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춤은 못 춰도 손은 흔들어요”…K-디스플레이 달군 로봇

22일 서울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디스플레이 전문 전시회 'K-Display 2026(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의 산업현장 안전관리 솔루션 기업 '미스릴' 전시장. 몸통에 로고를 단 로봇개 '유니트리 지오2'가 가상의 산업현장을 순찰하고 있었다. 로봇은 입 부분 센서로 배관에서 새어나오는 가스 누출 소리를 감지하고, 머리에 탑재된 카메라로 화재 여부를 확인했다. 이상 징후를 포착하자 로봇은 다리 한쪽을 들어 화재현장을 두 번 가리키며 “화재가 발생했습니다"라고 알렸다. 처음엔 “귀엽다"며 웃던 관람객들도 로봇이 사람 대신 위험 업무를 수행하는 장면을 보고서는 “사람보다 낫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미스릴을 찾은 현대제철 관계자는 “로봇은 24시간 쉬지 않고 순찰하며 새벽 시간대 화재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다"며 “앞으로 산업현장 곳곳에 무인 안전관리 로봇이 확대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25회째를 맞은 K-Display 2026에는 디스플레이 전문 전시회임에도 로봇이 전시장 곳곳에 등장했다. 안전관리 로봇개부터 로봇 두뇌 플랫폼, 소방로봇까지 다양한 로봇이 전시됐다. 로봇이 산업현장의 새로운 파트너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기업들이 로봇 시장에 잇달아 뛰어드는 배경에는 가파른 성장 전망이 자리 잡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5월 보고서에서 오는 2035년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 전망치를 기존 60억달러에서 380억달러(56조원)로 6배 이상 상향 조정했다. 로봇 완제품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앞서가고 있지만, 로봇의 '얼굴'이자 핵심 인터페이스인 디스플레이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로봇 눈·표정을 구현하는 OLED 시장에서 한국의 강세가 뚜렷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매출 기준 세계 OLED 시장에서 68.3%를 차지해 중국(31.3%)을 두 배 이상 앞섰다. ◇ 삼표부터 현대제철까지…새벽 공장 지키는 로봇개 2023년 설립된 미스릴은 삼표그룹을 첫 레퍼런스로 확보한 뒤 사고율이 크게 줄면서 시멘트협회를 통해 업계 전반으로 도입이 확산됐다. 현재 삼표시멘트·성신양회·한일·쌍용·아주산업 등 시멘트업계와 SPC·현대제철·조선소·건설 현장 등으로 고객사를 넓혔다. 투입된 로봇은 유지 시간 3~4시간, 배터리 포함 무게 15kg에 최대 10~12kg을 탑재할 수 있다. 미스릴 유지환 부사장은 “기존에는 관제실에서 사람이 수십, 수백 대의 CCTV를 24시간 눈으로 확인해야 해서 피로도가 높고 새벽 시간대 빈틈이 생겼지만, AI 기반 로봇 순찰을 통해 이 페인 포인트를 완벽히 해결했다"고 말했다. ◇ “제 이름은 맥퀸입니다"…달려와 인사하는 로봇 로봇 자체가 아니라 두뇌를 만드는 업체도 있었다. 인티그리트 부스에서는 초등학생 정도 키에 작은 얼굴을 가진 휴머노이드 '맥퀸'이 참가자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했다. “너 이름이 뭐야?"라고 묻자 “제 이름은 맥퀸입니다"라고 답했고, “춤출 수 있어?"라는 질문에는 “춤은 출 수 없지만 간단한 동작은 몇 가지 할 수 있다"며 손을 흔들었다. 인천국제공항 안내로봇 '플래티'도 함께 시연됐는데, “면세점이 어디야?"라는 질문에 “앞으로 500m 직진하시면 됩니다"라고 답했다. 맥퀸에 탑재된 에어패스 V4 맥퀸(AirPath V4 McQueen)은 초소형·경량화된 엣지 AI 플랫폼이다. 비전·언어·행동을 아우르는 VLA 모델과 한국어 특화 거대언어모델(LLM)의 실시간 추론을 하나의 온디바이스 스택으로 통합 실행한다. 다양한 로봇 하드웨어에 표준화된 두뇌를 이식해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 현장에서 가스 유출 점검에 쓰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개 '스팟'에도 이 회사의 AI 추론 기술이 적용됐다. 인티그리트 관계자는 “당사는 로봇 하드웨어를 직접 제작하는 대신, 기존 로봇 제조사의 몸체에 탑재되는 지능형 두뇌를 개발하는 기업"이라며 “로봇 자체만으로는 고차원적인 움직임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어 RFM(로봇 기초모델), VLA(비전·언어·행동 모델) 기반의 액션 제어 모듈을 공급한다"고 말했다. ◇ “로봇 얼굴은 우리 몫"…삼성·LG디스플레이 가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로봇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낙점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휴머노이드를 새로운 OLED 수요처로 주목하며 이번 전시에 가세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흰색 헤드와 검은색 디스플레이 조합의 휴머노이드 헤드를 미니 홈로봇과 함께 전면에 배치했다. 6.9형 OLED 휴머노이드용 디스플레이와 1.3형 원형 OLED가 적용된 'OLED 컴패니언 AI 토이'가 로봇의 다양한 감정 표현을 보여주며 시선을 끌었다. LG디스플레이도 휴머노이드용 'P(플라스틱)-OLED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처음 공개하며 17개의 휴머노이드 헤드를 부스 전면에 배치했다. 오토바이 헬멧 형태의 검은색 디스플레이는 무지개빛으로 'Hello'라는 문구를 띄우며 방문객을 맞았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현재는 디스플레이만 전시한 단계라 감정 표현만 구현할 수 있는데, 궁금함·하트 등 총 9가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며 “휴머노이드는 보통 검정 얼굴인데, 이런 감정 표현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면 훨씬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했다. P-OLED는 영하 30도부터 영상 85도까지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관계자는 “산업현장에서도 쓸 수 있도록 LED 수명이 길어 1만5000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양한 로봇이 산업현장에 도입되고 있지만 과제도 남아있다. 완전 자동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로봇이 능동적으로 순찰하고 불을 끄는 게 아니라, 기술력으로는 사람과 함께해야 시너지가 난다"고 말했다. 노창호 삼성디스플레이 AX연구센터장(부사장)은 기조연설에서 “실제 생산라인에는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적용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며 “현재로서는 휴머노이드가 좋은 해법은 아니며, 비용과 기능 면에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신은서 인턴기자

