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로보틱스, 산업부 공인 ‘로봇 AI 기술 맛집’ 선정

한화로보틱스가 로봇 분야의 인공지능(AI) 비전 기술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한화로보틱스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이 주관하는 'AI 팩토리 전문기업'에 선정됐다고 28일 밝혔다. AI 팩토리 전문기업 인증 사업은 AI 자율제조 기술을 개발·공급하는 기업을 발굴 육성하는 제도다. AI 기술의 전문성과 공급 실적, 성장 전략 등이 전문 기업으로 선정의 기준이다. 한화로보틱스는 '장비·로봇 기업' 부문에서 AI 팩토리 전문 기업으로 선정됐다. 선정 기업은 정부 사업 신청 시 우대 가점을 받는다. 해당 자격은 오는 2027년 8월 10일까지 2년간 유지된다. 이번에 인증을 획득한 기술은 '로봇 AI 비전(Robot AI Vision)' 솔루션이다. 협동 로봇에 적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로봇이 주변 환경을 인식해 지능적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동차·반도체·조선 등 주요 산업 공급 실적과 딥러닝 기반 영상 인식 특허 성과 등이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한화로보틱스의 AI 기술력이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만큼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해 국내 제조업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AI 비전 기반의 안전 솔루션·주요 산업별 최적화 솔루션·물리적 환경과 상호 작용이 가능한 피지컬 AI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한화로보틱스 관계자는 “이번 AI 팩토리 전문 기업 선정으로 로봇 AI 비전 분야에서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협동 로봇·이동 로봇·AI 비전 기술 등을 아우르는 솔루션으로 국내 제조업의 AI 전환을 선도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포스코, 스테인리스 정밀재 사업 자회사 ‘포스코SP’ 신설

포스코가 스테인리스 정밀재 사업 자회사 '포스코SP'를 신설했다. 그룹 차원에서 에너지·상사 부문을 담당하던 포스코인터내셔널 산하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의 스테인리스 부문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구조가 재편된 것이다. 27일 본지 취재 결과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과 포스코SP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개최하고 스테인레스강(STS) 영업 양수안을 가결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SP는 종합상사 계열사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자회사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과 스테인레스 사업부에 대해 영업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5일 신설된 포스코SP는 경기도 안산시에 본사를 두고 있고, 대표이사는 황성주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 STS사업실장이다. 이곳은 그룹 내 스테인리스 정밀재 사업 회사로 기능하게 되며, 2026년 하반기부터 200여명의 임직원을 두게 된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공시 등 제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포스코가 스테인리스 정밀재 가공 부문을 수직 계열화한 것을 두고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특히 글로벌 철강·소재 시장에서 스테인리스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포스코인터내셔널 산하의 스테인리스 부문을 영업 양수해 경쟁력 있는 전문 자회사를 육성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앞서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19일 특허청 정보 검색 서비스 '키프리스'에 '포스코SP'라는 상표를 출원한 바 있고, 지정 상품으로는 △스테인리스강 △스테인리스제 관 △일반금속·합금 △창문 섀시용 금속제 고정구 등을 등록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두산밥캣 “배터리 팩도 레고 블록처럼 조립하는 시대 연다”

