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고가 붕괴 전 29㎜ 처짐 포착…왜 못 막았나

서울 중구 서소문고가차도 철거공사 붕괴 사고에 앞서 교량 핵심 구조물인 거더(Girder)에서 29㎜ 규모의 처짐 현상이 발견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이상 징후 발견 직후 공사를 중단하고 긴급 안전점검에 착수했지만, 점검 과정에서 구조물이 붕괴하면서 감리단장과 현장소장, 외부 전문가 등 3명이 숨지고 서울시 공무원과 서대문구 직원 등 3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특히 사고 발생 약 12시간 전 이미 구조물 이상 징후가 확인됐음에도 도로와 철도 운행이 계속 이뤄졌다는 점에서 당시 안전 판단 과정과 대응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임춘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27일 서울시청 기자실 브리핑에서 “유명을 달리한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유가족과 부상자들에 대해 가능한 모든 행정적 지원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소문고가 철거공사는 지난해 4월 30일 착공해 오는 7월 29일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었다. 총사업비는 202억7400만원이며 사고 발생 시점 기준 전체 공정률은 88.49%였다. 교각 18개 가운데 15개, 슬래브 19개 가운데 17개가 이미 철거된 상태였다. 서소문고가는 1966년 준공된 노후 교량이다. 2019년 정밀안전진단 결과 D등급 판정을 받았으며, 당시 “주요 부재에 결함이 발생해 긴급한 보수·보강이 필요하고 사용 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태"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서울시는 철거 후 재설치 방침을 결정하고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를 거쳐 철거공사를 진행해 왔다. 서울시가 공개한 사고 경위에 따르면 사고는 26일 오후 2시33분 철도 횡단구간인 S9 슬래브 철거 작업 과정에서 발생했다. 슬래브는 차량이 통행하는 콘크리트 바닥판을 의미한다. 당시 현장에서는 S9 슬래브를 절단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슬래브 아래에는 교량 상부를 지탱하는 철제 대들보 역할의 거더가 설치돼 있는데, 서울시는 작업 도중 거더에서 이상 징후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시공사는 이날 오전 1시30분부터 S9 슬래브 절단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작업 시작 약 1시간 뒤인 오전 2시30분께 G14열과 G15열 사이 중간 지점에서 29㎜ 규모의 거더 처짐 현상이 확인됐다. 거더는 교량 하중을 교각으로 전달하는 핵심 구조물이다. 거더에 처짐이 발생했다는 것은 구조 안전성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에 책임감리는 즉시 공사 중지를 지시하고 추가 처짐을 막기 위한 보강 조치를 실시했다. 현장 관계자는 오전 7시30분 서울시에 유선 보고했고 오전 9시30분에는 대면 보고가 이뤄졌다. 이후 오전 10시50분 감리단장과 현장소장, 정밀안전진단업체, 구조분야 비상주 감리,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한 긴급 대책회의와 현장점검이 진행됐다. 당시 현장에는 서울시 관계자와 안전진단 전문가, 외부 전문가, 감리단장, 현장소장 등 총 9명이 참여해 구조 안전성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후 2시33분 구조물이 갑자기 붕괴했고 현장에 있던 감리단장과 현장소장, 외부 전문가가 숨졌다. 서울시 공사 담당 과장과 담당 주무관, 서대문구 직원 등 3명은 중상을 입었다. 붕괴 직후 오후 2시37분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했고 오후 4시22분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가 가동됐다. 서울시는 이후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 고용노동부, 경찰, 국토안전관리원 등이 참여하는 관계기관 합동회의를 잇달아 열어 사고 수습과 철도 복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브리핑 이후 이어진 백브리핑에서는 기자들의 질문이 사고 원인 자체보다 '29㎜ 처짐 발견 이후 서울시가 어떤 판단을 했는지'에 집중됐다. 가장 많이 제기된 질문은 “새벽 2시30분 구조물 이상이 발견됐는데 왜 철도와 도로를 통제하지 않았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당시 상황이 즉각적인 붕괴가 확인된 상태가 아니라 위험 수준을 판단하기 위한 긴급 안전점검 단계였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거더 처짐은 구조물 이상 신호가 맞지만 곧바로 붕괴 위험을 단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며 “통제 필요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긴급 안전진단을 진행하던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핵심 쟁점은 긴급 안전점검 실시를 누가 결정했는지 여부였다. 서울시는 법적으로 긴급 안전점검 필요 여부는 책임감리 판단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책임감리가 처짐 현상을 확인한 뒤 긴급 점검 필요성을 제기했고 서울시는 이를 공유받아 전문가 참여와 후속 조치를 지원한 것"이라며 “별도의 승인 대상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붕괴 당시 감리단장과 외부 전문가 등이 구조물 인근에서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있었던 점도 백브리핑에서 집중 질의가 이어진 부분이다. 서울시는 사고 당시 현장 점검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임 본부장은 “거더 상태를 확인하려면 구조물 하부를 직접 봐야 하는데 공중비계가 설치돼 있어 외부에서는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공중비계는 철도 상부에 설치된 임시 작업 발판이다. 철거 작업자와 장비가 철도 위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만든 구조물로, 교량 하부 전체를 덮고 있어 외부에서는 거더 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서울시는 이 때문에 감리단장과 전문가들이 공중비계 내부로 들어가 구조물 상태를 점검하던 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본부장은 “책임감리가 현장 상태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구조물 인근으로 진입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확한 경위는 향후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철도 횡단구간 철거가 예상보다 장기간 진행된 배경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서울시는 당초 철도구간에 대해 24시간 연속 작업을 요청했지만 철도 운영기관과 협의 결과 철도 운행이 없는 새벽 시간대에만 작업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실제 철도 횡단구간 철거 작업은 오전 1시30분부터 오전 4시30분까지 하루 약 3시간만 허용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철도 안전 문제 때문에 한 달 평균 17~18일 정도만 작업이 가능했다"며 “철도 인접 공사라는 특수성 때문에 공사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난해까지 철도 외 일반 구간 철거를 완료했고 올해 3월 전차선 이설을 마친 뒤 철도 구간 철거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임 본부장은 “철도 운행 중 공사를 해야 하는 특수성 때문에 작업 여건이 매우 제한적이었다"며 “철도구간 철거는 사실상 새벽 시간에만 반복적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철거공법 자체에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서울시는 설계 단계에서 거더의 구조 안전성을 전제로 순차 절단 후 개별 인양 방식의 철거 공법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임 본부장은 “개별 거더를 순차 절단한 뒤 인양하는 방식으로 설계됐고 이는 거더 자체가 안전하다는 전제 아래 수립된 것"이라며 “현재 단계에서 붕괴 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향후 조사에서는 △29㎜ 처짐 발생 이후 대응이 적절했는지 △철도·도로 통제 판단에 문제가 없었는지 △긴급 안전점검 과정이 적절했는지 △철거공법과 구조 안전성 검토에 문제가 없었는지 △감리단·시공사·발주처의 책임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등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현재 서울시는 고용노동부에 작업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다. 계획에 따르면 공중비계 철거에 6시간, 사고 구간인 S9 철거에 24시간, 전차선 복구에 10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복구 작업은 약 40시간 규모다. 서울시는 고용노동부 심의를 거쳐 잔여 구조물 철거와 철도 복구 작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유가족에 대해서는 장례비와 재난지원금, 심리상담, 복지서비스 연계 등을 지원하고, 부상자에게는 치료비와 심리상담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서울시민의 경우 시민안전보험 적용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서소문 붕괴 복구 ‘주중 목표’…코레일 “우회 운행 검토·SRT 입석 2배 확대”

