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디비아 ‘수혜 vs 과의존’...젠슨 황, 한국에 ‘AI 숙제’ 남겼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에서 닷새 간 일정을 마치고 9일 오전 출국했다. 방한 기간 내내 주요 대기업 총수와 만나 '인공지능(AI) 동맹' 관계를 다지고, PC방 방문으로 게임업계에 엔비디아 마케팅을 펼치는 등 비즈니스 광폭행보를 보였다. 업계는 황 CEO의 방한이 피지컬AI와 AI팩토리를 중심으로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AI 패권이 엔비디아 중심으로 주도되는 가운데 한국 AI산업이 엔비디아 개별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9일 재계와 엔비디아에 따르면, 황 CEO는 한국에서 협력사, 고객사, 스타트업, 학계, 정계 등 다양한 분야 인사들을 두루 만나며 각종 현안을 직접 챙겼다. 가장 눈길을 잡는 대목은 엔비디아 'AI 팩토리' 구상을 한국 기업들이 실현시켜주기로 했다는 점이다. 이는 황 CEO가 국내에서 '세일즈'를 한 측면으로 해석된다. 엔비디아는 최신 그래픽카드(GPU) 수십만 장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기가와트(GW)급 공장을 만들면서 SK텔레콤, 네이버 등과 협업한다고 밝혔다. AI 팩토리는 GPU, 메모리, 네트워크, 전력을 통합해 AI 모델의 학습·추론부터 서비스 구동까지 모두 처리하는 인프라다. SK텔레콤과 네이버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AI 팩토리를 가동, 중장기적으로는 아시아·유럽·중동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피지컬 AI 분야 역시 황 CEO가 한국에서 고객사를 확보하는 차원이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중심차(SDV) 등 미래 모빌리티 영역에서 엔비디아와 협업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LG그룹은 데이터 구축, 시뮬레이션, 학습, 행동으로 이어지는 로봇 전 개발 과정을 엔비디아와 함께하기로 했다. 황 CEO는 엔비디아 핵심 협력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확실하게 챙겼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수차례 만나고 '제2의 깐부 회동'까지 가지며 우애를 과시했다. 8일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부회장)과 만나 사업 관련 대화를 나눴다. 엔비디아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확보를 위해 양측을 오가며 실리를 챙긴 모습이다. 재계는 AI 시대 우리 기업들이 엔비디아와 한 배를 탔다는 점을 일단 긍정적 신호로 보고 있다. 기존에는 엔비디아 및 AI 사업과 접점이 많지 않았던 두산그룹이 새로운 활로를 여는 등 성과를 많이 냈기 때문이다. 한국 AI 생태계 전반이 엔비디아와 밀착하게 됐다는 점도 부각된다. 전날 열린 '엔비디아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에는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국내 AI 관련 업체들이 총출동했다. 삼성·SK 뿐 아니라 업스테이지, 크래프톤, 로보티즈 등이 함께했다. 그럼에도 국내 AI산업 생태계의 엔비디아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AI팩토리 구축이나 피지컬AI 구현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자원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제조 역량을 갖춘 우리 기업들이 생산 능력을 확 늘리면 엔비디아에 대한 집중화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대기업들이 엔비디아 생태계만 쳐다보다 보면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는 실패할 가능성이 있고, 특정기업에 한정된 수요자 리스크도 안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황 CEO의 닷새간 방한 일정을 돌아보면 우리나라의 AI 관련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주장도 힘을 얻는다. 기술을 확보했지만 제조 역량은 없는 엔비디아가 우리 기업들에게 더욱 강력한 러브콜을 보낼 여지도 남았다는 분석이다. 황 CEO는 이날 오전 김포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출국하며 “매우 좋은 미팅을 가졌고 매우 좋은 파트너십도 발표했다"고 언급했다. 황 CEO는 “한국에 대한 가장 큰 기여는 AI 산업을 만들고 AI 생태계를 창출한 것"이라며 “우리 기술 없이는 이런 첨단 슈퍼컴퓨터를 구축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이제 훌륭한 파트너십을 맺었으니 함께 이 산업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는 로봇공학과 AI 인프라 분야에 정말 큰 기회가 있다. 한국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해외 사업을 확장할 기회도 크다"고 덧붙였다. 재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클라우드, 로봇, 게임, 스타트업 등 한국 AI 생태계 전반이 엔비디아와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며 “한국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카카오 내일 부분파업…4시간이지만 카톡·카카오페이 불편 ‘걱정’

