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국내 최대 AI데이터센터 만든다…“美정부 AI 수출 1호”

신세계그룹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에 뛰어든다. 단순 정보기술(IT) 투자가 아닌 미래 성장 기반이 될 AI역량을 강화해 본업인 유통과 결합시켜 커머스 대전환을 이루겠다는 속내다. 신세계그룹은 16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리플렉션 AI와 협약을 맺고 국내에 대규모 AI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고 17일 밝혔다. 양사는 연내 합작법인(JV)을 설립한 뒤 전력용량 250MW 규모의 국내 최대 '풀 스택(Full-Stack) AI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위치와 착공 일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JV 출범 후에는 사업 진행을 위해 관련 기관·지자체와 협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날 협약식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대한민국의 AI 비전 실현에 기여할 수 있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오늘 우리가 발표한 계획이 한국을 비롯해 AI가 주체적으로 발달돼야 한다고 믿는 많은 나라들에게 의미 있는 청사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번 협력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미국 정부가 추진해 온 'AI 수출 프로그램'에 따라 기술 협력을 진행한 첫 사례인 점이다. 이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직접 참석해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이 협업하는 리플렉션AI는 구글 딥마인드 출신의 미샤 라스킨과, 알파고 개발자인 이오안니스 안톤글루가 2024년 2월 설립한 AI 개발사다. 이 회사는 폐쇄형 AI 모델 중심 전략을 구사하는 오픈AI·구글 등 빅테크와 달리, 사용자가 목적에 맞게 모델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오픈 웨이트 AI 모델 개발'을 펼친다. 지난해 10월에는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3조원 가량의 투자도 유치하며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처를 확보했다. 신세계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사용자 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풀 스택 AI데이터센터와 기존 유통업 간 시너지 창출도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축적해온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대상의 맞춤형 상품 추천부터 결제, 배송도 자동 처리해주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리테일 사업 전반에 도입할 AI풀스택을 만들어 재고 효율 개선과 배송력 강화 등 '이마트 2.0'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AI는 미래의 산업과 경제, 인간의 삶 등 모든 분야를 총체적으로 변화시켜 AI 없는 미래산업은 생존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리플렉션 AI와의 데이터센터 건립 협업 프로젝트는 신세계의 미래성장 기반에 토대가 되는 것은 물론 국내산업 전반의 AI 생태계 고도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재벌승계지도] 신동빈 ‘뉴롯데’ 꿈, 지배구조 정리가 첫걸음

롯데그룹은 지난 10여년간 지배구조 투명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뉴롯데' 비전을 내걸고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들을 과감히 해소했다. 지주사 역할을 하는 롯데지주를 출범시키며 승계를 위한 중장기 밑그림도 그렸다. 아직 갈 길은 멀다. 한국과 일본 롯데 사이 '소유권 분리'가 급선무다.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지분 관계를 재정비하는 작업이 첫걸음이다. 본업 경쟁력을 회복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일은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소유와 경영을 아우르는 '신동빈 체제'가 완성된 이후에는 3세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에게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소유권에 대한 승계 고민은 지배구조가 정리된 이후 시작될 전망이다. 경영권 측면에서는 신유열 부사장이 그룹 차원의 신성장 동력을 성공적으로 발굴할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 韓日 넘나드는 롯데그룹 지배구조…형제간 분쟁 발단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지난 2015년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베일에 싸여 있었다. 신동빈 회장이 2017년 '뉴롯데' 비전을 선포하며 투명화 작업에 돌입했지만 아직 정리가 끝나지는 않은 상태다. 한국 롯데그룹의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롯데지주다. 2017년 10월 공식 출범하며 지주회사 전환 신고를 마쳤다.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등도 매각했다. 롯데지주는 현재 실질적으로 그룹의 인사, 전략, 미래 먹거리를 결정하는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지주 최대주주는 신동빈 회장(13.04%)이다(이하 11일 기준, 비상장사 지난해 기업집단현황공시 기준). 호텔롯데가 11.1%를 보유해 2대 주주로 있다. 특수관계인을 합산하면 총수 일가 지분율이 43.44%가 된다. 국민연금공단 지분(6.02%)과 자사주(27.51%)도 있다. 자사주 비중이 높은 것은 롯데지주가 출범 당시 계열사들 물량을 대부분 떠안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4개사를 각각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쪼개는 인적분할을 단행한 뒤 투자회사를 합치는 식으로 지주사를 만들었다. 