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자살문제 해결을 위해 패러다임을 전면 전환한다. 그동안 자살시도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관리를 펼치던 방식을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마음건강을 지속적으로 돌보며 외로움과 고립감을 줄이는 방식으로 바꾼다. 심각한 수준의 자살률을 절반 이상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시는 28일 이 같은 내용의 '자살예방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시가 지난 21일 내놓은 '고립·은둔 종합 대책-외로움 없는 서울'의 후속 1탄이다. 2030년까지 서울시민 자살율을 50% 이상 줄여 OECD 평균 수준까지 낮추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기준 서울시민 10만명당 자살률은 23.2명으로 전국 평균 27.3명보다는 낮은 수준이나 OECD 국가 평균 10.7명에 대비 현저하게 높은 수치다. 이번 계획은 외로움과 고립이 심화되면 자살 위험이 증가하는 상황을 반영해 일상 마음돌봄, 지역주도 , 시민참여 등이 핵심이다. 먼저 시민들이 자살 고위험군으로 전환되기 전 일상 속에서 마음건강을 돌볼 수 있도록 상담 인프라 확충하고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구조시스템을 구축한다. 자살 충동 및 위험 감지시 24시간 연결가능한 전화 상담창구를 확대운영하고 정서적 어려움을 느끼는 시민 누구나 전문기관에서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자치구별 1개소 이상의 '마음상담소'도 설치해 필요할 때 편하게 방문할 수 있고 나에게 꼭 필요한 상담 시설을 한번에 검색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도 구축한다. 시는 올해 8월 광역심리지원센터를 설립해 공공과 민간 심리상담기관을 총괄 지원하고 상담 인력 전문성 강화 등 양질의 심리상담서비스 제공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서울형 자살예방 통합모델' 구축해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체계적으로 지킨다. 자살고위험군 발굴과 지원을 동(洞)단위로 추진해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하고 정신의료기관에서 진행한 마음건강검진과 상담비용도 지원한다. 이외에도 남겨진 자살 유가족, 재난 경험자 등에 대한 사후서비스와 사회활동도 지원해 유사한 위기상황 발생을 막고, 일상 회복을 적극 돕는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자살예방사업도 펼친다. 특히 최근 급증하는 중장년과 고령층 자살을 막기 위해 고위험군 신속 발굴과 외로움을 줄일 수있는 지역민들과의 네트워크 강화 등에 집중한다. 시민이 체감하고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생명돌봄활동'을 시민들과 함께 추진한다. 자살예방 메시지, 수기 공모를 비롯해 영화제 등 시민참여행사를 통해 생명존중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가족, 친구, 이웃 등 주변 사람의 자살위험 신호를 빠르게 인지해 전문가에게 연계하는 '생명지킴이'도 체계적으로 양성해 이웃에 지속적인 도움을 펼칠 수 있도로 한다. 정기적인 자살예방교육과 함께 생명지킴이 매뉴얼 개발, 활동 지침 등을 배포할 계획이다. 한편 시는 서울시민의 생명을 안전하고 폭넓게 보호하기 위해 자살예방정책 관련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서울시 자살예방위원회'를 신설·운영하고, 자살 등 각종 통계 분석과 심리 부검 강화, 자치구별 전담조직 구성 등 안전망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김태희 시 시민건강국장은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복합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사회적 책임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라며 “초기 우울감과 고립감을 느끼는 시민에 대한 선행적인 지원과 마음관리로 외로움 없는 서울을 실현하고 이를 통해 서울시민의 자살률을 지속적으로 낮춰가겠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