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랑 한국이 같나?”…장애인 화장실 등받이 개정안 ‘한국 적합성 논란’

보건복지부가 장애인 화장실 대변기 등받이의 세부 치수를 명확히 정하는 법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그런데 제시된 주요 수치가 호주의 설치 기준과 동일해 한국 기준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변기 구조와 설치 환경이 호주와 다른 만큼, 치수 단순 차용을 넘어 한국형 현장 검증과 안전·기능 중심의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일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고 오는 10월 20일까지 의견 수렴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는 대변기를 단지 '등받이가 있는 양변기 형태'로 규정했으나, 이번 개정안을 통해 등받이 높이 150~200㎜, 너비 350~400㎜, 좌대 상단~등받이 하단 간격 120~150㎜, 등받이 각도 95~100도, 좌면 앞 끝~등받이 표면 거리 500~550㎜ 등 구체적인 세부 규격을 제시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개정안의 주요 치수가 호주의 장애인 접근성 기준인 'AS 1428.1'의 대변기 등받이 규정과 일치한다는 점이다. 호주 기준 역시 등받이 높이(150~200㎜), 너비(350~400㎜), 변기 좌석과 등받이 하단 사이(120~150㎜), 각도(95~100도)를 동일하게 정하고 있다. 복지부는 2025년 '장애인 이용 화장실 대변기 등받이 세부기준 마련 관련 연구'를 추진하고 장애인 단체의 요청을 반영했다고 밝혔으나, 입법예고문상에 특정 수치의 도출 근거나 해외 기준과의 관계는 명시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현장에서는 국내 설치 환경과의 불일치 우려가 나온다. 장애인 화장실 제품을 개발해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지정받은 청풍세니텍의 김주용 대표는 “호주의 대변기는 벽에 직접 붙어 있는 벽부형이나 매립형 구조가 많은 반면, 국내는 변기와 벽 사이가 떨어져 있고 배관이 노출된 형태가 대다수"라며 “동일한 치수를 적용하더라도 국내에서는 별도의 연결 브라켓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조적 차이는 안전 문제와 직결된다. 호주의 'AS 1428.1' 기준은 치수뿐만 아니라 등받이가 어느 방향에서든 1100N(뉴톤)의 하중을 견뎌야 한다는 안전 요건을 함께 규정한다. 반면 브라켓을 사용하는 국내 설치 방식의 경우 지속적인 힘이 가해지면 고정부가 느슨해질 위험이 있어 이에 대한 하중 및 검증 기준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전문가 및 관련 업계는 사용자마다 신체 조건, 장애 유형, 휠체어 접근 방식이 다른 만큼, 일율적인 형태·크기 고정보다는 체중 지지, 착석·기립 시 안전성 등 기능과 성능을 입증할 수 있는 다변화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2018년 등받이 설치 의무화 이후 특정 형태(중앙 분리형)가 사실상의 표준으로 고착화됐던 전례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패트롤] 안동환경운동연합-안동시-코레일 안동역-예천군-울릉군

◇불탄 나무가 생명의 터전으로…고운사 사찰림 자연복원 가능성 확인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대형 산불로 대부분이 소실된 경북 의성 고운사 사찰림에서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다양한 야생생물이 확인됐다. 피해목을 일괄 벌채하지 않고 숲의 자생력에 맡긴 자연복원 방식이 초기 생태계 회복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동환경운동연합과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불교환경연대, 서울환경연합, 생명다양성재단은 21일 고운사에서 '자연복원 프로젝트 1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첫해 생태 모니터링 결과를 공개했다. 고운사 사찰림은 지난해 3월 발생한 의성 산불로 전체 면적의 약 97%가 불에 탔다. 고운사는 산불 이후 피해목을 대규모로 베어내는 대신 인위적인 개입을 줄이고 숲이 스스로 회복하도록 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날 행사는 자연복원 과정을 소개하는 상설 안내판 제막과 산림 회복을 기원하는 바라춤으로 시작됐다. 고운사 주지 등운스님은 “산불 직후에는 산 전체가 검은 재로 뒤덮였지만 일주일가량 지나자 불탄 나무 아래 살아남은 뿌리에서 새싹이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사람이 개입하지 않고 자연에 맡겨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1년 동안 나타난 변화가 놀랍다"고 말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고운사 사찰림의 위성 식생지수인 NDVI는 산불 직후 0.14까지 떨어졌으나 1년 만에 0.516으로 상승했다. 이는 평년 수준의 약 70%에 해당하는 수치로, 산불 피해지에서 식생 회복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곤충 조사에서는 모두 198개 분류군이 채집됐다. 자연복원지와 인공복원지 모두 산불로 죽거나 약해진 나무를 이용하는 나무좀아과와 침엽수비단벌레가 다수 발견됐다. 불탄 나무를 분해해 토양으로 되돌리는 곤충의 활동이 숲의 물질 순환을 다시 시작하게 하는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다만 종 다양성은 산불 피해를 입지 않은 자연림보다 낮았으며, 자연복원지와 인공복원지 사이에서도 아직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 결과를 향후 변화 양상을 비교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애기뿔소똥구리도 관찰됐다. 동물의 배설물을 먹고 사는 이 곤충의 서식은 해당 지역에 다른 야생동물이 활동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조류 음원 조사에서는 총 57종이 확인됐다. 기경석 상지대학교 조경산림학과 교수 연구진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3개 지점에서 수집한 145.6시간 분량의 음원을 분석한 결과다.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탐지된 조류 가운데 곤충을 먹는 새가 73%를 차지했다. 죽은 나무를 쪼아 먹이와 서식 공간을 확보하는 딱따구리류 3종은 274건, 딱따구리가 만든 구멍을 둥지로 이용할 수 있는 박새류와 동고비, 소쩍새 등 13종은 1천502건 탐지됐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팔색조와 긴꼬리딱새, 올빼미, 수리부엉이를 비롯해 천연기념물 원앙도 모습을 드러냈다. 피해목이 곤충의 서식처이자 조류의 먹이 공급원과 둥지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무인카메라 조사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수달과 Ⅱ급 담비·삵이 포착됐다. 노루와 고라니, 멧돼지, 오소리, 너구리, 족제비 등 중부 산림에 서식하는 중대형 포유류도 폭넓게 확인됐다. 반면 벌목과 임도 공사가 집중된 능선에서는 삵이 관찰되지 않았고, 확인된 중대형 포유류도 8종에 머물렀다. 연구진은 벌목이 동물의 서식지 회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2년 차 조사에서 중점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최태영 그린피스 생물다양성 캠페이너는 “이번 조사를 통해 대형 산불 이후 고운사 숲이 회복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장기간 축적한 자료가 산불 피해지를 일률적으로 벌채하는 관행에 과학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동시, 주한미군 가족에 세계유산·탈춤축제 알렸다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안동시가 대구지역 주한미군 장병과 가족을 대상으로 지역의 세계유산과 전통문화, 가을 축제를 소개하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안동시는 지난 18일 주한미군 대구기지 캠프 워커에서 열린 'USAG Daegu Oktoberfest 2026'에 참가해 관광 홍보부스를 운영했다. 