해당 물량들은 상법 개정 기조와 맞물려 대부분 없어질 예정이다. 롯데지주는 전체 자사주 2885만8476주 중 5% 가량인 520여만주를 이달 31일 소각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문제는 한국 롯데그룹 지배구조에서 호텔롯데가 '옥상옥' 구조에 자리했다는 점이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 외에도 롯데면세점제주(100%), 롯데건설(43.3%), 롯데알미늄(38.23%), 롯데물산(32.83%), 롯데상사(32.57%), 롯데캐피탈(32.59%), 대홍기획(20.02%), 롯데GRS(18.77%), 롯데글로벌로지스(15.05%), 롯데자산개발(10.62%), 롯데쇼핑(8.86%), 한국후지필름(8%), 롯데웰푸드(0.01%) 등 주식을 보유 중이다. 매각을 추진 중인 롯데렌탈(38.14%)과 금융 계열사 롯데벤처스(39.97%) 등에서는 최대주주 자리를 꿰차고 있다. 호텔롯데는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을 이어주는 일종의 다리 역할도 한다. 호텔롯데 지분 대부분을 일본 롯데홀딩스 및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어서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 지분 19.07%를 들고 있다. 호텔롯데 주요 주주는 이밖에 L제1투자회사(8.60%), L제2투자회사(3.32%), L제4투자회사(15.63%), L제5투자회사(3.60%), L제6투자회사(3.97%), L제7투자회사(9.40%), L제8투자회사(5.76%), L제9투자회사(10.41%), L제10투자회사(4.44%), L제11투자회사(3.32%), L제12투자회사(4.20%) 등이 있다. 이 중 제1·7·8·9·10·11·12 회사는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의 100% 자회사다. 롯데홀딩스는 제2투자회사를 100% 거느리고, 제2투자회사는 또 제3·4·5·6투자회사 지분을 전량 들고 있다. 호텔롯데에는 광윤사(5.45%)와 패밀리(2.11%) 몫도 있다. 일본 자본이 호텔롯데 지분 99% 이상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롯데홀딩스와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는 순환출자 구조로 서로 지분을 나눠가졌다. 롯데홀딩스가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 지분을 30.98% 들었고,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는 롯데홀딩스 주식 10.65%를 보유했다. 이 위에는 광윤사라는 회사가 있다. 광윤사는 롯데홀딩스 지분 28.14%,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 주식 1.70%를 소유했다. 광윤사 주식은 총수일가 특수관계인들이 99.83%를 가졌다. 거칠게 요약하면 총수일가→광윤사→롯데홀딩스 및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호텔롯데→롯데지주→한국 내 주요 계열사 순으로 체계가 형성된 것이다. 양국을 넘나드는 복잡한 지배구조는 2015년 '형제의 난'이 일어난 발단이 됐다. 신동빈 회장이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한 상태지만, 지분 측면에서는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영향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신동주 회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광윤사의 최대주주(50.28%)다. 신동빈 회장 지분율은 37.85%다.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두 번째 부인이자 신동빈 회장의 친어머니인 시게미츠 하츠코씨도 지분 10%를 가졌다. 최근 별세한 故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의 지분 0.28%는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포함한 1남3녀에게 상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주 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각각 1.77%, 2.69% 가지고 있다. 오히려 故 신영자 의장 지분율이 3.15%에 달한다.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신동주 회장이 5.12%, 신동빈 회장이 4.61%를 보유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롯데홀딩스 지분 구도다. 롯데홀딩스 주주 구성을 보면 총수 일가 지분율이 낮은 편이다. 미도리상사(5.23%), 패밀리(4.61%), 롯데그린서비스(4.10%), KYUNG YU PTE LTD(3.21%) 등 일본 내 다른 회사들이 주식을 나눠 가졌다. 이 회사들은 롯데홀딩스의 자회사이자 주주라 또 다른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한다. KYUNG YU PTE LTD의 경우 'CHINA RISE ENTERPRISE LIMITED'가 지분 100%를 들고 있다. 이 상단에는 故 신격호 명예회장과 사실혼 관계였던 서미경씨(50%)와 그 딸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50%)이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지분들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광윤사(28.14%)를 지배한다 해도 쉽게 과반을 확보하기 힘든 상황인 것이다. 롯데홀딩스 주주 명단에는 여기에 임원지주회(5.96%)와 기타(28.81%)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종업원지주회가 들어있다. 종업원지주회는 단일 법인이 아니라 이 회사 직원들의 결사체다. 의결권 행사 시 이사장이 한 번에 표를 던지는 특징이 있다. 광윤사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 조직·단체들은 신동빈 회장을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 겸 회장으로 인정하고 있다. 경영 능력이 입증됐다는 이유에서다. ◇ 신동빈 '뉴롯데' 韓-日 고리 끊기는 선택 아닌 필수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 창립 50주년에 '뉴롯데' 비전을 선포하면서 지배구조 투명화를 전면에 내세웠던 배경이다.