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몸값은 치솟는데…지분 버리고 떠나는 ‘AI 두뇌들’

인공지능(AI) 핵심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수천만달러 규모의 보상이 오가는 상황에서 받을 지분까지 포기하고 회사를 떠나는 연구자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기업 간 AI 개발 경쟁이 빨라지는 데 비해 이를 통제할 안전장치는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최근에는 현직 AI 안전 연구 책임자까지 향후 10년 내 AI가 인류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10일 외신 등에 따르면, 앤트로픽 연구원 제이컵 콕슨은 최근 회사를 떠났다. OpenAI와 앤트로픽에서 지난 3년간 AI 모델 개발에 참여한 그는 보유 지분의 베스팅(권리 확정)을 불과 두 달 앞두고 퇴사를 결정했다. 콕슨은 퇴사와 함께 OpenAI와 앤트로픽을 공개 비판했다. 그는 “두 회사 모두 책임감 있게 행동하지 않고 있다"며 “스스로를 개선하는 초지능을 향해 곧장 달려가며 우리의 목숨을 걸고 도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년 말에는 상황이 이미 통제 불능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콕슨은 두 회사가 AI의 위험을 바라보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고 했다. OpenAI에는 AI가 가져올 문명적 위험을 충분히 체감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지만, 앤트로픽은 위험성을 알고도 다른 기업보다 먼저 초지능에 도달해야 한다는 경쟁에 묶여 있다는 주장이다. 더 강한 발언은 앤트로픽 현직 책임자에게서 나왔다. AI가 인간의 의도와 목표에 맞게 작동하도록 연구하는 에번 휴빙거 정렬과학 총괄은 콕슨의 경고에 동조하며 “AI가 향후 10년 안에 모든 인간을 죽일 가능성은 10%가 넘는다고 본다"고 밝혔다. 휴빙거는 “앤트로픽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초지능의 정렬 문제를 해결할 계획을 아직 갖고 있지 않으며 해결 궤도에 올랐다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다만 현재 AI 모델 자체의 위험을 높게 본 것은 아니다. 그가 우려하는 것은 AI가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끌어올리는 '재귀적 자기 개선'을 거쳐 초지능으로 빠르게 발전하는 상황이다. AI 모델의 성능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OpenAI의 프런티어 모델 'GPT-6 아스트라'는 최근 사람과 자동화 프로그램을 구별하는 캡차(CAPTCHA) 방식의 게임 '나는 로봇이 아닙니다' 48단계를 모두 통과했다. 단순 이미지 식별뿐 아니라 공간을 판단하고 화면 속 대상을 직접 조작해야 하는 과제까지 수행했다. AI 개발사 내부에서도 성능 향상 속도를 안전 기술이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야쿠프 파호츠키 OpenAI 최고과학자는 지난 6일 “기계 지능이 계속 급속도로 발전할 경우 초래될 결과에 아무도 대비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파호츠키는 현재 어떤 AI 연구소도 최고 속도로 개발을 계속할 만큼 AI 정렬과 모니터링 문제를 충분히 해결하지 못했다고 했다. 경쟁사보다 먼저 고성능 AI를 내놓아야 한다는 압박도 안전 문제를 풀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았다. AI 안전 문제를 제기하며 회사를 떠난 연구자는 콕슨뿐만이 아니다. 2024년 OpenAI 초정렬(Superalignment)팀 공동책임자였던 얀 라이케는 퇴사하면서 “지난 몇 년간 안전 문화와 절차가 화려한 제품에 밀려 뒷전으로 밀렸다"고 비판했다. 초정렬팀은 고도화된 AI를 인간의 의도에 맞게 통제하는 기술을 연구하던 조직이다. 같은 해 OpenAI에서 AI 거버넌스를 연구한 대니얼 코코타일로도 회사를 떠났다. 그는 회사에 대한 비판을 제한하는 조항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약 200만달러 상당의 지분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I 기업 내부자가 경제적 불이익 없이 위험성을 외부에 알릴 수 있어야 한다는 'Right to Warn' 공개서한에도 참여했다. 이들의 선택은 AI 업계의 인재 쟁탈전과 대비된다. OpenAI와 메타, 구글, 앤트로픽 등은 핵심 연구자를 확보하기 위해 고액 연봉에 지분과 성과급을 더한 보상 패키지를 내걸고 있다. AI 모델을 직접 설계하고 학습시킨 경험을 가진 연구자가 많지 않아 이들을 데려오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해 메타가 슈퍼인텔리전스 연구조직을 꾸리면서 인재 확보전은 더 달아올랐다. 샘 올트먼 OpenAI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메타가 일부 OpenAI 직원에게 1억달러 규모의 보상 패키지를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거액의 보상을 뒤로하고 회사를 떠난 연구자들이 지목한 문제는 AI 기업 간 속도 경쟁이다. 한 회사가 안전성 검증을 위해 개발이나 출시를 늦춰도 경쟁사가 함께 속도를 늦춘다는 보장이 없다. 