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우의 카워드] 친환경 뉴트렌드 EREV 무엇이길래… 국내외 완성차 ‘개발 경쟁’

전기차의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친환경차 EREV(주행거리 연장형 자동차)에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 KG모빌리티 등 국내 업계뿐만 아니라 중국, 미국, 유럽 등의 여러 기업들이 EREV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2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제네시스 전기차 신형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특히, 이 플랫폼에선 EREV까지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REV(Extended-Range Electric Vehicle)는 전기 모터와 배터리를 기반으로 주행하지만, 배터리가 부족할 때 내연기관 엔진이 발전기 역할을 하여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술을 적용한 차량이다. 즉 엔진은 바퀴를 직접 돌리지 않고 오로지 전기를 생산하는 데만 쓰이며, 차량의 구동은 항상 전기 모터가 담당한다. 이런 구조 덕분에 EREV는 '발전기를 단 전기차'로 불리기도 한다. 이런 구조 덕분에 EREV는 순수 전기차(BEV)의 정숙성과 즉각적인 가속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한 번 충전과 주유로 1000km 이상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다. 전기차(BEV), 하이브리드차(HEV/PHEV), 그리고 최근 주목받고 있는 EREV는 모두 친환경차로 분류되지만 구동 방식과 에너지 관리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우선 전기차는 오직 배터리와 전기 모터만으로 주행한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반드시 외부 충전이 필요하며,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일반적으로 400~600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하이브리드차(HEV/PHEV)는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 모터가 모두 '바퀴를 구동'할 수 있다. 특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배터리를 외부에서 충전할 수 있고, 배터리 소진 시에는 엔진이 직접 차량을 움직인다. 이로 인해 연료와 전기를 모두 사용할 수 있어 주행거리가 600~1000km에 달한다. 반면 'EREV'는 항상 전기 모터로만 주행한다는 점에서 BEV와 유사하지만 배터리가 부족할 때 내연기관 엔진이 발전기 역할을 해 배터리를 충전한다. 즉, 엔진은 바퀴를 직접 돌리지 않고 오로지 전기 생산에만 사용된다. 이 덕분에 EREV는 중~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면서도, 한 번 충전과 주유로 900~1300km에 달하는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다. EREV의 가장 큰 강점은 '주행거리 극대화'다. 전기차, 하이브리드차와는 비교가 안되는 10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했기 때문에 충전 빈도가 전기차 대비 훨씬 적다. 이는 '충전 스트레스 해소'와도 이어진다. 특히 EREV는 배터리가 부족할 때 주유만으로도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엔진이 전기모터를 충전하는 용도로 사용되기 때문에 엔진에 기름을 넣는 것만으로도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것이다. 가격 경쟁력 역시 주목할 만하다. EREV는 대용량 배터리가 필요하지 않아 전기차 대비 원가 부담이 낮고, 하이브리드보다 더 큰 배터리로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 이로써 친환경차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장점을 가졌기에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시장의 선두주자는 역시 중국이다. 중국의 리오토(Li Auto)는 2024년 한 해에만 50만대에 가까운 차량을 판매하며, EREV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리오토의 L7, L9 등 대표 모델은 1000km가 넘는 주행거리를 자랑하며, 올해에는 중국 내 EREV 판매가 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 역시 EV, PHEV, EREV를 모두 '신에너지차'로 분류해 정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과거 GM의 쉐보레 볼트, BMW i3 Rex 등 EREV 모델이 출시됐고, 최근에는 미국 픽업트럭 브랜드 Ram의 1500 Ramcharger, 폭스바겐의 Scout Motors 등 SUV·트럭 중심의 신형 EREV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폭스바겐 산하 스카우트는 800km 이상 주행 가능한 EREV SUV와 픽업트럭을 2026년 출시할 예정이며, 사전예약의 70% 이상이 EREV 버전에 집중되는 등 시장의 높은 관심을 입증하고 있다. 미국 GMC 역시 EV 픽업에 '익스텐디드 레인지' 옵션을 추가해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이 2026년 말부터 북미·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EREV 양산에 돌입해 2027년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GV70, 싼타페 등 중형 SUV부터 EREV를 적용하고, 이후 픽업트럭 등 다양한 차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들 모델은 기존 전기차 대비 배터리 용량을 약 30% 줄이고, 소형 고효율 엔진과 AI 기반 배터리 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가격 경쟁력과 효율을 높일 예정이다. 연간 11만대(북미 8만, 중국 3만) 판매 목표를 세웠으며, 2030년까지 EREV를 포함한 전동화 라인업을 21개 모델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최근엔 KG모빌리티(KGM)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EREV 기술 개발을 본격화하며, 국내 시장 경쟁에 합류했다. KGM은 지난 17일 중장기 비전 발표회 'KGM FORWARD'에서 EV, HEV 뿐만 아니라 EREV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권용일 기술연구소장은 “최대 출력 듀얼코어, 최대 용량 하이브리드 배터리, 최고 효율의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 등으로 EV 주행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이 기술을 EREV, PHEV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은 EREV 시장이 2031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해 518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신흥국과 장거리 운행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수요가 집중될 전망이다. 