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룡포·이순신 장검이 넥타이로 재탄생…‘국중박’ 열기 잇는다

조선 임금을 상징하는 '곤룡포'와 이순신 장군의 결기를 담은 '이순신 장검'이 현대의 넥타이로 재탄생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열풍, 국립중앙박물관(국중박) 뮷즈(뮤지엄 굿즈) 품절 행진 등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통문화를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중흥기를 맞고 있는 'K컬쳐'의 열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전통 비단에 100% 수작업으로 자수 새긴 넥타이 수인전통자수연구소(대표 오세인)는 임금의 곤룡포를 재해석한 '용의 행차 : 곤룡포 넥타이'와 '성웅(聖雄) : 이순신 장검 넥타이'를 오는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하는 '공예트렌드페어 2025'를 통해 공식 선보인다. '용의 행차 : 곤룡포 넥타이'는 조선시대 왕과 왕세자 등이 집무를 볼 때 입던 정복인 곤룡포를 황제, 임금, 세자의 곤룡포 색상에 맞게 각각 황색과 대홍색, 아청색 3가지 색상으로 담아냈다. 곤룡포는 용문양을 수놓은 용보(龍補)가 가슴과 등, 양쪽 어깨에 장식돼 있는데 곤룡포 넥타이는 하단에 금실과 은실로 용보 문양을 전통 자수 기법으로 수놓았다. 또 실제 조선시대 곤룡포에 사용됐던 구름과 보문 문양이 새겨진 비단인 '운보문단'을 사용했고, 용이 소유한 불을 일으키는 구슬인 '화주(火珠)'를 상단에 따로 배치해 포인트를 더했다. '성웅(聖雄) : 이순신 장검 넥타이'는 지난 2023년에야 뒤늦게 국보(국보 341호)로 지정된 충무공 '이순신 장검(李舜臣 長劍)'을 넥타이로 재해석한 제품이다. '이순신 장검'은 길이가 약 2m에 달하고 크기와 형태가 거의 같은 한 쌍이 각각 칼집을 갖추고 있다. 칼의 칼날 위쪽에는 이순신이 직접 지은 시구인 '삼척서천산하동색(三尺誓天山河動色·석 자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하가 떨고)'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또 다른 칼에는 '일휘소탕혈염산하(一揮掃蕩血染山河·한 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산하를 물들인다)'라는 시구가 새겨져 있다. 이 기록은 '이충무공전서(1795)'의 기록과 일치한다. '성웅(聖雄) : 이순신 장검 넥타이'는 칼날을 상징하는 은색과 칼집, 칼자루 등을 상징하는 붉은색 두가로 구성돼 있다. 또 실제 이순신 장검에 새겨진 시구와 물결 문양을 금실과 은실로 수놓아 충무공의 정신을 온전히 담아내는데 주력했다. 원단 역시 기존 넥타이 원단이 아닌 실제 한복 원단인 비단으로 제작됐다. '곤룡포 넥타이'와 '이순신 장검 넥타이'는 전통적인 작업 방식을 최대한 재현했고, 재단이나 봉제 작업 등도 100% 수작업으로 제작됐다. ◇30살 여성 청년창업자 “전통 자수로 K컬쳐 세계화 앞장" 특히 곤룡포 넥타이와 이순신 장검 넥타이는 이를 제작한 작가이자 디자이너가 10년 이상 전통자수에 온 힘을 쏟아 온 30살 여성 청년창업가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오세인 수인전통자수연구소 대표는 올해 30세의 여성창업가로 2016년 대한민국 명인명품 공예대전 입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성공기원 세계미술축전 우수작가상, 2020년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 입선 등 수상 경력을 비롯해 2025년 예술의전당 디자인아트페어 2025 등 다양한 국내외 전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수인전통자수연구소는 오세인 대표가 올해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박물관과 교과서에 '기록으로만 남는 전통'이 아닌 '현재에 쓰이는 전통'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넥타이, 스카프, 가방, 인테리어 소품, 리빙 소품 등 현대인이 애용하는 품목에 한국 고유의 문양을 전통 자수 기법으로 새겨 한국 전통 자수의 세계화에 기여하는 것을 기업 비전으로 삼고 있다. 