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일렉트릭, 한전 ‘고장예측’ 기술 품는다…반도체·AI 데이터센터 공략

LS일렉트릭이 한국전력의 전력설비 고장예측 기술을 도입해 반도체 공장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24시간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필요한 시장 공략을 확대한다. 단순히 변압기·배전기기를 공급하는 데서 벗어나 설비의 이상 징후를 미리 파악하고 유지·보수 시점까지 관리하는 전력설비 운영·관리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다. LS일렉트릭은 최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빛가람 국제전력기술엑스포(BIXPO) 2026'에서 한전과 '전력설비 예방진단 솔루션(SEDA)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식에는 채대석 LS일렉트릭 대표와 김재군 한전 전력계통본부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 고장 나기 전에 잡는다…한전 SEDA 기술 도입 SEDA(Substation Equipment Diagnostic & Analysis system)는 한전이 개발한 전력설비 예방진단 시스템이다. 변전소 내 주요 전력설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상 징후를 미리 발견하고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LS일렉트릭은 이번 기술이전을 통해 가스절연개폐장치(GIS)와 변압기 등 주요 전력설비의 상태를 분석하고 고장 위험도를 5단계로 구분하는 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사전에 경보를 보내는 기능도 적용한다. 한전에 따르면 SEDA를 도입한 2021년 이후 현재까지 총 88건의 전력설비 고장을 사전에 예방했다. 지난해에만 고장복구비용 약 370억원을 절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LS일렉트릭은 이전받은 기술을 자체 '설비 상태 감시 시스템(CMS)'에 적용해 설비 진단의 정확도와 신뢰성을 높일 계획이다. CMS는 다시 자산관리 시스템(AMS)과 연결한다. 전력설비 상태를 감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유지보수와 교체 시기, 운영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구조다. ◇ 반도체·AIDC는 '무정전'이 경쟁력 LS일렉트릭이 예방진단 기술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가 있다. 반도체 생산라인과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필수적이다. 전력설비 장애가 발생하면 생산이나 데이터 처리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사고 이후 복구하는 것보다 이상 징후를 조기에 파악해 장애 자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LS일렉트릭은 이에 따라 전력기기 공급과 예방진단, 자산관리 시스템을 묶어 반도체·데이터센터용 전력 솔루션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LS일렉트릭은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대응해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기기, 전력변환장치(PCS) 등 전력 인프라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도 최근 국제배전협의회(CIRED) 워크숍에서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직류(DC) 기반 지능형 전력망을 미래 전력산업의 핵심으로 제시했다. 이번 한전 기술 도입으로 전력기기를 공급하는 하드웨어 사업뿐 아니라 설비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유지·관리하는 소프트웨어·서비스 영역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채대석 LS일렉트릭 대표는 “한전의 예방진단 기술과 당사의 전력설비 관리 역량을 결합해 솔루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전력설비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생산과 데이터센터 등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중요한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LS 오너 3세 구본규 부회장 승진…주요 CEO 유임 ‘안정 속 세대교체’

LS그룹이 오너가 3세인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대부분 유임하는 대신 신규 이사를 역대 최대 규모로 발탁해 '안정 속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었다. LS그룹은 5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7년도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인사는 내년 1월 1일자로 시행된다.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주요 CEO를 대부분 유임시켰다는 점이다. AI 데이터센터와 미국 전력망 투자 확대 등에 따른 전력기기 호황으로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경영진 교체보다 기존 성장 흐름을 이어가는 쪽을 택했다. 반면 신규 이사는 17명을 선임해 역대 최대 규모로 늘렸다. 전체 승진자의 약 60%에 해당한다. 배터리 소재와 영구자석, 발전 등 미래 성장사업 책임자들도 승진 명단에 포함했다. ◇ 구본규 부회장 승진…LS전선 성장 이끈 성과 인정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다. 구 대표는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22년부터 LS전선 CEO를 맡아 LS전선과 가온전선, LS에코에너지, LS마린솔루션 등 전선·해저케이블 계열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글로벌 전력망 투자와 해상풍력 확대에 대응해 해저케이블 사업을 키우고 사업구조를 고도화하면서 실적과 수주 확대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LS전선에서는 김형원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사장은 에너지 사업을 이끌며 글로벌 수주 확대와 해저케이블 사업 성장을 주도했으며 앞으로 에너지경영총괄과 안전경영총괄을 함께 맡는다. 