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10일부터 부분파업…AI 투자 신사업 ‘어쩌나~’

카카오 노조(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언)가 오는 10일 오전 부분파업에 들어간다. 카카오 본사 차원의 파업은 회사 창립 이래 처음이다. 카카오 노조는 “실생활과 밀접한 여러 서비스 중단 등에 대한 우려를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추후 교섭 상황에 따라 파업 수위를 강화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카카오는 즉각적인 전면 파업을 피했지만 노사협상 지연에 따른 소모전, 협상 결렬에 따른 파업 돌입 시 서비스 비정상 운영 등이 우려되는 만큼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던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확장에 차질이 예상된다. 1일 카카오 노조는 “오는 10일 수요일 부분파업 및 판교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카카오톡을 비롯한 여러 서비스의 중단이나 문제가 발생할 부분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안다. 즉각적인 전면 파업이 아닌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추후 교섭 상황에 따라 파업 수위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조 측은 핵심 요구사항으로 “지속적인 경영실패로 인한 매각, 분사, 구조조정을 멈추고 고용안정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또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고용불안을 야기하고도 압도적인 보상을 독점하는 경영진 중심의 보상 체계 개선"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카카오 노사는 지난달 2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임금교섭 조정에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조정을 마쳤다. 조정 결렬 이후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는 이달 파업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카카오 노조가 부분 파업을 예고하면서 카카오는 전면 파업에 따른 악재는 일단 피한 상황이다. 양측 모두 대화의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노사 간 보상 규모에 대한 이견이 큰 만큼 합의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카카오 노조는 성과급으로 영업이익의 10% 이상 지급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의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직원 한 명당 성과급은 약 2000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또 노사 간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배분 방식을 두고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지노위 조정 결렬 이후 지난달 29일 입장문을 통해 노조가 요구하는 보상 규모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카카오 측은 “현재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 보상안의 총 규모는 영업이익 기준으로 고려할 때 회사 경영에 큰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주주 가치를 높여야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부담"이라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는 많은 주주분들이 미래성장 가치를 믿고 투자해 주신 기업"이라며 “크루에 대한 성과보상은 미래 투자 여력과 주주가치 제고를 함께 고려하고, 지속 가능한 수준에서 균형 있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노사 간 임금 협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카카오의 미래 사업에도 다소 차질이 예상된다. 현재 카카오는 모든 이용자가 개인화된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보유하는 것을 목표로, 카카오톡 등 주요 서비스에 AI 기능을 확대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카카오의 AI 서비스는 매출보다 비용이 큰 상황으로, 올해 1분기 기준 카카오 내 AI 서비스 부문은 5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노사 간 임금 갈등으로 AI 신사업의 수익화 시점도 다소 지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 측은 “현재 카카오는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글로벌 AI 빅테크들과 경쟁하고 있다"며 “생존과 미래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때다. 안팎의 어려움을 넘어 주주 및 이용자의 신뢰를 지켜내기 위한 과정에 노사가 따로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젠슨 황, AI 노트북 시장 ‘정조준’…삼성·SK 반도체 수혜 기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PC용 칩 'N1 X'을 공개하며 AI 노트북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해당 칩에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혜가 기대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만을 찾아 황 CEO의 연설을 듣는 등 '핵심 파트너' 행보를 보여줬다. 황 CEO가 이번주 후반에는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주요 기업과 '제2의 깐부 회동'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대만 타이베이 뮤직센터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다양한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고 NX 1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우리는 창작을 위해, 게이밍을 위해, 그리고 에이전트를 위해 개인용 PC를 재발명하고 있다"며 “새로운 개인용 컴퓨팅 혁명 시작은 바로 '엔비디아 RTX 스파크'"라고 말했다. 