오세인 수인전통자수연구소 대표는 “단순히 과거의 유물과 문양을 현대의 제품에 적용하는 것을 넘어 최대한 현대적인 의미로 재해석 하는데 중점을 뒀다"며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이 현대에 태어났다면 곤룡포나 한복이 아닌 넥타이를 메고 청와대에서 함께 회의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 대표는 “K컬쳐가 전세계적으로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케데헌으로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맞았다"며 “한국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전통과 색채, 문양을 전세계인이 함께 누릴 수 있는 문화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작은 힘이라도 최선을 다해 보탤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한편 올해 20주년을 맞는 '공예트렌드페어 2025'는 '손끝의 미학' 주제로 이달 11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작가·갤러리·기관이 한 자리에 모여 열린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국내 최대 스타트업 축제 ‘컴업 2025’ 개막…“미래를 다시 쓰는 시간”

국내 최대 규모의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COMEUP) 2025'가 사흘 간의 일정으로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컴업은 국내외 혁신 스타트업과 투자자, 글로벌 기업이 한 자리에 모여 교류하는 자리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이번 컴업의 슬로건은 '미래를 다시 쓰는 시간(Recode the Future)'으로, 해외 46개국 스타트업 275개사가 참여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급변하는 시대 속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기술을 바탕으로 미래를 다시 써 내려가는 스타트업의 도전을 응원한다"며 “컴업 2025가 지혜를 모으고 협력의 씨앗을 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컴업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인공지능(AI) 벤처‧스타트업 협력이 주목을 받았다. 사우디는 AI 허브 국가 도약을 위해 국영 AI 기업 '휴메인(HUMAIN)'을 지난 5월 출범시켰다. 휴메인은 국내 AI 반도체 및 딥테크 스타트업과의 협력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해 왔으며, 한국 사무소인 '휴메인 코리아' 설치도 검토 중이다. 이날 컴업 기조연설을 맡은 타렉 아민(Tareq Amin) 휴메인 대표는 “사우디와 한국은 글로벌 AI 주도권을 구축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라며 “휴메인은 한국의 AI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타렉 아민 대표는 이날 행사 시작에 앞서 한성숙 장관과 면담을 갖고 양국의 AI 벤처·스타트업 분야 협력 활성화 방안을 심도 깊게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한 장관은 중기부와 사우디 정부가 공동으로 추진한 '중소벤처기업 중동 진출 지원사업'에 휴메인이 적극 참여하고 있는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고, 향후에도 지속적 협력을 이어가기를 당부했다. 중기부는 최근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이 사우디 진출시 참고할 수 있도록 '사우디아라비아 진출 가이드북'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날부터 12일까지 개최되는 컴업에서는 'AI 시대, 안드로이드와 구글 플레이가 그리는 앱 생태계의 미래', '사회를 바꾸는 기술, 기후 위기에서 길을 찾다', '카카오·토스가 선택한 04·05·06년생 Z세대들', '자녀가 바라본 창업가의 삶' 등 다양한 주제의 컨퍼런스가 열린다. 우리 스타트업들은 이번 컴업에서 글로벌 벤처캐피털(VC),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및 액셀러레이터 등을 폭넓게 만나게 된다. 글로벌 기업과 국내 대·중견기업 총 35개사도 참여해 협력을 모색하며 총 2000건 이상의 비즈니스 매칭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백화점·마트 입점 수수료 20% 넘어”

오프라인 유통업체 입점 중소기업의 평균 판매수수료율이 백화점과 대형마트 모두 2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9일 발표한 '2025년 오프라인 대규모 유통업체 입점 중소기업 거래 실태조사'에 따르면 입점업체가 특약매입·임대을 거래 시 부담하는 평균 판매 수수료율은 백화점이 23.7%, 대형마트가 20.5%를 기록했다. 직매입 거래의 경우, 대규모유통업체의 평균 마진율은 백화점 23.9%, 대형마트 20.4%로 조사됐다. 대규모 유통업체에 대한 중소기업의 대표적인 입점 형태는 △직매입 △특약매입 △임대을 등 3가지다. 직매입은 매입 상품 중 판매되지 않은 제품에 대한 책임을 지고 납품업자로부터 사들이는 방식으로 마진율을 떼는 구조다. 