서울 중구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공사장 붕괴 사고로 중단된 철도 운행 복구 작업이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이뤄질 전망이지만, 현장 안전 확보와 철거 작업 진행 상황에 따라 주말까지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주중 복구를 1차 목표로 제시하면서도 추가 안전 변수 발생 가능성을 고려해 단계적인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27일 서소문 고가도로 붕괴 현장에서 열린 백브리핑에서 “작업자와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철도 복구를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주중 복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철거 과정에서 변수 발생 시 주말까지 작업이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구조물 일부가 붕괴하면서 작업자 사상자가 발생했고, 인접한 경의선 신촌역~서울역 구간 전차선과 철도시설에도 영향을 미쳐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이 여파로 행신역~서울역·용산역 구간 KTX 운행이 차질을 빚었고 일부 일반열차도 시종착역이 조정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전체 열차 운행률은 평시 대비 약 82% 수준이다. 일반열차는 일부 노선의 시종착역을 서울·용산 대신 수원이나 대전으로 조정해 운행하고 있으며, 철도 부문은 현재 열차 운행 정상화와 시설 복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복구가 예상보다 길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추가 붕괴 위험 때문이다. 김태병 국토부 철도국장은 “현재 절단된 거더(교량 상부 구조물)가 남아 있어 전차선 작업자가 아래에서 작업할 경우 추가 붕괴 위험이 있다"며 “공중 비계와 거더 15개를 모두 제거한 뒤에야 코레일과 국가철도공단이 전차선 및 궤도 복구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현장에서 500톤급 크레인 2대를 이용해 절단된 거더를 하나씩 인양·철거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다만 사고 직후 고용노동부가 공사 중지를 명령한 상태여서 서울시와 시공사가 제출한 철거계획에 대한 심의와 승인 절차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심의 과정에서 추가 보완 요구가 나올 경우 복구 일정은 더 늦어질 수 있다. 현장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도 병행되고 있다. 국토부는 콘크리트 강도 측정과 구조 안전성 검토를 실시했으며, 구조물 변형과 추가 붕괴 조짐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기 위한 계측기도 설치했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작업자들이 본체 위에 올라가지 않고 고소작업차를 활용해 작업하도록 하고 있고, 안전요원과 신호수, 계측기 운영 등을 통해 위험 요소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철거 작업이 마무리되더라도 철도 복구에는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 국토부와 코레일은 전차선 복구에만 최소 10시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에도 시험운행과 시설 점검 절차를 거쳐야 실제 운행 재개가 가능하다. 김 국장은 “만약 금요일 밤까지 철거 작업이 모두 끝난다면 토요일 첫차부터 운행이 가능할 수도 있다"면서도 “59년 된 노후 교량으로 정밀안전진단 D등급을 받은 시설물이기 때문에 철거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주중 복구를 1차 목표로 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주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레일은 철도 이용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비상수송대책도 확대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KTX 운행 정상화 시점까지 SRT 입석 좌석을 기존 열차당 15석에서 30석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고속버스 임시 증편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행신기지와 수색기지 방면 선로 이용이 어려워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대체 선로 활용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코레일은 고양 차량기지에 있는 열차를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과 용산 지하선로를 거쳐 서울역으로 이동시키는 우회 운행 방안을 시험할 계획이다. 야간 시운전 결과에 따라 추가 차량을 순차적으로 투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현재 코레일은 서울역·용산역·광명역에서 차량 정비와 청소를 수행하는 특별관리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서울역 북측 선로가 막혀 있는 만큼 행신역 방면 운행 제한과 일부 열차 단축 운행은 복구 완료 전까지 유지될 전망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대체 노선과 차량 운용 방안을 적극 활용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고를 계기로 철도 인접 공사에 대한 사전 안전 검토와 승인 절차의 적정성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한 본지 질의에 김 국장은 “해당 사업은 철도보호구역 내 행위에 해당해 국가철도공단의 행위허가를 받았고, 차단 작업에 대해서는 철도 운영기관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철도공단 수도권본부장도 “철도보호구역 행위는 공식 절차에 따라 허가가 이뤄졌고, 철거 공법 역시 자문회의 등을 거쳐 검토한 뒤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코레일 측 역시 “차단 작업 승인은 주 단위 또는 일일 작업계획을 제출받아 위험성 여부를 검토한 뒤 승인하는 방식"이라며 “이번 작업도 정상적인 신청과 승인 절차를 거쳐 진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이번 사고가 인명 피해와 철도 운행 중단으로 이어진 만큼 향후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조사에서는 철거 공법의 적정성뿐 아니라 철도 인접 공사에 대한 위험성 평가, 관계기관 협의 과정,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는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라 구조·시공·안전 분야 외부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고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을 조사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조사위 활동과 별개로 철도 복구 작업을 병행해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열차 운행을 정상화한다는 방침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단독] 사고 직후 잔해 아래서 ‘살려달라’ 신음 이어져

