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영업익 30%↓…DL이앤씨, 영업익 2배 ‘껑충’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주택 경기 한파 속에서 국내 대표 건설사인 삼성물산과 DL이앤씨가 각기 다른 1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물산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부진했지만 DL이앤씨는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1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DL이앤씨의 올해 1분기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삼성물산(이하 건설부문)의 1분기 매출은 3조4130억원, 영업이익은 111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매출은 전년동기(3조6200억원) 대비 2070억원 감소해 5.7% 하락했다. 전분기(4조440억원)와 비교하면 6310억원 감소해 15.6%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1590억원) 대비 480억원 감소해 30% 하락했다. 직전분기(1480억원)와 비교하면 25% 감소한 37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대형 프로젝트 준공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주요 사업이 안정적 진행돼 점진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DL이앤씨는 1분기 영업이익이 2배 증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DL이앤씨는 1분기 매출 1조7252억원, 영업이익 1574억원, 영업이익률 9.1%, 당기순이익 1601억원, 신규수주 2조 126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1조8082억원) 대비 4.6% 감소했다. 매출 감소에 대해 DL이앤씨 관계자는 “수익성과 리스크를 고려한 선별적 사업 수주 전략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810억원) 대비 94.3% 증가한 157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9.1%로 전년 동기(4.5%) 대비 4.6%포인트 상승했다. 이익 지표 전반에서도 개선 흐름이 확인됐다. 매출총이익은 2636억원으로 전년 동기(1931억원) 대비 36.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302억원) 대비 1601억원으로 429.5% 증가하며 크게 개선됐다.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된 것은 수익성 중심 경영 구조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주택·건축 부문에서 원가율이 뚜렷하게 개선되며 수익성 회복이 가속화됐다. 원가율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리스크 관리 강화의 결과다. 신규수주는 2조12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3% 증가했다.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기조를 유지해 외형과 수익성을 균형있게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신규수주 중 도시정비사업에는 성남신흥1구역(3648억원), 대전도마13구역(3265억원) 등이 포함됐다. 인프라 사업의 경우 남부내륙 5-1공구(1310억원), 중봉터널(1879억원) 등이 포함됐다. 향후 압구정 5구역, 목동 6단지, 성수2지구, 여의도 등 서울 주요 핵심 사업지에 수주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플랜트 부분의 경우 DL이앤씨 역시 에너지 사업 진출에 힘쓰고 있다. 글로벌 SMR 사업 파트너인 엑스에너지와 'SMR 표준화 설계' 계약을 체결하며 4세대 SMR 시장 진입을 본격화했다. 약 5000억원 규모의 제주 청정 LNG 복합화력발전소 건설공사의 낙찰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선제적 재무구조 관리로 높은 재무안정성을 유지했다. 현금·현금성자산은 2조2453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532억원)에 비해 확대됐다. 차입금은 9651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순현금은 지난해 말(1조896억원) 대비 1906억원 증가한 1조2802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재무 여력을 보였다. 업계 전반에 유동성 부담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부채비율은 87.5%를 유지해 높은 재무안정성을 보였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수익성 중심 체질 개선이 성과로 연결된 만큼 선별 수주 경향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현대·대우·GS건설, 1분기 매출 감소…영업익 ‘온도차’

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일제히 감소한 가운데 영업이익은 건설사 별로 온도차를 보였다. 30일 에너지경제신문이 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의 올해 1분기 경영실적(잠정)을 분석한 결과 국내 주택분양이 감소하면서 3사 모두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사 중 매출 규모가 가장 큰 현대건설은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대우건설과 GS건설의 영업이익은 증가했다. 현대건설은 매출 6조2813억원, 영업이익 1809억원, 당기순이익 206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7조5010억원)에 비해 1조2197억원 줄어 16.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136억원)에 비해 327억원 줄어 15.4% 감소했다. 1분기 매출은 연간 목표 27조4000억원 중 22.9%를 차지했다. 디에이치 클래스트와 사우디 아미랄 패키지(PKG4) 등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 공정이 진행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주택 부문 수익성 개선과 고원가 플랜트 현장의 순차적 준공을 통해 분기별 이익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업이익률은 연간 목표인 2.9%를 유지했다. 수주는 3조962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9조4301억원) 대비 5조4680억원 줄어 58% 감소했다. 수주 감소는 지난해 1분기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 수주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관계자는 “2분기 이후 미국 전기로 제철소와 팰리세이즈 SMR, 복정역세권 개발사업 등 핵심 프로젝트 수주가 본격화되면서 연간 수주 목표 33조4000억원을 안정적으로 달성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수주잔고는 92조3237억원으로 약 3.4년 치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3조8515억원이다. 지불능력인 유동비율은 149.8%, 부채비율은 157.6%를 기록했다. 신용등급은 업계 최상위 수준인 AA-등급으로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매출 1조9514억원, 영업이익 2556억원, 당기순이익 195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2조767억원)에 비해 1253억원 줄어 6.0% 감소했다. 사업 부문별 매출의 경우 △건축사업부문 1조2732억원 △토목사업부문 3506억원 △플랜트사업부문 284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513억원) 대비 68.9% 증가한 2556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580억원)에 비해 1378억원 늘어 237.6% 상승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영업이익 상승의 배경을 “공사원가 상승기에 착공한 현장들이 순차적으로 준공돼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1분기 신규 수주액은 3조4212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2조8238억원) 대비 21.2% 증가한 수준이다. 신규 수주사업은 국내가 대부분으로 부산 사직4구역 재개발(7923억원), 천안 업성3 A1BL(4436억원), 서울 장위10구역 재개발(4174억원) 등이 포함됐다. 수주잔고는 51조8902억원으로 약 6.4년 치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GS건설은 매출 2조4005억원, 영업이익 735억원, 세전이익 637억원, 신규수주 2조60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3조629억원)에 비해 6624억원 줄어 21.6% 감소했다. 