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서남권 반도체]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 ④ 속도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첫 시험대 오른다

최근 정부와 삼성, SK그룹의 전남·광주권 대규모 1000조 투자 계획을 둘러싸고 지역사회의 기대와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투자 규모와 입지, 파급효과를 놓고 다양한 전망과 해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본지는 독자들에게 보다 깊이 있는 시각을 전하고자 5부작 특별기획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를 마련했다. 이번 기획은 왜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무게중심이 서남권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지역과 국가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이재현 백준 기자 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부지로 광주 군공항이 선정됐다. 약 250만평 규모의 부지로 이미 평탄화가 되어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민간 토지를 사들일 필요가 없는 국유지라는 점도 선정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됐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6일 “오늘 회의에서 광주 군공항 부지에 호남권 반도체 산단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기업들은 호남권 입지 후보지 중 광주 군공항이 가장 적합한 부지라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산업지도를 바꾸는 일은 선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이처럼 발빠른 정부의 지원외에 기업의 투자와 통합특별시의 행정, 지역사회의 준비가 하나로 맞물릴 때 비로소 새로운 산업축은 현실이 된다. △ 정부가 풀어야 할 첫 번째 숙제와 통합특별시의 첫 시험대 정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기반시설 구축이다. 반도체 공장은 막대한 전력과 산업용수, 도로와 철도, 폐수처리시설, 송·배전망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정부는 대통령 주재 반도체 특별위원회와 범정부 지원체계를 통해 인허가를 단축하고 전력과 용수 공급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 역시 산업단지 조성 기간을 줄이고 정주 여건을 함께 구축하는 '속도전'을 예고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도 출범과 동시에 가장 큰 시험대를 맞고 있다. 광주와 전남이 하나의 행정체계로 통합된 이후 처음 추진하는 국가 전략사업이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정의 일관성과 신속성이다. 과거처럼 여러 기관을 오가며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투자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통합특별시가 원스톱 행정지원 체계를 구축한다면 대한민국 최초의 광역 통합형 산업지원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 기업이 원하는 것은 '예측 가능한 행정', 지역도 준비해야 글로벌 기업은 투자할 때 세 가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첫째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 둘째는 충분한 산업용수, 셋째는 예측 가능한 행정이다. 기업은 정책보다 행정을 믿는다. 인허가가 늦어지거나 기반시설이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투자 일정 전체가 늦어질 수 있다. 산업계에서는 “행정 속도가 곧 기업 경쟁력"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사회 역시 산업 변화에 맞는 준비가 필요하다. 전문인력 양성. 협력기업 육성. 주거환경 개선. 교통망 확충. 교육과 의료 인프라 확대. 지역 중소기업들도 반도체 장비와 소재, 물류, 유지보수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대학 역시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AI 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시장이 바뀌는 대표적인 속도 산업이다. 생성형 AI와 자율주행, 로봇, 바이오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고성능 반도체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생산라인을 얼마나 빨리 구축하느냐가 시장 점유율과 직결된다고 분석한다. 정부가 산업단지 조성과 전력망 구축에 '속도전'을 선언하고 실행에 나선것도 이러한 산업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AI 시대에는 기술 경쟁뿐 아니라 행정의 속도 역시 국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 지역 경제계와 노동계 “기업이 성공해야 지역도 성장, 좋은 일자리" 광주와 전남 경제계는 이번 프로젝트를 단순한 기업 유치가 아니라 산업 체질을 바꾸는 전환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광주상공회의소는 수도권에 집중됐던 첨단산업이 광주·전남으로 확장되는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송배전망과 산업용수, 교통망 등 기반시설을 적기에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 기업들도 반도체 장비와 소재, 물류, 유지보수 등 연관 산업 참여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역 금융권도 첨단산업 투자 확대에 맞춰 기업금융과 정책금융 지원 방안을 검토하는 등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도 첨단산업 유치 자체에는 긍정적인 기대를 보이면서도, 투자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고용과 지속 가능한 일자리라고 강조한다. 