26일 오후 서울 중구 미근동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비가 흩뿌리는 철길 위로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무너져 내려 있었다. 붕괴된 상판 아래에는 뒤엉킨 철근과 휘어진 철골이 드러났고, 경찰 통제선 바깥으로는 구조 상황을 지켜보는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사고 당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직접 찾은 현장에서는 소방대원들과 관계기관 인력들이 잔해 사이를 오가며 구조와 안전 점검 작업을 이어갔다. 구조대원들의 무전 소리와 중장비 엔진음만 간헐적으로 들릴 뿐 현장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이날 오후 2시33분께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 현장에서 상부 구조물이 붕괴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서는 안전진단이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현장관리소장과 감리단장, 외부 구조전문가 등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붕괴된 구조물 일부는 경의선 전차선 위로 떨어졌고, 서울역~신촌역 구간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사고 현장을 처음 목격한 주민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상인 A씨는 구조물이 붕괴되는 순간을 “순식간이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사람들이 놀라 밖으로 뛰쳐나왔지만 특별한 이상 징후를 느낄 틈도 없이 구조물이 폭삭 주저앉듯 무너졌다"며 “붕괴 직후 거대한 흙먼지가 일었고 구조물 아래에서 '살려달라'는 신음 소리가 계속 들렸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사람들이 직접 구조물을 치워보려 했지만 너무 무겁고 위험해 손을 쓸 수 없었고 모두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고 당시 인근을 지나던 직장인 B씨도 “음료수를 사러 가던 길에 사고를 목격했는데 콘크리트 구조물 아래 사람이 깔려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자 현장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도 유동인구가 적지 않은 곳이지만 사고 당시에는 안전점검이 진행 중이라 사람과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았다"며 “사고 직후 3~5분 안에 신고가 이뤄진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그는 “평소 들어보지 못한 굉음과 함께 먼지가 크게 일어났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큰일이 났다고 직감했다"며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 부상자들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관계자들도 크게 당황한 모습이었다"고 회상했다. 서소문 고가는 서울 중구 순화동과 중림동을 연결하는 길이 492m 규모의 고가차도로 1966년 준공됐다. 준공 후 약 59년이 지나 노후화가 심화됐고, 2019년 정밀안전진단에서 안전성 미달에 해당하는 D등급 판정을 받았다. 이후 철거가 결정돼 지난해 9월부터 전면 통제와 함께 철거 공사가 진행돼 왔다. 사고 당시 전체 철거 공정은 약 89% 완료된 상태였다. 붕괴가 발생한 곳은 S8·S9 구간으로 불리는 마지막 철거 구간이었다. 특히 이 구간은 경의선 철도가 지나가는 상부 구조물에 해당해 국가철도공단과 협의를 거쳐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새벽 1시30분부터 오전 4시까지만 작업이 진행됐다. 사고 당일 새벽에도 슬라브(바닥판) 절단 작업이 진행됐지만 작업 과정에서 약 2.9㎝ 규모의 침하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공사는 즉시 중단됐고 서울시와 감리단, 안전진단업체, 외부 구조전문가 등이 현장에 투입돼 구조물 상태를 점검했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2시33분께 안전점검 도중 구조물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최진우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토목부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당시 저를 비롯해 광역도로과장, 현장소장, 안전진단업체 관계자, 외부 구조전문가 등 총 9명이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있었다"며 “점검 도중 갑자기 구조물이 붕괴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현재 상부 구조물을 지지하던 거더(Girder·교량의 주요 하중을 지지하는 대형 보)가 파단(破斷·쪼개지고 끊어짐)되면서 붕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실제 파단 시점과 원인, 철거 작업 및 침하 현상과의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아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고를 단순한 노후화 문제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노후 교량 철거는 구조물의 하중 변화와 균형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리해야 하는 고난도 작업으로 분류된다. 특히 사고 당일 새벽 슬라브 절단 작업 과정에서 약 2.9㎝ 규모의 침하가 확인된 만큼, 침하 발생 이후 어떤 안전조치가 이뤄졌는지가 향후 원인 규명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추가 지지대 설치 여부와 안전성 검토 절차, 철거 순서 준수 여부 등을 주요 조사 대상으로 보고 있다. 또한 서울시가 거더(교량의 주요 하중을 지지하는 보) 파단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실제 거더가 먼저 손상된 것인지, 아니면 침하와 하중 이동의 결과로 파단이 발생한 것인지도 정밀 조사를 통해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침하 발생 이후 위험 신호를 어떻게 평가하고 대응했는지가 이번 사고의 책임과 원인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정부와 서울시는 사고 직후 비상 대응 체계에 돌입했다. 서울시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현장 안전 확보와 추가 붕괴 방지 조치에 나섰다. 또 사망자 유가족에게 전담 공무원을 배치하고 생활안정지원금과 심리상담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김윤덕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해 철도시설 복구와 열차 운행 정상화를 지원하고 있다. 김 장관은 현장을 찾아 “사고 대응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되 2차 사고 예방과 작업자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고용노동부도 산업재해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현장을 방문해 긴급 현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철도 복구 과정에서의 2차 사고 방지와 안전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현재 경찰과 고용노동부, 관계기관은 철거 공정과 안전조치 이행 여부, 침하 발생 이후 대응 과정, 거더 파손 원인 등을 중심으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사고 원인 규명 결과에 따라 시공사와 감리단, 발주기관의 안전관리 책임 여부도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비아파트 규제완화·금융지원으로 내년까지 4.1만 가구 공급

국토교통부가 도시형생활주택 등 비아파트 공급 구체화 방안을 내놨다.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않은 주택 사업장에 대한 원인 파악과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비아파트뿐만 아니라 아파트 공급도 근본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도시형생활주택과 프리미엄 원룸·오피스텔 공급 촉진을 위해 규제를 개선하고 신축 비아파트 금융지원 확대를 통해 수도권에서 2027년까지 4.1만가구, 2030년까지 11만 가구를 공급한다. 우선 정부는 도심 자투리땅에 신속한 공급이 가능한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건축규제를 개선해 2027년까지 2.6만가구, 2030년까지 7.7만가구 인허가를 목표로 지원할 방침이다. 도시형생활주택은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2009년 도입된 주택 유형이다. 현행 도시형생활주택은 도시 지역 내 300세대 미만, 전용 85㎡ 이하 주택이다. 정부는 도시형생활주택의 건축규제를 개선해 준주거·상업·공업지역은 500세대, 역세권은 700세대 미만으로 세대수 기준을 완화한다. 연립·다세대 최대 5층이었던 층수 규제도 최대 6층으로 완화한다. 일조권 규제는 건축물 높이 10∼17m까지 정북 방향 이격거리 5m로 통일한다. 생활형숙박시설에서 주거 오피스텔로 전환할 때 문제됐던 주차장 확보 규제도 완화한다. 