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영업익 100조’ 새 역사 쓴 삼성…엔비디아 추월도 눈앞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거두며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고지를 밟았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회복이 맞물린 결과로, 엔비디아·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의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넘어서는 규모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삼성전자가 올해 연간 영업이익에서도 엔비디아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8일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107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2조1700억원)보다 782.50% 급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195조원으로 전년 동기(86조600억원) 대비 126.59% 늘었다. 직전 최대 기록이던 2분기 실적(매출 171조5000억원·영업이익 89조4900억원)과 비교해도 매출은 13.70%, 영업이익은 20.01% 증가해 한 분기 만에 기록을 다시 썼다. 1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성과급 충당금을 빼고도 100조원을 넘긴 성적이다. 1~3분기 누적 실적도 가파르게 불어났다. 누적 매출은 500조37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39조7700억원)보다 108.69% 늘었다. 누적 영업이익은 254조1300억원으로 1년 전(23조5300억원)의 10배가 넘는 980.03%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날 사업부문별 실적은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영업이익이 11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DS 부문 안에서는 D램 사업이 약 80조원, 낸드 사업이 30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영업이익률은 D램이 약 80%, 낸드가 70~75% 수준으로 메모리 전체 이익률이 70%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였다. 전 세계적으로 투자가 확대되며 D램·낸드 등 메모리 전반의 공급이 달리자 가격 오름세가 이어졌다. 여기에 HBM 판매가 늘면서 이익 증가 속도가 더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가격 지표도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D램 범용제품 평균 가격은 26달러로 6개월 연속 올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 범용제품 평균 가격 역시 30.6달러로 21개월째 상승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차세대 AI 메모리인 HBM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힌 것이 실적 개선의 핵심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HBM4(6세대)를 양산 출하했고, 약 4개월 만에 관련 매출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넘어섰다.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는 3분기 HBM4 매출이 전 분기의 3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점유율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HBM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21%에서 2분기 33%로 12%포인트 상승했다. 하반기 HBM4 출하가 본격화하면 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투자증권은 “HBM4는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량이 한 제품 안에서 시너지를 내기 시작한 첫 세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기술 경쟁력과 실적을 모두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글로벌 무대에서도 삼성전자의 위상은 한층 높아졌다. 이번 영업이익은 엔비디아(637억달러·85조4000억원)와 애플(509억달러·68조2000억원)이 각각 기록한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세계 민간기업 가운데 1위에 해당한다. 증권가가 예상하는 엔비디아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710억달러(95조원)로, 삼성전자가 2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정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연간 기준으로도 엔비디아를 앞지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안에 보고서를 낸 증권사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67조원이다. 미국 주식 분석 플랫폼 스톡애널리시스가 집계한 엔비디아의 최신 회계연도(2026년 2월~2027년 1월)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688억6000만달러(360조2000억원)로, 전망대로라면 삼성전자가 근소하게 앞서게 된다. 이번 실적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추정한 잠정치다. 결산이 끝나기 전에 투자자 편의를 위해 미리 공개한 수치로,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확정 실적과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사회 승인 시점에 3분기 실적을 다시 공시할 예정이다.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앞두고는 경영 현황 등에 대한 주주들의 질문을 미리 받고 있으며, 콘퍼런스콜에서 관심이 높은 사안을 골라 답변할 계획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영업익 107조 삼성전자, 성과급은 ‘두 회사’…DS·DX 갈등 더 커진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실적 신기록의 중심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이다. 