엔비디아 RTX 스파크는 엔비디아가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선보인 노트북 라인업이다. 해당 제품에 들어가는 N1 X 칩은 엔비디아가 미디어텍과 협업해 만들었다. 엔비디아가 AI 노트북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첫 PC용 칩이다. 인텔과 AMD가 주름잡던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황 CEO는 N1 X에 128 GB(기가바이트)의 고용량 메모리가 탑재됐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성능 저전력 D램인 16GB LPDDR5X 메모리 8개가 탑재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기업들 입장에서는 AI 데이터센터용 제품 외에 AI PC라는 새로운 수요처가 열리게 된 셈이다. 황 CEO는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의 생산이 본격화됐다고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한국 기업들과 협업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현재 베라 루빈은 완전히 생산 중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메모리가 탑재됐다"고 밝혔다. 황 CEO는 또 중앙처리장치(CPU)인 '베라'가 AI 에이전트 성능을 끌어올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베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성능 저전력 메모리 LPDDR5X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황 CEO 기조연설을 참관하며 파트너십을 과시했다. 최 회장은 이날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 함께 현장을 찾았다. SK하이닉스 측은 “최 회장은 연설 내내 발표 내용에 집중하며 AI 생태계가 빠르게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SK하이닉스가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를 직접 확인했다"며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주요 고객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동시에 차세대 메모리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함으로써 AI 아키텍처를 함께 완성해 나갈 '혁신 파트너'로 거듭나야 한다는 방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대만 출장 기간 동안 주요 파트너사들에게 SK하이닉스의 진화된 비전을 직접 소개할 예정이다. 재계 관심사는 GTC 타이베이가 끝난 뒤 황 CEO가 한국을 방문한다는 점이다. 행사 일정을 감안할 때 4일 또는 5일 입국이 유력해 보인다. 황 CEO는 방한 기간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도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해외 출장 일정이 잡혀 있어 참석이 어렵다는 전언이다. 황 CEO는 주요 그룹 총수들과 회동 외에도 주요 기업 경영진과 간담회 등을 열 것으로 보인다. '야구광'으로 잘 알려진 그가 주말 한국프로야구 경기 시구자로 나설 것이라는 얘기도 돌고 있다. 재계에서는 지난해 10월 화제를 모았던 이른바 '깐부 회동'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엔비디아를 비롯해 간담회 참석 등이 예상되는 각 기업 측은 현재 상황에서는 구체적인 일정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힌 상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SK하이닉스 청주공장서 불…3600여명 대피 소동

SK하이닉스 청주 공장에서 불이 나 직원 36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일 소방당국과 SK하이닉스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2분께 SK하이닉스 청주 4캠퍼스 내 M15 공장과 M15X 공장을 잇는 6층 가스룸에서 불이 났다. 불은 스프링클러가 작동되면서 곧바로 진화됐다. 다만 인체 독성이 있는 불소가 일부(5ppm) 가스룸 내부에 퍼져 7명이 부설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현장에선 10명이 작업 중이었다. SK하이닉스 측은 가스 누출 직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M15 공장과 M15X 공장 내 전 직원을 대피시켰다. 장비 가동에는 문제가 없어 생산 차질은 없을 전망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LG, OLED 기술력 앞세워 대만서 ‘정면 승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대만에서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력 경쟁을 펼친다.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한 '컴퓨텍스 2026'(Computex 2026) 행사에 참가해 각각 게이밍 전용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1일(이하 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컴퓨텍스 2026에 참가해 게이밍에 최적화된 최신 OLED·QD-OLED 제품 16종을 공개한다. 휴대용 게이밍 PC에 탑재되는 8.8형부터 QD-OLED 모니터용 49형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소개할 방침이다. 컴퓨텍스는 매년 6월 초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컴퓨터 박람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등 글로벌 '거물'들이 대거 참석해 세계 IT 트렌드를 이끄는 핵심 행사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행사는 2일부터 5일까지 타이베이 난강 전시센터에서 열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특히 최신 노트북용 OLED 기술을 대거 선보인다. 