김우태 LS전선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LS 오너가 3세인 구본권 부사장은 LS MnM에서 LS엠트론으로 자리를 옮겨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는다.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LS엠트론의 경영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 주요 CEO는 그대로…신규 이사 17명 발탁 그룹 경영전략 부문에는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 LS는 재정경제부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을 거친 최원진 씨를 ㈜LS 경영전략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산업정책과 시장 변화에 대응하면서 그룹 미래사업과 재무전략을 담당하게 된다. 전무 승진자는 조문기 E1, 김병옥 LS마린솔루션, 홍영호 LS머트리얼즈 등 3명이다. 상무에는 변정일 LS전선, 김희중·구소희 LS일렉트릭, 곽성석 LS MnM, 고완 LS엠트론, 전진만 E1, 손태원 가온전선, 오창호 LS메탈, 김성직 GRM 등 9명이 승진했다. 신규 이사에는 LS전선 4명, LS일렉트릭·LS MnM·LS엠트론·INVENI 각 2명 등을 포함해 총 17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인사는 전력사업 호황을 이끌고 있는 기존 경영진은 유지하면서 차세대 인력을 대거 발탁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전날 LS글로벌이 LS메탈의 동관·스테인리스 가공 사업을 인수해 매출 1조3000억원 규모의 'LS메탈플러스'를 출범하기로 한 데 이어 인사에서도 전력과 해저케이블, 배터리 소재 등 성장사업 중심의 사업구조 강화 기조를 이어갔다. LS그룹은 주요 CEO의 연속성을 바탕으로 현재의 전력사업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차세대 경영진 육성과 미래 성장사업 발굴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블루 쓰나미 덮친 AI 인프라…美 표심에 K반도체 긴장

미국 중간선거가 민주당이 공화당 강세 지역까지 휩쓰는 '블루 쓰나미'로 귀결되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흐름이 한국 반도체 업계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데이터센터가 몰린 주(州)에서 건설 중단을 공약한 주지사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빅테크의 AI 인프라 확장에 차질이 생기면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물론 메모리 수요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업계는 이미 진행 중인 주문보다 2028년 이후 추가 수요와 증설 계획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 주목하고 있다. 6일 외신과 미국 데이터센터 감시단체 데이터센터워치(Data Center Watch)에 따르면 주지사 선거가 열린 미국 36개 주 가운데 12곳에서 데이터센터 개발 일시 중단을 지지한 후보가 당선됐거나 개표에서 앞서고 있다. 당선·선두 후보 가운데 데이터센터 세제 혜택을 줄이거나 없애겠다고 공약한 후보는 15명이었다. 34명은 데이터센터 전력 비용을 주민에게 떠넘기지 못하게 하겠다고, 27명은 물 사용과 환경 영향을 제한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선이 확정된 34명으로 좁혀 보면 규제 기류는 더 뚜렷하다. 미국 조사기관 데이터센터워치에 따르면 이 가운데 32명(94%)이 데이터센터 개발에 대해 규제 강화나 조건부 허용, 금지·모라토리엄 중 하나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1월부터 모라토리엄 확대·연장을 지지하는 민주당 주지사들이 이끄는 주가 미국 데이터센터 계획 용량의 45%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장 큰 변수는 텍사스다. 텍사스는 일정한 투자·고용 요건을 충족한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20년간 세제 혜택을 주며 시설을 끌어들여 왔다. 건설 예정 시설을 포함한 데이터센터 수는 606곳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고, 2030년까지 미국 데이터센터 계획 용량의 2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나 이노호사 당선인은 주 의회가 주민 보호 법률을 마련할 때까지 모든 데이터센터 승인을 중단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른바 '텍사스 우선 데이터센터 원칙'에는 전기·용수 요금이 오르지 않는다는 점을 사업자가 입증해야 하는 의무, 보조금 중단, 지역 주민의 사업 찬반 투표권 등이 담겼다. 조지아와 오하이오도 사정이 비슷하다. 미국 3위 데이터센터 시장인 조지아는 장비 구매·임차에 붙는 판매세와 사용세를 면제해 주며 200여 곳의 데이터센터를 유치해 왔다. 브라이언 켐프 현 주지사(공화당)는 2024년 이 세제 혜택을 일시 중단하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반면 키샤 랜스 보텀스 당선인은 전기요금·지역사회·환경 영향을 평가할 때까지 주 전역에서 신규 건설을 일시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오하이오의 에이미 액턴 당선인은 개발업체가 전력·용수 비용 전액을 부담하고, 정보를 공개하고, 노조 인력을 쓰고, 농지 대신 옛 산업 부지에 짓는 경우에만 건설을 허용하는 '조건부 모라토리엄'을 내걸었다. 빅테크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메타의 디나 파월 매코믹 사장은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행사에서 “선거 이후 데이터센터를 짓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영국 데이터센터 업체 엔스케일과 맺은 텍사스 컴퓨팅 계약을 확대할 수 있는 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 HBM·eSSD 주문 '이연' 우려…"2028년이 분기점“ 국내 반도체 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이 미국 빅테크의 메모리 구매에 미칠 영향이다. AI 데이터센터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탑재한 AI 가속기와 서버용 D램, 낸드플래시 기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이 들어간다. 