두산밥캣이 차세대 배터리 팩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소를 공식 출범하고 전동화 건설 장비용 표준화 배터리 팩 개발 가속화에 나선다. 두산밥캣은 경기도 안양시 인덕원동 LDC 비즈 타워 내 전동화 건설 장비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팩 기술 검증 및 개발을 위한 연구소 '이포스 랩(eFORCE LAB)'을 열었다고 27일 밝혔다. 해당 연구소는 △전동화(electrification) △에너지(energy) △친환경(eco-friendly)의 두문자에 힘을 뜻하는 'Force'를 결합한 이름으로, '전동화 장비를 위한 최첨단의 친환경 에너지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라'는 의미를 담았다. 26일 진행된 출범식 행사에는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과 박형원 두산밥캣코리아 사장을 포함한 글로벌 주요 임원이 참석해 글로벌 배터리 팩 연구·개발(R&D) 거점으로서의 비전을 선포했다. 지난 2023년부터 배터리 팩 사업 진출의 기반을 닦아 온 두산밥캣은 지난해 하반기 자체 개발한 리튬인산철(LFP) 타입의 배터리 팩을 두산밥캣의 지게차에 탑재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100대 이상 출하하며 안정적으로 사업의 초석을 다졌다. 새롭게 출범한 이포스 랩의 첫 공식 연구 과제는 레고처럼 블록 형태로 조립 가능한 차세대 건설 장비용 표준화 배터리 팩 'BSUP(Bobcat Standard Unit Pack)' 개발이다. BSUP은 장비 별로 필요한 배터리 용량에 맞게 블록을 쌓아 용량을 확장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배터리 솔루션이다. 지게차를 시작으로 로더와 굴착기 등 두산밥캣 제품에 확대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스캇 박 부회장은 “건설 장비의 전동화는 반드시 다가올 미래"라고 강조하며 “이포스 랩을 글로벌 배터리 팩 R&D 거점으로 삼아 험난한 작업 환경에 노출된 건설 장비에 최적화한 솔루션을 개발해 업계의 표준을 정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밥캣은 제품 품질 향상과 수급 안정화를 위한 수직 계열화 전략을 펼쳐 왔다. 지난해 10월 두산모트롤을 인수해 디젤 장비의 핵심 추진체인 '유압 부품'을 내재화했고, 배터리 팩 자체 개발로 전통적인 내연 기관 뿐만 아니라 전동화 장비까지 대비한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포스코그룹 3사, 수소환원철·에너지 앞세워 지속 가능한 미래상 제시

포스코그룹은 '2025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 참가해 그룹의 탈탄소 비전과 탄소 감축 기술 역량을 선보인다고 27일 밝혔다. 이날부터 사흘 간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최되는 기후산업국제박람회는 정부 주요 부처가 공동 주최하는 국제 행사로, 올해는 지난 25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에너지 슈퍼 위크(Energy Super Week)'와 연계해 인공 지능(AI) 시대가 가져올 미래 에너지 혁신 기술을 소개한다. 올해로 참가 5회째를 맞이하는 포스코그룹에서는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3사가 통합 전시관을 운영한다. 포스코그룹 전시관은 △탈탄소 비전 △수소환원제철 △브릿지 기술 △인텔리전트 팩토리 △에너지전환 등 5개 존(zone)으로 구성되는데, 전시관 가장 중앙에 위치한 탈탄소 비전 존에서 수소환원제철 기술부터 탄소 감축 브릿지 기술, 에너지 전환에 이르는 포스코그룹의 탈탄소 전략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수소환원제철 존에서는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기술 '하이렉스(HyREX)'를 소개한다.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올해 6월 정부의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포스코그룹은 2030년까지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기술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브릿지 기술 존에서는 저탄소 연원료 활용·전기로 도입·CCUS(탄소포집·저장·활용) 실증 기술을, 인텔리전트 팩토리 존에서는 AI 기반의 스마트 고로, 지능형 로봇 활용 기술 등을 다채롭게 공개한다. 특히 인텔리전트 팩토리 존에서는 작업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 설비 점검을 하는 '4족 보행 로봇'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룹의 에너지·소재 사업 역량을 종합 소개하는 에너지 전환 존도 주목할 만하다. 수소혼소발전소로 단계적 전환을 추진 중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인천 LNG 복합 발전소를 비롯해 포스코가 개발·공급하는 에너지 저장 장치(ESS)용 고내식 합금 도금 강판 포스맥(PosMAC), LNG·액화 수소 탱크용 고망간강 등 다양한 에너지 강재의 상세 내용을 전시한다. 한편 포스코그룹은 탈탄소 전환을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기회로 인식하고 기술 개발·설비 투자·에너지 조달 등 전 과정에서 체계적인 탈탄소 전략 이행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공고히 다져 나갈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고려아연, 탈중국·경제안보 전략광물 ‘게르마늄’ 국내생산 가속화