처음 공개하는 '울트라 슬림' 패널이 대표적이다. 노트북용으로 개발 중인 울트라 슬림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현재 양산 중인 최신 노트북용 제품 대비 두께(모듈 외곽부 기준)를 20% 이상 줄인 것이 특징이다. 박막트랜지스터(TFT) 기판 유리 및 봉지 유리의 두께를 기존보다 30% 이상 더 얇게 식각하는 동시에 두께가 얇아졌을 때 패널이 휘어질 수 있는 문제를 공정 노하우를 통해 해결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회사는 또 게이밍 모니터 최초로 4K 해상도와 360Hz 고주사율을 동시에 구현한 QD-OLED 제품을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 손동일 삼성디스플레이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 겸 IT사업팀장(부사장)은 “하이엔드 게이밍 디스플레이 시장에서의 기술 패러다임은 이미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자발광 디스플레이로 완전히 전환됐고 생태계 또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게이머의 몰입을 높이는 기술을 가장 먼저 선보이고, 나아가 경험의 혁신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현장에서 게이밍 OLED 플래그십 모델과 차세대 기술력을 소개한다. 글로벌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대만 게이밍 OLED 로드쇼'를 열고 최첨단 게이밍 OLED 제품을 공개한다는 구상이다. LG디스플레이는 플래그십 게이밍 OLED 라인업과 차세대 게이밍 OLED 기술 로드맵을 발표한다. 또 게이밍 OLED의 경쟁력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LCD 패널과 비교 시연 행사도 진행한다. LG디스플레이는 20인치대부터 40인치대까지 다양한 게이밍 OLED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다. 로드쇼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산하고 있는 39인치 제품을 비롯해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27인치 모니터용 OLED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이현우 LG디스플레이 대형사업부장은 “대형 OLED 분야에서 쌓아온 LG디스플레이의 기술 리더십을 기반으로 현재 제품은 물론 차세대 제품을 글로벌 고객사에 제안하고 협업할 수 있는 신뢰 관계를 두텁게 쌓아갈 것"이라며 “게이머라면 누구나 꿈꾸는 완벽한 디스플레이로 LG디스플레이만의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제공하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하이엔드 모니터 시장을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여헌우의 산업돋보기] 삼성전자 ‘미운오리’ 파운드리, 기술력 확보해 ‘백조’ 변신하나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초호황에 삼성전자도 웃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몸값이 치솟으며 매 분기 '역대급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초격차'로 유명한 삼성전자다. 범용 제품은 물론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300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와중에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년간 수십조원을 쏟아 부어 미래 성장 동력을 육성하는 분야지만 여전히 '적자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 '미운 오리' 취급을 받던 파운드리 사업부의 분위기가 최근 달라지고 있다. 테슬라에 이어 미국 빅테크들과 연이어 협업 소식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미국 테일러 공장이 본격 가동하는 시점부터는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관건은 삼성전자가 업계 1위 대만 TSMC와 기술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여부다. ◇ 앤트로픽에 전략적 투자…AI 칩도 동시 수주할 듯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앤트로픽은 최근 진행한 시리즈H 투자 라운드에서 650억달러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글로벌 3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이 참여했다고 공개했다. 이목을 끈 대목은 엔트로픽이 이같은 사실을 알리며 “이들 기업의 기술은 전세계 메모리, 저장장치, 로직 칩 공급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언급했다는 점이다. 로직 칩을 만드는 공정은 파운드리다. 삼성전자의 대표 사업이지만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해당 사업부가 없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앤트로픽이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클로드' 서비스를 만든 앤트로픽은 챗GPT로 유명한 오픈AI와 글로벌 AI 모델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회사다. 클로드에 활용되는 AI 칩을 만들 경우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상당한 규모의 '대형 고객사'를 유치하는 효과가 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미국 빅테크와 다양한 형태로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테슬라와 총 22조7648억원 규모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해 눈길을 끌었다. 회사 반도체 부문에서 단일 고객 기준 최대급 계약이었다. 양사 관계도 끈끈해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말 실적 발표회에서 “'AI4'의 업그레이드를 계획 중이다. 