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테크, 초정밀 금형기술로 AI·전기차·로봇 핵심 부품 시장 공략

자동차 및 IT 정밀부품 전문기업 장원테크(대표이사 박승구)가 독보적인 초정밀 금형기술을 바탕으로 미래 제조업 시장 선점에 나선다. 장원테크는 오랜 기간 축적해 온 금형 설계·제작 기술에 마그네슘 칙소몰딩(Thixomolding) 및 정밀가공 기술을 융합해 기존 자동차 전장·IT 부품을 넘어 AI 서버, 전기차(EV), 휴머노이드 로봇 등 차세대 산업 핵심 부품 시장으로 사업 영토를 확장한다고 밝혔다. 금형은 제품의 치수 정밀도와 외관 품질, 생산 수율, 금형 수명 등을 결정지어 제조업에서 '제품 경쟁력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 핵심 기반 기술이다. 장원테크는 설계 단계부터 금형 제작, 시제품 검증, 양산 안정화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자체 기술로 수행하며 글로벌 고객사의 다양한 니즈에 맞춤형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수십 년간 축적된 제조 데이터를 활용해 금형 설계 시 성형 해석과 공정 최적화를 사전에 적용함으로써 초기 양산 안정화 기간을 단축하고, 불량률을 크게 낮추는 등 고객사의 제조 원가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장원테크의 핵심 무기는 단연 '마그네슘 칙소몰딩 금형기술'이다. 알루미늄보다 약 30% 가벼운 마그네슘은 전기차 및 모빌리티 경량화의 핵심 소재로 꼽히지만, 수축 특성이 까다로워 고난도 공정 제어가 필수적이다. 장원테크는 20여 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복잡한 형상과 초박육(극히 얇은 두께) 제품을 안정적으로 양산할 수 있는 독보적 기술력을 확보했다. 또한 알루미늄 정밀가공 기술과 자동화 생산 시스템, LVDT 자동 평탄도 측정 설비 등을 결합해 실시간 공정 데이터를 관리하고, 이를 금형 개선에 즉각 반영하는 선순환 스마트 제조 시스템을 구축했다. 향후 장원테크는 AI 서버용 고방열 부품, 전기차 배터리 및 전력변환장치 부품, 휴머노이드 로봇용 경량 구조부품 등 미래 먹거리 분야로 차세대 금형기술 개발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디지털 엔지니어링과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접목해 제조 전 과정의 정밀도와 효율성도 한층 높일 방침이다. 박승구 장원테크 대표이사는 “장원테크는 축적된 금형기술과 마그네슘 칙소몰딩, 정밀가공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의 제조 경쟁력을 높이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라며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 및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 전환, AI와 로봇 산업의 부상에 발맞춰 미래 산업의 핵심 부품 개발을 선도하는 글로벌 제조 파트너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엔비디아發 710조 ‘AI 머니’ 온다…네이버 1GW 팩토리 탄력받나

엔비디아가 글로벌 금융사 6곳과 손잡고 5000억달러(710조원) 이상의 자본을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끌어들이는 금융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AI 컴퓨팅을 장기 자본이 투자할 수 있는 인프라 자산으로 만들어 AI 팩토리 구축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네이버의 AI 팩토리 자금 파트너인 브룩필드도 이번 파트너십에 참여한다. 네이버가 브룩필드와 추진하는 90억달러 규모 자금 조달과는 별개의 건이지만, AI 인프라에 글로벌 금융자본이 몰리는 구조가 본격화하면서 네이버 등 국내 IT 기업에도 사업 기회가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엔비디아. 5000억달러 'AI 머니' 푼다 엔비디아는 아폴로, 블랙록, 블랙스톤, 브룩필드, 골드만삭스, KKR 등 글로벌 금융사 6곳과 AI 컴퓨팅 금융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엔비디아와 이들 금융사는 장기적으로 5000억달러 이상의 제3자 자본을 조달할 계획이다. 엔비디아 컴퓨팅과 풀스택 AI 인프라를 금융시장에서 투자 가능한 자산으로 만들고 엔비디아 고객을 위한 대규모 전용 자금 풀을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금융 플랫폼을 통해 고객들이 대규모 AI 컴퓨팅 자원을 경쟁력 있는 조건으로 확보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데이터센터와 AI 팩토리는 GPU를 비롯해 서버와 네트워크, 전력·냉각 설비 등에 대규모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 엔비디아는 AI 컴퓨팅을 장기간 사용량에 따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인프라 자산으로 금융시장에 제시하고 있다.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막대한 초기 비용을 기술기업의 자체 자금만으로 부담하는 대신 장기 금융자본을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에서는 컴퓨팅이 곧 매출이다. 생산적이고 투자 가능한 새로운 종류의 인프라인 AI 팩토리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파트너십은 최종 계약 체결을 전제로 한다. 엔비디아는 개별 금융사의 투자 규모와 구체적인 금융 조건, 자금 집행 일정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 브룩필드로 연결된 네이버 엔비디아가 이번에 손잡은 6개 금융사 가운데 브룩필드는 이미 네이버의 AI 팩토리 사업에 자금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네이버와 엔비디아, 브룩필드는 지난달 AI 팩토리 인프라를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네이버는 엔비디아로부터 1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고, 브룩필드와는 최대 90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3사가 지난달 발표한 사업 계획에 따르면 브룩필드는 최대 90억달러를 조달하는 자본 파트너 역할을 맡고 엔비디아는 10억달러를 투자한다. 