특약매입은 대규모유통업자가 매입한 상품 중 판매되지 아니한 상품을 반품할 수 있는 조건으로 납품업자로부터 상품을 외상 매입하고, 상품 판매 후 일정률이나 일정액의 판매수익을 공제한 상품판매대금을 납품업자에게 지급하는 형태의 거래를 의미한다. 임대을은 백화점‧대형마트의 매장을 임차인이 임차하여 상품을 판매하고, 판매 시 일정 판매수수료를 백화점‧대형마트에서 가져가고, 나머지 판매 금액을 입금 받는 형태의 거래다. 이번 조사에서 업체들의 입점 형태(복수 응답 허용)는 백화점은 특약매입(67.2%)이, 대형마트는 직매입(76.3%)이 가장 많았다. 백화점 판매 수수료율의 경우, 생활용품·잡화 및 의류 품목(22.9%)이 평균보다 높았다. 입점 업체들이 응답한 판매수수료율 최고치는 백화점은 신세계(38.0%)에서 나타났다. 대형마트는 이마트·하나로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모두 25.0%로 최대가 동일했다. 직매입 거래 시 거래 업체의 평균 마진율이 가장 높은 백화점은 롯데백화점(24.5%)이 차지했다. 납품 중인 주거래 대형마트의 평균 마진율은 △롯데마트(22.0%) △이마트(21.2%) △홈플러스(20.0%) △하나로마트(18.7%) 순이었다. 백화점 입점사의 11.2%, 대형마트 입점 업체의 17.3%는 전년 대비 주거래 백화점·대형마트의 비용 부담 수준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거래 과정에서 불공정거래·부당행위를 경험했다는 비율은 백화점(0.2%)과 대형마트(1.2%) 모두 낮게 나타났다. 대형마트 입점 중소기업 10곳 중 4곳(37.5%)은 대형마트를 통한 2024년 매출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대형마트 입점업체 29.5%는 온라인 유통 성장이 매출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응답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오프라인 유통사들이 매장 축소 및 온라인 판매 확대 등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입점업체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유통 구조 변화 속에서도 대·중소기업이 함께 대응책을 마련하고 성장할 수 있는 상생 정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르포] “영업합니다, 아직은”…‘폐점 전야’ 홈플러스 가양점 가보니

“마트가 문을 닫는다는데 뭐 별 수 있나요. 아쉽긴 해도 당장 먹고는 살아야하니까. 일단 마트 폐점일까지는 여기서 일하고 이사 가야죠." 4일 서울 가양동 홈플러스 가양점에서 만난 한 입점업체 사장은 홈플러스 폐점 이후 계획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는 연내 가양점을 포함한 5개 점포의 폐점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 가양점은 오는 27일까지만 운영한다. 그는 “이사비 명목으로 입점업체 당 일괄 200만원씩이 지원됐다"며 “이 짐을 다 옮기기엔 턱없이 부족하지만 딱히 방법이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가 찾은 홈플러스 가양점은 그야말로 '폐점 전야'였다. 마트 곳곳에 붙여진 '고별전'이라는 홍보물은 폐점이 임박한 마트의 현실을 실감케 했다. 해당 홍보물 옆에 '마트는 정상 영업 중'이라는 설명문도 붙어 있었지만, 이미 입점업체 상당수는 이곳을 떠난 듯 했다.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일부 점포들도 가게 앞에 'OO까지 영업하고 XX로 이전합니다'라는 설명문을 붙이고, 단골들에게 이사 계획을 안내하는 모습이었다. 마트 폐점을 앞두고 막바지 두 달간 행사를 열기 위해 들어왔다는 한 업체 관계자는 “폐점 전 막판 수요를 기대하고 두 달 간 자리를 임대해 매장을 열었는데, 장사가 안 되도 너무 안 된다"며 “입점업체 상당수가 일찌감치 나가면서 각종 서비스 시설 운영도 멈춘 상태라 손님이 더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입점업체 상인들의 말을 종합하면, 앞서 홈플러스 측은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하면서 입점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한 번 개최했고 이후 이사비 및 보상금 등의 논의를 개별적으로 진행했다. 매장 평형과는 상관없이 점포 한 곳 당 이사비 200만원씩이 지급됐고, 그 밖의 보상금 등은 매장 계약 형태나 점포 운영 기간에 따라 상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입점업체 사장은 “매장을 연 지 5년 미만의 점포들은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시설 투자비 등을 돌려받는데, 10년 이상 된 점포들은 받을 수 있는 지원이 없다"며 “10년 이상 된 점포들은 대부분 계약이 종료돼 나간 상태고, 5~10년 업체는 계약을 한 달 단위로 갱신했다"고 전했다. 