지역 인재 채용과 기술인력 양성, 협력업체와의 상생이 함께 이뤄질 때 비로소 지역경제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에서는 “청년들이 더 이상 고향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진정한 성공 기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896조 프로젝트는 정부는 기반시설을 책임지고, 통합특별시는 신속한 행정을 제공하며, 기업은 과감한 투자로 응답해야 한다. 대학은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 기업은 새로운 산업 생태계에 참여해야 한다. 이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프로젝트는 속도를 잃을 수밖에 없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LG전자에 무슨 일이? 반년 만에 작년 이익 다 벌었다

LG전자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두 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2024년 이후 2년 만이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훌쩍 웃돈다. LG전자는 7일 올해 2분기(4~6월) 연결 기준 매출 23조8297억원, 영업이익 1조5788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매출 20조7352억원, 영업이익 6397억원) 대비 매출은 14.9%, 영업이익은 146.9% 늘어난 수치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2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이번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돈 '어닝서프라이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는 매출 22조6184억원, 영업이익 1조740억원이었다. 잠정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47%가량 상회했다. 상반기 누적으로도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상반기 매출은 47조5569억원, 영업이익은 3조25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4%, 71.3% 증가했다. 특히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2조4784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불과 반년 만에 작년 한 해 번 돈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낸 것이다. 호실적은 주력 사업의 판매 확대와 수익구조 개선이 맞물린 결과다. 가전과 TV 등에서 프리미엄 시장 지위를 기반으로 판매가 늘었고,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해외시장 중심으로 에어컨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전장(전기·전자) 사업도 높은 수주 잔고와 전략 고객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매출 확대를 이어가며 중동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우려를 상쇄했다. 여기에 웹OS(webOS) 콘텐츠, 가전 구독 서비스 등 고수익 사업의 성장이 영업이익률 개선에 힘을 보탰다. 관세 환급이라는 변수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LG전자는 지난해 미국 수출 물량에 납부한 관세액에 대한 환급 절차를 진행해 왔으며, 이번 분기 환급이 확정된 금액을 수익으로 인식했다. 증권업계는 이 규모를 3000억원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관세 환급을 걷어내더라도 영업이익 증가세 자체는 뚜렷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불과 두 분기 전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지난해 4분기 LG전자는 미국발 관세 타격과 희망퇴직 비용 등이 겹치면서 2016년 4분기(영업손실 352억원) 이후 9년 만에 분기 적자(영업손실 1090억원)를 냈다. 이후 인력 구조 효율화와 원가 경쟁력 확보, 전사적 비상경영 체제 등 수익성 개선 노력이 쌓이면서 이번 실적 반등으로 이어졌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사업부문별로는 생활가전(HS)이 프리미엄과 볼륨존을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성장세를 이어갔고, 상업용 세탁기·빌트인 가전 등 기업간거래(B2B)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MS)는 올레드 에보, 마이크로 RGB 등 프리미엄 TV 신제품을 앞세워 실적 개선 흐름을 나타냈다. 전장(VS)은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 수요 확대에 대응하며 안정적 매출과 수익성을 확보, 신규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냉난방공조(ES)는 기록적 폭염이 이어진 유럽 등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히트펌프·유니터리 판매가 늘었다. 하반기에는 신사업 성과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컴프레서·모터 등 가전 부품에서 로봇 액추에이터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사업 기회 확보를 위한 투자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발표된 잠정실적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른 예상치이다. LG전자는 이달 말 실적설명회를 통해 순이익과 사업본부별 확정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속보] LG전자 ‘역대급’ 2분기 실적