네이버도 나머지 자금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총 100억달러 규모의 AI 팩토리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네이버의 AI 팩토리와 엔비디아가 이번에 발표한 5000억달러 규모 금융 플랫폼은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외부 자본을 결합한다는 점에서는 구조적 공통점이 있다. 다만 두 자금 조달 자체가 직접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5000억달러 규모 금융 플랫폼과 네이버·브룩필드가 추진하는 최대 90억달러 규모 자금 조달은 별개의 건"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브룩필드도 엔비디아의 이번 금융 플랫폼 발표에서 AI 컴퓨팅을 핵심 인프라로 규정했다. 브루스 플랫 브룩필드 최고경영자(CEO)는 “산업 전반에서 AI 도입이 확대되면서 대규모 AI 컴퓨팅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컴퓨팅은 빠르게 필수적인 인프라 계층이자 브룩필드 AI 인프라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 1GW로 커지는 AI 팩토리 네이버는 AI 팩토리 구축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들 3사는 지난달 세종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 구축하는 엔비디아 DSX 기반 AI 팩토리 규모를 당초 55MW(메가와트)에서 2028년 200MW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계획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장기적으로는 국내외 거점을 포함한 기가와트(GW)급 소버린 AI 인프라 구축을 추진한다. AI 팩토리는 GPU 서버와 네트워크, 냉각·전력 설비 등 물리적 인프라에 AI 모델과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대규모 AI 연산을 제공하는 인프라다. 엔비디아는 AI 컴퓨팅이 AI 모델과 서비스 생산에 직접 사용된다는 점에서 이를 'AI 팩토리'로 부르고 있다. 네이버는 단순히 GPU 컴퓨팅 자원을 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GPU 컴퓨팅과 클라우드, AI 모델·서비스를 결합하는 형태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상반기부터 관련 매출을 내고 이후 아시아·태평양과 유럽, 중동 등 해외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7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단순한 컴퓨팅 임대를 넘어 GPU 컴퓨팅과 클라우드 모델 운영 서비스를 결합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이 시장에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데이터센터 설계·운영과 GPU 클러스터링, 클라우드,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 등을 AI 팩토리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3사는 지난달 공동 발표에서 해당 인프라를 한국과 미국의 AI 기업들이 차세대 모델과 AI 에이전트, AI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글로벌 금융사들과 5000억달러 이상의 AI 인프라 자금 조달에 나서는 등 전 세계적으로 AI 인프라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네이버를 비롯한 국내 IT업계에도 다양한 사업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안에선 ‘성과급’, 밖에선 ‘배당’…역대급 돈 번 SK하이닉스의 고민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이익을 어떻게 나눌지를 놓고 안팎에서 동시에 압박받고 있다. 안에서는 성과급 전액 현금 지급을 요구하는 직원들이 직군을 초월한 통합노조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고, 밖에서는 주주들이 사상 최대 실적에 걸맞은 배당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세계 메모리 패권 경쟁에 사활을 걸어야 할 시점에 이익 배분을 둘러싼 이중 압박이 겹치면서 경영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회사가 성과급·주주환원 문제를 얼마나 신속히 매듭짓느냐가 향후 투자 여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통합노조 설립 준비 모임은 지난 8일 설립신청서를 제출한 지 사흘째를 맞아 이번 주 안에 정식 출범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통합노조대기방'엔 지난 5일 개설 후 나흘 만에 4000명이 모였다. 지난해 말 기준 SK하이닉스 전체 직원(3만4466명)의 11.6% 수준이다. 새 노조는 민주노총·한국노총 등 상급단체를 두지 않는 '독립노조' 형태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민주노총 산하 기술·사무직 △한국노총 소속 전임직(이천) △한국노총 소속 전임직(청주) 등 3개 노조 체제로 운영돼 왔는데, 직군별로 노조가 쪼개져 협상력이 분산됐던 만큼 이번엔 MZ세대 기술·사무직 직원이 임시위원장을, 전임직 인사가 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처럼 상급단체 없이 조합원 이익만을 대변하는 독립적 연대를 구축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통합노조 결성의 직접적 계기는 성과급 갈등이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 상한을 폐지하고 이 체계를 10년간 유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지급액의 80%는 당해 현금, 20%는 2년에 걸쳐 이연 지급). 