카카오 노조(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언)가 예고한 10일 부분파업을 하루 남겨 놓고 판교 일대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카카오 경영진과 노조는 막판까지 협상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으나, 현재까지 별다른 합의점은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비록 4시간으로 한정된 부분파업이지만 카카오의 대국민 서비스 중단 우려에 정부까지 나서 서비스 안정을 점검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는 어떤 경우에도 서비스 운영에 차질이 없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 카카오 노사 막판 대화 없네…파업 앞두고 '기싸움' 9일 현재 카카오 노사는 입장차를 좀처럼 줄이지 못하고 있다. 양측은 대화의 가능성만 열어둔 채 별도의 대화를 진행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사측 관계자는 노조와의 교섭 진행 상황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화하며 협상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협상 세부 내용은 외부에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카카오 노조 관계자는 “사측과 여전히 의견 차이가 큰 상황"이라며 “오늘 진행된 추가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카카오 노조는 임금협상 결렬 이후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를 거쳐 쟁의권을 확보해 둔 상태다. 카카오 본사를 포함한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사 노조는 파업 찬반 투표서 파업을 가결하면서 10일 오전 10시부터 4시간 동안 부분 파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카카오 노조는 같은 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카카오 판교 아지트가 있는 판교역 일대에서 파업 집회를 열 계획이다. 노사 간 '기싸움'도 더 날카로워진 분위기다. 앞서 지난 5일 카카오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일부 관리자에 의해 조합 가입 여부와 파업 참여 의사를 확인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고 주장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경우 법적 대응을 포함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날을 세웠다. 카카오 본사 노조가 파업을 진행하는 것은 카카오 설립 이래 처음이다. 총파업이 아닌 부분파업이긴 하지만 카카오 서비스가 국민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보니 서비스 중단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특히, 카카오톡과 같은 대국민 메신저 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전국적인 혼란이 예상된다. ◇ 카톡 먹통에 주식도 못 판다…'카카오 서비스 중단' 최악 시나리오 카카오톡은 지난 2022년 10월 경기도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사고로 서버가 영향을 받으면서 장시간 서비스 장애가 빚어진 바 있다. 당시 전국민이 일상에 불편을 겪으면서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국회 청문회장에 나서 직접 국민에게 사과하기까지 했다. 금융거래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의 경우,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중단되면 결제는 물론 송금·자산관리·대출과 같은 핵심기능이 마비된다. 매장 예약이나 증권, 보험 등의 연계 서비스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서비스 중단은 챗봇과 같은 기업용 서비스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이같은 서비스 불편 우려가 커지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지난 8일 카카오와 만나 노조의 파업 예고에 대비해 서비스 연속성과 안정성 확보를 당부했다. 다만, 노사 모두 혼란 예고를 인지하고 있는 만큼 부분파업이 서비스 중단이라는 최악의 사태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카카오 노조는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카카오톡을 비롯한 여러 서비스의 중단이나 문제가 발생할 부분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총파업이 아닌 부분파업을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사측도 입장문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이용자의 불편이 없도록 서비스 안정성을 지키는 일은 카카오의 중요한 책임"이라며 “회사는 필요한 대응 체계를 갖추고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부분파업 뒤에도 노사간 입장차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노조원의 불만 증대와 함께 총파업 강경론이 힘을 얻을 경우 카카오 서비스의 전면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열려 있다는 점에서 부분파업 이후 노사 양측의 변화된 입장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최태원 SK회장, ‘韓日경제연대’ 셔틀행보 빨라진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우리나라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일본과 '경제 연대'가 필요하다는 지론을 일본 현지에서 설파했다. 9일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닛케이포럼 '한일특별세션'의 발표자로 나선 최 회장은 “한·일 협력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며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하고 실행력 있는 공동체를 만드는 기반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닛케이포럼은 일본 유력 경제일간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주최하는 행사다. SK그룹과 최종현학술원은 닛케이와 협업해 올해 처음으로 '한일특별세션'을 만들었다. 현장에는 한·일 정재계 인사 300여 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24년 닛케이포럼에서 '한일경제연대'라는 단어를 처음 제시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세계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가깝고도 먼' 한·일 양국이 '경제통합' 수준으로 덩치를 키우면 강대국과 대등한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한·일 경제연대론의 핵심 줄기다. 최 회장은 이날 발표에서 △에너지 △AI △저출산 대응을 두 나라가 함께할 수 있는 구체적인 협력 분야로 제시했다. 