가동 시점이 밀리면 서버와 가속기 도입이 늦어지고 메모리 주문도 뒤로 밀린다. 전력망 확충 비용 부담이 커지거나 세제 혜택이 줄어 사업성이 떨어지면 일부 프로젝트가 축소될 수도 있다. 고객사의 투자 규모에 미칠 영향도 수치로 나오기 시작했다. 웰스파고는 텍사스의 데이터센터 계획 용량이 10% 줄어들 때마다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가 1.6% 감소한다고 추산했다. 아마존·MS·알파벳·메타 4사의 올해 설비투자 합계가 7200억~7400억 달러로 예상되는 만큼 작지 않은 규모다. 다만 영향이 나타나는 시점은 당장이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일본 노무라는 중간 실적 보고서에서 2027년에 가동될 용량의 상당 부분은 이미 건설 중이고, 그 이후 사업들이 지연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영향은 2028년부터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골드만삭스도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데이터센터 세제 혜택은 제한될 수 있지만 전국 단위의 건설 중단 조치가 시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대형 빅테크는 자금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어 논란 속에서도 데이터센터 건설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운영비 상승을 흡수하거나 신규 데이터센터를 해외로 돌릴 여력도 충분하다. ◇ 물량은 확보, 가격은 변수…LTA의 한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늘리고 있는 장기공급계약(LTA)은 수요 변동에 대응하는 완충 장치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8일 실적 발표에서 주요 클라우드 기업을 포함한 고객사 14곳과 LT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통상 5년이며, 확보한 물량은 2027년과 2028년 전체 생산능력의 50% 이상이다. 협의 중인 물량까지 더하면 D램과 HBM은 2029년까지 사실상 완판됐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도 실적 발표에서 2027년 HBM 공급 물량이 이미 완판됐다고 밝혔다. 고객사 10곳과 LTA를 맺었고 10곳과 추가로 협상 중이며, 2030년까지 생산능력의 60~70%를 장기계약으로 채우는 목표에 다가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메모리 판매가 당장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많은 이유다. 그렇다고 LTA가 수익성까지 묶어두는 것은 아니다. SK하이닉스는 “LTA 가격이 고객사와 합의한 범위 안에서 시장 가격 변동을 반영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으로 공급 부족이 완화되면 물량은 유지되더라도 가격이 범위 하단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얘기다. 계약으로 확정된 물량이 2028년까지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변수다. 규제 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과 겹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생산능력의 상당 부분이 여전히 시장 가격에 노출되는 구조여서,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가 둔화하면 이 물량의 가격 협상력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LS, 금속사업 합쳐 1.3조 ‘LS메탈플러스’ 출범…전력사업엔 투자 집중

LS그룹이 원자재 조달과 금속 가공 사업을 하나로 합쳐 매출 1조3000억원 규모의 금속 전문기업을 출범시킨다. LS일렉트릭은 금속 가공 사업을 넘기고 확보한 재원을 전력 인프라 사업에 집중하면서 그룹 내 사업구조도 재편한다. ㈜LS는 자회사 LS글로벌이 LS일렉트릭의 자회사 LS메탈의 동관 및 스테인리스 가공 사업을 양수해 통합법인 'LS메탈플러스(LS Metalplus)'를 출범한다고 5일 밝혔다. 통합법인은 오는 12월 LS글로벌 임시주주총회에서 상호변경 승인을 거쳐 내년 1월 1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LS메탈플러스의 예상 매출은 약 1조3000억원, 자산은 약 1조원 규모다. ◇ 조달부터 생산·판매까지 한 회사로 이번 사업재편의 핵심은 LS그룹의 금속 밸류체인을 하나로 묶는 것이다. LS글로벌은 금속 원자재 조달과 트레이딩을 담당해왔다. 여기에 LS메탈이 보유한 동관·스테인리스 가공 및 제조 사업을 결합해 원자재 조달부터 가공·생산·판매까지 연결한다. 원재료인 전기동을 통합 구매해 구매 협상력을 높이고 재고 운영도 일원화한다. 국제 동 가격 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선물 및 헤지(Hedge) 역시 통합 운영해 원가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LS도 통합법인의 사업 기반 확대를 위해 약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LS는 LS메탈플러스를 그룹 내 금속 트레이딩·가공 사업의 핵심 플랫폼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 LS일렉트릭, 금속 떼고 '전력 슈퍼사이클' 집중 이번 재편은 LS일렉트릭의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LS메탈의 모회사인 LS일렉트릭은 사업 양도로 확보한 재원을 전력 인프라 사업에 투입한다. 