LG전자가 2026년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G전자는 7일 2분기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매출 23조8297억 원, 영업이익 1조578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대치이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50% 이상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컨센서스는 매출 22조5443억 원, 영업이익 1조580억 원이었다. 실제 실적은 이를 각각 매출 5.7%, 영업이익 49.2% 상회했다. 1분기 실적을 합한 상반기 누적 실적도 매출 47조5569억 원(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 영업이익 3조2525억 원(71.3% 증가)으로 모두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특히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2조4784억 원)을 이미 넘어섰다. 2분기 실적 호조는 가전과 TV 등 주력 사업에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확대된 데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여름철을 맞아 해외에서 에어컨이 많이 팔렸고, 자동차 부품 사업 매출도 계속 늘면서 중동 전쟁 등으로 인한 불안 요인을 눌렀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삼성전자 영업익 ‘89조원’…엔비디아도 제쳤다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또 한 번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글로벌 민간기업 가운데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으로 엔비디아마저 제쳤다. 여기에 성과급 충당금까지 빼면 사실상 '100조원 클럽'에 진입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7일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잠정 매출액이 171조원, 영업이익이 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27.74%, 영업이익은 56.21% 늘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 129.31%, 영업이익 1810.26% 급증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지난 1분기(매출 133조8734억원, 영업이익 57조2328억원) 기록도 한 분기 만에 다시 넘어섰다.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온 3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번 영업이익은 증권사 컨센서스(전망 평균치)도 웃돌았다. 집계 기관별로 84조1000억원대~84조8000억원대로 추정됐던 전망치를 모두 상회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43조6011억원)과 비교하면 한 분기 만에 2배 넘는 이익을 낸 셈이다. 글로벌 비교에서도 엔비디아의 2027 회계연도 1분기(올해 2~4월) 영업이익 535억달러(81조8555억원)를 웃돌아, 분기 기준 글로벌 민간기업 최대 영업이익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실적에는 노사 합의에 따른 특별성과급 지급을 위한 충당금이 반영됐다. 업계에서는 그 규모를 19조~20조원 안팎으로 추산한다. 이를 제외하면 2분기 영업이익은 이미 100조원을 넘어섰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업부문별 실적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전사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서버용 D램과 범용 메모리까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범용 D램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달 대비 5% 오르며 조사 시작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메모리 생산능력(CAPA)을 바탕으로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의 수혜를 동시에 누린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양산·출하한 6세대 HBM(HBM4) 역시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계절적 비수기와 메모리 등 핵심 부품 원가 부담이 맞물리며 수익성이 둔화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모바일(MX)·네트워크 사업부 영업이익을 5000억~1조원, TV·생활가전(VD·DA) 사업부는 1000억원 미만으로 각각 추정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년 동기와 비슷한 5000억원 안팎, 전장 자회사 하만은 2000억~3000억원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반기에는 원가 부담 심화로 DX 부문이 적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메모리 업황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달 말 실적을 발표하는 SK하이닉스도 창사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이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3조1532억원이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도 잠잠해지는 모습이다. 이날 공시된 실적은 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추정한 잠정치다. 아직 결산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자 편의를 위해 제공된 것이다. 사업부문별 세부 실적을 포함한 확정 실적은 이달 말 공개될 예정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속보] 삼성전자 “2분기 잠정 영익 89조4000억원”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4~6월)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영업이익 89조40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집계 됐다. 