세대당 0.5~1대를 마련해야 했던 주차대수를 현행 조례로 20~50% 완화할 수 있었지만, 이를 지자체 여건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재량범위를 50~70% 확대했다. 공실 상가·오피스 등을 프리미엄 원룸·오피스텔로 용도 전환해 향후 2년간 1.5만가구, 2030년까지 3.3만가구 이상 공급하는 방안도 지원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2000가구 규모 비주거시설을 주거시설로 리모델링한다. 정부는 LH가 시범사업을 통해 프리미엄 원룸·오피스텔 용도 전환 생태계를 키워나가는 역할을 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주거시설 전환 네트워크 센터를 설치해 수요자와 설계·시공업체를 매칭하고 사업 컨설팅을 제공한다. 리모델링 수요자에게 표준 평면도를 제공해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지원한다. 지식산업센터 규제완화 방안도 내놨다. 일반공업지역 내 지식산업센터를 오피스텔로 전환할 수 있도록 2027년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한다. 주차장 확보 의무도 한시적으로 면제한다. 지식산업센터 입주자격은 현행은 소속 근로자만 가능했지만 인근 근로자까지 확대해 지식산업센터 기숙사에 즉시 입주할 수 있도록 했다. 비아파트 사업자에 대한 건설 금융 지원도 강화한다. 2027년까지 도시형생활주택 기금 사업자대출 기준을 완화한다. 현행은 60㎡ 이하의 경우 가구당 7000만원을 3.8% 금리로 대출이 가능했으나 가구당 1.1억원에 3.4% 금리를 적용한다. 60~85㎡의 경우 기존에 공공에 한정됐던 대출을 민간까지 확대하고 가구당 1.2억원을 3.6% 금리를 적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비주거시설을 준주택으로 리모델링·용도전환하는 사업자에 대해 임대주택 기금대출과 준주택 모기지 보증을 신설해 지원한다. 프리미엄 원룸은 5년간 실당 800만원 한도로 연 3%대 금리로 지원한다. 오피스텔·기숙사는 14년간 호당 7000만원 규모로 연 3%대 대출을 제공한다. 모기지 보증은 리모델링 후 주택 예상 감정가의 60% 이내에서 지원한다. 그동안 아파트에 특화돼왔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도 비아파트로 확대된다. 비아파트 전용 특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과 분양보증이 신설된다. PF 보증은 대지비 5% 또는 총사업비 1% 중 큰 금액으로 발급된다. 보증료는 비아파트에 한해 20%p(포인트) 추가 할인해 최대 45% 할인된다. 비아파트 특례 분양보증료는 계약금과 중도금 총합의 0.19∼0.33% 수준으로 예상된다.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못한 주택 사업장의 원인을 파악하고 착공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수도권 규제지역 내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않은 주택 사업장은 약 32.3만가구에 달하고, 이중 10만가구 가량은 1년 이상 착공이 지연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원인은 기관별 법령해석차이, PF 자금조달 문제, 자재수급 미스매치에 따른 공사비 분쟁 등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한국디벨로퍼협회에 천담 창구를 두어 개별 사업장별 애로사항을 접수하도록 '현장 애로해소 지원센터'를 운영한다. 금융 문제, 자재·공사비 문제, 인허가 문제 등 업무 성격에 따라 금융위, 산업부, 환경부 등 관계 부처에 검토의견을 받고 유권해석 등 즉각 해결이 가능한 사안에 대해서는 즉시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 법령개정이 수반되는 등 바로 해결이 어려운 사안은 제도개선 과제로 올린다는 방침이다. 장우철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지난 9·7 대책을 통해 수도권 135만가구 공급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했고, 이번 공급 안은 이를 보완·발전하는 과정"이라며 “대한주택건설협회 협회장, 한국주택협회 등 업계 간담회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GTX 논란 해명 서울시에 前 행정·정무부시장, 국토부 일제히 반박

GTX-A 삼성역 철근누락을 둘러싸고 서울시가 사실관계 설명에 나서자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전 행정·정무부시장이 이를 반박하는 모양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측이 국토교통부 관계자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가운데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25일 서울시는 GTX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한 사건 발생 경위, 현재까지 조치 상황, 향후 안전 보강 및 재발방지 대책을 밝혔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는 국토교통부가 전반적인 사업 계획 수립 및 시행을 총괄하는 국가 주도 광역교통 인프라 사업이다. GTX-A 건설사업 시행자인 국가철도공단은 해당 구간의 공사 시행을 시에 위탁했고, 시는 2021년 7월 체결한 위·수탁협약에 따라 이를 수행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3공구 공사 발주처는 서울시 소속 기관인 도시기반시설본부다. 시공은 현대건설, 책임감리는 삼안이 맡았다. 시는 철근 누락 발생 경위에 대해 지난해 9월부터 10월 사이 2열로 배치되어야 할 주철근이 1열로 시공되는 오류가 발생했고 이를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10월 23일 인지, 30일 감리단에 자진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는 2022년부터 전 공사현장에 동영상 기록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영동대로 현장 역시 주요 공정이 CCTV로 기록돼 시공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를 은폐할 수 없는 체계라고 설명했다. 문제로 지적됐던 보고체계에 대해 도시기반시설본부는 철근누락 사실을 인지한 직후 지난해 11월 13일 건설사업관리보고서 공문을 제출해 국가철도공단에 통보했다고 강조했다. 철근 누락에 대해 보강이 필요하다는 내용과 상세 시공계획에 대해 올해 4월까지 꾸준히 관련 자료를 공유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사건 은폐논란에 대해 시는 “도시기반시설본부는 이 사안을 전문적 판단이 필요한 기술적 문제로 보고 보강방안 확정까지 본부 차원에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토부 논의 과정에서 GTX-A 무정차 통과 개통시기 지연 우려가 제기되면서 단순 기술검토를 넘어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으로 확대돼 그 이후인 4월 30일에 도시기반시설본부에서 시장 권한대행에게 현 상황을 긴급 보고했다고 밝혔다. 당시 오세훈 시장은 4월 27일 예비후보자 등록으로 시장 권한이 정지돼 오 시장에 대한 보고는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시의 입장에 25일 서울시 전 행정·정무부시장 12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세훈 시장이 철근누락사태를 몰랐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종욱 전 정무부시장은 “시장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어도 서울시는 행정1·2·정무 등 3인의 부시장이 매일 시의 현안을 점검하고, 중요사안에 대해서는 시장에게 보고하는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철근 누락 사실이 인지됐음에도 그 즉시 시장에게 보고되지 않았다는 것은 시의 행정체계가 마비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부시장은 “이 상황을 인지한 실무자는 자신의 상급자에게 보고했을 것이고 행정부시장에게도 보고가 당연히 갔을 것"이라며 “행정부시장이 이를 인지했다면 3명의 부시장이 매일 점검회의를 하는데 그 자리에서 구두로라도 보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사항 같으면 부시장 전결 또는 국장 전결로 처리될 사항들이 많지만, 현장에서도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 중요 사항은 보고가 올라오는 것이 정상"이라고 덧붙였다. 시가 중대하자를 저지를 현대건설에 대해 곧바로 벌점을 부과하지 않고 6개월이 지난 5월 18일에 벌점부과 절차에 착수했다는 사실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라 공사를 발주한 지방자치단체 등은 부실 시공을 유발한 건설 사업자·기술인에게 벌점을 매긴다. 정부는 벌점에 따라 공공공사 입찰 참여·선분양 제한 등 불이익을 준다. 시 도시기반시설본부의 벌점위원회 지침에는 부실 측정 이후 3개월 이내 벌점 부과위원회에 상정하는 것이 원칙으로 돼 있다. 공사 현장마다 CCTV가 설치돼있어 시공 과정의 오류를 은폐할 수 없는 구조라는 시의 설명에 대해 진성준 정무부시장은 “CCTV까지 설치돼있는데 어떻게 시공사가 5층 공사 다 끝나고 4층 공사 들어가려고 설계 도면 검토할 때에야 철근이 빠졌다는걸 알게 되느냐"고 비판했다. 