이번 행사는 주한미군 장병과 가족들이 공연과 게임, 체험 프로그램 등을 함께 즐기며 교류하는 축제로 마련됐다. 안동시는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비롯한 주요 관광지와 전통문화 콘텐츠를 소개했다. 가을철 여행 정보를 담은 관광안내 자료와 홍보물품을 배부하고, 안동관광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우 행사도 진행해 참여를 유도했다. 오는 9월 24일 개막하는 '2026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홍보에도 힘을 쏟았다. 축제 기간 운영할 외국인 팸투어 일정과 방문 관광지를 안내하고 현장에서 참가자를 모집했다. 시는 단순한 관광 정보 제공에 그치지 않고 축제 관람과 주요 관광지 체험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선보여 행사 참가자들의 관심이 실제 안동 방문으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안동시 관계자는 “주한미군 장병과 가족에게 안동의 세계유산과 전통문화, 대표 축제를 직접 알릴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탈춤축제 연계 팸투어처럼 외국인의 실질적인 방문을 이끌어낼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안동역, 추석 앞두고 경안신육원에 생필품 전달·환경정비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코레일 안동역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지역 아동복지시설을 찾아 생활필수품을 전달하고 봉사활동을 펼쳤다. 안동역 관계자들은 경안신육원을 방문해 시설 아동들과 명절 인사를 나누고, 100만 원 상당의 생필품을 전달했다. 후원 물품은 세제와 휴지, 표백·살균용품 등 시설 운영과 아동들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으로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물품 전달에 이어 시설 내부를 청소하고 주변 환경을 정비하며 쾌적한 생활공간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탰다. 이번 활동은 명절을 맞아 돌봄이 필요한 이웃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실천하기 위해 마련됐다. 임정혁 안동역장은 “아이들과 직접 만나 명절의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어 더욱 뜻깊었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든든한 이웃으로서 소외되는 주민이 없도록 나눔과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예천군, 트리티케일 종자 생산 3.5배 확대…축산농가에 14톤 공급 예천=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예천군이 겨울철 조사료 생산을 확대하고 축산농가의 종자 확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체 생산한 트리티케일 종자 14톤을 공급한다. 예천군농업기술센터는 지역 채종단지에서 생산한 우량 트리티케일 종자를 오는 10월 2일까지 관내 농가에 보급한다고 밝혔다. 트리티케일은 밀과 호밀을 교잡해 만든 조사료 작물이다. 추위에 잘 견디고 생산량이 많아 겨울철 가축 사료용 작물로 활용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예천군은 국내 육성 품종의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5년째 트리티케일 종자 생산·보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농가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올해 채종단지 규모를 기존 4㏊에서 9㏊로 두 배 이상 확대했다. 채종면적 확대에 힘입어 종자 생산량은 지난해 4톤에서 올해 14톤으로 약 3.5배 증가했다. 이번에 공급하는 종자는 약 70㏊ 규모의 조사료 생산포에 파종할 수 있는 양이다. 농업기술센터는 품질이 우수한 종자를 농가에 전달하기 위해 수확 후 건조와 발아시험을 진행하고, 불순물을 제거해 종자를 선별하는 정선 과정도 거쳤다. 군은 이번 보급이 트리티케일 종자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한우농가의 부담을 낮추고 지역 내 조사료 자급 기반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석원 예천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농가의 수요를 반영해 종자 생산 규모를 대폭 늘렸다"며 “앞으로도 영농 현장의 목소리를 세심하게 살펴 안정적인 조사료 생산 기반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봉화군, 첫 광역 체육행사 준비 본격화…경북도민체전 실행계획 점검 봉화=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봉화군이 2027년 영주시와 공동 개최하는 제65회 경북도민체육대회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분야별 준비체계를 가동했다. 군은 지난 21일 군청 중회의실에서 최기영 봉화군수를 비롯한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65회 경북도민체육대회 기본 및 세부추진계획 보고회'를 열었다. 제65회 경북도민체육대회는 2027년 5월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 영주시와 봉화군에 마련된 종목별 경기장에서 진행된다. 개회식은 영주시민운동장, 폐회식은 봉화내성천생활체육공원에서 각각 열릴 예정이다. 대회 슬로건은 '희망영주 도약봉화, 하나 되는 경북의 힘'으로 정했다. 경북도민이 함께하는 화합·상생 체전을 비롯해 지역 특산물과 관광·문화 기반을 활용한 경제·문화 체전, 빈틈없는 안전관리와 주민 참여를 바탕으로 한 희망·안전 체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봉화군은 효율적인 대회 운영을 위해 1실 34반으로 구성된 집행위원회를 꾸리고 담당 분야별 추진계획을 마련했다. 주요 과제에는 종합상황실 운영과 대회 홍보, 경기장 시설 개·보수, 숙박·음식업소 등 공중위생 관리, 각종 안전사고 예방대책 수립 등이 포함됐다.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한 의전과 교통관리 체계도 단계적으로 구축한다. 군은 이번 보고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세부 실행계획에 반영하고, 부서별 준비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경기장과 기반 시설을 비롯해 교통·안전·위생 등 대회 전반에서 발견되는 미비점도 지속해서 보완하기로 했다. 최기영 봉화군수는 “이번 대회는 봉화에서 처음 열리는 광역 단위 체육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모든 부서가 주인의식을 갖고 세밀하게 준비하고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북도민체육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다시 빛나는 봉화로 도약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자"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남한권 울릉군수, 국회 찾아 여객운임·독도관리선 국비 증액 건의 울릉=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울릉군이 도서지역 주민의 이동권과 주거 여건 개선 등 주요 현안사업에 필요한 국가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국회 대응에 나섰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지난 17일 국회를 방문해 지역구 국회의원이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인 이상휘 의원을 만나 2027년도 국비 확보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남 군수는 울릉군이 추진하는 주요 사업의 필요성과 섬 지역이 처한 특수한 여건을 설명하고, 국회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관련 사업비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정동만 의원을 비롯한 여러 국회의원을 만나 정부예산안에 포함된 울릉군 사업의 추진 필요성을 전달하고 국회 심사 단계에서 예산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 울릉군이 증액을 건의한 주요 사업은 섬 주민의 교통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도서민 여객운임 지원과 독도관리선 신조에 필요한 설계비 등이다. 