양산 시점은 내년 중반쯤으로 예상하지만 삼성이 우리를 위해 수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결국 삼성이 작업을 마무리하고 양산 체제로 가져올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언급했다. AI4 개선 제품의 생산 전반을 삼성 파운드리에 맡기겠다는 사실을 공개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앞선 대규모 계약으로 테슬라의 차세대 AI 칩인 'AI5'와 'AI6' 칩을 수주했다. 이어 머스크 CEO의 발언에 따라 'AI4'의 업그레이드 버전 생산도 책임지게 됐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도 파운드리 분야 동맹을 맺고 있다. 엔비디아의 추론 전용 언어처리장치(LPU) 칩인 '그록3'를 생산하는 게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애플 신제품 아이폰에 탑재될 이미지 센서도 공급할 예정이다. 향후 AMD의 반도체를 위탁 생산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와 AMD는 지난 3월 AI 칩에 'HBM4'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만남에서 AMD의 차세대 제품을 위한 파운드리 협력에 대해서도 긴밀하게 논의했다고 전해졌다. 양사는 그간 다양한 반도체 기술 분야에서 20년 가까이 파트너십을 이어왔다. 빅테크들이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미국 공장 가동률 또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짓고 있는 최첨단 파운드리 공장은 이르면 올해 말 가동을 시작한다. 강석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30일 진행된 1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테일러 제1팹은 지난주 장비 반입식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제2팹은 글로벌 고객 수주 논의와 병행해 구축을 위한 초기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 2나노 공정 수율 확보가 관건…TSMC와 '기술 격차' 줄일지 기대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백조'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수율 확보라는 마지막 퍼즐이 남아 있다.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은 2나노(㎚) 첨단 공정을 갖췄다. 1나노는 10억분의 1m를 뜻한다. 진정한 기술 '초격차' 확보를 위해서는 2나노 공정의 수율 개선이 절실하다. 수율이 떨어지면 글로벌 고객사와 대형 계약을 체결하기가 힘들어진다. 삼성전자는 1위 TSMC를 뒤쫓기 위해 첨단 공정을 먼저 도입하는 승부수를 띄워왔다. 지난 2022년에는 세계 최초로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성공하며 전망을 밝게 하기도 했다. 삼성의 무기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Gate-All-Around) 기술이다.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Channel) 4개면을 게이트(Gate)가 둘러싸는 형태로 작동한다. 파운드리 업체들은 이전까지 채널의 3개면을 감싸는 '핀펫 구조'를 사용했다. GAA 기술은 이와 비교해 게이트의 면적이 넓어지며 공정 미세화에 따른 트랜지스터 성능 저하를 극복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양품 비율을 나타내는 수율이다. 내년 1.4나노 양산 등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파운드리 공정에서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는 아직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쟁사들이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TSMC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최대 560억달러까지 책정했다. 지난 3년간 집행한 누적 설비투자액(1000억달러)의 절반을 넘는 수치다. 미국과 유럽 등으로 생산거점을 확대하며 AI 시대 수혜를 입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분야에서 올릴 이익 중 수십조원 상당을 직원들 성과급으로 뿌리는 것과 대조된다. 미국 인텔도 파운드리 재건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영업·마케팅 임원을 영입해 가는 등 영향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인텔은 특히 머스크 CEO가 추진하는 초대형 반도체 생산 기지 프로젝트 '테라팹'에 합류하기로 해 삼성전자를 긴장시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작년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69.9%로 압도적인 1위다. 삼성전자는 7.2%로 2위를 지켰지만 1위와 격차가 큰 상황이다. 삼성전자 수율 확보라는 '기술' 문제만 풀어내면 점유율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공장 가동과 함께 몸집까지 크게 불리며 '미운 오리'가 '백조'로 거듭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SK증권은 지난달 29일 발간한 하반기 섹터별 전망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가동률이 회복 중"이라며 “적자 축소 및 수주 확대에 따른 파운드리 가치의 점진적 회복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강석채 부사장은 지난 4월 30일 실적 발표회에서 “성숙(레거시) 공정의 경우 기술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수요에 역량을 집중하고 경쟁력이 낮은 공정은 과감히 정리할 것"이라며 “수익성과 투자 효율을 고려한 최적의 제품 믹스로 사업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재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인맥 경영'에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수율 확보에 성공하면 이 회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21일 대만의 반도체 설계 전 기업 미디어텍 관계자들과 만나 파운드리 협력 방안을 의논했다. 