최 회장은 “(양국이) 중동 이외 지역 에너지 공동개발과 첨단소재, 대체 배터리 공동연구는 물론, 소형모듈원전(SMR) 등 미래 에너지 분야에 함께 진출해 국제 표준 형성을 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중국의 기술 패권 속에서 한·일이 규모의 경제와 협상력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며 “데이터 공유와 공동 인프라 개발, 규범 표준화로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특정국가에 대한 의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양국 사회의 구조적 위기인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4월 출범한 '한·일 저출산 대책위원회'를 소개하면서 “민간 차원에서 육아 환경과 기업 문화, 노동시장 구조 등을 함께 연구하고 신속히 실천 모델을 만들어가자"고 제안했다. 재계는 최 회장이 2024년 한일경제연대 화두를 처음 던지 이후 현재까지 양국 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인구 감소, 자유무역 질서 위협,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폭증 등 산업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우리 국회에서도 한·일 협력을 '경제통합'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창하며 국내 분위기 조성에 앞장 섰다. 지난 4월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미-중 AI기술 패권 속 대한민국 성장전략' 세미나 특별강연을 맡아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데 한국도 '경제 덩치'를 키워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우리와 처지가 비슷한 일본과 경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자리에서도 최 회장은 “국제통상 질서는 이미 '룰'이 아닌 '힘'이 지배하는 모습이 됐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때 우린 좋았지만 다신 그런 시대가 오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자신들보다 경제 규모가 10분의 1 수준인 우리나라를 의식할 필요가 없다. 유럽연합(EU) 사례를 참고해 한일이 협력하면 강대국들과 대등한 형태로 협상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이밖에 각종 공식석상에서도 일본과 협력 중요성을 역설한 최 회장의 행보는 주목받았다. 지난해 5월 대한상의-대선후보 면담 자리와 12월 한·일 상의회장단 회의에서 한·일 협력을 '새로운 성장 모델'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는 “(장기적으로) 한국과 일본이 EU 수준으로 경제를 통합할 필요가 있다"며 구체적인 협력 틀을 제시하기도 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이슈&인사이트] 반도체 초호황에 미래를 잃지 말아야 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반도체 호황은 중동전쟁으로 유가가 폭등하고 경기가 둔화한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었다. 반도체 호황이 과거와 같이 단기 사이클에 그치지 않고 AI 산업과 궤도를 같이 하면서 장기화하고 초호황 국면에 이를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반도체 호황이 여타 산업의 침체를 커버하고 유례 없는 수출을 이끌면서 1분기 우리나라의 수출 순위를 일본을 제치고 5위까지 끌어올렸다. 산업연구원은 금년도 수출액이 지난해(7,093억 달러) 대비 무려 30.3% 증가한 9,24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 같은 수출 호조에 힘입어 금년도 경제성장률도 지난해 전망치(1.9%) 대비 0.6% 포인트 상승한 2.5%로 전망하였다. 메모리 반도체 호황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으나 이 시점에 냉정하게 반도체 호황 이후를 대비해야 할 것이다. AI 산업이 오랜 기간 지속될 전망이므로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도 상당 기간 우상향할 전망이다. 그러나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고점에 가까워질수록 우하향 사이클에 접어들 때 그 충격은 금융위기에 준하는 정도로 커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전통 제조업은 물론 첨단 제조업의 주도권을 중국에 내주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태양광, 풍력, 디스플레이, 드론, 전기차 및 배터리, 로봇 등 미래 먹거리에서 중국에 우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기술적인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지만 글로벌 시장은 중국에 내주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고관세를 부과하면서 우리나라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을 뿐이다. 메모리 반도체 기술에서는 우리나라가 중국을 월등히 앞선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시장에서도 중국 정부의 지원을 힘입은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부상하고 있다. D램에서는 CXMT가 빅3에 이어 4위(5%)에 올라섰고 낸드플래시에서는 YMTC가 6위(11%)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파운드리에서는 SMIC가 삼성전자에 이어 3위를 유지하며 삼성전자와 근소한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메모리 분야인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 중국 기업의 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결코 경계를 늦출 수 없다. 메모리 반도체 이외에 설계, 생산설비, 후공정, 소재 등 여타 분야에서는 중국이 한국을 앞선다는 것이 반도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관련 수출 통제에 맞서 자체적인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여 전반적으로 기술력을 높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막대한 자금 지원 외에도 반도체 인력 육성을 위한 제도를 정비하였으며, 지방 정부는 우수 인재 영입을 위한 각종 인센티브를 마련하였다. 우리나라는 용인 반도체 단지를 중심으로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취약한 소재, 부품, 장비 관련 외국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기업이 대학에서 운영하는 계약학과 형식의 반도체 학과를 넘어서 일반 학과로 반도체 학과를 확대하여 중소 반도체 관련 기업이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bienns@ekn.kr