군은 해당 사업들이 주민의 이동권과 해양 영토 관리, 정주 여건 개선에 직결된 필수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협의도 진행됐다. 남 군수는 정동만 의원과 함께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을 만나 울릉도의 주택 부족 문제와 임대주택 건립 필요성을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안정적인 공공주택 공급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남한권 군수는 “울릉군의 주요 사업은 군민의 이동권과 생활 안전뿐만 아니라 의료·주거 등 기본적인 정주 환경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며 “정부예산안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사업이 국회 심사 과정에서 추가로 확보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부처와 국회 등 관계기관과 긴밀하게 협의해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횡단보도 앞 가로막은 정당 현수막…시민 통행 불편·안전 우려

-안동 정하동 법원 앞 네거리 설치 기준 논란…시 “정당에 철거 요청"-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명절을 앞두고 안동 도심 곳곳에 정당 현수막이 내걸린 가운데 일부 현수막이 횡단보도와 보행 동선을 가로막아 시민들의 불편과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동시 정하동 법원 앞 네거리에는 정당 명의의 현수막 두 장이 위아래로 설치돼 있다. 이 가운데 아래쪽 현수막은 성인 눈높이와 비슷한 높이에 걸려 있어 횡단보도를 건넌 시민들이 고개를 숙이거나 옆으로 피해 가야 하는 상황이다. 현장을 촬영해 안동시에 민원을 제기한 주민 A씨는 “횡단보도를 건너면 현수막이 바로 앞을 막고 있어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며 “일반 시민이나 상인이 같은 방식으로 설치했어도 그대로 뒀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들은 현수막이 야간 시야를 방해하거나 강풍에 고정 끈이 풀릴 경우 보행자와 차량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 시각장애인 등 교통약자에게는 더 큰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당 현수막은 일반 현수막과 달리 허가·신고 등에 일부 특례가 적용되지만, 법에서 정한 설치·표시 기준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교차로나 횡단보도 주변에 설치할 경우 보행자와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아야 하며, 현수막 아랫부분을 지면에서 2.5m 이상 띄워야 한다. 읍·면·동별 설치 수량과 게시 기간에도 제한이 있고, 현수막에는 정당 명칭과 연락처, 설치 기간 등 법정 표시사항을 기재해야 한다. 정부도 2024년 1월 개정된 옥외광고물 관련 법령 시행에 맞춰 정당 현수막 설치·관리 요령을 지방자치단체와 정당에 안내했다. 안동시 담당자는 “해당 현수막과 관련한 민원이 많이 접수돼 설치 정당에 철거를 요청한 상태"라며 “정당 현수막은 지자체가 곧바로 철거하기 어려워 규정에 맞게 게첨하도록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당 현수막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행정조치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설치 높이와 장소, 수량, 게시 기간 등의 기준을 위반한 경우 지자체는 설치 주체에 자진 철거나 이동 설치를 요구할 수 있으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관계 법령에 따라 정비할 수 있다. 따라서 해당 현수막의 위법 여부를 판단하려면 안동시가 현장에서 실제 설치 높이와 위치, 게시 기간, 표시사항 등을 확인해야 한다. 점검 결과 기준 위반이 확인되면 정당이나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동일한 원칙에 따라 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시민의 안전과 통행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반복되는 현수막 민원을 줄이려면 설치 정당의 자발적인 개선과 함께 행정기관의 신속하고 일관된 현장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나주 금성산서 국내 최고 화약무기 발견

나주=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나주시 금성산에서 국내에 현존하는 화약무기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황자화통(黃字火筒)'이 발견돼 우리나라 초기 화약무기 역사를 새롭게 조명할 자료로 주목받고 있다. 나주시는 금성산에서 발견된 소형 화약무기 황자화통에 대한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의 과학조사와 분석 결과가 공개됐다고 21일 밝혔다. 황자화통은 2023년 11월 나주시 경현동 금성산성 주변에서 육군의 지뢰탐지 과정 중 발견됐다. 금성산 9부 능선 암벽 단애 하부 표토 약 10㎝ 아래에 묻혀 있던 것으로, 발견 이후 오염물 제거와 컴퓨터단층촬영(CT), X선, 주사전자현미경(SEM-EDS), 금속현미경, 납동위원소 분석 등 다양한 조사가 진행됐다. 조사 결과 황자화통은 구리와 주석, 납으로 만든 청동 주조품으로 길이 23.75㎝, 구경 1.66㎝, 무게 1032g의 소형 화기로 확인됐다. 발사체가 나가는 총부리와 화약을 넣는 약통, 나무 손잡이를 끼우는 모병으로 구성돼 있으며 휴대해 사용하는 무기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제작 시기와 화기명, 무게, 제작 감독자와 장인의 이름까지 확인할 수 있는 명문이 남아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모병에는 6행 27자의 명문이 음각돼 있으며 '정사년 12월에 황자화통을 만들었고 무게는 1근 14량이며 제작 감독자는 녹사 안휴보, 장인은 석'이라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총부리에도 '팔(八)'자가 별도로 확인돼 유물에서 확인되는 글자는 모두 28자에 이른다. 제작연대는 명문에 적힌 '정사(丁巳)'를 근거로 고려 우왕 3년인 1377년 또는 조선 세종 19년인 1437년으로 추정된다.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는 어느 연대로 확정되더라도 현재 보물로 지정된 총통류보다 최소 118년 이상 앞선 유물로, 우리나라 화약무기와 금속주조 기술의 발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보고 있다. 현재 보물로 지정된 화약무기류 가운데 제작연대가 확인되는 가장 이른 유물은 1555년 제작된 천자총통이다. 황자화통이 1437년 제작으로 확정될 경우 천자총통보다 118년 앞서고, 1377년 제작으로 확인되면 국내 화약무기 실물 자료의 역사를 100년 이상 앞당기게 된다. 출토지가 명확하다는 점도 학술적 가치를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금성산은 나주의 진산이자 영산강 유역을 내려다보는 군사적 요충지로, 후삼국시대 왕건과 견훤 세력이 맞섰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고려 현종이 거란의 침입을 피해 머문 곳이며, 1270년 삼별초의 나주 공격 당시 금성산성을 중심으로 항전이 벌어진 역사적 공간이기도 하다. 