고성능 모델을 먼저 내놓은 기업이 이용자와 개발자, 기업 고객을 확보하는 데 유리한 만큼 안전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일수록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나온 '국제 AI 안전 보고서 2026'도 같은 문제를 짚었다. 30여개국과 국제기구가 참여하고 100명 이상의 전문가가 작성·검토한 보고서는 기업 간 경쟁이 AI 개발 속도와 안전 사이의 충돌을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안전과 위험 완화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기업이 개발 속도를 우선하는 경쟁사보다 불리해질 수 있다고 봤다. 안전성 검증을 위해 모델 출시를 늦추면 시장을 먼저 차지할 기회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최태원, 데이터센터 이어 정유공장으로…전국 15GW AI 구상 첫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일 국내 제조 현장을 찾아 AI 전환(AX)의 실행 현황을 직접 점검한다. AI 인프라 구축부터 제조 현장의 AX까지 이어지는 'AI 풀스택 프로바이더' 전략의 추진 현황을 눈으로 확인하는 자리다. 최 회장이 국내 AX 현장경영(MBWA·Management by Walking Around)에 나선 것은 지난 6월 '뉴 이천포럼'에서 'AX 중심 경영대전환'을 선언한 지 3개월 만이다. SK그룹 안팎에서는 선언 이후 그룹 차원의 AX 투자와 실행이 실제 현장에서 어느 수준까지 진척됐는지를 가늠할 기회라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SK AI 데이터센터 울산과 SK이노베이션 울산CLX(Complex)를 잇달아 찾아 현장경영에 나선다. 현장에는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비롯해 정재헌 SK텔레콤 사장, 윤병석 SK가스 사장, 김원기 SK엔무브 사장, 김종화 SK에너지 겸 SK지오센트릭 사장, 김성수 SK브로드밴드 사장, 김영식 SK에코플랜트 사장 등 주요 멤버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함께한다. 첫 방문지는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이다. 국내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로, SK텔레콤·SK브로드밴드·SK케미칼·SK하이닉스·SK AX 등 그룹 주요 멤버사가 대거 참여해 그룹 역량을 총결집한 현장이다. 이 데이터센터는 SK그룹이 전국에 15GW(기가와트) 규모로 추진 중인 AI 인프라의 첫 사업지로,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구축 중이다. SK그룹은 이곳을 기가와트(GW)급 규모로 확장해 영남권 전체에 총 2GW 이상의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이어 SK이노베이션 울산CLX를 방문해 AX 현황을 점검하고 구성원들을 격려한다. 울산CLX는 정유·화학 공정에 AI를 접목해 공정 최적화, 안전관리, 에너지 효율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SK이노베이션의 제조 AX 핵심 현장이다. 이곳이 지향하는 '듀얼 브레인'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하는 'AI'와 수십 년간 현장에서 축적된 엔지니어의 '경험'을 결합한 통합 운영체계다. AI가 250만 평에 달하는 울산CLX 전 공정과 설비를 24시간 상시 감지·분석하면 사람의 판단을 거쳐 신속하게 대응하는 방식으로, 향후 다른 제조 현장에도 적용될 수 있는 실행 모델이 될 전망이다. 이번 현장경영은 개별 사업장 점검을 넘어 SK그룹이 제시해온 'AI 풀스택 프로바이더' 전략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이기도 하다. 반도체를 출발점으로 AI 데이터센터·에너지·서비스를 아우르는 인프라를 갖추고, 이를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제조 AX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SK그룹의 전략이다. SK그룹 관계자는 “SK그룹의 AX 가속화 의지가 AI 풀스택 전 구간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현장에서 직접 점검하는 자리"라며 “반도체와 AI 인프라, 제조 현장의 AX까지 모든 영역을 빈틈없이 살피며 'AI 풀스택 프로바이더'로서 입지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SK하이닉스, 하루 17만톤 물 아꼈다…“2030년까지 6억톤 절감”