다만 기록적인 이익이 성과급으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스마트폰·가전·TV를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과의 보상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성과를 낼 때는 하나의 삼성인데, 성과를 나눌 때는 DS와 DX가 다른 회사가 된다"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이 회사 전체의 축포가 아니라 사업부 간 갈등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8일 연결기준 올해 3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약 127%, 영업이익은 약 783% 증가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171조5000억원에서 13.7%, 영업이익은 89조5000억원에서 20% 늘었다. 시장이 예상한 영업이익 105조~107조원도 웃돌거나 상단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네 분기 연속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갈아치웠다. 잠정실적에는 사업부별 성적이 공개되지 않았다. 세부 실적은 이달 말 발표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일반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 AI 서버용 고부가 메모리와 HBM 판매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DX부문은 스마트폰과 TV·가전 판매에도 부품 가격 상승과 마케팅 비용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만큼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기록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 반도체가 번 107조…내년 3월 '성과급 청구서' 실적이 급증하면서 DS부문 직원이 받을 특별경영성과급 규모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5월 DS부문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하는 임금협약에 최종 합의했다.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과 별도로 지급하며, 특별성과급은 자사주 형태로 제공된다. 합의안은 조합원 투표에서 73.7%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특별경영성과급은 DS부문과 각 사업부 성과를 각각 반영해 산정한다. 반도체 전체 실적이 좋더라도 메모리와 파운드리·시스템LSI 직원의 지급액은 달라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 DS부문 특별성과급을 정기주주총회 직후인 내년 3월 말 지급한다는 계획을 직원들에게 공지했다. 연간 DS부문 실적과 주가에 따라 달라지지만, 일부 추산에서는 연봉 8000만원인 메모리사업부 직원이 기존 OPI를 포함해 최대 7억원대의 보상을 받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는 확정 지급액이 아니라 연간 실적과 성과급 산식 등을 전제로 한 추정치다. DX부문 직원에게는 상생협력 명목으로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가 지급된다. DS와 DX 직원 간 보상 차이가 수십 배에서 많게는 100배 가까이 벌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이유다. 회사는 사업부별 이익과 성과에 따른 보상이라는 입장이다. 반도체가 대규모 적자를 냈던 시기에는 DS부문 직원의 성과급도 급감한 만큼 사업 성과와 보상을 연동하는 원칙 자체가 불합리하지 않다는 논리다. 그러나 DX 직원들은 반도체 불황 당시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이 회사 실적과 현금흐름을 떠받쳤고, 삼성전자라는 단일 법인의 제품·브랜드·유통망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점을 들어 반발하고 있다. ◇ “성과 창출은 하나의 삼성"…2027년 공동교섭 요구 DX부문을 중심으로 조직된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은 2026년 임금협상에서 소수노조라는 이유로 DX 직원들의 요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동행은 지난 6일 국정감사 현장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성과 창출에는 하나의 삼성을 말하면서 성과를 나눌 때는 DS와 DX를 구분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신임 집행부는 2027년 임금협상부터 DS와 DX 직원 모두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공동교섭 틀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동행 조합원은 9월 말 기준 3만명을 넘어 DX부문 전체 인력의 약 63%에 이른다. 지난달 선출된 손용호 신임 위원장도 공동교섭 구조 마련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쟁점은 '같은 회사의 사업부별 성과를 어디까지 분리해서 보상할 수 있느냐'다. 회사가 DS와 DX의 임금·성과급 협상을 사실상 분리해 운영하면 조직별 실적 책임은 명확해진다. 반면 특정 사업부의 업황에 따라 직원 보상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져 협업과 조직 통합을 해칠 수 있다는 문제가 생긴다. 특히 삼성전자가 AI 기기와 반도체, 스마트폰·가전을 결합하는 '원 삼성' 전략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보상체계만 사업부별로 분리되는 것은 경영 전략과 인사제도 간 모순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달 말 공개될 사업부별 실적에서는 DS부문의 정확한 영업이익과 특별성과급 충당 규모가 핵심이다. DX부문의 수익성, 사업부별 인건비 반영 방식, 내년 3월 실제 지급 규모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보상하는 원칙은 필요하지만 격차가 구성원이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벌어지면 실적을 높이기 위한 제도가 오히려 조직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삼성전자가 2027년 교섭에 앞서 DS와 DX의 성과를 연결하는 보완책을 제시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아파트 난방이 바뀐다…삼성·LG가 꺼낸 ‘보일러 없는 집’