그러나 시장 확대와 함께 뚜렷한 한계와 과제도 드러나고 있다. 우선 정책적 측면에서 각국의 친환경차 분류 기준이 다르다. 이는 곧 '보조금 지급 여부'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실제로 유럽연합(EU)에서는 EREV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로 분류돼 보조금 혜택이 제한되는 반면, 중국은 '신에너지차'로 인정해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발전기 시스템 추가로 차량 무게가 10~15% 늘어나 에너지 효율이 저하될 수 있고, 배터리와 엔진의 최적 온도 관리 등 복잡한 열관리 기술이 요구된다. 또 전기와 내연기관 시스템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정비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도 과제다. 이에 업계는 해결책 찾기에 열중하고 있다. 현대차는 발전기 가동 시간을 크게 줄이는 AI 관리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며, 폭스바겐 등은 합성연료 적용 실험을 확대하고 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경기도, 평택에 올해 5번째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개소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경기도는 26일 평택모곡 수소충전소가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도에 따르면 올해 안산본오 수소충전소, 고양대화 수소충전소, 성남사송 수소충전소, 안산수소교통복합기지 수소충전소에 이어 5번째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개소로 평택시 모곡동에 위치한 이 수소충전소는 총 4기의 충전기를 갖춰 하루에 수소버스 240대를 충전할 수 있다. 도는 올해 말까지 수원·용인·화성·평택에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5개소, 화성·안성·용인·성남에 승용차용 수소충전소 4개소를 추가로 구축해 내년까지 수소충전소 60개소를 확충할 계획으로 수소전기차 이용자 편의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확충으로 수소버스 보급도 탄력을 받고 있다. 2021년 수소버스 1대 보급을 시작으로 2022년 10대, 2023년 20대, 지난해 151대를 보급했으며 올해는 지난 4년간 총 보급대수 182대보다 약 157% 증가한 285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정한규 도 첨단모빌리티산업과장은 “수소충전소 확충은 수소전기차 보급 가속화의 핵심 요소"라며 “수소 충전 인프라 확대를 통해 수소 모빌리티 대중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소전기차 이용자는 한국석유관리원이 운영하는 수소유통정보시스템하잉을 통해 전국 수소충전소의 위치, 가격, 운영시간, 대기 차량 수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출발지와 도착지를 기준으로 경로상 충전소 검색도 가능하다. 한편 도는 전국 최초로 독서활동에 대한 보상으로 지역화폐를 보상하는 '천권으로 독서포인트제'를 내달 1일부터 진행한다. 독서활동에 대한 마일리지, 기념품 같은 인센티브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를 지역화폐로 보상하는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도에 따르면 '천권으로 독서포인트제'는 14세 이상 경기도민 4만 명을 대상으로 연간 최대 6만원(2025년 하반기 최대 3만원)의 포인트를 지급한다.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사유력'과 '질문하는 힘'을 독서를 통해 기르자는 취지로 기획됐으며 독서활동을 지역경제와 연결해 '도민의 독서 → 포인트 적립 → 지역서점 이용'이라는 독서문화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조성하고 도민의 독서 습관화와 지역서점 상생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계획이다. 포인트는 도서 구매, 도서관 대출, 독서일지 작성, 리뷰 등록, 천권클럽(독서동아리 활동) 등 다양한 독서활동을 통해 적립할 수 있다. 활동별 인증(영수증, 사진, 일지 입력 등) 확인을 거쳐 포인트가 자동 적립되며 누적된 포인트는 매월 25일 지역화폐로 전환되고 전환된 지역화폐는 도내 지역서점에서 도서 구매에 사용할 수 있다. 포인트 적립 기간은 내달 1일부터 오는 11월 24일까지며 지급된 지역화폐는 12월 7일까지 사용해야 하고 기간 내 사용되지 않은 포인트는 자동 소멸된다. 기본 적립 외에도 '가입 축하 포인트', '추천인 보너스', '21일 출석체크 챌린지 포인트' 등 다양한 추가 보상이 준비돼 있다. 강현석 경기도 미래평생교육국장은 “천권으로 독서포인트제를 통해 매일 10분씩에서 매월 1권씩, 평생 천 권의 독서에 닿길 기대한다"며 “경기도민이 책과 함께 걷는 평생 독서의 길, '천권으로(路)'에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는지난 2월 25일 김동연 지사의 천권독서 비전선포를 시작으로 '천권으로(路) 평생독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천권으로 독서포인트제' 시행과 더불어 독서캠프, 북버스킹, 명사 강연, 독서동아리(천권클럽) 지원, 어린이 천권읽기 사업 등 촘촘한 독서 시책을 시행함으로써 생활 속 독서 문화 확산과 독서생태계 조성에 앞장설 계획이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배터리업계, 리튬 역마진은 ‘전기차 전화위복 기회’