이어 “마트 문을 닫게 될 것 같다는 통보를 받은 지 꽤 됐기 때문에 크게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이유로 점포를 비워야한다는 게 착잡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영업 중인 대부분의 입점업체는 인근 지역으로의 이사 일정을 잡은 상태로 파악됐으나, 일부 입점업체는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한 입점업체 사장은 “이사를 하긴 해야 해서 부동산에 가서 알아보긴 했는데, 임대료가 너무 비싸서 막막한 상황"이라며 “장사를 접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당장 생계가 걱정인데 정부가 이런 사람들을 위한 대책을 좀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지훈 한라대 경영학과 교수는 “홈플러스 사태는 경영진의 실책이 가장 큰 문제이고, 타협 없는 강성 노조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홈플러스 사태가 미칠 파장이 크다고 해서 정부가 무조건 지원을 해주는 것은 경영학적 관점에서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깨끗한나라, 이동열 ‘단독대표 체제’ 전환…“젊은 리더십 중심 강화”

깨끗한나라가 이동열 단독대표 체제를 구축하며 책임경영을 강화한다. 앞서 이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를 맡던 오너 3세인 최현수 대표가 이달 1일부로 회장으로 취임된 후 후속 인사다. 깨끗한나라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는 내년 창립 60주년을 앞두고 회사의 미래 비전과 인재상에 맞춰 사업은 민첩하게, 관리는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조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젊은 리더를 전진 배치해 조직의 실행력과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깨끗한나라는 지난 11월 28일 단행한 이사회 의장과 회장 인사에 이어, 이번 인사를 통해 이동열 부사장이 단독 대표로 선임돼 책임경영 체제를 공고히 하게 됐다. 이 대표는 재무·경영관리 분야에서의 전문성과 조직 재정비 역량을 인정받아 중장기 전략 수행을 이끌 핵심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총괄사업부장인 최정규 상무 체제 아래 주요 조직 리더십도 정비됐다. 생활용품(HL)사업부는 하보영 마케팅실장이 사업부장으로 선임돼 소비자 인사이트 기반의 브랜드 전략과 디지털 마케팅 역량을 확대한다. 패키징 솔루션(PS)사업부는 유지·보수·정비(MRO) 분야 전문가인 전성구 상무를 외부 영입해 패키징솔루션 기반을 강화하고 기업 간 거래(B2B) 사업 확장을 주도한다. 경영관리본부는 최성 전무가 본부장직을 맡아 사업·재무 전반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재무 안정성과 자원 운영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미래전략실은 박경환 상무가 인사기획실장을 겸직하며 전략·인사(HR)·자산관리 기능을 통합해 조직 운영의 일관성과 전략 정합성을 강화한다. 기술혁신연구소 한기영 소장은 상무로 승진해 미래 기술 기반 사업 확대에 힘을 보탠다. 청주공장은 강희진 상무가 유임해, 공정 안정성과 생산 효율화를 지속 강화할 예정이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단순한 보직 조정이 아니라, 회사의 다음 10년을 준비하기 위한 리더십 포트폴리오 재정비"라며 “젊은 리더 중심의 조직 에너지를 강화하는 전환점"이라고 전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벤처 30주년] 위기 겪으며 단단해진 韓 벤처…“시대가 벤처 부른다”

“30년 전 우리는 벤처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에 존재하지 않던 길을 열었습니다. 컴퓨터 한 대, 사무실 한 칸으로 세상을 바꾸겠다고 믿었던 사람들. 그들의 무모한 도전이 오늘의 벤처 생태계를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돈이 아니라 꿈으로 경쟁했습니다. '남들보다 싸게'가 아니라 '남들이 못하는 것'을 해보자, 그게 바로 벤처 정신입니다." 대한민국 벤처 30주년을 맞은 2일 인공지능(AI)을 통해 복원된 고(故)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은 행사에 모인 벤처기업인들에게 “혁신의 심장이 멈추지 않도록 다음 세대에게 길을 이어달라"고 당부했다. 벤처라는 단어조차 생소하게 느껴졌던 지난 1995년 12월. 13명의 기업인들은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 건물에 모여 벤처기업협회를 출범시켰다.