지난해 2분기보다 1810.26% 높은 수준이다. 7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27.74%, 영업이익은 56.21% 늘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이 129.31%, 영업이익이 1810.26% 증가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번 발표는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추정한 잠정치로, 아직 결산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자 편의를 위해 공개됐다. 삼성전자는 2009년 7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분기 실적 예상치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2010년에는 IFRS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해왔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이 보다 정확한 실적 예측과 기업가치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힘써왔다는 평가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투자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경영 현황 등에 대한 문의사항을 사전에 접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주주들의 관심이 높은 사안에 대해 직접 답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삼성전자 반도체 100% 성과급...가전·모바일은 최대 75%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올해 상반기 기본급의 최대 100% 성과급을 받는 반면, 모바일·가전을 맡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최대 75%에 그치면서 부문 간 보상 격차를 둘러싼 갈등이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6일 오후 사내망을 통해 올해 상반기 '목표달성 장려금'(TAI·Target Achievement Incentive) 지급률을 공지했다. 지급일은 오는 8일이다. TAI는 삼성전자의 성과급 제도 중 하나로, 매년 상·하반기 한 차례씩 소속 사업 부문과 사업부 평가를 각각 50%씩 합산해 월 기본급 기준 최대 100%까지 차등 지급한다. DS부문에서는 메모리사업부가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도 최대치인 100%를 받는다. 올해 초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 진입 이후 HBM 공급 고객사 확대와 범용 D램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사업부가 상반기에만 140조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한다. 컴파운드반도체솔루션(CSS)과 공통조직도 100%가 책정됐다. 반면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는 75%로, 지난해 하반기(25%)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DX부문은 사업부별 편차가 두드러졌다. 한국총괄과 의료기기사업부가 75%로 가장 높았고,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50%, 생활가전(DA)사업부 25% 순이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50%로, 지난해 하반기(75%)보다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 S26 시리즈가 판매 호조를 보였음에도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이 다소 부진했던 영향으로 해석된다. 네트워크사업부와 경영지원담당 등 나머지 조직은 50%를 받는다. 같은 날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도 상반기 TAI 지급률을 발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TV용 패널을 맡은 대형사업부가 75%, IT용 패널을 담당하는 중·소형사업부가 100%를 받는다. 삼성전기는 전 사업부 공통 100%, 삼성SDI는 75%가 책정됐다. 이번 지급률 발표로 부문 간 보상 격차 논란은 한층 확산할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DS부문을 중심으로 총 12% 수준의 성과 보상안에 합의했는데, 이에 따라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최대 6억원에 가까운 보상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 반면 DX부문 보상은 600만원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100배 격차'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은 오는 16일 수원사업장 인근에서 4000~5000명 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동행 측은 “올해 임협에서 불합리한 DX 패싱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집회"라고 밝혔다. 이 노조는 지난달 23일 노태문 대표이사와 2시간 면담을 갖고 DX 구성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전달했다. 이후에는 수원 디지털시티 정문·중앙문 앞 1인 시위와 검은 옷 단체 출근 등으로 항의 수위를 높여왔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도 노태문 대표이사 겸 DX부문장에 이어 전영현 대표이사 겸 DS부문장에게 보상 격차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한 상태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억만장자들의 여름캠프 향하는 이재용…AI·반도체 ‘빅딜’ 시동거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빅테크 거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패권 경쟁의 셈법을 재정비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비슷한 시기 별도의 글로벌 사교 모임 참석을 검토하며 국내 양대 반도체 총수의 여름 외교전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6일 재계와 외신에 따르면. 