고려아연이 중국발 수출 규제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대응해 국내 유일의 게르마늄 생산 라인을 본격 구축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울산 온산 제련소에 국내 유일의 게르마늄 생산 공장 신설을 공식화했다. 약 1400억 원이 투입되는 게르마늄 공장 신설사업은 내년 상반기 착공, 2027년 하반기 시운전, 2028년 상반기 상업가동을 목표로 고순도 이산화게르마늄(게르마늄 메탈 약 10톤 연산)을 생산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고려아연의 투자로 한국은 방산·우주·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전략광물 자립은 물론, 미국 록히드 마틴과 장기공급계약을 통해 한·미 경제 안보 파트너십 강화라는 성과까지 거두게 됐다. 온산 게르마늄 신공장은 국내 최초로 독립 공급망 구축이라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핵심 광물의 국내 생산과 수입 다변화, 비축 확대 등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게르마늄은 △F-35 스텔스기 △야간 투시경 △열화상 카메라 △특수 반도체 소자 △우주 태양 전지판에 이르기까지 방위산업의 핵심 첨단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록히드 마틴은 F-35과 패트리엇, 이지스 등 첨단무기 체계의 전략광물 수요가 높은 만큼 안정적 공급망의 확보를 적극 환영하고 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25일 세계 1위 방산기업 미국 록히드 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와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계약을 통해 중국·북한·이란·러시아 외 지역에서 조달한 원료로 생산되는 고순도 게르마늄을 록히드 마틴에 장기 공급하게 되며, 한·미 경제동맹의 민간 차원 첫 성공 사례로 남게 됐다. 아울러 국내 전략광물 공급망의 허브이자 '탈중국' 글로벌 대체공급원으로서 고려아연의 역할도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게르마늄은 최근 중국이 전략 광물 수출규제 1호 품목으로 지정하면서 글로벌 첨단산업 및 방위·반도체·우주 분야의 핵심 소재로 떠올랐다. 2023년 8월 중국 정부는 게르마늄과 갈륨의 수출허가제를 도입한데 이어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등 주요국으로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중국 정부의 조치는 각국의 자원 무기화 흐름을 가속화해 한국과 미국 등 주요 산업국의 공급망 불안을 심화시켰다. 2021년 기준 글로벌 정제 게르마늄 생산량의 68%가 중국산일 정도로, 특정국가 의존도가 높은 전략광물 생산구조는 세계적으로 심각한 과제로 지목돼 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전략광물 76개 중 30개는 특정국에서 50% 이상 생산돼 산업 기반의 구조적 위험이 상존하는 실정이다. 중국의 수출 통제 이후 게르마늄 시장가격은 폭등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순도 99.999%급 게르마늄의 1kg당 가격이 2020년 8월 4950위안(약 96만원)에서 올해 8월 9568위안(약 185만원)으로 2배 가까이 뛰었다. 고려아연은 게르마늄 생산과 함께 안티모니·인듐·비스무트 등 전략광물 생산으로 대미 수출도 확대해 공급망 허브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안티모니의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29.9% 늘어나 올해 대미 수출 100톤, 내년에 240톤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대한민국 핵심 산업 유지를 위한 전략광물 투자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실현에 최우선 가치를 두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파블로항공, 40년 방산기업 볼크 합병…‘드론 대량생산’ 구축

무인이동체 자율군집제어 전문기업 파블로항공이 방위산업용 소재·부품 가공기업 볼크(VOLK)와 합병하며 국내 유일의 드론 대량생산 체계를 갖췄다. 