글로벌 전력기기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능력(CAPA) 확대와 핵심 인프라 사업 투자가 우선순위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미국 전력망 교체, 신재생에너지 증가 등으로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이 호황기에 진입하면서 LS일렉트릭도 전력사업에 자원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LS일렉트릭은 최근 북미를 중심으로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기기, 전력변환장치(PCS), AI 데이터센터용 전력 솔루션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앞서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도 국제배전협의회(CIRED) 워크숍에서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직류(DC) 기반 지능형 전력망을 미래 성장축으로 제시한 바 있다. 금속 원자재 조달과 가공은 LS메탈플러스로 모으고 LS일렉트릭은 성장성이 높은 전력 인프라에 투자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그룹 내 역할을 재조정하는 것이다. LS 관계자는 이번 사업재편을 통해 사업 연관성이 높은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고 그룹 차원의 사업 경쟁력과 주주가치를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최태원 “韓경제, G2 패권·AI·자본전쟁 직면”…4가지 해법 제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국 경제가 저성장과 부채 증가라는 내부 문제에 미국·중국 패권경쟁과 인공지능(AI) 혁명, 글로벌 자본전쟁까지 겹친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AI 네이티브 국가'와 한일 경제연대, 뉴 캐피탈리즘, 새로운 인센티브 시스템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5일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재학생 등 450여명을 대상으로 'AI 시대, 세계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대한민국의 비전'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최 회장이 서울대 경제학부 학생들과 만난 것은 2022년 4월 '시장의 변화, 미래의 기업' 특강 이후 약 4년 반 만이다. 최 회장은 "30년 넘게 기업을 경영하며 '변화'에 익숙하지만 그 속도와 크기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 시대에는 전통적인 경제학의 시장원리와 모형만으로 경제 현상을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수가 늘어났다고 진단했다. 과거 수요와 공급을 중심으로 시장을 이해했다면 디지털 경제에서는 개별 고객과의 관계가 중요해지는 등 경제가 작동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 “美 투자 요구·中 기술 추격 사이 놓인 한국" 글로벌 경제질서 변화에 대해서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에 주목했다. 최 회장은 지난 30년간 미국의 소비와 중국의 제조를 중심으로 유지돼 온 글로벌 분업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며 한국이 미국의 투자 요구와 중국의 기술 추격이라는 이중의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AI를 둘러싼 대규모 투자 경쟁까지 가세했다. AI를 중심으로 여러 산업에서 혁신이 동시에 진행되고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과거 산업혁명과는 다른 규모와 속도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저성장, 부채 증가 등으로 내부의 기초체력이 약해진 가운데 G2 패권과 AI 혁명, 자본전쟁에 의한 외부 위협까지 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개별 현안에 대응하는 방식만으로는 복합적인 경제·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내부와 외부 변화를 함께 고려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이 제시한 해법은 △사회문제 해결 자체가 경제활동이 되는 '뉴 캐피탈리즘' △지능 수출국을 지향하는 'AI 네이티브 국가' △한일 경제연대를 통한 '확장 옵션' △기업 성장을 촉진하는 '인센티브 시스템' 등 네 가지다. ◇ “韓 2조달러·日 4조달러 경제 묶이면 그 이상 효과" AI 분야에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제시한 에너지·반도체·AI 데이터센터·거대언어모델(LLM)·애플리케이션 등 'AI 5대 층'을 언급했다. 최 회장은 이들 분야가 "'AI 네이티브 국가'로 가기 위해 경쟁력을 키워야 할 분야“라며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한국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경쟁 속 한국 경제의 외연을 넓히기 위한 방안으로는 최근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한일 경제연대를 다시 꺼냈다. 최 회장은 "자유무역체제가 옅어지는 가운데 GDP 2조달러의 한국과 4조달러인 일본의 경제가 묶이면 그 파급력은 단순히 3배가 아닌 그 이상 커질 것“이라며 "양국이 겪는 저출산과 고령화 등 사회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제도적 요인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적용되는 규제 때문에 기업이 스스로 성장을 포기하지 않도록 성장에 대한 인센티브 체계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뉴 캐피탈리즘에 대해서는 기업과 민간이 사회문제를 해결해 만들어낸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이에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 AI 시대 인재에게 필요한 것은 '경험' 최 회장은 강연 후 학생들과 AI와 반도체, 에너지 등 산업 현안에 대한 질의응답도 진행했다.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 육성 방향을 묻는 질문에는 '경험'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어디서나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닌, 직접 새로운 것을 자유롭게 설계하며 경험하는 게 'AI 네이티브 국가'로 가는 기초가 될 것“이라며 "이전의 시도가 실패해도 그걸 경험으로 삼고 도전을 계속하면 '시스템'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학부장은 "학생들이 교실에서 배운 경제학 개념을 실제 경제현장에 접목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삼성전자 ‘제6노조’ 출범 가시권…기존 노조 간 ‘공방’