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는 한국과 일본 간 고리를 확실히 끊어내 정돈된 지배 체계를 완성할 경우 경영권 분쟁 발생 여지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 각 계열사 간 시너지나 영업 활동 개선 측면에서도 구조 개편을 해야 한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야심차게 롯데지주를 출범했지만 호텔롯데 위치를 재조정하는 '숙제'를 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초 롯데그룹이 추진한 방법은 호텔롯데를 상장하는 것이다. 신주를 대거 발행하는 방식으로 일본 롯데홀딩스 및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 지배력을 확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측 지분율을 과반 이하로 낮추면 한국 계열사들이 경영권 분쟁 여지가 사라진다. 롯데지주가 호텔롯데 지분을 취득해 지주사 체제를 깔끔하게 완성하는 안도 한때 시장에서 거론됐다. 이른 시일 내 상장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면세점 사업이 '미운오리 새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의 해당 사업은 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탄을 맞은 이후 좀처럼 회복국면에 접어들지 못하고 있다. 시장 환경이 변하며 이익도 예전처럼 창출하기 힘들어졌다. 호텔롯데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22년 6조4950억원, 2023년 4조7540억원, 2024년 5조691억원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22년과 2024년에는 각각 799억3858만원, 455억9123만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상장 자체가 힘들 뿐 아니라 제값을 받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는 뜻이다. 신동주 회장과의 끊임없는 갈등 역시 상장 심사 시 '질적 요건'을 감점시키는 요인이다. 롯데홀딩스와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 또한 호텔롯데의 상장 추진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롯데는 자본 흐름 면에서도 비상등을 켠 처지다. 롯데렌탈 매각 불발, 롯데건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등이 맞물린 결과다. 호텔롯데는 보유하고 있던 롯데렌탈 지분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 팔아 약 1조원의 현금을 확보하려고 했다. 공정위가 최근 이를 불허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부동산 침체 등 여파로 어려움을 겪은 롯데건설에는 2조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붓거나 지원하기로 약정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상장이 미뤄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7년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을 때 작년 4월까지 상장하지 못하면 롯데 측이 지분을 다시 사준다는 풋옵션 계약을 맺었다. 그룹 차원에서 사활을 걸고 유가증권시장 문을 두드렸지만 수요예측 부진으로 잠정 중단 상태다. 투자자들의 물량은 일단 호텔롯데가 떠안았다. 롯데지주는 주가수익스와프(PRS) 같은 복잡한 금융 기법을 동원해 급한 불을 끄고 있다. 올해 상장에 성공할 경우 그룹 뿐 아니라 호텔롯데의 자금난도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롯데그룹이 한국-일본간 지배구조 고리를 끊어내는 게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진단이 나온다. 롯데그룹은 최근 10여년간 유독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지난 2015년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다. 2017년에는 '사드 보복' 직격탄을 맞아 휘청였고, 2019년에는 '노 재팬'(No Japan) 불똥까지 맞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주력인 유통·면세 사업의 숨통을 조였다. 이후에는 석유화학 업황 부진과 재무 리스크라는 악재를 만났다. 이 중 경영권 분쟁과 노 재팬에 따른 타격은 그 궤를 같이한다.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롯데=일본기업'이라는 인식이 번지며 이미지가 훼손됐기 때문이다. 두 시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롯데그룹 계열사 전반을 아우르는 가짜뉴스들이 공통적으로 번졌다. 롯데칠성(당시 롯데주류)은 억울한 심정을 호소하며 '처음처럼은 한국 소주입니다'라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이 지배구조를 성공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이 롯데그룹 승계지도를 그리는 첫걸음이라는 평가가 재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 韓사업 정상궤도 올려야…신유열 행보에도 관심 롯데그룹 개인·법인들은 지배구조 정리 과정에서 롯데지주 지분도 소폭 팔거나 양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소소하게 엮여있는 계열사 간 출자도 손볼 가능성이 높다. 현재 롯데지주 주주에는 신동빈 회장(13.04%)과 호텔롯데(11.10%) 외에 롯데알미늄(5.06%), 롯데물산(5.00%), 롯데장학재단(3.24%), 부산롯데호텔(0.94%)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본 측에서도 롯데홀딩스(2.49%), L제2투자회사(1.48%), L제12투자회사(0.79%) 등이 엮여있다. 신유열 부사장은 0.03% 가량만 지분을 확보했다.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25.31%), 롯데쇼핑(40.00%), 롯데웰푸드(48.13%), 롯데칠성(45.00%), 롯데이노베이트(66.10%), 롯데바이오로직스(80%), 롯데글로벌로지스(46.04%), 코리아세븐(92.47%), 롯데GRS(54.44%) 등 지분을 보유 중이다. 