사업 부문별 매출의 경우 △건축·주택사업본부 1조4213억원 △플랜트사업본부 2536억원 △인프라사업본부 3264억원을 기록했다. 건축·주택사업본부의 경우 전년 동기(2조96억원) 대비 29.3% 감소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약 1만여 세대 공급 예정"이라며 “프로젝트 착공이 본격화되면 매출은 오름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704억원)에 비해 31억원 증가해 4.4% 증가했다. 1분기 신규 수주액은 2조6025억원이다. 국내 신규 수주 사업에는 오산양산4지구공동주택사업(4,971억원), 거여새마을 주택재개발정비사업(3,263억원) 등이 포함됐다. 해외는 폴란드에 위치한 모듈러 전문 자회사인 단우드가 1191억원의 신규 수주를 기록했다. 최근 2조1540억원 규모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주택정비형 재개발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되는 등 현재까지 4조원이 넘는 도시정비사업 시공권을 확보해 신규 수주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은 올해도 에너지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미국 마타도르 프로젝트와 팰리세이즈 SMR 등 핵심 프로젝트의 계약을 연내 추진한다. 에너지 사업영역도 유럽으로 확장한다. 불가리아·핀란드·스웨덴·네덜란드 등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대우건설은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체질개선과 내실 다지기에 나선다. 원전과 LNG에 미래 에너지 인프라 사업 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해외 도시개발사업, 데이터센터, 도시정비사업 수주에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체코 원전과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비롯해 이라크 알포 항만 해군기지, 파푸아뉴기니 LNG CPF(가스중앙정제설비)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집중한다. GS건설은 올해 서울 한강변 등 주요 지역 여러 도시정비사업장 시공사 선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내실 중심의 수익성 확보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내실 경영 뿐만아니라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포스코이앤씨, 신반포19·25차 재건축 수주 위해 파격적인 금융 조건 제안

포스코이앤씨가 신반포 19·25차 재건축 수주를 위해 사업비 금리를 'CD –1%'로 제안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조합 측에 제안했다. 30일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이번 제안은 사업비 조달과 자금 흐름을 함께 고려해 설계된 것으로, 재건축 사업 전반의 비용 구조와 추진 여건을 반영한 금융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재건축 사업은 공사비 뿐 아니라 금융비용과 사업기간, 자금 흐름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할 리스크도 크다. 이에 포스코이앤씨는 'CD -1%' 금리 조건을 제시해 재건축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조합원 부담 수준 낮추고 자금 흐름을 용이하도록 수주 방침을 세웠다. 무엇보다 사업비 금리는 사업 규모와 연동돼 전체 금융비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시공사가 적용 방식에 따라 조합원 분담금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이번에 당사가 제안한 조건을 바탕으로,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자금 부담을 경감하고, 더욱 안정적으로 재건축 사업 진행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제안은 분담금, 금융, 사업 구조를 함께 고려하는 포스코이앤씨의 '제로 투 원(021)'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제로는 분담금 부담을 최소화하는 사업 구조를, '2'는 금융지원금을 통한 조합원의 금융 부담 완화 효과를 의미한다"며 “추가로 'CD -1%'로 제시된 금리 조건이 더해져 재건축 사업 전 과정에서 조합원 부담과 사업 추진 여건이 크게 개선되는 구조가 완성된다"고 전했다. 이어 “사업비 금리를 포함한 이번 금융 조건은 사업 전반을 함께 고려해 설계된 요소"라며 “조합원이 체감할 수 있는 부담 수준과 사업 추진 여건을 반영한 조건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현대건설, 울산 부동산 회복세 호재 속 ‘힐스테이트 선암호수공원’ 공급

울산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현대건설이 울산시에 '힐스테이트 선암호수공원' 단지 공급에 나선다. 30일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지난해 동안 울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누적 2.1% 올랐다. 이는 비수도권 광역시에서 가장 높은 상승이다. 올해 들어서도 비슷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이달 첫째주 기준 울산 아파트 매매가는 누적 상승률 1.68를 기록했다. 이는 서울에 이어 전국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미분양 물량도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작년 2월만 해도 3811가구에 달하던 울산의 미분양 물량은 올해 1월 1402가구로 1년 새 약 63.21% 줄어들면서 전국 시도 가운데서 미분양 물량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반면에 거래량은 늘고 있다. 부동산원 조사 결과 올해 2월 기준 부·울·경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총 7656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월보다 20.69% 늘어난 수치다. 실거래가도 상승 중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울산 남구 신정동 '문수로대공원에일린의뜰' 전용 84㎡(34평)는 지난 1월 12억원에 손바뀜됐다. 같은 단지 84㎡ 작년 2월 실거래가가 9억9000만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여 만에 2억원 이상 오른 것이다. 이에 현대건설은 전략적으로 울산 남구 야음동에 '힐스테이트 선암호수공원'을 공급하고 선착순 동·호 지정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이 단지는 지하 6층~지상 최고 44층, 총 753가구 규모로 들어서고, 아파트 631가구와 오피스텔 122실로 구성된다. 특히 수요자의 초기 자금 부담 경감을 위해 계약금을 전체 분양가의 5% 수준으로 조정했다. 1차 계약금은 500만원이고, 일부 세대는 별도의 계약 조건 혜택이 적용된다. 입지를 살펴보면 야음초등학교를 도보로 통학할 수 있어 학령기 자녀들을 둔 부모들의 수요가 높을 전망이다. 또 단지 인근의 울산대교를 통해 SK와 에스오일 온산 석유화학단지 및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주요 산업단지로의 출퇴근이 편한 직주근접 입지를 갖췄다. 선암호수공원도 가까워 주거 쾌적성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개발호재도 풍부하다. 향후 단지 가까이에 도시철도 트램 2호선이 개통 예정돼 있어 교통망 개선이 기대된다. 아울러 단지가 들어서는 대현동 생활권을 중심으로 향후 2000세대 이상의 브랜드 단지가 공급돼 대규모 주거 타운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 세대 내부는 4베이 판상형 구조를 적용해 평면 효율성을 높였다. 특히 현대건설의 층간소음 저감 기술인 'H 사일런트 홈 시스템Ⅰ'을 적용했다. 공용부엔 스카이라운지를 설치하고, 컨시어지 서비스 등 차별화된 커뮤니티 요소도 마련될 계획이다. '힐스테이트 선암호수공원'의 견본주택은 울산광역시 남구 달동 일원에 소재하고 있다. 입주는 2028년 2월 예정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공시가 18% 급등·보유세 강화…‘세금 공포’에 매물 출회·전세 불안 확산”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보유세 부담이 현실화되고 있다.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국 평균 9.13%, 서울은 18.60% 상승하며 과세 기반이 크게 확대됐다. 여기에 정부의 보유세·양도세 동시 강화 기조까지 겹치면서 시장에는 매물 출회와 전세 불안이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 압력'이 형성되고 있다. 정책 의도는 분명하다. 