오는 7일부터 11일까지(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리조트에서 '억만장자들의 여름캠프'로 불리는 선밸리 콘퍼런스(앨런&컴퍼니 콘퍼런스)가 열린다. 미국 투자은행 앨런앤드컴퍼니가 1983년부터 매년 7월 초 개최해온 비공개 행사로, 글로벌 미디어·IT 업계 거물들이 한자리에 모여 여름휴가를 겸해 굵직한 경영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빅테크 수장들이 총출동하는 만큼 기업 간 대형 인수·합병(M&A)이나 전략적 제휴의 물꼬가 트이는 경우도 잦았다. 2011년 컴캐스트의 NBC유니버설 인수, 2013년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워싱턴포스트 인수 등이 이 모임을 계기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삼성전자 상무 시절이던 2002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선밸리를 찾았으나, 2017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며 8~9년간 발길을 끊었다. 그러다 지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및 회계부정 사건에서 대법원 무죄 확정을 받은 직후 선밸리 무대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며 사법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대내외에 알린 바 있다. 이 회장은 과거 이 행사를 두고 “1년 중 가장 바쁘고 가장 신경 쓰는 출장"이라며 “애플과 메타 등 20~30개 고객사를 만난다"고 언급한 적도 있다. 올해 행사에는 팀 쿡 애플 CEO와 차기 CEO로 내정된 존 터너스 수석부사장,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이사회 의장),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등 미국 테크 업계 거물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선밸리 방문이 삼성전자의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 확보에 실질적인 발판이 됐다고 평가한다. 당시 현장 네트워킹을 계기로 테슬라·애플 등으로부터 AI 관련 수주를 잇달아 따낸 성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흐름 속에 올해는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파운드리·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턴키 공급 역량을 앞세워 빅테크 고객사들과 한층 밀도 있는 협력 논의를 벌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애플·아마존·구글 등이 자체 AI 반도체 설계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이를 위탁 생산할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와의 협력 논의도 구체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올해 선밸리 콘퍼런스의 핵심 화두로는 'AI 병목 현상'이 꼽힌다. 전 산업계로 AI 확산이 가속화하는 반면, 이를 구동할 반도체·데이터센터·에너지 등 연산 인프라 부족 현상은 오히려 심화하고 있어서다. 앤서니 블룸버그 블룸버그패밀리오피스 CEO는 현지 배포 자료에서 “AI의 첫 번째 장은 소프트웨어의 몫이었지만, 다음 장은 에너지와 핵심 광물이 될 것"이라며 “이번 콘퍼런스 역시 차세대 AI를 지원할 물리적 기반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이달 말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열리는 '구글 캠프' 참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 캠프는 구글 공동 창립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매년 여름 여는 비공개 사교 모임으로, 공급망·통상·신기술·글로벌 경제 현안 등이 다뤄진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전문가 5인 긴급 제언…“전력·용수, 팹 가동보다 먼저 확보돼야”

삼성과 SK가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를 3대 축으로 4000조원 이상을 쏟아붓는 '반도체 메가프로젝트'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려면 전력·용수 등 인프라 선확보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 재설계, 반도체 경기 변동에 대비한 속도 조절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전문가 진단이 6일 나왔다. 막대한 투자 규모보다 먼저 따져야 할 것은 결국 물과 전기라는 데 전문가들의 이견은 없었다. 정상만 공주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물이 없으면 가동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폭염·가뭄·홍수 등 기후 상황이 급변하는 만큼 5년 또는 10년 단위 계획을 세워 기후 위기에 대비한 시설을 선제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력 공급 체계에 대해서도 “수도권에 전기를 공급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제주처럼 지역에서 자체 생산해 자체 소비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도 공통으로 지적됐다. 정 교수는 “AI 및 신규 팹은 전기가 끊어지지 않고 공급돼야 하므로 재생에너지 중심의 RE100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원자력·수력 등 지속 가능한 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제도 정비보다 원자력 발전소 유치를 반대하는 국민적 인식을 극복하는 것이 더 큰 과제"라고 짚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도 “신재생의 간헐적 전력 생산 문제는 원자력이나 LNG 발전소를 보완책으로 삼으면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고 말했다. 