금성산신이 고려 충렬왕 3년인 1277년 정녕공에, 조선 태조 2년인 1393년 호국백에 봉해지는 등 국가적 제사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점도 금성산의 역사적 성격을 보여준다. 황자화통의 구조와 제작기술에서도 당시 화기 제작 수준을 엿볼 수 있다. 과학분석 결과 약통은 둥근 형태이며 총구 방향으로 폭이 넓어지는 구조를 갖췄고, 화약 폭발 과정에서 화통이 파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주석 함량을 조절한 기술도 확인됐다. 국내에서는 1975년 쌍자총통을 시작으로 지자총통과 세총통 등 화약무기류 14건, 세부 수량 16점이 보물로 지정된 상태다. 황자화통은 이들보다 이른 제작 시기와 명확한 출토지, 제작 주체와 무게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명문까지 갖추면서 보물급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정사'가 1377년과 1437년 가운데 어느 시기를 가리키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고려 말에서 조선 초에 제작된 다른 화약무기류와 비교·검증할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만큼 제작 시기를 특정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할 전망이다. 황자화통은 오는 23일부터 11월 22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1층 전시실에서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12월에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방위산업전에도 출품돼 우리나라 화약무기 발전의 초기 모습을 보여주는 유물로 소개될 예정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우리나라 화약무기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할 귀중한 유물인 황자화통이 나주의 진산인 금성산에서 발견된 것은 나주가 간직한 역사문화자원의 깊이와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뜻깊은 일"이라며 “금성산과 금성산성이 지닌 군사적·역사적 가치가 더욱 널리 알려지고 황자화통이 우리나라 화약무기의 초기 역사를 밝히는 소중한 국가유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이슈&인사이트] 이상범죄가 없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꿈꾸며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통계(2026년 6월 말 기준)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은 총 287만 4,278명이다. 그리고 2026년 외국인 방문객이 2,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외국인 방문객 및 체류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주된 이유는 치안 강국 대한민국에 대한 이미지 때문이다. 국가별 치안 지수(Safety Index) 비교에서 대한민국이 최상위권 수준이고, 특히 범죄율 지수 항목 중 '밤에 혼자 걸을 때 느끼는 안전함'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이런 치안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는 안타깝게도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하고 있다. 얼마 전 제주에서 벌어진 여성 실종 사건으로 우리나라 경찰의 실종자 관리의 허술함이 드러났고, 지난 5월 광주에서 발생한 '묻지마 범죄 살인 사건의 피의자 장윤기'로 인해 이상 동기 범죄에 대한 국민 불안과 대책 마련 여론이 다시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2023년 서울 강북구 미아동 마트 살인, 2024년 전남 순천시 조례동 10대 여성 흉기 피습, 2023년 경기 성남시 서현역 흉기 난동 등은 대표적인 묻지마 범죄 사건들이다. 특히 불특정 다수를 향한, 이른바 '묻지마 범죄', 즉 이상 동기 범죄(무차별 범죄)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대한민국 일반 시민뿐만 아니라 체류 외국인도 길을 가다가 자기도 모르게 살인미수 또는 살인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부추긴다. 주요 범죄 사건만 언론 보도에 나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하면,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이상 범죄는 언론에 보도되는 것 이상으로 자주 발생한다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 필자는 최근 부쩍 증가하고 있는 이상 범죄의 심각성을 인지한 후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대안을 아래와 같이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중범죄자에 대한 정보를 일반 시민들에게 고지해야 한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법원으로부터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을 선고받은 성범죄자의 정보는 '성범죄자 알림e' 웹을 통해 열람할 수 있고, 인근 주민에게 우편과 모바일로 고지하고 있다. 이는 범죄 예방 차원의 정보 제공이다. 그러나 일반 중범죄자의 경우 웹을 통한 신상정보 열람이나 인근 주민 대상 우편·모바일 고지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중범죄자는 무기를 쥐고 있을지 모르지만, 인근 주민은 그에 대한 정보가 없어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 이러한 불균형으로 인한 사건·사고는 일반 시민의 생명과 건강, 그리고 피해자 가족의 행복추구권을 앗아가고 있다. 범죄 가해자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일반 시민의 생명권과 행복추구권의 보장은 더더욱 중요하다. 정부와 관계 당국은 이에 대한 예방책을 조속히 마련하기 바란다. 둘째, 촘촘한 사회적 예방 및 위험군 관리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이상 범죄 발생 확률이 높은 클라이언트(이상 범죄 시도자, 중증 정신 건강 장애인, 치매 노인들 등)가 지역사회 복지 시스템을 통해 전문적인 사회복지 서비스를 받도록 지원하고, 경찰 체계와 사회복지 체계가 연계하여 위험군을 관리하고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사례별로 상호 정보를 교류하고 필요한 서비스와 자원을 발굴·개발하여 클라이언트가 이상 범죄자로 발전하지 않도록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노력이 끊임없이 요구된다. 이를 방치하는 것은 우리 주변의 선량한 시민과 그 가족을 범죄 피해자로 전락시키는 국가 폭력이다. 셋째, 지능형 AI CCTV 및 감시망 확대가 필요하다. 각 지자체와 경찰청은 이상 동기 범죄 취약 지역(공공장소, 산책로, 상가 등)뿐만 아니라 중범죄자 거주 주변 장소에 AI 기반 이상 행동 감지 CCTV를 확충하고, 순찰 사각지대와 사각 시간대가 없도록 순찰 인력을 운영하여 이상 범죄를 예방해야 한다. 사후 진압형 대처에만 급급한 경찰 행정을 지양하고, 중범죄자의 이상 징후가 지능형 AI CCTV에 포착되면 즉각 출동하여 이상 범죄를 막는 범죄예방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경찰청과 중수청 그리고 법원이 연계하여 이상 범죄 근절 TFT팀을 조속히 구성해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치안 강국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지킬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고 실천해 주기를 기대한다.