주요 갈래는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이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46.94%)와 롯데정밀화학(43.50%) 등 화학 계열사의 최대주주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을 그룹의 핵심 축으로 세워 지배구조 복잡함을 해소하려는 시도도 한 적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구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등 공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갔지만 롯데건설에 대한 지원과 업황 부진에 이같은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롯데케미칼 주식을 가진 주주는 롯데지주 외에도 롯데물산(20.00%), 일본 롯데홀딩스(9.19%) 등이 있다. 롯데쇼핑은 롯데지주 외에도 신동빈 회장(10.00%)과 호텔롯데(8.86%) 등을 위에 두고 있다. 아래로는 롯데하이마트(65.25%)가 있다. 롯데알미늄과 롯데물산이 계열사 주식을 많이 소유했다는 사실도 포인트다. 롯데알미늄은 롯데지주(5.06%), 롯데칠성(7.64%), 롯데웰푸드(6.91%), 롯데건설(9.51%) 등 주요 회사 주식을 가지고 있다. 롯데물산은 롯데지주(5.00%)와 롯데케미칼(20.00%) 지분율이 높다. 롯데물산에는 다시 일본계 자본이 들어온다. 일본 롯데홀딩스(60.10%)와 L제3투자회사(5.25%)가 롯데물산 상단에 있다. 이밖에 호텔롯데(32.83%)와 신동빈 회장(1.82%) 지분도 있다. 롯데알미늄도 마찬가지다. 호텔롯데(38.23%)가 최대주주로 있고 L제2투자회사(34.91%)와 광윤사(22.84%)가 주요 주주다. 롯데그룹은 결국 일본 자본과 연결 고리를 끊어내는 투명화 작업을 통해 '신동빈 체제'를 굳히는 방법을 고민할 것으로 관측된다. 호텔롯데 상장이 최우선 과제지만 실현이 어려워질 경우 롯데지주와 호텔롯데의 합병 등 방법도 거론된다. 호텔롯데 주주는 사실상 일본 롯데홀딩스 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론적으로는 반대쪽인 롯데지주 주주들의 마음을 잡으면 된다는 얘기다.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는 위험부담이 큰 '도박'이다. 면세점 사업 부진 등 여파로 기업 가치가 낮게 측정된 상황에서 어설프게 합병을 추진할 경우 롯데홀딩스에서 신동빈 회장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도 있어서다. 재계가 예상하는 시나리오는 △호텔롯데를 성공적으로 상장해 일본 지분을 희석한 뒤 △호텔롯데를 투자·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다음 △주력사 지분을 보유한 투자부문을 롯데지주와 합병하는 방법이다. 그룹 양대 축인 유통과 화학 업종이 모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 몸값이 낮게 책정돼 그룹 체계 개편 작업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소유와 경영의 균형점을 완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속 또는 증여를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 '뉴롯데' 비전 실현에 짧게는 수년 많게는 10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그룹에서 경영권은 완전히 인정받았지만 소유는 불완전한 상태라는 점을 감안한 전망이다. 이런 상황이 전개될 경우 신유열 부사장은 소유보다 경영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지분을 완전히 장악하기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신동빈 회장과 마찬가지로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 등과 동행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게 현명하다는 분석이다. 신유열 부사장은 2020년을 기점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일본 롯데홀딩스에 부장으로 입사하면서다. 2022년 롯데케미칼 상무보로 한국 땅을 밟았다. 이듬해에는 전무로 초고속승진을 하며 그룹 미래성장실장 역할을 맡았다. 바이오, 헬스케어, 인공지능(AI), 에너지 등 미래 신사업 발굴과 개발을 총괄하는 게 임무다. 2024년 부사장 직함을 달았고 작년부터는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 대표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신유열 부사장이 상무보에서 부사장으로 올라서는 데 걸린 시간은 2년6개월에 불과하다. 여기에 일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 역할도 맡고 있어 '신유열 체제' 준비 작업에는 속도가 나는 중이다. 업계 이목은 바이오에 쏠린다. 신유열 부사장이 처음으로 국내 계열사 대표를 맡으며 실질적인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기 때문이다. 그룹이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 이밖에 다른 새 먹거리를 확보하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소유 측면에서 신유열 부사장은 일본 롯데그룹 쪽에서 주로 자금을 수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의 경우 롯데지주에서는 아직 미등기임원이라 보수 내역이 확인되지 않는다. 등기이사로 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기업이 아니다. 롯데지주 지분은 2024년부터 조금씩 매집하고 있다. 아직 지분율은 0.03%에 불과하다. 증권가에서는 신유열 부사장이 롯데지주 주식을 모은다는 사실은 롯데그룹이 이 회사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 요소라고 해석한다. 신동빈 회장의 '뉴롯데' 실현은 3세 지분·경영권 승계 관점에서도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젝시믹스, 日 도쿄 패션 심장부 ‘오모테산도’ 진출

