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노조에서 세력 변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올해 삼성전자의 임금 및 단체협약에 불확실성이 더 커질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 임단협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부문 노조원 위주의 노조가 급격히 세를 불리며 주도권을 장악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해당 노조가 교섭력을 내세워 노사 협상에서 '묻지마식 내몫 챙기기' 태세를 취하면서 삼성전자 파업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는 17일 서초사옥 앞에서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연다. 자신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과반노조 및 근로자대표 지위를 인정받았다는 점을 공개 천명하는 자리다. 기자회견에서 초기업노조는 과반노조 조직화 경과를 발표하고 향후 계획 등을 공유할 계획이다. 이미 과반노조 선언이 '삼성전자 노사관계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스스로 의미를 부여할 정도로 세 과시를 자신하고 있다. ◇ 3개 노조 공동교섭서 개별협상 전환 '노노 갈등' 양상 이전까지 삼성전자는 '공동투쟁본부'와 임단협 의견을 조율해 왔다. 초기업노조 외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전자동행노조 등 사내 3개 노조들로 결성된 연대조직이다. 그러나, 일부 노조가 임단협 결렬로 교섭중단 선언 이후에도 별도의 협상을 이어가는 등 '노노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2년여 전 창사 이래 첫 파업을 주도한 곳은 전삼노였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내부 갈등 등이 빚어지면서 전삼노 조합원이 빠르게 이탈해 삼성전자 노조의 무게중심이 바뀌었다. 16일 기준 조합원 수에서 초기업노조가 7만5015명으로 크게 몸집을 키워며 전삼노(2만77명)를 압도하고 있다. 노사 교섭이 중단된 상태에서 소속을 밝히지 않은 한 노조 관계자는 “오는 23일 평택에서 투쟁 결의대회를 열 때까지는 (사측과) 대화를 나누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과급 상한폐지 등 핵심 쟁점을 두고 노사간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투쟁본부 측은 연봉 50%로 정해진 성과급 상한을 아예 없애야 한다는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영업이익의 15%를 자신들에게 나눠줄 것을 삼성전자 경영진에 압박하고 있다. 산업계는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오는 5월 21일부터 6월 6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이 현실화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과반노조를 선언한 초기업노조가 '세 과시'에 나섰다는 점을 우려의 눈길로 지켜보고 있다. ◇ 조합원 과반 초기업노조 '반도체 최대수익' 성과급 요구…“밥그릇 챙기기" 비난 초기업노조가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했다 해도 사측은 올해 임단협 협상을 공동투쟁본부와 한다는 입장이다. 일찍부터 조합원 수 5만명을 넘기며 '사실상 과반 노조'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공동투쟁본부와 협상 구도에 큰 변수가 생길 여지는 없다. 따라서, 이번 초기업노조의 기자회견이 '강경 투쟁'으로 가기 전에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작업의 출발점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임단협이 난항을 겪는 것은 노조가 명분 대신 자신들의 '밥그릇'만 챙기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사측이 이미 '업계 최고 수준' 보상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계속해서 더 많은 성과급을 달라고 말을 바꾸고 있다. 교섭 명분이 실종되며 내부 갈등 양상도 나타난다. 초기업노조 조합원 대부분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소속이라는 게 논란의 시작점이다. 이들은 사측의 시설 투자금액이나 다른 사업부 영업환경 등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영업이익 15%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럴 경우 디바이스경험(DX) 내 이익 규모가 크지 않은 일부 사업부 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부별로 투자와 이익 규모가 다른데 삼성전자는 가전·휴대폰을 팔아 번 돈도 반도체 시설투자에 사용하고 있다"며 “함께 노력해 투자를 늘린 덕분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늘어난 셈이다. 이를 이용해 주주도 아닌 해당 부문 직원들이 '돈잔치'를 벌이겠다는 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짚었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전자 관계자도 “반도체 사업 출발 초기와 실적이 좋지 않았던 시기에 가전 등 다른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이 반도체 투자의 지지대가 됐다는 점에서 노조의 요구는 일방적인 느낌이 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를 보면 작년 말 기준 이 회사 직원 수는 총 12만8881명이다. DS 소속이 7만8064명으로 더 많다. ◇ 성과급 15% 관철 시 '1인당 5억 이상'…파업 강행 시 '피해액 최소 10조원'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올해 영업이익이 300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만일 각자 번 돈을 사업부 내에서만 공유한다고 가정하면 DS 직원들은 1인당 5억7600만원 정도씩 받아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같은 회사에 다니면서 성과급 지급액이 20~30배 넘게 차이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사측은 교섭 과정에서 이같은 부작용과 업종별 특수성 등을 노조에 수차례 설명했다고 전해진다. 일부 강경파 노조원들이 삼성전자 내부에서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최근 누군가가 다른 임직원들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노조 가입 여부가 담긴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사측은 경찰에 정식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지난달 한 유튜브 방송에서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회사를 위해 일하는 자들을 명단으로 관리하겠다"며 “추후 노사 협의가 필요한 강제 전환 배치나 해고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들을 우선적인 대상으로 검토하겠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전삼노는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쟁의행위 돌입 선포 기자회견을 열려다 취소하기도 했다. 당시 노조는 '경영진 배만 불리는 철저한 양극화를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정작 이 회장은 보수를 전혀 받지 않는 '무보수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공동투쟁본부는 오는 23일 평택캠퍼스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사측과 대화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후 접점을 찾지 못하면 5월 21일부터 총파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가 입는 피해 규모는 10조원을 넘길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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