친환경차 배터리의 필수 원료인 '리튬'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전기차 업계에 상반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계약 당시보다 떨어진 값으로 인한 '역마진'에 대한 부정적 전망과, 리튬 값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인한 전기차 보급 확대 효과에 대한 기대가 동시 제기된다. 이에 업계는 공급망 다변화, 신규 소재 개발 등으로 불확실성에 대비하며 미래차 시장 경쟁 선점을 노리고 있다. 23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탄산리튬 가격은 ㎏당 58.50위안으로 2021년 1월 이후 약 4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11월 사상 최고치였던 581.50위안에 비해 약 90% 급락한 수치다. 리튬 가격은 지난해 8월부터 심리적 저지선이던 70위안대를 유지하다가, 지난 5월 28일 60위안 아래로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러한 급락의 배경에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와 신규 광산 가동에 따른 공급 과잉이 있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전 세계 리튬 수요가 30% 증가한 반면, 공급은 35% 넘게 늘어나 초과 공급 상태가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중국 CATL의 나트륨 이온 배터리 상용화 등 리튬 대체 기술이 부상하면서 리튬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리튬 가격이 급락하자 배터리 소재 업체들은 고가에 매입한 재고로 생산한 제품을 저가에 판매해야 하는 '역마진'에 직면했다. 역마진이란, 기업이 제품을 만들 때 투입한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제품을 팔게 돼 오히려 손실이 발생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배터리 기업들은 계약 당시 광물 가격에 연동해 고객사와 납품 계약을 맺는다. 이 때문에 리튬 가격이 고점일 때 원재료를 매입해 제품을 생산하고, 납품 시점에 리튬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 고가로 만든 제품을 저가에 팔 수 밖에 없어 손실이 발생한다. 이런 구조적 시차 때문에 리튬 가격 하락이 곧바로 배터리 업체의 역마진으로 이어지고, 실적 악화와 재고 평가손 등 단기적 충격을 불러오고 있다. 특히 국내외 주요 소재사들은 재고 평가손과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으며, 배터리 제조사 역시 시장 가격 하락에 맞춰 판매가 인하 압력을 받고 있다.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유 재고 수준에 따라 예상치 못한 평가손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연간 실적에 대한 기대치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행히 리툼 가격 폭락이 부정적 현상만 몰고 오진 않을 전망이다. 현재로선 역마진으로 인해 손해가 발생하겠지만, 리튬 가격의 안정화는 결국 전기차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CATL은 배터리셀 가격을 Wh당 0.4위안(㎾h당 약 75달러)까지 낮췄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전기차 가격 인하 압력이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배터리팩 가격이 ㎾h당 99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을 뿐만 아니라, 2026년까지 배터리 가격이 2023년 대비 50% 하락한 ㎾h당 80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더 장기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이는 리튬 가격 하락이 전기차 대중화의 촉진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리튬 가격이 너무 많이 떨어진 것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론 배터리 제조 비용을 낮추고 전기차 가격 인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이러한 소재 가격 변동에 따른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여러가지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현대차, 中전기차 ‘저가 공세 자충수’ 노린다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심각한 과잉생산과 극단적인 가격 경쟁에 빠지면서 휘청이고 있다. 위기를 느낀 중국 정부가 기업들을 모아 “과도한 할인 행위를 자제하라"고 권고를 내릴 정도다. BYD 등 중국 업체들의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 등 국내 완성차 업계는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 내연기관 등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 중국 전기차의 공백을 메울 방침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시장은 생산량이 판매량을 2배 넘게 웃도는 상황에 이르렀다. 올해 중국 친환경차(전기-하이브리드차) 예상 판매량은 1600만~1700만대인데 생산량 예상치는 약 3600만대다. 이미 중국 전기차 공장의 가동률은 50%까지 떨어졌고 BYD 등 1, 2위 업체를 제외하면 전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은 전기차 후발 주자임에도 파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시장을 장악해왔다.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를 주축으로 급속도로 보급을 확대했다. 특히 중국 시내에서는 내연기관차를 거의 보기 힘들 정도로 전기차 보급 속도가 빨랐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BYD는 2년 연속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 전략은 오래가지 못했다. 초반에 급증했던 전기차 수요만 믿고 과도하게 생산량을 늘렸지만, 수요가 정체되면서 재고가 부메랑이 돼 출혈로 돌아오고 있다. 이에 중국 업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며 내수 시장 잡기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제살 깎기'에 그치고 있다. BYD는 일부 모델을 34%까지 할인 판매했고 체리자동차는 자사 모델 전기차를 최대 47% 저렴하게 팔았다. 자동차 업계 평균 이익률이 10%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생산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을 받고 자동차를 판매한 셈이다. 과잉생산과 치열한 경쟁의 여파로 이미 체력이 약한 전기차 스타트업들은 문을 닫고 있다. 지난해에만 16개 신에너지차 브랜드가 시장에서 퇴출됐고,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슬라의 대항마로 불렸던 지웨자동차는 2023년 11월부터 생산과 매장 운영을 중단했다. 그나마 BYD는 높은 판매량으로 버티고 있지만 위기에서 자유롭지 않다. 