국내 애슬레저 브랜드 젝시믹스가 일본 도쿄 패션 시장의 심장부까지 파고들었다. 젝시믹스는 지난 12일 도쿄 시부야에서 '럭셔리 거리'로 불리는 고급 쇼핑 지역 중 하나인 오모테산도의 복합 대형 쇼핑몰 '오모테산도 힐스'에 입점했다. 이로써 젝시믹스는 오사카, 나고야 등에 이어 도쿄 핵심 상권에서 총 5개의 일본 내 매장을 정식 보유하게 됐다. 젝시믹스의 오모테산도 진출은 그 자체만으로 현지에서의 높은 영향력을 입증한다. 젝시믹스는 올해 20주년을 맞은 오모테산도 힐스에 국내 애슬레저 브랜드로는 최초로 입성하는 성과를 냈다. 또 이번 입점으로 젝시믹스는 오모테산도 힐스에 입점한 트렌디 브랜드들을 비롯해 발렌티노, 끌로에, 매크앤로나, 마르니, 태그호이어, 쇼메, 부쉐론, 입생로랑, 프라다 등 패션·뷰티·주얼리 분야의 해외 명품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젝시믹스가 2019년 현지 법인 설립 이후부터 약 6년에 걸쳐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벌여 현지 소비자에게 안정적으로 안착해 만들어낸 결과여서 더욱 의미가 깊다. 특히 오모테산도 힐스 주변은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디올, 구찌, 셀린느 매장이 즐비한 '명품 거리'로, 현지인은 물론 전 세계 관광객의 필수 쇼핑지여서 해외에서도 외국인 소비자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 이러한 경쟁력과 주변 환경의 이점으로 젝시믹스의 오모테산도 힐스점은 오픈 당일부터 입장 대기 행렬로 장사진을 이뤘다. 16일 젝시믹스에 따르면 신규 매장은 이날 오픈 3시간 만에 매출 1000만원을 돌파했다. 오모테산도 힐스점 단독으로 선보인 '봄 한정판 블랙라벨 시그니처 360N'은 오픈 일부터 사흘간 전량 품절을 기록했다. 젝시믹스의 일본 사업은 초기에 현지 대표 온라인 쇼핑 플랫폼 라쿠텐을 통해 온라인 중심으로 추진하다가 점차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넓혀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 젝시믹스는 지난해 11월 라쿠텐에서 선정한 최상위 1% 브랜드에 수여하는 '월간 MVP'를 수상했으며, 이에 힘입어 지난해 일본 매출은 2024년보다 58% 성장한 182억원을 달성했다. 젝시믹스 관계자는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과 구매력이 높은 고객층이 공존하는 오모테산도 힐스 입점은 젝시믹스가 일본 시장 내 프리미엄 브랜드로 안착했음을 의미한다"며 “올해 도쿄와 오사카 지역에 2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수익성 다진 KT알파, 외부 인사 수혈해 ‘AI커머스’ 속도

KT알파가 외부 인사를 신임 수장으로 내정하며 'AI커머스'로의 도약을 꾀한다. 동종업계 출신이자 AI커머스에 비전을 갖춘 경쟁사 인재를 데려와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다만, 경영기조 변화 여부와 함께 현 대표가 다져놓은 수익성 기틀을 유지할지는 관건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KT알파는 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정민 전(前) SK스토아 대표이사를 새 대표로 선임하는 안을 의결한다. 박 대표 내정자는 SK스토아를 포함해 SK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약 30년간 몸담았던 인물로, 커머스·플랫폼·모바일 등 핵심 분야에서 실무 경험을 쌓아온 전문경영인으로 평가 받는다. 새 대표 내정과 함께 향후 KT알파의 경영 방향에 귀추가 주목된다. KT알파는 2021년 기존 KTH와 KT엠하우스가 합병하면서 현재 사명으로 변경한 뒤 3번의 대표 교체가 이뤄졌다. 다만, 현 박승표 대표 체제로 접어들며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조를 다져가던 터라 내부적으로 연임 실패 시 흐름이 끊길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지난 2년 간 지휘봉을 잡았던 박승표 대표는 KT가 리더십 공백으로 어수선했던 2024년 계열사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박 대표 취임 전인 2023년 96억원이었던 KT알파의 영업이익은 이듬해 246억원까지 늘었고, 지난해에는 442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빠른 수익성 개선 추이를 보였다. 실적 호조 배경으로는 본업 경쟁력 강화를 밀어부쳤던 박승표 대표의 경영 역량이 뒷받침했다. 박정민 내정자처럼 외부 출신이었던 그는 과거 CJ온스타일에서 TV커머스사업부장 등을 역임할 만큼 업계 전문가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는 '커머스&마케팅 회사'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왔다. T커머스 기반의 'KT알파 쇼핑'과 모바일 상품권 서비스인 '기프티쇼'를 핵심 기둥으로 삼는 전략이다. 방송 콘텐츠·상품 포트폴리오 강화 등 커머스 본업 경쟁력을 높이고, 동반성장 차원에서 중소기업 협력사의 마케팅까지 극대화시키는 것이 골자다. T커머스는 전체 비중의 70%가 중소기업으로 이뤄졌다. TV홈쇼핑(60%) 대비 높은 수치다. 따라서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협력사를 발굴하고, 이들의 마케팅 역량을 함께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에서는 KT알파가 새 대표 선임을 계기로 전략 차별화에 무게를 둘 것으로 전망한다. T커머스 산업이 TV시청자 감소·생방송 금지·화면 분할 규제 등 구조적 한계에 봉착한 만큼 생존 전략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로서는 AI커머스에 방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 박승표 대표 체제에서도 KT알파는 홈쇼핑 방송 화면이나 기프티쇼 판촉 서비스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힘쏟는 행보를 보였다. KT알파는 박 대표 내정자 소식을 알리면서 SK스토아 대표 시절 그의 AI·데이터 기반 사업 혁신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KT알파 관계자는 “현 체제에서 추진 중인 프로젝트들은 별다른 문제 없이 처리하고 있다"며 “이번 주총에서 선임될 예정인 박 대표 내정자는 현재 업무 보고를 받고 현황을 파악하는 단계로, 향후 중점 추진할 사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인터뷰] 뷰티 브랜드 브레이 “일본 발판삼아 해외진출 가속화”