삼성전자 내부에 여섯 번째 노동조합을 세우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함에 따라 출범 배경과 향후 교섭 구도를 둘러싸고 기존 노조들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올해 임금 교섭 과정에서도 부문별 성과급 배분과 협상 방향을 두고 노조 간 시각차가 노출됐던 만큼 신규 노조의 등장이 내년도 교섭 판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 '삼성전자 유니온샵 노조' 출사표…구체적 활동 범위는 미정 5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에 따르면 지난 4일 고용노동부 구미지청에 '삼성전자 유니온샵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으로 제6노조 설립 신고서가 정식 제출됐다. 디바이스 솔루션(DS·반도체) 부문을 주축으로 하는 초기업노조는 5일 내부 공지를 통해 디바이스 경험(DX·완제품) 부문 중심인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의 한문석 전 구미지부장과 초기업노조 윤주용 전 사무국장 등이 이번 신규 노조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신설 노조가 DX부문을 주 무대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나 세부적인 조직 체계나 구체적인 활동 영역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 '내부 갈등설' 제기한 초기업노조 vs “전혀 무관" 선 그은 동행노조 신규 노조의 탄생 배경을 두고 기존 노조들의 해석은 정면으로 엇갈렸다. 초기업노조 측은 최근 동행노조 내부에서 전·현직 집행부 사이의 갈등이 깊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와 같은 내부 불협화음이 독자 노조 설립으로 이어졌을 개연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동행노조는 5일 입장문을 내고 이러한 추측을 즉각 일축했다. 동행노조는 현재 진행되는 제6노조 설립 추진은 동행노조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전·현 집행부 간 불화가 새 노조 출범을 촉발했다는 해석은 사실 관계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구체적인 설립 배경은 제6노조 측에 직접 확인해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 5개 노조 체제서 6개 노조로…2027년 임금 교섭 셈법 복잡해지나 현재 삼성전자 내에는 △사무직(1노조) △구미 네트워크(2노조) △동행(3노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4노조) △초기업(5노조) 등 총 5개 노조가 활동하고 있다. 이 중 초기업노조가 5만3천475명, 동행노조가 3만143명의 조합원을 각각 확보하고 있다. 2027년도 임금 교섭을 앞두고 각 노조의 대응 기조도 뚜렷이 나뉘는 양상이다. 초기업노조는 DX부문 내 신규 노조 출범 여부와 상관없이 DS부문을 대표하는 노조로서 2027년 교섭 준비를 차질 없이 이어가겠다며 단독 교섭을 통해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한편 동행노조는 5일 오후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에서 대규모 총집회를 개최한다. 동행노조는 이번 집회에서 현금성 보상안 마련과 2027년 공동 교섭 추진 등을 주요 요구 사항으로 내걸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 14년 결실…‘우수 연구자’ 10명 첫 선정

삼성의 '기술중시'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2013년 출범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14년간의 성과를 처음으로 결산했다. 국내 첫 민간 주도형 연구개발(R&D) 지원사업인 이 사업에는 지금까지 1조2000억 원이 넘는 연구비가 들어갔다. 삼성은 이날 그간 지원한 과제 가운데 학계와 산업계에 큰 영향을 남긴 연구자 10명을 골라 처음으로 시상했다. ◇ “블랙홀부터 AI 서버까지" 14년 결실 담은 첫 시상 삼성은 5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2026 애뉴얼 포럼'을 열었다. 애뉴얼 포럼은 과제를 수행 중인 연구자와 학계·산업계 전문가가 성과를 공유하고 토론하는 자리로, 2014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과 황정아 더불어민주당·박충권 국민의힘·서왕진 조국혁신당·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박홍근 삼성전자 SAIT 원장(사장), 장석훈 삼성 사회공헌총괄 사장 등 과학기술계 인사와 연구진 4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의 핵심은 처음 도입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우수 연구자' 시상이었다. 삼성은 기초과학과 소재·ICT 분야의 완료 과제 644개를 대상으로 연구의 우수성과 성과의 확장성, 연구자의 성장성, 학계·산업계 파급력을 종합 평가했다. 분야별 석학으로 꾸려진 심사위원단이 약 4개월간 심사해 10개 분야에서 1명씩 뽑았다.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오성진 미국 UC버클리대·고등과학원 교수(수리과학), 이현우 포스텍 교수(물리학), 박정원 서울대 교수(화학), 정원석 KAIST 교수(생명과학) 등 4명이 이름을 올렸다. 소재·ICT 분야에서는 김봉수 UNIST 교수(전자소재), 유창식 성균관대 교수(전자소자), 최장욱 서울대 교수(에너지·환경), 유홍기 KAIST 교수(바이오·메디컬), 김장우 서울대 교수(통신·컴퓨팅), 황성주 KAIST 교수(AI로보틱스) 등 6명이 선정됐다. 삼성은 수상자들에게 명예 타이틀과 함께 맞춤형 기술 자문과 산업계 교류, 창업·지식재산권(IP) 멘토링, 후속 연구를 지원한다. 해당 분야 주요 연구진을 초청하는 기술 워크숍 개최도 돕는다. 이날 수상자 3명이 연구 성과를 직접 발표했다. 오성진 교수는 우주를 이루는 입자들이 힘을 주고받는 원리를 담은 '양-밀스 방정식'이 블랙홀 내부 같은 특이한 환경에서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수학적으로 밝혀냈다. 