공업용수와 관련해 이 교수는 “팹 4개 라인을 가동하려면 하루 60만~80만 톤이 필요한데 해당 지역은 100만 톤까지 대응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면서도 “사전에 철저히 점검해 확실히 가동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프라 문제가 해결된다 해도, 투자 효과가 전후방 산업까지 미칠지는 별개 문제라는 지적이 뒤따랐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장 유치와 소부장은 별개 이슈"라며 “반도체 공장이 지방에 지어지면 소부장도 같이 살아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삼성·SK 등 대기업에는 800조원, 1000조원씩 지원되지만 소부장 지원은 1조원, 2조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번 메가프로젝트 지원에서 소부장은 사실상 빠져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봤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선별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실제 대기업에 납품할 만한 R&D 역량을 갖춘 핵심 기업은 제한적인 것이 현실"이라며 “모든 기업이 동시에 동반 성장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역량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한 단계적 육성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근 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좌교수)은 지역별 역할 분담론을 제시했다. 그는 “수도권(R&D·칩)-구미(소재·부품)-천안(HBM 패키징)-광주(양산)로 이어지는 철저한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며 “화학·가스 등 소재 공장은 환경·안전 규제상 수도권 구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구미를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해 소재·부품 전용 거점으로 고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학회장은 “정부가 공언한 '용인 클러스터 12년 단축'이 말잔치로 끝나지 않으려면 여야의 특별 예산 확보와 '원스탑 규제 완화'가 당장 실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경영향평가를 완료한 뒤 부지를 선정하는 현행 규제를, 환경평가와 부지 선정을 동시에 진행하는 통합 심사 원스탑 서비스로 바꿔야 한다"며 “아무리 정부가 약속했어도 여야가 국회에서 합의하지 못해 예산 확보가 지연되면 전체 청사진이 무너진다"고 경고했다. 그 '속도전'의 전제조건이 되는 재원 마련부터가 아직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신 교수는 “정부 국고 지원은 얼마인지, 어떤 형태로 돈을 조달하는지 구체적인 청사진이 아직 안 나와 있다"며 “실제로 돈이 조달될지, 세금 지원은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예산과 인허가가 해결돼 팹이 지어진다 해도, 사람이 실제로 그 지역에 정착하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우려가 이어졌다. 경 연구위원은 “종합적인 대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방과 수도권을 오가는 이중생활 패턴이 나타날 수 있다"며 “지방 이전 기업과 인력에 대한 정주 인센티브를 보다 폭넓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생활 인프라 측면에서 지방 거주의 불편함을 줄이는 것이 정주율을 높이는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인력 수급에서 대기업보다 협력사의 어려움을 우려했다. 그는 “대기업은 처우가 좋아 인력 이동을 걱정하지 않지만, 중소·중견기업이 다수인 협력사는 인력 부족이 우려된다"며 “산학협력 모델이나 계약학과 등을 통해 미리 지역과 연계해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도 “국립대학을 중심으로 서울에 오지 않아도 되는 교육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외국인 인력 제도 개선도 함께 제안했다. 그는 “대학 1~4학년 방학 기간 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체험형 단기 인턴십 제도를 대폭 늘리고, 학생비자로 입국했다가 취업비자로 자연스럽게 전환할 수 있는 유연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황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뒤따랐다. 신 교수는 “반도체는 영원히 호황일 수 없으며 가격 급등락이 심한 산업"이라며 “전 세계가 국가전략산업으로 반도체 생산시설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어 공급 과잉으로 향후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무리하게 벌릴 게 아니라 시황을 봐가며 1기·2기·3기·4기 형태로 단계를 쪼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경 연구위원도 시황에 맞춘 완급 조절 필요성에 공감을 나타냈다. 그는 “현재 장비 가격 등을 고려하면 투자 타이밍에 대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책 목표와 기업의 투자 결정 사이에서 균형 잡힌 접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 역시 “생산라인을 한꺼번에 다 짓는 것이 아니라 1개 라인을 먼저 짓고 다음 라인은 시장 상황을 봐가며 착공을 늦추는 '속도조절'로 대응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신은서 인턴기자

[특별기획-서남권 반도체]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 ③ 왜 해남인가…AI 시대, 대한민국 에너지 수도가 반도체를 부른다