SK하이닉스가 지난해 국내 사업장에서 하루 평균 17만톤 규모의 용수 사용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55만명이 하루 동안 생활용수로 쓸 수 있는 규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9일부터 11일까지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국제물주간(Korea International Water Week) 2026'에 참가해 이 같은 성과와 함께 2030년까지 누적 6억톤을 절감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올해 행사에는 50개국, 80개 기업·기관이 참여한다. SK하이닉스는 2018년부터 '용·폐수 절감 TF'를 운영하며 생산 과정에서 물 사용을 줄이고 재이용을 확대해 왔다. 지난해까지 누적 수자원 절감량은 3억337만톤으로 목표치 2억6400만톤을 넘어섰다. 올해는 이를 3억2900만톤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 번 사용한 물을 다시 쓰는 재이용량도 2022년 4788만톤에서 지난해 7359만톤으로 54% 늘었다. 사업장별로도 공정 특성에 맞춰 재이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천사업장은 폐수 재이용 시설을 통해 하루 9만4400톤 규모의 재이용수를 생산해 대기오염 방지시설 등에 공급하고 있다. 청주사업장은 2023년 국내 반도체 업계 최초로 외부 하수처리 재이용수를 도입해 이미 처리된 물을 산업용수로 다시 활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취수-사용-재이용-방류에 이르는 전 과정의 수자원 관리도 강화하고 있으며, 폐수 처리에는 오존산화장치, 활성탄, 다단 응집·침전 시스템 등 고도처리 공정을 적용하고 추가적인 오염물질 저감 기술 개발과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국제물주간 전시 부스를 'Water Loop(순환하는 물)' 콘셉트로 구성했다. 물의 순환을 형상화한 공간에서 수자원 절감과 재이용, 생태계 보전 등 주요 물 관리 활동을 영상과 그래픽으로 소개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 생태환경을 살피는 활동도 선보였다. 안성천 일대에서 운영 중인 'ECOSEE 시민과학 프로그램'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전후의 생태계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시민들이 식물·조류·수생생물 조사와 데이터 축적에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물을 덜 사용하고, 사용한 물은 최대한 다시 활용할 수 있도록 수자원 관리 체계를 지속 고도화할 것"이라며 “공정 개선과 관련 기술·설비 투자도 꾸준히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애플 첫 폴더블 ‘아이폰 듀오’ 한국선 329만원…삼성에 도전장

애플이 2007년 첫 아이폰 출시 이후 처음으로 화면을 접는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폴더블 시장에 정식으로 발을 들였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선보인 지 7년 만이다. 애플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접는 형태의 '아이폰 듀오'와 상위 라인업 '아이폰18 프로' 시리즈, 무선이어폰과 스마트워치 신제품을 한꺼번에 공개했다. 지난 1일 팀 쿡의 후임으로 취임한 존 터너스 최고경영자(CEO)가 처음 주재한 대규모 행사이기도 하다. 애플은 이날 하드웨어 라인업 전면 교체와 함께 인공지능(AI) 전략에도 상당한 무게를 실었다. ◇ 접는 아이폰 첫선…터치식 잠금+가변 저장용량으로 차별화 아이폰 듀오는 접었을 때 여권 정도 크기가 되는 좌우 개폐형 구조로, 삼성전자가 지난 7월 내놓은 갤럭시 Z 폴드8과 유사한 방식을 택했다. 화면은 접었을 때 5.4형, 펼쳤을 때 7.6형으로 커지며 펼친 상태에서 서로 다른 앱을 동시에 띄우는 분할 사용이 가능하다. 그동안 태블릿 전용이던 스타일러스 펜 입력 기능도 이 기종에 처음 이식됐다. 잠금 해제 방식은 얼굴 인식 대신 지문 인식이 채택됐고, 발열 억제를 위한 냉각 구조(베이퍼챔버)도 새로 들어갔다. 색상은 화이트 계열과 짙은 남색 계열 두 가지로 나왔고 저장용량은 최대 2테라바이트(TB)까지 선택할 수 있다. 터너스 CEO는 “기존 폴더블 스마트폰들에 대해 두 대의 휴대전화를 억지로 붙여놓은 듯한 인상이었다"며 “세로 콘텐츠를 넘기거나 영상을 볼 때 화면 활용이 답답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이어 “이번 신제품은 태블릿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확장 화면 경험을 지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제품이 접는 스마트폰의 표준 사용 경험을 바꿔놓을 것"이라며 기대를 밝혔다. 256GB 기준 가격은 1999달러(268만원)로 역대 아이폰 라인업 중 가장 높게 책정됐다. 한국 판매가는 329만원이다. 부가가치세와 환율 변동성 등을 반영한 가격이라서다. 다음달 16일부터 예약 주문을 받고 23일부터 매장 판매에 들어간다. 애플은 이날 행사에서 출시 국가는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 아이폰18 프로엔 2나노 칩…에어팟·워치도 동시 물갈이 상위 라인업인 아이폰18 프로·프로맥스에는 2나노미터(㎚) 공정으로 만든 신형 칩 'A20 프로'가 처음 얹혔다. 6코어 중앙처리장치(CPU)와 7코어 그래픽처리장치(GPU) 구성으로 전작 대비 연산 성능이 20%, 그래픽 성능은 40% 개선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카메라는 4800만 화소 메인 렌즈에 6장의 초박형 날개로 구성된 가변 조리개를 새로 넣어 촬영 환경에 맞춰 조리개 값과 셔터 속도를 조절할 수 있게 했고, 저조도 촬영과 야간모드 처리 속도도 손봤다. 배터리는 동영상 재생 기준 프로가 최대 36시간, 프로맥스가 최대 45시간이며, 유선 15분 충전으로 최대 6시간 재생이 가능하다. 