화석연료를 태우는 보일러 대신 공기 중의 열을 끌어와 집을 데우는 '난방 전기화' 경쟁에 국내 가전 양강이 나란히 뛰어들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히트펌프를 앞세워 단독주택을 넘어 아파트 등 공동주택까지 시장을 넓히겠다는 구상을 함께 내놨다. 삼성전자는 냉방·난방·온수를 한 번에 해결하는 '올인원' 제품을, LG전자는 에너지 생산부터 소비까지 아우르는 '에너지 자립형 주거모델'을 각각 앞세웠다. ◇ “2027년까지 공급 기반 구축…2028∼2029년 전국 보급" 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국민보고회에서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은 '무탄소 주거 혁신을 위한 아파트용 냉난방 히트펌프 제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박 사장은 “정부의 난방 전기화 정책에 발맞춰 내년까지 국내 공급 기반을 구축하고, 2028∼2029년 전국 단위 보급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며 “2030년부터는 국내에서 축적한 기술과 보급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민 주거공간의 GX 확산' 분야 대표 기업으로 참여한 LG전자의 이재성 ES사업본부장(사장)은 화석연료 중심의 난방 체계를 고효율 히트펌프로 바꾸고, 에너지 생산·저장·소비를 통합 관리하는 것이 주거공간 GX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창원공장을 중심으로 국내 히트펌프 생산 기반을 키울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주거 유형별 히트펌프 전환과 에너지 관리 방식을 표준화해 공공임대주택부터 신축·기축 공동주택까지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최종 목표는 소비하는 에너지만큼 스스로 생산해 탄소 순배출을 '0'으로 만드는 '넷 제로(Net Zero)' 주거단지 모델 확산이다. 두 회사는 산업 생태계와 함께 성장하는 방안도 내놨다. 삼성전자는 국내 생산설비 투자와 핵심 부품 국산화로 중소 협력사와의 상생 기반을 다진다. 수원 CS 아카데미의 'EHS 히트펌프 전담 교육장'에서는 배관 시공·설치·시운전·사후 관리 실습 교육으로 전문 엔지니어를 길러낸다. LG전자는 기존 보일러 산업 종사자의 전환을 지원하고, 농어촌 등 에너지 취약지역에 히트펌프 보급을 늘려 난방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 실외기 하나-공기열 보일러, 아파트 난방의 미래 이날 두 회사는 각자의 대표 제품과 실증 현황도 소개했다. 삼성전자의 'EHS 올인원'은 실외기 1대로 공기 냉방과 바닥난방, 급탕을 모두 해결한다. 에어컨과 보일러를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어 실외기 공간이 좁은 아파트에 맞췄다. 대형 빌딩 공조에 주로 쓰이던 '열회수' 기술을 적용해 여름철 냉방 때 나오는 폐열로 온수를 만든다. 스마트싱스 앱으로 냉난방과 온수를 원격 제어할 수 있다. 향후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와의 연계도 넓힐 계획이다. LG전자의 '써마브이(Therma V) 히트펌프 보일러'는 공기열을 이용해 쓰는 전력의 최대 4∼5배에 이르는 열에너지를 만들어낸다. LG전자는 2011년 이 사업을 시작했고, 2018년 국내 제조사 가운데 처음으로 주거용 일체형 제품을 공급했다. 히트펌프와 가전, 홈에너지관리시스템(HEMS), ESS, 태양광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은 모듈러 주택 '스마트코티지'도 대표 모델로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분산에너지특구 내 주거단지 조성사업 참여를 추진한다. 실증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8월부터 제주시 도남동의 실제 거주 단독주택에서 성능과 에너지 효율, 사용 편의성을 검증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 삼성물산 주거성능연구소에는 아파트와 같은 환경을 꾸려 전력 소비량과 운전 소음을 측정한다. 주요 건설사들과는 평형별 냉난방 수요, 온수 공급량, 실외기실 규격을 반영한 시공 표준을 만들고 있다. LG전자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개발공사,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함께 주민이 실제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 히트펌프를 적용하는 실증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쌓은 운전 데이터로 공공임대·리모델링·신축 단지에 적용할 '보일러 없는 아파트' 모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2026년 제주 생활 속 히트펌프 보급사업'에서는 전체 2460가구 중 877가구(약 36%)를 맡아 참여 사업자 가운데 가장 많은 물량을 확보했다. 가전업계가 아파트 난방 시장에 뛰어드는 배경에는 정부의 난방 전기화 정책이 있다. 정부는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 대를 보급해 온실가스 518만 t을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단독주택 지원과 함께 공동주택 보급을 위한 제도 기반도 마련하고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현장] 온도계 읽는 로봇, 계약서 검토하는 AI…코엑스에 펼쳐진 미래