실거주가 아닌 보유에 대해서는 부담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그 효과가 집값 안정으로 이어지기보다 매물 왜곡과 전세시장 불안이라는 부작용으로 먼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공시가격은 당초 열람안(전국 9.16%, 서울 18.67%)보다 각각 0.03%포인트, 0.07%포인트 낮아졌지만 상승 흐름 자체는 유지됐다. 상승률 기준으로는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이며, 서울은 2007년과 2021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18.60%), 경기(6.37%), 세종(6.28%) 등이 상승을 주도한 반면 광주(-1.27%), 대구(-0.78%), 대전(-1.11%), 제주(-1.81%) 등은 하락하며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가 더욱 확대됐다. 서울 내부에서도 양극화는 뚜렷하다. 성동구(28.98%), 강남구(25.83%), 송파구(25.46%), 양천구(24.01%) 등 주요 지역은 20%대 급등을 기록한 반면, 도봉구(2.01%), 금천구(2.81%), 강북구(2.87%) 등 외곽 지역은 상승폭이 제한됐다. 확정 과정에서는 강남3구와 한강벨트 일부 지역의 상승률이 소폭 하향 조정됐지만, 체감 부담을 낮추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공시가격 상승은 곧바로 세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의 경우 보유세가 1829만 원에서 2855만 원으로 56.1% 증가할 것으로 추산되며, 송파 잠실엘스 역시 47.6% 오른 859만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종합부동산세 대상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공시가격 12억 원 초과 주택은 2025년 31만7998가구에서 2026년 약 48만6000가구로 증가했고, 전체 공동주택 대비 비중 역시 2.04%에서 3.07%로 상승했다. 세 부담이 고가주택에 국한되지 않고 점차 확산되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다. 반포동의 한 주택 보유자는 “공시가격을 올려 세금을 늘리는 구조 자체가 납득되지 않는다"며 “취득세, 재산세, 양도세까지 부담하는 상황에서 공시가 상승을 이유로 보유 단계에서 세금을 더 걷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이어 “실거주자는 소득이 늘어난 것도 아닌데 세금만 증가하는 구조라 체감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한 부동산 관계자 역시 “집값 상승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평가이익에 불과한데, 이를 근거로 보유세를 강화하는 것은 과세 원칙 측면에서 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전문가도 “보유세 증가를 단순히 임대료 상승으로 직결해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세 부담 확대는 집값 상승에 따른 과세표준 증가 영향이 크고, 실제 임대료 전가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보유세 전가는 단기와 장기, 그리고 지역별 수급 구조와 교섭력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며 “서울 아파트처럼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가 집중된 시장에서는 집주인이 상대적으로 가격 결정력을 가지기 때문에 세 부담이 일부 임대료로 전가될 가능성이 있지만, 지방이나 비아파트 시장처럼 수요가 약한 곳에서는 오히려 집주인이 세 부담을 떠안는 구조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과세 방향 자체를 전환하고 있다. 다주택자 중심 규제에서 벗어나 '투기성 1주택자'까지 겨냥하는 구조다. 기준은 주택 수가 아니라 실거주 여부다. 이재명 대통령은 “거주 목적이 아닌 1주택은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하도록 정책을 설계하라"고 지시하며 보유 억제·매도 유도 기조를 공식화했다. 종부세 세율 조정과 공시가격 현실화율 상향,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이 동시에 검토되고 있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특히 고가 1주택자를 중심으로 매물을 서둘러 내놓는 '선제 매도' 흐름이 감지된다. 서울 서초구 일대에서는 10년 이상 보유한 아파트가 인근 호가 대비 수억 원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매수자 유인을 위해 가격을 낮추는 '세금 회피형 할인 매도'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최근 거래에서 장기보유 매도 비중이 30%를 웃도는 등 과거 대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매도 흐름이 전세시장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매매 전환과 동시에 전세 물건이 줄어들면서 수급 불균형이 빠르게 심화되고 있다. 서울 주요 대단지에서는 전세 매물이 한 자릿수에 그치거나 사실상 '제로' 수준까지 감소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3,000세대가 넘는 대단지에서도 전세 매물이 1건에 불과한 경우가 등장하는 등 공급 위축이 뚜렷하다. 가격 상승 압력도 가파르다. 부동산 빅데이터 및 시세 플랫폼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6억 원대를 넘어섰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단기간 억 단위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강북권 일부 단지에서는 2~3개월 사이 전세가격이 1억 원 이상 상승하며 호가가 시장을 주도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전세 매물이 줄어들면서 반전세·월세 전환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높이는 형태가 확산되며 실수요자의 주거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장 체감은 더욱 직접적이다. 강남권 한 직장인은 “작년 6억 원대였던 전세가가 올해 들어 7억 원을 넘고 최근에는 8억 원대 중반까지 올라 사실상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정책 변화와 맞물린 결과라고 보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보유세 강화와 비거주 1주택자 규제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임대 물량이 줄어드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환경에서 전월세 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보유세 인상이 곧바로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보유세 인상이 곧바로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세금 전가 여부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조건부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계약 기간과 공실 위험 때문에 집주인이 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바로 넘기기 쉽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임대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공급이 위축되고 결국 임대료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핵심은 시장의 교섭력과 수급 구조"라며 “전세 물량이 부족한 지역이나 아파트처럼 수요가 몰린 시장에서는 집주인이 가격 결정권을 갖기 쉬워 세금 전가가 현실화될 수 있지만, 공급이 많거나 수요가 약한 지역에서는 오히려 집주인이 세 부담을 떠안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입자 부담을 줄이려면 세제 논쟁보다 공급 확대를 통해 선택지를 늘려주는 것이 더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장혜원의 부동산 현장] “내 집 짓나, 빚더미 앉나”... 상대원2구역, 운명 가를 ‘지옥의 48시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2구역 재개발 사업이 벼랑 끝에 섰다. 지난 11일 기존 시공사인 DL이앤씨와의 결별을 선언했지만, 대체재로 점찍었던 GS건설 선정 총회가 무산되면서 사업은 방향을 잃었다. 오는 30일과 5월 1일, 단 48시간 사이에 벌어질 연쇄 총회 결과에 따라 이 사업은 '조기 착공'의 길을 걷게 될지, 아니면 '제2의 트리마제'가 될지 결정된다. 과거 성수동 트리마제 조합원들은 시공사와의 갈등과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해 조합 파산을 맞고, 입주권은커녕 토지까지 시공사에 넘긴 재산권 상실의 비극을 경험한 바 있다. 