그러나 사측은 올해 교섭에서 성과급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고 일정 기간 매도를 제한하는 방안, 영업적자 발생 시 임금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내부에선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 때문에 왜 우리까지 영향을 받아야 하느냐"는 반발이 터져나왔고, 직군을 합친 통합노조로 '성과급 사수'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주주들의 압박도 만만치 않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일 장 마감 직후 보통주 1주당 375원, 총 2733억원의 분기 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시가 배당률이 0.02%에 불과한 수준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42조947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고도 연간 현금 배당액이 2조1000억원, 배당 성향이 4.9%에 그친 데 이어 이번 분기 배당마저 저조하자 국내 소액주주는 물론 외국 대형 투자은행까지 나서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소액주주단체는 주주총회 승인 없는 대규모 성과급 배분이 배임에 해당한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표이사를 고발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같은 날 공시를 통해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검토해 오는 9월 말까지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밝히며 일단 급한 불을 껐다. 다만 시장의 기대치가 한층 높아진 상태여서, 3분기에 내놓을 주주환원책이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면 오히려 더 큰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는 부담도 함께 안게 됐다. 반도체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이익 배분 문제를 발 빠르게 매듭짓지 못할 경우 미래 투자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조와의 협상과 주주환원책 마련에 회사 역량이 묶여 있는 사이 투자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성과급이든 배당이든 결국 나눠줄 파이를 키우는 게 먼저인데, 지금 SK하이닉스는 파이를 나누는 방식을 놓고 다투느라 정작 파이를 더 키울 시간을 까먹고 있다"며 “이 문제를 언제,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하반기 이후 회사 경쟁력을 가르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HBM4 양산, 차세대 팹 투자처럼 지금 결정해야 할 일들이 산적한데 회사 역량이 내부 갈등 수습에 묶여 있는 셈"이라며 “이런 상태가 길어지면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릴 기회 자체를 놓칠 수 있다"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SK하이닉스, 채권시장 ‘큰 손’ 부상…한 달 새 한전채 2.7조 매입

AI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채권시장의 새로운 '큰손'으로 떠올랐다. 특히 SK하이닉스가 단일 발행기관 기준 가장 많이 사들인 채권은 한국전력공사 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한 달 동안 15조원 안팎의 우량 크레디트 채권을 매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단일 발행기관 기준으로는 한국전력공사 채권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으며, 매수 규모는 2조7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투자 대상도 한전채를 비롯해 은행채, 금융지주채, 증권채, 카드채, 여신전문금융회사채 등 우량 채권 전반으로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운용사의 회사채 매수 여력이 위축된 사이 반도체 기업의 여유자금이 공기업과 금융채 시장의 핵심 수요층으로 부상하면서 시장에서는 “무엇을 사느냐보다 어디까지 살 것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삼성은 안정형, SK는 적극형…255조원 현금의 운용 전략 반도체 기업들의 현금 규모는 이미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와 비교될 정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반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합쳐 255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공격적인 채권 운용에 나서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매입한 크레디트 채권 규모는 같은 기간 국고채 경쟁입찰 물량(16조원)에 육박한다. 반면 삼성전자는 100조원을 웃도는 유동성을 국고채와 은행채, 공사채 등 최고 신용등급 자산 중심으로 보다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반도체 기업이지만 SK하이닉스가 우량 크레디트물까지 적극적으로 투자 반경을 넓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안정성을 우선하는 운용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 '사실상 국채' 한전채 인기, 향후 에너지 공기업 자금조달에도 관심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최대 투자처가 한국전력이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한전채는 사실상 정부 신용을 바탕으로 한 국내 대표 초우량 공사채다. 발행 물량이 많고 유동성이 풍부해 수천억원 단위 자금을 한 번에 운용해야 하는 대기업 입장에서는 투자하기 적합한 자산으로 평가된다. 