산소 찾아 벌초하던 시대에서 ‘함께 모시는 추모’로…달라지는 묘소 문화

화장률 94% 넘어섰지만 전국 묘지 면적 283.3㎢ 달해- 고령화·도시화 속 벌초·성묘 부담 커져…안동 종가도 합동 묘제로 변화- 500년 전 퇴계 이황도 “묘소 아닌 곳에서 제사 지내도 무방"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장례문화가 빠르게 화장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지만 산과 들에 남아 있는 선대의 묘소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는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가족 구성원이 줄고 후손들의 생활권이 전국 각지로 흩어지면서 해마다 벌초와 성묘를 위해 여러 산소를 찾아야 하는 전통적인 묘소 관리 방식도 점차 변화를 맞고 있다. 특히 경북 안동의 일부 종가에서는 산속에 흩어진 조상의 묘소를 일일이 찾아 제사를 지내는 대신 종택이나 재실, 별도의 추모제단에서 여러 조상을 함께 모시는 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조상 추모의 의미는 지키면서도 변화한 가족 구조와 생활환경에 맞춰 제례 방식을 현실적으로 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장례문화의 변화는 통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2024년 기준 전국 화장률은 94.0%로 사망자 10명 가운데 9명 이상이 화장을 선택하고 있다. 반면 기존에 조성된 묘지는 여전히 상당한 면적을 차지한다. 국토교통부의 2025년 지적통계에서 지목이 '묘지'인 토지는 전국 283.3㎢로 집계됐다. 서울시 전체 면적의 46.8%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목상 공원 341.6㎢, 학교용지 317.0㎢와 비교해도 결코 작은 면적이 아니다.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추석을 앞두고 이러한 장묘문화의 변화에 주목해 소장 기록자료와 안동 지역 종가 사례를 통해 묘소 관리와 제례문화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는지를 살펴봤다. 현재 세대가 화장을 선택한다고 해서 선대의 묘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조부모를 비롯해 그 이전 세대의 산소가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는 집안도 많다. 결국 후손들에게는 '어느 선대까지 묘소를 관리할 것인가', '벌초와 성묘를 계속할 수 있는가'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남는다. 과거 대가족 중심 사회에서는 가족과 문중 구성원들이 묘소를 관리하는 일이 비교적 수월했지만 핵가족화와 도시화, 고령화가 진행된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먼 지역에서 고향을 찾아야 하는 후손은 물론 고령의 제관들에게 가파른 산길을 오르내리며 여러 묘소를 관리하는 일은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고민이 현대사회에서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약 500년 전 퇴계 이황과 제자 김부륜 사이의 문답에서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확인할 수 있다. 『퇴계선생언행록』에 따르면 김부륜은 여러 묘소를 오가며 제사를 지내다 보면 몸이 지쳐 정성과 공경이 흐트러질 수 있고, 제물 역시 새로 마련한 것과 이미 사용한 것이 뒤섞일 우려가 있다며 재실에서 지방을 써 여러 조상을 함께 모시는 방식을 퇴계에게 물었다. 퇴계는 이에 대해 “무방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정결한 장소에 제단을 마련해 함께 제사를 지내는 방법에 대해서는 오히려 더욱 좋다고 평가했다. 당시 퇴계는 사람들이 묘제를 반드시 묘소에서 지내고 있지만 그것만이 본래의 예법은 아니라는 점도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제사를 지내는 장소 자체보다 조상을 향한 정성과 공경에 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수백 년 전 기록에서 확인되는 이러한 생각은 오늘날 안동 종가의 제례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안동김씨 보백당종가는 약 20년 전부터 산속 여러 곳에 흩어진 묘소를 각각 찾아다니는 대신 재실에 조상을 함께 모시고 묘제를 지내고 있다. 진성이씨 퇴계종가 역시 종택 제청에서 위패를 모신 뒤 합동으로 묘제를 올리고 있다. 퇴계의 조부와 관련된 노송정종가도 약 10년 전부터 종택 제청에서 묘제를 지내는 방식으로 바꿨다. 제례 공간을 옮기는 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묘소 자체의 관리 범위를 조정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진성이씨 주촌종가는 2016년 종택 뒤편에 별도의 추모제단을 마련했다. 산에 흩어져 있는 묘소를 일일이 방문하지 않고 이곳에서 여러 선조를 함께 추모하기 위해서다. 현재 이 제단에는 50여 위의 선조를 모시고 있다. 특히 주촌종가는 후손이 관리해야 할 묘소의 범위를 세대별로 구분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종손 이세준 씨는 고조부까지의 묘소는 계속 벌초하고 관리하되 그보다 윗대 선조의 묘소는 더 이상 벌초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묘소를 파묘해 유골을 수습한 뒤 봉안시설 등에 다시 모시는 방식과는 다른 접근이다. 묘소를 인위적으로 없애거나 옮기지 않고 현재의 자리에 그대로 두면서 장기간에 걸쳐 자연의 일부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사례는 장묘문화 변화가 단순히 매장과 화장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미 존재하는 수많은 선대 묘소를 누가 관리할 것인지, 몇 대까지 벌초를 이어갈 것인지, 성묘와 묘제를 반드시 산소에서 해야 하는지 등 후손들이 결정해야 할 문제도 함께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안동 종가들의 변화는 전통을 없애기보다는 조상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의미를 유지하면서 시대 상황에 맞게 방법을 조정하려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산소마다 찾아가던 묘제를 한 공간에서 함께 지내거나, 관리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오래된 묘소는 자연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방식이 그 사례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묘제를 반드시 묘소에서 지내야 하는지, 선대의 묘소를 어느 범위까지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의 실마리를 퇴계의 기록과 안동 종가들의 변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석을 맞아 조상의 묘소를 찾아 성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령화와 가족구조 변화 속에서 남아 있는 묘소를 앞으로 누가, 어떤 방식으로 관리할 것인지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화장률 94% 시대. 