외형은 알루미늄 소재와 후면 카메라 바 형태를 유지했고 색상은 4종(딥블랙·실버·글레이셔·버건디)으로 나왔다. 가격은 프로 1199달러, 프로맥스 1299달러로 전작보다 각각 100달러씩 올랐다. 메모리값 상승으로 큰 폭의 가격 인상이 점쳐졌지만 실제 인상폭은 100달러에 그쳤다. 예약은 11일부터, 판매는 18일부터 시작되며 이번 행사에서 보급형 아이폰18은 공개되지 않았다. 무선이어폰 '에어팟5'도 함께 나왔다. 소음 차단 성능이 전작보다 50% 좋아졌고 실시간 통역 기능과 새 시리 AI를 지원하며, 케이스 방식에 따라 129달러·149달러로 나뉜다. 스마트워치 라인업(시리즈12·울트라4)에는 하루 종일 주변 소리를 인식해 대화 내용까지 요약해주는 상시청취형 오디오 기능이 새로 추가됐는데, 외신에서는 편의성과 함께 사생활 노출 우려를 함께 지적하는 반응도 나왔다. ◇ “기기 안에서 끝내는 AI"…개인정보 보호로 차별화 승부 애플은 이날 행사 상당 시간을 AI 전략 설명에 할애했다. 터너스 CEO는 아이폰을 일상과 앱·서비스를 잇는 개인용 지능형 허브로 규정하고, 애플의 AI 기능(애플 인텔리전스)은 가급적 기기 자체에서 처리하며 더 많은 연산이 필요할 때만 자체 서버 환경(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트)을 거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개인정보를 외부 서버로 넘기는 순간 그 데이터의 통제권도 함께 넘어간다는 논리로, 기기 내부 처리 방식이 갖는 신뢰성 우위를 부각했다. 이번 신제품의 핵심 AI 기능으로는 전면 개편된 시리가 꼽혔다. 새 시리는 사용자가 보고 있는 화면 내용을 인식하고 메시지·메일·사진 같은 개인 맥락을 파악해 답변하거나 앱 안에서 직접 작업을 수행하며, 필요하면 웹 검색까지 연동한다. 별도 앱으로 분리돼 대화 이력을 이어가거나 새로 시작할 수 있고, 기기 간 대화 내용은 클라우드로 비공개 동기화된다. 카메라로 보이는 사물에 대해 묻거나 글을 쓰고 다듬는 기능도 포함됐다. 애플의 AI 제품 총괄 릴리안 린콘은 새 시리가 출시 시점에 30만 개 앱과 연동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이재용, 홍라희 관장 삼성전자 주식 1.9조원어치 매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모친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0.11%를 장외에서 매수한다. 거래 규모는 1조9374억 원이다. 대규모 물량을 시장에서 처리하는 대신 특수관계자 간 거래를 택해 주가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장은 홍 명예관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보통주 718만8793주를 다음 달 12일 장외매수 방식으로 사들일 예정이다. 매매 단가는 보고서 제출일 전 영업일인 이달 8일 종가(26만9500원)를 기준으로 산정됐다. 총 거래금액은 1조9373억 원 상당이다. 공시상 거래목적은 '특수관계자로부터 주식 양수'로 명시됐다. 삼성 측은 대주주 개인 간 거래인 만큼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재계에서는 홍 명예관장이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별세 이후 상속세 납부 과정에서 발생한 금융기관 대출금을 상환하기 위해 지분을 처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분율 상승 폭 자체도 크지 않은 만큼, 지배구조상 변화 없는 대주주 간 지분 정리 성격의 거래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번 거래가 예정대로 완료되면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우선주를 포함해 1.47%(9755만1953주)에서 1.58%(1억474만746주)로 0.11%포인트 오르게 된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오픈AI코리아 1년] 챗GPT 기업 도입 28배 폭증…“광고 이어 보안·데이터센터로”

한국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활용이 단순 정보 검색을 돕는 챗봇 수준을 넘어 조사·분석, 개발, 업무 자동화 영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오픈AI가 밝힌 올해 8월 말 기준 국내 챗GPT 엔터프라이즈 도입 규모는 1년 새 28배로 급증했다. 에이전틱 기능을 활용하는 챗GPT 워크와 코덱스 주간 활성 사용자는 6개월 만에 14배로 늘었다. 오픈AI는 이 같은 확산세를 발판으로 사이버 보안 서비스 '데이브레이크' 전담 파트너 신설, 추론 레지던시 도입, 국내 데이터센터 구축 등으로 한국 사업을 전방위로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오픈AI는 9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한국 오피스 공식 출범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 에이전트 사용은 14배…“챗봇 넘어 팀원으로" 지난 8월 말 기준 한국의 챗GPT 엔터프라이즈 도입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8배로 늘었다. 삼성전자와 서울대학교처럼 조직 전체로 AI 활용 기반을 확대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AI가 특정 업무를 보조하는 단계를 넘어 조사·분석,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 자동화 등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추세도 두드러졌다. 