최근 회사채 발행이 감소하면서 투자할 만한 우량 채권이 부족해진 상황도 한전채 수요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 관계자는 “기관투자가뿐 아니라 대기업의 여유자금도 이제는 우량 채권 수급을 좌우하는 중요한 투자 주체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기업의 채권 투자는 향후 에너지 공기업의 자금조달 구조와도 맞물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현재 한국전력에서 분리된 발전공기업 5사를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대규모 발전설비 투자와 전력망 확충, 에너지전환 사업 등에 필요한 자금조달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최근 나타나는 반도체 기업의 공사채 선호 현상이 앞으로도 이어질 경우, 공기업 채권의 안정적인 투자 기반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 AI가 만든 새로운 채권시장 큰손 채권시장에서는 반도체 기업의 여유자금이 이미 새로운 변수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에는 고금리 영향으로 일반 기업들이 회사채 대신 기업어음(CP)이나 단기사채 조달을 늘리면서 투자할 만한 우량 회사채 자체가 줄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기업 자금도 머니마켓펀드(MMF)와 단기채권 등으로 분산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시장의 관심은 더욱 장기적인 변화에 쏠린다. AI 반도체가 만들어낸 막대한 현금이 설비투자와 주주환원을 넘어 국내 채권시장의 핵심 수요층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국채와 공사채, 우량 회사채 등 일부 채권시장의 수급과 금리 형성에서 기업 여유자금의 영향력이 점차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나타났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과 조선·방산, 배터리 기업 등 현금 창출력이 높은 기업들의 여유자금도 향후 채권시장의 주요 투자 기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삼성, AI-RAN으로 최적 주파수 선택…미래 통신 한발 앞

5G 다음 통신 경쟁 무대로 꼽히는 AI-RAN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NTT 도코모와 손잡고 이용자별 통신 품질을 자동 최적화하는 기술을 검증했다. 상용망 데이터 시험에서 서비스 품질 저하 발생 빈도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며 6G 표준화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노릴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일본 이동통신 사업자 NTT 도코모와 공동 개발한 AI 무선망(AI-RAN) 기반 '사용자 맞춤형 통신 품질 최적화 기술'을 성공적으로 검증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AI가 사용자의 서비스 이용 특성과 실시간 무선망 환경을 종합 분석해 서비스 품질 저하를 예측하고, 사용자별로 최적의 네트워크 설정을 자동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이 향후 네트워크가 이용자의 상황과 요구사항을 스스로 인지해 최적의 통신 환경을 제공하는 'AI 중심 미래 통신망' 구현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는 하나의 기지국에 연결된 모든 스마트폰에 동일한 네트워크 설정이 일괄 적용돼, 전파가 약한 지역에서 연결이 끊기는 등 품질 저하가 발생하곤 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AI가 사용자별 이동 경로와 서비스 사용 패턴을 학습해 품질 저하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고, 문제가 발생하기 전 최적의 주파수 대역 등 네트워크 설정을 선택하도록 지원한다. 예컨대 동영상 스트리밍 이용 중 전송 속도 저하로 버퍼링이나 화질 저하가 예상되면 AI가 이를 미리 예측해 네트워크 설정을 자동 최적화, 사용자가 고화질 영상을 끊김 없이 시청할 수 있도록 해준다. 삼성전자와 NTT 도코모는 AI 무선망 기술 개발부터 일본 상용망 드라이브 테스트를 통한 데이터 확보, 데이터 측정 절차 개선까지 전 과정에서 공동 연구를 이어왔다. 올해 1월 NTT 도코모의 상용 네트워크와 현지 5G 시험망에서 확보한 데이터로 시뮬레이션 검증을 진행한 결과, 서비스 전송속도 저하 발생 빈도가 13.1%에서 7.2%로 절반 수준까지 줄었다. AI가 서비스 품질 저하를 예측해 사용자별 네트워크 설정을 최적화함으로써 고객 체감 품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결과다. 네트워크 부담을 줄이는 프로세스도 함께 개발했다. 기존에는 무선 환경 정보를 일괄 확보·처리해야 해 네트워크에 부담이 컸지만, 새 프로세스는 사용자가 겪는 문제 상황별로 필요한 정보만 선별 처리해 부담을 줄였다. 양사는 이 데이터 처리 절차를 지난 2월 세계 이동통신 표준화 기구 3GPP에 공동 기고하는 등 6G 기술 표준화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장 정진국 부사장은 “이번 검증은 AI가 개별 사용자의 서비스 경험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음을 입증한 성과"라며 “NTT 도코모와 AI-RAN 기술 고도화 및 표준화 협력을 지속해 사용자 중심의 미래 통신 기술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NTT 도코모 마스다 마사후미 6G테크부장은 “양사의 성과는 미래 네트워크에서 사용자 중심 통신 경험을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며 “AI 기반 기술과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켜 새로운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아파트 주차 로봇에게 맡긴다…현대차그룹, ‘공간 활용·안정성’ 검증