최근 BYD가 협력사에 지급하지 않은 어음이 40조 원을 넘는다는 보도가 잇따르며, 대금 결제 기일을 맞추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BYD는 협력업체에 대한 대금 결제 기한을 60일 이내로 단축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곧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중국 정부는 주요 전기차 업체 경영진을 베이징으로 소환해 과도한 할인 경쟁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BYD가 저가 공세를 지속하면 시장 점유율은 늘릴 수 있지만, 수익성은 떨어진다"며 “만약 시장 점유율이 더 이상 늘지 않고, 재고가 계속 쌓이면 자금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과잉 생산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한국 등 수출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미국 시장은 국가 간 무역 전쟁으로 사실상 닫혔고, 가장 가까운 일본과 한국도 여전히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부정적 인식이 존재해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에서 과도한 할인에 대한 제재를 걸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더 이상의 극단적인 저가 공세는 어려워 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과잉 생산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미국 시장은 사실상 닫혔고, 일본·한국 등도 진입 장벽이 높아 탈출구가 마땅치 않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BYD의 할인 공세가 해외로 확산되면, 한국과 유럽 등에서도 시장 점유율이 오를 수 있지만 미국·유럽은 관세 장벽이 있어 가격 인하 효과가 제한적이고, 일부 소비자들은 여전히 중국차를 꺼리고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대봤다. 급변하는 전기차 시장서 현대차그룹은 또 다른 기회를 노리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탄탄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통해 전기차 시장의 침체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급증하며, 현대차의 친환경차 판매는 2025년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38.4%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될 경우,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차의 경쟁력이 오히려 현대차그룹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격 경쟁력이 무너진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면, 기능과 품질에서 우위를 가진 현대차그룹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호근 교수는 “전기차 시장의 전동화 전환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내연기관을 병행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며 “BYD처럼 전기차에만 집중한 기업은 경영난에 처할 수 있지만 현대차그룹은 전동화가 늦어질수록 오히려 유리한 입장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KG모빌리티, 수출·친환경차 앞세워 ‘실적 반등’ 시동

KG모빌리티(KGM)가 경영 정상화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했다. KGM은 유럽 수출 강화와 하이브리드, EREV 등 친환경차 적극 확대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브랜드로 거듭날 방침이다. 17일 KGM은 경기 평택시 본사에서 곽재선 회장, 황기영 대표이사, 노동조합 노철 위원장을 비롯한 임직원과 기자, 애널리스트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KGM FORWARD'를 열었다. 행사는 KGM이 지난해 8월 신규 슬로건 'Enjoy with Confidence'와 브랜드 전략 '실용적 창의성'을 공개한 데 이어, 중장기 성장 전략과 미래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곽재선 회장은 “2년 10개월간 회사의 아픔과 어려움을 진단했고, 이제는 치료를 시작할 때"라며 “구성원·고객·이해관계자 모두가 만족하는 경영을 실천하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KGM은 지난해 적자 탈피에 이어 올해는 본격 성장모드에 돌입한다. KGM은 쌍용차 시절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적자를 매년 기록해왔다. 그러다 2022년 KG그룹 편입 이후 토레스의 흥행으로 간신히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황기영 KGM 대표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적자를 기록했으나, 2022년 KG그룹 편입 이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며 “2023년 영업이익 123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완성차 12만7000대, 매출 30% 성장, 영업이익 1729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KGM은 수출 비중도 6:4에서 7:3으로 확대하며,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KGM은 올해 해외시장 개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선다. 토레스 EVX와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튀르키에, 이집트, 이스라엘 등 주요 핵심시장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두바이, 리비아, 시리아, UAE, 필리핀, 에콰도르 등 신흥시장도 개척해 총 73개국의 수출 네트워크를 구축할 방침이다. 더불어 페루, 인도네시아, 알제리, 베트남 등에서는 현지 파트너사와 협업해 맞춤형 차량 공급 및 KD 산업, 국민차 프로젝트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중국 기업과의 협력이 돋보인다. KGM은 지난해 체리자동차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및 플랫폼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중·대형 SUV 개발과 첨단 기술 협력도 본격화했다. 이전엔 전기차 글로벌 1위 BYD와 협력해 하이브리드 기술을 만들기도 했다. 수출과 더불어 KGM이 강조한 것은 '친환경차'다. 