블랙홀 내부의 안정성을 이해하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연구로, 오 교수는 이 업적으로 '2026 삼성호암상' 과학상(물리·수학 부문)도 받았다. 최장욱 교수는 물 기반 전해액을 써 불이 나거나 폭발할 위험이 거의 없는 '수계(水系) 전지'의 약점을 개선했다. 수계 전지는 그동안 저장 용량이 적고 성능이 쉽게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최 교수는 성능 저하의 원인을 규명하고 전극과 전해액 소재를 새로 개발해 해결의 길을 열었다. 태양광·풍력 발전으로 만든 전기를 저장하는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핵심 원천기술로 평가받는다. 김장우 교수는 AI 연산량이 폭증하면서 불거진 데이터센터 서버의 병목 현상에 주목했다. 중앙처리장치(CPU)가 모든 작업을 떠안는 대신, 데이터 이동과 관리를 전담하는 데이터처리장치(DPU)에 일을 나누는 새로운 컴퓨팅 구조를 개발했다. 김 교수는 AMD와 인텔,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차세대 AI 인프라를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오후에 이어진 '미래과학기술포럼'에서는 기초과학 4개 분야와 공학 6개 분야의 최신 연구 결과가 폭넓게 공유됐다. 국양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지난 14년간 연구자들의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가 쌓이면서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도약을 이끄는 의미 있는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연구자들이 새로운 가능성을 자유롭게 탐구할 수 있도록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 연구실 넘어 코스닥까지…R&D 생태계로 확장 삼성은 연구비 지원에 그치지 않고 전문가 멘토링과 기술 창업 지원까지 연구개발 전 단계를 함께 지원해 왔다. 시상자로 나선 박홍근 사장은 “이 사업은 기초과학을 지원하고 젊은 과학자를 발굴·육성하며, 연구 단계에 그치지 않고 스타트업 창출로도 이어졌다"며 “이런 방향이 학계와 산업계 모두에게 진정한 가치를 만든다고 믿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이 자리가 학계와 산업계 간 더 깊은 네트워킹과 치열한 논의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표 사례가 프로티나와 망고부스트다. 윤태영 서울대 교수가 창업한 프로티나는 몸속 단백질이 다른 단백질과 어떻게 결합하고 반응하는지를 측정하는 자체 기술 'SPID'를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얻은 데이터를 AI가 학습해 항체 신약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7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망고부스트는 이날 우수 연구자로 선정된 김장우 교수가 2022년 창업한 DPU 설계 기업이다. DPU는 데이터센터 안에서 네트워크와 저장장치, AI 가속기의 동작을 조율해 서버 효율을 끌어올리는 칩이다. 주력 시제품 'MBDPU-1'은 기존 서버 구조보다 데이터센터 성능을 3배 이상 높이고 서버 CPU 사용량은 50% 넘게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망고부스트는 이후 AI 추론 최적화 소프트웨어 '망고 LLM부스트'를 내놓으며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삼성이 연구 지원을 창업까지 넓혀온 배경에는 축적된 연구 기반이 있다. 이 사업은 출범 이후 기초과학부터 소재, ICT 융복합까지 과학기술 전 분야에서 916개 과제를 지원했다. 교수진과 박사후연구원, 석·박사 연구원 등 1만7000여 명이 이 과제들에 참여했다. 김현수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장(상무)은 “미지의 영역에 도전해 온 연구자들의 담대한 도전에 앞으로도 동반자 역할을 하겠다"며 “작년 공개 행사 전환에 이어 포럼을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교류의 장으로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컨콜] 카톡 광고 35% 뛰고 콘텐츠는 역성장…카카오 “AI 2028년 손익분기”

카카오가 올해 3분기 매출 2조867억원, 영업이익 2403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톡 광고 매출이 35% 증가하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7.4% 늘었지만, 전 분기보다는 13.3% 감소했다. 콘텐츠 매출도 6% 줄고 인공지능(AI) 서비스 부문의 영업손실은 640억원으로 확대됐다. 카카오는 2028년 AI 사업의 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신종환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5일 열린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8년에는 AI 신규 매출이 톡비즈 매출에서 두 자릿수 비중을 차지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매출 확대와 비용 효율화를 통해 2028년 AI 사업은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카카오는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에 대한 시장의 현재 평가와 내부에서 바라보는 펀더멘털에 기반한 미래 성장 가능성 사이의 괴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며 자사주 매입·소각 배경을 설명했다. ◇ 광고 35% 성장…콘텐츠 매출은 6% 감소 3분기 실적을 이끈 것은 카카오톡 광고와 커머스 사업이다. 플랫폼 부문 매출은 1조23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카카오톡 광고와 커머스 등을 포함한 톡비즈 매출은 6329억원으로 13% 늘었고, 모빌리티와 페이 등이 포함된 플랫폼 기타 매출도 21% 증가한 602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카카오톡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급증했다. 피드형 광고 출시 이후 중소형 광고주들이 새롭게 유입되고 기존 광고주들의 광고 집행도 확대된 영향이다. 