현대자동차그룹이 아파트 주차난 해결을 위한 로봇 주차 실증에 나선다. 실제 공동주택 지하주차장에서 로봇이 차량을 자동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공간 활용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프로젝트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자동차와 현대위아, 현대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기도 시흥시 '힐스테이트 더웨이브시티'에서 공동주택 주차로봇 실증사업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국토교통부 스마트도시 규제샌드박스 사업으로 추진되며 국비 지원을 받아 진행된다. 실증은 지하 1층 주차장 내 53면 규모의 구역에서 이뤄진다. 현대위아의 주차로봇 2세트를 투입해 차량 입출차와 이동 과정을 자동화하는 방식이다. 운전자가 지정된 구역에 차량을 세우고 하차하면 로봇이 차량 아래로 들어가 바퀴를 들어 올린 뒤 빈 주차 공간으로 차량을 옮긴다. 차량을 다시 호출하면 로봇이 출차 구역까지 자동으로 이동시킨다. 현대차그룹은 주차 공간 부족과 혼잡, 안전 문제를 실제 생활 환경에서 검증하기 위해서 공동주택을 실증 대상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빈 공간을 찾기 위해 차량이 반복적으로 이동하고 차량과 보행자 동선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 안전사고 위험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주차로봇은 라이다(LiDAR) 센서를 통해 차량 바퀴 위치를 인식해 최대 3.4톤의 SUV까지 이동시킬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전후좌우 모든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어 일반 차량이 접근하기 어려운 좁은 공간도 활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동일 면적에서 주차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주차 수용 능력이 최소 20%에서 최대 50%까지 개선될 가능성을 보고 있다. 차량 이동이 줄어들면 공회전 감소와 함께 탄소 배출 저감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다. 실증 기간에는 차량 1대당 입출차 시간과 이용자 대기시간, 주차 성공률, 로봇 가동률, 주차면 효율 개선율 등을 측정한다.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동주택뿐 아니라 상업시설과 업무시설, 교통거점 등 다양한 건물 유형에 적용할 수 있는 운영 기준도 마련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공동주택 주차로봇 실증사업에 대해 “단순한 기술 검증을 넘어 스마트도시 시대의 새로운 주차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중요한 단계"라며 “공동주택이라는 실제 생활 환경에서 주차로봇의 운영 안정성, 효율성, 사용자 편의성을 종합적으로 검증해 향후 국내외 다양한 도시 공간으로 확산 가능한 표준 모델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英 홀린 LG ‘연필 두께’ TV…벽이 스크린 됐다

LG전자가 영국 런던의 대표 럭셔리 백화점 해러즈(Harrods)에서 차세대 무선 월페이퍼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W'(모델명 W6)를 선보이며 현지 프리미엄 고객 공략에 나섰다. 연필 한 자루 수준인 0.9㎝대 두께와 무선 전송 기술을 앞세워 초프리미엄 TV 시장에서의 브랜드 위상을 굳힌다는 전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7일부터 26일까지 해러즈 백화점 1층 외관을 장식하는 브롬튼 로드(Brompton Road) 쇼윈도에서 LG 시그니처 올레드 W의 특별 전시를 진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전시가 열리는 공간은 월평균 약 110만 명이 찾는 런던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쇼핑 거리다. 쇼윈도에서 본 제품을 매장 내부에서 곧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동선도 연결했다. 전시 콘셉트는 해러즈의 올여름 테마인 '골든 아워(Golden Hour)'로 꾸며졌다. 호박색 조명이 감도는 공간에서 시그니처 올레드 W는 한 폭의 예술작품처럼 공간과 어우러지며 높은 몰입감을 준다. 제품 자체의 핵심은 초슬림 설계다. 패널부터 파워보드, 스피커까지 모든 부품을 초슬림화해 연필 한 자루 수준인 0.9㎝대 두께의 올인원(All-in-One) 디자인을 구현했다. 벽에 밀착되는 얇기 덕분에 화면이 곧 벽지처럼 공간에 스며든다. 이 같은 초슬림화가 가능했던 배경엔 무선 전송 기술이 있다. LG전자는 글로벌 인증기관 TÜV라인란드로부터 '진정한 무선 저지연 비전(True Wireless Lossless Vision)' 인증을 세계 최초로 받았다. 이를 통해 4K·165Hz 주사율 영상을 화질 손실이나 지연 없이 실시간 전송한다. LG전자 관계자는 “공간 활용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게 가장 큰 차이"라며 “기존에는 TV 뒤로 코드가 어지럽게 연결돼 부산스러웠지만, 사운드박스까지 10m 안에서는 얼마든지 무선으로 전송해 끊김이 없다"고 설명했다. 셋톱박스 등 주변기기를 연결하는 '제로 커넥트 박스(Zero Connect Box)'는 기존 무선 TV 대비 35% 작아져 설치 환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화질을 뒷받침하는 AI 기술도 강화됐다. 최신 올레드 화질·음질 AI 프로세서 '3세대 알파11(α11 4K Gen3)'은 NPU 성능이 5.6배 향상돼 빠른 화면 변화에도 깨끗한 화질을 유지하고, 그래픽 처리 성능도 70% 높아져 더 자연스럽고 깊이 있는 화면을 보여준다. 여기에 업계 최초로 인터텍(Intertek)의 '리플렉션 프리 프리미엄(Reflection Free Premium)' 인증을 받은 초저반사 디스플레이 기술도 적용됐다. 채광이 밝은 쇼윈도 환경에서도 화면 반사를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이면서 퍼펙트 블랙과 퍼펙트 컬러를 명확히 표현해, 런던 한복판에서도 올레드 특유의 몰입감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선이나 케이블은 물론, OTT와 연결된 기기들까지 미적으로 따지는 시대가 됐다"며 “월페이퍼 자체가 TV의 기능적 요소를 넘어 공간의 미적 요소에도 부합하는 만큼, 앞으로도 진일보한 제품을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기차표도 삼성 월렛에 쏙…탑승·환불·일정관리 한 번에