데이터센터 모형 사이로 흰색 로봇 한 대가 움직였다. 사람이 일일이 확인하던 온도계 등 설비 상태를 대신 살피는 KT의 자율관제 로봇이다.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이를 관리자에게 알린다. AI가 실제 현장에서 사람의 일을 맡는 장면이다.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AI 페스타 2026'에서는 이런 '일하는 AI'가 전시장 곳곳에 등장했다. LG AI연구원 부스에서는 원하는 기능과 디자인을 입력하자 AI가 코드를 짜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업스테이지에서는 보험 청구서와 계약서를 AI가 읽어 필요한 정보를 뽑았다. 삼성SDS 부스에는 제조 현장에 활용할 4족 보행 로봇이 섰다. 올해 전시장에서는 더 똑똑한 AI 모델을 만드는 경쟁 못지않게 이를 실제 업무에 어떻게 쓸지가 화두였다. 문서 작성과 데이터 분석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관리와 통신망, 제조 로봇에도 AI가 적용됐다. ◇ '독파모 3강' LG·SKT·업스테이지, 나란히 출격 전시장 안쪽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특별관'에는 LG AI연구원과 SK텔레콤, 업스테이지가 나란히 자리했다. 자체 AI 모델을 내세운 세 회사가 보여준 활용법은 달랐다. LG AI연구원 부스에서는 원하는 기능과 디자인을 입력하자 AI가 코드를 생성해 웹사이트를 구현했다. 부스 앞에 마련된 미니게임도 K-엑사원 2.0을 활용해 제작했다고 현장 관계자는 설명했다. 자료 검색과 문서 작성, 코딩 등을 돕는 '챗엑사원'도 선보였다. 현장 관계자는 “LG 임직원들에게 배포돼 실제 업무에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부스에서는 '에이닷엑스 케이투(A.X K2)'가 데이터를 분석했다. CSV 파일을 넣으면 AI가 작업 목적과 주요 지표를 파악해 대시보드를 만들었다. 이미지와 지시 사항을 바탕으로 웹페이지를 구현하는 시연도 진행됐다. 업스테이지가 내세운 건 문서였다. 보험 청구서와 계약서 등을 넣으면 AI가 내용을 읽고 필요한 정보를 추출했다. 문서 업무 자동화 도구 '업스테이지 스튜디오'를 활용하면 보험 청구와 계약 검토, 송장 처리 등 여러 단계로 이뤄진 업무를 하나의 흐름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데이터센터 누비는 KT 로봇…설비 점검 자동화 KT 부스는 입구와 안쪽의 풍경이 달랐다. 입구에서는 관람객들이 '모두의 런' 러닝머신 위를 달렸다. 제한 시간 안에 AI 관련 키워드를 모으는 체험이다. 옆에서는 원하는 내용을 입력하면 AI가 3D 콘텐츠를 만들어주는 '모두의 AI 3D 생성 에이전트'를 체험할 수 있었다. 안쪽으로 들어가자 서버 장비와 배관이 나타났다. 이곳에서는 AI를 서비스가 아닌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적용하는 기술이 전시됐다. 자율관제 로봇은 데이터센터 내부를 돌아다니며 설비 상태를 확인한다. 현장 관계자는 사람이 직접 살피던 아날로그 계기판을 로봇이 읽어 수치를 데이터로 바꾸고 이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재현해 냉각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시험하는 기술도 함께 선보였다. 기업 내부에 AI를 들여놓기 위한 'NPU LLM 스테이션'도 공개했다.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 서버에 KT의 AI 모델과 운영 플랫폼을 묶은 장비다. 데이터를 외부로 보내기 어려운 금융과 공공, 제조 기업 등이 내부에서 생성형 AI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AI는 통신망 관리에도 들어갔다. 정부 특별관에서 SK브로드밴드는 광망이 끊어지면 장애가 발생한 코어 번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지능형 광 센싱 트랜시버'를 선보였다. 옆 KT 전시 화면에는 아파트까지 이어지는 두 개의 광통신 경로가 그려져 있었다. 공사 도중 주 광케이블이 끊어지는 상황을 가정하자 통신 경로가 백업 회선으로 바뀌었다. '자동절체 광루트 이원화' 기술이다. ◇ 삼성SDS는 4족 로봇…AI에 '손발' 붙였다 삼성SDS 부스에서는 AI가 로봇과 만났다. 부스 앞에 4족 보행 로봇이 자리했고, 뒤편 벽에는 '여러 로봇, 하나의 통합 운영'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삼성SDS가 소개한 'RX(로봇 전환)'는 제조사가 다른 여러 로봇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운영하고 관리하는 기술이다. 현장 관계자는 “AX는 AI로 판단을 지능화하고, RX는 로봇이 현장 작업을 수행하도록 공정과 운영을 바꾸는 것"이라며 “두 전환이 결합될 때 삼성SDS가 지향하는 자율 운영 공장에 가까워진다"고 말했다. 이날 전시장 메인 무대에서는 '퓨처 테크 콘퍼런스'가 열렸다. 무대에 오른 기업 관계자들은 로봇을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면서 겪은 시행착오를 소개했다. 김현수 두산로보틱스 상무는 가스터빈 블레이드 연마를 예로 들었다. 같은 종류의 부품도 표면 상태가 조금씩 달라 정해진 동작만 반복하는 로봇으로는 원하는 품질을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상무는 “원하는 품질의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데 매번 현장에서 이거 바꾸고 저거 바꾸고 하는 것은 오히려 또 다른 비용을 발생시킨다"고 말했다. 로봇 스스로 작업 환경과 대상에 맞춰 움직일 수 있어야 자동화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시현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 상무도 “하나의 AI 모델로 로봇 서비스를 완성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로봇은 하드웨어만 완벽해서도 안 되고 AI와 소프트웨어만 완벽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음성원 오픈AI 코리아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AI를 현장에 확산하기 위해서는 모델 성능 이외의 조건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활용할 역량을 갖춰야 하고 또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 있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이수진 인턴기자

韓 다시 찾은 리사 수…이번엔 NPU·삼성 파운드리 동맹 넓히나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꼽히는 AMD의 리사 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7개월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국산 AI 반도체 기업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은 데 이어 삼성전자와의 추가 회동도 예정되면서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난 3월 첫 방한 때 메모리 동맹을 다졌다면, 이번에는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까지 협력 범위가 넓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수 CEO는 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과 면담했다. 