이제 장묘문화의 관심은 새로운 묘소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미 남아 있는 수많은 선대의 묘소를 어떻게 기억하고 관리할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500여 년 전 퇴계가 고민했던 '장소보다 정성'이라는 문제의식이 오늘날 변화하는 추모문화 속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김병헌의 체인지] 논두렁에서 시작된 나비효과

요즘 농촌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한꺼번에 벌어진다. 농민이 시장에서 받는 농산물값은 시원찮은데 평생 일군 농지 가격마저 힘을 잃고 있다. 논을 포함한 땅값이 내려가니 그 땅을 담보로 돈을 빌리기도 예전 같지 않다. 하나가 흔들리자 다른 하나가 따라 흔들리는 모습이다. 밭에서는 더 묘한 일이 벌어진다. 소비자는 마트에서 채소 한 봉지를 들고 “왜 이렇게 비싸졌느냐"고 하는데 정작 농민은 “남는 게 없다"고 한다. 실제 일부 채소 도매가격은 전년이나 평년보다 최대 30% 떨어졌다. 반대로 에너지와 농자재 부담은 커졌다. 많이 팔아도 손에 쥐는 돈이 적어진다. 이런 농촌에 올해 새로운 변수가 하나 들어왔다. 전국 농지 전수조사다. 정부가 들여다본 1013만 필지 가운데 284만 필지, 27%가 위반 '의심' 대상으로 분류됐다. 아직 불법으로 확정된 땅은 아니다. 현장을 확인해 실제 위반 여부를 가려야 한다. 투기 농지는 당연히 걸러내야 한다. 경자유전(耕者有田)은 헌법의 원칙이다. 농지는 아파트 분양권이 아니다. 문제는 농촌의 시간이 법전처럼 반듯하게 흘러오지 않았다는 데 있다. 평생 농사를 짓던 사람이 나이가 들어 농기계를 놓으면 이웃에게 논을 맡긴다.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도시에서 사는 자식에게 논이 넘어가기도 한다. 몸이 아파 어느 날 갑자기 농사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그 과정에서 계약서 한 장 없이 이웃끼리 믿고 논을 맡겨온 관행도 생겼다. 전수조사가 시작되자 이 오래된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정부도 이를 알고 서면계약과 농지대장 등재를 유도하고 계약이 끊긴 임차농에게 농지은행 농지를 우선 공급하고 있다. 농지은행 임대위탁 계약이 넉 달 만에 전년보다 78.3% 늘어난 것은 농촌이 얼마나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농지는 농민에게 단순한 일터가 아니다. 도시민에게 집 한 채가 그렇듯 평생 일해 축적한 재산이다. 그런데 농지는 일반 부동산처럼 누구에게나 자유롭게 팔 수 있는 땅도 아니다. 조사에 대한 불안까지 더해져 거래가 위축된다면 농민의 자산가치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올해 농지가격 하락을 전수조사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반박한다. 농지가격은 이미 2021년부터 하락해왔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인과관계는 통계로 따져야 한다. 그러나 농민에게 중요한 것은 통계의 화살표만이 아니다. 당장 농사를 지을 돈을 어디서 마련하느냐가 더 절박하다. 농지는 농민들의 크나큰 담보이기 때문이다. 땅값이 내려가면 은행이 인정하는 담보가치도 영향을 받는다. 다음 농사를 준비하려고 돈을 더 빌리거나 기존 대출을 연장하는 일이 어려워질 수 있다. 농사를 지어 번 돈까지 줄었다면 원리금을 갚을 힘도 약해진다. 그 충격은 논두렁에서 멈추지 않는다. 맞은편에는 지역농협이 있다. 농협 상호금융 전체 대출 연체율은 2021년 0.88%에서 지난해 말 4.03%, 2025년 8월에는 5.07%까지 상승했다. 물론 기업대출과 부동산 관련 대출 부실의 영향이 큰 만큼 이를 농가대출이나 농지 전수조사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그래서 오히려 더 살펴야 한다. 이미 물이 차오른 둑에 농지담보 가치 하락이라는 또 다른 물결이 닿을 가능성은 없는지 말이다. 농민의 상환능력이 떨어지면 농협은 대출 심사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 농협이 문턱을 높이면 다음 농사를 지을 농민의 돈줄이 더욱 좁아진다. 농민이 어려워져 농협이 움츠러들고, 농협이 움츠러들어 농민이 다시 어려워지는 악순환이다. 여기에 더 걱정스러운 지점은 농사를 지어도 남지 않는다는 대목이다. 평생 일군 땅도 제값을 받기 어렵다. 다음 농사를 위한 돈마저 구하기까지 힘들어진다면 젊은 사람에게 농촌에 남으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결국 농지 문제는 땅에서 끝나지 않는다. 농민이 떠난 논은 스스로 쌀 한 톨 만들어내지 못한다. 사람이 떠나면 생산이 줄고 그 빈자리는 수입 농산물이 채우게 된다. 어느 순간 농지 정책이 식량안보의 문제로 바뀌는 이유다. 그래서 정부의 처방도 농지조사 이후를 향해야 한다. 현장조사에서는 투기를 위해 농사짓는 시늉을 한 경우와 농촌의 불가피한 사정으로 이웃에게 농사를 맡긴 경우를 제대로 구별해야 한다. 오랫동안 실제 농사를 지어온 임차농이 하루아침에 논에서 밀려나는 일도 막아야 한다. 구두계약으로 이어져 온 임대차는 서면계약과 농지대장 등재를 통해 제도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현실적이다. 농지은행도 단순한 임대 중개기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나이가 들어 농사를 그만두려는데 땅을 팔지 못하는 농민에게는 출구가 되고, 농사를 더 짓고 싶은 사람에게는 그 땅이 들어가는 입구가 돼야 한다. 금융의 방파제도 필요하다. 정상적으로 농사짓는 농민이 일시적인 농지가격 하락 때문에 대출 연장이나 영농자금 조달에서 곧바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정책금융이 완충 역할을 해야 한다. 농산물 가격이 생산비를 따라가지 못할 때는 올해 시행된 가격안정제와 경영자금 지원이 실제 농가소득을 떠받치도록 작동해야 한다. 농지 전수조사는 내년에도 계속된다. 투기는 잡아야 한다. 경자유전도 지켜야 한다. 정책은 연못에 돌을 던지는 일보다 그 뒤의 물결을 읽는 일에 가깝다. 돌이 떨어진 자리만 보는 것은 단속이다. 그 파문이 논두렁을 넘어 농가의 통장으로, 다시 지역농협의 금고로 번지는 과정까지 살펴야 비로소 정책이 된다. 법은 오늘의 땅을 조사한다. 좋은 정치는 그 땅에서 농사지을 사람의 내일까지 살핀다.