“아이 러브 네이버” 젠슨 황, 네이버와 AI 모델·팩토리·로보틱스 손잡는다

“한국은 인구 규모로 보면 매우 작은 나라지만, 네이버는 이곳에서 세계적 수준의 인공지능(AI) 기술과 클라우드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한국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네이버에서 비롯된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역량 때문이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8일 경기도 분당구 정자동 네이버 1784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미디어 스크럼)에서 국내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대한 네이버의 성과에 대해 이같이 표현했다. 황 CEO는 “네이버는 클라우드에서 AI로 확장하는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한 기업"이라며 “네이버와 엔비디아는 한국에서 첫 AI 모델을 함께 작업했고, 우리는 이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CEO와 자리를 함께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우리나라를 찾은 해외 기업인이 이렇게 많은 이들에게 환영받는 것은 처음 본다"며 “대한민국 기업들을 만나면서 우리 문화와 기업들을 전 세계에 많이 알려주시는 것 같아 깊이 감사하다. 앞으로 젠슨 황과 삼겹살을 먹을 때는 항상 제가 쏠 것"이라고 화답했다. 네이버와 엔비디아는 AI 모델과 AI 팩토리, 로보틱스 등 크게 세 가지 분야에서 협력한다. AI 모델 분야에서 네이버는 엔비디아의 '네모트론 연합'에 합류해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인 하이퍼클로바X를 고도화하고 있다. 네모트론은 엔비디아를 비롯한 총 12개 글로벌 톱티어 AI 기업이 함께하는 연합체로, 네이버는 국내 기업 최초로 이곳에 합류했다. 황 CEO는 “우리는 네모트론 연합의 일원으로서 개방형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함께 만들고 있다"며 “세계적 수준을 갖춘 네이버의 AI 전문성을 기반으로 AI 발전을 함께 이루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AI 팩토리 분야에서는 기가와트(GW)급의 초대형 글로벌 인공지능(AI) 팩토리 구축을 공동 추진한다. 1GW는 네이버의 국내 최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 최대 용량의 약 4배에 달하는 규모로,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십만 장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네이버는 내년 55MW 가동을 시작으로 GW급 확장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며, 아시아‧태평양을 넘어 유럽‧중동까지 AI 인프라 생태계를 공동으로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양사의 세 번째 협력은 로보틱스 분야다. 황 CEO는 “한국은 로보틱스 분야에서 큰 장점이 있고, 제가 직접 그것을 확인했다"며 “네이버는 10년 넘게 로봇 시스템을 개발해왔다. 글로벌 로보틱스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금 전 위층에서 로봇이 가져다준 아이스 커피를 마셨다"며 “이것이 바로 미래"라고 덧붙였다. 젠슨 황은 이날 일정을 마무리하고 9일 오전 10시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젠슨 황 CEO 방한의 최대 수혜 기업은 네이버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의장은 “네이버는 AI 모델과 AI 팩토리, 로보틱스 등에 일찍부터 투자를 해왔다"며 “경험과 기술력을 가진 회사가 바로 네이버이고, 엔비디아도 급격하게 성장하는 글로벌 AI 시장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우리와 함께한 것이 아닐까 싶다. 네이버에게는 분명히 큰 기회"라고 전했다. 한편 네이버는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젠슨 황의 사옥 방문을 기념해 환담 행사를 진행하고, 네이버의 스트리밍 플랫폼인 '치지직'을 통해 생방송도 진행했다. 행사가 일반 시민들에게도 모두 개방되면서 현장에는 네이버 임직원을 비롯해 수많은 인파가 몰렸으며, 치지직 라이브 방송 동시 접속자 수도 약 6만 명에 육박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6 개막…애플, ‘AI 지각생’ 오명 씻을까

애플의 연례 개발자 행사인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6' 개막이 임박하면서 애플이 이번 행사에서 '인공지능(AI) 지각생'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구글 등 경쟁사들이 이미 AI 기능을 스마트폰 전면에 내세우며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애플이 어떤 차별화 전략을 내놓을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8~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WWDC 2026을 개최한다. '반짝 다가오다(Coming bright up)'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한국시간 기준으로는 9일 새벽 기조연설을 통해 차세대 운영체제(OS)와 주요 신기능을 공개할 예정이다. WWDC는 매년 6월 열리는 애플의 대표 소프트웨어(SW) 행사다. 하반기 아이폰 신제품 공개 행사와 함께 애플의 양대 연례행사로 꼽힌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등 주요 기기에 적용될 차세대 OS와 서비스 전략이 공개되는 만큼 전 세계 개발자와 정보기술(IT)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올해 WWDC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애플의 AI 경쟁력이다. 