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998년 2042개사였던 대한민국 벤처기업은 지난해 기준 3만8216개사로 불어났다. 벤처기업의 연간 고용인원은 93만5000명으로, 4대 그룹 고용 인원의 74만6000명을 크게 웃돈다. 연매출 기준으로 1조 클럽에 가입한 기업은 28개사, 5000억 클럽에 가입한 기업은 85개사, 1000억 클럽 기업은 985개사에 이른다. 대한민국 벤처는 1995년 초고속통신망 구축과 함께 태동해 위기의 순간마다 국가를 일으켜세우는 역할을 해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에서 젊은 창업가들은 컴퓨터 한 대, 아이디어 하나로 얼어붙은 대한민국을 움직이게 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도 벤처는 기술과 플랫폼으로 새 시장을 열었다. 그리고 지난 2022년 코로나 팬데믹의 시기에는 우리 벤처가 만든 진단 키트와 비대면 서비스가 국민들의 일상을 지켜냈다. 특히 우리 벤처는 기술 주권을 지키는 데 혁혁한 역할을 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한글과컴퓨터의 매각을 막아낸 것이다. 1998년 당시 마이크로소프트(MS)는 한글과컴퓨터를 인수하고자 했으나, 벤처기업협회가 이를 저지했다. 우리가 한글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인 ᄒᆞᆫ글을 지금껏 쓸 수 있는 배경이다. 지난 2019년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부문의 공급망 압박 때도 우리 기술 주권을 지켜낸 것은 벤처의 힘이었다고 할 수 있다. 기업가정신학회 창립초대회장인 서울시립대 이춘우 교수는 “대한민국 벤처는 양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거뒀지만, 질적으로도 크게 성장했다"며 “앞으로 우리 벤처는 국가사회경제문화의 생장점 역할을 하며 인류와 함께 하는 '글로벌 K-벤처'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병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1995년 벤처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시절, 젊은 창업자들이 기술과 상상으로 불확실성을 돌파하며 새로운 산업을 만들었다"며 “벤처기업은 지난 30년간 위기 속에서도 길을 만들어온 대한민국의 혁신 주체이자 경제의 핵심 성장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30년은 AI·딥테크·바이오·우주 등 미래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4대 벤처강국을 넘어 세계 최강국으로 도약해야 하는 시기"라며 “AI는 산업의 생산성과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기술로, 제3의 벤처붐은 AI 기반의 새로운 벤처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푸디스트, 아티제와 협력…“구내식당도 고급스럽게”

기업 간 거래(B2B) 식자재 전문 기업 푸디스트가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아티제(artisée)'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3일 밝혔다. 아티제는 전국 66개 매장을 보유한 유러피안 라이프스타일 카페로 깊은 풍미의 커피와 다채로운 베이커리 제품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푸디스트는 자체 보유한 프리미엄 급식 브랜드 브랜드 '고메이플레이스(GOURMETPLACE)'를 통해 식문화 트렌드를 반영한 카페·베이커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푸디스트는 아티제의 프리미엄 원두와 베이커리 기술력을 푸디스트의 급식 운영 노하우와 접목해 높은 품질의 카페·베이커리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협약에 따라 푸디스트는 제휴 기간 동안 프리미엄 원두와 베이커리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아티제' 상표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카페·베이커리 기술 협력도 강화해 품질 관리를 체계화하고, 협업을 통한 마케팅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빛나 푸디스트 브랜드관리팀장은 “고객들에게 더욱 수준 높은 카페·베이커리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아티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서비스 품질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고객들에게 만족스러운 급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총리 만난 中企 “규제 좀 합리화 해달라”