봄이 찾아오면서 여성들의 얼굴이 알록달록 물들고 있다. 계절의 변화는 패션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얼굴에서도 나타나면서 다양한 뷰티 브랜드가 바쁘게 봄맞이를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브랜드가 바로 브레이(BRAYE)다. 2024년 론칭 후 감각적인 디자인과 제품력으로 포화 상태의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이러한 성과의 중심에는 브레이를 운영하는 이그니스의 뷰티사업본부 전략1팀 권예지 팀장이 있다. 권 팀장은 브레이의 탄생부터 함께 해오며 순조로운 성장가도를 달릴 수 있도록 전력을 쏟았다. 3년차를 맞은 올해는 해외에서 더욱 큰 성장을 일궈내기 위해 숨 돌릴 틈 없이 내달린다. 아래는 권예지 팀장과의 일문일답. ◇브레이는 어떤 지향점과 가치로 탄생했나 “단순히 '예쁜 디자인 브랜드'로 시작하지 않았다. 색조 시장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덜 활용되고 있는 공략 포인트를 찾는 게 중요했다." ◇콘셉트 '러프 뷰티'(Rough Beauty)가 결과물인가 “당시에는 '러프 뷰티'라는 표현이 익숙하지 않았다. 꾸며서 멋있어 보이는 것보다는 무심한데 멋있는 느낌, 툭 발랐는데 완성도가 높은 아름다움을 추구했다. 과한 치장으로 포장해 만들어진 게 아닌 사람 자체에서 나오는 멋과 이들의 태도와 정신을 제품에 담고 싶었다." 브레이의 의도대로 전략은 확실하게 통했다. 목걸이인 줄 알았는데 립&치크 제품인 '립 슬릭'이고, 필통이 아닌 화장품 파우치에 담긴 만년필은 '씬 틴트'였다. 액세서리로 활용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쿨'한 감성으로 감각적인 제품을 완성했다. 아기자기한 귀여움이나 유치함은 뺐다. 고급스러운 세련미로 소장만으로도 소비자의 스타일리시한 매력을 높여줬다. ◇디자인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인스턴트 소비보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멋을 표현하고 싶었다. 단순히 겉으로 드러나는 미적 감각을 넘어 소비자가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고, 어떠한 태도로 소비하느냐를 고려했다. 소비자의 일상에 오브제(소품)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들길 바랐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당당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완성하고 싶었다." ◇첫 번째 제품 기획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가장 고민했나 “홍수처럼 신제품이 쏟아지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 요소가 필요했다. 우리의 선택은 어떤 패션과도 어우러질 수 있는 '웨어러블 패션 오브제'였다. 군번줄 같은 모티브도 활용했다. 하지만 마니아적 감성이 두드러지지 않도록 조절했다.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적정선을 찾는 데 공을 들였다." ◇대표 제품으로 나노 쿠션과 씬 글로우 틴트가 인상적이다 “나노 쿠션은 제품 토출구에 퍼프가 결합된 형태여서 손에 묻지 않아 간편하게 사용 가능하다. 기성 쿠션퍼프 사이즈보다 10분의 1로 줄여 보다 세밀한 부분까지 터치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평소 가벼운 메이크업을 선호하는 소비자와 외출 시 수정 메이크업을 필수로 하는 소비자에게 활용도가 높다. 틴트는 지속력 강화에 집중했다.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립스틱이 잘 지워지지 않나. 입술 착색과 발색력을 높여 지워지는 속도를 최대한 늦췄다. 이 포인트가 일본에서 '회식 틴트'로 큰 화제를 모았고, 현재 국내에서도 폭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브레이의 '립 슬릭'은 지난해 8월부터 일본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립 슬릭 미니'로 발매되며 현지 여성들의 파우치 한 자리를 차지했다. 일본 경제 전문지 닛케이에서 발표한 '2025 젊은 세대 히트 상품 BEST 30'에서 뷰티 액세서리 트렌드 제품으로 선정돼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해외 시장 진출은 순조롭게 진행 중인가 “브레이는 론칭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일본을 포함해 해외 50개 도시에서 유통되고 있다. 글로벌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올해는 보다 많은 소비자에게 브레이를 소개하기 위해 해외 시장을 위한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브레이는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나 “색조 브랜드로서 인지도를 더욱 공고히 쌓아 아름다움의 완성도를 높여 메이크업의 즐거움을 주고, 나아가 일상에 포인트를 선사하고자 한다.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기 위해 다른 브랜드와 선의의 경쟁을 펼치지만 크게 의식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차별화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브레이는 역량 있는 동료, 같은 곳을 바라보는 구성원들이 모여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로 탄생했다. '쿨 우먼 네버 다이'(COOL WOMEN NEVER DIE)라는 슬로건처럼 여성들에게 오랫동안 사랑 받을 수 있도록 '브레이다움'을 유지하면서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나가겠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이슈N트렌드] ‘강호동 먹방’으로 흥행…‘두쫀쿠’ 가니 ‘봄동비빔밥’ 대유행