이어 국내 AI 반도체 생태계 기업 14곳과 간담회를 열며 방한 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날 자리는 지난 7월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을 계기로 과기정통부와 AMD가 맺은 업무협약(MOU)의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신경망처리장치(NPU)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메모리·스토리지, 네트워크, 클라우드, AI 모델 등 AI 인프라 전 분야의 기업이 참석했다. 리벨리온, 퓨리오사AI, 하이퍼엑셀, 딥엑스, 모빌린트, 망고부스트, 파네시아, 디노티시아, 모레, 노타AI, 래블업, 파두, 엘리스그룹, 업스테이지 등이다. 핵심은 AMD의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와 국산 AI 반도체를 묶은 '이기종(異機種) 컴퓨팅 인프라'다. 이기종 컴퓨팅은 서로 다른 칩을 AI 서비스 특성에 따라 유연하게 조합해 연산 효율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양측은 이 인프라를 국내 실증 사업과 연계해 구축하고, 해외에서도 쓸 수 있는 레퍼런스 모델로 키우기로 했다. 국내 기업이 AMD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플랫폼 'ROCm(록엠)' 생태계에 참여하는 방안과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7월 MOU에 담긴 AMD AI연구센터(CoE) 연내 설립과 AI·인공지능전환(AX) 분야 대학원 인재 양성도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수 CEO는 한국을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 꼽으며 “개방형 생태계를 기반으로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AI 생태계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다시 마주 앉는 삼성…HBM4 넘어 '파운드리'까지 가나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대목은 삼성전자와의 재회동이다. 수 CEO 일행은 이번 방한 기간 삼성전자 측과도 별도로 접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 관계가 본궤도에 오른 건 지난 3월 수 CEO의 첫 방한 때다. 수 CEO는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에서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과 차세대 AI 메모리·컴퓨팅 기술 협력을 넓히는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어 서울 용산구 승지원으로 자리를 옮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찬을 함께하며 AI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AMD의 차세대 AI 가속기 '인스팅트(Instinct) MI455X'에 탑재될 HBM4의 우선 공급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앞서 2월 1c(10나노급 6세대) D램에 파운드리 4나노 공정 기반 베이스다이를 결합한 HBM4를 양산해 고객사에 출하하기 시작했다. 협력은 GPU용 HBM을 넘어 서버용 메모리로도 이어졌다. AMD의 6세대 서버용 CPU '에픽(EPYC)'과 랙 스케일 AI 플랫폼 '헬리오스(Helios)'에 들어갈 차세대 DDR5 솔루션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관심은 파운드리로 옮겨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3월 MOU 발표 당시 AMD 차세대 제품의 위탁생산 협력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시 전 부회장은 “HBM4와 차세대 메모리 아키텍처부터 최첨단 파운드리·패키징까지 삼성은 AMD의 AI 로드맵을 지원할 수 있는 턴키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모리 공급을 출발점으로 위탁생산과 첨단 패키징까지 협력을 넓힐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AMD로서도 생산능력 확보가 발등의 불이다. 수 CEO는 방한 직전 대만에서 TSMC, 폭스콘 등을 만난 뒤 로이터에 “2027년에는 공급량을 대폭 늘릴 예정"이라며 “확실히 더 많은 공급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요 급증에 맞춰 파트너사와의 계획 기간을 1~2년에서 3~5년으로 늘렸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문제는 첨단 파운드리 생산능력이 빠듯하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TSMC의 5·4나노 이하 첨단 공정이 연말까지 사실상 완전가동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AI 칩 수요가 몰리는 3나노에서 공급 제약이 심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가 AMD의 중장기 공급망 다변화 과정에서 삼성 파운드리가 추가 수주를 따낼 수 있을지 주목하는 이유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MD로서는 공급망 다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삼성 파운드리가 추가 물량을 가져갈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한 번에 제공하는 '턴키 솔루션'을 앞세워 빅테크 고객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번 방한에서 깜짝 발표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재용 회장 등 삼성 경영진이 미국을 자주 오가며 이미 수시로 회동해 온 데다, 수 CEO도 일정상 한국에 오래 머물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한화 AI 에너지관리 시스템, 美 ‘차세대 신기술’ 선정…전력비 최대 25% 절감