모델의 에이전틱 능력을 활용하는 챗GPT 워크와 코덱스의 국내 주간 활성 사용자는 지난 3월부터 6개월 동안 14배로 증가했다. 김경훈 오픈AI코리아 총괄대표는 “기업들의 AI 활용이 예전에는 챗봇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AI와 함께 팀을 꾸려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며 “에이전트 도구 사용자 증가폭이 가장 큰 직군은 법무였고, 재무·인사·회계·마케팅·영업 등 여러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높은 수준의 지능이 실제 업무를 끝까지 수행하고, 기존 시스템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기업이 요구하는 보안과 통제 안에서 작동할 때 도입의 속도와 깊이가 함께 커졌다"고 말했다. 오픈AI는 지난 4일 공개한 GPT-6 아스트라가 이런 흐름을 더욱 앞당길 것으로 내다봤다. 아스트라는 컴퓨터 사용과 전문 업무, 과학, 코딩, 사이버 보안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능이 크게 향상됐으며 ARC-AGI-3에서 99.9점을 기록했다. 챗GPT의 국내 이용자도 빠르게 늘어, 국내 주간 활성 이용자는 올해 8월 25일 기준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 광고사업 본격화…보안 파트너·데이터센터로 사업 확장 오픈AI는 늘어난 이용자 기반을 토대로 지난 6월 19일 국내에 챗GPT 광고를 도입했다. 현재 무료 및 고(Go) 요금제를 이용하는 성인을 대상으로 광고를 제공하며, 8월에는 국내 광고 전담팀 구성을 마치고 광고주·대행사 대상 파트너 생태계 구축에 착수했다. 챗GPT 광고 사업은 전 세계적으로 출시 200일이 채 되지 않아 연환산 매출 10억달러를 달성했으며, 현재 수만 곳의 광고주가 이용 중이다. 김경훈 대표는 “이 같은 속도는 어떤 광고 플랫폼에서도 볼 수 없었던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파트너 생태계 확장도 추진한다. 오픈AI는 사이버 보안 이니셔티브 '데이브레이크' 참여 파트너를 새로 신설해 국내에서 향후 5개 이상의 파트너를 선정할 계획이며, 삼성SDS가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데이브레이크 파일럿 파트너에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파트너는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국내 인프라 확충도 진행 중이다. 현재 챗GPT 엔터프라이즈·에듀·API 고객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국내에 저장하는 데이터 레지던시를 운영 중이며, 모델 추론까지 국내에서 처리하는 추론 레지던시 도입도 단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국내 데이터센터 구축 등 AI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 코리아와 관련해 삼성·SK 그룹과의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아직은 이른 단계다.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삼성은 2.5D, LG는 FC-BGA…AI 서버용 ‘기판 전쟁’ 뜨겁다

9일부터 11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KPCA Show 2026(국제 반도체 기판 및 첨단 패키징 산업전)'에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나란히 참가해 AI 서버용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기판 기술을 선보인다. 두 회사는 이번 전시에서 각각 2.5D·2.1D 패키지기판과 AI 가속기용 FC-BGA를 앞세워 고성능 반도체 시장을 정조준했다. 특히 미래 기판 소재로 꼽히는 유리기판을 놓고도 양사의 기술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삼성전기는 이번 전시에서 2.5D·2.1D 패키지기판 기술을 소개한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AI 가속기의 데이터 입출력(I/O)이 급증하면서 기판에도 대면적·고다층 구조와 고밀도 연결 능력이 요구되는 데 대응한 기술이다. 2.5D 패키지기판은 대면적·고다층 기판의 휨을 줄이면서 고속 신호 전달을 구현했고, 2.1D 패키지기판은 실리콘 인터포저 없이 반도체 칩 간 직접 연결이 가능해 고속·고집적 연결 경쟁력을 강화했다. 삼성전기 주혁 부사장(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은 “AI 가속기와 서버, 자율주행 등 고성능 반도체 시장이 성장하면서 패키지기판의 역할과 기술 난도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대면적·고다층·초미세회로 기술과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고도화해 하이엔드 반도체 패키지기판 시장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AI 가속기용 FC-BGA(Flip Chip-Ball Grid Array)를 처음 공개한다. 