비단 하이브리드, 전기차뿐만 아니라 '충전하지 않는 전기차'인 EREV까지의 확장을 강조했다. KGM은 충전의 번거로움 없이도 전기차 수준의 성능과 효율을 구현한 충전하지 않는 전기차를 콘셉트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KGM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국내 최초 1-P3 구조의 듀얼모터 변속기(eDHT) 183kWh급 대용량 배터리 A15가지 최신 연비 기술이 적용된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으로 구성돼 도심에 최적화된 고효율 주행 성능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eDHT(eficiency-Dual motor Hybrid Transmission)는 EV, 직/병렬 HEV, 엔진 구동 모드 등 9가지의 운전 모드를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는 고효율 구동 시스템으로, 정숙하고 부드러운 도심 주행 및 즉각적인 토크 반응, 우수한 연비 실현이 가능하다. 권용일 기술연구소장은 “최대 출력 듀얼코어, 최대 용량 하이브리드 배터리, 최고 효율의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 등으로 EV 주행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이 기술을 EREV, PHEV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KGM은 신차 계획도 공유했다. 우선 올해 하반기에는 '액티언 하이브리드' 출시를 예고했다.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동급 최고 수준의 도심 연비(15.8km/ℓ, 20인치 타이어 기준)와 3,700만 원대의 합리적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또 중국 체리사와의 첫 공동 프로젝트인 'SE10' 출시도 언급했다. SE10은 2023년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선보인 콘셉트카 'F100'에 'T2X 플랫폼'을 적용해 내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진행중이다. 또도 무쏘 브랜드를 중심으로 파워트레인 별 풀 라인업을 완성하여 픽업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다목적 차량(MPV)' 등 신규 세그먼트에 진입함으로써 시장 니즈에 적극 대응한다. KGM은 신차 7종을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시장 트렌드와 고객 기대에 부합하는 라인업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곽정현 사업전략 부문장은 “올해 하반기 액티언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내년 1분기 무쏘 스포츠/칸 2.0 터보 가솔린 모델, 하이브리드 MPV 모델 등 다양한 신차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LG엔솔 원통형 배터리, 中 텃세 뚫고 대규모 수출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배터리기업 최초로 중국 완성차업체에 원통형 배터리를 대량 수출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5대 자동차 제조사 체리기차와 6년간 총 8기가와트시(GWh) 규모의 46시리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8GWh는 전기차 약 12만대에 장착할 수 있는 규모다. 업계는 계약금액이 최소 1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한다.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는 신규 폼팩터로 각광받고 있는 제품으로, 이번 계약에 따라 내년 초부터 체리기차에 공급을 시작해 체리기차의 주력 모델에 탑재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46시리즈 배터리는 기존 원통형 배터리와 비교해 에너지 용량과 출력이 최소 5배 이상 높고, 생산 효율성이 뛰어나 전기차 주행거리와 성능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빠른 충·방전 속도와 우수한 열관리 성능을 갖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체리기차 공급계약은 LFP(리튬인산철) 대비 저온 환경에서 출력과 충전 효율이 우수하고, 높은 에너지 용량을 바탕으로 주행거리 면에서 강점을 가진 LG에너지솔루션만의 독자적인 NCM(삼원계) 46시리즈 솔루션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아울러, 지난해 리비안 등 여러 완성차 업체에 이어 자국산 배터리 선호도가 높은 중국 완성차 업체까지 고객으로 확보함으로써 LG에너지솔루션의 신규 폼팩터인 46시리즈 배터리의 독보적인 기술 리더십과 글로벌 공급 역량을 한번 더 확인했다. 두 회사는 향후 체리기차의 다른 전기차 모델로 배터리 공급 협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추가 프로젝트 논의도 진행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 CEO 김동명 사장은 “독보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대체 불가능한 차별화된 고객가치만이 전기차 시장의 캐즘을 극복하고, 다가올 슈퍼사이클을 지배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라며 “신규 폼팩터인 46시리즈 수주를 전세계 시장으로 더욱 확대해 압도적인 시장 우위를 선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이찬우의 카워드] 배터리 신흥강자 ‘LMR’…美 GM이 주목한 이유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니켈·코발트 의존도를 낮추고 망간 비중을 높인 LMR(Lithium Manganese Rich, 리튬망간리치) 배터리가 글로벌 완성차업체 GM과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차세대 전략으로 부상하면서 기존 LFP(리튬인산철)·NCM(니켈코발트망간) 체제를 넘어설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완성차 기업 GM은 삼성SDI와의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하며 LMR 배터리 생산을 적극 검토 중이다. 앤디 오우리 GM 배터리 및 지속가능 기획 수석 엔지니어는 최근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과 최신 배터리 기술을 활용한 각형 LMR 배터리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GM은 이미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해 오는 2027년 시범 양산에 이어 2028년부터 합작사 얼티엄셀즈에서 대형 전기트럭·SUV에 LMR 배터리를 본격 적용할 계획이다. LMR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조합이다. 양극재 내 니켈 함량을 30% 미만으로 낮추고 망간 비율을 60~65%까지 대폭 높인 것이 핵심이다. 망간은 가격이 저렴하고 매장량이 풍부해 원가 안정성과 공급망 리스크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따라서, LMR 배터리는 △원가 안정성 확보 △LFP 대비 30% 이상 높은 에너지 밀도 △기존 NCM 생산라인과 호환성 유지라는 3중 경쟁력을 갖췄다.