한화의 인공지능(AI) 기반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미국 경제·경영 전문매체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의 '2026 차세대 신기술(Next Big Things in Tech)'에 선정됐다. 데이터센터의 전력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냉각설비 등을 AI로 통합 관리해 전력 운영비를 최대 25% 줄이는 기술이다. 한화는 한화퓨처프루프 자회사 트랜스그리드 에너지(TransGrid Energy)가 개발한 AI 기반 에너지 관리 시스템 'Energy Fluo™'가 패스트컴퍼니의 차세대 신기술 가운데 응용 AI(Applied AI) 분야에 선정됐다고 7일 밝혔다. Energy Fluo는 AI를 활용해 전력설비와 ESS, 냉각장치, IT 시스템 등 인프라 전반의 전력 상황을 실시간 분석하고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는 시스템이다. 한화에 따르면 현장 여건에 따라 전력 운영비를 5~25% 절감할 수 있다. 단순히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발전설비와 ESS, 냉각설비 등 개별 설비와 외부 환경 데이터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해 전력의 생산·저장·소비를 통합 관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이 같은 에너지 관리 기술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는 서버뿐 아니라 냉각설비와 전력공급 시스템 등이 동시에 가동되는 만큼 제한된 전력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운영 경쟁력과 직결된다. Energy Fluo는 머신러닝과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해 데이터센터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문제 원인을 분석한 뒤 전력 소비를 최적화하기 위한 대응방안을 제시한다. AI가 모든 의사결정을 직접 내리는 구조는 아니다. AI가 에너지 최적화 방안을 제시하면 주요 의사결정에 대한 최종 통제는 운영자의 승인을 거치도록 설계됐다. 지난 3월에는 AI 기술 안전 표준인 'UL315' 인증도 획득했다. 패스트컴퍼니는 Energy Fluo의 데이터센터 모니터링과 문제 원인 분석, 전력소비 최적화 기능 등을 선정 이유로 소개했다. 미국 Prime Group이 전국 단위 엣지 데이터센터 구축에 해당 기술을 도입한 사례도 언급했다. 박영춘 트랜스그리드 에너지 대표는 “복잡성이 극대화된 데이터센터 전력망은 더 이상 파편화된 개별 관리 방식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며 “Energy Fluo는 제한된 한도 내에서 더 많은 전력을 데이터센터 설비 가동에 유연하게 투입하고 전체 시설을 통합 관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트랜스그리드 에너지는 한화퓨처프루프의 자회사로 미국에서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소비 시설을 대상으로 전력설비와 ESS 등 에너지 인프라 개발·운영 사업을 하고 있다. 패스트컴퍼니의 '차세대 신기술'은 매년 31개 분야에서 향후 성장 가능성과 혁신성을 평가해 기술을 선정하는 프로그램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LG전자, 3분기 누적 영업익 4조 돌파…AI·로봇 투자 속도

LG전자가 중동 전쟁 등 비우호적인 대외 환경 속에서도 3분기 영업이익을 전년보다 10% 넘게 끌어올렸다. 올 들어 3분기까지 쌓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0조원, 4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LG전자는 본업에서 거둔 이익을 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과 로보틱스 등 미래 신사업에 재투자한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781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5% 늘었다는 잠정실적을 7일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8.9% 증가한 23조827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성장은 주력사업이 시장 지위를 굳건히 지킨 가운데 제품 경쟁력이 뒷받침하면서 가능했다. 성장 잠재력이 큰 글로벌 사우스(신흥국) 지역과 B2B(기업 간 거래) 사업에서도 외형 확대가 이어졌다. 수익성 개선 폭은 매출보다 컸다. 생활가전이 B2C에서, 전장이 B2B에서 각각 안정적인 이익을 내는 '캐시카우' 역할을 했고, TV 사업도 전년보다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전사 차원의 원가구조 개선에 매출 확대로 인한 영업 레버리지 효과(매출이 늘수록 고정비 부담이 줄어 이익이 더 크게 증가하는 현상)가 더해지면서 물류비·재료비 인상과 고정비 증가분을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LG전자는 매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71조3807억원으로 전년보다 9.2% 늘었고, 누적 영업이익은 4조346억원으로 55.9% 급증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4조원을 동시에 넘긴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사업본부별로 보면 생활가전(HS) 사업은 프리미엄과 볼륨존(중간 가격대)을 함께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쳤고, 가전구독·온라인·B2B 판매 비중을 늘려 매출 성장을 이어갔다. 제조와 물류 부문의 운영 효율화를 지속하면서 견조한 수익구조도 지켜냈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MS) 사업은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고 신흥시장 매출이 확대되면서 전년보다 매출이 증가했다. 스마트TV 운영체제인 webOS 플랫폼 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프리미엄 판매 비중을 높이고 경쟁 비용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면서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전장(VS) 사업은 쌓아둔 수주잔고가 순조롭게 매출로 이어지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에서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커진 것도 수익성을 높여, B2B 분야의 안정적인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나아가 LG전자는 본업의 탄탄한 이익 창출력을 미래 신사업 투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수요가 급증하는 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생산거점을 고도화하고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 피지컬 AI의 대표 분야인 로보틱스에서는 서울 양재에 국내 최대 규모의 데이터팩토리를 구축하고, 경남 창원에 로봇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양산 인프라 투자를 진행 중이다. 