[청년공감] “내 정보도 학습될까 불안”…2030 덮친 ‘AI 일상화’ 공포

2013년 개봉한 영화 에는 인간과 대화하며 감정을 학습하는 인공지능(AI) '사만다'가 등장한다. 사만다는 사용자의 말을 실시간으로 이해하고 농담과 사랑, 질투 같은 인간의 복잡한 감정까지 학습한다. 당시만 해도 인간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AI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 영화 속 상상에 가까웠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AI는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다. 스마트폰과 검색엔진처럼 일상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됐다. 학생들은 과제와 정보 검색에 AI를 활용하고, 직장인들은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생성형 AI를 이용한다. 기업에서도 AI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가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AI 활용이 일상화되면서 새로운 고민도 등장하고 있다. 사용자가 AI에 입력하는 개인정보와 대화 내용이 어떻게 저장되고 활용되는지, 이를 학습에 사용할 경우 이용자가 어디까지 통제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우려다. 청년층을 비롯한 이용자들은 AI의 편리함을 체감하고 있다. 고등학생 김범수 씨(17)는 AI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을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김씨는 “인터넷에 있는 방대한 자료 가운데 필요한 정보를 찾는 데 AI를 활용하면 편리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지모 씨(19)도 AI가 학업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지씨는 “대학교에서 AI를 활용하면 연구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결과물을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직장인 지모 씨(41)는 구글의 생성형 AI 서비스 '제미나이(Gemini)'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그는 “제미나이를 사용하면서 업무 처리 속도가 사용하기 전보다 몇 배 빨라졌다"고 말했다. 기업에서도 AI 활용 범위는 점차 넓어지고 있다. 화장품 제조기업을 운영하는 김모 씨(54·여)는 '바이브 코딩'을 활용해 사내 업무 자동화 프로그램을 직접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예전에는 개발자에게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외주를 맡겨야 개인 업무에 맞는 자동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다"며 “바이브 코딩이 가능해지면서 직원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게 됐고 업무 처리 속도도 크게 빨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직원들이 야근하는 경우도 줄었다"고 덧붙였다. AI가 정보 검색부터 문서 작성, 프로그램 개발과 업무 자동화까지 활용 영역을 넓히면서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편의성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AI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이용자가 다양한 정보를 직접 입력한다는 점이다. AI 챗봇에 질문을 하면서 이름이나 연락처 같은 개인정보뿐 아니라 회사 업무 내용, 개인적인 고민, 학업 자료 등 민감할 수 있는 정보를 입력하는 경우도 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단순한 대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입력한 정보가 어떤 방식으로 처리되고 얼마나 오래 보관되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확인이 필요하다. 대학생 전유덕 씨(19)는 AI 챗봇을 이용한 이후 개인정보가 다른 곳으로 활용된 것이 아닌지 의심하게 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전씨는 “AI 챗봇을 자주 사용한 이후 모르는 번호에서 보험 관련 전화가 자주 왔다"며 “AI에 입력한 개인정보가 본인의 동의 없이 기업에 넘어간 것은 아닌지 걱정됐다"고 말했다. 다만 특정 개인정보 유출이나 스팸 전화가 AI 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용자가 실제로 어떤 경로를 통해 정보가 활용됐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AI에 대한 막연한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AI가 이용자 데이터를 학습에 활용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발생한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캐터랩의 AI 챗봇 '이루다' 논란이다. 스캐터랩은 과거 AI 챗봇 이루다의 학습 과정에서 다른 서비스 이용자들의 카카오톡 대화 데이터를 활용하면서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 이용자들의 개인정보가 충분한 동의 없이 AI 학습에 활용됐다는 점이 논란의 핵심이었다. 당시 이루다 이용자였던 직장인 양은석 씨(26)는 관련 사실을 접한 뒤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불안감을 나타냈다. 양씨는 “내가 허락하지 않았는데 기업이 개인정보를 마음대로 사용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불편했다"며 “앞으로 개인적으로 큰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I 이용자들이 개인정보 처리 방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특히 생성형 AI의 경우 이용자가 직접 입력하는 텍스트 자체가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데이터로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정보를 입력해도 되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건국대학교 재학생 임재서 씨(19)는 챗GPT를 자주 이용하지만 개인정보와 관련된 논란을 접한 이후 AI 사용에 대한 경계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임씨는 “평소 오픈AI의 챗GPT를 자주 이용하는데 개인정보와 관련한 이야기를 접하고 불쾌했다"며 “그런 사실을 알고 나니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것이 조금 꺼려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AI는 이미 청년들의 학업과 직장인의 업무에 깊숙이 들어왔다. 정보 검색과 자료 정리부터 번역, 문서 작성, 코딩과 업무 자동화까지 활용 범위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AI의 편리함 때문에 사용을 중단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를 사용할 것인지 여부보다 어떤 정보를 입력하고, 해당 정보가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이용자가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이용자 역시 AI 챗봇에 주민등록번호나 계좌번호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입력하지 않고, 회사의 기밀자료나 타인의 개인정보를 그대로 입력하는 일을 피하는 등 기본적인 주의가 필요하다. AI가 인간의 질문을 이해하고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시대가 현실이 된 만큼, AI에 제공되는 데이터의 범위와 활용 방식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영화 속 '사만다'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시대. 이제 AI의 성능만큼 중요한 것은 AI가 우리의 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한 신뢰가 되고 있다. 김윤호 기자·김유찬 강원대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kyh81@ekn.kr

신안 정원수 담당 공무원 사망…유족 “아이들만 생각하게 해달라”

신안=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신안군에서 정원수·기증수목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40대 공무원이 숨진 가운데 유족이 고인의 사망 이후 가족 명의를 이용한 자료 유포를 중단해 달라며 공식 입장을 냈다. 유족은 남겨진 세 아이를 지키는 데 집중하고 싶다며 정치적·사회적 논란에서 가족을 더 이상 끌어들이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17일 경찰과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신안군 정원산림총괄과 전 팀장 A씨는 지난 13일 신안군 압해읍 일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정원수·기증수목과 정원수사회적협동조합 관련 업무를 담당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사망과 관련해 경찰은 유족과 군청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씨가 최근 정원수 사업과 관련한 신안군 자체 감사와 행정안전부 감사, 경찰 조사 등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망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아크로 박동민 변호사는 지난 16일 유족 명의의 공식 입장문을 내고 고인의 사망 이후 확산되고 있는 각종 주장과 자료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유족은 입장문에서 “저희 가족은 지금 고인의 세 아이를 잘 키우겠다는 마음 하나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며 “더 이상 어떤 싸움에도 대응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 어떠한 이슈에도 휘말리고 싶지 않다"며 “아이들만 생각하며 조용히 살아갈 수 있도록 부디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특히 고인의 사망 이후 유가족 명의로 유통되고 있는 자료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유족 측은 “현재 고인의 유가족 명의를 도용하여 유포되고 있는 각종 자료는 유가족의 의사와 무관한 허위"라며 “이러한 행위가 계속될 경우 유가족으로서는 부득이 그 책임 있는 자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유족은 고인의 사망을 둘러싼 각종 논란보다 남겨진 가족과 세 아이의 보호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A씨가 실무를 담당했던 정원수 사업은 박우량 전 신안군수 재임 당시 신안군이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사업으로, 주민들이 정원수를 생산하고 이를 신안군의 섬 정원 조성사업 등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정원수사회적협동조합은 2023년 설립됐으며, 당시 박우량 전 군수가 조합 설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안군은 정원수 사업을 주민소득 창출과 예산 절감 등을 내세운 지역사업으로 홍보해 왔으며, 정원수사회적협동조합을 통해 2024년 약 190억원, 2025년 약 188억원 규모의 정원수 구입을 추진한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올해 들어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계약 방식 등이 감사 대상에 오르며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7월 상급 감찰기관의 감사 과정에서는 신안군이 정원수협동조합과 399억원 상당의 수의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 건당 5천만원 이하로 나눠 모두 939차례에 걸쳐 계약한 사실이 확인됐다. 