최근 정부와 삼성, SK그룹의 전남·광주권 대규모 1000조 투자 계획을 둘러싸고 지역사회의 기대와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투자 규모와 입지, 파급효과를 놓고 다양한 전망과 해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본지는 독자들에게 보다 깊이 있는 시각을 전하고자 5부작 특별기획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를 마련했다. 이번 기획은 왜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무게중심이 서남권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지역과 국가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이재현 백준 기자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이제 공장 규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AI 시대에는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 초거대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공장은 하루 수십만 가구가 사용하는 수준의 전력과 대규모 산업용수를 동시에 필요로 한다. 정부가 서남권을 새로운 첨단산업 거점으로 제시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특히 전남 서남권은 국내 최대 수준의 해상풍력과 태양광 발전 잠재력을 갖춘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상대적으로 넓은 산업용지, 추가 확보가 가능한 용수는 AI 시대 반도체 산업이 요구하는 핵심 조건으로 꼽힌다. 이 같은 여건 때문에 정부와 기업에서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해남군이 서남권 프로젝트의 한축으로 거론되고 있다. △ 해남 솔라시도와 RE100…산업지도를 바꾸는 에너지 해남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에너지'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RE100 달성 여부를 중요한 투자 기준으로 삼고 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국제 캠페인으로, 글로벌 공급망 참여에도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전남은 해상풍력과 태양광을 기반으로 국내 최대 재생에너지 생산 잠재력을 보유한 지역으로 평가된다. 정부도 서남권의 재생에너지 경쟁력을 AI와 반도체 산업 육성의 핵심 기반으로 제시했다. 해남 솔라시도 일대는 재생에너지와 데이터센터, 미래산업이 결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으며, 지역에서는 이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반도체 산업은 공장 한 곳을 짓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장비와 소재, 물류, 유지보수, 건설, 연구개발, 정보통신, 서비스업까지 다양한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거대한 생태계를 형성한다.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될 경우 협력기업 유치와 지역 상권 활성화, 신규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지역 경제계는 “반도체 산업은 하나의 공장이 아니라 도시 전체의 산업 구조를 바꾸는 프로젝트"라고 평가한다. 해남에서도 미래산업 유치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 청년이 돌아오는 도시가 될 수 있을까? 청년들 “이번에는 달라졌으면" 해남은 오랫동안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지역에서는 첨단산업이 들어설 경우 양질의 일자리와 정주 여건 개선으로 청년들이 다시 지역에 머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반도체 산업은 연구개발과 생산, 유지보수,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한다. 지역 대학과 직업 교육기관도 이에 맞춘 인재 양성 체계를 구축한다면 산업과 교육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그러나 넘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대규모 반도체 산업은 안정적인 송·배전망과 산업용수 확보, 교통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기업들은 투자 발표보다 실제 인허가와 기반시설 조성 속도를 중요하게 본다. 정부가 약속한 인프라 지원과 원스톱 행정 체계가 얼마나 신속하게 작동하느냐가 향후 투자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 해남은 국가 첨단산업의 중심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AI 시대는 산업 입지의 기준을 바꾸고 있다. 재생에너지와 용수, 넓은 산업용지, 그리고 서남권 산업벨트의 연결성은 해남이 새로운 가능성을 갖게 된 배경이다. 아직 모든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가 산업 전략이 서남권으로 향하고 있는 지금, 해남은 그 변화의 중심에서 가능성을 시험받고 있다. 해남지역에서도 첨단산업 유치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다. 지역에서는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될 경우 청년들의 지역 정착과 인구 유입, 서비스업과 건설업 등 연관 산업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수도권으로 떠났던 청년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반면 지역 정재계에서는 투자 계획이 실제 공장 건설과 고용으로 이어질지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대규모 개발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와 난개발을 막고, 지역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 △ 명현관 군수 “해남 미래를 바꿀 역사적 기회" 해남군도 이번 서남권 첨단산업 프로젝트를 지역 발전의 전환점으로 기대하고 있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미래를 보고 해남 솔라시도를 선택해준 기업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비롯한 관련 산업 기반 구축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와 관계기관,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업은 대한민국 AI 산업 발전의 중요한 전기가 되는 것은 물론 해남이 미래 첨단산업의 거점으로 도약하는 역사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행정 지원과 정주여건 개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해남은 아직 확정된 투자지가 아니라 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 후보지다. 