“BTS 제이홉은 빨랐다”…‘Z폴드8’ SNS에 삼성은 웃는다

삼성전자의 신제품 공개 행사(갤럭시 언팩)를 앞두고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제이홉의 SNS 게시물이 글로벌 IT 팬덤을 먼저 달궜다. 제이홉이 공개한 영상 속 폴더블 스마트폰이 삼성전자의 차세대 폴더블폰인 '갤럭시 Z 폴드8'으로 추정되면서 주요 해외 IT 전문매체들이 잇따라 이를 분석·보도하는 등 신제품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제이홉은 최근 월드투어 도중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폴더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공개된 기기는 짧고 넓어진 화면 비율과 후면 카메라 배치 등에서 삼성전자가 이날(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공개할 예정인 갤럭시 Z 폴드8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후 Android Authority, Notebookcheck 등 주요 해외 IT 전문매체들은 물론 글로벌 IT 커뮤니티에서도 해당 영상을 집중 조명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BTS와의 협업 경험을 바탕으로 신제품 공개를 앞둔 '프리(Pre)-언팩' 바이럴 전략의 일환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제이홉 측은 해당 기기가 실제 갤럭시 Z 폴드8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최근 기업 마케팅의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가한다. 과거처럼 TV 광고나 대규모 캠페인을 통해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유명인의 자연스러운 제품 사용 장면이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팬들이 이를 자발적으로 공유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방식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K팝 아티스트의 개인 SNS는 신제품 마케팅 채널 못지않은 파급력을 갖는다는 평가다. 이번 사례 역시 정식 언팩 이전부터 제품 디자인과 사양을 둘러싼 온라인 토론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삼성전자가 별도의 추가 광고비를 들이지 않고도 전 세계 소비자들의 관심을 선점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광고라는 인식이 강한 홍보물보다 스타가 일상에서 실제 사용하는 모습이 소비자에게 더 높은 친밀감과 신뢰를 준다"며 “최근 기업들은 공식 광고뿐 아니라 SNS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언드 미디어(Earned Media)' 효과를 중요한 마케팅 자산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LG디스플레이, 상반기 흑자 안착…“하반기도 OLED로 공략”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39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영업손실 826억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11조 1461억원으로 전년 동기(11조 6523억원) 대비 4% 줄었지만, 손익 구조는 1216억원 개선됐다. LG디스플레이는 22일 이 같은 내용의 올해 2분기 및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매출액은 5조6121억원으로 전분기(5조5340억원) 대비 1% 늘었으나, 영업손실 1077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영업이익 1467억원)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다만 지난해 2분기(영업손실 1160억원)와 비교하면 적자 폭은 축소됐다. 회사 측은 2분기 실적 악화 배경으로 계절적 비수기와 일회성 비용을 꼽았다. 통상 상반기는 완제품 제조사들이 하반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부품 재고를 조정하면서 디스플레이 수요가 둔화되는 시기인데, 여기에 인력 운영 효율화에 따른 일회성 비용까지 반영되면서 손익에 부담을 줬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상반기 전체로는 전년 대비 손익이 1216억원 개선되며 비수기·일회성 비용 영향을 최소화했다는 게 회사 측 평가다. OLED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고도화해온 성과가 가시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 전략으로 '1등 기술' 확보와 '기술 기반 원가 혁신 고도화'를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단순 비용 절감을 넘어 AX(AI전환) 중심 기술 혁신으로 개발·제조·생산 전 과정의 효율을 극대화해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업부문별로는 중소형 사업의 경우 차별적 경쟁우위 기술에 역량을 집중해 하이엔드 제품 중심 경쟁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기술·개발·양산체제를 활용해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대형 사업은 차별화 기술과 원가 경쟁력을 갖춘 제품 라인업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리더십을 강화한다. 특히 LCD에서 OLED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모니터 시장에 맞춰 게이밍 OLED 모니터 등 고부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에도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사업 본연의 수익성은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며 “하반기에도 원가혁신 고도화와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연간 실적 개선을 지속 추진함으로써 안정적 수익 구조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휴머노이드? 아직 아니다”…삼성디스플레이가 꼽은 AI 승부처