스타트업 기업이 업력 40년의 방산기업을 흡수하는 파격적 사례로 평가되며, 글로벌 무인기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파블로항공은 지난 22일 인천 송도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볼크 합병안을 의결했고, 채권자보호 절차를 거쳐 오는 9월 27일 합병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1983년 설립된 볼크는 육·해·공군이 사용하는 제어·구동 장비와 캐비닛 등 핵심 방산 부품을 직접 개발·양산하는 정밀가공기업이다. '턴키(Turn-Key) 공급' 체계를 기반으로 국내 주요 방산 대기업과 협력해 왔으며, 지난해 매출액 326억원을 달성한데 이어 올해 400억 원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합병을 통해 파블로항공은 밀스펙(Mil-spec) 인증 제조 인프라를 확보, 올해 초 출시한 '파블로M(PabloM) 시리즈' 군집 자폭드론 S10s를 비롯해 중·대형 자폭 드론과 정찰·다목적 드론, 인스펙션 전용 드론까지 대량 양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영준 파블로항공 대표는 “스타트업이 40년 업력의 방산 정밀 가공 기업을 합병한 것은 국내에서 유례없는 사례"라며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결합해 글로벌 무인기·무인로봇 산업의 새로운 판도를 열어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파블로항공은 국내 최초의 '군집 조율' 기술 4단계 진입으로 지난 6월 육군 초청 시연에서 '살보 스트라이크(Salvo Strike)' 방식의 군집 자폭 드론 운용을 성공시킨 바 있다. 또한, 지난달 열린 공군 주최 '항공무기체계 기술 발전 컨퍼런스 2025'에서 성과를 발표하며 기술력을 공식 인정받았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획]“안전은 비용 아닌 투자”…선진국 산재정책 본받아야

한국의 산업현장에서는 여전히 매년 수만건의 사고가 발생한다. 건설현장의 추락, 조선소 협착, 제조업 화재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일상이 됐다. 그러나, 영국을 포함한 나라밖 선진국들은 달랐다. 영국은 산재 사망률이 한국의 1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같은 극적인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된 건지, 한국 제도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집중 조명해 본다. 영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산업재해 사망률을 자랑한다. 그 중심에는 독립감독기구인 보건안전청(HSE, Health and Safety Executive)가 있다. HSE는 정부의 영향이나 기업 이해관계로부터 완전히 독립해, 법 집행과 사고 조사 권한을 갖는다. 기업이 안전 규정을 위반하면 막대한 벌금은 물론 최고경영자 개인에게도 형사 책임을 묻는다. 영국의 가장 강력한 전략은 '리스크 기반 관리'다. 모든 사업장은 법적으로 위험 평가(Risk Assessment)를 반드시 작성하고 이를 근로자와 공유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사업장 운영 자체가 정지될 수 있다. 특히 고위험 업종에서는 근로자가 'Safety Passport(안전 자격증)'을 꼭 취득해야만 현장에 투입된다. 이 같은 엄격한 예방 체계 덕분에 영국의 산재 사망률은 10만명당 0.3명에 불과해 한국의 4~5명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낮다. 안전은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 경쟁력 자체임을 보여주는 선례다. 독일 역시 '위험성 평가'를 법제화해 기업이 모든 공정에서 안전 점검과 근로자와의 정보를 공유하게 한다. 사고가 나면 산재보험료 인상과 배상 책임 등 경제적 불이익이 즉각 기업에 전가된다. '직업재해보험공단(BG)'이 핵심 역할을 맡아 사고 발생률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부과, 사고 예방이 곧 “비용 절감" 임을 기업이 체감하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안전 설비와 교육에 적극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었다. 스웨덴은 근로자 참여를 통한 안전문화가 정착된 국가다. 모든 작업은 사전에 작업 안전 분석(Job Safety Analysis)을 마쳐야 하고, 절차 미이행 시 설비 가동을 원천 차단한다. 경영진이 현장 점검과 근로자와의 소통을 일상화하며 최고경영자부터 안전모를 착용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이런 자세가 OECD 최저 수준 산재율을 뒷받침한다. 미국은 1970년 설립된 산업안전보건청(OSHA)을 중심으로 산재 사망률을 절반가량 줄였다. 불시 현장 점검과 막대한 제재가 있지만, 동시에 자율 참여형 인센티브 프로그램(VPP)을 통해 우수기업에는 규제 완화를 제공한다. 또 국가 차원에서 산업재해 데이터를 수집·공개해 기업 안전성과가 사회적 평가를 받도록 한다. 규제와 인센티브, 데이터 공개의 병행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일본은 1970년대부터 '제로재해 운동'을 펼쳐왔다. 기업 내 안전보건위원회의 상시 점검과 지속 개선을 경영계획에 반영한다. 최근에는 AI, 로봇 등 첨단기술로 사람을 위험 현장으로부터 멀리하는 전략에 집중한다. 예를 들어 건설업에서 드론이 고소 작업을 대체하고, 제조업에서 협동 로봇이 중량물 운반을 맡아 근로자 안전을 보호한다. 