“딸아이한테 들어보니까 요즘 봄동 비빔밥이 유행이라는데 한번 사볼까 싶어서 구경하고 있었어요." 지난 14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 왕십리점에서 만난 50대 후반 여성 A씨는 매장 내 추천상품 코너에 있던 '봄동우렁비빔밥'을 들더니 “가격은 1만원대 초반이라 비빔밥치곤 비싼데 계란이나 우렁 같이 여러 재료가 들어간 것은 좋다"고 설명했다. A씨와 마찬가지로 최근 비빔밥·겉절이 등 봄동으로 만든 요리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봄철로 접어들며 핵심 제철 요리로 주목받고 있는 데다, 인기 디저트로 대박을 낸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에 이어 봄동 비빔밥이 메가 트렌드로 흥행 바톤을 이어받아서다. 통상 유행·변화에 민감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업종인 반찬가게에서도 이 같은 인기를 느낄 수 있었다. 서울 은평구 한 반찬가게에서는 “봄동 겉절이 무침 있어요"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창문에 부착하며 고객 모시기에 나선 모습을 연출했다. 온라인상에서 제철 코어 핵심 메뉴로 부상한 봄동 비빔밥은 이른바 '강호동 비빔밥'으로 불린다. 과거 방송인 강호동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봄동으로 겉절이 비빔밥 만들어 먹는 장면이 젊은 층 위주로 일종의 밈(meme)처럼 화제가 돼서다.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에서 '강호동 봄동 먹방' 관련 숏폼 영상 조회수도 15일 기준 약 535만회를 넘으며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대형마트·배달 앱 등 유통채널에서도 봄동 비빔밥 주 재료인 봄동·봄동 겉절이 수요가 크게 늘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난 5~11일까지 장보기 서비스인 배민B마트 내 봄동 판매량은 전월 동기 대비 530% 가량 늘었다. 지난 달 롯데마트의 봄동 매출도 전월 대비 약 50%, 전년 동기 대비 약 10%씩 증가했다. 시장 반응을 고려해 할인 프로모션으로 주 재료 가격을 싸게 내놓는 업체도 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봄동 매출이 각각 직전월 대비 79%,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했다. 인기에 힘입어 오는 18일까지 신세계포인트적립 시 봄동(팩, 국내산)을 20% 저렴하게 판매한다. 또, 행사카드로 전액 결제 시 10% 추가 할인도 제공 중이다. 11번가는 이달 1~10일 봄동을 비롯한 '배추' 카테고리의 판매량과 구매고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3배씩 증가했다. 고객 호응을 바탕으로 오는 22일까지 월정기 행사 마트대전의 하나로 국내산 햇 봄동(1㎏)을 혜택가인 5390원에 판매한다. 트렌드성 제품으로 내놓았다가 봄동비빔밥 인기를 확인해 판매 기간을 늘린 편의점도 있다. GS25는 이달 3일 앱 사전 예판 상품으로 '봄동겉절이비빔세트' 1000개를 한정 출시했다. 판매 시작 후 수요가 급증한 탓에 2500개까지 물량을 늘렸는데 이마저도 완판됐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소비자 관심을 고려해 지난 11일 봄동비빔밥도시락 새로 내놓았다. 해당 상품은 이달 말까지 판매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식 메뉴 트렌드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주도하고 있다"며 “두쫀쿠를 시작으로 봄동비빔밥, 버터떡, 촉촉한 황치즈칩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나 그만큼 유행 주기가 짧아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야간 택배 체험’ 약속한 로저스 쿠팡 대표, 간밤 사전 연습

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대표가 수도권 소재 물류 현장에서 야간 택배 체험 전 사전 연습에 나섰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날 로저스 대표는 경기 성남 소재 쿠팡 캠프에 방문해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이날 로저스 대표는 물류 차량에 직접 상품을 담고, 배송 직원들과 함께 성남 일대 새벽배달 물량을 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저스 대표가 물류 현장에 방문했다는 사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현장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용자가 관련 사진을 게재하면서 외부에 밝혀졌다. 쿠팡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배송현장을 점검하고 현장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로저스 대표 새벽배송 점검은 조만간 실시할 국회의원과의 새벽배송 체험 전 예행연습 성격이라고 업계는 풀이한다. 로저스 대표는 고객정보 유출 사태 발생 후 지난해 말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택배 야간 근무 어려움을 알기 위해 물류 센터에서 같이 일해보자"는 엄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안에 동의한 바 있다. 쿠팡 관계자는 “(로저스 대표의 새벽배송 체험) 날짜는 19일로 예정돼있지만, 장소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알럭스’ 띄우는 쿠팡…팝업행사 뒤늦게 홍보나선 속사정은?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조심스럽게 '럭셔리 뷰티' 띄우기에 나섰다. 한시적으로 오프라인 행사를 전개하며 주력 품목인 공산품보다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았던 신사업에 대한 눈치보기식 홍보에 나선 모습이다. 12일 쿠팡에 따르면, 오는 4월 26일까지 서울 성수동에서 자체 럭셔리 뷰티·패션 버티컬(특화) 서비스 '알럭스'의 팝업 매장 '살롱 드 알럭스'를 운영 중이다. 체험형 콘텐츠를 제공해 나스·맥 등 플랫폼 내 입점된 고급 뷰티 브랜드의 고객 접점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럭셔리 뷰티 경험을 강조한 공간답게 여러 체험형 요소로 채워넣은 점이 특징이다. 도슨트가 직접 유명 뷰티 브랜드에 대해 설명해주는 '브랜드 갤러리'부터 위스키를 마시며 남성 화장품을 발라볼 수 있는 '맨즈 케이브'도 있다. 지난해 쿠팡플레이가 기획, 방영한 뷰티 서바이벌 프로그램 '저스트 메이크업' 출연진들이 직접 연사로 참여하는 특별 뷰티 클래스도 마련했다. 쿠팡은 이미 지난 1월부터 해당 팝업을 운영해왔지만 한참이 지난 이달 11일 언론에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지난해 말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거센 비판에 직면했던 만큼 당장에 홍보 활동을 실시하기 부적절하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1월 말 팝업을 개장한 것은 소프트 론칭(특정 제품·서비스를 제한된 이용자에게 선공개하는 것) 차원"이라며 “해당 팝업과 관련해 이미 입점 브랜드사 및 안내 직원분들과 계약 관계가 얽혀있던 터라 이를 지켜야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팝업 정식 운영과 함께 주목할만한 점은 쿠팡이 처음으로 럭셔리 뷰티 관련 오프라인 행사를 열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쿠팡은 연 3회씩 팝업 매장 형태로 '메가뷰티쇼'를 실시해 왔다. 