삼성디스플레이가 AI 전환(AX) 시대 디스플레이 경쟁력의 핵심 해법으로 '오픈(OPEN)' 비전을 제시했다. 폴더블 플랫폼 '몬트 플렉스'와 사생활 보호 기술 '플렉스 매직 픽셀', 생체 신호까지 읽어내는 '센서 OLED'를 앞세워 개인화·프라이버시·저전력이라는 온디바이스 AI 시대 3대 과제를 한 번에 풀어내겠다는 전략이다.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포럼'에서 노창호 삼성디스플레이 AX연구센터장(부사장)은 기조연설에서 이 같은 전략을 공개하며 “AI 시대 디스플레이는 더 이상 정보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과 지능형 기술 사이의 더 나은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부사장은 “사람이 받아들이는 정보의 약 80%가 시각을 통한 것"이라며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들은 결국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고 이해하고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디스플레이는 단순한 화면이 아니라 기술과 사람이 만나는 접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CRT에서 LCD, OLED로 이어진 디스플레이 진화 과정을 짚으며 “지금까지 대부분의 디스플레이는 '하나의 화면, 다수의 사용자'라는 공유형 경험을 전제로 설계돼 왔다"면서도 “AI 시대에는 모든 사용자가 각자 다른 경험을 기대하는 만큼 디스플레이도 더 개인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태블릿, AI AR 기기, 웨어러블에서 이미 이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 “몬트 플렉스로 폼팩터 최적화" 오픈 비전의 첫 번째 방향은 '최적화(Optimized)'다. 노 부사장은 “AI는 스마트폰부터 웨어러블·XR·모빌리티까지 다양한 기기로 확장되고 있다"며 “하나의 디스플레이가 모든 응용처에 맞을 수 없는 만큼 각 제품과 사용 환경에 맞춰 디스플레이가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구현할 기술로 차세대 폴더블 플랫폼 '몬트 플렉스(MONT Flex)'를 소개했다. 그는 “몬트(MONT)는 기계적 내구성(Mechanically durable), 접힘 부위가 평평한 광학·기계적 특성(Optomechanically flat), 좁은 베젤(Narrow bezel), 얇고 가벼운 두께(Thin and light) 등 네 가지 특징을 담고 있다"며 “단순한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차세대 AI 기기를 위한 유연한 플랫폼"이라고 했다. ◇ “플렉스 매직 픽셀로 정보 노출 차단" 두 번째 방향은 '프라이버시(Private)'다. 노 부사장은 “AI가 개인화될수록 개인정보 보호가 화면 표시만큼 중요해진다"며 사생활 보호 기술 '플렉스 매직 픽셀(Flex Magic Pixel)'을 제시했다. 그는 “다층 차광 구조를 통해 측면 시야각에서의 빛샘을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사용자에게는 선명한 화면을, 주변 시선에는 제한된 시인성을 제공한다"며 “차량 안에서는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각각 다른 정보를 동시에 제공하면서도 동승자 화면이 운전자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저전력·고효율 OLED로 온디바이스 AI 뒷받침" 세 번째 방향인 '효율(Efficient)'과 관련해서는 저전력 OLED 기술인 '리드(LEAD)', '적응형 주사율(Adaptive Frequency)', 'QD-OLED 펜타 탠덤 구조'를 소개했다. 그는 “리드는 업계 최초의 편광판 없는 상용 OLED 기술로 성능 저하 없이 전력 소모를 줄인다"며 “블루 OLED 층을 4층에서 5층으로 늘리고 신규 유기 소재를 적용한 펜타 탠덤 구조를 통해 밝기·효율·수명을 모두 높였다"고 말했다. 온디바이스 AI 처리가 늘어날수록 전력 효율이 중요해지는 만큼, 고성능과 저전력을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마지막 방향인 '넥스트(Next)'로는 RGB OLEDOS, 마이크로 LED, 신축성 디스플레이, 센서 OLED를 제시했다. 특히 센서 OLED에 대해 그는 “OLED 발광 소자와 유기 광다이오드를 하나의 패널에 통합해 디스플레이 자체가 심박수·혈압 등 생체 정보를 측정하는 센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헬스케어와 웨어러블, 개인 맞춤형 서비스에 새로운 가능성을 연다"고 했다. ◇ “휴머노이드, 아직은 최적 해법 아니다" 노 부사장은 이 같은 기술 방향을 실제 양산으로 연결하려면 제조 혁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신뢰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리려면 공장 전체를 이해해야 한다"며 “디지털 스레드가 설계·엔지니어링·생산·운영 데이터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고, 이를 기반으로 디지털 트윈이 실제 생산라인처럼 작동하는 가상 공장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트윈은 공장(Fab) 단위, 물류 단위, 설비 단위 등 여러 층위에서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날 처음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용 디스플레이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노 부사장은 “실제 생산라인에는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적용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며 “현재로서는 휴머노이드가 좋은 해법은 아니며, 비용과 기능 면에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LG디스플레이의 엔비디아(NVIDIA)와의 디지털 트윈 협업 사례를 거론하며 파트너십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많은 기업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으며 단계적으로 디지털 트윈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고 답했다. 노 부사장은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더 나은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의 목표는 디스플레이 혁신과 제조 혁신, AI를 통해 더 나은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신은서 인턴기자

LS, 디지털·AI 실무 교육 ‘JUMP-UP 부트캠프’ 참가자 모집