앞서 지난 3월 방한한 리사 수 AMD CEO와 파운드리 관련 대화를 나눴고, 머스크 CEO를 비롯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등과 연이어 회동하며 사업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HBM4보다 속도·용량↑…삼성전자, HBM4E 12단 샘플 ‘글로벌 첫 출하’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HBM4E 12단'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했다고 29일 밝혔다.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의 핵심이 될 고대역폭메모리(HBM) 신제품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HBM4E는 핀당 동작 속도를 14Gbps에서 최대 16Gbps까지 지원한다. 전작(HBM4) 대비 20% 이상 향상된 수치다. Gbps(Gigabit per second)는 1초당 전송되는 기가비트 단위의 데이터 양을 뜻한다. 신제품은 또 단일 스택 기준 초당 3.6TB의 대역폭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대규모언어모델(LLM) 및 차세대 AI 시스템의 연산 속도를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 용량도 개선됐다. HBM4E 12단 제품은 48GB의 용량을 구현했다. 전작 대비 30% 이상 늘렸다. 삼성전자는 설계 및 공정 최적화를 통해 이같은 스펙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고객사의 다양한 서비스 환경에 맞춰 32GB(8단), 64GB(16단)까지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양산은 고객 일정에 맞춰 시작된다. 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개발담당 부사장은 “HBM4 양산 성공에 이어 차세대 HBM4E 샘플 공급까지 차질 없이 완수하며 삼성전자의 독보적인 기술 리더십을 시장에 확실히 각인시켰다"며 “앞으로도 압도적인 기술 초격차와 선제적인 생산 인프라 투자를 바탕으로 글로벌 AI 메모리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카카오 노조, 6월 파업 예고…카카오 “비상대응체계 마련”

사측과 교섭이 결렬된 카카오 노조(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언)가 오는 6월 파업을 예고했다. 28일 카카오 노조는 별도의 입장문에서 “전날 카카오 법인의 2026년 임금협약 교섭에 대해 노동위원회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졌다"며 “지금의 갈등은 단순한 숫자의 차이가 아니라 회사와 구성원 사이의 신뢰가 얼마나 무너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의 가치가 정당하게 존중받고, 회사의 성과가 함께 일한 구성원들과 공정하게 나누어질 수 있도록 조합원들과 함께 6월 파업 투쟁을 본격적으로 준비해나갈 것"이라며 “다만 조정중지 결정 이후에도 대화의 가능성을 완전히 단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파업 투쟁에 관한 구체적인 일정은 별도의 채널을 통해 말씀드릴 것"이라며 “다시 사랑받는 카카오가 될 수 있도록 노조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이번 입장문에서도 노조가 단순히 임금 인상만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반복되어 온 불투명한 성과보상 구조를 개선하고, 회사의 성장과 성과가 실제로 일한 구성원들에게도 합리적으로 분배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자고 요구해왔다"며 “또 일방적인 조직 운영과 불안정한 의사결정으로 인해 훼손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 역시 함께 제안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지속적으로 '경영쇄신'을 이야기해왔지만, 진정한 쇄신은 비용 절감이나 조직 재편이 아니라 구성원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본사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면서 카카오의 서비스에도 일부 차질이 예상된다. 카카오 창사 이래 본사 차원의 실제 파업이 이루어진 경우는 없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아직 파업 일정이나 규모 등을 알지 못해 답변하기 어렵다"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서비스 안정성을 유지하고 고객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비상대응 체계를 갖추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사내 공지를 통해 “여러 우려와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점,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서로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차이를 대화로 풀어가며 다시 하나의 카카오로 힘을 모아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성과급 불길’ 삼성 넘어 車·조선·IT로 번진다