갈등의 한복판에 선 상대원2구역 현장을 점검하고,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1조 원대 사업을 뒤흔드는 리스크의 실체를 추적했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직접 찾은 현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공사장 외곽 가림막을 가득 채운 현수막들이었다. “2026년 6월 착공 확약", “상대원2구역 시공사는 여전히 DL이앤씨"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전면에 걸려 있었고, 그 주변으로는 △평당 공사비 480만원대 준수 △중도금 대출금 3000억 원 지원 △조합원 분담금 1억 원 상당 절감 효과 △사업추진비 2000억 원 지원 △GS건설 손해배상 청구 대응 등 구체적인 조건이 나열된 현수막들이 빼곡히 이어졌다. 이들 조건은 DL이앤씨가 조합에 공식 공문으로 전달한 내용과 동일한 것으로 조합 측은 해당 공문을 접수하고도 조합원들에게 별도 공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DL이앤씨는 대표이사 명의의 자료 제출과 공증 절차를 거쳐 관련 내용을 직접 공개한 후 현수막까지 내건 것이다. 성남 상대원2구역 현장은 현재 '기이한 정적'에 휩싸여 있다. 통상 정비사업에서 철거 완료는 착공과 일반분양을 앞둔 '7부 능선' 돌파를 의미하지만, 이곳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가장 속도를 내야 할 시점에 사업 추진의 핵심 축인 시공사가 사실상 이탈하면서 사업 동력이 급격히 약화된 상태다. 상대원2구역은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3910번지 일대를 재개발해 최고 29층, 43개 동, 총 4885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조합은 2015년 10월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한 뒤, 2021년 'e편한세상' 브랜드로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졌다. 조합이 특정 업체의 마감재 적용을 요구했지만 DL이앤씨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 역시 무산되면서 양측 간 입장 차가 확대됐다. 결국 이러한 이견이 누적되며 시공사 교체 논의로 이어졌고, 현재의 갈등 국면으로 번지게 됐다. 상대원2구역 조합은 지난 11일 총회에서 DL이앤씨와의 공사도급계약 해지안을 가결했다. 전체 조합원 2269명 가운데 1205명이 참석했고, 이 중 1100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지며 '결별'은 사실상 확정됐다. 하지만 같은 날 상정된 GS건설 시공사 선정 안건은 '현장 참석 과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GS건설은 △3.3㎡당 공사비 720만원 △2026년 내 착공 △총 3000억원 규모 사업촉진비 지원 등을 제시했지만, DL이앤씨와의 조건 비교를 둘러싸고 조합 내부와 업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실제 일부 조합원들은 시공사가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고 믿으며 집행부를 지지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집행부와 신규 시공사의 결탁을 의심하며 해임을 요구하는 등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시공사는 정리했지만 새로운 시공사를 확정하지 못하면서 사업장은 이른바 '무주공산' 상태, 즉 시공사 공백 국면에 들어갔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철거까지 마친 현장에서 시공사가 없는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사업 추진 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합원은 “시공사를 내보냈으면 바로 다음 대안을 확정 지어야 하는데, 2부 총회가 정족수도 못 채워 무산됐다는 소식을 듣고 눈앞이 캄캄해졌다"며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당장 매달 나가는 금융비용은 누가 책임지는가"라고 토로했다. 금융 리스크는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시공사 공백으로 사업비 대출 연장과 이주비 이자 대납이 불투명해지자, 조합은 지난 13일부터 조합원 각자에게 이주비 이자를 자납하라는 통보를 보냈다. 갈등의 표면적 이유는 '공사비'와 '투명성'이다. 조합 집행부는 기존 시공사의 운영 방식이 불투명하고 공사비 증액 요구가 과도하다며 '적폐 청산'의 기치를 들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은 DL이앤씨에 '시공사 지위 소멸 및 공사도급계약 해지에 따른 귀책 사유 최종 통지' 공문을 발송했다. 조합은 공문에서 계약 해지 사유로 총 6가지를 제시했다. △공사비 대폭 증액 요구 △관련 산출 근거자료 미제출 △옹벽 공사 등 설계 변경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미적용 △HUG 보증 승인 거부 △금품·향응 제공 및 신뢰관계 훼손 등이다. 조합 측은 특히 공사비를 기존 약 9850억 원에서 1조7000억 원 수준으로 올려달라는 요구와 함께 이에 대한 구체적 근거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이와 함께 조합은 DL이앤씨 직원의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해당 인물이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뒤 감사 착수 이전에 퇴사했으며 이를 조합장에게 전가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DL이앤씨가 비상대책위원회와 연계해 조합 집행부 해임을 시도하는 등 사업 운영 전반에서 신뢰를 훼손했다고 보고, 이를 계약 해지의 근거로 포함시켰다. DL이앤씨 측의 반발도 거세다. DL이앤씨는 조합의 계약 해지 결정에 대해 시공자 지위 확인 등 법적 대응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공시를 통해 밝혔다. DL이앤씨 측은 상대원2구역 시공사 계약 해지와 관련해 이미 법적 대응에 착수한 상태라고 밝혔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조합이 새로운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경우 그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비업계에서는 이 지점이 가장 위험한 대목이라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공사 지위 확인 소송과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설령 5월 1일에 새 시공사를 뽑더라도 착공은 불가능하다"며 “소송전이 시작되면 최소 3~4년은 사업이 올스톱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례율 하락에 따른 추가 분담금 공포도 현실이 되고 있다. 한 정비업계 전문가는 “비례율이 130%에서 100%로만 떨어져도 가구당 1억 원 이상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며 “여기에 공사비 상승과 소송 비용이 겹치면 수억 원 단위의 '분담금 폭탄'은 피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사업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는 시공사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조합장 지위를 둘러싼 법적 다툼 중인 A씨를 둘러싼 '개인 리스크'가 집행부의 신뢰도를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A씨는 재개발 사업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자재 납품 등 이권을 제공하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됐다. 이에 맞서 조합은 5월 1일 시공사 선정 및 조합장 재신임 총회를 준비 중이다. 하루 앞서 비상대책위원회는 30일 조합장, 조합 임원 및 대의원 해임 총회를 예고했다. 결과는 1일 총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총회 참석비다. 조합은 이번 총회에 직접 참석하는 조합원에게 1인당 55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 총회의 30만 원보다 2배 가까이 오른 파격적인 금액이다. 조합 측은 총회 참석비 지급이 법적 범위 내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조합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조합 내부에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업계에서는 과거 북아현3구역 사례를 들어, 과도한 참석 수당 지급이 조합원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저해하는 '매표행위'로 판단될 경우 총회 결의 자체가 무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조합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55만 원이면 실비 보전이 아니라 사실상 '표값' 아니냐"며 “결국 우리 분담금으로 나가는 돈인데, 이렇게까지 해서 정족수를 채워야 하는 상황이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GS 선정 총회에 참석하면 55만 원을 준다는 문자를 받고 황당했다"며 “이건 사실상 표를 사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고, 결국 그 비용이 분담금으로 돌아올 것이 가장 걱정된다"고 말했다. 