이처럼 해외 선진국들의 사례는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럼에도 한국은 여전히 '법규 강화-현장 반발-사후 제재'라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안전관리제도는 존재하지만 기업문화와 사회적 인식은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안전 투자가 비용으로만 여겨지는 현실에서 예방 중심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는 어렵다. 해외 선진국의 사례가 보여주듯 한국이 산재율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처벌 강화에 머무르지 않고, 제도·문화·인식·투자가 함께 움직이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산업재해는 결코 불가피한 숙명이 아니다. 안전을 '비용'이 아닌 '투자'이자 '경쟁력'으로 인식하는 순간, 한국도 세계 최저 수준의 산재율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현장] “산업 재해 멈춰”…한국쓰리엠 기술연구소, ‘안전일터 종합 솔루션’ 제시

“한국에선 하루에 50명이 작업장에서 추락합니다. 단순 사고가 아니라 매일 목숨이 걸린 문제입니다." 18일 경기도 화성시 소재 한국쓰리엠(3M) 기술연구소에서 만난 이경호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 산업 안전의 암울한 현실을 이같이 직격했다. 이날 한국쓰리엠 기술연구소 옥외 주차장에선 100㎏ 무게의 모형추를 3~4m 상공에서 추락시키는 모습을 시연했다. 모형추가 낙하하면서 철제 구조물에 연결된 충격 흡수 장치가 없는 죔줄은 강한 충격으로 크게 흔들렸고, 1t이 넘는 힘이 걸렸다. 반면에 바로 옆에 전시돼 있던 한국쓰리엠의 개인용 안전 블록을 이용한 시연에선 모형추의 낙하 순간 즉시 죔줄이 체결돼 추락물의 충격량을 크게 줄이는 효과를 연출했다. 100㎏ 무게추의 낙하 시연은 짧은 순간의 계측 수치를 보여주는 단순한 장비 비교가 아니었다. 그것은 '낮은 높이도 안전하지 않다'는 산업 현장의 뼈아픈 현실이었고, 국내 산업 재해 사망자 중 3분의 1이 추락 사고에 기인한다는 통계에서 보듯 안전 장비의 유무에 따라 인명·상해 안전의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이 수석연구원은 “국내 추락 사고의 절반 이상이 지상 5m 이하에서 발생하는데, 여전히 '2~3m의 비교적 낮은 고소(高所) 작업은 괜찮다'는 안전 불감증이 팽배해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한국쓰리엠이 준비한 이번 '산업 안전 솔루션 테크 브리핑'은 산업안전사업팀(PSD)의 최신 보호구와 안전 체험을 종합적으로 선보인 자리였다. 현장에는 추락 방지 장치 외에도 청력 보호구(이어 플러그)와 호흡 보호구 등 건설·제조 현장 전반에 쓰이는 장비들이 전시됐다. 한국쓰리엠 관계자들은 직접 실험 체험을 권유하며 제품의 보호 성능은 착용법 하나로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부터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 일부 개정돼 '청력 보존 프로그램' 시행 대상 작업장 기준은 기존 8시간 90데시벨(dB)에서 85db로 강화됐다. 이에 따라 더 많은 사업장들이 소음성 난청 예방관리 대상에 포함된다는 설명을 들었다. 한국쓰리엠은 밀착도 검사 시스템을 통해 청력 보존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지원한다고 했고, 기자는 청력 보호구(이어 플러그) 착용 실험 대상자가 됐다. 담당 연구원이 소음 발생 장비 앞에서 차음률을 측정해 줬다. 처음 아무런 교육 없이 귀에 꽂았을 땐 소음 차단 효과가 7dB 수준에 불과했지만 김성호 프로로부터 올바른 삽입법을 배우고 다시 착용하자 수치가 30dB까지 치솟았다. 겉으론 단순한 스펀지 폼 같았지만 정확한 착용이 난청 예방과 직결됨을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다. 한국쓰리엠의 이 시스템은 개인별 차음률(PAR, Personal Attenuation Rate)을 객관적으로 측정해 각 작업자에게 가장 적합한 보호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상영 한국쓰리엠 기술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대부분의 현장 근로자가 귀마개를 절반의 성능도 못 쓰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착용 교육'과 '밀착도 검사'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KOSHA)는 '호흡 보호구의 선정·사용·관리에 관한 지침'에 최소 연 1회 이상 호흡성 밀착도 검사와 자가 점검 항목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밀착 검사의 중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호흡 보호구 체험도 이어졌다. 기자는 한국쓰리엠의 안면 부여과식 방진 마스크 8977K를 착용한 뒤 끈을 잡아당겨 밀착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았고, 하얀 포대 자루같은 밀착 검사 키트를 머리에 뒤집어 썼다. 직후 한국쓰리엠 직원은 설탕보다 수백배 단맛을 내는 사카린을 분무 형태로 뿌려 비말 기밀성 테스트를 진행했다. 아무런 향도 나지 않아 완전 무결한 수준으로 후각과 미각 보호가 이뤄졌음은 마스크를 벗고 희석한 사카린을 입안에 뿌렸을 때 분명히 알 수 있었다. 