한 변의 길이가 100mm를 넘는 대면적 기판으로, GPU·NPU 등 고성능 반도체에 맞춰 회로 집적도와 대면적 설계 기술을 끌어올렸다. 기판 내부에 칩을 넣어 연결 거리를 최소화하는 칩 임베딩 기술이 신호 전달 성능을 높이고 전력 손실을 줄이는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회사는 2027년 AI 학습·추론용 고부가 FC-BGA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지태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전무)은 “이번 전시는 LG이노텍의 기판이 AI, 스마트폰,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과 일상 속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혁신 제품을 앞세워 기판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차세대 소재 유리기판부터 자동차·모바일까지 응용처 확대 두 회사는 유기 소재 기판의 한계를 넘어설 차세대 소재로 꼽히는 유리기판 개발에서도 나란히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기는 코어 소재로 유리를 적용해 기판의 휨을 줄이고 층수를 낮추면서도 신호 특성과 전력 효율을 확보하는 기술을, LG이노텍은 기판 내부 코어층을 유리로 대체해 휨 현상과 회로 왜곡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각각 선보인다. LG이노텍은 2028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속도를 내고 있다. 응용처 확장 경쟁도 뚜렷하다. 삼성전기는 데이터센터·모바일용 UTCSP(코어리스 구조)와 UTC 패키지기판, 스마트폰용 코패키지 기판에 이어 고온·고습을 견뎌야 하는 자율주행용 패키지기판까지 라인업을 넓혔다. LG이노텍은 통신용 반도체 기판 시장을 겨냥한 Cu-Post(구리 기둥) 공법과 글로벌 1위 RF-SiP 기판, 추론형 AI 확산에 힘입어 수요처가 다변화된 FC-CSP 기판, 그리고 팔라듐·금 등 귀금속 도금 없이 고성능을 구현하는 친환경 스마트 IC 기판 '에코노바'까지 전시 목록에 올렸다.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사업은 올 상반기 매출 9356억원, 영업이익 99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8%, 94%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6.5%에서 10.6%로 오르며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입증했다. LG이노텍은 이 사업을 미래 핵심 성장축으로 삼아 2031년까지 영업이익 1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반도체 데이터 밖으로 못 나가”…삼성, 사내 전용 AI 만든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설계와 제조에 특화된 자체 AI 모델을 만들기로 하면서, 데이터를 외부로 내보내지 않고 사내 인프라 안에서 그대로 활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9일 삼성전자는 프랑스 AI 기업 미스트랄 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DS부문의 반도체 데이터와 미스트랄의 AI 모델 기술을 결합한 맞춤형 AI 모델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모델은 데이터 분석, 결함 예측, 공정 최적화 등에 단계적으로 적용되며, 삼성전자는 장기 협력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미스트랄 AI에 지분 투자도 단행했다. ◇ 설계부터 결함 예측까지…삼성 '반도체 전용 AI' 만든다 이번 파트너십 체결은 한·프랑스 양국 정상회담 시점에 맞춰 이뤄졌다. 양사는 삼성전자 DS부문이 보유한 반도체 기술·제조 데이터와 미스트랄 AI의 고효율 언어모델 기술을 결합해 '반도체 특화 AI'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미스트랄의 대형언어모델(LLM) '미스트랄 라지(Mistral Large)' 등을 활용해 DS부문 데이터에 최적화된 자체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반도체 설계·제조 현장의 데이터 분석과 결함 예측, 공정 최적화에 순차 적용해 개발 기간을 줄이고 제조 효율과 품질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핵심은 이 AI 모델을 외부 클라우드가 아닌 삼성전자 내부 인프라에서 직접 운영하는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구현한다는 점이다. 국가 핵심 기술로 분류되는 반도체 관련 데이터를 외부로 옮기지 않고도 안전하게 AI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목적이다. 협력 범위는 메모리·파운드리·로직 등 DS부문 전반으로 확대된다. 