상대원2구역은 전체 조합원이 2269명에 달해, 참석비 지급 규모가 최대 12억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재건축의 신'으로 불리는 한형기 HK미래주택연구원 대표까지 가세하면서 논쟁은 한층 격화되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25일 성남시 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열린 '상대원2구역 재개발 설명회'에서 “시공사를 교체할 경우 조합원들이 분담금 폭탄을 맞게 될 것"이라며 시공사 교체에 강하게 반대했다. 한 대표는 “DL이앤씨 유지 시 조합원 총 분담금은 약 1억9000만 원 수준이지만, GS건설로 변경할 경우 약 3억5400만 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며 “설계 변경과 마감재 상향 등이 반영되면 분담금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또 “시공사 교체 시 세대당 약 1억1827만 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며 “분담금은 늘고 준공과 입주도 지연될 수밖에 없는데, 왜 시공사 교체에 집착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합 내부 갈등에 대해서도 강한 발언이 이어졌다. 그는 “오는 30일 해임 총회에서 조합장을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며 “이후 5월 1일 총회에서 해임안이 부결되고 시공사 변경이 통과될 경우 분담금 증가, 착공 지연, 각종 소송까지 겹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공사 교체 시 발생할 구조적 리스크를 지적했다. 그는 “시공사마다 설계 철학과 공법이 달라 지하주차장 구조부터 전체 설계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기존 시공사가 적용한 특허 공법이나 상세 설계는 그대로 사용할 수 없어, 사실상 도면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계 변경이 이뤄지면 건축심의와 사업승인 등 인허가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하고, 이 과정에서 착공 일정이 불가피하게 지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사비 측면에서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최근 자재비 상승과 글로벌 변수로 공사비 인상 압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시공사 교체까지 겹치면 사업비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공사비가 이미 높은 수준에서 출발하는 경우 추가 상승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르포] 용답동 재개발, ‘역세권 천지개벽’ 기대와 ‘원주민 퇴출’ 우려의 교차로

서울 성동구 용답동이 재개발을 둘러싼 갈등의 중심에 서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택 공급 정책인 '역세권 시프트'와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이 맞물리면서, 낙후된 저층 주거지를 고밀 아파트로 탈바꿈하려는 기대와 고령 원주민의 생존권 우려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특히 용답1·2구역 모두 기존 추진 과정에서 차질을 겪은 뒤 방향을 재정비하며 재개발을 다시 추진하고 있어 단순 찬반을 넘어 '동의율의 정당성'과 사업 구조 자체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용답동 재개발은 당초 역세권 시프트 정비사업으로 추진됐지만 서울시의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운영기준' 개정 이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기준에 따라 사전검토 절차가 진행됐으나, 용답2구역은 동의율 50%를 넘기지 못해 신청이 이뤄지지 않았다. 용답1구역 역시 일부 행정 절차에서 접수 과정의 혼선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민원 제기 등을 거쳤지만 최종적으로 동의율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양 구역 모두 역세권 시프트 방식은 무산된 상태다. 용답2구역은 신통기획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추진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월 성동구청에 후보지 제안서를 제출했고, 당시 60.91%였던 동의율은 현재 약 76% 수준까지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역은 2024년 반대 동의율이 25%를 넘으며 사업이 한 차례 중단된 바 있어 이번에는 속도를 조절하면서도 안정적인 동의율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용답1구역은 과거 추진 과정에서 반대 동의서 접수 등으로 사업이 중단된 이후, 아직 정비구역 지정 전 단계다. 최근 구역계 조정 등을 통해 동의율을 높이며 재추진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구체적인 사업 방식과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용답1구역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현재는 정비사업 관련 심의를 신청한 단계일 뿐, 사업 시행이나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된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찬성 측은 용답동의 입지적 가치를 근거로 재개발 필요성을 강조한다. 지하철 2호선 용답역과 5호선 답십리역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더블 역세권'에 청계천까지 인접해 있어 개발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다. 현재 용답동은 1970년대 조성된 노후 주택이 밀집해 있고 골목이 협소해 소방차 진입이 어려울 정도로 주거 환경이 열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진위는 신통기획과 역세권 개발 인센티브를 활용해 용적률을 대폭 상향하고, 최고 40~49층 규모의 대단지(약 2000세대 이상)로 탈바꿈시키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재개발 기대감은 이미 시장에도 반영되는 분위기다. 용답동 일대는 '3억대 갭투자'가 가능한 지역으로 소개되며, 부동산 블로그와 중개업소, 유튜브 등을 중심으로 투자 권유성 정보가 확산되고 있다. 거래 자료에서는 개인뿐 아니라 법인 매수 사례도 확인되는 등, 다가구·단독주택 중심의 소유권 이전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흐름이 나타난다. 반대 측은 이러한 흐름을 '투기 유입'으로 규정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서울시청 인근에서 집회를 이어가며 여론전에 나선 상태다. 집회는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소문2청사 앞 인도에서 열리고 있다. 전날 기자가 찾은 현장에서는 용답동 원주민 약 50여 명이 모여 재개발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고령친화도시 성동이라더니 용답동 어르신들을 사지로 내모는가', '상생모델을 도입하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부수기 위해 새로 짓는 쪼개기 빌라는 100% 찬성, 이게 투기꾼이다', '노른자 땅 뺏기고 부채만 떠안는다', '고령자 생존권 위협하는 재개발 즉각 철회하라', '기울어진 재개발, 평안한 일상을 돌려달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를 이어갔다. 반대 측은 집회를 통해 지분 쪼개기와 외부 투자자 유입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면서 재개발 추진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문제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권리산정기준일 이전에 이뤄지는 '지분 쪼개기'를 핵심 문제로 지목한다. 단독·다가구 주택이 신축 빌라로 전환되면서 소유자 수가 급격히 늘었고, 이 과정에서 원주민 1인의 의결권이 신규 소유자 다수에 의해 희석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주장이다. 일부에서는 의결 구조가 최대 1대 15 수준까지 벌어졌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갈등은 경제적 생존 문제로도 이어진다. 