삼성전자가 코레일(한국철도공사)과 협업해 10일부터 '종이 없는 승차권'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용자들은 앞으로 실물 종이(지류) 승차권을 발급받는 대신 삼성 월렛에 모바일 승차권을 등록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삼성 월렛의 '종이 없는 승차권' 서비스는 국내 모바일 탑승권 최초로 지원되는 기능이다. 삼성 월렛에서 사전에 이용 동의만 하면 손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동의한 고객이 코레일 각 역사 오프라인 창구에서 삼성 월렛으로 승차권을 결제하면 모바일 승차권이 자동으로 삼성 월렛에 추가된다. 지난 3일 출시된 코레일·에스알(SR) 통합 앱 '코레일+'에서 발권한 코레일 승차권도 삼성 월렛의 'Add to Wallet' 기능으로 간편하게 추가할 수 있다. SRT는 9월 1일부터 고속철도 통합에 따라 KTX-산천으로 명칭이 변경되며, 9월 운행분 승차권부터 삼성 월렛 추가가 가능해진다. 삼성전자는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삼성 월렛 내에서 모바일 승차권을 반환(환불) 처리할 수 있는 기능도 함께 마련했다. 삼성 월렛에 추가한 모바일 승차권은 갤럭시 기기의 캘린더, 나우 브리프(Now Brief) 등과 연동돼 기차 탑승 시간을 사전에 알려주는 등 여행 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삼성전자는 이번 서비스가 환경 보호와 비용 절감 등 사회적 책임 실천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물 종이 승차권 발급을 최소화함으로써 승차권 제작·폐기에 드는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월렛팀장 채원철 부사장은 “고객들의 일상에 혁신적 편의성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종이 없는 생활 확산과 환경 보호 등 삼성 월렛이 추구하는 가치 실현을 적극적으로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단독] 삼성, 발전사업 전담 법인 검토…내년 출범 추진

삼성이 반도체 생산시설에 필요한 전력을 직접 확보하기 위해 발전사업 전담 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물산 산하 자회사 또는 별도 계열사 형태가 유력하며, 올해 내부 준비를 거쳐 내년 출범을 목표로 관련 조직과 인력 구성을 진행 중이다. AI와 반도체 산업 확대로 삼성전자 공장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 조달이 단순한 비용 문제가 아니라 생산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떠오른 데 따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최근 산업부와 한국전력 출신을 비롯한 에너지·전력 분야 전문 인력을 잇따라 영입한 것도 발전사업 역량을 그룹 내부에 축적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은 발전사업 전담 법인 설립을 위한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기존 국내외 발전 프로젝트 개발과 EPC(설계·조달·시공), 신재생에너지 사업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삼성물산 산하 자회사 형태가 우선적으로 거론되지만, 그룹 계열사로 별도 출범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법인 명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내부에서는 '삼성에너지', '삼성파워' 등 에너지 사업의 성격을 드러내는 이름들이 나오고 있다. 다만 현재는 사업구조와 역할, 조직 형태를 정하는 초기 준비 단계인 만큼 실제 출범 과정에서 명칭과 지배구조는 달라질 수 있다. 삼성이 발전사업 전담 조직 구축에 나선 가장 큰 배경은 반도체 생산시설의 급격한 확대다. 평택캠퍼스를 비롯해 향후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대규모 신규 투자가 예정되면서 발전소 건설과 전력망 확보가 공장 건설만큼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 삼성의 움직임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이미 발전사업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 E&S를 중심으로 LNG 발전과 집단에너지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GS그룹도 GS EPS와 GS E&R 등을 통해 민간발전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에너지를 합병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을 통해 LNG 발전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한화그룹 역시 한화에너지를 중심으로 LNG와 신재생 발전사업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AI와 반도체 산업 확산으로 전력 확보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제조기업과 에너지기업의 경계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평택 1GW LNG발전소 이후부터 직접 자가발전 추진할 듯 다만 당장 추진 중인 평택캠퍼스 1GW급 LNG 열병합 발전사업은 삼성의 신설 법인이 직접 맡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평택 P5·P6 생산라인에 필요한 전력을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 500MW급 2기, 총 1GW 규모의 LNG 열병합 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며 GS와 한화에너지, E1 등 기존 민간 발전사업자들이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이 평택 사업을 민간 발전사에 맡기는 것은 발전사업 진입 초기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이 발전소 건설과 프로젝트 투자 경험은 보유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대규모 LNG 발전소를 직접 개발·운영하거나 장기 LNG 도입선을 확보해 연료를 조달한 경험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LNG 발전사업은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LNG 장기계약과 현물 조달, 가스터빈 운영, 전력시장 제도, 정부 인허가, 탄소배출 관리까지 전문적인 운영 역량이 필요하다. 