LS그룹이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디지털·인공지능(AI) 실무 교육을 제공하는 부트캠프를 운영하며 미래 제조산업 인재 양성에 나선다. LS그룹 연수원인 LS미래원은 오는 26일까지 'LS JUMP-UP 부트캠프' 교육생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K-뉴딜 아카데미'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된다. LS는 우수 수료생이 향후 그룹 계열사 채용에 지원할 경우 직무 적합성 등을 고려해 서류전형 우대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교육 대상은 합숙 교육이 가능한 만 15세 이상 35세 이하 취업준비생으로 약 35명을 선발한다. 교육은 오는 8월 18일부터 11월 27일까지 약 4개월(550시간) 동안 경기도 안성 LS미래원에서 진행된다. 교육생에게는 교육비 전액과 숙식, 개인 노트북, 생성형 AI 계정이 제공되며, 월 최대 30만원의 훈련장려금과 교통비도 지원된다. 교육 과정은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실무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데이터 분석과 시각화, 바이브 코딩 기반 웹 개발, 생성형 AI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 및 AI 에이전트 구축 등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은 기술을 교육한다. 참가자들은 예지보전 시스템과 웹 애플리케이션, 설비 이상 탐지 AI 에이전트 등을 직접 개발하는 프로젝트와 해커톤에도 참여한다. 이와 함께 LS그룹 사업장 견학, 제조업 가치사슬 이해, 기획 및 문서 작성 교육, 자기소개서·면접 컨설팅 등 취업 지원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LS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제조업의 AI·디지털 전환에 대응할 실무형 인재를 육성하고 청년들의 취업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LS미래원 관계자는 “정부의 K-뉴딜 아카데미와 LS의 교육 인프라를 결합해 청년들이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무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교육생들이 원하는 분야에 성공적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재용·최태원·이해진, 젠슨 황 또 만난다…AI 동맹 판 커지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이번 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함께 만난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SK, 네이버, 엔비디아 리더들이 실리콘밸리 인근에서 함께 모이는 자리가 추진되고 있다. 오는 24일이 유력하며,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의 참석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만남이 실제로 이뤄지면 메모리(삼성·SK), AI 반도체(엔비디아), AI 서비스(네이버·오픈AI·앤트로픽) 분야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조합 자체는 처음이다. 다만 황 CEO는 지난달 초 방한 당시 삼성·SK·현대차·LG·네이버 경영진을 두루 만났고, 이 가운데 최태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의장과는 삼겹살집에서 함께 식사했다. 이 만남은 지난해 10월 서울 삼성동에서 이재용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킨과 폭탄주를 곁들이며 화제를 모은 이른바 '깐부 회동' 이후 약 7개월 만에 이뤄진 공개 만찬이었다. 한 달여 만에 다시 이들과 만나는 셈이어서,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계속 강조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한국 기업들은 이제 단순히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나라를 넘어, AI 산업 전반의 핵심 협력국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성능 메모리(HBM)를 공급하고 있고, 하반기 나올 신형 AI 반도체 '베라 루빈'에도 두 회사의 메모리가 들어간다. 두 회사는 오픈AI가 만드는 AI 반도체에도 메모리를 공급 중이며, 대규모 AI 인프라 사업인 '스타게이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반도체를 대신 만들어주는 위탁생산(파운드리) 협력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용 반도체 '그록 3'을 생산하고 있고, 최근에는 앤트로픽도 삼성전자에 반도체 생산을 맡기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번 회동에서 네이버는 대규모 AI 연산 시설인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AI 팩토리는 GPU 서버,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설비 같은 시설에 AI 기술을 결합해 대규모 연산을 처리하는 시설이다. 이를 위해 이해진 의장과 최수연 대표 등 네이버 경영진은 이번 주 캐나다와 미국을 잇달아 방문한다. 이 의장은 먼저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세계 최대 대체자산 운용사 브룩필드 본사를 찾은 뒤 실리콘밸리로 이동할 예정이다. 브룩필드는 지난해 11월 엔비디아 등과 함께 100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 프로그램을 만든 곳이다. 브룩필드가 네이버의 AI 팩토리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규모가 10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투자와 재무를 담당하는 김희철 네이버 CFO도 이번 방문에 동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투자 논의 진척과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네이버와 SK의 미국 일정이 겹치는 만큼, 지난달 서울에서의 만남에 이어 이번엔 미국에서 한국 기업들과 엔비디아의 만남이 또 한 번 이뤄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생산, 투자 유치까지 한국 기업들의 주요 현안이 한꺼번에 걸려 있는 만큼 이번 방미에서 어떤 성과가 나올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AI發 메모리 대란 속 韓 디스플레이, 살길은 ‘하이엔드’뿐