애플은 그간 삼성전자와 구글 등 경쟁사 대비 AI 대응이 늦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 자체 AI 플랫폼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하며 생성형 AI 경쟁에 본격 참전했지만 시장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핵심 기능으로 꼽힌 개인화 시리(Siri) 서비스의 출시가 지연된 데다 경쟁사 대비 혁신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특히 대화형 AI와 AI 에이전트 분야에서는 경쟁사에 비해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지난해 WWDC에서 제시한 AI 청사진을 실제 사용자 경험으로 구현하지 못하면서 시장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이번 WWDC는 단순한 신기능 공개를 넘어 애플의 AI 전략 완성도와 시장 신뢰를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AI 기반으로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진 음성비서 시리가 이번 행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 음성 명령 수행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여러 앱을 연계해 작업을 처리하는 AI 에이전트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예를 들어 일정 관리와 메시지 작성, 검색, 예약 등 복수의 작업을 사용자의 지시 한 번으로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는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이 경쟁적으로 개발 중인 AI 에이전트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차세대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 역시 관심사다. 문서 요약과 글쓰기 지원, 이미지 생성 등 기존 기능을 넘어 보다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 기능이 추가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또한 애플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온디바이스 AI와 개인정보 보호 전략을 한층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WWDC가 단순한 신기능 공개 행사를 넘어 AI 스마트폰 주도권 경쟁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AI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I'를 앞세워 실시간 통역과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등 다양한 AI 기능을 상용화하며 AI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애플은 하드웨어와 운영체제, 서비스 전반을 통합한 강력한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AI 분야에서는 아직 시장의 기대를 완전히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국 이번 WWDC의 성패는 애플이 얼마나 실질적이고 차별화된 AI 경험을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히 생성형 AI 기능을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일상과 업무 전반을 지원하는 AI 에이전트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경우, 애플이 AI 후발주자라는 평가를 뒤집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편 이번 WWDC는 오는 9월 1일 퇴임하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사실상 마지막 WWDC 무대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애플은 지난 4월 존 터너스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총괄 부사장을 차기 CEO로 선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이번 행사가 애플의 AI 전략뿐 아니라 쿡 시대의 마지막 비전과 차기 리더십 체제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기자의 눈] 젠슨 황의 한국 사랑과 ‘엔비디아의 계산서’

글로벌 시가총액 최상위 기업의 수장이 한국의 대중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녹화방송을 찍었다. 심지어 국내 기업 총수들과 소맥 잔도 기울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이야기다. 지난 5일 방한한 그의 행보에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상징하는 절대자의 방문인 만큼 가는 곳마다 언론의 열띤 취재와 일반인의 높은 관심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지금 한국을 휩쓸고 있는 '젠슨 황 신드롬'을 바라보며 우리는 한 가지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그는 왜 이토록 한국에 공을 들이는가." 일각에서는 이를 '한국 사랑'으로 해석하지만, 글로벌기업의 움직임을 감정으로 읽는 순간 본질을 놓치게 된다. 냉혹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기업은 '애정'이 아니라 '이익'을 따라 움직인다. 냉정하게 말해 젠슨 황이 한국을 찾는 이유는 지금의 엔비디아에 한국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AI산업의 핵심 제품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망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대체불가'의 한국기업들이 자리잡고 있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AI칩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려면 삼성·SK와의 긴밀한 협력은 필수이다. 