반대 측은 용답동 원주민 상당수가 60대 이상의 고령층으로, 별도의 근로소득 없이 임대수익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재개발이 추진될 경우 임대수입이 중단되고 추가 분담금 부담이 발생해 이주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들은 이를 두고 “원주민이 밀려나는 구조"라고 반발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도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들은 “고령 주민들은 병원 진료를 다니는 것만으로도 일상이 버거운 상황인데 재개발이 진행되면 이주 비용과 추가 분담금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대출도 쉽지 않아 현실적으로 버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구조는 실제 거주 주민보다 자금력이 있는 외부 투자자에게 유리하게 작동하고 있다"며 “오랫동안 살아온 주민들이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보상과 이주 대책이 현실적이지 않아 고령층은 갈 곳이 막막하다"며 “속도보다 주민 삶을 고려한 대책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동의율 확보 과정 역시 또 다른 쟁점이다. 반대 측은 정비업체(OS) 인력의 조직적 투입과 고령층 대상 오해 유도, 반복 방문 등을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선물 제공과 결합된 동의 유도 정황도 있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추진위는 OS 활용은 매우 제한적이었고 현재는 중단된 상태로, 주민들이 주장하는 선물 공세 역시 일부 구역에서 소액의 감사 표시 수준에 그친 것으로 강압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용답1·2구역 추진위원회 측은 반대 주민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우선 용답2구역 측은 집회 규모와 동의율 형성 과정에 대해 선을 그었다. 추진위 관계자는 “집회 참여 인원은 50여 명 수준으로 전체 소유주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용답동 전체 여론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동의율 상승은 신규 빌라 유입 때문이 아니라 노후도와 사업 필요성에 대한 주민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라며 “추가 빌라 유입 전에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결집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선물 제공과 관련해서도 “일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후원금으로 원주민 어르신들에게 후라이팬과 수건 등을 전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감사 표시 차원일 뿐 동의 대가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용답1구역 관계자는 “선물 제공이나 OS활용한 동의 징구는 전혀 없었고, 그럴 이유도 재정적 여력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원주민이 아닌 외부 실소유자 확인을 위해 지난해 OS를 3일 정도 활용한 적은 있지만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야간 방문 등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투기 세력 유입 의혹에 대해서도“ 원주민 비율이 높은 구조에서 신축비중은 제한적이며, 노후도 역시 높은 수준"이라며 “신축증가로 동의율이 왜곡됐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관련해 성동구청 측은 용답2구역 동의율 76% 수치가 추진위가 구청에 제출한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반대 주민 명단을 구청이 임의로 찬성 측에 제공한 것은 아니며, 신속통합기획 안내 절차상 처리 결과가 추진위에 통보되는 과정이 있었을 뿐이라고 전했다. 정비업계에서는 용답동 재개발 갈등의 또 다른 핵심 변수로 '구역 쪼개기'와 이에 따른 잔여지 문제를 지목한다. 특히 반대 측에서는 현행 제도상 토지등소유자 25% 이상이 반대할 경우 정비구역 지정이 어려워지는 구조를 피하기 위해, 일부 반대가 강한 지역이 구역 설정 과정에서 제외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실제 용답동 49-2번지 일대(용답 15번지 일대 포함)는 과거 전체 토지등소유자의 25% 이상이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후보지 신청 동의서 효력이 정지된 바 있다. 이후 재추진 과정에서 구역 경계가 조정되면서, 일부 지역이 제외된 형태로 사업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대 측은 이러한 과정에서 구역의 형태가 비정형적으로 나뉘었고, 결과적으로 재개발 구역 사이에 '잔여지'가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잔여지로 남은 지역은 주변이 고층 아파트 단지로 재편될 경우 일조권 침해와 기반시설 소외를 동시에 겪게 된다"며 “결국 급격한 슬럼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비업계에서도 이 같은 구조적 위험성 자체는 인정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재개발 구역을 나누어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필지가 제외되면, 해당 지역은 향후 추가 정비가 쉽지 않은 '사각지대'로 남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상가나 기존 생활 기반이 형성된 지역이 잔여지로 남을 경우 생존권 문제로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추진위 측은 이에 대해 “구역 설정은 법적 기준과 사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되는 사안"이라며 “특정 지역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복수 취재원들에 의하면 후보지 선정 일정과 관련해서는 최종 결정 권한이 서울시에 있어 확정된 일정은 아직 없는 상황이지만, 내부적으로는 5월께 선정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장혜원의 부동산 현장] “상가 갈등, 재건축 핵심 변수로” 장미·압구정서 동시 분출

서울 주요 재건축 현장에서 상가를 둘러싼 갈등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과거에는 상가 소유자의 아파트 분양 자격을 둘러싼 법적 해석이 핵심 쟁점이었다면, 최근에는 사업 구조 변화에 따른 '이익 배분'과 의사결정의 투명성이 갈등의 중심으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잠실 장미아파트와 압구정 재건축 사례는 이러한 흐름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21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장미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2020년 조합 설립 당시 상가와 아파트의 재산과 이익을 각각 분리 정산하는 '독립정산제'를 전제로 출발했다. 당시에는 준주거지역 종상향을 통해 상가 이전과 주상복합 개발을 병행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됐지만,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적용 이후 사업 방향이 크게 틀어졌다. 상가 부지가 공동주택용지로 반영되면서 기존 '상가 이전' 중심 구조에서 '아파트 편입' 중심 구조로 재편됐고, 토지 이용 방식 변화와 함께 사업성 구조 역시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평가다. 상가 측에 따르면 장미아파트 A·B종합상가 부지는 약 6700평 규모로, 상당 부분이 공동주택용지로 활용되는 구조다. 이로 인해 가구 수 증가 등 사업성이 확대됐으며 400가구 이상 추가 공급이 가능한 여지가 생겼다는 주장이다. 사업 규모 역시 10조 원대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의천 장미아파트 상가 재건축협의회장은 “상가 부지가 단순 부속 시설이 아니라 사업성 확대의 핵심 토지로 기능하게 됐다"며 “그에 상응하는 권리 배분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갈등은 상가 측이 상가 존치가 아니라 주거전환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기존 사례와 결이 다르다. 공실 리스크와 수익성 저하를 고려할 때 상업시설 비중을 줄이고 주거 비중을 높이는 것이 사업 전체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이라는 판단이다. 실제 상가 측은 주거전환 비율을 85% 수준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정비계획에는 약 76% 수준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상가 측은 “비율 자체보다 산정 근거와 협의 과정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며 “정비계획 원안도 확인하지 못한 채 결과만 통보받았다"고 반발하고 있다. 갈등의 배경에는 협의 구조에 대한 불신이 깊게 자리하고 있다. 