삼성전자 노조가 촉발한 '성과급 불길'이 국내 자동차·조선·철강 등 전통 제조업은 물론 정보기술(IT) 업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기업 실적 개선에 따른 '성과 공유' 요구가 주요 대기업 노조 중심으로 거세지면서 성과급 지급 문제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산업별 노조들은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인상과 함께 성과급 확대를 전면에 내세우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를 중심으로 조선·철강 등 강성 노조가 포진한 업종에서 성과급 요구가 노사 협상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먼저, 삼성전자 노조가 불씨를 놓은 성과급 이슈는 완성차 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최근까지 사측과 5차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성과급과 신규 채용, 정년 연장 등 핵심 현안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상여금 800% 지급, 정년 연장과 함께 전년도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생산 현장 로봇 도입 확대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며 고용 안정과 신규 채용 확대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 순이익(10조3648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성과급 규모는 약 3조1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2조5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기아 노조도 최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했다. 요구안에는 기본급 인상 외에도 전년도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자사주 지급 확대, 출산장려금 인상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통상 기아가 현대차 임단협 진행 상황을 참고해 협상에 나서는 만큼 최종 협상 결과 역시 현대차와 유사한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 역시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함께 총매출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아직 상견례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KGM)도 선두 업체들의 교섭 상황을 지켜보며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업계에서도 성과 공유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고수익 선박 수주 물량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면서 노조를 중심으로 성과급 확대 요구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상여금 100% 인상과 함께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증권가에서는 HD현대중공업의 올해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노조 요구가 수용될 경우 성과급 규모는 1조원을 웃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HD현대중공업을 시작으로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화오션 노조는 향후 성과급 지급 체계 개선안을 회사 측에 제출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노조는 아직 구체적인 요구안을 내놓지 않았지만 오는 6월 말~7월 초 노사 상견례를 앞두고 있어 관련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철강산업도 대표적인 노동 집약적 산업인 만큼 올해 임단협도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8일 노사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 임단협을 세 차례 진행했다. 올해는 노조가 150% 수준의 성과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측은 내수 부진과 보호무역 등 시황 부진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노사는 2년 전 임단협 때 각각 파업과 직장 폐쇄로 맞설 정도로 극심한 갈등을 겪으면서 해를 넘겨 협상을 타결했다. 다만 지난해는 부진한 철강 시황 등을 고려해 노사가 파업 없이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포스코는 하청 노동자 직고용과 교섭 단위 분리 문제가 얽혀 사정이 더 복잡하다. 포스코는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개선한다는 목표로 포항·광양제철소에서 일하는 생산·조업 협력사 직원 7000여명을 직고용하는 계획을 내놨다. 기존 직군(E직군)과 임금·승진 체계가 다른 S(시너지)직군을 별도로 신설한다는 것이 큰 틀이다. 노조들은 포스코가 하청 직고용 계획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반발했다. 정규직 중심의 포스코노동조합은 하청 직고용으로 정규직이 늘어나면 복지 혜택 등 기존 노동자들의 몫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노위 중재 3차 시한이 28일까지지만 노사 입장 차이를 못 좁힌 만큼 향후 진행될 임단협에서 주요 쟁점으로 가져갈 예정이다. IT 업계에서도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최근 성과급 체계와 고용 안정 문제를 지적하며 경영 책임론을 제기했다. 노조는 공정한 성과 보상과 이익 분배, 경영 쇄신, 고용 안정 및 공동체 안전망 구축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성과급 산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예측 가능한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의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직원 1인당 성과급은 약 20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카카오 계열 4개 법인은 노사 조정이 결렬되면서 이미 쟁의권을 확보했다. 