현장 체험을 통해 '장비 하나 더 지급'이 아니라 '제대로 된 사용 문화'가 절실하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청력 보호구 하나, 안전 블록 하나 속에 근로자의 생명과 산업 안전의 본질이 숨어 있었다. 이런 철학에 기반한 제품들은 한국쓰리엠에서 한국·일본·중국 등 동북아시아 지역의 제품 개발 담당을 맡은 이상훈 수석연구원(박사)의 손끝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한국쓰리엠이 미국 쓰리엠 본사로부터 출입 승인을 어렵사리 따낸 호흡기 연구실(Respiratory Lab)은 보안 시설로, 이날 취재진에 한정 개방됐다. 이 공간은 근로자들이 쓰는 호흡 보호구의 밀착도·흡기 저항 등을 정량적으로 검증하는 곳이다. 김정민 한국쓰리엠 이사는 “이와 같은 연구 시설은 쓰리엠이 진출한 50개국 중 31개국에 있는데, 한국쓰리엠 내 연구실의 경우 개중에서도 탑 클래스에 든다"고 자부했다. 이 박사는 “사람 목숨이 달린 제품을 개발하다보니 정화통 한 개를 상품화 하는데까지 수많은 테스트를 거치고, 대략 4~5년 소요된다"며 “각국 정부의 규제 수준이 달라 이를 맞추는 것도 과제"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123년 역사를 지닌 장수 기업 쓰리엠의 혁신적인 49가지 테크놀로지 플랫폼을 살펴봤다. 사내 전시관 안내를 맡은 현사래 한국쓰리엠 연구원은 “쓰리엠은 연마제를 생산하기 위한 광산업으로 시작한 회사인 만큼 삼각형 모양의 '큐비트론'이라는 세라믹 연마 소재를 갖고 그라인더 날과 같은 제품을 만들어낸다"며 “공정 속도 등 작업 효율성을 제고해줄 수 있다"고 전했다. 노트북 화면에 붙이는 사생활 보호 필름의 소재인 '루버'도 볼 수 있었다. 격벽 모양의 세로 구조물이 들어있어 정면에서는 잘 보이지만 측면에서는 가려주는 원리에 따른 것이라는 말을 들으니 신기했다. 요즘 도로 표지판은 안전 확보 차원에서 재귀 반사식 필름을 적용해 입사각이 어디든 밝게 빛난다. 휴대 전화의 플래쉬를 켜보니 시인성의 차이도 두드려졌다. 현대자동차 GV80을 구입해 분해한 곳도 있었는데, 신슐레이트(Thinsulate) 소재의 부직포를 포함해 수십가지의 쓰리엠 제품이 차량 곳곳에 들어갔음 역시 확인했다. 전기 자동차의 푸른 반사식 번호판이 더욱 잘 보이도록 식별성을 높이고, 대형화 되는 추세인 차량 내 디스플레이는 차량 앞 유리에 반사되지 않도록 특수 필름을 적용함으로써 안전 확보를 기하는 점도 알 수 있었다. 쓰리엠이 내세우는 차별화된 고객 가치 네 가지는 △심도 깊은 소재 과학 전문성 △대규모 생산 능력 △강력하고 상징적인 브랜드 △뛰어난 세계적 영향력이다. 실제로 한국쓰리엠 기술연구소에서 마주한 모든 것들은 단순한 제품 소개에 그치지 않고 최종 사용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고, 그 진심이 성능으로 나타나는 것처럼 느껴졌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美관세에 수입규제까지…K-철강 ‘보호무역 장벽’ 가중

미국발 '관세 폭탄'에 휘청이는 철강업계를 구원하기 위해 정재계가 합동으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고 있고 정부는 관세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고민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여야가 힘을 모아 위기의 철강 산업을 돕는 'K-스틸법'을 발의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각)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적용 대상이 되는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407종을 추가로 발표했다.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부과하는 50% 품목관세 적용 범위가 계속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추가된 제품은 기계류 및 부품, 자동차 부품, 전자기기 및 부품 등이다. 해당 제품의 철강·알루미늄 함량분에 대해서만 50%의 관세가 적용되고, 이를 제외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별 상호관세율이 적용된다. 미국 HS코드(품목번호) 기준 8∼10단위가 혼재돼 있어 구체적인 적용 품목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미국 상무부가 다음달에도 자국 업계 요청을 받아 50% 품목관세 대상이 되는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미국발 '관세 폭탄' 뿐 아니라 주요국 보호무역주의 후폭풍에도 시달리고 있는 상태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세계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해 수입 규제를 실시한 사례는 총 218건이다. 작년 하반기(12월 말 기준)보다 2건 늘어났다. 이 가운데 신규 수입 규제는 9개 국가에서 10건이 새로 이뤄졌다. 특히 신규 수입 규제를 품목별로 보면 철강·금속이 5건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한국산 알루미늄·아연 도금 평판 압연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사를 개시한 뒤 종료했다. 