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별화된 기술력을 발판 삼아 새롭게 열리는 반도체 기판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며, 오는 2031년까지 패키지솔루션 사업을 영업이익 1조원 규모 사업으로 육성하겠다." 조지태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전무)은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패키지솔루션 주요 제품 및 핵심기술을 주제로 열린 미디어 테크 데이에서 “LG이노텍은 고객보다 한 발 앞서 시장 변화를 예측하고 기술을 고도화하며 반도체 기판 시장의 기술 패러다임을 혁신하는 '퍼스트 무버'로 성장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반도체 기판은 반도체 칩과 메인기판을 연결하는 핵심 부품이다. 최근 5세대 이동통신(5G) 확산과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성능 고도화로 고성능·고집적 모바일용 반도체 기판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네스터에 따르면 고성능 집적회로 기판 시장 규모는 올해 211억2000만달러(약 32조원)에서 오는 2035년 568억달러(약 86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10.4%에 달한다. LG이노텍은 △무선주파수 패키지형 시스템(RF-SiP) △플립칩 칩스케일 패키지(FC-CSP)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등 반도체 기판 라인업을 앞세워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RF-SiP는 전력증폭기와 칩셋 등 무선통신에 필요한 다양한 부품을 하나의 패키지로 결합한 통신용 반도체 부품이다. LG이노텍은 이를 메인보드와 연결하는 RF-SiP 기판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FC-CSP 기판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 들어가는 저전력 D램(LPDDR)과 소형 칩 패키지를 기판 위에 실장해 메인보드와 연결하는 데 사용된다. 최근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적용 영역이 메모리 분야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FC-BGA 기판은 대형기기에 특화된 반도체 기판으로 PC용 칩셋과 중앙처리장치(CPU), 자율주행차, AI 서버용 CPU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에 활용된다. 이 가운데 LG이노텍이 집중 육성하고 있는 RF-SiP 기판은 회사가 장기간 축적해 온 기판 기술 역량이 집약된 제품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사례가 LG이노텍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코퍼 포스트(Cu-Post·구리 기둥)' 기술이다. 코퍼 포스트는 반도체 기판 위에 미세한 구리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납땜용 구슬인 솔더볼(Solder Ball)을 올려 기판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기술이다. LG이노텍은 이 기술을 적용해 세계에서 가장 얇은 5G용 RF-SiP 기판을 고객사에 공급할 수 있었다. LG이노텍은 이를 바탕으로 2016년부터 현재까지 글로벌 RF-SiP 기판 시장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남상혁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연구소장(연구위원)은 “새로운 기술 개발을 통해 다가올 6세대 이동통신(6G) 시대에 부가가치가 더욱 높아진 RF-SiP 기판을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AI 반도체용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FC-CSP 기판 시장에서는 기존 모바일용 FC-CSP 양산 경험을 통해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상대적으로 후발주자로 평가받는 FC-BGA 사업은 오는 2028년까지 자율주행과 AI 가속기 등 하이엔드 시장에 단계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적용 분야 확대에도 적극 나선다. 조 전무는 “엣지 컴퓨팅과 방산 등 다양한 분야용 FC-BGA 기판을 지속 개발하는 동시에 글로벌 빅테크 신규 고객 확보를 적극 추진해 FC-BGA 사업을 회사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반도체 기판 사업 확대를 위한 생산능력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회사는 최근 베트남 하이퐁에 첫 반도체 기판 생산공장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경북 구미 생산기지에 더해 베트남 생산거점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 대응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그간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 사업 등이 포함된 광학솔루션 사업 중심으로 성장해 왔지만 최근에는 반도체 기판 등 신사업 비중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최대 고객사인 애플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패키지솔루션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앞서 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서 “패키지솔루션 사업 확대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광학솔루션 사업 수준의 영업이익 기여도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패키지솔루션 사업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해당 사업 매출은 1조7200억원으로 전년(1조4600억원) 대비 약 1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08억원에서 1289억원으로 82%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도 패키지솔루션 사업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1289억원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LG이노텍이 제시한 2031년 영업이익 1조원 목표는 현재보다 약 8배 이상 성장해야 달성 가능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AI 서버와 고성능 컴퓨팅(HPC) 시장 확대에 따른 FC-BGA 수요 증가와 신규 고객 확보 여부가 목표 달성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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