국토부는 서울시의 입장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시가 지난해 11월 13일 이후 철근 누락 사실을 총 6회에 걸쳐 통보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해당 내용이 업무일지에 제한적으로 기재돼있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별도의 긴급보고나 요약보고에 포함되지 않아 중대한 시공 오류 사항으로 즉시 식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는 것이다. 국토부 논의 과정에서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으로 확대됐다는 부분에 대해선 서울시가 단독으로 중대한 시공 오류에 대한 보강 공법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GTX 삼성역 구간 시설은 향후 민간사업자가 운영, 코레일이 유지관리를 맡지만 국비가 투입되고, 국가소유로 인계되는 국가 철도시설이라는 것이다. 현재 서울시의 보강방안은 시공사, 감리단, 서울시 간의 검토된 방안일 뿐 철도 시설관련 기관과는 협의가 진행된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시는 국토부가 5월 4일부터 19일까지 총 94회의 시험 운행을 하는 동안 시에 대해 공사 중단 권고 등의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는 4월 29일, 5월 6~8일까지 외부 전문가와 자체 긴급안전점검을 시행했고, 구조물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뒤 시험운행을 재개했다. 시는 국토부가 구조물 안전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음에도 공사 중단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사안의 심각성을 부각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국토부는 “시공오류를 확인한 4월 29일 당일 긴급 안전점검을 위해 이미 진행 중이었던 시설물검증시험은 중단했다"며 “긴급 회의 결과 현 상태 구조물은 강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열차 진동을 측정하여 영향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고, 이에 따라 5월 5일 시험운행을 재개한 것"이라고 밝혔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서소문고가 붕괴, 철도 운행 차질…코레일 “긴급 복구 총력”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공사 현장에서 26일 오후 구조물이 붕괴하면서 작업자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서울역과 신촌역을 연결하는 철도 운행까지 중단되는 등 수도권 철도망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코레일은 사고 직후 긴급 복구반을 투입하고 승객들에게 다른 교통수단 이용을 당부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섰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2분쯤 서울시가 발주해 진행 중이던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공사 과정에서 철거 중인 고가 구조물이 낙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여파로 서울역~신촌역 구간 전차선 단전이 발생하면서 해당 구간 열차 운행이 전면 중지됐다. 코레일은 사고 직후 재난문자를 발송해 “서울~신촌 간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공사 중 붕괴로 열차 운행 중지 등 상당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으니 타 교통수단을 이용해 달라"고 안내했다. 이번 사고는 서울역과 수도권 북부 철도망을 연결하는 주요 구간에서 발생해 철도 운행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코레일은 서울역~신촌역 간 전차선 단전으로 해당 구간 열차 운행을 중단했으며, 서울~수색 구간 전동열차 운행도 일시 중지했다고 밝혔다. 다만 수도권 전철 1호선과 경의중앙선(문산~용산~용문)은 정상 운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고속철도 운행에도 일부 차질이 발생했다. 행신역과 서울·용산역을 오가는 KTX 운행은 중단됐지만 부산·목포 등 지방을 오가는 KTX 열차는 서울역과 용산역까지 정상 운행되고 있다고 코레일은 밝혔다. 일반열차는 서울역 혼잡을 분산하기 위해 운행 구간이 단축됐다. 대전∼수원 구간 열차는 수원역까지만 운행하고, 대전 이남에서 출발하는 일반열차는 대전역까지만 운행한다. 장항선 열차 역시 천안역까지만 운행하도록 조정됐다. 코레일은 서울시 발주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라고 설명하며 긴급 복구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발주해 공사 중인 서소문 고가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해 서울역~신촌역 간 열차 운행이 중지된 상태"라며 “서울역 출발·도착 KTX 열차는 정상 운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긴급복구반을 현장에 출동시켜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출·도착역이 변경될 수 있는 만큼 이용객들은 코레일톡과 홈페이지, 철도고객센터를 통해 실시간 운행 상황을 반드시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사고는 공사 현장 인명 피해로도 이어졌다. 소방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3분께 서대문구 미근동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현장에서 고가도로 상판 일부가 붕괴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현장에서는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었으며 구조물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작업자들이 매몰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 피해는 사망 3명, 부상자 3명이다. 소방당국은 오후 2시38분께 현장에 도착한 뒤 오후 2시49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본격적인 구조 활동에 나섰다. 현장에는 소방 인력 62명과 장비 16대가 투입됐으며 구급차 5대가 추가 출동했다. 경찰 인력 30여 명도 현장에 배치돼 구조 활동 지원과 현장 통제를 맡고 있다. 경찰은 관계기관과 합동 대응 체계를 가동해 2차 피해 방지에 나섰다. 사고 현장 주변에 대한 원거리 통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서대문구 경찰청로터리에서 충정로 방향 차량 통행을 전면 차단한 상태다. 소방당국은 철거 공사 과정에서 안전 점검이 진행되던 중 고가도로 상판이 붕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구조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시공 과정의 문제 여부와 안전조치 이행 상황 등을 포함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건설업계의 새 영토 된 SMR…“시공 넘어 에너지 패권 경쟁”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인공지능(AI) 시대의 폭증하는 전력 수요가 맞물리면서 소형모듈원전(SMR)이 글로벌 건설업계의 새로운 전략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 대형 원전 시공 경험에 머물렀던 국내 건설사들도 이제는 설계·조달·시공(EPC)을 넘어 지분 투자와 공동개발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며 미래 에너지 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24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관련 업계에서는 SMR이 단순 발전 설비를 넘어 미래 전력 패권 경쟁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본다. 소형모듈원전(SMR·Small Modular Reactor)은 기존 대형 원자력발전소를 소형·표준화·모듈화한 차세대 원전이다. 일반적으로 출력 300MW 이하 원전을 의미하며, 공장에서 주요 설비를 모듈 형태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 핵심 특징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SMR에 대해 “대형 원전 대비 건설 기간 단축과 초기 부지 부담 완화가 가능하고, 반복 생산을 통한 장기적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차세대 분산형 전원"이라고 평가했다. 