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는 낮은 원가와 열안정성으로 저가형 전기차에 적합하지만 구조상 부족한 에너지 밀도의 한계로 대형차 적용이 어려웠다. 또, NCM(니켈코발트망간)은 고에너지밀도로 프리미엄 전기차에 사용되지만 고가의 니켈·코발트 의존도와 재활용 복잡성이 걸림돌이었다. LMR은 두 기술의 단점을 보완해 LFP 대비 40% 낮은 kWh당 원가, NCM 대비 20% 높은 재활용 효율을 구현하며 중간시장을 공략한다. 국내 배터리·소재 기업들도 LMR 배터리 상용화와 기술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기술력과 공급망 경쟁력, 제품 포트폴리오의 다변화 등으로 글로벌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퓨처엠은 LMR 양극재 내 망간을 안정화하는 구조 설계를 통해 망간 용출 문제 등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고 기존 NCM(니켈·코발트·망간) 생산라인을 활용해 대규모 신규 투자 없이 양산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연내 LMR 양극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LMR 상업화 일정에 맞춰 대형 수주를 추진 중이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LMR 양극재 개발에 이어 향후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과 함께 에너지용량을 한층 높인 차세대 LMR 양극재 개발을 통해 LMR 제품 포트폴리오를 엔트리·스탠더드에서 프리미엄·대형 EV 시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시장 변화와 고객 요구에 따라 전구체, 구형흑연 등 공급망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미국에서 오는 2027년 말 LMR 각형 배터리셀 시범생산에 이어 2028년 상업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생산되는 LMR 배터리는 쉐보레 실버라도 전기트럭, 에스컬레이드 IQ 등 대형 전기차에 탑재한다. 그러나, 상용화를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기술적 과제와 한계가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LMR 양극재는 충·방전 과정에서 층상구조가 불안정해지며 전압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전압 감소' 현상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배터리 수명이 500사이클 이내로 단축될 수 있어 장기 신뢰성 확보가 관건이다. GM 등 주요 기업들은 도펀트와 코팅 등 다양한 보완 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나 대량생산 과정에서의 재현성과 일관성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또한, 충전과 방전 시 전압 차이가 커지는 '전압 이력' 문제도 지적된다. 이 현상은 에너지 효율 저하로 이어져, 실제 주행거리와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망간 함량이 높아지면서 열폭주 위험성이나 구조적 불안정성도 NCM 대비 높아질 수 있다는 점 역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공정 측면에서도 LMR 양극재는 900°C 이상의 고온 소성 등 제조 과정이 복잡해, 기존 NCM 대비 에너지 소비가 더 크고, 전구체 합성 등에서 새로운 기술 개발이 요구된다. 여기에 망간이 전해액으로 용출되는 현상, 재활용 과정에서의 망간 분리 효율 저하 등도 실질적 상용화의 걸림돌로 꼽힌다. 특히, 아직까지 극저온 환경이나 급속충전 등 실차 조건에서의 장기 신뢰성 검증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GM·포스코퓨처엠 등 국내외 기업들은 올해까지 전압 감소 문제를 대폭 개선하고, 에너지 밀도와 내구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MR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이 같은 기술적 난제와 공정상의 장벽을 극복하는 것이 필수다. 한편, 배터리업계는 LMR이 단순히 LFP 배터리를 대체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LMR은 LFP와 비교해 에너지 밀도가 30% 이상 높아 '더 긴 주행거리'와 '더 적은 배터리 무게'로 대형 전기차와 SUV, 상용차 등 중·대형 차량 시장에 적합하다. 반면에 LFP는 가격이 저렴하고 열 안정성이 뛰어나 소형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서 여전히 강점을 가진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배터리 시장 세분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LMR이 LFP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전기차 다양화에 따라 가격대와 성능에 맞춰 다양하게 선택될 것으로 보고있다"며 “LFP 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中서 울고 유럽·美서 웃는 폭스바겐…현대차가 주목하는 까닭은?

폭스바겐 전기차가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과 달리 유럽과 미국에서 그룹의 신속한 신차 투입과 현지화 전략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하면서 자동차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같은 폭스바겐의 최근 움직임은 중국시장에서 비슷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글로벌에서 중국 전기차 메이커와 테슬라 등 선두업체를 뒤쫓고 있는 현대자동차에게 벤치마킹 본보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완성차업계는 폭스바겐의 반등 사례가 현대차에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고 평가한다. 특히, 폭스바겐의 공격적인 신차 출시 전략과 가격 경쟁력 확보는 현대차가 눈여겨 봐야 한다고 업계는 강조한다. 다만, 폭스바겐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전략을 현대차도 똑같이 안고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SNE리서치 조사자료에 따르면, 폭스바겐의 지난 1~4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42.7% 증가한 40만 3000대를 기록했다. 이는 BYD, 지리, 테슬라에 이은 4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SNE리서치는 “폭스바겐그룹의 주력 전기차 모델인 ID.3, ID.4, ID.7, Q4 e-Tron 등 MEB 플랫폼 탑재 차량들의 판매 호조가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폭스바겐의 주요 판매시장은 본거지인 유럽이었다. 