반면 냉난방공조(ES) 사업은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었지만 매출은 전년 동기 수준에 머물렀다. 수익성은 전년보다 소폭 뒷걸음질했다. 신사업 투자가 단기 수익성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신규 생산능력 확보 등 미래 투자를 이어가는 동시에 신사업 인력을 충원하면서 관련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번 잠정실적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른 예상치다. LG전자는 이달 말 열리는 실적설명회에서 3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과 사업본부별 세부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벽 끝 ‘틈새’까지…로보락, 프리미엄 ‘F25 울트라 스팀 젠2’ 선보인다

로보락이 오는 12일 프리미엄 진공 물걸레 청소기 '로보락 F25 울트라 스팀 젠2(F25 Ultra Steam Gen 2)'를 국내에 공식 출시한다. 7일 로보락에 따르면, 이번 신제품은 F25 시리즈가 쌓아온 스팀·고온수 청소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린 모델이다. 기존 라인업은 두 갈래였다. 스팀으로 찌든 때를 공략하는 'F25 스팀'과, 스팀과 고온수를 함께 써 다양한 생활 오염에 대응하는 'F25 울트라'다. 신제품은 두 제품의 장점을 바탕으로 스팀 분사량과 가장자리 청소, 사용 시간을 전반적으로 보강했다. 로보락 관계자는 “F25 시리즈를 통해 발전시켜 온 스팀과 고온수 청소 기술을 한층 고도화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변화는 스팀 세기다. 새로 적용한 'VaporFlow 2.0 터보 스팀 청소' 기술은 터보 모드에서 분당 최대 5000㎎의 스팀을 뿜어낸다. 이전 세대보다 분사량이 2.5배 많다. 고온 스팀을 많이 쏟아내 바닥에 눌어붙어 굳은 오염까지 분해해 없앤다는 설명이다. 주방 기름때처럼 끈적한 오염에는 고온수를 쓴다. 'WaveFlow' 기능으로 최대 90도의 물을 롤러 전체에 고르게 흘려보내 기름때와 잔여물을 닦아낸다. 위생 성능은 글로벌 시험인증기관 TÜV SÜD(티유브이 슈드) 시험에서 확인했다. 스팀 모드에서 바닥의 주요 박테리아는 99.9999% 이상 제거됐다. 꽃가루와 반려동물 비듬, 집먼지 진드기 같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도 99.9% 이상 줄었다. 또 다른 관심사는 청소 범위다. 'SensEdge AI 로보틱 암'은 벽과 맞닿은 세 면 가장자리 끝까지 밀착해 틈새를 닦는다. 본체를 180도까지 눕힐 수 있는 'FlatReach 2.0'을 적용해 낮은 가구 밑도 쉽게 청소할 수 있다. 밀고 당기는 손동작에 바로 반응하는 'SlideTech 2.0'으로 조작감도 가볍게 만들었다. 한 번 충전하면 자동 모드 기준 최대 100분 동안 쓸 수 있어 넓은 집도 한 번에 끝낼 수 있다. 청소 뒤 관리 부담도 줄였다. 롤러를 자동으로 세척한 뒤 고온으로 말려 위생적으로 관리해 준다. 상어 이빨 모양의 'JawScrapers' 구조는 머리카락이 롤러에 감기는 것을 줄이고 남은 물기와 먼지를 긁어낸다. 로보락은 출시를 기념해 오는 12일부터 18일까지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 기간 제품을 사는 고객에게는 전용 클리너와 필터를 사은품으로 준다. 로보락 관계자는 “더 강력해진 스팀 성능과 정교한 가장자리 청소, 편리한 관리 기능으로 완성도 높은 바닥 청소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2026 국감] 화두로 떠오른 삼성전자 노조…성과급·노노갈등·위원장 수사까지

삼성전자의 성과급 제도와 노사관계가 국정감사 쟁점으로 떠올랐다.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최대 노동조합 위원장은 국회 증언대에 서고,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조합원들이 주축인 노조는 국회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섰다. 여기에 최대 노조의 물품 구매를 둘러싼 경찰 수사까지 겹치면서 삼성전자 노조의 대표성과 내부 투명성 문제가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 7일 국회와 노동계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전날 국정감사에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을 증인으로 불렀다. 삼성전자의 성과급 산정 방식과 정보 공개, 노사관계 등이 주요 질의 대상이다.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은 같은 날 국회 앞에서 DS(반도체)와 DX 구성원의 목소리를 함께 반영하는 공동교섭 체계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동행 제5기 신임 집행부가 출범한 이후 벌인 첫 공식 현장 행보다. ◇ DS 성과급 묻는 국감…DX 노조는 밖에서 공동교섭 요구 동행에 따르면 이상호 사무국장대행이 6일 오전 9시부터 국회 앞 시위를 시작했다. 손용호 신임 위원장은 삼성전자 대표이사와의 노사 미팅을 마친 뒤 현장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노조는 설명했다. 동행은 올해 임금협상에서 소수노조라는 이유로 DX 구성원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삼성전자를 하나의 회사로 놓고 성과를 창출하면서 보상 단계에서는 DS와 DX를 분리하는 구조에 문제를 제기했다. 노조는 “DS 구성원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반도체 업황이 어려울 때 스마트폰과 TV, 가전 사업이 회사를 지탱한 만큼 DX 구성원의 역할도 임금협상 과정에서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2027년 임금협상부터 DS와 DX 구성원의 의견이 모두 반영되는 공동교섭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실제로 올해 삼성전자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노조별 표결 결과는 크게 엇갈렸다. 잠정합의안은 전체 조합원 투표에서 73.7%의 찬성으로 가결됐지만, DS 조합원 비중이 높은 초기업노조에서는 80.6%가 찬성한 반면 DX 중심인 전국삼성전자노조의 찬성률은 21.1%에 그쳤다. 교섭에 참여하지 못한 동행이 별도로 실시한 의견 조사에서도 반대 8909명, 찬성 47명으로 격차가 컸다. 