기존 대형 원전이 현장 중심의 대규모 토목 공사와 장기간 건설 과정을 거쳤다면, SMR은 공장 제작 기반의 모듈화를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구조다. 업계가 이를 '원전의 반도체화'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초도호기(FOAK)는 비용 부담이 클 수 있지만 반복 생산 단계(NOAK)에 진입하면 경제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글로벌 SMR 시장은 뉴스케일(NuScale Power), GE히타치(GE Hitachi), 영국 롤스로이스 SMR 등을 중심으로 상업화 경쟁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 기술력 경쟁을 넘어 실제 착공 가능성과 자금 조달 능력, 전력판매계약(PPA) 확보 여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과 일본 정부의 공식 투자 기조에서도 드러난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본 정부는 2025년 7월 미·일 전략무역·투자협정을 발표한 뒤 같은 해 9~10월 세부 투자 프로젝트와 공동 팩트시트를 공개했다. 당시 일본은 미국에 총 5500억달러 규모의 투자 및 금융지원 패키지를 제공하기로 했으며, 이 가운데 약 3320억달러가 에너지 분야에 배정됐다. 미국 백악관과 일본 경제산업성이 공개한 자료에는 웨스팅하우스, GE버노바, 히타치, ENTRA1(뉴스케일 계열) 등 원전·SMR 관련 기업과 프로젝트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글로벌 SMR 시장에 대한 대규모 자금 조달 기반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시장의 기대감과 별개로 경제성 검증은 여전히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대표 사례로 꼽히는 뉴스케일은 세계 최초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 인증을 획득하며 한때 시장 선두주자로 평가받았지만, 미국 유타주의 CFPP(Carbon Free Power Project)가 비용 급등과 참여 지자체 이탈로 무산되며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SMR 역시 경제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시장성이 없다"는 현실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한다. 반면 캐나다 온타리오주 다링턴(Darlington) 프로젝트와 영국 롤스로이스 SMR 사업은 상용화 단계에 근접한 사례로 거론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국내 건설사들은 과거처럼 단순 원전 시공(EPC)에 머무르지 않고 설계 협력과 지분 투자, 기자재 공급망 구축, 운영·개발 참여까지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기존에는 해외 원전 발주처가 설계와 운영을 주도하고 국내 건설사는 시공을 맡는 구조였다면, 최근 SMR 시장에서는 초기 개발 단계부터 직접 참여해 사업권과 공급망 주도권까지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건설은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Holtec International)과 협력해 미시간주 팰리세이즈(Palisades) 부지에 SMR-300 건설을 추진 중이며, 장기적으로 북미 지역 10GW 규모 SMR 플릿 구축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홀텍은 설계 관련 지식재산권과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현대건설은 EPC 수행 역량과 시공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양사는 독점적 컨소시엄 계약을 체결해 향후 SMR 사업에 공동 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최다 원전 시공 실적과 UAE 바라카 원전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SMR 시장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지분 투자형 전략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2021년 뉴스케일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이후 루마니아 도이세슈티(Doicești) SMR 프로젝트 기본설계(FEED)에 참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스웨덴·에스토니아·폴란드 등 유럽 시장 중심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뉴스케일과 GE히타치 계열 기술군이 초도 상업운전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유럽 중심으로 글로벌 SMR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DL이앤씨 역시 미국 X-energy와 협력해 고온가스로 기반 SMR 기술 확보에 나섰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현재 엑스에너지와 함께 SMR 표준화 설계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향후 국내외 SMR 프로젝트에서 EPC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개발·투자·운영을 연계한 사업 모델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SMR 표준화 설계 경험은 향후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기술 경쟁력과 사업 신뢰도를 높이는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SMR 시장의 최대 변수는 여전히 경제성이다. SMR은 공장 제작 기반의 모듈화를 통해 장기적으로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초기 초도호기(FOAK·First Of A Kind)는 오히려 기존 대형 원전보다 단가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전문 인력 부족,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 장기 인허가 리스크까지 겹치며 상업화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다. 강창호 한국수력원자력노조위원장은 “아직은 실증과 경제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기대 산업 성격이 강하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그는 “현재 대형 원전은 이미 인증과 운영 경험을 통해 검증됐지만 SMR은 아직 제한적인 데모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건설사들의 투자 역시 당장 수익이 입증된 사업이라기보다 미래 산업 선점을 위한 전략적 포트폴리오 투자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반면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SMR이 초기 단계라는 지적 자체는 맞지만 이를 허구 산업으로 보는 것은 원전 산업 초기 발전 과정을 간과한 시각"이라고 반박했다. 정 교수는 “현재 SMR 기업들은 기존 원전처럼 실험로·실증로를 모두 거친 뒤 상업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투자와 인허가를 병행하며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1960~70년대 미국 원전 산업 붐 당시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산업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개발 중인 SMR 80여 종 가운데 최종적으로 살아남는 모델은 일부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는 산업 초기 경쟁 구조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AI 산업처럼 승자가 정해지기 전까지는 기업들이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국면"이라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현장] ENVEX서 드러난 플랜트 산업 새 축…수처리·AI·탄소저감 설비 경쟁 본격화