디스플레이 산업이 '성숙 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있다. AI발 메모리 대란이 스마트폰·TV용 패널 공급망을 흔들고, 8.6세대 RGB OLED와 잉크젯 프린팅(IJT) 등 차세대 기술을 둘러싼 한·중·대만의 신경전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중이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는 말처럼, “인간에게 눈이 있는 한 디스플레이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필수 인터페이스"라는 게 업계 원로의 진단이다. 디스플레이서치(DisplaySearch) 초기 멤버 출신으로 24년 넘게 이 업계를 지켜본 인물이 있다. 히타치(Hitachi) 세일즈·엔지니어, 대만 패널사 한스타(HannStar)를 거쳐 2002년부터 시장 분석에 전념해 온 데이비드 시에 옴디아 시니어 디렉터다. 그는 현재 옴디아에서 장비·신규 공장·OEM·ODM·소재를 아우르는 디스플레이 리서치 팀을 이끌며, 특히 중대형 OLED 시장을 가장 주목하고 있다. 3개 국어를 구사하며 한·중·일 시장을 두루 꿰고 있는 그에게서 AI 시대 메모리 이슈가 뒤흔드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향방과 한국·대만의 서로 다른 생존 전략을 물었다. 다음은 데이비드 시에와의 일문일답. - AI발 메모리 공급 부족이 패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수익성 높은 AI 서버용 HBM에 집중하면서 스마트폰·TV용 메모리가 뒷전으로 밀려나 전 세계적 숏티지가 발생했다. 애플을 포함한 세트 업체들이 중국 YMTC·CXMT 수급을 고려하게 된 배경이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절정에 달하는 2026년까지는 부족 현상이 이어지겠지만, 내년부터 중국 메모리사 참여가 본격화되면 2027년엔 완화될 것이다." - 그 여파로 OLED 침투 속도도 늦어지고 있나. “메모리 부족뿐 아니라 시장 성숙도 스마트폰 교체 주기를 2~3년에서 5년 이상으로 늦추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는 OLED와 LCD가 50대 50 구도다. 아이폰 프로 라인은 완전히 OLED로 전환됐지만, OLED가 LCD를 100%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다." - 미국의 대중 첨단기술 제재 속에 한·중 패널 업체 간 주도권 싸움은 어떻게 전개될까. “디스플레이는 반도체만큼 제재가 엄격하지 않다. 군용 디스플레이는 대부분 LCD인데, 현재 글로벌 LCD 물량의 70~80%를 이미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애플이 최근 중국 메모리 수급을 타진한 것도 한국 견제보다는 단순 원가 절감 목적이다. 디스플레이에서도 유사하다. 애플은 엔트리 모델엔 BOE 패널을, 하이엔드 아이폰엔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패널을 쓴다. 한국은 하이엔드 시장을 독점하고 중국은 비(非)애플 그룹을 공략하는 분업 구도가 지속될 것이다." - 8.6세대 RGB OLED 오픈 마스크(FBM) 공정으로 생산성이 10% 오른다는데, 한·중 원가 경쟁력 판도를 바꿀까. “인건비·투자비 구조상 한국 패널사가 더 비싼 건 당연하다. 하지만 한국은 맥북 등 하이엔드를 겨냥해 8.6세대에 투자하고, 중국 BOE 등은 애플 외 브랜드를 노린다. 생산성이 높아지더라도 중국이 계속 추격해오는 만큼, 한국은 기술 장벽이 높은 하이엔드 시장으로 끊임없이 달아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 차이나스타(CSOT)의 잉크젯 프린팅(IJT) 기술은 '탠덤 구현 불가'라는 한계가 있는데, 결국 FMM/FPM 기반 탠덤으로 돌아올까. “현재 가장 하이엔드인 하이브리드·탠덤 OLED 시장은 삼성이 주도한다. CSOT의 IJT나 싱글 레이어 OLED는 삼성의 전통적 리지드 OLED 영역엔 위협이 될 수 있다. 다만 아이폰 폴더블을 시작으로 노트북도 향후 롤러블 형태로 진화할 텐데, 기술적 한계가 명확한 IJT보다 탠덤 구현이 가능한 FMM/FPM 공정이 하이엔드 폼팩터 시장을 계속 지배할 것이다." - OLED 패널사들의 조속한 흑자 전환 열쇠는. “삼성과 LG는 이미 고부가 시장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 중국 OLED 기업들은 팹 감가상각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비보·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ODM의 저가 전략 탓에 단가를 올리기 어렵다. 결국 소비자가 인정하는 브랜드 가치와 기술 격차가 핵심이다. 한국 기업들은 노동비·GDP 상승에 맞춰 계속 기술 진입장벽을 높이고 하이엔드로 나아가야만 스케일을 무기로 삼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ROI를 확보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가장 큰 페인 포인트는. “'체질 개선과 전환'이다. 단순 가격이나 물량 스케일로는 중국을 이길 수 없다. 대만은 OLED 라인이 아예 없어 일찍이 차세대 기술인 마이크로 LED로 전환을 선택했다. 디스플레이는 흔히 성숙 산업이라 불리지만, 인간에게 눈이 존재하는 한 절대 사라질 수 없는 클래식한 필수 인터페이스다. 24년간 이 분야에 있으면서 느낀 건, 과거 SF 영화 속 투명·롤러블 디스플레이의 꿈이 10~20년 뒤엔 반드시 현실이 된다는 것이다." - 삼성·SK하이닉스와 대만 TSMC를 비교한다면. “TSMC의 성장은 대만 GDP 성장률을 9%대로 끌어올릴 만큼 국가 경제를 견인했지만, 그만큼 부의 불평등도 심해졌다는 점은 한국과 대만의 공통점이다. 차이는 조직 문화에 있다. 한국은 대기업 간, 혹은 내부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 격렬하지만, 대만은 SK하이닉스 같은 거대 그룹 생태계보다 중견·중소기업 중심이라 그런 싸움이 적다. TSMC는 '스퀴즈' 문화로 유명하지만 확실한 주식 분배로 높은 보상을 제공해 직원들이 버틴다. 실제 내 아들도 미시간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반도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는데, 2년 전 TSMC 제안을 받았지만 삼성보다도 고압적인 삶을 견뎌야 한다는 걸 알기에 거절했다." -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와 대만 기업 문화의 차이는. “대만 기업의 모토는 '그들은 당신에게 최선을 제공하지만, 당신도 최선을 다하길 원한다'는 것이다. 한국과 유사해 보이지만 TSMC의 핵심 정체성은 '모든 이를 위해 서비스한다'는 파운드리 정신에 있다. 삼성이나 하이닉스는 자사 브랜드를 위해 메모리를 만들지만, 대만 기업들은 애플·인텔 등 모든 글로벌 고객사와 호환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TSMC 내부에는 고객사별 디비전조차 나누지 않는다." -한국과 대만의 산업 생태계, 지정학적 환경 차이는. “대만은 전통적으로 ODM·OEM 수주 생산에 강하고, 최근엔 노트북·데스크톱 제조 경험을 바탕으로 AI 서버·데이터센터 장비 제조로 빠르게 체질을 바꾸고 있다. '우리는 모두를 위해 제조한다'는 상생 마인드다. 반면 삼성·LG는 독자 브랜드를 구축해 자사를 위해 공급하는 구조다. 지정학적으로 한국은 유사한 체제·규모의 북한과 맞서며 압도적 경제·기술력을 보유했지만, 대만은 자신보다 거대한 중국과 대치하며 수십 년간 협상과 생존의 유연성을 키워왔다. 이 때문에 TSMC의 핵심 기술을 제외하면, 재료·부품 분야에서 한·대만 기업 간 기술 공유와 협력 가능성은 매우 높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신은서 인턴기자