최근 삼성전자가 평택 발전소에 수소 혼소 목표까지 요구하고 있는 만큼 연료 조달과 수소 전환 전략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평택 프로젝트에서 기존 민간 발전사의 운영 경험과 연료 조달망을 활용하면서 발전사업 전반의 노하우를 축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발전소 건설 경험과 직접 발전사업을 하는 것은 성격이 다르다"며 “특히 LNG는 발전설비뿐 아니라 연료 조달과 전력시장, 인허가까지 함께 봐야 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전문 발전사와 협력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후 직접 발전사업의 본격적인 무대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평택과 달리 장기적인 준비 기간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향후 반도체 생산시설이 단계적으로 확대될 경우 필요한 전력 규모 역시 크게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평택 사업을 통해 발전소 개발과 운영, 연료 조달, 수소 혼소, 인허가 등 전반적인 구조를 파악한 뒤 신설 발전법인을 활용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등 차기 프로젝트에서는 직접 발전사업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평택은 생산라인 증설 일정이 촉박해 삼성이 처음부터 모든 발전사업 리스크를 떠안기보다는 기존 발전사와 협업하는 방향이 합리적"이라며 “향후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처럼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사업에서는 자체 발전 역량을 확보할 필요성이 훨씬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반도체 넘어 발전과 전력망 사업까지 수직계열화 삼성이 발전사업에 진출하는 것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영역은 아니다. 삼성물산은 국내외에서 복합화력·신재생 발전소의 EPC와 개발사업을 진행해왔으며 강릉에코파워에도 지분 투자를 하고 있다. 해외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에너지 개발사업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다만 기존 사업이 발전소 개발·건설과 투자 중심이었다면 이번에 검토되는 전담 법인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과 직접 연결된 전력 조달 역량을 그룹 내부에 구축한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다. 글로벌 빅테크와 반도체 기업들이 원전·SMR·가스발전·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체 전력 확보에 나서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대규모 전력 소비 기업이 직접 발전 역량을 갖추는 흐름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기업이 발전회사에서 전기를 공급받는 구조였다면 AI 시대에는 안정적인 전력 확보 자체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삼성의 전담 법인 검토는 반도체 투자가 발전과 전력망 사업까지 기업 전략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1인당 7억 성과급 약속 지켜라”…3500명 규모 ‘SK하이닉스 통합 노조’ 추진

글로벌 인공 지능(AI)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타고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인 SK하이닉스에서 직군을 초월한 거대 '통합 노동조합'이 공식 출범 절차에 돌입했다. 사상 초유의 호실적 속에서도 그 과실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두고 내부 구성원 간의 파열음이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사측이 역대급 흑자에 따른 천문학적인 성과급 현금 유출을 막고자 '자사주 지급 의무화' 등 보상 체계 개편을 시도하자 반발한 근로자들이 파편화된 기존 노조를 이탈해 세력 결집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전방위적 성과급 규제 압박과 소액 주주들의 경영진 배임 고발까지 겹치면서 이번 사태는 다차원적인 복합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사 간의 임금 협상이 기업의 초과 이익 분배를 둘러싸고 각계의 이해 관계로 커져 정면 충돌하는 중대 국면을 맞이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이 주도한 '통합 노조 설립 준비 모임'은 지난 8일 관할 행정관청에 노동조합 설립 신청서를 정식 제출했다. 이르면 다음 주 중 합법적인 단일 노조로 출범할 전망이다. 양대 노총으로 흩어져 있던 기존의 틀을 깨고 사내 익명 커뮤니티 등을 통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뜻을 모은 결과다. 현장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지난 5일 모임 개설 이후 불과 사흘 만에 약 3만5000명에 이르는 전체 임직원의 10%에 달하는 3500명 이상이 가입 의사를 밝혔다. 기존 노조를 탈퇴하고 통합 노조에 합류하겠다는 이탈 선언도 줄을 잇고 있다. 사측의 일방적인 개편안 제시와 지지부진한 기존 노조의 늦장 대응에 실망한 현장의 불만이 그만큼 임계점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민주노총 산하 기술사무직 지회와 한국노총 소속 전임직(생산직) 노조가 별도로 단체 교섭을 진행하는 복수 노조 체제다. 사측의 파격적인 성과급 개편 공세와 5차 본교섭까지 이어진 지지부진한 협상에 한계를 느낀 직원들이 거대 단일 노조 결성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에서 7만6000여 명을 결집해 사측으로부터 특별 경영 성과급을 이끌어낸 '초기업노조'의 성공 사례도 기폭제가 됐다. 