서울 강남구 코엑스 A홀에 들어서자 대형 수처리 설비와 배관, 밸브, 송풍기, 침전지 모형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전시장 곳곳에는 정수장과 하수처리장, 산업폐수처리장, 바이오가스 시설 등에 적용되는 설비와 공정 기술이 배치돼 있었다. 겉으로는 환경산업 전시회였지만, 현장을 채운 기술의 상당수는 플랜트 산업과 맞닿아 있었다. 단순히 친환경 제품을 소개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인공지능(AI)이 수질을 예측하고, 송풍기와 약품 투입량을 자동 제어하며, 고효율 산기관과 터보블로워가 전력 사용량을 낮추는 방식의 기술들이 전면에 등장했다. 환경플랜트 산업이 시공 중심에서 운영 효율, 에너지 절감, 탄소저감 성능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7회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ENVEX 2026)'에서는 수처리와 폐수처리, 정수장 자동화, 바이오가스, 탄소관리 등 플랜트 관련 기술이 대거 소개됐다. 올해 행사는 26개국 316개 기업, 655개 부스 규모로 열렸고 수처리·대기오염방지·자원순환 등 전통적 환경기술뿐 아니라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수소·연료전지, AI 기반 환경관리 기술까지 폭넓게 전시됐다. 전시장 분위기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수처리 설비의 디지털 전환이었다. 과거 정수장과 하·폐수처리장이 토목 구조물과 기계 설비 중심의 플랜트로 인식됐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센서와 데이터, AI를 활용해 운영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됐다. 한국수자원공사는 'K-water관'을 통해 물관리 디지털트윈(DT), AI 정수장, 스마트관망관리(SWNM) 등 주요 물관리 기술을 선보였다. 물관리 디지털트윈은 댐·정수장·상수관망 등 실제 물관리 시설을 가상공간에 구현하고, 센서와 AI를 통해 운영 상태를 실시간 분석·예측하는 기술이다. 누수, 수질 이상, 홍수 위험 등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어 향후 정수장과 광역상수도 운영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하·폐수처리 플랜트 분야에서는 AI 기반 운영 최적화 기술이 눈에 띄었다. AI 수처리 솔루션 기업 유앤유는 수질 예측, 송풍기 제어, 약품 투입량 최적화를 지원하는 통합 운영 솔루션을 공개했다. 광학식 센서와 머신비전 기술을 활용해 플록 상태와 수질 변화를 실시간 계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정 운전을 자동 제어하는 방식이다. 현장 관계자는 물속 입자의 크기와 개수, 면적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장비를 설명하며 “운영자가 경험적으로 판단하던 약품 주입량을 데이터 기반으로 결정할 수 있고, 자동 제어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숙련자의 경험에 의존하던 송풍기 가동과 약품 투입이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되면서 인건비와 전력비, 약품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플랜트 기자재 영역에서는 에너지 절감형 설비가 주목받았다. 하·폐수처리장에서 폭기 공정은 전력 사용 비중이 큰 핵심 공정이다. 이 때문에 산기관과 송풍기 효율 개선은 곧바로 운영비 절감으로 이어진다. 아쿠아웍스는 기존 산기관의 한계를 개선한 고효율 산기관을 선보였다. 회사 측은 해당 제품이 산소전달 효율을 높여 폭기조의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과 질소 처리 부하 대응력을 높이고, 폭기조 소요 부지도 기존 대비 5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지 확보가 쉽지 않은 노후 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이나 산업단지 폐수처리장 고도화 사업에서 적용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터보블로워 기술도 플랜트 운영비 절감 수단으로 제시됐다. 앤에스(NS)는 오일과 윤활유를 사용하지 않는 공기베어링 기반 터보블로워를 전시했다. 해당 장비는 기존 루츠 블로어 대비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크고 소음·진동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하수처리장과 폐수처리장 등 환경플랜트 적용 가능성이 강조됐다. 실제 해외 수질 정화 사업에 적용된 사례도 소개되며 국내외 시장 확대 가능성을 보였다. 토목·건설공사와 연계 가능한 침전지 운영 장비도 소개됐다. 동양수기산업은 응집기, 농축기, 슬러지 수집기 등 수처리 공정 전반에 적용되는 설비를 선보이며 건설사 및 플랜트 시공업체와의 협업 사례를 강조했다. 동양수기산업 관계자는 “건설사가 수처리 공사나 폐수처리장 공사를 수행할 때 공정별 기자재 업체를 선정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당사 제품이 함께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응집·침전·농축 공정에 필요한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하이브리드형 슬러지 수집기 작동 방식도 소개됐다. 침전지 바닥에 쌓인 침전물을 장비가 로프 구동 방식으로 이동하며 수거하는 구조다. 기존 일반형 장비가 하나의 구동 방식으로 운전되는 것과 달리, 하이브리드형은 수직 이동 기능을 담당하는 대차와 흡입 기능을 담당하는 대차를 분리해 운전한다. 두 기능을 나눠 적용함으로써 침전지 내 슬러지 수거 효율과 설비 운전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침전지는 정수장과 하·폐수처리장 등 수처리 플랜트의 핵심 공정 중 하나다. 원수나 폐수에 포함된 부유물질을 가라앉힌 뒤 이를 안정적으로 걷어내는 과정이 처리 효율을 좌우한다. 이 때문에 슬러지 수집기와 응집기, 농축기 등 기자재 성능은 플랜트 시공 이후 운영비와 유지관리 효율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산업용수와 폐수처리 플랜트 분야에서는 씨제이케이(CJK)의 통합 수처리 솔루션도 눈에 띄었다. CJK는 공정 설계부터 설비 제작, 시공, 운영까지 아우르는 산업 수처리 기술을 선보였다. 반도체, 이차전지, 석유화학, 발전소 등 대규모 산업시설에서 발생하는 고농도 폐수와 공정수를 대상으로 맞춤형 처리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회사는 이번 전시에서 산업 현장의 수질 안정성 확보, 폐수 재이용, 고농도 폐수 처리, 무방류(ZLD), 자원회수 공정 등을 중심으로 산업 수처리 플랜트 기술을 소개했다. 특히 UF, RO, 고회수 RO, 증발농축, 결정화, 자원회수 공정을 현장 조건에 맞게 조합해 고객사의 수질 기준과 운영 조건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CJK의 수처리 플랜트 기술은 단순한 오염물질 제거를 넘어 공정수 재이용률을 높이고 폐수 배출량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산업단지와 제조공장의 물 사용량 관리, 폐수처리 비용 절감, ESG 대응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고도처리와 재이용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시 현장에서는 이차전지 폐수 처리 및 자원화, 해수담수화 농축수 자원회수, 고농도 염폐수 무방류 처리, 산업용수 재이용 시스템 등이 주요 사업 사례로 제시됐다. 특히 이차전지와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에서는 공정 특성상 고농도·고난도 폐수가 발생하는 만큼, 막분리와 화학처리, 증발농축, 결정화 공정을 결합한 플랜트 설계 역량이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건설업계의 사업 영역과도 맞물린다. 노후 상하수도 시설 현대화, 산업단지 폐수처리 고도화, 음식물·하수슬러지 기반 바이오가스 확대, 탄소중립형 공공시설 발주가 이어지면서 환경플랜트는 향후 성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특히 공사비 상승과 운영비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상황에서 발주처는 단순 시공비보다 생애주기비용(LCC), 전력 사용량, 유지보수 편의성, 탄소배출 관리까지 포함해 사업성을 따지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 국면에서는 발주처가 단순 시공비만 보지 않는다"며 “생애주기비용, 전력 사용량, 유지보수 편의성, 탄소배출 관리까지 포함해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플랜트 분야 전문가도 이번 ENVEX 2026이 환경플랜트 산업의 전환 방향을 보여준 행사라고 평가했다. 그는 “환경플랜트의 경쟁력은 이제 처리용량이나 설비 규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며 “AI가 수질을 예측하고 송풍기와 약품 투입을 자동 제어하며, 산기관과 블로워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바이오가스 설비가 폐기물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탄소중립과 도시 인프라 투자가 맞물리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얼마나 빨리 기술을 상용화하고 공공 발주와 연결하느냐가 향후 시장 확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GS건설, ‘북오산자이 드포레’ 내달 공급