노조 사이의 간극은 조직 구조에서도 드러났다.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지난달 조합원 투표를 거쳐 가입 대상을 DS 부문 구성원으로 한정했다. 규약 변경안에는 투표자 2만8680명 가운데 2만7618명, 96.3%가 찬성했다. 사실상 삼성전자 최대 노조가 'DS 노조'로 재편되면서 DX를 대표할 별도 교섭 창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배경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주 공개할 예정인 성과급 세부 내용도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DS 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과 함께 메모리·파운드리 등 사업부별 배분 기준, DS와 DX의 보상 격차가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 국감 출석일에 경찰 고발인 조사…노조 지출 논란까지 성과급의 산정·공개 기준을 놓고 사측을 압박해 온 최대 노조도 내부 투명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경찰은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가 집회용 조끼 등 물품을 최 위원장 장인이 운영하는 업체에서 구매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날 고발인을 불러 조사했다. 시민단체가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가 있다며 고발한 데 따른 절차다. 현재 수사는 고발인 조사가 진행된 초기 단계다. 최 위원장에게 혐의가 인정됐거나 피의자 조사가 이뤄졌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최 위원장은 장인 회사와 물품 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공개적인 가격 비교를 거쳐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업체를 선정했으며 개인적으로 얻은 이익은 없었다고 반박해 왔다. 당시 비교한 가격이 각각 8500원, 1만원, 1만2000원이었고 이 가운데 최저가를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논란 이후에는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친인척 업체를 계약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에는 성과급 산식과 배분 근거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는 노조가 자체 조합비 집행과 계약 과정에서도 동일한 수준의 절차적 투명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 수사 결과와 별개로 계약 상대방과 위원장의 관계를 사전에 공개했는지,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해충돌 방지 장치가 작동했는지가 쟁점이다. 이번 국감을 계기로 삼성전자 노사 문제의 초점은 단순한 임금 인상률을 넘어섰다. DS와 DX 사이 성과 배분, 복수노조 체제에서의 교섭 대표성, 노조 내부의 회계·계약 투명성이 한꺼번에 공론장에 올랐다. 삼성전자가 2027년 임금협상에서 DS와 DX를 어떤 교섭 구조로 묶을지, 성과급 산정 근거를 어디까지 공개할지가 향후 노사관계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알렉사·AGI 이끌던 AI 전문가”…보스턴다이나믹스 새 CEO에 로히트 프라사드

현대차그룹의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아마존에서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을 이끌어온 로히트 프라사드를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 로봇 기술에 AI 역량을 결합해 피지컬 AI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행보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글로벌 AI 분야 기술 리더인 로히트 프라사드를 신임 CEO로 영입했다고 7일 밝혔다. 프라사드 신임 CEO는 대화형 AI와 생성형 AI, 멀티모달 AI, 범용인공지능(AGI) 분야에서 기술 개발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프라사드 CEO는 아마존에서 2013년부터 2025년까지 근무했다. 알렉사 개발 초기부터 핵심 역할을 맡았으며, 2021~2023년에는 아마존 알렉사 부문 수석부사장 겸 수석과학자를 지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는 아마존 AGI 부문 수석부사장 겸 수석과학자로서 AGI 관련 기술 개발을 이끌었다. 특히 아마존의 차세대 AI 모델인 '노바(Nova)' 파운데이션 모델 제품군 개발을 총괄했다. 알렉사를 기술 자체에 그치지 않고 제품과 서비스, 개발자 및 파트너 생태계로 확장하는 과정에도 참여했다. 아마존에 합류하기 전에는 레이시온 BBN 테크놀로지스에서 약 14년간 머신러닝 연구와 응용 기술 개발을 담당했다. 미국 정부와 상업 분야를 대상으로 기초 연구부터 제품화·상용화까지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프라사드 CEO의 AI 기술과 사업화 경험을 로봇 기술에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AI와 로보틱스를 결합한 지능형 로봇 시스템의 산업 현장 적용과 상용화를 가속하고 글로벌 사업 기반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과의 연계도 강화할 전망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현대차그룹의 제조·물류·모빌리티 등 산업 기반을 활용해 AI와 로보틱스 기술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기술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실행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프라사드 CEO는 취임 소감에서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로보틱스 기술력을 바탕으로 피지컬 AI를 구현하는 데 있어 차별화된 역량을 갖춘 기업"이라며 “첨단 AI와 로보틱스를 융합해 현실 세계에서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하고, 로보틱스의 적용 범위를 산업 전반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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