취급 상품이 일반 뷰티였던 점이 한계였으나, 이번에 고급 뷰티 상품까지 시야를 넓힌 것이다. 메가뷰티쇼와 마찬가지로 살롱 드 알럭스도 쿠팡트래블 앱을 통해 티켓(100원)을 구매해야 이용할 수 있으며, 현장 대기도 가능하다. 럭셔리 뷰티 중심의 '로켓 럭셔리'를 전신으로 하는 알럭스는 2024년 10월 지금의 서비스명으로 이름을 바꾸고, 별도 앱으로 떨어져 나왔다. 기존 쿠팡몰은 생필품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장점이지만, 럭셔리 상품을 구매하는 경험을 떨어뜨린다는 이유에서다. 멋드러진 쇼핑을 하고 싶다는 소비자 의견이 이를 뒷받침했다. 지난해 6월부터는 파페치 등 타 플랫폼과 연동해 사업 시너지도 창출하고 있다. 파페치는 한국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가 2024년 2월 인수한 명품 패션 플랫폼이다. 파페치에서 판매하는 명품 패션을 알럭스에서도 구매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상품 노출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일각에서는 알럭스 인지도가 저조해 시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쿠팡은 여전히 성장사업의 한 축으로 해당 서비스 강화에 공들이고 있다. 이번 살롱 드 알럭스 팝업 매장도 이 같은 맥락에서 기획된 것으로 업계는 풀이한다. 알럭스 관계자는 “살롱 드 알럭스를 통해 브랜드와 고객이 직접 만나 다양한 뷰티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브랜드 협업을 통해 다양한 럭셔리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일본 향수 ‘시로’, 韓 공략 본격화…논픽션·탬버린즈 추격

일본 뷰티 브랜드 시로(SHIRO)가 국내 향수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시로는 지난해 4월 서울 성수점과 12월 잠실점에 이어 이달 17일 서울 롯데백화점 명동본점에 세 번째 매장을 오픈한다. 한국 진출 1년 만에 가파른 성장세로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자연주의 뷰티'를 표방하는 시로는 한국 진출 이전부터 국내 MZ세대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과 자연의 향을 담아 화려함보다 담백한 향수의 영역을 선도하며 일본 여행 시 구매해야 하는 뷰티 아이템 중 하나로 꼽혔다. 매장 입지로 성수와 잠실, 명동을 선택한 것도 국내는 물론 글로벌 MZ세대의 트렌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쇼핑지라는 점을 반영했다. 현재 시로의 브랜드 전개 방향은 국내 대표적인 중소 규모의 니치 향수 브랜드 탬버린즈와 논픽션 등이 추구하는 가치와 동일한 노선으로 분석된다. 국내 향수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떠오른 셈이다. 2017년과 2019년 각각 론칭한 탬버린즈와 논픽션은 유명 해외 뷰티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고가의 향수보다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의 가성비를 비롯해 강하고 진한 향보다 누구나 선호할 만한 부드러운 향으로 소비자 공략에 성공했다. 탬버린즈와 논픽션의 양강구도에서 시로는 일본 브랜드지만 한국적인 색깔을 강조해 경쟁력을 강화한다. 명동본점 매장은 한국의 전통 문화인 보자기의 조각보에서 영감을 받아 집기를 구성했다. 자투리 천을 이어 하나의 천으로 완성하는 조각보를 현대의 패치워크 디자인과 접목해 매장 내부 인테리어로 활용했다. 또 시로는 명동본점 매장 오픈을 앞두고 스즈란(은방울꽃), 사봉(비누 향), 화이트 릴리(백합) 등 브랜드를 대표하는 6가지 향을 혼합해 새로운 향을 개발했다. 이 향은 명동본점 한정으로 '레이어링 프래그런스'(5종)으로 출시한다. 구매 고객에게는 선택한 향을 상징하는 컬러 스티커를 용기에 직접 부착해 자신만의 오리지널 용기를 완성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시로 관계자는 “앞으로도 시로만의 향을 개발해 고객들이 자신만의 향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할 수 있도록 나아가겠다"며 “이러한 메시지를 담은 세 번째 매장 명동본점은 그동안 브랜드가 축적해 온 비주얼 패브릭을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공간으로 탄생했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벤슨’ 아이스크림, 팝업 정규 매장화…‘적과의 동침’

한화갤러리아의 자회사 베러스쿱크리머리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이 타사 점포에 정식 입점하는 '적과의 동침'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팝업 매장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핵심 상권 쇼핑몰에 정규 매장을 신설해 고객 접점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12일 벤슨에 따르면, 오는 4월 2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벤슨 정식 매장을 출점한다. 지난해 여름 해당 몰 내 포장 전용 팝업(스쿱샵)을 운영했던 당시 고객 호응에 힘입어 이 같은 정규 매장화 결정을 내렸다. 이번 정규 매장화는 앞서 경기 스타필드 수원 팝업을 정규 매장화한 이후 두 번째 사례다. 해당 매장은 롯데월드몰 2층에 들어설 예정으로, 기존에 선보였던 스쿱샵 대비 내부 공간을 82.5㎡(25평) 규모로 넓혔다. 베러스쿱크리머리 관계자는 “국내외 관광객과 MZ세대 방문이 활발한 복합 쇼핑몰 상권인 만큼 다양한 고객들이 벤슨 아이스크림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 밖에 벤슨은 서울 대치∙신림점 개장도 예고돼 있다. 복합 쇼핑몰과 대형 유통 상권 이외에도 수도권 낸 주거 상권과 학원가 등 다양한 입지로 매장 네트워크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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