상가 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조합, 특히 2기 집행부는 상가 측과의 공식 협의 테이블을 단 한 차례도 마련하지 않았으며, 면담 요청에도 응하지 않는 등 사실상 접촉이 차단된 상태였다는 주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합은 상가 측 동의율이 9.1%에 불과함에도 아파트 조합원을 포함한 전체 동의율 71.5%를 근거로 정비계획안 입안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가 측은 이를 “절차 요건만 충족한 채 실질 협의를 배제한 일방 추진"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행정당국도 중재에 나섰다. 송파구청은 공문을 통해 조합과 상가 간 충분한 협의를 거칠 것을 수차례 권고했지만, 상가 측은 조합이 협상단 구성 이전에 계획안을 상정하는 등 협의보다 사업 속도를 우선시했다고 주장한다. 상가 측은 “정비계획 원안 공개 없이 결과만 통보하는 방식은 협상이 아니라 일방 통보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법적 리스크 역시 갈등을 증폭시키는 핵심 변수다. 현행 도시정비법 시행령은 상가 소유자에게 원칙적으로 상가를 공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아파트 분양은 제한된 예외 요건을 충족할 때만 가능하다. 특히 상가를 분양받고 남은 권리가액이 '아파트 최소 분양단위 추산액'을 넘어야 하는데, 장미아파트는 최소 평형 기준이 기존보다 상향되면서 기준 금액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권리가액이 낮은 소액 지분 상가 조합원은 요건 충족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졌고, 일부는 현금청산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관련해 조합 측은 본지에 입장 표명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같은 갈등은 특정 단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압구정3구역 역시 상가를 둘러싼 구조적 제약을 안고 있는 대표 사례다. 단지 중앙에 위치한 상가 특성상 정비구역에서 제외하거나 분리 개발이 어렵고, 지분 쪼개기(재건축 아파트 입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조합설립인가 이전에 상가의 전유부분이나 지분을 여러 개의 소규모 지분으로 쪼개는 행위) 영향으로 일부 상가 수가 기존 160여 개에서 200여 개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해관계가 더욱 복잡해졌다. 조합 입장에서는 조율해야 할 권리자가 늘어난 반면, 상가 측 내부에서도 권리 배분 요구가 다양해지는 구조다. 한 현장 관계자는 “압구정 3구역의 경우 과거부터 상가 지분 쪼개기 문제가 누적돼 있어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건축행위 제한 이전에 신축이 이뤄지면 상가 지분이 더 세분화되면서, 향후 아파트 철거 시점까지도 권리 관계가 복잡하게 얽힐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상가 한 곳에 2~3명 이상이 공동지분 형태로 얽혀 있는 경우가 많아, 추후 상가 존치나 분할 여부를 둘러싼 합의가 쉽지 않은 구조"라며 “토지가 아닌 상가 분양을 목적으로 한 투자 성격이 강한 만큼 이해관계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필지 단위가 쪼개져 있거나 상가 소유주 수가 많은 구역은 1대1 재건축도 쉽지 않아, 일정 기간 사업 지연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도고 했다. 현행법상 상가 조합원에게는 원칙적으로 상가를 분양해야 하지만, 사업 속도를 고려해 일부 상가에 아파트 분양을 허용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이는 명확한 법적 권리가 아니라 사업장별 합의에 기반한 예외적 운영에 가까워 분쟁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조합 측은 “정비계획 확정 이후 세대수 등을 기준으로 상가 조합원과 협의를 진행해왔으며 현재 설명회도 잡혀 있다"라며 “일부 문제 제기는 과장된 측면도 있으며 사업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해소될 사안"이라고 밝혔다. 두 사례는 모두 상가 처리 문제에서 출발했지만 갈등의 성격은 다르다. 압구정이 '아파트 분양 가능 여부'라는 법적 해석 문제에 가깝다면, 장미아파트는 '확대된 사업성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라는 경제적·협상적 문제에 가깝다. 전자는 판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사안이고, 후자는 협의 구조와 정보 공개 수준에 따라 갈등 강도가 좌우되는 사안이다. 실제로 법적 환경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도시정비법 시행령을 둘러싸고 '상가를 포기하는 경우'를 어떻게 해석할지를 두고 판례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정관 변경만으로 아파트 분양이 가능하다는 해석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조합원 전원 동의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판단이 강화되는 흐름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조인은 “과거에는 상가 분양 포기를 정관 변경으로 처리해 왔지만, 최근 판례는 이를 시행령상 예외 요건 완화로 보며 전원 동의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전원 동의는 현실적으로 충족이 어려워 상가 조합원의 분양 통로가 크게 좁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포주공 2단지와 방배6구역·신반포2차 판례가 병존하면서 사업 설계 자체가 불안정해졌고, 조합은 소송 리스크를 고려해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며 “장미아파트처럼 상가 비중이 큰 단지는 사업성 배분 문제와 법적 리스크가 동시에 충돌해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정비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법적 기준이 명확하면 갈등을 일정 부분 통제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사업 구조 자체가 유동적으로 변하면서 이해관계 조정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특히 신속통합기획 등 속도 중심 정책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절차적 합의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유사한 갈등이 서울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청담 삼익 재건축(청담 르엘) 사례는 상가 갈등이 재건축 사업 전반에 어떤 파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선례다. 이 사업은 2003년 조합 설립 당시부터 상가를 포함하지 않는 방식으로 출발했다. 상가 소유주들의 동의 확보가 쉽지 않자, 조합은 아파트 소유자들만으로 조합을 구성하고 상가 부지는 별도로 분리하는 이른바 '분할 건축(토지 분할)' 구조를 전제로 사업을 추진했다.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이는 곧바로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다. 상가 소유주들은 자신들을 배제한 조합 설립이 위법하다며 조합설립인가 무효 소송을 제기했고, 실제로 2017년 1심 법원은 상가 측의 손을 들어주며 조합 설립이 무효라고 판단했다. 이 판결로 사업은 사실상 중단 위기에 놓였고, 재건축 추진 자체가 좌초될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이후 2018년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일부 절차상 하자가 있더라도 조합 설립이 무효로 볼 정도의 중대한 위법은 아니다"라고 판단을 뒤집었고, 2019년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조합의 적법성이 최종 확정됐다. 법적 승소가 곧바로 사업 정상화를 의미하지는 않았다. 1심부터 대법원 확정까지 이어진 장기간 소송 과정에서 사업은 수년간 지연됐고, 그 사이 금융비용 증가와 시장 환경 변화 등 추가적인 부담이 누적됐다. 조합은 법적으로는 '상가를 배제한 재건축'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받았지만, 실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상가와의 이해관계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결국 조합은 2018년을 전후해 상가 측과 토지 분할 및 권리 관계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며 갈등을 봉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 같은 사정에 대해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는 상가를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방식이 법적으로 가능하더라도, 실무적으로는 상가와의 협의 없이 사업을 완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동시에 강제적 배제 전략이 장기 소송과 사업 지연이라는 비용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에서, 청담 삼익 사례는 이후 재건축 사업에서 상가 갈등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기준점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이어 “상가를 배제하거나 포함하는 방식 모두 협의 없이 추진될 경우 사업 리스크로 귀결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상가 갈등이 더 이상 부수적 변수가 아닌 재건축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장미와 압구정 사례는 향후 도시정비사업 전반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건설업 ‘大’구조조정…중소사 ‘줄도산’…대형사는 ‘군살 빼기’

