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최근 장윤기 사건과 제주 실종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초동대응과 현장 판단을 둘러싼 비판이 잇따르는 가운데, 장윤기 사건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전남광주 광산경찰서가 이번에는 차량 접촉사고 운전자에 대한 '과잉진압' 의혹에 휩싸였다. 8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8일 오전 2시께 광주 수완지구 한 교차로에서 포르쉐 차량과 택시가 충돌했다. 50대 남성 A씨는 일을 마치고 자신의 차량을 몰고 귀가하던 중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다 맞은편에서 직진하던 택시와 충돌했다. A씨가 확보한 인근 상가 영상에는 사고 당시 도로 양쪽에 차량들이 주차돼 통행 공간이 좁은 상황에서 택시가 빠른 속도로 교차로에 진입해 두 차량이 충돌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사고지점은 시속 30km 제한된 생활도로로 확인됐다. 사고 직후에는 현장에 있던 30~40대로 추정되는 건장한 남성 3명이 A씨를 음주운전자로 의심해 팔을 뒤로 꺾고 헤드록을 하는 등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약 10분간 제압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씨는 이들에게 붙잡혀 있는 동안 계속 “놓아달라"고 외쳤고 사고 현장을 촬영하거나 사고 수습을 하려 했지만 남성들이 계속 제압해 움직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현장에는 순찰차 4대와 경찰관 8명이 출동했다. A씨에 따르면 경찰은 남성 3명에게 제압돼 있던 자신을 인계받은 뒤에도 팔을 뒤로 꺾은 상태에서 음주측정을 요구했다. A씨는 “약 10분 동안 붙잡힌 상태에서 계속 소리를 질러 입과 목이 마른 상황이었다"며 “팔을 풀어달라고 계속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경찰이 1차 측정거부를 고지한 뒤 약 5분 후 2차 측정거부를 다시 고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 번째에는 음주측정기를 입에 대고 직접 불었는데 기기에 'ERROR'가 떴다"며 “다시 측정하겠다고 했지만 경찰관이 더이상 안 된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자신이 3차 측정에 응했음에도 측정기 오류가 발생한 것을 경찰이 음주측정거부로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A씨는 호흡측정이 어렵다면 채혈하겠다며 직접 혈액검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후 경찰과 함께 병원으로 이동해 채혈동의서까지 작성했지만 실제 채혈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 직접 혈액검사를 요구하고 순찰 차량에 탑승하기 전 경찰이 폭행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A씨는 채혈을 위해 경찰이 순찰차에 태우려고 할 당시 “나를 붙잡았던 남성들의 인적사항을 확인해 달라고 했다"며 “택시기사와 이들이 아는 사이인지 확인하고 폭행 혐의로 조사해 달라고 경찰에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어 “경찰관이 발을 걸어 넘어뜨렸다"고 폭행을 당했다는 입장이다. A씨가 확보한 영상에는 순찰차 탑승 전 경찰관이 A씨의 팔을 잡아당기는 과정에서 A씨가 뒤쪽으로 넘어지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관과 A씨의 다리가 접촉하는 상황도 담겨 있어 당시 경찰의 물리력 행사가 A씨의 저항 정도와 현장 상황에 비춰 적정했는지도 쟁점 대상이다. 특히 A씨는 키 170㎝, 몸무게 56㎏의 마른 체격으로 확인됐다. 앞서 건장한 남성 3명에게 약 10분간 제압당한 A씨를 상대로 순찰차 4대와 경찰관 8명이 출동한 데 이어 뒷수갑까지 채울 정도의 물리력 행사가 필요했는지를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청의 '경찰 물리력 행사의 기준과 방법에 관한 규칙'은 물리력 사용의 3대 원칙으로 '객관적 합리성의 원칙', '대상자 행위와 물리력 간 상응의 원칙', '위해감소노력 우선의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경찰관은 범죄의 종류와 피해 정도, 저항의 강약은 물론 대상자와 경찰관의 수, 대상자의 신체·건강상태, 도주 여부와 현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절한 물리력을 사용해야 하며, 대상자의 행위 수준에 따라 필요 최소한으로 물리력을 조절해야 한다고 정의한다. 또한 현장에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더 낮은 수준의 물리력으로 상황을 종결하도록 노력해야 하고, 경찰 목적을 달성해 물리력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경우 즉시 사용을 중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A씨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며 자신을 제압했던 남성 3명과 경찰의 대응에 대해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광산경찰은 “뒤로 수갑을 채운 것은 현장 체포 과정에서 상부 지침에 따른 조치였다"며 “구체적인 물리력 행사 경위에 대해서는 정확히 확인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이어 “당시 출동 경찰관이 바디캠을 착용하고 있었지만 오류가 발생해 체포 당시 영상은 촬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광산경찰은 순찰차 4대와 경찰관 8명이 출동한 경위에 대해 “인근에서 업무를 마친 순찰차들이 현장 지원에 나섰고, 지구대와도 가까운 데다 주말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어서 여러 경찰관이 출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설·방범용 CCTV와 순찰차 영상 등 관련 자료를 충분히 확보해 제기된 의혹과 당시 상황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씨에게 음주측정거부 혐의를 적용한 상태다. 경찰은 1·2차 측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 등을 종합해 음주측정거부로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장윤기 사건으로 경찰의 초동대응과 현장 판단을 둘러싼 논란을 겪었던 광산경찰서에서 또다시 현장 대응의 적정성을 따져야 할 사건이 불거졌다. 민간인 3명에게 약 10분간 제압된 A씨에게 경찰관 8명이 출동해 뒷수갑을 사용한 경위와 음주측정 및 채혈 요구 처리, 순찰차 탑승 과정에서 이뤄진 물리력 행사가 경찰청의 물리력 사용 원칙에 부합했는지 객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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