분할 수의계약 과정에서 지방계약법 등 관련 법령을 준수했는지가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특히 2026년 정원수 사업은 당초 13개 읍·면을 대상으로 약 180억원을 투입해 정원수 124만여 본을 식재하는 계획이었지만, 관련 사업비가 본예산에 확보되지 않은 데다 사업 집행을 위한 행정절차도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미 묘목을 준비하거나 입식한 조합원들의 피해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신안군은 관련 법령과 절차를 검토하고 고문변호사 법률 자문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찾고 있다. 정원수 사업을 둘러싼 계약 및 행정 절차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담당 업무를 맡았던 공무원의 사망까지 발생하면서 관련 의혹과 논란도 커지는 모습이다. 다만 고인의 사망과 정원수 사업 감사 사이의 구체적인 연관성은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근거로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유족은 이번 일을 둘러싼 추가적인 논쟁보다 세 아이를 포함한 가족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패트롤] 경북도-박순범 경북도의회 부의장-경북교육청

◇경북 해양수산엑스포 18일 개막…산업형 엑스포로 도약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 해양수산산업의 미래와 우수 수산식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2026 해양수산엑스포'가 18일부터 20일까지 대구 엑스코 동관 5홀에서 열린다. 경북도가 주최하고 (재)환동해산업연구원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83개사, 200부스 규모로 마련되며 약 1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단순 전시·판매를 넘어 수출과 투자, 유통을 연계하는 산업형 엑스포에 중점을 뒀다. 개막일에는 경북도와 인도네시아 바이어 PT INDOGAL AGRO TRADING, 지역기업 ㈜아진이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500만 달러 규모 수출계약과 수출상담회, 스타트업 IR 데모데이, 대형마트 입점 품평회도 진행된다. 수산물 학교급식대전과 대형 참다랑어 해체쇼를 비롯해 AI 버추얼 휴먼, 수중드론, 로봇물고기 등 미래 해양기술도 선보인다. 붉은대게 시식과 할인판매, 다양한 체험행사도 마련된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지역 수산기업의 해외 진출과 판로 확대를 적극 지원해 해양수산산업의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경북 국민안전체험관 건립 속도…2029년 개관 목표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도가 상주시 사벌국면에 들어설 '경상북도 국민안전체험관'의 전시체험시설 설계에 착수하며 건립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체험관은 10만6189㎡ 부지에 총사업비 658억 원을 투입해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7400㎡ 규모로 조성된다. 6개 체험존과 19개 체험실에서 32개 실감형 안전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경북도는 2023년 행정안전부 공모 선정 이후 타당성 조사와 중앙투자심사 등을 거쳤으며, 올해 건축 설계와 전시체험시설 제작·설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부지 보상과 설계를 마친 뒤 2027년 하반기 착공해 2029년 개관할 계획이다. 김상철 경북도 안전행정실장은 도민의 재난 대응 능력을 높이는 안전교육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북도, 주한 상무관 초청…구미·김천 투자환경 알린다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도가 17일부터 이틀간 구미와 김천에서 '주한대사관 상무관 초청 투자환경 현장포럼'을 열고 해외 투자유치 확대에 나선다. 행사에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 주한대사관·영사관 상무관과 지자체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여한다. 첫날에는 경북과 구미·김천의 주요 산업과 투자 인프라, 외국인투자기업 지원제도를 소개하고 삼성전자 홍보관과 한화시스템을 방문한다. 18일에는 김천 튜닝안전기술원과 ㈜우진산전을 찾아 미래모빌리티 산업 현장을 살펴본다. 경북도는 반도체·전자·방위산업과 미래모빌리티 등 지역 핵심 산업의 경쟁력을 알리고 각국 기업과 투자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남억 경북도 공항투자본부장은 글로벌 기업이 경북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경북도청 직원 자녀 출생 증가…육아 친화 직장문화 확대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도가 2024년 '저출생과 전쟁'을 선포한 이후 도청 직원 자녀 출생아 수가 증가하고 있다. 도청 직원 자녀 출생아는 2023년 50명에서 2024년 79명, 지난해 87명으로 늘었으며 올해는 8월 말 기준 92명으로 집계됐다. 경북도는 2024년부터 출산 직원에게 첫째 100만 원, 둘째 300만 원, 셋째 이상 500만 원의 출산축하포인트를 지급하고 있다. 출산 자녀 수에 따라 근무성적평정에서 최대 3점의 가산점도 부여한다. 이와 함께 육아시간과 유연근무 활용을 장려하고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위한 '아이동반 사무실'을 운영하는 등 일·가정 양립 환경을 확대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직장문화를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순범 경북도의회 부의장 “중증장애인 일자리, 현장 수요 반영해야"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박순범 경북도의회 부의장이 중증장애인의 일자리 확대를 위해 현장의 수요와 어려움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부의장은 16일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열린 '2026년 경상북도장애인가족지원센터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경북형 장애인 일자리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경북은 올해 388억 원을 투입해 87개 수행기관에서 장애인 3,034명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있다. 박 부의장은 기존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중증장애인과 출퇴근·업무 적응 등의 어려움으로 중도 포기하는 사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타 지역 사례를 참고하되 경북의 도시·농산어촌별 여건과 수행기관 역량 등을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부의장은 당사자와 현장의 의견을 토대로 경북 현실에 맞는 일자리 정책을 도의회와 집행부가 함께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북교육청, 초등돌봄·방과후학교 현장 지원 강화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교육청은 17일 본청 행복지원동 연화관에서 22개 교육지원청 담당자 등 80여 명을 대상으로 초등돌봄·교육과 방과후학교, 사교육 경감 업무 연수를 실시했다. 이번 연수는 하반기 정책 방향을 공유하고 교육지원청의 학교 현장 지원 역량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에서는 2026년 하반기 초등돌봄·교육 운영과 2027년 추진 방향, 전담 운영체제, 방과후학교 주요 변경사항, 사교육 경감 정책 등을 안내했다. 질의응답과 지역별 사례 공유를 통해 현장의 어려움과 개선방안도 논의했다. 각종 계약과 사업 추진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청렴교육도 함께 진행됐다. 임종식 교육감은 지역과 학교의 여건을 세심하게 살펴 학생과 학부모가 체감할 수 있는 교육·돌봄 지원이 이뤄지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경북교육청, 직원 500여 명 대상 심폐소생술 교육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교육청이 17일과 18일, 22일 본청 화백관에서 직원 500여 명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 교육을 실시한다. 교육은 응급상황 발생 시 직원들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실무 능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북교육청 의성안전체험관 강사가 회차별 3시간씩 총 6차례 교육을 진행한다. 주요 내용은 심폐소생술 기본 이론과 성인·소아 심폐소생술,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 성인·영아 기도폐쇄 응급처치 등이다. 특히 실습용 마네킹과 교육용 AED를 활용해 환자 발견부터 도움 요청,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 사용까지 실제 상황을 가정한 반복 실습을 진행한다. 임종식 교육감은 신속한 초기 대응이 중요한 만큼 직원들이 응급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지속적으로 안전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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