지난 1분기 폭스바겐은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을 전년동기 대비 113% 늘리며 시장점유율 26%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ID.4, ID.3, ID.5, ID.7 등 다양한 세그먼트의 전기차를 신속하게 출시한 점이 그룹의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다. 특히, 본사가 있는 독일에서 판매된 전기차 중 절반 가까이가 폭스바겐 차량일 정도로 독보적인 위상을 과시했다. ID.4, ID.7, Q4 e-트론 등 MEB 플랫폼 기반 신모델의 인기가 독일에서 폭발적 인기를 누렸고, ID.7 투어러, 아우디 Q6 e-트론 등 신차 출시 효과도 높았다. 유럽뿐 아니라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에서도 폭스바겐은 호조를 이어갔다. 지난 1분기 미국 시장서 전년 대비 51% 증가한 1만9900대를 팔아치웠다. 주로 ID.4와 ID. Buzz 등의 전기차가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사실 폭스바겐은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유럽과 미국에서 입지가 크게 위축된 상태였다. 유럽에서 배터리 전기차 판매량이 7만4400대에 그치면서 유럽시장 점유율 약 13~14%로 테슬라 등 경쟁사에 1위 자리를 내주며 2~3위권으로 밀리는 수모를 겪었다. 미국 시장에서도 1만3200대 판매, 점유율 약 4% 내외에 그치며 현지 브랜드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런 폭스바겐이 올해 들어 판매량 호조에 따른 반등을 거둔 요인으로는 신차 출시 효과와 함께 현지 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 강화가 손꼽힌다. 폭스바겐은 독일 엠덴, 볼프스부르크 등 유럽 내 주요 공장을 전기차 전용으로 전환하고, 미국 채터누가 공장에서도 현지 생산을 확대해 공급 안정성과 원가 경쟁력을 높였다. 덕분에 그룹은 ID.2all 등 보급형 모델을 2만5000유로 이하의 합리적 가격대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마르코 슈베르트 폭스바겐그룹 세일즈 마케팅 총괄은 “1분기에 세계적으로 순수 전기차 인도량을 크게 증가시켰다"며 “특히 유럽에서는 인도량을 두 배로 늘려 이 부문에서 선도적 위치를 크게 확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폭스바겐도 중국시장에서 행보는 여전히 아쉽다. 중국 시장에서 현지 브랜드의 약진과 치열한 가격 경쟁에 밀려 폭스바겐의 전기차 판매가 37% 감소한 것이다. 전체 판매 역시 지난해 10% 감소에 이어 올해도 추가 점유율 하락이 예상된다. 폭스바겐은 현지화 전략, 신모델 출시, 합작사 협력 강화 등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단기간 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폭스바겐처럼 현대차그룹도 국내외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4월 글로벌 시장서 약 19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1% 상승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률(34.4%)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북미 시장에서는 스텔란티스, 포드, GM 등 경쟁사를 일부 구간에서 앞지르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현대차는 올해를 기점으로 공격적인 신차 출시전략을 펼치고 있다.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을 비롯해 EV4, PV5 등 다양한 전기차 신모델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고, 소형부터 대형까지 전기 SUV 라인업을 촘촘히 구축하고 있다. 가격 인상도 최소화하면서 상품성과 편의·안전 사양을 대폭 강화한 2025년형 아이오닉5, 코나 일렉트릭 등도 출시했다. 또한,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메타플랜트 건설, AI·IoT 기술 통합, 현지 맞춤형 모델 개발 등으로 시장별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까지 배터리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 연간 글로벌 판매 67만대, 2030년까지는 전동화 모델 비중 3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 역시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때 7%를 넘던 시장점유율은 최근 1%대로 떨어졌고, 판매량도 급감했다. 최근 중국 전용 전기차 일렉시오(ELEXIO) 출시, 현지 배터리업체와의 협력, 대규모 투자 등으로 재도전에 나서고 있지만, 현지 브랜드와의 경쟁 심화, 소비자 트렌드 변화 등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폭스바겐그룹의 유럽·미국 현지화 전략, 플랫폼 다변화, 신차 투입 속도,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장이 글로벌 반등의 핵심임을 주목하며 현대차도 이 같은 전략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평가한다. 우선 시장별 맞춤형 현지화 전략과 신차 투입 속도가 주목된다. 폭스바겐은 유럽과 미국 등 핵심 시장에서 현지 소비자 취향과 시장 환경에 맞춘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신속하게 출시하며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했다. 현대차 역시 각 지역의 트렌드와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현지화 전략과 신차 출시 속도를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플랫폼 다변화와 전동화 생태계에 대한 투자도 중요한 포인트다. 폭스바겐은 MEB, PPE 등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바탕으로 다양한 세그먼트와 가격대의 전기차를 선보이고, 소프트웨어·배터리·충전 인프라 등 전동화 생태계 전반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역시 전용 플랫폼 확대와 충전 인프라, 배터리 내재화 등 생태계 전반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의존도 분산과 신흥시장 공략은 반면교사로 꼽힌다. 폭스바겐의 위기는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았던 구조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미 중국 비중을 낮추고 미국, 유럽, 인도, 동남아 등 신흥시장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앞으로도 시장 다변화와 현지 맞춤형 모델 확대가 중요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는 만큼, 현대차그룹도 해외 EV 사업 경쟁력을 더욱 높여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SK일렉링크, 신임 대표이사에 류영준 前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