신 CFO는 “피드형 광고 출시 이후 기존 카카오 광고를 집행하지 않았던 중소형 광고주들의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며 “4분기에도 두 자릿수 성장을 무난하게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커머스 사업도 성장했다. 선물하기와 톡스토어의 3분기 거래액은 2조3000억원으로 13% 증가했다. 추석 명절 수요와 자기구매 확대에 힘입어 선물하기는 지난 9월 역대 최대 월간 거래액을 기록했다. 톡비즈 커머스 매출은 2413억원으로 16% 늘었다. 반면 콘텐츠 부문 매출은 8517억원으로 6% 감소했다. 웹툰과 웹소설 등을 포함한 스토리 매출은 17% 줄어든 2006억원, 뮤직 매출은 10% 감소한 5083억원을 기록했다. 일본 웹툰 플랫폼 픽코마 매출이 15% 줄었고, 주요 아티스트들의 앨범 발매와 대형 공연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신 CFO는 “플랫폼 부문의 성장은 견조하지만 콘텐츠 부문의 실적 회복은 다소 지연되고 있다"며 “4분기에도 3분기와 유사한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AI 적자 확대…2028년 손익분기점 목표 AI 사업에서는 적자 규모가 커졌다. 이날 공개된 기업설명회(IR)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 별도 기준 AI 서비스 부문의 3분기 영업손실은 64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70억원 늘었다. AI 모델 학습과 서비스 운영을 위한 인프라 수요가 증가하면서 외주·인프라비도 전 분기 대비 8% 증가한 2408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AI 운영 비용을 줄이기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직접 구매하는 대신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AI가 외부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브라우저 조작과 서비스 간 직접 연동 방식을 병행하기로 했다. 정 대표는 “브라우저를 통해 결제까지 수행할 경우 모델 API 호출 비용만 건당 약 800~900원이 소요될 수 있는 반면 A2A와 MCP를 통한 직접 연동이 가능하다면 비용은 약 5원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결 방식에 따라 비용이 최대 180배 차이 나는 셈이다. AI를 활용한 광고 사업도 추진한다. 이용자가 상품을 직접 검색하지 않아도 AI가 관심사와 구매 의도를 파악해 적절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정 대표는 “그동안 카카오에 없었던 검색 광고와 유사한 새로운 광고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내년 1분기까지 AI 광고 추천을 위한 공통 메모리 인프라를 구축하고, 오는 12월에는 광고 운영을 돕는 AI 에이전트 'AI 크루'의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다. 카카오톡 내 AI 비서 '카나나 스페이스'도 12월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며, '모두의 AI'와 '칸바스'는 연내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올해 월간 활성 AI 이용자 1000만명, 2030년에는 2000만명 이상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정 대표는 “올 한 해 AI 서비스의 확산 속도가 자본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은 대표이사로서 뼈아픈 평가로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플랫폼 사업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연초 제시한 연간 연결 매출 성장률 10% 이상, 영업이익률 10% 목표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구자균 “AI 데이터센터 전력난, 지능형 DC 배전이 해법”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이 직류(DC) 기반 지능형 배전망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전력망이 AI 데이터센터를 뒷받침하고, AI가 다시 전력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양방향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구 회장은 최근 서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열린 '2026 국제배전협의회(CIRED) 워크숍' 기조연설에서 “폭발하는 AI 전력 수요를 감당할 확실한 해법은 직류 기반의 지능형 전력망"이라고 밝혔다. CIRED 워크숍이 아시아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IRED는 세계 전력산업 관계자들이 배전 기술과 전력망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국제 행사다. ◇ “Grids for AI에서 AI for Grids로" 구 회장이 이날 강조한 핵심은 AI와 전력망의 결합이다. 그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AI 데이터센터가 안정적으로 가동되려면 신뢰도 높은 전력망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이를 'Grids for AI'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AI를 전력망 운영에 활용하는 'AI for Grids'도 강조했다. 전력설비에 데이터와 AI 기술을 접목해 수요와 설비 상태를 예측하고 이상 징후를 사전에 파악하는 방식이다. 구 회장은 "고도화된 AI가 다시 전력망을 똑똑하고 효율적으로 예측하고 관리하는 강력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서 전력산업의 역할도 단순히 전기를 공급하는 데서 벗어나고 있다는 게 구 회장의 진단이다. 특히 차세대 배전망의 핵심 기술로 DC를 지목했다. 현재 전력망은 교류(AC)가 중심이지만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와 데이터센터 내부의 각종 IT 장비 등은 직류 기반 설비가 많다. 