카카오 본사 역시 이날 노동위원회 조정 결과에 따라 쟁의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실시된 파업 찬반투표에서는 5개 법인 모두 파업 찬성이 가결돼 그룹 차원의 공동 파업 가능성도 제기된다. LG유플러스 노조도 성과급 확대를 요구하며 사측과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1일 열린 임단협 4차 교섭에서 노조는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임금 총액을 8%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8900억원과 임직원 수 약 9800명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1인당 성과급은 약 2700만원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에서 시작된 성과급 논란이 단순한 임금 인상 요구를 넘어 기업 이익 배분 구조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로 확산되고 있다"며 “기업 실적이 개선되는 상황에서 노조의 성과 공유 요구도 한층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업들의 실적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노조들은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어 올해 산업계 전반의 임단협은 예년보다 더욱 치열한 협상 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 성과가 곧바로 성과급으로 연결되는 것이 마치 공식처럼 자리 잡고 있다"며 “원래 기업 이익은 투자와 연구개발, 사내유보, 주주 환원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돼야 하지만 최근에는 성과가 나면 직원들과 우선 공유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산업계는 노조의 영향력이 큰 만큼 다른 기업의 성과급 사례가 나오면 이를 기준으로 추가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자동차·조선·철강·IT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성과급 요구가 확산되는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무조건 성과급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업 이익은 주주 환원과 미래 투자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성과급 확대 요구와 기업의 지속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향후 노사 협상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임협 타결’ 삼성전자, 성과급 후유증 극복 ‘발등의 불’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직전에 극적으로 합의하며 '임금협상 고비'는 넘겼지만 앞으로 후유증을 극복하는 데도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디바이스경험(DX) 직원들의 반발을 잠재우고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작업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회적 합의'도 이끌어내야 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주주들은 영업이익과 연동해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소송전을 예고한 상태다. 회사 성장에 기여한 협력 업체들의 반발을 잠재우는 것도 과제다. 27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경기도 용인시 The UniverSE에서 노동조합 공동교섭단과 '2026년 임금협약 조인식'을 진행했다. 삼성전자와 공동교섭단은 지난 20일 임금협약 잠정 합의안을 극적으로 도출해냈다.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 일정을 하루 앞둔 시점이었다. 이에 따라 22일 오후 2시부터 이날 10시까지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찬성률 73.7%로 최종 가결됐다. 투표율은 95.5%였다. 여명구 삼성전자 부사장은 “이번 임금협약 타결을 시작으로 노사가 한 마음이 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힘쓰겠다"며 “끝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진정성 있게 교섭에 임해준 노조와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이번 임금교섭 과정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노사가 장기간 대화와 논의를 이어간 끝에 의미 있는 합의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삼성전자 직원들의 근로조건 개선과 권익 향상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리 경제를 뒤흔들었던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 다만 '정상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실정이다. 우선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작업이 필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찬반 투표에서 초기업노조와 2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의 투표 찬반 비율은 큰 격차를 보였다. 초기업노조에서는 80.6%(4만4606명)가 찬성한 데 비해 전삼노에서는 21.1%(1536명)만 찬성표를 던졌다. DX 직원 대부분이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합의안에 따라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직원은 1인당 최대 6억원가량을 받지만 DX 구성원은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만 받을 가능성이 높다. 노노 갈등도 예정돼 있다. 이번 임금협상 내용을 두고 회사 3대 노조인 동행노조에서는 일찍부터 반발 기류가 나타났다. 동행노조는 노사간 대화 과정에서부터 공동교섭단을 탈퇴하며 '기권표'를 던졌다. 