GS건설이 경기 오산시 내삼미2구역 A2블록(내삼미동 288번지 일대) 공동주택개발사업을 통해 '북오산자이 드포레'를 다음 달에 분양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북오산자이 드포레는 지하 2층~지상 29층, 11개 동, 총 1517가구 규모다. 단지가 완공되면 올해 1월 같은 구역 A1블록에 공급된 '북오산자이 리버블시티' 1275가구와 함께 2792가구 규모의 자이 브랜드 타운을 형성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별로 일반분양 가구 수를 살펴보면 △59㎡ 233가구 △74㎡ 307가구 △84㎡ 756가구 △99㎡ 218가구 △124㎡ PH 2가구 △125㎡ PH 1가구로 주택시장에 선보인다. 입지를 살펴보면 단지가 조성되는 내삼미2구역은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북오산IC가 인접해 서울·수원·용인 등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이동이 편리하고, 경부고속도로 진입도 수월하다. 아울러 단지 인근에 삼성전자 기흥·화성 사업장, 동탄 테크노밸리, 오산가장일반산업단지 등 주요 산업단지·업무지구로의 출퇴근이 용이한 직주근접형 단지인 것도 특징이다. 주요 생활 인프라로는 롯데백화점 동탄점,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 동탄점,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등이 위치해 있다. 자연 환경으로는 필봉산 산책로가 단지 근처에 위치해 있고 오산천, 경기도립 물향기수목원이 가깝다. 각 세대 내부는 남동·남서향 판상형 위주의 설계로 채광과 통풍을 용이하도록 했다. 또 넓은 동간 거리를 확보해 주민들의 사생활 보호와 일조량, 조망권을 극대화했다. 주택형별로 다양한 수납공간을 제공해 공간효율성을 높였고, 주차공간도 가구 당 1.5대까지 확보했다. 커뮤니티 시설로는 GDR이 적용된 골프연습장, 피트니스 센터 등 운동시설과 사우나, 작은 도서관, 게스트하우스 등이 마련된다. 이 밖에도 교보문고 북큐레이션 서비스가 도입되며, 라운지를 갖춘 티하우스와 특화조경을 갖춘 단지 내 공원도 지어진다. GS건설 관계자는 “북오산자이 드포레는 쾌적한 자연환경과 동탄·오산 생활 인프라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입지에 교통 여건까지 갖춘 단지"라며 “북오산자이 리버블시티와 함께 총 2792가구 규모의 자이 브랜드 타운을 형성하는 만큼 오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아파트로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북오산자이 드포레의 견본주택은 경기도 오산시 내삼미동 272-2 일대에 오픈할 예정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與 정원오 선대위 “GTX-A 철근누락, 서울시 조직적 은폐 의혹”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서울시를 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민주당은 서울시가 국가철도공단에 사실상 부실 내용을 숨긴 채 보고서를 제출했다며 “조직적 은폐 의혹"을 제기했고, 오 후보를 향해서는 “안전불감증의 진원지"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오세훈10년심판본부 공동본부장인 고민정 의원은 19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오세훈 시정의 심각한 안전불감증 및 은폐' 기자회견에서 “어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를 통해 서울시의 조직적 은폐 의혹이 더욱 짙어졌다"고 주장했다. 심판본부는 국민의힘이 “서울시가 지난해 11월과 12월, 올해 1월 국가철도공단에 세 차례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이는 감리단이 서울시에 제출한 건설사업관리 중간보고서를 공단에 전달한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철근 누락 사실은 4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보고서 업무일지 중 일부 단 몇 장에 불과했다"며 “국가철도공단 역시 주요 내용 요약에는 철근 누락이 반영되지 않았고, 실패 시공 사례도 '해당사항 없음'으로 기재돼 사실관계를 인지하기 어려웠다고 밝힌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면 단순 보고가 아니라 부실 시공 흔적을 사실상 지워버린 은폐 시도로 볼 수밖에 없다"며 “시공사와 감리단, 발주처인 서울시에 조직적 은폐가 있었는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특히 오 후보의 대응 태도를 강하게 문제 삼았다. 심판본부는 “오 후보가 이번 사안을 두고 '아직 사고가 난 것도 아니고 공사 중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오류'라고 말했다"며 “2500여 개 철근이 누락된 중대한 부실 시공 사안을 단순 실수 수준으로 인식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안전불감증"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 대규모 지하공간 공사에서 이런 인식을 가진 사람이 서울시 안전관리 최종 책임자였다는 사실에 시민들은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오세훈 시정에서 왜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반복됐는지 이제야 이해된다"고 말했다. 심판본부는 오세훈 시절 발생한 주요 안전 논란도 잇달아 거론했다. 이들은 “2022년 이후 서울에서 싱크홀 사고가 급증했고, 반지하 침수 참사로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으며, 이태원 참사와 최근 한강버스 안전 논란까지 이어졌다"며 “이들 사고의 공통점은 사전 경고를 무시하고 사고 이후에는 남 탓과 늑장 대응이 반복됐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또 “노후 하수관 정비와 교통 인프라 유지보수 예산은 줄이면서도 한강버스나 감사의 정원 같은 전시성 사업에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며 “결국 안전보다 보여주기식 행정에 치중한 결과가 지금의 서울시 안전 시스템 부실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향후 서울시 대형 지하공사 전수조사와 감리 제도 개편 가능성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에너지경제신문 질의에 고 의원은 “이 사건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라고 짚었다. 그는 “첫 번째는 시공사의 잘못"이라며 “25개도 아니고 2500개에 달하는 철근이 왜 빠졌는지, 후진국에서나 벌어질 법한 일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는 서울시의 감리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고 의원은 “민간기업이 공사를 할 경우 영리 논리에만 따라 시공이 이뤄지지 않도록 공공기관이 감리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서울시는 바로 그 크로스체크 역할을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서울시가 이를 은폐해버리면 아무리 제도를 좋게 만든다고 해도 문제를 밝혀낼 수 없다"며 “따라서 지금은 감리 제도 개편보다 왜 이런 시공이 가능했는지, 서울시가 왜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는지 진상 규명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고 의원은 이번 사안이 단순 제도 개선 차원을 넘어 보고 체계와 은폐 의혹 규명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사나 감사, 국정조사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 결과에 따라 다음 단계의 제도 개선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 후보를 향해서도 직접 답변을 요구했다. 고 의원은 “오세훈 후보에게 분명히 말하고 싶다"며 “이 사안은 서울시장 선거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니라, 오히려 오 후보가 선거에 나갈 시점을 역으로 계산해 그때까지 뭉갠 것 아니냐는 의혹이 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임기가 2~3년 남아 있는 시장이었다면 이렇게 처리했겠느냐"며 “왜 하필 국토부 보고 시점이 오세훈 시장이 시장직을 그만둔 시점과 맞물리는지, 왜 오 후보는 서울시에 아무 책임이 없다고 급하게 해명할 수밖에 없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고 의원은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서울시 관계자들이 보고 라인과 최초 보고 시점을 명확히 답하지 못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행안위에 출석한 서울시 관계자들은 보고 라인이 어떻게 됐는지, 최초 보고 시점이 언제인지에 대해 '모른다'는 말만 반복했다"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오 후보가 직접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가 무엇을 숨기려 했는지, 왜 이 사실을 뭉개려 했고 은폐하려 했는지 오세훈 후보가 시민 앞에 직접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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