전기차 충전 전문 기업 SK일렉링크는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29일 밝혔다. 류 내정자는 삼성SDS, 카카오, 카카오페이 등 주요 기업에서 경력을 쌓으며, 국내 디지털 혁신의 중심에서 활약해온 대표적인 테크 기반 경영인이다. 특히 카카오페이 대표 재임 당시에는 국내 최초의 간편결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의 성장을 주도하며 사용자 중심 설계와 데이터 기반 서비스 기획, 금융-기술 융합 등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핀테크 산업의 지형을 바꿔 놓았다는 평가도 받는다. SK일렉링크는 최근 앵커에퀴티파트너스를 최대주주로 맞이한다는 소식을 전했으며 EV 충전 인프라 확충뿐 아니라 SaaS 기반 EV 충전 플랫폼 고도화, 기술 R&D 투자, 데이터 중심 서비스 혁신 등을 통해 국내 EV 업계의 대표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을 추진 중이다. 이번 인사는 기술·플랫폼 역량을 겸비한 류 내정자가 이러한 변화와 도약을 이끌 적임자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SK일렉링크는 전기차 충전 업계 최초로 전자금융업(선불업·PG업) 등록을 완료하며 충전 크레딧과 로밍 서비스 등 금융과 플랫폼의 융합 기반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류 내정자의 영입은 이러한 기술 기반 서비스 체계의 고도화에 더욱 탄력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SK일렉링크 관계자는 “류 내정자는 기술, 고객 경험, 플랫폼 전략 전반에 대한 이해와 실행력을 갖춘 리더"라며 “SK일렉링크가 EV 충전 플랫폼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LFP에 뒤쳐진 K-배터리, 게임체인저 ‘LMR’로 판도 바꾼다

중국의 저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공세가 더욱 거세지는 가운데 한국 기업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냈다. 포스코퓨처엠과 LG에너지솔루션이 개발 중인 LMR(리튬망간리치) 양극재가 그 주인공이다. LMR은 가격 경쟁력, 에너지 밀도, 친환경성까지 모두 잡으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판도를 바꿀 새로운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2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LFP 배터리는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40%를 차지하며, 2023년(32%) 대비 큰 폭으로 성장했다. 글로벌 LFP 배터리 셀 시장 점유율은 60%에 달하고, 2025년에는 63%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는 LFP 점유율이 71%에 이르렀고, 내년에는 74%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LFP의 약진은 한국 배터리 업계의 경쟁력에 직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경우 LFP가 아닌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집중 투자했기 때문에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들은 매출 감소와 투자 조정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 때 'LMR'이란 한줄기 빛이 등장했다. LMR 배터리는 중국 배터리사들이 주력으로 생산중인 LFP 배터리와 가격경쟁이 가능하면서도 성능은 더 우위에 있어 차세대 배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가격이 비싼 코발트, 니켈을 대폭 줄이고 저렴한 망간 사용을 늘려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더불어 리튬회수율이 높아 LFP 배터리 대비 리사이클링 경제성에서도 우위를 가질 수 있다. LFP는 철과 인산염 기반으로 리튬 함량이 낮아 재활용 수익성이 적고, 대부분 폐기되는 구조다. 또 LFP 배터리와 비교해 33% 높은 에너지밀도 구현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동일 무게와 부피의 배터리로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크게 늘릴 수 있다. 시장 전망도 좋다. 최근 GM,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사들이 LMR 배터리 도입 계획을 공식화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GM과 협력해 LMR 각형 배터리셀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2027년 말 시범 생산, 2028년부터 미국 내 제조시설에서 상업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GM은 LMR 배터리를 2028년부터 전기 트럭 '쉐보레 실버라도'와 대형 전기 SUV '에스컬레이드 IQ' 등에 우선 적용할 예정이다. 이 배터리는 1회 충전 시 644km 이상의 주행거리를 목표로 하며 대형·고용량 전기차 시장에서 원가 절감과 성능 개선을 동시에 노린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2023년부터 글로벌 완성차 및 배터리 기업과 공동으로 LMR 상용화 기술을 개발해왔으며, 지난해 파일럿 생산에 성공했다. 올해 안에 양산 기술을 확보하고 대규모 수주에 나설 계획이다. 기존 NCM 양극재 생산라인을 활용해 대규모 신규 투자 없이도 빠르게 양산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단점도 있다. LMR은 반복 충·방전 시 구조적 불안정과 망간 용출 등으로 수명 저하 문제가 남아 있어 제조 공정의 복잡성, 대량생산 시 품질 균일성 확보 등도 과제로 꼽힌다. 중국 LFP의 초저가 대량생산 체계와 기술 발전 속도 역시 LMR이 극복해야 할 장벽이다. 최근에는 코팅·도핑 등 기술개발로 LMR의 수명 단점이 상당 부분 개선되고 있지만, 대량 양산 단계에서의 완전한 검증은 아직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LMR이 LFP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가격 경쟁력과 성능을 모두 갖춘 만큼, 엔트리·스탠다드 전기차 시장을 빠르게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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