올해 1분기 기준 건설사 폐업신고가 1000건을 넘어가면서 중소형 건설사들의 위기가 대형 건설사까지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최근 상위 10대 건설사인 롯데건설이 희망퇴직을 시행함에 따라 건설업계 전반에 구조조정 흐름이 감지된다. 주택 경기 둔화와 정비사업 지연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대형 건설사는 조직 슬림화로 위기에 대응하는 모양새다. 18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이 발표한 올 1분기 기준 건설사 폐업신고 건수는 1088건이다. 2016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1분기 건설사 폐업신고 건수가 평균 937건이다. 전년대비 폐업 신고수는 17.6% 상승했다. 중소형 건설사 폐업 원인으로는 공사비 상승과 지방을 중심으로 발생한 준공 후 미분양 사태가 꼽힌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이 집계한 2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3.69로 잠정 집계됐다. 2020년을 기준으로 33.69% 상승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2.04% 상승했다. 2월 건설공사비 지수는 2023년(127.16), 2024년(130.05), 2025년(131.02)로 꾸준히 상승했다. 건설공사비 상승은 팬데믹 이후 2020년 하반기부터 철근값 상승,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시멘트 공급대란, 2023년 하마스 침공으로 촉발된 중동분쟁, 2026년 미국-이란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 등 일련의 사태들의 영향을 받아왔다. 건설자재 가격, 물류비용, 인건비의 동반상승은 건설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준공 후 미분양 사태는 중소형 건설사들이 자금난에 빠지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건설사들이 지출한 인건비나 자재비를 회수할 수 없어 유동성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 미분양주택현황보고에 따르면 2월 준공 후 미분양은 3만1307가구다. 전년동월(2만3722가구) 대비 32% 상승한 수치다. 올해 미분양 물량 중 86%를 차지하는 2만7015가구가 비수도권이라는 점에서 지역건설사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지방·중소형 건설사들이 무너지면 대형 건설사들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우려하면서도 건설부문 업황의 등락 사이클을 지나고 있는 과정으로 본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대형 건설사의 하도급업자가 중소 건설사"라며 “공사비 부담과 민간 주택 경기가 좋지 않아 공공 위주로 사업이 진행되다 보니 일자리 감소 등의 부담이 중소건설사에서 대형 건설사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1000건 이상의 폐업규모가 누적된다면 위기신호겠지만 동시에 신규등록건 때문에 전체 건설업체 수가 크게 감소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폐업수가 계속 적지 않은 규모로 집계 되는 것은 건설업황이 그리 좋지 않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대형 건설사도 건설업 구조조정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2025년 시공능력평가 순위 8위에 위치해 있는 롯데건설이 장기 근속자와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대해 희망퇴직을 시행한다는 소식이 최근 전해지자 대형 건설사들도 불황기에 조직 슬림화로 대응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희망퇴직자는 근속 연수에 따라 최대 기본급 30개월치 위로금과 특별 위로금 3000만원을 별도 지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고비용 인력인 장기 근속자와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대한 인건비 부담을 덜고 고정비를 단기간에 줄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 위원은 “건설업은 등락이 있고 그 경향은 수년간 지속된다"며 “불확실성이 커진 건설사들은 보수적인 판단을 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규 사업도 꼼꼼히 사업성을 판단해서 취사선택 수주하고, 필요하다면 감원까지 포함한 위기경영으로 스탠스를 변경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직 슬림화와 비용구조 정비를 먼저 마치고 안착시킨 기업들이 불황기를 더 오래 버텨낼 가능성이 높고, 다음번 경기 회복 국면에서 시장지배력을 높이거나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건설업계 중동 상황 대응…착공부터 분양까지 ‘금융패키지’ 지원

정부가 중동 상황으로 경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사의 유동성 확보 지원을 위해 건설 전 과정 금융 패키지를 시행한다. 17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건설사를 대상으로 특별융자 시행, 보증수수료 할인 등 금융지원 패키지를 시행한다. 특별융자는 건설공제조합과 전문건설공제조합에서 각각 3000억원 규모로 지원한다. 건설사 신용 등급에 따라 연 2% 후반에서 3% 초반의 낮은 금리로 자금조달이 가능하게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협력업체 보호를 위한 지원도 있다. 하도급대금 지급보증과 건설기계 대여대금 지급보증 수수료를 10% 할인해 보증 가입 문턱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원자재 수급난으로 인해 공사가 지연되는 경우 연장보증이 필요하다. 계약보증과 공사이행보증 수수료를 30% 할인하는 방안도 지원사항에 포함됐다. 계약보증은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손해를 금전으로 배상할 것을 담보하는 제도다. 공사이행보증은 수급인이 공사를 완료하지 못할 시 보증기관이 공사 완성을 담보하는 것이다. 건설공제조합은 조합원 당 최대 1억원 한도로 지원한다. 5월 중으로 융자를 실시할 계획이며, 지원 대상은 신용등급 BB이하의 영세 조합원이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기존에 PF위기 대응을 위해 운영한 건설안정 특별 융자를 지속 운영키로 했다. 현재 즉시 융자신청이 가능하며 5월부터 올해 말까지 보증수수료 할인도 추진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도 보증수수료 감면으로 지원한다. 보증료 할인은 5월 중으로 시행돼 1년간 진행된다. 신규 발급 보증을 비롯해 이미 보증 승인된 사업장의 남은 사업비에 대한 분할 발급 보증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주택사업자에 대해 주택분양보증과 정비사업자금 대출보증 수수료를 30% 할인한다. 이는 주택공급 위축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주택분양보증은 사업장의 분양 계약자를 보호하고, 사업 주체의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목적이다. 정비사업자금은 재개발·재건축 사업비를 조달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특히 주택 공급이 멈추지 않도록 주택건설을 위해 돈을 빌릴 때부터 분양할 때까지 전 과정 지원도 포함된다. PF 대출 보증과 분양 보증을 함께 발급받을 경우 분양보증분 수수료를 30% 추가 인하해 최대 60%의 보증료를 감면한다. 한편 지난 8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건설·금융업권 합동 간담회에서는 건설업계의 석유·나프타·플라스틱에 대한 공급 안정화와 공사비용 상승에 따른 금융비용 논의가 있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정상 사업장의 일시적 유동성 애로 개선을 위해 HUG의 PF보증 지원방안을 언급한 바 있다. 해당 내용이 이번 금융지원으로 구체화 된 것으로 풀이된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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