젠슨 황이 강조하는 '로보틱스'와 '피지컬 AI' 역시 마찬가지다. 현실 산업으로 확장하려는 엔비디아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인프라를 갖춘 한국은 중요한 전략 거점이고, 국내 기업은 전략적 파트너이다. 그의 친근한 행보 역시 사업적 이해관계와 무관하지 않은 전략적 선택으로 읽힌다. 물론 이런 젠슨 황의 행보를 색안경 끼고 볼 이유는 없다. 문제는 그의 계산이 아니라 '우리의 착각'에 있다. 글로벌 경제 거물이 한국을 찾는다는 사실에만 취해 수동적인 환대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협력은 기회가 될 수 있지만 특정 생태계 종속이나 핵심 인재 유출 같은 고민도 함께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젠슨 황이 무엇을 얻어 가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얻어내느냐다.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과 제조 역량은 우리가 쥔 강력한 카드다. 엔비디아와 대등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인지, 아니면 공급기지와 소비시장에 머물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환영은 충분히 하더라도 환상을 가질 필요가 없다. 중요한 건 젠슨 황의 손에 계산기가 들려 있느냐가 아니라 우리 역시 계산기를 들고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느냐다. 엔비디아의 계산서를 읽어내고 우리의 계산서를 내밀 수 있을 때 '젠슨 황의 방한'은 진정한 기회가 될 것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엔비디아와 AI동맹 기업, 데이터센터·모빌리티·로봇·에너지 ‘전력투구’

SK, 현대차, LG, 네이버 등 재계 주요 기업들이 엔비디아와 '인공지능(AI)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부터 데이터센터 구축, 모빌리티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합종연횡에 나선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방한을 계기로 경영진 간 소통이 활발해지며 결과물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SK하이닉스는 AI 인프라, 피지컬 AI 등 엔비디아가 개척하는 신시장에 함께 진출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베라 루빈 AI 슈퍼컴퓨터, 베라 중앙처리장치(CPU), RTX 스파크 PC, 젯슨 토르 로보틱 컴퓨팅 플랫폼용 메모리 등을 함께 만들 예정이다. SK텔레콤(SKT)과 엔비디아도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손을 잡았다. AI 작업에 특화된 데이터센터인 'AI 팩토리'를 기가와트(GW)급 스케일을 목표로 확장할 계획이다. AI 팩토리는 전력과 데이터를 원료로 AI의 핵심 단위인 '토큰'을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지능 공장'이다. 엔비디아 DSX 기반 인프라를 토대로 만들어진다. 범용 컴퓨팅과 데이터 스토리지에 국한된 기존 데이터센터를 뛰어넘는 개념이다. 양사가 함께 건설하는 AI 팩토리는 내년 한국에서 첫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LG그룹 역시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AI 인프라 등 분야에서 협력한다고 이날 선언했다. AI 플랫폼에 강점을 지닌 엔비디아와 가전·로봇 등에서 역량을 쌓은 LG가 차세대 생태계를 함께 조하겠다는 것이다. LG전자는 로봇 분야에서 엔비디아를 돕는다. 데이터 구축, 시뮬레이션, 학습, 행동으로 이어지는 전 개발 과정에 참여한다. LG이노텍은 '로봇의 눈' 역할을 담당한다. 최적화된 고성능 센싱 모듈과 광학 부품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LG CNS는 산업 현장용 로봇 플랫폼인 피지컬웍스(PhysicalWorks)를 엔비디아 로보틱스 기술과 접목, 물류와 제조 현장의 AI 전환 가속화를 도모한다. LG그룹은 이밖에 엔비디아와 함께 보다 안전하고 지능적인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구현을 앞당긴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또 LG AI연구원이 AI 모델 데이터 학습 품질을 높이기 위해 엔비디아의 네모트론(Nemotron) 오픈 데이터셋을 활용하기로 했다. 엔비디아는 LG AI연구원의 소버린 AI 모델 구동과 함께 LG그룹의 사업 전 영역에서 '인공지능 전환'(AX) 가속화를 지원한다. 현대자동차와는 차세대 모빌리티와 로보틱스 부분에서 엔비디아와 손을 잡을 예정이다. 8일 오후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을 찾은 황 CEO는 즉석 연설을 통해 현대차를 “세계적인 제조업의 거인이자 모빌리티 전문기업"이라고 치켜세운 뒤 “오늘 우리는 인공지능(AI)과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전문성을 결합해 모빌리티의 미래와 로보틱스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의 세계최고 수준 기술력과 엔지니어링 역량을 언급하면서 “AI의 다음물결은 모빌리티와 피지컬 AI"라며 “AI가 세상을 이해하고 실제 세상에서 유용한 일을 수행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지금이 바로 현대차그룹의 시대"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방문에서 정의선 회장과 황 CEO 간 유대감을 바탕으로 양사의 모빌리티·피지컬 AI 사업의 파트너십을 재확인하고 미래기술 협력 강화 의지를 다졌다. 같은 날 현대차에 이어 황 CEO가 찾아간 네이버의 경우, 엔비디아와 손잡고 GW급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단순 기술 제휴를 넘어 글로벌 수요 발굴부터 자본 협력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 전 단계를 관통하는 통합 파트너십이다. 네이버는 엔비디아 사업의 성과와 리스크를 공동으로 책임지는 핵심 파트너로 이번 협력을 추진한다. 내년 55MW 규모를 시작으로 글로벌 AI인프라의 기준이 될 초대형 AI팩토리 구축을 속도감 있게 움직일 방침이다. 양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넘어 유럽·중동 시장까지 함께 AI 인프라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향성을 공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 세종'은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 55MW 가동을 신호탄으로 같은 해 100MW, 2028년 200MW까지 해외로 인프라 규모를 확장하며 글로벌 수요를 흡수할 계획이다. 