이후 고객사와 협력사까지 아우르는 AI 기반 반도체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은 “반도체 설계와 제조의 복잡성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안전하고 정교하게 활용하는 AI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미스트랄 AI와 함께 반도체 산업에 특화된 AI 모델과 플랫폼을 구축해 AI 기반 반도체 혁신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구글 딥마인드와 메타 출신 연구진이 세운 미스트랄 AI를 이끄는 아르튀르 멘쉬 CEO는 “반도체에서부터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AI는 첨단 기술의 생성을 재정의하고 있다"며 “미스트랄 AI의 반도체 역량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협력하게 돼 기쁘다"고 화답했다. ◇ 오픈AI→앤트로픽→미스트랄…삼성 'AI 동맹' 잇는다 이번 투자는 삼성전자가 최근 잇따라 성사시킨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 확대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Open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대규모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의 전략적 메모리 파트너로 참여해 고성능·저전력 메모리를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올해 5월에는 앤트로픽(Anthropic)의 '시리즈 H' 투자에 참여했고, 앤트로픽은 삼성전자를 '전략적 인프라 파트너'로 명시했다. 여기에 이번 미스트랄 AI 투자까지 더해지면서 삼성전자는 메모리·로직·파운드리 역량을 매개로 글로벌 프런티어 AI 기업들과의 접점을 계속 넓혀가는 모양새다. 이 같은 행보의 배경에는 AI 산업이 모델 개발 중심에서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되는 '산업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빅테크 기업의 2026년 AI 인프라 투자액이 6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IDC는 전 세계 AI 인프라 지출이 2026년 4970억 달러에서 2030년 1조210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산업에서도 3나노·2나노급 첨단공정으로 미세화가 진행되면서 수율 확보를 위한 복합적인 공정·장비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글로벌 반도체산업협회 SEMI는 분석한다. 삼성전자는 이런 흐름에 맞춰 결함 예측과 공정 제어 등 제조 현장에 AI를 조기에 도입해 경쟁사보다 앞서 기술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신간] ‘전기가 사라진 밤’ AI 시대, 전기 끊기면 아무것도 못한다?

인공지능(AI)과 전기차,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전력과 에너지가 산업 경쟁력과 국가 안보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정작 미래 에너지 시스템을 살아갈 청소년들이 에너지 문제를 체계적으로 접할 기회는 많지 않다. 현직 산업·에너지 전문기자가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전기와 에너지 문제를 풀어낸 교양소설을 내놨다. 탐 출판사는 조재희 조선일보 기자가 쓴 청소년 교양소설 '전기가 사라진 밤'을 출간했다. 탐의 청소년 교양서 '사고뭉치' 시리즈 25번째 책이다. 책은 학교에 갑작스러운 정전이 발생한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수업은 비상발전기에 의존하고 급식은 빵과 우유로 대체된다. 학교 축제마저 취소될 위기에 놓인다. 평소 공기처럼 당연하게 여기던 전기가 사라지면서 학생들은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전기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해요? 우리 그냥 계속 취소하면서 살 거예요?" 책은 이 질문을 송전망과 전력수급, 기후위기, 재생에너지, 원자력, AI 데이터센터, 전기요금, 에너지안보 등으로 확장한다. 특히 특정 에너지원을 '좋은 에너지'와 '나쁜 에너지'로 나누기보다 각각의 장단점과 현실적 제약을 살펴보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주인공들도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은 학생부터 IT·군사·환경 등에 관심을 가진 학생까지 서로 다른 관점에서 논쟁한다. 이를 통해 독자가 특정 결론을 받아들이기보다 에너지 정책의 비용과 편익, 환경성과 안정성, 경제성 사이의 충돌을 스스로 판단하도록 유도한다. AI 시대의 전력 문제도 비중 있게 다룬다. 책은 2024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펜실베이니아 스리마일섬 원전 1호기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장기간 구매하기로 한 사례 등을 통해 AI 확산이 세계 에너지 산업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설명한다. 한국이 처한 특수한 에너지 환경도 짚는다. 좁은 국토와 높은 전력 소비,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 에너지 수입 의존도 등을 바탕으로 원전·LNG·재생에너지와 전력망을 둘러싼 선택을 청소년들이 생각해보도록 한다. 중동 전쟁과 국제 유가, 에너지 공급망, 원자력추진잠수함 등 에너지가 외교·안보와 연결되는 과정도 소개한다. 