벤츠도, 젠슨 황도 선택했다…OLED가 ‘생존 기술’로 꼽힌 이유

“OLED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면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완전히 밀려날 수도 있습니다." 데이비드 시에 옴디아 시니어 리서치 디렉터는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포럼' 세 번째 기조연설에서 이렇게 경고했다. 그는 이날 'OLED 시장·기술 전반의 메가트렌드'를 주제로 발표하며 매출 기준 OLED 비중 확대, 패널사별 신규 투자, 스마트폰·IT·차량용 등 응용처별 전망을 짚었다. ◇ OLED, 매출 비중 40%→50% 육박…LCD는 정체 시에 디렉터는 “올해 기준 TFT-LCD와 OLED의 매출 비중은 대략 6대 4(LCD 60%, OLED 40%) 수준이지만, 몇 년 안에 50 대 50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LCD 패널 가격은 등락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하락 추세이며, 최선의 시나리오도 매출 유지 정도"라며 “반면 OLED는 TV·스마트폰·모바일 PC·모니터·자동차 등 적용 분야가 계속 늘고 있어 강한 성장 동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OLED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몇 년 안에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TV 시장과 관련해서는 “OLED TV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매우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소비자, 업계, 유통업체 모두 OLED TV를 최고의 TV로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LCD+미니 LED 백라이트가 물량 기준으로는 이미 OLED TV를 추월했다"고 짚었다. 그는 BOE·차이나스타 등 중국 패널 업체가 75·85인치 대형 RGBW LCD로 색재현력과 밝기 경쟁에 나서고 있으며, 최근 베이징 시연에서는 95인치 8K 120Hz OLED TV 프로토타입도 등장했다고 소개했다. 다만 “이것이 실제 양산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LCD 진영조차 OLED가 초고가 프리미엄 세그먼트를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 8.6세대 RGB OLED 공장 4곳 동시 가동…“공정 다변화가 관건" 그는 “삼성디스플레이 A6 팹, BOE B16, 비전옥스, 차이나스타 등 8.6세대 RGB OLED 팹 4곳이 동시에 램프업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며 “업계가 처음으로 6세대에서 8.6세대로 전환하는 시도인 만큼 수율 관리, 소재 공정, LTPO·옥사이드·슈퍼옥사이드·고이동도 옥사이드 등 백플레인 기술 난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어 “파인메탈마스크(FMM), 오픈마스크(FPN), 잉크젯 프린팅이라는 세 가지 공정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경쟁하고 있으며, 특히 잉크젯 프린팅은 텐덤 구조를 구현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 스마트폰 OLED 두 자릿수 감소…“메모리 값만 문제 아니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에 대해서는 “올해부터 두 자릿수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전년 대비 15~20%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 정도의 하락은 코로나19 이후인 2022년 이후 처음"이라며 “메모리 가격 급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교체 주기 둔화도 함께 작용하고 있다. AI 시대에 적응하려면 소프트웨어나 앱을 바꾸는 것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아, 굳이 기기를 바꿀 필요성이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저가형 시장에서는 “아프리카·남미·중동 등에서는 HD 해상도로도 충분하다는 인식이 강해 비정질 실리콘 LCD가 여전히 견고하게 버티고 있다"고 했다. 폴더블폰의 경우, “저 역시 3대의 폴더블폰을 써봤지만 아직 만족스럽지 않았다. 킬러 애플리케이션 부재, 이상적이지 않은 화면비, 높은 가격, 낮은 재구매율이 성장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최근 화웨이·아이폰폴드 등에서 화면비를 21:9에서 14:10 수준의 '와이드형'으로 바꾸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며 “AI 음성 입력이 손가락 터치를 대체해가는 흐름과 맞물려, 향후 폴더블·비폴더블을 막론하고 사람의 눈은 가로로 배열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와이드 화면비가 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 “AI PC의 99%가 OLED"…“젠슨 황 효과" IT용 디스플레이 시장에 대해 그는 “올해는 D램 공급 부족으로 주춤하지만, 향후 연간 7억5000만 대 이상 규모로 회복될 것"이라며 “다만 OLED는 프리미엄 세그먼트에 집중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 컴퓨텍스에서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공개한 AI PC용 RTX 스파크 칩이 탑재된 신제품 대부분이 OLED를 채택했다"며 “해상도 3K, DCI-P3 100% 색재현율, 밝기 1000~1600니트, 가변 주사율(VRR)을 갖춰 AI PC=OLED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애플은 노트북 OLED 시장에서 30~40% 비중에 그치고, 나머지는 델·HP·레노버·에이수스·MSI가 채우고 있다"며 “실제로 BOE의 첫 8.6세대 OLED 노트북 패널 고객사도 MSI, 레노버, 에이수스"라고 밝혔다. 또한 노트북 OLED가 리지드·하이브리드·플렉시블·텐덤 등으로 세분화하며 리지드 대비 최대 2배 이상 가격 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자동차 OLED, “초기 채택기 지나 확산기 진입" 자동차용 디스플레이에 대해서는 “초기 채택기를 지나 이제는 대중화·가치 확산 단계에 진입했으며, 5년 뒤에는 본격적인 규모의 전환기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콘티넨탈, 현대모비스, LG전자, 중국 티어1 업체들이 슬라이더블 스크린 등으로 전기차 콕핏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며 최근 베이징모터쇼에서 본 메르세데스벤츠 대형 RV 차량의 55인치 후석 엔터테인먼트 OLED 디스플레이를 인상적인 사례로 꼽았다. 