그러나 AI 시대가 요구하는 재생에너지와 산업용수, 넓은 산업용지, 그리고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중심으로 한 산업 기반을 갖춘 지역이라는 점에서 해남은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뀌는 현장의 중심에 서 있다. 정부와 기업, 지자체의 약속이 실제 투자와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제 해남은 그 가능성을 실행으로 증명해야 하는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이슈&인사이트] 호남 반도체 성공 투자에는 타당성 플러스알파가 필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6월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주재했다. 이번 보고회에서는 한국형 AI 산업혁명 완성을 위해 기업들의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 투자계획과 정부 지원 방안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계획이다. 내용은 서남권(광주·전남)을 제2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총 895조 원의 기업 투자를 통해서 메모리 팹 4기를 짓는다. 정부 목표는 5년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능력을 배가하고 이를 통해서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국가 프로젝트다. 실제 투자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전력망과 용수, 부지, 인력 확보 등 기반 시설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규모 반도체 공장은 막대한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만큼, 향후 정부 지원책과 기업 투자계획의 구체화, 그리고 스피드 여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의 분수령이 된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같은 여유가 없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업 주도형 투자다. 첫 구상은 SK가 2019년, 삼성이 2023년이었다. 삼성전자 클러스터는 시스템 반도체 팹 6기를 짓는 프로젝트로, 부지는 710만 m2로 300조 원이 소요되어 2042년 완공 목표다. SK하이닉스 클러스터는 메모리 반도체 팹 4기를 짓는 프로젝트로, 414만 m2의 부지에 120조 원을 투자하여 2027년 완공을 목표하고 있다. 그런데 먼저 출발한 SK도 2025년, 6년 만에 겨우 공사를 위한 첫 삽을 떴다. 산단 조성에 필수적인 환경영향평가, 토지 수용, 주민 보상 절차의 장기화가 원인이었다. 호남 반도체 투자 성공에는 속도가 절대적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같이 첫 삽을 뜨는 데만 6년이 걸린다면 성공은 없다.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한다. 왜냐하면 반도체 수퍼사이클이 5년 이후까지 진행된다는 보장이 없다. 더욱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은 기업 주도형보다는 관제 성격을 갖고 있다. 호남판 국책 사업이 정권에 따라 어떻게 표류하는지 새만금 사례가 입증한다. 새만금 사업은 1991년 사업이 개시되어 20년 만인 2010년 방조제가 완공되었지만, 35년이 지난 지금도 표류하고 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속도전 사례로 일본 TSMC 구마모토 공장을 제시한다.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원스톱' 지원으로 2년여 만에 완공되었다. 2021년 10월 투자 발표 이후 2024년 2월 준공식을 거쳐 연말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효율적인 정부 지원, 표준화된 공장설계, 협력사 생태계, 신속한 행정이 결합하면 2년 만에 반도체 공장을 지을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 또 다른 사례로 대만 남부 가오슝시에 있는 TSMC 반도체 클러스터가 있다. 가오슝의 공장용지는 정유공장 자리로 토양오염이 심각했다. 오염제거만 30년이 소요된다고 할 정도로 최악의 조건이었다. 전력원은 노후화된 화력발전소였다. 그런데 4년여 만에 TSMC의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가 가동할 수 있었던 것은 가오슝시 정부가 '예산 폭탄'을 퍼붓고,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속도전을 벌인 결과다. 환경영향평가에 걸린 기간은 불과 한 달 반, 애초 30년이 걸린다던 오염 정화는 1년 만에 끝냈다. 가뭄으로 공업용수가 부족해지자, 농업용수를 끊고 전국적인 휴경을 단행한 발상의 전환이 있었다. 후보지인 광주의 '첨단 3지구'나 해남의 '솔라시도'가 모두 주거·산업·연구 생태계가 연계되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기업·정부의 발상 전환이 있다면 호남클러스터가 용인보다 빠르게 5년 이내에 가시화될 수 있다. 발상 전환을 위해서 반도체 클러스터가 호남을 구조적 낙후에서 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절실함이 요구된다. 절실함으로 '민주화의 성지'에 덧씌워진 '강성 노조'의 이미지를 제거하고 국민의 공감대를 얻는 일이 타당성 플러스알파 과제다.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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