열사를 담당하고 있다. 둘째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은 금융 계열사를 맡고 있다. 정명이 사장의 남편은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대표이사인 정태영 부회장이다. 셋째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고문은 외식·리조트 라인에 관여하고 있다. 당장 분쟁 가능성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일단 현대차그룹 '정의선 체제'가 너무 단단하다. 정의선 회장은 일찍부터 다양한 방면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아온 인물이다. 기아(당시 기아차)가 적자에 시달리던 시절 '디자인 경영'을 통해 회사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냈다. 수석부회장 취임 이후에는 제네시스 론칭을 진두지휘해 현대차그룹 수익성 개선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동화 전환, 로보틱스 역량 강화,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및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작업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문제는 정몽구 명예회장 지분을 가족들이 법적 상속 비율로 증여 또는 상속받을 경우다. 외국계 투자은행에서는 한때 현대차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금융 계열사를 분리시킬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금산분리를 이유 삼아 정태영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에서 떨어져나갈 수 있다는 의미다. 뜬구름 잡는 소리는 아니다. 현대차그룹 내 금융사는 크게 세 축으로 구성됐다.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이다. 할부, 리스 등 자동차 판매 금융 중심의 네트워크를 지닌 기업들이다. 이들은 그룹 순환출자 고리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제조사들이 금융사를 지배하는 형식으로 돼있다. 주주 구성을 보면 현대캐피탈의 경우 현대차(59.72%)와 기아(40.13%)가 대부분을 차지해 간단하다. 현대카드는 현대차(36.96%), 기아(6.48%)에 더해 현대커머셜(34.62%)이 주요 주주로 있다. 현대커머셜은 현대차(38.27%), 정명이 사장(25.67%), 정태영 부회장(12.75%) 등을 지녔다. 나머지 23% 안팎은 소액주주들 몫이다. 가장 중요한 금융 계열사라고 할 수 있는 현대커머셜에 정명이 사장 부부 지분율(38.42%)이 현대차보다 높은 셈이다. 정명이 사장이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을 받으면 이를 처분해 금융 계열사를 독립시킬 수 있는 상황이다. 외부 시선에서 봤을 때 가족간 합의 역시 어렵지 않아 보인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결국 '쩐의 전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소장은 “단기간에 순환출자를 확 끊어내기는 쉽지 않고 답이 어디에서 나오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가 합병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 정도로 시장 및 전문가들도 앞날을 예측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순환출자는 끊어야 하는데 당장 충분한 돈이 없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시간은 정의선 회장 편은 아니라고 본다. 일단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 분위기를 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초기업노조 급성장에 삼성전자 노사 임단협 ‘안갯속’

삼성전자 노사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공회전하고 있다. 3개 노조를 대표하기 위해 복수단체가 꾸린 공동교섭단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내부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양상을 빚고 있다. 핵심 쟁점인 성과급 산정 방식을 두고 노사간 견해 차이도 큰 상태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는 19일 '임금교섭 정상화를 위한 공동교섭단 재구성 요청' 공문을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에 각각 발송했다. 삼성전자는 특정노조가 전체 직원의 과반을 넘지 못하는 상황 탓에 노조들이 힘을 합쳐 공동교섭단을 꾸려 회사와 협상한다. 초기업노조는 공문에서 “실질적 교섭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며, 현재 공동교섭단 구조는 조합원 규모에 비례한 대표성과 책임이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섭력 확보 및 쟁의까지 고려 시 조직 규모에 비례한 합리적인 재조정이 필요하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형식적 유지가 아니라 실질적 교섭력을 갖춘 구조 재정비"라고 강조했다. 초기업노조는 이날 회사에도 '임금교섭 관련 부당노동행위 의혹 제기 및 경영진 공식 입장 요청' 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기네스 보상안'이 노조 교섭력을 약화시키거나 조직을 분열시키기 위해 경영진 차원에서 기획된 것 아니냐고 지적하며 사측 공식 입장을 물었다. 기네스 보상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 성과급 지급액을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한 기존 보상 체계의 개편안이다. 업계는 초기업노조의 이같은 행보가 올해 임단협에서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한 물밑작업이라고 본다. 삼성전자 노사 임단협 협상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초기업노조가 지난 13일 교섭 중단을 선언하면서다. 다만 이는 공동교섭단의 일치된 입장이 아니다. 전삼노와 동행 등 나머지 노조는 대화를 지속하고 있다. 전삼노는 초기업노조의 교섭 중단에 대해 “목표와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결렬 시기라는 공동교섭단의 중대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탈이 발생한 것은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전삼노는 교섭대표노조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흔들림 없이 성과급 투명화와 상한폐지를 위한 교섭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초기업노조가 이날 공동교섭단 재구성을 요청했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사실상 '노-노 기싸움'에 노사 대화가 멈췄다는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처음 노조가 설립됐으나 그동안 복수 노조 체제로 단일 과반 노조는 없었다. 원래 가장 큰 목소리를 냈던 노조는 전삼노였다. 창사 이래 첫 파업 등을 주도한 곳도 전삼노다. 최근에는 성과급 불만과 전삼노 내부 논란 등이 발생하며 초기업노조로 조합원들이 대거 몰렸다. 19일 현재 전삼노 조합원 수는 2만1707명이다. 초기업노조는 18일 기준 6만5802명으로 집계됐다. 초기업노조는 과반노조 기준선을 6만2500명으로 주장하며 '근로자 대표지위' 확보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업계는 초기업노조가 '노-노 기싸움'에서 이기면 더욱 강경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조직이 다른 노조와 비교해 원래 강성 성향을 보여온 데다 성과급 관련 불만이 많은 직원들이 모여 사측에 반감을 계속 공유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초기업노조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삼성전자 vs 하이닉스 임금·복리후생 비교 확인하기'라는 제목의 비공개 글이 게시돼 있다. 노조 공동교섭단은 이미 협상 결렬 시 쟁의행위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르면 다음달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파업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사측 입장도 난감하다. 공동교섭단은 연봉의 50%인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초과이익성과급(OPI) 책정 방식을 지표경제적부가가치(EVA) 대신 영업이익의 20%로 바꾸자고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의 성과급 제안은 사실상 수용 불가능한 것이라는 게 재계 중론이다. 대화 상대가 공동교섭단에서 초기업노조로 바뀌면 반도체 등 주요 사업장에서 '줄파업'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사측은 현행 성과급 배분체계를 투명하게 손보자고 제안하고 있다. 지금은 영업이익에서 세금과 주주배당 및 채권이자, 설비투자 등을 빼고 남는 몫을 성과급으로 배분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을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노조의 요구대로라면 직원 성과급으로만 20조원 이상을 쓸 수도 있다는 뜻이다. 1인당 성과급만 1억5300만원가량에 이르는 셈이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직원 1인당 연간 평균 보수는 지난해 1억6000만원에 근접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등기임원을 제외한 미등기임원과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만 합산한 수치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삼성전자의 매출액 대비 직원 인건비 비중은 최근 1년 새 0.5%포인트 이상 상승해 10%에 근접했다. 2015년(8.8%)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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