시에 디렉터는 “AI 시대가 요구하는 얇고, 밝고, 색이 좋은 디스플레이라는 방향성에 OLED가 정확히 부합한다"면서도 “모바일 PC용 OLED의 높은 원가와 수율 문제, 컬러필터 온 인캡슐레이션·언더디스플레이 카메라·지문인식 등 통합 기술에 따른 투자 부담, 그리고 업체 간 특허 분쟁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마무리했다. 그는 “OLED가 미래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실제로 모바일 OLED에서 이익을 내는 업체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신은서 인턴기자

美, 키미 K3 쇼크에 ‘中 AI 차단’ 검토…한국형 모델 승산은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문샷AI가 초거대 모델 '키미(Kimi) K3'를 내놓으며 글로벌 AI 시장에 또 한 번 충격을 줬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에도 중국 기업이 세계 최대급 오픈웨이트 모델을 선보이면서 지난해 '딥시크 쇼크'에 이은 두 번째 중국발 AI 충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와 AI 기술의 대중국 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중국은 모델을 공개해 비용과 진입 장벽을 낮추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성능 중심의 미국과 개방성을 앞세운 중국의 경쟁이 본격적인 'AI 신냉전'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한국 정부도 해외 모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독파모(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과 국가 AI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을 따라가기보다 제조·금융 등 강점 산업에 특화된 한국형 AI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2조8000억개 매개 변수…'제2의 딥시크' 부상 21일 AI 업계에 따르면, 문샷AI가 최근 공개한 키미 K3는 총 2조8000억개의 매개변수를 갖춘 멀티모달 AI 모델이다. 한 번에 최대 100만 토큰의 문맥을 처리할 수 있으며 장시간에 걸친 코딩과 지식 업무, 심층 추론 등에 초점을 맞췄다. 문샷AI는 K3를 세계 최대 규모의 오픈웨이트 AI 시스템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특히 모델 가중치를 공개하는 오픈웨이트 방식을 채택해 기업과 개발자가 자체 환경에 맞게 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오픈AI·앤트로픽 등 미국 기업들이 폐쇄형 모델 중심 전략을 유지하는 것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시장 반응도 거세다. 문샷AI는 K3 출시 이후 이용자가 급증해 컴퓨팅 공급 능력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자 신규 유료 구독을 일시 중단했다. 기존 유료 이용자를 우선 지원하면서 서비스 체계와 컴퓨팅 자원 배분도 재조정하고 있다. 키미 K3가 특히 코딩과 AI 에이전트 업무에서 경쟁력을 보이면서 미국의 최상위 폐쇄형 모델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레나의 창립자인 이온 스토이카 미국 UC버클리 교수는 블룸버그 통신에 “중국 AI 모델은 과거 미국의 최상위 모델 대비 6∼9개월 뒤처져있다고 봤으나, 현재 격차는 2∼3개월 정도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 美 '기술 봉쇄' vs 中 '오픈웨이트' 키미 K3를 비롯한 중국산 AI 모델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미국도 대중국 AI 규제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기업의 중국산 AI 모델 사용을 사실상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 조달 시장에서 중국산 모델의 사용을 제한하거나 중국 AI 기업과 모델을 거래제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악시오스는 복수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부가 중국 AI 모델의 잠재적인 보안 취약성과 중국 기업의 지배구조를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거래제한 조치가 시행되면 미국 기업은 정부 허가 없이 중국산 AI 모델을 활용하거나 관련 기업과 거래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중국 측은 키미 K3를 계기로 미국의 AI 독점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이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저비용·오픈 모델을 앞세운 중국의 기술 추격을 막기 어렵다는 논리다. 중국 관영매체 차이나데일리는 21일 키미 K3에 대해 “'키미 K3 모멘트'는 공공선을 위한 AI의 미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의 중국 AI 규제 움직임을 두고는 “미국이 더는 첨단 AI를 독점하지 못하는 세상에 적응할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한 질문"이라고 주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미국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라이언 페다슈크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중국 최상위 AI 모델이 미국보다 6~8개월 뒤처져 있다는 기존 통념이 깨지고 있다"며 “기술 격차가 수주 수준까지 좁혀졌다"고 전했다. ◇ 정부, '독파모'로 제3의 길 모색하나 한국 정부는 해외 거대 AI 모델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AI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 독자 모델 확보에 나섰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도 프런티어 AI 모델을 확보하지 못하면 언젠가는 미·중 AI에 종속될 수 있다"며 “독자적인 AI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8월부터 '독파모(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이 자체 기술로 범용 AI 모델을 개발하도록 지원하고, 개발된 모델을 국내 산업과 공공 분야에서 활용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독파모는 단순히 한국어 성능을 높인 언어모델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해외 모델의 가중치와 핵심 구조에 의존하지 않고 모델 설계와 데이터 구축, 학습, 추론 최적화 등 전 과정을 국내 기술로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개발된 모델은 오픈소스 방식으로 국내 생태계에 공급해 스타트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이를 기반으로 특화 AI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 지원으로 개발된 모델을 소수 기업이 독점하기보다 국내 산업 전반의 공통 기반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독자 모델 개발과 함께 AI 서비스 확산에도 나서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세계에서 AI를 가장 잘 쓰는 나라'를 국정과제로 내걸고 AI 민생 프로젝트와 국내 AI 기업의 글로벌 진출 지원 등을 병행하고 있다. 관건은 한국형 AI 모델이 미국의 최첨단 폐쇄형 모델과 중국의 저가 오픈웨이트 모델 사이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 미국은 막대한 자본과 최첨단 GPU를 앞세워 최고 성능의 범용 AI를 주도하고 있다. 중국은 상대적으로 제한된 환경에서도 모델을 가볍고 저렴하게 만들고, 오픈 생태계를 확대하며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한국은 자본과 GPU 규모에서 미국·중국을 따라가기 어렵다. 정부가 독자 AI 모델 개발에 나서더라도 단기간에 글로벌 최상위 모델과 정면 승부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안은 한국이 잘하는 산업에 AI를 결합하는 것이다. 제조와 금융 등 강점 산업에 특화된 AI를 만들고, 국산 AI 반도체를 활용해 비용을 낮춰 기업용 AI와 스마트폰·자동차 등에 탑재되는 AI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한국도 중국과 비슷한 방식으로 AI 모델을 최적화하고 있으며 기술력도 상당한 수준"이라면서도 “중국은 자본과 인프라가 압도적이어서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범용 AI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을 정면으로 따라가기보다 한국어 기반 지식과 제조·금융 등 산업별 도메인 데이터를 결합한 '버티컬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한국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이재용이 찍은 ‘다음 먹거리’…삼성, 로봇 전담조직 띄웠다

삼성전자가 21일 로봇 사업을 전담할 대표이사 직속 통합 조직을 출범하며 글로벌 피지컬 인공지능(AI)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에 본격 뛰어든다. 국내외 인프라와 리더십을 갖춘 통합 조직 신설을 계기로 추가 인수·합병(M&A)과 투자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날 노태문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속으로 'RX(로봇경험·Robotics eXperience) 사업추진실'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그간 흩어져 있던 연구개발 역량을 하나로 결집해 중장기 전략 수립부터 핵심기술 개발, 사업화까지 아우르는 통합 추진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RX사업추진실은 서울 서초구 우면동 서울R&D캠퍼스를 메인 거점으로 삼아 로봇 관련 인력의 근무지를 통합하고, 오피스·실험실 등 업무 인프라 투자를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로봇 지능화·제어 고도화의 핵심인 데이터 활용 강화를 위해 스마트폰 생산 거점인 경북 구미사업장에는 '데이터 팩토리'를 구축한다. 제조 현장 데이터를 빠르게 수집·학습해 로봇의 실전 투입 기반을 조기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정부의 3대 메가클러스터 프로젝트와 관련해 영남 지역에 약 60조원을 투자해 해당 지역을 피지컬 AI 혁신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지난달 29일 휴머노이드 로봇 투자와 관련해 “로봇 수요는 공장 등 산업 현장뿐 아니라 가정과 식당, 병원, 요양시설 등 사회 곳곳에서 많이 늘어날 전망"이라며 “로봇 관련 투자는 경북 구미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연구 네트워크도 넓힌다. 로봇 기술 발전이 빠른 미국·중국·일본에 각각 연구거점을 두고 현지 특화 기술과 생태계를 활용해 우수 인재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중장기 로봇사업 로드맵은 이동건 삼성전자 기획팀 부사장이 맡는다. 이 부사장은 현대자동차그룹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에서 운영·사업전략을 주도했던 인물로, 이번 조직 개편에서 로보틱스전략팀장으로 선임됐다. 올해 5월 1일 자로 삼성전자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 전문가 영입도 병행한다. 서울대 자율로봇연구실을 이끌어온 김현진 기계항공공학부 교수와 정밀 촉각센서·휴머노이드 손 기술 분야를 선도해 온 김의겸 아주대 기계공학과 교수가 RX사업추진실에 합류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분야별 최고 전문가를 추가로 영입해 중장기 관점에서 로봇 사업화 역량을 축적한다는 방침이다. 사업화 로드맵도 구체적이다. 제조 현장에서 기술을 검증한 뒤 서비스·가전 등으로 시장을 단계적으로 확장한다. 제조용 휴머노이드를 생산 라인에 투입해 데이터를 쌓은 뒤 '고지능 다목적 휴머노이드'로 발전시키고 역량이 무르익으면 B2C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전기·삼성중공업 등 계열사 제조 현장도 로봇 학습에 활용할 계획이다. 휴머노이드 상용화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로봇 손 개발은 기술 협력과 역량 내재화를 병행한다. 로봇 손은 휴머노이드 부품 원가의 약 30%를 차지할 만큼 기술 장벽과 비용 부담이 큰 영역이다. 휴머노이드의 두뇌 역할을 하는 파운데이션 모델(RFM)과 보행·전신 제어 기술을 보유한 해외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M&A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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