“정부의 수출바우처사업으로 해외규격인증을 받으려 했는데, 해외 인증은 까다로워 1년 이상 소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사업종료는 행정편의상 회계연도 기준인 연말에 맞춰져 있어 1년 내 인증을 못받으면 지원받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평균 소요비용은 선지급해주시고, 최종 정산은 다음 연도까지 이연해주세요." “중소소프트웨어사업자 육성을 위해 20억원 미만인 공공소프트웨어 사업은 중소기업만 참여할 수 있는데, 소프트웨어 시장이 대형화되면서 20억원 미만 사업이 급감했습니다. 시장 환경변화에 맞춰 중소기업만 참여가능한 사업범위를 60억원 미만으로 상향해 주세요." 중소기업중앙회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중소기업 규제합리화 현장대화'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낡은 규제로 인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성장 걸림돌을 해소하고 현장 중심의 규제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중앙회는 중소기업 현장에서 발굴한 규제합리화 과제 100건을 정부에 전달했다. 정부 측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해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국무조정실 규제 관련 부처 실장 등이 참석했고, 중소기업계에서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을 비롯해 업계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은 “전세계적으로 미국에서 시작된 보호무역주의가 아시아까지 확산되고 있어 한편으로는 인공지능(AI)과 첨단산업 패권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첨단산업 분야에서는 규제개혁이 많이 중요한데, 이번 정부에서 규제 개혁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 전달하는 100건의 내용을 잘 검토해서 개선해달라"고 주문했다. 김민석 총리는 “대통령께서 여러 분야의 구조 개혁을 언급하시면서 가장 첫 번째로 제시한 것이 바로 규제 개혁"이라며 “오늘 전달 받은 규제 합리화 100선을 꼼꼼히 읽어보고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대화에서는 △수출바우처사업 중 해외인증사업 선지급제도 도입 △기업 규모별 참여 가능한 공공SW사업 범위 개선 △중소기업 부설연구소 계약학과 설치 규정 완화 △자원순환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사용전지 인증 부담 완화 △골재용 폐석재 폐기물에서 제외 △하도급공사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의무화 △일반지주회사 CVC의 외부출자 및 해외투자 제한 완화 등 7건에 대한 현장건의와 소관부처의 답변이 이뤄졌으며, 93건에 대한 답변은 국무조정실에서 간담회 이후 회신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역대 정부 모두 규제개혁을 외쳤지만 안타깝게도 정권 말로 갈수록 관심에서 멀어진 게 사실"이라며 “정부가 6대 구조개혁 분야 중 규제개혁을 첫 번째로 강조한 만큼 끝까지 일관성 있게 규제개혁 추진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계획 없이 늙어가는 中企…세대 잇는 백년 기업 만들려면

#주방용 밀폐용기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은 중견기업 '락앤락'. 창업주 김준일 회장은 승계에 대한 고민 끝에 지난 2017년 결국 경영권을 사모펀드에 전량 매도했다. 상속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막대한 상속세 부담을 우려해 상속 대신 매각을 결정한 것이다. #손톱깎이 하나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였던 글로벌 강소기업 쓰리세븐도 상속 문제 탓에 결국 매각 절차를 밟았다. 2008년 창업주 김형규 회장이 별세한 후 유족들은 상속세를 납부해야했지만, 이를 위한 현금성 자산이 부족해서다. 이는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이 상속세 부담으로 인해 독립적인 경영권을 잃게 된 대표 사례다. #농우바이오는 1990년대 국내 최초로 채소 종자 수출에 성공하고 국내 종자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기업이다. 