두산그룹도 피지컬 AI, 로보틱스, AI 팩토리 등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한 배를 탄다. 양사는 에너지, 전자소재, 로보틱스 등 핵심 사업 전반에 걸쳐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향후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스터빈과 소형모듈원전(SMR), 두산퓨얼셀의 수소연료전지 등 두산의 설루션을 엔비디아가 AI 팩토리의 표준으로 삼는 'DSX AI팩토리' 플랫폼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팩토리 건설에 필요한 전력 공급 설계, 발전설비 최적화, 저탄소 전원 모색 등도 함께 고민할 전망이다. 방한 중인 황 CEO는 다양한 국내 기업인들과 회동하며 'AI 동맹' 강화를 위해 직접 뛰었다. 황 CEO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SK그룹 사옥을 방문해 최태원 회장과 면담했다. 이후 여의도에 있는 LG 트윈타워로 이동해 구광모 회장을 만났다. 같은날 오후에는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로 향해 정의선 회장과 대화를 나눴다. 이후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네이버 사옥을 찾아 이해진 의장과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전날에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회동했다. 프로야구 경기 시구자로 나선 뒤 두산베어스 경기를 관람하기도 했다. 같은날 오후에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 게임 업계 리더들과 만나 'AI 동맹'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황 CEO는 한국 기업들과 본격적인 협력을 추진하기에 앞서 재계 총수들과 친목을 다지는 모습도 보여줬다. 그는 지난 5일 입국 이후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총수들을 만나 삼겹살에 소주를 곁들인 이른바 '삼소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회장, 구광모 회장, 이해진 의장 등이 참석했다. 주말인 6일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서울 을지로에 있는 한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했다. 같은 날 저녁에는 최태원 회장과 서울 강남구의 한 치킨집에서 술자리를 가졌다. 작년 10월 황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회장이 함께한 '깐부 회동'으로 화제가 된 곳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구광모·젠슨 황 ‘맞손’…LG·엔비디아, 차세대 AI 동맹 구축

LG와 엔비디아가 피지컬 인공지능(AI), AI 데이터센터(AIDC), 모빌리티 등 차세대 AI 기반 산업 전반에서 전략적 협력을 확대하며 미래 산업 지도를 함께 그린다. ㈜LG는 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 대표와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가운데 최고경영진 회의(TMM)를 열고 AI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구광모 대표가 지난 5일 젠슨 황 CEO 및 주요 기업 총수들과 함께한 만찬에 이어 진행된 것으로, AI 시대 산업 혁신을 이끌 전략적 파트너로서 중장기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구광모 대표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미래 산업을 바꿀 전략적 협력에 대해 매우 가슴 뛰는 논의를 나눴다"며 “엔비디아가 그리는 AI 생태계의 청사진은 고객의 일상과 글로벌 산업 현장에 가치 있는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LG의 미래 모습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 회동을 계기로 양사가 가진 차별적인 역량을 결합해 '미래를 위한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젠슨 황 CEO는 “한국은 제조, 메카트로닉스, AI 분야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러한 강점의 결합은 로보틱스와 피지컬 AI를 한국의 핵심 성장 산업으로 만들 것"이라며 “엔비디아 디지털 트윈 슈퍼컴퓨팅 매트릭스(DSX)와 피지컬 AI 플랫폼을 통해 LG는 가정과 차량을 넘어 공장과 AI 인프라 영역까지 리더십을 확장하고, 일상과 산업을 변화시킬 지능형 시스템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엔비디아의 풀스택(Full-stack) 엔드투엔드(End-to-End) AI 플랫폼과 가전, 로봇, 모빌리티 부품, 스마트 공간, AI 인프라 분야에서 축적한 LG그룹의 역량을 결합해 AI 모델 개발부터 로봇 학습·운영, 디지털 트윈 구축에 이르는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차세대 피지컬 AI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양사가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AI 팩토리, 피지컬 AI, 모빌리티 분야는 LG 계열사들이 역량을 모아 강한 실행력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원LG(One LG)' 영역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양사는 우선 피지컬 AI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다. LG전자는 엔비디아의 로봇 플랫폼인 아이작(Isaac), 그루트(GROOT), 코스모스(Cosmos)를 활용해 휴머노이드와 물류 로봇 개발 역량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엔비디아의 아이작 그루트 생태계를 기반으로 레퍼런스 로봇 공동 개발도 추진한다. LG이노텍은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광학·센싱 부품을 공급하고, LG CNS는 제조·물류 현장을 위한 AI 로봇 플랫폼 고도화에 나선다. 양사는 디지털 트윈 기술과 제조 데이터를 결합해 자율 제조 생태계 구축도 추진할 예정이다. AI 인프라 분야 협력도 확대된다.