김상협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사무총장은 “기후 변화와 AI 혁명의 시대, 에너지는 생존과 번영의 열쇠"라며 “저자는 '정전'이라는 구체적 사건을 통해 에너지라는 추상적 세계를 생생하게 설명한다"고 추천했다. 조석 HD현대 부회장 겸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에너지 정책의 핵심은 관용과 실용"이라며 “좋은 에너지도, 나쁜 에너지도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에너지가 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도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세계를 손에서 놓기 어려운 블랙아웃 체험으로 쉽고 흥미롭게 풀어냈다"며 청소년들에게 책을 추천했다. 한삼희 환경칼럼니스트는 “자라나는 10대들이 기후·에너지·환경 문제를 선악이 아닌 현실의 눈으로 다각도에서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될 책"이라고 평가했다. 저자 조재희 기자는 대원외고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을 거쳐 현재 조선일보에서 근무하고 있다. 에너지와 중화학공업, IT, 유통 분야를 취재했으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미래에너지융합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저자는 책에서 “너희가 꿈꾸는 미래에 따라 미래 에너지의 모습도 달라진다"며 에너지 문제에 하나의 답을 제시하기보다 미래 사회가 어떤 에너지 시스템을 선택해야 할지 질문을 던진다. 책은 정전이라는 일상적 재난에서 출발해 전력망과 기후위기, AI, 산업 경쟁력, 외교·안보까지 연결하면서 에너지를 통해 현대 사회의 작동 원리를 살펴보도록 구성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삼성SDS, ‘다차원 AI 풀스택’으로 기업 AX 혁신 가속화

삼성SDS가 기업의 인공지능 전환(AX) 성과 창출을 돕기 위해 '다차원 AI 풀스택' 전략을 전면에 내걸었다. 삼성SDS는 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엔터프라이즈 AX 콘퍼런스 '리얼 서밋(REAL Summit) 2026'을 개최하고, 단순한 AI 도입을 넘어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도록 돕는 실행 전략과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현장 및 온라인으로 1만 5,000여 명의 관계자가 참여했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이사(사장)는 기조연설에서 “AX는 단순히 AI를 도입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것을 넘어, 비즈니스와 업무 방식 자체를 원점에서 완전히 재설계하는 근본적 변화"라며 “AI는 업무를 바꾸지만 AX는 비즈니스를 바꾼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기업의 88%가 AI를 도입했지만 실제 이익 창출로 이어진 곳은 6%에 불과하다는 맥킨지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AI 도입과 성과 사이의 간극을 메울 AX 7대 핵심 요소로 △프로세스 재설계 △AI-Ready 데이터 △에이전트 운영 체계(Agent Ops) △AI 거버넌스 △AI 보안 △AI 친화적 조직 △기업문화 변화 등을 꼽았다. 삼성SDS는 사내 7대 메가 프로세스에 AX를 먼저 적용해 검증하는 '클라이언트 제로(Client Zero)' 전략을 바탕으로 고객 현장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고객 문제를 현장에서 즉시 해결할 현장 밀착형 'FDE(Forward Deployed Engineer)' 인력을 연내 200여 명 규모로 확대해 실질적인 비즈니스 혁신을 이끌 계획이다. 특히 삼성SDS가 제시한 '다차원(Multi-Dimensional) AI 풀스택'은 AI 인프라·플랫폼·솔루션에 컨설팅, 개발, 구축, 운영을 아우르는 엔드투엔드(End-to-End) 역량과 업종 전문성을 결합한 종합 실행 체계다. 글로벌 프론티어 AI 기업들과의 생태계 협력도 가속화된다. 삼성SDS는 국내 기업 최초로 오픈AI의 '데이브레이크 파트너 프로그램' 파일럿 파트너로 참여해 차세대 프론티어 모델 기반의 AI 보안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지난 7월 체결한 앤트로픽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신규 AX 사업 공동 발굴에 본격 나선다. 이날 행사에는 김경훈 오픈AI 한국총괄대표와 최기영 앤트로픽 한국 대표가 직접 무대에 올라 협력 시너지를 공유했으며,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삼성SDS는 비즈니스 현장을 깊이 이해하는 글로벌 탑티어 파트너"라며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AI의 다음 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고 전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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