창업주인 최효근 회장이 사망하면서 상속세 약 1000억원을 납부해야했지만, 마땅한 재원이 없었던 유가족은 결국 2024년 농협 경제지주에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대부분을 매각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기업승계활성화위원회가 27일 가족기업학회와 공동으로 '세대를 잇는 도전의 힘, 기업승계 마스터플랜 전략'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김선화 한국가족기업연구소 소장은 “가족기업들이 본격적인 세대 교체 시기를 맞고 있지만, 승계 성공률은 약 30% 수준에 그친다"며 “기업승계는 경영, 가족관계, 소유 구조 등 어느 한 요소라도 준비되지 않으면 경영 공백, 갈등, 지분 분산 등 기업의 지속성에 치명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영자와 후계자 간 인식 차이 등 각종 승계 리스크를 파악하고, 데이터에 기반 한 객관적인 승계 전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기업승계활성화위원회 위원이자 승계를 앞둔 2세 기업인인 김소희 한국가업승계기업협의회 회장은 “기업승계는 기업문화·경영시스템·리더십·가족관계 등 복합적인 변화가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통합 전략 없이는 지속 가능한 승계가 보장될 수 없다"며 “성공적인 기업승계는 세금정책과 후계자 교육 외에도 승계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사전 준비와 장기적인 승계 로드맵이 필요하고, 승계 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세금재원 부담 완화를 위한 납부제도 개선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병섭 가족기업학회장은 “얼핏 보면 승계가 부모와 자식 사이의 사적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업의 존속과 일자리, 지역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문제"라며 “가족 기업 승계를 지원하는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승계를 '부의 대물림'이라는 재산 상속 프레임으로만 해석하면 사회적 반발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철학과 정신의 승계'로 인식시키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12월 中企 경기전망지수 76.5…전월대비 1.0p 하락

12월 중소기업 경기가 11월보다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7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25년 12월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12월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는 76.5으로 전월대비 1.0p 하락했다. 다만 전년동월(72.6)보다는 3.9p 올랐다. 제조업의 12월 경기전망은 전월대비 2.4p 하락한 80.6이며, 비제조업은 전월대비 0.4p 하락한 74.7로 나타났다. 건설업(71.8)은 전월대비 3.2p 상승했으며, 서비스업(75.3)은 전월대비 1.2p 하락했다. 제조업에서는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기타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10개 업종이 전월대비 상승한 반면, △산업용 기계 및 장비수리업 △1차금속 등 13개 업종은 전월대비 하락했다. 비제조업에서는 건설업이 전월대비 3.2p 상승했고, 서비스업은 전월대비 1.2p 하락했다. 서비스업에서 △교육서비스업 △부동산업 등 5개 업종이 전월대비 상승한 반면,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등 5개 업종은 전월대비 하락했다. 항목 별로는 수출과 내수판매, 자금사정, 영업이익이 모두 전월대비 하락했다. 역계열 추세인 고용은 전월대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2025년 12월의 SBHI와 최근 3년간 동월 항목별 SBHI 평균치와 비교해보면 제조업에서 수출, 원자재는 개선된 반면, 다른 항목은 이전 3년 평균치보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비제조업에서는 수출을 제외한 모든 항목이 이전 3년 평균치보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11월 중소기업 경영상 애로요인은 '매출(제품판매) 부진'(59.1%) 비중이 가장 높았고, △인건비 상승(32.5%) △업체 간 경쟁심화(28.9%) △원자재(원재료) 가격상승(28.8%)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2025년 10월 중소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0.3%로 전월대비 2.1%p 하락했으며, 전년동월대비 1.6%p 하락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