이집트의 경우 한국산 열연 평판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사를 시작했다. 영국은 한국산 열연 강판, 캐나다는 한국산 강철 결속재, 말레이시아는 한국산 아연 도금 강판에 대해 각각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시장 장벽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상반기 기준 한국산 제품에 대해 총 54건의 수입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품목별로 보면 철강·금속이 36건으로 가장 많았다. 철강 업계는 지난달 31일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에서 철강·구리·알루미늄 관세율 50%는 그대로 유지됨에 따라 대책 마련에 고심해왔다. 50% 관세가 경쟁국인 일본과 유럽연합(EU) 등 다른 국가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지만 한국 상황이 상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일본제철이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를 통해 활로를 열었다. EU의 경우 그간 한국이 무관세 쿼터를 적용받아 유리한 위치였지만 이제는 동등해졌다. 철강업계는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책을 찾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연산 110만t 규모 중국 장가항포항불수강 제철소를 중국 칭산그룹에 매각하기로 했다. 현대제철은 포항 1공장 내 중기사업부 매각 추진을 발표하고, 포항 2공장에 대해서는 무기한 휴업 조치를 단행했다. '현지화 전략'도 구사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가동은 2029년 이후로 예상된다. 정부는 철강업계가 관세 불확실성으로 타격을 받지 않도록 지원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중소·중견 기업을 대상으로는 수입 규제 대응 지원사업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국회에서는 'K-스틸법'이 논의된다. 여야 의원 106명은 힘을 모아 이달 초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법안은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철강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설치 △녹색철강기술 개발 및 투자에 대한 보조금·융자·세금감면·생산비용 등 지원 △녹색철강특구 조성 및 규제 혁신 등을 골자로 한다. 원산지 규정 강화 등을 통해 수입재 남용을 억제하고 정부 지원을 통해 철강산업의 재편을 유도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세아제강지주 2분기 영업익 850억원…전년 동기비 0.9%↓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세아제강지주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209억원, 영업이익 8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0.9% 소폭 감소했다. 회사 측은 북미 에너지용 강관 판매 확대와 중동 프로젝트 공급 지속이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미국·베트남 3개 거점의 생산 법인을 활용한 공급망 안정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국내 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로 내수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내 부문의 수익성이 하락, 영업이익이 소폭 줄었다. 관계사인 세아제강은 별도 기준 같은 기간 매출 3839억원, 영업이익 21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7%, 41.2% 감소했다. 이는 미국 우선주의 통상 정책 강화로 미국향 고수익 제품 판매가 줄어든 것이 주된 원인이다. 세아제강은 LNG·해상 풍력·CCUS·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 고부가가치 강관 비중을 늘려 실적 개선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세아제강지주 관계자는 “하반기 북미 오일·가스 시장 거래량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며 “미국 정부의 화석 연료 개발 확대 기조가 이어져 에너지용 강관 수요가 당분간 견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글로벌 에너지 안보 강화, AI·클라우드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 해상 풍력 하부 구조물 등 에너지 전환 수요 확대가 중장기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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