동행노조는 찬반투표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데 이어 향후 투표 무효 확인 소송 등 법적 대응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주주들 역시 반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이날 낮 12시 20분께 경기 수원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사전 할당하는 것은 상법상 배당 절차를 거치지 않은 위장된 위법 배당"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영업이익은 법인세 등 조세를 공제한 뒤 비로소 분배 대상이 되며 세후 단계에서도 상법 제462조 제1항이 규정한 배당가능이익 산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회사 자금의 외부 유출은 주주총회 결의 사항이지 노사 자율 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주주운동본부는 동행노조가 제기한 찬반투표 중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온 이후 잠정합의안 성과배분 부분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또 국민연금공단 등 기관투자자에 '스튜어드십 코드'이행을 촉구하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 진행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협력 업체들과 '상생'에 대한 해법도 마련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반도체 생산 관련 일을 하는 회사 구성원들 사이에서 '성과급 투쟁'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노사가 협의해 협력업체와 상생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일부 관계자들이 강경 투쟁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어 보인다. 사측은 일단 향후 5년간 총 5조원을 만들어 '상생 및 건전한 생태계 조성'과 '미래 인재 육성'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사장단은 이날 노사 임금협상 최종 타결 관련 입장문을 내고 “삼성의 성장과 성과가 저희 임직원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선순환될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도 더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장단은 “2·3차 중심의 중소 협력사 지원과 산업재해기금 조성, 취약계층과 영세자영업자를 위한 포용적 금융 확대, 인공지능(AI) 인재 육성을 위한 산학협력, 청소년 교육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기여 방식은 이사회와 준법감시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성능 높이고 AS 강화…로보락 ‘로봇청소기 1위’ 다진다

로봇청소기 로보락이 올해 플래그십 신제품 'S10 MaxV 시리즈' 출시와 함께 사후관리(AS) 강화로 국내 1위 브랜드 입지를 다진다. 흡입력 및 주행 성능을 앞세운 제품군을 늘려 신수요 창출을 도모하는 한편, 출장 AS와 클리닝 서비스 등 구매 이후 관리시스템을 보강함으로써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우위를 확실하게 굳힌다는 전략이다. 27일 로보락에 따르면, 최근 선보인 올해 상반기 신모델 'S10 MaxV Ultra'와 'S10 MaxV Slim' 2종은 전작들보다 △흡입력 △물걸레 기능 △주행 성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최대 3만6000Pa 흡입력을 지원해 실내 바닥먼지와 이물질 제거 성능을 높였고, 문턱이나 하단이 낮은 가구가 많은 주거환경에서도 청소가 가능하도록 주행 편의성을 보강했다. 신제품은 모델별로 기능을 나눠 차별화했다. S10 MaxV Ultra는 모서리 청소와 물걸레 밀착력을 높인 제품이다. 벽면과 모서리 부근까지 물걸레가 닿도록 설계해 청소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로보락은 설명했다. S10 MaxV Slim도 인공지능(AI) 기반 내비게이션을 적용해 장애물 인식 성능을 향상시켰다. 고정밀 라이다와 3차원(3D) 센서를 활용해 실내공간을 인식하고, 가구와 생활용품이 놓인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지원한다. 또한, 주거 형태에 따라 달라지는 청소 환경을 고려한 점도 눈길을 끈다. 카페트 위에서 먼지 및 이물질을 제거하는 흡입력을 자동으로 높이고, 문턱이 있거나 가구 하단 공간이 낮은 환경에서도 로봇청소기가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해 단순 흡입 성능은 물론 실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로보락은 신제품 출시 못지 않게 국내 AS 시스템 확대에 집중했다. 지난 3월부터 주요 로봇청소기 직배수 스테이션 모델을 대상으로 출장 AS 시스템를 도입했다. 직배수 스테이션 제품은 설치형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고장이나 점검 시 수거와 재설치가 번거롭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로보락은 방문 서비스를 통해 이 같은 불편을 줄이고, 제품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관리 부담도 낮춘다는 방침이다. 출장 AS 대상은 S10 MaxV Ultra, S10 MaxV Slim 등 두 신제품을 포함해 △S9 MaxV Ultra △S9 MaxV Slim △Saros Z70 △S8 MaxV Ultra 등이다. 로보락은 향후 출장 AS 적용모델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직배수 스테이션을 갖춘 로봇청소기는 설치와 관리 과정이 일반제품보다 복잡한 만큼 서비스 접근성 향상을 제품 선호도의 일부로 여기는 국내 소비자 습성을 고려한 것이다. 아울러, 로봇청소기 클리닝 서비스도 도입했다. 공식 유통사인 팅크웨어모바일이 운영하는 공식 AS센터 15개소에서 로보락 제품 본체와 도크 등 원하는 항목을 선택해 관리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공식 AS센터 운영 시간은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늘렸고, 전국 315여 개 롯데하이마트 매장에서는 연중무휴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AS 접수 및 수리 서비스를 지원한다. 로보락 관계자는 “S10 MaxV 시리즈의 혁신 기술력에 걸맞게 제품 사용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에서 만족도 높은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토털 케어(종합관리)' 시스템 구축에 힘쓰고 있다"며 “고객 중심 인프라를 확대해 로봇청소기 1위 브랜드 로보락의 위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 지원=강형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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