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용 냉각수 분배장치(CDU)와 콜드플레이트 등 냉각 솔루션 인증 협력을 진행하고, 엔비디아의 DSX 기반 모듈형 데이터센터 설계 기술 협력에도 나선다. LG유플러스와 LG CNS는 엔비디아 DSX 레퍼런스 디자인을 적용한 차세대 AI 팩토리 구축을 검토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800V 직류(DC) 기반 전력 솔루션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모빌리티 분야 협력도 이어진다.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기술에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 '드라이브 하이페리온(Drive Hyperion)'을 접목해 차세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차량용 AI 시스템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LG이노텍 역시 차량용 통신 모듈과 센싱 솔루션 등 전장 부품 분야 협력을 확대한다. AI 모델 분야에서는 LG AI연구원이 자체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EXAONE) 개발 과정에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Blackwell) GPU와 네모(NeMo), 텐서RT-LLM(TensorRT-LLM) 등을 활용해 학습 효율과 추론 성능을 높인다. 엔비디아는 LG의 소버린 AI 구축과 그룹 전반의 AI 전환(AX)을 지원할 예정이다. LG 관계자는 “제조와 인프라 역량을 보유한 LG와 AI 컴퓨팅 및 플랫폼 분야를 선도하는 엔비디아의 협력이 산업과 일상을 아우르는 AI 혁신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 “엔비디아와 미래 AI팩토리 만든다”…반도체 넘어 ‘AI 인프라 동맹’

SK그룹이 엔비디아와 '인공지능(AI) 동맹'을 더욱 강화한다. 반도체 생산부터 데이터센터 운영까지 아우르는 파트너십을 체결해 기술 혁신을 주도하기로 뜻을 모았다. 8일 오전 서울 을지로 서린사옥을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면담한 뒤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엔비디아와 SK 간 AI 파트너십 계획을 밝혔다. 황 CEO는 간담회에서 “SK와 파트너십이 없었다면 오늘날 AI 산업은 지금처럼 경이롭게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우리의 파트너십을 여러 새로운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 역시 “미래 AI 팩토리를 엔비디아와 함께 만들겠다. 그동안 많은 협력은 주로 메모리 협력이었으나 지금부터는 협력을 그룹 차원으로 더 높일 것"이라며 “엔비디아와 개발하는 연구개발(R&D) 로드맵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황 CEO는 미래 AI 산업이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인프라 구축은 이제 시작 단계로 미래가 대단히 밝다"고 언급한 뒤 “현재 전세계적으로 더 많은 AI 팩토리를 원하는 엄청난 수요를 목격하고 있고 사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이번 파트너십을 맺은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동에 맞춰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SKT)은 엔비디아와 한 단계 진화한 동맹을 맺겠다고 나란히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SK하이닉스는 파트너십을 통해 AI 인프라·퍼스널 AI·피지컬 AI 등 엔비디아가 개척하는 신시장에 함께 진출한다. 베라 루빈 AI 슈퍼컴퓨터, 베라 중앙처리장치(CPU), RTX 스파크 PC, 젯슨 토르 로보틱 컴퓨팅 플랫폼용 메모리를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시뮬레이션 기술 고도화를 위한 협력도 추진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CUDA-X 라이브러리와 PhysicsNeMo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반도체 설계 및 제조 과정에서 필요한 시뮬레이션 작업의 처리 속도와 효율을 높이고 있다. 앞으로는 이같은 협력을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와 시뮬레이션 분야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양사는 아울러 디지털 트윈 환경을 기존 제조 시스템과 AI 기반 업무 프로세스에 연계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SKT도 엔비디아와 글로벌을 겨냥한 AI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엔비디아 DSX 플랫폼을 기반으로 칩부터 데이터센터 운영까지 아우르는 '풀스택(Full Stack) AI 클라우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AI 작업에 특화된 데이터센터인 'AI 팩토리'를 GW(기가와트)급 스케일을 목표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AI 팩토리는 전력과 데이터를 원료로 AI의 핵심 단위인 '토큰'을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지능 공장'이다. 엔비디아 DSX 기반 인프라를 토대로 구축된다. 이는 범용 컴퓨팅과 데이터 스토리지에 국한된 기존 데이터센터를 뛰어넘는 차세대 개념이다. AI 팩토리는 내년 한국에서 첫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SKT는 이를 위해 엔비디아의 AI 인프라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고성능 클라우드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파트너 생태계 프로그램인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 프로그램에 합류한다. 이는 AI 인프라 시장 경쟁력을 좌우하는 최저 토큰 비용과 와트당 최고 성능을 확보하는 차원이다. 황 CEO는 “SKT는 엔비디아 플랫폼을 통해 대규모 AI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한국과 세계를 이끄는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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