동종 업계 경쟁사의 노동 권력 통합 성공은 SK하이닉스 직원들에게 '뭉쳐야 교섭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교훈을 안겼다. 통합 노조 임시 위원장은 공지를 통해 “최우선 출범 목적은 지난해 합의된 성과급 지급 약속의 완벽한 이행"이라며 “사측이 제안한 성과급 협상안을 전면 철회시키고 향후 10년간 임금 단체 협상에서 성과급 안건을 완벽히 분리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회사의 단기적인 유동성 위기 논리를 수용하지 않고 근로자의 정당한 몫을 강경하게 사수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노사 갈등의 핵심은 '초과 이익 분배금(PS)'으로 불리는 성과급 체계다. 앞서 2025년 단체 교섭에서 노사는 '영업이익의 10%'를 상한선 없이 전액 현금(당해 80%·이연 20%)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향후 10년간 유지하기로 상호 확약했다. 반도체 사이클마다 반복되던 소모적인 산정 기준 논란을 종식시키고자 도출한 획기적인 합의였다. 문제는 유례없는 반도체 호황에 있다. 증권가 컨센서스대로 2026년 연간 영업이익이 최대 250조 원에 달할 경우 산식에 따른 PS 재원만 25조 원에 육박한다. 임직원 1인당 평균 세전 7억 원 상당의 성과급이 현금으로 지급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단일 기업의 성과 보상 규모로는 전무후무한 수치로, 회사 재무 라인의 위기감이 극도로 고조된 원인이 됐다. 총 54조 원을 투입할 예정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등 글로벌 기술 초격차 유지를 위해 막대한 자본 지출(CAPEX) 재원을 보존해야 하는 사측은 당장 비상이 걸렸다. 이에 4·5차 본교섭에서 PS 총액의 50% 이상 자사주 의무 지급(일정 기간 매도 제한)과 적자 발생 시 임금 한시적 조정(삭감)이라는 파격적인 수정안을 들이밀며 사실상 1년 전 합의를 번복했다. 현금 유출을 방어하고 직원들의 이익을 회사의 장기적 가치와 일치시키겠다는 재무적 고육지책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노사 관계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노조는 “미래의 주가 하락 리스크를 오롯이 근로자에게 전가하고 임금 안정성을 파괴하는 개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극심한 경기 순환을 겪는 메모리 산업의 특성상 성과급을 주식으로 받았다가 주가가 곤두박질치면 실질적인 보상 규모가 쪼그라든다는 불안감이 저변에 깔려 있다. 한편 새롭게 출범하는 통합 노조가 당면한 외부 환경은 첩첩산중이다. 거대 기술 기업의 잉여 자본 유출에 제동을 걸기 위해 자본시장과 정부 핵심 부처가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는 사측과 맞서야 하지만 외부적으로는 싸늘한 시선을 보내는 관계 당국과 자본의 견제까지 이겨내야 하는 삼면초가의 상황이다. 주주 행동주의 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최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전격 고발했다. 성과급은 상법상 주주총회를 거쳐야 할 '이익의 처분'에 해당함에도 경영진이 노조와 임의로 타협해 회사 자산을 유출하려 한다는 논리다. 과거 노사 간의 문제로만 치부되던 성과급 협상이 이제는 자본시장 전체의 주주 권리 침해 논란으로 확산되며 법정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주주들은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회사가 보통주 1주당 375원이라는 저조한 현금 배당을 결정한 것에 대해 격앙된 상태다. 무엇보다 글로벌 기술주 조정 등의 여파로 한때 역대 최고점까지 치솟았던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최근 최고점 대비 대폭 하락하며 막대한 손실을 감내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가 배당률 0.02%에 불과한 '쥐꼬리 배당금'은 주주들의 분노에 불을 지폈다. 직원들에게는 1인당 수억 원대 성과급 잔치를 벌이면서 정작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에게는 푼돈 수준의 배당만 돌아간다는 분통이 배임 고발 등 강경한 실력 행사로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사측이 3분기 중 추가 주주 환원 방안을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성난 여론을 달래기엔 역부족인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회사가 실적 잔치를 벌이는 동안 그 과실을 투자자들과 공정하게 나누려는 의지가 부족하다며 불만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 정부 역시 강경한 기조다. 산업통상부는 “기업의 초과 이익은 미래 인프라에 재투자돼야 한다"며 대규모 성과급 지급 시 주총 승인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을 시사했다. 고용노동부 또한 이달 중 “영업이익 N% 연동 성과급 요구는 합법적 파업 대상이 아니다"라는 행정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노동계의 투쟁 동력이 크게 꺾일 전망이다. 국가의 핵심 전략 산업인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기업의 재투자 여력이 내부 성과급으로 소진되는 것을 행정력으로라도 막겠다는 단호한 의지로 풀이된다. 설상가상으로 통합 노조가 폭발적으로 세를 불렸음에도 당장 올해 임단협 테이블에 합법적인 당사자로 앉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행 노동조합법상 '교섭 창구 단일화 제도'의 기한 제한으로 이미 기존 노조와 5차 본교섭까지 진행된 상태에서 신설 노조가 중간에 개입할 법적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SK하이닉스의 이번 보상 체계 갈등은 노사의 평행선뿐만 아니라 주주들의 거센 반발과 정부의 규제망, 그리고 신설 노조의 합법적 교섭권 부재라는 난관들이 복잡하게 뒤엉키면서 연내 타결을 장담하기 어려운 장기 교착 상태로 빠져들고 있는 형국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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