이에 따라 전력변환 과정의 효율을 높이고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 소비처의 특성에 맞는 AC·DC 혼합 전력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구 회장은 "과거 일방향으로 전기를 전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DC와 AC의 조화를 통해 데이터센터 등 고객 맞춤형 전력 인프라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력기기에 데이터와 AI를 결합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고 유연하게 에너지를 주고받는 '지능형 양방향 에너지 플랫폼'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 AI 데이터센터 커지자 배전시장도 확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는 전력기기 업계에도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 대규모 GPU가 들어가는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전력밀도와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요구한다. 데이터센터 건설이 늘어날수록 변압기와 개폐기, 무정전전원장치(UPS), 전력변환장치(PCS) 등 후방 전력 인프라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배전 인프라 시장이 2030년 약 1500억달러(약 2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S일렉트릭도 북미를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초고압 전력기기와 PCS를 비롯해 데이터센터용 배전 솔루션을 주요 성장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최근 삼성SDS가 경북 구미에 초기 60MW에서 최대 120MW까지 확장 가능한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착수하는 등 국내에서도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가 실제 건설 단계로 넘어가면서 전력망 확충과 효율적인 전력공급 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LS일렉트릭은 DC 배전과 전력기기, 데이터 기반 전력관리 기술을 결합해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차세대 전력 인프라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AI 데이터센터가 탄소섬유 수요도 키운다…HS효성, 고부가 시장 공략

AI 데이터센터 확대가 전력·냉각뿐 아니라 탄소섬유 등 첨단소재 시장에도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 전력망 연결이 늦어지는 미국 데이터센터에서 천연가스 현장발전이 대안으로 활용되면서 압축천연가스(CNG) 운송에 필요한 고압용기용 탄소섬유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4~6일 서울 코엑스마곡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카본 코리아 2026'에 참가해 우주항공·방산과 에너지 분야 등에 적용되는 탄소섬유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다고 5일 밝혔다. 산업통상부가 주최하는 카본 코리아는 국내 탄소소재 전문 전시회로 올해는 'AI와 함께하는 탄소소재의 미래: 우주항공·방산, 에너지'를 주제로 열렸다. 국내외 기업과 연구기관 100여곳이 참가했다. ◇ 드론부터 인공위성까지…탄소섬유 적용 확대 HS효성첨단소재는 이번 전시에서 드론용 탄소섬유 직물·복합재와 인공위성 추진체용 고압용기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탄소섬유는 철과 비교해 무게는 4분의 1 수준이면서 강도는 10배, 탄성은 7배에 달해 무게를 줄이면서 높은 강도가 필요한 우주항공·방산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회사 측이 인용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전망에 따르면 세계 탄소섬유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약 1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HS효성첨단소재는 범용 제품보다 우주항공·방산과 고압용기 등 고부가가치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도 새로운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를 전력망 확충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천연가스를 이용해 데이터센터 인근에서 직접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 확대되고 있다. 회사 측은 가스 배관망이 구축되지 않은 지역에 CNG를 운송할 때 탄소섬유 복합용기가 활용되면서 관련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이에 맞춰 고압용기용 탄소섬유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산업의 확장이 GPU와 서버를 넘어 발전설비와 전력기기, 냉각시스템에 이어 소재 산업까지 연관 시장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 '국산 탄소섬유 공급망' 구축도 추진 HS효성첨단소재는 국내 탄소섬유 공급망 확대에도 나선다. 전시회 마지막 날인 6일 김동성 HS효성첨단소재 탄소재료PU 품질담당은 한국복합재료학회 컨퍼런스에서 '국산 탄소섬유 산업생태계 구축과 미래 전략'을 주제로 발표한다. 국내 탄소섬유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공급망 구축 방안을 소개할 예정이다. 탄소섬유와 함께 아라미드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지난 1~4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전선·케이블 산업 행사 'IWCS 2026'에 참가해 자체 아라미드 브랜드 '알켁스(ALKEX)'를 선보였다. 알켁스는 강철보다 강도가 약 5배 높고 고온에 견딜 수 있는 특성을 갖춰 방탄복과 광케이블, 자동차용 소재 등에 사용된다. HS효성첨단소재는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등 고성능 소재를 기반으로 우주항공·방산, 에너지, 통신 인프라 등 고부가가치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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